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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자원부국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자원부국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경제사정이 요즘 말이 아니다. 수도 카라카스의 시장이 “시민들이 배를 채우려 광장에서 개와 고양이를 사냥하고 있다”는 소식을 트위터에 올렸을 정도다. 외신에 따르면 극심한 생필품난으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기초식품 배급제’ 카드를 꺼냈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동유럽 공산국가들도 포기한 이 정책을 현 정부가 실행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 모양이다. 석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 제일의 부국이었다. 그러나 좌파인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 과도한 무상 복지 시책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경제는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주저앉아 버렸다. 외화 고갈로 생필품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국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건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서다. 기업으로 말하면 흑자 도산 상태다. 남미의 또 다른 자원 부국 아르헨티나가 겪었던 전철이다. 아르헨티나는 1920년대 세계 5위권 부국이었다. 하지만 1943년 후안 페론 전 대통령 집권 이래 최근까지 몇 차례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겪었다. 광활한 팜파 대초원의 밀과 소떼, 천연가스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원에 안주하느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지 않은 결과였다. 같은 석유 부국이지만 중동 국가들의 경제 상황은 베네수엘라보다는 낫다. 미국발 ‘셰일 혁명’ 이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중동 산유국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경제는 응급 수술이 불가피해 보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통원 치료가 가능한 단계다. 사우디도 오일 머니로 국민에게 무상교육과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보장해 왔지만, 관광·금융·물류 등 비(非)석유 부문을 개발해 수입원을 다각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여 왔다. 언젠가 야마니 전 사우디 석유상은 “석기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게 아니다”고 했다. 그의 말의 함의를 살려 사우디는 석유가 남아돌지만 태양광 사업에 투자해 전기 수출까지 계획 중이다. 지난해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늘 자원이 빈약했다. 다만 인접 문명을 흡수하고 해운업을 일으켜 부족함을 메웠을 때는 문화도 경제도 융성했다. 유럽의 부자 나라였던 그리스가 몰락한 건 국민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디폴트 직전까지도 국민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였다. 부패하기 쉬운 공공부문만 마구 늘리는 포퓰리즘이 경제를 거덜낸 것이다. 국가 경제의 성쇠는 자원의 풍족 여부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국민과 함께 이를 대비하는 리더가 있느냐에 달려 있을 법하다. ‘풍랑이 잔잔하면 돛을 수리하고 비 오기 전에 우산을 고쳐야 한다’ 서양 격언이다. 표만 의식해 인기영합 정책에 골몰하느라 미래를 준비하는 데 게을러 보이는 우리 정치권 인사들이 유념해야 할 경구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오늘의 눈] ‘유대인들의 파워게임’ 된 미국 대선/류지영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유대인들의 파워게임’ 된 미국 대선/류지영 국제부 기자

    국제부에서 일하며 느끼는 가장 큰 안타까움은 불과 1~2개 면에 전 세계에서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나라에서 아무리 의미 있고 중요한 사건이어도 우리와 큰 관계가 없다면 원고지 2~3매짜리 단신 기사로 쪼그라들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언론 현실에서도 거의 무제한에 가깝게 지면을 할애받는 사안이 있다. 바로 미국 대선(현지시간 11월 8일)이다. 우리 언론은 민주·공화 양당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지난해 말부터 미 대선 기사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쏟아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새 대통령이 업무를 시작하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어떤 분야에선 우리 대통령보다도 한국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기도 하다. 힐러리 클린턴(민주)과 도널드 트럼프(공화)의 양자 대결이 된 미국 대선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둘 중 누가 당선돼도 미국 대선 역사의 새 장을 쓰게 된다는 것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양극화가 커지면서 중산층 이하 유권자들의 보수화도 강해졌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미국 언론이 잘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바로 유대인들의 금권정치 행태가 어느 때보다도 심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자금감시단체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가 공개한 올해 미 대선 관련 고액 정치후원금 기부자(메가 도너) 명단에 따르면 메가 도너 상위 10명 가운데 7명이 유대인이다. 이들과 별도로 유대인 석유재벌 코크 형제는 대놓고 “우리 입맛에 맞는 후보에게 후원금을 몰아주겠다”며 공화당 대선 후보 5명을 자신의 리조트로 불러 면접을 봤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부자 형제의 기부금을 타내려 머리를 조아렸다. 클린턴은 젊은 시절부터 월가와 친분을 쌓은 대표적 ‘친유대계’ 후보로, 외동딸 첼시의 남편 마크 메즈빈스키(헤지펀드사 운영)가 유대인이다. 트럼프 역시 맏딸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시너(언론사 경영)도 유대계로 트럼프와 이스라엘 커뮤니티 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두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한목소리로 ‘부자 증세’를 외치지만 사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슈퍼 리치’ 유대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실에 반발해 월가 개혁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민주당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역시 유대인이다. 이쯤 되면 올해 미국 대선은 ‘유대인의, 유대인에 의한, 유대인을 위한 선거’라고 규정해도 될 것 같다. 유대인들의 금권정치는 때론 ‘도를 넘어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얼마 안 되는 힘으로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고삐’를 쥘 수 있었던 이들의 노하우만큼은 우리도 꼭 배웠으면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영토 문제로 주변국들과 대립하며, 일본이 과거사 부정 등으로 갈등을 노골화하는 이 시점에 우리도 ‘생존을 위한 고삐’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superryu@seoul.co.kr
  • 너보다는 싸게 판다

    너보다는 싸게 판다

    사우디, 유럽 수출용 원유 인하… 돈벌이까지 포기하며 이란 견제 ‘외교 전쟁’ 이어 ‘경제 전쟁’ 조짐 이란도 원유 생산량 확대로 반격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올해 초 단교 등 격렬한 외교 전쟁을 치른 데 이어 이번엔 경제 전쟁, 즉 치열한 원유가 할인 전쟁을 벌일 조짐이다. 사우디가 유럽 수출용 원유 가격을 전격 인하하며 이란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북서부 유럽 지역에 공급하는 7월 인도분 경질유 가격을 배럴당 35센트, 지중해 국가에는 10센트를 각각 인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숙명의 라이벌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칼을 뽑아 든 것이다. ●OPEC 합의 불발되자마자 ‘공격’ 사우디의 원유 가격 할인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통적으로 하반기에 들어서면 정비를 위해 가동을 멈췄던 정제공장들이 재가동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인 데다 무장단체들의 원유시설 공격으로 나이지리아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가로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사우디로서는 국제 원유가가 올라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았던 국제 원유가는 7일 50달러를 돌파했을 정도로 상황이 호전됐지만, 사우디의 경제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도 사우디가 돈벌이를 포기하면서까지 원유 가격을 내린 것은 이란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우디가 이란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 수출용 원유 가격을 배럴당 10센트 올렸다는 점이 그 근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란 경제 회복돼 중동 패권 위협 우려 수니파의 맏형 사우디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이슬람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 온 정치적 앙숙 관계다. 양국은 지난 1월 이란 주재 사우디대사관 화재 사건 이후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지난달 29일엔 이란 정부가 사우디에 있는 이슬람 최대 성지인 메카 성지 대순례(하지)를 중지한다고 발표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던 양국의 대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사우디는 이란의 국제 원유 시장 복귀를 방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올 2월에는 유럽 지중해 연안 국가로 수출되는 경질유와 중질유 원유 가격을 각각 배럴당 30센트, 20센트씩 낮췄다. 4월에는 이란산 원유를 실은 선박에 대해 자국과 바레인 항구 이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런 만큼 사우디가 이란에 치명타를 날리기 위해 원유 가격 할인 승부수를 던졌다는 지적이다. 사우디는 지난 2일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회원국 생산량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란이 서방의 경제제재 이전 수준인 하루 400만 배럴 생산에 도달할 때까지 증산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사우디가 OPEC을 지렛대 삼아 이란의 손발을 묶어 놓으려다 여의치 않자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시장인 유럽 공급 가격을 낮춰 정면 공격에 들어간 것이다. 이란의 유럽에 대한 원유 수출 규모는 올 2월 금수 조치 해제 이후 하루 40만 배럴까지 늘었고, 그리스·프랑스·이탈리아 등과 잇달아 계약을 체결하며 수개월 내 7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의 유럽 수출량 80만 배럴에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에서 이란이 점유율을 늘리면 사우디 입지가 줄 수밖에 없다. 사우디 정부로서는 이란의 경제 회복으로 중동 패권이 위협받는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가 이란을 겨냥해 “극한 경쟁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이란도 쉽사리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경제 재건 자금이 필요한 이란으로서는 오히려 ‘배수의 진’을 쳐야 할 정도로 다급하다. 하미드 후세이니 이란석유수출협회장이 “이란은 더 좋은 가격과 좋은 품질로 유럽 시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원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사우디에 맞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사우디가 이란산 원유의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서는데 이란으로서도 수출선을 지키기 위해 반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 양국이 원유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은 1년 전 하루 130만 배럴에서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210만 배럴, 230만 배럴로 크게 늘어났다. ●WSJ “결국 이란이 우위 선점할 것” 사우디의 원유 가격 할인 조치는 실패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사우디는 이란보다 석유 의존도가 높아 저유가로 경제난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전면적인 출혈경쟁을 벌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사우디는 이번에 유럽 수출 가격은 낮추면서도 아시아와 미국 수출 가격은 각각 배럴당 35센트, 10센트씩 인상했다. WSJ는 “가격 전쟁에서 결국 이란이 우위를 점하고 사우디가 최대 패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SK바이오팜 신약 성과 경영진·임직원 노력 결과”

    “SK바이오팜 신약 성과 경영진·임직원 노력 결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바이오, 제약, 특수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본격적인 현장 경영에 나섰다. 최 회장은 8일 경기 판교의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전문업체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간질) 치료제 신약 승인을 앞두고 있다. 최 회장은 “1993년 신약 개발이라는 영역에 과감히 도전한 이후 20년이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을 통해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면서 “지금의 성과는 경영진과 임직원이 모두 하나가 돼 한 방향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SK바이오팜의 연구개발 및 사업이 우리나라 ‘신약 주권’과도 연결되는 만큼 국가를 위한다는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엔 SK인천석유화학, SK종합화학 중국 상하이 지사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엔 SK그룹의 새 식구가 된 SK머티리얼즈를 찾아 소재 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해 달라고 주문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용 특수가스 개발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선전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의 현장 경영은 성과가 있는 곳을 반드시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앞으로도 성공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플라스틱 조각 먹고 신경세포 이상…‘겁 잃은 물고기’ 포식자 나타나도 도망 안 가

    [사이언스 톡톡] 플라스틱 조각 먹고 신경세포 이상…‘겁 잃은 물고기’ 포식자 나타나도 도망 안 가

    낯선 상황에 놓이거나 불안감이 고조되면 생존과 안전에 대한 위협을 느끼는 ‘공포’ 상태에 빠지게 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런 공포감은 사람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이 느낀다. 그런데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는 뇌의 측두엽 전방 안쪽에 있는 편도체가 손상되면 이른바 ‘겁을 상실한’ 상태가 돼 공포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스웨덴 웁살라대 생태학·유전학과 오나 뢴스테트 교수팀은 바닷속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새끼 물고기(치어)들의 후각세포와 신경세포에 이상을 유발해 겁을 상실한 상태를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3일자에 발표했다. 또 연구진은 플라스틱 알갱이에 한번 맛을 들이기 시작한 치어들은 다른 먹이는 먹지 않고 플라스틱 조각과 가루만 먹으려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플라스틱 조각이 치어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크푸드’라는 것이다. 미국 조지아대와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UC샌타바버라) 공동 연구진이 지난해 2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용품 쓰레기 등 플라스틱류 물질들이 매년 400만t 가까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흘러든 플라스틱들은 바다에서 잘게 쪼개져 치어들의 입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연구진은 유럽농어 새끼를 폴리스티렌 플라스틱 입자가 채워진 수조와 플라스틱 조각이 없는 수조로 나눠 키웠다. 플라스틱 입자가 채워진 수조에서 키워진 치어들은 먹이가 주어지더라도 플라스틱 조각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라스틱 조각에 일단 맛을 들이면 치어들의 먹이인 플랑크톤은 입에도 대지 않아 플라스틱을 처음 먹기 시작한 뒤 2주 정도만 지나도 뱃속이 플라스틱으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또 깨끗한 수조에서 사는 치어들의 96%는 정상적으로 성장했지만 플라스틱으로 채워진 수조에 있는 치어들은 대부분이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고 신경세포나 후각세포에 이상이 생겼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치어들은 바닷속 포식자들에게 손쉬운 표적이기 때문에 어린 새끼들일수록 포식자가 가까이 오면 재빨리 달아나게끔 멀리서도 포식자의 냄새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진화돼 왔다. 그런데 이번 연구로 플라스틱이 치어들의 신경세포에 이상을 유발함으로써 포식자들이 눈앞까지 오더라도 치어들이 피하려고 하지 않아 더 쉽게 잡아먹히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실제로 양쪽 수조에 포식자 물고기를 넣어 봤는데 폴리스티렌이 가득한 수조에서 자란 새끼들은 깨끗한 물에서 자란 새끼들보다 세 배 이상 많이 잡아먹힌다는 것을 발견했다. 뢴스테트 교수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바다에 버리는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는 새끼 물고기 숫자가 줄고 포식자 물고기들에게 잡아먹히는 물고기도 늘게 되면 포식자 물고기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 자체도 줄어드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결국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물고기들의 씨가 마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금리·유가·힐러리 박스피 좀 부숴줘!

    금리·유가·힐러리 박스피 좀 부숴줘!

    ‘박스피’(박스+코스피) 오명을 쓴 국내 증시는 하반기에도 ‘답답한 상자’에서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리와 유가, 미국 대선이 하반기 증시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전망을 내놓은 10개 증권사는 연말까지 코스피가 평균 1849~2149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1700)와 LIG투자(1820), KB투자, IBK투자(이상 1830), 하나금융투자(1850), 현대증권(1880) 등은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고점은 신한금융투자(2300)와 NH투자(2200 이상), IBK투자증권(2230)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대다수가 2100 안팎을 점찍었다. 이런 증권사의 예측은 지난 수 년간 형성된 코스피 범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00선이 붕괴된 코스피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다 2011년 중순부터 1800~2100의 박스권에 갇혔다. ① 美 금리 올리고 韓 내리면… 외인 이탈 우려 하반기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변수는 한국과 미국 간 통화정책 디커플링(비동조화)이다. 지난해 12월 9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미국은 하반기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반면 한국은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저물가, 구조조정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인하 요구가 높다. 시장은 디커플링이 현실화될 시점으로 7월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현재 연 1.5%인 한국과 0.25~0.5%인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외국 자본의 한국 탈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② 유가 50弗 회복했지만 추가 상승엔 회의적 지난 2월 배럴당 20달러대 중반까지 추락해 증시의 발목을 잡은 국제 유가는 최근 50달러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추가 상승에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유 등 비(非)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약화될 것”이라며 “이란과 이라크 등 석유 수출국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도 유가 상승의 탄력을 억제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③ 트럼프 당선 땐 한국 등 신흥국 증시 악재로 힐러리 클린턴(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의 대결로 압축된 미국 대선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야기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연임한 백악관 주인이 바뀐 해의 S&P500 지수 평균 상승률은 0.35%에 그쳐 대선이 없던 해 4.14%를 크게 밑돌았고 한국 등 신흥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 성향인 트럼프의 지지율이 최근 올라가고 있어 신흥국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G2 대치’… 한반도 사드·북핵·무역 불꽃 공방 예고

    미국과 중국이 6~7일 베이징에서 전략·경제대화를 연다. 중국에선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楊潔?)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미국 측은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대표로 나선다. 최근 양국은 군사·외교·경제 등의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번 대화에서는 ‘합의’보다는 ‘이견’이 더 많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美, 남중국해 등 파상공세 나설 듯 지난 3~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안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한 미국과 중국은 전략·경제대화에서도 이미 구조화된 이 문제를 놓고 ‘설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G2(미국과 중국)는 한반도 정책을 놓고도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달 31일 이미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방안이 전략대화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미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 재공론화, 북한 자금세탁 우려대상국 지정, 화웨이 대북 수출 혐의 조사 등으로 파상 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중국 포위 전략으로 보고 있다. 북한 자금세탁 우려대상국 지정은 중국 금융권을 겨냥한 것으로 여긴다. 화웨이 조사 역시 북한을 매개로 중국 대표 기업에 타격을 주려는 계산된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무역 전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에 부당하게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미국 상무부도 중국산 냉연강판에 522%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미국 무역위원회(ICT)는 더 나가 중국산 철강제품의 전면적 금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인 디즈니라이프와 애플의 아이북스 스토어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위안화 환율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양자투자협정 진전 있을지 주목 양국의 ‘양자투자협정’(BIT)에 진전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BIT는 양국 기업들이 정부 보호 아래 내외국인 차별을 받지 않고 원정 투자를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양국은 서로 진출할 수 없는 분야, 이른바 ‘네거티브 리스트’를 만드는 것을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통신, 석유, 뉴에너지 같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분야의 투자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 분야만큼은 중국과 절대 공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세상을 여는 책] 구글의 미래? 세상 바꾸는 비전일까 허상일까

    [세상을 여는 책] 구글의 미래? 세상 바꾸는 비전일까 허상일까

    구글의 미래/토마스 슐츠 지음/이덕임 옮김/비즈니스북스/376쪽/1만 5000원 ‘세기의 대결’로 불린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인간 최고수’라는 이세돌의 대국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예상과 다른 AI의 압승을 보면서 사람들은 AI가 인간 역할을 대신할 날이 곧 닥칠 것임을 실감했다. 세상의 충격은 미래 기술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고민과 논란으로 급속히 번졌고, 그런 차원에서 미래 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거대 혁신 기업 구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책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특파원이 구글을 파고들어 현주소를 생생하게 전해 흥미롭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밋 등 핵심 관계자 40명의 인터뷰와 실리콘밸리 취재를 통해 미래를 상대로 한 구글의 도전을 샅샅이 밝혀냈다. 구글이 외부에 속사정을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제2의 알파고’를 비롯해 구글이 겨냥하는 미래상은 무엇인지, 무슨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를 통해 인간이 미래를 위해 뭘 준비해야 할지를 촘촘하게 추적하는 구성이 도드라진다. 생겨난 지 20년도 채 안 된 구글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이자 인간 삶에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추앙받을 정도의 위상을 거머쥔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5년간 직접 만나고 관찰한 구글의 핵심 관계자와 프로젝트에서 거듭 확인한 경영 철학과 비전을 우선 주목한다. “구글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인류가 접근해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술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자는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구글의 야망은 ‘훨씬 크고 스마트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미래를 이해하려면 구글을 이해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을 움직이는 프레임을 ‘문명과 인류 전체’로 설정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 그 혁신적 도전의 징후와 노력의 결과는 가공할 만하다. 구글 두뇌 프로젝트팀은 인간 두뇌를 모방한 컴퓨터를 개발하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보통 슈퍼컴퓨터보다 계산 속도가 수천 배 빠른 양자컴퓨터를 실험하고 있다. 태양열발전기보다 더 싸고 많은 에너지를 창출하는 비행 풍력 터빈도 세상의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검색엔진 개발 엔지니어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세상의 모든 지식을 구술 명령만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글이 새로 인수한 연구업체들은 수명 연장 방법을 찾고 있다. 구글이 지금 모습으로 변한 건 페이지가 다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나서면서부터였다. 그 과정에서 페이지가 공표해 가장 중요한 방편으로 삼은 ‘10배’(10x) 철학은 결코 예사롭지 않은 모토다. ‘구글이 하는 일은 모두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것보다 10배 더 위대하고 더 나으며 더 빨라야 한다’는 철학과 사상의 응집인 셈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는 일’을 지상 목표로 세워 ‘우리의 삶을 인공 기계로 채우겠다’는 구글의 미래는 어떨까. 혹자는 구글을 19세기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이룬 ‘무자비한’ 석유 제국 스탠더드오일에 비교한다. 전기 시대를 연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제너럴일렉트릭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고도 한다. 견제와 우려의 목소리는 단연 사용자 사생활 침해와 정보 권력 장악에 쏠린다. 구글이 세계를 감시하는 빅브러더로 성장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구글을 독점 기업으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한다.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구글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민간 버전’이라 부른다. 구글 경영진도 그런 측면의 논쟁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위대한 비전일까, 아니면 거대한 허상일까.’ 저자는 책에서 기술낙관주의, 즉 기술을 통한 발전에 대한 믿음을 지지하는 시각을 줄곧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구글은 물론 불사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구글 공포’는 실리콘밸리 기업이 지금까지 자신의 미래 비전을 일사천리로 실현해 온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오히려 구글의 조직 구조와 야망은 다른 기업이 좀 더 대담하게 기술적 비전을 실현하도록 영감과 자극을 주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수출 17개월째 ‘뚝’… 감소폭은 대폭 줄어

    수출 17개월째 ‘뚝’… 감소폭은 대폭 줄어

    일평균 18억 5000만달러로 상승 반도체·車 등 주력품 감소폭 줄어 “수출 단가·유가 회복되면 더 개선” 지난달 수출이 398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로 6% 감소했다. 역대 최장인 17개월째 하락세다. 수출 감소세는 계속됐지만 감소폭이 크게 줄었고 하루 평균 수출액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 397억 7800만 달러, 수입 326만 9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6.0%와 9.3%가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면서 무역수지는 71억 달러로 52개월째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수출 감소폭은 지난해 11월(-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평균 수출액도 올 들어 가장 많은 18억 5000만 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올해 1월 16억 2000만 달러 이후 상승세를 탔다. 특히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달러당 환율을 반영한 원화 기준 수출은 지난해보다 0.9% 늘어 작년 9월 이후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품목별로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컴퓨터, 섬유, 석유화학도 오름세로 바뀌었다. 반도체, 일반기계, 철강,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수출은 줄었으나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화장품(60.7%), 의약품(25.2%), 생활유아용품(11.3%) 등 5대 유망소비재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수출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고 중국 수출이 석유화학·기계 등의 수출 증가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5월 수출이 -11%로 매우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있겠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의 물량이 꾸준히 늘고 유가 회복과 단가 회복이 더해지면 하반기는 수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이날 수출 하락폭(-11%)이 컸던 지난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3억 70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월(77억 3000만 달러)의 44% 수준이다. 2014년 1월(18억 7000만달러)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다. 한은은 “수출이 수입보다 더 줄고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이 4월에 집중되면서 임금, 투자 소득(배당금, 이자) 등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 적자규모가 크게 악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우디 여성 인력 활용 ‘먹구름’… 보수파 늪에 빠진 ‘脫석유정책’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아흐메드 아민은 정부가 실업률(2014년 기준 12% 안팎)을 낮추기 위해 오는 9월까지 관련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외국인 노동자를 사우디인으로 교체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불만이 크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실업률이 30%가 넘는 여성 인력 채용을 장려하고 있어 남성 중심 사회인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는 그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아민은 “지금의 사우디는 임금이 저렴한 외국인(주로 인도나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 없이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는데, 정부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자국인만 고용해야 한다고 윽박지른다”면서 “최소 2년 이상 유예기간을 주지 않으면 사업장을 두바이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31) 부왕세자가 석유 의존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등 정부가 직접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정부 지원과 특혜에 길들여진 상당수 사회 구성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부왕세자는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0) 국왕의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보수적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사우디 사회를 개조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아랍경제를 가르치는 장프랑수아 세즈낙 교수는 “그의 노력은 전적으로 사우디의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의 노력은 보수주의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비전 2030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은 여성 취업 장려다. 사우디 정부가 여성 인력 활용에 나서는 것은 2003년부터 인구가 크게 늘고 있어 지금 수준의 복지 시스템(의료, 교육, 주거 등을 거의 무상으로 제공)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030년이 되면 15세 이상 인구는 지금보다 60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녀를 불문하고 사우디인 모두가 일터에 나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사회를 지탱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여기에 사우디는 석유산업을 대체할 신성장동력으로 관광 및 의료산업 등을 육성하려고 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특권층을 자처해 온 이슬람 사제계급층은 “남성과 여성이 교육도 따로 받는 사우디의 현실을 무시한다”면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왕족은 이런 급진 정책들을 이유로 현 국왕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보수주의 작가인 압둘라 알다우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직장에서 여성을 봐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적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해외여행 | Healing Alberta 알버타③Calgary 캐나다 문화수도, 캘거리

    해외여행 | Healing Alberta 알버타③Calgary 캐나다 문화수도, 캘거리

    ●Calgary 캐나다 문화수도, 캘거리 알버타 평원의 남서쪽 끝에 위치한 캘거리는 로키 여행의 관문이다. 로키의 관문답게 밴프보다는 낮지만 해발 1,048m에 위치한 고원 도시다. 맑은 날이면 가시거리가 100km에 달할 정도로 청명하다. 하지만 캘거리라는 도시의 탄생은 로키가 아닌 석유 때문이다. 캘거리는 1914년 5월14일 산기슭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생겨났다. 도시의 역사라고 해야 채 100년이 안 됐다. 캘거리 인구의 평균 나이는 36세, 캐나다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다. 이 같은 활기찬 기운 때문일까. 2012년 캘거리는 캐나다의 문화수도로 지정되었다. 석유의 발견으로 캘거리는 오일 붐과 함께 부자 도시가 되었지만 목축업과 농업은 상대적으로 쇠퇴했다. 하지만 서부개척시대의 향수가 남아 있는 목동의 동네답게 매년 7월에 열리는 카우보이 축제인 캘거리 스탬피드Stampede는 1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한편, 좀 엉뚱하지만 캘거리는 영화 <슈퍼맨>의 배경으로도 등장했다. 1968년 문을연 캘거리 타워는 이 도시의 상징으로 캘거리 여행에서 결코 빠질 수 없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191m 높이의 전망대까지 62초 만에 올라간다. 캘거리 타워에 오르면 캘거리 시내와 주변 경관뿐만 아니라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로키산맥마저 한눈에 볼 수 있다. 타워 북쪽으론 보우강Bow River, 남쪽으론 엘보강Elbo River이 흘러간다. 유리로 된 바닥에 발을 디디면 마치 허공 속에 떠 있는 것처럼 아찔하다. 캘거리 타워에서 가까운 ‘스티븐 애비뉴 워크Stephen Ave. Walk’는 캘거리 다운타운의 중심가로 보행자 전용 거리다. 트렌디한 레스토랑과 다양한 숍들을 볼 수 있다. 가솔린 앨리 박물관Gasoline Alley at Heritage Park Historical Village은 캘거리 중심가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클래식카 박물관이다. 1905년에서 1940년까지 사용된 차 40여 대뿐만 아니라 ‘석유의 도시’답게 석유 및 가스 관련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186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서부 캐나다 마을을 재현한 헤리티지 파크는 캐나다 최대의 ‘역사 재현 박물관’이다. 마을 안에는 그렌모어 저수지가 있을 만큼 규모가 크다. 페리를 타고 30분 동안 항해를 즐길 수도 있고 캐나다 태평양 노선Canadian Pacific Railway을 달리던 증기 기관차도 볼 수 있다. 단 겨울철에는 크리스마스 전후 5주간 주말에만 오픈한다.처음에는 헤리티지 파크에 왜 클래식 박물관이 있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각양각색의 자동차가 1860년에서 1950년까지 ‘서부 캐나다’ 시대의 역사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솔린 앨리 박물관의 지하 전시실에서는 빈티지 모터사이클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모터사이클에 관심 많은 나로선 기분 좋게 눈이 휘둥그레졌다. 1936년 제작된 할리 데이비슨의 사이드카, 얼핏 자전거처럼 보이지만 584cc의 1912년산 할리 데이비슨의 W/WJ, 1946년에 제작된 인디언 치프 등이 강하게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솔린 앨리 박물관 앞은 헤리티지 타운 광장이다. 기차역, 빈티지숍, 카페 등이 자리 잡았다. 이곳의 기차역은 캐나다 태평양 철도 노선 중에서 세 번째로 설립된 기차역이다. 알버타를 여행하며 받은 선물 중 하나는 ‘드림 캐처Dream Catchers’다. 알버타 원주민들이 깃털과 구슬로 만든 것으로 좋은 꿈은 그물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오게 하고, 나쁜 꿈은 그물 사이로 막아 달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드림 캐처를 손에 쥐고 가만히 되뇌어 본다. 다시 알버타로 돌아오게 해주세요. 집에 돌아가면 거실 한 편에 드림 캐처를 달아 놓을 것이다. 캘거리타워9:00~21:00, 7~8월 9:00~22:00 어른 CAD18, 아이 CAD9 +1 403 266 7171 www.calgarytower.com 가솔린 앨리 박물관9:00~16:00 CAD10.75+1 403 268 8500 www.heritagepark.ca ●Wolfdog여기는 늑대개의 구역 동화책에 등장하는 늑대는 사람을 해치고 엄마를 잡아먹었다. 어린 양이나 돼지를 잡아먹는 것도 동화 속 늑대의 단골 레퍼토리다. 늑대는 사납고 음흉한 동물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알버타에서 만난 가이드 말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늑대가 사람을 공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공격성 같은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동물이 늑대라는 것이다. 글쎄, 이 말이 과연 사실일까 쉽게 수긍하지 못한 채 밴프를 떠나 캘거리로 가는 길에 ‘얌누스카 늑대개 보존센터Yamnuska Wolfdog Sanctuary’에 들렀다. 보존센터는 1A 고속도로 변, 인디언 보호 구역 안에 위치한다. 늑대개는 이름 그대로 늑대와 개의 교배로 탄생했다. “이곳에는 늑대개 열다섯 마리가 다섯 구역에서 삽니다. 늑대 성향을 어느 정도 가졌느냐에 따라 하이Hi, 미드Mid, 로우 콘텐츠Low Content 늑대개로 분류합니다. 늑대 성향이 높을수록 수줍어하고 개의 성향이 높을수록 사람에게 우호적입니다.”늑대개 보존센터 직원의 말은 사실이었다. 첫 번째로 둘러본 구역에는 하이 컨텐츠 늑대개들이 살고 있었는데 멀찌감치 떨어져 사람 눈치만 보는 녀석들 모습은 흉악하고 사나운 맹수와는 영 딴판이었다. 늑대가 이렇게 수줍음을 탈 줄이야. 내가 완전히 오해했구나. 직원의 설명을 듣자니 사실 개는 늑대의 하위종으로 개와 늑대는 같은 종이다. 이 때문에 늑대와 개를 교배시키고 새끼를 낳는 게 가능하다. 사람들의 선입견과 달리 늑대개들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때는 거의 없다. 늑대개들은 자기들을 위협하는 상대와 싸우기 대신 피하기를 좋아한다. 늑대와 개, 두 가지 성향 중 무엇이 더 강한지는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늑대 성향이 강한 늑대개의 눈은 황금색이다. 태어나고 2주 후 눈을 뜨게 된 늑대 새끼의 눈은 푸른색인데 생후 6주에서 14주 사이에 황금색으로 변해 간다. 강한 황금색 눈빛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늑대를 사나운 동물로 여겼으리라. 늑대의 생태도 흥미롭다. 일단 늑대 무리의 지배자는 암컷이다. 무리 중 단 한 마리의 암컷만이 수컷을 선택하고 새끼를 낳는다. 사냥법은 매우 영리하다. 한겨울에 늑대는 눈을 입 안에 머금은 채 입에서 새어 나오는 김을 감추고 사냥을 한다. 사냥감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다. 수명은 길지 않다. 야생에서 평균 6년에서 8년 정도 산다. 반면, 사람의 보호를 받으면 16년까지도 산다. 한편 늑대개 보존센터에는 주인에게 학대 받은 늑대개, 개와 코요테를 교배시킨 코이독Coydog도 볼 수 있다. 주인에게 구박당한 늑대개는 좀체 사람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학대 받은 아이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코요테성이 높은, 두 살짜리 ‘랑고’라는 코요테개는 코요테의 여러 습성을 보여 준다. 코요테처럼 귀가 크고 코와 주둥이 부분이 날씬하고 길기 때문에 쉽게 구별된다. 사람들과 놀거나 입으로 뭔가를 훔치기 좋아한다. 자연히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늑대와 개를 교배시킨 걸까? 알버타 지역의 위도는 높고, 자연히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다. 늑대 털로 만든 옷은 세찬 추위에 견딜 수 있을 만큼 따뜻했다. 1860년대만 해도 캘거리에는 모피 교역을 위한 요새가 있었다. 서부개척 시대에 영화 <레버넌트>에서 보여지듯 늑대나 비버 같은 동물의 털과 가죽으로 만든 옷은 그 시대의 유행이자 신분의 증표였다. 당시 유럽에서 동물의 가죽과 털로 만든 옷이나 모자는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늑대를 사냥하기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더 많은 털과 가죽을 얻기 위해 늑대와 개를 교배시켰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늑대개를 키우기란 쉽지 않았다. 늑대의 야생성이 강했기 때문이다. 얌누스카 늑대개 보존센터10:00~16:30, 가이드 투어 10:30, 12:00, 14:00, 15:30 가이드 투어 포함 입장료 CAD41, 일반 입장료 CAD21, 12세 이상 입장 가능+1 877 565 9372 www.yamnuskawolfdogsanctuary.com ▶travel info Alberta Airline에어캐나다의 드림 라이너Dream Liner지난해 3월 인천-밴쿠버 직항 노선에 투입된 에어캐나다의 ‘B787 드림라이너’가 1주년을 맞았다. ‘꿈의 여객기’라 불리는 드림라이너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 항공기로 2,000피트610m 낮은 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기내 기압이 낮아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감을 줄여 준다. 245cm 높이의 아치형 천장에 기내 습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쾌적하다. 비슷한 크기의 항공기보다 창문은 30% 정도 크고, 사용자가 창문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개인 스크린 화질도 매우 좋아 영화를 즐기는 데 전혀 부족하지 않다. LED 무드 라이팅 시스템은 타임 존에 따라 신체가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돕는다. 드림 라이너는 올 6월18일부터 인천-토론토 직항 노선에도 취항한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내지르는 엔진 소리는 매우 야성적이다. 거대한 기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의 포효 같다. 이 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 드림라이너에 타고 싶을 정도다.www.aircanada.co.kr weather하루에 사계절을 경험한다고 할 만큼 로키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고지대의 햇볕은 매우 강하니 선글라스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겨울철 평균 최고 기온은 2도 정도로 차고 건조하다. 겨울이 끝날 무렵 로키산맥에 부는 건조하고 따뜻한 바람인 치누크 때문에 알버타의 겨울은 비슷한 산악지역보다 온화하다. 다양한 겨울 액티비티를 즐기려면 방수가 되는 신발을 준비해야 한다. Hotel밴프 카리보우 롯지Banff Caribou Lodge 롯지Lodge란 이름 그대로 산장 스타일이다. 밴프 애비뉴에 위치한다. 손으로 직접 베어 낸 통나무로 호텔 외부와 로비를 장식했다. 로비에서 자연석으로 만든 벽난로를 볼 수 있다. www.bestofbanff.com TIP야생동물알버타는 야생동물의 고향이다. 700마리의 그리즐리곰, 7,000마리의 늑대, 2만6,000마리의 엘크, 4만 마리의 흑곰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키를 방문할 때 곰과 마주칠 수 있다. 곰뿐만 아니라 무스, 엘크, 큰 뿔 산양, 야생 염소 같은 커다란 야생동물과 만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동물은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 피한다. 하이킹을 갈 때는 작은 종 같은 물건으로 소리를 내며 걷는 게 좋다. 쇼핑과 세금5%의 GSTGoods and Service Taxes 외 별도로 주세를 부과하는 다른 주들과 달리 알버타주에는 주세가 없다. 캘거리의 크로스아이언 밀스Crossiron Mills는 거대한 아웃렛 쇼핑몰이다. 알버타에 생긴 최초의 쇼핑몰이자 가장 규모가 큰 쇼핑몰이다. 100여 개의 아웃렛 매장과 200여 개의 소매 숍을 만날 수 있다. www.crossironmills.com 시차와 전압 한국보다 16시간 느리다. 현지 시간에 4시간을 더해 낮과 밤을 바꾸면 한국 시각이다. 전압은 110V 전압을 사용한다. 국제전화의 국가코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1번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에어캐나다 www.aircanada.co.kr, 캐나다 알버타관광청 www.travelalberta.kr
  • [신산업·융합에서 길을 찾다 에너지 혁명 ② 탈석유 가속화] 뜨거운 전기차 배터리 전쟁… 최고 기술 韓 vs 점유 1위 日

    [신산업·융합에서 길을 찾다 에너지 혁명 ② 탈석유 가속화] 뜨거운 전기차 배터리 전쟁… 최고 기술 韓 vs 점유 1위 日

    “미래에는 교통수단(자동차)과 저장장치 간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배터리다.” 지난해 12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 교수는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을 예견한 세바 교수는 미래 에너지 수단으로 배터리를 주목했다. 배터리를 활용하면 시공간에 구속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에너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 ‘에너지혁명 2030’에 따르면 2030년쯤 석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원자력)은 발전 및 차량 연료로서의 위상을 잃는다. 어쩌면 그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그 빈자리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한다. 배터리가 중요한 이유는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찾아 쓸 수 있어서다. 세바 교수는 “2030년 모든 신차는 100% 전기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때쯤이면 배터리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4년 뒤인 2020년 1㎾h(1㎾h는 배터리가 1시간 동안 발생시키는 전기 총량)당 2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도 세바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현재 400달러 수준의 배터리팩 가격이 2020년에는 222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가격은 약 1만 달러까지 떨어진다.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의 3분의1을 차지한다고 했을 때 전기차 3만 달러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미 2세대 전기차 등장은 예고됐다. 지난 1월 제너럴모터스(GM)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서 선보인 순수 전기차 ‘볼트’(Bolt)는 한 번 충전에 200마일(321㎞) 이상 달리면서도 가격은 3만 달러(약 3575만원) 안팎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최근 저유가로 인해 탈석유 시대가 늦춰질 것이란 주장도 있다. 원유를 싼값에 조달할 수 있는데 값비싼 신재생에너지를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전체 에너지원 및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를 넘어가면서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석탄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반론(미래에셋대우)도 만만찮다. 지난해 파리 기후협정이 체결되면서 신재생에너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응 속도다. 전력 소비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는 1%대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지난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쓴 돈(42조원) 중 40%인 15조원을 석탄발전에 쓴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에 들어간 금액은 1조 9100억원에 불과했다. 이대로 놔두면 탈석유 시대에도 ‘가격 결정자’가 아닌 ‘가격 수용자’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국내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 업체 네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생산전략, 기술력, 가격 등 12개 항목에서 각각 93.6점과 87.5점을 획득하며 세계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2000년대 초반 일본 기업들이 전기차용으로 니켈수소전지에 집중할 때 리튬이온 배터리 부문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 결실로 이어진 셈이다. 현재 LG화학은 전 세계 20여곳의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폭스바겐, 아우디, 르노, 볼보 등 유명 업체가 모두 고객사다. 지난 2월에는 크라이슬러에도 납품하기로 계약했다. 이중재 LG화학 자동차전지생산센터장(상무)은 “전 세계 친환경차 50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납품했지만 단 한 번도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등 품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후발 주자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화학이 북미 시장을 장악했다면 삼성SDI는 유럽 쪽에서 기술력을 뽐내는 중이다. BMW의 전기차 ‘i3’, 플러그인하이브리드 ‘i8’에도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벤틀리, 포르셰 등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와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어 놓은 상태다. SK이노베이션도 내년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남은 과제는 일본 배터리 업체의 추격을 어떻게 따돌리느냐다. 미국 테슬라와 ‘밀월’ 관계를 맺고 있는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돌풍에 힘입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36%·지난해 출하량 기준)를 달리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이 테슬라의 ‘러브콜’을 받지 못했지만 배터리 성능은 여전히 세계 최고”라면서 “디젤 게이트 등으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 전기차 시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다각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신산업·융합에서 길을 찾다 에너지 혁명 ② 탈석유 가속화] 2020년엔 풍력 발전이 석탄보다 싸다

    저유가 속에서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위축될 기미가 없다. 신재생에너지가 탈석유 시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국가들이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말 태양광, 풍력 발전 시스템 설치 관련 세액공제제도를 5년 연장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패권을 중국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조직인 원자력기구(NEA)에 따르면 2020년 신재생에너지와 화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가 실현된다. 일정 할인율(3%)을 적용하면 육상풍력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h당 74.7달러)이 석탄을 사용했을 때(76.3달러)보다 저렴해진다. 태양광 모듈 가격도 이달 초 와트당 0.522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2008년 약 4달러에서 90%가량 급락한 셈이다. 태양광 발전 단가도 지난 5년간 50% 이상 하락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 탓이다. 이로 인해 태양광 업체들이 대거 적자 상태에 빠져들기도 했다. 국내 업체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수 년간 ‘고난의 행군’을 보낸 국내 업체들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2011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낸 한화큐셀은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까지 흑자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태양광 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도 지난 1분기 7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 가기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인도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인도 정부가 2022년까지 태양광 발전 규모를 100GW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한화큐셀은 148.8㎿에 달하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70㎿의 모듈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든 OCI도 미국, 멕시코, 중국에 이어 인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OCI 관계자는 “세계 최적의 태양광 발전 입지를 갖춘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재생에너지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바람이 불거나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에만 발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송전해 주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필수적이다. 양성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독일, 일본 등 세계 각국이 ESS를 설치할 때 보조금을 준다”면서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키우려면 ESS 지원 정책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손 맞잡은 G7… 하반기 美금리인상·브렉시트 손벽 칠까

    TPP 비준·OPEC 총회도 변수 英 EU탈퇴 땐 세계경제 직격탄 “손은 맞잡고 악수는 했지만….”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7개국(G7) 정상이 최근 일본 이세시마에서 세계경제 위기, 남중국해 문제 등 주요 의제에 공조를 합의했지만 올 하반기 국제사회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G7의 경제 문제부터 국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만만한 게 없다. 발등의 불은 불확실한 세계 경제다. 수요 부족에 시달리는 G7은 공통적으로 경기를 어떻게 부양해야 하느냐는 고민에 빠져 있다. 사정이 다급하다보니 국제 공조보다는 국내 처방에 몰입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다음달 열릴 미국과 일본 금융당국의 결정이 큰 변수다. 6월 14~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15~16일 이뤄지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는 하반기 세계 경제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 일은의 추가 양적완화 및 탈(脫)디플레이션을 위한 추가 정책 등이 주목된다. 결과에 따라서는 세계 환율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과거와 달리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 어느 정도의 엔고를 감수하라는 게 미국 측의 신호이지만 아베 (신조) 정부로서는 오히려 엔화에 대한 정책 개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 사정 등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비준도 사실상 정지 상태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상반기쯤 절차가 다시 진행될 전망인데 그나마 모든 후보가 표심을 의식, “재고하겠다”, “손을 보겠다”고 말한 상황이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도 세계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산유량 증·감산에 따라 석유 가격 동향이 세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외교 분야도 불확실성이 크다. G7은 공동성명을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와 관련해 “탈퇴는 성장의 심각한 리스크”라며 잔류 진영에 힘을 실어줬다. 다음달 23일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로 나올 경우 유럽의 정치외교 질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중국을 견제한 G7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반격과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도 향후 국제질서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 반부패 운동과 성장 감속으로 예전 같지 못한 중국이 어떤 반격의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뇌물·혼외자 딱 걸린 中 간부 ‘웨이보 스타’로 화려한 복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뇌물·혼외자 딱 걸린 中 간부 ‘웨이보 스타’로 화려한 복귀

    “지금 활발하게 전개 중인 ‘반부패 운동’은 훌륭합니다. 사회를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반부패 운동에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중국 사회는 아직도 회사 공금으로 고급 담배와 술, 사치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인데요. 반부패 운동은 이런 고급 제품을 소비하는 길을 막아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고급 상품과 고급 식당, 고급 서비스업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 내수 진작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까닭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반부패 드라이브가 맹위를 떨치는 중국에서 비리 혐의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전직 고위 공직자가 중국 경제 현실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비판을 통해 ‘온라인 스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10년 전 국가통계국장(장관급)을 지내다 중혼(重婚)죄로 1년여 수감생활을 했던 추샤오화(邱曉華) 민성(民生)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그 주인공.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계정에 43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추 전 국장은 지난달 23일 선전(深圳) 혁신발전연구원에서 중국 경제의 현실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중국이 개혁·개방 이래 30년간 고속성장의 배경을 살펴보고 현재 처해 있는 ▲성장둔화 ▲통화정책 ▲부동산 ▲주식시장 ▲위안화 환율 등 중국 경제의 현안들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추 전 국장은 “농민들은 도시민의 경제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도시에서도 주거·교육·의료비의 3고(高) 현상이 도시민들의 소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고질적인 경제 문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사정(司正) 활동이 지속되면서 공직자들 사이에 안전이 제일이고, 일을 벌이다 처벌받느니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도 지적하기도 했다. 공직 생활에서 헬리콥터 승진을 하며 촉망받던 그는 비리 혐의로 낙마한 ‘불운의’ 공직자 출신이다.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 샤먼(厦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2년 국가통계국에 들어가 화려한 공직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국가통계국에서 대변인, 부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06년 3월 48세의 나이로 조직 수장인 국장에 올랐다. 재직 중 베이징사범대에서 국제금융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교수를 거치는 등 학문과 실무를 모두 겸비한 전도양양한 국가인재였다. 하지만 국장 취임 7개월 만에 최대 비리 사건으로 꼽히는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 파문에 연루되는 바람에 불명예 퇴진을 해야 했다. 이 사건은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막후 실세 노릇을 하고 있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힘겨루기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업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22만 위안(약 3958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 사건 주범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투자회사 회장으로부터 호화주택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내연녀와의 사이에 사내아이 한 명을 두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되는 오명도 썼다.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고 모든 직위에서 면직된 그는 구금돼 1년간 영어(囹圄)생활을 했다. 중국에서 쌍개 처벌을 받은 비리 공직자가 재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추 전 국장은 극적으로 부활했다. 재판 과정에서 당시 고위 공직자들이 대부분 정부를 두고 부패해 있던 상황에서 촉망받던 젊은 인재로 꼽히던 그가 장룽쿤이 교묘하게 쳐 놓은 덫에 걸려들어 억울한 희생자가 됐다는 동정 여론이 나왔다. 여기에다 홍반성 낭창 질환을 앓고 있던 부인의 병구완을 오랫동안 해 왔다는 점도 참작된 덕분에 뇌물 수수는 무혐의로 인정됐고 중혼죄 하나만으로 1년 징역형을 받았다. 출감한 지 2개월만인 2008년 8월 중국해양석유총공사 산하 연구기관의 고급연구원으로서 정책 건의 신문 기고문을 통해 사회로 복귀했다. 현재 민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카오시티대 교수, 쯔진(紫金)광업 부이사장 등을 겸직하고 있는 그는 ‘중국경제 신사고’라는 저서 등과 함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 경제 전반을 꿰뚫어 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티격태격 정부, 오락가락 정책… 미세먼지처럼 답답

    [커버스토리] 티격태격 정부, 오락가락 정책… 미세먼지처럼 답답

    이달 말로 예고됐던 정부의 미세먼지 종합 대책 발표가 ‘경유값 인상’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으로 연기됐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문제의 주범 중 하나로 경유차를 지목하며 수요 억제를 위해 경유에 붙는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 인상을 검토해 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제안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산업계 위축과 물가 상승, 증세 논란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 25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환경부, 기재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차관회의가 돌연 취소된 것도 미세먼지 대책에서 경유 가격 인상을 제외해 줄 것을 기재부가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전해졌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지만 관리 부실로 화를 키운 정부 내 마찰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특단의 대책’으로 경유값 인상을 핵심으로 꼽고 있다. 환경부는 “경유 가격을 올려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를 없애는 것이 경유차 운행 감축과 경유차 확산 억제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경유(디젤엔진)는 고온에서 연소하기 때문에 휘발유(가솔린엔진)보다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되지만 휘발유보다 연비가 30% 뛰어나고 기름값도 15% 저렴하다. 이를 무기로 지난해 신규 등록 차량(96만대)이 전체 등록 차량의 절반(52.5%)을 넘어섰다. ●“휘발유·경유 가격비 100대85 → 95대90 추진” 환경부가 경유 가격을 올리려는 것은 운행제한지역(LEZ) 확대, 매연저감장치 설치, 노후 차량 조기 폐차 보조금 지급 등의 대책만으로는 미세먼지 저감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07년 정해진 현재의 휘발유값 대 경유값 비율은 100대85다. 환경부는 서민 증세 논란을 피하기 위해 휘발유 가격을 조금 낮춰 95대90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기재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ℓ당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휘발유는 1387원 중 872원(63%), 경유는 1155원 중 634원(55%)이 세금이다. 이는 전체 유류세(교통세+교육세+주행세) 총액의 기준이 되는 교통세가 휘발유는 ℓ당 529원, 경유는 375원으로 경유가 150원 이상 저렴한 게 주된 이유다. 교육세는 ‘교통세의 15%’, 주행세는 ‘교통세의 16%’로 교통세에 연동돼 있다. 환경부는 교통세를 조정해 전반적으로 100원 정도 경유값이 인상되기를 바라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 1분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우리나라의 휘발유값 대비 경유 상대가격은 86으로 회원국 중 23위로 낮다. OECD 평균은 91이다. 제조업 비중이 낮은 영국은 103, 미국은 112로 경유가 더 비싸다.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경유 가격도 85로 한국과 거의 같다. 하지만 기재부, 국토부, 산업부 등 경제부처들은 경유 가격을 올리면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만으로 세율을 인상할 수는 없고, 서민 증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면서 “특히 수송 경쟁력이 산업 경쟁력인데 경유값 인상은 산업 전반과 수출 경쟁력을 모두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생계형 화물차주 고스란히 직격탄” 2014년 말 기준 국내 도로 화물 수송 분담률은 80.8%이며 대부분 경유차가 맡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전체 화물차의 92%인 321만 5565대, 전체 특수차의 98%인 7만 5630대가 경유차다. 트럭, 버스 운전자 등 서민 자영업자와 제조업체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대기오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업용 화물차, 버스는 유류세가 올라도 오른 만큼 유가보조금(연간 2조원)을 지원받지만 비사업용 화물차와 승용차 소유주 등은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요금을 올린다고 생계형 화물차주들이 일을 안 할 수 없고 고스란히 유류비 부담만 늘 것”이라며 제2 화물연대 사태를 우려했다. 기재부는 세금 인상 대신 저공해 인증 차량과 유로5·6 등에 면제 혹은 유예돼 있는 환경부의 준조세 환경개선부담금(차종에 따라 연간 10만~30만원)을 인상하라고 역제안했다. 유류세는 교통세의 15%만 환경 개선에 투자되지만 환경개선부담금은 100% 활용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환경부는 환경개선부담금을 건드리는 것은 실효성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진흥 부서인 산업부는 경유값 인상도, 환경개선부담금 인상도 내켜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화물차 유가보조금 축소, 미세먼지 배출량 규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보조금 신설, 경유택시 전환 시 유가보조금 지급 철회, 경유차의 전기차 튜닝비 지원 등에 대해서도 부처마다 입장이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대마’면 안 죽나?/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 특임파견관

    [열린세상] ‘대마’면 안 죽나?/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 특임파견관

    대마불사(大馬不死) 논리는 힘이 세다.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인수·합병 이야기가 쑥 들어갔다. 모두 살리기로 한 거다. 시절 좋을 때는 재벌과 노조가 사이좋게 이익을 나누었다. 연봉 1억원 소득자가 넘쳐났던 조선업계다. 죽으려 하니 ‘배 째라’ 전략으로 나온다. 배 째라는 이제 국제용어다. 미국 유력지가 비제이알(BJR · ‘배 째라’ 영문표기 머리글자)을 ‘한국식 생떼’로 소개했다. 아 참! 그전에 재벌은 재산을 좀 내놔야 한다. 면피용이다. 그나마 하면 다행이다. 슬그머니 주식을 팔아 치운 ‘먹튀’ 재벌도 있다. 한 달 새 40% 폭락을 면했다. 미공개 내부정보를 알뜰하게 활용한 덕이다. 배째라 전략은 덩치가 커야 잘 먹힌다. 조선·해운업은 국내총생산(GDP) 15% 규모다. 부채총액 78조원, 종사자 20만명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5만명의 실직이 걸려 있다. 나라 경제의 멱살을 잡았으니 해볼 만한 게임이다. 조선·해운업 설거지가 국민 몫이 된 사연이다. 조선·해운업 살리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정부는 ‘더이상 대마불사는 없다’고 공언해 왔다. 여기서 질문 하나. “이참에 대마사(大馬死)를 결행해 그동안의 관행을 끊으면 어떤가.” 얄미워도 이게 선택지는 아니다. 부작용이 뻔한 데 밀어붙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여건이 바뀌면 어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 개인이 그랬다간 신용 없는 인간으로 찍힌다. 정책은 다르다. 경제학은 이런 상황을 ‘정책결정 비(非)일관성 이론‘(time inconsistency problem)으로 설명한다. 어쩔 수 없이 살린다 치자. 매번 곪아 터진 다음 뒤치다꺼리하는 게 숙명인가. 조선·해운·철강·건설·석유화학 중 하나라도 부도나면 나라 경제 시스템이 흔들린다. 그러니 자신들을 망하도록 놔두지 못한다는 걸 안다. 조선·해운은 대마불사 꿀맛을 여러 번 봤다. 대우조선에만 국민 세금 6조 5000억원이 네 차례 투입됐다. 철강·건설·석유화학은 조선·해운보다 형편이 나을까.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하다. 대마불사 후보군이 줄줄이 대기하는 모양새다. 대비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산업도 대마불사 단골 고객이다. 2008년 9월 금융위기 때 미국 금융감독당국은 거덜 난 AIG보험을 살려냈다. 그 후 반성이 뒤따랐다. 대마불사의 싹은 선제적으로 꺾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대마불사 은행)에 대해 예전에 없던 규제가 추가된 계기다. 비슷한 억제방안을 국내기업·은행에 적용하면 어떨까. 우선 기업이 생전에 ‘유언장’(living wills)을 써 놓도록 의무화하는 거다. 망하더라도 남에게 폐를 안 끼치겠다는 선언서다. 손실을 자체 흡수해 국민 세금을 축내지 않는다는 약속이 골자다. 유언장의 신빙성·적정성은 주채권은행이 수시로 점검한다. 부족하면 보완을 요구한다. 노동조합도 유언장 작성에 참여해야 한다. 때마침 근로자이사회(노동이사회) 역할이 주목을 받는다.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 결정에 참여해 경영진과 대등한 책임을 지는 게 핵심이다. 노사가 합의한 정리계획안은 그 자체가 강력한 대마불사 억제수단이다. 잘나갈 때 번 수익은 일부 떼 내어 거래은행에 적립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국민 부담을 줄일 돈이다. 위기가 터진 후 재벌에게 재산출연을 압박하는 것보다 낫다. 자구노력으로 포장된 재산출연은 화난 민심을 다독거리는 분풀이용일 뿐이다. 더 내라고 몰아붙이면 십중팔구 ‘주식회사 유한책임’ 운운하며 버티게 된다. 대마기업 상대 은행은 기초 체력(자본금)을 더 튼튼히 해야 한다. 정책금융기관인 국책은행(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그렇다. 짊어질 리스크가 다른 은행보다 크다. 미리미리 싸 두었다면 정부와 한국은행의 자본확충 고민을 덜어줄 수 있었을 거다. 리스크 관리에 둔감했던 국책은행이다.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 주니까. 본연의 역할을 하다 보니 불가피한 것 아니냐며 당당해할 건 아니다. 기업의 대마불사 인센티브 키우기에 느슨한 대출 관행도 한몫했다. 이렇게 혼이 나고도 그냥 넘어가면 그게 재앙이다. 이번 위기가 보약이 돼야 한다. ‘대마(大馬)는 영원히 산다’가 교훈일 순 없다.
  • 서울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美 록펠러재단 2년간 10억원 지원

    서울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美 록펠러재단 2년간 10억원 지원

    서울시는 26일 미국 록펠러재단 지원으로 재난회복 총책임자(CRO)를 임명하고 2년간 10억원에 해당하는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석유 재벌로 유명한 록펠러재단은 2013년 설립 100주년을 맞아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세계 100개 도시를 선정해 대도시의 피할 수 없는 각종 자연 및 사회 재난의 발생을 줄이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회복하는 능력을 지원하게 된다.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감염병 대응원칙, 2011년 우면산 산사태 극복 경험, 홍콩 산지방재 기관과의 교류 등을 공인받아 세계 100대 도시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신청서를 접수한 서울시는 박 시장이 마이클 베르코위츠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 회장과 화상 인터뷰를 한 끝에 9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100대 도시로 선정된 곳은 미국이 23개로 가장 많고 이어 인도와 영국이 각각 5개 도시가 뽑혔다. 한국에서는 서울이 유일한 100대 도시다. 100대 도시로 선정되면 스위스 재보험, 환경기업 베오리아, 정보통신업체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기관 80여곳이 재난회복력을 강화하는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 CRO로 임명된 김준기 안전총괄본부장은 서비스를 포함해 2년간 10억원 상당의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100대 도시는 연간 2~3회씩 모여 도시 간 공동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 기술, 서비스 등을 공유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中은행들 ‘굴기’ 세계가 놀랐다

    中은행들 ‘굴기’ 세계가 놀랐다

    공상은행 4년 연속 1위 유지 톱3 싹쓸이… 삼성전자 18위 중국 은행들이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 가운데 1∼3위를 싹쓸이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5일(현지시간) 선정한 ‘2016년 세계 상위 2000대 기업’ 리스트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ICBC는 4년 내리 1위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포브스가 14년째 선정하는 글로벌 기업 순위는 세계 63개국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액과 순이익, 자산, 시장가치(시가총액) 등을 종합해 산정된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와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보다 각각 한 단계 높은 4, 5위로 올라섰다. 애플은 12위에서 8위로 수직 상승한 데 비해 중국은행은 4위에서 6위로 두 단계 내려앉았다. 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톱 10을 양분한 양상이다. 미 기업이 5개, 중 기업이 4곳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미·중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톱10에 들었다. 은행들은 톱10에 6개나 올라 강세를 보인 반면 국제유가 하락 속에 경영난에 빠진 에너지 기업들은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엑손모빌이 7위에서 9위로 밀려났고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는 지난해보다 8단계나 떨어진 17위로 곤두박질쳤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인수·합병(M&A)에 일익을 담당한 기업들도 순위가 껑충 뛰었다. 라이벌 업체 처브를 인수해 ‘처브’를 회사명으로 사용하는 미 보험업체 ACE는 200위 안에 들었고 크래프트는 하인즈와 합병하고 나서 순위(281위)가 무려 100단계 이상 뛰었다. 나라별로는 2000대 기업 중에 미국 기업이 586개로 가장 많았다. 중국(249개), 일본(219개), 영국(92개) 등의 순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와 같은 18위로 우리나라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트리플A 기업’ 멸종위기 왜?

    美 ‘트리플A 기업’ 멸종위기 왜?

    기업 가치 끌어올리려 대출 늘리고 저유가에 실적 부진·배당 확대 탓 미국에서 최고 신용등급(AAA)을 가진 기업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집계를 인용해 현재 미국에서 ‘AAA’(트리플A) 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생활용품업체인 존슨&존슨과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두 곳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S&P가 최고 등급을 준 기업이 98곳에 달했던 1992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가장 최근 ‘AAA’ 등급을 상실한 미국 기업은 석유 메이저사 엑손모빌이다. S&P는 지난달 26일 엑손모빌의 지나친 부채 수준을 지적하면서 등급을 ‘AA+’로 한 단계 끌어내렸다. 1949년 엑손모빌이 처음으로 트리플A 등급을 부여받은 이후 67년 만의 강등이다. 전신 회사(저지스탠더드오일)의 신용등급까지 합하면 엑손모빌은 1930년부터 최고 신용등급 AAA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실적이 극히 부진한 데다 기업가치 현실화를 위해 대출을 늘리고 고배당까지 유지하면서 재무제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것이 S&P의 설명이다. 엑손모빌의 작년 말 부채는 387억 달러로 2012년 이후 무려 3배 넘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트리플A 등급 기업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배당 확대와 기업 인수·합병(M&A)용 실탄 확보를 위해 저금리에 회사채 발행을 대거 늘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FT는 지적했다. 최고 신용등급을 ‘무기’로 사실상 제로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 바람에 대차대조표 상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 신용등급이 떨어져 회사채 발행에 제한을 받는 악순환 구조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기업들의 대차대조표 내 부채가 4조 달러(약 476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미 기업의 경영진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채에 크게 의존했다는 얘기다. ‘AAA’ 등급 회사채의 시가총액이 620억 달러 정도인 데 반해 등급이 ‘AA’와 ‘A’인 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4190억 달러와 1조 7800억 달러에 이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평사들의 평가 기준이 강화돼 엄청난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AAA’ 등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1960년대처럼 ‘AAA’ 등급 기업 수가 늘어나는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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