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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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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커지는 中·日 갈등] 中 ‘핵융합로 미끼’ 日압박

    중국과 일본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일본이 프랑스와 경합 중인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와 중국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철도 사업자 선정작업도 일본측에 부정적으로 돌아서는가. 두 사업 다 열쇠를 쥔 중국은 느긋한 반면,일본은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채 끙끙 앓는 형국이다.중국은 이를 센카구(尖閣·중국명 댜오위타이 군도)열도 영토분쟁과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신사참배 중지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총 120억달러(약 14조원)가 투자될 ITER 프로젝트는 미국 일본 러시아 EU 중국 한국이 참가하는 국제프로젝트로 비용분담 합의는 끝났고,원자력발전소 대신 핵융합 기술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기술 개발 목적의 실험용 원자로 건설사업이다.건설부지 선정을 놓고 일본과 프랑스가 경합하고 있다.지지분포는 팽팽한 균형 상태다.한국과 미국은 일본을,러시아는 프랑스를 각각 지지하고 있어 중국의 선택이 사업의 향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태에서 일본은 유럽연합(EU)과 최근 ITER 부지 선정을 둘러싼 협상에서 실험로와 다른 시설을 분리,건설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이견 해소에 실패했다.이에 따라 일본으로서는 중국측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태이지만 양국 긴장은 속절없이 높아가 애태우고 있다. 중국 대륙의 대동맥이 될 베이징∼상하이간 1300㎞에 달하는 고속철도 공사 사업권은 일본의 신칸센과 프랑스의 TGV,독일의 ICE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중국은 1998년 기본계획을 확정한 이후 차일피일 선정을 미루며 경쟁을 유도했다. 이 사업은 총수주액 160억달러(약 18조원)라는 점에서 매력을 끈다.게다가 중국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자기부상식이 아닌 레일방식으로 전국에 1만㎞에 달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어 이 사업 수주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고속철도 및 ITER’ 사업 앞에서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중국은 일본 압박 카드로 당분간 활용할 전망이다.실제로 빠르면 올해 안에 고속철도 사업자를 선정할 중국은 중·일갈등 와중에도 여전히 “신칸센이 지진과 산악지형에 강해 경쟁력이 있다.”는 미끼를 던지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日 ‘커가는 중국’ 견제

    일본과 중국이 아시아 주도권을 둘러싼 미묘한 라이벌 의식으로 인해 긴장의 파고를 높여가는 기류다.특히 일본정부가 3년 연속 중국에 제공하는 엔화 차관을 삭감할 것으로 10일 알려지면서,일본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반면 순수한 경제적 측면에서는 피차 경쟁 속의 협력관계라는 현실을 인정,공생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온다.양국 관계는 한마디로 “정치적으론 차갑지만,경협분야에선 뜨거울 수밖에 없는” 계륵과 같은 관계로 압축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신사참배로 양국관계 악화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일본 정부가 올해 중국에 제공할 엔화 차관을 작년 대비 20%정도 감소한 970억엔(약 1조원)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대중국 엔 차관은 2000년 2144억엔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중국에 대한 엔 차관을 줄이기로 한 것은 정부개발원조(ODA) 예산이 축소되기도 했지만,고도성장을 지속하며 유인우주비행에 성공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셈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실제로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중국이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는가 하면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 유치국으로 일본의 경쟁 상대국인 프랑스를 지원하는 데 대한 반감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중국이 일본의 텃밭으로 인식했던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서 화교자본을 앞세워 급격히 시장잠식을 하는 것도 신경쓰는 기류다. 물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취임 후 4년 연속 참배하고 향후 매년 참배 방침을 밝히자,중국이 고이즈미 총리의 중국방문을 거부하는 등 정치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엔 차관 삭감이 이뤄져 양국관계 악화설로 비화된 측면도 있다. ●‘그래도 서로 절실한 상대다’ 일본 내에서는 중국이 경제나 과학,군사적 측면에서 급성장하면서 ‘중국 위협론’이 비등하기도 했지만 우파성향인 산케이 신문은 최근 “일본 경제회복을 위해 중국시장이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정부로선 10년만에 맞이한 일본경제 회복의 원동력인 수출 부문에서 중국시장 의존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160억달러(약 19조원)가 소요될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철 사업자 결정시 신칸센 방식 채택에 아직도 미련을 두고 있다.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이 4월3일 중국을 방문,북한 핵문제와 일본인 납치문제 등 양국간 현안을 협의하기로 한 데서도 일본정부의 이같은 기류가 엿보인다. 중국 내에서도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옛 일본군 독가스 피해사고 등으로 반일감정이 젊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다.하지만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은 현 단계에서 일본,미국과 같은 발전된 나라의 자금과 기술 등이 필요하다.”면서 감정보다는 전략적 이익 우선을 강조한다. 중국 내에서도 고속철의 경우 고위당국자들이 대일 견제 차원에서 프랑스 테제베 채택설을 흘리고 있긴 하다.그러나 지진과 산악지형에 강하다는 이유로,기술 이전을 전제로 해 신칸센을 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美, 이란제재 잠정 완화/양국 관계개선은 불투명

    |워싱턴·밤(이란) 연합|미국 정부는 이란의 지진 참사 구호 활동을 돕기 위해 구호단체 등의 대 이란 지원과 관련된 제재 규정을 잠정적으로 완화했다. 미국은 또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을 대표로 한 고위급 공식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며,현재 이란 정부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지난달 31일 “비상사태인 만큼 구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부터 90일간 지속될 이같은 포괄적 제재 완화 조치는 미국 기업들과 국민들이 구호에 이용되는 기금을 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해 취해졌다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 국제개발처(AID)나 비정부기구(NGO) 등이 구호에 필요한 운송장비,위성전화,라디오와 개인용 컴퓨터 등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가 추가로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미국의 제재 완화로 두 나라는 일단 관계 개선을 위한 기초는 마련한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조치가 실제 관계 회복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쪽에서 “긍정적 움직임” “새로운 움직임” 등을 거론하며 관계 개선 가능성을 흘리고 있지만,이란은 잠정적인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환영하지만 이란에 대한 제재가 완전히 철폐돼야 새로운 양국 관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구호 활동을 내세운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완화로 그동안 냉랭했던 미·이란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은 시동이 걸렸으며,향후 3개월간 양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에 따라 관계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란 당국은 1일 밤 시의 건물잔해 속에 갇혀 있는 생존자 구호활동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 전쟁도 지진도 신의 뜻 새해엔 화합과 평화를/서울 이슬람 중앙성원 송년풍경

    12억 이슬람 신도에게 2003년은 ‘불운과 불행의 해’였다.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시작된 한 해는 7만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란의 대지진으로 마침표를 찍고 있다. 한국 사회도 이라크 현지 근로자의 희생과 파병 논란 등을 겪으며 이슬람권에서 발생한 위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70년대 ‘중동특수’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갈등과 분쟁의 해’를 마감하는 국내 모슬렘은 “살람 알레이 쿰.”(당신께 평화가 깃들기를)이란 인사말을 나누며 새해에는 화합과 평화가 이뤄지기를 기원하고 있다. 30일 국내 이슬람교의 ‘본산’격인 서울 한남동 이슬람교 중앙성원을 찾은 터키인 후세인(41·사업가)은 “전쟁도 지진도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면서 “그저 하나님 가르침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삶”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갈등·분쟁 대신 평화를” 11년째 중앙성원에서 ‘이맘’(예배집전자)으로 봉직중인 이행래씨는 이같은 모슬렘의 태도를 ‘정명(定命)’이란 말로 설명했다. “코란에 따르면 모든 재앙은 하나님의 뜻입니다.하지만이것은 ‘체념’과 다릅니다.불행을 개인이나 집단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지요.이를 통해 고통과 슬픔을 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주마’(주일예배)가 열린 지난 26일 오후.성원에서 만난 대부분의 모슬렘은 ‘평화’와 ‘형제애’를 강조하는 이슬람이 한국인에게 호전적이고 가부장적인 종교로 인식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파병은 피를 부를 것” 이날 모인 모슬렘은 600여명.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부터 사업가,학생 등 이들의 직업은 피부색과 언어만큼이나 다양했다. 한국이슬람교 중앙회 이주화 선교국장은 “지역 특성상 인근 대사관 직원과 사업가가 많지만 2∼3개월 전까지 서울 주변의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모슬렘이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과 달리 젊은 모슬렘 중에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집회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지난 4월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반전집회에는 중앙성원에출석하는 모슬렘 10여명이 반전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참석했다. 튀니지인 모즈(23·서울대 회계학과 3년)는 “유엔이 아닌 미국의 요청으로 군대를 보내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한국군은 무고한 이라크인의 피를 군복에 묻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도수 10만…젊은층에선 ‘이슬람 배우기’ 그럼에도 국내 모슬렘은 한 가지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이슬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배우려는 젊은이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이행래 이맘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이슬람 문화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고조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파병문제가 불거지고 반전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면서 이슬람의 참모습을 체험하고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자주 성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 하타미 대통령 “사망자 4만 안팎”

    |케르만(이란) AFP DPA 연합|모하마드 하타미(사진) 이란 대통령은 30일 남동부 케르만주 밤시 지진 사망자수를 4만명 안팎으로 추산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진 사망자수가 4만명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5만명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하타미 대통령은 또 미국의 이란지진 참사 인도 지원은 환영하지만,미국의 이번 지원이 미·이란 관계를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하타미 대통령은 “이란은 미국의 인도적 지원에 매우 감사하고 이를 높이 평가하나 인도적 지원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구호팀 파견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폭넓게 나돌고 있는 데 대해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할 몇가지 문제가 있으며 접근 방법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된 후에 새로운 논의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이란이 핵에너지 프로그램 사찰을 수용하고 미국이 대지진 발생 후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서는 등 양국 간 대화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신문은 이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미국은 이란이 최근 몇 달 간 ‘고무적인’ 조치를 취함에 따라 대화의 문호를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이란 지진 사망 최대4만명 추정

    이란 남동부 고도(古都) 밤을 강타한 강진의 피해는 28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가 2만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매몰자가 4만명에 이르러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근 케르만주의 아크바르 알라비 주지사는 실종자들의 생존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어 사망자가 최고 4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알라비 주지사는 인구 8만명 도시인 밤의 70% 이상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구조작업 중인 이란 혁명수비대측은 지금까지 1만구 이상의 시신이 수습됐고 구조된 생존자는 150여명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사고 이틀이 지나 건물더미에서 추가 생존자를 찾아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혁명수비대는 밝혔다. 현재 국제지원속에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추운 날씨와 식수부족 등으로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지에서 활동중인 구호요원들은 텐트,담요,음식이 턱없이 부족해 수만명의 부상자와 이재민이 영하의 거리에서 떨고 있어 외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국제적십자와국제적신월사는 이란 지진피해자들에 대한 구호자금이 향후 6개월간 1230만달러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영하의 날씨속 텐트도 없이 떨어 28일 현재 미국을 비롯해 일본,터키,러시아,스페인,영국 등 모두 21개국이 구조대를 파견했고 구조장비,의약품,식량이 속속 현지에 도착하고 있다.미국은 본토에서 구조요원 200명과 구조견을 급파했고 6만 7500t의 의약품을 쿠웨이트를 통해 긴급공수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대통령은 27일 긴급회견을 통해 이란 독자적으로는 구조작업이 불가능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이란은 그러나 이스라엘의 지원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28일 새벽 구호품을 실은 미국의 C130허큘리스 수송기가 케르만주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일본은 자위대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지시 아래 항공자위대와 육상자위대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앞서 27일 77만달러의 긴급 무상협력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유럽연합(EU)은 27일 밤 긴급 구호 지원자금을 당초 배정했던 80만유로에서 320만유로로 4배까지 증액했다.순번 의장국인 이탈리아가 EU구조단을 지휘해 구조단 파견,임시 병동과 천막 설치,난방과 용수 공급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추위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도시 전체가 진흙벽돌로 지어진 탓에 리히터 규모 6.7의 강진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더욱이 모두가 잠든 시각인 새벽 5시 즈음에 지진이 발생해 시민 대부분이 탈출할 기회조차 없이 진흙벽돌과 함께 매몰돼 버렸다. ●세계 최대 진흙성채도 사라져 폐허속에 매몰된 부상자들은 불빛 한 점 없는 어둠과 추위 속에서 구조의 손길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알리라는 이름의 남자는 “친척 17명이 건물 밑에 깔려 있다.빨리 꺼내지 않으면 곧 죽는다.”며 삽으로 잔해를 파헤쳐보지만 힘이 미치지 않자 절규하며 괴로워했다. 밤시는 페르시아제국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대 유산의 보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에 올라 있다.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유적 90% 이상이 파괴됐다.특히 2000년 전에 진흙벽돌과 밀짚,야자수 등으로 지어진 세계 최대규모의 진흙 성채도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유네스코는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이란 정부에 유적조사팀을 파견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복구팀 파견을 서두르고 있다. 강혜승기자·외신 1fineday@
  • [씨줄날줄] 밤의 성채

    아프가니스탄에 있던 바미안 대불은 세계 최고 불상이었다.바미안 대불은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150㎞ 지점에 있었다.1.4㎞에 걸쳐 펼쳐진 거대한 암벽에 1000여개의 석굴이 파여 있고 동쪽과 서쪽 끝에 각각 38m와 55m 높이의 대불이 세워져 있었다.바미안 대불은 소중한 인류의 문화유산이었다.그 바미안 대불이 2001년 3월 폭파됐다.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충격 속에 그 대불이 폭파되는 장면을 TV로 봤다.이슬람 원리주의자인 탈레반 정권이 바미안 대불을 파괴했다. 국제사회는 바미안 대불을 파괴하지 말라고 탈레반 정권에 압력을 가했다.그러나 탈레반 정권은 국제적 압력을 무시하고 반문명적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신의 피조물 조각상에 강한 터부를 갖고 있다고 한다.문화유산의 파괴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는 문화재의 조직적인 약탈이다. 아프가니스탄 뿐만이 아니라 이라크의 많은 문화재들도 피해를 입었다.1991년 1차 걸프전과 최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수만점의 문화유산들이 파괴되거나 약탈됐다.이라크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로 인류문화유산의 보고다. 문화유산은 자연재해에 의해서도 파괴되어 왔다.이란 밤시의 대규모 지진으로 2000년 역사의 페르시아 유적이 크게 파괴됐다.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1200여㎞ 떨어진 밤시는 페르시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고도(古都)다.‘진흙의 도시’로 유명한 밤의 대표적 문화유적은 성채다.사막 한 가운데 자리잡은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붉은 진흙 성채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진흙벽돌 성채다.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던 성채가 지진으로 대부분 붕괴됐다. 인류의 진흙건축 유적 중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지진으로 파괴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일본에서도 지난 1995년 지진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교토(京都)의 사찰을 비롯,많은 문화재들이 피해를 입었다.그러나 일본의 피해는 다행히 크지 않았다.일본은 지진에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으나 이란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밤의 진흙 성채는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알려졌다.고고학을 전공하는 이란 학생 레자 후세이니(25)는 “우리의 역사를 잃었다.”고 말했다.문명화 시대에 세계의 문화유산들이 잇달아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美·이란 관계 개선되나?/美, 구호에 가장 적극적… 고위급 접촉 가능성

    2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 지진을 계기로 미국·이란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02년 북한,이라크와 함께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과 함께 구호의사를 밝힌 지 하루만에 쿠웨이트의 미군 기지를 출발한 미 군용기 허큘리스 C130이 구호·의약품과 구호요원을 싣고 28일 새벽 케르만에 도착했다.미 군용기가 이란 땅을 밟기는 지난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사건 이후 24년만이다. 양국 정부는 인도적인 지원일 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미국의 대 이란정책의 변화와 함께 이란의 대외개방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27일 유엔본부의 모하메드 아자브 자리프 이란대사에게 이례적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과 인도적 구호계획을 논의했다. 루 핀터 미 국부무 대변인은 “인도적 구호 결정이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에 변화를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런저런 추측에 못을 박았다. 미국은 지난해 6월 2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란 지진 때는 유엔을 통해 30만달러를 간접 지원했을 뿐이다. 따라서 미국이 이란과는 중립국인 스위스를 통해 연락을 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미국·이란 고위급의 직접 접촉은 부시 행정부의 대 이란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이란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개혁파의 선두인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27일 TV에 출연,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1990년 3만 7000여명이 숨진 지진 당시 국제사회의 지원 손길을 단호히 거절했던 것과는 구분된다. 2001년 재선에 성공한 개혁파 하타미 대통령은 이번 지진 처리를 통해 대외개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미국 및 국제사회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부시 행정부가 이란의 원전 건설 등을 이유로 핵무기 개발의혹을 제기하자 하타미 정부는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이어 지난 18일 핵확산금지협정(NPT) 부속의정서에 서명해 대미 관계개선에 앞서 걸림돌의 일부를 제거한 바 있다. 24년간 얼어붙었던 미국·이란관계가 해빙될지 ‘지진 정치학’에 관심이 쏠린다. 김균미기자 kmkim@
  • 세종기지 연구활동/ 88년 설립… 빙하등 환경변화 연구

    세종과학기지는 남극에서 가장 큰 섬인 킹조지 섬과 넬슨 섬에 둘러싸인 맥스웰 만 연안에 1988년 설립됐다.정확한 위치는 서울로부터 1만 7240㎞ 떨어진 남위 62도,서경 58도에 있다.기지 주변에는 미국 등 12개국의 과학기지들이 밀집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6년 11월 세계 33번째로 남극조약에 서명한 국가가 되면서 기지를 설립한 뒤 해마다 20여명의 남극연구단을 파견하고 있다. ●첨단 연구·탐사 시설 완비 연면적 2820㎡의 12개 연구동에는 늘 연구·지원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이들은 체류 기간을 달리해 교대하고 있다.시설로는 생물해양연구실,지질지구물리연구실,식당과 휴게실 등이 갖춰져 있다.물이 귀한만큼 20t의 저수탱크도 중요 장비.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오폐수 처리기도 완비했다.또 대형 송신안테나가 있는 지진파관측동 등이 있으며 휴게실에는 노래방 기기와 운동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활발한 연구활동 남극은 문명과 떨어진 혹독한 자연환경 때문에 각종 오염이 지구상에서 가장 적은 곳이다.따라서 모든 과학 분야에 대한 천연의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남극의 얼음은 지구의 생성 및 변화에 대한 중요한 연구자료를 제공하는 ‘냉동 캡슐’로 불린다.또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의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파악하고 예측하는데 남극권은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연구원들은 세종기지에서 연구를 시작한 이후 ▲극지 환경변화 모니터링▲해양생물 자원 및 생태계 변화▲지질환경 및 자원 특성▲빙하 및 대기환경▲고해양 및 고지구 연구▲해저지질 조사 등의 연구를 수행,상당한 업적을 국내외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연구진은 빙하와 고층 대기의 온도감소 등도 연구한다.극지 생물 자원량도 주요 연구 대상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한국조사단 노렸나/정부 “사전메시지 없어 아닐것” 대사관 입주…가능성 배제못해

    우리 국회 이라크 조사단이 묵고 있는 바그다드 팔레스타인 호텔에 대한 로켓포 테러가 발생하면서 혹시 테러단체가 한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는 “아닐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호텔 내에 우리 정부의 임시 대사관이 입주해 있고,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영국 영사관 건물에 대한 대규모 폭탄 테러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때맞춰 발생하는 등 테러가 미국의 동맹국 또는 주변국을 겨냥하고 있어 그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측 숙소를 겨냥하진 않아” 이광재 외교통상부 아중동 국장은 “일단 우리 정부를 겨냥한 테러단체들의 어떤 사전 경고 메시지도 없었고 이라크 내에서 한국 대사관이나 조사단의 위치가 알려지진 않았다.”면서 “우리를 겨냥했으면 우리가 묵고 있는 층을 알아내 집중 폭격하지 않았겠느냐.”고 관측했다. 이 호텔에 주로 묵고 있는 사람들이 서방 언론 기자들이고 미국 벡텔사 등 기업의 비즈니스 맨이란 점에서 이들을 겨냥했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손세주 주 이라크 대리 대사는 외교부에 “테러 공격이 16층에 집중됐고 우리 조사단 등은 그 아래층에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 국장은 최근 이라크 남부의 나시리야에서 발생한 이탈리아군 대상의 테러 등을 볼 때,심리전 차원에서 바그다드 시내에서 가장 안전한 팔레스타인 호텔을 공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이라크에 안전지대는 없다는 사실을 알리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아프가니스탄 주재 한국 대사관에 알 카에다 요원이 자살 테러를 할 것이라는 첩보가 나와 대사 등 공관원들이 인접국으로 피신하는 등 정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회와 국방부 비상 국방부와 국회 및 정치권 등은 이날 현지 상황과 조사단의 안부 등을 확인하느라 긴박하게 움직였다. 국방부는 일단 인명 피해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향후 우리 정부의 파병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집무실에서 국회에 파견나와 있는 국방부 연락단장으로부터 호텔 피격사실을 처음 보고받았다.박 의장은 비서진과 대책을 논의하고 현지와 통화를 시도하는 등 조사단의 안부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김수정 박정경기자 crystal@
  • [맛 에세이] ‘한국産’ 와인을 기다리며

    지난 11일에는 가는 곳마다 빼빼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더군요.빼빼로는 롯데제과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업체도 여러 곳이고,심지어 제과점에서도 빼빼로 모양의 초콜릿을 만들어 팔더군요.아이들은 친구들한테 준다고 한 봉투씩 사다 나르고….언젠부턴가 이름 붙은 날들이 다가오면 지갑을 열어보게 됩니다.근래들어 생긴 날들은 돈이 아니면 해결이 안 되네요.그래도 이런 날 덕분에 맘속에 간직하고 있던 감정들을 표현하고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으니 뭐 그리 나쁘게만 봐지진 않네요. 내일도 이름 붙은 날이지요? 11월 세 번째 목요일.바로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보졸레에서 갓 수확한 포도로 담근 올해의 와인을 세계가 동시에 여는 날입니다.대한항공에서는 전세기를 따로 준비해 우리나라와 일본에 판매할 보졸레누보를 실어날랐다지요? 보졸레누보가 맛으로 유명한 와인은 아니었거든요.그해 수확해 숙성 중인 포도주의 맛을 가늠해보기 위해 시식용으로 만들었는데,빨리 변질된다는 단점 때문에 보졸레 포도주 조합에서 ‘보졸레 방금 도착,빨리빨리…’라고 쓴 수 천장의 포스터를 파리 시내 카페 창문에 붙였고 새것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 먼저 마시기 경쟁이 붙은 것이 보졸레누보 마케팅의 시작이라네요.이게 프랑스에서 유럽으로,일본으로,다시 우리나라로… 아시겠죠? 최근 몇년 새에 보졸레누보가 신문·방송에 오르내리면서 유명세를 타자 친구들이 저에게 묻더군요.‘보졸레누보가 맛있니?’하고 물으면 ‘묵을수록 좋은 게 친구와 와인이라는데 담근 지 60일이 채 안된 와인에서 무슨 맛을 기대하겠느냐,그저 즐겨라.’가 저의 답입니다. 보졸레 누보 얘기를 하다보니 경기도 안성에서 한국의 와인을 만드느라 6년째 씨름하고 계시는 켄킴(Ken Kim)씨가 생각나네요.미국 캘리포니아에 자신의 와이너리를 두고 켄킴이란 브랜드로 소량의 와인을 만드는 분인데,안성 포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와인을 만들고자 홀로 안성에 와서 포도밭을 누비고 있죠.거기서 나온 켄킴 와인을 마셔봤는데,아직 맛이 익지는 않았더군요. 와인다운 맛이 나려면 앞으로도 4∼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데,켄킴씨는 이 와인을 내놓을 만해지면 안성 바우덕이 축제와 연결시켜보겠다는 마케팅 플랜을 갖고 계셨습니다.괜히 미안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같은 기후대에 있으니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와인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런 생각조차 안 해보고 그저 프랑스·이탈리아·미국·호주 와인들만 좇아다닌 것 같아서요.그저 몇 년 후에 ‘켄킴’ 와인이 제 모습을 갖추고 나왔을 때 우리도 보졸레 사람들처럼 즐겁고 신나는 마케팅을 기획할 때 한수 거들겠다는 약속을 이렇게 해봅니다. 신 혜 연 월간 favor 편집장
  • ‘119 국제 구조지도자회의’ 오늘부터 사흘간 서울서 개최

    미국 등 23개국 56명의 대표가 참가하는 ‘119 국제 구조지도자회의’가 17일부터 사흘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행정자치부와 UN 산하 국제구조자문단(INSARAG)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개막 첫날에는 국제구조자문단 지역그룹 및 운영위원회 활동 보고,터키·알제리 지진 관련 토론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8,19일에는 한국 119구조대 대표의 ‘국제구조활동과 문화적 민감도’를 비롯,아이슬란드의 ‘붕괴건물 구조’,미국의 ‘구조대 능력 검증 개념’,독일의 ‘매몰자 구조를 위한 화약사용’,일본의 ‘구조지도자의 역할’ 등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난 88년 아르메니아 지진 이후 대규모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유엔 산하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소속으로 각국의 재난대응 관련자 기구인 국제구조자문단이 결성됐다.”면서 “또 지난 96년부터 국제구조지도자회의를 열어 현장활동지침을 마련하고,각국 구조대간 교류 및 정보 교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opark@
  • 피터 셰퍼 /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극작가 그의 명작 2편 국내서 만난다

    ‘아마데우스' 20년만에 재공연 극작가 피터 셰퍼의 이름은 낯설어도,그가 쓴 희곡 ‘에쿠우스’나 ‘아마데우스’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아마데우스’는 피터 셰퍼가 직접 각색한 영화로도 유명하다.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작가로 꼽히는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77)의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올라 화제다.‘아마데우스’가 12∼17일 연강홀에서,‘고곤의 선물(원제‘The Gift of the Gorgon')’이 20∼30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관객을 맞는다.‘아마데우스’는 20년만의 재공연이고,피터 셰퍼의 근작(92년)인 ‘고곤의 선물’은 국내 초연이란 점에서 뜻깊다.여기에 내년 1월말 ‘에쿠우스’를 극단 실험극장이 공연할 예정이어서 피터 셰퍼의 명작 3편을 차례로 감상하는 드문 기회를 갖게 됐다.연극무대와 TV를 아우르는 베테랑 연기자 송승환(아마데우스)과 정동환(고곤의 선물)이 주연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작품을 미리 엿본다. “20년전에 했던 역할을 다시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을거예요.저로선 행운이지요.”스물여섯에 모차르트를 연기했던 송승환이 불혹의 나이가 지나 같은 배역을 맡았다.‘난타’제작자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통에 배우로서는 연극 ‘유리동물원’이후 7년 만에 서는 무대다. 이번 공연은 원로 연극배우 김길호의 고희를 기념해 극단 춘추가 마련했다.김길호는 20년전 살리에르역을 연습하다 공연 보름전 몸이 아파 무대에 서지 못한 안타까운 기억이 있다.이번에는 살리에르 대신 황제를 맡아 중후한 연기를 선사한다. 방탕한 천재 모차르트와 이를 시기하는 평범한 인간 살리에르의 숨막히는 갈등과 대립을 다룬 이 작품의 주된 관심은 아무래도 송승환과 권성덕(살리에르),두 주연배우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에 쏠린다. 송승환은 “앨런이 아닌 다이사트가 ‘에쿠우스’의 진짜 주인공인 것처럼 이 작품도 모차르트보다는 살리에르에 더 애착이 가는 연극”이라면서 “좀더 나이들면 살리에르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81년 앨런을 연기했던 송승환은 피터 셰퍼의 열렬한 팬이다. 인자한 인상때문에 악역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권성덕은 “원래 내가 악역 전문배우”라고 운을 뗀 뒤 “천재의 능력을 주는 대신 천재성을 알아보는 능력만 준 신에 대한 살리에르의 인간적 고뇌가 마음에 와닿는다.”고 했다. 문고헌 연출가는 “관객들이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두 인물에게 모두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설득력있게 상황을 그려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탤런트 이미영이 모차르트의 아내로 연기생활 25년 만에 첫 연극무대에 서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02)744-0300. 국내 초연 ‘고곤의 선물' 사실상 피터 셰퍼의 은퇴작에 해당하는 ‘고곤의 선물’은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92년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이 마이클 페닝튼,주디 덴치를 캐스팅해 초연한 이래 미국,영국,일본 등에서만 무대화됐다.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의 명연출가 피터 홀이 “에쿠우스로 시작,아마데우스에서 더욱 다듬은 기교를 이 극에서 완성시켰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갖춘 대작이다.피터 셰퍼의 다른 작품에 나타나는 신화성과,그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인간과 도덕관습에 관한 주제가 잘 융합됐다.극단 실험극장은 이미 ‘에쿠우스’로 피터 셰퍼와는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이한승 대표는 “작품 해석이 만만찮은 데다 3시간이나 되는 대작이어서 그간 국내에서는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면서 “‘에쿠우스’를 국내 초연했던 실험극장의 창단 43주년 기념작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은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이 그리스 세라섬에 있는 자신의 빌라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뒤 아내 헬렌과 전처 아들 필립 담슨이 그의 죽음뒤에 감춰진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나가는 구조를 띠고 있다. 세 주인공들이 같은 무대에서 두개의 다른 장소,세개의 다른 시간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구성과 에드워드의 작품들을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내는 구조가 재미를 더한다. 에드워드역을 맡은 정동환은 “에드워드는 피터 셰퍼의 분신과도 같다.자기를 죽이면서까지 연극을 완성시키는 ‘연극혼’이 살아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대작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배우들은 3개월째 하루 10시간에 이르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헬렌역에예수정,아들 필립역에 채용병이 출연한다. ‘고곤'은 바라보면 돌로 변해버리는 그리스신화의 메두사.(02)764-5262. 이순녀기자 coral@ ●피터 셰퍼는 1926년 영국 리버풀 태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했다.58년 ‘다섯손가락연습’으로 데뷔한 이후 ‘에쿠우스’(73년)로 뉴욕 토니상 극본상을 수상했다.대표작은 ‘블랙 코메디’(65년)‘아마데우스’(79년)‘요나답’(88년)‘누구에게 얘기해야 합니까’(89년)‘고곤의 선물’(92년)등.
  • [씨줄날줄] 쓰레기 고고학

    미국 버클리대학의 로위 인류학 박물관에는 200만점에 이르는 ‘쓰레기’들이 보관돼 있다.샌프란시스코시가 1900년대 초 지진피해 후 재건하면서 하수도와 하천 등에서 발굴한 쓰레기들이다.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은 유리병·유리조각·숟가락·쇳조각 등 쓰레기 자료들을 지금도 분류·연구하고 있다.80년대 5년 동안 미국에 있을 때 이 자료들을 연구했던 배기동 한양대 박물관장은 “병의 제작기술이 크게 발전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인도의 모헨조다로 유적지도 하수구 발굴을 통해 도시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버려진 쓰레기들을 발굴해 당대의 생활·문화나 산업발전 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쓰레기 고고학’(garbage archaeology)이라고 한다.청계천 바닥 퇴적층에 대한 발굴을 계기로 쓰레기 고고학이 화제가 되고 있다.쓰레기 고고학을 학문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미국의 고고학자 윌리엄 랏제다.그는 하버드대 학생때인 1971년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쓰레기장을 발굴했다.그는 쓰레기 고고학을 통해 도시사람들의 생활상을 복원하고 산업의 발전과정을 연구했다. 랏제 애리조나대 교수가 쓰레기 고고학을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쓰레기장의 ‘학문적 발굴’은 우리나라가 더 빨랐다.조유전 문화재위원(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 5명은 1965년 부천 신앙촌 쓰레기장을 발굴했다.조 위원 등 5명의 당시 서울대 인류학과 학생들(고고학 전공)은 김원룡 교수의 지도 아래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이 발굴작업을 했다.그들의 실험적 발굴작업은 당시 적지않은 국제적 관심을 끌며 1966년 미국 인류학회지에 실렸다.한국의 잡지 ‘문화재’에도 보도됐다.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청계천 바닥의 발굴을 위한 준비단계로 시굴(試掘) 작업을 지난 9월30일에 시작했다.11월 말까지 시굴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발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청계천변은 조선시대 서민과 천민 등 하류층의 생활무대였다고 한다.청계천(5.84㎞) 바닥 발굴로 조선후기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고고학계는 보고 있다.쓰레기 자료들을 모아 로위 인류학 박물관과 같은 박물관을 만드는 것도좋을 듯하다. 이창순 논설위원
  • [오늘의 눈] 비교되는 재해대책

    자연재해가 선·후진국을 가려서 일어나지는 않는다.그러나 인명피해는 후진국일수록 크다.아프리카나 중국,인도 등에선 홍수나 지진으로 수백명씩 사망했다는 소식이 연례행사가 됐다.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그같은 떼죽음이 흔치 않다. 18일 미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이사벨’에 대처하는 미국의 모습을 보면 어렴풋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태풍의 이동 경로 등을 예보하고 주의보를 발동하는 당국의 목소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그러나 19일 현재 사망자는 1명에 불과했다.당국의 경고가 말로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노스 캐롤라이나에 ‘이사벨’이 상륙한 시간은 18일 오전 8시(현지시간),워싱턴 일대를 지나친 시간은 이날 저녁.워싱턴에서 ‘이사벨’이 상륙한 지점까지는 자동차로 10시간이 넘게 걸린다.따라서 워싱턴의 낮 시간대에는 그렇게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워싱턴 지하철과 버스의 운행은 18일 오전 11시부터 정지됐다.당국은 갑작스러운 돌풍에 의해 정전이 되거나 승객들이 지하철 선로에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바람으로 인해 가로수가 무너져 버스를 덮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대부분의 학교는 이틀간 쉬었다.각 가정에 전달된 대피 요령은 지나칠 정도다.집 밖에 놓인 작은 가구나 쓰레기통까지 바람에 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내 연방정부 청사는 모두 문을 닫았다.“공무원이 놀아서 되느냐.”는 비판보다 누구에게든 안전이 우선이라는 인식이다.백악관은 외부 창문과 지붕을 점검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이동,국민들의 경각심을 돋우었다.연방재난관리청은 일주일 전부터 피해예상 지역에 재해장비와 수색구조팀을 급파했다. 태풍에 앞서 5개주와 워싱턴시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당일에는 노스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주를 즉각 재해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연방 차원의 재해지원 시스템도 신속했다.태풍 ‘매미’의 위력이 컸다고 하지만 우리도 이같은 준비를 했다면 100명이 넘는 목숨을 잃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백문일 워싱턴 특파원 mip@
  • [시론] 국책사업 현금보상 안된다

    원자력발전은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하지만 원전수거물을 처분할 부지를 찾지 못해 지속적인 전력공급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듯했다.다행히 부안군의 수거물관리시설 유치 신청으로 국가적 걱정거리를 덜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부안에서 원전유치 반대뿐만 아니라 지역민에 대한 보상과 관련된 시위가 연이어 일어나 이같은 희망을 접고 불안감에 젖게 한다.현지 반대집회에는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도 참여해 반대의사를 밝혔는데,그 분의 반대 의견은 상당수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내고자 한다. 필자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을 전공해 대학에서 20년째 연구와 교수생활을 하고 있다.부지선정위원회에도 참여,부지조사 보고서도 세밀하게 검토했다. 집권 여당의 중책을 맡고 있는 그 분은 부지 선정에 반대하는 이유를 “서해안 일대가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으로 지리적 조건이 부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국제적인기술기준을 참고해 만들어진 과학기술부 고시에 의하면 수거물관리시설 부지는 활성단층에서 8㎞ 이상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한다.부안군 위도 근방에 활성단층은 없으며 지진 발생빈도와 규모도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지진이 곧 활성단층의 존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활성단층이란 영화에서 보듯이 땅이 갈라지거나 솟아나는 활동이 지난 수십만년 동안 한 두 번 있었던 지역을 말하는 것이다.지진활동이 빈번해서 실제적인 인명피해가 잦은 일본에서도 50여개의 원전을 운영중이며 고베 지진 때에도 인근에 위치한 원전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지금까지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지역발전을 거들어야 할 분의 태도로는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말이다. 정부와 주민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하고 싶다.국책사업을 진행하면서 ‘현금지원’이라는 게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다.국가와 국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이 예상되는 것도 아닌데 주민들이 현금을 바란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정부도 위도지역 주민들을우습게 여기는 듯한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자칫 주민들은 돈을 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로 몰아선 안 된다.정부가 주민을 매수한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말이다. 국책사업을 진행할 때에는 해당 사업의 최고 책임자와 말단 실무자의 말이 항상 일치해야 한다.이번 사례처럼 위에선 “안 된다.”하고,밑에선 “몇억을 준다.”고 하는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말이 안 맞아 사업이 무산된 사례는 미국 등지에도 있다.아울러 지역 주민들의 복지증진,생활안정 등을 위해 직접 지원한 사례도 없다.다만 원전시설을 위해 다리를 놓고,병원을 세우고 위락시설이 들어서는 예가 있다.정부가 위도 주민들이 너무 고마워서 지역발전을 위한 지원을 하고 싶어도 이는 간접 지원에 그쳐야 한다. 위도 주민들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이 들어서는 위도가 앞으로 잘되고 못되고는 주민들의 손에 달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바꿔 말해 지방자치단체가 할 노릇이라는 말이다.외국에서는 수거물관리시설 주변을 깨끗한 공원이나 관광단지로 조성한 예가 얼마든지 있다.원전 시설을 활용해 큰 돈을 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위도 주민들의 결단을 존중하고 기회를 잘 살려서 안전한 시설이 들어서도록 노력해야 한다.수거물관리시설 유치를 결단한 부안군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각종 지원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할 것이다. 황 주 호 경희대 교수 원자력공학
  • [녹색공간] 마음속의 명당

    요즘 나는 여러 면에서 심각한 회의에 빠져 있다.나이 오십을 넘기면서 풍수의 핵심 용어라 할 수 있는 명당 개념부터 혼란스러워졌다.교과서적인 명당관에서 시작해 한때는 복 좀 받아보자는 술수에 가까운 생각도 가졌다가 최근에는 명당은 마음 속에 있다는 다분히 풍수를 포기하는 식의 생각으로까지 나아가기도 했다. 어쨌거나 풍수에서의 명당이란 어머니의 품에 안겨있던 어린 시절처럼 마음을 편안케 해주는 곳이다.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복 좀 받아보자는 의도를 가진 용어가 아니라는 말이다.머레이 북친의 지적과 같이 “현대는 총체적 신경쇠약이라 불릴 만한 불치의 인간 상황”이다.그러니 우리가 지금 명당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시대적 상황의 반영이라고 할 만하다.그렇게 된 이유는 의심의 여지 없이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그렇다고 욕심이 마냥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데 문제 해결의 어려움이 있다.욕심으로 말미암아 문명의 발전이 있었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면 문명이라든가 발전 같은 것은 좋은 면만 지니고 있을까?수많은 문명 비평가들은 “사람의 최대의 적은 바로 사람”이라 말하고 있다.미국의 초등학교 6학년생이 썼다는 다음의 시는 경고 정도가 아니라 절망감까지 들게 한다.‘사람이 없었다면/오염도 없었을텐데/사람을 없애자/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끔찍한 생각이지만 거짓이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헤르만 헤세의 환상 동화집에 보면 이런 우화가 나온다.어떤 사람이 철로가 놓여 두번째 기차가 승객을 내려놓고 화물을 부리는 것을 보며 “발전해 가는구나.”라고 말했다.얼마 후 이 도시가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숲과 늪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딱따구리 한 마리가 외쳤다.“발전해 가는구나.” 이 경우는 사람과 딱따구리의 시각 차이에서 나온 반응이기 때문에 그 예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사람들의 시각차 또한 그에 못지않다. 최근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보면서 나 자신의 생각이 어떠하든 간에 사람들의 견해 차이가 이토록 클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갯벌을 살려야 한다는 환경론자들의주장과 경제적 이득을 염두에 둔 개발론자들의 의견 대립이 바로 그것인데 어느 쪽 편을 들어야 잘 하는 일인지 정말 모르겠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환경론자들의 입장에서 그런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밝혀왔다.전주에서 8년을 살았기 때문에 전주에 아는 사람들이 꽤 있다.그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왜 이 사업이 계속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그야말로 판단이 서질 않는다.어찌 해야 새만금이 명당이 될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뜻이다. 결국 모두에게 맞는 해결책은 없는 셈이다.할 수 있는 일은 선택뿐.명당은 당신 마음 속에 있다는 얘기도 이와 흡사하다.누구는 바닷가에서 마음의 평정을 찾고 또 누구는 아담한 산간 계곡길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바닷가에서 오히려 쓸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계곡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정말 하고 싶지 않은 얘기지만 지금 나는 회의에 빠져있음이 분명하다.군자는 생각하며 행동하지만 소인배는 생각만 하거나 행동만 한다더니 내가 지금 그 꼴이다.요즘 내 건강이 나빠져서 약해진 까닭일까? 이 또한 세태의 반영일지 모르지만. 최 창 조 전 서울대교수 풍수전문가
  • 알제리 진도6.0 강진 최소 5000명 사상/ 병원마저 ‘와르르’ 시신 곳곳에 방치

    |알제·베를린 외신|북아프리카 알제리 공화국에서 21일 밤(현지시간) 최소한 5000명의 사상자를 낸 초대형 지진이 발생했다. 알제리 국영방송은 22일 알제리 수도 알제 일원에서 리히터 규모 5.8 내지 6.0의 강진이 발생,적어도 77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이에 앞서 국영통신인 APS와 현지 국영 라디오방송 등은 540명 이상이 죽고,480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이번 지진은 1980년 10월 25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지진 이래 최대 규모의 피해를 안겼다. ●저녁 식탁에 덮친 지진 이날 지진은 많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하고 있던 오후 7시45분 발생했다.지진이 발생하면서 알제 등지에 전기공급이 끊겨 암흑으로 변한 데다 10여차례에 걸친 여진(餘震)이 지속적으로 주택가의 지축을 뒤흔들면서 주민들을 공황속으로 몰아 넣었다. 알제리 천문대는 알제 동부 60㎞ 동부의 진앙지인 테니아 지역 진도가 당초 5.2였다고 밝혔으나,미국 워싱턴의 지질연구소는 6.7이었다고 추정했다.희생자들은 대부분이 진앙지인 테니아 근처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지진 발생 후 알제리 TV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구의 시체가 담요로 가려진 채 거리로 옮겨지는 광경과 함께 얼굴이 피로 범벅이 된 부상한 어린이의 모습이 방영됐다. 일부지역에서는 병원도 대파되고 병원 앞에 방치된 수십구의 시체도 목격됐다.주민들은 여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집밖에 있는 차량이나 공원 등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건물더미에 깔린 사람 많아 사망자 더 늘듯 아메드 우야히아 총리는 아직 상당수의 주민들이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더미 밑에 깔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지진피해 지역의 많은 주민들이 매트리스 등 가재도구를 차에 싣고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이 눈에 띄었으며 인근지역 병원들은 엄청난 수의 부상자들로 넘쳐났다. 프랑스는 구조를 돕기 위해 120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파견했으며 독일도 수색견을 포함한 구호팀을 보내는 등 각국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시민들도 후속 지진을 우려해 대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상황이다. ●‘비극의 땅’ 알제리 지진 참사를 겪고 있는 알제리는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관문으로 그렇지 않아도 지난 반세기 동안 폭력과 내전에 시달려온 비극의 땅이었다.알제리는 현재 전체 인구의 30%정도는 베르베르족으로,나머지 70%는 아랍인들로 구성돼 있다.스페인과 터키의 지배를 받은데 이어 1830년대부터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받기 시작,1962년 독립을 쟁취했으나 이 과정에서 10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238만 1741㎢에 이르는 국토의 5분의4가 사하라 사막으로 뒤덮여 있으나 1950년대 석유와 천연가스가 대량 발견돼 경제의 숨통이 트였다.
  • [시론] 떠난 배는 오지 않는다

    화물연대 파업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화물연대 측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정부는 불법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임에 따라 본격적인 노(勞)-정(政)충돌마저 우려된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수출경쟁력과 연관지어서만 의미가 떠오르던 물류문제가,논의의 폭을 넓혀 우리사회의 중심에까지 흘러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는 곧 ‘물류’가 전문 영역을 넘어 우리의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며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시사한다.물류의 단절은 단지 상품 중개기능의 저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 중단과 항만기능의 정지,그로 인한 한국경제의 위기라는 다단계 충격파를 몰고 올 수 있다. 일찍이 우리는 물류난(物流難)이 일으키는 문제점을 여러 차례 목도했다.산업의 동맥에 비유되는 상품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해외시장에서 그만큼 경쟁력을 잃는다는 지적 또한 수없이 받아왔다.2001년 기업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이 일본과 미국은 각각 5.45%와 9.17%인 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11.1%나 됐다는 것은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우리 기업이 그만큼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높은 물류비가 문제되는 까닭은 우리 경제의 성장이 무역에 좌우되기 때문이다.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66.1%인 반면 일본은 18.8%,미국은 17.8%였다.결국 우리 기업들은 극한 경쟁이 벌어지는 해외시장에서 혼자만 모래주머니를 차고 경기에 나서는 육상선수와 다를 게 없다.상품 자체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원가에서 차지하는 물류비의 높은 비중 탓에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품의 흐름이 더 이상 멈춰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지난 95년 1월 발생한 대지진 이후 고베시는 무너진 건물을 금세 복구했지만 국제항만으로서의 위상은 좀처럼 되찾지 못하고 있다.일본정부는 여러 인센티브를 내세워 세계 5위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애쓰지만,성과는 미미하다.지난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취급물량이 전년대비 16.9% 증가한 943만 6000TEU로 세계 3위인 데 반해,고베항은 오히려 0.5% 감소한 200만TEU로 세계 27위에 그쳤다. 고베항의 쇠락은 한번 떠난 배는 좀처럼 다시 오지 않는다는,평범하지 않은 현실을 일깨운다.더 많은 화물을,더욱 정확하게,더욱 빨리 전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우열이 판가름 나는 국제운송 시장에서 고베항은 경쟁 항만에 비해 더 이상 매력을 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명백한 인재(人災)로 인한 물류 단절이 외국 바이어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도 아닌,상대방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우리사회 내부의 문제가 우리 항만,나아가 우리 수출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삼척동자도 알 만한 사실이다.지금 이 시간에도 상하이·가오슝·요코하마 등은 동북아 물류 중심지를 선점하려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물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모든 경제주체는 물류가 국가적인 과제임을 인식,물류 인프라와 물류 시스템을 더욱 첨단화·효율화하는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갈등의 반복은 우리 경제,나아가 우리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21세기 ‘동북아 경제중심’을 지향하는 국가에서,물류중심지가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마당에,국제적으로 신뢰받는 물류시스템의 정립은 우리 경제에 지상과제가 되었다.전근대적인 물류시스템의 전면적인 수술에 나서야 할 때다. 이 석 영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 책꽂이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이청 엮음,아침나라 펴냄)지난 95년 발간했다 절판된 조계종 서암 큰스님(8대 종정)의 회고록 ‘도가 본시 없는데 내가 무엇을 깨쳤겠나’를 증보해 다시 펴냈다.엮은이가 경북 봉화군 물야면의 조립식 암자에 칩거하던 스님을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이 추가됐다.‘(스님들은)돈이 필요없는 생활을 해야’‘중 아닌 사람이 중노릇을 하기는 어렵다’등 충격적이랄 수 있는 내용들이 실렸다.8500원. ●마릴린 몬로,My Story(마릴린 먼로 지음,이현정 옮김,해냄 펴냄) 192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마릴린 먼로의 본명은 노마 진 베이커.예명인 마릴린 먼로 중 ‘마릴린’은 영화사에서,‘먼로’는 어머니의 이전 성을 따서 지은 것이다.어린 시절의 성폭행과 가난은 평생토록 그녀를 외로움의 감옥에 가둬뒀다.9개월만에 끝난 야구 스타 조 디마지오와의 결혼,그후 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1962년 36세로 느닷없이 끝난 삶.이 책은 먼로가 직접 쓴 미완의 자서전이다.1만원.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연 지음,학문사펴냄) 한국과 미국,일본의 위기관리체제와 재난보도 시스템을 비교한 연구서.로스앤젤레스시가 1994년 노스릿지 지진 때 재해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데는 주지사 직속의 긴급업무부(OES)라는 캘리포니아주의 독특한 조직이 있었기 때문이다.2만5000원. ●나는 작은 우주를 가꾼다(다이앤 애커먼 지음,손희승 옮김,황금가지 펴냄) 조화와 포용의 철학을 담은 생태에세이.미국의 시인인 저자는 정원을 가꾸면서 지켜본 생물의 성장과 소멸에 관해 적었다.‘남의 정원에 훈수를 두지 마라’‘다른 이의 정원에서 시든 꽃을 꺾지 마라’‘꽃들에게는 사슴이 테러리스트’등 독특한 비유의 금언들이 담겼다.1만5000원. ●고사리야 어디 있냐?(도토리 기획,장순일 그림,보리 펴냄)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산나물 이야기.산나물 24가지의 세밀화 등 소박하고 정다운 수채화.6세 이상.보리 1만1000원. ●너는 내 친구야(벤 쿠이퍼스 글,잉그리드 고돈 그림,나누리 옮김) ‘천적’인줄로만 알았던 양과 늑대가 단짝친구가 되기까지의 감동과 웃음.2003년 오스트리아 아동문학상 수상작.7세 이상.달리 7000원. ●특별한 손님(에릭 바튀 글·그림,이진경 옮김) 소박한 왕궁과 옷차림의 ‘왕중의 왕’을 통해 겉치레는 무의미한 것임을 귀띔.5세 이상.행복한아이들 8000원. ●닷새장 가는 길(유경환 글,김민정 그림) 시집처럼 서정짙은 단편동화집.표제작은 겨울날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장에 가는 길의 에피소드.초등 저학년.예림당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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