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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기빈의 미래완료] 지분 50%를 나눠 갖자는 국민 69%

    [홍기빈의 미래완료] 지분 50%를 나눠 갖자는 국민 69%

    미국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담한 인공지능(AI) 국부펀드의 구상을 내보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 중에서 AI 관련 사업으로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에 지분의 50%를 1회의 기부로 국가가 거둬들인다. 이렇게 조성된 7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는 7인 위원회가 운영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을 연간 5%로 잡아 매년 모든 미국인들에게 1인당 1000달러를 지급하며, 주식가치 상승에서 생겨나는 이익은 각종 사회 인프라에 투자하도록 한다. 실로 과감한 구상이다. AI 전환에서 발생하는 극소수 대기업의 엄청난 이윤을 사회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에는 사실 미국 전체의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 오픈AI의 샘 올트먼을 필두로 앤스로픽 등에서도 자신들의 지분과 이윤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비쳐 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부 형식으로 대략 5%의 지분을 거두어 AI 국부펀드를 조성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샌더스의 구상은 지분 규모에 있어서 훨씬 파격적이다. 흥미롭게도 정치적으로 상극의 위치에 있는 스티브 배넌 같은 우파 쪽 인물 또한 똑같이 50% 지분을 국가가 가져가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샌더스의 구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렇게 조성된 국부펀드가 재무적 투자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분을 소유한 기업들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이다. 즉 단순한 (재)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AI 전환을 둘러싼 사회적 권력의 문제가 이 구상의 핵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 구상은 1970년대 스웨덴의 노동운동과 좌파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내놓았던 ‘임노동자 기금’과 정확히 맥을 같이한다. 당시 스웨덴 노동자들은 연대임금제에서 발생한 초과 이윤을 생산에 재투자해 생산성을 올리면서도 완전고용을 이루도록 하는 목표에 골몰하고 있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영을 지배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 확보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 매년 기업들의 이윤에서 일정한 부분을 현금이 아닌 주식 지분으로 받아 차분히 적립하는 것이 이 임노동자 기금이었다. 이 기금은 그리하여 장기적으로 스웨덴의 주요 기업들을 실질적인 주주로서 지배하여 기업 운영의 방향을 결정할 권력을 자본으로부터 빼앗아올 것을 꾀했던 것이다. 샌더스의 구상에 대해 미국인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에 대한 지지율은 놀랍게도 69%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 지분의 절반을 빼앗아 배당금을 뜯어내고 경영까지 좌지우지하겠다는 이 급진적인 생각에 3분의2가 넘는 미국인들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 AI 산업 전환이 미국인들에게 가져오고 있는 엄청난 불안감과 박탈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는 대량 해고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이러한 전환이 극소수의 투자자들에게만 성과를 안겨 줄 뿐 많은 이들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공포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70년대 스웨덴과 오늘날의 상황에서 공통점이 발견된다. 산업의 성장이 불평등을 극대화하고 대다수의 사람을 소외시킬 것이라는 불안감,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산업의 조직과 확대에 있어서 그 방향타를 거머쥐는 실질적인 권력을 대다수의 일하는 사람들에게 쥐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 임노동자 기금과 샌더스 의원의 국부펀드 구상을 연결하는 공통의 테마라 할 것이다. 이러한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69%의 지지율이다. 10년 전만 해도 터무니없는 급진 사회주의로 치부되었을 만한 구상에 다수의 대중이 환호하고 있다. 비상한 상황이 되었으므로 비상한 정책들이 제안되고 논의되는 것이다. 어제의 상식과 기준이 흔들리는 시대다. 지금의 세상을 둘러봐야 무언가가 잡히는 상황도 아닌지라 결국 먼 미래를 바라보면서 거꾸로 현재를 규정하고 만들어 나가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69%는 큰 숫자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 숨쉬며 쌓인 미세플라스틱, 심혈관 막는 ‘침묵의 살인자’[달콤한 사이언스]

    숨쉬며 쌓인 미세플라스틱, 심혈관 막는 ‘침묵의 살인자’[달콤한 사이언스]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하면서 우리가 매일 마시고 숨 쉬는 환경 속 나노 및 미세플라스틱(NMPs)도 늘고 있다. 이들은 단순 오염 물질 수준을 넘어 인체 깊숙이 침투하는 ‘침묵의 살인자’가 되고 있다. 미세 및 나노 플라스틱은 혈류를 타고 순환하며 심장과 폐 등 주요 장기에 축적돼 체내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전신 염증을 지속해서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산탄드레아 대학병원, 캄파니아 루이지 반비텔리대, 로마 사피엔차대, 밀라노 과학기술센터, 베로나 통합 대학병원, 볼로냐대, 모르가니-피에란토니 대학병원, 유니카밀루스 국제 의과대, 미국 보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혈관 내 플라스틱이 축적되면 급성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 심혈관 질환을 촉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흡연자와 높은 수준의 대기오염에 노출된 사람들의 혈액 내 NMPs 수치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7월 15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산탄드레아 대학병원, 베로나 통합 대학병원에서 관상동맥 질환이 의심돼 관상동맥 조영술 검사를 받은 성인 남녀 6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급성 심근경색 환자군, 만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군, 정상인 세 집단으로 나눈 뒤 말초동맥과 심혈관에서 혈액을 채취해 분석하고 최근 2년 동안 흡연 여부, 거주지 주변 대기오염 정도를 조사했다. 채취한 혈액을 열분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 레이저 직접 적외선 분광법으로 미세 및 나노 플라스틱 종류와 농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심장마비를 겪은 환자의 84%에서 NMPs가 검출됐고 만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 중에서는 40%가 발견됐다. 정상인의 경우 32%만 검출됐다. 심장마비 환자들의 혈액에서는 NMPs 농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가장 흔하게 발견된 플라스틱 종류는 포장재와 소비재에 널리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혈액에 NMPs가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에마누엘레 바르바토 이탈리아 사피엔차대 의대 교수는 “미세 및 나노 플라스틱은 이제 우리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섭취하는 많은 음식을 포함해 우리 주변 어디서나 발견된다”며 “지금까지 플라스틱 노출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추측에 불과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NMPs가 심혈관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檢, 삼성·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품 공급하는 ‘몬타지’ 등 압수수색

    檢, 삼성·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품 공급하는 ‘몬타지’ 등 압수수색

    검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몬타지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3곳을 압수수색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이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몬타지 테크놀로지와 일본 종합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미국 반도체 기업 램버스의 국내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몬타지는 전 세계 메모리 인터페이스 칩(MIC·Memory Interface Chip)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MIC 시장을 과점하는 사업자로 주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다. MIC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흐름을 제어해 속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검찰은 이들이 삼성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가격 등을 담합한 정황을 자체적으로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업체 관계자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6일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담합해 유가를 교란한 혐의(공정거래법 등)를 받는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4개 법인을 기소한 바 있다. 또한 약 10조원 규모의 전분 및 당류(전분당)·설탕·한국전력 입찰 담합 등 사건에 연루된 기업과 관련자들을 대거 기소하기도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앞서 지난 3월 서민경제 교란사범을 엄단한 공정거래조사부 소속 검사들에게 우수검사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 코드 안 뽑고 외출했다가…순식간에 ‘3억 재산’ 홀랑 태운 결정적 장면

    코드 안 뽑고 외출했다가…순식간에 ‘3억 재산’ 홀랑 태운 결정적 장면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반려견이 실수로 토스터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주택 전체가 타버리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집주인이 키우던 반려동물 3마리가 죽었고 집안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14일(현지시간) CBS뉴스와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메릴랜드주 벨캠프의 한 단독 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는 현장으로 출동해 20분 만에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으나 내부 집기는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로 타버린 뒤였다. 공개된 사고 현장 사진에는 무너져 내린 천장 일부와 검은 그을음으로 얼룩진 채 너덜너덜해진 벽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불에 탄 가구와 수납장 위로는 찢어진 단열재 조각들이 어지럽게 흩어졌다. 집안 내부를 비추던 가정용 CCTV 카메라에는 불이 시작된 결정적인 순간이 그대로 포착됐다. 공개된 주방 영상에는 가족들의 반려견인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조리대 위로 앞발을 올리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반려견이 자리를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사이 공간에서 붉은 불길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반려견이 먹이를 찾으려고 조리대 위에 발을 올리다가 실수로 토스터 전원을 켠 것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작동된 토스터 주변에 있던 인화 물질에 순식간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걷잡을 수 없는 대형 화재로 번진 것이다. 불이 나자 이웃들이 재빠르게 구조에 나서면서 골든리트리버를 포함해 개 두 마리는 무사히 빠져나왔다. 반려 도마뱀 역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미처 대피하지 못한 다른 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는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국은 조사 결과 이번 화재를 단순 사고로 결론지었다. 이번 화재로 건물 피해 약 15만 달러(약 2억 2300만원), 내부 가재도구 피해 약 5만 달러(약 7400만원) 등 총 20만 달러(약 3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 갑자기 기생충 유행? 미국 강타한 기생충 사이클로스포리아증 [와우! 과학]

    갑자기 기생충 유행? 미국 강타한 기생충 사이클로스포리아증 [와우! 과학]

    최근 미국에서 선진국에서는 보통 드문 것으로 알려진 기생충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단세포 포자충류 기생충인 ‘사이클로스포라 카예타넨시스’(Cyclospora cayetanensis)가 그 범인으로, 이 기생충에 의한 감염증을 ‘사이클로스포리아증’(Cyclosporiasis)이라고 한다. 사이클로스포리아증 자체는 신종 기생충은 아니다. 이미 지난 수십 년간 미주리주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소규모 유행을 일으킨 기생충이었다. 이 기생충은 오염된 물과 식품을 통해 인간의 장으로 들어와 장 상피세포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하면서 구토와 복통, 설사를 일으킨다. 장 속에서 짝짓기를 한 기생충은 대변과 함께 4개의 자충이 든 포자낭을 환경으로 배출하는데, 다행히 바로 배출된 포자낭은 감염력이 없어 사람 간 접촉에 따른 직접 감염은 매우 드물다. 포자낭이 감염력을 지니기 위해선 일주일 정도 토양에서 성숙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환경으로 배출된 포자낭이 식수를 오염시키거나 농업용수에 섞여 들어간 뒤 작물에 뿌리는 경우다. 특히 채소나 과일처럼 삶지 않고 신선하게 먹는 식품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포자낭이 세포 하나 크기만큼 작아서 구석에 있으면 완전 제거가 어렵고 염소에 대한 내성까지 있어 수돗물로 씻어도 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이클로스포리아 유행 역시 오염된 채소류가 유통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정확한 감염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7월 들어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30개 주 이상으로 확산되고 보고된 환자 숫자도 1600명을 넘는 상황으로 봐서 단일 오염원이 아닌 다양한 경로에 의한 감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미 보건 당국에 의하면 확진된 환자 이외에 보고를 기다리는 건수가 5000건 이상에 달하고 경증인 경우 단순 설사와 구분하기 힘들어 보고되지 않은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사이클로스포리아증 유행 시기인 여름철 날씨가 진행 중이라 앞으로 더 폭발적인 유행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다행히 사이클로스포리아증은 심각한 감염을 유발하지는 않으나 치료하지 않는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간 반복적인 심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노약자와 면역 저하자에서는 심한 탈수를 유발해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백신은 없으나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 같은 항생제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치료는 가능하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유행하던 사이클로스포리아증이 이렇게 대규모 유행을 보이는 데는 기후 변화와 함께 부족한 농업용수 보충을 위해 지하수를 대거 사용하면서 포자낭에 오염된 물이 농업용수에 들어간 것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포자낭 성숙에 필요한 덥고 습한 기후가 점점 북상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여름철이 길어지면서 유행 기간과 범위가 자꾸 넓어지는 것이다. 다행히 국내에는 아직 유행하지 않는 기생충 감염병이지만, 유행 지역에서는 꼼꼼하게 과일과 채소를 씻고 사과처럼 껍질을 깎아 먹을 수 있는 과일은 깎아 먹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은 고온으로 가열 조리하면 대부분 포자낭이 사멸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만약 미국 등 유행 지역에서 입국한 후 이유를 알 수 없는 설사와 복통이 나타났다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진단만 되면 치료는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 변정수 “챗GPT로 주식 투자, 원금 회수”…‘장투’보다 못 번다고? [내가샀다]

    변정수 “챗GPT로 주식 투자, 원금 회수”…‘장투’보다 못 번다고? [내가샀다]

    모델 출신 배우 겸 방송인 변정수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주식 투자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실제 생성형 AI와 대화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투자 방식이 각광받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좋은 주식을 오래 묵히는 ‘장투’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변정수는 15일 유튜브 채널 ‘볼빨간 뇬뇬뇬’에 공개된 영상에서 배우 배종옥, 윤현숙과 함께 태국 방콕 여행을 즐기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주식 투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변정수는 “챗GPT 때문에 주식을 시작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작년 9월부터 한 주, 두 주씩 사기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에 배종옥이 “그래서 많이 올랐냐”고 묻자 변정수는 “원금은 이미 빼고 지금은 수익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답했다. 변정수는 구체적인 투자 종목 중 하나로 SK하이닉스를 언급했다. 그는 “175만원 정도에 샀는데 (촬영 당시) 270만원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적지 않은 주식 투자자들이 챗GPT와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을 내리고 있다. 종목 선정과 매수 계획 수립,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 분석 등 투자자 개인이 홀로 하기 힘든 일들을 AI에 맡기며 자문을 얻곤 한다. 금융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이 지난 3월 미국 개인투자자 9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의 62%가 투자 결정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 중 23.6%는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AI 활용 투자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서점가에는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식을 굴리는 방법을 다룬 책 10여권이 출간된 상태다. 다만 AI를 활용한 투자도 결국 길게 보면 ‘장투’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UCLA와 영국 에든버러대, 성균관대 공동 연구진은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활용해 생성형 AI에 기반한 주식 투자 전략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최근 공개한 논문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24년까지 20년 동안의 기업 공시와 뉴스,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 등을 분석 대상에 넣어 AI 투자 전략을 검증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AI 투자 전략은 단기간에 뛰어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연구진이 투자 기간을 20년으로 늘린 결과 AI 투자의 성과는 줄었다. 특히 다양한 종목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한번 산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장투’ 전략보다 성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AI가 강세장에서는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매매해 상승 기회를 놓치고, 약세장에서는 너무 공격적으로 투자하다 손실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쟁이나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AI의 기존 예측 모델이 무너지는 문제도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 美 패트리엇 결국 뚫렸다?…“요르단 방공망 회피한 이란 미사일” 영상 공개 [밀리터리+]

    美 패트리엇 결국 뚫렸다?…“요르단 방공망 회피한 이란 미사일” 영상 공개 [밀리터리+]

    이란의 탄도미사일 최소 4발이 요르단의 킹 파이살 공군기지를 타격하는 과정에서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망이 요격에 실패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말레이시아 국방·안보 전문 매체인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DSA)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SNS를 중심으로 이란발 탄도미사일이 요르단을 타격하는 모습의 영상이 확산했다. DSA는 “미국산 패트리엇이 이란의 일부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실패했다. 영상에서는 패트리엇이 요격하지 못한 이란 미사일이 지면과 충돌하는 흔적까지 명확하게 보인다”면서 “이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지난달 말 이후 요르단 영토 내 미국 연계 시설을 향해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온 양상과 맥이 통한다”고 전했다. 이어 “요르단은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가운데 6월 말 이후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반복적으로 받아왔다”며 “요르단군은 높은 요격률과 최소한의 피해만을 주장해 왔으며, 반면 이란 역시 격납고, 지휘센터, 항공기 등을 파괴했다고 일관되게 반박해 왔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유포되고 있는 영상은 이란 탄도미사일 최소 4발이 킹 파이살 공군기지를 타격했으며 패트리엇이 요격에 실패하면서 지상 폭발이 관측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패트리엇 시스템의 오류나 자폭 과정까지 묘사하고 있다. DSA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이 해당 지역의 이란 미사일 방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해당 영상 특히 야간에 촬영된 미사일 영상의 촬영 위치 파악이 매우 어렵고 요르단 당국도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는 만큼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패트리엇 요격 실패의 역사패트리엇은 현존하는 전 세계 방공시스템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는 방공 무기지만 요격 100%를 기록한 것은 아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1991년 걸프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돼 있던 패트리엇은 이라크 미사일을 추적·요격하는 데 실패했다. 당시 미국 정부 조사 결과 요격 실패 원인은 패트리엇 소프트웨어의 시간 계산 오류였다. 포대가 약 100시간 이상 연속 가동되면서 내부 시계 오차가 누적됐고, 레이더가 실제 미사일보다 약 600m 떨어진 위치를 추적해 결국 요격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즉각적인 소프트웨어 수정이 이뤄졌고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거쳐 현재는 최신형인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가 운용되고 있다. 만약 패트리엇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요격에 실패했다는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는 단순히 방공망이 한 차례 뚫린 사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패트리엇은 미국과 동맹국의 핵심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 전 세계 20여 개국이 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방공시스템인 만큼 실전에서의 요격 실패는 패트리엇의 신뢰성과 억지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패트리엇 1000발 사용한 미국, 재고 부족 심화한편 미국은 이번 이란전쟁에서 다량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사용해 재고 부족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SIS의 국방 분석가이자 미국 해병대 예비역 대령인 마크 캔시언은 14일 CNN에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1000발 이상 사용했다”며 “걸프 지역의 동맹국들도 많은 양을 사용했고 우크라이나도 추가 공급을 원하고 있어 생산 수요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당장 패트리엇을 주문하더라도 밀린 주문 때문에 실제로 받으려면 4~5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패트리엇 시스템 1기의 가격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5000억원) 이상이며 연간 생산량은 600기에 불과하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비축했던 핵심 미사일 등을 대량으로 소진했다는 분석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양국 간 휴전 상태에 돌입해 무기 부족에 따른 부담이 감소하는 듯했으나 교전이 다시 재개되면서 미국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바이오기업들 특허 숫자는 세계 5위인데 질적 경쟁력은 21위

    국내 바이오기업들 특허 숫자는 세계 5위인데 질적 경쟁력은 21위

    국내 바이오기업은 특허 출원과 등록에서는 세계 5위 수준이지만 특허의 질적 영향력은 세계 21위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세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바이오기업의 특허와 주식시장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국가별 기술 경쟁력과 시장 평가를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 ‘데이터 인사이트’ 제56호에 실었다고 15일 밝혔다. 분석 결과 글로벌 바이오 산업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2022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전 세계 바이오 시가총액의 46.24%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고 아시아는 같은 해 33.49%까지 성장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한국의 바이오 기업 시가총액 비중도 2009년 0.23%에서 2022년 1.42%로 커졌다. 미국 기업의 경우 특허 출원과 등록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바이오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중국, 스위스가 그 뒤를 이었으며 한국은 특허 출원과 등록 모두 세계 5위를 기록해 양적 경쟁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피인용 지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양적 영향력에서는 세계 8위였지만 특허 한 건당 영향력을 의미하는 질적 영향력은 세계 21위에 머문 것으로 확인돼 특허의 양적 성과에 비해 질적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의 양적 성과에 비해 질적 경쟁력이 낮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특허와 기업가치 간에도 뚜렷한 연관성을 확인했다. 특허를 많이 보유한 바이오기업일수록 시가총액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북미 기업은 특허와 시가총액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아시아 기업은 특허 활동은 활발하지만 시장가치로 연결되는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업가치 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토빈의 q’가 2009년 1.10에서 2020~2021년에는 2.0 수준으로 상승해 바이오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토빈의 q는 기업의 시장 가치를 실물자산 가치로 나눈 비율로 값이 클수록 시장의 성장 기대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예림 KISTI 글로벌R&D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번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시장 구조가 미국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아시아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허 건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받는 질적 혁신 중심의 연구개발 전략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잠실 시위서 중국인 경찰이 폭력”…AI로 제작한 허위영상 올린 유튜버 송치

    “잠실 시위서 중국인 경찰이 폭력”…AI로 제작한 허위영상 올린 유튜버 송치

    잠실 개표소 시위 현장에서 복면을 쓴 중국 국적 경찰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등 내용을 담은 허위 영상물 여러 개를 제작, 유포한 유튜버가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40대 유튜버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8일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허위 영상물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올린 영상은 ‘90만 배럴의 비축유 북한에 전달’, ‘미국 민간군사기업 여의도 상륙’, ‘부정선거 관련 행안부 전직 고위직·특정 인사 체포 압송 작전’ 등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현안과 관련한 가짜뉴스였다. A씨는 경찰 수사를 받는 중에도 ‘잠실 현장에 중국 국적 복면 경찰 폭력’, ‘잠실 핸드볼 경기장 지하 용접 방화테러 기도’ 등 허위 영상물을 계속 올렸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8만 7000여 명으로, A씨는 이런 내용의 방송을 하면서 10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런 영상들을 유튜브에 게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AI가 알려준 내용을 토대로 영상을 제작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특정 결론을 유도하는 질문을 생성형 AI에 반복적으로 입력하고, 이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유튜브 영상과 방송 대본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후원금을 받을 목적으로 허위 영상을 유포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송치했으며, 유튜브 수익금 1000여만 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 수익을 목적으로 AI로 자료를 만들어 명백한 허위사실을 그럴듯하게 퍼뜨리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 “학생이 거부해도 강행”…제자와 30여 차례 성관계한 美 교사 [핫이슈]

    “학생이 거부해도 강행”…제자와 30여 차례 성관계한 美 교사 [핫이슈]

    미국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미성년 제자와 장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가고 학생이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를 무시한 혐의로 체포됐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가 입수한 형사 고소장과 체포 사유서에 따르면 뉴저지주 프리홀드 타운십 고등학교 교사 제시 휴벨(37)은 성폭행과 아동 복지 위협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휴벨은 학교에서 기술 과목을 가르쳤으며 과거 레슬링팀 코치로도 활동했다. 피해 학생은 당시 16세 이상 18세 미만이었다. 수사 당국은 휴벨이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후 학생과 가까워진 뒤 학교 안팎에서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 문서에는 두 사람이 방과 후 교실에서 처음 접촉한 뒤 여러 지역에서 만남을 계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이 거부 의사 밝혔지만 무시”휴벨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학생과 30여 차례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한 차례는 학생이 거부 의사를 여러 번 밝혔지만 휴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두 사람이 학교 시설과 차량, 주차장 등에서 만난 정황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만남은 지난 8일 뉴저지주 마날라판 지역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원 문서상 모든 만남이 강제로 이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사 기록에는 학생의 거부에도 관계를 강행한 사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드러난 관계사건은 한 여성이 휴벨의 휴대전화에서 학생과 주고받은 부적절한 메시지를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이 여성은 휴벨에게 사실관계를 추궁하며 대화를 녹음했다. 휴벨은 당시 학생과 몇 차례 관계를 맺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은 이후 경찰에 신고하고 메시지와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 피해 학생도 경찰에 출석해 관련 내용을 진술했다. 휴벨은 경찰에 자진 출석했으며 현재 몬머스카운티 교정시설에 구금돼 있다. 법원 출석은 오는 16일로 잠정 예정됐다. 휴벨 측 변호인은 “고소장에 담긴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며 “사건의 실제 사실관계는 처음 알려진 내용보다 복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휴벨에게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종대왕함 만든 실력 보자”…美, 한국에 구축함 역량 물은 이유 [밀리터리+]

    “세종대왕함 만든 실력 보자”…美, 한국에 구축함 역량 물은 이유 [밀리터리+]

    미국의 최신 이지스 구축함 인도가 잇따라 늦어지면서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을 건조한 한국 조선업의 경험이 주목받고 있다. 미 정부가 최근 국내 업체에 구축함급 전투함의 설계·건조 역량을 문의한 가운데, 한국이 미국 구축함 사업에서 맡을 현실적인 역할은 완성함 납품보다 설계와 선체 블록, 생산관리, 현지 건조 지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군사·기술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한국 조선업계를 상대로 유도미사일 구축함 건조 능력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와 해군은 앞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에 전투함 관련 정보요청(RFI)을 보냈다. 중형급 급유함 문의에는 삼성중공업도 회신했다. RFI는 정식 발주에 앞서 업체의 기술과 생산 능력을 확인하는 시장조사 절차다. 당장 구축함을 주문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미국이 한국 조선사를 잠재적인 군함 공급망으로 공식 검토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문의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전투함의 급이다. 한국은 이미 대형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급과 후속형 정조대왕급을 설계·건조했다. 두 함급은 함대 방공과 대함·대잠 작전,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임무를 수행한다. 같은 이지스함이지만 그대로 복제할 수는 없어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은 미국 알레이버크급처럼 이지스 전투체계와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수직발사체계를 갖췄다. 대형 선체에 추진기관과 센서, 무장을 통합해 실제 전투함으로 완성한 경험은 한국 조선사의 강점이다. 그러나 한국형 이지스함을 그대로 미국에 넘길 수는 없다. 미 해군은 자체 생존성 기준과 통신·보안 체계, 무장 운용 조건을 적용한다. 승조원 구성과 정비 체계도 다르다. 미국산 전투체계를 사용한다고 해서 한국 함정 설계를 곧바로 미 해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쟁력은 알레이버크급을 복제하는 능력이 아니라 복잡한 설계 변경을 실제 생산으로 연결하는 능력에 가깝다. 한국 조선사들은 대형 선체에 전투체계와 레이더, 수직발사체계, 추진기관을 통합하고 정해진 공정에 맞춰 함정을 완성해왔다. 미국이 새 설계를 채택하더라도 한국 업체는 기본설계 지원과 선체 블록 제작, 기자재 공급, 공정관리 분야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건조 과정에서 반복되는 재작업을 줄이고 생산 일정을 관리하는 경험도 미국이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이 외부 역량을 살피는 배경에는 자국 구축함 사업의 지연이 있다. 알레이버크급 최신형은 설계 변경과 재작업, 숙련 인력 부족, 핵심 기자재 공급 차질이 겹치며 인도 일정이 밀렸다. 노후한 조선소 설비와 제한된 생산시설도 건조 속도를 떨어뜨렸다. 미국은 중국 해군의 팽창에 맞서 구축함을 더 확보해야 하지만,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생산량을 곧바로 키우기는 어렵다. 설계와 자재, 인력, 시설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조선 공정과 공급망을 활용하려는 논의가 나오는 이유다. 완성함 납품보다 설계·블록·현지 생산 한국 조선사가 국내에서 미 구축함을 완성해 납품할 가능성은 당장은 크지 않다. 미국은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의회에서도 전투함 생산을 외국에 맡기는 데 대한 반발이 강하다. 전투체계와 핵심 기술을 공유하는 문제도 넘어야 한다. 현실적인 협력 방식은 완성함 수출보다 미국 현지 생산과 설계 지원에 가깝다. 한국 업체가 현지 조선소에 공정관리 체계를 적용하고, 선체 블록과 기자재를 공급하거나 생산시설 개선을 지원하는 모델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미국 조선업체들과 협력망을 확대하고 있다. 구축함보다 전투체계 부담이 낮은 급유함과 군수지원함에서 협력을 시작한 뒤 전투함으로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 한국 역시 숙련 인력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정부와 양대 노총,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은 지난 13일 조선업 사상 첫 노사정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협의체는 숙련 인력 공백과 원·하청 격차, 청년층 유입 부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미국의 문의가 실제 구축함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미국이 한국에 확인한 분야가 유지·보수나 상선에 그치지 않고 구축함급 전투함까지 넓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으로 쌓은 한국의 경험은 미국 구축함을 대신 만드는 기술이라기보다, 미국의 설계·생산 병목을 줄이는 해법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 ‘한국 폄하’ 中 천재 작가의 몰락…논문 표절로 학위 박탈

    ‘한국 폄하’ 中 천재 작가의 몰락…논문 표절로 학위 박탈

    과거 한국 소설 가치를 깎아내렸던 중국 유명 작가의 석사학위 논문이 표절로 확인돼 학위가 취소됐다. 중국 인민대는 지난 13일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조사위원회의 검증 결과 장팡저우의 2019년 석사학위 논문에서 학술 부정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논문 일부가 해외 학술지 논문과 중복됐으며, 해당 내용을 인용 표시하거나 참고문헌에 명시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석사학위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팡저우도 웨이보를 통해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며 “이번 일로 실망한 독자들과 징계를 받은 지도교수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샤오잉 칭화대 교수는 장팡저우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으나 인민대는 부정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장팡저우의 논문이 대만 학자의 논문과 미국 학자의 저서 등을 무단 인용했다는 추가 의혹이 확산하면서 대학 측이 재조사에 착수했고, 검증 결과 기존 판단을 번복했다. 장팡저우는 17세의 나이에 8편의 소설을 출간해 ‘천재 소녀 작가’로 이름을 알린 중국의 대표적인 청년 작가다. 그는 2006년 신작 소설 출판기념회에서 한국 인터넷 소설 작가 귀여니가 쓴 작품이 자신의 소설에 한참 못 미친다고 평가하며 한류 소설의 본질은 ‘사기’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 혐의 부인하더니 “16세 학생과 성관계” 인정…美 여교사 최대 1년형 [핫이슈]

    혐의 부인하더니 “16세 학생과 성관계” 인정…美 여교사 최대 1년형 [핫이슈]

    미국에서 16세 학생과 성관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전직 교사가 결국 유죄를 인정했다. 애초 혐의를 부인했던 그는 검찰과 합의하면서 최대 5년이던 구금형을 1년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스포크스먼리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휘트먼 카운티 법원에서 전직 초등학교 교사 매켄지 노트(25)가 미성년자와의 성적 비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노트는 인근 학교에 다니던 16세 남학생과 사적으로 연락하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세인트존 초등학교에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과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노트의 남편이 아내의 휴대전화에서 학생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지역 고등학교에서 육상 코치로 활동하던 남편은 해당 학생도 알고 있었으며, 아내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수사 초기 경찰 조사에서 학생과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남편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메시지와 학생 진술 등이 나오면서 수사당국은 두 사람의 만남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혐의 부인하다 유죄 인정…피해 학생 증언 부담 줄여 수사 자료에 따르면 노트는 남편이 잠든 시간에 학생과 비밀리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차량에서 만났으며, 그는 학생에게 학교와 직장을 잃을 수 있다며 주변에 알리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사건이 알려진 뒤 노트를 직무에서 배제했고 이후 해고했다. 그는 체포된 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며 사과했지만, 법정에서는 한동안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재판을 앞두고 유죄 인정 합의에 도달했다. 휘트먼 카운티 검찰은 노트의 유죄 인정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으며, 피해 학생이 법정에 출석해 사건을 다시 진술해야 하는 부담도 피했다고 설명했다. 최고 5년형서 최대 1년…성범죄자 명부 10년 등록 노트는 당초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5년의 구금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따라 카운티 구치소에서 최대 12개월을 복역하는 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형량은 법원의 선고를 거쳐 확정된다. 그는 출소 이후에도 10년 동안 성범죄자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현지 언론은 그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남편과도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유죄 인정 합의가 사건의 책임을 묻는 동시에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법정 최고형과 실제 예상 형량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기면서 현지에서는 처벌 수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 “지진 피해 복구” 2300억 기부금 모은 국민 가수…횡령 의혹 터졌다

    “지진 피해 복구” 2300억 기부금 모은 국민 가수…횡령 의혹 터졌다

    튀르키예의 유명 가수인 할루크 레벤트(58)가 지진 피해 복구를 명목으로 걷은 성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구금됐다. 13일(현지시간) 일간 사바흐 등에 따르면 이스탄불검찰청은 레벤트가 2017년 설립한 시민단체 ‘아흐바프’에서 발생한 부정행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레벤트가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범죄 활동으로 얻은 자산을 세탁한 혐의를 포착, 레벤트를 비롯해 약 20명을 체포했다. 레벤트는 2023년 2월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 등지를 잇달아 덮친 규모 7.8, 7.5의 강진으로 5만명 넘게 숨졌을 당시 이재민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을 내걸고 약 1억 5800만 달러(약 2361억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그러나 아흐바프가 제시한 계획과 달리 일부 주택 건설 사업은 지진 발생 3년여가 지난 지금도 완료되지 않았으며, 아흐바프에 모인 돈 일부가 횡령돼 도박에 쓰이거나 제삼자에게 이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레벤트는 비서 명의 계좌로 약 250만 달러(약 37억원)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됐다. 아흐바프 소속 용의자들은 선행을 위해 쓰겠다며 부동산을 기부받아 엉뚱한 이에게 넘겨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레벤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비난 속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은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모든 것을 증명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벤트는 튀르키예의 전통 음악과 록 음악을 결합한 사이키델릭 장르 ‘아나톨리안록’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가수다. 그는 2023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 [세종로의 아침] 스페인 대정전의 교훈

    [세종로의 아침] 스페인 대정전의 교훈

    지난해 4월 스페인에서 발생한 초유의 대정전 사태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겼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대정전의 원인이었는지를 둘러싼 논쟁을 넘어 에너지원 다변화 못지않게 전력망의 안전성과 계통 운영에 대한 관리와 투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철저한 대비’다. 대정전 발생 두 달 뒤인 지난해 이맘때 기획 취재를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찾았다. 의외로 덤덤한 시민들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모든 것이 멈춘 최악의 사태를 겪은 시민들은 “시스템을 믿고 기다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뒤집지 않았고, 대신 전력망 투자와 계통 안정성 강화라는 후속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똑같은 일이 민족성과 산업 구조가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고 상상해 봤다. 전력당국 수장 교체는 물론 정치권의 국정조사 추진, 줄 잇는 손해배상 소송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고착화된 원전파와 재생에너지파 간 갈등의 골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을 것이다. 무엇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장이 멈춰 서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 그중에서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보며 스페인의 사례가 떠올랐다. 호남 프로젝트의 성공 조건은 인재와 용수, 전력을 뜻하는 ‘인수전’(人水電)이라고 한다. 전력만 놓고 보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6.3GW(기가와트)가 필요할 전망이다. 스페인 대정전 당시 단 5초 만에 전력망에서 사라진 전력이 15GW였으니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규모다. 정부는 호남 지역에 반도체 팹을 들이는 배경 중 하나로 풍부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들었다. 그러나 스페인의 사례에서 확인했듯 재생에너지로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것과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출렁이는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뒷받침할 전력망과 저장장치, 예비전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순간적인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 피해 규모는 스페인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커질 수 있다. 24시간 가동이 필수인 첨단 반도체 공정에서는 찰나의 멈춤조차 치명적이다. 2018년 평택 공장 정전 사고 때 단 28분 가동 중단에 약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단순 환산하면 1분당 약 18억원이다. 2019년 화성 사업장에서도 1분가량 정전으로 수십억원의 피해가 났다. 2021년 한파로 사흘간 전력 공급이 끊긴 미국 오스틴 공장은 정상 가동까지 약 한 달이 걸렸고, 피해 규모는 약 55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30일 광주를 찾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 및 LNG(액화천연가스) 열병합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정부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최우선 과제로 ‘속도’를 내세웠다. 국민보고회 개최 후 일주일 만에 광주 군공항 부지를 입지로 선정했고, 2030년 반도체 양산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반도체 공장 구축 속도전만큼 중요한 것은 필요한 시점에 막대한 전력을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느냐다. 더 중요한 것은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하지만 주민 수용성과 환경단체 반발 등을 넘어 목표 시한 내 완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도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정부는 ‘인수전’의 핵심 퍼즐인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전력망의 붕괴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한 번 무너지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철저한 대비 없이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했던 스페인 대정전의 교훈은 명확하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장진복 산업부 기자(차장급)
  • 중국 군함 90척에 다급해진 미국…한국에 손 내민 이유 [밀리터리+]

    중국 군함 90척에 다급해진 미국…한국에 손 내민 이유 [밀리터리+]

    중국 해군의 위협은 항공모함 3척에만 있지 않다. 항모를 호위하고 원양 작전을 수행하는 구축함과 호위함 90여 척이 중국 해군력 팽창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최근 한국 조선사에 전투함과 급유함 건조 역량을 문의한 배경에도 중국의 대량 건조 체제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해군이 현대식 구축함과 호위함 90척 이상을 운용한다며 항공모함보다 그 뒤를 받치는 수상함 전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구축함은 2003년 20척 수준에서 현재 약 50척으로 늘었다. 매체는 지난해에만 052D형 구축함 7∼8척이 새로 취역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대형 방공 구축함인 055형과 052D형을 중심으로 원양 함대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함정은 함대 방공과 대함·대지 공격, 잠수함 탐지 임무를 맡는다. 054A형과 054B형 호위함은 호송과 대잠 작전을 담당한다. 중국 해군은 항모 없이도 장거리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초 구축함과 호위함, 군수지원함으로 구성한 함대가 호주 주변을 돌며 실사격 훈련을 했다. 항모가 없어도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항모보다 빠르게 늘어난 호위 전력 항모는 단독으로 움직일 수 없다.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급유함이 항모전단을 구성해야 장기간 작전을 이어갈 수 있다. 중국이 항모를 추가로 건조하더라도 실제 전력 확대를 좌우하는 것은 이를 호위하고 보급할 함정의 수다. 반면 미국은 함정 건조 지연과 숙련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 회계감사원은 주요 함정 사업 다수가 예정보다 늦어졌으며 용접공과 배관공, 기계공 등 기능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 지연의 원인은 시설 부족만이 아니다. 핵심 기자재 공급 차질과 노후 설비가 겹쳤고, 설계를 끝내기 전에 건조를 시작했다가 작업을 되돌리는 문제도 반복됐다. 일부 함정은 당초 계획보다 3년가량 인도가 늦어졌다. 한국 조선업은 대형 선박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생산 시설과 촘촘한 기자재 공급망을 갖췄다. 상선 분야에서 쌓은 공정 관리와 납기 준수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미국이 중국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항모나 핵잠수함뿐 아니라 구축함과 상륙함, 급유함 등 함대 전체를 뒷받침할 선박을 더 빨리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조선소만으로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위기감은 정상 간 대화에서도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양국 정상은 이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한국이 군용 선박을 건조해 미국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한국의 조선 역량을 정상 차원에서 잇달아 타진한 셈이다. 정상 간 논의에 이어 미 국방부와 해군도 국내 조선업계에 각각 전투함과 중형급 급유함의 설계·건조 역량을 묻는 정보요청(RFI)을 보냈다. RFI는 정식 사업 발주에 앞서 업체의 기술과 납기, 생산 능력을 파악하는 시장 조사 절차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전투함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급유함 정보요청에는 두 회사와 삼성중공업이 회신했다. 아직 입찰이나 계약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이 한국 조선사의 군함 건조 능력을 공식적으로 살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투함·급유함부터 문 두드린 미국 한국 조선업계가 당장 미국의 핵추진 항모나 핵잠수함을 건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구축함과 호위함, 군수지원함, 급유함 등 일반 수상함 분야에서는 협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한국 조선사가 미 군함을 국내에서 완성해 곧바로 납품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 법과 보안 규정은 군함 주요 부분의 해외 건조를 제한한다. 초기 협력은 미국 현지 조선소 투자와 생산 관리, 설계·선체 블록·기자재 지원, 군수지원함 건조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양국은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DC에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열고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구체화한다. 센터는 양국 기업 간 협력과 미국 조선소 생산성 개선, 인력 양성,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 개소식에는 양국 정부와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관계자들이 참석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구축함과 호위함을 대량 생산하며 원양 작전 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먼저 문의한 선박도 항모가 아니라 전투함과 급유함이었다. 한미 조선 협력의 첫 승부처가 항모 아래에서 함대를 떠받치는 수상함과 지원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아내와 성생활 20년 없었는데”…응급실 찾은 83세男 ‘매독’ 진단 미스터리

    “아내와 성생활 20년 없었는데”…응급실 찾은 83세男 ‘매독’ 진단 미스터리

    온몸의 피부가 가려워 응급실을 찾은 벨기에의 83세 남성이 뜻밖에도 ‘매독’ 진단을 받았다. 결혼 50년 차인 아내를 두고 날벼락 같은 확진 통보를 받은 남성은 뒤늦게 “젊었을 때 성병에 걸린 적이 있다”고 털어놨으나 의료진은 최근에 발생한 새로운 감염 경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해 한쪽 얼굴 근육이 갑자기 처지고 마비되는 ‘편측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는 고열을 앓고 난 직후였다. 신경과 검사 결과 빈혈과 지방간, 비장이 커지는 증상이 동반돼 의료진은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했다. 강력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으면서 안면 마비 증상은 사라졌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에 시작됐다. 한 달 사이에 무릎과 발목이 뻣뻣해지며 통증이 찾아왔고, 다리와 발을 비롯해 얼굴과 팔, 손까지 붓기 시작했다. 전신 쇠약감과 함께 체중이 5kg이나 늘었으며, 물을 많이 마셔도 소변 색이 짙어졌다. 신장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환자의 과거 병력을 조사한 결과 그는 20년 전 직장암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온 이력이 있었다. 그는 의료진에게 “암 치료를 시작한 이후로는 결혼 50년 차인 아내와 성생활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몇 주 동안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병원을 오가던 남성은 어느 날 온몸의 피부가 극심하게 가려워지자 결국 응급실을 찾았다. 그의 종아리에는 붉은 발진과 함께 각질이 심하게 일어나 있었다. 의료진이 과거력을 더 구체적으로 추궁하자 남성은 그제야 숨겨둔 과거를 털어놨다. 젊은 시절 군 복무를 할 당시 여러 명의 상대와 피임 없이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그 시절 몇 차례 성병 치료를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병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혈액 검사 결과 매독을 일으키는 ‘트레포네마 팔리듐’ 세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활동성 매독 감염이 최종 확인됐다. 매독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체내에 수십 년간 잠복할 수 있으며 극히 일부 사례에서는 매독이 다시 활성화돼 3기 매독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의료진은 양성으로 나온 매독균 검사 결과를 토대로 2기 매독으로 진단했다. 2기 매독은 보통 감염 후 1년 안에 나타나며 4년이 지난 뒤에 발병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적으로 1기 매독에서는 입이나 생식기에 단단하고 매끄러운 궤양이 생기고 이 궤양이 사라진 뒤 치료하지 않으면 몇 달 안에 2기 매독으로 진행된다. 의료진은 보고서에서 “이 환자가 젊은 시절 여러 성병에 걸렸던 이력 때문에 매독 검사를 하게 됐지만 그 시기의 감염이 지금 나타난 증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안면 마비 치료를 위해 투여한 스테로이드제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잠복해 있던 매독균이 재활성화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경우 3기 신경매독 증상만 나타나야 하는데 이 환자의 경우 발열과 발진 등 전형적인 2기 증상이 동반된 상태였다. 결국 이 남성이 정확히 언제, 어떻게 매독에 걸렸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의료진은 환자가 밝히지 않았거나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최근의 감염 경로’가 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자는 매독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모두 호전돼 건강을 회복했다. 현지 보건 당국은 감염 경로 추적과 예방을 위해 그의 아내에게도 매독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 “영혼이라도 팔겠다”…결국 그리펜 품은 우크라, F-16 두고 ‘한눈’ 판 이유는? [밀리터리+]

    “영혼이라도 팔겠다”…결국 그리펜 품은 우크라, F-16 두고 ‘한눈’ 판 이유는? [밀리터리+]

    우크라이나가 스웨덴과 최신형 그리펜 E 전투기 16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리펜 전투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다. 스웨덴 전투기 제조사 사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246억 스웨덴 크로나(약 3조 9000억원) 규모의 그리펜 E 전투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브는 계약에 따라 2029~2030년 스웨덴 국방물자청에 전투기를 인도할 예정이며 이번 계약에는 예비 부품, 관련 품목 및 장비도 포함된다. 이에 앞서 2027년 초에는 구형 그리펜 C/D형 16대를 우크라이나에 긴급 인도하고 올가을 훈련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폴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은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으로 최대 150대의 그리펜 E/F형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 전투기 조종사들이 그리펜에 열광하는 이유그리펜 전투기는 냉전 당시 스웨덴의 국방 전략을 반영해 개발됐다. 스웨덴은 적의 선제공격으로 공군기지가 파괴될 가능성을 고려해, 일반 활주로뿐 아니라 고속도로와 임시 활주로에서도 이착륙할 수 있는 전투기를 원했다. 이 때문에 짧은 활주 거리에서도 운용할 수 있고 소수의 정비 인력만으로 빠르게 재무장·재급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브는 공대공 임무 기준 10분 이내, 공대지 임무 기준 20분 이내에 재출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운용되는 기체는 크게 그리펜 C/D와 그리펜 E/F로 나뉜다. C/D형은 현재 스웨덴, 체코, 헝가리,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브라질 등이 운용 중인 주력 모델이다. 최신형인 E/F는 기체를 대폭 키우고 엔진 출력과 연료 탑재량을 늘렸으며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IRST(적외선 탐지·추적 장비), 최신 전자전 체계 등을 탑재해 탐지 능력과 생존성을 크게 높였다. 그리펜은 스텔스 전투기가 아니지만 분산 운용 능력과 높은 가동률 때문에 현대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F-16과 프랑스 미라주 2000을 운용하고 있지만 그리펜은 열악한 기지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고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낮으며,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 속에서도 분산 배치가 쉬운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문가들은 그리펜이 우크라이나 공군의 생존성과 지속적인 출격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특히 활주로가 공격받아도 일반 도로나 임시 기지에서 계속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노출된 우크라이나 같은 환경에서 강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오랫동안 그리펜 도입을 꿈꿔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MiG(미그)-29 전투기 조종사인 바딤 보로실로프는 지난해 자신의 SNS에 “JAS-39 그리펜은 내가 영혼이라도 팔 의향이 있는 세계 유일의 전투기”라고 평가하며 그리펜을 우크라이나에 가장 적합한 전투기라고 강조했다. ‘마침내’ 도입했지만 여전히 과제 남아 있어우크라이나 파일럿들이 꿈꾸던 그리펜 전투기가 마침내 우크라이나 영공을 날게 됐지만 여전히 새롭고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있다. 먼저 새로운 전투기 기종을 도입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기회를 창출함과 동시에 여러 기종에 대한 훈련과 통합, 각기 다른 기종의 부품과 물류망 등을 관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선임 고문인 마크 캔시안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다양한 종류의 전투기를 운용할 때 실질적인 문제는 각기 다른 부품과 수리 시설을 유지 관리하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종류의 부품이 필요하고 정비사에게 요구되는 교육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전투기 종류에 필요한 모든 특수 공구와 전문 지식을 갖춘 정비 시설이 필요하다. 따라서 여러 종류의 전투기를 운용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면서도 “그리펜은 유지보수 부담이 적고 정비가 쉽기 때문에 다른 복잡하거나 까다로운 전투기 기종보다 오히려 도입이 더 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효율성’ 감수하고서라도 그리펜 도입하는 사정우크라이나가 전문가들의 ‘비효율성’ 지적에도 그리펜 도입에 매달린 배경 중 하나는 안보 리스크 분산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F-16 기종에만 의존한다면 미국의 정치적 상황이나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 생산라인 변화에 따라 F-16 운용이 제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투기 공급처를 최대한 다변화해 공급처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캔시안 고문은 “우크라이나에게 그리펜 구매 계약은 단순히 전투기 한 대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다양한 선택지, 더 많은 공급업체,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의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방 군대와의 더욱 긴밀한 관계를 통해 공군력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달걀값 고공행진’…브라질산 국내 첫 도입, 13일 통관

    ‘달걀값 고공행진’…브라질산 국내 첫 도입, 13일 통관

    세계 주요 가금류 생산·수출국인 브라질산 신선란이 국내 최초로 도입된다. 지난 겨울 기승을 부린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국내 달걀 생산량 감소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13일 브라질산 신선란이 국내 검역법에 따른 동물검역과 식품 검사를 통과해 이날부터 통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수입한 브라질산 달걀은 브라질 농축산부(MAPA)가 검증한 A등급 Extra L규격(61.42g) 이상이다. 국내 기준으로 가정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특란’ 규격에 해당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7월 일평균 달걀 생산량은 4900만개로 전월보다 0.3%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겨울 유행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산란계를 살처분한 영향이다. 살처분하고 새로 입식한 병아리가 성장하고 있는 현 시점의 달걀 생산량이 가장 낮다. 8월에는 4952만개, 9월에는 5000만개로 회복된다. 정부는 일시적 공급 감소로 인한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달걀 수입을 추진했다. 기존 미국·태국산 신선란에 이어 브라질산 신선란을 도입하며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간 검역 타결 및 수입위생요건을 만들고 해외작업장을 등록해 지원했다. aT는 브라질에 위치한 상파울루지사를 활용해 산지 계란 생산·가격 동향 및 물류 여건 등 조사한 정보를 수입업체에 제공했다. 이재욱 aT 수급이사는 “앞으로도 국내 양계농가와 계란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신규 수입국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안정적인 계란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푸틴, 일본을 스파이 소굴로…러 미사일·드론 90%에 日부품 [밀리터리+]

    푸틴, 일본을 스파이 소굴로…러 미사일·드론 90%에 日부품 [밀리터리+]

    러시아군 정보기관이 일본 도쿄를 거점으로 첨단 부품 조달망을 운영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의 취약한 방첩 체계와 발달한 첨단 산업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 통로가 됐다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 산하 비밀부대인 ‘제20국’은 도쿄에서 반도체와 통신장비, 공작기계 등 군사 전용이 가능한 첨단 제품을 확보해 러시아로 보내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미사일과 드론의 약 90%에 일본산 부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5월 러시아군의 Kh-101 순항미사일이 키이우 주거용 건물을 파괴해 최소 24명이 숨졌을 당시에도 잔해에서 일본산 컴퓨터 모듈이 발견됐다. NYT는 서방 정보기관 전·현직 관계자와 정부 문서, 기업 자료 등을 토대로 러시아가 일본에서 첨단 부품을 확보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서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에서 러시아 정보요원 수백 명을 추방했지만, 이들 가운데 수십 명이 일본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 직원으로 위장한 러 정보요원 도쿄 조달망의 중심에는 GRU 장교 막심 블라디미로비치 필첸코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러시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직원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도쿄 도라노몬 고토히라타워 22층에 있는 항공사 사무실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에로플로트 도쿄 사무실은 간첩 사건을 수사하는 일본 경찰청 본부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에 있다. 필첸코프는 외교관이나 사업가로 가장한 정보요원들과 함께 민감한 장비를 사들이거나 빼낸 뒤 제3국을 거쳐 러시아로 반입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보요원들은 일본 물류업체와의 관계도 활용했다. 일본에서 러시아로 직접 보낼 수 없는 제품을 스리랑카나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제3국으로 먼저 옮긴 뒤 다시 러시아로 보내는 방식이다. 선적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러시아가 노리는 민감한 이중용도 기술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일본산 민감 기술의 최대 목적지는 베트남이었고, 베트남은 다시 러시아에 해당 기술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로 나타났다. NYT는 일본 물류업체 프로코에어가 지난 3월 스리랑카를 거쳐 러시아 제약회사 R-팜에 의료장비를 보낸 운송장도 확인했다. R-팜은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창업자 알렉세이 레피크는 푸틴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와 전쟁 지원 활동을 이유로 영국과 캐나다, 호주의 제재를 받고 있다. 프로코에어 측은 금지 품목을 운송하거나 러시아 정보기관의 활동을 도왔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일본 제조사들도 자사 제품을 러시아에 직접 판매하지 않았으며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 경고에도 더딘 일본 대응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만 일본 외무성에 최소 8차례 공식 서한을 보내 러시아 무기에서 발견한 일본산 부품 목록과 사진을 전달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내용의 외교문서를 여러 차례 보냈다. 우크라이나 측은 NEC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이 만든 회로기판과 송신기, 반도체가 러시아 미사일과 군사장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들은 문제의 부품이 제3국에서 재판매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의적인 대러 수출을 부인했다. 일본 정부도 군사용 품목의 대러 수출을 금지하고 우회 수출 의심 업체를 제재 명단에 올렸지만, 러시아 정보망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일본은 별도의 대외정보기관이 없고 간첩 행위를 직접 처벌할 법률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일본 경찰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인으로 위장해 기업 기밀을 빼내려 한 러시아 정보요원을 적발했지만, 간첩죄 대신 관련 일본인에게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했다. 러시아 요원은 기소 전에 이미 일본을 떠난 뒤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부는 정보 역량 강화와 불법 수출 차단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러시아가 일본산 기술을 계속 확보하면서 서방 제재 속에서도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첨단 산업과 허술한 방첩 체계가 푸틴 정권의 전쟁을 떠받치는 예상 밖의 후방기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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