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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 후] 1년 뒤 정세 전망을 벌써 기다리는 이유/허백윤 정치부 차장

    [마감 후] 1년 뒤 정세 전망을 벌써 기다리는 이유/허백윤 정치부 차장

    새해 국제 정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썩 밝지만은 않다. 나아진 게 거의 없어서다. 두 개의 전쟁은 여전하고, 우리는 핵 위협을 일삼는 존재와 맞닿아 있다. 언제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전쟁과 핵 위기가 해를 넘어 계속되고 있다. 세계 곳곳의 긴장은 오히려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정상 간 만남으로 미중 충돌은 겉으론 다소 안정되겠지만 실제로는 대립 구도가 더욱 굳어지고 경쟁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지난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한 우리나라로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역시 중요한 과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은 치열한 교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쟁에 직접 군사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지상전은 곧 끝나고 대테러작전으로 넘어가며 확전은 없을 것”이라는 국립외교원의 전망이 그나마 덜 비관적으로 들린다. 북한도 세밑 대대적인 엄포를 늘어놓았다.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새롭게 규정하고 핵무기까지 동원해 ‘무력통일’을 준비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무엇보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선 등 주요 국가들의 정치지형 변동 가능성을 두고 북한의 도발이 어느 때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1월 5차 핵실험을 비롯해 무인기 침범, 미사일 연쇄 발사 등의 도발을 자행했다며 총선을 앞두고 연초에 군사·사이버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에 성공한 뒤 측근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첩보도 공개했다. 통일연구원은 “총선을 앞두고 대남 영향력 공작과 정치 심리전, 온·오프라인 테러 등을 감행할 수 있다”며 ‘하이브리드전’(복합전) 대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11월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 2016년 9월 6차 핵실험까지 벌인 북한이 이번에도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온갖 도발과 위협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제재 완화를 위한 협상 카드로 핵 역량을 최대한 보여 주려고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쟁과 군사안보뿐 아니라 우리 삶에 더 와닿는 경제위기나 공급망, 기후변화 같은 새로운 안보 현안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지난 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간 갈등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우리의 역할에도 기대와 걱정이 공존한다. 그래도 중요한 시기에 북한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세계 안보 현안들을 함께 고민하고 주도할 수 있는 작은 열쇠 하나를 쥔 것 같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잘 알려야겠다는 책임감도 어깨를 누른다. 조금 거창하더라도 1년 뒤 더 나은 새해 국제 정세 전망에 우리가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자신할 수 있기를, 어두운 예측들 속에서 애써 희망 회로를 돌려 본다.
  • 삼성 ‘첫 AI 비전’ LG ‘모빌리티’ SK ‘원더랜드’… 더 웅장해진 CES

    삼성 ‘첫 AI 비전’ LG ‘모빌리티’ SK ‘원더랜드’… 더 웅장해진 CES

    ‘챗GPT’가 전 세계를 ‘생성형 AI’ 시대로 몰아넣은 뒤 처음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는 AI와 결합된 미래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주제는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다. 모든 기술을 생활 속에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다. 전시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도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해 “2024 CES에서는 AI가 전 산업을 지배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50여개 CES 참가국 중 한국은 600여개 업체가 전시에 참가하며 중국과 미국 기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회사의 AI 비전을 처음 공개한다.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보다 전시관 규모를 1.5배 늘렸다. 현대차그룹도 역대 최대 규모 전시관을 마련한다.삼성전자는 참가 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자랑한다. 무려 3368㎡ 규모다. 올해 CES에서도 최근 1~2년간 국제 전시마다 강조했던 ‘연결’을 앞세운다. 삼성전자의 여러 제품을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AI와 연결하거나 직접 AI를 제품에 탑재(온디바이스)해 모든 제품에서 AI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LG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조주완 사장이 밝힌 대로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인 ‘알파블’을 구현한 콘셉트카 실물을 현장에 전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기능을 포함해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가사생활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최초 공개한다. LG이노텍도 업계 최초로 800V 무선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을 공개한다.SK그룹은 7개 계열사(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가 전시에 참가한다. 배터리·도심항공교통·플라스틱 재활용·수소·SMR(소형모듈원자로) 등 탄소감축 기술로 기후 위기가 사라진 ‘행복한 미래’를 테마파크 형태로 꾸민다. 현대차그룹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계열사 슈퍼널이 만든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시제품을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4개 법인이 수소 사업의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기아는 대·중·소형 목적기반차량(PBV) 콘셉트카 5대를 최초로 공개한다. HD현대는 정기선 부회장이 CES 기조연설 무대에 나서 육상 혁신과 인프라 건설의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한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이번 CES에서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최고혁신상 8개와 혁신상 143개를 받았다. 참가국 중 최대 실적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신분 확인 애플리케이션 ‘트립패스’를 만든 ‘로드시스템’, 코골이 완화 베개 ‘모션필로우’를 제작한 ‘텐마인즈’ 등 생활과 밀착된 기술들이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SK·현대자동차·HD현대·두산·LS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전시장을 직접 방문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를 방문한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3년 연속 CES 현장을 찾는다. 특히 정 부회장은 이번 CES 2024에서 비가전기업 최초이자 국내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기조연설을 맡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글로벌 기업 부스 구석구석을 돌아볼 예정이다.최근 수년 동안 미중 갈등으로 참가 규모가 대폭 줄었던 중국 기업은 이번에 1100여개사가 참가한다. 하이센스는 주력 제품인 ‘레이저 TV’를 비롯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선보인다. TCL은 독자 기술을 적용한 태블릿과 스마트폰 제품을 전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에선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제품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서비스를 클라우드와 인터넷 망을 통해 구현하는 게 아니라 AI가 설치된 칩을 제품에 직접 탑재하는 방식이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와 LLM을 구동하기 위한 막대한 에너지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생성형 AI가 야기할 환경·에너지 문제의 대안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서 온디바이스에 적합하게 경량화된 AI와 고성능 칩이 설치된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초불확실성 위기… 도전·혁신·기술로 돌파해야 산다”

    “초불확실성 위기… 도전·혁신·기술로 돌파해야 산다”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신년사엔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담겨 있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시소를 타야 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올해엔 미국 대선 등 주요국 선거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 ‘과감한 도전’, ‘기술 격차 확보’ 등을 신년 키워드로 내세우며 도약 의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세계경제가 ‘초불확실성 시대’에 돌입했다”고 규정한 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라는 말처럼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또다시 미래로 나아가자”면서 “생존을 넘어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를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넷플릭스, 쿠팡 등 새로운 혁신적인 경쟁자가 등장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후발주자들이 우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모든 면에서 항상 최초, 최고, 차별화를 추구하고 달성해야 함을 의미하는 ‘온리원’ 정신을 재건하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수들은 신년사에서 그룹의 ‘기본’으로 돌아가 근본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근간이 갖춰지지 않은 혁신은 모래 위에 쌓은 성일 뿐인 만큼 우리가 가장 잘해 왔고 잘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가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기본인 제조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제조 경쟁력은 우리가 갖춰야 할 가장 우선적이고 근본적인 경쟁력”이라며 “이를 위해 제조 요소 전반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제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공을 맛볼 수 있다.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이 성장한다”며 “강한 신념과 절박함으로 백 번, 천 번, 만 번 도전하는 효성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와 경계현 대표이사(사장)는 공동명의 신년사에서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체감 성능, 감성 품질 등 품질 경쟁력을 우선으로 고려하며 고객 입장에서의 사용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해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주문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공급망 재편 등으로 경영환경이 매우 불확실하지만 기회의 원년이 될 수 있다”며 “친환경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혁신하고 역량을 키워 나간다면 성장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 회장은 이날 5000자가 넘는 장문의 신년사로 그룹의 올해 사업별 중점 추진사항을 세세히 제시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회사가 성장을 위한 혁신의 출발선에 섰다며 과감한 실행을 주문했다. 그는 “핵심 가치인 고객, 역량, 실질, 화합을 기반으로 임직원이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장하며 함께 보람을 나눌 수 있도록 힘차게 도전하자”고 격려했다.
  • 제조업에 발목 잡힌 中경제… 위축되는 亞경제

    미국 경제가 ‘연착륙’의 기대에 부풀어 오르고 있는 반면 중국 경제에는 새해 벽두부터 부진한 제조업 경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올해 중국이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는지 여부가 아시아 지역 전반의 경기회복 여부를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새해 첫 거래일부터 중화권 증시는 차갑게 식었다. 홍콩증권거래소(SEHK)에서 홍콩 항셍지수(HSI)와 홍콩H지수(HSCEI)는 나란히 1%대 급락했으며 중국상하이종합지수와 상하이A지수 등 중국 본토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됐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발표하는 12월 중국 제조업 민간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8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중화권 증시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국유·대형기업 중심의 제조업 PMI와 달리 중견·중소기업과 민간기업을 폭넓게 포함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그럼에도 증시가 위축된 것은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가 부진했던 여파로 분석된다. 12월 중국 공식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49.0으로, 시장 예상치(49.6)를 밑돈 것은 물론 10월(49.5)부터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국유·대형기업과 민간·중소기업 간 경기지표가 엇갈리는 것은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지속되는 경기 부진은 아시아 제조업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S&P글로벌이 발표한 아시아 각국의 12월 제조업 PMI에 따르면 대만의 12월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47.1로 19개월째 위축 국면을 이어 갔다. 한국의 제조업 PMI는 전월(50.0) 대비 소폭 둔화한 49.9로 나타나 위축 국면에 다시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지역의 부진한 PMI 데이터는 세계 제조업 중심지의 경기회복이 아직 요원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이 지역의 지속적인 경기 약세는 둔화되는 세계 경제에 역풍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세계적 역사학자 “러, 우크라전 승리할 수 있다”…트럼프 당선 예상도

    세계적 역사학자 “러, 우크라전 승리할 수 있다”…트럼프 당선 예상도

    세계적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퍼거슨 교수는 지난해 12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세계가 커다란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현재 국제 정세와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영국 출신인 퍼거슨 교수는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용어로 중국과 미국의 공생관계를 규정한 학자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관한 수정주의 시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먼저 “미래 역사가들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을 평가한다면, 억지력 측면에서 매우 못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퍼거슨 교수는 이어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는 봐야겠지만, 여기서도 실패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실패했고 이는 트럼프를 좋아 보이게 만든다”며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점쳤다.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 대해서도 서방의 무기 지원이 늦었으며 충분치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퍼거슨 교수는 “푸틴이 전쟁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미국은 그를 막기보다는 단순히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며 “미국은 당시 우크라이나가 버틸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를 방어했을 때 다들 놀랐고 그제야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이길 만큼의 무기가 아니라 ‘지지 않을 만큼의 무기’만 지원했다”고 꼬집었다. 퍼거슨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원은 줄고 탄약은 떨어져 가는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렸다며 “작년 우크라이나에 상황이 좋게 돌아갔을 때 휴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자 그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면서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유럽의 외교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퍼거슨 교수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유럽이 두 슈퍼파워 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만약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뽑고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한다면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면 유럽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게 되고, 미국이 없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자체 무장할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퍼거슨 교수는 인공지능(AI)이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AI가 단순히 화이트칼라 사무직 일자리를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인지 능력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퍼거슨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우리의 사고 경로를 파괴할 것”이라며 “아이들로부터 LLM을 차단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챗GPT를 통해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인간들은 종(種)으로서의 미래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대선 열흘 앞두고 중국 정찰풍선 2개가 대만을 가로질렀다

    대선 열흘 앞두고 중국 정찰풍선 2개가 대만을 가로질렀다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2024년 새해 첫날 대만 상공을 가로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중국 풍선 2개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풍선 하나는 1일 오후 9시 31분쯤 대만 중부 자이시 북서쪽 약 55해리(약 101㎞) 지점 상공, 다른 하나는 같은 날 오후 10시 40분쯤 대만 북부 지룽시 북서쪽 71해리(약 131㎞) 지점 상공에서 각각 관측됐다. 두 풍선은 각각 1일 밤 11시 43분과 2일 새벽 0시 43분쯤 사라졌다. 대만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 풍선의 항로 궤적을 보면 풍선 중 한 개는 대만 상공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질러 통과했다.대만은 이 풍선이 정찰 활동에 사용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작년 초 중국의 풍선이 정찰 활동을 한다며 공군의 5세대 전투기인 F22가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와 별도로 1일 오전 6시부터 2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4대와 군함 3척이 활동하는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용기 한 대는 대만 서남부 공역에 진입했다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켰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중국 풍선은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지난달에만 중국 풍선 6개가 대만 주변에서 관측됐다고 밝혔다.대만 독립 성향인 집권여당 민진당 측은 풍선을 날리는 행위는 명백히 도발이며 대만 대선과 총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민진당의 린추인 입법위원은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 수단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으며, 수법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원로들을 중국으로 초청하고 가짜 여론조사까지 나오는 등 선거 개입 수단은 다양해졌지만,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문화적 공격과 군사적 협박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 2년 새 반토막 올해 첫 세계 톱10에서 한국은 2명만…6위 고진영, 7위 김효주

    2년 새 반토막 올해 첫 세계 톱10에서 한국은 2명만…6위 고진영, 7위 김효주

    릴리아 부(미국)가 2024년 여자 골프 첫 세계 랭킹에서도 1위를 유지했다. 부는 2일(한국시간)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포인트 8.15점으로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첫 랭킹에서 43위였던 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 2승 등 4승을 쓸어 담으며 세계 1위로 수직 상승했다. 2023년 8월 처음 세계 1위에 올랐고, 최근에는 8주 연속 정상을 유지했다.부의 뒤를 이어 인뤄닝(중국), 셀린 부티에(프랑스), 이민지(호주), 넬리 코다(미국)가 2~5위를 유지했다. 고진영(솔레어)과 김효주(롯데)가 각각 6, 7위로 한국 선수 중에서 두 명이 톱10에 자리했다. 고진영은 2019년부터 6년 연속, 김효주는 4년 연속 새해 첫 랭킹에서 톱10을 지켰다. 1년 전엔 고진영이 5위, 전인지(KB금융그룹)가 8위, 김효주가 9위로 톱10에 한국 선수 3명이 이름을 올렸으나 전인지가 지난해 승수를 쌓지 못하며 37위까지 밀렸다. 2022년 첫 랭킹에서는 고진영(2위), 박인비(4위·KB금융그룹), 김세영(5위·메디힐), 김효주(9위) 등 한국 선수가 톱10에 4명이 자리했으나 갈수록 줄고 있다. 2021년 첫 랭킹에서는 고진영(1위), 김세영(2위), 박인비(3위), 김효주(9위), 박성현(솔레어·10위) 등 톱10 절반이 한국 선수였다. 톱20까지 범위를 넓히면 올해 파리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베테랑 신지애(스리본드)가 15위, 지난해 왕중왕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희영이 16위로 올해 모두 4명의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첫 랭킹에선 박민지(14위··NH투자증권), 최혜진(20위·롯데)까지 5명, 2022년 첫 랭킹에서는 박민지(17위) 이정은(19위·대방건설)까지 모두 6명이었다. 올해 첫 랭킹에서 한국 골프 국내파의 경우 박민지가 31위, 지난해 대상, 상금왕 등 3관왕을 휩쓴 이예원(KB금융그룹)이 33위로 순위가 높았다.
  •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시진핑, 대만 향해 “통일은 필연”… 젤렌스키 “드론 100만대” 전의

    시진핑, 대만 향해 “통일은 필연”… 젤렌스키 “드론 100만대” 전의

    2024년을 열면서 각국 정상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 국제 정세를 내다봤다.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과 전 세계 인구의 40억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상 최대 선거의 해’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담은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극명한 대조를 이룬 신년사의 주인공은 곧 2년째로 접어드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해 전야에 발표된 20분간의 영상 연설을 통해 “676일 전, 나는 바로 이 장소에서 전면전의 시작을 알렸다”며 “2023년은 고사하고 2022년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오늘 우리는 2024년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국민을 치하했다. 그는 “적들이 얼마나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든, 얼마나 많은 포격과 공격을 가하든 우리는 여전히 일어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새해에는 고글을 쓰고 1인칭 시점에서 조종하는 FPV 드론 100만대를 포함해 자국산 무기로 흑해 등에서 적을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1년 전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한 분노를 쏟아 냈던 푸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쟁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4분 길이의 사전 녹화 연설에서 러시아 군인들을 “영웅”이라고만 불렀을 뿐 우크라이나와 서구에 대한 발언은 전혀 없었다. 새해를 앞두고 양측은 치명적 공방을 벌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40명 이상이, 러시아 서부 국경도시 벨고로드에서 24명이 사망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서방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실패하고 서방의 지지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전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 대선에서 다섯 번째 임기에 도전하며 모든 언론이 그의 손아귀에 있어 당선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오는 13일 대만 대선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국 통일은 역사적이고 필연적이며 양안(중국과 대만)의 동포들이 손을 잡고 민족 부흥의 위대한 영광을 함께 누려야 한다”면서 통일 의지를 밝혔다. 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양안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서방 언론은 시 주석이 연설에서 짧게나마 “일부 기업은 운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일부 국민들은 고용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기 침체에 대해 말한 것을 주목했다. 반면 중국 관영언론은 올해가 신중국 건국 75주년이 되는 해로 세계 일부 지역에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시 주석은 평화 수호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대만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중미 관계 항로의 키를 잡고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기를 원한다”는 신년 축전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중 관계는 전 세계의 번영과 기회를 촉진했다”고 화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외교에 있어 긴박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국제 정세를 예단하기 어렵고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중요한 국정 선거가 치러지는 해”라고 전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 가을 미국 대통령선거 등 유럽을 포함해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유럽연합(EU)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 7월 파리올림픽, 6월 EU 의회 선거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할지 아니면 독재 세력에 굴복할지, 유럽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차단할지 등을 선택해야 해 프랑스는 물론 EU에 결단을 요구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영국 보수당인 토리당 출신으로 14년 만에 실각 위기에 놓인 리시 수낵 총리는 경제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 경제는 성장했고, 인플레이션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역설했다.
  • 韓 최대 교역국 20년 만에 中서 美로… 전기차 등 ‘수출 무게추’ 이동

    韓 최대 교역국 20년 만에 中서 美로… 전기차 등 ‘수출 무게추’ 이동

    20여년 만에 우리나라의 월간 대미(對美) 수출이 대중(對中) 수출을 앞질렀다. 연간으로도 지난해 대미 교역에서 44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 21년 만에 미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 됐다. 반면 대중 교역에선 지난해 180억 달러 적자를 봤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1992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수출의 무게추가 중국을 타깃으로 한 반도체·부품 등 중간재 산업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옮겨 가면서 무역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미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112억 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20.8% 늘어났다. 반면 대중 수출액은 2.9% 감소한 108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부터 대중 수출액에 바짝 따라붙었던 대미 수출액이 마지막 달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월간 기준으로 미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 된 건 2003년 6월 이후 20년 6개월 만이다. 연간 기준으론 여전히 중국이 최대교역국이다. 다만 2020년 11.4% 포인트 차이가 났던 미중 수출액 비중은 지난해 1.4% 포인트(중국 19.7%, 미국 18.3%)로 좁혀졌다. 미국이 아세안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2위 수출대상국에 오른 것 역시 2005년 이후 18년 만이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관측됐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445억 달러 흑자를 안기며 21년 만에 최대 흑자국이 됐다. 반면 중국과의 교역에선 31년 만에 처음으로 18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산이 들어오는 수입로는 뚫려 있는데 중국으로 가는 수출길은 아주 좁아졌다는 의미다. 대미 수출 호황을 이끈 건 자동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89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4.2% 급증했다. 특히 고가의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불티나게 팔렸다. 지난해 대미 전기차 수출액은 연말까지 역대 최대 실적인 59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도 예외적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용 판매나 리스 판매를 활용해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중 수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대중 수출은 2022년 2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경제적 측면에선 중국의 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향상이 맞물렸다. 현재 한중 교역은 우리나라가 반도체·부품 등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이를 활용해 최종 소비재를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로 돼 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향상되면서 한국산 수입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치·외교적 측면에선 미중 패권 경쟁과 맞물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가 미국·일본과 손잡은 것이 대중 수출 부진 심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런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지에 대해선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경기 침체와 미중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은 미국 진출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차별적 보조금 혜택 등을 이유로 탈중국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도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중국의 반도체 경기 하락에 따른 수출 부진을 대미 자동차 수출로 지탱했는데,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고 있어서 계속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단언할 순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수출은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1% 오른 57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21.8% 급증한 110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17개월 만의 최대 수출 실적, 3년 만의 최대 흑자, 반도체 수출 지난해 첫 100억 달러 돌파 등 ‘트리플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한국 경제 좀 낫겠지만, 큰 기대 금물… ‘반도체 부활’ 증시는 낙관”

    “한국 경제 좀 낫겠지만, 큰 기대 금물… ‘반도체 부활’ 증시는 낙관”

    2023년 한국 경제는 1%대 성장이라는 어둡고 긴 터널에 머물렀다. 올해 우리 경제는 저성장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세밑(지난해 12월 21일~28일)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경제전문가 20명에게 ‘2024년 경제전망’을 물었다.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아주 조금’. 2024년 경제를 조망한 20인 전문가의 한 줄 평은 대략 이렇다. 희망을 노래하기는 이르다는 이야기다. 지독하게 어려웠던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조금 좋아지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2.1%)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렸고,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과반이었다. 그나마 주식시장은 낙관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경제성장률이 1%에 머물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12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10명이 ‘1.5% 이상 2.0% 미만’ 성장을 예상했고, 2명은 1.5%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 경제성장률을 ‘1% 이상 1.5% 미만’으로 내다본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반도체 말고는 성장률을 끌어올릴 동력이 별로 없다. 거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 보이지 않는 터널 ‘경제성장률’12명 “1%대 성장에 머물 것”부동산PF 부실 여파 여전 나머지 8명은 모두 ‘2% 이상 2.5% 미만 성장’을 택했다. 한국은행이 2.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3%, 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아시아개발은행(ADB)이 2.2% 성장을 전망한 것을 생각하면 2% 이상을 택한 전문가들 역시 2%대 초반 성장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높다. 2.5%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없었다. 전반적 경제 상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65%에 해당하는 13명이 ‘다소 나아지겠지만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4명이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2명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확실히 나아질 것으로 본 전문가는 1명뿐이었다. 경기 흐름에 대한 시각은 제각각이었다. ‘상저하고’(상반기에 나빴다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라는 응답이 절반(10명)이었는데 ‘상고하저’(상반기에 좋았다가 하반기에 나빠질 것)라는 대답도 7명으로 적지 않았다. 2명이 ‘상저하저’(상·하반기 모두 나쁠 것)로 매우 부정적이었으며, ‘상고하고’(상·하반기 모두 좋을 것)는 1명에 불과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반기까지는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다. 하반기 금리가 내려가면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가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그보다는 조금 나을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기가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 물건이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정환 교수는 “부동산 PF가 관건이다. 건설업계가 잘 버티면 다행이겠지만, 문제가 터지면 상저하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부 역점 정책 ‘가계부채 연착륙’GDP 대비 부채 100% 넘어OECD 회원 중 유일 국가 정부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정책을 세 개 꼽아 달라는 요청에는 ‘가계부채 연착륙’이 가장 많은 11표를 받았다. 좀처럼 줄지 않는 가계부채를 의식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4%로 13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긴 것은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이 9표로 뒤를 이었다. 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위기감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율은 0.72명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출산율은 0.68명으로 0.7명 선이 무너지고, 내년에는 0.65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한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출산율은 2.1명이다. 초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11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약 97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9%를 차지했다. 올해 말에는 비율이 20%를 넘어 본격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부동산 경기 안정화(8표), 수출회복(7표), 잠재 성장률 제고(6표), 신성장 동력 창출(5표)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르면 2분기 ‘美금리 인하’ 전망韓금리 0.5~1%P 내릴 듯물가상승률 2.5~3% 전망 미국 기준금리는 올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절반(10명)이 2분기부터 미국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했고, 7명은 3분기에 인하될 것으로 봤다. 2명이 1분기 인하를 예상했고 1명은 답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분기부터 내려갈 것이라는 답변이 절반(10명)이었다. 2분기 인하가 5명, 1분기 인하가 2명, 4분기 인하가 1명이었다. 1명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폭은 0.5% 포인트에서 1% 포인트 사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등이 0.75% 포인트 인하를 내다봤고,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1% 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두 차례 인하할 것이다. 인하폭은 0.25% 포인트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길게 보면 한국, 미국 모두 2% 전후 수준까지 내려야 한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은 ‘2.5% 이상 3% 미만’이 12명으로 한은 전망치 2.6%와 대체로 비슷했다. 6명은 물가상승률이 2.5% 미만일 것이라고 답했다. 2명은 물가가 3% 이상 오를 것으로 봤다. 한은은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2% 부근으로 근접해 갈 것”이라면서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 3.0%, 하반기 2.3%를 제시한 바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은 금리를 가파르게 올려 물가를 한 번 꺾었지만, 우리나라 금리는 그 정도로 높지는 않다. 금리 인하가 있기 전까지는 현재 물가인 3%에서 3.5%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이 11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보다 나쁠 것이라는 전망도 7명으로 적지 않았다.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1명,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1명이었다. 신진영 원장은 “부동산 경기는 4분기부터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는 ‘금리 인하’가 8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 밖에도 ‘공급확대’, ‘실거주 의무 폐지 등 각종 규제완화’가 각각 2명의 선택을 받았다. ‘정책 대출상품 확대’, ‘양도세·취득세 감면 연장’이 필요하다고 각각 1명이 답했다. 반면 5명은 활성화 대책이 필요 없다고 했다. 신진영 원장은 “이미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한경 교수 역시 “아직도 부동산 가격은 높은 편”이라면서 “당분간 하향 안정화로 가야 자산 가격의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 가계부채 감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반등 계기 보이지 않는 ‘부동산’‘경기 활성화’ 감세 등 제안“여전히 집값 높아” 반박도 역대 최대 수준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13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4명은 가계부채가 오히려 불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오태동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부채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고,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부채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부채 감소를 전망한 전문가는 3명이었다. 전문가 20명 전원이 ‘반도체’를 수출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수출 부진이 우려되는 업종으로는 14명이 석유·화학을 택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사이클은 바닥을 지났거나 지나는 중이다. 올해부터는 나아질 것”이라면서 “석유·화학 쪽은 대중국 수출이 상당히 중요하다. 중국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보여 석유·화학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 수출 전망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엇갈렸다. 9명은 유망 업종으로, 6명은 부진 우려 업종으로 자동차를 택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지난해 꽤 선전한 자동차는 올해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마일드한 경기 침체 양상을 보여 자동차가 올해만큼 팔리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20명 전원 수출 유망 ‘반도체’ 꼽아“바닥 지났거나 지나는 중”석유·화학 업종 부진 우려 원·달러 환율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12명은 환율이 1250원에서 1300원 사이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5명은 1300원에서 1350원 사이, 2명은 1200원에서 1250원을 예상했다. 1명은 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근거로 올 증시를 낙관했다. 15명이 제시한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는 2200~3000이었다. 고점 평균은 2830이었다. 신진영 원장과 윤성훈 선임연구원이 각각 올 코스피 밴드를 2500~3000으로 가장 밝게 봤다. 이경수 센터장과 이정환 교수의 상단이 2700으로 가장 낮았다. 올 한 해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대다수(16명)가 올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봤다. 중국 경기 둔화 지속(9명)과 글로벌 경기 침체(6명)를 올 한 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중국, 미국 경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중 갈등, 중국·대만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과 관련된 불안 요인도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태상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은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의 영향으로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는 뉴 앱노멀(새로운 비정상·New abnormal)이 초래하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더 커져미중 갈등 속 40개국 선거美 우선주의 심화 가능성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4명)을 꼽은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현실화되면 미국 우선주의가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을 포함해 올해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국가적인 선거가 치러진다. 거기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그간의 호조를 이어 갈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대선과 중국 부동산 침체 리스크 등 예측하기 어려운 이벤트 때문에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들(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태상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오태동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한동환 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장,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작년 무역적자 99억 7000만달러… 수출, 전년보다 7.4% 하락

    작년 무역적자 99억 7000만달러… 수출, 전년보다 7.4% 하락

    한국이 지난해 99억 7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였던 2022년(477억 8000만 달러)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2년 연속 적자다. 산업통산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수출은 6326억 9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7.4% 감소해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주력인 반도체 등의 수출이 축소된 탓이다. 반면 지난해 수입은 전년 대비 12.1% 감소한 6426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무역수지는 99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수출이 회복하면서 2022년보다는 적자 규모가 대폭 줄었다.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는 수출 호조세를 이어갔고 일반기계, 선박 등의 수출은 지난해 2분기 이후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같은 고부가 차량의 수출 판매 호조로 70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541억 달러)보다 30% 이상 늘었다. 일반기계는 4.6%, 선박은 20.9% 늘었다.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수출 부진을 겪었다. 반도체는 1분기 저점을 찍은 뒤 점차 개선돼 11월 증가세로 전환된 뒤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 수출이 19.9%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 중간재를 주력으로 하는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매달 100억 달러를 상회하면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9대 수출시장 중에는 미국, 유럽연합(EU),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등 4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1157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을 제치고 ‘2위 수출시장’ 지위를 회복했다. 방산 수출이 늘어난 폴란드가 14.8%,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수출이 늘어난 아랍에미리트(UAE)가 11.9%, 자동차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수주 등을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가 9.4% 늘었다. 전체로는 적자였지만 지난해 6월 흑자로 전환되면서 이후에는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만 놓고 보면 163억 달러 흑자다. 12월 수출은 576억 6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5.1% 증가하며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110억 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1.8% 증가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자동차(17.9%) 역시 18개월 연속 증가하며 반도체와 자동차가 12월 수출을 견인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하며 수출 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며 “새해에도 우리 수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우상향 기조를 확고히 하고, 경제 성장을 이끄는 핵심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사설] 미래세대 위한 정치 복원에 국운 걸렸다

    2024년이 열렸다. 지구상의 인류 수가 사상 처음 80억명을 넘어서는 해이고 대한민국과 미국 등 70여개 나라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을 통해 권력지형을 새로 짜는 해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 문명이 발전 속도를 더욱 높이면서 노동시장을 비롯한 경제 구조와 정치 질서, 사회 문화 전반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가 이어질 해이기도 하다. 4월 총선, 운동권 세력 교체 무대 돼야 희망을 말해야 할 아침이건만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는 어느 때보다 크고 무겁다. 3년째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저성장 기조의 반전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정치부터가 제 기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이 서로의 발목을 붙든 채 대립과 반목의 4류 정치에서 헤매다 보니 노동, 산업, 교육, 의료복지, 인구 등 사회 전반의 화급한 개혁 과제들이 도무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군사안보, 경제안보의 위협도 더욱 거세질 기세다. 지난해 군사정찰위성을 띄우고 핵·미사일 능력을 더욱 고도화한 북한은 새해 초부터 대남 도발에 나설 뜻을 공공연히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경제안보 패권 경쟁도 공급망과 반도체, 전기차 등 각 산업 분야에 걸쳐 가파른 대치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한시도 한눈 팔 겨를이 없을 새해, 우리가 갖춰야 할 응전 자세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의사결정 체제를 굳건히 다지는 일이다. 이는 특정 정치세력의 일방통행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 국민 다수와 내일의 이익에 복무토록 하는 일을 말한다. 100일 남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축하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정부 권력과 의회 권력을 일치시키느냐, 서로를 견제토록 할 것이냐는 윤석열 정부 남은 3년 국정 향배에 매우 긴요한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여야의 승패를 넘어 증오와 분열의 정치를 이끌어 온 세력을 국회에서 말끔히 들어내는 일이다. 그래야 정치가 작동한다. 적어도 민주 대 반민주라는 시대착오적 프레임으로 국민을 갈라치며 제 정치권력을 키우는 데 치중해 온 86운동권 세력은 이제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제3 신당세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정치를 겨냥한 인적 쇄신으로 경쟁해야 하며 유권자도 이를 심판의 기준으로 삼는 게 옳다. 이념과 정책 방향이 다를지라도 국리민복이라는 공리를 위해 양보하고 타협하는 자세를 갖춘 다양한 인사들이 정치권력의 중심에 서야 국론을 세울 수 있고, 그런 사회 통합의 바탕이 이뤄져야 나라 안팎의 도전을 헤쳐 갈 수 있다. 정점 치닫는 北 안보 위협 철저 대비를 새해 대한민국의 위기는 안보에서부터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엊그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서는 “새해 초 남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지시했다고 한다. 4월 총선 전 7차 핵실험을 불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리의 안보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어떠한 무력 충돌도 용납 않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 한중일 협력체제 복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지난해 한미일 경제군사안보 협력 체제가 새롭게 다져졌다면 올해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관건이다. 자원 무기화 등 경제안보의 도전 과제까지 감안한다면 새 외교안보팀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한중일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새해는 경제에도 중대 기로다. 한국은행은 올해 2.1% 성장을 전망했다. 저성장의 늪에 빠져 주저앉을 것인지,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인지는 올 한 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구조개혁을 서둘러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기존 성장엔진은 더 다지고 바이오, AI, 콘텐츠 등 새 성장엔진도 장착해야 한다. 소비 활성화, 주택 공급 확대, 계층 사다리 복원 등도 밀쳐 둘 수 없다. 인구정책 전환 위한 국가기구 구성도 저출산 대책은 근본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5100만명대인 지금 우리 인구가 2072년이면 3600만명으로 줄어든다는 인구 절벽 보고서를 받아 든 상황이다. 0.7명대 합계출산율이 올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유아 보육 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춘 대책은 효용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인구 감소가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라면 보다 큰 틀의 인구정책이 모색돼야 한다. 이미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아시아 최초의 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다양성이 국가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다. 50년을 내다보는 인구 정책의 그랜드 플랜을 마련할 범정부 기구 구성에 나서야 한다.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도 올해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 가장 속도를 내야 할 분야는 연금개혁이다. 보험료율, 수급개시 연령, 소득대체율 등을 국민적 합의로 마련해야 한다. 22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할 일이다. 지난해 정부의 불법 노동행위 엄단으로 ‘노사법치주의’를 바로 세운 노동 정책 역시 올해 과제가 많다. 임금과 복지 격차가 큰 대·중소기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 시급하고 근로시간 개편도 올해 안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교육개혁에 있어서도 대학규제 완화, 사교육비 절감과 아울러 돌봄·교육 공적 체제 강화, 디지털교육 혁신 등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의사 정원 확대를 비롯한 의료 개혁, 간병비 지원 확대에 소요되는 재정 확보를 위한 건강보험 개편 등도 서두르기 바란다. 120돌 서울신문, 공익보도 앞장설 것 올해는 대한민국 언론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신문이 창간 120돌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의 뿌리 대한매일신보가 제1호를 낸 것은 대한제국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과 같았던 1904년 7월 18일이다. 러일전쟁의 기운이 한반도를 휘감고 일본의 침략 야욕은 더욱 노골화돼 가던 시점이다. 국권 회복에 대한 염원이 곧 창간 정신인 대한매일신보는 한국 언론 역사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이 됐다. 오직 국리와 민복만을 바라본 그 정신과 지령(紙齡)을 그대로 이어받은 서울신문이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오늘날의 정세는 위협의 주체만 바뀌었을 뿐 대한매일신보 창간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서울신문은 120년전 구국(救國)의 창간 정신을 되새기며 대한민국이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 가는 정도(正道) 언론의 역할을 다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20년 줄곧 가슴에 새겨 온 ‘바른 보도’와 ‘공공 이익’의 정신을 한 차원 높이는 해로 만들 것임을 거듭 다짐한다.
  • [특파원 칼럼] 불편한 진실, 정치인의 용기/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불편한 진실, 정치인의 용기/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할 대항마로 부상 중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뜻밖의 역풍을 만났다. 다름 아닌 역사 인식 문제다. 그는 지난달 27일 공화당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치러지는 뉴햄프셔주의 유권자들과 만난 행사에서 ‘남북전쟁의 원인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답하며 ‘노예제’를 언급하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그는 “남북전쟁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느냐의 문제였다”면서 “자유와 더불어 사람들이 할 수 있었던 것과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나는 항상 정부가 권리와 자유를 확보하는 일을 한다는 사실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질문자가 노예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그는 “내가 무엇을 말하길 원하나”라며 질문 의도를 문제 삼는 태도까지 보였다. 미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 재임기에 벌어진 남북전쟁은 남북부주 간의 연방주의·분권주의 갈등, 산업 시스템 차이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노예제를 지지하던 남부주들이 미합중국으로부터 분리를 요구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는 게 정설이다. 남북전쟁을 논할 때 노예제를 비켜 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헤일리 전 대사의 발언은 이런 핵심을 피해 가려 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그가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남북전쟁 직전 남부주 중 가장 먼저 연방 탈퇴를 선언한 주인 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답변에 대한 비판론이 퍼지자 그는 뒤늦게 “물론 남북전쟁은 노예제에 대한 것”이라고 했지만 때를 놓쳤다. 비슷한 예가 한국 국회에서도 벌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첫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이른바 ‘쌍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두 특검법을 겨냥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똘똘 뭉쳐 총선용 악법을 통과시키는 것에도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고도 했다. 야당이 정략적 목적을 갖고 거대 야당 지위를 이용해 쌍특검법을 통과시켰다 한들 본질은 주가조작 공범들과 달리 그동안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했다는 점이다. 공범들은 1심 유죄판결을 받았고, 판결문에 따르면 김 여사 계좌 2개는 유죄로 인정된 통정·가장 매매 102건 중 48건에 연루됐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고 공정하게 처분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여사 소환이나 압수수색 없이 4년 가까이 검찰 수사가 진척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투명한 수사를 했다고 단언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한 위원장은 최근 ‘한 발은 공공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 두겠다’는 약속을 했다. 정치인은 때론 ‘입안의 가시’ 같은 불편한 진실이라 해도 실체를 인정하는 용기를 가져야 공공선도 지향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제대로 칭하지 못하는 홍길동식 정치로는 유권자의 표를 얻지도, 궁극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기도 어렵다.
  • 3년 전 도쿄는 예고편… 한국의 ‘젊은 피’ 예열 완료

    3년 전 도쿄는 예고편… 한국의 ‘젊은 피’ 예열 완료

    2024년 올림픽의 해가 밝으며 100년 만에 돌아온 역대 세 번째 파리올림픽을 빛낼 스포츠 스타들의 면면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젊은 피’가 파리를 한껏 불타오르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때문에 1년 미뤄져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을 예고편 삼았던 스타들이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항저우아시안게임 2관왕 포함 올해 국제 무대에서 금메달 11개를 따낸 안세영은 올림픽 금메달로 자신의 시대를 완성할 계획이다.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에서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짝을 이뤄 세계 최강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린 신유빈(대한항공)도 파리에서 기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수영 르네상스의 중심 황선우(강원도청)는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세계실내선수권 금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 등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우상혁(용인시청)은 사상 최초 올림픽 메달을 향해 도약한다.노아 라일스(미국)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남자 육상 단거리 3관왕에 도전한다. 라일스는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하며 2015년 볼트 이후 처음으로 대회 3관왕에 오른 바 있다. 도쿄에서 남자 장대높이뛰기 황제 대관식을 치른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의 신기록 행진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역대 실외 1~4위, 실내 1~5위 세계 기록을 독식하고 있다. 올해 10월 시카고마라톤에서 2시간 00분 35초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켈빈 키프텀(케냐)이 파리를 배경으로 ‘서브2’(2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미국)의 화려한 복귀도 기대된다. 도쿄에서 금메달 6개 싹쓸이가 기대됐으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무너져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그친 그는 이후 체조 무대를 떠났다가 지난해 10월 세계선수권에서 4개 종목을 휩쓸고 미국의 단체전 7연패에 앞장서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남자 농구에서는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이 뛴 1992년 ‘드림팀’과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가 함께한 2012년 ‘리딤팀’ 못지않은 슈퍼팀 출전 여부가 주목된다. 최근 농구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았던 미국이 LA 레이커스에서 황혼을 불태우는 제임스를 중심으로 최강팀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랜트(피닉스 선스), 제이슨 테이텀(보스턴 셀틱스) 등이 출전 의사를 내비쳤다. 남자 축구에서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와일드카드로 생애 첫 올림픽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 시험비행 앞둔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위용

    시험비행 앞둔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위용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9일 오전 5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내 격납고에서 KAI 최종기술생산팀 직원들이 시험 비행을 준비 중인 KF-21 보라매 전투기를 점검하고 있다. KF-21의 성공적 비행으로 한국은 러시아, 미국, 스웨덴, 유럽(독일 등 4개국 컨소시엄),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 군부로 향한 ‘시진핑 칼날’… 로켓군 간부 등 장성 9명 숙청

    군부로 향한 ‘시진핑 칼날’… 로켓군 간부 등 장성 9명 숙청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중국 시진핑 3기 체제 반부패 사정 캠페인의 주된 목표는 군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핵무기를 운용하는 로켓군 간부를 포함해 군 장성 9명을 파면하고 지난 두 달간 공석이었던 국방부장(국방장관) 자리에 둥쥔(62)을 임명했다. 30일 중국 관영신화통신의 이런 발표에 대해 지난 10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위 간부의 부패 척결을 해 온 가운데 3연임 이후 군부 숙청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면된 장성 가운데 5명은 중국 로켓군과 공군의 전현직 간부로, 로켓군은 2015년 말 시 주석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창설된 뒤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했다. 둥 신임 국방부장의 전임자인 리상푸 전 부장은 친강 전 외교부장에 이어 지난해 8월 말부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만 정보기관은 리 전 부장의 실각에 대해 규율 위반과 부정부패 문제라고 밝혔는데, 친 전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실종을 시작으로 로켓군 간부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로켓군의 부패 및 기밀을 미국에 넘긴 간첩 혐의와 관련해 최소 70명이 체포됐다는 보도도 있다. 리 전 부장은 러시아 무기를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 제재 대상이었지만 둥 부장은 미국의 어떤 제재 목록에도 올라가 있지 않다. 군사지휘권은 시 주석에게 있기 때문에 국방부장은 군사외교의 얼굴에 지나지 않지만 최근 1년 4개월 만에 복원된 미중 고위급 군사대화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둥 부장은 해군 출신 첫 국방부장으로 해군 최고 사령관이 되기 전에는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작전을 감독했다. 따라서 그의 임명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낳는다. 게다가 시 주석은 최근 해경에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서의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영토는 1㎜라도 양보하지 말라”는 시 주석의 주문에 2024년 바다 위의 주권 다툼은 더 치열해질 예정이다.
  • ‘민주주의 슈퍼볼’ 펼쳐진다… 한미 등 60개국서 40억명 투표행렬

    ‘민주주의 슈퍼볼’ 펼쳐진다… 한미 등 60개국서 40억명 투표행렬

    세계 정치 권력의 지형이 격동하는 2024년은 21세기 인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진행되고 인구의 절반인 40억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주권자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행사하면서 정권 유지와 교체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슈퍼볼’이 열리는 해라고 불린다. 한편에서는 전쟁과 독재, 권위주의와 극우 포퓰리즘, 자국 이기주의의 흐름 속에서 ‘민주주의 죽음’을 목도하는 순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미중 패권 경쟁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는 1월 13일 치러진다. 대만 독립·친미 성향을 띤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와 친중 세력인 중국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맞붙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양안 갈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인구 최다국이자 중국의 공급망을 대체할 국가로 부상한 인도는 올해 4~5월 하원 총선거를 치른다. 인도의 하원 의회인 ‘로크 사바’가 총리를 선출하는 만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려면 여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 만약 모디 총리가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 인도를 서방의 동맹국으로 끌어들이고, 중국의 대체재로 삼으려는 미국의 전략은 타격을 받는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2년 가까이 전쟁 중인 러시아(3월 15~17일)와 우크라이나(3월 31일)는 2주 간격으로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올해 24년째 장기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부정선거와 정적 암살 의혹을 받으면서도 1인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한 푸틴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 우크라이나는 전시에 대선을 치를 수 있느냐에 대해 여전히 논쟁 중이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계엄 중에 선거를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10월 총선도 미뤘다. 대선을 치르려면 계엄을 일시 해제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있어 대선 실시가 불투명하다. 6월 6~9일에는 유럽연합(EU)의회 선거가 있다. 27개 EU 회원국의 4억명에 이르는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 705명을 선출한다. 인구수에 따라 의원 수가 결정돼 독일이 96명으로 가장 많고 벨기에는 1명이다. 각국에서 유권자가 원하는 정당에 투표하면 득표율에 따라 의원이 되는 비례대표제를 적용한다. 의회가 구성되면 EU 집행위원회가 교체된다. 이번 EU의회 선거의 관심사는 극우 정당의 행보다. 이들이 유럽 내에서 세를 불리고 있어 EU의회에도 대거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지향점은 반EU·반이민 정책이다. ‘민주주의 본산’인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판을 치면서 솅겐 지역 국경 길이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약 6.5배(315㎞→2048㎞) 늘었고, 육로가 막히자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난파 사고로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익사하는 이주민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1월 5일 열릴 미국 대선을 세계 질서 전체를 뒤흔들 최대 분수령으로 평가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재대결하는 이번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바이든노믹스가 폐기되면서 국제 정치와 경제에 연쇄 파장을 부를 수 있다. 물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돼도 경제 정책을 국가 안보 정책으로 간주하는 보호무역주의 경향과 각국의 경제 블록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도 총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리시 수낵 총리는 조기총선을 10~11월 중에 치를 것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하원 자동해산 시점은 올 12월 중순이라 직전에 총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악화한 경제 상황과 두 개의 전쟁, 안보적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 유권자의 선택이 한 해 내내 주목받게 될 것이다.
  • K-방산의 위엄... 최초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힘찬 도약’ [포토多이슈]

    K-방산의 위엄... 최초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힘찬 도약’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9일 새벽 5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AI 최종기술생산팀 직원들이 KF-21 보라매 전투기를 점검한 후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 최초의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보라매는 2022년 7월부터 시작된 시제기의 비행이 2023년 6월 시제 6호기의 최초비행을 성공으로 시제기 모두 최초비행을 성공했다. KF-21의 성공적 비행으로 한국은 러시아, 미국, 스웨덴, 유럽(독일 등 4개국 컨소시엄),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KF-21 40대를 양산해 실전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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