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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어벡 색깔을 보여줘”

    ‘베어벡의 축구 철학을 보고 싶다.’핌 베어벡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약 4개월 동안 한국축구대표팀은 A매치 2승2무1패를 기록했다. 겉으로는 괜찮은 성적. 하지만 한국의 승리는 약체 타이완을 상대로 한 것뿐이다. 타이완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3경기에서 3골 5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지난 11일 시리아전에서도 한국의 골 결정력 부족, 수비 불안 등은 고질병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베어벡 감독이 그동안 실전에서 자신의 축구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베어벡 감독의 취임 일성은 ‘한국적 시스템 찾기’와 ‘생각하는 축구’. 아직 초기라 큰 성과를 요구하기는 무리지만 싹이 트는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은 짧은 시간에 해결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폭넓은 전술과 선수 기용이 뒤따라야 하지만 그런 모습은 드물었다. 지난달 이란전에서는 측면을 공략만 고집하다가 1-1로 비겼다. 시리아전도 마찬가지. 원톱에게 집중되는 측면 크로스에만 애정을 보였다. 상대 밀집수비를 흔들 만한 변화가 없었다. 단 한 명의 선수도 교체하지 않아 분위기를 바꾸지도 못했다. 김호 전 수원 감독은 “미드필드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는 경로가 다양하지 못했다. 측면을 뚫고 원톱에게 올리는 크로스를 고집하다 보니 공격 패턴이 단순해지고 상대에게 읽혔다.”고 평가했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베어벡 감독이 후반 선수 교체를 생각했다. 골을 보탤 수 있는 흐름 때문에 그대로 갔지만 변화가 없었던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너무 오랫동안 코치로서, 뛰어난 분석관으로서 활동한 탓인지 자신의 축구 철학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감독으로서의 마인드 컨트롤과 일관성이 부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베어벡 감독은 유능하고 성실한 참모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무한 책임을 지는 CEO라는 사실을 절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베어벡호 ‘찜찜한 본선행’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지난달 이란전에 이어 안방에서 어이없이 비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수비는 여전히 듬직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찜찜한 본선행이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7년 아시안컵 예선 B조 5차전에서 ‘작은 황새’ 조재진(시미즈)이 선제골을 작렬시켰으나 역습 동점골을 내주며 중동 복병 시리아와 1-1로 비겼다. 3승2무(승점 11)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타이완을 2-0으로 제압한 이란(3승2무)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한 한국은 4회 연속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1956·1960년 1·2회 연속 우승 이후 무려 47년 만에 세번째 정상을 노리게 됐다. 베어벡호 출범 이후 A매치 성적은 2승2무1패. 아쉬움 속에 본선 티켓을 확보한 한국은 다음달 15일 B조 최종전에선 ‘젊은 피’를 중심으로 아시안게임 최다 4회 우승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이란과 격돌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상대를 자주 놓치고 호흡이 맞지 않았던 한국 수비진에 큰 숙제를 남겼다. 경기 초반은 괜찮았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9분 상대 우측을 뚫고 들어간 최성국이 올린 크로스를 조재진이 정확하게 헤딩골로 연결했다. 골이 빨리 터져 집중력을 잃은 탓일까. 한국은 자주 위기를 맞았다. 한국에 온 15명 가운데 수비수가 8명이나 됐던 시리아는 예상대로 수비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숫자가 순간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한국을 흔들었다.18분 최전방에 있던 지아드 차보에게 연결된 시리아의 패스는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렸다. 한국 수문장 김영광이 차보를 저지하다 흐른 공을 쇄도하던 알 사예드가 텅빈 한국 골문으로 차넣었다. 한국은 20분에도 2선에서 차보에게 전달되는 패스에 무너지며 1대1 기회를 내줬다.39분에는 상대 공격수가 쇄도하는 상황에서 김상식이 김영광에게 힘 없는 백패스를 건네며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한국은 최성국과 설기현이 상대 진영 좌우를 번갈아 뚫으며 원톱 조재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으나 시리아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측면은 활발하게 뚫었으나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정확하지 못했고, 슛은 골대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 41분 김두현의 프리킥이 시리아 수문장 선방에 막힌 것이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들어 슛을 난사하며 파상 공세를 펼쳤으나 더욱 두꺼워진 시리아 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후반 28분 김남일의 킬패스를 건네받은 최성국이 단독 찬스를 맞았으나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이어진 조재진의 강슛도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감독 한마디] ●베어벡 감독 추가골에 실패한 점이 가장 실망스럽다. 최종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기회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개선하겠다. 아시안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는 이뤘지만 과정은 아무래도 만족할 수 없다. 상대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않은 건 잘했다고 할 수 있지만 적은 찬스에서 실점한 건 반드시 고쳐야 한다.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은 뒤 추가골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간 집중력이 무너져 동점골을 허용했고, 선수들이 그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15∼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란전 엔트리는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현재 대표팀 구성원을 봤을 때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 [아시안컵 2007] ‘新공격편대’ 본선축포 쏜다

    [아시안컵 2007] ‘新공격편대’ 본선축포 쏜다

    ‘설기현+김두현, 새로운 골 방정식.’ 지는 것은 꿈도 꾸지 않는다. 무승부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반드시 대승을 거두고 2007년 여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4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움켜쥔다. 시리아전에 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다짐이다. 한국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안컵 예선 B조 시리아와의 5차전에 나선다. 한국은 3승1무(승점 10)로 조 선두. 이란(2승2무·승점 8), 시리아(1승1무2패·승점 4), 타이완(3패·승점 0) 순으로 뒤를 잇는다. 한국은 이날 비기기만해도 조 1,2위가 나가는 본선행을 확정짓는다. 핌 베어벡 감독은 시리아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다음달 15일 이란 원정 경기에 부담없이 도하아시안게임 멤버인 ‘젊은 피’를 대거 투입, 경험을 쌓게 할 복안이다. 한국 공격진의 큰 축인 ‘신형엔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울산)가 부상으로 빠져 다소 아쉽다. 하지만 불안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프리미어리그의 저격수’ 설기현·레딩 FC)과 ‘아시안컵의 사나이’ 김두현(성남)이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갓 데뷔한 설기현은 숱한 스타들을 제치고 선수 랭킹 13위에 오를 정도로 눈부신 활약의 연속이다. 이 상승세는 A매치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설기현은 오른쪽 윙으로 나선 지난달 이란과 타이완전을 통해 2경기 연속골(3골)을 터뜨렸다. 특히 이 가운데 2골은 김두현의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시킨 것이어서 눈에 띈다. 설기현은 복병 시리아를 상대로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베어벡호’의 확실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할 각오다. 설기현은 10일 “프리미어리그 선수 랭킹 13위라는 이야기는 쑥스럽다.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순위는 단지 숫자 놀음에 불과할 뿐”이라며 시리아전에서 좋은 플레이로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김두현은 독일월드컵에서 박지성 등에 밀려 벤치를 지켰지만 아시안컵 예선에선 놀라운 기량을 뽐냈다.4차전까지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3골 3도움을 낚았다. 박지성이 윙으로 전진 배치된 최근 두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훌륭하게 소화, 중원의 새로운 카드로 떠올랐다. 김두현은 “형들(박지성 이천수)이 없어 내가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잘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서 “항상 기회는 온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지금이 기회다. 세트피스 키커와 공 배급도 맡겠지만 과감한 중거리슛도 시도하겠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욜 감독 “영표 풀백으로 기용할 것”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마틴 욜 감독은 10일 ‘풋발 인터내셔날’과 인터뷰에서 “미드필더진의 부상으로 파스칼 심봉다나 베누아 아소 에코토를 미드필더로 끌어올리고, 대신 이영표를 측면 풀백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 가나에1-3패…패기만으론 부족했다

    ‘젊은 피’의 패기만 가지고는 독일월드컵 16강에 오른 세계 랭킹 23위의 관록을 깨기엔 무리였다. 한 골을 만회하긴 했지만 가나는 역시 ‘아프리카의 브라질’이었다. 초롱초롱한 붉은색의 패기가 유난히 빛났지만 이들은 아직 ‘덜 익은 사과’였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후반 아사모아 기안(우디네세)과 마이클 에시엔(첼시)이 3골을 합작한 가나에 1-3으로 패했다. 후반 투입된 김동현(21·루빈 카잔)이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하며 한 골을 만회했지만 한국은 지난 6월 독일행에 앞서 스코틀랜드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패한 뒤 4개월 만에 가진 리턴매치에서도 같은 점수차로 또 무릎을 꿇어 역대 전적은 1승2패의 열세로 기울었다. 무엇보다 대표팀은 이들의 젊은 패기와 기존의 전력을 조화시켜 어느 정도의 세대교체를 이룰지가 최대 과제로 남게 됐다. 베어벡 감독의 신예 기용은 당초 예상보다 더 과감했다. 물론 사흘 뒤 가질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본선행을 확정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설기현(27·레딩) 김남일(29·수원)에 이어 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 등 ‘주력부대’를 몽땅 엔트리에서 제외시킨 베어벡 감독은 대신 오장은(21·대구) 염기훈(22·전북) 이종민(23·울산) 등 A매치 새내기들을 저울대에 올려놓았다. 전반 초반 전략은 적중하는 듯했다. 경기 시작 2분과 4분 오른쪽 윙포워드를 맡은 이종민이 두 차례의 날카로운 크로스로 정조국(21·FC서울)의 발과 머리를 겨냥했다. 이운재의 빈자리를 채운 김영광(23·전남)도 8분 스티븐 아피아(페네르바체)의 대포알 슈팅을 몸으로 막아냈고, 왼쪽 윙백을 맡은 박주성(22·상무) 역시 육탄 방어로 가나의 묵직한 슈팅을 걷어냈다. 하지만 전반 중반 이후 살아난 가나의 미드필드는 과연 ‘미친 허리’다웠고, 반면 한국의 조직력은 급격히 흔들렸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가나는 후반 시작 3분 만에 라르예아 킹스턴의 크로스를 아사모아 기안(우디네세)이 헤딩 선제골로 연결한 데 이어 13분 역시 킹스턴의 코너킥을 에시엔이 헤딩으로 오른쪽 골문을 흔들어 대세를 결정지었다. 한국은 5분 뒤 후반 오장은을 대신해 들어간 김동현이 1골을 만회했지만 38분 라자크 핌퐁(FC 코펜하겐)의 전진패스를 받은 기안이 벌칙지역 왼쪽에서 때린 강력한 왼발 대각선 슈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병규 홍지민기자 cbk91065@seoul.co.kr [감독 한마디]●한국 핌 베어벡 감독 가나가 체력적으로도 강했고 전술적으로도 나은 경기를 펼쳤다. 오늘 경기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코칭스태프로서는 우리 선수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선수들은 중요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소득이 있었다.11일 시리아전은 결과가 중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준비를 할 것이고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 ●가나 클로드 르로이 감독 우리가 전술적인 면에서 앞선 경기를 했다. 이겨서 기쁘다. 정조국과 김동현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이들을 수비하는 데 애를 먹었다. 평가전이라고 보기에는 에너지가 넘친 경기였다. 한국은 좋은 팀이고 그 어떤 팀도 한국을 이기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승리가 더욱 기쁘다.
  • 프리미어리거 ‘상암 혈투’

    ‘프리미어리거 vs 프리미어리거’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오는 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검은 별’ 가나를 맞아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독일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으로는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가나를 상대로 약 4개월 만에 설욕전을 치르는 것. 한국은 지난 월드컵 개막 직전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1-3으로 완패했었다. 역대 전적 1승1패로 팽팽하지만 가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로,49위까지 떨어진 한국보다 한 수 위다. 베어벡호 출범 이후 만나는 가장 강한 상대로 베어벡 감독의 용병술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무엇보다도 ‘경기 속 경기’인 프리미어리거 자존심 대결이 눈길을 끈다. 레딩FC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설기현(27)과 ‘로만 제국’ 첼시의 주전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엔(24)이다. 거친 플레이를 곁들인 수비와 공격 모두 빼어난 에시엔은 검은 대륙이 낳은 최고 미드필더라는 평가다.‘미친 허리’라 불리는 가나 미드필더진의 핵.이들의 대결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오는 15일 새벽 또 다시 마주치기 때문이다. 레딩과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서 맞붙는 것. 지난 6월 평가전에선 명암이 엇갈렸다. 에시엔은 1골 1도움을 낚으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반면 설기현은 후반 36분 교체투입돼 약 10분 정도 그라운드를 밟는 데 그쳤다. 당시 이름값도 달랐다. 프랑스 리그 르 샹피오나에서 올해의 선수로 뽑힐 정도로 발군이었던 에시엔은 약 460억원의 이적료에 첼시로 이적하며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2골 4도움으로 첫 번째 시즌을 훌륭하게 소화한 터였다. 설기현은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프턴에서 빅리그에 대한 꿈을 키워 가고 있던 상황.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설기현이 에시엔을 압도할 정도다.06∼07시즌 프리미어리그에 갓 데뷔한 설기현은 7경기서 결승 득점으로만 2골을 뽑아냈고, 어시스트 2개를 성공했다.지난 3일 프리미어리그 공식 선수 랭킹은 13위(사실상 11위)까지 뛰어올랐다. 미드필더 순위는 ‘톱 5’다. 반면 리그 7경기서 도움 2개를 기록하는 데 그친 에시엔은 선수 랭킹 21위. 하지만 지난달 베르더 브레멘(독일)과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 골 감각을 조율했다. 5일 한국을 찾는 가나는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 미드필더 스티븐 아피아, 설리 알리 문타리 등 독일월드컵 주축 멤버들이 나선다. 다만 사령탑이 프랑스 출신 클로드 르 로이 감독으로 바뀌어 어느 정도 전술 변화가 예상된다.한국도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점쳐진다. 재활 중인 박지성은 제외됐고, 안정환도 없다. 이번 엔트리에서도 이천수 이영표는 부상으로, 조재진 김진규 김정우 등 J리거는 일본 경기 일정으로 가나전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때문에 베어벡 감독이 평소 구상하던 세대 교체의 폭을 얼마나 펼쳐 보일지 주목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K-리그] 수원 무패행진 ‘13’에서 제동

    선두 수원이 무패행진을 ‘13’에서 마감했다. 포항과 인천은 치열한 2위 공방을 이어갔다. 수원은 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전남과의 프로축구 K-리그 후기 8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40분 김태수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허용,0-1로 졌다.13경기 연속 무패(7승6무)를 달리던 수원은 이로써 무패 행진을 끝냈고, 후기리그 첫 패배로 5승2무1패(승점 17)가 돼 제자리 걸음을 했다. 전남 김태수는 전반 40분 송정현의 코너킥이 골 지역 오른쪽으로 흐르자, 바로 오른발로 때려넣어 갈길 바쁜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리드를 빼앗긴 수원은 후반 김대의와 서동현, 신영록 등 공격수들을 교체 투입, 반격에 나섰지만 끝내 두꺼운 전남의 수비벽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반면 포항과 인천은 나란히 승리를 합창, 수원과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줄였다. 포항은 홈에서 두 골씩을 몰아넣은 미드필더 황진성과 브라질 용병 공격수 프론티니의 활약을 앞세워 4-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6분 뽀뽀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1분 황진성이 동점골을 터트린 뒤 4분 만에 다시 역전 결승골까지 성공시켜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에는 프론티니가 4분 프리킥에 이어 17분 헤딩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최근 5경기 무패(3승2무)의 상승세를 이어간 포항은 후기 4승째(3무1패)를 챙기며 2위로 뛰어 올라 수원을 바짝 추격했다. 포항은 전·후기 통합 순위에서도 승점 37로 2위를 지켜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인천도 안방인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경기에서 전반 18분 바조(사진 오른쪽)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4승3무1패로 포항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서 1점이 뒤져 3위가 됐다. 제주는 서귀포에서 치른 대구와의 경기에서 득점없이 0-0으로 비겼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스나이퍼 설기현 최고의 골”

    “대단한 골(tremendous goal)이었다.”,“최고의 골(superb goal)이었다.”,“설(기현)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스나이퍼’ 설기현(27·레딩FC)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일으키고 있는 바람이 경기를 치를수록 세기를 더하고 있다. 돌풍에서 점점 태풍으로 커지고 있는 것. 설기현이 1일 밤 웨스트햄전에서 벼락 같은 중거리포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자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2일 “최고의 골”이라는 평가와 함께 설기현에게 평점 7을 줬다. 웨스트햄의 파상 공세를 주도적으로 막아낸 이브라히마 송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적장이었던 앨런 파듀 웨스트햄 감독마저도 “설(기현)이 멋진 마무리(great finish)를 했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설기현은 또 이날 스포츠 전문사이트 ESPN사커넷이 선정한 ‘베스트 11’에도 오른쪽 미드필더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사커넷은 “설기현이 스스로 날카롭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고 언급했다. 설기현이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베스트 11에 뽑힌 것은 BBC와 스카이스포츠 등을 합쳐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특히 웨스트햄전 직후 “우리 팀은 대단한 골로 앞설 수 있었다. 설(기현)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스티브 코펠 레딩 감독의 말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AFP는 “설이 웨스트햄을 침몰시켰다.”는 제목의 기사를 타전했다. 레딩 경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BBC 버크셔는 “한국 대표 선수가 빛나는 슛(glorious shot)으로 웨스트햄 골네트를 흔들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 온라인은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고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7경기 2골 2도움으로 스트라이커 케빈 도일(3골 1도움)과 함께 팀 내 공격포인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설기현은 레딩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설풍(風)’을 계속 이어갈 기세다.지난달 맨유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공식발표하는 선수 랭킹 19위로 껑충 뛰어올랐던 설기현이 조만간 발표될 7라운드 누적 랭킹에서는 얼마만큼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설~설 폭발’ 설기현 시즌 2호골

    ‘스나이퍼’ 설기현(27·레딩FC)이 벼락같은 중거리 결승포로 시즌 2호골을 뿜어내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뒤흔들었다. 굵은 빗방울이 흩날린 1일, 영국 런던 업턴파크에서 열린 06∼07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레딩과 지난 시즌 FA컵 준우승팀이자 홈팀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맞붙었다. 올시즌부터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팀들의 대결이었다. 경기 휘슬이 울리자마자 레딩 공격수 케빈 도일(23)이 상대 진영을 파고 들었고, 웨스트햄 미드필더 헤이든 멀린스(27)에 걸려 넘어지며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두 명이 키커로 나섰다. 보비 콘베이(23)와 설기현. 콘베이는 슛을 날리는 것처럼 달려들다 설기현에게 공을 살짝 넘겼다. 설기현은 두 차례의 180도 방향 전환으로 상대 미드필더 요시 베나윤(26)을 완벽하게 따돌리고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약 25m를 날아간 공은 웨스트햄 수문장 로리 캐롤(29)이 손쓸 틈 없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시계는 1분18초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난달 16일 셰필드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폭발시킨 이후 2경기, 보름 만의 득점포. 이로써 설기현은 레딩의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2골 2도움을 낚아 빅리거로서 손색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로 빠른 골. 가장 빠른 골 시간은 설기현의 팀 동료 도일이 셰필드전에서 기록한 전반 22초다. 레딩은 설기현의 결승골을 지켜 1-0으로 이겼고,4승1무2패(승점 13)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설기현은 허리와 오른쪽 발목이 좋지 않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지난해 1월 울버햄프턴 소속 당시 챔피언십 웨스트햄과 경기에서 어시스트 2개를 낚으며 팀의 4-2 승리를 이끈 자신감을 이어갔다. 잉글랜드대표팀 출신으로 웨스트햄 왼쪽 수비를 맡은 폴 콘체스키(25)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고, 전반 27분 상대 문전에서 과감한 슛을 날리는 등 레딩의 공격을 주도했다. 설기현은 후반 34분 수비형 미드필더 스티븐 헌트(25)와 교체됐다. 웨스트햄은 선제골을 얻어맞은 이후 아르헨티나 축구의 미래 카를로스 테베스(22) 등을 앞세워 파상 공세를 펼쳤으나 육탄 방어로 맞선 레딩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레딩은 오는 15일 리그 1위 ‘로만제국’ 첼시를 안방 마데스키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여 8라운드를 치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문정희 : 머리 감는 여자

    문정희 : 머리 감는 여자

    글 유종호 문학평론가, 시인   가을이 오기 전 뽀뽈라로 갈까 돌마다 태양의 얼굴을 새겨놓고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가 되어 검은 머리 길게 땋아 내리고 생긴 대로 끝없이 아이를 낳아볼까 풍성한 다산의 여자들이 초록의 밀림 속에서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뽀뽈라로 가서 야자잎에 돌을 얹어 둥지를 하나 틀고 나도 밤마다 쑥쑥 아이를 배고 쑥쑥 아이를 낳아야지   검은 하수구를 타고 콘돔과 감별 당한 태아들과 들어내 버린 자궁들이 떼지어 떠내려가는 뒤숭숭한 도시 저마다 불길한 무기를 숨기고 흔들리는 이 거대한 노예선을 떠나 가을이 오기 전 뽀뽈라로 갈까 맨 먼저 말구유에 빗물을 받아 오래오래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 그대로 천년 푸르른 자연이 될까 거짓과 검은 권력이 그득한 오염된 도시를 등지고 공기 맑고 사람다운 삶이 가능한 청정한 시골에 가서 자연과 일체가 된 삶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누구에게나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갓 실현성 없는 꿈이라는 것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도대체 청정한 시골이 있기나 한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나 풍성한 자연의 은총이 실감되는 곳을 찾게 되면 순간적으로 다시 떠오르는 생각이기도 하다. 저 프랑스의 폴 고갱처럼 화려한 문명의 도시를 버리고 아예 세상 한 끝의 섬을 찾아가 거기서 삶을 마친 사람도 있지 않은가? 그는 충족된 삶을 살다 간 것이 아닌가? 위에 적은 시편에 나오는 뽀뽈라가 멕시코 밀림 속의 작은 마을 이름임을 시인은 작품 끝자락에 적어 놓고 있다. 멕시코 여행 중 시인은 밀림 속의 마을에서 원주민 여성들이 말구유나 나귀 구유에 받아놓은 빗물로 길게 땋아 내린 검은머리를 감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풋풋한 원시의 광경에 적지 아니 매혹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인 자신도 그러한 멕시코 원주민들의 세발(洗髮) 의식(儀式)을 본뜨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처럼 자연이 시키는 대로, 즉 산아제한의 인위를 거부하고, 아이를 쑥쑥 낳으면서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을 것이고 그것을 적은 것이다. 반(反)자연의 문명은 구차하고 거추장스럽고 때로는 벗어버리고 싶은 멍에가 되기도 한다. 돌마다 태양의 얼굴을 새겨놓고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가 되어 검은 머리 길게 땋아 내리고 생긴 대로 끝없이 아이를 낳아볼까 풍성한 다산의 여자들이 초록의 밀림 속에서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뽀뽈라로 가서 문학 작품의 호소력은 구체의 실감이나 충격에서 온다. 아마도 태양을 숭배하는 원주민들은 돌에다 태양을 새겨놓았을 것이다. 싱싱하고 건강한 원주민의 육체는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라는 간결한 서술 속에서 생동감을 얻고 있다. 마야는 지금의 멕시코 동남부와 남부, 과테말라, 훈드라스에 걸쳐 살고 있던 아메리칸 인디안족을 가리킨다. 그들 자신의 상형문자를 가지고 있었고 석조(石造)건축도 발전시켰던 종족이다. ‘생긴대로’라는 말은 여기서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인위의 조절을 가함이 없이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는다는 뜻도 있고 싱싱하고 건강하게 생긴 모습대로 아이를 쑥쑥 잘 낳는다는 뜻도 있다. 시인이 그것을 의식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우리는 작품이라는 언어의 구조물을 대하고 있고 그러한 맥락에서 언어적 사실을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어쨌건 이러한 겹 뜻이 있기 때문에 그 대목이 재미있게 읽히는 것이다. 옛날부터 어머니인 대지란 말이 있다. 농경사회에서 해마다 새 농작물을 길러내는 대지(大地)가 인간의 대를 이어주는 아기 생산의 모체인 여성으로 비유된 것이다. 자연의 영위 속에서 아기를 낳는 것은 어떤 원인에서 나왔건 죄가 아니다. 그래서 다산의 여자들은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고도 사실적인 대목이다. 검은 하수구를 타고 콘돔과 감별당한 태아들과 들어내 버린 자궁들이 떼지어 떠내려가는 뒤숭숭한 도시 저마다 불길한 무기를 숨기고 흔들리는 이 거대한 노예선을 떠나 남아 선호 성향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 태아의 성감별을 해서 낙태수술을 하는 일이 많았다.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따르는 밀림 속 원주민과는 거리가 먼 현대도시의 성풍속(性風俗)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뒤숭숭한 대목이다. 현대의 도시를 거대한 노예선이라 한 것도 실감나는 어사이다 맨 먼저 말구유에 빗물을 받아 오래오래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 그대로 천년 푸르른 자연이 될까 무구한 원시에 대한 간절한 지향이 간결하면서도 정갈하게 드러나 있다. 자유분방함이 시인 문정희의 특성이다. 그런데 여성주의 시인들의 자유분방함은 때로 여과되지 않은 성적 직설(直說)이나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그것이 흠이나 취약성으로 드러난다는 뜻은 아니다. 즉시적인 해방감이나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문정희의 경우 위의 작품에서 보듯이 자유분방함이 건강하고 싱그러운 여성성의 갈구로 드러난다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보다 비근한 소재를 다룬 작품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키 큰 남자를 보면 가만히 팔 걸고 싶다 어린 날 오빠 팔에 매달리듯 그렇게 매달리고 싶다 나팔꽃이 되어도 좋을까 아니, 바람에 나부끼는 은사시나무에 올라가서 그의 눈썹을 만져보고 싶다 ---<키 큰 남자를 보면>에서 단도직입적이고 거침이 없다. 그리고 특유의 무구함이 있다. 공연히 요조숙녀 티를 내는 것도 아니고 위악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그냥 감정에 충실하면서 꾸밈이 없고 그래서 독자들은 공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얼마나 도발적이고 당돌한 발상인가? 작가의 의식 여부와 관계없이 작품은 작품이 생산된 사회와 역사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6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시는 시인 편에서나 독자 편에서나 상상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 시절에 이런 시가 나왔다면 아마도 망측하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지금 무구하고 솔직하고 분방한 시로 수용된다. 망측하기 짝이 없는 소설과 영화가 너무나 범람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항상 여자의 것만 문제가 되어 마치 수치스러운 과일이 달린 듯 깊이 숨겨왔던 유방 ----<유방>에서 자유분방함은 감정 영역에서만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육체에 대한 일체의 금기를 거부한다. ‘여자의 것만 문제’가 되는 모든 것으로 그의 금기 거부는 확대된다. 그러한 면에서 문정희는 여성주의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 선구적 여성주의자이지만 전투적 여성주의자들이 곤혹스럽게 생각하는 미국의 마가렛 미드는 아무리 여성해방이 성취된다 하더라도 남성이 아기에게 젖을 물려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문정희는 모성적 여성주의 시인이다. 유종호 · 1935년 충북 충주 출생. 서울대 문리대 영문과를 나와 뉴욕 주립대(버펄로) 대학원에서 수학. 현재 연세대 문과대학 특임교수. 1957년부터 비평 활동을 해왔으며 저서로 《유종호 전집》(전 5권) 이외에 《시란 무엇인가》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 《다시 읽는 한국시인》 《내 마음의 망명지》 《나의 해방 전후》 《시 읽기의 방법》 등이 있다.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1) 에티오피아를 아시나요

    (1) 에티오피아를 아시나요

    에티오피아(Ethiopia)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에 와 있다.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아프리카를 찾아보면 북동쪽 근방에 뾰족한 뿔 모양을 한 대륙 에티오피아가 보인다. 동쪽으로는 소말리아, 남쪽으로는 케냐, 서쪽으로는 수단, 그리고 북쪽으로는 에리트리아와 지부티를 이웃으로 두고 있다. 우리가 농담으로 자주 언급하는 우간다와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도 에티오피아에서 가깝다. 1991년 에리트리아가 에티오피아로부터 분리 독립할 때 바다를 잃고 내륙국이 되면서 에티오피아는 대부분의 교역을 케냐의 몸바사, 수단의 수단항, 소말리아의 소말리랜드, 지부티의 지부티항을 통해서 하고 있다. 그러나 메인 교역항은 거리적으로 제일 가까운 지부티항이다. 현대의 아토스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들어오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이곳 지부티항에 정박해 에티오피아로 이동한다. 에티오피아는 대한민국의 5배정도 되는 땅덩어리에 현재 약 7천7백여만 명이 살고 있다.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New Flower의 의미)는 에티오피아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평균 해발 고도가 2,300m 정도의 고지대로 이곳에 약 325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고산병이 있는 사람들은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해발 고도만 높을 뿐이지 경사가 완만해 막상 와 보면 그 높이를 실감하지 못한다. 평균기온은 섭씨16도 정도이며 사계가 있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눈이 내리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달력으로 따졌을 때 9월에서 10월로 넘어가는 지금 이곳은 크렘트(Kremt)라고 부르는 겨울이며 날마다 비가 쏟아지는 대우기이다. 그러나 대우기라고는 해도 하루 종일 비가 와서 질척거리는 게 아니라 잠깐 확 쏟아지고 맑디맑은 하늘이 되는 그런 날씨다. 에티오피아에는 태양이 13개월이나 뜬다는 사실을 아는가. 에티오피아는 우리처럼 서역인 그레고리안 역법을 사용하지 않고 Julian Solar 캘린더를 사용하기 때문에 달력이 우리 보다 약 7년이 늦어 올해가 이들에겐 2006년이 아닌 1999년이다. 물론 1년도 12개월이 아니라 13개월이며 매년 1월 1일이 아닌 9월 11일이 에티오피아에서는 신년이 된다. 그런 이유로 온 세계가 다 치른 밀레니엄을 이들은 내년에 맞이하게 된다. 공식 언어는 영어와 암하릭(Amharic)어이며 암하릭어를 알면 이 곳에서의 생활이 아주 편해진다. 암하릭어는 33개의 자음과 7개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표음문자로 모음을 21개나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그리 어려운 언어는 아니다. 게다가 어순도 우리처럼 주어, 목적어, 그리고 서술어 순이다. 그러나 파열음이 몇 개 있어 발음하는데 애를 먹인다. 길가의 간판은 영어와 암하릭어가 병기되어 있어 큰 어려움이 없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물건을 살 때 암하릭어를 모르면 어디를 갈 수도 물건을 살 수도 없다. 하나밖에 없는 방송국인 ETV에서 채널 2개(ETV1, ETV2)를 가동하고 있지만 영어 방송은 한정되어 있고 드라마든 정보 프로그램이든 온통 암하릭어이다. 에티오피아 여행을 계획했다면 간단한 생활 암하릭어는 배워서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서울에서 출발해 홍콩이나 태국의 방콕을 경유해서 이 곳에 올 수 있다. 유럽에서는 프랑크푸르트를, 아프리카 항공을 이용할 경우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케냐를 경유해 오는 방법이 있다. 아랍 에미레이트의 두바이 공항에서는 약 네 시간만 비행하면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한다. 현재까지 에미레이트 항공이 가격은 제일 비싸지만 공항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짧다. 우리나라와는 사증면제협정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에티오피아 입국시에는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2002년에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이 폐쇄되어 비자는 도쿄나 베이징의 에티오피아 대사관에서 받거나 아니면 아디스 아바바 공항에서 직접 받을 수 있다. 3개월 유효한 비자 발급시 20US$가 필요하다. 참고로 무조건 달러만 취급한다.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대로 공항내에 있는 은행에서 에티오피아 birr를 바꾸어 내려고 했더니 달러를 요구했다. 또 1개월 단위로 비자를 받고 추가요금을 내면 3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체류기간이 3개월이면 20US$을 내고 한번에 3개월짜리 비자를 받을 수도 있다. 비자요금은 도쿄나 베이징에서 받더라도 현지 공항에서 받을 때와 똑같다. 지금 체류하고 있는 곳은 아디스 아바바의 중산층 가정으로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생활문화와 암하릭어를 배우고 있다. 익숙해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까지는 ‘떠루너우’다 (암하릭어로 its good!).       <윤오순>
  • [아시안컵 2007] 형제구단 “승리는 나의것”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도 있었지만 2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형제 구단인 K-리그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저마다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것. 올해 상대전적 1승1무1패로 팽팽하지만 냉정히 따져 보면 울산 전력이 앞서 있다는 게 중론이다.26일 현재 울산은 후기 5위, 전북은 후기 13위다. 하지만 울산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지난 8월 한·중·일 클럽 대항전 A3챔피언스컵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던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5)가 오른쪽 발목 염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따라서 김정남 울산 감독은 브라질 특급 레안드롱(23),‘울산의 미래’ 이상호(19),‘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3) 등 삼각편대로 전북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지난주 중동 원정을 다녀온 주전 대부분을 주말 K-리그 경기에 내보내지 않고 체력을 비축시키기도 했다. 반면 전북은 조별 예선과 8강 홈앤드어웨이에서 뒷심을 발휘, 역전 드라마를 쓰며 4강에 오른 기세를 이어 가겠다는 각오다.8강 1차전에서 보복성 파울로 이번 경기까지 출장 정지를 당한 공격형 미드필더 김형범(22)의 결장이 아쉽다. 하지만 전북은 이번 대회에서 ‘안방 불패’라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신인왕 후보 염기훈(23)과 ‘악동’ 제칼로(23)를 최전방에 내세우는 한편, 보띠(25)가 뒤를 받치며 울산에 맞선다는 전략. 이번 대결은 상대팀이 친정인 경우가 많아 더욱 흥미롭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 수비수로 9시즌을 뛰었다. 또 전북의 주포 제칼로는 2004년 카르로스라는 이름으로 울산 공격수로 맹활약했다.2차전부터 나오게 되는 김형범도 올시즌 울산에서 전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처지. 반면 수비형 미드필더 박규선(25)은 울산에서 프로 데뷔했으나 2004년부터 2년 동안 전북에서 뛰다가 올해 다시 울산으로 돌아갔다. 알 샤밥과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박동혁(27)도 전북에서 4년간 뛰다 역시 올해부터 울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9) 중세 문화중심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19) 중세 문화중심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언제부터인가 이 곳을 찾을 때마다 아프라시압 언덕에 오르곤 한다. 아프라시압 언덕에서 시압강을 휘돌아 날아오는 바람을 맞으며 비비하눔 성원(모스크)이 있는 방향을 바라다본다. 저 푸른 빛의 돔은 중세 이슬람 문명의 정수를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지 않은가. 해질 무렵의 검붉은 장관은 또 어떤가. 관광을 마치고 돌아서는 발걸음마저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지금 서 있는 바로 이 곳이 중앙아시아 이슬람 문화의 출발선이자 경계선인,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문화도시 사마르칸트다. 이 이름의 역사적 대가는 잔혹했지만 사마르칸트는 그 슬픈 역사를 두터운 황토 아래 묻어둔 채 넉넉한 문화적 향기만 내뿜고 있다. 사마르칸트(Samarkand)는 한때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였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중세 아미르-티무르 제국의 정치행정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렸다. 고대에는 ‘마라칸다’로 불렸다. 중국은 ‘강국(康國)’이라 불렀다. 사마르칸트는 원래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라는 뜻이다.‘사마르’는 산스크리트어이며,‘칸트’는 페르시아말로 도시를 뜻한다.9세기쯤 이슬람이 전파되기 전에는 ‘고대 동방의 에덴’이란 멋진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번영을 누렸다. 사마르칸트는 이슬람을 만나면서 중앙아시아 이슬람의 중심, 문화의 중심이 됐다. 중앙아시아의 문화는 언덕 위에서 이뤄졌다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프라시압 언덕이 바로 도시문명 사마르칸트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곳인 셈이다. 이처럼 사마르칸트는 그 옛날 찬란히 빛나는 소그디아나의 수도였기에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깊고 다양한 역사적 유물 유적을 갖고 있다. 아프라시압 언덕과 시압언덕 사이의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눈앞에 두고 있는 고고학연구소로 향했다. 고고학연구소는 아프라시압 언덕 남서쪽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고고학연구소의 압둘하미드 아나르바예프 부소장은 언제나 호기심 많은 소년처럼 나를 이리저리 안내해준다. 연구소가 지니고 있는 사마르칸트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아무 꺼릴 것 없이 보여주는, 그런 고고학자다. 본디 그는 페르가나 출신이다. 젊은 시절 구 소련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사마르칸트 남동쪽으로 40여㎞ 떨어진 펜지켄트라는 도시에서 5년간 발굴작업에 참여하면서 사마르칸트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펜지켄트와 아프라시압에 있는 벽화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압둘 하미드 부소장의 말에 따르면,1950년대 어느 날 한 목동이 이 곳을 우연히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직까지도 아프라시압은 땅 속에 묻혀 찬란했던 ‘소그드 문화’가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아프라시압(AФPACNAE)’이란 말의 어원은 페르시아의 전설적인 왕 ‘투란(Typah)’과 관련이 있다. 1965년이었다. 아프라시압 역사박물관에서, 지금까지도 너무 유명하고 큰 관심을 끌고 있는,7세기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라시압 벽화’라 불리는 벽화를 처음 공개했다. 위 아래 길이만도 2m가 넘는 이 벽화는 우아한 이야기를 독창적인 제작 기법으로 담고 있다. 벽화는 소그드 사람들이 맞은 문화적 절정기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벽화 중앙부와 서쪽 벽에는 각국 사절들로부터 선물받은 각종 귀금속 등으로 장식한 예복을 갖춰 입은 통치자(혹은 신이라는 해석도 있다.)가 묘사돼 있다. 통치자에게 인사를 하러 온 각국 사절들은 온갖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 중에는 비단옷을 입은 중국인, 긴 머리의 투르크인, 파미르 고원에서 온 유목민들이 눈에 띈다. 여기다 머리를 땋은 한인(韓人)의 모습이 보인다. 머나먼 중앙아시아 땅 한복판에서, 그것도 낯설기만 한 이슬람문명권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이 한인의 모습은 당시 고구려인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활발한 대외관계를 알려 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그러나, 지금도 역사학이나 고고학을 전공하는 국내외 학자들에게는 미증유의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각국의 사절을 맞이하고 있는 소그드인의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다. 정치적인 해석과 의례적인 해석이 대립하고 벽화에 묘사된 인물이 누구냐에 대해서도 온갖 의견들이 분출한다. 또, 벽화가 그려진 시기가 정말 7세기쯤이냐에서부터 화공이 굳이 벽화를 완성하지 않은 상태로 남겨 둔 것은 무슨 의미냐를 두고 학계는 수십가지의 의견을 제출해둔 상태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고구려인의 복장을 한 사람이 두 명이나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머나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이 중앙아시아에까지 닿았을까. 그 사연은 모르지만, 어쨌거나 우리와 중앙아시아의 인연 혹은 운명적 만남에 대한 충분한 근거자료임에는 분명하다. 아프라시압 언덕에서 내려와 비비하눔 모스크로 걸어갔다.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번잡한, 오늘도 내일도 번잡한 시압 바자르를 지나서니 당대 세계 최고의 문화적 성취를 보여주는 비비하눔 성원이 위용을 드러낸다. 사마르칸트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문화재를 꼽으라면 당연히 비비하눔 성원이다. 원래 이름은 아미르-티무르 성원이었다. 대제국을 건설하느라 바빴던 정복군주 아미르-티무르에게 왕비 비비하눔이 지어서 바쳤다는, 그런데 그 와중 건축사와 놀아난 게 들통나 처참하게 죽음을 당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 뒤 티무르는 모든 여자들에게 얼굴을 가리도록 했는데 이게 바로 ‘부르카’의 시초다. 웅장한 피쉬탁 양식의 정문을 들어서자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중앙 성원의 화려함과 몇 그루의 뽕나무다. 정사각형의 비비하눔 정원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있다. 직사각형의 성원 뜰에는 네 면의 가장자리에 걸쳐 미나레트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높이 쳐든 듯 솟아 있다. 비비하눔 성원은 중앙아시아 이슬람 성원 건축양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외벽에 구운 듯 입힌 푸른 타일은 건물 전체를 더욱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게 한다. 마치 태양빛 가운데서도 가장 형형하고 아름다운 푸른 빛이 내려앉아, 한 모금의 자주빛을 뿌리고 사뿐히 날아오르는 듯하다. 빛의 향연이다. 이 성스러운 광장 가운데에는 이슬람 문화에서 가장 고귀하다는 ‘오스만의 코란’이 놓여 있었다. 지금이야 주인 없는 돌 받침대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직도 사람들은 오스만의 코란이 있던 돌자리를 신성불가침의 공간으로 여긴다. 양각과 음각으로 돌을 새기고 타일을 붙여서 구운 비비하눔의 건축양식은 다름 아닌 아프라시압의 정신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결점투성이인 채로 마무리된 복구작업에도 비비하눔의 아름다움과 종교적 심성이 이 곳 사람들에게 남아있을 리 없다. 사마르칸트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이자 이 곳에 사는 사람들 마음의 역사다.2007년이면 사마르칸트는 도시 창건 2800주년을 맞는다. 사마르칸트 곳곳에서 기념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사마르칸트에서 다시 한번 이슬람 문화의 향기가 뿜어져 나오길 고대한다. 장 준 희 우즈베키스탄 국립동방학대학교수 이슬람문화硏 연구원
  • [프로축구 2006] 수원 14 연속 무패 하루만에 1위

    “얼굴만 잘 생긴 게 아니다!” 수원 삼성이 전입 미드필더 백지훈(21)의 ‘꽃미남 포’를 앞세워 울산 현대를 격추시키고 프로축구 K-리그 후기리그 반환점을 기분 좋게 1위로 돌았다. 수원은 24일 안방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후기 6라운드에서 백지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울산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후반기 포함 14경기 연속 무패(8승6무) 행진을 이어간 수원(승점 14·4승2무)은 전날 먼저 경기를 치러 1위에 올랐던 부산 아이콘스(승점 11·3승2무1패)를 제치고 선두로 복귀했다. 역시 후반기 무패를 이어가다 일격을 당한 울산(승점 11·3승2무1패)은 다득점에서 밀리며 5위로 떨어졌다. 지난 여름 FC서울에서 수원으로 갑작스레 트레이드됐던 백지훈은 수원 유니폼을 입고 나선 5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수원의 주축으로 완전히 적응했음을 알렸다. 울산은 이날 전력의 절반인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와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이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했다. 공격에 구멍이 뚫린 셈. 게다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중동 원정을 마치고 22일 귀국한 유경렬, 이상호, 박동혁, 박병규 등 주전 대부분은 휴식을 위해 결장했다. 사실상 1.5군이 나선 셈이다. 수원은 송종국이 부상으로, 조원희가 경고 누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돼 수비 공백이 있었지만 울산의 전력 누수에 견줄 바는 아니었다. 전반 슈팅수가 8-2일 정도로 수원이 공격의 주도권을 쥐었다. 하지만 김대의, 올리베라, 데니스 등을 공격 삼격편대로 앞세운 수원이 그간 5경기에서 1골만 내줄 정도로 ‘짜디 짰던’ 울산 골망을 열기까지는 57분이나 걸렸다. 골은 미드필드진에서 나왔다. 후반 12분 울산의 오른쪽 진영을 파고든 데니스가 땅볼 패스를 건넸다. 이를 이어받아 골에어리어 바깥 쪽을 가로지르던 백지훈은 상대 골키퍼가 달려나오며 골문을 비우자 감각적인 토킥으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FC서울은 안방에서 대전의 데닐손에게 먼저 그림 같은 발리 선제골을 허용했으나,‘젊은 피’ 한동원이 동점골을 뽑아내며 1-1로 비겼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3승2무1패를 기록한 서울은 부산 등 4팀과 승점이 같았으나 골득실 차에 의해 3위를 달렸다. 기대를 모았던 박주영은 2경기 연속 골대 징크스에 시달렸다. 후반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26분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이어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으나 선방에 막혔고, 종료 직전엔 오른발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는 등 약 두달 동안 이어지고 있는 골 가뭄을 해갈하지 못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45가지 영화 뷔페 이건 꼭봐라

    245가지 영화 뷔페 이건 꼭봐라

    ‘영원한 여름을 지나는 경의선에서 푸른 눈의 평양시민을 만났다. 아내의 애인인 마쓰코의 일생은 혐오스럽지만, 타인의 삶과 자아는 불일치하는 것을…. 폭력서클, 열혈남아, 나의 친구와 그의 아내가 만나 강을 건너는 순간,13개의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가 펼쳐지는 아주 특별한 축제가 시작된다.’ 다소 난해한 이 문장을 기억하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 15편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9일 개막작 ‘가을로’(김대승)와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중국·닝 하오) 예매를 시작으로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 12∼20일)의 서막이 올랐다. 올해 신설된 ‘미드나잇 패션’을 포함한 11개 섹션에서 상영하는 작품은 245편(63개국).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경쟁부문 진출작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질적인 면에서 최고라고 자부할 만하다. #이 영화를 주목하라 이름만으로도 영화팬들을 설레게 할 세계 거장들의 신작이 쏟아진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영국·켄 로치), 로카르노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타인의 삶’(독일·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블랙코미디 ‘자아의 불일치’(덴마크·토마스 빌룸 옌센) 등에 우선 시선이 꽂힌다. ‘불량공주 모모코’를 좋아했다면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일본·나카시마 데쓰야)도 주목하자. 독립영화감독의 고군분투를 보여준 ‘아주 특별한 축제’(인도·비주 비스와나스)는 우리의 독립영화 현실이 투영된다. 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13’(그루지야·겔라 바를뤼아니), 한·불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프랑스 감독들의 ‘플랑드르’(브뤼노 뒤몽·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언터처블’(브누아 자코),‘리디큘’(파트리스 르콩트)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영화는 어떤 작품이 올 영화제에서 마련한 58편의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봐도 좋겠다.10대 갱스터 ‘폭력써클’(박기형), 조폭과 가족을 결합한 ‘열혈남아’(이정범), 세 사람의 기괴한 이야기 ‘나의 친구, 그의 아내’(신동일) 등을 부산에서 먼저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 회고전에는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한국영화 7편을 준비했다. 고 신상옥 감독의 걸작 ‘열녀전’을 40년 만에 복원해 영화제에서 상영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허브향에 취하는 별빛 산책

    허브향에 취하는 별빛 산책

    강동구 일자산이 ‘무릉 도원’으로 태어났다. 서울에서 유일한 허브 공원이자 공원 자체가 천문도(天文圖)인 이곳은 허브 향에 취해 별을 셀 수 있는 쉼터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가 15억원의 예산과 정성을 다해 조성했다.‘일자산 허브 천문 공원’은 21일 문을 연다. ●빛과 향의 연출 허브 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허브는 모두 120여종에 이른다. 캐모마일, 라벤더, 로즈마리 등 익숙한 허브에서부터 에케네시아, 휀넬, 버베인 등 낯선 허브에 이르기까지 120여종의 허브가 나름의 향과 자태를 자랑한다. 약용으로 쓰이는 허브도 약초원으로 조성돼 있다. 코 끝을 스치는 허브 향도 좋지만 이 공원의 백미는 공원 전체를 수놓고 있는 별자리 조명이다. 공원 바닥에 282개의 조명이 별이 되어 빛난다. 우주는 별을 담아 직경 75m의 거대한 천문 공원을 연출한다. 밤이 되면 북극성을 중심으로 빛나는 밤하늘의 별자리와 은하수 사이를 거닐 수 있다. 허브와 별자리만이 아니다. 이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주의 원리와 마주하게 된다. 다름 아닌 천지인(天地人) 사상이다. 하늘(天)의 해·달·별과 은하수, 땅(地)의 강산·숲·동굴이 공원 전체에 담겨 있고, 곳곳에 마련된 허브원과 약초원, 암석원은 사람(人)을 상징한다. ●해맞이·달맞이 공원 공원에 담긴 의미를 아는 만큼 즐거움도 배가된다. 정남쪽에 위치한 정문은 태양의 문이다. 그 주변을 장미와 오동나무 등 붉은 초목으로 장식한 것도 남쪽이 붉은 색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동쪽으로 돌다 보면 모래톱과 고무매트가 깔린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다. 가장 따뜻한 햇볕을 아이들이 누리도록 위치도 동남쪽으로 배치했다. 소나무와 자귀나무, 해바라기 등으로 둘러싸인 동쪽에는 관천대(觀天臺)가 마련돼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북동쪽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서울시 우수조망명소로 선정될 정도로 전망이 그만이다. 북쪽은 자작나무숲이다. 신목(神木)으로 불리는 자작나무가 길게 뻗어 신성한 공간을 연출한다. 특히 눈 오는 겨울에 그 빛을 발할 공간이다. 북서쪽에 자리한 암석원에서는 고인돌로 상징되는 거석신앙을 느낄 수 있다. 서쪽은 달빛 공간이다. 달맞이꽃, 계수나무 사이 관천대에서 밤의 전경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피라미드형 온실을 마련해 겨울에도 허브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공원 설계를 맡은 박경복 박사는 “기능성만을 강조하기보다는 동양적 파라다이스를 재현하기 위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를 부여했다.”면서 “시민들의 기증을 받아 공원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동생태공원 건너편 산42의2에 위치한 허브 천문 공원을 찾아가려면 길동사거리에서 상일IC 방면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충분한 사과” “분노 못삭여”

    이슬람의 폭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깊은 유감’ 표명에 대해 이슬람권 내부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교황의 설화(舌禍)가 ‘제2의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이어지기 전에 진화되기를 원하는 측은 “충분하다.”는 반응이고, 강경파 이슬람국들은 “이번 기회에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강도높은 사과를 주문하고 있다.●서유럽 무슬림, 파문 조속 진정 희망 서유럽의 무슬림단체들은 이번 파문이 종교분쟁으로 번지기 전에 조속히 진정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영국의 ‘이슬람평의회’는 “교황으로부터 충분한 사과를 얻어냈다고 본다.”면서 사퇴 분위기의 진정을 촉구했다. 프랑스 이슬람신앙평의회도 교황의 사과발언은 평화에 대한 신념과 갈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발표했다.독일 이슬람중앙회는 “우리의 입장에서 바티칸의 사과 성명은 수일째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불안요소를 잠재우기에 중요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바티칸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교황청의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국무장관은 11월 말로 예정된 교황의 터키 방문 일정과 관련,“현재까지 방문을 취소할 이유가 없다.”면서 “예정대로 터키 방문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앙카라측도 교황이 교황의 방문이 취소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이번에 악감정 뿌리뽑자” 요르단 의회는 17일 교황의 발언에 대해 기독교와 이슬람기구의 성직자들이 비판하고 나설 것을 촉구했다. 요르단 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기독교와 이슬람 기구 및 지도자들이 교황의 모욕적 발언을 비난하고 규탄할 것을 요구한다.”며 “교황은 이슬람과 인류를 향해 분명하고 정직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바에서 열리고 있는 14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말레이시아의 시예드 하미드 알바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교황의 발언 이후 이슬람권은 심리적으로 압박당했다. 그의 사과는 이슬람권의 분노를 식히기에 충분치 않다.”며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그의 지위에 맞게 강도높고 책임감있는 사과를 주문했다. 17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의 SOS병원에서 무장괴한이 난입, 이탈리아 출신의 수녀와 현지 경호원을 살해하자 교황청은 교황의 발언으로 촉발된 증오의 물결이 무차별 폭력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바티칸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번 사건은 교황의 이슬람 관련 발언과 별개의 것”이라며 “끔찍한 이번 사건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말리아의 이슬람 소식통은 수녀 피살사건은 교황의 발언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설기현 더 높이 날까

    ‘이제부터가 진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후 5경기 만에 골을 터뜨린 ‘스나이퍼’ 설기현(27·레딩FC)이 영국 BBC가 선정한 주간 베스트11에 뽑히는 등 상한가를 치고 있다. BBC는 18일 선정한 ‘팀 오브 더 위크’의 오른쪽 미드필더에 설기현의 이름을 올려놨다. 지난달 20일 미들즈브러와 개막전에서 맹활약으로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프랑스 유로스포츠에서 잇달아 베스트 11로 선정된 이후 세 번째다.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1골 2도움)로 ‘설풍’과 함께 레딩 돌풍(리그 6위)을 이끌고 있으나 ‘빅리그 빅맨’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앞으로 두 달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해볼 만한 팀과 승부를 벌였다면 앞으론 ‘빅4’를 포함한 리그 강팀들과 겨뤄야 한다. 당연히 설기현과 부딪칠 왼쪽 측면 수비수의 면모도 화려할 수밖에 없다. 설기현은 최근 “지금까지 경험한 팀들이 강팀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다.”면서 “아스널 같은 강팀과 대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일 칼링컵 2라운드에서 달링턴(4부리그)전을 치르면 24일 막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다린다. 원래 아르헨티나 대표 가브리엘 에인세가 왼쪽 수비를 맡았으나, 부상 회복 단계로 최근 프랑스 대표 미카엘 실베스트르(1골)와 파트리스 에브라가 번갈아 뛰고 있다. 새달 1일 만나는 지난해 FA컵 준우승팀 웨스트햄에는 잉글랜드 대표 경력의 폴 콘체스키(2도움)가 버티고 있다. 이후 설명이 필요없는 첼시의 잉글랜드 대표 웨인 브리지(2도움) 또는 애슐리 콜, 아스널의 프랑스 대표 윌리암 갈라스를 뚫어야 한다. 29일에는 깜짝 선두 포츠머스와 격전을 치른 뒤 11월5일에는 ‘빅4’의 한 팀인 리버풀이 기다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잔뼈가 굵은 브라질 출신 파비우 아우렐리우 또는 노르웨이 출신 욘 아르네 리세와 맞닥뜨릴 전망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작렬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작렬

    “첫 골을 넣어 기쁘다. 특히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는 골을 넣어 더 기쁘다.” 16일 밤 영국 셰필드 브래몰 레인스타디움은 ‘저격수’ 설기현(27)의 성공시대를 예고한 무대였다.‘신형 엔진’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 공백으로 아쉬움을 느낀 한국 팬을 달래주기에 충분한 득점포를 가동한 것. 빅리그 무대를 밟은 지 5경기,345분 만이며 박지성에 이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2호 골이다. 올시즌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레딩FC-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 전반 25분 레딩의 스트라이커 르로이 리타(24)가 상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다 넘어지며 반대편에 있던 설기현에게 공을 건넸다. 슈팅 기회를 차단하려 상대 수비수가 막아서자 아크 쪽으로 공을 돌려놓고 왼발로 강력한 슛을 날렸다. 대각선으로 날아간 공은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설기현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 골이자, 팀에 원정 2연패 뒤 첫 승을 안긴 값진 결승골이었다. 레딩은 이날 06∼07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설기현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승점 9(3승2패)로 6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설기현도 빅리그 첫 2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뽑아낸 뒤 2경기에서 침묵을 지키다 득점포를 터뜨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서 설기현은 전반 7분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려 상대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레딩은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킥오프와 함께 하프라인에서 미드필더 보비 콘베이(23)가 전방으로 찔러준 공을 받은 주포 케빈 도일(23)이 11초 만에 선제골을 뽑아낸 것. 이후 파상공세를 펼치다 설기현이 골을 보탰다. 레딩은 후반 16분 셰필드 스트라이커 롭 헐스(27)에게 골을 내주자 리타와 설기현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글렌 리틀과 브린야르 군나르손(이상 31)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 셰필드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선제골을 넣은 도일(평점 8)에 이어 설기현에게 “좋은 골을 넣었다.”며 평점 7을 줬다. 설기현은 “선제골이 예상외로 빨리 나와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면서 “내게 찬스가 온 걸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켜 기쁘다.”고 말했다. 또 박지성에 대해서는 “당분간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게 돼 아쉽다.”면서 “회복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무슬림들 ‘反교황’ 폭력사태 우려

    교황의 이슬람 관련 발언이 무슬림들을 자극해 지구촌 폭력사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 덴마크의 ‘만평 파문’처럼 중동과 서아시아를 휩쓴 폭력사태가 재현되고 교황과 가톨릭을 겨냥한 이슬람 전체의 ‘보복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15일 AP 등에 따르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교황이 지하드 및 지하드에 관한 이슬람인들의 생각을 파헤치려 한 것이 아니며 이슬람 신자들의 감정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교황은 이슬람을 포함한 다른 종교·문화에 대한 존경과 대화의 자세를 갖기를 바라며 종교적 동기를 이유로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믿음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교를 구실로 폭력을 행사하고 테러를 일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온 교황이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우익·민족주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고향 독일에서 종교의 이름을 빌린 폭력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마호메트 관련 비판이 무슬림들을 격분시켰다. 무슬림의 성역을 건드린 때문이다. 이슬람권은 교황의 사죄를 요구하며 강력히 비난하는 등 강경한 자세다. 단순 해명 정도로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키스탄처럼 외교부가 유감 성명을 내고 의회가 발언 철회 성명을 낸 것은 개별 국가까지 종교 싸움의 주체로 가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슬림들에게 마호메트는 신성불가침의 영역. 종교와 생활이 하나로 결합된 삶을 살아가는 이슬람 교도들은 마호메트의 생전 가르침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종교의 신성한 영역이 침해됐다고 생각됐을 경우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보복을 시도한다. 또 이런 행동을 신성한 의무며 영광으로 여긴다. 이슬람회의기구(OIC)는 이날 유감을 표시하면서 “이 발언이 바티칸의 새 흐름을 반영하는 게 아니기를 바란다.”며 “바티칸측은 이슬람을 정말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밝힐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본부를 둔 OIC는 57개국으로 구성된 이슬람 대표기구다. 인도 종교간 화합을 도모하는 기구인 ‘국립소수위원회’의 하미드 안사리 위원장도 “교황의 언사는 마치 십자군 원정을 명령한 12세기 교황의 말처럼 들린다.”고 가세했다. ●지하드란‘무슬림들의 이교도에 대한 싸움’을 일컫는다. 흔히 성전(聖戰)으로 번역된다. 이슬람 경전 코란은 “이슬람을 전파하고 지키기 위한 싸움과 이에 필요한 금전적 기부행위”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모든 무슬림의 의무다. 지하드는 역사적으로 중세 유럽 기독교 십자군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중요성이 강조됐다. 근세 들어 서구 열강의 이슬람권 침략으로 이에 맞서기 위해 폭력성을 띠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건국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과 이슬람 국가 아프간에 대한 옛 소련의 침공(1979년)을 거치면서 극단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9·11 테러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지하드의 하나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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