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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미국의 선택] 숨은 변수는 ‘흑인·히스패닉’ vs ‘침묵하는 백인 남성’

    트럼프는 무응답층 15% 기대 ‘흑인과 라틴계, 침묵하는 백인 남성 유권자의 결정에 달렸다.’ 8일(현지시간) 제45대 미 대통령 선거 결과를 가를 마지막 변수에 이목이 쏠린다.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다소 앞섰지만 특정 계층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서느냐에 따라 경합주의 선거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미 CNN 방송은 선거 당일 주목해야 할 변수들을 소개했다. 우선 흑인과 히스패닉(중남미계 미국 이민자) 등 소수인종 투표율이 중요하다. 클린턴으로서는 전통적 민주당 성향인 흑인과 반(反)트럼프 정서가 강한 히스패닉이 몰표를 던져 줘야 유리하다. 2012년 대선 때는 흑인 투표율이 66%를 기록해 백인(64.1%)을 처음 앞지르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공헌했다. 만약, 클린턴이 흑인들로부터 예상보다 적은 표를 얻는다면 초경합주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 히스패닉이 클린턴에게 얼마나 표를 던지느냐도 경합주 선거 결과를 가를 변수다. 이들은 멕시코 이민자를 ‘성폭행범’이라 몰아붙이며 추방시키겠다고 한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크다. 이 때문에 올해 처음 투표권을 얻은 다수의 젊은 히스패닉은 트럼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기댈 우군은 ‘학력 수준이 낮은 백인 남성 유권자’다. 트럼프는 막말, 성추문 등으로 여론조사에서 줄곧 클린턴에 뒤지면서도 “침묵하는 다수의 지지자가 있다”며 자신만만해 왔다. 15% 안팎인 여론조사 무응답층 중 다수가 자신의 편이라는 주장이다. 기존 사회·경제 체제에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유권자의 표심이 결집한다면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희미하게 열려 있다. 개표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역은 동부와 중부의 경합주다.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이겨 선거인단 46명을 확보해야 하고 트럼프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아이오와의 선거인단 53명을 잡아야 승산이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입양 37년 만에… 추방되는 美 한인

    입양 37년 만에… 추방되는 美 한인

    3살 때 미국에 입양됐지만 양부모 가정 두 곳으로부터 버림받은 한국계 입양인 애덤 크랩서(40)에 대해 미국 이민 법원이 추방 결정을 내렸다고 A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주 한인 교육봉사단체협의회 등 미국 시민단체들은 지난 24일 크랩서의 신청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면서 약 8개월간 불법이민자 수용시설에 구금돼 있던 크랩서는 곧 한국으로 강제추방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37년 전인 1979년 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크랩서는 첫 양부모에게 학대를 받다가 1985년 파양됐다. 이후 크랩서 부부에게 입양됐지만 다시 학대를 받았고 결국 16세 때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양부모는 크랩서의 시민권을 신청하지도 않았다. 영주권자 신분이던 그는 노숙 생활 동안 저지른 경범죄 등으로 추방대상이 됐다. 크랩서는 베트남계 아내를 만나 세 자녀를 두고 생활하던 중 미국 이민국이 그를 체포해 추방 절차를 밟아 미국 내에서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 이민법은 2000년부터 입양인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크랩서는 2000년 이전에 입양돼 시민권을 받을 수 없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패색 짙은 트럼프 유세장 대신 사업장 찾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이 경영하는 골프장과 호텔을 잇달아 찾아 경영능력을 과시했다. 대선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선거 후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옛 우체국 터에 개장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개장식 행사에 참석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백악관에서 불과 1.5㎞ 거리에 있는 이 호텔은 지난 9월 개장했지만 트럼프는 이는 약소한 개장이며 정식 개장일은 이날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앞서 25일에는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 들렀다. 트럼프는 이날 동행한 20여명의 기자 앞에서 골프장 직원에게 “여기서 트럼프와 일하는 게 어떤지 누가 한마디 해볼래요?”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골프장과 호텔처럼 정부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한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경합 지역으로 달려가 한 표라도 더 끌어모아야 하는 귀중한 시간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선거전략가 케빈 매든은 NYT에 “트럼프 지지자에게는 최악의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행보를 단순히 선거 일정으로 보기는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플로리다주 레이크 워스 유세에서 “트럼프는 호텔 건설에 미국산 철강 대신 값싼 중국산을 사용했다”면서 “그는 불법이민 노동자를 건설에 이용했지만 정작 이들을 추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며 꼬집었다. 하지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가 국무장관 재직 당시 사설 이메일을 활용해 기밀 자료 등 공문서를 주고받은 스캔들은 임기 초반부터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 하원 정부 감시 및 개혁위원장을 맡은 공화당의 제이슨 차페즈 의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는 2년치에 해당하는 자료를 준비해 놓았다”면서 취임 첫날이 오기도 전에 스캔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역시 당선되더라도 임기 초반부터 ‘줄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나서 해고됐다는 여성 등 트럼프가 소유한 기업 관련 소송 가운데 최소 75건이 법원에 계류돼 있다”고 보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클린턴 승리 95%’ 조사 나오자… 트럼프 막판 전략은 ‘투표 사기’

    미국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주 대선이 치러진다면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할 가능성이 95%이며, 선거인단 326명을 확보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클린턴의 승리 확률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근소한 차이로 클린턴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간) 주별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클린턴이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중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네바다 등에서 승리할 것으로 분석하면서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이 95%라고 전했다. 공화당 텃밭인 애리조나와 오하이오는 초경합지로 분류했다. 로이터는 특히 클린턴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인 ‘매직 넘버’(270명)를 훨씬 넘는 326명을 확보, 대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트럼프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인단은 212명이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클린턴이 당선될 가능성이 93%로, 6월 1일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높다고 밝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도 최근 클린턴이 이미 절반을 넘긴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언론은 이미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IBD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지지율 40%, 트럼프가 42%로 트럼프가 2% 포인트 앞섰으며, LA타임스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44%로 동률을 이뤘다. 라스무센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43%를 얻어, 41%를 얻은 클린턴에 2% 포인트 앞섰다. 대다수 언론이 클린턴의 대승을 점치고 있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은 여전히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그동안 제기해 온 ‘선거 조작’ 및 ‘투표 사기’ 의혹을 막판 전략으로 더욱 부각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의회전문지 더힐이 트럼프 캠프의 내부 문건을 입수,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조작된 시스템에 대한 주요 공략 포인트’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지지자들에게 주요 경합주의 선거조작 및 투표 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을 촉구했다. 문건은 “우리는 최근 펜실베이니아부터 콜로라도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투표 부정을 목도했다. 불법 이민자들의 비합법적 투표가 급증했다”며 “2008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신승을 거둔 것도 비(非)시민권자들의 (불법)투표 덕분일 가능성이 있다. 사망한 콜로라도 주민들도 여전히 투표하고, 버지니아도 죽은 사람들이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3차 TV토론에서 “(클린턴에 기울어진) 부정직한 언론이 유권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등록이 불가능한 수백만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캠프는 이 같은 주장으로 트럼프의 불복 가능성을 고려해 대책을 고심 중이라고 AP가 전했다. 대승을 거둬 트럼프 측의 불복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 유세에서 ‘취임 100일 구상’에서 취임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철수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을 선언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키스톤 송유관 사업 등 모든 에너지개발 사업을 허용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대법관 후보자를 재선정하고, 200만명 이상의 불법 이민 범죄자들에 대한 추방을 시작하며, 이민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국가들로부터의 이민자 수용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 아이를 구속시켜야 합니다” …美 총기규제 캠페인 화제

    “이 아이를 구속시켜야 합니다” …美 총기규제 캠페인 화제

    최근 미국에서 만들어진 총기규제 캠페인인 '브래디 캠페인' 광고가 뜨거운 논란 속에 화제다. '총기사고를 일으킨 아이들을 구속시키고, 국외로 추방시키자'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총기 접근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이 1분 짜리 캠페인 영상을 첨부하며 영상에 대한 반응을 소개했다. 그동안 총기규제 관련 캠페인이 '총기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라', '총기 구입자 신원 조회를 강화하라' 등 주장으로 점철됐다면 이번 캠페인은 오히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캠페인 영상은 어렸을 때부터 늘 손에 닿는 곳에 권총 등 총기류가 존재하고 있고, 어린 나이에 실제 사격을 해보는 등 총기를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는 현실을 빠르게 지나가는 스냅사진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일주일에 한 건씩 어린이들의 총기사고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구속해야 한다. 총이 죽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죽인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을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캠페인의 메시지는 총기가 만연한 현실에 대한 풍자이고, 총기 자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다. 브래디 캠페인의 의장 댄 그로스는 "전적인 풍자다. 하지만 공공안전을 위한 메시지 만큼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은 물론, 중범죄자, 테러리스트 등이 총기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그 결과 하루에도 수백 명의 생명이 사라져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AP,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이 보도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 반 동안 17세 이하 청소년들에 의한 총기사고는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5세 이하 아이들에 의한 총기 사고도 90건에 가까워 일주일에 한 건 정도 사고 빈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이 아이들을 구속시켜야 총기 사고가 해결되겠죠?”

    “이 아이들을 구속시켜야 총기 사고가 해결되겠죠?”

    최근 미국에서 만들어진 총기규제 캠페인인 '브래디 캠페인' 광고가 뜨거운 논란 속에 화제다. '총기사고를 일으킨 아이들을 구속시키고, 국외로 추방시키자'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총기 접근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이 1분 짜리 캠페인 영상을 첨부하며 영상에 대한 반응을 소개했다. 그동안 총기규제 관련 캠페인이 '총기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라', '총기 구입자 신원 조회를 강화하라' 등 주장으로 점철됐다면 이번 캠페인은 오히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캠페인 영상은 어렸을 때부터 늘 손에 닿는 곳에 권총 등 총기류가 존재하고 있고, 어린 나이에 실제 사격을 해보는 등 총기를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는 현실을 빠르게 지나가는 스냅사진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일주일에 한 건씩 어린이들의 총기사고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구속해야 한다. 총이 죽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죽인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을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캠페인의 메시지는 총기가 만연한 현실에 대한 풍자이고, 총기 자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다. 브래디 캠페인의 의장 댄 그로스는 "전적인 풍자다. 하지만 공공안전을 위한 메시지 만큼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은 물론, 중범죄자, 테러리스트 등이 총기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그 결과 하루에도 수백 명의 생명이 사라져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AP,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이 보도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 반 동안 17세 이하 청소년들에 의한 총기사고는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5세 이하 아이들에 의한 총기 사고도 90건에 가까워 일주일에 한 건 정도 사고 빈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北 고립외교’ 신호탄… 파워 “한·미 공조 철갑 같다”

    ‘北 고립외교’ 신호탄… 파워 “한·미 공조 철갑 같다”

    탈북여성 사례 들어 인권 거론 “원조, 주민에게 도달 확신 못해” 방한 중인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가 9일 판문점을 방문한 뒤 ‘외교적 압박’을 거론한 것은 미국 역시 본격적으로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압박 외교를 펼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대북 제재의 효과를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제사회에 북한과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지난달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의회에서 “전 세계 공관들에 북한과 외교·경제적 관계를 격하하거나 끊기 위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파워 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근본적으로 결의 내용이 무엇이든 이를 이행하는 건 북한과 거래하는 회원국들에 달린 것”이라면서 “한·미는 이런 나라들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외교관들이 무기 프로그램을 진보시키기 위해 특권을 남용한 사례가 있는데 이들을 추방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워 대사는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 공조에 대해서는 “우리의 결의는 흔들림이 없으며, 우리의 의지는 철갑과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선 “제안의 동기는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특정 제안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에 문의해 달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파워 대사는 이날 만난 탈북 여성의 사례를 소개하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표했다. 또 북한 수해 지원 논란에 대해선 “원조 기구 등은 홍수든 영양실조든 어려운 사람들에게 원조가 도달할 것이란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달러·핵부품 운반 고려항공 옥죄고… 석탄·철강 수출 숨통 죄기

    달러·핵부품 운반 고려항공 옥죄고… 석탄·철강 수출 숨통 죄기

    핵실험 이후 유엔헌장 41조 기반 최고 고강도 비군사적 제재 분석 미국이 세계 각국에 북한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격하하거나 단절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한 것은 북한의 지난 9일 5차 핵실험 직후 발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언론성명에 명시된 유엔 헌장 41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이 금융 등 각종 경제 제재에 이어 유엔 헌장 및 지난 3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워싱턴 고위소식통은 2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9일 발표된 안보리 언론성명은 기존 성명들과는 달리 유엔 회원국들이 경제·외교 관계 중단 등을 담은 유엔 헌장 41조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즉각 취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에 따라 미국이 세계 각국에 있는 자국 공관을 통해 주재국들이자 회원국들에 이에 동참할 것을 직접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유엔 헌장 7장에 포함된 41조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거나 침해하고, 침략 행위를 하는 나라를 상대로 회원국들이 경제 관계 및 교통·통신·전파 등의 완전한 또는 부분적 중단과 외교 관계 단절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42조에 명시된 군사행동과는 다른 조치이지만, 경제 및 외교 관계 단절은 회원국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비군사적 제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대북 제재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이 직접 나서 각국에 이 같은 제재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북한을 경제적으로는 물론, 외교적으로도 철저히 고립시켜 자금줄을 차단함과 동시에 정상적 국가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안보리 제재 이후 유럽과 중동, 동남아 등과 외교관계를 강화하려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안보리 결의안 2270호 이행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조치로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C) 입항 거부 및 화물 몰수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고려항공 기착지 축소 ▲몇몇 정부의 북한 여권 소지자 비자 발급 거부 ▲방글라데시·남아프리카공화국·미얀마 등 불법행위 연루 북한 외교관 추방 ▲대만의 북한산 석탄 금지 ▲몰타의 북한 노동자 비자 연장 중단 ▲몽골의 ‘편의치적’(선박을 자국이 아닌 제3국 등록) 북한 선박 등록 취소 및 캄보디아의 북한 등 외국 선박 자국 깃발 사용 금지 등을 거론했다. 외교관 추방 및 고려항공 기착지 축소 등 항공기 제재는 결의안 2270호에 처음 포함된 내용으로, 이에 대한 이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활동 제한을 받는 고려항공은 해외에서 일한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달러 현금과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운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유일의 국적항공사인 고려항공은 현재 중국 베이징과 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직항을 운항 중이다. 대북 제재 이후 쿠웨이트 노선과 방콕 노선은 중단됐다. 평양 순안국제공항으로 들어가는 외국적으로는 중국국제항공도 있다. 북한에 대한 외교적 고립은 5차 핵실험 이후 한·미 정부가 북한을 제재·압박하기 위해 함께 마련한 조치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2010년 이란에 적용했던 세컨더리 보이콧을 통해 2015년 이란의 핵프로그램 중지라는 항복을 받아낸 만큼 ‘이란식 제재’를 통한 해결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북제재 강화법(2월)에 이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6월)하며 이란식 제재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경제 관계 단절을 촉구한 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및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북한과의 관계를 축소하거나 아예 끊는 국가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은 이미 철저한 고립국가인 만큼, 외교적 고립에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나가 서울신문이랑 인연이 아주 깊지라. 대학교 1학년 때 문무대를 들어갔는데 서울신문에서 파란 눈 외국인 학생이 입소했다고 나를 대문짝만 허게 써줘붑디다. 그래서 나가 지금도 서울신문을 상당히 좋아허요.” 190㎝ 장신에 정말로 솥뚜껑만 한 손.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실린 전라도 사투리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듯하다. 지난 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실에서 만난 인요한(57)은 대뜸 벽에 걸린 붓글씨를 가리키며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地不如順天’(지불여순천). “기름지고 풍성한 땅은 순천만 한 곳이 없다”며 흥선대원군이 썼던 표현이다. 전라도 출신이라는 사실에 그렇게 자부심을 느끼고, 그렇게 소리높여 말하기로는 그만한 사람이 없을 성싶었다. 그는 기자를 만나서도 첫마디를 예의 “전라도 순천 촌놈 인요한입니다”로 시작했다. -“거짓으로 신고한 게 탄로 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 그냥 추방당하는 걸로 끝날까, 혹시 남조선 첩자로 몰려 정치범 수용소 같은 데 끌려가는 건 아닐까.” 1997년 1월 21일 중국 선양을 떠나 북한으로 들어가는 기차 안. 창밖으로 보이는 하얗고 차가운 풍경처럼 내 마음도 스산하기 그지없었다. 남한에서 의사로 일한다고 하면 못 들어오게 할까 봐 선양 주재 북한대표부에 ‘미국 거주자’라고 허위 신고를 해 겨우 방북 허가를 받은 터였다. 한참을 달려 북·중 국경인 압록강에 다다르자 강둑에서 북한 아이들 네댓 명이 드럼통에 불을 지펴 놓고 앉아 까르륵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의 시커먼 검댕도 지우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갑자기 왈칵 눈물이 솟았다. 순천에서 천둥벌거숭이로 지냈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했고, 북한에도 남한과 똑같이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데서 솟구친 가슴 벅찬 느꺼움 때문이기도 했다. -우리 집안은 1959년 전북 전주에서 내가 태어나자마자 순천으로 터를 옮겼다. 내 이름이 한국어로 인요한, 영어로 존 린턴인데 사람들은 내 영어 이름 ‘존’을 따서 ‘짠이’라고 불렀다. 어린 시절 매곡동 일대를 내 집 마당처럼 휘젓고 다녔는데, ‘매곡동 짠이’라고 하면 모르는 동네 사람이 거의 없었다. 생김새가 다른 서양 아이여서도 그랬지만, 워낙 동네 구석구석을 망아지처럼 훑고 다녔기 때문이다. -나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가문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더욱 분명한 내 정체성은 전라도 사람이라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순천 촌놈입니다”라고 하면 사람들을 웃겨 보려고 일종의 개그를 하는 걸로 생각하는 이도 없지 않지만, 그건 나의 진정성을 전혀 모르는 탓이다. -둘째 형 스티븐 린턴(인세반)은 진외조부의 이름에서 딴 북한지원단체 유진벨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일성 주석을 세 차례나 만났으며 대북 의료 지원에 앞장서 왔다. 셋째 형 제임스 린턴(인야곱)은 건축가로서 다양한 형태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형제가 이렇게 북한 지원 활동을 하는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는데, 아버지가 이 땅에서 했던 활동을 보고 자연스럽게 그 일을 우리의 숙명으로 인식하게 됐다. -우리 집안과 한국과의 인연은 동학농민혁명 이듬해인 18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 유진 벨이 27세의 젊은 나이에 조선으로 파송됐는데, 이분이 나의 외증조할아버지다. 그는 조지아 공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첫 출근을 하러 기차를 타고 가다가 ‘이것은 나의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선교에 뛰어들었다. 벨 할아버지는 광주와 목포 지역을 중심으로 교회와 학교를 짓고 병원을 열었다. 그의 사위 윌리엄 린턴은 선교와 의료를 넘어 항일운동에도 뛰어들었다. 3·1만세운동에 참여하고, 국제사회에 조선 독립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추방되기도 했다. 그분의 아들이자 나의 아버지인 휴 린턴도 부친의 뜻을 좇아 평생을 전라도 농촌과 도서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며 당시 심각했던 결핵 퇴치 운동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 -부모님의 가장 큰 고민은 우리들의 교육 문제였다. 형들은 순천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못했다. 아버지가 장로교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들어가 형들이 잠시 미국 학교에 다니게 됐는데, 그때 초등학교 3학년이던 형의 담임선생이 어머니를 불러 “이 댁 아이들의 영어 수준이 유치원생만도 못하다”고 한 데 충격을 받고서 한국에 돌아와 막내인 나는 학교에 보내지 않고 동료 선교사의 부인에게 일대일 개인지도를 받도록 했다. 그래서 나는 미국의 통신학교 교재를 이용해 영어, 수학, 사회 등을 배웠다. -열세 살 때인 1972년 9월 나는 커다란 가방 두 개를 들고 뜨거운 늦여름 햇빛을 받으며 대전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대전외국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처음으로 고향을 떠난 것이다. 대전외국인학교는 당시 대전대(지금의 한남대) 뒤편에 있었다. 학교생활은 지겹기 짝이 없었다. 대전외국인학교는 아주 엄격하고 보수적인 기독교 학교였다. 아마 사관학교 생도들보다도 지켜야 할 규칙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매곡동 짠이’ 시절만 해도 ‘크면 엿장수가 돼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맛있는 엿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가위질로 박자를 맞추는 저 직업은 얼마나 멋진가.’ 염소를 매어 두려고 박아 놓은 꼬챙이들을 뽑아서 엿장수에게 몽땅 가져다주고 엄청난 양의 엿을 얻었다가 혼찌검이 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생각이 바뀐 건 열 살 무렵이었다. 염소가 개에게 물려서 치료하는 과정을 고개를 받치고 지켜보는데, 당시 아버지 친구이자 내가 존경하던 장로 선생님께서 “불쌍하지? 염소도 이런데 돈도 없고 아픈 사람들은 얼마나 불행하겠니”라고 말씀하셨다. 그제야 비로소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됐다. 좀 더 나이를 먹고는 어머니 로이스 린턴(인애자)의 결핵 퇴치 사업을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을 완전히 굳혔다. 내 목표는 연세대 의과대학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조국인 미국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반쪽짜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미국 대학에 들어갈 것을 권했다. 나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 진학했지만, 생활이 영 편치 않았다. 어서 빨리 공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일단 한번 지내 보기로 아버지와 약속했던 1년간의 미국 생활이 끝나고 나는 미련 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1979년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등록했는데, 6개 레벨의 수업 중 나에게 맞는 단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글쓰기는 형편없는데 말은 너무도 유창하게 하니 어느 수준에 맞춰야 할지를 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1980년 연세대 의예과에 정원외 입학을 했다. 한국 나이로 스물두 살. 동기들보다 두어 살이 많았다. 나의 대학 입학은 한국의 신군부 독재와 함께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기나긴 박정희 시대가 끝났지만, 새로운 독재의 터널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몇 달 전 10·26이 터졌을 때 한국이 민주화를 이룰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해 5월 친구와 함께 남해에 놀러 가는 중이었다. 버스가 광주 근처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한 청년이 차에 올라탔다. 청년은 “여러분,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선량한 사람들이, 아주 많은 사람이, 계엄군에게 죽었습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여러분!” 그의 말은 두서가 없었지만 간절했다. 정든 고향 순천의 거리 역시 흉흉했다. ‘대체 무슨 일이 터진 거지?’ 조선대와 전남대에 다니던 친구들이 끔찍한 얘기를 들려줬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내 눈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광주에 갔다. 만약 검문에 걸리면 나는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이고, 한국인 친구는 나의 통역이라고 말하기로 했다. 광주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장례식장 같았다. 파괴된 도시, 분노로 일그러진 시민들의 얼굴. ‘왜? 그리고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나?’ 전남도청 앞 상무관에는 60구 정도의 시신이 안치돼 있었고 시신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수천 명 모여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확성기를 들고 “왜 내 아들이 국군의 총에 죽어야 했나요”라며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한 외신기자가 나를 보고는 통역을 요청했고 나는 흔쾌히 응했다. 이를 본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각국 기자들이 줄줄이 내게 통역을 부탁했다. 시민군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북으로 향해야 할 총부리가 남으로 향해 우리의 가족과 선량한 시민을 죽였다”며 분노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영어로 옮겼다. 또 외신기자들의 질문을 한국어로 전했다. 그 일 때문에 나는 신군부로부터 ‘권고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당시 문무대 입소를 자원하면서 간신히 추방을 면했다. -“요한아…빨리 순천으로 내려와야겠다…아버지께서…돌아가셨다.” 1984년 4월 어느 날 오후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나는 연세대 의대 본과 2학년이었다. ‘아버지가 위독하신 것도 아니고 돌아가셨다니.’ 아버지는 당시 짓고 있던 농촌 교회 건축에 쓰일 자재를 싣고 차를 몰고 오시는 길에 관광버스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관광버스 기사는 음주운전 상태였다. 사람들이 아버지를 부축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다행히 아버지는 의식을 되찾았다. 아버지는 계속 물을 찾았고 고통을 호소하며 진통제 주사를 놔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사는 큰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고 광주기독병원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당시 순천은 물론이고 서울의 몇 군데 큰 병원을 빼면 앰뷸런스가 없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울화통이 터졌다. 응급환자를 대하는 의료체계가 이렇게 엉성하다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8년이 흐른 1992년 나와 가족은 3200여만원을 밑천 삼아 ‘한국형 앰뷸런스’ 개발에 착수했다. 15인승 승합차를 광주에서 주문해 순천으로 옮겼다. 순천기독결핵재활원 앞에 차를 세워 놓고 목수와 용접공, 자동차 정비공을 불러 개조에 들어갔다. 환자를 눕힐 공간과 환자 머리맡에 의사가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침대 밑과 천장에 응급장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일이 착착 진행돼 1주일 만에 개조된 앰뷸런스를 완성했다. 처음으로 한국형 앰뷸런스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병원보다는 소방서가 인명을 구조하는 데 우선이라는 판단에 소방서에 줬다. 올바로 활용하는 방법도 미국 텍사스에서 응급구조 일을 하고 있던 외삼촌에게 도움을 청해 가르쳤다. 순천소방서의 앰뷸런스는 활동 첫해 1000회의 출동 건수를 기록했고, 이 중 62건은 앰뷸런스가 없었더라면 사망했을 사람을 구조한 출동이었다. 나는 내가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기틀을 다지는 일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1997년 1월의 첫 방북은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1996년 어머니는 40년 의료봉사의 공을 인정받아 삼성문화재단이 주는 ‘호암상’을 수상했다. 어머니는 상금 5000만원의 용도를 ‘북한에 앰뷸런스 기증’으로 지정했다. 한국에서 직접 북한을 지원할 방법이 없어 선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이름으로 기증하기로 했고, 그 실무 작업을 위해 들어갔던 것이다. 얼마 후 유진벨재단에 북한 보건성의 통지문이 날아들었다. 결핵 퇴치 사업에 나서 달라는 요청이었다. 북한에서도 이미 1970년대 결핵 환자가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1995~1996년 잇따른 홍수 피해와 1997년 가뭄으로 다시 결핵이 확산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결핵환자요양소를 방문해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약품을 분배하고, 검진차 사용 방법을 일일이 알려 주고 다녔다. -나는 4년 전 한국인으로 특별귀화를 했다. 어머니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하게 해서 ‘미국인’으로 살아왔지만, 2012년 정부에서 다른 나라 국적에 더해 ‘한국인’ 국적도 추가로 취득할 수 있도록 특별귀화제도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온돌방 문화’의 부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온돌방에서 어른들께 지식을 배웠고, 도덕을 배웠고, 소통을 배웠다. 남과 북, 동과 서, 진보와 보수. 지금 한국은 너무 찢어져 있다. 어린 시절 순천에서 가족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온돌방 아랫목이 너무도 그립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구한말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 선교사의 후손으로, 연세대 의과대학을 나와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1997년부터 29차례에 걸쳐 방북, 결핵으로 고통받는 북한 사람들을 돌봤으며 1980년대 ‘한국형 응급차’를 개발하고 보급시켜 당시 낙후된 국내 응급구조 시스템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 의술의 국제화를 통해 ‘의료 한류’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공로들을 인정받아 지난해 6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에 임명됐다. 1895년 한국에 파송돼 광주 수피아여학교·숭일학교, 목포 정명학교·영흥학교, 광주기독병원 등을 설립한 호남 기독교의 아버지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 선교사가 그의 진외증조부(친할머니의 아버지)다. 스물두 살 나이에 한국에 와 48년 동안 의료와 교육 선교 활동을 벌인 윌리엄 린턴(인돈) 선교사가 할아버지, 군산에서 태어나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600개가 넘는 교회를 개척한 휴 린턴(인휴) 선교사가 아버지다. ▲1959년 전북 전주 출생 ▲대전외국인학교, 연세대 의학과, 고려대 의학 석·박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재단법인 순천기독결핵재활원 이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위원·전문위원, 제4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2005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4년 홍조근정훈장
  • “5년 안에 美 대도시에서 인간운전 불법 시대 올 수도”

    “5년 안에 美 대도시에서 인간운전 불법 시대 올 수도”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할 경우 인간은 운전에서 ‘해방’될 것인가, ‘추방’될 것인가.  미국 시애틀 정보기술 업계 거물들은 주(州)간 고속도로(Interstate) 5호선의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 구간 150마일(약 240㎞)을 자율주행 승용차와 트럭, 버스 전용으로 만들자고 최근 획기적인 보고서를 냈다.  이 제안이 실현될지, 또 얼마나 빨리 실현될지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 입증과 함께 ‘사람 운전자’들이 이를 해방으로 느낄 것인지 아니면 추방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마드로나벤처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아마존닷컴의 이사인 톰 알버그와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을 지낸 크레이그 먼디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밴쿠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후원으로 열린 혁신 회의에서 발표한 이 보고서에 대해 블룸버그 닷컴은 “도발적”이라고 표현했다.  알버그는 “2년, 5년 아니면 10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대가 오는 만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밝혔다.“궁극적으로,자율주행 자동차가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우선 합승(carpool) 전용 차로에서 시작해 최종적으로 교통량이 많은 시간대엔 전 차로를 자율주행 자동차만 다닐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사람 운전자’ 차량은 평일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 사이 교통이 뜸한 시간과 주말에만 이 도로에 들어설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 2월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구글의 완전 자율주행 시험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운전자”로 인정했다. 이는 만일에 대비해 사람 운전자가 보조자로 ‘동승’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소프트웨어 운전자’가 운전하는 차량은 사람 운전자보다 더 빡빡한 일정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기존 도로로도 사람과 물자를 더 많이 수송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이 제안은 새가슴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처음엔 매우 논란이 많을 것이다.자율주행 차량 시대가 과연 올 것이냐,언제 올 것이냐에 대한 회의론이 당연히 제기될 것이고 이 제안이 가져올 각종 이득도 깨닫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이들도 거부 반응을 예상했다.그러나 “자율주행 차량의 확산과 보편화는 불가피하다”고 이들은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시애틀과 밴쿠버가 공동으로 검토에 나설 경우 구글,우버,포드,제너럴 모터스 같은 관련 기업들로부터 이 지역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 이 지역이 혁신의 최전선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미끼’도 흔들어 보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NYT “러시아 총선 여당 압승 비결은 푸틴의 철저한 정적 탄압”

    NYT “러시아 총선 여당 압승 비결은 푸틴의 철저한 정적 탄압”

     미국 언론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둔 최근 러시아 총선 결과에 대해 “러시아가 민주주의를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혹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손쉬운 푸틴 승리의 이면’이라는 사설을 통해 푸틴이 이제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도 의회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고 비꼬면서 경제침체와 서방의 제재, 그리고 시민 자유에 대한 탄압 등으로 야기된 일부 사회 불안에도 불구하고 압승을 거둔 배경에 의문을 나타냈다.  NYT는 이어 소련 붕괴 25년 만에 러시아는 권위주의 통치자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유일한 기능을 가진 가짜 의회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헌법상 야당이 정부를 비판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의회의 기능마저도 사라져 버렸다고 개탄했다.  신문은 푸틴이 대통령과 총리로서 17년간 집권하면서 반미 적대감, 대(大)러시아의 부활 등을 부추겨 국내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보다 큰 진실은 정적을 철저히 탄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의 정적들은 조직적으로 투옥, 추방되고 협박과 괴롭힘을 당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보리스 넴초프의 경우처럼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소수 야당후보는 정치적으로 결집할 수 없고 TV에도 나갈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기부자는 협박당하고 방해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총선 2주 전 러시아의 독립적인 여론조사기구인 레바다 센터가 집권당의 지지도 하락을 공표한 후 ‘외국 첩자’로 매도당한 사실을 언급했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유일한 방법은 투표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47.8%의 투표율은 소련 붕괴 이후 최저 수준으로 특히 모스크바를 비롯한 도시 지역에서 현저히 낮았음을 지적했다. 푸틴은 이에 따라 자신이 원하면 2018년에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때 러시아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수립하려던 러시아인들이 지금은 아예 밀려나거나 포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WSJ도 21일 ‘푸틴의 수치스러운 선거’라는 사설을 통해 겉으로 나타난 집권당의 압승과는 다른 러시아의 기만적 정치 현실을 꼬집었다.  WSJ은 우선 낮은 투표율은 정부가 12월 선거를 9월로 앞당겨 휴가를 떠난 많은 도시 유권자들이 투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선거 직전 선거구를 조정해 친여 성향이 강한 일부 농촌 지역을 도시 선거구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들은 지난 2011년과 같은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시위를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선거감시단체를 인용해 일부 지역에서는 친여 유권자들이 버스 편으로 동원돼 투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WSJ은 푸틴의 높은 국내 인기를 찬양하는 서방지지자들은 푸틴 인기의 실상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멕시코 다녀온 날 ‘反이민 공약’ 낸 트럼프

    멕시코 다녀온 날 ‘反이민 공약’ 낸 트럼프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고 비용은 멕시코가 내도록 하겠다. 불법 이민자들은 떠나라. 사면은 없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3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한 연설에서 최근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보였던 이민 공약에 대해 더욱 강경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불법 이민자 사면만 밝혔을 뿐 구체적 계획이 없다”며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등을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트럼프가 이날 밝힌 이민 공약 계획은 10가지다. 그는 한 시간여에 걸쳐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 설치 ▲불법 이민자 검거·석방 고리 단절 ▲외국인 범죄자 대상 무관용 적용 ▲불법 이민자 ‘피난처 도시’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이민개혁법 폐지 ▲신원조사 문제 국가 비자 발급 중단 ▲추방국가 수용 거부 시 재수용 중단 ▲‘생체인증 출입국 비자 추적 시스템’ 완성 ▲불법 이민자 일자리·복지혜택 악용 차단 ▲미국인의 이익 위한 새로운 이민시스템 구축 등을 역설했다. 트럼프는 특히 “대통령 취임 첫날 남쪽 멕시코와의 국경에 아주 크고 강하고 아름다운 거대한 장벽을 세울 것”이라며 “물론 멕시코가 장벽을 세우는 데 돈을 낼 것이다. 멕시코가 이 문제를 우리와 함께 풀어나갈 것이며 우리와 같이 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이민 공약 발표 몇 시간 전 멕시코를 전격 방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불법 이민과 무기,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자국 영토에 장벽을 설치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누가 장벽 비용을 댈 것인지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는 CNN에 출연해 “트럼프와 니에토가 45분간 만나 구체적 내용을 다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비용 문제 등) 협상보다는 대선 후보의 외교적 행보로 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니에토는 트럼프가 멕시코를 떠난 뒤 트위터에 “회동 초반에 멕시코는 장벽 설치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상반된 주장을 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가 니에토에게는 직접 말하지 않고 연설에서 결국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10가지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유세장을 찾은 지지자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이들 대부분은 백인으로, 트럼프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기 위해 취임 첫날부터 불법 이민자들을 내쫓겠다”고 강조하자 “유에스에이(USA)”, “트럼프”를 연호하며 그의 ‘미국 우선주의’ 이민 공약에 호응했다. 특히 트럼프가 연설 후 불법 이민자들의 살인·강간 등 범죄에 의해 희생된 가족을 둔 부모의 모임 ‘에인절 맘스’ 회원 10여명을 무대로 등장시키면서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들은 자신의 남편과 아들, 딸이 불법 이민자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한 뒤 “우리의 가정과 나라, 국경을 지키자. 11월 8일 나가서 꼭 투표하라”고 호소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의 이날 이민 공약 연설은 그의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집토끼’ 백인 노동자층 지지자들은 유지하면서 백인 지식인층과 흑인·히스패닉 유권자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손성진 칼럼] 언론인의 윤리

    [손성진 칼럼] 언론인의 윤리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호화 여행 파문을 보고 가슴이 조금이라도 뜨끔했던 언론인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경력 20년이 넘는 중견 언론인이라면 누구라도 외유성 취재를 한두 번쯤 다녀온 경험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백하건대 필자도 일선 기자 시절 여러 기자들과 함께 비행기, 호텔, 식사를 제공받으며 해외 취재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기업체에서 일체의 취재경비를 제공하는 게 관행이었다. (김진태 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다른 점이라고 하면 송 전 주필의 경우 접대의 내용이 관행을 뛰어넘는 초호화판이라는 것이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고 더 과거의 일이라는 점 때문에 도덕적 면책을 받겠다는 생각은 없다. 앞서 밝힌 대로 많은 외유성 취재 관행이 외환위기 이전에 있었던 과거의 일이라면 송 전 주필의 경우는 언론 정화 과정을 몇 번은 더 거친 후인 2011년, 최근의 일이라는 점이 좀 놀랍다. 영화 ‘내부자들’을 본 사람들은 송 전 주필의 사례를 보고 “그런 일이 현실에서도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법하다. 그 영화를 보고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제작자를 탓했던 언론인들도 할 말을 잃게 됐다. 겉으로는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으며 뒤로는 촌지를 챙겼던 부끄러운 시절이 언론에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언론은 여러 차례 자율정화 운동을 벌이며 구태를 벗으려 무던히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다.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론개혁을 주요 시책으로 추진했다. 1991년 ‘보사부 촌지 사건’은 촌지 추방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현금성 촌지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해외 취재도 언론사가 경비를 부담하는 쪽으로 차츰 바뀌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송 전 주필은 백번 천번 비난받아도 마땅하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권력이나 기업과의 유착은 구시대의 유물이 돼 가는 중이다. 감시의 눈이 한둘이 아닐진대 서민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호화 접대를 버젓이 받았다니 같은 언론인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언론계 내부에서는 “아직도 이런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송 전 주필의 사례가 단지 그에게서만 일어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싶다. 전체 언론이 매도당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 언론 정화나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이미 여러 언론사들은 내부 규정을 통해 골프를 포함해 과도한 접대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논란 끝에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을 거쳐 오는 28일 시행되는 김영란법은 또 한번 언론의 나쁜 관행을 몰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언론 문화가 대변혁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골프 접대는 물론 술 접대도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 언론이 반성해야 할 점들이 아직도 많다. 언어학자이자 정치 비평가인 노암 촘스키의 미국 언론에 대한 시각은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촘스키는 (미국) 언론이 겉으로는 ‘권력의 감시자’ ‘민주주의 보루(堡壘)’를 자처하지만 사실은 대기업-정부-언론으로 이어지는 단단한 3각 구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부패하고 타락해서는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기업이나 권력과의 유착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게 접대 관행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사건은 유착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접대 문화를 개혁할 계기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하다. 작금의 사태를 언론 길들이기 측면에서 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김영삼 정부 때나 노무현 정부 때도 언론개혁이라는 말만 나오면 그런 반발이 등장했다. 청와대의 깊은 속내를 알 길은 없다.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입법·사법·행정부에 이어 ‘제4부’로 불리는 언론은 그 자체가 하나의 권력이라고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언론의 자유와는 별개의 문제다. 언론 자유의 침해만큼 언론의 권력화 또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권력이 부패와 결합하면 그 부작용은 하나의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의 발전까지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궁지 몰린 트럼프의 변신…“불법 이민자 허용하겠다”

    궁지 몰린 트럼프의 변신…“불법 이민자 허용하겠다”

    45%… 한 달 만에 클린턴 역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 무슬림 막말 등 영향으로 지지율이 추락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달 여 만에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나 추이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유니비전, 버즈피드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히스패닉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시민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조건을 갖춘) 불법 이민자가 추방에 대한 공포 없이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빠르면 이번 주 중 이 같은 방안을 유세장에서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번 면담에서 구체적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불법 이민자의 체류를 합법화한다는 것이 골자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등 현 정부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일부 불법 이민자에 대한 구제 방안을 발표한다면 그동안 그가 주장해온 정책이 가장 크게 바뀌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진영의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CNN에 출연,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계속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결정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의 최근 변화는 무슬림 군인 가족에 대한 막말 이후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히스패닉·흑인 등 소수계 유권자를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최근 자신이 해온 막말을 “후회한다”고 언급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가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전략 수정이 대선 때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LA타임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지지율 45%를 얻어 43%에 그친 클린턴을 2% 포인트 차로 앞섰다. 트럼프가 지지율에서 클린턴을 누른 것은 지난 7월 CNN 여론조사 이후 거의 1개월 만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정책 전환이 ‘집토끼’인 백인 노동자층을 유지하면서 ‘산토끼’인 소수계를 붙잡을 수 있을지는 더더욱 미지수라고 평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처음부터 끝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네

    처음부터 끝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네

    정말 역대급 ‘말 많은 대회’였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열전 16일을 마감하는 22일(이하 한국시간)에도 낯 뜨거운 일이 있었다. 레슬링 자유형 남자 65㎏급 동메달 결정전 도중 판정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몽골 코치 둘이 심판에 항의하다 테크니컬파울을 얻어 메달을 놓치자 윗옷과 바지를 벗어 심판석에 던졌다. 결은 다르지만 몇 시간 앞서 남자 마라톤 2위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 팔을 들어 ‘엑스’자 모양을 만들었고, 기자회견장에서도 같은 동작을 해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란 지적이 나왔다. 릴레사는 자국 비밀경찰의 탄압에 저항하는 오모로족의 의지를 대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헌장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는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폐막식 중간에 진행된 시상식에서 그에게 은메달을 수여했다. 비슷한 사례로 메달을 박탈한 전례가 있는데 바흐 위원장은 어깨까지 두드리며 격려해 메달을 박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막 전부터 부실한 경기장 및 선수촌 준비, 지카바이러스와 수질 및 환경 오염 우려, 치안 부재 등으로 온갖 말들이 난무했던 이번 대회는 그러나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정부 주도로 조직적인 도핑(금지약물 복용)을 저지른 것이 확인된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 금지를 둘러싸고 IOC와 종목별 국제연맹의 의견 차 때문에 적지 않은 혼선이 있었다. 여기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중재로 사안이 꼬이기도 했다. 근본적으로는 IOC가 2020 어젠다의 하나인 약물 추방에 대한 명확한 프로그램과 일정에 대해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과 원활한 의견 조율을 못한 탓이 가장 컸다. 러시아 선수단은 육상 선수 87명 중 86명 등 당초 인원에서 110여명의 발이 묶이고 271명만 출전해 종합 순위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샘플을 더 오래 보관해 새로운 기법으로 조사하면 이번 대회 메달리스트의 박탈 사례가 늘어나 후유증이 상당할 전망이다. 대회 막판 미국 수영 선수들의 노상 강도 거짓말은 최악이었다. 주유소 시설을 파손하고 경비요원과 실랑이를 벌인 사실을 숨기려고 개최지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호주 럭비 대표팀의 주장 등 9명은 남자농구 호주-세르비아 경기를 좋은 자리에서 보려고 출입카드를 변조하는 파렴치한 짓을 벌였다. 초반 선수촌 성폭행과 성추행으로 고발된 선수도 있었고, 중반 다이빙 경기장 물빛이 녹조가 깔린 듯 녹색으로 변해 선수들이 기겁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최근 약초를 버무려 만든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에서 실제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산 정력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들 남사스럽다며 대놓고 관심을 표하지는 않지만 사실 정력제 관련 소식은 늘상 화제가 된다. 특히 북한 정력제는 이른바 ‘김일성 정력제’, ‘김정일 정력제’ 같은 수식어가 주는 묘한(?) 신뢰성 때문에 관심도 클 뿐더러 실제 중국을 비롯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한 탈북자는 “최고 존엄에게 바치는 정력제가 나쁠 리 없다는 순진한 믿음 때문에 짝퉁 정력제가 판을 친다”면서 “과학기술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미국산 ‘오바마 정력제’가 최고가 돼야 하지만 그런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전했다. 그러나 진품이라고 해도 이들 대부분은 약효나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에도 잘 알려진 북한의 대표 정력제를 살펴본다. 1. 천궁백화(天宮百花) 야생 삼지구엽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사실 여부를 알 순 없지만 조선시대 왕과 왕비, 후궁들이 사용했다고 해 ‘조선의 국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북한 조선부강제약회사가 제조하는 것으로, 성기능감퇴,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불감증, 무력증 외에 당뇨, 불임에까지 효능이 있다고 선전한다. “건강한 사람이 쓰면 새 힘이 솟고 사업의욕이 높아진다. 노인들이 쓰면 성욕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노쇠의 증상들이 현저히 경감되며 갱년기 여성들은 월경을 다시 하게 된다”는 게 이 약의 선전 문구다. 말린 삼지구엽초 1t에서 유효 성분이 딱 1g만 추출된다고 하는데 제조 과정을 자세히 알 방도는 없다. 북한이 이중간첩 원정화에게 독을 섞은 천궁백화를 주고는 우리 정보요원에게 이 약을 먹이라고 했지만 이미 깊은 관계(?)에 있던 원씨가 차마 이 약을 먹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항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2. 서각(犀角) 서각, 즉 코뿔소의 뿔도 북한에서는 정력제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에게는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한약재(?)이지만 북한은 서각 가루를 정력제라며 해외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원에나 있는 코뿔소가 북녘땅이라고 해서 한우처럼 흔치는 않을 터. 북한 역시 서각을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코뿔소 개체 보호를 위해 서각은 합법적으로 수출이 금지돼 있다. 이에 북한은 대사관 등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을 조직적으로 활용해 서각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은 공항에서 짐수색을 당하지 않는 특권을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판매한 서각의 수익금은 ‘통치자금’으로도 일부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지난해 5월에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북한대사관 소속의 한 외교관은 모잠비크에서 서각 4.5㎏을 밀거래하다 체포돼 곧장 추방됐다. 3. 가루지기 극단적인 네이밍이 돋보이는 제품. ‘변강쇠’와 관련 있는, 바로 그 가루지기다. 북한 정력제 중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한 제품으로 산삼을 주원료로 했다고 한다. 북한 조선장수문제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산삼 외에 녹용, 영지, 토사자, 달개비 등 ‘순수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일종의 자양강장제다. 연구소 측에서는 화학 합성물 덩어리인 비아그라와 달리 가루지기는 순수한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정력제라는 데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요즘과 달리 남북관계가 좋아 각종 교류·협력이 활발하던 때인 1999년에는 ‘북한의 제조 방법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루지기를 제조·시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으며 시판 당시 가격은 30포 30만원이었다. 현재 각종 쇼핑몰은 물론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등 양지에서는 거래되지 않는다. 4. 합마유(哈蟆油) 정말 이런 것까지 먹어야 되나 싶은 약재. 북방산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백두산기름개구리 암컷의 수란관(나팔관)을 말린 것이다. 개구리를 끈에 꿰어 하루쯤 말린 뒤 배를 갈라 뒷다리 가까이에 있는 수란관을 직접 채취해 모은다. 갱년기가 지난 여성이 합마유를 복용하면 월경을 다시 한다고하나 역시 확인할 길은 없다. 개구리가 더러운 시궁창이나 연못에 알을 낳아도 알이 별 문제 없이 올챙이가 되는 건 바로 합마유에 있는 항균 물질 때문이라고 선전한다. 김씨 일가가 먹는 합마유는 호위과학연구소라는 곳에서 따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 북한이 수출을 한다고 하는데, 중국 민간에서는 폐결핵, 성기능 개선 외에 산후조리에도 합마유를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중국에서는 백두산기름개구리를 장백산기름개구리라고 부른다. 5. 청춘1호 일명 ‘약초 비아그라’, ‘북한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인 ‘네오 비아그라 YR’의 내수용(?) 제품명이 바로 청춘1호다. 가루지기와 마찬가지로 역시 화학 결합물이 아닌 생약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이 제품의 설명서에는 “2차 이상의 성교시 발기 복귀시간이 15분 주기로 짧아 남녀가 원하는 대로 4~8회의 연속되는 성교를 실현할 수 있는 다회성기능부활제. 발기지속시간 24~36시간. 피로감은 1회 성교와 6회 성교가 같습니다. 피로가 회복되며 활력이 넘칩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외에 신장염, 간염, 관절염, 뇌동맥경화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만병통치약’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2006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청춘1호를 입수해 분석해봤더니 수은 등 중금속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해외에서도 거래되는데 가격은 한 알당 5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6. 자라피 말 그대로 자라의 피다. 피를 마시는 거다. 자라의 목을 자르며 나오는 피를 그냥 마시거나 술 등에 섞어 먹는다. 자라피는 한방에서 별혈(鼈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기력 회복 등에 쓴다. 김일성의 80세 생일에 김정일이 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자라 800마리분의 피를 바쳤다고 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북한의 유도 스타 계순희 선수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산삼과 자라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평양의 자라 공장(양식장)을 방문해 “공장이 어떻게 돼 이런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고 강한 질책을 한 적이 있다. 지난 7월에는 그 공장을 다시 방문해 “1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며 칭찬을 했다고 하니 김 위원장의 자라 사랑이 눈물겹다. 7. 체력활성 영양알 이것도 북한산 만병통치약이다. 유럽 등 해외 진출을 노리며 외국을 겨냥한 잡지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성기능 강화 외에 근육 강화, 학습 집중력 제고, 피로 해소, 멀미와 빈혈에 특효라고 소개한다. 불면증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성기능을 강화하면서 잠이 잘 오게 만드는 동시에 학습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하니 심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노년이 먹으면 정력이 세지고, 아이가 먹으면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고 광고를 한다는데 길거리 약장수들이 흔히 쓰는 카피 문구를 닮았다. 8. 동충하초(冬蟲夏草) 우리나라에서도 건강 식품 등에 널리 쓰이는 바로 그 동충하초다. 겨울에는 곤충 사체에 기생하다 여름이면 풀처럼 자라는 버섯이다. 김일성이 노년까지 즐겨 복용했다고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동충하초를 늘상 복용했는데 1978년 방북 당시 김일성을 만나 직접 동충하초를 소개했다고 한다. 이후 김일성은 동충하초 연구를 하부에 지시했고 김일성종합대학의 생물학과 교수 등이 나서 동충하초의 효과 등을 입증한 뒤에야 이를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충하초는 피로회복과 더불어 장기의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성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해외 근무로 北체제 허위성 알게 돼 ‘염증’…2014년 이어 작년에도 한국 귀순 줄이어

    17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가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과거 외교관들의 탈북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재작년 태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한국으로 귀순한 데 이어 에티오피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경제담당 외교관이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올해 들어서도 태 공사를 비롯한 북한 외교관들의 국내 입국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美 등 서방으로 망명도 앞서 1991년 5월에는 주콩고 북한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이던 고영환씨가, 1996년 1월에는 현철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의 조카로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3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현성일씨가 탈북했다. 2000년 10월에는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무역, 과학기술 참사관으로 일하던 홍순경씨가 한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으로 간 북한 외교관도 있었다. 1997년 8월에는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대사와 형 장승호 프랑스 경제참사관이, 1999년 1월에는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의 김경필 서기관 부부가 각각 미국으로 망명했다. 지난 7월 초엔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3등 서기관 김철성이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벨라루스로 출국한 뒤 서방으로 망명했다.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속에서 북한 외교관들은 체제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세력들이다. 입·출국 시 보안검색을 받지 않는 외교 행낭(파우치)을 활용해 지도부 상납 및 외화벌이용 마약, 금괴, 시가, 고급 양주 등을 밀수해 팔고 사치품이나 달러 뭉치를 북한으로 운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목돼 추방되기도 했다. ●“北체제 엘리트 출혈 일어나고 있다” 이렇듯 북한에서 외교관은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는 최고 엘리트 계층 가운데 하나다. 북한에서도 최고의 혜택을 받는 그들이 한국행을 택하는 것은 그만큼 체제에 대한 염증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교관들은 해외에서 장기 근무하는 동안 북한 체제에 대한 허위성을 알게 되고, 본국에 송환되면 심경의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 공사도 올여름 임기를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기로 돼 있었다고 한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외교관은 북한이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키워 온 엘리트 계층”이라며 “북한의 잇따른 외교관 망명은 북한 체제에서 ‘엘리트 출혈’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균열 커지는 김정은 체제… 北 엘리트 탈출 도미노 가능성

    균열 커지는 김정은 체제… 北 엘리트 탈출 도미노 가능성

    주영국 북한대사관의 ‘2인자’인 태영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우리나라로 귀순한 것은 북한 체제를 지탱해 온 ‘엘리트’들마저 등을 돌릴 정도로 김정은 체제의 균열이 커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해외에서 북한 지도부를 대리하는 최고위급 외교관의 탈북은 북한의 다른 엘리트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태 공사는 한국보다는 미국 등 제3국으로의 망명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남겨진 가족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외교관들의 귀순을 막기 위해 가족 중 한 명을 볼모로 국내에 남겨 놓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에 태 공사의 가족 등이 남겨져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태 공사가 탈북 동기로 밝힌 대로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제3국보다는 남한에 정착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태 공사의 탈북에는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770호 채택 이후 본격화된 대북 제재로 북한의 고립이 격화됐다는 사실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오찬간담회에서 “안보리 결의 5개월간 50여개 국가나 국제기구가 북한 외교관, 정부 인사, 상사, 무역 관련 기관 인사를 추방하거나 교류를 중단하거나 여러 형태의 압박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 이후 우리 외교 당국은 우간다, 쿠바, 불가리아 등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북 압박 외교’까지 이어 갔다. 이에 ‘국제사회 대 북한’이라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태 공사는 국제사회에서 어떻게든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외교관으로서 일종의 한계를 느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제재로 ‘돈줄’이 막히면서 북한 외교관들은 통치자금 충당을 위해 각종 불법행위에도 동원되고 있다”며 “엘리트로서 이 같은 현실에 염증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강도 대북 제재가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탈북 인원은 크게 증가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탈북자 수는 8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가 늘었다. 지난 4월 중국 소재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을 감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군 장성급 인사와 수학 영재 등 엘리트들도 줄줄이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최고위급 외교관인 태 공사의 귀순 소식까지 알려지면 해외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을 중심으로 북한 엘리트 사회의 동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 들어 고위급에 대한 처형, 숙청이 급증하면서 엘리트들의 충성심은 현저히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 4년간 숙청 또는 처형당한 간부는 80명에 달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한 체제가 과거보다 점점 내부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밝힐 수 없는 민감한 일들이 과거보다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 잇단 탈북 행렬을 ‘체제 붕괴’의 전조로 보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997년 북한 최고위층에 해당하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망명했을 당시에도 붕괴 조짐에 대한 관측은 많았지만 이후 탈북자 수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최근 약초를 버무려 만든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에서 실제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산 정력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들 남사스럽다며 대놓고 관심을 표하지는 않지만 사실 정력제 관련 소식은 늘상 화제가 된다. 특히 북한 정력제는 이른바 ‘김일성 정력제’, ‘김정일 정력제’ 같은 수식어가 주는 묘한(?) 신뢰성 때문에 관심도 클 뿐더러 실제 중국을 비롯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한 탈북자는 “최고 존엄에게 바치는 정력제가 나쁠 리 없다는 순진한 믿음 때문에 짝퉁 정력제가 판을 친다”면서 “과학기술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미국산 ‘오바마 정력제’가 최고가 돼야 하지만 그런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전했다. 그러나 진품이라고 해도 이들 대부분은 약효나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에도 잘 알려진 북한의 대표 정력제를 살펴본다. 1. 천궁백화(天宮百花) 야생 삼지구엽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사실 여부를 알 순 없지만 조선시대 왕과 왕비, 후궁들이 사용했다고 해 ‘조선의 국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북한 조선부강제약회사가 제조하는 것으로, 성기능감퇴,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불감증, 무력증 외에 당뇨, 불임에까지 효능이 있다고 선전한다. “건강한 사람이 쓰면 새 힘이 솟고 사업의욕이 높아진다. 노인들이 쓰면 성욕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노쇠의 증상들이 현저히 경감되며 갱년기 여성들은 월경을 다시 하게 된다”는 게 이 약의 선전 문구다. 말린 삼지구엽초 1t에서 유효 성분이 딱 1g만 추출된다고 하는데 제조 과정을 자세히 알 방도는 없다. 북한이 이중간첩 원정화에게 독을 섞은 천궁백화를 주고는 우리 정보요원에게 이 약을 먹이라고 했지만 이미 깊은 관계(?)에 있던 원씨가 차마 이 약을 먹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항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2. 서각(犀角) 서각, 즉 코뿔소의 뿔도 북한에서는 정력제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에게는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한약재(?)이지만 북한은 서각 가루를 정력제라며 해외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원에나 있는 코뿔소가 북녘땅이라고 해서 한우처럼 흔치는 않을 터. 북한 역시 서각을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코뿔소 개체 보호를 위해 서각은 합법적으로 수출이 금지돼 있다. 이에 북한은 대사관 등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을 조직적으로 활용해 서각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은 공항에서 짐수색을 당하지 않는 특권을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판매한 서각의 수익금은 ‘통치자금’으로도 일부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지난해 5월에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북한대사관 소속의 한 외교관은 모잠비크에서 서각 4.5㎏을 밀거래하다 체포돼 곧장 추방됐다. 3. 가루지기 극단적인 네이밍이 돋보이는 제품. ‘변강쇠’와 관련 있는, 바로 그 가루지기다. 북한 정력제 중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한 제품으로 산삼을 주원료로 했다고 한다. 북한 조선장수문제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산삼 외에 녹용, 영지, 토사자, 달개비 등 ‘순수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일종의 자양강장제다. 연구소 측에서는 화학 합성물 덩어리인 비아그라와 달리 가루지기는 순수한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정력제라는 데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요즘과 달리 남북관계가 좋아 각종 교류·협력이 활발하던 때인 1999년에는 ‘북한의 제조 방법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루지기를 제조·시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으며 시판 당시 가격은 30포 30만원이었다. 현재 각종 쇼핑몰은 물론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등 양지에서는 거래되지 않는다. 4. 합마유(哈蟆油) 정말 이런 것까지 먹어야 되나 싶은 약재. 북방산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백두산기름개구리 암컷의 수란관(나팔관)을 말린 것이다. 개구리를 끈에 꿰어 하루쯤 말린 뒤 배를 갈라 뒷다리 가까이에 있는 수란관을 직접 채취해 모은다. 갱년기가 지난 여성이 합마유를 복용하면 월경을 다시 한다고하나 역시 확인할 길은 없다. 개구리가 더러운 시궁창이나 연못에 알을 낳아도 알이 별 문제 없이 올챙이가 되는 건 바로 합마유에 있는 항균 물질 때문이라고 선전한다. 김씨 일가가 먹는 합마유는 호위과학연구소라는 곳에서 따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 북한이 수출을 한다고 하는데, 중국 민간에서는 폐결핵, 성기능 개선 외에 산후조리에도 합마유를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중국에서는 백두산기름개구리를 장백산기름개구리라고 부른다. 5. 청춘1호 일명 ‘약초 비아그라’, ‘북한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인 ‘네오 비아그라 YR’의 내수용(?) 제품명이 바로 청춘1호다. 가루지기와 마찬가지로 역시 화학 결합물이 아닌 생약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이 제품의 설명서에는 “2차 이상의 성교시 발기 복귀시간이 15분 주기로 짧아 남녀가 원하는 대로 4~8회의 연속되는 성교를 실현할 수 있는 다회성기능부활제. 발기지속시간 24~36시간. 피로감은 1회 성교와 6회 성교가 같습니다. 피로가 회복되며 활력이 넘칩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외에 신장염, 간염, 관절염, 뇌동맥경화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만병통치약’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2006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청춘1호를 입수해 분석해봤더니 수은 등 중금속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해외에서도 거래되는데 가격은 한 알당 5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6. 자라피 말 그대로 자라의 피다. 피를 마시는 거다. 자라의 목을 자르며 나오는 피를 그냥 마시거나 술 등에 섞어 먹는다. 자라피는 한방에서 별혈(鼈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기력 회복 등에 쓴다. 김일성의 80세 생일에 김정일이 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자라 800마리분의 피를 바쳤다고 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북한의 유도 스타 계순희 선수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산삼과 자라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평양의 자라 공장(양식장)을 방문해 “공장이 어떻게 돼 이런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고 강한 질책을 한 적이 있다. 지난 7월에는 그 공장을 다시 방문해 “1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며 칭찬을 했다고 하니 김 위원장의 자라 사랑이 눈물겹다. 7. 체력활성 영양알 이것도 북한산 만병통치약이다. 유럽 등 해외 진출을 노리며 외국을 겨냥한 잡지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성기능 강화 외에 근육 강화, 학습 집중력 제고, 피로 해소, 멀미와 빈혈에 특효라고 소개한다. 불면증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성기능을 강화하면서 잠이 잘 오게 만드는 동시에 학습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하니 심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노년이 먹으면 정력이 세지고, 아이가 먹으면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고 광고를 한다는데 길거리 약장수들이 흔히 쓰는 카피 문구를 닮았다. 8. 동충하초(冬蟲夏草) 우리나라에서도 건강 식품 등에 널리 쓰이는 바로 그 동충하초다. 겨울에는 곤충 사체에 기생하다 여름이면 풀처럼 자라는 버섯이다. 김일성이 노년까지 즐겨 복용했다고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동충하초를 늘상 복용했는데 1978년 방북 당시 김일성을 만나 직접 동충하초를 소개했다고 한다. 이후 김일성은 동충하초 연구를 하부에 지시했고 김일성종합대학의 생물학과 교수 등이 나서 동충하초의 효과 등을 입증한 뒤에야 이를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충하초는 피로회복과 더불어 장기의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성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독일 ‘위험한 난민 솎아내기’ 박차 가한다

    최근 잇따른 극단주의 테러에 노출된 독일이 난민 신청으로 유입된 이주민들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부 장관은 이주민들의 추방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테러 종합대책을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골자는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세력과 연계된 난민 등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이주민들을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솎아낸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독일 실정법을 위반하거나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난민 신청자들을 지금보다 훨씬 신속하게 추방할 사법 절차가 마련된다. 외국인 범죄자나 잠재적 테러리스트와 같은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인물을 누구나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당국에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데메지에르 장관은 난민 신청이 거부된 뒤 임시로 머무는 이주자들, 특히 가짜 신원정보를 제시했다가 발각된 이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S처럼 해외에서 전투를 벌이는 무장세력에 가담하는 이중국적자들에 대해서는 독일 국적을 박탈하기로 했다. 극단주의자를 골라내기 위해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처럼 이주민들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검열하는 방안도 안보대책의 하나로 도입하기로 했다. 유럽 전역에 걸쳐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웹사이트인 이른바 ‘다크웹’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채용도 늘린다. 데메지에르 장관은 연방 경찰 인력 3천250명을 포함해 국가 안보 관련 일자리 4천600개를 추가로 창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이 같은 긴급대책은 최근 극단주의를 추종한 난민 신청자들이 잇따라 잔혹 행위를 저지르면서 입안됐다. 지난달 독일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주자가 통근열차에서 도끼를 마구 휘둘렀고 시리아 출신 이주자는 음악축제장 근처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렸다. 이들 사건 모두 IS가 배후를 자처해 독일도 극단주의 테러의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데메지에르 장관은 “누구도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할 수 없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해야 한다”며 대책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나치 전체주의 영향으로 중앙집권과 정부 감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중앙정부 권한이 제한됐던 독일에서 정부가 정보 수집력을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범죄자로 의심되는 환자 정보를 정부에 제공하지 않은 의사를 처벌하는 안을 독일 정부가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독일에서는 나치 시절 의사들이 범죄에 연루된 경험 때문에 의사가 환자 개인정보를 기밀로 유지해야 한다. 이에 데마지에르 장관은 “정부는 환자를 보호하는 원칙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의사들이 환자가 위험한 인물이거나 범죄를 저지를 것 같다고 판단하면 정부에 알려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주자들의 최근 테러는 난민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쳐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정치적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 이주한 외국인은 역대 가장 많은 110만명에 이르며, 독일 정부는 난민 신청 44만2천건을 접수했다. “이민자들이 독일 사회에 잘 동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포용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이들 테러를 기점으로 12% 포인트나 깎였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다수당인 기독민주당(CDU)은 테러 여파로 내년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편 무슬림 여성의 얼굴을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거나 이중국적 제도를 전면 폐기하자는 제안은 이번 종합대책에서 제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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