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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과학기술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과학기술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솔직히 영국의 A연구소 과학기술자들이 우리보다 뛰어나지 않아요. 문제는 연구 기간과 펀딩이죠. 경영진은 A연구소에서 이전받은 원천기술을 평가하고 제품 적용 기술에만 집중하라고 해요. 우리는 그냥 기술 평가자인 거죠.” 대기업 연구개발(R&D) 팀장이 해외 기업 연구소와 국제협력을 진행하면서 과학기술자로서 느낀 열등감을 토로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경영진이 잘못한 것일까? 경영진의 판단은 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적절하다. 국제기술협력으로 원천기술을 이전받는 게 더 경제적이다. 일본 소재·부품→한국 중간재→중국 완제품과 같이 세계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으로 연결돼 서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경제 논리를 반영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과학기술 경쟁력의 논리가 존재한다. 2008년 해외 학술지인 사이언스 테크놀로지 앤드 휴먼 밸류(Science Technology & Human Value)에 게재된 필자의 논문은 글로벌 과학기술 분업의 문제점과 국제협력을 분석했다. 글로벌 차원의 과학기술 노동분업은 가속화해 왔다. 이 분업은 과학기술이 발전한 중심과 뒤처진 주변의 이중구조를 근간으로 하지만, 좀더 세분된 다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기술적 파급효과가 큰 혁신적 기초·원천 연구는 중심국이 담당한다. 핵심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을 창출하는 중심과 이것을 소비해 부수적 지식을 만들고 상용화하는 주변으로 노동분업이 심화했다. 한국은 몇몇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 리더로서 진보된 기술을 창출·적용해 산업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반도체조차도 혁신적인 기초·원천 연구를 중심국에 의존했다. 한국은 다층적 과학기술 노동분업에서 중간적 위치다. 개발·응용기술 리더인 한국은 중심 과학기술이 상용화 가능성을 전제로 특허나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 기초연구 초점을 어디에 맞출지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관계는 상호보완적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은 불균형하게 발전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기초·원천 연구에 대한 해외 의존을 피할 수 없다. 과학기술 노동분업은 효율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페어플레이가 전제되지 않으면 일본처럼 중심국은 언제든지 핵심 과학기술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아베 정부가 경제보복을 목적으로 반칙을 저지르기 전까지, 또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이 불붙기 전까지 우리는 과학기술 발전과 활용이 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 `2018년 과학기술 혁신역량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7위였다. 이는 개발·응용기술이 정부 R&D 투자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덕분이다. 지식창출 분야는 20위권을 맴돈다.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는 계속 적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엔진인 인공지능(AI) 경쟁력에서도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도 밀리고 있다. 카이스트 리서치플래닝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AI 특허 가운데 미국은 47%, 중국은 19%, 일본은 15%, 한국은 약 3%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은 장기적인 과학기술 정책과 AI 기초·원천 연구에 대한 중장기 계획 및 투자 확대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AI 경쟁력이 뒤처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석박사급 우수 인력의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2018년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 석사·박사·석박사 통합 과정의 미달 사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혁신적인 과학기술과 지식의 생산자 역할을 못 하면서 과학기술자들이 느끼는 열등감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자가 직면한 현실은 혹독한 노동환경에서 적은 비용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기 위한 도구의 역할이다. 이른바 극한 직업이다.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도 심각하다. 아무리 이공계 기피 현상이 세계적 흐름이라지만, 심하게 말해 과학기술을 빼면 팔 것이 없다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이공계 기피 현상은 미래의 존폐가 달린 문제다. 우리는 글로벌 분업의 민낯을 마주했다. 이 때문에 분업의 고리를 끊을 미래지향적 청사진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의 새 지도를 그리는 기회에 과학기술자가 살 만한 나라를 만들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기초·원천 연구의 몇 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의 연구소가 세워져 세계적 인재들까지 자석처럼 끌어당기게 되길 바란다.
  • 체중미달로 현역 피한 20대 고의감량 덜미 잡힌 사연

    체중미달로 현역 피한 20대 고의감량 덜미 잡힌 사연

    체중미달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이 된 20대가 사법처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법원이 병역의무 기피를 위해 고의로 체중을 감량했다고 판단해서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오태환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1)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4월 병무청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장 179.3㎝, 체중 47.6㎏으로 측정돼 신체등위 4급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이 됐다. A씨는 병역의무 감면을 목적으로 일부러 감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법원은 최근 4년간의 A씨 신체 상황과 SNS 내용을 주목했다. A씨는 고등학교 2·3학년 당시 평균 55㎏ 이상의 체중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6년 10월 55.7㎏이던 체중이 6개월 후 병역판정 신체검사 때는 47.6㎏으로 8.1㎏이나 감소했다. 이 기간동안 급격한 체중 감소를 초래할 만한 외부적 요인은 없었다고 법원은 봤다. 2018년 1월에는 A씨 체중이 55.2㎏으로 회복됐다. 또한 A씨가 SNS를 통해 ‘진짜 애썼다’. ‘그때 하늘이 빙빙 돌았다’ 등 고의적 체중감량을 의심할만한 대화를 나눈 사실도 확인했다. 재판부는 “병역의무 이행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그러나 A씨가 기본적으로 마른 체형이라 체중감량을 통해 4급판정을 받고자하는 유혹이 컸을 것으로 보이고, 초범인 점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지난해 추경 신규사업 집행률 턱없이 낮아…무려 5건이 ‘0원’

    지난해 추경 신규사업 집행률 턱없이 낮아…무려 5건이 ‘0원’

    정부가 지난해 편성한 ‘청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신규사업 가운데 5개 사업이 단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집행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 사업 또한 20건에 이르렀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 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추경에 편성된 69개 신규사업 중 5건은 연내 집행액이 0원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군산 예술 콘텐츠 스테이션 구축’, ‘디지털 관광 안내 시스템’, 중소기업벤처부의 ‘지역 혁신 창업 활성화 지원’, 해양수산부의 ‘소매물도 여객터미널 신축 공사’, ‘AMP 구축 기본계획 수립 용역’ 등이다. 이 밖에 실제 집행률이 50%에 못 미치는 신규 사업은 모두 20건이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은 831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사업 규모가 가장 컸다. 그러나 실제 집행률은 41.4%에 불과했다. 교육부의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도 735억원을 들일 계획이었으나 96억원(13.1%)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보건복지부의 경로당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은 추경을 통해 314억원을 증액했지만, 집행액은 29억원(9.1%)이었다. 따라서 신규 사업의 69개의 집행률은 69.0%, 전체 사업의 집행률은 88.7%로 집계됐다. 부처별로 살펴보면 교육부의 실제 집행률이 43.6%로 가장 낮았다. 행정안전부가 그다음인 51.6%, 문화체육관광부가 70.0%로 뒤를 이었다. 해양수산부(71.7%), 보건복지부(72.2%), 농촌진흥청(73.8%)의 집행률 역시 80%를 밑돌았다. 이처럼 집행률이 저조한 이유는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거나, 지원 요건이 까다로워 신청자가 미달했던 탓으로 보인다. 그 예로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의 경우 10월 중순에 취업이 가능하다고 가정한 채 추경을 편성했다. 하지만 대부분 고등학생의 취업 시점은 겨울방학을 마친 2월이다. 때문에 신청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시스템 구축에도 시간이 걸려 심사가 지연됐다. 이에 따라 국회예산정책처는 사업 운영 방식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지방자치단체 조례 제정과 지방비 편성에 긴 시간이 소요돼 집행률은 40%대에 그쳤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고등학교 졸업생에게 교육비를 지원하는 ‘주경야독 장학금’ 사업의 경우, 대다수가 방송통신대 등 등록금이 비교적 저렴한 곳에 지원해 집행액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사업 편성 검토 기간과 집행 기간이 짧은 추경의 특성상 신규사업은 시스템 구축 등이 어려워 집행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면서도 “향후 추경안 편성 시 신규사업 편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상산고 사태 2라운드-전북교육청 대법원에 부동의 처분 취소 소송

    전주 상산고 자율형 사립고 재지정 사태가 교육부와 전북교육청 간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전북도교육청은 12일 “교육부를 상대로 대법원에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부동의 처분 취소 소송을 청구하겠다”며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 변호사가 소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도교육청 정옥희 대변인은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한 지방자치단체(전북교육청)의 권한은 존중돼야 하는데 그 부분을 교육부 장관이 무리하게 부동의 처리했다”며 “소송과 별개로 헌법재판소 권한 쟁의 심판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이 교육부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이날 공식화하면서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부동의 사태가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쟁점은 교육부 장관의 부동의 결정권 여부와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줄곧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명시된 ‘교육감이 자사고의 지정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교육 분권과 자치 강화를 위해 각 시·도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 자사고의 지정·취소를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은 김 교육감의 입장이다. 또 전북교육청은 교육부가 부동의 결정의 근거로 삼은 사회통합 전형 선발 비율 지표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전북교육청은 교육부가 제시한 사회적배려대상자를 10%까지 선발하겠다는 내용의 평가 표준안을 기준 삼아 이에 미달한 부분을 감점했는데 이를 교육부가 부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자립형사립고에서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상산고는 사회 통합전형으로 학생을 뽑을 의무가 없어 전북교육청의 주장이 무리라는 여론이 높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학 정원 자율화… ‘벚꽃 피는 순으로 망한다’ 현실로?

    대학 정원 자율화… ‘벚꽃 피는 순으로 망한다’ 현실로?

    교육부, 재정 지원 미끼로 정원 감축 유도 ‘지방대 강화’ 구체적 방안 없어 우려 커져교육부가 대학의 정원 감축을 자율에 맡기기로 방침을 선회하면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방대 위상과 역량을 높이려는 정책은 미약한 데다가 재정 지원을 미끼로 정원 감축마저 자율에 맡길 경우 생존이 절박한 지방대에는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 등을 종합해 추산한 대학 신입생 수인 ‘대입가능자원’은 47만 9376명으로, 지난해 기준 대입정원(49만 7218명)보다 부족한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2024년에는 대입가능자원이 37만 3470명으로 줄어 대학 정원의 25%를 채울 수 없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학령 인구 감소로 지방대와 전문대가 타격을 입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자조가 퍼져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난 6일 발표한 대학혁신 지원방안에는 지방대 강화 정책이 후퇴했거나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던 ‘공영형 사립대 설립’은 운영 가이드라인 개발 정도만 제시됐다. 지방 사립대에 정부 재원을 투입해 대학의 역량과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방안인데, 교육부가 올해 예산으로 사업비 812억원을 책정했지만 전액 삭감돼 정책연구만 진행됐다. 지방대 및 전문대와 지방자치단체가 컨소시엄을 꾸려 협력 계획을 세우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한다는 방안 역시 “지자체별로 재정 등 여건이 제각각이어서 격차가 클 것”(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공약이었던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이번 혁신 지원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학생 공동 선발, 학점 교류, 학위 공동 수여 등 지방 거점 국립대들을 묶어 위상을 높여 대학 서열화와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하자는 취지지만 ‘서울대 폐지론’으로 비화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과제”라면서 “학사연계와 연구협력 수준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육부는 2021년 시행될 대학 기본역량평가에서는 학생 충원율 평가비중을 높여 대학이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정원을 감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방대는 반발이 거세다. 재정난을 겪는 지방 사립대일수록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입학 정원 감축에 내몰릴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황희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수도권 주요 대학에만 유리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정원 감축을 시장에 맡긴다면 지방대와 전문대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문 정부 2기 내각, 현역 의원 줄고 여성 비율 그대로

    9일 개각을 통해 정치인 출신 장관 3명이 물러나면서,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의원 겸직 장관 수가 기존 6명에서 4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다. 전체 국무위원(18명) 중 의원 겸직 장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33.3%에서 22.2%가 된다. 여성 장관 비율은 22.2%(4명)로 개각 이전과 동일하다. 유 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3명은 유임됐고,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에는 여성인 이정옥 후보자가 지명됐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여성 장관 30%’에는 여전히 미달되는 수치다. 내각의 평균 나이는 60.3세로 지난 3·8 개각 당시 평균 나이인 60.7세보다 다소 젊어졌다. 후보자들의 임명을 전제로 최연소 장관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될 전망이다. 최연장자는 진영(69)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출신 지역은 수도권 4명, 영남 7명, 호남 4명, 강원 2명, 대전 1명 등으로 골고루 포진됐다. 대구 출신인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조명래 환경부 장관(경북 안동)에 이어 대구·경북(TK) 출신 각료가 2명으로 늘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도덕성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우선 고려했다. 여성과 지역 등 균형성도 빠뜨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졸 신화’ 김동연 나온 덕수상고 사라진다

    경기상고와 통폐합… 서울 첫 사례 전통의 덕수상고(현 덕수고 특성화계열)가 경기상고와 통합된다. 서울에서 특성화고 통폐합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성화고의 인기 하락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것이다. 8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덕수고 특성화계열을 폐지하고 종로구 청운동의 경기상고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두 학교 모두 공립이다. 서울교육청은 2024년부터 덕수고 특성화계열을 경기상고와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덕수고 특성화계열은 2023년까지 현 위치에서 그대로 운영될 예정이다.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한 덕수상고는 2007년 인문계열이 생기면서 한 학교에 특성화 및 인문계열이 동시에 운영되는 ‘종합고’로 운영됐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재연 대법관 등이 덕수상고를 졸업했고, 이용규(한화이글스)·민병헌(롯데자이언츠) 등 프로야구 선수들도 다수 배출했다. 그러나 최근 학생수가 줄고 특성화고 인기 하락으로 인해 학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덕수고 특성화계열 3학년은 196명이지만 올해 입학한 1학년은 129명에 불과하다. 서울 70개 특성화고 중 절반이 넘는 38개교(54.3%)가 올해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었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의 취업률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덕수고 특성화계열과 통합 예정인 경기상고 역시 학생 모집난을 겪고 있다. 학년당 10학급 정원인 경기상고는 현재 5학급만 운영 중이다. 덕수고 일반계열은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 2021년부터 일반고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특성화고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줄고 있어 다른 특성화고 통폐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대학 자발적 정원 감축, 실효성 있나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급감으로 앞으로 5년 뒤인 2024년에는 전국 대학 정원 미달자가 12만 4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전체 정원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당장 내년부터 대학에 입학할 학생(입학 가능 자원)이 입학 정원보다 적은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고 하니 지방대와 전문대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대학들로선 그야말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대학정원 16만명 감축 프로젝트’를 내놨었다. 대학기본역량 평가와 연계한 인위적 감축 방식을 통해 당시 56만명이던 대학 입학 정원을 2023년까지 40만명에 맞추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축소된 정원은 현재까지 4만여명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당초 목표에 턱없이 못 미칠 건 뻔하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가 그제 대학 혁신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 “인위적 정원 감축 과정에서 대학들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 대학평가에만 매달리는 부작용이 있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12만 4000명은 정부가 나서서 줄일 수 있는 규모도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교육부의 고심이 이해되기는 하나 정원 감축의 책임을 대학에 떠넘겼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렵다. 교육부는 앞으로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참여했던 역량평가를 대학 선택으로 바꾸고, 신입생 충원율 비중에 따라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정원을 줄이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비 대부분을 충당하는 대학들이 정원 감축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할지 의문이다. 또한 충원율 부풀리기 등 각종 편법을 걸러낼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실효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만 맡길 경우 부실대학을 넘어 유령대학, 좀비대학이 넘쳐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 대학 정원 자율화… 인구 급감 예측에 ‘인위적 감축’ 손놨다

    대학 정원 자율화… 인구 급감 예측에 ‘인위적 감축’ 손놨다

    2024년 신입생 12만 4000명 미달 예상 역량진단 평가는 감축 권고도 안 할 것 점수 순 재정 차등 지원… 자발적 유도 충원율 부풀리기 등 편법에 실효성 의문학령인구 감소로 5년 후 12만명 이상의 대학 정원 미달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대학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차등적 재정 지원을 통해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조정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인데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불가피해진 정원 감축의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학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24년에는 대학 정원에 비해 신입생이 12만 4000명 모자라 지방대와 전문대부터 운영난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이번 방안은 학생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1년 실시되는 3차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평가 기준 가운데 신입생 충원율 비중을 높여 점수가 높은 대학 순으로 재정을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학생수가 줄면 정원 대비 입학생 수인 충원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정 지원을 받으려는 대학들이 스스로 정원을 줄일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판단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2차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점수가 낮은 하위 대학을 역량강화, 재정지원제한 Ⅰ·Ⅱ로 나누고 재정 지원 제한과 함께 정원을 각각 10%, 15%, 35% 줄이도록 권고했으나 3차에서는 이러한 권고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앞서 인위적 방법을 통해 대학 정원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대학들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대학 평가에만 매달리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2015년부터 3년 주기 평가를 통해 2023년까지 대학 입학정원 16만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재까지 줄어든 대학 정원은 2015년 1차 평가 당시 줄어든 4만 2000여명이 전부다. 2차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대학들이 2021학년도 입학정원을 추가로 줄여도 그 규모가 1만명 미만일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도록 하는 방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학생 등록금이 운영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학들이 정원 감축에 소극적으로 나오거나 ‘충원율 부풀리기’ 등의 편법을 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귀옥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정원 감축은 불가피한데, 이를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건 정부가 직접 정원 감축을 하기 어렵다고 인정한 것과 같다”면서 “대학 자율로 정원 감축을 하면 결국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에 따라 ‘지방대 죽이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찻잔 속 폭풍’으로 끝난 자사고 평가… 내년엔 외고發 태풍 분다

    ‘찻잔 속 폭풍’으로 끝난 자사고 평가… 내년엔 외고發 태풍 분다

    外·국제고 36곳 첫 평가 … 공립 20곳 유력 교육 당국 모호한 태도 땐 더 큰 반발 예고 ‘지정 취소 장관 동의’ 시행령 재검토 필요 “적극적인 고교체제개편으로 혼란 막아야”지난 2일 교육부가 서울 9개 고교와 부산 해운대고 등 10개 학교에 대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확정하면서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일단락됐다. 평가 대상 24개 자사고 가운데 10곳이 최종 지정 취소됐으며, 2곳은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절반의 탈락’으로 끝났다. 교육당국이 지금처럼 모호한 태도로 고교체제 개편을 끌고 가면 내년에는 더 큰 혼란이 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에 재지정 평가가 예정된 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는 모두 48곳(과학·예체능 특목고 제외)이다. 자사고 12곳, 외국어고 30곳 전체, 국제고 7곳 중 6곳이 대상이다. 특히 특목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가 이뤄진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국 37개 외고·국제고 가운데 20곳이 공립”이라며 “대다수 교육감이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만큼 공립의 경우엔 교육감들이 지정 취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992년 처음 인가돼 자사고보다 오랜 기간 ‘입시 명문’의 지위를 누려 온 외고에서 지정 취소 사례가 나오면 해당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재지정 평가를 통한 단계적 일반고 전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운영이 잘되는 자사고와 외고는 그대로 지위를 유지시키고 평가기준에 미달하는 학교만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지금처럼 일부만 일반고로 전환하면 입시 성적이 좋은 자사고와 외고 등에 성적이 높은 학생들을 몰아주는 꼴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령 개정으로 일괄 전환시키든지, 아니면 자사고와 특목고가 부유층 입시를 위한 학교가 아닌 소수 영재를 위한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이 재지정 평가를 해도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거쳐야만 지정 취소가 가능한 제도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도 나온다. 애초 지정 취소는 교육감의 고유 권한이었지만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진보 교육감들이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나서자 이를 막기 위해 교육부가 시행령을 개정,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거치도록 했다.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는 교육감들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에 역행하면서 시행령을 고쳤다”며 “이를 문재인 정부가 재활용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고교체제 개편의 주요 정책인 고교학점제를 2022학년도에서 2025학년도로 3년 연기하고 수능 중심의 정시를 30%로 확대하는 바람에 현 정부의 고교체제 개편은 동력을 잃었다”면서 “지금이라도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과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교육계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술 마시고 벌게진 김재원 “아휴 힘들다”…추경안 ‘음주심사’ 논란

    술 마시고 벌게진 김재원 “아휴 힘들다”…추경안 ‘음주심사’ 논란

    민주 “몰지각한 행위, 국회 망신 사죄해야”바른미래 “나라 비상인데 헤롱헤롱 심사” 정의 “7조 심사에 비틀비틀 기가 막혀”자유한국당 소속의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지난 1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협상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와중에 술을 먹고 벌게진 얼굴을 한 채 추경안 심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일 김 위원장의 ‘음주 심사’에 예결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11시 10분쯤 술을 마셔 얼굴이 벌게진 상태로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추경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협상 상황을 설명하며 “민주당은 이 정도밖에 못 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면서 “빚내서 추경하는 건데, 우리는 국채발행 규모를 줄이자, 민주당은 3조 이상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거기에서 갭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답변하는 와중에 진한 술 냄새를 풍겼고, 비틀거리기도 했다. 때때로 말이 끊겼고, 말투도 상당히 어눌하게 들렸다. 그는 특히 ‘저녁 때 술을 드신 것 같은데 예결위원장이 술을 드셔도 되느냐’고 기자가 묻자 “아휴, 너무 힘들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다음날 새벽 시간에 위원장 주재 여야 간사회의를 재개하며 심사를 이어갔다. 그러나 추경안 협상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예결위원장이 술을 마시고 심사에 응한 것은 상당히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 의원의 몰지각한 행위 때문에 국회가 비난을 사고 국회의원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다”면서 “음주로 의사일정을 망치고 국회를 망신시킨 김 의원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추경을 음주 심사한 예결위원장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말 분노가 치민다”면서 “추경 99일간 지연시키다 막판 무리한 감액 요구하며 몽니 부리다 혼자 음주”라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나라가 비상 상황인데 비정상적인 사람이 있다.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예산을 심사하는 게 말이 되나”면서 “예결위원장은 물론 의원으로서도 함량 미달이다. 김 의원은 예결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경제 전쟁을 치를 긴급자금이 예결위에 포로가 돼 있는 상태였다”면서 “김 위원장은 어느 나라 의원인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예결위원장을 반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도 “김 의원이 7조원이 넘는 혈세를 두고 음주 심사를 하며 기자들 앞에서 비틀비틀 했다는 기사는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라면서 “한국당이 계속 민심과 거꾸로 간다면 더욱 큰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 의원의 음주 심사 논란에 대해 소속 한국당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고교 서열화 해소한다면서 ‘광역 자사고’만 없앴다

    고교 서열화 해소한다면서 ‘광역 자사고’만 없앴다

    교육당국의 올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마무리됐다. 최종 결과를 보면 정부의 고교체제 개편이 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10년을 전후해 대거 지정된 이른바 ‘2기 자사고’를 겨냥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재지정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한 10개교 중 부산 해운대고를 제외한 9개교가 2기 자사고였다. 또 전국단위 자사고가 모두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서 올해 재지정 평가는 ‘MB정부 광역단위 자사고’의 무더기 지정 취소로 귀결됐다. 교육부는 그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2기 자사고’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임을 강조해왔다. 이들 2기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2010년을 전후해 전국 곳곳에 지정됐으며 특히 서울에 집중적으로 들어섰다. 유 부총리는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의 경우 이명박 정부 당시 자사고가 급속히 늘어나 고교 서열화 현상이 나타났고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경쟁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도 지난달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사고가 남설(지나치게 많이 설립)돼 과잉 경쟁을 유발하고 일반고 교육에 지장을 줬다”고 지적했다. 2010년을 전후해 전국에 자사고가 대거 지정되면서 한때 자사고는 54곳에 달했다. 그러나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자사고들 상당수가 지정 목적인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구현할 역량이 부족했다는 게 교육당국의 평가다. 실제 올해 지정 취소가 결정된 서울 8개 자사고는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돼 재지정 기준점(70)을 넘지 못했다. 이중 한대부고를 제외한 7개교는 5년 전인 지난 1주기 평가에서도 기준점(60점)에 미달해 지정취소 또는 취소유예 결정을 받은 바 있다. 5년 전 지적받은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들 자사고는 우수한 학생을 선점해 대학을 잘 보내는 학교로 군림해왔지만 입학 실적마저 일반고와 견줘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학교도 적잖았다. 일반고보다 3배 이상 비싼 수업료를 지불할 만큼의 성과가 없다는 평가 탓에 입학 정원 미달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고는 최근 2년간, 서울 숭문고는 10년 간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 경문고와 전북 군산중앙고 등 올해 자발적으로 지정 취소를 결정한 4개교도 수년간 정원 미달로 인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그러나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던 고교체제 개편이 고교 서열의 중상위층인 광역단위 자사고만 일반고로 전환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자 교육부의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교 서열화의 최상층에는 영재고와 과학고, 상산고와 민족사관고 같은 전국단위 자사고가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영재고와 과학고는 과학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운영된다는 이유로 고교체제 개편에서 ‘논외’로 하고 있다. 또 시도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이라는 방침 탓에 ‘우수한’ 자사고는 살아남게 되고,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전국단위 자사고가 모두 통과했다. 교육부는 광역단위 자사고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으로 짚고 있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자사고의 양적 과다’를 전체적으로 완화시킨다는 방향이 일반고의 교육과정 다양화라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자사고는 ‘우수’ 자사고가 돼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고교 서열화를 완화시키긴 커녕 더욱 심화시킬 공산이 크다. 일반고의 교육과정 다양화를 구현할 핵심 정책이 고교학점제이지만, 자사고와 외고, 일반고가 공존하는 고교체제 아래서는 고교학점제의 전제 조건인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도입과 교사의 학생 평가권 강화가 실현되기 어렵다. 때문에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 맡겨놓은 고교체제 개편은 자사고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아닌 자사고의 ‘옥석 가리기’를 통한 고교서열 강화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학교라 해서 실패한 자사고 정책의 예외가 아니다”면서 “재지정 평가에만 의존할 경우 자사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 내달 파업 예상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관련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가 파업하면 8년 연속이다. 노조는 30일 전체 조합원 5만 293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한 결과 4만 2204명(투표율 83.92%)이 투표해 3만 5477명(재적 대비 70.54%, 투표자 대비 84.06%)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향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돌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자 지난 17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동위원회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한 노조는 합법 파업할 수 있다. 노사는 지난 5월 3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6차례 교섭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12만 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요구했다. 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과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만 64세(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령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로 연장하는 것을 요구안에 담았다. 인원 충원,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근절, 최저임금 미달 부품사에 납품 중단 요구 등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요구로 넣었다. 반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만큼 노조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고 맞서며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회사는 최저임금 위반 해소를 위해 상여금 750% 가운데 격월로 지급하는 600%를 매월 50%씩 주는 임금체계 개편안 정도만 제시한 상태다.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여름휴가 직전인 8월 1일 쟁대위 출범식과 조합원 결의대회를 연다. 파업은 휴가를 마친 8월 중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이 시작되면 이 회사 인기 차종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생산도 차질을 빚게 된다. 노사는 팰리세이드 증산을 놓고 이견을 보이다가 지난 19일 증산에 합의한 바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황인구 서울시의원, 「특성화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을 위한 공청회」 개최

    황인구 서울시의원, 「특성화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을 위한 공청회」 개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황인구 부위원장(강동4·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6일 성동공업고등학교 류덕희홀에서 서울시 상·공업계열 고등학교 교장회의 주관으로 「특성화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특성화고의 효율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학급 당 적정 규모의 학생 수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특성화고 직업교육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공청회는 학부모와 학생, 교육청·특성화고 관계자 등 400여명이 자리를 가득 채운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황인구 부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종우 선임연구위원의 발제를 시작으로 한국중등직업교육협의회 조용 회장, 서울특별시 상업계열 고등학교 교장회 권영학 회장, 서울로봇고등학교 신상열 교장,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송동엽 교수, 특성화고 학생의 학부모인 정선영씨와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지원과 이병호 과장 등의 주제발표 및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개회사에서 황인구 부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사회 진입 등 학교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맞춰서 특성화고 아이들에게 적정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정 규모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며 “학령인구 감소, 현장실습 시설 및 기관, 교보재 확보 수준, 교원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논의가 전개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발제를 맡은 김종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급 규모에 대한 국내·외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교육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급 당 학생 수를 2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한 행정부담 경감 등과 함께 교수-학습방법의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면 특성화고 교육이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발표에서는 학교 현장과 교육청, 학계 등에 다양한 목소리가 개진됐다. 주로 실습활동 등에서의 안전 확보, 취업률과 학업성취도의 제고 등을 고려했을 때 학급규모 감축을 통한 학교환경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첫 발표를 진행한 한국중등교육협의회 조용 회장은 “강의가 아닌 실무 위주의 특성화고의 특성 상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고려하여 일반계고와는 다른 기준이 성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학 서울특별시 상업계열 교장회 회장은 “특성화고의 대규모 미달 사태를 해소하고 교원 감축으로 인한 전문성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학급 당 학생 수 감축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발표를 진행한 신상열 서울로봇고등학교 교장은 “전문계고의 선도모델 마련을 위해 등장한 마이스터고가 일정 수준 성과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특성화고 역시 마이스터고 수준의 학급 당 학생 수를 갖추도록 해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송동섭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산업계가 원하는 실무역량 중심의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집중 교육이 가능하도록 학급규모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학생의 학부모인 정선영씨는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학생 수 감소를 양질의 교육제도 성립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학생 수 과다로 맞춤형 교육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특성화고의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이병호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큰 틀에서는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정원 감축으로 인한 탈락인원 증가, 교원 수급 문제, 향후 학생수급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표가 끝난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특성화고의 교육 현장의 일선에 있는 교원과 학부모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교원 배치에 있어 전문교과인력이 배치된 특성화고의 특성이 고려돼야 하고 학급규모 설정에 있어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의 격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좌장으로서 공청회를 마무리한 황인구 부위원장은 “특성화고의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문제는 교원 수급과 학생 선호의 불균형, 예산 등의 측면에서 여러 고려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다만, 능력중심사회 구현, 전문 인재 양성, 직업교육 내실화 등 특성화고의 근본 취지를 고려했을 때 학급 규모 조정은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황 부위원장은 “국가 차원에서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 시점에서 공청회가 개최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앞으로도 특성화고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포커 도박판 같았던 입시/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포커 도박판 같았던 입시/손성진 논설고문

    “수험생을 가진 학부모들은 가족들을 총동원, 정보를 탐색해야 하고 26일 하오부터 눈치작전을 세워 지망교를 결정해야 한다.”(경향신문 1965년 11월 25일자) 대학교가 아니라 학교별로 입학시험을 치렀던 전기 중학교 입시 기사다. 입시에서 눈치작전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이때쯤이었다. 고교 입시의 눈치작전은 추첨으로 입학한 중학생들이 처음 비평준화 고교 입시를 치른 1972년에 심했다. 평준화된 중학교 간의 실력 차가 어느 정도인지 서로 몰랐기 때문이다. 평준화 고교생이 처음 응시한 1977학년도 대학입시도 마찬가지였다. 대입 눈치작전은 1981년 대입 본고사가 폐지된 뒤부터 극심해졌다. ‘선시험 후지원’으로 점수가 공개된 학력고사(수능시험)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소신 지원은 줄었고 경쟁률이 낮은 학과에 몰렸다. 1981년 무더기 미달의 재연을 막고자 보완된 1982학년도 대입에서도 혼란은 더 커졌다. 수험생이 마감에 임박해 몰리는 바람에 마감 시간을 깨버렸다. 그러자 일부 학생들은 미달학과 원서를 사다가 막판에 접수시키기도 했다. 이런 입시를 신문에서는 ‘포커 노름판’, ‘007작전’이라고 표현했다(동아일보 1982년 1월 14일자). 가족, 친지들이 여러 대학으로 흩어져 동향을 염탐했고 당시에는 귀했던 자가용, 콜택시, 카폰, 워키토키, ‘삐삐’, 망원경, 휴대용 라디오 등의 고가 장비들이 연락 수단으로 동원됐다. 눈치작전도 부유층이 유리했다. “성미 급한 사람이 진다”고 했다. 마감 시간까지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향해 수험생들은 백지 원서를 들고 불나방, 철새처럼 떠돌았다. 미리 지원해 놓고 자기 점수를 부풀려 퍼뜨렸다. 대입 창구 옆에서는 교장, 교사까지 참여한 ‘즉석 상담’, ‘이동교장실’, ‘가족회의’가 열렸다. 지방에서도 진학상담 교사들이 상경해 눈치작전을 지휘했다. 집에 ‘본부’를 차려 놓고 공중전화로 수시로 연락하기도 했다. 마감 직전까지 미달이었던 어느 학과는 소식을 들은 지원자들이 마지막에 쇄도하는 바람에 도리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J대에 지원한 어느 여학생의 원서에는 정정 도장이 18개나 찍혀 있었다. 입시가 요행을 노린 배짱 경연장, 도박판으로 변질됐다. 전공은 상관없었고 대학은 어차피 간판이었다. 어느 학부모는 아파트 추첨장 같다고 했다. 막판에 원서를 못 고치게 하는 학교장 직인 의무화도 소용없었다. 어떤 학생은 ‘법학과’를 ‘법학과과’로 잘못 써 미리 두 줄로 그은 수정용 직인을 받아 놓고는 마음대로 고치는 기발한 방법을 썼다(동아일보 1985년 1월 14일자). sonsj@seoul.co.kr
  • 다 살아남은 전국 단위 ‘힘 센 자사고’… 길 잃은 고교체제 개편

    다 살아남은 전국 단위 ‘힘 센 자사고’… 길 잃은 고교체제 개편

    5년간 분리 유지… 2025년 체제 개편 난관 서울 8개교·부산 해운대고 구제 힘들 듯 “교육부 컨트롤타워 역할 못한다” 지적도“서울에 우후죽순으로 설립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들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상산고 같은 (우수한) 자사고까지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취지는 아니지 않은가.” 전북 전주 상산고의 지정 취소를 앞두고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이번 상산고 처리 결과는 현 정부의 고교체제 개편이 ‘힘 센’ 자사고만 살아남는 방향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을 잘 드러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선별적·단계적 일반고 전환’이 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대 및 서울대 진학 실적이 우수한 소위 ‘힘 센’ 자사고만 살아남게 됐고, 이들 고교의 위상이 더 높아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일반고 중심으로의 고교 체제 개편은 오히려 미궁으로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이었던 상산고와 민족사관고, 하나고, 포항제철고 등 8개 전국 단위 자사고가 모두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전국에서 모집할 수 있어 고교 서열에서 최상위층을 이룬다. 반면, 내달 1일 교육부 심의를 앞두고 있는 서울 8개 자사고와 부산 해운대고는 구제 가능성이 낮다. 이들 학교의 상당수가 최근 수년간 정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서울의 8개교 중 한대부고를 제외한 7개교는 5년 전 1주기 재지정 평가에서도 기준점에 미달된 바 있다.교육계에서는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입시 실적이 우수한 자사고만 살아남도록 한 것은 정부의 고교체제 개편과 근본적으로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등학교가 서열화되고 입시경쟁이 초등학교에까지 심화된 것이 지난 10년간의 자사고에 대한 교육부의 평가”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산고와 민사고, 하나고 등 고교 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자사고들은 지위를 유지하며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되는 모순이 발생했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은 “자사고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 ‘좋은’ 자사고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외국어고·자사고·국제고와 일반고로 분리된 현행 고교체제가 향후 5년간 지속되게 되면서 2025년부터 본격화할 정부의 고교체제 개편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2025년 고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전 과목 내신의 성취평가제(절대평가)와 교사의 학생 평가권 강화를 근간으로 한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 재지정평가를 통과하는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는 길게는 2026년 2월까지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이들 학교를 통해 유지되는 고교 서열화 체제는 절대평가 도입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상대평가로 인한 내신 불이익 자체가 사라져 자사고 쏠림이 더욱 강화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일반고 교사의 정성 평가는 ‘내신 부풀리기’로 매도되고 자사고 교사의 평가는 제대로 된 평가로 대접받을 가능성도 크다. 교육부는 수시 중심의 대입제도 변화가 자사고를 자연스레 약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대입제도를 둘러싼 여론 지형이 녹록지 않다. 최근 ‘정시 확대’ 여론이 불붙고 대입전형에서 정시 확대가 이어지면서 수년간 하락세였던 자사고 선호도가 반등하고 있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밑그림도 마련하지 못한 교육부가 올해는 자사고, 내년에는 외고 폐지 논란에 산발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소장은 “고교학점제 도입을 앞두고 남은 5년 동안 고교 서열화 해소와 내신 절대평가 도입 등 선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로드맵을 그리고 연차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에서 교육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상산고 기사회생, 자사고 폐지 무리수에 제동 건 교육부

    교육부가 어제 전북교육청이 내린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상산고는 지난달 재지정평가에서 전북교육청의 기준점인 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아 지정 취소 위기에 처했다. 교육부는 부동의 이유에 대해 “전북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지표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고, 평가 적정성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방식과 결과를 두고 전북교육청과 상산고가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교육부가 학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교육부는 경기 안산동산고에 대해선 위법성과 부당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했다. 자사고 설립 취지에 위배되는 학교를 솎아내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교육당국이 마땅히 해야 할 업무다. 그러나 진보 성향의 시도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멋대로 평가기준을 좌지우지한다면 누가 결과에 승복하고, 교육정책을 신뢰하겠나. 전북교육청은 다른 시도와 달리 재지정 기준 점수를 교육부 권고보다 10점 높게 설정했고,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는 상산고에도 관련 평가지표를 막무가내로 반영하는 무리수를 뒀다. 전북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자사고의 상징적 존재인 상산고를 어떻게든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전북교육감의 편협한 의지가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문제는 교육부의 이런 결정이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논란을 가열시킬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전북교육청은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고, 안산동산고도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전교조 등 진보교육단체들은 교육부가 “공교육을 포기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가 상산고의 지정 취소에 부동의한 배경에 여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반발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마당이다. 서울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내린 8개 학교에 대해 교육부가 8월초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 자사고를 둘러싼 혼란과 분열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진보 시도교육감과 진보 교육단체들은 자사고 논란을 종식할 해법으로 일반고 일괄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하는 것은 오히려 일부 자사고의 위상만 높인다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7일 자사고 폐지 여부를 국민 공론화에 부치자는 제안도 내놨다. 하지만 교육부는 내년까지 재지정 평가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엇박자를 내는 사이,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만 가중되니 답답한 노릇이다.
  •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포인트 안보 국회’ 소집요구서 공동 제출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포인트 안보 국회’ 소집요구서 공동 제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6일 ‘원포인트 안보 국회’ 소집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공동 제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외 133인 의원 명의의 집회요구서가 제출됨에 따라 오는 29일 오후 2시 임시회 집회를 공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임시국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추가경정예산안의 통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공동 입장을 발표하며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한데도 무능·무책임한 정부·여당은 이 부분을 은폐하기 바쁘다”며 “안보 정책 수정과 올바른 방향 제시를 위해 안보 국회가 너무나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도 “국회를 장기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한국당과 함께 국회를 열기로 했다”며 “민주당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는 잠시 보류하고 ‘중·러·일 군사적 위기 고조 행위 중단 결의안’ 등을 채택해서 국회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도 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민주당이 무조건 거부하고 있지 않으냐”면서 “일단 원포인트 안보 국회에서는 안보 위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난 15일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사건 등의 책임을 물어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공동 제출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일본의 수출 보복에 관한 추경안도 제출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된 추경안을 가져오면 조속히 꼼꼼하게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도 “추경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추경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필요한 조건에 맞는 추경안이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심사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거라 열린 상태에서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국민이 보기에 안보 관련한 원포인트 국회도 일리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추경 처리까지 같이 하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원내수석부대표들 간에 얘기가 되고 있으니 그것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한국당이 조건 없는 추경 처리에 합의한다면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또다시 조건에 조건을 붙인다면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추경안 통과를 전제하지 않는 임시국회 요구에 선을 그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도 “정의당은 최근 발생한 일본의 수출 규제, 중국과 러시아 항공기의 독도 부근 영공 침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임시국회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에 앞서 국회가 가장 먼저 처리했어야 할 것은 추경이다. 민생법안에는 꿈쩍도 않다가 안보 이슈가 터지니 이제야 국회를 열자며 달려드는 한국당의 행태는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오전 문 의장이 주최하는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정례회동 결과에 따라 다음주 본회의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 다수 의원들이 6월 임시국회 이후 해외 출장과 여름 휴가 등으로 본회의에 참석하기 어려운 사정도 변수가 될 수 있단 전망이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 방미단과 방일단을 포함해 수십명의 의원이 외국에 나가 있거나 나갈 예정”이라며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정족수에 미달할 수도 있어 시기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속보] 상산고 ‘자사고’ 지위 유지…교육부 지정취소 부동의

    [속보] 상산고 ‘자사고’ 지위 유지…교육부 지정취소 부동의

    전북 상산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교육부는 26일 상산고와 경기 안산동산고, 군산중앙고 등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취소 여부를 심의한 결과, 전북교육청이 내린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에 부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북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지표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고 평가적정성도 부족하다고 판단해 부동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상산고는 앞으로 5년간 자사고로 계속 운영된다. 앞서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의 운영성과평가(재지정평가)에서 기준점인 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아 지정취소 결정을 받았다. 전북교육청은 교육부 결정에 반발하며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무지출 대상 공익법인 110→9200곳 대폭 확대

    자산 5억·수입 3억 넘는 공익법인 포함 기부금단체 추천·관리, 국세청 일원화 수익 사업용 자산의 최소 1%를 반드시 공익 목적에 사용해야 하는 ‘의무지출 대상 공익법인’이 2021년 110곳에서 9200곳으로 늘어난다. 25일 ‘2019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의무지출 대상 공익법인이 자산 5억원 이상 또는 수입금액 3억원 이상(종교법인 제외)으로 확대된다. 이를 위반하면 미달 사용액의 10%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현재는 성실공익법인(특정 회사 주식 지분율 5% 이상)만 수익용·수익사업용 자산의 1∼3%를 공익 목적 사업에 쓰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번에 의무 대상을 크게 넓힌 셈이다. 이에 따라 1년 유예를 거쳐 개정안이 시행되는 2021년에는 의무지출 대상 공익법인이 110곳에서 9200곳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번 조치는 공익법인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강화 등 기업지배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또 2021년부터 지정기부금단체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단체 추천과 사후관리 검증 기능이 국세청으로 일원화된다. 또 기부금단체의 성실한 영수증 발급을 유도하기 위해 허위영수증 발급에 대한 가산세가 내년부터 2%에서 5%로 상향 조정된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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