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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집단감염?…“中 우한 연구소 3명, 코로나 첫 보고 직전 크게 아팠다”

    첫 집단감염?…“中 우한 연구소 3명, 코로나 첫 보고 직전 크게 아팠다”

    중국 우한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를 미국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의 비공개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출지’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이 연구소 연구원들이 아팠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곳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올해 3월 활동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은 우한 현장조사를 거쳐 나온 보고서에서 ‘실험실 유출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극히 낮은 가설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은 “2019년 12월 이전에 어떤 실험실에서도 코로나19와 밀접하게 관련된 바이러스에 대한 기록이 없다”라고 이유를 댔다. 다만 조사팀은 ‘직원의 우발적 감염으로 자연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실험실 밖으로 나온 경우’만 평가했을 뿐 고의로 유출했을 가능성 등은 고려치 않았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전 아팠다는 정보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국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막바지인 지난 1월 15일 발간한 보고서(팩트시트)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오기 전인 2019년 가을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및 계절성 질병에 부합하는 증상을 보이며 아팠다고 믿을 근거가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때 국무부에서 코로나19 기원 조사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애셔는 지난 3월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세미나에서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아팠던 것이 ‘첫 번째 코로나19 집단감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다루는 실험실 내 고도로 보호된 환경에서 일하는 3명이 같은 주에 독감에 걸려 입원하거나 중태에 빠질 정도가 됐는데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이 없다는 것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WSJ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2019년 11월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의 ‘신뢰도’에 대해 전·현직 관계자의 견해가 엇갈렸다고 전했다. 한 인사는 정보가 ‘한 국제적인 파트너’로부터 제공됐고 앞으로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추가조사와 보강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인사는 “여러 출처에서 얻은 매우 훌륭한 품질의 정보”라면서 “매우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에 안 담긴 것은 연구원들이 아팠던 정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통해 “중국 내 코로나19 기원을 포함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상황과 관련해 심각한 의문을 계속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측은 바이러스가 유출되지 않았다면서 WHO 조사팀 현장조사 시 연구소 직원 전원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2019년 가을 연구소 직원들이 아팠다는 정보와 관련해선 “가끔 아픈 사람이 있는 것이 정상”이라면서 “한두 명이 아팠을 텐데 이는 확실히 별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WHO가 우한에서 추후 코로나19로 명명된 ‘정체불명의 폐렴’이 퍼지고 있다고 처음 확인한 시점은 2019년 12월 31일이다. 첫 확진자는 12월 8일 감염된 40대 남성으로 알려졌으나, 10월부터 12월 초 사이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에서 폐렴 등 코로나19에 걸렸을 때와 유사한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92명 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초기상황과 관련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In&Out] 무너지는 한국영화, 극장 지원 절실하다/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In&Out] 무너지는 한국영화, 극장 지원 절실하다/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기생충’ 수상 소식에 이어 2년 연속 쾌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성과와는 다르게 지금 한국영화산업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2020년 우리나라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관객은 급감했다. 2019년 연간 관람객은 2억 2000만명을 넘어섰지만, 지난해엔 6000만명에도 미치지 못 했다. 극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80%에 육박하는 한국영화산업 특성상 극장 관객의 감소는 곧 한국영화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 관객 감소로 배급사들은 신작 개봉을 미루고, 볼 영화가 없으니 관객은 극장에 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제작 현장 곳곳은 멈춰서고, 영화 마케팅이나 컴퓨터그래픽(CG) 등 관련 업체도 일감이 없어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고용 상황도 악화해 많은 영화인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제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영화산업은 대표적인 코로나19 피해 업종이지만 각종 재난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특히 극장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극장이 대기업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기업이냐 아니냐를 따질 겨를이 없다. 극장이 무너지면 한국영화산업 전체가 도미노처럼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는 하루라도 속히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필요한 지원책은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일이다. 관객이 극장을 찾지 않는 것은 코로나의 영향도 있겠지만, 볼 영화가 없다는 게 더 큰 이유다. 극장들은 지난 2월부터 영화의 개봉을 장려하기 위해 영화 관람객 1인당 1000원씩의 개봉 지원금을 배급사에 지원했다. 하지만 극장의 경영상황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영화 개봉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에서 과감하게 지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관람객이 좀더 쉽게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영화 할인티켓 등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으로 정부의 띄어 앉기, 시간대 제약 등 방역 조치 강화로 극심한 피해를 당한 극장들에 금융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음식물 취식에 대한 지나친 제한으로 극장이 기피 시설로 낙인찍힌 점을 감안해 단계별로 음식물 취식도 완화하길 바란다. 특히 올해 영화발전기금은 전면 면제하는 게 마땅하다. 극장사들은 10년 이상 수천억원의 영화발전기금을 납부하며 영화산업 성장에 기여했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에는 영화발전기금 면제는 물론 납부한 몇 년치라도 돌려주는 게 당연한 순리다. 제2의 ‘기생충’, 제2의 봉준호, 제2의 윤여정을 기대하는가. 극장에 대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국영화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 ‘분노의 질주‘ 개봉 5일째 100만 돌파...올해 4번째

    ‘분노의 질주‘ 개봉 5일째 100만 돌파...올해 4번째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개봉 5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영화 ‘미나리’에 이어 올해 100만 관객을 넘은 네 번째 영화가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23일 오전 11시 50분 누적 관객 100만 179명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개봉 첫날 4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이후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이후 100만 관객을 넘은 속도도 가장 빠르다. 지난해에는 ‘테넷’이 개봉 12일째, 올해는 ‘소울’이 개봉 16일째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국 영화로는 지난해 여름 개봉작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반도’가 개봉 4일째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9번째 편인 영화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도미닉(빈 디젤 분)의 동생 제이콥과 사이퍼(샬리즈 세런 분)의 연합에 맞선 도미닉 일가의 활약을 그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독일 내년부터 수평아리 대량도살 금지, ,대신 부화 전에 감별하기로

    독일 내년부터 수평아리 대량도살 금지, ,대신 부화 전에 감별하기로

    “애들도 한 번쯤 아빠가 뭔가 해내는 거 봐야 될 거 아니야.” “수컷은 쓸모가 없어. 알도 못 낳고 맛도 없어. 그래서 버려지는 거야. 버려지지 않으려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지?” 영화 ‘미나리’를 보면 주인공 부부가 한국인 특유의 눈썰미로 병아리 항문을 보고 암수를 감별하는 일자리에서 인정 받는 장면, 남자 주인공 제이콥이 아들 데이비드에게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수평아리는 얼마 살지 못한다. 감별사들이 골라내 수컷으로 판명되면 곧바로 한꺼번에 도살된다. 알을 낳지 못하고, 살이 많이 찌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이미 몇년째 수평아리에 대한 대량도살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일 연방하원이 내년부터 수평아리 대량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독일 ARD방송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라 매년 4000만마리의 수평아리 도살을 막게 됐다. 또 ‘수리 감별사’란 직업은 이 나라에서는 더 존재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율리아 클뢰크너 농림부 장관은 “이번 법 개정은 동물보호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선두주자”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연방상원을 통과해야 시행되지만 연방상원은 개정안 시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멈출 수는 없다. 독일 행정법원은 지난 2019년 수평아리 대량도살을 과도기적으로만 허용하기로 했다. 동물보호의 중요성이 경제적 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평아리를 무한정 태어나 살게 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는 수평아리가 아예 부화하지 않도록 부화 전에 병아리의 성별을 미리 알아내는 기법이 도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것도 2024년부터는 부화 초기 단계에서만 성별을 감별하는 식으로 제한을 둘 계획이다. 한 해 전 세계에서 태어나자마자 성별 감별 후 곧바로 죽임을 당하는 수평아리들이 70억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독일 정부는 세계 최초라고 했지만 프랑스도 올해 말까지 수평아리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행동을 금지하겠다고 지난해 1월 밝힌 바 있다. 디디에 기욤 프랑스 농업부 장관도 “부화하기 전에 배아 단계에서 성별을 파악하는 방법이 곧 개발될 것으로 희망한다”며 “내년 말부터는 전에 했던 끔찍한 일들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소식을 전한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배아 단계의 병아리 성별 감별을 산업적 규모로 해낼 수 있는지 해결책은 나와 있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다. 스위스에서도 지난해 초부터 이미 비슷한 조치가 시작됐다. 기욤 장관은 또 새끼돼지를 마취시키지도 않고 거세하는 관행도 올해 말부터 금지하겠다고 다짐햇다. 거세는 돼지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행해진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는 마취를 의무화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당시도 프랑스와 독일의 진전된 태도에도 동물권 보호론자들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동물보호단체 L214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조치가 “그다지 야심차지도 않고 아주 기본적인 문제들도 간과했다”며 “도살의 조건들에 대해서나 어떻게 밀집된 사육 환경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도 제시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통 수평아리들은 분쇄기에 넣어 갈아 버리거나 가스 불로 태워버리는데 이런 잔인한 방식에 대해선 일언반구가 없다는 것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종락의 시시콜콜] 순자 의원이 문 대통령 앞에서 울먹인 까닭은

    [이종락의 시시콜콜] 순자 의원이 문 대통령 앞에서 울먹인 까닭은

    문 대통령과 한국계 하원의원 4명과 간담회에서순자 의원 “의원 선서때 한복 입어 감격”“한국인 엄마의 강인함을 본받고 싶어”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엔 한국계 하원의원 4명도 모두 참석했다. 민주당 앤디 김 외교위 위원을 비롯해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 공화당의 영 김(김영옥) 하원 의원과 미셸 박 스틸(박은주) 하원 의원이 함께했다. 지난 1월 하원 의원 취임선서 때 한복을 입고 참석, 선서를 해 큰 화제가 된 메릴린 의원은 문 대통령 앞에서 울먹이는 표정까지 보였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미국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순자 의원이 왜 울먹였을까. 아마도 자신의 절반인 한국의 대통령을 보면서 질기면서도 강인한 미나리 같았던 그의 삶이 순간 생각났던 건 아니었을까.순자 의원은 1962년 9월 한국인 어머니 김인민씨와 미군인 흑인 아버지 윌리 스트릭랜드 사이에서 태어났다. 1살 반 때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가 버지니아주의 포트리 기지로 배치되면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을, 클라크애틀랜타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전공했다. 노던 생명보험사, 스타벅스 등을 거쳐 타코마 시의원으로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년간의 시의회 경험 뒤 타코마 시장에 당선돼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시장으로 재직했다. 타코마 시장으로는 첫 동양계였으며, 흑인 여성으로 타코마 시장에 당선된 것도 처음이었다. 지난해 11월 하원의원에 당선됨으로써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흑인 미국인이자, 230년 역사의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됐다.그는 한국인들도 촌스러워하는 ‘순자’라는 한국 이름을 자랑스러워 한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와의 인터뷰에서 “참 재밌는 것이 순자라는 이름은 제가 태어난 시기를 알려주고 있어요. 한국에서 특정 이름이 특정 기간 인기가 있었는데 제 이름이 그렇거든요”라고 말했다. 1960년대 초에 태어난 많은 여자 아이들이 ‘순자’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것을 가리킨다. 순자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취임 선서때를 떠올리며 “한복을 입고 의원 선서를 하게 돼 매우 감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의정 활동이나 언론과의 인터뷰때 마다 한국계란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타코마 시장 시절인 2016년 워싱턴대학 잡지에 “이 나라에 이민자로 온 엄마의 힘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그녀의 회복력과 인내력, 강인함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노스웨스트 아시안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흑인인 여성이라고 규정하며 “학교에서 잘하는 것은 내 부모가 내게 불어넣은 가치였기 때문”이라며 한국인 혈통을 이어 받은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4월 영화관객 작년 2배 이상…‘서복’ 등 한국 영화 효과

    4월 영화관객 작년 2배 이상…‘서복’ 등 한국 영화 효과

    지난달 극장을 찾은 관객이 지난해 4월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용주 감독의 ‘서복’과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 등 주목받는 한국 영화가 잇달아 개봉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4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관객 수는 256만명으로 집계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가동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해 4월 97만명에서 163.4% 증가한 수치다. 다만 4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가 코로나19 여파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하지 않아 전월보다는 21.3%(69만명) 감소했다.한국 영화 점유율은 올해 들어 1, 2월에는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3월에는 ‘미나리’가 흥행하면서 크게 떨어졌었다. 하지만 ‘자산어보’, ‘서복’, ‘내일의 기억’,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이 3월 말부터 개봉하면서 4월 한국 영화 관객 수는 전월보다 185.8% 증가한 111만명, 점유율은 31.5%포인트 증가한 43.4%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 관객 수가 100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에 개봉한 ‘서복’이 극장에서 37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4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외국 영화는 1, 2월 애니메이션 쌍끌이 흥행과 3월 ‘미나리’의 흥행을 이어갈 흥행작이 부족했던 탓에 2020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이어지던 상승세가 이번 4월 들어 꺾였다. 지난해 4월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마블 영화의 개봉이 연기되면서 11년 만에 마블 영화 없는 봄 시즌을 보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4월에도 마블 영화를 비롯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없었기에 올해 4월 외국영화 관객 수가 전월 대비 감소했다. 올해 4월 외국 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49.4% 감소한 145만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5.5% 증가한 수치다. 4월 외국 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49.1% 감소한 135억원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112.2% 늘어났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꼰대와 MZ, 그들의 노스탤지어/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꼰대와 MZ, 그들의 노스탤지어/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노스탤지어(과거에 대한 동경). 이 말을 좋아한다. 입 밖으로 소리 내 낮게 중얼거리면 역류성 식도염처럼 쌉싸래한 통증이 뱃속부터 귀밑까지 올라온다. 영화 ‘화양연화’에서 어슴푸레한 저녁 좁은 골목길 계단을 첸과 차우가 아찔하게 스쳐 지나간다. 그 장면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왼쪽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한 장의 흑백 사진이 떠올랐다. 오래되고 좁은 골목길 계단에서는 세 살배기 아기가 흰색 원피스 밖으로 오동통한 팔다리를 내놓고 공깃돌로 공기놀이 흉내를 내며 배시시 웃고 있었다. 기억에도 없이 흑백 사진에만 존재하는 그 골목길은 나에게 통증을 준다. 시간이 흘러 첫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혼자서, 그리고 친구 애인이 군대에서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함께 그 계단에 앉아 울었던 것 같다. 근원은 그리움일 것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 내 사진 파일에는 사람들의 그리움을 담은 좁고 오래된 골목 사진이 가득하다. 물론 갸름한 턱선 만드느라 무지 애쓴 셀카 몇 장도 있긴 하다. 이쁜 척하는 셀카 찍다 오십견 왔던 건 비밀이다. 박사 세미나 중이었다. 20대 후반인 박사 학생이 MZ세대가 열광하는 레트로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가로채어 물었다. “항상 궁금했는데, 나이 든 우리야 레트로 감성이 당연하지만, 얼마 살지도 못한 젊은것들에게 레트로가 다 뭐죠?” 내 턱은 들렸고, 입가에는 조롱의 미소가 번져 있었다. 내 질문에도, 자세에도 건방이 하늘을 찔렀다. 학생은 자신이 어린 시절 할머니 방에서 낡은 라디오를 보며 느꼈던 노스탤지어 감정을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내 고개는 앞으로 점점 기울었고, 두 손은 공손해졌다. 우문현답, 그 이상이었다. 나는 완벽한 꼰대였다. 과거를 내 전유물이라 생각했고, 경험도 못 한 젊은 세대가 주제넘다고 생각했고, 그들을 레트로 마케팅에 놀아나는 철부지라 비하했다. 젊은 세대가 미래를 독식할 수 없듯 과거도 공유된다는 사실을 망각한 오만함이 크게 한 방 얻어맞는 순간이었다. 내 꼰대 놀음을 사과했고, 그걸 일깨워 준 학생에게 고마워했다. 노스탤지어는 간접경험을 통해서도 느껴지는 감성이다. 노스탤지어로 가슴을 움켜쥐게 했던 화양연화에서 재현된 그 골목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1962년 홍콩 골목이었다. 경복궁 한 곳에 서 있는 처마를 보고 처연함을 느끼니 내가 전생에 조선의 국모였던 게 확실하다고 우기면 돌 맞지 않겠는가. 20세기 말 노스탤지어 마케팅은 미국에서 붐을 이뤘다. 역사는 마케팅 가치를 지니며, 소비자는 노스탤지어 마케팅에 기반한 레트로 브랜드와 제품에 열광했다. 레트로는 완벽한 재현보다 브랜드 유산을 가진 제품에 현대 최첨단 기능을 조합했다. 나이키 마이클 조던 XI 레트로 스니커즈는 1950년대 아이콘을 재현한 외면에 첨단 쿠션과 통풍 기능을 장착해 인기를 끌었다. 아르카디아는 축복받은 낙원이다. 레트로는 옛 시절과 그 시절을 함께 경험했던 공동체에 환상을 입힌다. 레트로 마케팅은 과거 특정 시공간을 아르카디아로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그 시공간에도 잔혹사야 있었겠지만, 어차피 돌아갈 수 없는 시공간이 주는 그리움과 노스탤지어만 챙기면 된다. 꼰대에게 과거는 아르카디아다. 그래서 아무도 믿지 않는 과거 무용담을 자랑스레 떠벌린다. 현실이 팍팍하면 할수록 과거는 더욱 찬란한 아르카디아로 변신한다. 지금 MZ세대가 레트로 트렌드를 이끈다. 롯데제과 껌 브랜드 ‘쥬시후레쉬’와 협업해 만들어진 ‘쥬시후레쉬 맥주’나 ‘곰표 밀맥주’ 같은 브랜드 이종교배로 레트로 재해석이 이루어진다. 시대를 앞서고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이런 레트로 재해석은 안성맞춤이라고 분석한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MZ세대도 팍팍하고 고달픈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아르카디아가 필요하고 레트로가 그 일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MZ 같은 젊은 세대에게 아르카디아는 과거보다 미래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들에겐 미래가 두렵다. 인생 선배로서 이들에 게 미안할 따름이다. 오늘따라 꼰대도, MZ세대도 다 불쌍하게 느껴지는 건 코로나 블루 때문이겠지.
  • 김은혜 “윤석열 질질 끌고 와서야…나경원? ‘남 탓’ 변명 리더십” [이슈픽]

    김은혜 “윤석열 질질 끌고 와서야…나경원? ‘남 탓’ 변명 리더십” [이슈픽]

    “尹 오고 싶게 해야…제3지대 차단되게 혁신”“김웅·이준석과 단일화? 난 될 때까지 한다”나경원 비판…“본인 성찰보다 남 탓, 제도 탓”주호영·나경원 겨냥 “도로한국당 절대 안 돼”광주 간 나경원 출마선언…“5·18 정신 계승”초선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 도전장을 낸 김은혜 의원이 20일 차기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문제를 두고 “윤 전 총장이 오고 싶게 해야지, 질질 끌고 와서야 되겠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데려오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당의 혁신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날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남 탓, 제도 탓하는 변명의 리더십”이라고 혹평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하면서 “용광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광주로 내려가 5·18 민주묘지에 참배했다. “동문이라, 같은 아파트 산다고 입당해?”‘尹 인연 언급’ 주호영·나경원 동시 비판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 세미나에서 “제3지대에 대한 상상력이 차단되도록 변화와 혁신으로 당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당권주자들이 과거 인연 등을 고리로 윤 전 총장의 영입에 자신감을 보이는 가운데 자강의 필요성을 내세운 것이다. 김 의원은 “여기 계신 분들은 당 대표가 동문이어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KTX에서 몇 번 만나서 입당하겠다고 한 적 있나”라고도 했다. 다른 당권주자인 5선 주호영 의원이 최근 윤 전 총장과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인연 등을 언급하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당 밖의 유력 주자들이 당 경선에 참여하도록 문을 활짝 열겠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 경선이 중진과 신진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된 데 대해 “초선이 정답이고 다선이 오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초선인 김웅 의원,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단일화를 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당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나왔는데 낡은 정치 문법에 의탁할 생각은 없다”면서 “저는 될 때까지 한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이날 행사에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붉은 색 야구 유니폼을 입고 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어릴 적 꿈이 야구선수였다”면서 “(등번호는) 올해는 기호 2번이지만 내년에는 (대선에서 승리해) 기호 1번이 되자는 각오를 담았다”고 덧붙였다.金, 나경원에 “변명 리더십? 확장 못해”“돌려막기…가슴 뛰면 뒤에서 도와라” 한편 김 의원은 이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변명의 리더십’으로는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서 낙마한 지 두 달 만에 전당대회에 나온다며 경선 패배 요인으로 역선택 문제를 지목하고 있는데 대해 “본인 성찰보다는 남 탓, 제도 탓을 하고 있는데 저희가 요구하는 시대상에 부합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명·실패한 경험으로 대선 정국을 돌파할 수 없다”고 나 전 의원을 공격했다. 또 “변명의 리더십으로는 콘텐츠 혁신이나 인적 자원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이날 “‘도로한국당’ 되지 않는다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 전 의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동시에 견제구를 던졌다. 김 의원은 “지금 당 지지율이 문제가 아니고 대선 주자 지지율이 문제다. 일이 이렇게 된 이유는 당내 대선주자들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불신, 즉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가 주자들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 ‘도로한국당’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하기에 당대표 얼굴부터 바꾸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당이 근본적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새판 짜기로 가는 게 옳지,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초선들의 도전은 가슴 뛰는 일’이라고 한 4선 나 전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가슴 뛰는 일이면, 당의 변화를 위해 뒤에서 도와주시는 게 옳다”고 꼬집었다.나경원 “모든 야권주자 분들과 공유”“김종인이 넣은 5·18 정신 계승·발전” 나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모든 후보를 받아들이고 제련해 더 단단한 후보, 튼튼한 후보를 배출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을 용광로 정당으로 만들겠다.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해 모두 녹여내겠다. 대선 경선 과정을 파격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대표가 된다면 야권 주자가 될 수 있는 모든 분과 접촉할 생각”이라면서 “그분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 직후 광주를 방문해 “국민의힘의 당 대표자에 가장 중요한 책무는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승리를 끌어내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나 전 의원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국민의힘이 영남에 강한 기반을 둔 정당이다 보니, 그동안 5·18정신을 인정하는 데에 인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김종인 위원장 시절 국민의힘 강령에 넣은 ‘5·18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제대로 이어가겠다. 5·18 정신을 진정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더 많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역성장·빈곤·중산층 몰락… 재앙이 된 ‘글로벌 양극화’

    역성장·빈곤·중산층 몰락… 재앙이 된 ‘글로벌 양극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격차가 갈수록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WSJ는 ‘코로나19 이후의 시련’이라는 기사에서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인용, 선진국들과 중국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제가 역동적으로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들은 상당 기간 이전 수준으로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과거 1920년대에 버금갈 정도의 대호황이 예상되고 있다. 영국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의 성장세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지난 1분기에 18.3%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나타냈다. WSJ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세계는 경제, 교육, 보건 등 주요 지표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왔다”며 “그러나 바이러스 확산과 록다운(봉쇄) 등의 타격으로 개도국들이 2019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수출 호황에 힘입어 지난 15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던 남미 경제는 지난해 -7.4%의 역성장을 나타냈다. 이는 남미 각지에서 독립전쟁이 벌어지던 때인 1821년 이후 200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수치다. 미주개발은행(IDB)은 남미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4.1%로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최대 1억 5000만명이 극도의 빈곤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기아 상태에 빠진 사람이 전년 대비 35% 늘어난 34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에서는 국민 11명 중 1명꼴인 1900만명이 날마다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 2018년의 2배 수준이다. 중산층 몰락도 가속화하고 있다. 월드데이터랩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사는 13억 인구 중 약 14%(1억 8000명)를 차지하던 중산층은 지난해 11%가 줄었고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감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의 편중 현상도 양극화 심화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지난겨울에는 북미와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 전체의 73%를 차지했지만, 이 지역의 백신 접종률이 30~50%에 이른 지금은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의 사망자가 전체의 72%에 이른다.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불평등의 바이러스가 되고 말았다”며 “우리는 극심한 글로벌 양극화라는 재앙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할머니와 장미와 나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할머니와 장미와 나

    배가 많이 고픈 날이었다. 시장에서 장미나무 한 그루를 사들고 오다가 국숫집이 보여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그런지 손님이 없었다. 국수 한 그릇을 주문하고 앉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막 들어섰다. 가게 안을 살피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얼굴에 잠시 반기는 기색이 흘렀다. 무언가 안심하는 표정으로 내 옆자리에 앉았다. 때를 놓친 사람들의 연대라고나 할까, 쓸쓸한 날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나도 마음이 놓였다. 할머니가 국수를 주문하자 주인이 끓는 물에 두 사람 몫의 국수를 넣었다. 텅 빈 가게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멋쩍음을 서로 피한 듯 아주 짧은 시간 호의적인 눈빛이 오갔다. 할머니가 장미나무를 보고 실하다며 얼마 주었느냐고 물었다. 오천 원이라고 하니 싸게 샀다고 어디서 샀느냐고 다시 묻는다. 나는 손을 뻗어 가며 꽃집의 위치를 설명했다. 다 삶아진 두 사람분의 국수가 고명과 함께 각자의 그릇에 담겨 나오기까지 할머니와 나는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붉은 장미가 필 거라는 것 외에 장미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런데도 다른 무언가를 가져다 붙여도 장미 이야기가 되고 있었다. 할머니는 뭘 사도 심을 데가 없다며 꽃이 피면 예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작년에는 트럭에서 꽃이 활짝 핀 동백나무를 샀다. 비닐봉투에 담아 집으로 오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시선이 모두 동백나무로 쏠렸다. 그 순간 굳어 있던 사람들 얼굴이 저절로 풀어지는 것을 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동백나무로 향한 거였지만 그들의 시선에서 남다른 평화가 느껴졌다. 지친 날도 아니었는데, 소박하게 다가온 짧은 평화에 부질없는 욕심이 생겼다. 끈이 있다면 매달아 놓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 인간을 향한 누군가의 절박한 문장 하나가 느닷없이 떠올랐다. 그대, 살인하지 말라. 장미 이야기를 하면서도 할머니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할머니에게 “같이 앉아서 먹을까요”라고 하지 않은 것은 장미를 사이에 두고 자신의 공간을 향해 앉은 몸의 다소 완고한 각도 때문이었다. 내 몸은 경박하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도 상대에게 과하게 기우는 경향이 있었다. 이미 할머니 쪽으로 몸이 기울어져 있었고 장미나무를 좀더 보이기 쉬운 위치로 옮긴 상태였다. 할머니도 나도 국물을 거의 다 남겼다. 주인이 잠깐 나간 틈을 타 할머니가 내게 속삭였다. “내가 만 국수가 더 맛있는데.” 그 말이 진심으로 들렸고 할머니의 국수 솜씨를 밑도 끝도 없이 믿게 되었다. 할머니가 집의 위치를 나에게 알려주며 친구들과 모여 칼국수도 끓여 먹고 비빔밥도 해 먹으니 놀러 오라고 했다. “네”라고 막연한 약속을 하면서도 국수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두 사람분을 계산하고 사거리까지 같이 걸어오다가 서로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그분도 나처럼 한쪽이 헐린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할머니 집에 장미를 심을 조그만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동백나무가 자라든 장미가 자라든.
  •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활용, 홍보와 판매 두 마리 토끼 잡아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활용, 홍보와 판매 두 마리 토끼 잡아

    ‘제16회 서울국제수산식품전시회’에 계명대 GTEP((Glocal Trade Expert incubating Program,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 양성사업단) 학생들이 대호수산과 함께 참가했다. 서울국제수산식품전시회는 국내외 수산식품의 미래와 다양한 수산식품을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수산식품 전시회이다. 200개 업체가 참여해 350여 개의 부스를 운영하고, 부대행사로는 국내외 바이어 상담회, FTA 관세 설명회, MSC 세미나 등이 진행됐다. 제16회를 맞이한 서울국제수산식품전시회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장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하여, 기존 방식과는 달리 GRIP을 통한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방법들을 통한 홍보 기회를 참여 기업들에게 제공했다. GTEP 학생들은 전시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GRIP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대호수산의 주력 상품 홍보 및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GRIP은 방송 시청자들과 소통이 가능한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다. 방송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구매를 희망하는 시청자들은 GRIP 내에서 즉각적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전문 쇼핑 호스트와 함께 1시간 가량 진행되었던 이번 라이브 커머스에서 GTEP 학생들은 대호수산 제품(게장/게살)을 활용해서 일상생활에서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요리하는 것과 동시에 방송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며 제품 판매를 성사시켰다. 전시회 및 라이브 커머스 진행에 참여했던 서준호 학생(전자무역학전공, 3학년)은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전시회를 통해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특히, 새롭게 도입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조금 생소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 홍보와 판매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계명대 GTEP단장은 “우리 대학교는 대학혁신사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세대들에게 Triangle-Literacy(전공어, 외국어, 기계어)의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과 학문적 융복합 교육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번 박람회에서 시도한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는 이러한 교육의 실제 적용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향후 중소기업의 해외시장진출에 있어서도 이러한 방식의 홍보 및 판매전략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아마존 열대우림, 대부분 무단 벌채…96%가 불법”

    “아마존 열대우림, 대부분 무단 벌채…96%가 불법”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삼림 벌채의 대부분이 불법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세계자연기금(WWF) 브라질 지부와 센트로다디바연구소(ICV) 등 현지 대학과 환경단체의 전문가들이 작성했다. 특히 이들 전문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에서는 허가된 토지 사용에 관한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얼마 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약속한 무단 벌채 종식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심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마존 파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압박에 따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화상 기후정상회의 연설에서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서 벌어지는 무단 벌채를 종식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며,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현재 브라질에서는 완전하게 합법적인 삼림 벌채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허가를 받아 벌채한 토지의 위치나 면적을 파악하는 법을 당국이 적절하게 시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브라질의 아마존과 주변 마토피바 지역의 삼림 벌채의 94%가 불법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게다가 농장이나 목장의 주인 또는 벌목업자 등이 개간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당국이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브라질에서는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 세계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의 산림 훼손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아마존의 삼림 벌채 면적은 9.5% 더 확대됐다. 이에 대해 센트로다비다연구소의 파울라 베르나스코니 박사는 AFP통신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삼림 벌채 종식을 약속했지만 필요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떻게 그 부분을 알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보고서 작성자 중 한 명인 라오니 라자오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 교수도 “브라질의 환경과 투명성에 관한 법을 시행하려면 더 많은 기술적 노력과 정치적 의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투명성 결여는 생태계 파괴의 방패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오지혜 경기도의원, ‘아동학대 예방·피해아동 보호 위한 민·관 협력 구축방안’ 토론회 개최

    오지혜 경기도의원, ‘아동학대 예방·피해아동 보호 위한 민·관 협력 구축방안’ 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오지혜(더불어민주당, 비례) 의원이 좌장을 맡은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민·관 협력 구축방안’ 토론회가 지난 17일 파주시의회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고 오 도의원실이 18일 밝혔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공동주최한 ‘2021 경기도 상반기 정책토론 대축제’의 일환으로 열린 토론회는 아동학대 피해 사례와 현 제도의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이를 통해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한 민-관 협력 체계의 구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주제발표는 한양수 파주시의회 의장이 맡아 아동학대에 대한 정의와 발생원인, 피해 사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유형 등을 설명했다. 해결방안으로 부모교육 강화, 전문가 양성 및 민간기관 확대, 전문공무원 배치, 민·관·지역사회와 협력체계 구축으로 피해아동 및 가족지원 등을 제시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유혜림 경기북부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장은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편에 따른 업무 흐름을 설명했고, 즉각분리제도의 현실적 한계와 실제 사례를 소개하며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이기용 전 파주시청 복지지원과장은 법과 제도가 개정됨에도 아동학대가 계속되는 근본적 이유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아동학대 처벌법의 강화보다는 예방과 방지를 위한 인식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토론자인 우은정 파주시청 여성가족과장은 아동학대에 대응하기 위한 파주시의 현 체계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추후 구축할 인프라를 소개하며 피해 예방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주지했다. 네 번째 토론자인 김철 파주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 1팀장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과 파주시 사례를 소개했으며 이를 통해 현행 제도의 업무적 한계를 토로하고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조속한 지정 등 파주시와의 긴밀한 협력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오지혜 도의원은 “내 아이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하다. 더이상의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학대 예방과 피해보호에 대해 꾸준히 노력하고 제3의 피해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보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데 앞장서겠다”며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BBC 아라빅 제작진 리포트하는 뒤에서 13층 주거용 건물 와르르

    BBC 아라빅 제작진 리포트하는 뒤에서 13층 주거용 건물 와르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닷새째 이어진 가운데 BBC 아라빅 제작진이 생중계하는 도중에 가자지구의 13층 주거용 건물이 이스라엘 공습에 무너지는 모습이 생생하게 잡혔다. 아드나 엘부르시 프로듀서가 양측의 무력 충돌 이틀째인 10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피해 상황을 저나던 도중 폭발음이 들렸고, 스튜디오의 앵커가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안전을 고려해 생중계 연결을 끊어도 좋다”고 만류하는 와중에 알 슈르크 건물이 와르르 무너진다. BBC 아라빅은 이 내용을 묵혀뒀다가 12일 다시 방송했다. 아직까지도 이 건물이 붕괴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는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왼쪽과 오른쪽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까지만 나오는데 아래 최근 충돌이 격화된 여섯 가지 이유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가운뎃부분도 무너지고 만다. 14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대규모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졌다.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4일 요르단강 서안 전역에서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격렬한 시위에 나섰다. 요르단강 서안은 팔레스타인의 다른 무장 정파 파타가 장악한 곳이기도 하다. 시위대는 타이어를 불태우기도 하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거나 흉기를 휘두르면서 이스라엘 군인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 최소 6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사망자들이 군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려 하는 등 도발을 하다가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설명했다 북부 레바논 접경지대에서도 이스라엘 국경선 안에 들어와 불을 지르고 시위를 벌이던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사망했다.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끝에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받고 보복 공습에 나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자국 내 아랍계 주민에 이어 요르단강 서안의 파타 봉기로 또 다른 전선을 맞게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아침 성명을 통해 “하마스로부터 무거운 대가를 뽑아내겠다고 했다. 우리는 강력한 힘으로 그 일을 하고 있고 필요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 외무부를 통해 접수된 하마스 측의 휴전 제안을 거절했고, 이어 안보관계 장관회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 강화를 승인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하마스의 로켓 공세에 맞서 전투기를 동원한 정밀 폭격으로 대응해 왔던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 접경지에서 지상군 기갑부대 등을 통한 포격전을 시작했다. 또 7000여명의 예비군을 동원해 후방 임무를 맡기는 한편, 현역 부대를 가자 전선에 집결시켜 본격적인 침투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한다는 애매한 메시지를 유포했고, 이를 침투작전으로 오해한 하마스가 지하에 숨겨둔 방어용 무기를 움직이면서 하마스의 지하 시설이 드러났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지하 시설을 확인한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160대를 동원해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 터널 등 가자지구 북부의 150여개 목표물을 향해 40여분 동안 무려 450발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가자 접경에 배치된 병력도 500여발을 하마스 표적을 겨냥해 쏘았다.나흘 동안 2000여발의 로켓포탄을 이스라엘에 쏟아부은 하마스도 사거리가 긴 로켓포로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를 타격한 데 이어 폭발물이 탑재된 ‘자살 폭발 드론’을 전력에 추가했다. 이날도 새벽부터 지중해변 도시 아쉬도드, 남부 아슈켈론, 스데로트 등에 경보가 울렸다. 하마스 군사 조직 대변인은 “지상에서 급습을 계속한다면 이스라엘군에 가혹한 교훈을 주겠다”고 응전을 다짐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122명의 사망자와 900여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31명의 아동과 20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이스라엘에서도 6세 소년을 비롯해 지금까지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200여명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가 휴전을 위한 외교적 조율을 시도하고 있으냐 양측은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아랍계 이스라엘인들과 유대인들의 유혈 충돌 및 소요사태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 특히 텔아비브 남쪽의 로드(Lod)에서는 당국의 비상사태 선포와 대규모 경찰병력 배치에도 나흘째 주민들의 충돌이 이어졌다. 인근 자파에서도 이스라엘 군인이 아랍계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입원했다. 이스라엘 정치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반(反)네타냐후 블록’으로 정파를 초월한 연정 구성 논의가 급거 중단됐다. 반네타냐후 블록의 중심인 중도·좌파 정당과 연정 논의를 진행해온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전격적으로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연정 논의에 참여했던 아랍계 정당도 하마스와 전투가 계속되는 한 연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총선 이후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재집권 실패로 향하던 네타냐후 총리에게 기사회생의 기회가 생길지 주목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SG골프, 스크린골프 유저 위해 다양한 이벤트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 진행

    SG골프, 스크린골프 유저 위해 다양한 이벤트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 진행

    SG골프는 스크린골프 유저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 및 자사 장비인 비전 프리미엄 2.5의 시스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업데이트 내용으로는 신규 코스 추가, 인게임 내 지형 명칭 변경 등이 있으며 유저들을 위한 럭셔리 라운드 이벤트를 오픈했다. 특히 신규 코스로는 SG 카스미가세키 동, SG 하마노, SG 신미나미 아이치를 추가하여 선택의 폭을 높였다. SG 하마노는 코스 난이도와 그린 난이도 모두 최고를 자랑한다. 대부분의 코스가 길고 페어웨이가 좁아 신중하게 플레이해야 하는데, 드라마틱한 골프 코스를 원하던 상급자들의 요구사항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19년 개정된 골프룰에 따라 인게임 화면 우착 하단에 표시되는 지형 정보명을 변경하였다. 기존 Teeing Ground / Hazard / Green 으로 표시된 정보명을 Teeing Area / Penalty Area / Putting Green으로 변경하였다. SG골프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하여 5월 11일부터 6월 20일 약 6주간 전국 SG골프 매장에서 참여할 수 있는 ‘셀리아르럭셔리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라운드 이벤트’를 추가했다. 이벤트 참여를 희망하면 로그인 후 셀리아르럭셔리와 함께하는 라운드 이벤트를 선택하여 국내 지역별 6개 코스 중 3개 코스를 완주하면 완주 1회 당 100%의 당첨 가능한 룰렛 응모권 1개가 자동으로 지급된다. SG골프 권복성 상무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하여 개정된 룰에 따른 공식 명칭 규칙을 준수하였다. 앞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도움 되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번 업데이트 시 신규 코스를 추가하고 기존 코스를 리뉴얼하여 유저들이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 해외 코스를 많이 추가하였는데, 이 서비스 또한 코로나19로 해외 라운드가 불가능하여 아쉬움을 느끼는 골퍼들이 SG골프의 해외 코스를 통해 잠시나마 해외에 있는 기분을 느끼시도록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SG골프의 업데이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SG골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훈클럽 ‘가짜뉴스 범람…’ 오늘 세미나

    관훈클럽(총무 이기홍 동아일보 대기자)은 14일 제주 서귀포 KAL호텔에서 ‘가짜뉴스 범람 속 뉴스 콘텐츠의 가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세미나에서는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진욱(한국IT법학연구소장) 변호사가 주제발표를 한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과 유성운 중앙일보 문화부 미디어담당 기자가 토론자로 나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女장관 비율 30% 때문에 살았다?… ‘낙마 1순위’ 임혜숙의 생환

    女장관 비율 30% 때문에 살았다?… ‘낙마 1순위’ 임혜숙의 생환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의혹을 받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동반 해외 세미나, 위장전입, 제자와 배우자의 무더기 공동 논문 등재,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운명이 13일 엇갈렸다. 박 후보자는 자진사퇴 형식을 취했으나 사실상 임명 철회됐고 임 후보자는 거대 여당이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장관직을 수행하게 됐다. 의혹의 종류나 본인의 직접 관련성으로 볼 때 임 후보자가 낙마 1순위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결국 살아남은 것은 청와대가 의혹의 경중을 따지기보다는 고위공직자로서의 태도와 여성 장관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박 후보자의 경우 아내 문제가 아닌 고위공직자의 특권에 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봤다.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공직자의 특권에 대한 문제 제기를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박 후보자의 배우자가 외교행낭을 통해 들여온 도자기 3000여점의 사진이 국민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임 후보자가 낙마하면 여성 장관이 3명뿐이라는 사실이 더 결정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여성 장관 비율이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30% 이상)는커녕 20% 미만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성공한 여성의 롤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임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전날 “여성 후보자를 찾기가 참 어렵다”며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라도 (임 후보자) 임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박 후보자 관련 의혹이 (임 후보자보다) 더 심각했기 때문에 자진사퇴한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처음부터 여성 장관 30%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임 후보자를 어떻게든 살리고 박 후보자는 아무도 안 도와주면서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배준영 대변인은 “임 후보자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절한 행위는 박 후보자의 것보다 크면 컸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농작물 재배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농작물 재배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농작물 재배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경남 하동군과 한국남부발전은 국가의 그린뉴딜 정책을 선도하고 미래 농업기술 활성화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영농복지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하동군 농업기술센터와 한국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 ㈜창신화학은 이날 하동발전본부 대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농작물 재배기술을 지역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 이산화탄소(탄산가스)는 물과 함께 식물의 광합성에 필요한 원료다. 탄산가스를 시비하면 식물 생육을 촉진하고 수량 증대와 품질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동안 고가의 시설하우스에서 액체탄산 형태로 이산화탄소 재배를 시행해 왔지만 고비용 시설을 갖출 수 없는 영세농가의 요청에 따라 남부발전은 드라이아이스 형태로 탄산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드라이아이스 형태의 고체로 공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농가 요청에 따라 액화탄산(액체)으로도 공급한다. 하동군 농업기술센터는 농어촌 영농복지 사업 목적에 맞는 지원 대상 농가를 발굴하고, 하동남부발전은 사업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생산·공급한다. 창신화학은 남부발전에서 제공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농작물 강화재배 시범단지 시설을 설치·관리하고 적기에 이산화탄소를 농가에 공급하는 업무를 한다. 하동군 농업기술센터와 남부발전은 1차로 오는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미나리·취나물·부추 등 시설하우스 33동 3만 3000㎡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뒤 사업 성과를 보고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종두 하동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시설 엽채류 탄산활용 시범재배를 성공시켜 고품질 엽채류 생산기술을 정립하고, 시설농가로 확대 보급해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클레마티스의 꽃받침을 보셨나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클레마티스의 꽃받침을 보셨나요

    지난주 개나리를 찾았다. 이른 봄에 핀 꽃이 져버린 지 한참 지났으니 혹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진 않을까 궁금했다. 우리 주변의 개나리는 대부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수그루이기에 내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암그루에 가 보았다. 그러나 열매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꽃이 있던 자리에 또 다른 녹색 꽃이 피어 있었다. 이것은 마치 화살나무 꽃처럼 보였지만 곧 그것은 다른 꽃이 아니라 개나리 꽃잎이 떨어지고 남은 꽃받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나리의 꽃받침은 이전에 존재했을 꽃과 꼭 닮았다. 오월 정원에 피어난 화려한 꽃과 푸르른 잎들 사이에서 내 눈에 가장 빛나 보이는 존재가 개나리 꽃받침이라는 사실에 놀랐다.꽤 오랫동안 식물을 기록했음에도 꽃받침만 따로 떼어 유심히 관찰한 적은 없다.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기에 그사이 생식에 직접 관여하는 수술과 암술, 꽃잎과 같은 꽃의 주요 기관을 관찰하는 것에 집중해야 했다. 그려 온 그림마다 꽃받침 기록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꽃을 그리면서 더불어 그린 것뿐이다. 개나리 꽃받침을 보면서 내가 왜 그토록 꽃받침에 무심했을까 반성했다. 꽃받침은 변형된 형태의 잎으로 대부분 녹색을 띤다. 이들은 꽃 가장 바깥에서 동물의 공격과 비와 바람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고, 아래에서 꽃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꽃의 기관인 꽃잎 또한 변형된 형태의 잎이며, 꽃받침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꽃잎은 수분 매개자를 끌어들이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반면 꽃받침은 꽃 가장 바깥 최전선에서 꽃잎마저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는 차이가 있다. 꽃받침이 우리 눈에 띄기 시작하는 때는 초봄이다. 진달래가 만개할 즈음 산철쭉은 연두색 꽃봉오리를 맺기 시작한다. 이 꽃봉오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받침이 봉오리 바깥을 감싸고, 꽃받침에는 진득한 액체가 묻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액체는 수분 매개자가 아닌 다른 동물로부터 꽃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책이다. 산철쭉의 꽃봉오리, 다시 말해 꽃받침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벌어지고 그 안에서 꽃잎이 드러나며 꽃은 피어난다.꽃받침은 식물이 꽃봉오리를 맺을 때부터 꽃이 피고 그 자리에 열매가 맺기까지 어느 한순간에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며, 계속 꽃받침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 동네 담장을 점령하기 시작한 장미는 전형적인 꽃받침 형태를 띤다. 녹색의 두꺼운 꽃받침으로 포장된 꽃봉오리부터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그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기까지 꽃받침 형태가 큰 변형 없이 그대로 존재한다. 반면 지금 한창 정원과 꽃집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클레마티스에는 좀더 특별한 꽃받침이 있다. 우리가 클레마티스의 꽃잎이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것은 사실 꽃받침이기도 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4년 전 한 수목원의 약용식물을 그리기 위해 큰꽃으아리를 관찰하던 때로 돌아간다. 이맘때 클레마티스 중 한 종인 우리나라 자생식물, 큰꽃으아리를 그리느라 꽃 뒷면을 돌려 보니 꽃받침 없이 꽃줄기에 바로 꽃잎이 붙어 있었다. 있어야 할 꽃받침이 없는 데다 뒤집어 본 꽃잎도 꽃받침과 비슷했다. 곧바로 클레마티스에는 꽃잎처럼 길게 진화한 꽃받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꽃잎과 꽃받침을 구분할 수 없는 경우 우리는 이것을 ‘화피’라 부른다. 미나리아재빗과 식물 중엔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음달이면 정원과 화단에 피어날 원추리도 마찬가지다. 원추리 꽃봉오리는 꽃잎이 뭉쳐 있는 형태다. 물론 이 꽃잎의 일부는 꽃받침이다. 원추리 역시 꽃받침이 꽃잎의 형태로 진화했고, 꽃이 피는 순간부터 꽃잎과 꽃받침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저 원추리의 꽃잎 중 일부가 꽃받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 나리도 마찬가지다. 꽃에는 꽃잎과 수술, 암술 그리고 꽃받침이라는 기관이 있다. 이 모든 기관이 갖춰진 꽃을 ‘갖춘 꽃’이라 하며, 이중 한 기관이라도 갖추지 않은 꽃은 ‘안 갖춘 꽃’이라 한다. 안 갖춘 꽃이라는 말은 어딘가 미완성이며 완벽하지 않은 존재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것은 단지 사실 적시일 뿐 안 갖춘 꽃이라 하여 꽃의 역할을 못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여름 정원의 귀한 존재인 자귀나무는 꽃잎이 없는 안 갖춘 꽃이지만 수많은 화려한 수술이 동물의 이목을 사로잡아 꽃잎이 해야 할 역할을 대신하며, 클레마티스에는 꽃잎과 꽃받침 대신에 화피가 있다. 식물이라는 생물 그리고 식물 안의 꽃이라는 기관, 그리고 더 나아가 그 꽃을 이루는 더 작고 사소한 기관들마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도우며, 그렇게 생장한다.
  • 부산한 비탈길 골목길 하늘길…테스형 경규형 맛있는 이바구

    부산한 비탈길 골목길 하늘길…테스형 경규형 맛있는 이바구

    서울신문은 13일부터 ‘이우석의 미시(微視)여행’을 3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국내 여행지를 매우 좁게 설정해 현미경처럼 샅샅이 훑어보자는 취지의 코너입니다. 연재를 담당할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은 ‘언어유희의 달인’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여행전문가입니다. 글 곳곳에 심어 놓은 저자 특유의 ‘유머 코드’에 즐겁고 놀라운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부산에 초량동이 있다. 부산역 바로 앞이다. 서울로 따지면 서울역 앞 청파동, 아니 산비탈로 올라서야 하니 후암동쯤 되겠다. 가파른 건 비슷하다. 생각해 보니 목포역 앞에도 유달산이 있다.(왜 역 앞엔 늘 산이 있을까.) 아무튼 초량에 올라가면 부산 역사를 볼 수 있다. 부산역 역사(驛舍)도 보인다. 지명에 산(山)자가 들어가는 부산의 속살이 초량이다. 목포가 항구라면, 부산은 산이다. 부산은 도시 곳곳이 바다에서 수직으로 치솟은 산들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부산 산복도로는 그 산(山)의 배(腹)를 가른다. 천국의 계단(stairway to heaven)이랄까. 고개를 들고 엉덩이는 빼고 하늘을 향한 계단을 딛고 하염없이 걸어야만 오를 수 있던 동네에 차로 오르내릴 하늘길이 생겨났다. 산복도로는 멀리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산을 휘휘 감으며 마을을 가르고 하늘과 땅을 나누고 있다. 약 반세기 전 생겨난 부산의 허리띠 산복도로, 그중에서도 초량의 이야기다. ●왜구 침입 잦던 목초지서 19세기말 개항도시 초량은 부산의 원도심이다. 근대도시 부산이란 곳이 생겨나면서 가장 먼저 발달한 마을이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국제도시로 위용을 당당히 과시하고 있지만 부산은 확실히 조선시대까지는 변방이었다. ‘가마메’란 이름의 부산이 조선 성종 때 부산(釜山)이란 이름으로 문헌에 처음 등장했고 동래(동래, 해운대, 수영 등)와 동평(지금의 부산 도심), 기장현으로 나뉜, 그야말로 촌구석 취급을 당했다. ‘왜구’랬을까? 잦은 왜구의 침입 탓이었다. 16세기 동래도호부로서 경상좌수영과 왜관이 부산포에 설치된 다음에야 부산(사실은 동래)은 뭔가 그럴싸한 도시 기능을 하게 됐다. 조선 후기 들어 조정은 사중면 초량에 왜관과 객사를 세웠고 이곳에서 왜와 외교를 했다. 초량은 그저 교통이 좋은 목초지대일 뿐이었지만 19세기 말 갑자기 주목받았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개항장에 속했던 까닭이다. 일제(메이드 인 재팬이 아니다)와 청(효녀 아니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초량은 국제도시의 이미지를 줄곧 지켜오고 있다. 팽창을 노렸던 일제는 철도와 선박편으로 한반도, 대륙과 연결하기 위해 부산을 주목했고 교통 주거 인프라 등 도시개발을 서둘렀다. 간척을 통해 넓어진 초량 일대는 항만(북항)과 철도를 연결하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가 됐다. 청 역시 중앙부두와 철도 건설로 생겨난 일자리를 찾아온 자국민 ‘쿨리’(苦力)를 위해 청관을 세웠다. 지금도 초량 부산역 앞에는 차이나타운이 남아 과거 조계지 시절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다. 처음엔 ‘남의 문화유산답사기’였지만 지금은 우리 역사가 됐다. 한국전쟁은 부산에 인구가 대거 유입되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10만여명에 불과하던 부산에 피란민이 몰려들며 무려 140만명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 임시수도가 되니 당장 거주지가 태부족이었다. 산기슭밖에 없었다. 너도 나도 산에 올라가 판잣집을 지었다. 물론 초량 뒷산에도 올라갔다. 하늘까지 층층 이어진 달동네가 생겨나게 된 사건이다.●백제병원·남선창고… 사람·돈 돌던 이바구길 높이 올라가면 그 역사가 자세히 보일까 싶어 초량을 올랐다. 해발 0m 근처인 부산항, 부산역에서부터 400m 남짓한 구봉산으로 오르는 길. 그 옆이 초량(草粱)이다. 부산역에서 길을 건너면 ‘초량 이바구길’이 시작된다. 부산시와 동구청이 부산의 옛 ‘이바구’(이야기의 사투리)를 들으며 시티투어를 하는 관광 코스로 지정했다. 재미나고 놀라운 이야기가 많이 숨어 있다. 지금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득실한 해운대와 비교하자면 낡은 원도심 마을이겠지만 애초 초량은 사람도 돈도 돌던 곳이다. 한국전쟁 전에는 함흥과 원산 바다에서 내려온 배가 초량(그때는 이 일대가 바다였다) 앞에 대고 명태며 고등어를 쏟아냈다. 그래서 이곳에 있던 수산물 창고를 북선(北船) 창고라 불렀다. 선창 일거리만 해도 넘쳐났다. 전국에서 생선 장수들이 몰려들고 청요릿집엔 손님들로 바글바글했다. 전쟁 후 북선 창고는 남선 창고로 이름이 바뀌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최대 수산물 유통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제가 물러가고 미군이 상륙하면서 ‘빠’니 ‘비어-홀’이라고 부르는 술집들이 가득한 ‘텍사스촌’이 초량에 생겨났다. 말하자면 서울 이태원 격이다. 이곳을 통해 나온 달러와 군수물자가 부산 국제시장은 물론 전국을 돌았다.‘이바구길’은 초량 외국인 골목에서부터 출발한다. 차이나타운 아래로 러시아 키릴문자와 필리핀 간판이 가득한 유흥가를 그냥 지나치려고(정말이다) 했지만 이곳에 ‘이바구’가 숨어 있다. 1927년 최용해가 지은 첫 근대식 개인종합병원 구 백제병원(국가등록문화재 제645호)이 초량 외국인 거리에 있다. 김해 출신인 최용해는 일본에서 의대를 나와 일본인 아내와 함께 부산으로 건너왔다. 동양척식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당시 부산에서 최고 높은 5층 벽돌건물을 짓고 백제병원(그런데 왜 신라병원이 아닐까?)을 열었다. 처음엔 병원이 잘됐지만 돌연 사건이 터졌다. 관리들이 데려온 행려병자 시체를 병원 4층에 보관했던 것이 들통났다. ‘돈 없는 환자가 가서 죽으면 시체를 병원에 두고 표본으로 쓴다’는 소문이 돌았다. 겁을 먹은 환자들이 외면하며 급격히 상황이 어려워졌다. 결국 최용해는 일본으로 야반도주했다. 이후 백제병원은 대형 청요릿집과 예식장 등으로 바뀌었지만 모두 사라졌다. 그나마 여지껏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다. 현재는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건물은 일부 허물어진 역사의 잔흔 그대로이지만 그 안을 채우는 커피향만큼은 세련되고 파릇하다. 부산시는 백제병원을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때 부귀영화를 누렸던 남선 창고는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창고를 가득 채웠던 명태처럼 온데간데없지만 상업과 물류의 지력(地歷)만큼은 여전하다. 우연인지 그 자리엔 현재 할인마트가 생겼는데 옛 창고의 담벼락 일부만 남았다. 1900년대 생겨난 국내 최초의 근대 물류 창고였던 남선창고는 노르웨이 베르겐의 ‘브뤼겐’(한자동맹 중심지)처럼 당시로선 엄청난 규모의 물류조합을 운영하며 명성을 떨쳤다. 전국에 명태를 공급하던 곳이지만 직접 명태를 서울로 공급하는 경원선이 개통되고, 초량 앞바다가 매립된 후 해운 물류 중심이 부산항으로 옮겨가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 누가 알았으랴, 바다가 사라질 줄은.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반대가 되니 좋은 뜻만은 아닌 듯하다. 여기까지만 평지다. 이제 산길을 올라야 한다. 초량초등학교 담벼락에는 옛 마을의 서정성을 노래한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초량초교는 전통이 오랜 곳이다. ‘소크라테스의 아우’인 가수 나훈아와 코미디언 이경규, 음악감독 박칼린이 이 학교를 다녔다. 아, 나훈아의 ‘테스형’은 다른 곳을 나왔다. 아테네 아고라에서 토론을 통해 공부했다. 초량초교 동문 선후배인 이들은 각각 1947년생, 60년생, 67년생이니 시대는 달랐지만 초량의 변화 속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보며 꿈과 재능을 키웠을 것이다. 대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초량에는 ‘명태 눈깔을 빼먹으면 노래를 잘한다’는 말이 전해진다. 남선 창고가 있던 곳이니 예능인을 많이 배출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노래를 잘 부르는 미래의 가수를 위해 누군가는 눈깔이 없는 명태를 먹었다.●168계단 줄기 삼아 작은 골목 가지처럼 연결 길가에는 1893년 지어진 초량교회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신사 참배 반대를 이유로 죽임을 당했던 주기철 목사가 있었던 교회로 개신교에선 뜻깊은 장소로 알려졌다. 한강 이남 최초의 교회로 무려 130년 가까이 됐다. 초량은 얼마나 신식 문물이 빨리 들어온 곳이었나. 길은 가파르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이따금씩 부는 바닷바람이 땀을 식혀 준다. 제주 올레길처럼 이바구길에는 곳곳에 쉼터가 있다. 쉼터 역시 옛 분위기가 오롯이 남아 있다. 딱 추억 속 ‘점빵’ 풍경이다. ‘이바구 정거장’에선 국수나 음료를 팔고 ‘168 도시락국’에선 시락국밥과 추억의 도시락을 판다. 쉬어 가며 감성도 충전할 수 있다. 168이란 숫자의 의미는 가게에서 나오면 바로 알 수 있다. 하늘까지 뻗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높은 계단길이 쉼터 앞에 펼쳐진다. 고개를 끄덕여야 할 만큼 눈에 꽉 들어찬다. 우물가부터 산복도로까지 이어진 계단이 아찔하다. 168개의 계단이다. 페루 마추픽추의 계단과 닮았다.계단을 큰 줄기 삼아 양옆으로 작은 골목이 가지처럼 이어진다. 초량사람들이 물을 긷기 위해 오르내리던 168계단은 초량 마을을 이어 주는 동맥이며 소통의 통로다. 지금은 모노레일이 생겨나 ‘도가니’에게 미안하지 않다. 기계 레일 탓에 정취는 덜하지만 인정은 여전하다. 이곳에서 만나는 이웃들은 어김없이 인사를 나눈다. 관광객들도 인사를 하지 않으면 어색할 만큼 모노레일 캐빈 속 공간은 따스하다. 소통이란 이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중간에 내리면 168빵카페가 있다. 고소한 빵과 커피 향에 이끌려 저절로 내리게 된다. 일명 ‘홍신애빵집’이라 불리는 곳이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씨가 차렸다. 홍씨는 초량 여행을 많이 다닌 듯하다. 테라스에 의자를 놓고 갓 구워 낸 빵 조각을 씹는 그 순간이 초량 이바구길 여행의 딱 중간쯤 된다. 영락없는 전망 휴게소 역할이다. 옆길로 새면 김민부 전망대가 나온다. 고교 1학년 때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천재 시인 김민부를 기린 이름이다. 그는 이 집에 살았다. 전망대는 실로 근사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푸른빛을 띠는 바다를 두고 아래에 다닥다닥 이어진 작은 집들의 지붕을 통해 ‘부싼 싸람’의 진면목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는 지금 보이는 저 바다를 그리며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라고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했을 것이다.●블록 쌓아 올리듯… 만화같은 산동네 지붕들 옥상마다 놓인 파란색 물탱크, 허공을 가르는 목욕탕 기둥들 사이로 하늘을 향해 난 계단, 블록을 쌓아 올린 듯 차곡차곡 이어진 집들이 만화 같은 산동네 풍경을 이루고 있다. 우리 집 지붕이 남의 집 마당이 되고 또 우리 마당은 아랫집 지붕으로 이어진 길이 되는 반도체처럼 집약된 집 더미. 전란을 피해 내려와 산에 살기 시작한 사람들, 반세기가 지나니 말씨도 마음씨도 진짜 부산 사람이 되었다. 높이 오르니 부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보였다. 여기서 좀더 오르면 산복도로가 나온다. 수직적인 길로 이뤄진 산동네를 모두 수평으로 꿰는 넓은 신작로. 비행기처럼 높은 길을 달리는 버스는 뒤뚱뒤뚱거리며 부산의 허리를 연결한다. 산복도로 곳곳에 수려한 전망이 펼쳐진다. 산복도로에서 바라본 경치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하다. 바다와 항구, 마을과 철도, 교량과 배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란 것은 어디서 또 찾을 수 있을까. 여기다 ‘유치환의 우체통’ 등 곳곳에 깃든 이야깃거리는 서정성과 낭만까지 곁들여 있다. “여봐요, 백신은 맞았나요?” 1년 후 나의 미래로 보내는 편지를 썼다. 과거 추억이 서린 풍경을 바라보며 현실 속 걱정을 함께 적었다. 세상을 내려다보며. 좀더 눈을 가늘게 뜨고 보면 마음속 무엇이 현실에 투영돼 겹쳐 보인다. 산복도로에서 보는 세상은 초고층 마천루 호텔방에서 담는 ‘근사한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우체통 앞에선 상상의 나래가 활짝 펴진다. 늘 힘들게 오르내리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먼 바다를 바라보며 꿈을 키웠을 어느 이름 모를 초량의 아이를 떠올려 본다. 그 아이는 어떤 감상을 마음속에 쌓아 가며 자랐을까. 부산에 대한 추억이란 것이 전혀 없다 할지라도, 무슨 영화 속 이야기일지라도 상관없다.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곳 이바구길을 함께 걸으며 초량이 지켜온 반세기의 이야기들을 듣고 살며시 뭔가를 상상해 본다면? 그 포근한 이야기란 차가운 유리투성이 도시의 것보다는 썩 좋을 듯하다. 바다로 열린 청마의 우체통에선 많은 상상들이 미래로 전송되고 있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초량 여행 체크리스트 뭘 먹지? 50년 부산 중심지 초량엔 먹거리가 많다. 부산에 사는 이도 부산을 오가는 이도 초량을 찾아 대선 소주잔을 기울여 온 세월이 켜켜이 쌓인 까닭이다. 산복도로에서 더 올라가면 360도 전망의 구봉산 초량공원, 길을 따라 내려오면 돼지불고기를 파는 기사식당 거리와 만난다. 일명 ‘불백거리’인데 값싸고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택시 기사뿐 아니라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다. 좀더 내려오면 이름난 초량 돼지갈비 골목도 있다.은근히 잘하는 고깃집이 많은 곳도 부산이다. 그렇다. (서울 사람들이 생각하듯) 부산 사람은 아침에 회를 먹고 점심에 생선구이, 저녁에 곰장어 등 생선만 먹고 살진 않는다. “집이 부산이세요? 그럼 집에 배 있겠네요?” 식으로 사고하는 것에 대해 부산 시민들은 매우 어이없어 한다. 구석구석에는 돼지국밥집, 시락국밥집, 유명한 밀면집도 있다. 전국 민물 양식장에서 ‘부산 갈메기’들을 죄다 쓸어 왔는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메기탕집도 있다.168빵카페=부산 동구 영초길 191번길 8-1. (010)9330-8544. 168도시락국=부산 동구 영초길 191. (051)714-2619 소문난불백=부산 동구 초량로 36. (051)464-0846 초량밀면=부산 동구 중앙대로 225. (051)462-1575. 은하갈비=부산 동구 초량중로 86 (051)467-4303. 우리돼지국밥=부산 동구 초량로 27-1번길 (051)468-5623. 초량메기탕=부산 동구 초량로 15. (051)464-3398. 어딜 가지? 초량은 범일동, 보수동, 중앙동 등과 이어진다. 영화 ‘아저씨’ 촬영지로 유명한 범일동 매축지 마을은 좌천역에서 나와 육교를 건너면 된다. 격렬하게 매운 떡볶이와 조방낙지로 유명한 곳도 범일동이다. ‘범죄와의 전쟁’ 촬영지인 중앙로는 부산역 쪽으로 건너면 나온다. 어쩐지 익숙하다 할 거다. 맞은편에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등장한 보수동 계단이 있다. 헌책방 거리와 자그마한 카페들이 있어 요모조모 둘러볼 것이 많다. 여행상품은? 반값 할인을 뜻하는 ‘반할부산’은 열차와 연계한 다양한 부산여행상품 ‘진짜부산트레킹’을 판매한다. 원도심투어를 비롯해 흰여울마을과 달맞이고개, 황령산 등 다양한 지역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1899-2550. 초량 이바구길 투어는 부산여행특공대(busanbustour.co.kr)에서 당일(반나절) 버스투어 상품으로 판매한다. 일정은 오전 9시 50분 부산역 이바구버스 정류소 앞 집결 후 증산전망대, 유치환의 우체통, 초량 168계단&모노레일 탑승, 초량 1941, 초량전통시장(불백골목) 경유 낮 12시 30분 부산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2만원. (051)469-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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