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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절 조용히 넘긴 北…미국 화답 기다린다

    태양절 조용히 넘긴 北…미국 화답 기다린다

    15~16일 도발 없이 경축행사만 진행 4월말·5월초 대북정책·정상회담 고비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설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지난 15~16일 이틀에 걸친 태양절 연휴 기간동안 북한은 대외 메시지 없이 국내 경축행사에 집중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도발’ 카드를 소진하기보다, 언제든 나설 수 있다고 연기만 피우면서 적당한 긴장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부인 리설주 여사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하고 경축 공연을 관람하는 등 예년 수준의 태양절 행사를 차질없이 진행했다. 코로나19로 태양궁 참배조차 나오지 않았던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태양궁 참배 때 눈에 띄는 점이라면 리 여사와 조용원·김여정·현송월 등 최측근 3인방, 그리고 박정천 군 총참모장만 대동한 점이다. 이 때문에 실각설이 나온 박태성 당 선전선동부장의 실각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다. 이날 동행 참배는 3인방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임을 재확인하고, 박정천을 통해 국방력 강화 의지를 드러내 보이려는 것이란 해석을 가능케 한다.지난 달 23일과 25일 각각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바지선을 움직이는 등 긴장을 유발했던 북한이 도발을 미루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일단 미국의 대북정책을 기다려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6일 YTN라디오에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미국의 대북정책이 송환 중이고, 전혀 모습도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밖에 없는 일을 왜 자처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1월 당대회 때 미국에 대해 강대강, 선대선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가끔 대북 강경 발언이 나오는데 이런 것을 의식해 SLBM을 쏠 수 있다는 제스처만 취하고 다시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북한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불참하겠다는 결정을 내부적으로 내렸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는 공식적으로 면제 요청을 하지 않는 등 분위기를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대북정책과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유화책이 나와준다면 다시 출전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현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명분이 없고, 미중 갈등 속 편가르기가 심해지면 당장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중국에 더욱 밀착하면서 북미가 모두 전략적 인내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경찰, 이번엔 ‘양손 항복’ 13살 라틴계 소년 사살 논란 (영상)

    美 경찰, 이번엔 ‘양손 항복’ 13살 라틴계 소년 사살 논란 (영상)

    미국 경찰이 이번엔 항복 의사를 밝힌 13살 소년을 무자비하게 사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AP통신에 따르면 15일 미국 시카고 경찰감시위원회(COPA)는 경찰 총격 피해자 애덤 톨리도(13) 사건 현장의 경찰 보디캠과 일반 동영상을 대중에 공개했다. 소년은 지난달 29일 새벽 2시 35분쯤 시카고 서부 라틴계 밀집지역에서 다른 용의자 루벤 로먼(21)과 검문에 불응, 도주했다가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권총을 소지한 소년이 경찰과 무장대치를 벌이는 등 위협적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발생 17일 만에 공개된 영상은 이런 경찰 주장과 배치됐다.영상에는 순찰차에서 내린 경찰관이 골목길을 따라 도주하는 소년을 추격하며 “경찰이다! 멈춰, 당장 멈춰!”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윽고 궁지에 몰린 소년에게 해당 경찰관은 “손을 보여라, 그거 내려놓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도주를 멈춘 소년이 양손을 들고 자신 쪽으로 몸을 돌린 순간, 경찰이 소년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단 19초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너무 순식간이라 당황했는지 해당 경찰관은 쓰러진 소년에게 다가가 “제발 죽지말라”고 애원했다. 무전을 받고 달려온 다른 경찰관들이 소년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가슴에 총을 맞은 소년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7학년인 톨리도는 최근 시카고에서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피해자 가운데 최연소다.경찰은 애초 소년이 경찰과 무장대치를 벌였다고 주장했지만, 양손을 들고 항복 의사를 밝힌 소년의 손에는 총이 들려있지 않았다. 다른 영상에는 소년이 총에 맞기 전 무언가를 버리는 모습이 담겨 있지만, 어떤 물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이 현장에서 권총 한 자루를 회수한 것은 사실이다. 영상 공개 후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톨리도가 경찰에게 총을 겨눈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COPA의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판단은 유보해달라고 주문했다. 톨리도 유가족 변호인과의 공동성명을 통해서는 “동영상 공개가 유가족·지역사회·시카고시의 치유를 향한 첫 단계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영상을 보는 사람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기고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각자의 감정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달라”고 당부했다.라이트풋 시장은 “아들이 끔찍하게 생을 마감한 순간이 담긴 영상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부모 마음을 최우선으로 생각해달라”며 “그들을 더 힘들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두 가지는 명확하다. 첫째 톨리도는 한밤중에 총을 가진 성인과 함께였고,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피격됐다. 둘째 우리 도시에는 제도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인 청소년들이 너무 많고,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고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톨리도와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로먼은 지난 9일 검거됐으며, 검찰은 그를 불법 무기 사용, 무분별한 발포 및 아동을 위험에 빠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영상 공개 전후로 시카고시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영상 공개 하루 전인 14일에는 시카고 도심에서는 사법당국의 투명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경찰 총격 당시 톨리도가 실제 총을 쥐고 있었는지 분명하게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의 시위는 15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시카고시는 만일의 소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카카오 모빌리티·택시업계 끝없는 충돌… 이번엔 유료 멤버십 갈등

    카카오 모빌리티·택시업계 끝없는 충돌… 이번엔 유료 멤버십 갈등

    택시 업계와 카카오 모빌리티가 이번에는 유료 멤버십 상품을 놓고 맞붙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올해 흑자 전환에 힘을 쏟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최근 월 9만 9000원을 내면 배차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내놓자 택시 업계가 “독점 기업의 횡포”라며 반발에 나선 것이다. 2018년에는 카풀 서비스, 지난해에는 ‘카카오 콜 몰아주기’ 이슈로 맞붙었던 택시 업계와 카카오 모빌리티의 다툼이 3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개인택시조합을 중심으로 전국의 개인택시 16개 시·도 조합은 이날부터 월말까지 청와대와 국회 등지에서 카카오 모빌리티를 규탄하는 1인 시위 및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오는 19일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 사무실 앞 집회도 예정돼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과 택시 업계는 공동대응 팀(TF)을 꾸려서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설 계획도 있다. 문제의 발단이 된 ‘프로 멤버십’은 가입한 택시 기사가 목적 방향의 승객을 선점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멤버십이 있는 택시 기사가 ‘서울 광화문’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해당 기사에게 먼저 광화문행 고객 호출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택시 기사들 사이에는 프로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으면 배차를 제대로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 기류가 형성됐다. 지난달 16일 멤버십을 출시한 지 사흘 만에 선착순 가입자 2만명을 조기마감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카카오T’ 서비스가 택시 호출 시장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다”면서 “유료 서비스를 안 하면 도태된다고 느낄 수밖에 없어 가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본사에서 모빌리티 부문을 떼어와 2017년 설립된 카카오 모빌리티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노리고 이같은 멤버십을 내놨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내년쯤 미국에서 상장할 수 있단 관측이 있는데 이때 흑자를 내는 회사여야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 업계와 맞붙었다 생채기를 입은 역사가 많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2018년에 카풀 서비스에 나서려고 했다가 택시 업체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사업을 철수했다. 택시 면허 없이 렌터카를 이용해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했던 ‘타다 베이직’도 결국에는 지난해 3월 ‘타다 금지법’의 국회 통과로 사업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업계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카카오 측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택시업계와 ‘충돌 3라운드’ 겪는 카카오모빌리티…상장 전 흑자 전환될까?

    택시업계와 ‘충돌 3라운드’ 겪는 카카오모빌리티…상장 전 흑자 전환될까?

    택시 업계와 카카오 모빌리티가 이번에는 유료 멤버십 상품을 놓고 맞붙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올해 흑자 전환에 힘을 쏟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최근 월 9만 9000원을 내면 배차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내놓자 택시 업계가 “독점 기업의 횡포”라며 반발에 나선 것이다. 2018년에는 카풀 서비스, 지난해에는 ‘카카오 콜 몰아주기’ 이슈로 맞붙었던 택시 업계와 카카오 모빌리티의 다툼이 3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개인택시조합을 중심으로 전국의 개인택시 16개 시·도 조합은 이날부터 월말까지 청와대와 국회 등지에서 카카오 모빌리티를 규탄하는 1인 시위 및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오는 19일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 사무실 앞 집회도 예정돼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과 택시 업계는 공동대응 팀(TF)을 꾸려서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설 계획도 있다.문제의 발단이 된 ‘프로 멤버십’은 가입한 택시 기사가 목적 방향의 승객을 선점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멤버십이 있는 택시 기사가 ‘서울 광화문’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해당 기사에게 먼저 광화문행 고객 호출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택시 기사들 사이에는 프로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으면 배차를 제대로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 기류가 형성됐다. 지난달 16일 멤버십을 출시한 지 사흘 만에 선착순 가입자 2만명을 조기마감했다. 이후 같은 달 31일 모집을 재개하면서는 가입자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카카오T’ 서비스가 택시 호출 시장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다”면서 “유료 서비스를 안 하면 도태된다고 느낄 수밖에 없어 가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본사에서 모빌리티 부문을 떼어와 2017년 설립된 카카오 모빌리티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노리고 이같은 멤버십을 내놨다. 택시 기사들에게 제공됐던 배차 서비스도 이전까지는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아직은 수익 모델이 탄탄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손질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내년쯤 미국에서 상장할 수 있단 관측이 있는데 이때 흑자를 내는 회사여야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하지만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 업계와 맞붙었다 생채기를 입은 역사가 많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2018년에 카풀 서비스에 나서려고 했다가 택시 업체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사업을 철수했다. 택시 면허 없이 렌터카를 이용해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했던 ‘타다 베이직’도 결국에는 지난해 3월 ‘타다 금지법’의 국회 통과로 사업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업계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카카오 측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어선 알박기에서 항모·전투기 시위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중국해

    ‘어선 알박기에서 항모·전투기 시위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중국해

    최첨단 항공모함과 잠수함, 전투기가 속속 남중국해·동중국해로 모여들고 있다.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핵 항모 시어도어 루즈벨트를 남중국해로 들여 보내자 중국도 이에 질세라 랴오닝호가 이끄는 전단을 급파해 맞불을 놨다. 중국 전투기가 수시로 대만 항공식별구역을 침범해 위협하자 미군 정찰기도 동중국해를 정찰하며 견제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필리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 정부는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휫선 암초에 군함 4척을 파견했다. 중국 어선들의 ‘알박기 정박’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남중국해 휫선 암초에 중국 선박 220여척이 떼지어 몰려들었는데, 이들은 어선을 고리를 잇는 ‘연환계’로 방벽을 쌓은 뒤 몇 달째 버티고 있다. 베이징이 이 지역을 실효 지배하고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파도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참다못한 필리핀 정부가 지난 12일 중국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지만 변화의 조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한 1992년 미군을 철수시켰다. 그러자 중국이 ‘힘의 공백’을 놓치지 않고 남중국해 무인도와 암초를 점령한 뒤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중국과 극한 대립 중인 대만도 사상 첫 수륙양용 선박을 가동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대통령)은 지난 13일 가오슝의 조선소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국방 전투 및 훈련을 위해 1만t급 수륙양용 선박을 자체 제작했다. 대만 국가 조선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치켜 세웠다. 중국이 독립을 원하는 대만을 연일 압박하자 차이 총통도 ‘중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미중 간 직접 충돌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군이 25대의 전투기를 대만 ADIZ로 진입시키자 이에 질세라 14일 미군의 정찰기와 수송기가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출격해 동중국해를 정찰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앞서 10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랴오닝함을 주축으로 하는 항모 전단이 남중국해로 들어왔다. 지난 4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가 남중국해로 들어가 훈련을 시작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두 나라의 전략자산이 동시 출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리 없이 바다 밑을 누비는 잠수함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양의 첨단무기가 집결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추정했다.남중국해에는 200개가 넘는 섬과 바위가 있지만 모두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다. 그러나 수면 아래 사정은 다르다. 석유 매장량 70억 배럴, 천연가스 900조 입방피트에 달한다. 매년 전 세계 화물 적재 상선의 50% 이상, 해상 교통의 3분의 1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 두 나라가 명운을 걸고 남중국해·동중국해 패권을 차지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국제정치 전문가인 로버트 캐플런은 남중국해를 “유라시아 해상 항로의 심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北, IOC 접촉에도 무응답…태양절 도발 가능성은 주시

    北, IOC 접촉에도 무응답…태양절 도발 가능성은 주시

    7월 5일 선수 신청 마감 전 번복 가능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의 도쿄 올림픽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북한올림픽위원회(NOC)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측에서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IOC 대변인은 15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IOC의 수차례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화 회의를 열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IOC는 북한으로부터 올림픽 헌장에 따른 올림픽 경기 참가 의무를 면제해 달라는 어떠한 공식적인 신청도 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 회의에서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논의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일 체육성 홈페이지 ‘조선체육’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선수 보호를 위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에는 보도되지 않아 오는 7월 5일 선수 신청 마감 전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IOC의 접촉 시도에도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올림픽 참여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IOC 대변인은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NOC위원장과 통화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北, 대외 메시지 없이 축제 분위기 띄우기 한편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4월 15일)을 맞아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관련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추가로 설명드릴 만한 활동들은 없다”고 밝혔다.북한은 지난달 23일 서해상에 순항 미사일을, 이틀 뒤인 25일에는 동해상에서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해 태양절 전후로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때 사용하는 바지선이 부두로 나왔다가 들어가는 모습 등이 미국 인공위성에 포착되면서 SLBM 발사 등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북한은 이날 대외적 메시지 없이 축포발사 등 다양한 행사를 열며 코로나19로 대부분의 행사를 취소했던 지난해와 달리 축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집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날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뒤 다음날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실각설이 제기된 박태성 당 선전선동부장의 동행 여부도 주목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상 최대. 폰지사기. 메이도프 죽었지만, 여전한 ‘월가의 탐욕’

    사상 최대. 폰지사기. 메이도프 죽었지만, 여전한 ‘월가의 탐욕’

    고수익 투자 제안으로 19조 5000억 유치58조원 허위 수익으로 38년간 폰지 사기 피해자 3만 8000여명 여전히 고통 받아나스닥 회장 지낸 거물에 금융당국 무용지물“새 규제 보다 있는 규제의 엄정한 집행을”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비상임 회장이 감옥에서 사망했다. 2008년 드러난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 상당의 사기에 피해자들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월가의 거물이었던 메이도프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월가의 탐욕’이 만든 아픈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 언론들이 메이도프의 죽음을 통해 ‘지금의 월가는 무엇이 달라졌냐’고 다시 묻는 이유다. CNN 등은 14일(현지시간) 150년형을 받았던 메이도프가 수감 중이던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 의료시설에서 자연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신장병 등 만성 질환으로 법원에 석방을 요구했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은 이 신청을 기각했다. 메이도프가 폰지사기를 시작한 시점은 대략 1960년 버나드 메이도프 증권투자가 설립된 뒤 약 10년 뒤로 본다. 그는 이후 약 38년간 136개국 3만 70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의 주식·채권 투자를 권해 175억 달러(약 19조 5000억원)를 유치했으며, 500억 달러의 수익을 얻은 것처럼 허위로 꾸몄다.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등 수많은 명사들이 그에게 돈을 맡겼다.수법은 단순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경제가 어려울 때도 10% 이상의 고수익을 지급했는데, 이 돈은 새로 유입된 사람의 투자금이었다. 주식이나 채권은 산 적이 없었고, 투자 서류는 가짜였다. 2008년 금융위기로 투자자들이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고 하기 전까지 그의 사기를 원활하게 돌아갔다. 그는 자수성가한 유대계 금융 전문가로서 얻은 명망을 이용했다. 1990년부터 나스닥 비상임 회장을 3년간 역임하면서 돈을 맡기는 사람을 더욱 늘었고, 그는 월가의 거물이 됐다. 메이도프는 그저 투자자들의 돈을 은행에 예치해 두고 자신의 사치를 위해 썼다.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 프랑스 저택, 요트, 개인 전용기, 진귀한 보석 등이 그와 가족들의 손에 들어왔다. 메이도프의 범죄가 드러난 건 금융당국의 조사가 아닌 두 아들의 고백 때문이었다. 메이도프가 투자자들의 원금 상환 요구에 범죄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놓았고, 두 아들은 이를 당국에 알렸다. 이후 장남 마크는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남 앤드루도 림프종으로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이후 피해자들의 투자금 반환 작업이 시작됐지만 재판 후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배상 금액의 70% 정도만 피해자들에게 돌아갔다. 한 피해자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그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고통은 여전한 상황이다.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008년 12월 당시 ‘메도프식 경제’란 제목의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폰지 사기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사회에 ‘부패한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월가는 얼마나 다르냐고 질타했었다. 대출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서프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부른 것 역시 폰지 사기와 본질적으로 비슷한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기 때도 SEC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2011년 반월가 시위 등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졌지만, 지금도 월가의 탐욕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NBC방송은 이날 “금융당국은 메이도프 사건에서 교훈을 얻었을까”라고 물은 뒤 중요한 건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있는 규제를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기마다 규제를 늘리며 금융기관과 숨바꼭질을 할 것이 아니라, 엄정한 규제 집행을 통해 ‘월가의 탐욕’을 막으라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어떻게 혼동하지? 26년 베테랑 경관이 권총과 테이저건을

    어떻게 혼동하지? 26년 베테랑 경관이 권총과 테이저건을

     체포에 불응하는 비무장 흑인 청년 단테 라이트(20)에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발사해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 킴벌리 포터(48)가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12㎞ 떨어진 헤너핀카운티의 브루클린센터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워싱턴카운티 검찰이 이첩받아 14일 기소했다. 미네소타주의 다섯 도시 지역 카운티들은 경찰의 물리력으로 일어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이해 충돌의 여지가 있으면 이첩하도록 한 결과다. 이날 낮 포터 경관은 헤너핀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보석금 10만 달러(약 1억 1000만원)를 내고 곧바로 풀려났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2만 달러(약 2230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사직서를 제출한 경찰관 포터는 변호사 얼 그레이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는데 그레이는 지난해 5월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제압했던 경찰관 중 한 명인 토머스 레인을 변호하고 있기도 하다.  포터 경관은 교통단속에 걸린 라이트가 수갑을 채운 채 연행하려는 경찰을 뿌리치고 차안에 들어가자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쏜다는 것을 실제로는 권총을 뽑아 방아쇠를 당겼다. 당시 동영상을 보면 경력 26년의 베테랑인 포터 경관은 현장 교관으로 다른 경찰관들과 동행했다가 라이트가 차안으로 들어가자 황급히 다가가며 테이저건을 쏘겠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오른손으로 글록 권총을 뽑아 라이트를 겨눴다. 그 뒤 “테이저, 테이저, 테이저”라고 외친 뒤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베테랑 경관이 초보나 저지를 법한, 그것도 사람 목숨을 빼앗는 권총 발사 실수를, 미니애폴리스에서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얼마나 많은 시위와 소요를 불러왔는지 너무도 똑똑히 봤을텐데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물론 우리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모를 알지 못하며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영국 BBC는 어떻게 경찰관이 사람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권총과 기절시킬 수만 있는 테이저건을 혼동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팩트체크 기사로 눈길을 끈다. 위 사진은 미국 경찰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글록 권총과 X26 테이저건을 비교한 사진이다. 문제의 테이저건을 만든 액손 사는 모양도 다르고 쥐었을 때 느낌도 다르게 만들어 권총과 헷갈릴 일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눈에 봐도 훨씬 밝은 색깔로 제작됐고, 권총보다 가벼워 보이고, 손으로 쥐는 틀도 다르며, 대부분의 총과 달리 안전장치가 없는 점도 다르다.  또 경찰관들은 훈련 도중 테이저건과 혼동하지 않도록 총 지갑에 확실히 꽂아 두라는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보통 상체 좌우 가운데 ‘반응하는 손’의 다른 쪽에, 아니면 벨트에 찬 채 두라고 한다. 브루클린센터 경찰 매뉴얼에도 테이저건은 “무기(총)의 반대편 집 안에 넣어두어야 한다”고 돼 있다. 팀 개넌 브루클린센터 경찰서장은 라이트가 숨진 뒤 취재진에게 “오른손잡이라면 총기는 오른쪽에, 테이저건은 왼쪽에 둔다”면서 “내게 이 사건은 우연한 격발 사고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이 발언은 유족과 흑인 사회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기를 혼동하는 일은 곧잘 일어나며, 이를 막기 위한 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 자문위원인 제프 노블은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얼마나 자주 테이저건 사용 훈련을 받았는지가 관건”이라며 “이따금 해선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수단이다. 전문적인 훈련을 계속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브루클린센터 경찰 매뉴얼은 일년에 한 번 정도 “반응하는 손으로 뽑는 행동과 반대쪽 손으로 뽑는 행동을 반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압력을 크게 느끼면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희귀한 일이지만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지 통계는 없다. 2012년 발행된 법률 전문지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9년까지 테이저건 대신 총을 사용한 사고는 9건 있었는데 두 건이 사망으로 이어졌다. 최근 들어 이렇게 애꿎은 죽음을 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15년 오클라호마주 툴사에서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숨졌는데 자원봉사 보안관 부관이 방아쇠를 당긴 탓이었다. 2019년에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경관이 리볼버 권총을 실수로 발사해 가게털이범에게 중상을 입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中·대만에 같은 날 특사 파견… 바이든, 시진핑 향해 ‘두 얼굴 외교’

    中·대만에 같은 날 특사 파견… 바이든, 시진핑 향해 ‘두 얼굴 외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대만에 동시에 특사를 보내는 ‘파격 외교’를 선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협력하자’는 화해 제스처와 ‘대만은 건드리지 말라’는 견제 메시지를 함께 보냈다. 대만과 밀착하면 중국이 반발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의지대로 미중 관계를 이끌고자 ‘화전양면’ 전술을 택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는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가 14~17일 중국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케리 특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처음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다. 상하이에서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를 만나 22~23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와 올해 말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관련 의제를 조율한다. 기후변화는 바이든 행정부가 꼽은 대표적인 미중 협력 분야다. 미중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극한 대립을 벌이지만 인류 공동의 문제에는 언제든 열린 자세로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WP는 설명했다. 케리 특사 방중이 구체화되자 일각에서는 ‘여건이 좋아지면 두 나라가 화해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그러나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극한 대립 중인 대만에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차관 등 3명의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했다. 연일 대만에 무력시위를 펼치는 중국을 겨냥해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표단 파견은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1979년에 투표한 대만관계법 제정(4월 10일) 42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대만 연합보 등은 14일 “미국 대표단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대통령)과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샤오광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서양 오랑캐로 몸집을 불리고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려는 것은 독이 든 술로 갈증을 푸는 격”이라며 “이것은 대만을 재앙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과 대만 간 어떤 형식의 공식 왕래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초대장’과 ‘경고장’을 함께 발송한 미국의 행보가 불쾌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전술을 쓴 것은 ‘중국의 반응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가 지난 8일 중국 슈퍼컴퓨터 관련 기관·기업 7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제재 명단에 포함된 중국 페이텅(파이티움)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앞서 WP는 “중국 쓰촨성에 있는 군 산하 연구소가 페이텅이 제공한 반도체로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미국을 겨냥할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바이든, 시진핑에 ‘파격 투 트랙’…中·대만 동시 특사 파견

    바이든, 시진핑에 ‘파격 투 트랙’…中·대만 동시 특사 파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대만에 동시에 특사를 보내는 ‘파격외교’를 선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협력하자’는 화해 제스처와 ‘대만은 건드리지 말라’는 견제 메시지를 함께 보낸 것이다. 대만과 밀착하면 중국이 반발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의지대로 미중 관계를 이끌고자 ‘화전양면’ 전술을 택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는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가 오는 14~17일 중국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케리 특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처음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다. 상하이에서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를 만나 22~23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기후변화정상회의와 올해 말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관련 의제를 조율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으로 열리는 기후변화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했다. 시 주석도 이 회의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는 바이든 행정부가 꼽은 대표적인 미중 협력 분야다. 미중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극한 대립을 벌이지만 인류 공동의 문제에는 언제든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WP는 설명했다. 케리 특사 방중이 구체화되자 일각에서는 ‘여건이 좋아지면 두 나라가 화해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그러나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극한 대립 중인 대만에 전직 상원의원과 고위 행정부 관료 3명으로 구성된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했다. 연일 대만에 무력시위를 펼치는 중국을 겨냥해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뜻이다.중국 입장에서는 ‘초대장’과 ‘경고장’을 함께 발송한 미국의 행보가 불쾌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전술을 펼친 것은 ‘중국의 감정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가 지난 8일 중국 슈퍼컴퓨터 관련 기관·기업 7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제재 명단에 포함된 중국 페이텅(파이티움)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앞서 WP는 전직 미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쓰촨성에 있는 군 지원 연구소인 중국공기동력연구개발센터가 페이텅이 만들어준 반도체로 슈퍼컴퓨터를 제작해 미국을 겨냥할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中국제학교서 동포 도움 받은 교장 추진80명 수강… 징용·차별 등 수난사 돌이켜한류·예술가·기업인 등 활약도 함께 다뤄‘미나리’ 열풍·역사 왜곡 등 현재 이슈 연계“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혐한(嫌韓) 시위를 규제하는 조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재일 한인들이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뤄낸 변화입니다.”(이성대 서울 구암고등학교 교사) 재일 한인 3세이자 인권운동가인 신숙옥씨가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는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구암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이 교사는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맞서는 재일 한인들의 노력을 주제로 수업을 이어 갔다. 이 교사는 “재일 한인들은 극우 세력들로부터의 인권 침해를 겪고 있지만, 일본의 시민사회와 손잡고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구암고는 전국 학교 중 유일하게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를 채택해 수업을 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역사와 현재를 다루는 교과서다. 2019년 5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수립한 ‘부처협업 교과서 개발계획’에 따라 외교부가 지원하고 전북교육청이 주관해 개발됐다. 새로운 교과서가 탄생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 활용되려면 대상 학교를 선정하고 시도교육청의 인정도서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상 학교 선정 과정에서 김대인 구암고 교장이 선뜻 나섰다. 김 교장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선양 한국국제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던 경험이 발판이 됐다. 당시 학교에는 중국 동포 기업인들이 십시일반 보내온 장학금이 모여들었다. 학교가 행정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 동포들이 나서서 해결해 주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교장은 “우리 학생들도 해외로 나가서 생활할 기회가 많을 텐데, 정착해 있는 한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학생들에게 세계 곳곳에 뻗어 있는 한인들과 연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 전례가 없는 과목을 가르치는 ‘맨땅에 헤딩’에 역사 교과를 가르치는 이 교사가 손을 들었다. 한국사와 세계사, 국제학 등에 관심 있는 3학년 학생 80여명이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과목을 선택했다. 수업은 조선 후기 간도와 연해주, 대한제국 시기 하와이와 멕시코의 농장으로의 이주를 시작으로 한인의 역사를 되짚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의 강제징용과 중앙아시아로의 강제 이주 등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도 돌이킨다. 이 교사는 “한인의 역사를 접하다 보면 핍박받는 한인의 이미지만 떠올리기 쉽지만, 학생들은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며 존경받는 한인들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유한양행의 설립자인 유일한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한인들의 이야기도 접한다. 한인들이 각국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고 알리며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도 배운다.‘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가 처음 보급된 올해는 공교롭게도 여러 이슈와 사건들이 맞물려 국내에서도 해외동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쿠바 한인 이주 100주년, 영화 ‘미나리’ 열풍,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 등 일련의 사건들은 수업 시간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들이다. 지난 8일부터는 재미 한인에 대한 수업이 시작됐다. 재미 한인의 역사와 현재는 물론 인종 차별과 혐오 범죄에 맞서는 모습 또한 정면으로 다룰 계획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자이니치’에 대해 배우면서 이 과목의 존재 의미를 떠올렸어요. 우리나라에서든 해외에 나가서든 ‘민족’이라는 의식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3학년 박수빈양) 학생들은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떠올리는 동시에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3학년 강예빈양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인들을 배우면서 ‘한국인’, ‘한반도’를 넘어 시각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한인들이 해외에서 겪었던 고난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에게도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된다”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나 우리 사회의 다문화 현상, 인권 문제 등 세계시민으로서의 고민을 넓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에 맞서 재미 한인들은 학교 교과서에서 한인의 역사를 다루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가 ‘한인 이민사’를 담은 인종학 수업 지도안을 승인하면서 캘리포니아주의 초·중·고교는 한인의 역사와 한류 열풍에 대해 배우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 과정에서 한인의 역사는 한국사 교과서의 일부분에서 소개된다. 김 교장은 “세계 각국에서 한민족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클 것”이라면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한인들을 통해 학생들도 세계시민으로서의 넓은 시야와 진취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美 ‘제2 플로이드’… 또 경찰 총격에 비무장 흑인 희생

    美 ‘제2 플로이드’… 또 경찰 총격에 비무장 흑인 희생

    비무장 상태의 20세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미국이 다시 한번 들끓고 있다.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공판이 한창인 시점에, 그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12㎞쯤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경찰(BCPD)의 팀 개넌 서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오후 2시쯤 브루클린센터에서 단테 라이트가 경찰 단속으로 차에 내렸다가 체포 위협이 느껴지자 경찰 지시에 불응하고 다시 차에 타다가 경찰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라이트는 몇 블록을 더 운전해 달아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고 멈춰 섰고 현장에서 숨졌다. 라이트의 차량은 만기가 지난 자동차등록 스티커를 붙이고 있어 검문을 당했으며, 경찰은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확인한 뒤 라이트를 체포하려다 그가 달아나자 발포했다. 기자회견에선 현장 출동 경찰관 2명의 보디 카메라에 찍힌 영상이 공개됐다. 한 경찰이 그의 차에 접근해 수갑을 채우려 할 때 또 다른 여성 경찰관이 뒤따라 오며 라이트에게 ‘테이저, 테이저’라고 외치며 상황을 진압하려 했고, 발포 뒤 “이런 내가 그를 쐈어”라고 말하는 영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찰관이 권총 발사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개넌 서장은 “우발적인 발포”라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아버지 오브리 라이트(42)는 “아들이 세차하겠다며 엄마에게 50달러를 받아 세차하러 가는 길에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라이트는 사고 직전 가족과 한 전화 통화에서 ‘경찰로부터 정차 지시를 받았는데 자동차 룸미러에 걸어둔 방향제가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브루클린센터에서는 사건 이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는 상점을 약탈했다. 경찰은 섬광탄과 최루탄 등을 발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민심의 동요가 계속되자 주지사는 당일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근처 3개 카운티에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반면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에서는 지난 주말 ‘백인 목숨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 집회가 열렸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이 전했다. 집회에는 ‘프라우드 보이스’, ‘큐 클럭스 클랜’(KKK) 등 극우·백인우월주의 단체 등이 등장했다. 이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열었고, 곧 충돌과 폭행 사태로 이어졌다. 집회는 뉴욕, 매사추세츠,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열릴 것으로 계획됐으나 참석자가 적어 아예 취소된 곳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이런, 내가 쐈어”…실수로 흑인 숨지게 한 美경찰

    “이런, 내가 쐈어”…실수로 흑인 숨지게 한 美경찰

    테이저건 쏘려다 총 발사한 美경찰조 바이든 대통령 “정말 비극적인 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20세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경찰이 실수로 권총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13일 CNN 보도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브루클린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의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흑인 청년 단테 라이트(20)를 숨지게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브루클린센터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던 단테 라이트는 경찰의 단속에 걸려 차를 세웠다가 지시에 불응하고 차를 타고 달아났다. 도망치던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맞은 이 청년은 몇 블록을 더 운전하다가 얼마 뒤 다른 차를 들이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몸에 착용한 바디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경찰들이 라이트에게 수갑을 채우려고 시도하는 장면과 라이트가 이에 불응하자 여성 경찰관이 “테이저”라고 외치며 전기충격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후 총격음이 들린 뒤 경찰은 “이런, 내가 그를 쐈어”라며 자책했다. 라이트 사망 사건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장소에서 불과 16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발생해 흑인 사회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지역 사회에서 다시 한번 흑인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11일 시민 100여명이 브루클린센터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두고 “정말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며 “총을 쏜 경찰관의 신체 카메라 영상을 생생하게 봤다. 문제는 그것이 사고였나 고의였나인데 이는 전면적인 조사로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한미, 태양절 앞두고 북한 신포조선소 내 움직임에 ‘촉각’

    한미, 태양절 앞두고 북한 신포조선소 내 움직임에 ‘촉각’

    한미 당국이 오는 15일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잠수함 개발 시설인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내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북한이 최근 새로운 잠수함의 진수 또는 신형 SLBM의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최근 신포조선소 내 움직임이 포착된 데 대해 “구체적인 정보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미국과 동맹 및 동반자 국가들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언급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보도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13일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24일과 지난 6일 신포조선소에서 부유식 드라이독(선박 건조 및 수리 시설)과 SLBM 시험용 바지선이 건조시설 옆으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일에는 SLBM 시험용 바지선에 미사일 발사관이 제거됐는데, 이는 기존 발사관을 정비하거나 더 큰 SLBM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발사관 등으로 교체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8노스는 신포조선소 내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새로운 탄도미사일발사 잠수함의 진수 ▲더 큰 SLBM의 시험을 위한 바지선의 개조 ▲SLBM 시험 발사의 초기 준비 ▲일반적인 점검·보수 등을 위한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9년 7월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잠수함을 공개했는데, 북한이 태양절 계기로 이 잠수함을 진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기존 운용하는 고래급 잠수함은 SLBM 1발을 탑재할 수 있는 데 반해 이 잠수함은 SLBM 3발 이상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 공군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가 지난 11일 수도권 상공에 출격해 10시간가량 군사분계선(MDL)을 따라 동서 방향으로 왕복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항공기 추적사이트 레이더박스가 밝혔다. 미 공군의 조기경보통제기 E8C 조인트스타스도 9~10일 이틀 연속 수도권 일대를 포함한 서해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태양절을 앞두고 새로운 잠수함의 진수, 신형 SLBM 시험 발사 등 무력시위 관련 동향을 포착하고자 미군이 첩보 활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비무장 흑인 실수로 쏴죽인 美 백인 경찰 알고보니 26년 베테랑

    비무장 흑인 실수로 쏴죽인 美 백인 경찰 알고보니 26년 베테랑

    비무장 흑인 청년을 쏴죽인 미국 경찰의 신원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지역언론 스타트리뷴은 하루 전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에서 흑인 운전자 단테 라이트(20)를 사살한 경찰이 26년 경력 베테랑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밤 미네소타주 형사체포국(BCA) 발표에 따르면 사망한 라이트에게 총격을 가한 건 26년 경력의 백인 여성 경찰관 킴벌리 A. 포터(48)다. 1995년 미네소타주 경찰 임용 후 브루클린센터경찰국(BCPD) 협상팀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포터는 2019년 8월 고베 디목-하이슬러 사망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이슬러는 자택에서 칼을 들고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했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포터는 하이슬러 사망 사건에 연루된 다른 경찰관들에게 “현장에서 벗어나 별도의 순찰차를 타고, 보디캠(몸에 부착하는 카메라)을 끄고, 서로 대화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해당 경찰관들의 총격은 정당방위로 결론 났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 포터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운전자 라이트는 체포에 불응하긴 했으나 비무장 상태였다. 더욱이 경찰 스스로 “우발적 발포”였음을 인정한 터라 정상적인 진압으로 보긴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브루클린센터경찰서장 팀 개넌은 보디캠 영상을 근거로 라이트 피격 사건이 포터 경관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그가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쏘는 실수를 범했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보디캠 영상에서 포터 경관은 달아나는 라이트를 향해 “테이저를 쏘겠다, 테이저!”라고 여러 차례 소리쳤다. 라이트가 운전석에 올라탄 뒤에는 1발의 총성도 울렸다. 곧이어 포터 경관은 “이런 젠장 내가 그를 쐈어!”라고 소리쳤다. 경찰 측은 해당 상황을 테이저건을 쏘려다 실수로 그만 권총을 쏜 것으로 해석했다. 개넌 서장은 “라이트의 비극적 죽음으로 이어진 우발적 발포”라고 묘사했다. 포터 경관은 일단 공무 휴직 상태로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유가족은 분통을 터트렸다. 라이트의 고모 나이샤 라이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사고라고? 말도 안 된다. 나도 2만 볼트짜리 테이저건이 있지만 권총과는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완전 장전된 권총과 테이저건의 차이도 알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문제의 경관을 수감시키라”고 요구했다.숨진 라이트의 아버지 오브리 라이트(42) 역시 경찰이 총을 쓸 필요가 있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세차하겠다며 엄마에게 50달러를 받아 세차하러 가는 길에 총에 맞았다. 나는 내 아들을 안다. 아들은 겁에 질렸었다. 우리가 걔를 아이처럼 대했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17살짜리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케이티 라이트도 “불과 2주 전에 차를 줬는데, 아들은 그 옆에서 숨이 끊어져 있었다. 아들은 겨우 20살이었다. 총에 맞아 죽을 이유가 없었다. 아들이 살아돌아오기만 하면 좋겠다”며 가슴을 쳤다. 앞서 11일 오후 2시쯤 브루클린센터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던 흑인 단테 라이트(20)는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 명령에 불응했다가 총에 맞았다. 비무장 상태였던 그는 총을 맞고도 몇 블록을 더 운전해 달아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2년 전 학습 장애로 고교를 중퇴한 라이트는 2살 된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소매점과 패스트푸드 식당 등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사건이 벌어진 브루클린센터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에서 불과 12㎞ 거리다. 특히 브루클린센터가 속한 헤너핀카운티 법원에서는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데릭 쇼빈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비무장 흑인이 또다시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노한 시민들은 잇따라 격렬한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경찰서로 몰려간 시위대 수백 명은 중무장한 경찰과 충돌을 이어갔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발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동요가 계속되자 미네소타 주지사는 11일 저녁 7시부터 12일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버지와 세 아들, 모두 군경에 사망” 미얀마 분노

    “아버지와 세 아들, 모두 군경에 사망” 미얀마 분노

    미얀마에서 군경의 무차별적 발포와 폭력에 쿠데타 이후 700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세 아들과 아버지까지 4부자가 모두 사망한 비극이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13일 트위터와 미얀마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바고에 사는 한 뜨윈 칸(Han Thwin Khant)은 반 쿠데타 시위대 80여명이 무참히 살해된 지난 9일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당시 군경은 시위대에게 실탄은 물론 박격포 등 중화기를 사용해 무차별 공격했으며 시신과 부상자들을 무더기로 쌓아놓다시피 했다. 트위터에는 한 뜨윈 칸의 아버지가 군경에 끌려가 모진 고문 끝에 12일 목숨을 잃었으며, 두개골과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다는 글이 퍼졌다. 이 글과 함께 한 뜨윈 칸의 아버지가 군부에 저항하는 의지를 뜻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사진이 함께 공개됐다.그뿐만 아니라 트위터에는 “한 뜨윈 칸과 아버지뿐만 아니라 다른 두 형제도 살해당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결국 아버지와 세 아들 모두 군경에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가 인륜을 저버리고 있다”며 “살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얀마 군경의 폭력이 곳곳에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면서 한 뜨윈 칸의 가족처럼 가족 구성원이 여러 명 숨지거나 끌려가는 비극이 늘어나고 있다.지난달 30일에는 중년의 여성이 아들의 주검을 끌어안고 비통해하는 사진이 퍼졌다. 이 여성의 큰딸은 감옥에 끌려갔고, 둘째 딸은 다쳐서 입원 중이며 막내아들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어머니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해보라”고 호소했다. 군경이 시위대뿐만 아니라 주택가를 향해서도 총을 난사하면서 시위에 나서지도 않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목숨을 잃어야 국제사회가 나설 것이냐”며 분노하고 있다.전날 한 미얀마 청년은 “70일 동안 단지 700명 죽었을 뿐. 유엔, 여유를 가져라. 우린 아직 수백만명이 남아 있다”는 반어적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어 행동에 나서지 않는 국제사회를 꼬집었다. 앞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한 제재 등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미얀마 군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4세 꿈많은 소녀, 24세 늘 웃던 외아들, 아내 앞에서, 미얀마의 별들

    14세 꿈많은 소녀, 24세 늘 웃던 외아들, 아내 앞에서, 미얀마의 별들

    미얀마에서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부르짖다 숨진 이는 700명을 넘는다. 가두 시위 도중은 물론 집에서 황망하게 숨을 거둔 이들도 적지 않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집계한 것인데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세 희생자 유족을 만나 그들이 평소 얼마나 민주주의를 갈망했는지와 목숨을 빼앗긴 경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심 경 등을 들어봤다. 먼저 두 번째 도시 만달레이의 판 에이 피유(14). 틱톡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여러 차례 올린 열정적인 민주화 운동가였다. 어머니 티다 산은 가두시위에 나가지 못하게 딸을 단속했다. 하지만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이었던 지난달 27일 어린이 11명 등 114명이 희생됐을 때 시위대원들이 군경에 쫓겨 집에 뛰어들자 문을 열어주다 흉탄에 스러졌다. 어머니는 “갑자기 넘어지길래 발을 헛디뎠나 생각했다. 그런데 등에 피가 보였다. 그제야 난 총에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버마어로 판은 꽃, 에이는 부드러운, 피유는 흰색을 가리킨다. 태어났을 때 너무 예뻐 보드라운 작은 꽃처럼 보였다고 해서 어머니는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집안일도 곧잘 도와주고 나중에 커서 고아원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 아이가 없으면 내 인생이 가치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 대신 죽고만 싶다.” 누나가 황망하게 떠나자 남동생 믕 사이 사이(10)는 잠을 이루지 못하며 누이의 틱톡 동영상만 쳐다보는 등 감정적으로 유약한 상태라고 했다. 가족은 현재 다른 더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 거처를 옮겼다. 두 번째 카친주의 진 민 흐텟(24)은 집안의 막내 외아들이었다. 친구들을 무척 좋아해 무슨 일이든 친구들을 돕고 싶어 했다. 친구 코 사이는 “어떤 재정적 어려움이 닥치든 그녀석은 친구들에게 돈이나 무엇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어했다. 그는 착한 영혼을 지녔다. 늘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시위대의 맨앞쪽에서 방패도 없이 다른 대원들을 보호하려 애쓰다 총탄을 맞았다. 어머니 다우 온 마는 아들이 총격에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병원에 달려갔는데 “유언을 듣고 싶었고 아들이 엄마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피가 사방에 있었다. 난 그아이를 볼 수도 없었다.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려 파리하고 몸이 차가웠다. 뭐라 말하겠는가? 잔인무도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들은 3년 동안 금 세공 일을 배우면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어머니와 함께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돈을 많이 벌면 어머니에게 집을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생전 화를 내게 하거나 슬퍼하게 만들지도 않았던 아들이었다. 운명의 날, 그는 어머니에게 일하러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갔다. 전날 밤 어머니가 다시는 시위 현장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너무나 시위에 나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가장 큰 도시 양곤 남쪽 다곤 마을에서 조용히 지내다 아내 앞에서 목숨을 잃은 모터사이클을 개조한 택시 운전사 헤인 흐텟 아웅이다. 지난 2월 28일 평소와 다름 없이 아내 마 진 마르와 함께 일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시위를 하러 가던 중이었다. 버스가 멈추더니 총격전이 벌어진다며 승객들에게 내리라고 했다. 마 진 마르는 “도로를 건네는데 그가 총에 맞았다.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렀다. 가슴에 피가 흥건했다. 난 구멍을 누르며 압박했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너무 늦었다. 동네 사람들을 모두 알던 그에 대해 아내는 “아주 소탈한 사람이었다. 평온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많이 걸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틈이 나면 휴대전화 게임을 하곤 했다. 정직하게 일해 가족을 부양하는 일에만 골몰하던 사람이었다”고 돌아봤다. 부부는 5년 전 온라인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며 “우리는 어디를 가든 함께 했다. 그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마 진 마르는 쿠데타를 저지할 때까지 계속 시위에 나설 것이라면서 “(대의명분에) 목숨을 바친 이들의 가족들을 존경한다. 난 그들이 더욱 강해졌으면 좋겠다. 내 남편을 잃었기에 그들과 똑같은 슬픔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지금 물러설 수도 없다. 그렇게 하면 죽음 뿐이다.” 한편 전날 한 청년은 반어적 표현으로 “70일 동안 단지 700명 죽었다. 천천히 해라, 유엔. 우리는 아직 (죽을 사람이) 수백만 명 남아 있다”는 피켓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한 제재 등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군부의 친구’로 꼽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는 한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경찰에 숨진 흑인, 현장 영상 공개…“실수로 테이저건 대신 권총”

    美경찰에 숨진 흑인, 현장 영상 공개…“실수로 테이저건 대신 권총”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대규모 인종차별 시위가 시작됐던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흑인 남성이 숨졌는데, 당시 경찰은 테이저건을 발포하겠다고 외치다가 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CNN 등 현지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11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브루클린 센터 교차로에서 운전 중이던 흑인 남성 던트 라이트(20)는 운전 중 경관의 단속에 따라 하차했다. 하지만 이내 경찰의 지시에 불응하고 다시 탑승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았고, 이후 잠시 도주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 측이 공개한 바디캠 영상에 따르면, 당시 경찰의 지시에 불응하고 다시 차에 탄 라이트는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을 향해 약 10초간 저항했다. 이후 한 여성 경찰관이 뒤따라 접근하며 “테이저”를 여러 번 외친다. 하지만 이 경찰관은 전기 충격기인 테이저건 대신 실총을 발사했다.권총을 발사한 후 “이런 젠장, 내가 그를 쐈어”라고 말한 사실 등을 미뤄 봤을 때, 이 경찰관은 실수로 테이저건이 아닌 권총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당국 역시 “영상을 보고 경찰의 말 소리를 들어보니 테이저를 쏘려다가 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희생자인 라이트의 어머니는 “(아들이 전화통화에서) 백미러에 방향제가 걸려있었는데, 경찰이 이것 때문에 차를 세우게 했다고 말했다”면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아들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해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촉발된 지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현지에서는 격렬한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라이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시위대가 인근 경찰서 앞에 모여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주 방위군이 출동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너무나 슬픈 일”이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공식 결정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공식 결정

    오염수 3월 중순 기준 125만t 보관 중“바닷물로 희석해 30~40년 걸쳐 방류” 현지어민 및 한국·중국 등 주변국 반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13일 공식 결정했다. 일본은 자국의 안전기준을 강화해 적용하기로 했으나 사고 원전에서 나온 125만t이 넘는 막대한 양의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구상은 많은 우려와 반발을 낳고 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이날 관계각료회의에서 결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처리 뒤에도 방사성물질 삼중수소 잔존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원자로 시설에 유입된 빗물과 지하수 등으로 인해 하루 평균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원전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기준 약 125만 844t의 오염수가 보관됐으며, 현재도 그 양이 계속 쌓이고 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오염수 중 ALPS로 거른 물을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다. 전문가 소위는 지난해 2월 내놓은 최종 보고서에서 오염수 처분 방안으로 해양 방류와 대기 방출 등 2가지를 거론하면서 해양 방류가 기술적 측면에서 더 확실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금으로부터 2년 뒤 실행을 목표로 규제 당국 승인과 관련 시설 공사 등 오염수 해양 방류를 준비할 방침이다. 그러나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도 삼중수소(트리튬)라는 방사성 물질은 그대로 남아 어민 등 현지 주민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도 해양 방류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트리튬 함유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오염 농도를 법정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뒤 방류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승인 등이 필요하므로 실제 방출까지는 2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일본이 폐로 작업 완료 시점으로 내걸고 있는 2041∼2051년까지 30~40년의 장기간에 걸쳐 방출된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물탱크가 늘어선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향후 폐로 작업에 큰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해법으로 해양 방출을 선택하겠다고 이날 오전 총리관저에 열린 관계 각료회의에서 기본 방침을 정했다. “‘처리수’ 기준치 40분의 1로 희석해 해양방류” 오염수 속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이 1리터(ℓ)에 1500 베크렐(㏃) 미만이 될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한 후 배출한다는 계획을 채택했다. 일본은 삼중수소를 해양에 방출할 때의 농도 한도를 1ℓ당 6만㏃로 정하고 있는데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으로 희석해 배출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그간의 실적에 비춰볼 때 해양 방출을 하면 안정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서 이같이 결정했다. “헛소문 피해 방지 노력”…주변국 반발엔 ‘무대응’현지 어민들의 반발을 고려한 내용이 기본 방침에 반영됐다. 설정한 배출 기준이 유지되도록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감시를 강화하고 오염수 배출로 인해 이른바 ‘풍평피해’(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오염수 배출로 인해 후쿠시마산 수산물 구입 기피나 관광 산업에 지장이 발생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피해가 발생할 경우 도쿄전력이 배상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문제는 오염수의 해양방류로 인한 피해가 단순히 근거 없는 소문이냐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오염수를 해양 방류한다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 구상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날 결정된 기본 방침에는 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중 정부 “심각한 우려”…24개국 311개 단체 반대오염수 해양 방출은 상당한 반발과 우려 속에 추진될 전망이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3개월여 남긴 가운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달 7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면담한 기시 히로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입장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후쿠시마현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인 ‘평화와 평등을 지키는 민주주의 행동’(DAPPE)은 전날 JR후쿠시마역 앞에서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본 시민단체인 ‘원자력 규제를 감시하는 시민 모임’과 국제환경운동 단체 ‘에프오이저팬’(FoE Japan) 등은 같은 날 해양 방출 구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 외에도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24개국의 311개 단체가 해양 방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향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변 환경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일본 측의 방류 결정 및 관련 절차 진행 과정을 지속 예의주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지속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날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 공공 이익과 중국 인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중국은 이미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고 일본이 책임감 있는 태도로 후쿠시마 원전의 폐수 처리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요구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블링컨 “中, 코로나 확산시켜… 끝까지 기원 파헤칠 것”

    미국 외교 수장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해 사태를 키웠다”며 ‘중국 책임론’을 주장했다. 양안(중국·대만) 갈등에 대해서도 “대만을 위협하지 말라”며 경고장을 보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대중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11일(현지시간) 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은 감염병 확산 초기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않았다. 이 점은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당시 중국은 국제 전문가들의 접근을 허용하고 정보도 투명하게 제공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결국 바이러스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벗어났고 지독한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난해 중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이 문제를 끝까지 파헤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은 올해 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가 4주간 조사했다. 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최초로 보고된 지 1년 만이다. 지난달 30일 전문가팀은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인위적으로 감염병을 퍼뜨린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중국이 WHO에 온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1년 넘게 전 세계를 혼란의 늪에 빠뜨린 바이러스 사태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대만해협 무력시위에도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대만을 향해 점점 더 공격적으로 행동해 긴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누구라도 이 지역 상황을 힘으로 바꾸려 한다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이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서태평양 안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의 국교를 끊었다. 그럼에도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중국의 군사 침공을 차단하고 대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중국이 연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공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이자 미 국무부는 지난 9일 대만과의 공식 교류를 장려하는 새 지침을 내놨다. 한편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를 다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실제로는 중국의 국부를 키워 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경기 부양책이 대중 무역적자를 더 키우는 역설적 상황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000억 달러 수준인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올해에는 300억 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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