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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장단은 특활비 남긴다…물건너가는 ‘특권 완전 폐지’

    국회의장단은 특활비 남긴다…물건너가는 ‘특권 완전 폐지’

    교섭단체·상임위원장만 폐지 가닥 남은 6억 의장단 몫…장병 격려금 포함 시민단체 “금일봉이 무슨 특수 활동”국회가 16일 오후 2시 특수활동비 폐지 여부를 발표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에 앞서 이날 전체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오찬을 갖고 특활비 폐지 문제를 최종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내려지는 결론은 특활비 완전 폐지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그러나 완전 폐지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15일 현재 우세하다. 교섭단체 몫과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는 폐지하되 국회의장 몫 특활비는 폐지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국회의장 측 관계자는 “이미 여야 원내대표들이 교섭단체 특활비는 받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상임위원장들의 의견도 그 방향으로 모아질 것”이라며 “의견이 취합되면 국회 사무총장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결국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도 폐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특활비를 폐지하라는 국민 목소리가 이렇게 큰데 그 뜻을 따르는 게 맞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이학재 정보위원장과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이미 특활비 수령을 거부한 상태다. 반면 국회의장단 특활비는 국민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완전 폐지보다는 삭감 후 존치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국회의장 측 관계자는 “의장단의 경우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여러 활동을 한다”며 “이때 실명과 액수를 밝힐 수 없는 돈이 필요하고 이 부분에 한해서만 특활비를 남겨 놓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8년 국회 하반기 특활비는 31억원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70~80%인 25억원 정도를 삭감해 반납할 예정”이라며 “남는 6억원은 의장단 몫인데 그것은 국회의장이 전방부대 방문했을 때 장병들에게 주는 선물과 격려금, 애국지사 묘역에 갔을 때 기념사업회에 주는 금일봉, 전직 대통령 영부인들 예방 때 준비하는 것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엄연히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가 있는 데다 금일봉 주는 게 무슨 특수 활동이냐고 비판한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의장 몫까지 특활비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의장단 특활비가 존치될 경우 거센 여론의 비판이 예상된다. 여야가 교섭단체 및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를 없애더라도 대신 업무추진비 등 다른 항목 예산을 늘리는 꼼수를 쓰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만약 특활비를 폐지하고 업무추진비를 늘리겠다면 기존 특활비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판 ‘유스퀘이크’는 꿈인가/김성곤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판 ‘유스퀘이크’는 꿈인가/김성곤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옥스퍼드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젊은 정치인들이 등장해 지진을 일으키듯 변화를 이끌어 내면서 옥스퍼드가 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것이다. 지난해 5월 프랑스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41)과 같은 해 6월 아일랜드 총리가 된 리오 버라드커(40), 30대 초반에 오스트리아 총리가 된 제바스티안 쿠르츠(32) 등이 주인공이다.8개월여가 지난 2018년 여름 우리는 유스퀘이크가 아닌 ‘올드퀘이크’(Oldquake)를 목도하고 있다. 묘하게도 여야 주요 정당의 지도부 개편 시점이 8월을 전후해 몰려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표 임기가 다 됐고, 야당은 사상 유례없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6·13 지방선거’로 인해 지도부가 와해됐기 때문이다. 더 묘한 것은 대부분 새로운 얼굴은 안 보이고 ‘올드맨’들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민주당부터 보자. 친노 좌장으로 불린 지 15년쯤 된 이해찬 전 총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을 관통하는 인물이다. 마음은 청춘이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는 자신만 한 적임자가 없다”고 하지만, 곳곳에서 “언제적 이해찬이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의 맞상대인 김진표(71) 후보도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를 지냈다. 송영길(55) 후보가 상대적으로 젊다며 세대교체를 외치는 판이다. 민주평화당은 2007년 17대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정동영(65) 의원이 당대표가 됐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71) 후보가 출마했다. 손 후보는 이미 2010년 정동영·정세균과 겨뤄 거대 민주당 당대표까지 역임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를 역임한 김병준(64) 전 국민대 명예교수를 영입했다. 당분간 이들이 우리 정치를 이끌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시계를 1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노무현 정부 출범을 전후해 ‘3김 시대’가 저물고, 우리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권위주의와 엘리트주의가 퇴색하고, 붉은악마에서 시작된 새로운 거리문화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촛불로 이어지고, 온라인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빠’들이 생겨났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대표적이다. 이 촛불은 국정농단 사태 때 다시 살아나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다. 금세 전쟁이라도 날 것 같던 남북은 1년에 세 번이나 정상회담을 하는 세상이 됐다. 여야 영수회담보다 오히려 쉬워 보인다. 직선제를 얻어 낸 ‘87체제’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무수히 많은 운동권 출신이 정치판에 수혈됐다. ‘386’(1990년대 기준 3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으로 60년대생), ‘486’(1990년대 기준 4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으로 60년대생)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금 정치판의 주류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올드맨들의 귀환을 보고 있다. 386, 486은 다 어디로 갔는가. 386, 486은 많은데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이들의 역량이 모자라기 때문인가. 혹자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전임 대통령의 추천이나 탄핵 등 정치 격변기에 쉽게 정치에 입문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혹평한다. 여성 문제 등 모럴해저드를 탓하는 이들도 있다. 타당한 면이 없지 않다. 여야 불문하고 줄 잘 서서 국회의원 배지 단 의원이 한둘인가. 그러나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47) 총리도 부친이 총리만 17년을 역임한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그것 때문에 총리가 된 것은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도 정치 명문 그랑제콜을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프랑스 국민이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그의 담대함과 파격 등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정치 신인의 진입이 어려운 공직선거법 등 제도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선거 관련 법은 현역에게 유리하게 고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또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문제는 도전 정신이다. 나라마다 현실은 다르지만 뉴리더들은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누구를 따라하기보다는 자기 목소리를 냈다. 누가 친문인지를 따지고, 친박·비박을 가리는 틀 안에 머물러 있으면 국회의원을 한 번쯤 더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미래는 없다. 지금 올드맨으로 지칭되는 사람들도 한때는 권력을 향해 반기를 들었고, 맞아 죽을 각오하고 바른 소리를 했던 사람들이다. “가신이 사라지니 줄서는 똘마니만 남았다”는 원로 정치인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때다. sunggone@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70년 전 中서류 찾아와라”… 머나먼 독립유공자 서훈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70년 전 中서류 찾아와라”… 머나먼 독립유공자 서훈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 나라를 위해 모든 재산을 내놓았던 독립 운동가의 후손들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궁핍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독립유공자 예우법을 제정해 후손들의 생활을 돕고 있다. 애국지사들을 유공에 따라 건국훈장 1~5급, 건국포장, 대통령표창 등으로 나눠 유족들에게 매달 58만~244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후손들이 조상의 독립운동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국가보훈처는 1895년 전후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항거한 사실이 있어 건국훈장, 건국포장, 대통령표창을 받은 자에 한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나눠 독립유공자를 지정한다. 서훈 사실이 없을 때는 후손이 공적서와 평생이력서를 구비해 보훈처에 제출하면 국가보훈처는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공적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포상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보훈처는 심사 과정에 필요한 일제 치하 재판 기록 등 일반인들이 구하기 어려운 자료들을 후손들에게 제출하라고 요구한다. 세월이 흘러 후손들이 증명 자료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심사 과정에서 독립운동 여부를 인정하는 기준이 모호해 심사위원들의 주관적인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보훈처의 현행 독립유공자 지정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기준 탓에 독립운동가들이 독립투쟁 역사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유공자는 6개월 이상 독립운동을 하거나 3개월 이상 옥고를 치른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선정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서훈 논란이 매년 끊이지 않는다. 최근 여성 독립운동가 안맥결(1901~1976) 여사에 대한 서훈 불인정이 논란이 됐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이자 서울 여자경찰서장을 지낸 안 여사는 3·1 운동에 참여하고 임시정부 선전원과 군자금을 모집하는 활동을 펼치다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체포됐다. 1937년 6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종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으며 고문을 당했다. 이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1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20일 만삭이라는 이유로 가석방됐다. 문제는 안 여사가 최소 ‘옥고 3개월 이상’이라는 조건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포상에서 탈락했다는 점이다. 안 여사의 포상을 추진한 흥사단과 유족들의 반발이 거세자 보훈처는 지난 4월 옥고 기준 3개월 조항 폐지 등 포상 기준을 완화해 독립유공자 서훈 심사 기준을 서둘러 바꿨다. 조선혁명군 부사령 박대호의 손자 박홍민씨도 할아버지의 포상 근거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는 “1992년부터 할아버지의 독립유공자 신청을 위해 보훈처가 요구한 할아버지 재판 서류와 석방 서류를 찾으려고 5년간 헤맸지만 중국에서 서류를 찾지 못했다”면서 “여러 독립운동 자료에 할아버지의 독립 유공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 있는데도 보훈처는 70년이 넘은 중국의 법원 서류를 가져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본군 비행기를 몰고 중국을 탈출해 항일운동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진 임도현 선생의 조카 임정범(63)씨도 마찬가지다. 큰아버지가 1931년 12월 동료 6명과 함께 일본군 비행기를 몰고 중국 상하이로 탈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서는 일제의 공출과 징병에 대한 거부 운동을 벌이다 고문 후유증으로 43세에 생을 마쳤다. 임씨는 2004년부터 큰아버지의 독립유공자 심사를 8차례나 했지만 매번 탈락했다. 임 선생의 독립운동 관련 기록은 모두 기록 문건뿐이라 공신력 있는 자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펼치고도 수감 기록 등 증빙 자료가 부족하거나 소속 단체의 성격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예우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3·1 운동 당시 만세 시위에 참여한 사람은 200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2017년 말 기준 독립유공자는 1만 4830명에 불과하다.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지정 절차가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독립유공자 발굴 및 포상 확대 계획안’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정운현 상지대 초빙교수는 “해방 이후 친일을 청산하지 못해 1994년에서야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그동안 독립유공자 서훈에 필요한 사료와 자료들이 대부분 사라졌다”면서 “독립투쟁 역사에 비해 독립유공자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상 문턱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대우에도 소홀함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과 전 재산을 팔아 독립군을 양성한 이회영 선생은 독립유공자 3등급이다. 3·1 운동의 상장인 유관순 열사도 3등급이다. 반면 이승만 대통령의 비서를 역임한 것 외에 별다른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는 임병직은 1등급이다. 등급 기준에 원칙이 없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각각 발의한 상훈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개정안은 서훈을 재조정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현행 상훈법은 서훈의 추천, 확정, 취소에 대한 규정만 명시돼 있고 사후에 서훈을 재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염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jrlee@seoul.co.kr
  • “文의장, 쾌거 운운하며 국민 속였다”… 역풍 맞는 특활비 폐지쇼

    “文의장, 쾌거 운운하며 국민 속였다”… 역풍 맞는 특활비 폐지쇼

    “盧의 비서실장이던 문 의장이 특권 옹호” 국회 “의원 외교위해 불가피” 반대 고수 일각 “이미 업무추진비 등에 예산 300억”“의정사에 남을 쾌거를 결단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3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단과 국회 특수활동비 완전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완전 폐지’라는 이들의 발표는 하루도 안 돼 ‘거짓말’로 드러났다. 알고 보니 교섭단체 몫 특활비만 폐지하고,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는 금액을 절반가량 삭감하는 선에서 존치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입법부 수장인 문 의장이 “쾌거” 운운하며 국민의 눈을 가린 데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4일 “국민들 앞에서 대단히 부끄러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더욱이 문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지지층의 실망이 크다. 노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위해 정치인생을 바쳤는데, 정작 그의 비서실장 출신은 특권을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 문 의장은 앞서 법원의 국회 특활비 지출내역 공개 결정에 항소했고, 피감기관 지원으로 외유를 다녀온 국회의원 38명에 대한 조사도 뭉개 여론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촛불혁명’으로 확인된 국민의 눈높이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인터넷 공간 등에서 나온다. 아이디(ID) flor는 “문희상 의장님, 특활비 폐지 안 된다고 하시면 국회의장 자리에서 내려오세요”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회 관계자는 “의장단 특활비가 의원 외교에 불가피하게 쓰이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폐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외교 활동을 위한 비용이라면 교통비, 체류비, 행사 비용, 선물 비용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여비나 업무추진비 예산에서 지급된다”며 “지난해 국회 예산에서 업무추진비 및 특정업무경비가 300억원이나 되는데, 특활비를 없앤다고 의원 외교가 위축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문 의장이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억대의 현찰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특활비 62억원 중 교섭단체 몫은 15억원,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몫은 47억원이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특활비가 비판받는 것은 사용처를 모르는 쌈짓돈처럼 집행됐기 때문”이라며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의 특활비도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특활비는) 국회의 조직 이기주의가 여전히 강고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입법부 수장이 자신조차 예외로 두지 않는 담대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16일 발표되는 국회 특활비 개선안에 문 의장의 생각이 어떻게 담길지 주목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바른미래 당대표 후보들, TV토론서 ‘손학규 불가론’ 협공

    바른미래 당대표 후보들, TV토론서 ‘손학규 불가론’ 협공

    孫 “새 세대 준비 위해 마중물 역할할 것…안철수 팔아 당 대표 될 생각 없다” 강조 다음달 2일 열리는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 나서는 출마자들이 14일 첫 합동 TV토론회를 갖고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6명의 후보 중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손 후보를 집중 견제하면서 초반 양상은 ‘손학규 대 반(反)손학규’ 구도로 흘렀다. 하태경 후보는 손 후보를 겨냥해 “올드보이는 신생 벤처정당이 아닌 대기업 정당에 맞다”며 “제가 바른미래당을 대기업으로 키울 테니 올드보이는 그때 들어오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도 “지금 대한민국 정치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기성세대가 만든 것”이라며 “정계개편이나 정치공학적인 면을 언급하는 그런 후보의 손에 바른미래당을 맡길 수 없다”고 ‘세대교체론’을 강조했다. 권은희 후보는 “손 후보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을 때가 전성기였던 것 같다”며 “그게 11년 전이고 모든 것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왜 정치권이 구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건지 손 후보에게 이유를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경쟁자들이 ‘올드보이 귀환’이라며 비판하자 손 후보는 “새로운 세대가 앞으로 정치를 담당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새로운 세대의 준비가 덜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의 상황이 너무 위중하기 때문에 꽃가마 타고, 붉은 카펫을 밟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직접 경선에 나가서 당원의 선택을 받자는 생각을 했다”며 “여러 비판도 많지만 바른미래당을 살리고 새로운 세대가 준비할 수 있도록 제가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안심’(安心·안철수 전 의원의 의중)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안 전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용현·김수민 의원과 연대 움직임을 보였던 손 후보가 역시 공격 대상이 됐다. 김영환 후보는 “이번에 당 대표가 되고자 손 후보는 신용현·김수민 의원과 짝을 지었고 이를 ‘안심’이라 하고 있다”며 “이건 안철수를 죽이고 바른미래당을 죽이고 안심에 줄을 선 국회의원을 죽이는 일인데 이런 계파정치를 천하의 손학규가 할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손 후보는 “두 의원이 제 옆에 왔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와서 함께하겠다는 것을 제가 어떻게 안 된다고 하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심을 팔아서 당 대표가 될 생각이 없다”면서 “안심을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야권 “안희정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

    야권 “안희정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 야권은 일제히 “미투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비판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이것이 사법부를 장악한 문재인 정부의 미투운동에 대한 대답이자 결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미투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대단히 인색한 접근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안 전 지사에 대한 판결이 ‘미투 운동’에 좌절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부대변인 역시 “법원이 심사숙고해 결정을 내렸겠지만 이번 사건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에 비해 의외의 결과”라며 “국민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위력은 있는데 위력행사는 없었다. ‘술을 먹고 운전을 했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다”며 “상식적으로 법원의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국회 특활비 폐지 후 업무추진비 증액은 조삼모사다

    여야가 어제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국민 세금이 의원들의 눈먼 돈, 쌈짓돈으로 줄줄 새나가는 데 대한 여론의 비판이 진작 빗발쳤음에도 정치권이 이제서야 특활비 폐지를 결정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특활비 혜택을 가장 많이 누려 온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끝까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 탓이다. 양당은 지난 8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투명한 영수증 처리로 특활비를 양성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마지못해 폐지로 돌아섰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소수 야당이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특활비 폐지를 서둘러 당론화했던 태도와 비교된다. 등 떠밀려 특활비 폐지에 나선 것을 온 국민이 뻔히 아는데 국회가 이번 합의를 마치 대단한 결단인 양 자화자찬하고 있으니 민망한 노릇이다. 게다가 이번 결정은 교섭단체 정당 몫에 국한될 뿐 국회의장단, 각 상임위원장, 국회 사무처 특활비 폐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문희상 국회의장은 “의정사에 남을 쾌거”라고까지 치켜세웠다. 20대 국회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처지에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진정으로 국회의 결단을 보여 주고자 한다면 이제라도 항소를 취하하고, 특활비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는 게 옳다. 또한 예외없는 국회 특활비 전면 폐지를 선언해야 한다. 국회는 특활비 폐지에 따른 제도 개선 방안을 오는 16일 공개한다. 특활비 대신 업무추진비를 증액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의회 외교 등 꼭 필요한 특활비도 있다고 주장한다. 올해 국회 특활비는 62억원이다. 의정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내역과 사용 금액을 정확히 알아야 업무추진비로 전용해도 납득할 수 있다. 투명한 공개 과정 없이 업무추진비를 무작정 늘린다면 조삼모사라는 비난을 자초할 뿐이다. 국회가 먼저 특활비 논란을 말끔히 벗어야 청와대, 국가정보원, 검찰 등 특활비를 유지 중인 정부 부처와 기관에 대한 감시와 제도 개선에 보다 힘이 실린다는 점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
  • 국회 ‘특활비 폐지 쇼’… 의장단·상임위는 절반 삭감 ‘꼼수’

    국회 ‘특활비 폐지 쇼’… 의장단·상임위는 절반 삭감 ‘꼼수’

    국회 “국익 위해 안 쓸 수 없다” 강조 업무추진비 늘려 특활비 대신할 수도 국회의장 논의 뒤 16일 구체안 발표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주례회동을 갖고 국회 특수활동비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거대 양당 지도부가 영수증을 첨부하는 식으로 특활비를 유지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폐지키로 한 모양새다. 하지만 교섭단체 특활비만 완전 폐지할 뿐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몫은 부분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비난이 일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선언한 것처럼 ‘완전 폐지’가 아닌 셈이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오늘 특활비 폐지 발표는 교섭단체 특활비에 해당한다”며 “의장단, 상임위에서 사용하는 특활비는 국회의장이 논의를 주도해 16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를 절반만 삭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교섭단체를 제외하고는 특활비를 최소한 절반 정도 삭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임위 특활비는 원활한 위원회 운영을 위해 쓰는 돈인데 이걸 완전히 없애면 상임위 활동이 위축되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의장단의 경우에도 외교와 같이 국익을 위한 활동을 하며 돈을 아예 안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발표 내용은 말장난과 같다”며 “원내대표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의 반발이 두려워 협소하게 교섭단체 특활비에 대해서만 폐지를 결정하겠다는 건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만큼 특활비 폐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의장단을 포함한 전체의 의견을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의장단, 상임위원장단의 특활비까지 포함해 국회 특활비 전체를 폐지하더라도 업무추진비 등 다른 항목 예산을 늘려 사실상 특활비를 전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꼼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 대신 업무추진비를 늘릴 방안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교섭단체 간에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업무추진비를 다시 늘리자고 하는 것은 특활비는 없애지만, 특활비로 받아 왔던 돈은 그대로 수령해 가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며 “거기에 얼마가 더 증액돼야 하는지를 납득시키기 위해선 그간 사용됐던 특활비가 정당하게 사용됐는가를 밝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국회가 업무추진비, 특정업무 경비 등을 먼저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양당은 이날 올해분 특활비를 반납하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올해 남은 특활비는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질문에 “(회동에서) 그런 얘기는 전혀 안 했다”며 “일단 우리는 (현재 특활비) 수령을 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김정태 단장,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 공식 출범”

    김정태 단장,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 공식 출범”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 김정태 단장(영등포2, 더불어민주당)은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 출범을 선언하고 지방분권 실현 및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태 단장은 13일 지방분권TF 위촉식 및 제1차 정례회의를 통해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임을 밝혔다. 제9대 서울특별시의회 신원철 지방분권TF단장에 이어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단장으로 선임된 김정태 의원(영등포2,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부단장으로 선임된 우형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3), 성중기 의원(자유한국당, 강남1)을 포함하여 고병국 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1), 김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남4), 이준형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1), 김소영 의원(바른미래당, 비례), 권수정 의원(정의당, 비례) 등 각 정당 8명의 시의원과, 김태영 교수(경희대학교 행정학과), 변창흠 교수(세종대학교 행정학과), 소순창 교수(건국대학교 공공인재대학), 유진희 변호사(법무법인 융평), 최영진 교수(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등 5명의 외부전문가와 입법정책자문관 등 공무원 4명으로 총 17명의 위원으로 구성하였다. 지방분권TF는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 7대 과제, 지방분권형 헌법개정 추진 등 지방의회 주요 과제에 대하여 적극적인 대응 논리구조를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각 정당 지도부, 국회 및 행정부에 지방분권 실현 촉구와 시민 공청회 및 토론회 개최, 해외사례 조사, 정부 관련 부처 및 타 시도와 협조체계를 구축함은 물론, 대언론 홍보전략 수립, 언론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시민 공감대 형성 등 다양한 활동과 방안 등을 적극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서울특별시의회 신원철 의장은 축사를 통해 “제9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 TF단장을 역임하였기에 누구보다 지방분권 실현과 지방분권TF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 단장이신 김정태 의원은 지방분권에 대한 이해가 높은 3선의원으로, 역량있는 분들로 지방분권TF 위원을 구성하였기에 지방의회의 숙원과제를 해결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 지방분권형 개헌 논의 재점화 및 지방의회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김정태 TF 단장은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의 3대 추진목표를 첫째, 각 정당 지도부에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 확인 및 지방분권 실현 촉구, 둘째, 행정안전부 2차 로드맵에 자치와 분권의 기본축인 지방의회의 구체적 역할 제시, 셋째, 국회 계류 중인 지방의회법(안) 및 지방자치법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로 정하고 3대 추진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임”을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화기애애하게 기념촬영하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서울포토] 화기애애하게 기념촬영하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13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2018.8.1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문 대통령-더불어민주당 지지율 대선 이후 최저

    문 대통령-더불어민주당 지지율 대선 이후 최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6~10일 전국 성인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 포인트 하락한 40.6%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4월 4주차(39.6%)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집권여당이 된 이후로는 최저치다. 자유한국당은 19.2%로 지난주에 비해 1.6% 포인트 상승해 20%대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선거 이후 보수층이 상당 수 이탈했던 자유한국당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소위원회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다.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별세 이후 2주째 상승한 정의당 지지율은 0.1% 포인트 내린 14.2%로 나타났다. 정의당은 진보층과 중도층이 결집하면서 지방선거 당시(6.9%) 이후 배 이상 지지율이 오른 상태다. 바른미래당은 0.3% 포인트 하락한 5.5%를 기록하며 5%대를 유지했다. 민주평화당은 0.4% 포인트 떨어져 2.4%로 집계됐다. 지난주 주중 집계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58.0%)로 나타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주간 집계로도 최저치(58.1%)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6.0% 포인트 오른 36.4%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보수층과 중도층,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서울, 호남, 충청권, 20대와 40대, 50대, 60대 이상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까지 3개월간 19.3% 포인트 하락했다”며 “이런 내림세는 경제·민생에 대한 부정적 심리의 장기화와 아울러 지난주 있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특검’ 출석 관련 보도의 확산,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방식과 수준에 대한 비판 여론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야, 비판 여론에 특활비 폐지 가닥

    여야, 비판 여론에 특활비 폐지 가닥

    여야가 결국 비판 여론을 의식,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3개의 교섭단체 중 바른미래당만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전액 반납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특활비를 유지하되 양성화하기로 합의했으나 지지부진한 모습에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나오자, 폐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다음 주엔 정기국회 대비 원내대표단과 상임위원회 간사들의 워크숍(14~15일)이 마련돼 있다”며 “그 전에 세밀하게 협의해서 폐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특활비에 대한 최종 논의를 한 뒤 합의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여야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활비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의당이 가장 먼저 당론으로 폐지를 주장한 데 이어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지난 7일 “그 어떤 형태와 명목의 특활비도 일절 수령하지 않겠다”라며 원내 교섭단체 중 가장 먼저 특활비 폐지 당론을 정하고 국회직에 지급된 특활비를 전액 반납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워마드 ‘서울대 몰카 게시’ 의혹…하태경 “지구를 떠나라” 비판

    워마드 ‘서울대 몰카 게시’ 의혹…하태경 “지구를 떠나라” 비판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서울대 몰래카메라(불법촬영카메라·몰카)’ 게시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워마드에는 ‘서울대 중앙도서관 남자화장실 몰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된 글이 실제 몰카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태로 이 게시물의 조회 수는 현재까지 3000번을 넘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12일 “최근 몰카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대학 차원에서 몰카 탐지 장비를 구매하고 화장실을 전수조사하는 등의 특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부는 지난 8일 관악경찰서, 관악구청에서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인문대, 자연대 화장실 등에서 탐지했지만 몰카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달 7일까지는 서울대 학내 화장실 전체 1700개를 대상으로 몰카 탐지를 할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해 수사를 요청하고, 해당 글의 진위를 파악하는 한편 학내 인권 침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워마드는 지난 5월에도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몰카’와 ‘고려대 캠퍼스 몰카’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당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총학생회는 경찰에 해당 사건을 문의하고, 캠퍼스 내 화장실 몰카 점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워마드’에 오른 대학 몰카…서울대 ‘몰카와의 전쟁’ 돌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이 친구들 정말 정신 사납다. 더운 날 더 열 받게 한다. 그냥 지구를 떠나시라! 거긴 한국도 없고 한남충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줄 잇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 법안..정의당 “개악”

    줄 잇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 법안..정의당 “개악”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국면에서 발생하는 몇몇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업종·연령 별로 구분해 적용하는 내용 등이 주로 담겼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최저임금법 취지에 어긋나는 ‘개악’이라고 반발했다. 1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월 이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모두 9건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일 최저임금 결정을 격년제로 하고 업종별·연령별 차등적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한 결정과정이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단일 최저임금제도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비롯됐다는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날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과 한국당 강효상 의원도 각각 사업 규모별·종류별 구분 적용과 지역·산업의 경제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히 강 의원은 시·도별로 최저임금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종류별 최저임금을 중앙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한 최저임금의 80~120% 범위 안에서 정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근로자에 초점을 맞춘 법안도 있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이 아닌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협의해 고시하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도록 했다. 엄 의원은 “농가 소득은 하락하는데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고충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단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10일 환노위원장인 김 의원의 개정안에 대해 “소득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개악안”이라고 비판했다. 업종별·연령별 차등 적용 방안에 대해선 “임금 노동자들 사이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결정하던 최저임금을 2년에 한번 결정하는 제도로 바꾸는 안에 대해선 “물가 인상률 등 최저임금 인상요인을 무시하고 인상률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억제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책위원회는 “중소상공인을 힘들게하는 대기업들의 갑질과 가맹점 수수료, 높은 임대료, 카드 수수료 등의 문제점을 숨기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한국당 “북한 석탄 게이트 국정조사해야”

    한국당 “북한 석탄 게이트 국정조사해야”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불법 반입됐다는 관세청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자유한국당은 ‘북한 석탄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10일 논평을 내고 “관세청 발표로 전날 진룽호에 적재된 석탄이 러시아산이라는 외교부의 주장은 신빙성을 가지기 어렵게 됐다”며 “정부가 알고도 방치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조직적으로 묵인하고 은폐했는지 밝히는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외교적 문제”라며 “북한 석탄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3개 수입 법인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총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석철 3만5000t을 국내로 반입했다. 이들은 러시아 소재 항구에서 북한산 석탄을 다른 배로 환적해 원산지를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 윤 대변인은 “러시아의 모든 원산지 증명서는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에서 발급하고 있고 해당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진위 여부 확인 결과 위조로 밝혀졌다고 한다”며 “정부가 근거 없이 러시아산으로 우기다가 관세청에서 뒤집어진 것은 정부의 무관심과 무능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이학재 정보위원장도 논평을 내고 “정부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최대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며 “정부의 발표를 보면, 모든 책임을 수입 업체의 일탈 정도로 축소하고 싶어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북한 석탄 반입에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에 대해서도 엄정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검찰이 그 역할을 못한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청 발표가 있기 전인 이날 오전에도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이 북한산 석탄으로 화력발전을 늘리려고 하는 것인지 국민에게 솔직한 고백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가 북한 석탄 운송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제재를 받을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문제를 방치하고 은폐해 한미 공조에 균열이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오늘 조사 결과 북한산 석탄 반입이 확인될 경우 안보리 결의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제재 받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며 석탄을 공급 받는 기업들도 제재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고견을 풀어냈다. -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 앞에 둔 듯 하다. 연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일본 국제정치학자가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시도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장착 미사일의 제거이고, 그 다음이 북핵일 것’이라고 분석하던데 맞는 이야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건데 최고가로 흥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당시 1년 간 전쟁이 벌어진 뒤 나머지 2년 간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산권 협상은 전쟁과 협상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격하면서도 대화하고 대화하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타타담담(打打談談) 담담타타(談談打打)’가 그것이다. 나라도 마지막 카드는 쉽게 버리지 않을 거다. -판이 아예 깨질 가능성은 없나. =트럼프가 ICBM을 이용해 중간선거를 막더라도 여러 난제들이 있다. 북핵 말고도 이란·시리아 등 중동 문제도 복잡하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해결할 문제가 간단치 않다. 그러니 북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 쾌도난마 식으로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없다. 북한도 판을 뒤엎을 처지가 못 된다. 국제 사회의 공론도 무시 못한다. 북한을 괴멸시키는 대신 북한의 생존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상태다. 그러니 결국 북미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북에게는 큰 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한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쿠바의 경우 결국 카스트로 형제들이 다 물러나고 다른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 쿠바 모델이 북에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심증을 가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을 거다. 주둔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바겐 포인트를 스스로 버릴 이유가 없지 않냐. 협상할 때는 미군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중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식으로는 ‘괴짜’ 정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불쾌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다만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계간지 ‘황해문화’ 발간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번 맥코맥 호주국립대 태평양아시아학과 교수의 진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맥코맥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때 나온 말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방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까지 꿇은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권의 단명은 미국 외교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보다 외교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더 말할 게 없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 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사대에 대해서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대는 약소국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선은 사대 정책을 펴왔지만 그걸 욕하기는 어렵다. 이승만 정부 때인 1951년부터 1955년까지 외교를 이끈 변영태 외교부장관이 퇴임 뒤 사석에서 “중국 주변국 중 화교가 자리를 못 잡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의 사대외교가 능수능란하고 현명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하더라. 노예근성을 갖자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건 아니다. 현실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남로당 경북도당 간부였다가 전향했던 박진목씨가 과거에 언론인들과 친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평양 밀사로 가서 이승엽 당시 국가검열상과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박씨의 지론은 “과거 남로당이 생각을 잘못 했다. 그 막강한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물리친 미군을 상대로 남로당 몇몇이 ‘물러나라’고 투쟁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를 일컬어 ‘빙하를 움직이는 일’(Moving Ice Glacier)라고 표현한다. 강대국 입장에서 빙하는 한반도다. 빙하가 움직이려면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반 쯤은 혁명적인 색깔을 드러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의 원조인 기무사를 이번 기회에 해체해 개편해야 한다. 최근 경제가 안 좋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해외 요인이 더 크다. ‘삼성 투자 구걸’ 논란도 일종의 소아병적 반응이다.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탈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에서의 상층 인텔리들이 월남을 하면서 남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개신교만 해도 평안도 출신의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가 주역이 되고, 함경도 기반의 진보적인 기독교장로회는 소수가 됐다. 예장을 대표한 한경직 목사도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미국이 길러낸 군, 학자, 언론 등 분야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이다 보니 보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한국전쟁으로 일단 궤멸됐다가 조봉암 진보당 당수가 사형당하면서 더 위축됐다. 4·19 혁명 이후 잠시 머리를 들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또 다시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정도가 진보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김대중 정부는 아주 약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조금 약한 진보 정부다. 이에 반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강한 보수였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치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막말정치를 일삼으면서 보수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엄청난 자정 노력 숙청, 반성 등 재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했지만 연옥을 안 거치니 안 되는 거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점잖게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 협치를 강조한 게 아닌가. 청와대도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 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냐.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극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한국당과의 협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 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로 가면 안 되는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10년 전 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적정 의원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고,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온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치 일성으로 의원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안철수는 끝났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나도 국회의원에 5번 출마해서 4번 이겼다.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먹으면 권력의 전부를 먹는 거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 이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5년 단임제 역시 무리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1987년 개헌 과정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유력 정치인이 서로 번갈아가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속내로 5년 단임을 지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젠 10년이 아닌 5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내각책임제는 우리 현실에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리다툼에 골몰해 내각이 몇 개월 만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싸움하다가 볼일 못 볼 수 있다. 제2공화국 당시에도 헌법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명히 구분돼 있었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는 권력을 놓고 서로 암투를 일삼았다. -경제 면에서는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정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강조한 것처럼 지대추구의 특권이 용인되는, 곧 땅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건 큰 문제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 당연히 정부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았지만 종부세 인상으로 벼락을 맞았다. 속도는 알게 모르게 해야 한다. ‘오리털 뽑듯이 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원래 오리털은 펜촉으로 쓸 용도로 뽑았다. 오리털을 뽑으면 상처는 안 나지만 오리는 매우 아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오리털은 뽑아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보다는 심상정 의원과 더 가깝다. 하지만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집중 분석] 손학규도 출마 선언… 여야 전대 ‘새 인물’이 없다

    [집중 분석] 손학규도 출마 선언… 여야 전대 ‘새 인물’이 없다

    YS·DJ 70년대 초 ‘40대 기수론’과 괴리 당 대표 거물 내세워야 무게감 시각도 전문가 “공천권 염두 둔 권력의지 표현 정치가 어려울 때 ‘새로운 도전’ 나와야” 孫 “중요한 건 나이보다 정치개혁 의지”바른미래당 손학규(71)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9·2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해찬(66)·김진표(71)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한창 선거운동 중이고, 민주평화당에서는 지난 5일 정동영(65) 의원이 당 대표로 뽑혔다. 이미 2000년대 초반 대선 후보, 국무총리 등을 지내며 정치적 전성기를 보낸 ‘올드보이’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을 주름잡고 있는 것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초 ‘40대 기수론’을 표방하며 세대교체를 이룬 역사가 무색하게도 지금의 정치권에서는 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올드보이들이 위력을 발휘하는 걸까. 우선 올드보이들은 인지도가 높아 여론조사 부문(당 대표 선출 기준의 하나)에서 유리한 데다 오랜 정치 경력으로 인맥과 조직력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특히 군소정당의 경우 지명도 높은 거물 정치인을 얼굴로 내세워야 당에 무게감이 더해진다는 판단이 올드보이 쏠림 현상으로 귀결된다는 관측도 있다. 또 지금 뽑히는 당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점도 올드보이들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드보이가 대표가 되면 세대교체 명분이 희석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나이 때문에 공천에서 탈락할 리스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여러 정치인이 올드보이들에게 출마를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당에서 올드보이들이 나온 건 문재인 정권이 집권 초기 잘나가고 있고 향후 공천권을 갖는 당 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권력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야당의 경우는 당을 살리는 데 초점을 두다 보니 중량감 있는 올드보이들이 전면에 선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문재인 정권 2~3년차에 총선과 야권 개편이라는 큰 이슈가 걸려 있기 때문에 현상황에서는 여야 모두 중진이나 원로급 인사가 나서서 당을 추스려야만 한다”며 “시점의 중대성과 맞물려 발생한 현상”이라고 했다. 위기의 순간, 과거의 힘에 의지하려는 정치 풍토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정치는 정당 내에서 기득권이 강화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신진 세력이 경륜을 상쇄할 리더십을 형성하지 못한다”며 “리더십이 한곳에 머무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권력이 더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젊은 소장파 정치인의 역량, 노력 부족이 올드보이의 귀환을 허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보이’들이 치열하게 선배 세대와 싸우며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기성 구도에 안주하거나 영합함으로써 스스로 체급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상철 교수는 “정치가 어려울 때 새로운 인물의 새로운 도전 같은 게 나와야 하는데 앞서 그런 혁신을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충원되지 않았다”고 했다. 손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 나이로 보나 정치 경력으로 보나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얘기하는 건 맞다”며 “그러나 중요한 건 우리 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개혁 의지”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특활비 양성화’ 논의 나선 여야 원내대표

    ‘특활비 양성화’ 논의 나선 여야 원내대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은산 분리 규제 완화, 국회 특수활동비 양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에 앞서 언론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여야, 은산분리 완화법 이달 내 처리 합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8일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4%에서 34%까지 상향하는 내용이 담긴 은산 분리 규제 완화 법안을 이달 안에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존 은행법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특례법 제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처리키로 했다”며 “지분 보유 한도도 34%까지 상향하는 내용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하고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으려고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에 제한(의결권 있는 주식 4% 이하 보유·의결권 미행사 전제 최대 10% 보유 가능)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에는 은행법을 개정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 소유할 수 있는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이 담긴 개정안 2개와 정재호, 김관영 의원 등이 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특례법 제정안 3개 등 모두 5개가 계류돼 있다. 여야가 현행 4%로 묶여 있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 수준을 34%까지 늘리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면서 처음으로 은산분리 형태가 드러난 1961년 이후 57년 만에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청탁금지법 No·특활비 Go…‘안면몰수’ 국회

    특활비 지출 내역 공개 결정에 “항소” 민주·한국당 지도부는 ‘폐지’ 소극적 文의장 취임 한 달도 안 돼 여론 역행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끄는 20대 후반기 국회가 8일 국회의원 38명이 피감기관 등의 지원으로 위법하게 국외 출장을 갔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회피했다. 또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결정에 항소 절차를 시작했다. 문 의장은 지난달 13일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했다”고 했지만 취임 한 달도 안 돼 여론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결정을 잇따라 내린 것이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이날 “국민권익위원회가 통보한 국회의원 38명 및 보좌진·입법조사관 16명의 국외 출장에 대한 피감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는 사안은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권익위가 이미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국회가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면 될 것을 피감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고 그제서야 조사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회의 피감기관이 감히 국회의원들을 제대로 조사할지 의문이다. 이런 속성을 간파하고 국회가 이날 ‘피감기관 조사를 본 뒤 조사’라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9월에 국정감사를 하는데 국외 출장을 지원한 기관들이 다 감사 대상”이라며 “의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 관계자도 “기관이 자신이 잘못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은 없다”고 시인했다. 앞서 권익위는 국회의원 38명이 업무 관련성이 있는 피감기관으로부터 부당 지원을 받아 국외 출장을 갔으며, 해당 명단을 피감기관에 통보하고 추가 확인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아울러 국회는 거센 특활비 폐지 여론에도 불구하고 20대 전반기 국회의 특활비 지출 내역을 끝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 대변인은 “항소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며 “항소 접수 마감이 10일인데 절차가 일찍 끝나면 그 전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19일 특활비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문 의장은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특활비에 대해 “대명천지에 깜깜이돈, 쌈짓돈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폐지가 목표”라고 말한 바 있는데, 자신의 말과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국회 특활비 폐지에는 거대 양당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내년도 특활비는 운영위 산하 제도개선소위에서 개선안을 논의해 적용하고, 올해 특활비는 영수증이나 증빙 서류를 첨부해 전부 양성화하기로 합의했다. 어쨌든 특활비를 없애지 않고 그대로 쓰겠다는 얘기다. 바른미래당만 당론으로 특활비 전액 반납을 정했기 때문에 이번 합의에서 제외된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영수증은 남기더라도 대외 공개는 쉽지 않을 텐데 시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아야 하는 특활비가 필요하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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