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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영유아 절반 어린이집서 생활한다

    서울 영유아 절반 어린이집서 생활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영유아(5세 미만)가 절반을 넘어섰다. 또 영유아가 줄고 있지만 어린이집 이용은 해마다 느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무상보육으로 가정에서 돌보는 유아가 점점 감소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기준으로 영유아가 모두 48만 47명이며 이 중 50%인 24만 49명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영유아 수는 지난해에 2007년(53만 922명)보다 10% 이상 줄었지만, 어린이집 이용 수는 지난해 24만 49명으로 2007년(17만 7804명)보다 무려 35% 늘었다. 반면 가정에서 부모가 돌보는 영유아 수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2007년 27만 657명에서 지난해 14만 8829명으로 무려 45%가 줄었다. 무상보육이 시행된 2012년에 15% 감소하더니 해마다 12~6% 줄고 있다. 이는 무상보육 이후 어린이집 보내기 열풍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다. 시 관계자는 “무상보육 도입 이후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으면 손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급격한 보육 수요 증가가 시설 부족 등 각종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즉 늘어난 수요에 맞춰 어린이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원장과 교사 자질 미비, 이윤 추구 보육시설 등장 등 각종 문제가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어린이집 문제 해결은 보육 수요를 줄여 자격 미달인 어린이집이 자연도태되도록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보육정책 담당자들은 입은 모은다. 시 관계자는 “2014년 어린이집은 67 87곳으로 2011년(6105곳)보다 무려 11% 이상 늘었다”며 “국공립 확충 부분도 있지만 늘어난 보육 수요에 맞춰 가정어린이집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12.4%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에 새로 생긴 어린이집은 총 125곳으로 이 중 국공립이 94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어린이집 19곳, 직장어린이집 11곳, 부모협동 1곳 등이었다. 단 같은 기간 사회복지법인 3곳, 법인단체 등 13곳, 민간어린이집 64곳이 감소해 순증가분은 45곳으로 집계됐다. 보육 종사자도 1868명이 증가했다. 시설장이 44명, 보육교사 1475명, 특수교사 37명, 영양사 14명, 취사부 76명 등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진중권 정동영 비판 “함량미달 정치꾼” 새정치 “새누리 2중대” 잇따라 비판

    진중권 정동영 비판 “함량미달 정치꾼” 새정치 “새누리 2중대” 잇따라 비판

    진중권 정동영 진중권 정동영 비판 “함량미달 정치꾼” 새정치 “새누리 2중대” 잇따라 비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을 비난했다. 14일 진중권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선거에 나와서 하는 행태가 고작 새정연 계파갈등의 연장전”이라 밝혔다. 이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당시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것과 관련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공격한 정동영 전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진중권 교수는 “과감하게 진보적 의제를 던져야 할 시점에. 저런 함량미달 정치꾼을 사실상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로 묵인해준 정의당, 노동당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정동영 전 의원 측 임종인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한 2번의 특별사면을 주도한 책임자가 모두 문재인 대표였다. 특히 2007년 문 대표가 비서실장 시절 성 전 회장의 특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특사였다”면서 “특혜성 또는 대가성 의혹이 매우 짙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2004년 1심에서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가 2005년 5월 석가탄신일 특별 사면을 받았고, 2007년 11월 2심에서 행담도게이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상고 포기 후 한 달 뒤 연말 특사를 받았다. 새정치연합은 14일 정동영 후보에 대해 “새누리당 2중대나 하자고 당을 박차고 나간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선아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특사 의혹을 제기한 것도 모자라 정동영 후보 측 국민모임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강 부대변인은 이어 “성 전 회장 특사는 참여정부의 특혜가 아니라 절차에 따른 사면임이 분명하다”면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전현직 비서실장과 총리 등 박근혜 정부 실세들 모두가 연루된 친박 게이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실정에 이어 부패 정권의 면모가 명백히 드러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금 필요한 것은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고 심판하는 일”이라면서 “국민모임은 새누리당의 물귀신 작전에 편승하지 말고 근거 없는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문회 불참’ 서울외고 17일 한번 더 해명 기회

    평가 기준점수 미달로 특수목적고(특목고) 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외고가 14일 서울시교육청의 청문에 불참했다.시교육청은 오는 17일 다시 청문을 열어 학교 측에 해명과 개선 대책 설명 기회를 다시 주기로 했다. 영훈국제중은 오전 청문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개선 대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서울외고가 또다시 불참하면 궐석으로 청문을 한 뒤 20일 내에 ‘2년 유예 뒤 재평가’나 ‘지정 취소’ 중 최종 평가 결과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정 취소로 결정하면 시교육청은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는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2일 특목고, 특성화중 등 모두 13개 학교의 평가 결과를 발표해 기준점(60점)에 미달한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을 청문 대상으로 확정했다. 서울외고 학부모들은 대학 어문계열 진학률이 다른 외고보다 높아 설립 목적인 외국어 인재 양성에 충실했다며 시교육청의 평가 결과가 부당하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서울외고가 기준점에 2.7점 모자란 57.3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됐다”면서 다른 외고의 평가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상대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학교의 점수가 해당 학교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성완종 20여년간 무차별 돈 살포… 정치인에겐 수백만원씩 현찰 다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과거에도 불법 정치자금에 얽혀 자주 구설에 올랐고 처벌도 받았다. 1992년 한준수 연기군수가 같은 해 총선에서 관권·금권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폭로하며 성 전 회장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한 군수가 이종국 충남지사로부터 “여당 후보를 지원하라”며 받았다는 수표가 성 전 회장 회사인 대아건설 계좌에서 나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성 전 회장은 당시 민주자유당 재정위원이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은 “수표가 대아건설 계좌에서 나온 것은 맞지만 이후 과정은 모른다”고 주장해 처벌을 피했다. 2002년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의 특보를 맡았을 때는 같은 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민련에 16억원을 불법 지원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대아건설 공사 현장의 하도급업체 8곳에 초과 기성금(공사 진척에 따라 지급되는 대금) 형식으로 2억원씩 송금한 뒤 이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수법으로 16억원을 마련했다.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자민련 관계자에게 직접 전달된 이 돈은 하도급업체들이 기부하는 것처럼 꾸며졌다. 이후 성 전 회장은 2004년 총선에서 자민련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받았지만 정당 득표율 미달로 의원 배지를 달지는 못했다. 같은 해 검찰 수사에서 이 같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 사실이 드러나 처벌받았고 이듬해 특별사면됐다. 대아건설은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도 등장한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 양쪽에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대아건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 결과 노무현 후보 캠프에 3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회창 후보 캠프에 대한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1990년대 중반 성 전 회장이 만나자고 해 나갔는데 백만원짜리 다발을 몇 개 줘 놀랐다”며 “정치권에 수도 없이 돈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통영함 납품비리’ 황기철 前해참총장 구속기소

    “참모총장님 동기분 부탁이라니까.” 최신식 구조함인 통영함에 어선에나 쓰는 탐지기 수준의 장비가 탑재된 ‘코미디’는 해군사관학교 출신 고위 장교들의 비뚤어진 전우애와 승진욕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력 강화는 뒷전으로 밀렸다. 9일 검찰에 따르면 통영함 납품 비리 사건은 2009년 1월 당시 정옥근(63·구속기소) 해군 참모총장의 해사 동기(29기)인 로비스트 김모(63·구속기소)씨가 미국 H사의 음파탐지기 납품 로비를 위해 방위사업청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당시 함정사업부장(소장)이던 황기철(58·32기) 전 해군참모총장은 김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해사 1년 후배이자 당시 상륙함사업팀장인 오모(57·구속기소) 전 대령에게 “정 총장님의 동기생인 김 선배가 참여하는 사업이니까 신경 써서 잘 도와줘라. 총장하고 관계가 좋아야 내가 진급할 수 있으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수차례 신신당부했다. 황 전 총장과 오 전 대령은 H사의 음파탐지기가 1970년대 이전에 운용된 ‘싱글빔’ 방식으로 현재는 어선에서나 쓰이는 것을 알고서도 해군이 요구한 성능을 충족하는 것처럼 공문서를 위조했다. 또 2009년 9월 H사가 자료도 제출하지 못해 ‘미충족’ 대상으로 분류돼야 했지만, 황 전 총장은 “총장님 관심 사업이니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게 해 달라”며 해사 후배를 비롯한 방사청 관계자들을 압박하면서 원안 추진을 지시했다. 결국 H사 음파탐지기는 2013년 12월 운용 시험 평가 결과 성능 미달로 뒤늦게 전투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계약이 해지됐다. 38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만 낭비된 셈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황 전 총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오 전 대령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황 전 총장의 금품 수수 여부나 인사상 특혜 여부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커플이 함께 운동하면 효과 상승…과학적 입증

    커플이 함께 운동하면 효과 상승…과학적 입증

    퍼스널 트레이너와 운동하는 것과 커플이 함께 운동하는 것 중 어떤 쪽이 효과가 더 높을까? 최근 해외 연구진에 따르면 커플이 함께 운동할 경우 전문가들의 권장 운동량 도달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은 1987년부터 1989년까지 45~46세의 1만 5792명의 환자들이 참여한 동맥경화 위험 연구(the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 ARIC)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중 3261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세계보건기구가 성인에게 권장하는 ▲1주일에 150분 중간강도 운동 ▲1주일에 75분 격렬한 강도의 운동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추가로 조사했다. 조사 초기에는 총 3261쌍의 커플 중 남편의 45%, 아내의 33%가 위의 권장 운동량을 충족했다. 6년이 지난 뒤 ‘권장 운동량을 지키는 아내’의 남편은 운동량 미달인 아내의 남편에 비해 권장 운동량을 충족할 확률이 70% 더 높았다. 또 ‘권장 운동량을 지키는 남편’의 아내는 운동량 미달인 남편의 아내에 비해 권장 운동량을 충족할 확률이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커플 중 한 명의 운동량이 증가할 경우 파트너의 운동량도 이와 비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운동이 자신에게 유익할 뿐 아니라 배우자 또는 애인에게도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비만 인구가 치솟는 현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 보다는 커플이 함께 운동하는 것이 더 나은 ‘커플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연구를 이끈 텔아비브대학의 실비아 코톤 박사는 “커플이 흡연이나 음주 등 위험요소가 많은 습관들을 닮아간다는 연구결과는 나온 바 있지만 신체적 활동 역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신체적 활동을 권장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시, 반드시 개인이 아닌 커플을 목표로 해야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월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행사에서 발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연봉 5500만~7000만원 절반이 세금 줄어… 소득재분배 효과 ‘허점’

    연봉 5500만~7000만원 절반이 세금 줄어… 소득재분배 효과 ‘허점’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205만명(15%)이 올해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더 냈다. 총 1639억원이다. 정부는 당초 연봉 55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세금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면 연봉 5500만~7000만원 사이의 48만 8000명(43%)과 연봉 7000만원이 넘는 6만 4000명(4.4%)은 세금이 오히려 줄었다. 정부가 세법 개정의 주된 근거로 제시했던 ‘소득 재분배’ 효과에도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정부 표현대로 세금 ‘폭탄’이 아니라 ‘수류탄’ 정도라고 해도 다치고 아픈 사람은 있었던 것이다. 직장인들의 불만이 폭발했던 데도 어느 정도 이유는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7일 발표한 ‘2015년 연말정산 결과 분석’을 보면 지난해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 1361만명 중 15%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2013년 세법개정 때문에 총 1639억원의 세금을 더 냈다. 연봉 수준별로 1인당 늘어난 세금을 보면 2500만원 이하 근로자 11만명이 4만 2000원씩, 2500만~4000만원 사이 142만명이 8만 5000원씩, 4000만~5500만원 사이 52만명이 7만 4000원씩이다. ‘싱글세’도 사실로 드러났다. 세금을 더 낸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73%(150만명)는 1인 가구였다. 싱글세는 1인당 8만원 수준이다. 연봉 5500만원 이하의 세 자녀 이상 가구와 출산·입양 가구 중 30%(13만명)가 세금이 늘었다. 정부가 다자녀 추가공제, 6세 이하 자녀공제, 출산·입양 공제 등을 자녀세액공제로 합치면서 혜택이 줄었기 때문이다. 더 낸 세금은 세 자녀 이상 가구가 평균 11만원, 출산 가구가 평균 24만원이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목적이었던 소득 재분배와 과세 형평성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액공제는 소득에 관계없이 세금을 일률적으로 깎아 줘서 통상 고소득자에게 불리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연말정산 파동의 진앙지는 정부가 세금이 줄어든다고 장담했던 연봉 5500만원 이하 중산층과 저소득층”이라면서 “이 구간에서 세금이 늘어난 월급쟁이가 있고 세금이 줄어든 고소득층이 있는 만큼 정부가 소득 재분배 효과 개선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의 실효세율(소득 대비 실제 낸 세금 비율)이 1.32%에서 1.29%로 떨어졌다”면서 “반면 연봉 5500만~7000만원은 4.26%에서 4.3%로, 7000만원 초과는 10.67%에서 11.86%로 늘어나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연말정산 분석 결과에서 과세 미달자를 포함시키는 등 감세 효과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반박 자료를 냈다. 기재부는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과세 미달자가 과세자로 바뀔 수 있어 과세 미달자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분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환부 놔두고 뾰루지만 치료”… 안심대출 절반의 성공

    “환부 놔두고 뾰루지만 치료”… 안심대출 절반의 성공

    “환부(가계부채 취약계층)는 놔두고 뾰루지(우량계층의 변동금리 대출)만 치료했다.” 정부 정책 중 최고 흥행작이라는 안심전환대출이 1, 2차 판매를 통해 총 33조 9000억원어치가 나갔다. 신청자 수만 34만 5000명이다. 금융 당국은 5일 “안심대출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분할상환 비중이 7~8% 포인트 상승해 당초 2016년으로 잡았던 30% 목표치 조기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가계빚 총량을 늘리지 않고 부채 구조를 개선했다는 자평이다. 지난 3일 판매가 끝난 2차분 평균 대출액은 9000만원으로, 1차분 평균인 1억 500만원보다 적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자만 갚고 있던 종전 대출을 원금까지 나눠 갚게 돼 해마다 약 1조원의 가계부채 총량 감축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시장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이자가 1% 포인트가량 싼) 안심대출 전환에 따른 이자 감면액이 연간 3400억원(전환액 34조원의 1%) 정도인데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1100조원)의 0.03%에 불과하다”며 가계부채 구조 개선 운운은 ‘과장’이라고 꼬집었다. 대상 선정을 둘러싼 비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대책의 출발점은 취약계층 위험 제거여야 하는데 부실 위험이 가장 낮은 우량계층에 한정된 나랏돈을 투입했다”고 아쉬워했다. 금융위는 1만명 표본 분석 결과를 앞세워 안심대출 수혜자(평균 소득 4100만원)가 ‘중산층 이하’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득 3~4분위(상위 20~60%)해당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가처분소득(소득 가운데 소비나 저축 등에 실제 쓸 수 있는 돈)이 4000만~6000만원인 중산층에 해당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처음부터 채무 규모와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안심대출 신청자격을 제한했어야 했다”며 “집값(9억원 이하)으로만 자격 제한을 두다 보니 소득 수준이 높고 투자용으로 여러 채 집을 갖고 있는 1가구 다주택자도 안심대출 수혜 대상에 포함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해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가계부채 보고서를 내놓고 있지만 소득수준, 주택 보유 형태(자가·전세), 고용 형태(정규직·비정규직) 등 세분화된 실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진단이 없으니 잘못된 처방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안팎의 비판과 재원 마련 부담 등에 금융위는 “3차 안심대출은 없다”고 거듭 못 박았다. 일각에서 기대하는 2금융권 대출자나 다중채무자용 안심대출은 내놓지 않겠다는 얘기다. 2차분 한도(20조원) 미달로 재원 6조원이 남아 있지만 이를 별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부동산 호황? 화려한 통계, 그 뒤의 위험들

    부동산 호황? 화려한 통계, 그 뒤의 위험들

    착시현상에 가려 주택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주택 거래증가, 아파트 청약경쟁률 상승, 일부 지역 집값 오름세 등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통계 이면에는 위험 요인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가 증가하고 집값을 꾸준히 끌어올릴 만한 기본 펀더멘털이 부족해 안정적인 주택시장 활황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도 표면상 지표만으로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에 매몰됐다고 지적한다. 또 이럴 때일수록 부화뇌동하지 말고 분수에 맞는 신중한 판단을 주문한다. 주택 시장 통계·흐름 속에 잠재한 리스크 요인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100만건을 넘어서면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거래량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통계만 보면 주택시장이 활황기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정확한 통계 분석은 어렵지만 ‘비자발적’ 거래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비자발적 거래는 주택시장 활황기 진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택 거래량 증가와는 질적 차이가 있다. 주택시장이 활황기로 진입하는 시기에는 거래 증가와 함께 집값이 오른다. 이 과정에서 시장은 실수요자보다 투자자가 주도한다. 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은 파급효과도 크고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렇다면 최근 주택 구매 수요층은 누구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의 주택 거래 수요층은 구매욕구와 구매능력이 맞아떨어져 집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상당수가 심리적 압박에 쫓겨 어쩔 수 없이 구입하는 서민층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자산가가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전셋값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벼랑 끝에서 집을 사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주택 유형별 매매거래 현황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다세대 주택 거래는 전년대비 25.2%, 연립은 32.1% 증가했다. 전세난에 지친 서민들이라도 수익성·환금성이 유리한 아파트를 사고 싶지만 구매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으로 옮겨 탔다고 보면 된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세입자들이 전셋값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해 전세 보증금 수준과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값 움직임도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집값 상승률은 1.71% 상승에 그쳤다. 주택거래량이 비슷했던 2006년 집값이 12% 상승했던 것과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상승률(1.46%)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통상 주택 거래량이 6개월 정도 증가하면 가격 상승이 뒤따랐던 패턴도 나타나지 않았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집값 상승현상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주택시장 활황기에 일어나는 현상과는 거리가 있다”며 “거래량이 증가한 팩트(통계)는 맞지만 주택시장 활황기 진입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비자발적 주택 거래 증가로는 주택시장을 오랫동안 튼튼하게 지탱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실질 소득이 늘어 주택 거래량이 증가할 때 비로소 주택시장도 장기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비자발적 거래에 따른 주택거래량 증가만으로는 주택시장 회복을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래량 증가가 안정적인 주택시장 활황기로 접어들었을 때와 다른 양상인 만큼 무턱대고 주택 구매에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는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량 증가는 전셋값 상승과 대출여건 개선 등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의 효과이고,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해 큰 폭의 가격 상승이나 거래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기간 가격 상승을 노린 주택 구입자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구름 인파가 몰리는 현상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의 청약열기는 주택청약자격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에 따른 일시적인 청약쏠림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청약 대열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 인기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청약광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절반 정도는 2순위 청약에서조차 채우지 못하고 3순위로 넘기고 있다. 실제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청약접수를 한 아파트 25개 단지 가운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7곳(28%)에 불과하다. 2순위 마감 단지는 4곳(16%)이다. 2순위에서 미달된 단지도 14곳(56%)이나 됐다. 분양 단지 절반 이상은 순위 내 미달을 기록했다. 분양 물량 홍수, 사업인허가 물량 증가를 주택시장 회복의 청신호로만 받아들이는 것도 어리석은 판단이다. 3~4년 뒤 일시에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집값 하락 등 시장 혼란도 예상된다. 주택업체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다. 건설사들이 물량을 서둘러 쏟아내고 있는 것은 최근 불어닥친 청약 열풍 분위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동안 끌어안고 있던 사업을 털어내려는 속셈도 들어 있다. 국제 유가 인하로 해외공사 수주가 어려워지자 국내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도 분양 물량 증가를 가져왔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분양 물량은 당분간 증가하겠지만 공급 물량 증가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며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거나 입주 시기에 집값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설사나 입주 예정자 모두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급기야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는 최근 회원사들에 과도한 분양가 인상 자제와 함께 과잉공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연초부터 아파트 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건설업계 스스로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협회의 당부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미지수다. 아파트 공급은 건설사들이 사업성 여부를 따져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규제로도 막을 수 없다. 월세 증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왜곡됐다. 흔히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선진 임대차 시장 구조변화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 최근의 월세 증가는 주택임대차시장이 선진국형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금리 인하에 따른 구조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집값이 오르고 금리가 높을 때는 지금과 같은 극심한 전세난이나 급격한 월세 전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금리가 계속되자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고집하는 바람에 전세난이 가중되고 전월세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는 것은 맞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서울에서조차 40%를 넘어선 곳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월세 전환을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상당 부분의 월세 전환이 세입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비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월세 전환 이후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 주거비용 부담은 월세>자가>전세 순이다. 따라서 월세 세입자를 위한 주택정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미옥 원장은 “월세 증가를 구조적인 문제로만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보증금 3억원 이상의 전세 세입자를 뺀 비자발적 월세 전환으로 내몰리는 세입자에게 서민주택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자 부동산업계는 즉각 기대감을 내비치며 반겼다.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살 수 있는 길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주택 거래량 증가와 청약시장 과열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으니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질 소득이 증가해 집을 살 수 있는 수요층에게는 저렴한 이자로 자금을 마련하고 내집마련 기회로 이어질 수 있지만, 구매능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서민들에게는 주택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부작용도 걱정해야 한다. 금리 인하는 전월세 전환을 더욱 부채질해 전세난을 부추기고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지는 역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고 집값이 떨어지면 ‘하우스푸어’가 증가해 모처럼 살아난 주택경기를 다시 침체로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은 낮은 이자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거 분양된 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다가오는 3~4년 뒤에는 공급 과잉과 집값 하락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외고·영훈중 평가 미달…재지정 ‘빨간불’

    서울외국어고와 영훈국제중이 특수목적고 및 특성화중학교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미달, 지정취소 여부 결정을 위한 청문 절차를 밟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특목고 10개교, 특성화중 3개교 등 13개 학교에 대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운영성과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지정취소 기준점수(60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 등 2곳을 청문 대상 학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구체적인 점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서울외고는 모든 평가항목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고 영훈국제중은 비리로 인한 감사 지적 사례가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두 학교는 이달 중순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선임한 청문 주재관을 통해 평가 결과에 대한 소명 및 미흡한 사항에 대한 보완계획을 제출하는 청문 절차를 밟는다. 청문이 끝나면 서울시교육청은 청문 주재관의 의견을 반영해 이들 학교에 대한 지정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며, 지정취소를 결정할 경우 교육부에 동의를 요청하게 된다.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교육부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지정취소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를 놓고 벌어졌던 학교, 교육청, 교육부의 ‘힘겨루기’는 재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정취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두 학교가 60점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청문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과 보완계획이 있다면 극복 가능하다”며 예단을 경계했다. 서울외고 측은 “평가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청문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훈국제중은 성적조작, 공금유용, 금품수수 등 입시비리가 터진 뒤 이사장이 교체되고, 관선 임시이사가 파견되는 등 학교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특목고와 특성화중에 대한 재지정 평가는 2010년 초중등교육법령 개정 뒤 처음 이뤄지는 것으로 전국적으로는 39개 학교가 평가를 받게 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농어촌 선거구 17~18곳 통폐합 괜찮은가”에 “헌재 취지 보면 불가피…의원수 조정 어려워”

    1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선거구 조정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정개특위는 당초 이날 회의에서 선거구 개편을 다룰 공직선거법소위와 정치자금 문제를 논의할 정치자금소위를 각각 구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야 의원 대부분이 공직선거법소위에 몰려 조정에 실패했다. 결국 소위 위원 배치 문제는 이례적으로 여야 지도부 손에 다시 맡겨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보고받은 뒤 이뤄진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선거구 하한 인구 기준에 미달하는 24곳 중 17∼18곳이 농어촌”이라면서 “농어촌 인구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인구만 갖고 따지면 선거구 통폐합은 가속화되고 7개 지방자치단체가 하나의 선거구로 묶일 수 있는데 바람직하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은 현행 공직선거법이 지역구 결정에 있어 인구 외에 행정구역, 지세, 교통 등을 고려하도록 한 점을 언급하며 “선거구 획정에서 지역 대표성이 간과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지역구 의석수를 246석에서 200석으로 축소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민 정서를 생각해 방안을 낸 것 같은데 선관위가 너무 정치적인 판단을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13∼19대 지역구 선거에서 사표가 50.9% 발생했다”면서 “소선거구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늘리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숫자를 ‘240대120’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김용희 사무총장은 “헌재의 결정 취지는 인구 기준은 2대1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취지로만 본다면 농어촌의 (선거구 감소) 문제는 불가피하다”면서 “의원 정수 300으로는 (선거구 조정이) 어렵고,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국민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위 간부들에 떨어진 금주령 왜

    [경제 블로그] 금융위 간부들에 떨어진 금주령 왜

    지난달 31일 오후.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과장들을 ‘긴급 호출’했습니다. 정 부위원장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금융권 인사들과 밤에 만나 술 마시지 말고 오해 살 일 없게 하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합니다. 최근 이완구 국무총리의 비리척결 선언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사정(司正) 정국’ 불똥이 튀지 않게 몸가짐을 각별히 주의하라는 ‘집안 단속’ 차원이었지요. 마침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공직사회에서 부정부패를 완전히 청산하고 새롭고 청렴한 공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게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전(前) 정권의 자원외교 관련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심, 또 조심하자”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위가 ‘혼연일체’를 부르짖었던 금융감독원이 경남기업 특혜지원 압력 의혹 등에 휩싸이며 ‘아직도 금갑(甲)원이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까지 구설에 오르면 ‘윗선’ 볼 낯이 없겠지요. 안 그래도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로 칭찬과 비판을 한꺼번에 받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흥행에도 성공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타깃(목표) 설정이 잘못된 실패작’이라고 혹평합니다. 2차 안심대출은 아직 마감시한이 남아 있지만 열기가 1차 때만 못합니다. 너무 신청이 적으면 ‘또 수요 예측 실패’라는 점에서 금융위는 조마조마해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판에 너무 몰려 ‘집값 순으로 뽑기’를 하게 되면 쏟아질 원성이 걱정입니다. 그래서 금융위는 한도액(20조원)에 아슬아슬하게 미달하기를 내심 바라는 눈치입니다. 정 부위원장의 경고성 지침을 받아든 금융위 과장들은 “어차피 (술 마실) 시간도, 체력도 안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새벽 4시에 퇴근하는 부서도 있다고 하네요. 술은커녕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고 하소연입니다. 아무쪼록 ‘술’은 자제하더라도 1일 첫발을 뗀 금융개혁만큼은 ‘술술’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곽태헌 칼럼] 이젠 운 좋은 ‘586세대’가 양보해야 한다

    [곽태헌 칼럼] 이젠 운 좋은 ‘586세대’가 양보해야 한다

    1990년대 들어 ‘386세대’라는 조어(造語)가 나왔다. 30대, 대학 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을 종합한 게 ‘386세대’다. 어원(語源)은 당시 성능이 좋았던 386급 컴퓨터다. 종전의 286급 컴퓨터에 비해 기능이 훨씬 뛰어났던 386급 컴퓨터와 같은 자랑할 만한 좋은 별칭이다. ‘386세대’가 제대로 업그레이드됐는지를 논할 생각은 없다. 세월이 지나면서 30대가 40대가 되고, 50대가 됐다. ‘486세대’를 거쳐 ‘586세대’가 되면서 요즘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86세대’로도 불린다. 기자도 여기에 포함되지만, 이 세대는 운이 참 좋다. 입시 지옥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대학을 쉽게 들어갔다. 1980년 7월30일 전두환 정권은 느닷없이 과외와 본고사를 없애고, 예비고사와 내신성적으로만 대학에 들어가는 내용의 ‘교육개혁안’을 내놓았다. 당시 모든 언론이 찍소리를 할 수 없었던 군사정권이었으니 가능했다. 대학 정원도 늘리고 여기에 덧붙여 졸업정원제라고 해서 30%를 더 뽑게 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데모하지 말고, 공부를 하도록 하려는 꼼수가 깔려 있었지만 어쨌든 입학의 문은 활짝 열린 셈이다. 1981학년도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은 18만 7050명으로 전년보다 7만 350명 늘어났다. 졸업정원제 첫해인 그해에는 원서접수에 제한이 없어 허수(虛數) 지원이 많았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치러진 면접에는 한 곳만 선택해야 했으니, 서울대 법대를 비롯해 곳곳이 미달이었다. 1984년에는 30%를 더 뽑을 수 있도록 된 것을 대학 자율로 하도록 바뀌었고, 1988년에는 졸업정원제는 완전 폐지됐다. ‘86세대’는 직장도 골라서 갔다. 전두환 정권 시절의 3저(달러·유가·금리) 호황을 타고 이들이 졸업할 1980년대 말에는 취업도 쉬운 편이었다. 요즘 웬만한 기업의 경쟁률은 100대1이 넘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다. 1980년대 말, 상경계 출신들은 투자금융·종합금융·리스·증권·투자신탁 등 당시 잘나가는 금융회사를 골라서 가기 바빴다. 상경계 출신들은 요즘 인기가 있는 시중은행은 안중에도 없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져 여기저기서 구조조정을 했지만 입사 경력 10년을 넘지 않았던 ‘86세대’들은 이 위기도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갔다. 보통 기업에서는 고참 위주로 구조조정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운 좋은 ‘86세대’는 국회의원들의 도움까지 받았다. 재작년 국회 본회의에서는 직원이 300명 이상인 기업의 경우 2016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을 통과시켰다. 고비마다, 외부의 도움을 받으며 넘어가니,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기업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보통 55~58세가 정년이던 곳에서는 1958~61년생도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이제는 ‘86세대’를 비롯한 기성세대들이 사랑하는 우리의 아들과 딸을 위해 양보할 때가 됐다. 요즘 20대는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이다, 과외다 하면서 힘들게 살아왔다. 부모 세대보다 입시를 위한 공부는 더 많이 힘들게 했지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훨씬 어려워졌다. 어렵게 들어간 학교를 졸업해도 갈 곳은 없다. 지난 2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취업하는 게 본인과 가족에 가장 큰 축복인 상황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는 정반대인 주문을 해왔다. 배당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임금을 올리라고 압박한 게 최 부총리다. 배당을 늘리고 임금을 올리면 기업의 여윳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배당 압박을 할 게 아니라, 고용 압박을 해야 한다. 임금을 올리라고 할 게 아니라, 임금을 동결해서라도 채용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게 맞다.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다 정치권, 정부, 재벌을 믿을 수 없다면 기성세대들이라도 나서야 한다.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이고, 임금동결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희망을 잃어가는, 꿈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기성세대가 양보해야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으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단군 이래 최고라는 지금 누리고 있는 물질적인 풍요를 우리의 아들, 딸이 더이상 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단군 이래 한민족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의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은 공군의 노후화된 F-4/5 전투기를 대체하고, 2030년대 이후에는 KF-16 전투기까지 대체하는 사실상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10.4년의 개발기간동안 8조 6,7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며, 2025년 11월까지 전투기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9조 3천억 원을 들여 120대를 생산에 공군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한국형 ‘보라매’의 발목을 옥죄어 비상(飛上)을 가로 막을 덫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명품무기를 가로막는 ‘3중 덫’ 한국형 전투기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가 오는 5월까지 상세 개발일정 및 국내외 협력업체 선정, 투자계획 등에 대한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하면 방사청은 이를 검토해 오는 6월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르면 6월 말에 체계개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할 계획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면 KAI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10.4년, 125개월이다. KAI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반드시 적기 성공하여 공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구매자인 공군에 대한 ‘립서비스’ 측면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납기일을 정확히 맞춰 지체상금을 물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체상금이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계약자”에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이 법률 시행령 제74조 1항에 따르면 지체상금은 전체 계약금액에 지체상금율과 지체일수를 곱해 결정되는데, 이 사업은 KAI가 전투기를 개발하는 ‘용역’사업이므로 2.5/1,000의 지체상금율이 적용된다. 즉, 납기일인 2025년 11월 30일에서 하루 늦을 때마다 지체상금으로 216억 7,500만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지체상금제도는 개발비 횡령이나 배임 등 방산비리와 더불어 ‘명품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시작된 무기 국산화 사업 결과를 ‘불량무기’로 귀결시킨 1등 공신 가운데 하나이다. 대표적 사례로 K-11 복합소총이나 백상어 어뢰, 홍상어 대잠로켓,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이 그것이다. 사전에 계약된 기한 내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지체상금제도는 방위사업청의 ‘최저가 낙찰제’, 일부 정치인들과 결탁한 방산업체, 연구기관의 ‘국산무기 만능주의’와 함께 ‘국산 명품 무기의 등장을 막는 3중 덫’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산무기 만능주의’에 따라 국내 개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결정이 내려지면, 방위사업청은 ‘최저가 낙찰제’로 개발 또는 생산업체를 결정한다. 방산업체는 일단 낙찰을 받아야 하니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서 제시하고, 낙찰되면 비현실적인 개발 기간과 비현실적인 개발 비용에 맞추면서도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계약 체결에서부터 기간과 비용을 못박아두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 때문에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미 상당히 많은 국산 무기들이 이 ‘3중 덫’에 빠져 실패를 경험한 바 있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어뢰나 미사일 등을 개발할 때 적게는 수십 발에서 많게는 수 백발의 시험사격을 거치며 전력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가로 낙찰 받아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험사격은 꿈도 꾸지 못한다. 1발에 20억 원 하는 ‘홍상어’ 대잠로켓의 경우 10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실전배치 이후 성능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산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잠수함에서 사용되는 국산 중어뢰 ‘백상어’ 역시 몇 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결함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량 반품됐고, K-11 복합소총 역시 몇 년째 양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차세대 방공 무기인 ‘천궁(철매 II)' 지대공 미사일은 1번 시험 발사하는데 3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10발미만의 시험사격 계획만 반영되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정부가 KFX 개발 비용으로 책정한 예산은 8조 6,700억 원이다. KAI는 이 예산으로 전투기를 설계하고, 시제기를 만들고 비행 시험과 무장 운용 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과연 이 돈으로 4.5세대급 이상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이 10.4년 안에 가능할까? KAI의 제트 항공기 개발 경력은 T-50과 그 파생형인 FA-50이 유일하다. T-50은 전투기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고등훈련기로 개발되었고, 전투기 개발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록히드마틴이 개발 전 과정에 개입해 많은 기술지원을 제공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 50년 넘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 경력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기존 전투기 개량 사업에 약 4조 7천억 원의 예산과 5년의 개발기간을 편성했고,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항공선진국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20년의 개발 기간과 16조 원 이상의 개발비가 소요되었다는 전례를 볼 때 사실상 전투기 개발 불모지에서 10년 안에 8조 원 가량의 예산을 갖고 스텔스 성능이 가미된 4.5세대급 전투기를 완전히 새로 개발해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50 개발 당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KAI는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혹사에 가까운 희생을 감내했고, 완성된 기체 자체도 전투기가 아닌 훈련기였지만 8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개발비 역시 당초 책정된 1조 6,886억 원에서 30% 가량 증가한 2조 1,938억 원으로 훌쩍 뛰었던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KFX는 훈련기가 아닌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투기는 훈련기에 비해 탑재되는 전자장비나 엔진의 성능, 기체의 내구도 등의 차원이 다르며, 기술적 난이도와 리스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어지간한 항공 선진국이나 경제대국들조차도 쉽사리 독자개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품목이다. 그런데도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개발비와 개발 기간을 던져 주고 이 테두리 안에서 개발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하루 초과될 때마다 200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은 자칫 KFX 사업을 졸속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개발비와 개발 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KFX의 미래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일단 완성품은 만들어야 하니 졸속으로라도 기체 개발과 제작이 강행될 것이고, 한 두 시간 시험비행에 억 단위로 비용이 들어가니 시험 비행 횟수는 최소한으로 억제될 것이다. 시간과 비용에 쫓기며 개발이 진행되었으니 몇 가지 항목에서 작전요구성능(ROC) 미달이 발생하겠지만, 지난해 K-2 흑표 전차 파워팩 때와 마찬가지로 군의 작전요구성능 쯤은 업체와 방위사업청이 합동참모본부에 압력을 넣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탄생한 KFX는 F-4/5 전투기와 KF-16 전투기 전량을 대체하는 2030년대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될 것이다. 그 때 중국과 일본은 십 수 년의 개발기간과 수십조 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최정상급 성능의 스텔스 전투기로 독도와 이어도 상공을 마음대로 비집고 다닐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KFX는 ‘국산 명품 전투기’ 개발한다고 달려들었다가 20조 원 가까운 비용만 날리고 공군력 퇴보를 불러올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개발 과정에 유연성 부여하고 보완책 마련해야 KFX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한국형 전투기 독자 개발 타당성 검토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췄던 예상 개발 비용과 전투기 단가부터 다시 산출해야 한다. KFX는 완전히 새로운 형상을 채택하고 차후 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비행제어와 항공전자계통에 대한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전히 새로 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전체 비용의 50%를 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개발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국방과학연구소의 선행연구 및 탐색개발 결과 비행제어 및 항공전자 계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국내 기술이 부족해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해외협력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기술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 의회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KFX 개발 비용과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전체 프로그램 비용과 시간을 고정시켜 버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낮아지거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과 노력 집중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해 차후 실전 배치된 전투기가 결함에 시달릴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KFX 개발 일정과 예산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특히 예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는 KFX 보라매를 졸속의 늪으로 잡아끄는 예산과 시간, 지체상금의 덫을 걷어내고, 전투기 개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개발 일정이 수 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과 수 조원 이상의 개발비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 일정 지연은 공군의 전력 공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투기 추가 도입이나 중고 전투기 임대 등을 검토해야 하고, 개발 비용 증가는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중장기 재정계획에 반영하고 국민들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제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 전장은 하늘을 제압하는 자가 지배하며 KFX 보라매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그 하늘을 지킬 보검(寶劍)이다. 그 보검을 만들자는데 대장장이에게 부엌칼 만들 때 쓰던 규정과 사고방식, 비용을 들이대며 다그친다면 그 대장장이는 형태만 그럴싸한 칼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 칼들은 다른 칼들과 부딪혔을 때 산산조각 나는 ‘동네북’이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北김정은, 중국에 AIIB 끼워달라 사정하다가..

    북한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를 희망했지만 중국이 이를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영국의 인터넷 경제매체 이머징마켓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특사를 보내 진리췬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에게 AIIB 가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 내용은 중국의 외교소식통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이머징마켓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금융·경제체제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준에 미치지 못해 가입이 거부됐으며 북한은 중국의 단호한 거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AIIB의 투명성에 의구심을 표명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가입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1997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북한에 대해 ‘가입 부적격’ 판정을 내린 사실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북한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등 국제 안보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기구라도 선뜻 대북투자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시작도 전에...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발목 잡는 ‘덫’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시작도 전에...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발목 잡는 ‘덫’

    단군 이래 한민족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의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은 공군의 노후화된 F-4/5 전투기를 대체하고, 2030년대 이후에는 KF-16 전투기까지 대체하는 사실상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10.4년의 개발기간동안 8조 6,7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며, 2025년 11월까지 전투기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9조 3천억 원을 들여 120대를 생산에 공군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한국형 ‘보라매’의 발목을 옥죄어 비상(飛上)을 가로 막을 덫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명품무기를 가로막는 ‘3중 덫’ 한국형 전투기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가 오는 5월까지 상세 개발일정 및 국내외 협력업체 선정, 투자계획 등에 대한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하면 방사청은 이를 검토해 오는 6월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르면 6월 말에 체계개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할 계획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면 KAI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10.4년, 125개월이다. KAI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반드시 적기 성공하여 공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구매자인 공군에 대한 ‘립서비스’ 측면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납기일을 정확히 맞춰 지체상금을 물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체상금이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계약자”에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이 법률 시행령 제74조 1항에 따르면 지체상금은 전체 계약금액에 지체상금율과 지체일수를 곱해 결정되는데, 이 사업은 KAI가 전투기를 개발하는 ‘용역’사업이므로 2.5/1,000의 지체상금율이 적용된다. 즉, 납기일인 2025년 11월 30일에서 하루 늦을 때마다 지체상금으로 216억 7,500만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지체상금제도는 개발비 횡령이나 배임 등 방산비리와 더불어 ‘명품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시작된 무기 국산화 사업 결과를 ‘불량무기’로 귀결시킨 1등 공신 가운데 하나이다. 대표적 사례로 K-11 복합소총이나 백상어 어뢰, 홍상어 대잠로켓,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이 그것이다. 사전에 계약된 기한 내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지체상금제도는 방위사업청의 ‘최저가 낙찰제’, 일부 정치인들과 결탁한 방산업체, 연구기관의 ‘국산무기 만능주의’와 함께 ‘국산 명품 무기의 등장을 막는 3중 덫’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산무기 만능주의’에 따라 국내 개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결정이 내려지면, 방위사업청은 ‘최저가 낙찰제’로 개발 또는 생산업체를 결정한다. 방산업체는 일단 낙찰을 받아야 하니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서 제시하고, 낙찰되면 비현실적인 개발 기간과 비현실적인 개발 비용에 맞추면서도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계약 체결에서부터 기간과 비용을 못박아두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 때문에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미 상당히 많은 국산 무기들이 이 ‘3중 덫’에 빠져 실패를 경험한 바 있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어뢰나 미사일 등을 개발할 때 적게는 수십 발에서 많게는 수 백발의 시험사격을 거치며 전력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가로 낙찰 받아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험사격은 꿈도 꾸지 못한다. 1발에 20억 원 하는 ‘홍상어’ 대잠로켓의 경우 10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실전배치 이후 성능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산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잠수함에서 사용되는 국산 중어뢰 ‘백상어’ 역시 몇 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결함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량 반품됐고, K-11 복합소총 역시 몇 년째 양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차세대 방공 무기인 ‘천궁(철매 II)' 지대공 미사일은 1번 시험 발사하는데 3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10발미만의 시험사격 계획만 반영되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정부가 KFX 개발 비용으로 책정한 예산은 8조 6,700억 원이다. KAI는 이 예산으로 전투기를 설계하고, 시제기를 만들고 비행 시험과 무장 운용 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과연 이 돈으로 4.5세대급 이상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이 10.4년 안에 가능할까? KAI의 제트 항공기 개발 경력은 T-50과 그 파생형인 FA-50이 유일하다. T-50은 전투기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고등훈련기로 개발되었고, 전투기 개발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록히드마틴이 개발 전 과정에 개입해 많은 기술지원을 제공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 50년 넘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 경력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기존 전투기 개량 사업에 약 4조 7천억 원의 예산과 5년의 개발기간을 편성했고,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항공선진국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20년의 개발 기간과 16조 원 이상의 개발비가 소요되었다는 전례를 볼 때 사실상 전투기 개발 불모지에서 10년 안에 8조 원 가량의 예산을 갖고 스텔스 성능이 가미된 4.5세대급 전투기를 완전히 새로 개발해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50 개발 당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KAI는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혹사에 가까운 희생을 감내했고, 완성된 기체 자체도 전투기가 아닌 훈련기였지만 8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개발비 역시 당초 책정된 1조 6,886억 원에서 30% 가량 증가한 2조 1,938억 원으로 훌쩍 뛰었던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KFX는 훈련기가 아닌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투기는 훈련기에 비해 탑재되는 전자장비나 엔진의 성능, 기체의 내구도 등의 차원이 다르며, 기술적 난이도와 리스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어지간한 항공 선진국이나 경제대국들조차도 쉽사리 독자개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품목이다. 그런데도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개발비와 개발 기간을 던져 주고 이 테두리 안에서 개발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하루 초과될 때마다 200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은 자칫 KFX 사업을 졸속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개발비와 개발 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KFX의 미래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일단 완성품은 만들어야 하니 졸속으로라도 기체 개발과 제작이 강행될 것이고, 한 두 시간 시험비행에 억 단위로 비용이 들어가니 시험 비행 횟수는 최소한으로 억제될 것이다. 시간과 비용에 쫓기며 개발이 진행되었으니 몇 가지 항목에서 작전요구성능(ROC) 미달이 발생하겠지만, 지난해 K-2 흑표 전차 파워팩 때와 마찬가지로 군의 작전요구성능 쯤은 업체와 방위사업청이 합동참모본부에 압력을 넣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탄생한 KFX는 F-4/5 전투기와 KF-16 전투기 전량을 대체하는 2030년대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될 것이다. 그 때 중국과 일본은 십 수 년의 개발기간과 수십조 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최정상급 성능의 스텔스 전투기로 독도와 이어도 상공을 마음대로 비집고 다닐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KFX는 ‘국산 명품 전투기’ 개발한다고 달려들었다가 20조 원 가까운 비용만 날리고 공군력 퇴보를 불러올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개발 과정에 유연성 부여하고 보완책 마련해야 KFX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한국형 전투기 독자 개발 타당성 검토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췄던 예상 개발 비용과 전투기 단가부터 다시 산출해야 한다. KFX는 완전히 새로운 형상을 채택하고 차후 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비행제어와 항공전자계통에 대한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전히 새로 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전체 비용의 50%를 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개발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국방과학연구소의 선행연구 및 탐색개발 결과 비행제어 및 항공전자 계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국내 기술이 부족해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해외협력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기술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 의회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KFX 개발 비용과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전체 프로그램 비용과 시간을 고정시켜 버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낮아지거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과 노력 집중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해 차후 실전 배치된 전투기가 결함에 시달릴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KFX 개발 일정과 예산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특히 예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는 KFX 보라매를 졸속의 늪으로 잡아끄는 예산과 시간, 지체상금의 덫을 걷어내고, 전투기 개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개발 일정이 수 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과 수 조원 이상의 개발비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 일정 지연은 공군의 전력 공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투기 추가 도입이나 중고 전투기 임대 등을 검토해야 하고, 개발 비용 증가는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중장기 재정계획에 반영하고 국민들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제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 전장은 하늘을 제압하는 자가 지배하며 KFX 보라매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그 하늘을 지킬 보검(寶劍)이다. 그 보검을 만들자는데 대장장이에게 부엌칼 만들 때 쓰던 규정과 사고방식, 비용을 들이대며 다그친다면 그 대장장이는 형태만 그럴싸한 칼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 칼들은 다른 칼들과 부딪혔을 때 산산조각 나는 ‘동네북’이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新 평판 사회] 능력·대중성 두루 갖춘 인물 찾기

    여야를 막론하고 검증력의 부재가 드러나는 공천으로 인해 여의도 정가는 선거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은 ‘막말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다. 서울 노원갑 후보였던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라이스(전 미국 국무장관)를 아예 XX(성폭행)해 죽이자”라고 발언한 내용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체계적인 공천 심사의 부재가 불러온 결과였다. 새누리당도 제수씨 성추행 혐의, 논문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김형태·김대성 의원을 공천하는 등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흔히 공천 심사 과정은 내각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만큼 후보자의 자질과 가치관, 이력, 능력 검증을 꼼꼼히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여권에서 공천 심사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실제로는 당 지도부나 주류 세력의 입김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물리적인 시간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2012년 2월 당시 민주통합당에 공천 신청을 한 인원은 총 713명이나 됐지만 심사위원은 15명에 불과했다. 후보들을 검토할 시간이 채 두 달도 안 되다 보니 꼼꼼한 검증은 그림의 떡이다. 지난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이었던 야권 관계자는 “공천 신청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측면도 크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당선 가능성’이 공천의 최우선 가치가 되는 게 문제다. 당장 지역구 한 곳, 의석 한 석을 쟁탈하는 데 여야가 급급하다 보니 일부 흠결이 있는 후보에게도 공천장을 주는 사태가 발생하곤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시한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을 무조건 탓할 수는 없다”면서도 “결국은 ‘제대로 된 평판을 가진 후보를 찾겠다’는 유권자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신인 등용문인 공천이나 새 인물 수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밀실공천, 계파학살’ 같은 잡음을 걷어내는 동시에 능력과 대중성을 갖춘 인물을 찾기란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 잡기다. 새누리당은 지난해부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전제로 한 상향식 공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손으로 100% 지역 일꾼을 가려내겠다는 발상이다. 다소 급진적인 방식으로 인해 기득권을 가진 중진 의원들은 물론 정치 신인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신인들은 ‘제도권 진입의 벽이 너무 높다’고 항변하는 반면 기존 ‘배지’들도 ‘자격 미달인 지역 토호들이 난립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앞서 19대 총선 때는 현역 의원도 ‘하위 25% 컷오프’에 걸리면 무조건 낙천시켰지만 “친이계를 향한 친박계의 보복 공천”이라는 반발에 시달렸다. 새정치민주연합도 4·29 재·보선을 앞두고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양승조 새정치연합 공천관리위원장은 29일 “최근 당헌·당규를 고쳐 공천심사위원 수를 ‘15명 내외’에서 ‘20명 내외’로 늘렸다”고 공개하면서 “이것만으로 공천심사가 획기적으로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구제역 백신 효과 없었다… ‘물백신’ 사실로

    정부가 접종만 잘하면 구제역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기존 백신이 효과가 떨어지는 ‘물백신’으로 판명됐다. 구제역 확산의 원인이 농가의 미흡한 백신 접종 때문이라던 정부의 설명이 거짓말로 밝혀져 과태료를 내고 살처분 보상금을 깎였던 농가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6일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인 영국 퍼브라이트로부터 기존 구제역 백신주(O Manisa)와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의 면역학적 상관성이 0.10~0.30이라는 실험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수치가 1에 까까울수록 예방 효과가 좋다. 적어도 0.30은 넘어야 백신으로 추천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 기존 백신은 추천조차 할 수 없는 ‘물백신’이라는 것이다. 과거 경북 안동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백신주는 0.92~1.0으로 상관성이 높았지만 검역본부는 “지난여름 의성에서 발생한 구제역과의 상관성은 0.07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교체를)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됐다”고 밝혔다. 앞서 검역본부는 이번 구제역 유행 과정에서 백신이 효과가 없는 ‘물백신’이라는 사육 농가의 주장에 대해 “백신의 효과는 확실하며 접종 방식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기존 백신의 효능을 과신한 정부가 새로운 백신을 교체하는 데 늑장을 부리는 등 미흡하게 대처해 구제역 확산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부터 긴급 도입한 신형 백신주(O 3039)는 면역학적 상관성이 0.42~0.73으로 효과가 더 좋다. 하지만 정부는 농가도 방역 책임이 있는 만큼 백신을 제대로 놓지 않으면 여전히 과태료를 매기고, 살처분 보상금도 깎을 방침이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기존 백신이 효과는 떨어지지만 과태료 부과는 백신 접종 여부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번 실험 결과와 전혀 상관이 없고 살처분 보상금도 감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홍 서울대 수의과 교수는 “정부가 그동안 기준에 미달되는 백신을 고집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병해도 효과가 좋은 백신을 외국 회사에서 바로 사 오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한국형 백신을 개발할 국내 연구소를 빨리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북 산불감시로봇 3년째 낮잠

    경북 산불감시로봇 3년째 낮잠

    경북도가 많은 예산을 들여 제작한 산불감시로봇이 성능 등이 떨어져 수년째 창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25일 도에 따르면 예산 1억 5000만원(봉화군비 1억원, 도비 5000만원)을 들여 개발한 산불감시로봇이 2012년 봉화군에 인계됐다. 인계하기 전에 산림 당국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산불감시로봇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산불감시로봇은 전체 면적의 83%가 임야인 관계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봉화지역 일원의 산불감시를 위한 것으로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2년 가까이 걸려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감시로봇은 무선조종 비행체에 고정식 카메라 모듈을 탑재해 20분간 반경 1㎞를 감시하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도와 군은 산불감시로봇의 현장 투입으로 그동안 산불 관련 예산 및 인력 부족 등으로 다소 허점이 보였던 산불감시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로봇은 지금까지 3년 동안 실제 상황에 거의 투입되지 못한 채 봉화군청 창고에 방치돼 있다. 로봇의 배터리 성능과 카메라 화질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는 데다 총 무게 3.3㎏로 가벼워 강풍이 불 때 제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 등이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해 의욕적으로 개발·보급한 산불감시로봇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예산낭비는 물론 전시성 행정 논란까지 일고 있다. 게다가 2013년까지 산불감시로봇의 상용화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해에는 산불감시로봇 5대를 생산·운영한다는 당초 계획도 차질을 빚었다. 봉화군 관계자는 “산불감시로봇은 성능이 형편없어 도저히 활용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포항지능로봇연구소 등과 협의해 로봇의 성능을 개선해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의 로봇 개발 사업은 차세대 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선도 투자로,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전주교도소 43년 만에 300m 이사

    전주교도소가 43년 만에 신축 이전한다. 이전 방침이 거론된 지 10년 만이다. 전북 전주시는 법무부가 완산구 평화2동 작지마을을 이전부지로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부지는 21만 7000㎡로 현 교도소 터 11만㎡보다 배 이상 넓다. 이에 따라 전주교도소는 현재의 교도소 동쪽 뒤편으로 300m가량 옮겨 신축된다. 새 교도소 건물은 산으로 가려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다음달부터 주민 이주대책과 보상지원 등 후속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새 전주교도소는 2017년부터 총 1470억원이 투입돼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전 교도소 부지는 체육시설과 녹지공간 등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1972년 건립된 전주교도소는 당시 도심 외곽에 자리했으나 급격한 도시 팽창으로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전 요구가 거셌다. 시는 지난해 두 차례 이전 희망지역 공모를 했으나 신청지역이 없거나 자격이 미달해 모두 무산됐다. 양연수 시 신도시사업과장은 “삶의 터전을 내놓은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상대책을 세우고 현재 교도소를 재생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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