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니버스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블로그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노재헌(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음주단속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매킬로이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8
  • 우한 교민 200명 아산 임시 생활시설 도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이송돈 교민 200명이 31일 오후 임시 생활시설인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이들은 인재개발원에서 약 2주간 격리수용된 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고 귀가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8시쯤 김포공항으로 귀국한 교민 368명 가운데 200명음 김포공항 항공센터에서 검역과 임국 절차를 마치고 경찰버스와 미니버스 등 18차에 나눠타고 낮 12시 50분쯤 경찰인재개발원에 줄지어 도착했다. 나머지 150명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항공기 탑승객 중 발열 증세를 보인 18명은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인재개발원 진입로 양방향에 차벽을 세우는 한편 경력 1100명을 동원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까지 교민 수용을 거세게 반대했던 주민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반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민들은 전세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 장소를 정리하는 등 자진해서 천막을 철거했다. 인재개발원 진입로에는 ‘우한 교민을 환영한다’는 내용을 적은 손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도 있었다. 교민들은 앞으로 2주 동안 인재개발원 건물 안에서만 지내게 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과 국방부 군의관·간호장교 등이 교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방역원칙에 따라 12세 이상은 1인 1실을 사용하고 12세 미만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방을 쓴다. 각 방에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딸려 있어 14일간 최대한 방 밖으로 나오지 않고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방 밖으로 나오려면 미리 허가를 받은 뒤 N95 마스크를 쓰고 이동해야 한다. 외부인 면회는 물론 함께 수용된 교민들 간의 만남도 제한된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편의를 위해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한편 책·신문·TV를 비치하고 어린이를 위한 휴게공간도 마련했다. 충남도는 인재개발원 인근 주민 안전을 위해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방역 차량을 투입해 매일 마을 곳곳을 소독하고 마스크 6500개와 실내 살균소독제 200개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가정집을 방문해 마을 주민들 건강도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광주 준중형 시내버스 운행비 절감 효과 만점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는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 예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준중형버스’(미니버스)의 운행비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31일까지 준중형버스를 도입한 노선 8개 노선 중 5대 버스에 대해 동일 운행 거리를 기준으로 기존 중형 버스와 비교 분석한 결과 평균 30% 이상의 연료비가 절약됐다. 지난해 9월30일 광주에 첫선을 보인 준중형버스는 현재까지 8개 노선에 총 10대가 시범 운행 중이다. 준중형버스는 12인승, 15인승, 16인승 등으로 입석까지 총 25~27명이 탑승할 수 있다. 모두 50여명까지 탈 수 있는 중형버스의 절반 수준이다. 광주시는 일일 버스 1대당 최다배차 인원 25명 미만의 저수요 노선을 대상으로 준중형버스를 도입해 운송원가 절감에 나섰다. 시는 당초 중형버스 1대를 준중형버스로 교체했을 때 50%의 차량구입 비용과 30%가량 연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 버스 사용기한인 9년간 1대당 63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아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준중형버스 구입비는 6000여만원으로, 중형버스 1억1500여만원의 절반 가량이다. 연료비 절감효과 역시 높았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31일까지 5개 노선 버스에 대해 기존 CNG(압축 천연가스)연료를 사용하던 중형버스와 경유 연료인 준중형버스의 동일 운행거리 연료비를 분석한 결과 노선별로 준준형 버스가 최고 42.8%(평균 31.6%)나 절감됐다. 이에 따라 준중형버스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지적된 과도한 재정 투입 문제를 해소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주시가 2006년 12월 준공영제 전환 이후 시내버스에 대한 재정지원금은 2007년 196억원을 시작으로 해마다 늘어 2010년 352억원, 2013년 395억원, 2016년 508억원, 2017년 522억원, 2018년 639억원을 기록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양파 농장 가던 미니버스 논으로 추락…1명 사망·11명 부상

    양파 농장 가던 미니버스 논으로 추락…1명 사망·11명 부상

    부상자 대부분 노인…운전자 음주 안해경찰 “짙은 안개에 코너 돌다 사고난 듯” 전북 고창에서 양파 농장으로 일을 하러 가던 주민을 태운 버스가 논으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3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7분쯤 고창군 대산면 한 도로에서 A(60)씨가 몰던 25인승 미니버스가 3m 아래 논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7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73)씨 등 나머지 승객 11명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승객들은 대부분 60∼70대로 양파 농장일을 하기 위해 전남 영광에서 고창으로 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2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승객들을 영광과 고창의 병원으로 옮겼다. 부상자 대부분은 경상이지만, 이 중 2명은 골절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측정 결과 운전자 A씨가 술을 마시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짙은 안개가 낀 구간을 달리던 버스가 코너를 돌다가 도로에 진입하지 못 하고 논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고로 인한 추가 사상자는 집계되지 않았다”며 “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손들어! 결혼해줄래?” 총 겨누고 프러포즈하는 러시아 남자들

    “손들어! 결혼해줄래?” 총 겨누고 프러포즈하는 러시아 남자들

    러시아 여성 아나스타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남자친구가 마중 나올 줄 알았다. 도착한 뒤 문자가 왔는데 급한 일이 생겨 못 나오고 대신 친구가 태우러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 친구의 자동차를 타고 자신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검은색으로 온통 코팅 된 미니버스가 길을 막더니 마스크에 중무장을 한 남자들이 튀어나와 자신을 끌고 갔다.다시 자동차 트렁크 앞으로 그녀를 끌고온 일행은 흰 가루가 가득 들어있는 봉지를 건넸다. 자신들이 미리 ‘심어 둔’ 것이었다. 남자들은 특수부대원 복장 일색이었고, 평복 차림의 여자 형사가 아나스타샤에게 “당신, 뭔가 금지된 물품을 공급하려는 거지”라고 물었다. 일순 아나스타샤의 얼굴이 파리해졌다. 억지 미소를 지으며 “오해하는 것 같다. 내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한 남자가 “그럼 누구 짓이냐? 장난 그만해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한동안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앞의 남자가 봉지를 여니 뭔가 핑크빛 작은 상자가 나왔다. 그는 “이게 뭐게?”라고 물었다. 그녀가 “몰라요!” 답하자 남자가 크게 웃더니 무릎 한쪽을 꿇고 마스크를 벗은 뒤 외쳤다. “나랑 결혼해줄래!” 남자친구 세르게이 로드킨(36)이었다. 실제 결혼 승락을 받은 것까지 진짜였다. 하지만 그는 요즈음 러시아에서 ‘뜨는’ 직업인 “극한 프러포즈” 서비스 ‘스페스나츠(특별작전)’ 쇼 기획자다. 다른 일행은 그의 회사 직원들이었다. 끝만 좋으면 모든 게 좋다고? 물론 수락한 아나스타샤는 “어떻게 이런 일에 화를 내겠느냐?”고 되물었다.극한 프러포즈는 30분 정도에 사진 촬영까지 곁들이면 700 루블(약 1만 7200원), 가짜 보안요원이 더 많이 동원되면 6만 루블(약 109만 5600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세르게이는 이번 장난에 3만 루블(약 54만 7800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애초 이번에는 진짜 요원들을 동원할 생각이었다.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에게 부탁했다가 퇴짜를 맞았는데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들은 극단까지 치달아 뭔가를 박살낼 수도 있다. 정말 무서워질 수 있다!” 2010년 친구의 프러포즈를 위해 쇼를 꾸며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갈수록 덩치가 커져 다음해에는 아예 돈을 받고 쇼를 꾸미기 시작했다. 극한 프러포즈를 처음 한 것은 2014년이었다. 이듬해부터 러시아 전역에 프랜차이즈 점포가 세워지기 시작해 지금은 14곳이 됐고 경쟁 프랜차이즈도 생겼다. 사실 공권력을 사칭해 이런 돈벌이를 하는데도 아무런 제지가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물론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만은 아니다. 펜자 출신 알렉산더는 약혼녀가 이런 충격적인 프러포즈에 놀라 심장마비를 일으킬 뻔했다며 원망을 잔뜩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랴잔 출신 율리아는 남편이 서른살 생일을 맞아 이런 장난을 꾸미자 화가 나 욕지거리를 퍼붓고 부케 꽃으로 남편 얼굴을 후려 갈겼다. 실제로 BBC가 이 회사가 자랑하는 동영상을 살폈더니 수갑을 채우기도 하고, 얼굴을 길바닥에 짓이기고, 집안을 뒤지거나 차 보넷에 몸을 부딪치게 하는 등 완력을 행사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상황을 오해한 이들이 뛰어들어 엉뚱한 사건으로 비화할 소지도 있어 우려된다. 어린이들의 생일 잔치에까지 뛰어들어 “손 들어, 꼼짝 마!”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자신의 모스크바 본사에서는 지난 5년 동안 단 한 사례만 프러포즈를 거절할 정도로 프러포즈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랑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문 대통령, 제주서 1박2일 ‘짧은 휴식’

    문 대통령, 제주서 1박2일 ‘짧은 휴식’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를 취소한 대신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다녀온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문 대통령이 제주를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서귀포 해상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하고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난 뒤 9개월여 만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제주를 찾아 1박 2일간 머물렀다. 수행은 조한기 1부속비서관 등 부속실과 경호실의 최소 인원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대통령이 제주에서 하룻밤을 머문 곳은 군 시설이나 호텔이 아닌 제주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지인 소유 단층주택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방탄 경호차량 없이 25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비공개로 부산 영도의 어머니 집을 찾은 적은 있지만, 경남 양산 자택을 제외한 ‘사가(私家)’에서 숙박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듬해인 2013년 8월에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곳에 한동안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은 27일 하늘색 셔츠 차림으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제주시 탑동의 향토음식 식당을 찾은 모습이 주민들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 여사와 문 대통령의 손자도 함께했다. 딸 다혜씨의 동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유송화 청와대 춘추관장은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예정된 하계휴가를 취소하고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한다”고 밝혔다. 당초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여름휴가를 계획했지만 다음 달 2일로 예상되는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 배제 결정과 러시아의 영공침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등 엄중한 시국을 감안해 휴가를 전격 취소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로 예정된 여름휴가를 취소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96년 7월 청남대로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집중호우로 피해가 커지자 하루 만에 귀경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와 2017년에는 5일씩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한국은 어느덧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든 5월 중순 무렵, 러시아 서쪽 끝 발트해 연안에 자리 잡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제 막 봄으로 물들고 있었다. 4월까지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눈발이 날리던 매서운 날씨는 북극으로 물러가고 한결 따뜻해진 봄바람에 도시 곳곳 꽃나무마다 꽃망울이 움텄다. 밤 10시가 돼야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새벽 4시면 이미 환해진 도시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계절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혹독한 겨울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길고 긴 낮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예술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 걸었다.●‘제정러시아 컬렉션’ 에르미타주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관광명소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화사한 민트색 외벽과 화려한 황금 장식이 눈에 띄는 바로크 양식 건물이 ‘겨울궁전’으로 불리는 박물관 본관이다. 정면 꼭대기에 삼색기가 휘날려 이곳이 러시아의 자랑임을 말해 주는 듯하다. 겨울궁전 앞 궁전광장 한복판에는 높이 50m에 이르는 알렉산드로프 전승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어 위엄을 더한다. 러시아에서는 ‘조국전쟁’으로 부르는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34년에 세웠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유럽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세계 최대 미술관 중 하나로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3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이 1000여개의 방에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많은 소장품이 식민지 약탈품인 반면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컬렉션은 제정러시아 시대부터 이어온 미술품 수집으로 완성됐다는 차이가 있다. 본관 1층에는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루벤스의 ‘바쿠스’ 등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서유럽 명작들이 빼곡하다. 마티스의 대표작 ‘춤’을 비롯해 모네, 고갱, 피카소 등의 근대 회화 작품은 궁전광장 맞은편 참모본부관에 따로 전시돼 있다. 러시아의 다른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10세기~근대 미술품 품은 러시아 박물관 꼬박 한나절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나서니 전승기념비 앞에서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지나던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앉아 귀를 기울인다. 뭉게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한결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봄이 왔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수많은 유럽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러시아 본연의 멋을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도보로 20~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알렉산드르 3세의 동생 미하일로프를 위해 지어진 궁전이던 이곳에는 러시아가 비잔틴제국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때인 10세기의 이콘화부터 근대 러시아 화가들의 명화, 각종 민속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다.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가 압도적인 이반 아이바좁스키의 ‘파도’, 제국 시대 말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축제 풍경을 생생히 보여 주는 블라디미르 마콥스키의 작품, 러시아의 전설과 종교적 신비주의를 담아낸 니콜라스 로에리히의 작품 등을 보다 보면 러시아의 옛 시간 어느 한가운데에 뛰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흔적이 그대로 세계적으로 이름난 러시아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문학이다.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이자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푸시킨 동상이 정문 앞에 서 있는 러시아박물관을 떠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곳 부근에 도스토옙스키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블라디미르성당 맞은편에는 오전부터 꽃과 과일, 직물 등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나와 있다. 전통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우리네 할머니 같다. 러시아에는 ‘츠베트이’라고 불리는 꽃집이 곳곳에 자주 보인다. 가판에서부터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점까지, 꽃을 파는 가게가 다양하고 꽃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꽃 선물을 많이 한다는 러시아 사람들의 감성이 낭만적인 예술을 꽃피운 원동력 아니었을까.박물관은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나무 문을 닫아 놓고 있다. 반지하 로비에서 시작되는 박물관은 2층 규모로 크지 않다. 작가를 기념해 따로 지어진 박물관이 아니라 그가 말년을 보내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을 집필한 아파트를 박물관으로 복원했기 때문이다. 작은 박물관에는 그를 좋아하는 전 세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필기구와 원고, 흑백사진 등 전시물을 본 뒤 남아 있는 사진을 토대로 그대로 재현해 놓은 방들을 둘러보며 작가의 삶을 상상해 본다. 또 다른 대표작 ‘죄와 벌’의 주무대가 된 센나야 광장을 찾아가 본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집이 있었을 거리와 그가 살해한 전당포 노파의 집 등이 이곳의 오래된 골목에 있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지금은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번화가로 관광객보다는 현지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어스름이 질 무렵엔 주변 옛 건물들에 노란 불빛이 환하게 켜지면서 빛의 광장을 만든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왔다면 발레 공연을 놓치기 아깝다. 모스크바 볼쇼이극장과 함께 러시아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마린스키극장이 있다. 구시가지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수로를 사이에 두고 1860년 개관한 본관과 신식으로 지어진 신관이 마주보고 있다. 러시아 발레를 대표하는 ‘백조의 호수’, 고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코’ 등 공연을 비롯해 클래식, 오페라 등이 매일 다양하게 펼쳐진다. 시기를 맞춰 간다면 마린스키극장 최초 동양인 수석발레리노인 김기민의 공연도 직접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팽창하던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도시의 출발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였다. 표트르 대제는 1703년 네바강 삼각주에 위치한 토끼섬에 스웨덴 해군의 공격을 막기 위한 요새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예카테리나 2세 때에 이르러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 요새 한복판에는 건물 본채만큼이나 뾰족하게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성당이 있다. 높이 122.5m의 성당은 섬 주변 어디서든 눈에 띈다. 표트르 대제를 비롯한 로마노프 왕조 황제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다른 정교회들과 달리 외관은 직선 형태의 서유럽 양식이지만 황금으로 치장된 내부는 러시아 정교회 스타일로 화려하다. 요새 내 입장은 무료지만 네바 강가를 따라 조성된 요새 위 산책로는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성벽 위에 나무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강 건너편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성 이삭 성당 등 시가지를 건너다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제국 시절 수도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도시 외곽의 ‘여름궁전’ 페테르고프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에서 바로 연결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발치스카야, 아프토바, 레닌스키 프라스펙트 등 역에서 미니버스로 가면 훨씬 저렴하다. 여름궁전의 백미는 발트해를 마주하고 있는 정원의 대폭포다. 궁전 앞에서 계단식 폭포를 따라 물이 흘러내리고 60여개의 크고 작은 분수에서 하늘 높이 물살이 솟구친다. 궁전 자체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전보다 작지만 수로를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화려한 분수만큼은 베르사유궁전이 부럽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가 있다. 핀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항구도시다. 이곳에 가려면 핀란드역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모두 5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주요 행선지에 따라 이름이 붙었다. 핀란드역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 도시로 향하는 열차뿐 아니라 핀란드 헬싱키까지 가는 열차도 출발한다. 핀란드역 앞 넓은 광장에는 레닌 동상이 네바강을 바라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공산주의 혁명의 시초이자 소비에트연방의 창시자로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레닌에게 이곳은 각별히 의미 있는 장소다. 반정부 활동을 하다 투옥되고 시베리아 유배를 당한 레닌은 이후 서유럽에서 망명 혁명가로 활동한다. 1917년 러시아에서 2월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동료 혁명가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에서부터 열차를 타고 핀란드를 거쳐 이곳에 도착한다. 8일간 3200㎞를 달린 잠입 여정은 성공했고 열렬한 군중이 그를 맞았다. 세계 역사를 뒤바꾼 볼셰비키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비보르크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느낌이 조금 다르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서와 달리 핀란드역에 들어서자 보안검사를 하는 역무원의 눈길이 따갑다. “핀란드로 가는 역인데 제대로 온 것 맞냐”고 묻는 역무원에게 “비보르크까지만 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작나무숲이 가로놓은 들판과 러시아 시골 풍경을 따라 1시간가량 달리면 비보르크다. 이곳 역 입구에서도 역무원이 주민이 아닌 낯선 이방인에게 깐깐한 여권 검사를 요구한다. 국내에 출판된 러시아 여행 안내책자에도 없는 비보르크를 일부러 찾아간 것은 1·2차 세계대전 동안 러시아와 핀란드가 여러 차례 쟁탈전을 벌인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비푸리로 부르던 제2의 도시를 1944년 소련의 침공으로 빼앗겼다.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해안공원을 따라 시내의 옛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내 쪽으로 들어서자 뚱뚱하고 납작한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 중간에 있던 ‘둥근 탑’으로 사라진 성벽과 달리 지금까지 남아 있다. 1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근에는 노란색의 아담한 성당 두 개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그중 하나에는 성서를 핀란드어로 번역하면서 핀란드어 철자법을 확립한 16세기 종교개혁가 미카엘 아그리콜라의 동상이 서 있다. 이 성당 어느 곳엔가 그가 묻혔다고 전해진다. 핀란드 사람들이 ‘잃어버린 도시’로 부르며 이곳으로 여행을 오는 데에는 아그리콜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비보르크 최고의 명소는 조그마한 섬에 자리한 비보르크성과 그 중심의 성 올라프탑이다. 으리으리한 성채는 아니지만 중앙의 초록 지붕 하얀 탑과 그 둘레를 둥글게 에워싸고 있는 성벽에서 중세 분위기가 느껴진다. 러시아보다는 스웨덴이나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주변 나라들과 비슷한 건축물이다. 이곳 전망탑에 오르면 비보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역시 중세풍의 오래된 시계탑과 라트하우스탑 등을 돌아본다. 유럽의 여느 중세도시들처럼 가지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는 않다. 폐허로 남겨진 옛 골목에서는 때때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중세의 낭만, 핀란드의 쓸쓸함, 러시아의 황량한 분위기가 뒤섞인 도시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곳만의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타베르나’라는 이름의 음식점에서 중세 평민들과 귀족들이 먹었던 식사를 즐기면 비보르크 여행의 색다름이 배가된다. 글 사진 상트페테르부르크·비보르크(러시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상트페테르부르크 명소 곳곳을 돌아볼 예정이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카드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카드를 구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박물관과 성당을 추가 금액 없이 입장할 수 있다. 다만 관광지 투어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카드를 사는 게 손해일 수도 있으니 여행 계획에 따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미리 구매하면 편하다. →비보르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도시지만 열차편이 자주 있지는 않다. 미리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보고 여행 계획을 짜는 편이 효율적이다.
  • 5·18민주화운동 때 고문·성범죄 처벌할 法이 없다

    5·18민주화운동 때 고문·성범죄 처벌할 法이 없다

    ‘특별법’에 공소시효 배제 조항 없어 “발포 병사 가해 인정 땐 사면 건의 공소시효 불분명한데 ‘용서’는 모순 양심선언 처벌 완화 등 더 보완해야”#61항공대 지휘관 A씨는 1980년 5월 27일 새벽 4시~5시 30분 광주 동구 금남로 전남도청 진압작전 이전에 UH1H 헬기조종사 B씨에게 도청과 바로 이웃한 전일빌딩 옥상에 설치된 시민군 기관총 제압을 명령했다. B씨는 사격을 가했고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는 이를 공식 확인했다. #같은 해 5월 23일 오전 9시쯤 광주~전남 화순 간 도로 봉쇄를 맡은 11공수여단 지휘관 C씨는 병사 D씨 등에게 광주 동구 지원동 주남마을 앞 도로를 지나던 미니버스를 총격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10여명이 사망했고, 일부 남성 부상자들은 뒷산으로 끌려가 총살을 당했다. 이런 사실이 향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진실로 밝혀지면 A·B·C·D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16일 김재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가능하다. 그는 최근 공익인권 세미나에서 ‘헌정질서 파괴범죄 공소시효 배제를 통한 정의 회복’이란 발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김 교수는 “1995년 12월 제정된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해 5·18 내란사건에 참여한 이들을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껏 검찰 수사와 대법원 판결 등을 통해 ‘5·18 내란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전두환, 노태우, 유학성, 황영시 등 군 간부 16명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들의 명령을 받고 양민 학살이나 시민에 대한 발포를 수행한 사람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김 교수는 “내란목적 살인 등 헌정질서 파괴범죄에 참여한 병사 등도 형사소송법과 군사법원법의 공소시효를 적용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죄가 입증될 경우 수괴급인 신군부 핵심 간부들과 똑같은 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란죄 등에 해당하지 않은 고문, 성범죄 등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여부는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에 제정된 ‘진상규명법’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법안 제48조(가해자를 위한 사면 등)에는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내용이 진실에 부합할 경우 위원회가 사면을 건의할 수 있도록 했다. 가해자의 범죄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면 건의’ 조항을 둔 게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데도 용서하는 모순점을 품었다는 지적이다. 또 위원회가 가해자나 참고인 등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또 불응하면 과태료 3000만원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직접 형사책임을 묻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실제로 최근 광주지검이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사건 수사과정에서 헬기조종사 등 40여명을 소환했으나 대부분 버텼다. 김정호 변호사(민변 광주전남지부장)는 “내란·집단살인 등 헌정질서 파괴범이 아니라면 공소시효 배제를 적용할 수 없고 소급입법도 불가능하지만 진상은 규명돼야 한다. 위원회를 꾸리기 전에 강제조사권 강화, 공익제보나 양심선언에 대한 처벌 완화 등 시행령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5·18 행불자 암매장·발포명령자 안갯속… 그날의 진실 밝힌다

    5·18 행불자 암매장·발포명령자 안갯속… 그날의 진실 밝힌다

    “매년 5월만 되면 아들 생각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어떻게 사라졌고, 어디에 묻혔는지 알기만 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라진 아들 창현(당시 7세·양동초 1학년)군을 40년 가까이 기다리는 이귀복(82)씨는 16일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한때 생업마저 포기하고, 흔적을 기대할 소문엔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으나 허사였다.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갔고, 아들을 향한 그리움도 켜켜이 쌓였다. 그는 지난해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기념식 야외 상황극에 출연해 “내 아들 창현아!”를 목놓아 외치면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은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함께 군용트럭이 전남대에 몰려들던 1980년 5월 19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의 집을 나선 후 행방불명됐다.이렇게 5월 항쟁 기간인 5월 18~27일 광주에서 사라진 초·중·고교생은 18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같은 기간 행방불명된 사람은 76명에 이르지만 이들 행방은 지금껏 오리무중이다. 당국이 인정하지 않은 행불자까지 보태면 수백명에 이른다. 암매장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5·18 기간 민간인 166명과 군경 27명이 총탄 등에 희생되고 4000여명의 구속·부상자가 발생했으나 발포 명령자 역시 특정되지 않은 채 안갯속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관련법을 제정하고, 국회 청문회, 검찰 수사,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상은 낱낱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그러나 여야 대치 정국이 길어지면서 진상규명조사위마저 꾸려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이 각각 조사위원 자격을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냈고, 조만간 국회 법사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신속한 처리가 기대된다.조사위는 국회의장 1명과 여야 정당이 각각 추천하는 4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그 아래 50여명으로 사무처를 둔다. 조사위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사법권을 갖는다. 정부는 독립적인 조사위를 발족해 5·18의 진상을 규명한 뒤 그 결과를 공식 국가보고서로 내놓을 방침이다. 진상 조사 내용별로는 ▲행불자 암매장 ▲발포 명령자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양민 학살 ▲전두환·노태우 정부의 5·18 실상 왜곡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이 가운데 5·18 당시 신고된 행불자의 암매장 여부는 39년간 풀지 못한 첫 번째 숙제로 꼽힌다. 현재 5·18 행불자로 인정된 사람은 82명이다. 6명은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장된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고, 나머지 76명의 흔적은 묘연하다. 5·18기념재단이 2017년 말~2018년 초 사이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일대와 동구 너릿재, 서구 상무지구 등 암매장 제보가 집중된 후보지를 었으나 시신 발굴에 실패했다. 암매장 관련 증언은 넘쳐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인한 지형 변형 등이 발굴의 난제로 꼽힌다. 발포 명령자 특정은 진상 규명의 핵심이다. 특별법은 단순히 5·18의 진상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책임자에 대해 소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관심의 초점은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을 통해 내란수괴·뇌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을 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씨는 그간 이뤄진 모든 조사에서 군 지휘계통상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발포 명령자’로는 특정되지 않았다. 상황을 되짚어보면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쯤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의 집단 발포가 이뤄졌다. 오후 8시 30분쯤 계엄사령부를 통해 공식 자위권 발동 명령이 현장 지휘관에 하달된다. 자위권은 24일 오후 6시 종료된다. 즉 21일 오후 8시 30분~24일 오후 6시 사이 69시간 30분 동안 자위권 명목의 발포가 허용된 셈이다. 자위권 발령에 근거해도 5월 19일 동구 계림동 광주고 인근 첫 발포, 20일 광주역 앞 발포, 21일 오후 1시 도청 앞 집단 발포는 모두 불법이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는 1980년 5월 21일 계엄사령관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 문서(보안사의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 )에서 ‘전 각하(全 閣下):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란 수기 메모를 확인, 공개한 바 있다. 자위권 공식 발령에 앞서 진행된 ‘전 각하의 자위권 강조’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초 발포 명령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양민 학살 진상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1980년 5월 23일 오전 9시쯤 11공수여단 병력은 광주 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박모(당시 18세)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을 입은 남성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24일 오후 1시 30분쯤 남구 송암동 저수지에서 놀던 방모(당시 13세)군과 놀이터에 있던 전모(당시 10세)군은 계엄군 총에 맞아 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송암동 남선연탄공장 부근에선 계엄군끼리의 오인 사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계엄군은 시민군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부근 민가를 뒤져 마을 청년 권모(당시 33세)씨 등 4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지금껏 민간인들에 대해 발포 명령을 내리거나 총격을 실행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도리어 훈포장을 줘 논란을 빚었다. ●“처벌보다 화해 통한 과거사 정리 초점” 이밖에 광주 진압작전 때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헬기사격 명령자, 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1985년 안전기획부 주도의 ‘80위원회’(광주사태진상구명위원회 실무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국방부 국회대책특위 실무위원회)·보안사 태스크포스(TF) 및 511분석반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을 찾아 책임을 묻는다. 위원회들은 국회 광주청문회에 대응하기 위해 증인을 위한 예상문답 작성 등을 통해 발포, 유언비어 등 쟁점에 대한 짜맞추기를 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 특별법시행 TF 자문위원은 “이번 조사위 활동은 처벌보다는 화해를 통한 과거사 정리에 초점을 맞췄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처럼 제보자가 사실에 가깝게 증언할 경우 당사자가 실정법을 위반했더라도 재판부에 감형이나 사면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체코 공격수 요제프 수랄, 대절한 미니버스 굴러 절명

    체코 공격수 요제프 수랄, 대절한 미니버스 굴러 절명

    터키 프로축구 아이테미스 알라냐스포르에 몸 담고 있는 체코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요제프 수랄(28)이 타고 있던 버스가 전복되는 바람에 숨졌다. 지난 1월 스파르타 프라하에서 이적한 수랄은 28일 카이세리스포르와의 터키 슈페르 리그 원정 경기를 마친 뒤 동료 6명과 함께 미니 버스를 렌트해 알라냐로 돌아오다 버스가 구르는 바람에 동료들과 함께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하산 카부소글루 클럽 회장은 운전자가 운전하다 졸아 이런 끔찍한 비극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원으로 후송된 다른 여섯 선수는 그다지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래 조수를 해야 하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알라냐를 불과 5㎞를 남겨둔 지점에 이르러 졸음 운전을 했던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고 영국 BBC가 29일 전했다. 알라냐스포르 구단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과 카디프 시티,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수비수로 뛰었던 스티븐 코커와 뉴캐슬 공격수 출신 파피스 시세가 몸 담고 있다. 코커는 카이세리스포르와의 경기에 득점해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경기를 마친 뒤 다른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구단 버스나 개인 승용차 등으로 이동했는데 수랄 등 7명은 미니 버스를 대절해 따로 알라냐로 돌아오려 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수랄은 체코 대표팀 경기에 20회 출전했는데 지난해 10월 네이션스리그 우크라이나와의 대결에서 패한 것이 마지막 A매치 출전이 됐다. 체코축구협회는 수랄의 죽음이 커다란 슬픔을 가져왔다며 “우리는 그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중증장애인도 마음 놓고 외출하는 송파

    중증장애인도 마음 놓고 외출하는 송파

    서울 송파구가 장애인 이동권을 높이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송파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18일부터 중증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돕는 특화차량을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에 도입한 차량은 특수 개조된 15인승 미니버스로, 휠체어 전동리프트가 장착돼 있으며 휠체어 3대가 동시에 탑승할 수 있다. 차량 내부에는 안전바도 설치됐다. 지난해 말 선정된 사단법인 한국건강관리협회의 사회공헌사업 기탁금으로 구입했다는 설명이다. 송파구는 재활치료를 위해 송파구 보건지소를 찾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특화차량 이동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이후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의료기관 이동 및 공연 관람, 자조모임 참석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송파구는 이달 말까지 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록을 전수조사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규정에 맞지 않거나 노후·파손된 점자블록을 전면 보수·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횡단보도 인근에 대해서는 실시 설계 용역을 진행해 보다 세밀한 정비 계획을 세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앞으로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장애인도 예외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삶의 질 1위, 송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두리안 많이 먹다가…인니 50대 남성 고혈압 악화로 사망

    두리안 많이 먹다가…인니 50대 남성 고혈압 악화로 사망

    인도네시아의 한 50대 남성이 열대과일인 두리안을 먹고 심한 고혈압 증세를 보이다 사망했다. 22일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더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서 자바 주 탕에랑 지역에서 미니버스 운전사로 일하던 A(53)씨가 지난 19일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기사들에 의해 발견됐을 당시 A씨는 별다른 외상이 없는데도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A씨가 평소 고혈압에 시달려 왔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A씨가 전날 밤 두리안을 다량으로 먹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고혈압 증상이 악화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은 열량이 매우 높은 편이어서 과다 섭취 시 고혈압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 전문가들은 너무 자주 먹거나, 한 번에 500g 이상 섭취하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분리한 카슈끄지 시신을 검정 가방에 담아…

    분리한 카슈끄지 시신을 검정 가방에 담아…

    살해당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토막 난 시신을 담은 가방을 옮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로이터통신은 31일(현지시간) 친정부 성향의 터키 방송사를 인용해 여러 명의 남성이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 자택으로 5개의 가방을 들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 가방 속에 카슈끄지 시신이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총영사 자택은 카슈끄지가 숨진 것으로 확인된 사우디 영사관에서 가깝다. 데일리사바 등 현지 언론은 카슈끄지 시신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이 검은 미니버스에 실려 총영사 자택에 왔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의 한 관리는 “정확한 보도”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사우디 정부는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다. 카슈끄지는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하는 칼럼을 쓰다가 지난 10월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고문 끝에 살해당했다. 사우디 정부는 협상가들이 카슈끄지를 사우디로 돌아오게 하려다 실패해 그를 살해하고 시신은 분리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빈살만 왕세자의 개입은 부인했다. 카슈끄지 시신의 행방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경기도, 판교 자율주행 모터쇼 개막…자동차 미래 ‘한 눈에’

    경기도, 판교 자율주행 모터쇼 개막…자동차 미래 ‘한 눈에’

    자율주행 자동차의 현주소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제2회 판교 자율주행 모터쇼’가 15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 테크노밸리에서 개막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과 킨텍스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새로운 경기, 자율주행 시대를 열다!’라는 주제로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개막식에서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를 세계 자율주행차의 중심지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차 산업의 핵심 정책과제 중 하나가 자율주행차의 개발과 상용화라고 생각한다”면서 “판교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선도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판교를 대한민국 4차산업 혁명의 전진기지로 발전시키겠다”라고 덧붙였다. 행사는 대학생 자동차 융합기술 경진대회와 자율주행 자동차 시승회, 자율주행 산업 전시회, 국제포럼, 자율주행 자동차 시연, 자율주행차 vs 인간 미션 수행 대결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진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승회는 운전석이 없는 11인승 미니버스 ‘제로셔틀’과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한 일반 차량을 일반인이 시승하는 프로그램이다.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자율주행차량으로, 지난해 9월부터 판교 일대에서 연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행을 해 왔다. 자율주행차 시승은 행사 기간 중 오전 11시와 오후 1시, 오후 3시 3차례 이뤄진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펼쳐지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인간의 미션 수행 대결도 볼거리이다. 미션 수행 대결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인간이 도로주행을 하면서 장애물 회피 및 주차 등 동일 과제를 수행하며 운전실력을 겨루는 이벤트이다. 4대의 무인 자동차가 하나가 돼 다양한 동선을 그리며 주행하는 ‘자율주행 싱크로나이즈드 드라이빙’도 펼쳐진다. 이밖에 ‘산업 전시회’에서는 차량 감지 센서와 자율주행차 전용 모니터, 3D 내비게이션, 초소형 전기차, 안전주행 장치 등을 생산하는 30여개 기업이 참가해 신기술을 선보이고, ‘자율주행 국제포럼’에는 자율주행 산학 관련자 및 글로벌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43만㎡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인 판교 제2 테크노밸리는 경기도·국토교통부·성남시 등이 ‘4차 산업 혁신 클러스터’로 추진 중이며,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를 위한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박신환 경기도 경제노동실장은 “자율주행 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이 집약되는 분야”라며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 모터쇼를 세계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는 행사로 육성하고, 판교가 자율주행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판교 제2테크노밸리 자율주행차 메카로...경기도, 자율주행 모터쇼’ 개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자율주행차 메카로...경기도, 자율주행 모터쇼’ 개최

    자율주행차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대적인 자율주행 모터쇼가 열린다. 경기도는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일원에서 ‘제2회 판교 자율주행 모터쇼(PAMS 2018)’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경기, 자율주행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대학생 자동차 융합기술 경진대회와 자율주행 자동차 시승회, 자율주행 산업 전시, 국제포럼, 자율주행 자동차 시연 등 다양하게 진행된다. 특히 이번 모터쇼 쇼런 행사에서는 경기도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의 일반인 시승이 처음으로 이뤄진다. 시승은 행사 기간 중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3차례 운영될 예정이다. 제로셔틀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한 일반차량도 체험할 수 있다. 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자율주행차로 11인승 미니버스다. 지난 9월부터 판교 일대에서 연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해 왔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인간이 도로주행 장애물 회피와 주차 등의 동일 과제를 수행하며 경쟁을 벌이는 ‘자율주행차 VS 인간 미션 수행’ 이벤트도 벌어진다. 또 ‘자율주행 싱크로나이즈드 드라이빙’도 선을 보여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이 물속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듯 두 대의 무인 자동차가 똑같은 코스를 주행하는 시연을 펼친다. 행사 기간에 30여개 관련 기업은 차량 감지 센서와 자율주행차 전용 모니터, 3D 내비게이션, 초소형 전기차, 안전주행 장치 등 자율주행 신기술을 선보인다. 15~16일에는 ‘자율주행 국제 포럼’이 마련돼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자율주행 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 100% 전기로만 움직이는 ‘E포뮬러’ 자동차 경주와 초중고 학생들이 레고를 이용해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보는 경진대회도 열린다. 15일에는 국내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기술 세미나와 투자상담회가 개최된다. 16일에는 관련 산업 우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혁신 어워드 시상식’이 열린다. 17일에는 자율주행 분야 전문가 및 업계 종사자가 참여한 가운데 ‘자율주행 이야기 콘서트’가 마련된다. 박신환 경기도 경제노동실장은 “자율주행 자동차는 전기와 전자, 센서, 모니터, 그래픽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들이 집약된 분야”라며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PAMS 2018을 세계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는 행사로 육성하고, 판교가 자율주행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집트 버스 기사가 팬티 차림으로 차 위에 올라간 사연

    이집트 버스 기사가 팬티 차림으로 차 위에 올라간 사연

    이집트의 미니버스 운전기사가 차 위에 올라가 팬티만 걸치고 두 손을 깍지 낀 채 뒤통수에 갖다 대고 서 있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처음에 현지 언론은 그 기사가 혼자 버스에 탄 여성에게 지분거리고 납치하려고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사람이 그 기사가 그런 몰지각한 짓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버스 위에 올라가 그렇게 하면 넘어가주겠다고 했던 것이었다. 그 기사는 경찰 신고가 두려워 시키는 대로 했다. 길 가던 시민 30명 정도가 버스를 에워싼 채 그 장면을 손전화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그런데 경찰은 이 기사를 체포했다가 풀어줬다. 왜 그랬을까? 경찰은 소매치기 일당이 사람을 모으고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꾸민 짓으로 보고 있다. 피해 여성은 곧바로 현장을 떠나 신원을 파악할 수가 없다. 문제의 기사는 버스 위에 올라가라고 한 사람이 동영상을 찍어놓았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따랐다고 진술했다. 이 여성이 금세 자취를 감춘 것은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99%의 이집트 여성이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행실이 단정치 못해 그런 일을 당했다는 비난을 듣게 된다. 지난달 멘나 굽란이란 젊은 여성이 수도 카이로 거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며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에는 마흐무드 솔레이만이란 남성이 버스를 기다리는 그녀에게 다가와 커피나 한잔 하자고 말을 건넸다가 그녀가 손사래를 치자 사과하며 현장을 떠나는 것으로 나온다. 나중에 그녀는 그 남자가 차로 자신의 주위를 뱅뱅 돌았으며 부적절한 멘트를 날리다 자신이 손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기 시작하자 현장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선 오히려 굽란의 옷차림에 문제가 있었으며 솔레이만은 그럴 사람이 아니란 댓글이 엄청나게 달렸다. 솔레이만은 명예훼손 혐의로 그녀를 고소했다.그녀를 돕겠다고 나선 쪽은 뜻밖에도 이 나라의 최고 이슬람 기관인 알아즈하르였다. “희롱은 이슬람 율법 아래에서도 하람(허용되지 않는 일)이며 완벽하게 비난받을 일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 일부는 여성들의 옷차림이나 행동을 성희롱 범죄의 핑계로 동원하려고 애쓴다.” 올 여름 휴가지로 이름난 알렉산드리아에서는 한 남자가 아내에게 추근거렸다는 이유로 다른 남성을 흉기로 난자한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7월에는 레바논 관광객 모나 엘마즈부흐가 자신이 당한 성희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고발했다가 도리어 “불경스러운 내용을 제작하고 공표한” 혐의로 8년 실형과 벌금을 언도받았다. 앞서 5월에는 인권운동가 아말 파티가 정부가 성희롱에 대처하지 않고 인권 이슈에 대해 귀를 닫는다고 규탄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가 체포됐다. 국제앰네스티는 파티가 어떤 죄목으로 기소됐는지조차 불분명하다며 “국가 안위에 해를 끼치는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는 명목으로 수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톰프슨 로이터 재단은 세계에서 여성이 가장 위험을 느끼는 도시로 카이로를 선정했다. 2014년 성범죄자에게 징역형과 벌금을 도입했지만 휴먼 라이츠 워치는 성추행이 이 나라에 만연돼 있으며 기소되는 일은 극히 드물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있는 그대로… 소박한 일상이 오고갔다

    있는 그대로… 소박한 일상이 오고갔다

    당시에 지어진 프랑스풍의 건물들은 개·보수를 거쳐 호텔과 카페로 재단장했다. 테라스는 백인 백패커들로 넘쳐난다. 거리를 걷다 보면 검은 전통 옷을 입은 흐몽족이 막대기로 등을 긁으면 ‘꾸르륵 꾸르륵’ 하고 소리를 내는 두꺼비 기념품을 팔기 위해 주위를 맴도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단호하게 거절 표시를 하지 않으면 이들에게 하루 종일 쫓겨 다녀야 한다. 아마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바이 섬싱 포 미’(Buy something for me)일 것이다. 밤에 자려고 호텔 침대에 누우면 두꺼비 울음소리가 귓가에 맴돌 정도다.●새소리·바람소리가 반겨주는 캇캇마을 하지만 이 거리를 벗어나 20분 정도만 계곡을 따라 걸어 ‘캇캇 마을’(Cat Cat Village)에 들어서면 비로소 ‘아, 이곳이 사파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새소리와 바람소리,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당신 귀를 씻어줄 것이다. 나무등짝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진짜 두꺼비 울음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캇캇 마을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검은 옷을 입는 이들을 검은 고양이처럼 여겨 캣캣마을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연유했다고 한다. 사파 시내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소수민족 마을이자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 흐몽족이 산비탈을 깎아 만든 다랑논 풍경도 볼 수 있는데, 쌀과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이 논은 세계 3대 다랑논으로 불린다.사파 시내에서 오토바이로 1시간 정도를 가면 지앙 타 차이 마을이 있다. 레드 자오족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자오족은 흐몽족과 함께 베트남에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소수민족 중 하나다. 중국과 라오스 국경 일대에도 넓게 분포하는데, 놈다오라는 독자적인 문자와 의학술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지구상의 많은 소수민족이 그렇듯이 이들 역시 관광객들을 상대로 민예품이나 작은 인형, 액세서리를 팔며 생계를 꾸려간다. 예전에는 가끔 성냥갑 속에 아편을 숨긴 채 다가와 판매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매주 일요일 亞 최대 소수민족 재래시장 사파에 간다면 일정에 일요일을 넣는 것이 좋다. 매주 일요일이면 박하에서 아시아 최대의 소수민족 재래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박하 역시 해발 900m의 고원 지대에 자리한 곳으로 플라워(꽃)흐몽족을 비롯해 자오, 자이, 푸라, 투 라오족 등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에는 주로 꽃흐몽족이 모인다. 울긋불긋 화려한 색으로 수놓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몰려든다. 시장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버스에서 내리면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줄지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시장에 닿는다. 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하다. 노천 이발관에서는 아저씨가 이발을 하고 있고 시장 한 편에서는 흐몽족이 순대와 국수를 먹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들이 집에서 직접 만든 빗자루는 하나 사오고 싶을 정도다. 시장 아래쪽에는 우시장도 벌어진다. 커다란 뿔을 단 물소들이 팔려 나가길 기다리고 있다.●노천이발관·우시장… 우리네 5일장 닮아 시장의 모습이 우리네 5일장과 너무나 비슷하다. 여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물건값을 흥정하고 젊은 아가씨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웃음꽃을 활짝 피운다. 남자들은 술판을 벌이기도 한다. 시장 자체를 즐기기 위해 온 것 같다. 시장 한 편에는 공산품과 기념품을 팔기 위해 제대로 천막 치고 만든 상점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베트남의 주 부족인 킨족이라고 한다. 하도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진을 찍자고 하면 쑥스러워하면서도 거절하는 일은 별로 없다. 일부러 포즈를 취해주기도 한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여행수첩 하노이에서 사파에 가려면 하노이B역에서 라오까이 가는 야간열차를 타는 것이 좋다. 하노이B역에서 밤 10시 전후로 출발해서 라오까이역에 새벽 6시쯤 도착한다. 라오까이역에서 하노이로 가는 열차도 비슷하다. 대부분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출발. 라오까이역 앞에 사파로 가는 미니버스들이 많다. 흥정은 필수. 역에서 가까운 곳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사파 가는 노선버스가 운행된다. 미니버스와 가격을 잘 비교해 보자. 라오까이역에서 박하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사파 여행 중 일요일이 낀다면 사파에서 박하시장 당일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숙소나 메인 스트리트 근처에 있는 여행사에서 예약할 수 있다. 박하시장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절정에 달할 무렵에 시장을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 커다란 망원렌즈로 무장한 ‘사진 마니아’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사파의 날씨는 예측불가다. 비 오다 개고 개었다 싶으면 다시 비가 내린다.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사파 여행 최적기는 가을이다. 강수량이 적고 다랑논도 황금빛으로 물든다. 우리나라 초겨울 옷이 필요하다. 숙소의 난방도 꼭 확인해야 한다.
  • [월드 Zoom in] 女승객 성폭행·살인…中공유차 디디추싱 급브레이크 걸리나

    [월드 Zoom in] 女승객 성폭행·살인…中공유차 디디추싱 급브레이크 걸리나

    세계 최대 공유자동차 업체인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지난 3개월 사이 발생한 두 건의 여승객 강간 및 살인 사건으로 창사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국 교통부와 공안부는 디디 고위관계자에게 책임을 물었고 회사 측은 26일 순펑처(順風車) 담당 최고책임자 등 2명을 면직했으며 관련 서비스는 중단됐다. 배우 장쯔이(章子怡)가 “디(滴)라는 글자가 피를 흐르게 한다는 ‘디쉐’(滴血)의 ‘디’인가”라고 웨이보에 올리고 유명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디디 앱을 삭제하는 등 불만 여론도 고조하고 있다. ●카풀서비스 ‘순펑처’ 성희롱 도구로 변질 디디는 미니버스부터 리무진, 자전거까지 거의 모든 차량을 제공하는데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것은 순펑처라는 카풀 서비스에서다. 순펑처는 디디가 제공하는 앱에서 목적지가 비슷한 차주와 승객이 만나 차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순펑처는 차주와 고객이 서로에 대한 평을 남길 수 있는데 최근 여자 승객에 대한 성희롱 문구가 많아 여성 헌팅 도구로 악용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5월에는 자정 무렵 허난성 정저우공항에서 차량을 호출한 스튜어디스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디디는 용의자 체포에 100만 위안(약 1억 63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범인이 아버지의 신분증을 도용해 순펑처 차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후 차주와 승객의 신분 인증이 강화돼 외국인은 순펑처 이용이 금지됐으며 긴급 구조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디디 측은 설명했다. ●‘온라인 직거래’ 공유경제 약점 드러나 하지만 지난 24일 저장성 원저우에서 오후 2시 순펑처를 이용한 유치원 여교사가 살해당했다. 피해 여성은 차량에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피해자 친구들이 디디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회사 측은 경찰에 신고하라며 범인인 기사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2011년 미국에서 시작한 우버에 이어 2015년 후발 주자로 나선 디디는 중국에 진출한 우버를 2016년 인수했다. 직원 숫자는 디디가 1만명, 우버가 1만 2000명으로 비슷하지만 이용 횟수는 인구대국 중국의 선두 주자인 디디가 압도적으로 많다. 처하오(車浩) 베이징대 법학원 교수는 “디디추싱의 순펑처 플랫폼 자체가 경찰과 빠른 소통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며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중간 계좌를 개설해 거래 위험을 낮추는데 순펑처는 낯선 이들이 서로 직거래를 하는 구조로 언제든 이런 사건이 발생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매출 악영향… “안전 미흡 땐 퇴출” 비판 이번 살인 사건은 안전성이 낮은 개인 간 온라인 거래에 의존하는 공유경제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올해 수백억 달러 규모로 예정했던 디디추싱의 기업공개(IPO)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디디가 안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퇴출당해야 한다는 비판과 함께, 중국 정부가 계속 허가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현대차·제네시스 ‘레드닷 디자인상’ 7개 수상

    현대차·제네시스 ‘레드닷 디자인상’ 7개 수상

    현대자동차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세계적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7개의 상을 받으며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현대차는 16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현대차가 5개, 제네시스 브랜드가 2개의 상을 각각 받는 영예를 안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최우수상 1개와 본상 4개를 수상했다. 수상 제품과 분야는 ▲미니버스 ‘쏠라티’ 무빙호텔(최우수상, 사운드 디자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 수소전기에너지 체험관 파빌리온(본상 2개, 브랜드 경험 설치물 및 사운드 디자인) ▲파이어니어스 필름(본상, 필름&애니메이션) ▲세이프티 홀로그램(본상,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다. 최우수상을 받은 쏠라티 무빙호텔은 자동차의 역할을 삶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취지로 개발된 맞춤형 차량으로, 가수·배우 등 연예인에게 최적화한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이 브랜드의 모델을 체험할 수 있는 독립형 전시관인 ‘제네시스 강남’과 이 브랜드의 독자적인 음향 체계인 ‘제네시스 사운드’가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리테일 디자인과 사운드 디자인 분야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두 달 남았는데… 5·18 진상 조사위는 제자리걸음

    두 달 남았는데… 5·18 진상 조사위는 제자리걸음

    국회 원 구성 난항·정당 무관심 재단 측 “조속히 위원 구성하라” 최초 발포명령자·암매장 등 풀지 못한 핵심 의문들 과제‘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진상규명법) 시행일(9월 14일)이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으나 위원회 구성 등 준비는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5·18기념재단과 유족회 등은 3일 “최근 국회와 여야 정당에 위원 추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문에서 “국회가 추천하는 9명의 위원이 확정되지 않아 조사위 활동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여야 정당은 5·18 진상규명의 마지막 기회인 시대적 여망에 즉각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위원회는 국회의장 추천 1명과 여야 추천 4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사법권을 갖는다. 50~100명의 조사관과 사무처 직원을 둔다. 그러나 현재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난항과 국회의장 공석 장기화, 각 정당의 무관심 등으로 위원 위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특별법시행 전담팀(TF) 자문위원은 “위원 인사 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만 따져도 1개월이 넘는다”고 했다. 이 법안은 5·18 당시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유린·폭력·학살·암매장 사건 등을 조사해 은폐된 진실을 규명하는 게 목적이다. 일부 극우단체가 주도하는 왜곡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광주시는 조사위 출범을 앞두고 각종 제보를 접수하고 총괄하는 5·18진상규명통합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이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5·18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반복되는 것은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1988년 국회 5·18청문회(광주특위)와 1995년 검찰수사,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 지난해 국방부의 헬기사격 관련 조사특위 등 4차례 이상 진행됐지만 최초 발포 명령자 등 핵심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진상규명법은 당시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씨 등 주요 책임자를 소추할 길을 열어 놨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로 내란수괴·뇌란목적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전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행불자의 암매장 논란도 숙제로 꼽힌다. 현재 공식 5·18 행불자 82명 가운데 6명만 확인됐다. 양민학살 진상 규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1980년 5월 23일 11공수여단은 광주 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이 탑승한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박모(당시 18세)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당한 남자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그러나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이 밖에 광주 진압작전 시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헬기사격 명령자, 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도 조사한다. 1985년 안기부 주도의 ‘80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도 찾아 책임을 묻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정은 3차 訪中] 북·중 정상 부부 인민대회당서 환영행사… ‘정상국가 외교’ 시동

    [김정은 3차 訪中] 북·중 정상 부부 인민대회당서 환영행사… ‘정상국가 외교’ 시동

    금색 휘장 단 VIP 차량 2대 동원 톈안먼 100m 간격 무장 경찰차 中외교부 관행 깨고 金방중 확인19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빈관인 댜오위타이에서 1박 2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과 방중 수행단은 이날 오전 일류신(IL)62M 기종인 참매 1호와 안토노프(AN)148 기종인 고려항공 251편 특별기를 타고 서우두공항 전용기 터미널에 도착해 댜오위타이로 향했다. 이어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및 만찬을 가졌다.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방중에는 참매 1호 외에 또 다른 전용기인 AN148기와 화물기 등 모두 세 대의 비행기가 동원됐다. 김 위원장은 이 가운데 참매 1호에 탑승했다. 이날 한때 비행거리가 3500㎞로 참매 1호보다 짧지만 지방 시찰을 할 때 애용하는 안토노프에 김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수용 인원이 90명 정도인 안토노프기를 직접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북한 곳곳에 있는 김 위원장의 별장 근처에 이 전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를 조성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안토노프는 2004년 시험 비행을 했으며, 2009년 양산에 들어갔다. 고려항공은 2013년 2대의 AN148을 사들여 중국 노선에 투입했다. 평양에서 베이징까지의 비행거리는 800여㎞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은 ‘항공기를 이용한 정상국가 외교’로 요약된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언론은 김 위원장이 19~2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북·중 교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도자의 일정을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북·중 외교 관례를 깨고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19~2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이 북·중 관계를 한층 심화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1차 베이징 방문이 인민대회당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창업촌 중관춘 방문, 댜오위타이 오찬 등으로 이뤄진 만큼 이번 3차 정상회담도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타는 전용 차량을 의미하는 휘장이 새겨진 VIP 차량 2대와 고급 승용차 10여대, 미니버스 10여대, 구급 차량, 음식 재료를 실은 차량까지 동원돼 지난 3월 방중 때보다 대표단 규모가 훨씬 늘었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이 있는 톈안먼에는 100m 간격으로 무장 경찰차가 1대씩 배치됐고, 경찰관도 늘어서 철통 경비를 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운행됐다. 인민대회당에서는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나와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를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맞았다. 회동에서 중국 측에는 시 주석 부부를 포함해 왕후닝(王寧) 정치국 상무위원,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杨洁篪)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 위원장 부부와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배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