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국 민주당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작품세계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최정상급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청와대 회담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 기업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531
  • 아프리카 전통의상 ‘켄테’ 두른 민주당 의원들도 구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이 열린 날,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사당에서 아프리카 전통 문양의 스카프를 두르고 8분 46초간 무릎꿇는 의식을 펼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플로이드의 목이 짓눌린 시간만큼 무릎을 꿇고 그의 영면을 비는 동시에 뿌리깊은 인종갈등의 역사를 끝내겠다는 다짐을 만방에 알리는 이례적인 행위였다. 이에 대해 찬사만 떨어진 건 아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의 ‘스카프 두르기’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경 인증샷’과 다를 바 없다”며 논란거리가 됐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순수한 문화유산을 단순히 정치 선전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8일 흑인차별 저항의 몸짓인 ‘무릎꿇기’ 의식을 벌이며 아프리카 가나의 전통 의상 ‘켄테’(cante)를 어깨에 둘렀다. 켄테는 기원전 1000년경 현재의 가나·토고 지역인 서아프리카의 아칸족과 이웨족에 의해 발명된 것으로 전해진다. 가나에서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애국심을 강조할 때 전통직물로서 활용한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지도부가 켄테를 사용한 뒤 트위터 등에는 비난의 글이 연달았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의 가나-나이지리아 지역 연구원인 제이드 벤틸은 트위터에 “우리 선조들은 2020년 (대중 노출에 심취된) 정치인들이 행동주의의 수단으로 입으라고 켄테를 발명하지 않았다”고 일침을 놨다. 야후 스포츠 기자인 찰스 로빈슨도 트위터에 “교회 앞에서, 절대 읽지 않는 성경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것과 절대 입어보지도 않았을 켄테를 걸치고 무릎을 꿇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꼬았다. 극작가인 에릭 헤이우드는 “의원들이 와칸다(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가공의 아프리카국) 체스 세트처럼 걸쳐입는 대신 (경찰개혁 등) 법률안을 통과시키면 어떨까”라고 적었다. 이 두 개의 트위터는 수천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켄테는 색깔마다 고유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금색은 높은 지위와 평온함, 녹색은 재탄생, 푸른색은 순수한 정신과 조화, 붉은색은 열정, 검은색은 조상과의 연대·영적인 각성을 의미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흑인여성의원 코커스 의장으로 민주당 경찰개혁안을 발표한 카렌 바스 하원의원은 “백인 의원들이 (흑인과의)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켄테를 두른 것”이라며 우리의 기원이자 과거를 존경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찰 손에 희생된 흑인 47명 이름 빼곡…美 거리 애도의 장으로

    경찰 손에 희생된 흑인 47명 이름 빼곡…美 거리 애도의 장으로

    한때 유혈사태로까지 번졌던 미국 시위가 다시 평화적 흐름을 되찾은 가운데, 도로 곳곳이 애도와 염원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도로에 인종차별 철폐 구호와 흑인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졌다고 전했다. 노란색 페인트로 큼지막하게 새겨진 ‘이제 인종차별을 끝내자’(End Racism Now)라는 구호에는 조지 플로이드를 포함한 모든 흑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인종차별 철폐를 향한 염원이 담겼다. 거리를 도화지 삼은 시위자들 사이로는 팔을 걷어붙이고 동참해 붓을 놀리는 필라델피아 경찰도 눈에 띄었다.이에 앞서 5일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도로에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가 들어섰다. 지역 예술가와 시청 직원 수십 명이 새벽부터 도로 노면에 페인트칠 작업을 한 덕에 오전 들어서는 형태가 제법 반듯하게 갖춰졌다. 멀리서도 노란색 페인트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민주당 소속인 워싱턴DC 시장은 문구가 새겨진 라파예트 광장 4차선 도로명을 아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플라자’로 바꿔버리기도 했다.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인종차별 피해를 본 모든 흑인 희생자를 기리는 거리 프로젝트도 펼쳐졌다. 미네소타주 최대 일간지 ‘스타트리뷴’은 경찰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들의 이름이 플로이드 사망 현장을 가득 메웠다고 보도했다. 마리 에르난데스라는 이름의 주민이 2일 조지 플로이드를 시작으로 이름이 적힌 흑인 희생자는 8일 현재 47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지난 2월 조지아주에서 대낮에 조깅을 하다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의 이름도 포함됐다.도로 중간쯤 이름이 적힌 타이셀 넬슨(17)의 경우 1990년 12월 미니애폴리스의 한 파티에서 언쟁이 붙은 경찰이 쏜 총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넬슨을 죽인 경찰은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으며 2006년 용맹 훈장을 받았다. 이 밖에 2014년 7월 뉴욕에서 플로이드와 마찬가지로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에릭 가너(43)도 이름을 올렸다. 가너 역시 사망 당시 “숨을 못 쉬겠다”고 애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에 연루됐던 경찰은 해고됐지만 그 어떤 형사처벌도 받지 않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런던의 또다른 노예주 로버트 밀리건 동상도 끌어내려져

    런던의 또다른 노예주 로버트 밀리건 동상도 끌어내려져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이 노예제와 관련된 런던의 동상, 거리 이름도 “끄집어 내려야 한다”고 역설하자 런던박물관 도크랜즈 바깥에 있던 유명한 노예 주인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도 내려졌다. 노예 무역의 중심 항구였던 브리스틀에서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8만명의 흑인 성인과 어린이들을 노예로 사고 팔았던 17세기 노예상인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끄집어 내려 발로 짓밟은 뒤 에이번 강물에 던져 버린 뒤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카날 앤드 리버 트러스트는 밀리건의 동상이 제거된 것은 “지역공동체의 바람을 인지한” 결과라고 밝혔다. 크레인을 이용해 동상이 끌어내려진 순간,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다고 BBC가 9일 전했다. 런던박물관 도크랜즈는 자메이카의 사탕수수 농장 두 곳에서 526명의 노예를 부렸던 악명 높은 노예 거래자의 동상이 “오랜 시간” 건물 밖에 “불편하게 서 있었다”며 “우리는 그 기념물이 백인만을 우대(white-washing)하는 역사가 지금도 문제 투성이로 진행되는 과정의 한 부분이며 밀리건이 인류애에 반해 저지른 범죄의 잔재와 여전히 힘겹게 싸우는 이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밀리건은 런던의 글로벌 무역 허브 항구인 웨스트 인디아 도크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밀리건의 동상이 내려지는 순간, 옥스퍼드 대학 밖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제국주의자 세실 로즈의 동상 역시 제거하자고 요구했다. 앞서 칸 시장은 런던 시가 노예와 역사적으로 노예와 연관된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적 실재에서의 다양성 위원회(Commission for Diversity in the Public Realm)가 시의 벽화, 거리예술, 거리 이름, 동상, 다른 기념물 등을 재검토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추천하기 전에 어떤 유산이 찬양될 만한 것인지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런던이 “세상에서 가장 다양성이 존중되는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면서도 최근의 흑인목숨도소중해(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빅토리아 시대의 영광이 반영된 이 도시의 동상, 광장, 거리 이름까지 부각시키고 있다며 “우리 나라와 시가 부의 많은 부분을 노예무역의 역할에 빚지고 있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우리의 공적 실재에 그것이 반영돼 있는 반면, 많은 이들이 우리의 수도가 돌아가도록 기여한 것은 의도적으로 무시됐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칸 시장은 지난 7일 런던 중심가에서의 BLM 시위대가 낙서로 훼손한 윈스턴 처칠 동상은 재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처칠 뿐만 아니라 간디, 말콤X 등 위인들도 포함해 “누구도 완벽하지 않았다”며 이런 유명한 인물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warts and all)” 교육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리건과 로즈의 동상 외에 런던 시내 노예제와 관련된 기념물로는 토머스 가이 경이 먼저 손에 꼽히는데 사우스 시 컴퍼니의 많은 주식을 소유하고 부를 키웠기 때문인데 이 회사는 스페인 식민지들에 노예를 판매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었다. 또 교육 자선가로도 이름을 남긴 존 카스 경도 아프리카 항구들과 카리브해의 노예 중개인들과 직접 연결돼 초기 노예무역과 대서양 노예 경제에 막중할 역할을 했다. 런던 외에도 에딘버러에 있는 헨리 둔다스 기념물도 이 도시가 노예와 연관 있다는 상징이며, 카디프 시위원회 지도자도 시 소유 건물에서 노예주 토머스 픽턴 경의 동상을 제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한편 미국 워싱턴DC와 붙어있는 버지니아주의 주도 리치먼드의 모뉴먼트 거리에 1890년 5월 세워져 130년간 리치먼드의 역사를 낱낱이 지켜본 남북전쟁 시절 남부군 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기마상 철거는 일단 보류됐다.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가 지난 4일 동상을 철거해 창고에 넣겠다고 밝히자 부지의 소유자임을 주장하는 윌리엄 그레고리가 소송을 제기했는데 리치먼드 법원이 일단 10일간 철거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는 그레고리의 요청을 8일 받아들였다.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이 그 지역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가 이에 항의하는 백인우월주의자 등 극우 시위대가 몰려와 폭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WP는 “버지니아의 많은 백인에게 리 장군은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 (헌법의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 급”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버지니아의 대학에도, 육군 기지에도, 고속도로에도 리 장군의 이름이 붙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에 영면

    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에 영면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9일(현지시간)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텍사스주 휴스턴에 잠든다. 플로이드 유족은 이날 오전 11시 45분(중부 표준시)쯤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시작된 장례식에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을 열었다. 장례식은 무려 4시간이나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플로이드가 숨진 뒤로 정확히 보름 만이다. 장례식은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고,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조문객 중에는 휴스턴이 지역구인 앨 그린, 실라 잭슨 연방 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 아트 아세베도 경찰서장, 장례 비용을 전액 부담한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폭스와 채닝 테이텀 등이 눈에 띄었다. 미아 라이트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공동 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고 있지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메리 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숨지기 직전)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하자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고인의 동생 로드니는 “전 세계는 형을 기억할 것이고, 그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다른 동생 필로니즈는 “형은 내게 슈퍼맨이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터너 시장은 “남아공과 캐나다, 케냐 나이로비, 독일 베를린, 한국과 유럽 곳곳에서 플로이드의 이름이 언급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느냐”고 물었다. AP 통신은 “그는 세계에 변화의 힘을 일으킨 ‘빅 플로이드’가 됐다”고 전했다. 고인이 휴스턴의 유명 힙합 그룹 ’스크루드 업 클릭‘(SUC)에서 래퍼 ’빅 플로이드‘로도 활동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인종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영혼을 찔러 상처를 내는 인종차별을 다시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고인의 딸 지아나를 거명하면서 “아빠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실현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역시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성토도 빗발쳤다.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저 높은 곳의 사악함”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플로이드는 저항 운동의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로슨 목사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백악관을 청소하는 것”이라고 공박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했다. 어머니가 누운 곳 바로 옆에 누일 예정이다. 플로이드의 관을 싣고 한 쌍의 백마가 이끄는 흰 마차가 휴스턴 경찰의 호위 아래 1.6km 거리를 운구하는데 40분 정도 노제가 거행됐다. 장례식장 밖 컬런 대로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고, 벌써 묘지에서 기다리는 추모객도 눈에 띈다. 플로이드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46년 생애의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휴스턴 제3구(區)에서 자랐고, 휴스턴의 잭 예이츠 고교 풋볼팀과 농구팀의 이름난 선수이기도 했다. 휴스턴 시는 그가 영면에 드는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미국식’ 경찰개혁/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국식’ 경찰개혁/이지운 논설위원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뒤 미국에서 ‘경찰개혁’ 논쟁이 불붙었다. 민주당은 경찰 개혁법안(The Justice in Policing Act)을 발의했다. 법안의 가장 큰 특징은 ‘경찰에 대한 법적 보호’를 제한한 것과 법무부에 경찰의 위법행위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어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 경찰에 대한 연방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한 것이다. 경찰의 위법행위에 대한 연방 차원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찰의 면책특권을 제한해 경찰관들을 더 쉽게 기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손해배상 청구도 광범위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위법행위의 피해자는 과거처럼 경찰의 고의성을 입증할 필요 없이 자신의 권리가 박탈당한 것만 입증하면 된다. ‘인종 프로파일링’을 금지했고, 지역 관할 구역으로의 군 장비 이전도 제한했다. 물론 무릎으로 목을 누르는 제압방식을 금지했고, 연행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경찰에게 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했다. 법안의 초안은 흑인 의원들로 구성된 의회 내 ‘블랙코커스’ 회원들이 만들었다. 블랙코커스 의장인 캐런 배스 하원의원은 “미국 치안에 대한 대담하고 변혁적인 비전”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개혁’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찰에 대한 ‘예산 중단’(Defunding)과 ‘폐지’(abolition) 주장도 제기된다. ‘치안활동’(Polishing)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까지 천착한 칼럼이 워싱턴포스트에 실리기도 했다. “노예제도에서 비롯된 흑인들의 몸과 삶에 대한 부당한 백인 통제를 영속시키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수단”이었던 만큼 치안활동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보세력은 어감 순화에 나섰다. 어떤 칼럼니스트는 “경찰 폐지는, 공공의 안전 확보에서 치안 활동에 대한 의존을 없애려는 비전 아래 이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후보는 “경찰에 대한 지원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도 “예산 삭감은 의회가 다룰 이슈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법안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대선에서 새 전선이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 여론은 변곡점을 형성하고 있다. 바이든은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50%대를 돌파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를 두 자릿수로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급진적인 좌파 민주당이 경찰 예산을 끊어버리고 경찰을 폐지하려 한다”고 공격 중이다. 이한열 등 ‘1인의 죽음’이 큰 변화로도 이어진 현대사를 경험했던 터라, 미국식 경찰개혁에 더 눈길이 간다. jj@seoul.co.kr
  • 플로이드의 마지막길 ‘치유 물결’… 트럼프만 화해 없는 편가르기

    플로이드의 마지막길 ‘치유 물결’… 트럼프만 화해 없는 편가르기

    바이든, 유족들 만나 1시간 동안 위로 민주 펠로시 등 국회서 ‘무릎꿇기’ 추모 트럼프, 경찰예산 삭감 등 정치이슈화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규탄 시위를 촉발한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8일(현지시간) 그가 생애 대부분을 보낸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렸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의사당 바닥에 무릎을 꿇는 이례적인 행위로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했으며, 로스앤젤레스·뉴욕·애틀랜타 등지에 14일째 운집한 시위대는 평화롭고 조용한 집회로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폭동 양상을 띠었던 인종차별 철폐 요구는 경찰개혁 등 제도 개선에 대한 촉구로 이어지는 등 한층 진보하고 있다. 진정한 치유와 평화가 도모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 분위기를 극단주의로 매도하는 등 여전한 분열의 리더십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날 낮 12시 휴스턴 ‘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열린 추도식은 6시간가량 이어졌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수천명의 시민이 엄숙한 행렬을 이뤘고,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에 꽃다발을 바치며 눈물로 작별 인사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추모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한 번에 10여명씩 입장했다. 일부는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동안 각종 경찰 폭력에 희생된 에릭 가너, 마이클 브라운, 아머드 아버리 등의 유족도 슬픔을 함께 나눴다. 망자의 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흑인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우리는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이드 유족을 1시간 동안 만나 위로했다. 유족 변호사인 벤저민 크럼프는 트윗에 “그(바이든)는 경청했고, 그들(유족)의 고통을 들었고, 비애를 나눴다”고 공개하며 “서로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음으로써 미국의 치유가 시작될 것”이라고 썼다. 바이든은 9일 열리는 비공개 장례식에는 불참하고 대신 영상을 통해 추모의 메시지를 보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사당에서 장엄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낸시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20여명은 아프리카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어깨에 걸친 채 플로이드가 경찰에 짓눌렸던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었다. 슈머 원내대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었다”며 “플로이드와 많은 흑인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았다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법 집행관들과 회동을 하는 등 철저한 무관심으로 응대했다. 지난달 29일 플로이드 유족과 의례적이고 짧은 통화만 했던 트럼프는 위로 메시지는커녕 최근 ‘경찰 예산 삭감’ 운동을 극좌파와 연결시키는 등 정치 이슈화하는 데 몰두했다. 백악관 앞 시위대를 최루탄으로 해산한 것과 관련해서도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CNN은 이에 대해 통합과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했던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며 “취임 이후 그는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국민과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포토] ‘8분46초’…美 의사당서 무릎꿇은 민주당 의원들

    [서울포토] ‘8분46초’…美 의사당서 무릎꿇은 민주당 의원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8일(현지시간)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의사당 바닥에서 8분 46초간 일제히 한쪽 무릎을 끓었다. 8분 46초는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시간이다.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2016년 8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처음 시작한 이래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캐퍼닉은 당시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 의례를 거부했다. 이후 많은 NFL 선수들이 국가가 나올 때 무릎을 꿇거나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리는 식으로 캐퍼닉에 동조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주에 무릎을 꿇진 않았지만 8분 46초간 침묵의 시간을 가진 바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플로이드 살해’ 전직 경관에 보석금 15억원, 휴스턴 추도식

    ‘플로이드 살해’ 전직 경관에 보석금 15억원, 휴스턴 추도식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전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44)의 보석금이 125만 달러(약 14억 9000원)로 책정됐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지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된 쇼빈에 대한 첫 공판에서 보석금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지니스 레딩 판사는 검찰 측이 제시한 보석금을 그대로 승인했고, 피고의 변호인은 이 제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조건 없는 보석금은 125만 달러로 정해졌다. 검찰이 기소 당시 책정한 조건 없는 보석금 100만 달러에서 더 올라간 것이다. 다만 쇼빈이 법규 준수, 향후 법정 출두, 보안·법 집행기관 근무 금지, 총기·탄약·총기허가증 반납, 플로이드 유족과의 접촉 금지 등의 조건을 지키겠다고 동의하면 100만 달러만 내고 풀려날 수 있도록 했다. 쇼빈은 이날 스틸워터에 있는 미네소타 주립교도소에서 동영상을 통해 공판에 출석했다. 동영상 속에서 그는 오렌지색 미결수복에 수갑을 찬 채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이번 공판은 절차적인 것으로 쇼빈은 피고 측 답변서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쇼빈은 플로이드가 숨진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동영상 속에서 수갑을 찬 채 땅에 엎드린 플로이드의 목을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찍어 눌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플로이드가 2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를 샀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그를 체포하던 중이었다. 앞서 쇼빈을 제지하지 않고 돕거나 말리려는 시민들의 접근을 막은 전직 경관 알렉산더 킹(26), 토머스 레인(37), 투 타오(34)는 지난 4일 법정에 출두해 인정 신문을 받았다. 세 사람은 2급 살인 공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한편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마지막 추도식이 이날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렸다. 이날 낮 12시(중부 표준시)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거행됐는데 추도객들은 두 줄로 나뉘어 입장해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을 바라보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 영전에 꽃다발을 바쳤고, 일부는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플로이드의 관 앞에서 불끈 쥔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지사와 현지 경찰관들도 추모식장을 찾아 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휴스턴에서 플로이드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추도식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유지한 채 15분 간격으로 추모객을 모아 입장시켰다. 유족을 대리해 장례 절차를 주관하는 포트벤드 메모리얼 플래닝 센터는 “조문객이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46년 생애의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 휴스턴 제3구(區)에서 자랐고, 휴스턴의 잭 예이츠 고교 풋볼팀과 농구팀의 스타 선수로 활약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휴스턴의 유명 힙합 그룹 ‘스크루드 업 클릭’(SUC)에서 래퍼 ‘빅 플로이드’로도 활동했다. 잭 예이츠 고교에서는 이날 저녁 동문회 주최의 촛불 집회가 열린다. 장례식은 유족과 일부 초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9일 휴스턴에서 비공개로 거행된다. 지난달 25일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에 플로이드가 숨진 뒤 정확히 보름 만이다. 그의 유해는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의 어머니 묘 옆에 누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결국 경찰청 해체… “年120조원 예산도 깎아라” 시위 거세진다

    결국 경찰청 해체… “年120조원 예산도 깎아라” 시위 거세진다

    민주당 ‘가혹 행위 금지’ 개혁안 마련 시위대 “경찰 예산 줄여 교육 예산 확대” 트럼프 “좌파가 경찰 예산 끊으려 해”지난달 25일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데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13일째 이어진 가운데 미 사회에서 ‘이참에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용의자가 조금만 저항하거나 반항해도 경찰이 목을 조르거나 총을 쏘는 지금의 대응방식도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아예 시 경찰청을 해체하기로 했고 민주당도 ‘목 조르기’ 금지 등을 골자로 한 경찰 개혁안 논의에 착수했다. 시위에서는 ‘경찰 예산 삭감하라’(Defund the police)는 구호가 새로 등장했다.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시의회의 리사 벤더 의장은 “기존 경찰을 전격 해체하고 지역사회와 논의해 새로운 치안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 경찰을 모두 보직해임한 뒤 새로 만든 조직에 다시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은 “시의회에서 가결에 필요한 의결정족수(13명 가운데 9명)가 이미 채워졌다”면서 “시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시장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벤더 의장 등 시의원 9명은 성명을 내고 “지난 10년간 부단히 노력했지만 경찰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찰 해체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민주당은 직권을 남용한 경찰에 대한 기소 기준을 낮추고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등 개혁안을 내놨다.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추진하는 ‘2020 정의로운 경찰활동법’ 초안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찰은 업무 중 인권을 고의로 침해할 때만 기소되지만 앞으로는 의도치 않게 인권을 무시하거나 묵살해도 처벌이 가능해진다. 무력사용 기준도 높여 ‘죽음이나 심각한 신체적 부상을 피하기 위한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고 용의자 체포 시 목의 경동맥을 압박하는 행동도 일절 금지된다. 방만한 경찰 예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시위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에 이어 ‘경찰 예산 삭감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많은 경찰 유지 비용 일부를 주택과 교육 분야로 돌려 달라는 요구다. 미국 경찰의 한 해 예산은 1000억 달러(약 120조원) 정도로 웬만한 나라의 전체 예산에 맞먹는다. 뉴욕 경찰만 해도 1년에 60억 달러를 쓴다. 실제로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는 경찰 규모를 축소하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졸린’ 조 바이든과 극단적 좌파 민주당 인사들이 경찰 예산 지원을 끊어버리려고 한다”면서 “나는 충분한 재원을 지원받는 법 집행을 원한다. 법과 질서도 원한다”고 반박했다. 경찰 개혁 요구를 극좌파의 ‘경찰 폐지’ 운동으로 규정해 이념 대결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바이든 찍겠다는 파월, 시위 동참한 롬니… 트럼프에 등 돌리는 공화당 거물들

    바이든 찍겠다는 파월, 시위 동참한 롬니… 트럼프에 등 돌리는 공화당 거물들

    라이스도 “말하기 전 다시 생각” 조언 트럼프 “파월은 진짜 먹통” 분노 트윗 바이든, 힐러리도 못넘은 지지율 50%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에 침묵했던 미국 공화당 원로 및 전직 인사들이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시위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이어 등을 돌렸다. 공화당 내에서도 중도층을 외면한 트럼프식 분열정치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형국이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분명히 올해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며 “우리에게는 헌법이 있고 그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는 헌법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미국의 첫 흑인 합참의장이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파월은 “나는 사회적·정치적 현안에 대해 조 바이든(전 부통령)과 매우 가깝다”며 “그와 35∼40년간 협력해 왔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첫 흑인 여성 국무장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도 CBS방송에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백악관으로부터 메시지를 얻길 기대해 왔다. 대통령은 이런 메시지를 낼 땐 조심해야 한다”며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런 말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며 “통합과 공감의 언어로 말하라”고 했다. 흑인 사회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두 전직 장관 모두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최근 ‘분열적’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거칠게 비난한 것을 지지했다. 밋 롬니 상원의원도 공화당 의원 중 처음으로 이날 워싱턴DC에서 시위대와 함께 행진하며 흑인인권보장을 요구했다. 롬니 의원은 올 초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바 있는 ‘트럼프의 정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 바 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과 관련해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오는 11월 3일 대선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이 이탈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원의장을 지낸 공화당 거물인 폴 라이언, 존 베이너의 의중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CNN은 4년 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 번도 못 넘은 50%대 지지율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1주일간 여론조사에서 세 번이나 달성했다고 전했다. 가장 높은 수치는 ABC방송 및 워싱턴포스트 설문조사로 53%(트럼프 43%)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유의 분노 트윗으로 대응했다. 그는 파월 전 장관에 대해 “우리를 처참한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인 데 대해 매우 책임이 있는 진짜 먹통인 콜린 파월이 또 다른 먹통인 졸린 조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방금 발표했다”며 “파월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치렀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넘어 유럽까지 “인종차별 끝내자”… 역사속 인물들 ‘수난’

    美 넘어 유럽까지 “인종차별 끝내자”… 역사속 인물들 ‘수난’

    강물에 투척… 사후 300년 만에 인민재판 “오래전 없어졌어야” “무질서 대변” 논쟁 벨기에 레오폴드 2세 흉상엔 붉은 페인트 철거 청원 3만명… 콩고 지배 논란 재점화 美 곳곳 남부군 사령관 동상 등 없애기로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세계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과거 흑인인권을 탄압했던 인물들의 상징물이 잇따라 수난을 당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들 상징물에 대한 철거 여론이 있었지만,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서구 열강의 부끄러운 식민역사를 지워버리자는 여론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런던과 맨체스터 등 영국 주요 도시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진 7일(현지시간) 브리스톨에서는 시위대가 17세기 악명 높은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려 인근 에이본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일부 성난 군중은 동상을 던지기 전 바닥에 내팽개친 뒤 짓밟고, 목 부분을 무릎으로 누른 채 올라타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노예무역회사 ‘로열 아프리칸 컴퍼니’를 운영한 콜스턴은 흑인 8만여명을 팔아 번 돈을 자선사업에 썼고, 이런 공로로 브리스톨은 그의 이름을 딴 도로와 학교, 극장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서양을 건너온 흑인시위로 여론이 환기되며 콜스턴은 사후 300년 만에 ‘인민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동상 철거를 둘러싸고 영국 내에서는 과거사 논란도 촉발되는 모습이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올루소가는 BBC에 콜스턴 동상 철거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동상 철거에 비유하며 “오래전에 없어져야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질서를 대변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최근 시위가 “폭력에 전복됐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벨기에에서는 1800년대 후반 아프리카 콩고를 침략해 원주민 학살 등의 범죄를 저지른 레오폴드 2세 국왕의 동상이 최근 훼손됐다. 지난 2일 겐트의 레오폴드 2세 흉상에는 붉은 페인트가 칠해졌고, 얼굴에는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던 “숨 쉴 수 없다”고 쓴 천이 덮여 있었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를 상대로 저지른 악행 가운데 가장 악독했던 것으로 꼽히는 레오폴드 2세의 과오에 대해 벨기에 정부는 그동안 과거는 과거일 뿐 배상 등의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번진 인종차별 반대 여론에 참회와 사과를 주장하는 측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리며 벨기에의 콩고 지배에 대한 비판이 수면으로 올라오고, 레오폴드 2세 관련 역사교과서 내용 수정 등 변화가 감지됐다. 수도 브뤼셀에 있는 레오폴드 2세 동상도 철거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도 3만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격화 이후 미국에서는 관련 상징물 철거가 이어지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주도 리치먼드 시내에 우뚝 선 남부연합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의 동상을 없애기로 했다. 대학 학장을 지내기도 한 로버트 리는 위대한 명장이자 교육자로 평가되지만, 남북전쟁 때 노예제 찬성 편에 선 그의 생애는 늘 논란거리였다.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그의 동상 앞에서 집중적으로 열리며 또다시 철거 여론의 표적이 됐다. 이에 민주당 소속 랠프 노섬 버지니아주지사는 직접 동상 철거 계획을 밝히며 성난 민심을 다독이기에 나섰다. 로버트 리의 후예인 작가 로버트 리 4세는 워싱턴포스트에 쓴 기고에서 “조상을 비판하고, 그의 동상 철거를 지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자문하며 밤잠을 설치곤 했다”면서 “이제 과거를 속죄하고 새로운 아침을 열어야 할 때”라고 썼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한해 1031만 미국인이 체포된다...미 경찰 과도한 공권력 도마에

    한해 1031만 미국인이 체포된다...미 경찰 과도한 공권력 도마에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데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CNN은 8일(현지시간) 미국 경찰의 공권력 사용 실태를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며 “미국 경찰은 다른 선진국보다 더 많은 사람을 사살하고 투옥한다”고 지적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플로이드처럼 경찰에 체포돼 구금되는 과정에서 사망한 사례는 하루에도 수차례 반복된다. 법무부 통계국이 언론 보도를 토대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6월부터 2016년 3월까지 10개월간 총 1348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하루 평균 4명 이상이 경찰 유치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뜻으로, 2015~2016년 기준 경찰에 구금돼 사망한 사례가 21명 정도인 호주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2018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총 1031만 96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3억 이상의 미국 인구를 고려하면 32명 중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의미다. 같은 해 감옥에 수감된 미국인은 10만명당 655명에 이르렀다. 10만명당 수감자는 영국이 140명, 캐나다는 114명, 프랑스는 100명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6배 가량 넘는 인구가 감옥에 수감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공권력이 흑인에게 집중된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흑인은 미국 인구 가운데 12% 정도를 차지하지만, 감옥에서는 3명 가운데 1명이 흑인이다. 이는 감옥 내 흑인 비율이 12%인 영국이나, 9%인 캐나다 등과 비교하면 더욱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이같은 과도한 공권력 문제는 경찰 권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아예 시 경찰청을 해체하기로 했고 민주당도 ‘목 조르기’ 금지 등을 골자로 한 경찰 개혁안 논의에 착수했다. 시위에서는 ‘경찰 예산 삭감하라’(Defund the police)는 구호가 새로 등장했다. 최근 200여명의 시민운동가는 민주당 지도부에 경찰 예산을 삭감하고, 코로나19 대책에 사용하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플로이드처럼’ 엎드린 美시위대, 지켜보던 백인 경찰서장도 동참

    ‘플로이드처럼’ 엎드린 美시위대, 지켜보던 백인 경찰서장도 동참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경찰 조직 내에서도 애도 물결이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스사이트 ‘더블레이즈닷컴’은 하루 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웹스터 지역에서 열린 시위에 백인 경찰서장이 동참해 시위대의 박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모인 주민 수백 명은 사망 당시 플로이드의 모습을 재현하며 경찰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체포된 플로이드는 양손이 뒤로 결박된 채 8분 46초간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했다.양손을 뒤로한 채 땅바닥에 엎드린 시위대는 죽어가던 플로이드가 마지막까지 외친 “숨을 못 쉬겠다”라는 구호와, 의식을 잃으면서 내뱉은 “어머니”라는 비명을 외치며 플로이드처럼 8분 46초 동안 자세를 유지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웹스터경찰서장 마이클 D. 쇼도 시위에 동참했다. 현지언론은 시위대 질서유지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던 쇼 서장이 계단에 엎드려 플로이드를 애도했다고 전했다. 쇼 서장이 땅에 엎드리자 시위대 곳곳에서는 “서장님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시위 참가자는 “부족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경찰의 연대를 독려하기도 했다. 쇼 서장은 “이번 기획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면서 “모든 이가 협력해 안전하게 행사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시위를 주도한 고교생 아비가일 쿠퍼도 “시위 전 지역경찰과 긴밀히 협의했다. 시위 허가가 나지 않을 줄 알았다. 다행히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게 행사를 치렀다”고 밝혔다. 또 “시위가 폭동으로 변질하거나 지역사회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덧붙였다.현지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흑인 시위 지지자들은 “양심 있는 행동”이라며 추켜세웠지만, 시위 반대자들은 “경찰이 폭도에게 굴복했다”, “경찰 자격 없다 사퇴하라” 등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경찰 조직의 애도 물결은 미전역에서 감지된다. 같은 날 뉴저지주 경찰도 시위대 앞에 무릎을 꿇었으며, 지난달 31일 뉴욕 렉싱턴 경찰도 무릎을 꿇어 애도를 표했다. 1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 경찰과 오리건주 포틀랜드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어 시위대의 박수를 받았다.시위대와 경찰 간 연대 움직임 속에 시위대가 요구하는 ‘경찰 개혁’ 문제가 미국 대선과 총선거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인사들은 경찰 예산 삭감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7일 경찰 예산 일부를 삭감해 사회복지 예산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도 경찰 예산 삭감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경찰 개혁 문제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총선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 없는 위안부 운동 생각 못해”

    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 없는 위안부 운동 생각 못해”

    최근 위안부 논란 첫 언급…이용수 할머니 직접 거론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시민운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의견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계속되는 위안부 논란과 관련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면서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되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운동 30년 역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여성 인권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었다”면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려는 숭고한 뜻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침묵의 벽을 깨뜨리고 스스로 나서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세계 곳곳에 위안부 문제를 알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덕분에 세계 곳곳의 전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큰 용기를 줬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전 세계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됐다는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 향한 일각의 비난에 선 그어 문 대통령은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돼 당당하고 용기 있게 행동했기에 가능했다”면서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미국 하원에서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생생하게 증언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사과와 역사적 책임을 담은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위안부 운동의 역사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의회에서의 최초 증언,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촉구 활동 등 이용수 할머니의 다른 활동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참혹했던 삶을 증언하고 위안부 운동을 이끌어온 것만으로도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이 스스로 존엄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를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30년간 줄기차게 피해자와 활동가,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은 결과 위안부 운동은 세계사적 인권 운동으로 자리매김 했다”면서 “결코 부정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활동 되돌아보는 계기…위안부 피해 부정 안돼” 이어 “이번 논란은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그러나 일각에서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논란을 틈타 위안부 피해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시도가 피해자 할머니의 존엄과 명예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반인류적 전쟁범죄를 고발하고 여성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헌신한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운동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면서 “피해자들의 상처는 온전히 치유되지 못했고 진정한 사과와 화해에 이르지 못했다. 역사적 진실이 숨김없이 밝혀지고 기록되어 자라나는 세대와 후손들에게 역사적 기록으로 새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논란과 시련이 위안부 운동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또한 “시민단체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면서 “국민들께서도 시민운동의 발전을 위해 생산적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주서도 관측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워싱턴에 새겨진 16자

    우주서도 관측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워싱턴에 새겨진 16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굵게 씌여진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문구가 4차선 도로에 새겨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 앞 16번가 4차선 도로에 노란색 페인트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는 문구가 큼직하게 그려졌다고 보도했다. 두 블록에 걸쳐있을 만큼 커다란 이 문구는 지난 5일 새벽 4시부터 이 지역 예술가와 시청 직원들이 그린 것이다.민주당 소속인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워싱턴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는 평화롭게 모여 정부에 불만을 제기할 수 있으며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 "백악관 앞 16번가 구역은 이제부터 공식적으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플라자'로 명명한다"고 밝혔다. 곧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를 워싱턴 시장이 나서 공개적으로 한 셈으로 그 표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특히 거대하게 새겨진 16자의 문구는 멀리 우주에서도 관측됐다. 미국의 인공위성 기업 맥사 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는 이 지역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는데 그 속에 16자의 문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한편 지난 주말 미국 전역에서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최대 규모의 시위가 또다시 이어졌다. 이날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LA 등에 수많은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그간 논란이 되어왔던 폭력 사태는 잦아들고 평화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34년 미궁 팔메 스웨덴 총리 암살 규명될까 1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34년 미궁 팔메 스웨덴 총리 암살 규명될까 1

    스웨덴의 오늘을 만든 올로프 팔메 총리가 스톡홀름의 번화가에서 흉탄에 스러진 지 34년이 훌쩍 흘렀다. 자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숱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막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던 차였다. 경찰은 신변 보호를 하겠다고 했으나 그는 보통의 삶을 누리겠다며 단호하게 손사래를 쳤다. 1986년 2월 28일(이하 현지시간) 밤 9시쯤 시작하는 영화를 보러 외출해 21분 뒤 부인 리스벳과 함께 걷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에 등을 맞고 즉사했다. 리스벳도 한 방을 맞았다. 이 나라에서 가장 번화한 스베아바겐 거리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암살범은 검거되지 않았다. 수십명의 목격자들이 키 큰 남자가 총을 발사하고 현장에서 달아났다고 증언했지만 소용 없었다. 스웨덴 검찰청이 10일 아침 기자회견을 열어 30년 넘게 밝혀지지 않은 암살 사건 수사의 결론을 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지난 2월 크리스터 페테르손 검찰총장은 공영 텔레비전 인터뷰를 통해 “살해 과정에 일어났던 모든 일과 누가 책임있는지에 대해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기소된 사람도 없었고 새로운 용의자 이름이 알려진 것도 없다. 하지만 경찰이 어쩌면 수십년 동안 국민들 사이에 온갖 억측을 낳고 끊임없는 음모론 소재를 제공했던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근접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터져나온다. 책 ‘블러드 온 더 스노-올로프 팔메 살해’를 쓴 얀 본데손 박사는 BBC 인터뷰를 통해 “(영국으로 치면) 마거릿 대처가 피가딜리 광장에서 총 맞고 쓰러진 것과 같으며 이 살해범은 남의 눈에 띄지도 않고 지하철 역 안에 들어가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고인의 아들이며 생전 마지막 모습을 봤던 목격자 중 한 명인 마르텐 팔메는 연초에 경찰이 “아직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코 발견되지 않았던 범행 무기와 관련된 것이 새로운 증거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간 아프턴블라뎃과의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 중요한 것을 알고 앞으로 나서주지 않으면 분명 시간이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1927년 귀족 집안과 연결된 상류층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사회민주당에 입당해 1969년 정신적 스승이었던 타게 에를랑더의 뒤를 이어 총리 직에 올랐다. 안나 순드스트롬 올로프 팔뫼 국제센터 사무총장은 “스웨덴 복지 체계의 아버지로 통하는 에를랑더에 의해 정치인으로 훈육됐는데, 난 그가 에를랑더의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재임 기간 그는 노동조합의 권한을 강화하고 건강보험과 복지체계를 확장했다. 왕가의 정치적 기능을 제거하고 교육에 많은 투자를 집중했다. 교육 개혁에 힘써 간호사 학교와 유치원 들을 지어 여성이 직업을 갖게 해 성 평등을 이룩하게 만들었다. 국제 문제에도 당당히 목소리를 냈다. 미국과 옛 소련 어느 쪽도 그의 싫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1968년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했을 때, 미군이 4년 뒤 베트남 전쟁 때 북폭 작전으로 많은 인명을 희생시켰을 때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의 수용소 캠프에 비견해 미국과 사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는 1973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이 세상에서는 누군가 들으라고 공평하게 떠들 자유가 있기 때문에 난 후회하지 않는다. 난 이런 이슈들이 생길 때마다 침묵할 수가 없고 침묵에 눌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명령이야 말로 “완전 소름끼치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면서 아프리카민족회의(AFC)에 기금을 냈다. 프랑코 스페인 총통을 “우라질 살인범”이라고 격하한 것도 유명했다. 핵 비확산 조약을 체결하자고 앞장섰으며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의 중재자로 나선 것도 대단했다. 그러나 이렇게 거침 없는 행동 때문에 지지자도 많았지만 적도 많았다. 스웨덴 기업인들과 자유주의자들은 그의 개혁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잠식한다고 경계했고 해외 지도자들도 마뜩찮아 했다. <2편에 이어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정의냐 경제냐… 미국은 무엇을 선택할까

    정의냐 경제냐… 미국은 무엇을 선택할까

    바이든 ‘인종갈등’ 비판하며 강공 전환 트럼프 ‘경제 V 반등’ 예측… 결집 호소 민주당, 대선 접전지 8곳중 5곳서 앞서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및 7개 주의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세 번째 도전 만에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튿날 “(조지 플로이드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깜짝 선전한 5월 고용지표를 토대로 “V자를 넘어 로켓 회복”을 할 거라며 맞섰다. 향후 5개월간 대선판에선 ‘정의 대 경제’ 프레임으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은 6일 성명에서 “11월 3일(대선일)까지 미국인의 표를 얻으려 싸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 나라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서 이기고, 경제를 재건하며, 모두가 함께 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아주 많은 이들이 그들(흑인)의 목숨을 덜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느낀다”고 언급한 뒤, 코로나19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흡한 대처도 비판했다. 인종차별 시위 확산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고용지표 개선을 치적으로 부각하려 애썼다. 큰 폭으로 줄 것으로 봤던 일자리가 4월보다 외려 250만개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다”며 “조지(플로이드)가 내려다보며 이것(일자리 지표 상승)이 우리나라에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에 대해 “비열하다”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여전히 국민 목숨보다 경제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이 담겼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조용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강공 전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전을 틈타 승기를 잡으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바이든은 플로이드 사망 이후인 최근 열흘간 대선 접전지(8개 주) 설문조사에서 애리조나·플로리다·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 등 5곳에서 이겼다. 위스콘신에선 동률이었고 5월 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6% 포인트나 뒤졌던 텍사스에서는 1%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4% 포인트 뒤졌다.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는 ‘오바마 향수’로 흑인 지지 기반을 갖춘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호재다. 바이든 캠프는 체포된 시위대원 석방을 위해 보석금을 냈고 흑인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직권 남용 경찰에 대한 기소 기준을 낮추고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경찰 개혁에 나설 거라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약점이자 시위대의 주력인 진보적 청년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는 바이든에게서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했다”며 “교회 연설과 시위대 사진촬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세간의 평가를 전했다. 이번 시위에 군 동원까지 거론하며 과도한 강경 기조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내부 분열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미트 롬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주말 백악관 앞 폭력이 사라졌다… 평화의 추모로 뜨거웠다

    주말 백악관 앞 폭력이 사라졌다… 평화의 추모로 뜨거웠다

    폭력 사태 사라지자 정부 강경대응 자제 야간통금 해제·시민안전 조치에 행진 가능 트럼프 “주방위군 4000명 철수 절차 명령” 대도시 시위, 소도시로 광범위하게 번져 플로이드 추도식장에 추도객 4만명 발길폭력과 약탈, 군대가 투입될 것이란 공포가 가득했던 거리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변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미국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12일째 계속된 6일(현지시간) 시민들은 평화적 시위로 정의 실현과 제도개혁을 촉구했고, 군·사법당국은 이에 화답하듯 강경대응을 자제했다. AP통신은 “플로이드 사망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열렸고, 시민들이 평화롭게 행진하며 거리 축제와 같은 느낌을 만들어 냈다”고 전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이날 경찰 추산 6000명의 시민들이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링컨기념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 규모는 앞서 어느 때보다 컸지만, 오히려 폭력과 같은 사태는 눈에 띄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방부가 워싱턴DC 인근에 집결했던 군 병력을 복귀시키고, 주방위군에게는 화기를 쓰지 않도록 지시를 내리는 등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를 내리며 긴장이 자연스럽게 누그러진 것으로 풀이됐다. 11개 주에서 워싱턴DC에 파견된 주방위군 4000명도 이르면 8일 원대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모든 것이 완전한 통제 하에 있는 만큼 나는 방금 우리의 주 방위군에 대해 워싱턴DC에서 철수하는 절차를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그들은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필요하면 신속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DC와 조지아주 애틀랜타, 텍사스주 댈러스 등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집회할 수 있도록 야간 통행금지령을 속속 해제했다. 이 같은 조치로 통금 이후 반복됐던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백악관 인근 4차선 도로의 이름은 이번 시위의 대표적인 구호를 본떠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플라자’로 바뀌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의 주도로 도로명을 바꾼 것으로, 사실상 초강경 대응으로 시민들을 위협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나 다름없었다. 미 주요 매체들은 이번 주말 시위가 워싱턴DC와 뉴욕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도시에까지 번진 점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텍사스주 비더와 오하이오주 매리언 등 인구 1만명 이하의 소도시에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열렸다며 “이 가운데는 비더처럼 과거 극단적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크게 활동했던 지역도 있다”고 전했다. WP도 이번 시위가 열린 지역 숫자가 역대 최대인 2017년 1월 ‘여성 행진’ 시위를 넘어섰다며 “여성 행진 때와 달리 코로나19로 시위를 사전 계획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이번 시위는 의미심장하다”고 분석했다.플로이드의 출생지인 노스캐롤라이나 파예트빌 인근 레퍼드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두 번째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장이 마련된 ‘케이프피어 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플로이드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를 전하기 위한 인파가 모여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을 섰다. 현지 언론은 인구 5만명인 레퍼드에 최대 4만명의 추모객이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전 세계 열기도 더욱 뜨거워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전날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 시위에 깜짝 등장해 ‘무릎 꿇기’로 시위대와 뜻을 함께했다. 이 밖에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도 주말 사이 수천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자국 내에서 있었던 과거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반성과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재명 “기본소득 속도 내야” 공개토론 제안… 박원순 “전 국민 고용보험이 더 정의” 반박

    이재명 “기본소득 속도 내야” 공개토론 제안… 박원순 “전 국민 고용보험이 더 정의” 반박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로 촉발된 ‘기본소득’을 놓고 맞붙었다. 이 지사가 연일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공개 토론을 제안하자 박 시장은 전 국민 기본소득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더 정의롭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우리나라 최초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에서 보수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는데 당시 민주당은 노인기초연금을 구상했지만 포퓰리즘 비난 때문에 망설였다”면서 “(지금도) 정부와 여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박 후보의 경제교사였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치고 나와 기본소득은 야당 어젠다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과 나라를 위해 필요하고 좋은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몰아 비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지만, 부당한 포퓰리즘 몰이에 굴복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기본소득을 둘러싼 백가쟁명이 펼쳐지는데 이 과정에서 무책임하고 정략적인 주장이 기본소득을 망치고 있다”며 기본소득 도입 속도를 내기 위한 공개토론도 제안했다. 동시에 “단기목표 연 50만원, 중기목표 연 100만원, 장기목표 연 200만∼600만원 등 장단기별 목표를 두고 실시하면 기본소득은 어려울 것이 없다”며 시기별 목표액과 재원 구상방안도 내놨다. 그러자 하루 뒤인 7일 박 시장이 이를 반박하듯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끼니가 걱정되는 실직자나, 월 1000만원 버는 정규직 모두 매월 5만원을 받는 게 정의로운지, 아니면 어려운 실직자에게 매월 100만원을 주는 게 정의로운지 논쟁에 응수하고 나섰다. 그는 “재난과 위기는 취약 계층에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오기에 마땅히 더 큰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더 큰 지원을 주는 게 정의와 평등”이라면서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임시·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 감소를 겪고 있지만 이들은 대기업이나 정규직 노동자처럼 4대 보험과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에게 24조원의 예산이 있다고 가정할 때 전 국민 기본소득은 비정규직 실직자와 대기업 정규직에게 똑같이 월 5만원씩 1년 기준 60만원을 줄 수 있지만, 전 국민 고용보험의 경우 실직자에게 월 100만원씩 연 1200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이어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꼽히고 있고 이대로 가면 코로나19 이후 더 불평등한 국가로 전락할까 두렵다”며 “전 국민 기본소득보다 훨씬 더 정의로운 전 국민 고용보험제가 전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다시 울분 토한 할머니 “위안부 판 원수 갚겠다”

    다시 울분 토한 할머니 “위안부 판 원수 갚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향해 또다시 강도 높은 비난을 제기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6일 대구 중구 희움역사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에서 고인이 된 할머니 25명에게 술잔을 올린 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를 팔아먹었다. 언니들, 내가 여태까지 이렇게 할 일 못 하고 이렇게 울고 있다. 나는 끝끝내 이 원수를 갚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수요일 데모(수요집회를 지칭) 이거는 없애야 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도 없애고”라면서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저 하늘나라로 가야 먼저 간 우리 언니들한테 말을 할 수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고 한쪽 눈을 실명한 김복동 할머니를 끌고 온 데를 다녔다”며 “언니들 내가 해결하겠다. 언니들 모든 사람, 세계의 사람들한테 복을 주고 행복을 주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흐느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 정의연에 이어 시민모임도 맹비난했다. 그는 “시민모임을 누가 만들었나. 최봉태(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 변호사가 만들었다. 이 사람이 시민모임을 26년이나 하면서 아무것도 도와준 것이 없다”고 했다. 안이정선 전 시민모임 대표를 겨냥해서도 “지난 6년 동안 대표를 유임하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하러) ‘미국에 같이 가자’고 해도 한 번도 따라가 주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행사는 참석자들이 격앙된 할머니를 달래며 마무리됐다. 이 할머니는 대구에 남은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로, 지난달 7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인 신분이던 윤 의원과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수요집회 후원금 등을 할머니들을 위해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매년 6월 6일 대구 경북 일본군 피해자 추모의 날로 정해 세상을 등진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공식 등록된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7명이며, 대구에는 이 할머니 1명만 생존해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