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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대학 지영환 경장 참사랑

    주머니 속의 송곳은 숨기려 해도 삐져 나오기 마련이다. 남몰래 하는 참된 선행이나 감추고 있는 재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난다는 점에서다. 10년 가까이 경찰에 몸담으면서 소리없이 행한 한 경찰관의 선행이 뒤늦게전해져 화제다.주변인사들에 의해 알려진 숨은 미담의 주인공은 경찰대학 수사보안연수소 지영환경장. 그는 90년 경찰에 투신한 이래 장애자 어린이 돕기 등 갖가지 봉사활동에앞장서 왔다.91년부터 매년 600여권의 도서를 무료로 보육원과 장애자 복지관,낙도 학교 등에 보내는 운동도 벌여 왔다. 그 과정에서 국내유수의 출판사인 민음사측의 도움을 얻기도 했지만,때로는 박봉을 쪼개야 했다.그의 이같은 미담이 한참 뒤에 알려져 지난 10월 경찰의 날에 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봉사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게 된 시점은 90년 강남경찰서 근무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아침 등교시간에 장애자 어린이가 한시간 이상 택시를 잡지 못하고 휠체어에 앉아 있는 참담한 장면을 목격한뒤부터다.그 직후 그 어린이가 다니던 남부장애자복지관에서 자원봉사교육을 받고,내쳐 봉사활동에 전념하게 됐다는 것이다. 구본영기자 kby7@
  • 인터넷이 자선사업 한다?

    ‘내 돈을 안들이고도 인터넷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인터넷이‘자선사업’의 새 매개체로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에 게재된 배너광고(홈페이지에 그림과 문구로 광고를 하는 것)를 클릭하거나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광고업체나 홈페이지 운영업체에서 자신들의 광고를 봐준 대가로 기부금을 내는 형태다.인터넷 이용자들이 돈을 내지 않아도 후원업체들이 기부금을 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4일 인터넷업체 네티앙과 함께 홈페이지(www.donor.or.kr)를 개설했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 장기 기증을 신청하면 배너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업체에서 1인당 1만원을 만성신부전 환자용 혈액투석기 마련 기금으로 기부한다. 혈액투석은 한 달에 50만∼60만원이 들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24일 현재 1,000여명이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혀 1,000만여원의 투석기 구입 기금이 적립됐다. 한국이웃사랑회는 지난 22일부터 증권전문 인터넷 사이트 싱크풀(www.ThinkPool.com)과 함께 ‘당신도 얼굴 없는 산타가 되어 주십시오,이웃 사랑 상한가 대행진’이라는 행사를 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가 싱크풀 사이트에 개설된 게시판에 불우 이웃돕기 아이디어나 사회 주변의 미담 등에 관한 글을 올리면 싱크풀에서 1건당 1,000원을 적립,불우 아동들을 위한 성금으로 쓴다.또 하이트사 홈페이지(www.hite.com)에 접속한 뒤 ‘레드벨 캠페인’에 참가해 빨간색 종 아이콘을 클릭하면 후원업체에서 한 차례 클릭에 100원씩을 불우 이웃돕기 성금으로 낸다. 해외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자선사업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세계식량계획(UNWEP)에서 운영하고 있는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홈페이지(www.thehungersite.com)에서는 하루 10만∼30만t 가량의 곡식이 모아진다.이 곳에 접속해‘donate free food(공짜로 음식을 기부하세요)’라고 쓰인 아이콘을 클릭하면 9개의 광고업체에서 2컵 분량의 곡식을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결식아동들에게 기부한다. 네티앙 조혜원(趙惠苑·28·여)홍보과장은 “네티즌들 사이에 인터넷 자선행사가 빨리확산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택동기자 taecks@
  • 국무회의- 金대통령 ‘안전불감증의 나라’ 질책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를 통해 우리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문제를 질타했다.최근 인천화재 참사와 공군기 추락 사건 등을 지적하면서 ‘국가적 불명예’,‘안전 불감증’,‘인재(人災)’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정부 중심의 일대 전기마련을 지시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김대통령의 제안으로 인천화재 참사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다.숙연한 분위기가 장내에 감돌았다.김대통령은 “최근 충격적인사건이 연속해 발생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최근 발생한 인천 호프집 화재 참사와 공군기 추락사건은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다”고 못을 박았다. 김대통령은 인천 화재참사가 발생한 호프집에 비상구가 없다는 점,폐쇄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영업을 한 사실,시너 관리소홀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모든 문제가 단속기관의 업무소홀에 원인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전세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끄럽게도’ 한국을 안전불감증의나라로 낙인을 찍고 있다”고 걱정을 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투자,관광,신뢰도 등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참사 와중에 일어난 훈훈한 미담을 소개했다.“한 고등학생이 13명을 반강제적으로 뛰어내리게 해 목숨을 구한 뒤 자신은 맨 나중에 뛰어내렸다고 한다.이런 학생은 한없이 자랑스럽고 모범이 될 만하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서 표창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최루탄’으로 화제를 돌려 우리사회에 자리잡혀가는 안정 분위기를 언급했다.“97년 13만여발,지난해 5월엔 3,000발의 최루탄을 쏘았지만 올해는 한발도 쏘지 않았다”면서 “매일 시위는 있지만 노동계도 극단적인 투쟁에서 벗어나 합법적인 투쟁을 하고 있고 법집행의 공정성도 크게 강화됐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토크쇼는 연예인 잡담코너

    안방극장에 연예인 토크쇼가 넘쳐나고 있다.연예인 토크쇼 범람은 이젠 거의 만성화된 현상이지만 이 정도로도 만족치 못한 방송사들은 개편철마다 이를확장 0순위 후보에 올려왔다. 현재 공중파 3사 프로 가운데 공식적으로 간판을 내걸고 있는 것은 KBS-2 ‘서세원쇼’,SBS ‘김혜수 플러스 유’,‘이홍렬쇼’ 정도.하지만 외관상 전혀 무관해 뵈는 프로들까지 자세히 보면 연예인 토크쇼 형식을 끌어안고 있다. 일단 각종 연예정보 프로들.이들 프로에 연예인 토크코너는 심장과도 같다.SBS ‘한밤의 TV연예’,‘토요 스타클럽’,KBS ‘연예가 중계’,MBC ‘섹션 TV 연예통신’등은 어느것 할 것 없이 다종다양한 이름과 양태의 스타 토크코너 한 두 개씩을 밥상위 김치인 양 갖추고 있다. 또 하나의 부류는 주부대상 아침프로들.SBS ‘좋은아침’ KBS-2 ‘행복채널’ 등은 MC부터 각각 한선교-정은아,임백천-김연주 등 호화진용으로 갖추고연예인들을 불러내 이런저런 신변잡담으로 손의 물기를 막 닦아낸 주부들을중독시킨다.공영성 강화 등을 내걸고 미담과 정보발굴 등으로 선회하기 전까지 MBC ‘임성훈,이영자입니다’ 도 이런 포맷에 묶여 있었다. 토크쇼의 장점은 손쉽게 평균이상의 시청률이 보장된다는 것.연예인 몇 명불러다 앉혀놓고 신변잡기로 1시간 정도 때워도 1년 이상 공들인 자연 다큐멘터리의 몇 배나 되는 시청률이 나오니 제작진에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겹치기 스타들의 대동소이한 잡담앞에 온 국민이 넋을 놓고 앉아있는 사회란 결코 건강할수 없다.어차피 연예인 마당이라는게 방송의 현실이라면이를 건강한 엔터테인먼트로 수위조절하는 것은 방송의 당위가 아니겠는가. [손정숙기자]
  • [외언내언] 어린이 명예경찰

    지난 여름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미국 위스콘신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어린이가 한달 만에 등교하자 그 반의 학생과 교사가 삭발을 하고 친구를 맞이한 미담기사를 싣고 있다.머리카락 없이 학교에 오는 친구의 소외감을 헤아려 작은 이질감도 주지 않으려는 섬세한 배려다.더구나 누군가를 따돌리려는 기색을 보이면 따돌림시킨 사람을 도리어 인간취급하지 않는 기류가 교내전체에 팽팽하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미국이 강대국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잠재력은 인간을 생각하는 선의와 인간적 품위,남다른 애정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남에게 미움을 받고 따돌림을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낭패스러운 일인가.따돌림 받을 만한 확실한 근거라도 있다면 자신의 단점을 자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우리 사회에 도사린 따돌림 현상은 상대방을 덮어놓고 짓밟고 알아주지 않으려는 억지춘향이만연해 있다.특정의 한 사람을 ‘바보’로 몰아붙이면 주변이 너도나도 동조해 ‘바보’ 취급을 확산시켜 나간다.자존심을 박탈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허우적거리게 만들고야 만다. 중고생에 이어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집단 따돌림이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타지에서 전학온 친구를 ‘돼지’라고 놀리거나 딴죽을 걸어 넘어뜨리는 등재미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사실을 잔혹하게 답습하는 처사다.집단 따돌림을 당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싫어하거나 자폐증에 시달리고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지난 3월 포항에서는 중학생이 농약을 먹고 음독자살을 기도한 일이 있다.학생 4명중 1명이 집단 따돌림을 받는 현실이고 보면 따돌림 현상이 얼마나 중증인지 짐작할 만하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 시내 초등학생 3,180명을 ‘포돌이(남학생)’‘포순이(여학생)’ 명예경찰로 임명하고 어린이 사회의 집단 따돌림과 상급생들의 폭력 등 학교범죄를 예방하라는 임무를 주고 있다.머리카락 없는 친구를 위해 함께 삭발하는 분위기와는 대조적이긴 하지만 따돌림의 현실을 가장 잘아는 어린이들로서는 부모나 학교가 하지 못한 고질적 병폐를 쉽게 해결할지도 모른다.그러나 당하는 쪽에서도 밟아도 꿈틀거리지 않으면 폭력자들은 잔인한 돌팔매질을 계속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아무도 남의 인격을 조롱할권리가 없듯이 따질 것은 따지고 방어할 것은 방어해야 한다. 초등학생뿐 아니라 따돌림이 있는 곳곳에서 각자가 포돌이·포순이가 돼 ‘왕따’라는 끔찍한 단어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먼저 사람을 생각하는선의와 인간적 품위,정의의 기류를 형성해 나갔으면 한다. 이세기 논설위원
  • [굿모닝새천년 기초부터 다지자](12)기부문화

    “부(富)는 거름과 같아서 쌓아두면 썩는 냄새를 풍기지만 뿌려주면 많은것을 자라게 한다.”(미국의 실업가 케네스 랑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금언(金言)이다.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한국에선 매우 적다. 자식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재산을 어떻게 물려줄까를생각하는 것이 우리 부자들의 세태이다.100원짜리 동전도 만져보지 않은 갓난 아기가 몇억,몇십억원이나 되는 돈을 물려받아 나자마자 거부(巨富)가 되기도 한다.지난해 10월 증권거래소가 조사한 결과 미성년자 253명이 432억원어치나 되는 주식을 갖고 있었다. 모 제약회사 사장의 중고생 두아들은 18억원대,심지어 한살바기 젖먹이도 3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졌다.그래도 타인에게는 몇푼도 주기 아까워하는 게 우리의 현주소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상속은 자식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망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부의 사회환원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도 했다.카네기는 1919년 사망할 때까지 전재산 4억9,200만 달러를 털어 도서관 3,000개를 세웠고 오르간 8,000대를기증했다.자식에게는 단 한푼도 물려주지 않았다.스탠퍼드·코넬·밴더빌트·존스홉킨스 등의 미국 대학 이름은 죽기전 전재산을 털어 헌납한 기부자를 기려 붙인 것이다. 학자들은 선·후진국,상·하류층을 가늠하는 잣대로 기부문화 수준을 꼽는다.돈을 거머쥐고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만하는 사람은 ‘돈많은 하류층’일뿐이다.GNP규모가 아무리 커도 기부문화가 성숙되지 않았다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아니다. 우리의 기부문화 수준은 세계적으로 바닥권이다.584억달러(한화 약 70조원)의 재산을 보유,세계 최고의 거부가 된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43).하루에 3,000만 달러를 버는 그는 평소 “딸에게 1,000만 달러를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해왔다.올초 그는 자선재단에 33억4,500만달러(한화 약 4조원)를 기부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미국민들의 기부금액은 한해 평균 1,500억달러(180조원)가 넘는다.우리 기업의 연간 사회 기부액도 2조원대에 이른다.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는 규모다.그러나 엄밀하게 따지면 사재를 터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우리나라의 지난해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액은 200억원에도 못미쳤다.미국은 한해 평균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모은다.우리의 200배가 넘는다.미국의 경제규모가 우리의 20배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부에 인색한 우리 문화를 잘말해준다. 학자들은 뿌리박힌 혈족 중시 관념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가족주의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지적이다.빈부 대립도 심하다.빈자(貧者)들은 부자를 좋게 보지 않고 부자들은 빈자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서울대 최성재(崔聖載·사회복지학)교수는 “자발적 사회공헌 정신을 키워주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공익광고를 통한 기부 유도 활동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부와 관련된 법과 제도의 뒷받침도 긴요하다.국내에서도 사회복지 공동모금법이 지난 4월부터 시행중이지만 기금 관련 제도와 단체는 아직 전문성이떨어지고 조직력이 미약하다는 평가다.상속세율도 낮은 편이다.독일은 최고세율이 무려 75%,일본은 70%다.우리는 최근에야 30억원 이상에 4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서울대 김진균(金晋均·사회학) 교수는 “사회환원을 강조하기 전에 세금을 더 잘 걷는 것이 정당하고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대 이장영(李長映·사회학) 교수는 “상속 증여 관련 법과 제도가 많이바뀌어야 한다”면서 “돈은 가진 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유재산이지만죽고나면 결국 사회공동의 재산이라는 의식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도 본받을 사람들은 있다.“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아가거라”는 말을 남기고 71년 타계한 유한양행 창업주 고 유일한(柳一韓)씨는 주식 14만여주를 모두 복지 재단에 넘겼다.이한빈(李漢彬)·이영덕(李榮德) 전 총리와 손봉호(孫鳳鎬) 서울대교수 등이 펼치고 있는 ‘유산안남기기 운동’도 있다.이런 사람들이 늘어날 때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 [밀레니엄 탐방] 의료봉사 단체 ‘글로벌 케어' 국내 1,200여개 시민단체 가운데 순수하게 회원과 시민의 기부금 만으로 운영되는 곳은 열 손가락으로꼽을 정도다.그 중에서도 의료봉사 단체인 ‘글로벌케어’(Global Care·이사장 金炳洙 연세대 총장)가 모범적이다. 서울 양천구 목1동 405번지 다세대 주택 3층의 25평 남짓한 이 단체의 사무실은 각종 의학 자료 등으로 비좁지만 하는 일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많다. 글로벌케어의 전국 122개 회원 병원 의료진은 정기적으로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저소득 실직 가정들을 찾아가 진료 봉사를 한다.서울역 주변 노숙자들을 돌보면서 10여명의 암환자를 찾아내 무료로 치료하기도 했다. 해외 봉사활동도 활발하다.베트남에서 200여명의 구순열·구개열(언청이)어린이 환자를 수술했고 코소보 내전 지역과 터키 지진 현장에도 ‘사랑의의술’을 전했다. 북한에는 정기적으로 결핵약과 간단한 의료기기 등을 보내고 있다.올 상반기에 쓴 돈은 3억원.사업 규모에 비해 예산이 적어 회원들은 온 몸을 던져야했다. 글로벌케어는 97년 2월 뜻있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판 ‘국경없는 의사들’을 표방하며 설립됐다. 현재 75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은 달마다 2만원∼30만원씩 자유롭게 기부금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케어가 기부금 운영을 고집하는 데에는 “시민 단체는 그야말로 시민들이 푼 돈을 모아 참여할 때 성장할 수 있다”는 양용희(梁龍熙·43) 사무총장의 ‘고집’때문이었다. 양 총장은 기부 문화와 관련,“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두레 등 아름다운 풍속이 있었으나 반강제성 모금의 많아지면서 국민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고지적하고 “시민단체 스스로 기부금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한편 다양한 모금마케팅을 개발해야 선진국형 기부문화가 꽃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美國의 기부문화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 중소도시 어디를 가든 ‘트리프트(Thrift)숍’이란 상점이 있다. 이곳은 가정에서 쓰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취급하는 편리한 가게이다. 그러나 이 상점은 여느 상점과는 다르다.판매하는 물건이 모두 쓰던 것들이며 더욱이 판매품 모두가 일반인들로부터 기부받은 것들이다. 누구나 쓰지 않는 괜찮은 물건들을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자들은 중고가격에 따른 세금혜택도 받게 된다.상점의 이익금은 모두 자선단체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비슷한 상점은 구세군도 운영한다.바로 미국인들의 생활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부문화의 한 단면이다. 최근에는 미국내에서의 필수품이랄 자동차의 기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사용하던 차량 중 크게 파손되지 않았지만 헐값에 처분하기는 아까와 그냥 세워놨던 차량들이 기부단체에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년말이 되면 미국에서는 각 언론사들이 미 국세청의 소득감면을 근거로 거액기부자 순위를 발표하는 것이 보편화돼있다. 최근 수년동안 눈에 자주 띠는 거액기부단체는 포드재단,켈로그 재단,애틀랜틱재단 등이다. 언제나 명단에는 이익을 낸 미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거의 다 망라돼있다.지난 96년의 경우 포드재단은 무려 3억5,000만달러를 기부했고 켈로그재단은 2억5,300만달러를 희사했다. 최근 재판을 치르며 곤욕을 겪고 있는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는 모교인 하버드에 2,500만달러를 쾌척한 것이 뉴스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이외에도 에이즈방역단체에 1억달러를 기부한 예도있는 등 미국내 제2의 록펠러가 될 공산이다. 이같이 많이 번 사람은 그만큼 많은 기부금을 조용히 내는 미국사회의 분위기는 한두번 기부하면서 요란하게 언론에 떠들어대는 우리의 분위기 하고는판이하다. ‘얼굴없는 천사’찰스 피니씨의 경우는 잘 알려진 미담 가운데 하나. 버뮤다공항 면세점 운영자로 거부인 피니씨는 15년동안 수십억달러를 이름없이 기부,선행을 베풀다 언론에 노출돼 화제가 됐었다.그는 “분에 넘치는돈은 부족한 사람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의 생활화된 이같은 기부문화는 ‘함께 사는 사회’라는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자신의 주변에 다소 여유가 생길 때 모자라는 사람을생각하는 마음이다. hay@
  • 웃음꽃 핀 ‘신바람 수원’ 만들자

    ‘웃음은 하루를 즐겁게 만듭니다’ 경기도 수원시(시장 沈載德)는 21일 월드컵 축구대회에 대비해 시민 얼굴에웃음꽃이 피는 웃는 도시를 만들자는‘하하수원!’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 안에 공직자와 각 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하하수원!’운동 붐을 조성하고 내년 3월까지 시민토론회,학생 웃음교육 등으로 이 운동을 시민들에게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한 세부계획으로 시는 매달 월례조회 때 전직원을 대상으로 웃음콘테스트를 열어 하하웃음상,호호미소상 수상자를 뽑고 사무실 책상과 청사 정문 등에 활짝 웃는 직원들의 얼굴 사진을 붙이기로 했다. 또 모든 직원이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스피커에서 나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큰 소리로 한바탕 웃은 뒤 일을 시작하고 웃음에 관한 미담,사진 발표회등을 개최,웃는 도시 이미지를 전파시키기로 했다. 시는 이와 함께 시민한바탕 웃음콘테스트 개최,웃음업소 선정,웃음 관련 세미나 개최,로고송·표어·포스터 제작 배포 등을 통해 시민들도‘하하수원!’운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수원 화성(華城)의 캐릭터 ‘화성이’의 웃는 얼굴을 이 운동의 캐릭터로 함께 사용하고 화성이의 웃는 얼굴을 담은 배지와 스티커 등을 일반인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시는 ‘하하수원!’운동이 관광문화도시 수원의 인상을 밝게 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활기와 자신감,긍지를 심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외언내언] 겸손의 기도

    스페인 출신의 메리델발 추기경이 지은 ‘겸손의 기도문’이 서울 서초구방배동에 있는 자비사에 걸려있다고 해서 화제다.이 기도문은 지난 94년 김희로(金禧老)씨 석방운동을 펴고 있는 박삼중(朴三中) 스님에게 원로시인 구상(具常)씨가 직접 붓글씨로 써서 보낸 것이다.‘마음이 겸손하시고 온유하신 주님’으로 시작되는 이 기도문은 ‘존경받고 싶은 욕망에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이어져 칭송받고 인기를 얻고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천대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잊혀질까,조롱당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된 내용이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시인이 써준 글을 부처님을 모시는 스님이 받은 것도의미가 있지만 기독교의 신께 갈구하는 내용의 시를 벽에 걸어두고 ‘내 마음속의 교만과 오만을 다스린다’는 허심탄회(虛心坦懷)야말로 숭고한 종교의 초월이 아닐 수 없다.더구나 이들 두사람은 교도소에 갇혀있는 수감자들에게 누구보다 큰 관심을 보이면서 삼중스님은 사형수 교화스님,구상시인은무기수 최재만(41)을 의(義)아들로 삼을만큼 어려운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미담이다.특히 구상시인의 경우 그를 원하는 사회적인 대소사에 빠지지 않지만 사사로운 개인적 불행을 외부에 일체 알리지 않고 막상 자신을 위한 자리는 극단적으로 마다하는 결벽증으로 유명하다.지난해 80세의 몸으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남들이 병문안 오는 것은 한사코마다하면서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17년째 대전 교도소에 수감중인 의아들 석방을 위해서는 불편한 몸을 사리지 않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그래서 김희로씨 석방을 바라보는 노시인은 김씨의 석방에 일조를 한 것에는 보람을 느끼지만 석방되지 못한 아들에게는 ‘애비가 무능하고 부실하기만 하다’고 자조한다. 사람은 사는 동안 끝없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이 뜻한대로 모든 것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그래서 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의 손해를 요구하는 경우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리는 얼마든지 일어난다.자기보다 많이 가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기심이 팽배한 어지러운 세속에서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욕망과두려움을 떨쳐버린 그들은 그늘을 비치는 한줄기 빛이자 청량제인 셈이다.그리고 그들같은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절망적이지 않다는 희망을 갖게한다. [李世基 논설위원 sgr@]
  • “삼성맨 제1덕목은 책임감”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어느 기업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그런 삼성에서 지금 애사심(愛社心)과 관련한 미담(美談)하나가 사내에 회자되고 있다. 주인공은 구조조정본부 김준식(金俊植)차장(45).김차장은 지난 8일 화재로집안이 온통 잿더미가 되는 불행에도 불구,묵묵히 근무중이다. 김차장의 집은 아파트단지가 정전되고 자가발전기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전기배선상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김차장은 다음날 보험사와 경찰서,등기소에 들러 관계서류를 제출하고 피해조사에 응한 뒤 곧바로 회사로 출근했다. 넥타이와 와이셔츠,양복,구두 모두 새로 사서 입은 채였다.회사동료와 상사들이 한결같이 휴가를 가라고 떼밀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이미 휴가도 다녀왔고 삼성차 처리 등 구조조정본부에 급박한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자리를 뜰 수 없다”는 것이었다.결국 회사도 그를 설득을 하는 대신 화재수습을 돕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동료들이 매일 저녁 그의 집으로 퇴근,그을음을 제거하고 타다남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김차장은“삼성맨은 제 1 덕목은 ‘책임감’”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가정을 팽개치고 일에만 몰두하는 ‘회사인간’으로 보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추승호 기자 chu@
  • 수해복구 현장에 꽃핀 미담 2題-주병길씨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 유원지. 서울 동대문상가에서 의류도매업을 하는 주병길(朱炳吉·27·서울 강북구우이동)씨가 법무부의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48명과 함께 수해를 입은 상가를 청소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씨도 한때는 법무부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봉사활동을 했었지만 이날은 스스로 수재민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주씨는 지난달 27일 사회봉사 기간이 끝났지만 연천군 일대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소식을 듣고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로 연락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게됐다. 주씨는 “그동안 바쁘게 생활해 어려운 이웃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법무부의 사회봉사명령을 계기로 주위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며 흙탕물로 범벅이 된 가구들을 닦았다. 주씨는 지난 4월20일 자신이 판매하는 옷에 가짜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다경찰에 적발돼 40시간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서울 강북구에 있는 국립재활원에서 지체장애아들을 돌보며 봉사활동을 성실히 끝냈다. 2일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한 주씨는 자원봉사가 끝나면 곧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동평화상가에서 새벽 5시까지 일을 하고 아침에 또 수해지역으로달려온다. 주씨는 “몸은 피곤하지만 수재민들이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수해복구 현장에 꽃핀 미담 2題-오도영씨

    “구조활동을 했다고 복구를 외면할 수는 없지요” 폭우로 ‘수중도시’가 됐던 경기도 파주시 문산 시내를 돌며 인명구조활동을 펼쳤던 ‘거북 스쿠버 동호회’소속 오도영(吳都榮·38·문산읍 문산리)씨. 오씨는 다시 삽을 들었다.4일 오전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스쿠버 복을벗고 수재민 돕기에 나선 것이다. 문산에서 이동통신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씨는 자신의 가게도 반쯤 침수됐지만 더 큰 피해를 당한 주민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식수를 실어나르고 비에 젖은 매장 물건을 햇볕에 말려주는 등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바쁘다. 그는 “지난 나흘동안 거의 눈을 붙이지 못했지만 물이 빠지고 난 뒤 지저분한 집들과 힘들어 하는 수재민들을 보고 나몰라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비가 퍼붓기 시작한 지난달 31일 제일 먼저 침수현장으로 가 회원들과 함께 고립된 주민 500여명을 구출해 냈었다.오씨는 “아파트 10층에서 나일론 끈을 타고 내려오던 16세 여학생이 난간에 걸려 끈에 의지하며 사투를벌일 땐 정말 조마조마했다”고회상했다. 오씨가 인명구조활동에 참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96년과 지난해수해때도 몸을 아끼지 않고 사람들을 구해냈다. 오씨는 “쓰레기 더미를 헤치며 구조활동을 하다 보니 다치거나 피부병을앓는 회원들이 많다”면서 “그래도 인명을 구조하는 일만큼 신성하고 보람찬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역경서 더 빛나는 미담 주인공들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긴급상황을 타전하며 활약하는 아마추어 무선사들,자신의 아픔을 뒤로 하고 남을 돕는 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파주 아마 무선사 심황섭씨]■경기북부지역 폭우 피해 현장에서도 무선사들은 눈부신 활약을 했다.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경기지부 파주사무소 소속의 심황섭(沈晃燮·47·문산읍 이천2리)씨도 수해기간 내내 무전기와 씨름하고 있다. 심씨는 문산에 전화선이 불통된 지난달 31일부터 문산초등학교에서 무전으로 홍수 피해상황과 고립상황을 파주시 재해대책본부에 수시로 알려 피해 규모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심씨의 하루 근무시간은 24시간.하루 걸러 잠을 자기는 하지만 편안히 눈을붙일 수 없다. 자신의 토마토 농장이 인근 하천의 수위가 불어 위험하다는소식을 재해대책본부로부터 2일 아침에 들었기 때문이다. 심씨는 “위급상황을 알리기만 하는 나는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전화가 불통된 침수지역을 찾아가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훌륭한 동료 무선사들이 많다”고 겸손해 했다. [파주 공무원 이동원씨]■“주민들의 아픔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된다고 여겼습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서 환경미화차 운전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동원(李東源·45·문산읍 문산1리)씨는 자신의 집이 침수되었는데도 이재민 대피소인 문산초등학교에서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다.매일 20시간씩 수재민들의생필품을 대피소로 운반하는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일 오전 폭우로 인해 월세로 살고 있는 집과 방앗간이 모두물에 잠겼다.가재도구도 대부분 못쓰게 됐다. 그는 문산 시내가 물에 잠기기 전인 지난달 31일 83세인 노모를 성남 누나집에 긴급히 대피시켰다.한성대 축구선수인 장남 성철군(22)에게는 서울의친구집에 머물며 일절 문산에 들어오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 이씨는 부인 김영희(金泳姬·43)씨도 대피시키려 했지만 “생사를 같이하겠다”는 부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부인 김씨는 적십자 단원으로 대피소에서수재민들의 배식에 여념이 없다. 특별취재반
  • [외언내언] 화교와 클린턴상

    요즘 중국에서는 국적을 지키기 위해 평생 한번밖에 받을 기회가 없는 상(賞)을 포기한 미국 거주의 한 화교 여학생 이야기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미·중 관계의 상징’으로까지 비유되는 것으로 보도돼 눈길을 끈다.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미국에서 왕연(王淵)이라는 18세의 한 화교 여학생이 백악관이 해마다 주는 미 대통령상을 거부한 사실을 미담기사로 엮어소개했다.인민일보에 따르면 9세 때 미국으로 이민온 이 여학생은 222년의역사에 빛나는 동부지구 최고의 명문인 매사추세츠의 필립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졸업한 재원.오는 9월 하버드대 법학과에 입학할 예정이기도 한 이여학생은 클린턴 대통령이 주는 전국우수학생상을 받게 됐으나 중국 국적을바꿔야 하는 수상자격요건을 받아들이기를 끝내 거부,결국 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중국인의 민족적 자존심을 잘 읽게 해주는 이야기다.그러잖아도 얼마전 코소보사태 때의 자국대사관 피폭(被爆)으로 미국에 대한 감정이 나빴던 중국인들로선 다소나마 정신적 보상이 됐음직한 사연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민족적 우월성을 견지하기 위해 서방세계와 맞서 주고 받는 언행들은 특히 두드러진 것들이 많다.이는 근원적으로 자신들이 천하의 중심이라는 중화(中華)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긴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서방 열강들의 무차별적 침략으로 얼룩진 근대사의 쓰라린 경험에서 비롯된 증오와 경계,그리고 경쟁심리를 꼽을 수 있을것 같다.내로라하는 영국 수재들을 뒤로 물리치고 케임브리지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이광요(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구인보다 훨씬 나은중국인의 두뇌를 강조하며 싱가포르 국민들의 개발의욕을 부추겼다. 89년의천안문사건으로 중국 지도층이 서방세계와 벌였던 설전(舌戰)도 만만치 않다. 인권을 총칼로 짓밟는다는 미국의 열띤 비난에 중국측은 전혀 동요 없이“아메리카 인디언과 흑인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거나 탄압한 주제에 무슨 할말이 있느냐”고 응수했다.영국의 비난에 대해서도 아편으로 남의 나라를망치려 했던 흉악한 무리로 매도하고 아편전쟁 당시 영국에 맞섰던 임칙서(林則徐)의 구국정신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이러한 민족적 자존심과 우월성의 연결고리 때문인지 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도 겉으론 적대적인 것 같으나내면적으론 매우 우호적이어서 민간교류와 경협활동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도 사상보다 민족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위대함을 강조했다.요즘 지속되는 남북관계의 혼미가 중국인의 민족우선주의를 생각케 한다. 우홍제 논설실장
  • [돋보기] PGA후원 어느 中企의 미담

    존폐의 기로에 섰던 제42회 한국프로골프(PGA)선수권대회가 한 중소기업의후원으로 가까스로 열리게 되자 ‘못난 대기업’과 ‘잘난 중소기업’을 견주는 얘기가 무성하다. 국산 골프채 제조업체 (주)랭스필드는 최근 삼성물산 아스트라가 후원을 포기했던 이 대회를 오는 8월25일부터 30일까지 충북 진천군 천룡골프장에서 1억원의 상금을 걸고 개최키로 했다.10%도 안되던 국산골프채 점유율을 IMF에 걸맞는 제품 개발로 30% 가까이 끌어올린 견인차이자 순수 국산 브랜드만을 고집해 온 랭스필드가 국내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를 떠맡게된 셈이다. 사실 PGA선수권은 지난 88년부터 10년동안 삼성물산 아스트라가 국내 최고액의 상금을 내걸고 스폰서를 해왔다.메이저대회인만큼 자사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지난달 초 아스트라측은 어려운회사 사정을 내세워 갑자기 대회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올들어 일정이 확정된 남자대회가 3∼4개에 불과하던 상황에서최고 대회마저 무산될 위기에놓였기 때문이다.KPGA는 이곳 저곳에 후원을 부탁했으나 허사였다. 이때 랭스필드의 양정무사장이 흔쾌히 나서 대회 개최의 길을 열어주었다. “골프로 번 돈을 골프 발전을 위해 쓴다”는 양사장의 신념이 대회를 살린것이다.대기업의 무성의한 횡포와는 너무나도 다른 진정한 기업인의 모습이었다. 어렵게 대회를 살려놓았으면서도 “잘 가꿔놓은 텃밭을 고스란히 넘겨받은듯해서 죄송스럽다”는 양사장의 말은 그래서 더욱 묘한 여운을 남겼다. 김경운기자
  • 대한매일을 읽고-’이웃과 함께’등 새 기획물 잔잔한 감동

    요즘 각 신문들이 IMF로 인한 경제 관련 소식,각종 사건사고,구태의연한 정치판 기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매일이 이달부터 지면 개편을 통해 새로운 흐름의 기사들을 싣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새 천년을 앞두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독자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들을 내놓고 있는데 특히 사회면의 ‘이웃과 함께’ ‘칭찬해요’ 등의 훈훈한 미담기사는 진한 감동과 의미를 전해주고 있다. 1일자 23면 ‘이웃과 함께’에 첫 회로 실린 ‘성산의 집’ 관련 글을 읽고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만성신부전증과 심장병을 앓으면서도 치매노인들을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김 목사의 헌신적인 사랑과 봉사,고귀한 희생정신앞에 고개가 숙여진다. 이같은 훈훈하고 아름다운 미담기사가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나아가 사랑이 넘치는 밝고 명랑한 사회건설의 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박동현[서울 관악구 봉천동]
  • [외언내언]10원짜리 동전

    전에는 단돈 10원이 없거나 모자라서 버스를 타지 못하거나 중요한 전화 한 통을 걸지 못할 때가 많았다.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10원짜리 동전 한 개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게 됐다.버스비에 보탤 수도전화를 걸 수도 없다.아이들도 10원짜리 동전 정도는 지갑을 무겁게 하는 거추장스러운 짐으로 생각할 뿐 거들떠보지 않는다.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나서도 10원짜리 몇개 정도는 거슬러 받지 않고 있으나 마나 한 돈으로 책상서랍 속에서 녹슬어간 지 오래다.지난 97년 9월 공중전화요금이 40원에서 50원으로 오르고,지난해 1월 시내 버스요금이 430원에서 500원으로 오르면서 10원짜리는 더욱이나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버렸다. 그런 10원짜리가 갑자기 중요한 존재로 떠올라 각 매장에서 환영받고 있다. 환경부가 일회용 사용을 규제하면서 백화점과 슈퍼마켓·편의점 등에서 비닐봉투를 20원에 판매하기 때문이다.봉투를 사는 사람들은 거의가 100원짜리동전을 내고 80원을 거슬러간다.그러자니 동전이 모자라서 각 매장은 동전구하기 비상에 걸렸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동안 발행한 10원짜리 동전은 1,600만개,3월에는 1,800만개로 늘어났다고 한다.경기가 풀리면서 동전수효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난해 9,300만개였던 신규 제조량을 올해는 1억5,800만개로 크게 늘렸으나 비닐봉투 유상판매와 맞물려 10원짜리 동전 기근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짝에도 소용없다고 천시하던 10원 동전이라도 쓰기에 따라서는 놀라운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지난해 한 환경미화원은 새벽 길을 쓸면서 주워모은동전 10만여원을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고 지난 97년 경북도내100만 새마을 가족들은 새마을회관 건립을 위해 20개월 동안 10원짜리 동전2억5,000만원을 모은 미담도 있다.‘티끌모아 태산(積小成多)’란 말은 작은 것을 모아 큰 일을 도모한다는 근면성이 함축돼 있다.더구나 10원짜리 동전 한 개를 만드는 데 소재값이 35원이나 드는 것을 감안하면 10원이라도 아끼는 풍토가 아쉽다. 시민들도 한번 산 봉투를 버리지 말고 시장바구니처럼 핸드백 속에 접어 가지고다니면서 두번 세번 사용하는 지혜를 보일 때다.어쩌면 비닐봉투 판매가 10원짜리 동전 한 개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요긴하게 널리 활용토록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서랍 속에서 녹스는 10원짜리 동전을 꺼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협조하기를 바란다. 이세기 논설위원
  • 훈훈한 세밑 온정(사설)

    세밑 따스한 인정의 밀물을 보며 희망을 갖는다. 6·25동란이후 최대의 국가적 위기로 일컬어지는 이 경제난국 속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우리 사회의 미덕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24일 마감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이 지난해 보다 늘어났다. 극심한 경제난을 감안해 지난해 모금액(약13억4,000만원)보다 올해 목표액을 줄였는데 지난해 보다 오히려 더 걷혔다는 것이다. 정확한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모두 14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보다 4% 증가했다. 또 자선냄비속 1만원권 지폐는 줄어들었지만 1,000원권이 늘어나 이웃돕기에 동참한 보통사람들이 많아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성탄절 아침 신문에 보도된 이웃돕기 미담들도 각박한 마음을 녹여준다. 박찬호·이종범·이대진등 스포츠 스타들의 은평천사원을 비롯한 사회복지시설 방문,마포구 어린이집 원생들이 고사리손으로 모은 성금의 고아원 전달,어느 제과점과 정육점의 9∼10년에 걸친 사랑의 빵·고기 나누기 실천,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자신의 집을 개방한 어느 시민의 두레가정 꾸미기등 모두 아름다운 사연들이다. 그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나눔의 정신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KBS,MBC,SBS 등 세 방송사는 갖가지 모금행사를 통해 지난 11월까지 약 600억원의 성금을 모았다. 수재의연금과 금모으기 성금을 뺀 것으로 지난해의 55억원에 비해 10배가 넘는 액수다. 지금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 앞가림도 어려워 이웃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자선냄비나 방송사에 모아진 온정은 물쓰듯 돈을 쓰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얇은 지갑에서 나온 것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 힘이 있다. 우리 국민의 이 저력은 나라가 어려울 때 일수록 더욱 빛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보듬고 함께 살아가는 미덕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경제난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스포츠나 대중예술 스타들이 자선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이다. 인기관리 차원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우리 사회가 성숙해 간다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유명인이나 사회지도층의 자선활동은 일종의 의무사항이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권력층도 여기 동참한다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아래서 시급한 제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앞당겨 이루어질 수 있을듯 싶다.
  • 뇌사 인정 필요하지만(사설)

    의학의 발달로 장기이식이 보편화되고 있다.장기이식이외에는 치료할 길이 없어 죽음만을 기다리는 환자가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아 제2의 삶을 찾았다는 미담은 우리에게 생명의 고귀함과 뜨거운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문제는 필요한 만큼의 장기를 구할 수 없다는 것과 뇌사(腦死)가 법적으로 인정되지않아 뇌사자의 장기이식이 사실상 불법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비인륜적인 장기밀매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가 뇌사를 인정하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안’을 확정,올 정기국회를 거쳐 2000년부터 시행키로 한것은 의료기술의 발전이나 세계적인 추세로 보아 불가피하다고 본다.불의의 사고나 치료불능의 질병등으로 뇌의 기능이 정지하여 생존가능성이 전혀없는 뇌사자의 장기로 죽어가는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료계는 물론 모두가 반길 일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장기이식 건수는 지난해까지 모두 1만5,000여건에 이르며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지금도 장기제공자보다 10배나 많은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필요한 장기를 구하지못해 돈으로 사고 파는 장기밀매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법적 근거가 없어 고작 사기나 횡령등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필요한 장기를 구하는 가장 도덕적이고 좋은 길은 두말할 것도 없이 뇌사자로부터 받는 것이다.그러나 뇌사판정은 귀중한 생명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법률안은 정부가 인정하는 뇌사판정 의료기관에서 판정위원의 3분의 2가 출석하여 출석위원 전원이 찬성할 때만 뇌사를 판정토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뇌사판정에 대한 의학적 시비는 물론 윤리·도덕적인 문제까지 따를 것이다.본인이 명백히 기증의사를 밝히지 않았을 경우 가족의 동의만으로 장기를 기증할 수 있게 한 부분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고 본다. 정부가 지난 96년부터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마련했다는 법안이지만 종교계를 비롯한 각계의 많은 반대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바로 뇌사판정이 생명의 존엄성을 해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법 시행에 앞서 보다 완벽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신중히 시행할 것을 당부한다.뇌사인정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장기기증운동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아울러 기대한다.장기기증이야말로 한사람의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지않고 새 삶으로 이어지는 거룩한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 IMF경제현안 심층진단·대안제시(서울신문 이렇게바뀌었습니다:中)

    ◎실직·노숙자 등 소외층 목소리 대변/탈북자 애환 시리즈 등 각종 특집기사 큰반향/환경·교육문제 진단/미담·화제기사 발굴도 신문의 사회면은 어떻게 만들어야 바람직스러운가. 몇몇 언론학자들에게 물었다. 상당부분 엇갈리는 견해가 많았다. 사회면의 정체성을 학문적으로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듯했다. 사회현상에 대한 진단과 우선순위 설정도 제각각이었다. 한 학자는 이렇게 주문했다. “사회면은 시의성 있는 사건·사고가 중심이 돼야 한다. 하지만 긴장감이 떨어지는 밋밋한 기사가 자주 실린다” 또다른 학자의 의견은 정반대였다. “사건기사가 너무 많다.일반 생활과 상관없는 일이 주요기사로 다루어진다” 학자들의 견해만 다른 것은 아니다. 신문을 만드는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본인은 톱기사감이라고 흥분하지만 한발짝 거리를 두고 살펴보면 함량미달일 때가 간혹 있다. 기사를 다룬다는 일 자체가 일률적일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신문을 만드는 처지에선 일상의 다양한 현상을 함축적으로 담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 사회면을 보면 우리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아야 한다. 다수의 이해가 걸린 문제는 물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도 반영해야 한다. 구조적 비리나 부정부패를 감시하기 위해 눈을 부릅떠야 한다. 판단의 기준은 상식과 도덕률 등이다. 그렇다면 서울신문 등 우리의 신문은 이같은 원칙에 충실했는가.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제쳐두고 시류를 따라가는데 급급한 경향이 짙었다. 기이한 현상이나 사건·사고에만 매달리려 한 것도 사실이다.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이러저러한 지적을 전제로 서울신문 사회면은 그동안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썼다. 무엇보다 소외계층의 편에서 우리사회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실직자나 노숙자 문제의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특집이나 심층취재 기사를 여러차례 내보냈다. 탈북자들이 겪는 애환을 시리즈로 소개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 숨죽이며 살아온 체제의 희생자들의 목소리도 여과없이 게재했다. 우리의미래와 직결된 환경문제도 밀도있게 해부했다. 교육현장의 난맥상도 단순한 사실전달에 그치지 않고 원인과 대책까지 짚어내도록 노력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만한 화제나 미담기사 발굴에도 힘을 쏟았다. 앞으로는 우리사회가 경험한 잘못을 교훈삼아 구체적인 실천전략이 마련되도록 하는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 우리사회의 건강지수를 한 단계 높이는 싱싱한 지면을 제공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수출·실업 등 대형기획물 실천적 개선안 모색 주력/국가정책에 큰영향 끼쳐/중립적 재벌기사도 강점 ‘대한매일을 읽으면 정부정책이 보인다’­. 대한매일로 재탄생하는 서울신문은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뒤 줄곧 국가 경제정책의 심층보도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12월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의 국운을 경제가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최대현안인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수출 이렇게 풀자’라는 주제의 특집기사를 연재한 것을 비롯해 ‘실업대란 이렇게 풀자’ ‘주택경기 이렇게 살리자’ ‘자금난 어떻게 해소할까’ ‘외국인투자 이렇게 활성화하자’ ‘내수진작 이렇게 하자’ 등 주요 경제현안을 심층진단하는 대형 기획물들을 잇따라 보도했다. 또 최근에는 ‘긴급 경제현안 점검’이라는 주제로 ▲은행문을 열어라 ▲신3저 이렇게 활용하자 ▲장관들을 뛰게 하라는 내용의 시급한 경제문제들을 차례로 짚었다. 이 가운데 수출특집을 비롯한 여러 기획물들이 청와대와 경제부처들의 정책형성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고,언론계에서는 서울신문의 잇따른 대형 정책기사 특집을 언론사에 새 지평을 열 새로운 기획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언론은 전통적으로 질책과 비난에는 익숙하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남의 몫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신문 경제면은 대안있는 비판과 건설적인 질정을 새로운 제작목표로 삼았다. 단지 문제점 지적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실태르포를 통해 진정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 전문가들의 지상토론과 인터뷰,기고들을 통해 핵심을 찌르는 지적과 함께 실천적인 개선대안을 제시,올바른 국가 경제정책 형성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 IMF시대를 맞아 경제정의의 실천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지금,서울신문이 지닌 최대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재벌기사에 관한 한 누구보다도 ‘가치중립적(value­neutral)’이라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소유형태상 재벌과의 이해관계가 전혀 없다. 따라서 재벌관련 기사를 어느 매체보다도 자유롭고 공정하게 쓰고 비판할 수 있다. 우리 경제를 현재처럼 멍들게 한 상당한 책임이 재벌에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마당에 그들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독려는 서울신문만이 제대로 할 수 있는 독특한 영역인 것이다. 대한매일로 거듭나는 서울신문은 IMF시대를 조기에 극복하고 21세기의 희망찬 조국을 건설하는 책임이 우리의 두 어깨에 달려 있다는 새로운 역사인식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앞으로도 ‘대안있는 비판’의 지면제작과 경제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 제2건국 범국민운동­지향점

    ◎제도·의식·생활 3대 개혁 역점/자유·정의·효율 바탕 영파워 집결/‘모두 한형제’ 동서화합운동 병행 제2 건국의 최종 목표는 ‘기본이 바로 선 나라’에 있다.이를 위한 3대 원리는 자유·정의·효율이며,실질개혁과 국민주체,그리고 솔선수범이라는 3대 원칙속에서 진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분배적 평등에 기초한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경쟁을 바탕에 둔 효율을 강조하고,국민 모두가 개혁의 주체여야 하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면서도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어찌보면 상충된 가치체계이다.金大中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의 ‘완벽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과 연결된다. 관계자들은 그래서 제2건국을 개발독재시대의 낡은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 위한 ‘한국판 르네상스 운동’이라고 통칭한다.즉 총제적인 제도 및 의식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관행처럼 굳어진 권위주의와 평균주의·획일주의·연고주의를 청산하고 밑에서부터 개방성·다양성·유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역사적 대전환을 뜻한다.제도로써 미완의 과제를 완성하고,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의식·발상의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당위론이다. 이는 제2 건국이 당장 오늘이 아닌 21세기 신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있다는 반증으로,다시말해 교육개혁과 젊은이들의 참여가 유난히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관계자들이 “시대가 바뀌고 있는 만큼 과거의 인식과 틀로 재단하지 말아줄 것”을 주문하는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동서(東西)가 하나되는 지역감정극복 운동을 활발하게 추진할 예정이다.‘모두가 한 형제’라는 정신에 맞춰 정치·사회분야에서의 개혁이 총체적으로 이뤄진다.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는 앞으로 3가지 방향에서의 개혁을 지향하게 된다.정부차원에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발전을 위한 제도와 공직자 의식개혁을,시민사회를 향해서는 대대적 생활과 의식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생활과 의식개혁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없이는 불가능하다.제2 건국위원회와 별도의 ‘제2건국 국민운동본부’ 구상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제도를 통해 제아무리 정치와 사회 민주화를 완성하고,나아가 민족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해도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의 결과이다.제2건국위원회가 공동위원장 인선과 실무기획단 구성을 통해 젊은층의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실제 국정운영 6대 과제에는 창조적 지식국가,공생적 시민사회,협력적 남북관계라는 다양한 영역이 존재하고 있어 젊은층의 힘과 아이디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민간단체 제2건국 일선에/새마을협·자유총련·바살협 동참 선언/경제난 극복·의식개혁운동 전개나서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등 전국적 조직을 갖춘 단체들이 ‘제2건국운동’에 발맞추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는 ‘제2건국운동’과 관련,‘제2의 새마을운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姜汶奎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은 “제2의 새마을 운동은 의식과 생활개혁 운동이다.이를 제 2건국운동과 연결해 개혁의 중추세력이 되겠다”고 밝혔다.특히 “IMF극복을 위한 국민자구 운동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경제살리기 운동과 실업극복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또 “경제지상주의가 낳은 도농,계층,동서간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데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앞으로 환경운동 등을 추진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 통일에 대비해 북한동포돕기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자유총연맹도 건전한 시민육성을 통한 제2건국운동의 이념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楊淳稙 자유총연맹총재는 “반공과 안보의식 교육 일변도에서 벗어나 건전한 시민육성을 주도함으로써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변단체의 굴레에서 벗어나 건전한 중립적인 국민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로 탈바꿈하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崔容碩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장은 오는 24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민생활문화운동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갖고 생활속의 개혁운동방안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崔회장은 “잘못된 틀을 고치고 바른 자리매김을 위한인식과 발상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각계 인사 제언/시민단체 능동적 참여·감시 필수/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혼란만… 단계적 개혁을/지도층 솔선… 정치·경제 투명성 회복 선행돼야 ‘국민의 정부’가 건국 50주년에 즈음해 내건 제2건국운동의 성공 여부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여하에 달려 있다.70년대 새마을운동의 ‘잘 살아보세’보다 국민 피부에 와닿으면서 2000년대에 맞는 국민운동 캠페인 슬로건과 구체적 추진방법은 무엇이 좋은지 각계 지도급 인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보았다. ◇李京子 한국방송개발원장=제2의 건국은 전쟁,군사통치,압축성장의 폐해등 지난 50년간의 비정상적이고 상처받은 역사를 극복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그 구체적 방법론으로 신뢰(trust)회복 캠페인을 제의한다.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명한 사회가 만들어지면 국제적 기준에 걸맞는 코리아를 창출할 수 있다.이를 위해 대중매체의 캠페인이나 어릴 때부터 신뢰를 배양하는 교육과정의 수립도 필요하다. ◇柳鍾星 경실련사무총장=제2의 건국의 성패는 국정개혁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혁을 촉구,감시하는 시민운동을 활성화하는데 달려 있다.관주도가 아니라 자율적인 시민운동이 되도록 정부가 돕고 민간을 개혁의 파트너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자유로운 시민단체활동을 가로막는 기부금품 모금규제법 등의 법률을 정비하고,공익적인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기부금에 대한 세금공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李椿淵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씨네2000 대표)=역대 정권마다 무슨 운동이니 하면서 화려한 구호와 깃발만 무성한 경우가 많았다.21세기 첨단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 전국민 운동에 대한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70년대 새마을운동 때만 해도 위에서 이끄는대로 국민들이 따라갔으나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제2 건국운동은 기본적으로 국민 개개인의 새마음,새정신 운동이 돼야 한다.이는 별게 아니다.일용 노동자부터 정치인까지 각자가 남을 탓하지 않고 제 자리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金榮培 한국경영자총협회상무=‘밑바닥으로부터의 정신혁명’을 강조해야 한다.정치·경제 등 산적한 문제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기 이전에 국민 각자에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나부터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범국민 캠페인이 필요하다.특히 적당히 경쟁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모든 것을 드러내놓을 수 밖에 없는 글로벌시대를 맞아 제품 하나하나에도 철저히 임하는 국민정신 개조가 절실하다. ◇白重基 대한상의 기업구조조정센터소 장=막연하고 거창한 구호보다는 실생활에서 실천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목표를 정해 실행해 나가야 한다.특히 이번에야말로 오랜 구태를 버린다는 결연한 각오로 사회 지도층이 촌지 안주기,화장(火葬)문화 확산,고액 과외 금지 등을 앞장서 실천해야 한다.그러나 제2 건국이라는 명분에 너무 집착해 갑작스럽게 여러가지 급격한 변화를 꾀하다가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사회적인 걸림돌을 한두가지라도 단계적으로 제거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金國振 외교안보연구원교수=우리나라의 현재 정치·경제·사회·문화의모든 문제가 근원적으로 정직성이 부족한데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정직성을 높이자’는 것을 슬로건으로 삼아야 한다.특히 정치·경제에 있어 투명성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교통규칙 등 구체적 생활속에서 쉽게 지킬 수 있는 것부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金弘圭 외교안보연구원교수부장=제2건국운동의 슬로건으로 ‘다시 태어나자’ 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구호가 괜찮을 듯 싶다.우리가 경제를 회복시키고 국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기술이 핵심이다.말로만 과학기술을 부르짖지 말고 이제야 말로 정말 과학중시 풍조를 불러일으켜야 한다.새 세기를 앞두고 ‘과학입국’이라는 구호도 검토해 볼만하다고 본다.언론이 인간성 회복을 위해 사회의 밝은 면을 부각시키는 미담 시리즈를 기획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특히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정을 되찾자’ 등의 시리즈를 기획하거나 관련된 국민운동을 펼치는 데 앞장서면 좋을 것같다. ◇金寓龍 한국외국어대 교수=‘정직한 사회를 만들자’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각 분야에 만연한 부패의 사슬을 대대적으로 일소할 수 있는 개혁 캠페인을 벌이자.일제 때 펼쳐졌던 ‘민족개조론’과 같은 전국민적 의식개혁운동을 전개하는 게 바람직하다.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개혁을 주창했지만 ‘구두선’(口頭禪)으로 끝났던 점을 중시,총체적인 개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근원적이고 지속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국민들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 ◇宋復 연세대 교수=제2 건국의 성공 여부는 시민단체가 얼마나 활발한 활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현대 사회는 다원화 사회다.이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큰 사회를 말한다.시민단체는 돈으로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다.金泳三 정부는 시민단체를 경제적으로 지원해 관변단체화했다.정부는 그들의 목소리를 관심있게 들어주면 될 뿐이다.시민단체도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민들을 단체에 끌어들여야 한다.보험 설계사처럼 적극적으로 시민들을 모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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