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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일 해보세요 세상이 따뜻해집니다”/美談전문신문 ‘땡스투올’ 발행인 송재천

    지하철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여고생에게 한 중년신사가 다가서며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자그마한 헝겊지갑을 건넸다.여고생은 엉겊결에 받아든 앙증맞은 선물에 어리둥절했다.그리고 지갑을 열어 “선한 일을 하는 이에게 박수를 보내는 마음으로 저희 가족이 직접 만든 것입니다.선생님의 선한 일을 통해 이 사회가 더욱 아름다워지길 소망합니다.”라고 쓰여진 쪽지를 읽으면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작은 일에 이렇게 큰 선물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에요.”여고생의 발갛게 변한 뺨과 들뜬 목소리에서 풍겨나오는 행복감이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졌다.지갑을 건네준 사람을 따라가서 이야기를 건넸다.그는 “선한 사람을 만나면 감동받고 행복해지는 사람”이라며,“아내가 직접 만든 지갑을 나눠줄 착한 사람을 찾아 다닌다.”고 말했다. ●‘착한사람'에게 아내가 만든 지갑 나눠줘 송재천(61)씨.‘전세계 하나뿐’이라는 좋은 뉴스와 미담(美談) 전문 신문 ‘땡스투올(Thanks to all)’의 발행인이다.이 작은 신문은 2001년 7월 창간된주간지로 최근까지 35호를 발행했다.그러나 주간 약속을 지키지 못해 발행이 들쭉날쭉했다. 정치인들의 싸움이나 인면수심의 사회면 기사를 아예 싹 빼버린 그의 신문이 부정기적으로 나오는 것은 실을 만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냐고 묻자 송씨는 화들짝 놀라며 답했다.“천만에요.아름다운 이야기,감동적인 이야기와 안타까워서 우리가 도움을 줘야할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기사 제보도 끊이지 않고 있고,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연락옵니다.”그는 자신의 능력부족으로 이유를 돌렸다. 창간 전에 300부의 정기 독자를 확보했다는 이 신문은 현재 3000부를 인쇄한다.그중 유료 정기 독자는 1100명선.그러나 실제로 이 신문을 읽는 사람 숫자는 그 200배쯤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어려운 복지시설과 장기 입원환자들의 병동,노인정 등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다리는 곳이 많아요.거기에는 제가 무료로 신문을 보내는데 모두 기다렸다가 돌려가며 읽으시지요.”신문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창간호부터 모두 사겠다는 극성 독자들도 있고 미국,영국,독일,뉴질랜드와 호주,중국 등에도 독자가 생겼다.외국인 독자를 위해 신문에는 한글과 영어가 함께 실리기도 한다. ●2001년 창간… 유료독자 1100명선 그의 독자 확장방법은 좀 유별나다.늘 지하철을 타면서 “쯧쯧,이 나쁜 놈들….”이라고 짜증을 내는 사람이 있으면 “선생님,왜 짜증나는 기사 때문에 그러십니까?그러면 좋은 기사만 나오는 신문을 보시면 어떨까요?”라고 권하는 식이다.“참 이상한 것은 일면식도 없는데 선뜻 1년 정기 구독료를 건넨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미담 신문을 만들게 된 계기는 복지기관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의 삶이 너무 아름다워,“감동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면 각박한 세상이 좀 따뜻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자신의 신문이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거창하게 말하면 저는 인류의 평화를 위해 이 작은 신문을 만듭니다.인류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듯 구호금도 아니죠.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그래서 그는 창간5주년 ‘세계미담잔치’를 한국에서 열 계획도 갖고있다.아름다운 이야기를 공유하는 장을 한국에 펼쳐 놓으면 전 세계 곳곳에서 아름다운 이야기가 쏟아져 들어오고,이것이 바로 인류를 평화롭게 하는 정신문화운동이 될 것이라 한다. “주위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미리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더군요.누가 먼저 대회를 열 것이라는 겁니다.하지만 누가 먼저 미담 대회를 열어도 좋습니다.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은 것,아닐까요?”이런 행사를 하려면 경비가 적잖이 들 텐데 가능하겠냐고 물었다.“얼마든지 스폰서는 많습니다.제가 챙기지 않으면 주려는 사람이 줄을 섭니다.” 흰소리가 아니다.그에게는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1997년,홀트아동복지회가 처음으로 회장을 공개 모집했을때,‘양심가’로 꼽혀 선임된 경력이 있는 그다.“말이 회장이지 잠깐 다녀가는 내가 20년씩 일한 직원들과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월급을 3년간 단 한차례도 인상하지 않았다.또 출퇴근 때는 홀트에서 제공한 승용차를 사양하고 지하철을 고집했다.아직도 13평 임대 아파트에서 4식구가 살고있는 청빈한 삶이지만,그는 자신을 백만장자 부럽지 않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13평 임대아파트서 네식구가 청빈한 삶 그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자들을 공격하고,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저는 좀 다른 생각입니다.가난해지면 마음이 악해집니다.자신만 피해자같고 말입니다.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깨끗한 지하철 화장실에서나,깨끗한 도로를 걸어갈 때 늘 ‘감사하라’고 강조합니다.그것은 가진 자들이 세금을 냈기 때문이니까요.이렇게 말해야 가난한 자들의 마음에 미움이 생기지 않고,일할 의욕도 생깁니다.” 명절만 되면 주위의 요청에 의해 ‘산타클로스’가 된다는 그는 올 추석에도 누구보다 바빴다.“‘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몰라서 기부금을 내기 싫다.’는 분들이 제게 불쌍한 사람을 찾아서 도와주라고 돈을 보냈어요.잘 나눠주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그와 마주 앉으니 세상이 온통 착한 사람들과 감동적인 이야기로 가득찬 것같아 절로 마음이 행복해졌다.홈페이지 www.thanks2all.com. 허남주기자 hhj@
  • 이 주일의 어린이 책/폭풍소년

    콜린 티엘 지음 / 로버트 잉펜 그림 김옥수 옮김 / 문학과지성사 펴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세계적 자연주의 작가 콜린 티엘이 쓴 ‘폭풍소년’(로버트 잉펜 그림,김옥수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은 내용과 형식 면에서 스타일이 매우 독특한 동화책이다. 광활한 자연을 소재로 담담한 톤으로 미담을 들려주고는 있으되 그 깊이나 울림이 예사롭지 않다. 적어도 초등학교 3학년쯤은 돼야 행간의 의미를 곱씹으며 혼자 힘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을 듯 싶다.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바닷가 마을에서 사는 폭풍소년이 주인공.친구라고는 파도와 모랫바람,‘손가락뼈 빌’이라 불리는 이웃의 원주민 할아버지가 전부다.행복한 소년을 이따금씩 슬프게 만드는 것은 새들을 위협하고 둥지를 짓밟는 사냥꾼들의 횡포.소년은 죽어가는 아기 펠리컨 세마리를 간신히 구해주지만,펠리컨들과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기 펠리컨이 끝내 사냥꾼의 총에 맞아 쓰러지는 마지막 대목이 이야기의 절정이다. 낮은 채도의 소박하고도 사실적인 그림이 얼핏 사진같아뵌다.흔히 만날 수 없는 진중한 맛의 환경동화로 책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이색장치이기도 하다.9000원. 황수정기자 sjh@
  • TV뉴스 소외층 ‘나몰라라’ 관련보도 0.47%에 불과

    TV 뉴스가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지난 6월1일부터 7월10일까지 KBS1 ‘뉴스9’,MBC ‘뉴스데스크’,SBS ‘8시뉴스’를 모니터한 결과 3192건의 보도 가운데 소수자 관련 보도는 0.47%인 15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는 장애인 관련 보도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와 외국인 노동자는 각각 2건에 그쳤다.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대부분 사건ㆍ사고와 행사,특이사례,미담 등 단편적인 보도에 치우쳤다.
  • 만성신부전증 아내에 신장이식 한미연합사령부 김봉춘 중령

    현역 육군 중령이 26년간 투신한 군 생활 마감을 각오하고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아내에게 자신의 신장 한쪽을 떼어내 이식하기로 했다.미담의 주인공은 김봉춘(48) 한미연합사령부 공병부 지형분석실 운영과장. 김 중령은 2000년 육군 복지근무단 군무원으로 근무중인 부인 유복남(46)씨의 신장 기능이 정상인의 30%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신장기능 회복을 위해 혈액투석 등 수많은 치료를 했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돼 그 기능이 11%까지 떨어졌다.“아내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신장이식 뿐”이라는 의료진의 최후통첩에 김 중령은 고민에 빠졌다.군이라는 조직의 특성상 신장을 떼어내면 전역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그럼에도 김 중령은 이식을 결심,오는 30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김 중령은 수술후 계속 근무여부를 결정하는 등급 판정에서 7급을 받으면 전역해야 하고 8∼9급일 경우 전역심사위에서 계속 복무 여부를 판정받게 된다. 연합
  • 떡국·풀국·布穀·法禁·復國…뻐꾸기 소리 하나에도 큰 의미담았던 선인들 / 정민著 ‘한시 속의 새‘

    새는 늘 인간의 삶 가까이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해왔다.아침 까치 울음소리에 마음 설고,올빼미가 울면 불길한 예감에 잠을 설쳤다.뻐꾸기 소리를 듣고 씨 뿌릴 때가 됐음을 알았고,편대를 지어 날아오는 기러기 떼를 보며 겨울을 예감했다.마당에 학을 길러 그 고고한 정신을 닮으려 했고,닭의 행동을 관찰하며 인간 삶의 면면들을 곱씹었다.새는 선인들의 삶과 함께하며 신화와 전설,민담을 비롯한 많은 이야기를 낳았고 다양한 이미지로 자리잡아 왔다. ‘한시 속의 새,그림 속의 새’(전2권,효형출판 펴냄)는 새를 소재로 한 한시와 그림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 속에 자리잡은 새와 관련된 기록을 살핀다.저자는 한문학 속에 담긴 풍부한 콘텐츠를 살아 있는 유용한 정보로 바꾸는 작업에 몰두해온 한양대 국문과 정민(44) 교수.그는 새소리를 빌려 노래하는 금언체(禽言體) 한시를 공부하면서 이 책을 구상하게 됐다.5년 동안 일본과 타이완,중국을 종횡으로 누비며 새와 관련된 책을 구했고,세계의 새 그림 우표도 600장 넘게 모았다.이 책은 그런열정의 산물이다. 새가 지니는 상징성과 의미는 무궁무진하다.기쁜 소식을 전하는 까치,문(文)·무(武)·용(勇)·인(仁)·신(信)의 오덕(五德)을 갖춘 닭,장수를 축원하는 세화(歲畵)의 소재인 학,신의의 상징인 제비,안분지족의 상징인 메추리,부부의 백년해로를 축원하는 의미가 담긴 백두조,태평성대를 알리는 황여새,개 대신 집을 지키는 거위,방정맞은 할미새….그런가하면 고구려 고분 벽화 속의 학이나 봉황,세 발 달린 까마귀는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자로 등장한다.저자는 “새 그림에 담긴 의미들은 철저하게 문학적 상징으로 코드화돼 있다.”고 말한다.새 그림은 영모화(翎毛畵)라고 해 옛 그림의 한 장르를 이뤘다.옛 그림 속의 새는 관념적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조류도감을 방불케할 만큼 사실적인 것이 특징이다. 새들은 어떻게 우는가.우리 선인들은 같은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도 떡국·풀국·박국 등으로 달리 들어 전설로 엮었다.그 울음소리는 듣는 이의 상상을 자극해 다양한 의미를 낳았다.‘씨 뿌려라(布穀)’라는 독촉으로,‘법으로 금한다(法禁)’는 외침으로,나라 잃은 백성들에게 ‘나라 찾자(復國)’는 다짐의 소리로 들리기도 했다.‘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며 ‘논어’ 위정편의 한 구절을 그럴싸하게 읊조리는 제비도 있다.‘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것이 아는 것이니라’라는 뜻의 이 구절을 소리대로 빨리 읽으면 마치 지지배배하고 조잘대는 제비의 울음소리와 비슷하게 들리기에 하는 말이다.‘장자’의 한 구절로 노래하는 꾀꼬리 또한 이에 못지않다. 180여컷의 새 관련 그림 자료와 170여 수의 한시가 실린 이 책은 문학,회화,조류학 세 분야에 걸쳐 있다.그동안 조류학자들이 쓴 책이나 새 그림에 관한 미술학계의 연구는 많지만 우리 옛 문헌 속의 새 자료와 그림들은 다뤄지지 않았다.이 책은 ‘학제간 연구’의 결실이자 ‘인문학 가로지르기’의 바람직한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1권 2만 2000원,2권 1만 9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화제의 사이트] www.good - news.or.kr

    연쇄살인·유괴·강도 등 끔찍한 흉악범죄 소식에 세상살이가 두려워질 때 인터넷 사이트 ‘살맛나는 세상(www.good-news.or.kr)’을 찾아가자. 국내 최대의 미담창구로 알려진 ‘살맛나는 세상’에는 각 지역의 ‘살맛 통신원’이 보내오는 훈훈하고 정겨운 ‘사람사는 얘기’로 채워져 있다.이 사이트는 ‘부도’,‘명예퇴직’,‘노숙’ 등 암울한 경제 현실을 반영하는 단어가 주변을 맴돌던 지난 98년 코오롱그룹의 ‘오운문화재단’이 개설했다.이웃의 선행에 공감대를 나누며 사회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내가 아는 천사’,‘나도 미담주인공’,‘미담찾기’ 등의 코너가 인기를 끈다.네티즌들은 장애인·노인 등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아직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3년 동안 뇌종양,유방암과 사투를 벌이다 건강을 되찾은 50대 여성이 제2의 삶에 감사하며 여자아이를 입양해 정성껏 돌보는 이야기가 네티즌 사이에 회자됐다. 미담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살맛 통신원’으로는 현재 1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살맛나는 세상 캠페인에 나서고 싶다면 누구나 통신원이 될 수 있다.사이트 홍보 관계자는 “각박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하루하루 힘차게 살아가는 이웃의 삶을 통해 네티즌들이 희망을 키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anne02@
  • [열린세상]허울좋은 장애인 특별전형

    입학시즌이 되자,장애인들의 서울대학교 입학이 미담기사로 신문지상을 오르내린다.사진에 실린 장애인 특별전형제 합격생들의 행복한 얼굴이 눈길을 끈다.그들이 갖고 있는 원대한 포부에 독자들도 덩달아 고무된다.대학은 그들이 수학할 여건을 만들어 주고자 각종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읽고 있으면 가슴이 훈훈해 온다.우리 사회도 그늘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삶에 눈길을 주기 시작하고 있다는 감회로 가슴이 벅차 오른다. 서울대 역시 1년 전부터 중증 장애인들을 상대로 장애인 특별전형제를 실시하고 있다.하지만 1년 전에 환한 표정으로 입학했던 장애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웃지 않는다.일부는 “이럴거면 왜 뽑았어요? 책임도 못 지면서 제도는 왜 만들었어요?”라고 피맺힌 절규를 토하기까지 한다.대학측으로서는 하느라고 해도 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수학여건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대도 제한된 예산과 인력 속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장학금지원,기숙사나 가족거주용 숙소배정,승강기설치,건물진입로 개축,장애인용 화장실설치,수강신청 우선권부여,강의실 앞줄에 좌석지정,강의실을 아래쪽 층으로 지정,장애인 학습도우미제 실시,전동 휠체어 구비,장애인용 영송버스운행 등의 조치를 취하느라 숨이 턱에 차다. 현재 기획예산처는 장애인특별전형 후속조치로 대학에 지원할 정부예산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학교 혼자서 재정부담을 다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심하게 말하자면 일반학생들에게 배당된 교육비를 전용하라는 의미도 된다.장애인 학습지원인력 충원은 더더욱 어렵다.행정자치부는 IMF 이후에 직원 수 증원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전문 수화통역사·속기사·영송버스 운전기사·장애인 학습 및 진로상담원·행정지원인력 등을 구할 길이 없다. 결국 지원예산도 충원인력의 풀도 제로인 상태에서 대학이 혼자서 다 알아서 시행하라는 것이 장애인특별전형제의 실체이다.대학은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뛰며 탈진한 과진아 같다.더 기막힐 노릇은 대학이 장애학생들의 거센 항의에 대꾸 한 마디 못하는 새색씨 꼴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장애인 특별전형제는 원래 장애인과 정상인이 함께 공부하자는 ‘통합교육’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이는 엄청난 시설투자와 보조인력충원을 감당할 수 있는 선진국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교육투자비에서 통합교육을 실시할 여유가 얼마나 되는가? 장애인도 정상인들과 함께 대학을 다니도록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쳤었는가? 이 어떤 것도 없이 대학 ‘혼자서’ 장애인들이 공부할 여건을 만들라는 주문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정책사례일 것이다.악의적으로 해석하자면 전시행정의 극치가 아닐까? 우리들은 이제 장애인의 서울대 입학기사를 보면서 감동하는 나이브한 낭만주의자의 티를 벗어야 한다.그 대신 준비도 되지 않은 교육여건 속에서 공부하는 장애인들의 절규를 들어야 한다.장애인들은 자신의 책임이 아닌 장애로 인해 이미 삶에 호된 대가를 치르고 있다.그들에게 전시행정을 통해 더 이상의 고통을 강요하는 것은 차라리 죄악이다. 사람들은 행정가들에게 가혹한 잣대를 적용한다.뜻은 좋으나 현실성이 없는 제도를 놓고,정책 의도만으로 감동하지는 않는다.제도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가를 시뮬레이션하지 않은 채로 남발된 정책은 재앙을 불러오기 때문이다.그런 정책을 우리는 ‘안 태어나는 것이 더 좋은 정책’이라고 부른다.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았으므로….장애인 특별전형제도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고 행·재정적 지원의 틀을 완비하지 않으면,이 역시 ‘안 태어나는 것이 더 나은’ 제도가 될지도 모른다.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때 서둘러야 된다.그 때가 지금이다. /이미나 서울대 교수 사회문화교육
  • [우리고장 NGO]강릉 종합자원봉사센터

    “이웃 사랑 실천의 자원봉사활동을 천직으로 삼고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종합자원봉사센터(소장 김선정)는 지난해 동해안 태풍 때 강릉지역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의 눈과 귀 역할을 톡톡히 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종합자원봉사센터는 지난 98년 ‘지역사회에 잠재된 봉사 희망자원을 발굴하고 봉사기반을 구축한다.’는 목적으로 강릉시로부터 위탁받아 설립됐다.강릉지역의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에 대한 조사,연구,홍보,교육과 수급 조절,지원,보호 및 인정,관련 프로그램 개발 보급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법인이 위탁 운영하는 형태로,자체단체 직영이나 지역 봉사단체 운영보다 센터의 독립성이 보장되고,자원봉사를 전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작은 인력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난해에는 ‘나와 함께 너와 함께 우리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강릉지역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하는 탈북자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회 적응을 도왔다.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고 정직한 지역민들의 마음을 전해주기 위해 ‘친절 시민의식 개혁 캠페인’을 벌이고 지역의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활동 길거리 홍보전’을 여는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점도 특이하다.이같은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난해 강원도지역 자원봉사센터 평가에서 최우수 센터로 평가받았다. 배움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주민들을 위해 강릉·성덕초등학교를 이용해 야간학교까지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 내에서 문화관광봉사자협의회,상담봉사단,정보화봉사단,이·미용봉사단,청소년봉사단 등 다양한 봉사단이 활동,도움의 대상도 넓혀가고 있다. 지금까지 약 3000여명의 봉사자를 확보해 ‘아름답고 나눔의 정이 넘치는 강릉’을 만들기 위해 어렵고 소외된 지역을 찾아 아낌없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해안 지역을 할퀴고 간 태풍 수해복구작업에서의 활동이 두드러졌다.폭우가 쏟아지는 첫날부터 센터의 체제와 역할을 ‘수해대비 비상체제’로 변경,센터의 모든 역량을 수해 최소화와 복구 활동에 집중시켜 전국에서 1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를 모집·배치·관리하는 등 신속한 수해 복구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태풍이 지역을 휩쓸 때 센터내에 정보화 봉사단을 조직,인터넷을 활용해 피해상황을 전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파하며 위급함을 알리고 이재민을 대피시키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자원봉사자들을 모집,자원봉사 물결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두고두고 미담이 되고 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참 좋은 이야기 / 참 맑은 이야기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자연을 벗하며 홀로 사는 법정스님이 이번엔 어린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집 두 권을 냈다.‘참 좋은 이야기’와 ‘참 맑은 이야기’(법정 지음,동쪽나라 펴냄)는 그가 지금까지 낸 수필집 속에서 어린 독자들이 읽어 좋을 법한 내용을 따로 간추려 담은 책. 그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책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익숙한 글감에서 시작해 뼈대를 잡고 살을 붙여 뭉근한 감동을 길어올린다.짤막짤막한 글들은번번이 올바른 삶의 자세를 귀띔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직접 듣고 본생활 속의 체험이 소재가 되는 건 물론이다. 스님이 내미는 가장 큰 메시지는 ‘사랑’과,모두가 함께 나누는 ‘평화’.‘참 좋은 이야기’편의 첫 이야기에서부터 코끝 찡한 울림이 전해온다. 일본 소설에서 읽었다는 어느 제과점 아가씨 이야기.얼굴 한번 본 적 없는병상의 환자가 자신의 가게 빵이 맛있다고 하자 그에게 빵을 전해주려고 멀리서부터 애써 걸음한다는 미담.스님은 길게 여운이 남는 말을 덧붙인다.“상인의 길이 곧 인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거래에 인정이 오고가야 합니다.인정이 오고가지 않는다면 사람이 나서서 할 필요도 없습니다.” 넌지시 에둘러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귀띔하기도 한다.가난한 절의 노스님 이야기.끼니조차 간신히 때우는 가난한 노스님이,자신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절을 찾아오자 낡은 불상을 고치려고 모아둔 구리판을 선뜻 내준다는 내용이다.가슴 더워지는 ‘나눔의 말’이 어김없이 뒤따른다.“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나눠가질 줄 알아야 합니다.이웃은 내 몸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또 하나의 몸입니다.한 뿌리에서,생명의 커다란 한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가 바로 이웃이기 때문입니다.내 자신은 커다란 생명의 나무에 속한 하나의가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데 불교의 윤회사상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기도 한다.“옛날,어느 나라에…”로 시작되는 황금빛 사슴 이야기는,지구상 그어떤 미물의 생명도 존귀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치게 한다. 시종 경어체로 진행되는 이야기 사이사이로 때론 소나기처럼 시원하고 때론이슬비처럼 소담스러운 천연색 그림들이 등장해 책장 넘기는 재미를 더한다. “빨리 빨리”구호가 난무하는 세상 틈바구니에서 덩달아 속도전을 치르는어린이들에게 책은 ‘느리게,사색하며 사는’ 즐거움을 가르친다.어른 독자들에게도 모자랄 게 없다.고즈넉한 절집 한 모퉁이에 앉아 향기로운 법어를듣는 것 같다.각권 7500원. 황수정기자 sjh@
  • 루푸스병 환자 후원의 밤 개최 가수 한·영·애

    “대중음악은 같이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가수 한영애가 10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루이사 후원의 밤,2002 송년음악회’를 갖는다. ‘루이사’란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 협회’의 약칭.전국 20만명에 달하는 루푸스 환자와 그 가족을 돕고자 지난 97년 만들어진 단체다.전신 홍반성 낭창인 루푸스는 의료보험 혜택도 제한된 난치병이라 환자와 가족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미담’을 칭찬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하자 한영애는 불편한 듯했다.“그냥 사회적 관심 유도와 위로 차원이죠.물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겁니다.그렇지만 관심을 갖고 작은 도움이나마 건네는 것이 환자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으리라 믿으니까요.” 한영애는 음악활동 못지않게 사회참여 활동도 중요시하는 가수다.지난달 ‘고봉아,놀자’라는 타이틀로 경기도 일산의 고봉산 환경파괴 저지 콘서트를 연 것이나,‘월드컵공원 살리기’콘서트를 연 것도 이런 활동의 일환.올해들어서만 이런 성격으로 가진 콘서트가 벌써 10번을 훌쩍 넘는다.‘좋은 노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음악은 결국 대중과 함께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이다.‘좋은 음악’도 “사람들의상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적극적인 카타르시스로서의 음악”이라니 둘은 한영애에게 크게 다르지 않다. 한영애의 별명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조종하는 ‘소리의 마녀’.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거기 누구 없소.”라며 노래하기 시작하면,객석의 중장년 팬들이 주술사의 부름을 받은 좀비마냥 일어나 야광봉을 흔들어대는 데서 비롯됐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따라가면 좋겠네’‘푸른 칵테일의 향기’‘봄날은 간다’등의 리메이크 곡과 ‘누구없소’‘코뿔소’ 등 추억의 히트곡을 부를예정이다.수익금은 전액 루이사에 기부된다.(02)2285-4546. 채수범기자 lokavid@
  • 어린이 책세상/빨간머리 앤의 크리스마스선물 外

    ●빨간머리 앤의 크리스마스 선물(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전경숙 글,신정미 그림) ‘빨간머리 앤’의 한 대목을 덜어내 진한 감동으로 채색한 창작그림책.무뚝뚝하고 소심한 매슈 아저씨는 한가족이 된 귀여운 말괄량이 앤에게 성탄절 아침에 예쁜 옷을 선물하는데….온화한 곡선의 유화가 정감 넘친다.4∼6세용.은행나무 아이들 7200원. ●이거 너 가져(앙토냉 루샤르 글·그림,최윤경 옮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즐거움을 여럿이 나누는 것은 정말 가치있는 일이란 진실을 깨달아간다.10여년 교사생활을 한 지은이는,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겼을 땐 혼자끙끙대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용기 있게 그만둘 줄도 알아야 한다고 귀띔한다.3∼6세용.풀빛 7000원. ●코끼리가 궁금해(미미 두아네 글,발레리 스테탕·크리스토프 메를랭 그림,홍은주 옮김) 권마다 한가지 동물을 주인공으로 그 습성과 신체특징들을 설명해주는 ‘궁금하다 궁금해’시리즈 중 제6권.엄마 몰래 여행을 떠난 아기코끼리를 쫓아다니며 모계중심 사회인 코끼리 세계를 들여다본다.7권 ‘팬더가 궁금해’,8권 ‘사자가 궁금해’,9권 ‘오리가 궁금해’,10권 ‘펭귄이궁금해’가 나란히 나왔다.6∼9세용.문학동네어린이 각권 6000원. ●아빠의 수첩(양해원 글,전필식 그림) 실화를 바탕으로 사랑과 감동을 길어올리는 짤막한 창작동화 18편.늘 바쁜 직장생활로 가족에게 원망만 듣다가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마지막 편지를 쓰는 아빠,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려고몰래 엄마 돈을 훔치다 들킨 아이 등 크고 작은 미담이 콧등 시큰한 감동을준다.초등 3∼6학년용.주니어김영사 7800원. ●할아버지의 천사(유타 바우어 글·그림,유혜자 옮김) 평범하게만 보이는삶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끔 배려한 독특한 소재의 독일산 창작동화.임종을 앞둔 할아버지의 병상을 찾은 어린 손자는 할아버지에게서 지나간 인생의 추억을 듣는다.병원 문을 나서는 꼬마 뒤로 할아버지의 죽음을 상징하는 천사가 따라나서지만,독자들은 죽음의 슬픔보다는 삶의 소중함을 먼저 깨닫게 된다.6세부터.비룡소 7500원.
  • 18일 개봉 ‘아이 엠 샘’ - 지능장애 아빠·영악한 딸, 가슴 따뜻한 ‘사랑 지키기’

    숀 펜이 주연한 영화 ‘아이 엠 샘’(I Am Sam·18일 개봉)은 이런 취향의 관객에게 안성맞춤이다.#보고 있으면 조금씩 체온이 올라가는 미담을 좋아하고 #자연광선이 넘실대는 따사로운 화면과 오래된 음악 #낯 뜨거운 욕설이나 정사장면이 없어 아이와 함께 봐도 마음 편한 영화.‘아이 엠 샘’은 지능장애인 아빠와 어린 딸의 ‘사랑 지키기’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힐 할리우드산 휴먼드라마다. 귀 밝은 관객이라면 제목이 낯설지 않을 듯.올 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숀펜을 남우주연상 후보로 띄워올렸다.영화를 보면 그의 연기에 할리우드 통신들이 극찬한 게 괜한 호들갑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손톱을 바짝 자른 한 남자의 손놀림을 클로즈업하며 영화는 관객을 맞는다.테이블 위의 설탕봉지들을 착착 크기 순으로 정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손의 주인공은 결벽증 환자 같기도 하다.지능이 낮은 데다 말까지 더듬어 커피전문점의 허드렛일을 면치 못하는 샘 도슨(펜).그에게 딸이 태어난다. 생모가 도망간 뒤 핏덩이 딸의 양육을 떠맡아 허둥대지만 그는 행복하다.그런데 7세가 된 딸 루시(다코타 패닝)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부녀의 사랑은 시련을 맞는다.아빠의 지능수준에 맞추고 싶은 루시는 애써 지적 성장을 억제하고,사회복지기관은 그런 루시를 강제로 양부모에게 맡긴다.영화는 가진 것 하나 없는 남자가 천신만고 끝에 변호사를 물색해 뺏긴 딸을 되찾는 과정에 초점을 모았다.법정드라마로 틀거리를 바꾼 중반 이후 펜의 파트너가 되는 주인공은 미셸 파이퍼.얼떨결에 무료변론을 맡아 진심으로 도슨의 아픔을 이해해 가는 변호사 리타 역이다. 펜의 실감나는 지능장애 연기는 드라마에 감동의 골을 깊숙이 파놓는다.‘레인 맨’의 더스틴 호프만이 숫자감각에 특출했듯,펜이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거나 의미 부여를 하게 되는 동기는 비틀스의 노래다.딸의 이름까지 비틀스의 곡(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따왔다.덕분에,영화 전편에 비틀스의 명곡이 넘쳐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곳곳에 설정돼 있다.지능장애 아빠의 딸은 똑부러지다 못해 영악하다.세상의 편견에 유난히 일찍 철든 모습이 관객의 콧잔등을 더 짠하게 건드린다.“딴 아빠들이랑 다른 아빠는 주님의 뜻이야?” 루시가 눈망울을 굴리며 묻는다.그러면 세상의 죄를 한몸에 뒤집어쓴 듯 풀죽은 도슨이 떠듬떠듬 대답한다.“미·안·해.” 최루성 가족드라마를 지나치게 의식한 흔적이 아쉽다.리타가 도슨 부녀의 변론을 맡는 과정,양모가 루시의 엄마가 돼 주겠다며 도슨에게 루시를 되돌려 보내는 급반전 등은 설득력이 많이 모자란다.감독은 ‘코리나 코리나’의 제시 넬슨.상영시간이 좀 길다.2시간12분. 황수정기자 sjh@
  • [굄돌] 富에 대한 부끄러움

    갈수록 세상이 삭막해진다 싶다가도 때로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미담들을 만나면 다시금 희망을 꿈꾸게 된다.루사 이후 피폐해진 마을마다 모아지고 있는 정성의 손길을 볼 때 그렇고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로 환원하는 이들을 볼 때 또한 그렇다.삶의 가치기준이 더 많은 물질의 추구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속에서도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아니,나만큼 남을 배려하려는 마음들이 아직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수해복구 지역의 소식들을 접하면서 나는 ‘보통 사람’의 힘을 절감한다.전국에서 수해 지역으로 달려와 준 평범한 보통 사람들 속에는 노점상과 노숙자와 재소자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더 이해할 수 있다’며 그들은 웃었다.이들의 말은 이 사회를 지탱하는 밝은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사회의 가장 큰 맹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듯하다. 전체 인구의 극소수가 나라 전체 부의 반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대개 60,70년대 경제성장 과정에서 파행적으로 쌓여진 그 부는 단지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축적된 것은 아니다.평균 이상의 부를 갖게 되기 위해서는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다른 이들의 고통과 희생을 필요로 한다.거기에는 열악한 급여와 근무조건 속에서 일해야 했던 여공들의 희생이 있었고 산업 현장에서 가혹하게 일해야 했던 노동자들의 피땀이 있었다. 인디언들의 십계명에는 “부족 중에 궁핍한 사람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엄청난 부를 소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천하에 불명예스러운 죄이다”라는 구절이 있다.이 계명은 소수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부가 도덕이라는 이름과 얼마나 멀리 있는가를 말해준다.보통사람들의 기부문화와 봉사활동이그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사회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재벌들의 기부문화는 일천하기 짝이 없다. 시혜성이거나 선심성 기부,과시용이거나 마지못한 준조세성 기부의 형태가 대부분이다.과도한 부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온다면 경제정의는 저절로 실현될 지도 모른다. 김선우 시인
  • [씨줄날줄] 안산 노점상

    자연 재해는 파괴의 현장과 원망만 낳는 것은 아니다.가끔 평상에는 보기 어려운 인간의 선의와 희망을 낳는다.경기 안산지역 노점상 50여명은 태풍 ‘루사’피해 소식을 접하고 십시일반으로 270만원을 모아 여러 필요한 물품을 산 뒤 강릉시 피해 지역을 찾아 복구작업을 도왔다고 한다.떡볶이 과일 순대 등을 팔아온 이들은 “먹고 살기 힘든 것은 똑같지만 넋 놓고 앉아 있을 수재민을 생각하면 하루 이틀 생업을 접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말한다.안산지역의 노점상들은 지난해 말에도 미담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곳 50여 노점상들은 1000포기의 김장 김치를 담가 소년소녀 가장과 홀로 사는 노인,생활보호대상자,외국인 노동자 등 100가구에 전달했었다.당시 한노점상은 “대부분 노점상들이 경제위기 때 부도 등의 어려움을 겪어봤다.”며 “한숨 돌린 상황에서 뒤를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들을 작은 힘이나마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겨울 불우이웃에 김장 김치를 갖다줬던 노점상과 강릉 수해복구에 자원봉사 갔던 노점상이 상당수 같을수도 있다.아무튼 이 50여 명은 경기도의 한도시 안산에 대해,수십만 명에 달하는 국내의 노점상에 대해,그리고 수천년동안 논의돼온 이타주의적 인간성의 순도(純度)에 대해 자신들이 의도했던 것보다 몇배나 많은 걸 말해준다.노점상은 유럽 선진국에도 있고 아프리카 후진국에도 있지만 한국에서 노점상은 어느 곳보다 사회학적인 코드로서 유용하다.미국 신문과 경제학자들은 맥도널드 가게의 고기 석쇠 뒤집는 일을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직업으로 여겨 최저임금 기준을 삼지만, 우리는 부도나 최종적인 실직 등에 몰리면 ‘노점상’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노점상으로 성공한댔자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것마저 실패하면 어디로 떨어지는가. 상업만능 시대에 밑천과 상업성이 가장 빈약한 노점상은 그만큼 비상업적인 인간성을 풍부하게 유지할 수도 있겠다.그간 노점상은 행정기관의 단속에 항의하는 집회 등으로 뉴스에 올랐다.이번 강릉 수해복구 현장에 달려간 노점상은 전국 수십만 명 가운데 안산 지역,그것도 50명에 그치지만, 그들의 뉴스는 결코 에피소드에 머물지 않는다.선의는 숫자와 지역을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세무공무원, 감사합니다”국세청 홈페이지, 민원인 감사글 잇따라

    ‘세무공무원 여러분,감사합니다.’ 권위적이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세무공무원들에게 민원인들이 잇따라 감사의 편지를 보내고 있어 화제다. 국세청 홈페이지(nts.go.kr)의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민원인이 올린 세무공무원의 미담사례가 매일 3∼4건씩 된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평수씨는 접대하러 이용했던 술집이 위장가맹점이라는 통지서를 받고 실제 가맹점을 찾았지만 허탕이었다.하지만 역삼세무서 직원 김경훈씨의 도움으로 영업 당시 사업자를 밝혀내 해명자료를 제출했다.이씨는 “민원인의 고충을 끝까지 해결해 주려고 노력한 공무원에게 고마움을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사업을 시작한 성길홍씨는 사업자등록증을 만들면서 제주세무서 직원들이 미비 서류를 일일이 챙겨줘 등록증을 빨리 받을 수 있었다.성씨는 “최근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고 집에 오니 세무서로부터 개업축하 편지가 와 있었다.”며 “문턱이 낮은 제주세무서의 친절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고공석씨는 사장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가 엄청난 금액의 세금고지서를받았다.재산압류 및 신용불량자에 등록된다는 통고를 받았으나 서광주세무서 박준선·정관수씨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과 관계자는 15일 “지난 1999년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대대적인 세무행정을 한 뒤 세무공무원들의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며 “앞으로도 세무공무원의 민원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씨줄날줄] 시어머니

    장상(張裳) 국무총리서리의 인사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시어머니가 세상의 눈길을 끌었다.유사 이래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에 내정된 장 서리가 청문회장에서 털어 놓은 ‘고부(姑婦) 비화’는 한편의 ‘미담’이기에 충분하다.올해 91세인 시어머니가 3년 전 병석에 들기 전까지 대학 교수인 남편과 함께 모든 월급을 드리고 살림을 맡겼다는 대목은 요즘 세상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우체국 환매채에 대한 의원 질문에는 시어머니가 준 용돈으로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요즘 세태를 구태여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예사 고부사이가 아니다. 한국 여인들의 일생은 따지고 보면 고부 관계의 역정이기도 하다.동서양이 비슷하겠지만 공동 운명체이면서 물밑에서는 갈등과 마찰이 늘 꿈틀거린다.시어머니라는 말이 들어간 그 많은 속담 가운데 좋은 뜻을 가진 것은 없다.‘시어미 죽는 날도 있다.’거니, ‘시어미 죽으면 안방은 내 차지.’라거니,뭐 이런 식이다.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뒤틀림은 여전해 보인다.고부 갈등을 감당하지 못해 갈라 서는 부부가 아직도허다하다.어머니와 아내 불화 사이에서 말 못할 속앓이를 겪는 남정네들이 사실 부지기수다. 시대는 고부 관계 공식을 바꿨다.가정의 경제권이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넘어 갔다.고부간 힘겨루기에서 무게 중심이 며느리쪽으로 기울어졌다.‘훌륭한’ 주부를 칭송하는 공적 사항에는 시어머니를 남달리 봉양한 대목이 필수적인 세상이 됐다.장 서리네 얘기는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박사 며느리와 아들이 초등학교만 마친 시어머니가 아흔이 다 될 때까지 월급을 고스란히 드리고,그때그때 용돈을 타서 썼다지 않는가. 청문회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해 보면 어려웠던 유학 시절 시어머니의 희생적인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특히 자녀들을 도맡아 키워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장 서리는 아이들이 ‘엄마’하며 울지 않고 ‘할머니’라고 소리친다고 소개했다.시어머니에 대한 믿음이 거의 맹신에 가까웠을 법도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삿짐을 옮기지 않으면서 주민등록을 세 번이나 옮긴 일을 시어머니가 했다 해서 전혀 모른다는 것은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가정에 헌신적이었던 시어머니가 옛일을 증언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니 엉뚱한 생각도 든다.배움의 크고 작음을 떠나 모두의 명예는 소중한 법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40대 의사의 모교사랑

    40대 의사가 매년 3000만원씩,20년간 모두 6억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기로 해 화제다. 미담의 주인공은 대구시 중구 삼성안과의원 이승현(李承炫 41)원장. 이 원장은 최근 모교인 계명대(의대 80학번)에 3000만원을 기탁하고 앞으로 20년간 6억원을 기금으로 내놓기로 약정을 맺었다.이 원장은 “사회에서 받은 은혜를 다시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일뿐”이라며 “제 삶에 더 충실해야 할것이란 생각에 납부기간도 ‘평생 목표’인 20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지난 97년 개인병원을 연 이씨는 군위,고령의 산골마을에 매달 한번씩 무료 의료봉사를 나가는가 하면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는 무료 수술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계명대는 이씨가 내놓은 발전기금으로 매년 의과대학 학생 10명에게 장학금 100만원씩,교수 2명에게 연구비 500만원씩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으로는 교육용 기자재를 구입키로 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어린이 책 세상/ 달리는 새둥지 등

    ◆달리는 새둥지(김남숙 글,권인수 그림) 충북 괴산에 있었던 미담을 유년기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재구성했다.딱새 부부는 태어날 새끼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위해 유조차를 발견하고 힘들이지 않고 여행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 유조차에 둥지를 틀기로 한다.마침 딱새를발견한 유조차 주인은 오히려 반가워하며 먹이도 주고 둥지도 수리해주며 다친 새끼가 무사히 나은 뒤 숲으로 딱새들을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다.가교 9000원. ◆수상은 수영장 산다?(도리스 슈뢰더-쾨프 엮음,박종대옮김) 독일의 저명 인사 28인이 기고한 글들을 모았다.정치와 관련된 복잡한 개념들을 비유적으로 간단하게 묘사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정치의 개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고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법을 일러준다.다른우리 1만원. ◆수탉을 이긴 깜동이 토끼 (이상교 글,유진희 그림) 힘없는 토끼들을 괴롭히는 수탉과의 싸움에 당당하게 나선 깜동이 토끼의 모습을 그린 창작 동화. 한국어린이교육원 7000원. ◆아주 특별한 점심(로버트 벤더 글·그림,손자영옮김)자연계의 먹이사슬을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 동화.배가 고파 딱정벌레를 잡아먹은 개구리를 물고기가,물고기를 뱀이,뱀을 악어가,그 악어를 사자가 잡아 먹는다.국민서관 8500원. ◆수리수리 맛소금(박무직 글·그림) 한국 명랑만화의 명맥을 잇기 위해 창작된 것으로 어린이를 위한 요리 만화.1990년대 들어 ‘닥터 슬럼프’‘짱구는 못말려’ 등 일본개그만화가 유입되면서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된 한국 명랑만화의 부활판이랄 수 있다. 바다그림판 8500원. ◆늑대의 돼지꿈(기무라 유이치 글,다시마 세이조 그림,박이엽 옮김) 4∼7세용.놓쳐버린 돼지 새끼를 찾아나서는 늑대의 이야기로 욕심 많고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늑대의 캐릭터가 흥미롭다.현암사 1만2000원.
  • [편집자문위원 칼럼] 사람 중심의 ‘행정뉴스’를

    대한매일에서 다른 매체와 가장 구별되는 것을 꼽으라면 매일매일 3개면 정도 할애되는 ‘행정뉴스’일 것이다.과거 정부가 최대 주주이던 시절 정부의 홍보성 뉴스를 주로 다루었던 때와는 달리 행정부의 시시비비와 생생한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지면으로 성장했다. 최근 행정뉴스의 톱기사에는 “복지정책 부처간 이견 심하다(4월23일자)”,“IT업무 주도권 다툼 재연(4월27일자)” 등 행정부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기사를 다루고 있다.또한 “가족과 함께한 토요휴무(4월29일자)” 등각 부처별 주요정책에서부터 공무원들의 세세한 생활상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또한 행정뉴스의 한면정도는 지역행정 뉴스를 다루고 있어 지방자치단체별 미담과 정책도 쉽게 접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행정뉴스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생활과 밀접해 있는 정부정책과 분위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이다.특히국민 개개인에게 정부의 정책 방향을 알리는 한편 정부에게도 국민의 요구를 전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매일만의 특징이라할 수 있는 ‘행정뉴스’가 본연의 역할을 보다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차원에서 몇가지 개선방안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정부 또는 독자들의 참여공간을 넓일 수 있다면 좋겠다.대체로 행정뉴스의 편집방향을 보면 취재기자와 데스크 중심의 취재기사가 내용을 주도하고 있다. 아무래도 정부의 정책과 공무원들과 관련된 뉴스로 편집되다 보면 딱딱한 내용으로 일관될 수 있는 소지를 많다.그러나 일반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옴부즈맨 제도(기사 또는 컬럼)” 등을 운영하여 다양한 논점과 관점을 양산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또는 “우리부처 이야기”등을 제목으로 보다 부처별 공무원들이 직접 부처별 다양한 소식을 보여줄 수 참여공간을 확대한다면 보다 생동감 있는 기사를 확보할 수 있을것이다. 둘째,진정한 공복으로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상을 발굴 전파하는 것이다.예전에는 일반 국민이나 언론의 입장에서정부는 주로 비판의 대상이었다.그러나 사실 예전에 비하면 과거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관료문화를 탈피하기 위해부처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또비리공무원보다는 아직도 공복을 자처하고 묵묵히 일하는공무원들이 더욱 많다.그래서 매달 “이달의 공무원상”을 선정,시상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 독자나 국민들만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만들고국민이 뽑은 공무원상이라는 특성을 부여하여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만들어야 한다.선정을 베푸는 청백리를 발굴하여 전파하는 일.사회계층간 반목,특히 권위주의적인 관료문화에 대한 불신을 긍정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고,묵묵히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이미 있는 일이될 것이다. 지금은 정부 또는 관료가 군림하는 권위주의시대가 아니라 화합과 동반의 시대이다.정부부처,그 속에서 일하는 공무원은 국가발전 모델을 수립·사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계층이다.이러한 의미에서 대한매일만이 가진 ‘행정뉴스’의 역할을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며,여기에 다양한 색깔을 덧칠해 나가는 작업은 계속 되어야할 것이다. 이금룡 (주)옥션대표
  • 북한 언론 대해부/ 주체사상 전파…黨 검열 엄격

    우리가 북한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대부분 북한의언론을 통한 것들이다.북한의 언론은 조선노동당의 이념을 주민들에게 전파하는 도구인 동시에 남한 및 서방세계가북한을 들여다 보는 창이기도 하다.북한의 언론은 어떤 모습이며,어떻게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는지 알아본다.잡지는 제외했다. ■北 언론 어떤게 있나. 북한의 언론은 신문과 방송,통신,그리고 출판으로 나뉜다.중앙언론과 지방언론이 확연히 구분되며 모두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지시를 받는다. ◆신문=북한의 신문은 모두 정부나 정당의 기관지다.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중앙지’는 ‘로동신문’(조선노동당 기관지) ‘민주조선’(내각 〃) ‘청년전위’(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 등 3개이다. 북한을 대표하는 신문은 노동신문으로 1면에서는 항상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소식을 다룬다.주요 사건·현안에 대해 정론·사설을 통해 북한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대변한다.당 정책과 실천 성과를 주로 다룬다.국제정세도 소개하며,자기 사업단위의 성과를 직접 알리는 ‘노농통신원’ 제도를 두고 있다. 연중 무휴로 매일 6개면이 발간되며 발행부수는 150만부정도다.45년 11월1일 ‘정로(正路)’라는 제호로 창간된뒤 46년 9월 조선신민당 기관지인 ‘전진(前進)’을 흡수,오늘에 이르고 있다.지난해 12월1일 지령 2만호를 펴냈다. 로동신문 창간일이 바로 북한의 ‘출판절’이다. 내각기관지인 민주조선은 45년 8월 평남 인민위원회 기관지인 ‘평양일보’로 출발했다.북한 정권이 수립된 48년 9월 내각의 기관지가 됐다.특성상 행정관계 기사를 많이 게재하고 경제기사도 비중있게 다룬다.4∼6면 발행되며 월요일에는 펴내지 않는다. 최근 중앙지로 격상된 청년전위는 46년 11월1일 북조선민주청년동맹(민청) 기관지로 창립됐으며 66년 지금의 제호를 갖게 됐다.제목처럼 20∼30대 청년층을 주요 독자로삼는다.미담,선전·교양물을 주로 다룬다.4면 발행이 원칙이며 역시 월요일자는 휴간일이다. 평양·개성신문,평남·평북일보,함남·함북일보,황남·황북일보,자강·양강일보,강원일보 등 11개 지방지는 모두노동당의 지방조직인 도당위원회 기관지다.매일 4면이 발행되며 발행부수는 4만∼5만부 정도. ◆방송=모든 방송을 관장하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조직편제상 내각 직속 기관이지만 실제로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 전국을 단위로 하는 라디오방송으로는 조선중앙방송,평양방송,평양FM,구국의 소리 등이 있다.조선중앙방송이 북한의 대표 방송으로 대내·대외용으로 구분해 방송한다.하루 방송시간은 22시간에 이르며,역시 뉴스 첫머리는 김일성·정일 부자의 소식이 차지한다.교양·보도 프로그램이 80∼90%를 차지하며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의보도·사설·논평 기사 등을 그대로 인용,보도한다.평양방송은 대남용으로 뉴스와 논설이 60% 이상을 차지한다.89년 발족한 평양FM은 혁명가극과 서양 고전음악을 24시간 방송한다.‘구국의 소리’ 방송은 85년부터 시작됐으나 방송 주체가 불분명하다.중파 1개 채널과 단파 2개 채널로 방송되며 남파공작원과의 교신에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이밖에 도청 소재지마다 10개의 지방 방송이 있다. TV 방송은 조선중앙TV가 대표적이다.74년 4월 남한보다앞서 컬러 송출을 시작했다.평일 오후 5시부터 6시간동안,일요일에는 8시간동안 방송한다.월요일에 쉬는 점이 무척이채롭다.영화·가극·스포츠를 비롯,다양한 프로그램을내보낸다.메인 뉴스는 오후 8시에 방송되며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이어지는 연속극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83년 첫 전파를 띄운 만수대TV는 북한의 대표적 ‘오락방송’이다.영화 비율이 절반에 가깝고,스포츠 중계도 많이해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평양 및 인근 지역에서 토·일요일에만 볼 수 있다.80년대 미국 만화영화 ‘톰과 제리’를 방영하기도 했다.외국인들도 그런대로 재미를 느낄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다.북한의 모든 TV방송이 유럽식인PAL 방식인데 비해 개성TV는 우리나라와 같은 NTSC방식으로,대남 선전방송이다.조선중앙TV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 내보낸다.97년에 생긴 조선교육문화TV는 우리의 교육방송에 해당된다.북한에는 또 ‘제 3방송’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는 각 가정에 설치된 스피커 방송이다.북한 주민들은이 방송을 통해 각종 지시사항과 뉴스 등을접한다.지방은 TV 보급률이 10∼30%에 그쳐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이 ‘제 3방송’이다. ◆통신=‘조선중앙통신사(KCNA·Korea Central News Agency)’가 유일한 국영 통신사다.46년 12월5일 ‘북조선통신사’로 발족했다.선전·선동보다 ‘뉴스’를 주로 다뤄 북한의 언론 가운데 서방 언론에 가장 가깝다.수교관계가 없는 나라와의 연락업무 등을 맡기도 한다.정식 수교관계가없는 일본에도 조선중앙통신의 직원이 상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러시아아의 이타르타스,중국의 신화사 등 46개통신사와 보도분야 협조·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출판사와 해외 언론=북한에서는 출판사도 언론기관으로분류된다.조선노동당출판사,문학예술종합출판사 등 5∼6개의 ‘중앙출판사’가 각종 잡지와 책을 발간한다.외국문종합출판사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주간신문인 ‘The PyongYang Times’를 비롯해 모든 외국어로 된 출판물을 찍어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총련)의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해외 언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어떤 특징 있나. 북한은 언론의 사명을 “주체사상과 그 구현인 ‘주체적출판보도 사상’을 지도적 지침으로 해 주체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끝까지 완성해 나가는 데 적극 기여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김정일(金正日) 노동당 총비서와 유일체제를 선전하고 주민들에게 당의 이념을 전파·고취하는 것이 주된 임무라는 뜻이다. 이 같은 여건 때문에 북한의 모든 언론은 노동당의 검열을 받는다.각 언론사에는 노동당 출판검열국에서 나온 지도원이 상주하면서 기사들을 점검한다.그 외의 활동도 당선전선동부 지도원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지난 2000년 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벽에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 그림을 어린이들이 종이 모자이크로 완성하는 행사가 열리자 서울에 와 있던 북측 대표단은 “어떻게 우리 장군님 얼굴을 어린애들이 종이로 찢어 붙이는 사진을 신문에 내보낼 수 있느냐. ”면서 “남조선에는 검열도 없느냐.”고 항의,남쪽 기자들이 황당해 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 언론이 ‘속보(速報)’경쟁에 큰 비중을 두는것과 달리 북한 언론은 빠른 보도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특히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행적은 경호를 이유로 며칠 뒤에 보도하는 것이 관례다.그러나 2000년 8월부터 서울과 평양에서 3차례 열렸던 이산가족 상봉은 그날 바로 다루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일 총비서와 중요 국가기관 간부들은 조선중앙통신으로부터 뉴스를 신속하게 제공받는다.‘백지통신’이라고 불리는 이 보도자료는 북한 및 남북관계와 관련된사건,또는 주요한 국제 뉴스를 담고 있다. 또 우리 언론이 정책의 실패와 사회의 부정적 현상을 비판적으로 다루는 것과는 달리 북한의 언론은 ‘긍정적인 보도’ 기조를 유지한다.우리가 ‘이래서 문제’라고 보도할 것을 북한 언론은 ‘과거에는 이렇게 안 좋았으나 지금이 이렇게 발전됐다.’고 강변하는 식이다.또 각종 사건·사고도 거의 전하지 않으며 논설·논평의 비중이 크다. 전영우기자. ■북한의 기자는. 북한의 기자는 노동당 간부에서 별도의 시험없이 선발돼각 언론에 배치된다.따라서 공개 또는 특별채용 시험이 없다.그러나 일단 기자가 되려면 5년제 정규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이 가운데 중앙언론사 기자는 김일성대·김형직사범대·김책공대 등 일류대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로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비롯한 중앙언론에는김일성대 인문사회계열 전공자가 가장 많다.평양영화대 창작학부 졸업자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전언이다.최근에는 김형직사범대 출신들이 대거 진출,새로운 인맥을 형성하고있다고 한다.과학 분야나 과학도서·출판 분야의 전문 기자에 김책공대에서 자연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배치되기도 한다.지방언론에는 주로 지방대 출신들이 선발된다. 기자는 ‘무급’과 1∼5급 등 모두 6개 등급으로 분류된다.처음 언론사에 들어가서는 무급으로 지낸다.우리로 치면 ‘수습기자’에 해당한다.그러나 무급이라고 월급이 없는 것은 아니다.무급기자 생활은 2∼3년 동안 이어지는데보통 100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일반 노동자보다 조금많은 수준이다.시험을 치러 진급할 때마다 20원 가량의 월급을 더 받게 된다.또 인민기자나 공훈기자로 선발되면 대우가 훨씬 좋아진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우리 공장(농장)을 잘 써달라.”면서 공장이나 농장 관계자들이 촌지를 건네기도한다.촌지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과일이나 생필품들이다.최근 들어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같은 ‘현물 촌지’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북한 기자들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기는 하지만 아주 인기있는 직종은 아니다.최근 경제난 심화로 생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북한고위층 자제들이 대외교류부문이나 당·군의 일꾼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현실에 기인한다. 북한기자는 주로 중류층 지식인들이다.그러나 여자들이아주 선호하는 직업이다.이 때문에 북한의 여기자들 가운데는 고관대작의 딸들이 많다. 우리의 지방 주재기자에 해당하는 ‘특파기자’는 별로인기가 없다.보통 도나 직할시에 주재기자를 1명씩 두는데 지방경제 사정이 아주 나빠 생활이 어려운데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평양으로 돌아간다는 보장도 없다.기자들 가운데 김정일 현지지도 등을 취재하는 ‘1호 기자’와 중앙당과 주석부(금수산기념궁전) 출입기자가 특히 선망의 대상이지만,해외특파원을 더욱 선호한다.외교관보다 업무도 수월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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