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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주 권리 내팽개친 중복상장… 한국만 ‘상장 또 상장’[중복상장,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주주 권리 내팽개친 중복상장… 한국만 ‘상장 또 상장’[중복상장,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국내 시총 중 18%는 중복상장 기업日 4%·美 0.05%보다 월등히 높아美 상위 10개 종목 중 한곳도 없고주주 권리 침해하면 ‘징벌적 손배’日도 20년 만에 60% 가까이 줄어“韓 방치하면 증시 붕괴 뇌관” 지적 “소액주주들의 권리는 사라지고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질 겁니다.” (LS에 투자한 한 소액주주)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에식스) 상장 추진을 계기로 중복상장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일본·대만·중국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은 심각한 수준인 만큼 이를 방치하면 주식시장이 무너지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뒤늦게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내 중복상장 비중은 주요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1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중 중복상장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8.0%에 달한다. 일본(4.0%), 미국(0.05%)은 물론 대만(2.7%), 중국(2.4%)보다도 월등히 높다. 이 비율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늘었다. IBK투자증권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 5% 수준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중복상장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10%대를 기록했고, 2021년부터는 15%를 넘어섰다. 경기가 나쁠수록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회사 상장을 선택한 결과다. 중복상장 비율이 가장 낮은 미국의 경우 모회사와 계열사가 함께 상장된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 기준 뉴욕증시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투입된 상위 10개 종목(테슬라·엔비디아·팔란티어·알파벳·애플·아이온큐·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아마존·메타) 가운데 계열사를 분리해 상장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기업 가치가 하나의 종목에 집중돼 있고, 그만큼 투자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은 중복상장을 별도로 규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중복상장 등으로 인해 기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되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을 통해 기업에 막대한 배상 책임을 부과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집단 소송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주주의 손해나 이해충돌 등이 우려되면 중복상장을 시도하지 않는다”며 “바이오 기업 등 이례적인 경우에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과거에는 한국과 비슷했다. 2000년대 초 ‘오야코상장’(모자회사 동시 상장)이 확산됐지만, 이후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본격 추진하면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그 결과 일본의 중복상장 기업 수는 2006년 417곳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68곳으로 20년 만에 60% 가까이 줄었다. 많은 기업이 자회사를 상장 폐지하고 모회사에 흡수시켰다. 아시아 주요 거래소들도 제도적으로 중복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싱가포르 거래소는 자회사 상장을 허용하기 전에 모회사와의 자산·영업 중복성을 엄격히 심사한다. 말레이시아는 2022년부터 모회사와 자회사의 지배 관계를 끊어야만 상장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 고려아연·美기업 ‘희토류 동맹’… 연간 100t 자체 생산 나선다

    고려아연·美기업 ‘희토류 동맹’… 연간 100t 자체 생산 나선다

    美 ‘알타 리소스’와 파트너십 체결中 장악 맞설 핵심광물 생산 기대건설 중인 미국 제련소와 시너지도한·G7 등 공급망 안정화 방안 논의구윤철 “핵심광물 재자원화 중요” 고려아연이 희토류 분리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희토류를 자체 생산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선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전방위적으로 독점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연합하는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미국의 기술 기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희토류 생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는 고도의 생화학 기술을 활용해 희토류를 분리하는 정밀 채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맞춤형으로 설계된 단백질을 활용해 복잡한 혼합물 내에 함유된 저농도의 희토류 원소를 선택적으로 분리·정제할 수 있는 생화학 공정 플랫폼 기술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폐영구자석을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로 재활용하고 정제해 희토류를 생산하기 위해 추진됐다. 두 회사는 미국 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고려아연의 미국 내 자회사인 페달포인트가 운영 중인 미국 사업장 부지에 관련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2027년 상업 가동이 목표다. 합작법인은 우선 연간 100t 규모의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처리·생산 능력을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폐영구자석을 원료로 네오디뮴 산화물과 프라세오디뮴 산화물, 디스프로슘 산화물, 터븀 산화물 등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을 생산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 방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산화물을 한미 양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미국 테네시주에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가 함께 건설하는 크루서블 제련소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통해 한미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에 이어 이번 협력은 희토류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희토류 분야에서도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주요 7개국(G7) 등 미국의 주요 우방국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핵심 광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일종의 ‘반중국 희토류 공급망 동맹’으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모였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공급망이 중국에 지나치게 집중돼 공급 중단이나 시장 조작에 취약해졌다”면서 “특정국(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보다는 디리스킹(의존도를 낮춰 위험 회피)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글로벌 가치사슬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핵심 광물 재자원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 日총리, 태극기에도 고개 숙이더니…이 대통령에 ‘90도 인사’, 숨은 의미는? [송현서의 디테일+]

    日총리, 태극기에도 고개 숙이더니…이 대통령에 ‘90도 인사’, 숨은 의미는? [송현서의 디테일+]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만나 한·일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의 숙소 앞으로 와 직접 영접했다. 원래 호텔 측이 영접하게 돼 있었으나,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나와 ‘총리 영접’으로 깜짝 격상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허리를 깊게 숙였다. 이어 이 대통령에게 “안녕하세요. 제 고향에 정말 잘 오셨습니다.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격을 깨고 환영해주시니 저희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라며 “일본 국민도 그렇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도 총리님의 이런 모습에 정말로 감사할 겁니다”라고 화답했다. 일본 특유의 환대 문화인 ‘오모테나시’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모습은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진심 어린 환대’를 의미하며, 단순히 예의 바르다는 수준을 넘어 상대가 요구하기 전 마음을 헤아려 배려하는 태도를 말한다. 특히 매뉴얼에 따른 대응이 아닌 상대의 상황과 문화를 먼저 배려하고 형식적인 친절보다는 진심을 담은 배려가 오모테나시의 핵심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보여준 모습은 예정된 회담장이 아닌 이 대통령의 숙소까지 직접 마중을 나가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하는 등 외교·공식 석상에서 오모테나시의 정석으로 해석된다. 일본 현지 언론 역시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이 대통령보다 하루 먼저 나라에 도착해 이 대통령을 위한 오모테나시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30일 한국 경주에서 이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 기념 촬영을 할 때, 자신의 자리로 향하기 전 태극기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예를 표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모두 눈길을 끌었다. 다카이치의 환대가 의미하는 것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카이치 총리가 보여준 환대의 ‘진짜 배경’은 현재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처한 상황에 있다. 한일 양국은 오랫동안 과거사와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로 갈등이 잦았다. 극우 인사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총리 선거 운동 당시 TV 토론에서 독도 문제와 관련해 “(독도 문제에 대해)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면서 한일 관계에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었다. 과거에는 한 극우단체 행사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하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언급하며 “(우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간에 그만두는 등 어정쩡하게 하니까 상대가 버릇없이 건방지게 구는(つけ上がる)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사이 다카이치 총리의 온도가 달라진 것은 한국과의 셔틀 외교 강화를 토대로 현재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중·일 갈등의 돌파구를 찾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뒤, 중국은 관광·교육부터 전략 자원인 희토류와 이중용도 물품 수출 금지 강화 등의 전방위 조치로 일본을 압박해왔다. 이에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중·일 갈등의 해소를 위한 제스처를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다카이치 총리에게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며 예상 밖의 반응을 보였다.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과의 갈등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다면 중의원 해산 후 치러지는 총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중국의 압박을 견뎌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략적 중요성과 역내 안정을 공유하는 한국과의 ‘공조’다.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이 대통령을 유독 성대하게 환영한 이유 중 하나다. 일본 현지 언론 역시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 발전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중국이 추진하는 다카이치 내각의 국제적 고립화 전략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다카이치 총리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한일 영국의 우호적 관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돈로주의’ 아래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작전을 전개하며 서반구에서 영향력 확보에 나선 가운데 일본은 견고한 한일 관계를 기반으로 한미일 연계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실용 외교’ 중시하는 이재명 대통령 입장은?일본 방문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 대통령에게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실용 외교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방일에 앞서 이달 초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순방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면서 중일 갈등에 대해 “어른들이 이유가 있어서 다툴 때 옆에서 끼어들면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 있다”며 중립을 강조했다. 또 12일 공개된 NHK와 단독 인터뷰에서는 “복잡한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과 일본이 가치와 지향하는 바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서로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생각한다. 공통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일 갈등이 아닌 ‘한일 관계 복원’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제와 안보 등에 있어서는 협력 확대에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 아들 부모가 딸 부모보다 ‘치매 위험’ 더 높은 과학적 이유는? [건강을 부탁해]

    아들 부모가 딸 부모보다 ‘치매 위험’ 더 높은 과학적 이유는? [건강을 부탁해]

    아들을 둔 부모가 딸을 둔 부모보다 치매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장쑤성(省)에 있는 허하이대 연구진은 2018년 중국 가족 패널 조사(China Family Panel Studies) 데이터를 활용해 딸을 양육하는 것이 노년 부모의 인지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해당 데이터에 속한 고령자 수백 명의 뇌 활동, 정보 처리 능력, 집중력, 기억력 등의 인지 기능과 가족 구성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더불어 자녀의 성별과 수에 따른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딸을 키운 부모의 뇌 건강 점수는 아들만 둔 부모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동딸을 둔 부모일수록, 부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뚜렷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딸의 정서적 지원이 노년 부모의 인지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이러한 매개 효과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딸을 가진 부모일수록 돌봄과 정서적 교류가 아들 부모보다 지속해 이뤄지면서 노년 부모의 인지 기능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효과는 아버지보다 어머니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고, 도시 지역에서만 유의미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딸의 정서적 지원을 통해 인지 건강을 증진하는 문화적 맥락을 제공한다”면서 “이 결과는 고령화 사회에서 공공 보건 노력에 대한 보완책으로서 저비용의 가족 중심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동료심사(peer-reviewed) 체제로 운영되는 권위있는 학술지인 ‘여성과 노화 저널’(Journal of Women & Aging)에 게재됐다. 글로벌 제약사 몰리는 치매 치료제 시장한편 2025 치매 백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10.2%)이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현재 5500만 명 수준에서 2050년 1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각국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 치료제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오는 3월 알츠하이머 신약후보 물질인 ‘렘터네툭’의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라이 릴리는 렘터네툭이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기존 약물보다 뛰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앞선 임상 1상 시험에서는 투여 환자 상당수가 치료 시작 85일 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플라크)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현재 일라이 릴리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6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기술 수출과 글로벌 임상을 통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먹는 치매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중국 푸싱제약그룹과 아세안 10개국에 대한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디앤디파마텍도 파트너사인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NLY02’를 공동 개발하며 지난해 미국 특허 등록을 마쳤다.
  • 트럼프 이란 사태 첫 개입 “교역국에 25% 관세 부과...군사옵션 주저 안 해”

    트럼프 이란 사태 첫 개입 “교역국에 25% 관세 부과...군사옵션 주저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한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사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첫 직접적 개입으로, 원유 수출을 끊어 이란 정권의 돈줄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백악관은 외교적 해결이 우선순위라면서도 군사작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거래에서 25%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며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이 명령은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2차 관세’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거부하는 러시아에도 이런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교역’이 어떤 물품 거래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원유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주요 교역국인 인도, 튀르키예 등이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추가로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지난해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맺은 무역 휴전 합의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까지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한국의 경우 미국와 유엔 제재 대상인 이란과의 교역이 미미하지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과 이란의 교역액은 1억 3038만 달러(약 1900억원)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관세 압박을 통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낸 뒤 통하지 않을 경우 군사 옵션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는 항상 대통령의 첫 번째 선택”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군사 옵션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광범위한 공격 옵션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고 있다”며 “공격 목표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탄도 미사일 기지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개입이 가시화되자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을 재개할 수 있며 유화책을 꺼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위협이나 명령이 없다면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인명피해 규모는 계속 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16일째인 이날까지 시위대만 최소 64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고, 이중 9명은 18세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IHR은 “일부 추산에 따르면 60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 “친환경이라더니, 석탄 선택?”…중국, 플라스틱 공장 30곳 넘게 승인 [월드&머니]

    “친환경이라더니, 석탄 선택?”…중국, 플라스틱 공장 30곳 넘게 승인 [월드&머니]

    중국이 석유 대신 석탄을 활용해 플라스틱과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대규모로 추진한다. 중국은 관련 프로젝트를 잇따라 승인하며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에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원유 시장을 둘러싼 미·중 경쟁 구도와도 맞물린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석탄을 활용해 올레핀을 생산하는 프로젝트 36건을 승인했다. 이 가운데 20곳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으며 연간 총 생산 능력은 2400만 톤을 넘어선다. 중국은 산시성과 내몽골 등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지역에 주요 공장을 집중 배치했다. 올레핀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 수만 종의 화학 제품을 만드는 핵심 원료다. 업계는 통상 원유에서 올레핀을 추출하지만 중국은 자국에 풍부한 석탄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국제 유가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동시에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석유보다 싼 ‘석탄 화학’…톤당 1500위안 절감 효과 업계 블로거인 PTG케미칼은 석탄 기반 올레핀 생산 비용을 톤당 6300위안(약 900달러·약 131만원)으로 분석했다. 이는 원유를 사용할 때보다 톤당 1500위안(약 215달러·약 31만4000원)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35달러(약 5만1500원) 이상을 유지하면 해당 공정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국제 유가는 2022년 3월 배럴당 120달러(약 17만6800원)를 웃돌았지만, 최근에는 60달러(약 8만8000원) 이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중국은 석탄 기반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중국이 단순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수입 석유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낮추려는 장기 전략을 함께 추진한다고 해석한다. 이러한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너지 패권 강화를 강조하며 원유 공급 영향력 확대를 시사하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중국은 에너지 자립을 중시하는 기조 아래 석탄 화학 산업을 장기적 ‘보험’으로 활용하려는 계산을 깔고 있다. ◆ AI까지 동원한 대규모 설비…환경 논란은 과제 이번 산업 확장의 기술적 기반은 대련화학물리연구소가 개발한 공정이다. 연구진은 석탄을 메탄올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올레핀으로 바꾸는 방식을 적용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정 시뮬레이션과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단일 공장은 연간 메탄올 360만 톤을 처리해 올레핀 100만 톤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중국은 2010년 내몽골 자치구 바오터우에서 세계 최초의 석탄-올레핀 공장을 가동했고, 지난해 4월에는 내몽골 오르도스에서도 세계 최대 단일 단지를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와 연구진은 이 기술이 기존 석탄 연소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인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국제 사회는 석유 기반 공정과 비교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과 물 사용량, 지역 환경 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중국 측은 석탄을 활용한 올레핀 생산이 에너지 안보와 산업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단체와 일부 연구기관은 석탄 채굴부터 화학 공정까지 전 과정을 고려하면 탄소 감축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이로 인해 석탄 화학 확대를 두고 ‘현실적 대안’이라는 중국의 논리와 ‘과도기적 선택에 불과하다’는 국제적 시각이 맞서고 있다. 중국이 2023년 한 해에만 에틸렌 6800만 톤을 소비한 만큼, 석탄 화학 확대가 글로벌 플라스틱 산업과 환경 논쟁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 회사 가치 ‘두번 파는’ 중복상장…한국 증시 붕괴 ‘뇌관’ 될라

    회사 가치 ‘두번 파는’ 중복상장…한국 증시 붕괴 ‘뇌관’ 될라

    “소액주주들의 권리는 사라지고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질 겁니다.” (LS에 투자한 한 소액주주)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에식스) 상장 추진을 계기로 중복상장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일본·대만·중국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은 심각한 수준인 만큼 이를 방치하면 주식시장이 무너지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뒤늦게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내 중복상장 비중은 주요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1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중 중복상장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8.0%에 달한다. 일본(4.0%), 미국(0.05%)은 물론 대만(2.7%), 중국(2.4%)보다도 월등히 높다. 이 비율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늘었다. IBK투자증권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 5% 수준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중복상장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10%대를 기록했고, 2021년부터는 15%를 넘어섰다. 경기가 나쁠수록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회사 상장을 선택한 결과다. 중복상장 비율이 가장 낮은 미국의 경우 모회사와 계열사가 함께 상장된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 기준 뉴욕증시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투입된 상위 10개 종목(테슬라·엔비디아·팔란티어·알파벳·애플·아이온큐·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아마존·메타) 가운데 계열사를 분리해 상장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기업 가치가 하나의 종목에 집중돼 있고, 그만큼 투자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은 중복상장을 별도로 규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중복상장 등으로 인해 기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되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을 통해 기업에 막대한 배상 책임을 부과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집단 소송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주주의 손해나 이해충돌 등이 우려되면 중복상장을 시도하지 않는다”며 “바이오 기업 등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과거에는 한국과 비슷했다. 2000년대 초 ‘오야코상장’(모자회사 동시 상장)이 확산됐지만, 이후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본격 추진하면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그 결과 일본의 중복상장 기업 수는 2006년 417곳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68곳으로 20년 만에 60% 가까이 줄었다. 많은 기업이 자회사를 상장 폐지하고 모회사에 흡수시켰다. 아시아 주요 거래소들도 제도적으로 중복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싱가포르 거래소는 자회사 상장을 허용하기 전에 모회사와의 자산·영업 중복성을 엄격히 심사한다. 말레이시아는 2022년부터 모회사와 자회사의 지배 관계를 끊어야만 상장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 역대 가장 비싼 전투기 10선, 이렇게 비싸진 이유는 [밀리터리+]

    역대 가장 비싼 전투기 10선, 이렇게 비싸진 이유는 [밀리터리+]

    전투기 가격은 더 이상 기체 성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스텔스 형상, 전자전 능력, 센서 융합, 소프트웨어까지 더해지면서 전투기 한 대의 가격표에는 각국이 어떤 전쟁을 상정하고 있는지가 그대로 담기기 시작했다. 인도 항공 전문 매체 에이비에이션 에이투지(Aviation A2Z)는 10일(현지시간) 역대 가장 비싼 전투기 10종을 선정하며 “최고가 전투기들은 기술 경쟁의 산물이자 동시에 전쟁 방식의 변화가 응축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순위에 오른 기체들은 모두, 각자의 시대에서 속도보다 정보, 화력보다 생존성을 선택한 결과물이었다. ◆ 10위|FC-31(7000만 달러·약 1030억 원) ‘저렴한 스텔스’조차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 선양 FC-31은 중국이 준비 중인 차세대 수출형 스텔스 전투기다. 내부 무장창과 스텔스 형상, 신형 항전 장비가 적용되면서 개발·제작 비용이 상승했다. J-20보다 저렴한 대안을 지향하지만, 5세대 설계 자체의 비용 부담은 피하지 못했다. ◆ 9위|EA-18G 그라울러(8000만 달러·약 1170억 원) 폭탄 대신 전파를 싣다: 보잉 EA-18G 그라울러는 흔히 전자전기로 분류되지만, 미 해군의 공식 분류상 전투기 계열 항공기에 속한다. F/A-18F 슈퍼 호넷을 기반으로 제작돼 전투기 수준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유지하면서 전자전 임무에 특화됐다. 그라울러는 ‘쏘는’ 기체가 아니다. 전자공격 포드와 특수 임무 장비, 소수 정예 운용 구조는 단가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다. ◆ 8위|그리펜 E/F(8500만 달러·약 1250억 원) 작은 기체, 큰 가격표: JAS 39 그리펜 E/F는 경량 전투기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최신 레이더와 신형 엔진을 적용한 완전히 다른 기체로 진화했다. 개방형 소프트웨어 구조와 확장된 무장 통합이 특징이다. 운용 비용은 낮지만, 첨단화의 대가는 도입 단계에서 치른다. 그리펜 E/F는 ‘작지만 비싼 전투기’의 대표 사례다. ◆ 7위|Su-35(8500만 달러·약 1250억 원) 스텔스 없이도 비싸질 수 있다: 수호이 Su-35는 스텔스 없이 기동성과 레이더 성능을 극대화한 전투기다. 추력편향 엔진과 대형 기체가 만드는 에너지 우위가 특징이다. 최신 항전 장비와 전자전 시스템을 대거 적용하면서 가격은 4.5세대 전투기 중 최상위권에 올랐다. Su-35는 스텔스가 아니어도 고가 전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6위|F-15EX(9700만 달러·약 1420억 원) ‘무장 트럭’의 귀환: 보잉 F-15EX 이글 II는 스텔스를 포기한 대신 압도적인 무장 탑재량과 항속거리를 선택한 전투기다. 신형 레이더와 디지털 아키텍처, 구조 보강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장 트럭’ 개념은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F-15EX는 화력 극대화라는 전통적 공중전 철학의 최신판이다. ◆ 5위|F-35(1억900만 달러·약 1600억 원) 전투기가 아닌 ‘전장 네트워크’: 록히드 마틴 F-35 라이트닝 II는 전투기라기보다 전장 정보를 통합·분배하는 네트워크 중심 플랫폼에 가깝다. 스텔스 성능뿐 아니라 센서 융합과 소프트웨어 구조가 가격을 좌우한다. 대량 생산으로 기체 단가는 낮아졌지만,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업그레이드 비용은 여전히 크다. F-35의 가치는 격추 수가 아니라 정보 우위를 유지하는 능력에 있다. ◆ 4위|J-20(1억1000만 달러·약 1610억 원) 중국이 선택한 ‘비싼 길’: 청두 젠(J)-20은 중국의 첫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장거리 요격과 네트워크 중심전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스텔스 소재, 대형 기체, 자체 항전 체계 개발이 비용 상승을 이끌었다. 정확한 단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제작한 전투기 가운데 가장 비싼 선택으로 평가된다. J-20은 중국 공군의 전략 전환이 가격으로 드러난 사례다. ◆ 3위|타이푼(1억1700만 달러·약 1720억 원) 정치가 가격을 키운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유럽 주요 국가가 공동 개발한 전투기로, 기술뿐 아니라 정치적 구조가 가격에 반영된 기체다. 제공권 전투기로 출발했지만 반복된 개량을 거치며 다목적 전력으로 진화했다. 국가별 요구사항과 단계적 업그레이드는 개발·유지 비용을 끌어올렸다. 타이푼의 가격은 성능만큼이나 개발 과정의 복잡성을 반영한다. ◆ 2위|라팔(1억2500만 달러·약 1830억 원) 미국 밖에서 나온 최고가 전투기: 다쏘 라팔은 미국 외 국가가 개발한 전투기 중 가장 비싼 기종으로 꼽힌다. 공대공·공대지·정찰·핵 억제 임무까지 단일 기체로 수행하도록 설계되면서 항전 장비와 전자전 체계가 대폭 강화됐다. 스텔스 대신 전자전과 통합 운용 능력을 선택한 설계는 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이다. 라팔은 다목적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추구한 대가를 가격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1위|F-22(1억4300만 달러·약 2100억 원) 타협하지 않은 대가: 록히드 마틴 F-22 랩터는 미 공군이 순수 제공권 장악을 위해 설계한 전투기로, 단일 기체 기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투기로 꼽힌다. 스텔스 형상, 초음속 순항, 추력편향 엔진, 센서 융합을 모두 타협 없이 구현한 결과다. 200대 미만의 제한 생산과 수출 금지 정책은 규모의 경제를 차단했고, 이는 곧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F-22의 가격은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절대적 공중 우위를 향한 설계 철학의 비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번외|B-2(22억 달러·약 3조 2260억 원) 억제력 그 자체의 가격: 노스럽 그러먼 B-2 스피릿은 전투기가 아닌 전략폭격기지만, ‘가장 비싼 군용 항공기’라는 기준에서는 늘 비교의 출발점이 된다. 전 세계 어디든 은밀하게 침투해 재래식·핵무기를 투하하도록 설계된 스텔스 플랫폼으로, 단순한 공격 수단을 넘어 전략적 억제력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극단적인 스텔스 형상과 전용 소재, 20여 대에 불과한 소수 생산 체계는 단가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B-2의 가격은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해 치른 비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전투기가 비싸진 진짜 이유 에이비에이션 에이투지는 “현대 전투기의 가격은 속도가 아니라 정보 처리 능력과 생존성에서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스텔스, 전자전,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통합이 쌓이면서 전투기는 더 이상 ‘기체’가 아니라 전쟁 인프라의 일부가 됐다는 것이다. ※ 환율은 기사 작성 시점 기준 1달러=1466.30원
  • 트럼프 관세 폭탄…“이란과 거래하면 25% 관세 부과”

    트럼프 관세 폭탄…“이란과 거래하면 25% 관세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검토하는 가운데 먼저 ‘관세 폭탄’ 카드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 사실상 ‘2차 제재’(2차 관세)를 시행하겠다는 것으로, 반(反)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이란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 하는 모든 거래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받는다”며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명령은 최종적이며 확정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관련한 ‘2차 관세’는 이란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겨냥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미국이 지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압송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 중국은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 에너지 주요 수입처 두 곳에서 미국발 변수에 직면하게 됐다. 백악관은 이날 “이란 상황과 관련해 외교적 해결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군사 행동도 선택지 중 하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정부는 미국 측에 핵 협상 재개를 제안했으며, 백악관은 이에 응할지를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벌어지는 일들 때문에 회담이 열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언어 장벽 없는 동료이자 친구”… 한국 AI 도입률 ‘퀀텀 점프’

    “언어 장벽 없는 동료이자 친구”… 한국 AI 도입률 ‘퀀텀 점프’

    ‘세계 18위’ 반년 만에 7계단 상승한국어 특화기술 완성 단계 돌입GPT-5, 수능 100점 ‘만점’ 기록추론 능력 갖춰 업무 활용에 가능中 저가 ‘딥시크’ 유독 맥 못 춰 한국이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의 정체를 뚫고 홀로 질주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5년 AI 보고서에서 한국의 광범위한 AI 확산을 별도로 집중 조명하는 등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단순한 AI의 유행이 아니라 한국어 특화 기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국가 안보 철학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12일 MS가 발표한 ‘2025년 생성형 AI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한국의 AI 도입률은 30.7%로 6개월 전 상반기 도입률(25.9%)보다 4.8% 포인트나 늘었다. 이에 따라 세계 순위도 25위에서 18위로 7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글로벌 1·2위인 아랍에미리트(64.0%)와 싱가포르(60.9%)를 빠르게 추격하는 동시에 AI 종주국인 미국(28.3%, 24위)을 앞질렀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생성형 AI 사용 비중은 16.3%로, 상반기(15.1%)보다 단 1.2% 포인트 늘었고 선진국과 신흥국 간 도입 격차가 10.6% 포인트까지 벌어지는 등 글로벌 AI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이어서 한국의 ‘나홀로 성장’은 이례적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챗GPT 앱 신규 설치 건수는 1657만건으로 전체 앱 중 1위였다. 국내 AI 확산의 일등 공신은 고난도 추론 능력을 갖춘 한국어 모델의 진화다. 과거 오픈AI GPT-3.5 시절, AI의 한국어 수능(CSAT) 성적은 100점 만점에 16점에 불과했다. 복잡한 문맥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서다. 하지만 최신 GPT-5는 수능에서 100점 만점을 기록하며 ‘언어 장벽’을 완벽히 허물었다. AI가 한국어 특유의 미묘한 뉘앙스와 복합적인 추론 능력까지 갖추면서 실무 파트너로 거듭난 셈이다. 문화적 촉매제도 한몫했다. 지난해 텍스트 한 줄로 ‘지브리 감성’의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기능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번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술적 장벽 없이 누구나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드는 재미에 빠졌고, 이 가벼운 ‘놀이’ 경험은 AI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허물었다. 세계 시장을 휩쓰는 중국산 저가 모델 ‘딥시크’가 유독 국내에서만 맥을 못 춘 것도 흥미롭다. MS 보고서는 딥시크가 무료 서비스와 낮은 진입 장벽으로 중국과 아프리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한국 시장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어떤 기술을 믿고 쓸 것인가도 중시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업계를 달군 ‘바닥부터 개발’(프롬 스크래치) 논란도 기술 주권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순수 국산 모델’에 대한 집념은 자존심의 문제보다는 보안과 국가 안보라는 생존 가치와 맞닿아 있다. 앞으로 이달 시행되는 ‘AI 기본법’과 데이터 거부권(옵트아웃) 제도가 AI 확산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 [열린세상] ‘절대적 결의’ 작전이 몰고 올 후폭풍

    [열린세상] ‘절대적 결의’ 작전이 몰고 올 후폭풍

    새해 벽두부터 미국의 전격적인 베네수엘라 기습 작전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작년 말 미국이 베네수엘라 앞바다에 병력을 집결시켜 마약 운반선과 유조선을 공격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은 됐으나, 이렇게 전격적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는 작전을 벌일 줄은 몰랐다. 미국은 ‘절대적 결의’라는 작전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가 확고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 줬다. 미국은 작년 12월 초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서(NSS)에서 이미 앞으로 ‘신먼로주의’, 소위 ‘돈로주의’를 추구할 것임을 명백히 했다. 즉 미국은 서반구로 불리는 미주 대륙을 자국의 세력권으로 삼아 이곳에서 지배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반구에서 중국 등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고 미국의 이익을 방어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이번 ‘절대적 결의’ 작전은 이런 정책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대외 정책을 잘 분석해 보면 몇 개 하부 요소들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외 정책은 즉흥적 공세주의, 거래주의, 선택적 개입주의, 신먼로주의와 트럼프 중심주의라는 요소들을 품고 있다. 이번 기습 작전을 보면 이 요소들이 다 내포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마약 거래를 이유로 삼았으나 사실은 중남미에서 지배권을 확립하려는 신먼로주의와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주의가 작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골라 공격하는 선택적 개입주의, 협박을 가하다 갑자기 공격하는 즉흥적 공세주의가 그 안에 작동했다. 마지막으로는 이 모든 것을 본인이 TV 쇼하듯 진행했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 중심주의마저 드러냈다. 일단은 미국 관점에서 성공한 듯 보이는 이 작전은 여러 측면에서 앞으로 국제사회에 몰고 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작전으로 미국은 자신들이 만들었던 2차 대전 이후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밑동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나아가 국제 질서를 19세기 제국주의 시절로 퇴보케 할 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한 국가의 주권을 송두리째 무시했다는 측면에선 주권 평등을 규정한 17세기 베스트팔렌 체제 이전 상태로 국제사회를 퇴보시킬 수 있는 실마리까지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대전 이후 우리는 법치와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 국제 질서 하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 작전은 법치와 가치를 내팽개치고 오직 힘이 정의이며 판단 기준이라는 점을 공언한 셈이다. 미국이 2차 대전 후 없앴던 제국주의와 세력권을 스스로 복원하려 하고 있으니 19세기와 별다를 바 없는 세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게다가 국민이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그 나라 영토를 침공해 체포한 후 다른 나라로 압송해 재판정에 세운다는 것은 자결권과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다. 또한 자위권을 제외하고는 국가 간 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유엔헌장과 각국의 주권은 평등하다는 주권 평등 원칙마저 미국은 훼손했다. 이로써 국제사회는 앞으로 심각한 균열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러는 미국의 행동을 겉으로는 비난하지만 내심 이를 반길지 모른다. 미국의 행동은 19세기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강대국들의 세력권으로 나눠 다스리자는 메시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도, 향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게 돼도 미국이 간섭할 명분이 약해져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 된다. 미국의 행동에 비판적인 유럽과 미국 간에는 앞으로 더 균열이 발생할 것이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는 다극 체제로 변해 갈 것이다.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인해 각국은 자국의 안보를 위한 각자도생을 도모해야 하며, 이에 따라 군비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다. 대만과 한반도의 안보 지형도 더 험악해질 수 있으니 우리는 자강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연극 무대 위 ‘센과 치히로’… 애니 속 모습 쏙 빼닮았네

    연극 무대 위 ‘센과 치히로’… 애니 속 모습 쏙 빼닮았네

    이야기 흐름·의상 원작 재현 충실퍼펫 구현 속 만화적 표현 실사화토니·올리비에상 케어드 연출 지휘서울 예술의전당서 3월 22일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85)는 ‘모노노케 히메’(1997·한국 개봉 제목 ‘원령공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으로 자신의 이름과 스튜디오 지브리를 전 세계 대중에 알렸다. 우연히 신들의 세계에 들어간 열 살 소녀 치히로의 여정에 일본의 정령 신앙인 신토(神道)와 독특한 온천 양식이 어우러지며 문화적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2002년 독일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24개 작품 중 최고의 흥행 기록(국제 박스오피스 3억 9600만 달러)도 갖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음악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원작의 미학을 무대 어법으로 충실히 재현해냈다. 이야기 흐름과 의상도 원작 그대로다. 애니메이션처럼 공연도 시골로 이사 가는 치히로 가족의 차 안에서 시작한다. 커다란 스크린에 제목이 드러나고 센(千)과 치히로(千尋) 이름에 있는 천(千)자가 움직이며 신사의 문인 도리이(鳥居)를 만드는 연출은 영화적 인상을 준다. 치히로의 부모가 돼지로 변하고 정령들이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공연장은 거대한 신들의 세계가 된다. 무대 디자이너 존 보서는 중심 무대인 온천장을 일본 전통극 노(能) 무대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네 개 기둥이 있는 5m 높이 건물이 회전하면서 온천탕, 유바바의 집무실, 직원 숙소 등으로 다양하게 모습을 바꾼다.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원작의 음악을 편곡해 활용하고 캐릭터들이 노래를 부르며 음악극 형식도 담았다. 흥미로운 건 정밀하게 구현한 퍼펫(인형)과 만화적 표현을 실사화한 방식이다. 가마 할아범의 여섯 개 팔, 석탄을 나르는 숯검댕이들, 개구리 직원, 하얀 무처럼 생긴 누에신 등 인간이 아닌 캐릭터들을 배우, 퍼페티어(인형을 조종하는 사람)들이 역할을 바꿔가며 만들어낸다. 사람을 먹어 능력을 흡수하는 가오나시가 거대한 괴물이 될 때도 이런 퍼페티어의 역할이 도드라진다. 오물신이 등장할 때 하얀 쌀밥이 검게 변하거나 지독한 냄새 탓에 치히로의 온몸에 소름이 돋는 모습 등을 모두 꼼꼼하게 표현해냈다. 배우들은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높인다. 미야자키 감독은 캐릭터 목소리로 전문성우보다 배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릭터와 비슷한 삶을 가진 목소리를 찾기도 한다. 원작에서 유바바 목소리를 연기한 나쓰키 마리가 초연부터 같은 역할로 참여하면서 공연의 일치율을 더 높였다. 치히로 역의 카미시라이시 모네는 인기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주인공 목소리를 맡기도 했다. “이름을 빼앗아 조종하는” 유바바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치히로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는 내용이나, 오물신의 정체가 드러나고 하쿠가 본래 이름을 찾는 과정은 가족, 자연, 전쟁 등을 다뤄왔던 스튜디오 지브리의 주제도 잘 녹여냈다. 오페라극장 프로시니엄을 뒤덮은 초록풀 사이사이에 자막 모니터를 작게 설치했다. 무대 주변에 8개가 만들어져 있어 자막을 보는 데 불편함은 거의 없다. 공연 관람 전 애니메이션을 보면 두 작품의 표현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을 보유한 연출가 존 케어드(78)의 손으로 탄생한 작품은 2022년 일본의 공연 제작사 도호의 창립 90주년 기념작으로 도쿄에서 초연했다. 2024년 영국 런던,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이어 오리지널 버전으로 서울을 찾았다. 공연은 3월 22일까지.
  • [세종로의 아침] CES 2026, 전시의 끝에서 실행을 묻다

    [세종로의 아침] CES 2026, 전시의 끝에서 실행을 묻다

    “로봇이 현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쿵후만 선보인다면 경제적 효용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이 한창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을 총괄하는 잭 재코스키는 중국 로봇 기업들이 복싱, 돌려차기 등 화려한 시연만을 앞세운 것을 이처럼 에둘러 비판하며 현대차그룹의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 자신감은 현장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5일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2028년부터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뒤, LVCC 내 현대차그룹 부스는 CES 모빌리티 전시 가운데 가장 붐비는 공간이 됐다. 전시 기간 누적 방문객은 2만명을 넘어 현대차그룹이 2년 전 참가했을 때보다 40% 가까이 늘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비공개로 만난 사실까지 전해지며,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업체를 넘어 피지컬 AI 로보틱스 생태계의 핵심 주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CES 2026은 분명 한국 산업의 저력을 보여 준 무대였다. 특히 ‘움직이는 기술’이라는 영역에서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상위권임을 입증했다. 다만 전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중국 기업들의 약진을 마냥 가볍게 볼 수 없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해 세계 정상급 로봇 기술을 단숨에 확보했다면,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등 중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 아래 자체 기술 축적과 반복 실험을 통해 추격해 왔다. 중국의 로봇 기술을 단순히 ‘보여주기용’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중국 로봇 기업들은 완성도가 낮더라도 실제 공장과 물류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며 방대한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값싸고 ‘쓸 수 있는 로봇’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전략은 기술 완성도보다 속도를 중시하는 중국식 혁신 모델을 상징한다. 사고가 나면 실험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업데이트되는 환경 속에서, 중국 로봇 기술은 산업 현장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 ‘중국 굴기’는 전시장 구성에서도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단독 전시관을 꾸리느라 비운 LVCC 일부 공간은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 대기업이 채웠고 중국 스타트업들도 헬스케어와 엔터테인먼트 전반에서 다수의 기술을 선보였다. 가전·로봇·디스플레이를 아우르는 중국 기업들의 전시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속에서도 AI를 내재화한 기술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최근 한국의 1인당 GDP가 22년 만에 대만에 다시 밀렸다는 소식은 우리 경제 구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환율과 경기 요인도 있지만 산업 구조와 혁신 방식의 차이가 누적된 결과를 무시할 수 없다. 대만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실증·확산·양산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끈질기게 구축해 왔다. 기술이 ‘전시품’에 머물지 않도록 제도와 환경을 함께 움직여 온 것이다. 반면 한국은 아틀라스처럼 세계가 놀랄 기술을 보유하고도, 자율주행을 비롯한 여러 미래 산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시험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조직 내부의 한계도 있었지만 미중에 비해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시험할 기회가 제한적인 규제 환경의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다. 아틀라스가 CES 무대에서 보여 준 장면은 단순한 로봇 시연이 아니었다. 한국 산업이 여전히 세계 정상급 역량을 갖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였다. 동시에 자율주행 등에서 드러난 한계는 기술보다 제도와 정책이 혁신의 속도를 좌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CES 2026은 끝났지만 기술 경쟁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한국이 마주한 과제는 이미 보여 준 기술의 완성도를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현장에 안착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하종훈 산업부 차장
  • 스타링크 맞서는 中… 위성 20만개 띄운다

    스타링크 맞서는 中… 위성 20만개 띄운다

    중국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스타링크 사업에 대항해 국제기구에 대규모 위성 발사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 측이 20만 개 이상의 인터넷 위성 발사 계획을 지난달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19만건 이상은 지난달 말 허베이성에 설립된 신생 기관 ‘전파 개발·이용 및 기술혁신 연구원’이 신청했다. 이 기관은 2개 프로젝트(CTC-1·CTC-2)에 각각 9만 6714건을 요청했다. ITU 규정에 따르면 각 기관은 인터넷 위성 발사 계획을 ITU에 신청한 뒤 7년 안에 최소 1기의 인공위성을 발사·운영해야 하며 이후 2년 안에 10%, 7년 안에 100%를 배치해야 한다. 중국 측이 대거 위성 발사 계획을 제출한 것은 유엔에서 미국과 위성 문제를 놓고 충돌한 시점과 맞물린다. 중국은 지난 2021년 자국 우주정거장 톈궁과 스타링크 위성이 근접해 우주비행사의 생명을 위협했다고 비난했으며, 스페이스X 역시 자사 위성과 중국 위성이 충돌할 뻔했다고 항의했다. 스페이스X는 4만 개 이상의 위성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은 ‘궈왕(국가망)’ 프로젝트 등을 통해 대규모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스타링크의 급속한 발전에 지난 2021년 스타넷이라는 국유기업을 설립해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 ‘궈왕’을 운영하고 있다.
  • 美 법무부, ‘북한으로 무기 밀수’ 중국인 등 7명 기소

    美 법무부, ‘북한으로 무기 밀수’ 중국인 등 7명 기소

    미국 법무부가 북한으로 무기를 밀수출한 미국인 1명과 중국인 6명을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인 웬셩화와 양진 등 7명을 총기 밀매 연루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웬셩화는 북한을 위해 무기 구매·밀수를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번에 혐의가 추가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웬셩화와 양진은 총기 판매점을 인수한 뒤 자오시푸 등 중국인들과 멕시코 메히칼리에 거주하는 미국인 리처드 아레돈도 등에게 특정 총기를 팔았다. 이러한 수법을 통해 이들 조직은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북한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총기 170정과 탄약 수천 발을 확보했다. 법무부는 웬셩화와 양진에게 공모와 총기 밀매 공모 혐의를 적용했다. 해당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 시 각각 5년, 1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웬셩화와 양진의 공범들은 최대 5년 형과 25만 달러(약 3억 6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웬셩화는 2012년 학생 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뒤 비자 만료로 불법 체류 상태다. 그는 2023년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롱비치 항구에서 일반 화물처럼 위장한 최소 3개의 컨테이너에 총기를 선적,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2024년 12월 체포됐다. 이후 웬셩화는 검찰이 기소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으며 지난해 8월 국제비상경제권법 위반 모의 혐의와 외국 정부의 불법 대리인 활동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 MIT 석학의 K과학 일침 “제발, 왜냐고 묻고 또 따져라” [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MIT 석학의 K과학 일침 “제발, 왜냐고 묻고 또 따져라” [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한국선 질문하는 훈련 너무 부족교수 향해서도 비판할 줄 알아야”“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필요 과학자도 연예인처럼 환호 받길”자신 향한 질문을 멈추지 마세요 대한민국의 중고등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물리과 교수 최순원입니다. 중학교 이후 저는 스스로에게 묻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모험가를, 또 어떤 때는 발명가나 과학자를 꿈꿨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질문할수록 내가 원하는 삶의 윤곽은 조금씩 분명해졌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최우선이었습니다. 과학자와 공학자는 시대와 국경을 넘어 세상을 변화시켜 왔습니다. 몇 해 전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팬데믹을 인류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이었습니다. 수많은 과학자와 공학자의 집요한 연구 결과입니다.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AI), 정보통신, 생명공학, 로보틱스, 양자 정보와 같은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엔비디아의 젠슨 황 같은 이공계 출신 기업인들입니다. 저 또한 제2차 양자 혁명의 최전선에서 양자 과학기술이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 꿈이자 야망입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어떤 꿈을 좇고 계신가요? - 최순원 MIT 교수가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쓴 편지 “한국 교육은 질문하는 훈련이 부족합니다.” 최순원(39)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지난달 20일 세종 아름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학생들은) 교수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과학자가 연예인처럼 대접받는 한국을 꿈꾼다는 최 교수는 대전과학고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캘텍)을 나와 하버드대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세계적 석학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학창 시절은 어땠나. “캘텍에 들어가서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에 봉착했다. 진로와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 과목당 숙제하는 데 10시간이 걸렸다. 일주일에 5과목을 들으니 주 50시간이었다. 살인적인 공부량이었다. ‘내가 진짜 물리를 사랑하나’, ‘직업으로서 물리를 할 수 있을까’ 등을 많이 고민했다.” -양자역학에 빠진 계기는. “캘텍은 다른 전공 과정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 전자정보학을 듣고 ‘눈이 떠지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양자정보과학에 관심을 가졌고, 이 분야의 대가인 존 프레스킬 교수님을 무작정 찾아가 이력서를 내밀었다. ‘학부생과 연구하지 않는다’며 거절당했고 다시 몇번이나 찾아갔다. 낙심할 때쯤 (허락) 이메일이 와 있었다.” -만약 한국에 남았다면 진로가 달라졌을까. “지식을 덜 배우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내 경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간은 별로 없었을 것 같다. 한국과 미국 문화의 가장 큰 차이다. 한국에서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면 무조건 성적 관리만 한다. 그런데 미국 학생들은 중간에 회사 인턴 등을 해보면서 대학원 진학이 적성에 맞는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교육 시스템도 다른가. “예를 들어 한국의 실험 수업은 이론과 결과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실험 데이터와 이론이 맞지 않으면 틀렸다고 간주한다. 과학고 재학 시절에도 실험과 이론이 맞지 않으면 점수가 깎였다. 그런데 캘텍에선 애초부터 실험 결과와 이론이 맞지 않게 설계돼 있었다. 결과가 다르면 왜 그런지 분석하는 훈련을 시킨다.”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어떤가. “기술력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핵융합 기술은 한국이 압도적이다. 반도체 분야도 삼성전자 등 기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거의 최고 수준이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에 오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부족한 점은 교수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 반항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대학원 1학년·2학년 학생과 대화하면서 배워간다. 우리나라는 대학 교육에서도 질문하는 훈련이 부족한 것 같다. 단순히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다.” -국내 과학기술계에 대한 지원과 대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과학자는 국가를 살리기 때문에 국가에서 지원해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나는 100%는 동의하지 않는다. 과학자를 필요에 의해 지원하겠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국가가 나를 원하니까 연구하지 않는다. 대부분 재미있어 연구한다. 하고 싶은 연구를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다. 단순히 연구비를 더 준다, 월급을 올려준다는 식의 접근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 보수는 시장 논리로 형성되는데 어떻게 국가 지원금으로 해결하겠는가. 근본적인 문제는 가치관이다.” -가치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교육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초·중·고교 교육으로 올라가 보자. ‘너 장래에 뭐가 될래?’ 했을 때 직업 안정성에 대해서만 배워선 안 된다. 이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인가.(웃음)” -과학기술을 골고루 끌어올려야 하는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가. “어려운 질문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자생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려면 일정한 규모, 즉 ‘볼륨’이 필요하다.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한국은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서 충분한 연구자 집단(커뮤니티)을 갖추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맞다. 그런데 기술 트렌드가 바뀌면 잘못된 선택이 된다. 지금은 AI가 화두인데 몇 년 후엔 양자가, 또 몇 년 후엔 바이오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보단 국내 연구 커뮤니티를 오픈해서 융합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어떤 융합인가. “선진국 (과학기술) 커뮤니티와 하나의 팀으로 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영국 혹은 독일의 과학기술 실력이 좋다는 것은 의미 없다. 유럽연합이 통째로 하나의 국가처럼 활동하니 과학 분야도 순환이 된다.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의 커뮤니티를 열어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과 파트너십을 한다든지, 미국과 같은 강대국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꿈이 무엇인가. “과학자가 연예인이 되는 세상이다. ‘내 꿈이 과학자야’라고 했을 때 대접받는 세상이다.”
  • 중국이 미국의 ‘마두로 참수 작전’ 따라하지 못하는 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중국이 미국의 ‘마두로 참수 작전’ 따라하지 못하는 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미국이 주권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현직 수장을 전격 체포·압송하면서 국제사회의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특수전 수행 능력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현지시간) 분석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작전은 각국이 복잡한 특수 정밀 타격 수행 능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를 보여줬다”면서 “중국은 (미국에 비해) 아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을 이어 온 중국은 네이멍구 주리허 소재 군사훈련 기지에 대만 총통 집무실과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원의 실물 크기 모형을 만들고 주요 청사 타격 및 요인 납치 등의 훈련을 수년째 실시해왔다. 그러나 정보원을 활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동선 등을 미리 파악하고, 초기경보 등 지휘통제(C2)체계 및 통합방공체계(IADS) 교란, 방공망 타격과 함께 30m 저고도 비행을 통한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 투입으로 작전 개시 3시간 만에 모든 상황을 종료시킨 미국의 능력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육군참모대학교 중국지상군연구센터의 조슈아 아로스테기 소장은 “미군의 이번 작전은 수년간 개발해온 다영역 작전, 수십 년간 세계적 분쟁 속에 쌓아온 경험,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통합한 결정체였다”면서 “중국과는 격차가 크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인민해방군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첨단 해군 시스템, 사이버 및 전자전 플랫폼, 첨단 헬기, 정밀 유도 무기 등을 갖추고 있지만, 이 같은 무기와 시스템을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통제하는 ‘융합’ 능력이 미군보다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특수작전부대 운용 중인 중국, 미국에 뒤처지는 이유미 국방부의 ‘2024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5대 전구(戰區)에 소속된 육군 산하 13개 집단군과 함께 해군·공군·로켓군 그리고 무장경찰 소속 특수작전부대까지 운용하고 있다. 5대 전구는 동·서·남·북·중부 등의 사령부로 나뉘며 각 전구가 육군·해군·공군·로켓군을 나눠 통합 지휘하는 구조다. 각각의 집단군은 우리나라의 군단 규모다. 문제는 전구 사령부 간 합동작전의 필요성이 강조됨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모든 특수작전부대를 하나로 묶어 지휘하는 특수작전사령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에 미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군에는 특수작전사령부가 없기 때문에 5대 군구 소속의 특수전부대의 통합 운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현재 중국에는 마두로 축출 작전을 이끌었던 미 합동특수전사령부 소속의 델타포스와 같은 특수부대가 없다. 전략적 차원의 임무를 전담하는 부대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실전경험·정보전에서도 부족한 중국군중국군의 또 다른 문제는 실전 경험이 미군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국군은 네팔 지진 수색 및 구조, 아덴만 해적 소탕, 인도군과의 충돌 사태 등을 겪었지만, 지난해 미국이 이란을 타격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마두로를 축출한 ‘확고한 결의’ 작전 등 굵직한 실전 작전 경험은 없다. 실전 경험의 부재는 정보전 능력과도 직결돼 있다. 미국은 마두로 축출 작전 수개월 전부터 미 중앙정보국(CIA)을 동원한 정보 수집에 나섰고 이는 작전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지난 3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이 완료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CIA가 지난 8월부터 현지에 팀을 파견해 마두로의 은신 장소는 물론 그가 어디를 오가는지,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입는지, 어떤 반려동물을 키우는지까지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 작전이 펼쳐질 동안 정보팀이 실시간으로 지상 부대의 작전을 지원했다. 덕분에 부대원들이 불필요한 위험 없이 안전하게 작전을 완수했다”며 CIA 정보팀에 공을 돌렸다. 군사전문가인 상하이정법대의 니레슝 정치학과 교수는 “미군의 전자전 능력과 스텔스 기술, 전장 경험이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면서 “이들 분야에서 중국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中, 트럼프 ‘이란 개입’ 시사에 “무력사용 반대”

    中, 트럼프 ‘이란 개입’ 시사에 “무력사용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반(反)정부 시위 상황과 관련해 ‘강력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중국은 ‘미국의 행동이 내정 간섭’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했고, 각국의 주권과 안전(안보)은 응당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국제 관계 중에 무력을 사용하거나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에도 반대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으로 확산한 이란 봉기 상황에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어떻게 보는지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각국이 이 지역의 평화·안정에 이로운 일을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마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은 이란 정부와 인민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2주 동안 이어지고 있는 이란 시위에 대해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군도 이 사안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몇몇 강력한 선택지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의 보복 위협에 관한 질문에는 “만약 그들이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는 그들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수준으로 타격할 것”이라고 답했다. 2주 전 경제난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이란 시위는 현재 전국적인 반정부 봉기로 확산한 상태다. 미국 기반 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금까지 시위 도중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최소 54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96명은 시위대, 48명은 보안군으로 알려졌다.
  • 중국군, 미군처럼 ‘대만 지도부 3시간만에 체포’ 가능할까

    중국군, 미군처럼 ‘대만 지도부 3시간만에 체포’ 가능할까

    2049년까지 세계 최강 군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군처럼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3시간 체포’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지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미 특수부대는 공군, 해군, 정보기관, 우주군을 통합한 합동 작전을 통해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침투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3시간 만에 체포해 미국으로 끌고 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1일 조슈아 아로스테귀 미국 육군 전쟁대학 전략연구소의 중국 육상전력 연구센터 소장 등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작전 수행 능력에 대해 보도했다. 아로스테귀 소장은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절대적 결의’ 작전은 수년간 개발해 온 다영역 작전, 수십 년 간의 세계적 개입에서 얻은 성공과 실패를 모두 포함한 교훈, 그리고 다양한 출처에서 얻은 정보의 고도화된 통합의 결정체”라고 평가했다. 중국도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최신 해군 시스템, 사이버 및 전자전 플랫폼, 첨단 헬리콥터, 정밀 유도 무기 등의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만~3만명으로 평가되는 중국 특수부대 요원들은 전략적 차원의 임무를 수행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각 특수부대가 인민해방군 지상군, 신장 및 티베트 군관구, 해군 해병대, 공군 공수부대, 로켓군 정찰연대, 인민무장경찰(PAP) 등의 산하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수부대만을 위한 전용 인프라가 없어 재래식 시스템에 의존해야 하는 데다 마두로 체포를 맡은 네이비실 6팀이나 델타포스 같은 침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특수부대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군 전력을 평가한 보고서에서는 ‘대만 지도부 참수 작전’에 대해 협업 능력과 실전 경험 부족, 부패 문제로 중국군 내부에서 부담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군은 2027년까지 대만과의 전쟁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동안 중국군은 네팔 지진 수색 및 구조, 예멘 전쟁 피난, 아덴만 해적 소탕, 인도와의 국경 충돌 등에 파견된 적은 있지만 미군과 비교하면 실전 전투 경험이 현저히 부족하다.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앞서 몇 달간 그가 은신했던 안전 가옥과 똑같은 복제 건물을 세우고 작전 수행을 연습했다. 중국군 역시 최근 몇 년간 대만 지도부 체포 모의 훈련을 실시해 왔으며, 네이멍구 주리허에 있는 군사 훈련 기지에 대만 총통 집무실과 입법원(국회의사당)의 실물 크기 모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어떻게든 그린란드”…트럼프 발언에 동맹 질서가 시험대에 [핫이슈]

    “어떻게든 그린란드”…트럼프 발언에 동맹 질서가 시험대에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두고 사실상 미국의 영유권 확보를 공언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외교·안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하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 기자 간담회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린란드를 가질 것”이라며 “거래로 해결하는 게 더 쉽지만, 어떻게든 그린란드는 미국이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며 “그런 일은 내가 대통령인 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9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안 되면 ‘강경한 방식’으로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임대나 단기 주둔이 아니라 ‘취득’을 말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병력 증강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임대 아니다, 소유권이다”…군사 옵션까지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구상에 대해 “중요한 것은 병력 숫자가 아니라 법적 소유권, 즉 부동산 용어로 ‘타이틀(title)’”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한다면 지금 당장 병력을 더 보낼 수도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제기해온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다시 공식화한 것으로, 외신들은 이를 “단순한 협상용 수사가 아니라 정책적 의지 표명에 가깝다”고 해석한다. ◆ 덴마크·그린란드 “판매 불가”…나토까지 번진 파장 덴마크 정부와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며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 주민이 결정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린란드 여야 역시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인이 되고 싶지도, 덴마크인이 되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그린란드인이다”라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포함한 유럽 주요국 내부에서 외교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내가 나토를 살렸다”며, 그린란드 문제로 나토가 반발하더라도 “그들이 우리를 위해 정말 싸워줄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동맹 경시 논란을 키웠다. AP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그린란드가 북극과 대서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광물 자원과 군사 감시망의 핵심 지역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일부 유럽 외교관들은 러시아나 중국이 당장 그린란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볼 만한 명확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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