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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반란의 시대] 정부 vs 지자체… 수도권 매립지·무상보육 등 이해관계 따라 충돌

    [지자체 반란의 시대] 정부 vs 지자체… 수도권 매립지·무상보육 등 이해관계 따라 충돌

    바야흐로 중앙정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반란의 시대’다. 지방자치가 무르익으면서 지방분권이 강해진 데 따른 현상이지만,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안마다 충돌하면서 중앙, 지방 정부 간에는 이미 갑(甲)과 을(乙)의 관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 물이용분담금, 제3연륙교 등에서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는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사용기한을 계획대로 2016년까지 하겠다고 환경부에 최후통첩하자 2044년까지 사용기한 연장을 원하는 환경부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환경부는 “매립지 주변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이해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400만 수도권 주민들에게 큰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고 홍보전을 펼칠 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서울·인천시는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과 주민 지원사업을 위해 걷는 물이용부담금 인상에 반대하고 나섰다. 물이용부담금(t당 170원)이 물값(t당 140원)보다 비싼 데다 취지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분 부담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물이용부담금 수혜자인 경기 북부, 강원, 충북 주민들이 들고일어났지만 환경부는 제3자라도 된 양 관망하는 분위기다. 제3연륙교(청라지구∼영종도) 건설문제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와 인천시가 수년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감사원이 공공기관 간의 갈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제3연륙교를 둘러싼 인천시-국토부 사례를 인용했을 정도다. 인천시는 영종도 개발을 위해 제3연륙교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인 데 비해 국토부는 영종대교·인천대교에 대한 적자보전금이 늘어날 것이라며 승인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인천시는 ‘선 착공, 후 승인’이라는 초법적인 발상까지 공표했지만 되레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영·유아 무상보육을 둘러싸고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도 비근한 예다. 일부 기초단체에서 예산이 고갈돼 하반기에는 ‘무상보육 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와 서울시가 상대에게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 지자체가 올해 책정해야 할 보육료의 81.1%, 양육수당은 47.7% 편성에 그쳤고, 특히 서울시는 각각 69.7%, 14.3%만 확보하는 등 서울시의 예산편성 의무이행 의지가 매우 약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발끈한 서울시는 다음 날 설명회를 열어 “무상보육 정책이 정부와 국회 주도로 확대됐음에도 재정부담은 서울시가 2.5배 더 부담하는 기형적 구조”라며 “지방비 추가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반박했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 문제를 놓고 정부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도는 발전소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반면 해양생태계만 파괴한다며 정부에 재고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수없이 보냈다. 지진상 서산시 환경지도팀장은 “조력발전이 전원개발촉진법에 재생에너지로 포함된 것은 이명박정부 들어서인데 박근혜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롯데와 함께 추진 중인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을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개발계획을 다 만들어 놨는데 미래창조과학부가 특구법만 들먹이면서 우리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신공항 건설과 관련, 최근 국토부가 영남권 신공항 수요조사 용역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영남권 5개 시도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강조하자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가 신공항 추진 의지만 강하다면 이런 요구를 하겠느냐. 신공항의 가장 큰 걸림돌은 영남권 갈등이 아니라 지방을 우습게 보는 중앙정부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중앙, 지방정부 간의 갈등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보다 충실히 반영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을 때 부정적으로 볼 수 없지만, 부처이기주의나 전시행정의 부작용으로 표출될 때 공공기관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종합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도시/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도시/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한풀 꺾였다. 분야를 넘나들며 수많은 생산적 담론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새 정부는 창조경제를 과학기술과 문화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며칠 전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 종합포털’을 열었다. 포털은 창조경제의 전략적 방안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내용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산업과 결합한 제품군의 발굴’, 그리고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충’으로 압축돼 있다. 이는 창조경제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존 호킨스가 개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했던 것에 비하면 다분히 개발 중심적이고 성과 지향적이다. 그동안 창조경제의 개념은 실물적인 ‘프로덕트’가 아니라 문화 다양성과 인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조직의 잠재력을 키우는 카오스적 ‘시스템’으로 이해돼 왔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창조경제보고서에도 그것은 ‘사회적 통합, 문화적 다양성, 인간 개발을 촉진시키면서 소득과 고용창출 및 수출을 증대하는 경제 시스템’으로 정의돼 있다. 영국의 도시전략가 찰스 랜들리도 인간의 창조성을 정보기술(IT) 산업이 가져오는 기술 혁신에만 매치시키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못한 태도라고 했다. 창조경제 실현에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모든 국면에서 창조적으로 생각하기를 원하는 개개인과 그들의 다양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유연한 사회 체제다. 창조성이 발양될 수 있는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의 관점을 문화의 복합체인 도시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5명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절대 다수 국민의 삶이 도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창조경제의 해법이 창조도시에 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특정 기술을 육성하고 관료들이 나서서 이를 지원하는 방식보다 다수의 국민이 사는 도시의 문화 자산과 잠재력을 원료로 삼아야 한다. 지역의 고유문화는 그 자체로 창조의 배경이 되며, 공동체, 도시, 국가에 대한 이해와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공황기에 ‘문화 뉴딜 정책’을 추진했는데, 특히 ‘공공사업진흥국’의 ‘역사기록 조사 프로젝트’는 예술, 출판, 풍속 등 미국 문화의 기초 자료를 발굴하고 체계화함으로써 역사가 일천하고 문화적으로 취약한 이 나라에 대대적인 문화 자산 아카이브를 남겼다. 그러한 작업들이 기반이 돼 오늘날 미국은 세계의 문화예술을 흡수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80년 전에 시작된 이러한 국가적 노력은 국립인문재단(NEH)을 통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 창조 산업의 중심국으로 영국을 떠올린다. 역대 지도자들이 ‘창조적 영국’ 정책을 국가의 장기적 비전으로 계승해 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를 자신의 임기용 단발성 정책으로 서두르지 않았고 정책 취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전통적 문화산업은 물론 건설·제조업·미디어 등 산업 전반에 창조적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었다. 반면 문화 콘텐츠와 산업을 접목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자 추진한 일본의 ‘쿨 재팬’ 전략은 국가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민간 영역과의 공감대가 약하다 보니 수직적 관료 조직을 토대로 집대성된 지원책들이 무효했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구호에 그쳤다.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은 뒤늦게 창조 정책을 세우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창조 도시는 외생적으로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를 통해 내발적으로 창조적 생태계가 형성돼 지속되는 도시다. 우리는 창조 도시 성패의 조건을 이미 알고 있다. 한 정치 지도자의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된 두바이의 실패와 민·관 협의기구의 창조적 활동에 기초한 빌바오의 성공을 모두 보았다. 5년을 단위로 정책 단절을 경험하는 우리 국민은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놓고도 출발점에서 그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창조경제가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창조성을 결집해 창의대국으로 나아가는 것을 최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창의는 사람에게 속한 것이니 사람이 밀집해 사는 창조 도시에서 창조경제 해법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옳다.
  • 사람과 대화하며 전문지식 알려줄 컴퓨터 만든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심지어 전문 분야 자문까지 해줄 수 있는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을까. 미래창조과학부가 2020년쯤 전문가와 소통하며 의사결정까지 지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며 대거 투자에 나섰다. 미래부는 2023년까지 10년 동안 총 1070억원(민간 270억원)을 투입해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엑소브레인’(Exobrain·外腦)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28일 밝혔다. 엑소브레인은 몸 바깥에 있는 인공두뇌를 말하는데 대용량 정보를 단순히 저장·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식을 학습해 정보를 축적·처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뜻한다. 엑소브레인 소프트웨어 기술은 2011년 미국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퀴즈 프로그램에서 인간 퀴즈왕 2명을 물리치며 주목받았다. 왓슨은 사람이 텍스트로 입력한 퀴즈를 문제없이 인식하고 정답을 제시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2021년 도쿄대 합격을 목표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프로젝트 ‘도다이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이번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IBM의 왓슨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2017년까지 428억원의 연구비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솔트룩스,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26개 연구기관 연구원 366명이 투입된다. 2단계는 2020년까지로 전문 지식을 협업 추론하는 인공지능 개발, 3단계는 2023년까지로 문제해결형 인공지능 사용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부는 엑소브레인 소프트웨어가 미래에 특히 기업·공공 분야 경영자, 의료·법률 전문가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데 핵심 소프트웨어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창용 소프트웨어융합과장은 “고비용, 고위험 분야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분야에 국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및 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HAM 자격증 쉽게 딴다

    2000년에 나온 영화 ‘동감’에서 배우 유지태와 김하늘이 연기한 시간을 넘어선 ‘미지의 만남’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까. 당시 영화의 주요 모티프가 됐던 ‘아마추어 무선통신’(HAM) 기사가 되는 문턱이 낮아졌다. 일정 교육만 이수하면 별도 시험 없이도 관련 자격을 딸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무선 종사자 자격검정 수수료 및 시험과목 면제 등에 관한 사항’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에서 시행하는 8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4급 아마추어 무선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기존에는 4급 자격을 따려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실시하는 통신보안, 무선설비 취급, 전파 법규 시험에 모두 합격하거나 무선연맹에서 보안 및 설비 교육을 받은 뒤 전파법 시험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최근 HAM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응시자 수도 줄어들었다. HAM은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며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돼 2002년에는 통신을 중계하는 무선통신국만 7만 1831개에 달했다. 그러나 2010년 4만 3779개로 줄어든 통신국 수는 2011년 4만 2635개, 지난해 3만 6354개로 줄어들었다. 아마추어 무선통신 기사들은 평소 취미로 전파 기기를 조작하지만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정부 당국을 보조해 비상 통신 지원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래부는 HAM 기사 입문 단계인 4급 자격을 시험 없이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상위급인 1~2급은 필기, 실기로 구성된 기술자격 검정, 3급은 필기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무시험으로 기사 자격을 남발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특히 공공재인 전파의 한 부분을 다루는 HAM 기사로서의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경우 각종 전파 관련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래부 관계자는 “그런 문제는 교육 지도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4급 기사는 다룰 수 있는 출력 범위가 넓지 않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하늘을 보라. 푸른 하늘이나 구름 또는 내리는 빗줄기가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가롭게 보이는 이 하늘길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짐꾼들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바로 전파(전자파·electric wave)다. 우리는 눈을 떠서부터 잠들 때까지 전파의 도움, 때로는 공격을 받고 살아간다. 뭐든 무선이 대세가 돼 버린 지금, 전파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힘들다. 선이 없이 작동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전파의 힘을 빌리고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은 물론 편히 소파에서 늘어질 수 있도록 돕는 TV 리모컨, 출근길 버스에서 듣는 라디오, 심지어 목청의 진동이 만들어내는 목소리나 물체를 구별하게 해주는 가시광선까지도 크게 보면 전파와 원리가 같다. 최근 정보통신업계에서 새 논란거리로 떠오른 주파수는 쉽게 말해 이 전파가 다니는 길이다. 각 전파는 진동수, 파장, 진폭 등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구리 전선 대신 주파수라는 길을 지나며 정보를 전달한다. 라디오, TV, 휴대전화 등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무선 기술은 정해진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또 해석하는 기술이 기본이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대역(band)이다. 주파수가 길이라면 대역은 도로의 폭이다. 길이 나 있다고 해서 사람과 자동차, 우마차, 비행기가 한꺼번에 다닐 수 없듯이 주파수 대역도 애초에 정해진 용도로만, 허락받은 사람들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사고, 즉 ‘혼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같은 전화번호를 여러 사람이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정부는 주파수를 공공재의 하나로 관리하며 대역별로 정해진 사용자가 정해진 용도로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주파수에 관한 핫이슈인 ‘황금 주파수’ 1.8㎓ 논쟁은 이 대역을 누가 사용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1.8㎓는 해외 주요 업체들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으로 로밍 서비스 활용 등이 쉬워 탐나는 주파수로 통한다. 국내에서도 LTE 사업 용도로 할당된 이 주파수를 두고 3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사운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누가 이 대역을 가져가느냐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LTE 시장, 더불어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특히 1.8㎓ 구간 내 10㎒(1.83~1.84㎓) 대역을 KT에 줄 것인가, 말 것인가다.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총 40㎒, KT가 총 50㎒ 정도의 주파수를 LTE 용도로 가지고 있다. 이렇게 통신 3사가 비슷한 LTE 주파수 대역을 가진 상황에서 이번 주파수 할당 대상의 하나로 거론되는 ‘1.83~1.84㎓’ 구간은 특히 KT로서는 ‘길을 하나 더 확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광대역’(broadband)의 실현 때문이다. 광대역은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주파수 대역이라는 뜻이다. 즉 드넓은 정보의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문제의 1.8㎓ 내 구간이 유독 KT에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건 해당 구간이 KT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인근한 ‘인접 대역’이기 때문이다. LTE는 주파수 대역폭과 무관하게 통신 속도가 일정한 3세대 통신과는 달리 대역폭이 곧 속도를 결정하는 성질이 있다. LTE에서는 대역폭이 2배가 되면 통신 속도 역시 2배로 빨라지는데 현재 업체들이 LTE 광대역이라고 말하는 40㎒ 폭 주파수 대역으로 LTE 서비스를 하면 최고 통신 속도가 150Mbps가 된다. 그러면 현재 LTE 속도인 75Mbps보다는 2배, 유선 통신 최대 속도인 100Mbps보다도 1.5배 더 빠른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KT 입장에서는 이 인접 대역을 할당받으면 최소 비용을 들여서 2배로 넓고 2배로 빠른 고속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문제의 대역이 계륵 같은 존재다. 두 회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문제의 1.8㎓ 내 대역을 가져가도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남을 주기는 아까운 상황인 셈이다. 일단 이 대역의 할당 여부를 두고 SK텔레콤·LG유플러스 대 KT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절대 KT가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KT는 애타게 이 대역을 원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양 사는 만약 미래부가 문제의 대역을 KT에 할당해 버리면 정책적 판단이 일종의 ‘특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접 대역을 KT에 할당하면 KT는 5000억원을 투자해 반년 이내 광대역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는 반면 다른 회사들은 약 28개월 동안 최대 3조 3000억원을 쏟아부어야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일단 인접 대역은 놔두고 다른 주파수를 할당해 3사가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경제 파급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근거로 “KT에 1.8㎓ 인접 대역을 할당하면 3사 전체의 고용 유발 효과는 2만 9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3조원 정도지만 공정한 광대역 할당을 하면 고용 유발 효과는 4만 5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조 7000억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KT는 ‘자원 효율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인접 대역을 할당하는 것이 공공재인 전파의 파편화를 막고 효율성을 극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LTE 트래픽이 증가하는 시점에 광대역 LTE 시대를 더 빨리 열 수 있으며 손쉬운 해외 로밍 등의 이점이 있다고 한다. KT 관계자는 “이제 주파수 정책은 사업자의 취약점을 일일이 맞추기보다는 전체 산업 활성화 측면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이미 해외 주요국은 광대역 주파수 할당을 완료하고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부는 3가지 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인접 대역을 제외한 3개 블록을 할당하거나 ▲3개 블록을 대상으로 3사 경매를 부치거나 ▲인접 대역까지 포함해 할당·경매하는 안 등이다. 미래부는 다음 달 최종안 발표를 목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래부는 3개 안을 제시한 후로는 감감무소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 검토 중이고 결정된 바가 없어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바깥에서는 무선통신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주파수 전쟁’을 멈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업체들은 ‘주파수 할당 중장기 계획’을 요구한다. 이번 1.8㎓뿐 아니라 이후 새로 개간해 할당할 주파수 대역, 또 광대역 LTE를 위한 장기적인 주파수 회수·재할당 계획을 미리 제시하면 눈앞에 놓인 먹잇감을 두고 벌이는 과열 경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사례를 들어 주파수를 공유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파 공유는 경쟁 체제에 있는 회사들에게 한 공장을 주고 나눠 쓰라는 격”이라며 “우선 정서적 문제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주파수 전쟁’의 진짜 문제는 전파의 혜택을 받아야 할 소비자들이 결국 볼모 역할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 3사는 각 기업의 이해관계를 ‘고객 만족’이라는 말로 포장해 왔다. 이번 1.8㎓ 논쟁 역시 LTE 시장점유율, 시설 투자비, 사업 선점 등을 두고 서로를 견제하는 기업들의 논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고객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요금에 대한 언급은 없다. 황금 주파수의 할당에 대한 미래부의 최종 결정은 오는 8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나 만지작거리며 고래들의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새우의 처지다. 이러는 사이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 간 경쟁은 차후 광대역 LTE 요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 텅 빈 하늘을 바쁘게 달리는 전파도 결국 오랜 주파수 전쟁에 치여 온 ‘고객’의 땀이 서려 있다고 보면 괜한 생각일까.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악천후에도 밤에도 북핵 감시 한눈에… 아리랑 5호, 8월 22일 발사 카운트다운

    악천후에도 밤에도 북핵 감시 한눈에… 아리랑 5호, 8월 22일 발사 카운트다운

    악천후나 밤에도 지상의 물체를 뚜렷하게 관측하고 촬영할 수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5호’가 8월 발사된다. 재난 재해 상황은 물론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감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아리랑 5호를 8월 22일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발사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아리랑 5호는 국내 최초로 대기권의 영향 없이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고해상도 전천후 지구 관측 위성이다. SAR은 마이크로파를 지표면으로 보내고 반사되는 신호의 시간차 등을 측정해 영상화하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구름이 두껍거나 어두운 밤에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발사 후 5년간 550㎞ 상공에서 국가 안보 관련 정보 습득 및 기상 관측, 자원 관리, 재난 재해 감시 등 다목적으로 사용된다. 238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11년 개발이 완료됐지만 러시아 측 사정으로 일정이 2년이나 미뤄지면서 항우연 청정실의 주기적인 점검을 받으며 발사를 기다려 왔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광학 관측 위성 ‘아리랑 2호’ ‘아리랑 3호’ 등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면 같은 지역의 영상이라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리랑 5호는 북한 감시에도 효율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지난 2월 12일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아리랑 2호와 아리랑 3호가 네 차례나 인접 지역을 지났지만 악천후로 영상 확보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아리랑 5호의 SAR은 같은 상황에서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시간제 공무원 제도화 파트타임 일자리 확대”

    공무원의 총정원을 관리하는 안전행정부가 사회적 수요에 맞춰 시간제 공무원을 제도화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박찬우 안행부 1차관은 22일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합쳐 4300여명의 공무원이 일반직 또는 계약직 신분으로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만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는 안행부도 긍정적 입장이며 우선 각 기관의 수요 조사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은 공무원 정원의 15%가 시간제 공무원이며, 영국은 중앙정부 공무원의 20%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숫자는 99만 1000여명으로 현재 0.43%의 공무원이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시간제의 기준은 반나절 근무로 민원상담, 출입국 관리, 기록물 정리 등의 분야에서 시간제 공무원 수요가 있다. 박 차관은 “중앙 부처에는 공무원 정원 제도가 있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려면 정원제도 손봐야 하고, 공무원 연금과 승진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제 공무원을 정규직으로만 뽑는 것은 한계가 있어 부처별 정원에 시간제 정원을 따로 더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안행부는 과도하게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지만, 5년 내 경찰 2만명과 사회복지직 공무원 증원은 결정돼 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시간제 일자리는 임신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거나 임신·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퇴직을 앞두고 사회 적응이 필요한 공무원 등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간제 공무원은 반나절만 근무하는 만큼 고용률에는 2분의1 몫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보직을 받지 못한 정규직 공무원이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직급별로 수십 명씩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무원에 대해 안행부는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젠 스마트폰 가진 아프리카 아이가 15년 전 美대통령보다 정보 많은 시대

    이젠 스마트폰 가진 아프리카 아이가 15년 전 美대통령보다 정보 많은 시대

    “누구든지 노트북 하나만 달랑 가지고 있어도, 세상을 바꿀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시대입니다. 책에서 읽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해보고 부딪혀봐야 합니다.” 토마스 에디슨 이후 가장 뛰어난 발명가이자 ‘IT 구루(정보통신 권위자)’로 불리는 레이먼드 커즈와일(65)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미래창조과학 국제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세상을 바꾸는 키워드는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커즈와일은 시각장애인용 인쇄물-음성 변환장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음색을 재연하는 신디사이저, 대용량 어휘 음성인식 등을 개발한 발명가이자 미래학자다. 1980년대 후반 ‘인터넷이 지배하는 미래’를 예측했고, 2007년에는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대’를 의미하는 ‘특이점’(싱귤레러티)을 주창했다. 지난해부터는 검색업체 구글에 기술담당이사로 합류, 음성인식으로 움직이는 로봇차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커즈와일은 자신이 이룬 발명의 원천으로 ‘동기와 열정’을 들었다. 그는 “내가 시각장애인을 돕겠다는 열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30년 전에 시각장애인용 인쇄물-음성 변환장치를 발명할 수 있었다”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열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일단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커즈와일은 인류가 기술 발전을 통해 얻는 혜택에 대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했다. 모두가 스마트폰의 성능이 매년 두 배씩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생산 비용과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만큼 사용자는 스마트폰이 4배씩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 이런 발전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어린이 하나가, 15년 전의 미국 대통령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면서 “정보 접근에 대한 공평한 기회, 창의성에 대한 민주화 덕분에 큰 회사나 대기업이 아니어도 누구나 창업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커즈와일은 생명공학과 뇌과학의 발달이 인류를 새로운 영역으로 보내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그 시기를 15년 뒤로 못박았다. 그는 “15년 뒤에는 뇌가 스마트폰, 컴퓨터와 직접 연결되고, 컴퓨터 크기가 세포 크기까지 줄어들면서 쉽게 신체에 삽입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며 “컴퓨터가 방대한 정보를 처리할 때 메모리 용량을 늘리거나 USB를 꽂는 것처럼 사람의 뇌도 가상의 네트워크(클라우드)와 연결되면서 더욱 효율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주장했다. 특히 커즈와일은 한국이 이 같은 변화의 선두에 있다며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과학기술 분야의 기반이 강하고, 스마트폰 사용자, 인터넷 접근성 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라며 “정보가 미래의 열쇠라면, 한국은 전 세계의 선두에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창조경제 실현 위한 정보 나눠요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에 대한 소통 창구로 22일부터 ‘창조경제 종합포털’(www.creativekorea.or.kr)을 구축해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포털은 국민과 기업 등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를 쉽게 이해하고 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메뉴별로 창조경제의 기본 개념부터 국내외 우수 사례, 관련 교육 자료, 포럼 및 언론보도 자료 등이 게재된다. 특히 포털은 국민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연결돼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창업 및 마케팅을 돕는 창구 역할도 하게 된다.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이 이를 제시하면 창업 시나리오와 함께 범부처 차원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우수 사례도 지속 발굴해 홍보한다. 장보현 창조경제기반담당관은 “대학, 연구 기관, 각종 협회 및 기업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식을 나누고 스스로 진화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의견 수렴 단계를 거쳐 서비스를 확대,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3D·스마트 라이프’ 대향연

    ‘3D·스마트 라이프’ 대향연

    노트에 펜으로 ‘안녕하세요’라고 글씨를 쓰자 테이블 앞쪽 모니터에는 궤적을 따라 저절로 ‘안녕하세요’라고 글씨가 쓰인다. 일반 문자뿐 아니라 복잡한 수학 기호나 그림도 문제없이 전송된다. 특수한 펜이 노트의 미세한 좌표를 무선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로 전송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올해 월드IT쇼(WIS)의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네오랩 컨버전스의 ‘네오원’(neo.1)이라는 제품이다. WIS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정보기술 전시회로 올해 6회를 맞는다. 올해는 ‘스마트 라이프, 심플 IT’를 주제로 세계 20개국 442개사가 참가해 1503개 부스를 열었다. 각 부스에는 참가 기업들의 IT기술을 집약한 대표 제품들이 전시됐다. 주최 측은 전시 기간 동안 2000명 이상의 해외 구매자들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행사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WIS가 보여준 정보기술의 주요 흐름은 ‘증강 현실’과 ‘스마트’였다. 참가 기업들은 이미 3D TV나 영화로 활성화된 3D기술을 현실과 결합한 제품을 많이 내놨다. 디지털 콘텐츠 미래비전관에는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사고 싶은 옷을 입혀 볼 수 있는 ‘리얼 핏’(real fit), 3D 파빌리온관에는 직접 화면 속에 들어가 게임을 즐기는 증강현실 게임 등이 시선을 끌었다. KT는 전기자동차 택시의 배차·운행·주유·비용 등을 통제실에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전기 택시’를, SK텔레콤은 입원 환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스마트 병원’을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연계한 보호 기술도 많이 나왔다. 알펠로는 스마트폰을 방수로 만들어주는 ‘나노 디펜스 코팅’을, 미코씨앤씨는 스마트폰 유리가 깨지는 것을 막아주는 강화유리 액세서리를 전시했다. 그러나 올해 WIS에는 눈에 띄는 핵심기술이 없었다는 게 참가자들의 중론이다. 한 참가 기업 관계자는 “WIS의 성격 자체가 국제전자박람회(CES) 등 해외 행사의 뒤풀이 성격이 강하다 보니 해외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전자 업체들은 신기술보다는 있던 걸 재탕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 주도 행사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기존에 선보인 3D TV, 초고화질(UHD) TV와 스마트폰 등을 전시했다. 한편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시간 반가량 주요 전시장을 돌며 품목을 살펴봤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KT “SW개발자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KT “SW개발자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삼성이 소프트웨어 인력 5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KT도 소프트웨어 산업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 KT는 특히 이 분야의 신성장 동력으로 점쳐지는 ‘클라우드’(cloud) 기반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를 적극 돕기로 했다. KT는 21일 소프트웨어 개발자 모임인 스마트개발자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속 개발자들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마트개발자협회는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모임으로 16만여명의 개발자들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KT는 우선 협회 소속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한다. 클라우드는 각 개인의 컴퓨터가 아니라 인터넷상에 있는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저장된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사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KT가 이 서버를 무료로 제공하면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극대화된다. 또 평소 개인 컴퓨터 환경에서는 시험할 수 없었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성능도 별도 비용 없이 점검해 볼 수 있게 된다. 더불어 KT는 창업 포털 데모데이 등과 공동으로 1000여개 창업 준비 기업을 선정해 지원한다. 창업에 필요한 모바일 통계 분석 서비스, 리서치 솔루션, 디자인 공모 과정 등 총 30억원 상당의 편의를 무상 제공할 방침이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글로벌 K스타트업’을 통해 선정되는 35개 팀에도 클라우드 기반을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클라우드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서버 기반만 제공해도 업체들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하는 데 드는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에 운영 중인 ‘클라우드 인큐베이션 센터’의 지원 대상도 계속 늘려갈 방침이다. KT는 소프트웨어 활성화, 개발자 및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센터를 통해 300여 회사를 지원했다. 서정식 KT P&I부문 상무는 “이번 제휴를 기회로 지원을 확대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의 실현과 창조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일자리 창출·주변 상권 이용… 혁신 개발이 곧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주변 상권 이용… 혁신 개발이 곧 창조경제

    “서울혁신파크는 박원순 시장의 개발정책이 구체화된 첫 사례이자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도 일맥상통하는 사업입니다. 서울시와 정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조기에 추진하도록 힘쓰겠습니다.” 김우영(사진) 은평구청장은 녹번동의 옛 질병관리본부 터에 들어설 ‘서울혁신파크’를 통해 사회혁신적 개발과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포부를 21일 밝혔다. 부지 10만 9000㎡(3만 3000평)에 들어설 서울혁신파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혁신 기업과 관련 단체 ▲신개념 호텔 ‘이노스토리텔’을 비롯한 마이스(MICE·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산업 시설 ▲어린이 전용 복합문화공간인 ‘키즈피아’ 등 지역주민 편의시설로 크게 나뉜다. 김 구청장은 “지난 10년간 부동산 버블로 도심 사무실의 공실률이 10%를 웃도는 마당에 높은 가격으로 민자사업을 유치할 수 없는 구조다. 무조건 때려 부수고 새 건물을 짓는 과거의 개발 개념은 최근의 시장경제 흐름과 어긋난다”면서 ‘사회혁신적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일부터 구의회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미루지 말고 빨리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코엑스 같은 대단위 건물을 짓자는 주장도 나왔다”고 김 구청장은 전했다. 개발 위주로 사업을 바꾸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무리하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키고 서울시가 높은 땅값을 받으면 그곳에 들어서는 대형 마켓, 백화점 등이 주변의 전통시장, 먹자골목 등 기존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일자리를 만들고 다른 지역에는 없는 것을 즐기면서 주변 상권까지 이용하도록 하는 게 좋다. 그래서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뒷받침하는 마이스 사업을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혁신파크에 대한 공간 배치 계획 연구용역이 한창이다. 김 구청장은 “내년부터 예산이 반영되면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부터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등과 협의하는 등 구체화 과정도 남았다. 내년 중 착공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또 “올 하반기에는 수색 변전소 부지 6만 6000㎡(2만평)에 대한 개발 계획도 문화와 과학 체험을 테마로 해 확정할 계획이고, 수색역 개발도 코레일과 용역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철로 위 33만㎡(10만평) 가까운 공간을 DMC의 특성을 보완하는 마이스 단지로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윤 외교 “北 위협·日 역사퇴행… 긴장 늦추지 말아야”

    윤 외교 “北 위협·日 역사퇴행… 긴장 늦추지 말아야”

    20일 개막한 박근혜 정부의 첫 재외공관장 회의에서는 북한의 위협과 일본의 역사 도발 등 역내 안보 현안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세계 각국에 주재해 있는 재외공관장 122명이 회의 첫날부터 국방부 청사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안보 브리핑을 청취한 것도 이례적인 모습이다. 재외공관장을 대상으로 한 국방부 브리핑은 2010년 이후 3년 만이다. 첫날 회의부터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 장관, ‘창조경제 전도사’로 불리는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강연자로 전면에 나서 신정부 외교정책과 한반도 안보 정세, 창조 경제 등 국정 화두를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 개회사를 통해 “연이은 북한 도발과 핵위협으로 엄중한 한반도 상황 및 동북아 역내 지도자들의 역사를 퇴행하는 행태와 역내 국가 간 갈등 고조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면서 “철저한 역사 의식, 소명 의식, 좌표 의식을 갖고 역사 창조의 현장에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또 “박 대통령은 외교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번 회의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정부 외교 대표주자들의 출정식으로, (외교부가) 국정 모든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직접 90분 동안 진행한 안보 브리핑은 한반도 안보 상황과 국방 및 방산정책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장관은 이날 국방과 외교의 긴밀한 협조를 주문하며, 북한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강조한 뒤 방위산업 수출을 창조경제의 새 성장 동력으로 소개했다. 윤 차관은 창조경제를 자원이 없는 나라의 국가경영 방법으로 제시하며 대표적 사례로 이스라엘을 꼽았다. 그는 “이스라엘에는 인구 800명당 1명꼴로 창업을 경험할 정도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후츠파(히브리어로 뻔뻔하다는 뜻) 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외공관장 122명은 21일 청와대의 국정운영 방향 강연에 이어 22일에는 ‘평화통일 기반구축’ 국정기조를 주제로 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강연 등 폐막일인 24일까지 모두 4차례 국정기조 토론을 갖는다. 새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가 테마인 파주 유시티(U-City)센터와 ‘디지털병원’ 모델로 꼽히는 분당 서울대병원, 3D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 정책 현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미래방통위선 창조경제 힘겨루나

    여야 신임 지도부 상당수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미방위에 여야 거물들이 집결하면서 벌써부터 다음 달 임시국회가 열리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놓고 미방위에서 여야 지도부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김한길 대표와 신경민 최고위원을 비롯해 장병완 정책위의장, 전병헌 원내대표가 미방위 소속이다. 박기춘 사무총장을 제외한 민주당 지도부 대부분이 속해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 가운데는 김기현 정책위의장이 미방위에 소속돼 있다. 곧 물러나는 이상일 대변인도 미방위 소속이다. 민주당 4명, 새누리당 2명으로 역학구도상으로는 민주당의 강세다. 이처럼 여야 지도부 인사들이 특정 상임위에 쏠려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법제사법위·외교통일위·안전행정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환경노동위 등에는 여야 지도부가 한 명도 없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최경환 원내대표는 기획재정위 소속이다. 미방위는 박 대통령이 중시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상임위여서 특히 관심이 높다. 개념 정립 등에서 논란이 컸던 ‘창조경제’를 놓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단은 당 지도부가 대거 포진한 야당 측의 목소리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새누리당 측에 ‘강경·소신파’로 꼽히는 김 정책위의장이 버티고 있어 세대결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철밥통 본색’ 미래부 그 이름이 부끄럽다

    새 정부 출범 3개월을 앞두고 있지만 공직사회는 제자리를 못 잡은 듯 어수선하다. 일부 부처에서는 여전히 조직 개편에 따른 인사잡음이 이어지는가 하면, 개방형직위제는 ‘겉치레’ 공모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정규직 공무원에게 줄 보직이 모자란다며 민간에서 영입한 ‘계약직’ 전문가들을 무더기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을 낳고 있다. 다시 한번 공직사회의 ‘철밥통 본색’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미래부는 2011년에 뽑은 전문가들을 계약해지했거나 해지할 예정이라고 한다. 타 부처 기능이 통합된 미래부에는 현재 보직이 없는 과장급이 14명에 이른다. 반면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영입한 과장급은 8명이다. 이들은 채용 당시 약속받은 ‘5년 보장’은커녕 그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느닷없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쫓겨날 판이니 황당할 따름이다. 계약 해지 대상자들은 국과위가 미래부 소속으로 바뀐 뒤에도 생명복지, 미래성장, 과학기술전략 등의 과장직을 수행해 왔다. 미래부의 핵심업무인 R&D 예산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단지 ‘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제 식구를 챙기는 일보다 덜 중요하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전행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안행부는 미래부의 전체 정원을 적게 배정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로 인해 계약직 전문가들이 퇴출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래부가 보직 수를 적정하게 분석했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이처럼 매끄럽지 못한 사례는 최근 안행부가 부처와 기관에 통보한 신규 9급 등의 인력 배치에서도 드러났다. 미래부 산하의 한 기관에서는 정확한 수요 분석 없이 떼밀듯 인력을 배정해 인력이 남아돈다는 말도 들린다. 정부조직 개편이 지연되면서 부처 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우려된다. 개방형직위제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공모절차 없이 내부 인사를 특정한 자리에 임명하는가 하면, 내정 상태에서 공개모집 공고를 낸 곳도 여럿 있다고 한다. 미래부는 다음 달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두 축인 기초과학과 방송통신분야 인력 30%를 섞어 창조경제 마인드를 조직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포석이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이들 계약직 민간 전문가들의 그간 성과를 면밀히 심사평가해 재계약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번 사태는 공직사회에 미만한 뿌리 깊은 집단이기주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래부는 새 정부의 으뜸 정책기조인 소통과 협업을 전파하는 핵심 부처로서 제 이름값을 다하기 바란다.
  • 정규직 공무원 보직 없다고 전문가 내쫓는 미래창조부

    정부가 ‘효율적인 예산 배분’을 하겠다며 영입한 민간 공모 출신 전문직 공무원들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면서 계약해지됐거나, 해지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 공무원의 자리가 부족해졌다는 이유에서다. 계약 당시 “5년은 보장하겠다”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다음 달로 예정된 2014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편성을 앞둔 시기에 무리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직개편과 인사가 거듭되면서, 정부의 핵심 경제기조인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미래부 업무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16일 “민간 공모직 간부들과 계약연장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미래부가 출범하면서 안전행정부에서 충분한 정원을 받지 못해, 정규직 공무원들의 자리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계약이 해지되는 간부들은 2011년 3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정부 R&D 예산의 효율적이고 공평한 배분을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며 공모를 통해 영입한 과장들로, 모두 8명이다. 올해 2년 계약이 만료된다. 당시 국과위는 “2년 계약 후 성과를 토대로 재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 5년을 보장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이들은 국과위가 미래부로 통폐합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용석 생명복지조정과장, 박현민 미래성장조정과장, 임영모 과학기술전략 과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래부 출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원하는 과장은 모두 데려간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 때문에 현재 보직을 맡지 못한 과장급 공무원이 14명에 이른다. 미래부 관계자는 “16일자로 공모직 과장 2명의 계약이 해지됐고, 나머지 자리도 순차적으로 바뀌면서 현재 대기 상태인 정규직 공무원들이 채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 사람들’이 놀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직까지 챙겨줄 여유가 없다는 논리다. 계약이 해지된 과장들은 다음 달 시작되는 2014년도 국가 R&D의 큰 틀을 주도적으로 만들었고, 이미 각 부처의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계약해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과장은 “R&D 조정 업무를 마치고 하반기에 자진사퇴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묵살당했다. 미래부 출범 이전에 계약을 맺은 민간 공모직 중에서는 청와대 출신인 홍보담당관만 계약이 연장되는 것으로 정해졌다. 미래부 고위관계자는 “홍보과장의 경우에는 윗선에서 계약을 연장하라는 별도의 압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장급의 잇단 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다음 달 중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래부는 뒤숭숭하다. 미래부의 한 과장은 “조직이 개편될 예정이라는데 누가 일이 손에 잡히겠느냐”면서 “복도인사만 난무한다”고 전했다. 주요 국정과제를 놓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래부는 오는 29일 창조경제의 개념과 로드맵을 발표하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대대적으로 준비해왔지만, 일정을 맞추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벤처창업대책 산업생태계 초석돼야

    정부가 어제 창조경제의 핵심 전략인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했다. ‘제2의 벤처 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부는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창업 초기에 지원을 집중하는 기존 정책과 달리 투자 회수와 재투자에 무게중심을 뒀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벤처·중소기업들이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창조경제 실현 계획’의 6대 전략 중 하나라고 한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창조경제의 기업들이 요구하는 대책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먼저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그만큼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벤처 창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차질없는 이행과 점검이다. 대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애로사항이 있으면 즉석에서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는 만큼 부처간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벤처·창업 지원 방안은 시장을 선도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서 출발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 체질 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건전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지는 상생모델이 중요하다. 대기업은 협력업체를 단가 낮추기를 통한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관행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중소기업도 각종 정부 지원을 지키는 데만 안주하려는 안이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적극 발휘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대기업은 협력업체와 소프트웨어 등을 공동 개발하는 등 상생 모델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 건전한 기업 생태계는 고용 창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하도급 업체쯤으로 여기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 한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은 요원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기업에 비해 인수합병(M&A)을 기피하는 성향을 들어 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정부가 후속 조치를 취하는 데 귀담아들을 대목이다.
  • [사설] ‘온라인 甲’ NHN 불공정 발본색원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NHN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면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네이버 외에 다음, 네이트에 대한 조사도 곧 착수한다. 이들이 시장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후려치기 등으로 벤처기업의 생태계를 무너뜨렸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부당행위 실태를 낱낱이 살펴 공개해야 할 것이다. 공정위의 조사는 네이버에 집중될 전망이다. 올 3월 기준으로 검색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74.4%, 다음이 19.9%를 기록했다. NHN은 지난해 2조 3893억원 매출에 29%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 1분기에도 매출 6736억원에 영업이익 191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모든 부문에서 10%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NHN이 ‘대기업’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뜻한다. 네이버가 10여년간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슈퍼 갑(甲)’ 행세를 하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통해 상거래시장을 왜곡시켰다는 지적이다. 벤처기업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네이버가 군침을 흘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의 서비스 품목에 예속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네이버의 부동산 중개 서비스로 인해 지난해 1만 8000곳의 중개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인터넷 골목상권을 하나씩 접수했다는 의미다. 네이버도 할 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폐쇄적인 독과점적 행태로 말미암아 창의적인 생태계가 말살되고, 하청업체만 양산해 왔다는 점에서 문제는 작지 않다. 그동안 국내시장만을 타깃으로 삼아 재벌기업식 몸집 불리기에 몰두해 왔다는 지적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해온 구글이 인수합병(M&A)을 할 때 협력사의 생태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네이버의 불공정 행위 조사와 별개로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여부도 관심이다. 포털을 감시하는 법과 제도는 느슨했던 게 사실이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와 정치권은 지배적 사업자 선정 여부를 빨리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온라인 갑’이 없어지고 창의적 창업풍토가 되살아난다.
  • 이용 패턴 따른 LTE 선택요금제 나온다

    새달부터 이용 패턴에 따라 음성과 데이터 제공량을 선택할 수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선택형 요금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또 이르면 7월 3만원 안팎인 이동전화 가입비가 40% 인하된다. 9월부터 전국 우체국에서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보다 요금이 20∼30% 싼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이동통신 서비스·단말기 경쟁 활성화 및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이동전화 가입비를 3분기에 14% 내리고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현재 가입비는 SK텔레콤 3만 9000원, KT 2만 4000원, LG유플러스 3만원 등이다. LTE 선택형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고 1만 5000원짜리 노인 전용 요금제와 2만원대 청소년 전용 요금제도 나온다. 이동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SK텔레콤이 이달 중 LTE 선택형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나머지 업체들도 유사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LTE 선택형 요금제가 도입되면 1인당 월 1만 5000~1만 7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알뜰폰을 활성화해 이동통신 시장 서비스와 요금 경쟁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알뜰폰 가입자도 LTE, 음성 무제한 요금제, 컬러링, 테더링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알뜰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매 대가를 음성은 22%, 데이터는 48% 인하한다. 유통망 확대를 위해 9월부터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우체국 판매망의 개방 수준, 위탁 판매자 선정 방법 등 구체적 실행 방법은 미래부, 우정사업본부, 한국MVNO협회 등이 협의해서 결정하기로 했다. 이 국장은 “알뜰폰의 오프라인 유통망이 부족해 이용자가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에 매력을 느끼더라도 가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이통3사, 황금주파수 ‘1.8㎓ 전쟁’

    이동통신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용 주파수 할당을 놓고 ‘아전인수’ 격인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1.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아야 하는 이유와 할당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앞세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겨냥해 “재벌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공정경쟁”과 “특혜에 의존하지 말라”고 맞불을 놨다. KT가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KT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사가 공정 경쟁을 이유로 1.8㎓의 KT 인접대역을 주파수 할당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재벌 기업이 시장 독식을 위해 KT를 모바일 사업에서 몰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공정한 것은 현재의 LTE 주파수 상황 자체”라며 “1.8㎓ 인접대역이 주파수 할당에서 배제된다면 KT는 ‘시장 퇴출’이라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6㎓ 대역의 40㎒ 폭 두 개 블록을 비롯해 1.8㎓ 대역의 35㎒ 폭과 15㎒ 폭 등 모두 4개 대역 폭 130㎒를 8월까지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분배할 계획이다. 이 중 1.8㎓ 대역의 15㎒ 폭은 KT의 현재 LTE 주력 주파수 대역과 인접한 블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블록이 KT의 차지가 되면 불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할당에서 KT를 배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KT는 “1.8㎓ 인접대역을 할당받지 못한다면 경쟁사가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KT는 자전거를 타고 오라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SK텔레콤은 “광대역의 출발선은 (이통사 간에) 같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KT가 1.8㎓ 대역에서 추가 주파수를 가져가는 것은 한 사람은 출발선에서, 한 사람은 90m 앞에서 출발하는 게임과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경우 KT에 대한 타사의 대응 방안이 부재한 상태가 돼 시장에서 게임이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며 “주파수 할당은 일부 기업의 효율성이 아닌 거시적 관점에서 산업 전체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도 “KT가 주파수 전략 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채 ‘불공정’이나 ‘공정경쟁’ 같은 용어를 사용하며 특혜를 기대하고 있다”며 “KT는 특혜를 기대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경쟁에 참여하라”고 역공을 가했다. 이어 “KT가 2위 사업자라는 기본 역량을 보유하면서도 정부에 특혜 부여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경쟁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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