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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SK 치킨게임에 바이든 ‘정치적 해결’…승부처 조지아 감안한 듯

    LG·SK 치킨게임에 바이든 ‘정치적 해결’…승부처 조지아 감안한 듯

    미국 언론들 “LG와 SK, 배터리 분쟁 합의”ITC “SK가 지적재산권 침해” 앞선 판결에바이든, 난제였던 거부권 결정 없이 해결해 조지아주, SK 공장 퇴출 땐 지역경기 타격28년만에 민주당에 대선 안겨 정치 승부처 ‘전기차 강조’ 바이든 기후변화 정책도 부합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벌여 온 배터리 분쟁에 합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양측의 ‘치킨게임’으로 배터리 공급망 구축 및 일자리 증가 정책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양사의 화해를 위한 중재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SK가 배터리 공장을 증설 중인 조지아주가 내년 중간선거 및 차기 대선의 승부처라는 점에서, SK가 철수하면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현지 여론도 감안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의로 SK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계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장은 26억 달러(약 2조 9000억원)가 투입되며 연말까지 1000명을, 2024년까지 26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매해 전기차 30만대 분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WP는 “이번 합의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은 물론 미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양측의 소송에도 적용된다”고 전했다. ITC는 지난 2월 LG가 SK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LG의 손을 들었고, SK에 영업비밀을 침해한 부품에 대해 10년간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이에 SK 배터리 공장이 건설 중인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고, 오는 11일이 거부권 행사 시한이었다. 양측의 화해로 바이든 대통령은 힘든 결정에서 벗어나게 됐다. 우선 그간 중국을 압박하려 지식재산권 보호를 수차례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SK의 손을 들기 힘든 상황이었다. 미 대통령이 ITC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건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수입을 금지한 ITC 결정을 번복한 것밖에 없다. 워싱턴 현지에서 SK가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접어야 할 가능성을 높게 봤던 이유다. 특히 지난달에 LG는 2025년까지 미국에 45억 달러(약 5조원)을 투자해 미시간·오하이오주에서 1만명을 고용하겠다며 SK를 월등히 뛰어넘는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SK가 공장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의 정치적 중요성이 상황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1992년 이후 28년만에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공화당의 텃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면서 승기가 기울었다. 지난 1월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도 2명 모두 민주당이 이기면서 상원에서 각각 50표씩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와 민주당 의원이 한 목소리로 SK 공장 건설 진행을 요청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역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 확대를 선언하고, 중국 견제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 LG와 SK 모두를 잡는 가장 좋은 선택을 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LG와 SK측가 지난해 각각 100만 달러(약 11억 2000만원) 이상을 로비에 지출했다고 전했다. 이 사안에 밝힌 현지 인사는 “한국의 두 대기업의의 싸움으로 미국 로펌들만 큰 이익을 얻는다는 말이 많았다”며 “한미 양국 모두에 양측의 분쟁 합의가 가장 현명한 해결 방안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남부 주에서도 통과… 미국, 마리화나 합법국 될까

    남부 주에서도 통과… 미국, 마리화나 합법국 될까

    미국에서 마리화나(대마)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주가 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 뉴욕주 등 15곳이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허용 중인데 이어 지난 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의회가 남부 주 중 최초로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버지니아주에선 오는 7월 1일부터 기호용 마리화나를 사용할 수 있고, 2024년부터 소매 판매가 허용된다. 버지니아주의 법안이 마리화나 관련 규제를 전부 푼 정도는 아니다. 예컨대 가장 최근 관련법을 통과시킨 버지니아주에서는 7월부터 21세 이상에 한해 1온스 이하 마리화나 소유, 소량재배를 허용하지만 판매와 구매는 여전히 불법이다.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운전하는 것도 불법인데, 아직 마리화나 유통을 허용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 동안 북부 주 위주로 진행되던 마리화나 합법화 움직임이 남부 주에서도 나타나면서 연방 차원의 합법화 시도가 동력을 얻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연방 차원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4월 추진했지만, 제정에 실패했던 법안이다. 합법화 분위기는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마리화나 관련 규제가 유색인종에게 불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며 합법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민주당이 백악관 뿐 아니라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기 때문에 연방 차원 합법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엔마약위원회(CND)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수용해 마리화나를 마약에서 제외하며 마리화나 합법화 우호 여론도 높아졌다. 여기에 마리화나 양성화를 통해 다른 마약 관련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역설적 기능’에 대한 관심도 높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바이러스 가져온 아시아 X들”…흑인 여성, 뉴욕 네일숍서 욕설

    “바이러스 가져온 아시아 X들”…흑인 여성, 뉴욕 네일숍서 욕설

    뉴욕 맨해튼의 한 가게에서 아시아계 직원들에게 인종 비하 발언을 한 50대 흑인 여성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뉴욕에 사는 50세 흑인 여성 샤론 윌리엄스는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 네일숍에 들어가 직원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미국으로 가져온 사람들”이라며 비방하기 시작했다. 네일숍에서 일하던 아시아계 직원들이 당황한 사이, 현장에 사복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이 제지하고 나서자, 이 여성은 경찰에게도 ‘원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미국에 가져온 중국인’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이 여성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현지 경찰은 증오범죄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다.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아시아계 여성들이 일하는 일부 네일숍이 증오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네일숍으로 “바퀴벌레, 개, 고양이, 원숭이 뇌를 먹는 아시아인은 냄새나고 역겹다”, “끔찍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미국을 떠나라” 등의 욕설과 협박이 담긴 편지가 잇따라 배달됐다. 당시 증오 편지를 받은 베트남계 재키 부는 인스타그램에 편지를 공개하면서 “증오는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뉴욕 경찰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만 지난 1월 이후 현재까지 최소 35건의 아시아계 증오범죄 사례가 보고됐다. 2020년 한 해 동안 보고된 사례는 28건에 불과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는 “미국 대도시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지난 한 해 동안 149% 증가했다. 특히 뉴욕에서 가장 큰 폭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이런 가운데 아시아계 미국인이 유력한 차기 뉴욕시장 후보로 떠오르면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 단절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4일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뉴욕시장 후보인 대만계 미국인 앤드루 양 씨(46)를 집중 보도하며 “뉴욕이 반(反)아시아계 폭력의 진원지가 된 가운데 양 씨가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에서 대만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브라운대 경제학과,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벤처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를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다 정계에 발을 들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각성하며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안법에 선거제 확 개편… ‘홍콩 민주주의 툴’다 사라졌다

    보안법에 선거제 확 개편… ‘홍콩 민주주의 툴’다 사라졌다

    중국의 홍콩섬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실험 약속은 끝내 휴지조각이 됐다. 중국 정부가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이어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들의 애국심 심사, 홍콩 학교에 중국 홍보책 세트 배포, 홍콩 선거구제 개편 등을 통해 ‘홍콩의 민주주의 툴’을 완전히 없애버린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최종 확정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상무위원회는 이날 베이징에서 회의를 열고 홍콩 선거제를 담은 홍콩기본법 부칙 개정안을 재석 위원 167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선거제 개편안의 초점은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홍콩인이 선출하는 몫을 줄이고 공직 선거 출마 자격을 당국이 심사하는 것에 맞춰졌다. 홍콩 정가의 민주 목소리가 반영되는 부분은 최소화하고 중국 정부의 직접 통제를 강화한 게 주요 내용인 셈이다. ●中정부, 홍콩 정가 ‘민주’ 목소리 통제 강화 현재 홍콩 입법회 의원은 70명이다. 이 중 35명은 홍콩인들이 직선으로 뽑고 35명은 직능단체를 통해 간선으로 선출해 왔다. 이번 선거제 개편에 따라 입법회 의원 숫자는 90명으로 늘어나지만 홍콩인들이 직선으로 뽑는 의원은 20명으로 43% 줄었다. 전체 입법의원의 22%에 불과하다. 홍콩 야권이 선거에서 압승해도 입법회를 좌지우지할 형편이 못 된다. 나머지는 홍콩 선거위원회(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가 40명, 직능단체가 30명을 뽑는다. 선거위와 직능단체는 친중(親中) 인사가 다수로 구성된다.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 40명에 대한 추천·선출 권한을 가진 선거위 구성도 중국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도록 바꿨다. 현재 1200명인 선거위 위원을 1500명으로 늘리면서 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홍콩 대표 몫의 위원 수를 87명에서 19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중국 정부의 직접 지시·통제를 받는 위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나머지 위원들은 입법회·금융·산업·농어민 등 홍콩 각계에서 선출하지만, 이들 역시 상당수는 친중 인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홍콩 야권은 “일국양제의 종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신설된 후보자격심사위가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선거위원회 위원 후보의 자격을 심사해 탈락시킬 수 있는 만큼 “민주파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4인 초과 집합금지 명령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야권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표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00여명이 체포된 데 이어 당국이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선거제 개편이 이뤄지면서 홍콩 범민주진영은 손발이 묶인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성명을 통해 “외부 세력과 그들의 정치 대리인들이 (홍콩에서) 색깔혁명을 책동할 위험을 없애게 됐다”고 주장했다.●행정장관 선거 등 中 지원 후보 승리 주목 사실 이번 선거제 개편의 최종 목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일절 ‘잡음없이’ 치르는 데 있다. 중국이 지원하는 후보가 행정장관 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하도록 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선거제 개편에 나섰다는 얘기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선거제를 적용해 9월 선거위원회 위원, 12월 입법회 의원, 내년 3월 행정장관을 선출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11월 홍콩 입법의원들에 대해 ‘애국심’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서 규정한 애국심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중국에 대한 존경,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회복 지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개했다. 홍콩 정부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야당 의원들은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며 “홍콩 입법회가 친중 의원들로만 채워지는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화됐다. 홍콩 정부가 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楊岳橋)과 궉카키(郭家麒), 데니스 궉(郭榮), 케네스 렁(梁繼昌) 등 4명에 대해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관보를 통해 발표한 것이다. 이들 네 의원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쳐 자격이 박탈됐다고 관보는 설명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관위는 해당 후보가 홍콩 기본법을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충성하는지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선관위는 지난해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16명의 민주파 후보들이 미국을 방문해 미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야권 선거 출마 후보 줄고 두려움 확산 이런 상황에서 올해 2월 말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무더기로 기소되면서 야권에 두려움이 퍼져 나가고 있고, 야권에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 자체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로킨헤이(羅健熙) 주석은 SCMP에 “매일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내 발언이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만, 어느 날 당국이 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외국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홍콩에 대해 안 좋게 얘기했다고 비난을 받게 될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로 주석의 일과에는 범민주진영 47명이 기소된 이후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된 동지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기소된 47명 중 앨빈 융 전 주석을 포함해 4명의 공민당원이 법원에서 보석 심리 도중 공민당 탈퇴를 선언했다. 공민당의 떠오르는 스타 레티샤 웡(黃文萱) 구의회 의원은 “당 해체 논의가 있다”고 털어놨다. SCMP는 “일부에서는 이들의 탈당에 대해 정치를 그만두고 재범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법원에 증명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로 주석은 아직은 당내 사퇴 움직임이 없지만, 일부는 결국 정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당을 떠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교육부에도 민주주의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일선 학교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고 교육계 충성서약 대상 확대 검토에도 들어갔다고 SCMP 등이 전했다. 가이드라인은 모든 교재는 정확하고 불편부당해야 하며, 교사는 교재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고 학교는 교사가 선택한 교재를 감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2일에는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을 통해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도 밝혔다. 중국 정부가 홍콩 학생들의 애국심 고취를 목적으로 발간한 중국 홍보용 책자다.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가 소유한 출판사가 2016년 발간한 이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을 소개하고 있다. 홍콩자유언론(HKFP)은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교육부는 이와 함께 모든 학교는 홍콩 기본법·홍콩보안법 위반 행동을 방지할 정책을 도입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관련 지침도 내려보냈다. 친중 진영이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의 원인 중 하나로 공격해 온 고등학교 시사교양 과목인 ‘통식과’(通識科)에 대한 개정안도 내놨다. SCMP는 홍콩 교육부 관리들이 각급 학교를 상대로 교내 감시 카메라 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전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옐런 “다국적기업, 조세회피처로 이익 옮기면 제재”

    옐런 “다국적기업, 조세회피처로 이익 옮기면 제재”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쏘아 올린 ‘글로벌 법인세율 인상안’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21%로 제한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등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자국 빅테크 기업의 유럽 지역 수익에 대응해 디지털세를 부과하려는 유럽연합(EU)과의 갈등국면에서 한 발 양보, 글로벌 법인세율과 함께 디지털세 관련 논의를 올해 중반까지 주요 20개국(G20)에서 진행키로 했다. 결국 미국과 EU 주요국들이 자국의 재정 확보를 꾀하는 한편 조세 피난처를 압박하는 형태의 논의에 물꼬가 트인 모습이다. 미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공개한 19쪽짜리 ‘메이드 인 아메리카 보고서’에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높여 향후 15년 동안 약 2조 5000억 달러의 세금 확보 계획을 명시했다. 재무부는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감세 조치는 노동자들에게 불공정한 부담을 안겨 줬다.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고 2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기업들은 (세제 감면을 받더라도) 이익에 대해 최소 1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기업 증세 의지를 강조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미국은 버뮤다나 스위스보다 법인세율을 더 낮출 수 있을지 보다 재능 있는 노동자, 최첨단 연구 및 인프라 생산 능력을 두고 경쟁할 것”이라며 조세 피난처를 직접 저격했다. 이어 그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해외의 다국적기업이 이익을 조세회피 지역에 이전하면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역시 이날 중국의 추격을 우려하며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및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율 인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고려해 법인세율 인상 폭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법인세율을 28%보다 낮게 인상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몇 주간 부통령과 나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좋은 아이디어와 선의로 하는 협상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법인세율 인상안에 대한 국제 공조가 빠르게 추진되면서, 일률적인 법인세율 적용이 경제 소국에 불리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늘어날수록 노동자에게 줄 지급 여력은 줄어든다. 또 아일랜드가 법인세율을 낮춘 덕분에 영국보다 생활 수준이 높아졌는데 만일 일률적 법인세율이 강제된다면 아일랜드 같은 소국의 경제혁신 기회는 차단된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동구 칼럼] 평온한 봄은 언제쯤일까

    [이동구 칼럼] 평온한 봄은 언제쯤일까

    봄은 언제나 고통과 혼란 속에서 맞이해야만 하는 건가. 세월호 침몰 사고, 천안함 피격 사건, 코로나19 팬데믹 등 우울하고 침울한 단어들로 점철된 봄이 벌써 몇 번째인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란 탄식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올봄은 예년보다 더 일찍 찾아왔다지만 웬만한 봄꽃 축제는 죄다 취소됐다. 기다리던 봄 소식은 결코 아니다. 새싹이 움트고 만발한 꽃들에 마음을 열고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그런 봄은 아련하기만 하다. 새 생명의 탄생과 부활을 꿈꾸는 평화로운 봄을 즐길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 어제 끝난 보궐선거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봄 소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서울과 부산 시장의 성추문으로 말미암은 선거였다. 민주주의 축제니, 민주주의 꽃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렸던 여느 선거와는 다르다. 낯부끄러워해야 할 선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선거 기간 내내 심한 악취들만 양산해 냈다. 온 국민이 분노하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커녕 상대방 헐뜯기에 혈안이 됐다. 정책 검증보다는 여야 모두가 흘러간 옛 시절의 흠집들을 들춰내는 데 급급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임기 1년여 동안 쉽게 이행하지 못할 공약들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돈풀기와 선심성 공약들은 대다수 유권자를 감동시키는 것은 고사하고 화만 잔뜩 치받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시는 이런 수준 이하의 선거전은 없어야 한다. 내년 봄의 올바른 대선을 위해서라도 여야 정치권은 모두 각성 또 각성해야 할 것이다. 올봄을 뒤덮은 향기가 고약한 이유는 또 있다. 누구보다 맑고 공정하다고 소리치던 위정자들의 탐욕이 악취를 잔뜩 피웠다. 부동산에 눈이 멀고, 재물에 양심을 내팽개쳤으니 그 향기가 고울 리 없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세입자들에게 오른 전셋값 부담을 전가한 행위는 실망을 넘어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 공정한 법과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였던 인사들의 이 같은 행위는 올봄을 더욱더 역겹게 만들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꼴사납기 그지없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전 세계인이 비난했건만, 이제는 아시아인들을 증오하는 행동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개구리가 올챙이적 처지를 모른다’는 옛말이 이를 두고 하는 듯하다. 세계 도처에서 인종차별적인 편견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원인을 다시 생각하게 할 만큼 치졸하고 비겁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과연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처지가 되는지 묻고 싶다. 미얀마의 민주 시위로 매일 어린이와 무고한 민간인 수백 명이 희생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별다른 도움의 손길을 주려 하지 않고 있다. 자국민 철수와 재산 보호 문제를 고민할 뿐이다. 평화와 인권 문제를 수도 없이 외쳐 댔던 유엔마저도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 어느 강대국도 미얀마 사태에 끼어들 생각이 없는 듯하다. 미얀마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는 것인지 안타까움만 커진다. 며칠 전 외신의 사진 한 장이 우리를 또 초라하게 만들었다.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광장에서 봄볕을 즐기는 평화로운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곤욕을 치르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영국 국민은 마스크도 없이 올봄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고 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백신 접종이 돌려준 일상의 선물이다. 올봄 세계인들이 가장 부러워할 만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백신 접종률은 아직 2% 전후에 그치고 있다. 최근엔 백신민족주의라는 얄궂고도 야박한 국제 인심에 백신 수급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 확보될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 11월 집단면역 형성조차 불투명해지는 게 아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자칫 내년 봄까지 코로나19에 빼앗겨 버릴지 모른다는 불길함이 엄습한다. 더이상 생명을 위협받는 잔인한 봄을 맞이하거나, 잃어버린 봄을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코로나19와 인종차별이 사라지고, 집값 걱정과 부도덕한 정치인이 없는 진짜 봄 같은 봄을 빨리 되찾고 싶다.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간절한 심정으로. yidonggu@seoul.co.kr
  • 美 “우라늄 농축 멈추면 1조원”… 이란 “제재 해제부터” 거절

    美 “우라늄 농축 멈추면 1조원”… 이란 “제재 해제부터” 거절

    이란, 美와 한 테이블서 논의도 거부양국 사이서 獨·佛·英·中·러 셔틀외교이란 “올바른 길”… 美 “건강한 진전” 내일 빈에서 회의 이어가며 대화 지속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첫 당사국 회담에서 미국의 제재 해제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다만 이란은 선 제재 해제를, 미국은 선 우라늄 농축 중단을 주장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어 향후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JCPOA 공동위원회 참가국 회의에서 핵합의 당사국인 독일·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 5개국과 이란이 “2개의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과 한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날 협상은 로버트 말리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인근 호텔에 머무르고, 5개국이 양국 사이에서 셔틀외교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개 실무그룹 중 한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에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며 부과한 것을 포함해 1600여개에 달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한다. 다른 쪽은 이란이 핵합의가 정한 농축 우라늄 비축 제한을 다시 준수토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미 언론들은 대화 개시와 함께 미국과 이란 모두 핵합의 복귀의 필요성에 공감한 데 의미를 뒀다. 실제 회의 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날 협의를 “올바른 길”이라며 “참가국과의 대화는 건설적”이었다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환영할 만하고 건설적인 조치”, “건강한 진전” 등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양측은 우라늄 농축 중단과 제재 해제 중 ‘뭐가 먼저냐’는 문제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이 농도 20%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면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규모의 동결 자산을 해제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은 “터무니없다”며 일축했다. 미국 내 정치권의 목소리도 아직 통일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미국이 협상에서 먼저 탈퇴했으니 복귀 과정에서도 ‘첫발’을 먼저 내디딜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나 테러단체 지원 등의 문제도 연계해 협상에 나서라고 주문하고 있다. 갑작스러웠던 2018년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해야 했던 전 세계 기업들도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조속하고 즉각적인 돌파구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라는 언급은 이런 국내외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대표단은 다음 회의가 9일 열린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나우뉴스] 인종차별 시위서 황당하게 학벌 자랑한 중국계 상원의원 빈축

    [나우뉴스] 인종차별 시위서 황당하게 학벌 자랑한 중국계 상원의원 빈축

    동양인 차별 저항 운동(Anti-Hate Rally)이 한창인 하와이 주에서 난데없이 ‘명문대’ 출신임을 강조한 중국계 미국 상원의원에게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논란의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하와이 주 의회 앞 마당에서 벌어진 ‘동양인 차별 금지’ 저항 운동 현장이었다. 당시 약 2000여 명의 하와이 주민들이 집회에 참여, 주최 측이 마련한 연단에 올라 개인 발언을 이어가던 중 스탠리 창 상원 의원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39세의 스탠리 창 의원은 호놀룰루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상원 의원이다. 대표적인 동양인 출신의 상원인 그는 평소 소수 민족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창 의원은 이날 수 천 명의 시위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단에 올라 “극단적인 백인 인종주의와 극단주의로 비롯된 증오 범죄의 심각성이 사회에 표출됐다”면서 지난달 초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의 심각성을 지탄했다. 당시 사고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6명을 포함해 총 8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종주의자들은)내가 가진 멋진 학위를 보는 눈은 없다”면서 “그들은 내가 하와이 주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저 나를 피부색이 노란 동양인으로 판단할 뿐”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그들(백인 우월주의자)은 바라보고 있는 그 이상의 높은 곳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그의 발언이 스피커 너머 현장에 있던 집회 참여자들에게 전달되자 현장은 일순간 그를 지탄하는 성토의 현장으로 변했다. 현지 주민들은 “의원 역시 인종차별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특권 의식과 계급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번 발언은 결코 하루 이틀 만에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현장에 참석했던 하와이 주민 라일라니 맥세라는 “창 의원이 발언한 것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면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남자친구에게 의원이 발언한 문장의 의미를 거듭 확인했을 정도다. 당시 현장 연단에 섰던 창 의원은 그야말로 최악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위 참여자였던 라히 응은 “동양인 차별 금지를 위해 모인 집회에서 오히려 학력 차별과 계급 차별 등을 강조한 상원 의원의 발언은 ‘빌어먹을’ 엘리트 주의일 뿐이었다”면서 “증오가 또다른 증오로 이어지게 만든 사례에 불과하다. 다음 선거에서 그의 실패를 기원하고 싶게 만드는 발언이었다”고 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해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창 의원은 “연단에 올라 발언한 것은 실언이었다”면서 “나의 발언으로 인해 고통받은 많은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하지만 당시 발언의 의도는 하와이에서 성장한 동아시아인이 피부색 때문에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의 발언에 대해 저 역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나는 매우 저급한 수준의 발언을 했고, 이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을 것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지 학계에서는 당시 창 의원의 발언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하와이 주립대학교 마노아 캠퍼스 조나단 오카무라 교수는 “창 의원은 주민들의 힘이 모아져 근무하는 ‘선출직’ 공무원”이라면서 “그가 가진 학위가 아무리 멋진 ‘하버드대’의 것이라 해도 그것으로 인해 다른 동양인과 달리 자신을 취급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입을 열었다. 오카무라 교수는 이어 “그의 이번 발언은 오히려 동양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양산하는데 기여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 중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것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한편, 창 의원은 하와이 주의 오아후 섬 하와이 카이에서 다이아몬드 헤드 지역으로 이어지는 상원 9선거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그의 선거구는 하와이 주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와이 주 호놀룰루 시에서 출생한 그는 카할라 유치원, 카할라 초등학교 및 이올라니 학교 출신이다. 그는 이후 하버드대에 진학, 당시 하버드 로스쿨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장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2010년 초선 의원으로 호놀룰루 시 의회에 진출할 당시 그는 부동산법을 전공한 젊은 법률가로 먼저 알려진 바 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바이든 저격에 움찔했나, 베이조스 “법인세 인상 지지”

    바이든 저격에 움찔했나, 베이조스 “법인세 인상 지지”

    베이조스 ‘바이든의 인프라 투자, 법인세 인상’ 지지빌 게이츠의 ‘부자증세 통한 서민 지원’과 같은 맥락허나 ‘경영자 품격’ 보다 ‘코드 맞추기’ 해석 대체적 아마존은 막대한 수입에도 2년간 소득세 ‘0원’ 전력바이든 “포천 500대 기업 중 51곳이 세금 전혀 안내”4년간 전세계 갑부 1위 자리를 지킨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법인세율 인상’ 계획을 지지하고 나섰다. 일견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경영자의 품격’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마존의 독점적 지위 등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소위 ‘코드 맞추기’라는 시각이 나온다. 베이조스는 6일(현지시간) 내놓은 메시지에서 “미국의 인프라에 대담한 투자를 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를 지지한다”, “우리는 법인세율 인상을 지지한다” 등의 언급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베이조스는 “과거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인프라(투자)를 지지했으며 (지금은) 이 일이 발생하도록 하기 위해 함께 일하기에 적절한 시간”이라며 “우리는 의회와 행정부가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올바르고 균형 잡힌 해법을 찾기 위해 함께 모이기를 고대한다”고도 말했다. 앞서 바이든은 2조 3000억 달러(약 2575조원)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법인세율 인상(21→28%)과 다국적 기업의 해외 자회사 수익에 대한 세율 인상(10.5→21%)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조세 회피를 위한 미국 기업의 해외 이전이 우려된다며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반대가 나온다. 그런데 통상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는 기업에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국에서 부유층이 자신들을 겨냥한 ‘부자 증세’를 요구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2019년에는 19명의 억만장자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들과 같은 ‘0.1%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하라’고 했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기속에서 법인세와 부자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성하고 이를 서민을 위해 쓰자는 주장도 여럿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최근 “많은 이들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나만큼 열심히 노력하지만 나는 내가 한 일에 비해 더 많은 보상을 받았다”며 부동산세 및 자본소득세의 인상을 촉구했다. 하지만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2017년과 2018년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전력이 있다. 연구개발(R&D) 등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것이다. 전날 바이든 이런 기업들을 겨냥해 “지난 3년간 포천500 대기업들 중 51~52곳이 법인세를 하나도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액은 무려 3861억 달러(약 431조 8000억원)이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서울광장] 안철수의 패배와 윤석열의 딜레마/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의 패배와 윤석열의 딜레마/김상연 논설위원

    정치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라는 데에 이론이 없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더불어 추락하고 국민의힘엔 힘이 붙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며칠 전까지 나왔다. 흥미로운 건 LH 사태가 야야(野野) 간 헤게모니 싸움, 즉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논의에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LH 사태 전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고자세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월 7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한다면 불출마하겠다”는 ‘굴욕적인’ 제안까지 했지만 안 대표는 시큰둥했다. 그런데 LH 사태 이후 오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자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며 몸을 낮췄고, 오 후보는 “오늘이라도 입당하면 여론조사 문항을 양보하겠다”며 입장을 고자세로 바꿨다. 결국 오 후보의 승리로 끝난 이번 야권 단일화는 특정 변수가 단기간 내 정치적 판도를 가장 극적으로 바꾼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LH 사태에 분노한 민심이 어정쩡한 제3당보다는 확실한 야당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LH 사태의 정치적 수혜를 입은 모습이다. 딱히 유력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야권에서 여권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되면서 지지율이 올랐다. 그러나 속사정은 간단치 않을 것 같다. LH 사태로 힘이 세진 국민의힘 쪽으로 야권통합의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법 처리하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등 ‘기성정치 척결’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간판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딘가 어색하다는 게 문제다. 친박근혜계, 친이명박계가 여전히 주축인 국민의힘에 윤 전 총장이 들어가 문재인 정권을 공격하고 정치 혁신을 외치는 그림을 떠올려 보라.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제3지대’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을 흡수통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런데 LH 사태로 변화된 정치 지형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제3지대라고 칭하든, 중도라고 부르든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정권을 잡는 건 본질적으로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엄밀히 말하면 정통 공화당 노선이 아닌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지만 결국 공화당 우산 밑으로 들어가 대통령이 됐다. 중도 후보가 한계에 봉착하는 것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합리적이고 온건하되 응집력과 충성도가 낮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이 분단돼 있고 영호남 지역 구도가 완고한 한국에서는 중도가 취약하다. 해방 공간에서 중도 노선 정치인들이 남북한 정권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던 역사가 유권자가 민주적으로 대통령을 뽑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가 김훈은 중도층이 다수로서 중심을 잡는 나라를 바람직한 모델로 규정했지만, 여론이 봄바람처럼 조변석개하는 현실에서는 녹록지 않다는 것을 LH 사태는 웅변한다. 제3후보가 예측불허의 변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항상성을 가지는 수밖에 없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여서 스스로 커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다분히 일부러 깎아내리려는 의도에서 한 말이겠지만 여기에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현재 윤 전 총장 지지율의 본색(本色)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발 심리가 뭉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발광체는 단지 거창한 공약을 발표하고 정치적 목소리를 높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단기적 득실에 연연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길을 일관되게 걸을 때 빛은 비로소 항상성을 얻는다.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대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하게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불리 계산이 안 설 때는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결정을 하라고 했다. 민심은 계산하고 분석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여론이 잠시 변했다고 입당을 안 한다고 했다가 입당을 한다고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행위 같은 것은 발광체와는 거리가 먼 정치다. 소신대로 하다가 그것이 시대정신과 만나면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carlos@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청년·노인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

    [유정훈의 간 맞추기] 청년·노인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은 나이 든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어떤 일을 시도할 때 나이가 걸림돌이나 핑계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보통 해석되지만, 나이가 반드시 지혜와 성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가능하다. 나이와 함께 경험에서 오는 지혜가 따라올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이 시대의 대표적 금기인 ‘나 때는 말이야’를 중년 아재가 끊을 수 없는 이유다. 과연 그럴까. 경험치는 반드시 나이순 혹은 세대순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40대 이상의 세대는 젊은이들이 겪는 극한의 입시경쟁이나 취업난에 대한 경험치가 없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영역에서는 경험치에 큰 의미가 없는데, 정보기술(IT) 혹은 예술 분야에서 성공과 업적을 이룬 젊은 인재들이 이를 넉넉히 증명한다. 코로나19처럼 모두가 처음 겪는 문제도 세상에는 많다. 이전 세대가 나이와 경력을 내세워 젊은 세대와 경쟁하려는 것은 비겁하다. 버락 오바마가 대선에 출마했을 때 왕년의 민권운동 지도자들은 “마틴 루서 킹은 모세와 같은 리더였으니 이제 당신이 여호수아 같은 역할을 하라”며 격려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인종문제에 대해 제시할 해법이 중요하지, 1961년생인 그가 참여할 수도 없었던 민권운동 경험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미국 정치를 살펴보며 느낀 긍정적인 측면은 나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1989년생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가 1941년생 버니 샌더스와 함께 진보정치의 기수가 될 수 있다. AOC는 샌더스 캠프 자원봉사자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지금 그걸 떠올리는 사람은 없다. 2020년 매사추세츠주 연방상원의원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에드 마키(74)가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 3세(39)의 도전을 이겨 냈다. AOC와 그린 뉴딜을 공동 발의한 에드 마키는 젊은 유권자에게 투표할 이유를 보여 주며 케네디 가문의 후광과 민주당 주류의 지지를 업은 상대에 낙승했다. 나이에 따른 위계에 익숙한 한국인의 관점에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미국 정치에서는 20대 후반에 의회에 입성하자마자 진보진영의 리더가 되는 일이나 70대 후보가 환경 이슈를 내세워 돌연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를 받는 것 모두 이상한 사건이 아니다. 나이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고 그런 사회가 옳고도 효율적이다. 나이에 따라 겪는 문제가 조금씩 다를 수 있어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동시대인이다. 그렇기에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도 동일하다. 젊은 세대의 경험치 부족을 탓하는 것도, 반대로 나이 든 세대가 본인들과 별 상관이 없을 교육이나 환경 이슈에까지 동등하게 투표권을 행사한다고 분개하는 것도 부질없다. 자신의 경험은 나누고 다른 이의 경험은 경청해 배움을 얻고, 현재 직면한 이슈를 해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할 방법을 찾기에도 우리의 시간과 자원은 부족하지 않나. 세대 논쟁이 아니라 나이로 차별하지 않는 사회가 해답이다.
  • 정영애 장관, 오늘 대구 이용수 할머니 만나는 이유는?

    정영애 장관, 오늘 대구 이용수 할머니 만나는 이유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대구 새집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이사한 데 대한 축하의 의미도 담겨 있다. 그동안 이 할머니는 좁고 낡은 공공임대아파트에서 살았는데, 대구시가 지난해 9월 4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수성구의 한 민간아파트에 이 할머니의 새 거처를 마련했다. 여가부는 아울러 경북 포항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박필근 할머니의 자택도 방문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6일 “이번 방문을 통해 이 할머니와 박 할머니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지원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과 이 할머니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들은 삼일절인 지난달 1일 서울에서 점심을 함께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당시 정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비하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망언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국회에서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 장관의 이 할머니와의 회동을 두고 램지어 교수에 대한 ‘뒷북 대응’과 연결 짓기도 하지만 사실 정부는 램지어 교수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민간 학자 개인의 학술 연구에 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고, 정 장관 역시 “연구자로서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며 ‘개인의 일탈’로 평가절하한 것도 그래서다. 이 할머니도 정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이 강제로 끌고 가고 인권을 침해했다는 증거는 너무나 많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직접 대응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할머니가 지난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한 후 정의연 대표로 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위안부 문제를 제기해 온 정의연의 추락으로 정부는 이 할머니와의 직접적 ‘연대’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美 “각국 법인세 올려라”… 기업 이탈 막으려 ‘증세 동맹’ 제안

    美 “각국 법인세 올려라”… 기업 이탈 막으려 ‘증세 동맹’ 제안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설정을 강조하면서 각국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소위 ‘증세 동맹’을 만들어 미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다국적 기업들의 자국 이전을 노리는 ‘바이든식 미국 우선주의’가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2조 3000억 달러(약 2575조원)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구상이 기업 증세를 전제로 추진되면서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일각의 반대가 제기되고 있다. 재원 충당을 위한 법인세율 인상(21%→28%)과 다국적 기업의 해외 자회사 수익에 대한 세율 인상(10.5%→21.0%)이 실현되면, 조세를 피해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바이든이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에도 기업들의 해외이전 가능성에 관한 질문이 나왔지만, 바이든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증거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미국 기업의 해외 이전을 막을 ‘안전장치’는 이날 취임 뒤 첫 재무장관으로 대외연설에 나선 옐런 장관 입에서 나왔다. 그가 언급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의 효과는 최저임금 효과와 비슷하다. 최저임금을 설정하면 전체 임금 상승효과가 뒤따르듯, 각국의 법인세율 하한을 설정하면 나라마다 기업증세 효과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 기업 혹은 미국에 물건을 파는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의 법인세율 인상을 피해 해외로 나갈 유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옐런의 전략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정반대 지점에 있다. 트럼프는 2016년 최고 38.9%였던 법인세율을 2020년 25.8%까지 내렸다.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의 법인세율 인하 조치로 옐런이 말한 ‘법인세 바닥전쟁’을 이끈 것이다. 이에 비해 바이든은 동맹을 압박해 최저 법인세율을 설정하는 식으로 자국에 유리한 ‘판’을 짜고 있다. 옐런은 또 트럼프와 다르게 국제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주도할 예정이다. 이날 연설에서 주요 20개국(G20)과 최저 법인세율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그는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최고 과세구간 법인세율은 사실 기업들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율인 실효법인세율과는 큰 차이가 난다. 나라마다 기업 관련 정책의 ‘당근’으로 법인세 감면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번에 최고 법인세율을 28%로 높이는 동시에 법인세 감면 조치를 다 합쳐도 최종적으로 실효법인세율을 15% 이하로 못 내리도록 법안을 설계했다. 이에 옐런이 다른 나라에도 ‘글로벌 최고 법인세율’과 함께 실효법인세율에 대한 기준 마련을 추진할 여지가 있다. 이 경우 ‘낮은 법인세 정책’을 추진해 온 아일랜드, 홍콩 사태 이후 아시아 금융허브를 노려 기업 감세 기조를 보였던 일본 등의 저항이 예상된다. 반면 한국의 최고 법인세율은 25%, 법인세율 하한선은 17%(과세표준 1000억원 초과)로 미국의 증세 법안에 비해도 크게 낮지 않다. 한국 기획재정부 측은 “현재 법인세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거나 “일단 옐런 장관의 발언 취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의도 파악에 집중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각국 기업조세 정책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를테면 현재 일상생활 복귀 실험에 돌입한 영국은 최근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올렸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늦은 국가들은 감세가 필요하다. 이 밖에 최저 법인세율 논의에 중국 등 모든 국가가 동의할지, 또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될지, 세액공제나 보조금 등 각국의 회피 전략을 어떻게 통제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인종차별 시위서 황당하게 학벌 자랑한 중국계 상원의원 빈축

    인종차별 시위서 황당하게 학벌 자랑한 중국계 상원의원 빈축

    동양인 차별 저항 운동(Anti-Hate Rally)이 한창인 하와이 주에서 난데없이 ‘명문대’ 출신임을 강조한 중국계 미국 상원의원에게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논란의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하와이 주 의회 앞 마당에서 벌어진 ‘동양인 차별 금지’ 저항 운동 현장이었다. 당시 약 2000여 명의 하와이 주민들이 집회에 참여, 주최 측이 마련한 연단에 올라 개인 발언을 이어가던 중 스탠리 창 상원 의원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39세의 스탠리 창 의원은 호놀룰루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상원 의원이다. 대표적인 동양인 출신의 상원인 그는 평소 소수 민족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창 의원은 이날 수 천 명의 시위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단에 올라 “극단적인 백인 인종주의와 극단주의로 비롯된 증오 범죄의 심각성이 사회에 표출됐다”면서 지난달 초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의 심각성을 지탄했다. 당시 사고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6명을 포함해 총 8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종주의자들은)내가 가진 멋진 학위를 보는 눈은 없다”면서 “그들은 내가 하와이 주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저 나를 피부색이 노란 동양인으로 판단할 뿐”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그들(백인 우월주의자)은 바라보고 있는 그 이상의 높은 곳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그의 발언이 스피커 너머 현장에 있던 집회 참여자들에게 전달되자 현장은 일순간 그를 지탄하는 성토의 현장으로 변했다. 현지 주민들은 “의원 역시 인종차별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특권 의식과 계급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번 발언은 결코 하루 이틀 만에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현장에 참석했던 하와이 주민 라일라니 맥세라는 “창 의원이 발언한 것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면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남자친구에게 의원이 발언한 문장의 의미를 거듭 확인했을 정도다. 당시 현장 연단에 섰던 창 의원은 그야말로 최악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위 참여자였던 라히 응은 “동양인 차별 금지를 위해 모인 집회에서 오히려 학력 차별과 계급 차별 등을 강조한 상원 의원의 발언은 ‘빌어먹을’ 엘리트 주의일 뿐이었다”면서 “증오가 또다른 증오로 이어지게 만든 사례에 불과하다. 다음 선거에서 그의 실패를 기원하고 싶게 만드는 발언이었다”고 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해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창 의원은 “연단에 올라 발언한 것은 실언이었다”면서 “나의 발언으로 인해 고통받은 많은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하지만 당시 발언의 의도는 하와이에서 성장한 동아시아인이 피부색 때문에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의 발언에 대해 저 역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나는 매우 저급한 수준의 발언을 했고, 이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을 것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지 학계에서는 당시 창 의원의 발언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하와이 주립대학교 마노아 캠퍼스 조나단 오카무라 교수는 “창 의원은 주민들의 힘이 모아져 근무하는 ‘선출직’ 공무원”이라면서 “그가 가진 학위가 아무리 멋진 ‘하버드대’의 것이라 해도 그것으로 인해 다른 동양인과 달리 자신을 취급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입을 열었다. 오카무라 교수는 이어 “그의 이번 발언은 오히려 동양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양산하는데 기여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 중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것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한편, 창 의원은 하와이 주의 오아후 섬 하와이 카이에서 다이아몬드 헤드 지역으로 이어지는 상원 9선거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그의 선거구는 하와이 주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와이 주 호놀룰루 시에서 출생한 그는 카할라 유치원, 카할라 초등학교 및 이올라니 학교 출신이다. 그는 이후 하버드대에 진학, 당시 하버드 로스쿨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장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2010년 초선 의원으로 호놀룰루 시 의회에 진출할 당시 그는 부동산법을 전공한 젊은 법률가로 먼저 알려진 바 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남성 중심 서사가 만들어 내는 차별적 세상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남성 중심 서사가 만들어 내는 차별적 세상

    지난해 11월 미국의 선거일을 앞두고 위키피디아에서는 작은 소동(목격자에 따라서 전쟁에 가까운 분란)이 있었다. 아이오와주 상원의원 자리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테리사 그린필드라는 여성 후보에 관한 항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흔히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글을 써서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특히 영문 위키피디아의 경우) 많은 자원봉사 편집자가 철저한 원칙과 룰을 바탕으로 올라오는 글을 검토하고 기준에 못 미칠 경우 편집하거나 삭제한다. 특정 인물에 관한 항목은 ‘전기’(biography)에 해당하기 때문에 영문 위키피디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엄격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키피디아는 아무나 자기 이름과 경력을 올리고 홍보하는 웹사이트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린필드의 경우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임에도 일부 편집자가 “자격에 미달한다”고 항목 생성을 거부하면서 “도대체 누가 어떤 기준으로 그걸 정하느냐”는 논쟁이 생긴 것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위키피디아의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까지 개입하게 됐고, 지금은 그린필드의 항목이 생겼지만 그 과정에서 위키피디아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작성자, 편집자가 남성 일색이라는 현실이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12개 언어로 된 위키피디아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90%가 자신을 남성이라고 밝혔다. 돈도 주지 않는 일에 왜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모여 글을 쓰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긴 논의가 필요하지만, 원인이야 어찌됐든 그 결과는 심각하다. 현재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특정 인물을 다루는 전기 항목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지나지 않는다. 즉 위키피디아는 남성들이 모여 남성에 관한 글을 쓰는 장소인 셈이다.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세계 최대의 집단지성 네트워크”는 남성들을 위한, 남성들의 사이트가 됐다.‘누가 작성하든 잘만 쓰면 되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넷플릭스의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에는 흑인 여학생인 주인공이 영문학의 고전들을 읽는 상급반 수업 첫 시간에 교사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생님이 나눠준 강의계획서에 등장하는 책 16권 중에서 14권을 남성 저자, 15권을 백인 저자가 썼다는 거다. 학생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세계를 보는 방식을 내재화하게 되는데 저자들이 대부분 백인 남성이라면 흑인 여성인 자신의 목소리는 죽어 버린다는, 당돌하면서도 정확한 지적이었다. 물론 드라마 속의 대사이지만 주인공의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강하게 제기된 주장이고, 벌써 많은 학교가 이를 받아들여 여성과 다양한 인종의 글을 수업에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내가 받은 교육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1980년대 후반에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수업 시간, 특히 국어 시간에 교과서에서 만나게 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남성 저자의 글이었다. 지금도 별로 개선된 것 같지 않다. 2018년 중학교 1학년 8개 과목 교과서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여전히 등장인물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한다. 그리고 국어 교과서에 실린 작품에서 이름이 밝혀진 저자 중 여성은 20%가 조금 넘는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은 남성이 만물의 중심이고, 여성은 남성에 의해 묘사되고, 인격을 잃고 객체화되는 세상이다. 오혜진 문화연구자는 김훈의 소설에서 여자들은 “늘 냄새로만 존재”한다고 비판한다. 김훈은 여성 등장인물들을 ‘가랑이의 젓국 냄새’, ‘젖냄새’ 등의 수식어로 묘사하고, 세월호 3주기를 기념한 글에서도 ‘젊은 어머니의 몸냄새’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에게 여성은 그저 자신의 후각으로 인지되는 살덩어리일 뿐이다. 그런 김훈도 같은 1940년대에 출생한 조정래에 비하면 거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작가처럼 보인다. 한국의 대표적인 대하소설로 꼽히는 ‘태백산맥’은 끔찍한 수준의 성폭력 묘사로 가득하다. 대부분 반드시 들어가야 할 장면이라서 넣었다기보다는 남성의 시각에서 즐기도록 묘사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이 겪는 인격 파괴보다는 폭력을 가하는 남성, 혹은 그 장면을 지켜보는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몸을 관찰할 뿐 아니라 심지어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이 가해자 남성을 기다리고, 성폭력을 당하는 중에 흥분하고 있다는 묘사까지 빼놓지 않는 태백산맥은 한국문학의 수치스러운 과거라 판단한다. 하지만 이 작가들을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그들이 작가가 되기까지 읽었던 책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성장하던 1950~1960년대에 여성 작가가 남성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글을 얼마나 읽을 수 있었을까? 김훈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여자를 “어떤 역할과 기능을 가진 인격체로 묘사하는 데 매우 서툴다”고 이야기했다. 그럼 안 쓰면 될 거 아니냐는 말이 튀어나오는 걸 꾹 참고, 그들이 여성이 쓴 글을 읽을 수 없었던 환경을 생각해 보자. 여성은 왜 등단하기 힘들었으며, 여성이 쓴 글은 왜 출간되지 않았을까? 그 답 역시 남성 작가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역시 1940년대생 소설가인) 박범신은 여성 소설가 정유정의 작품 ‘7년의 밤’에 쓴 추천사에서 정유정은 “그리스 신화 속의 여전사 아마존”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 이유는 정유정의 “힘 있는 문장과 압도적인 서사”가 “여성 작가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여러 문학적 함정들을 너끈히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라고 ‘칭찬’한다. 즉 남성의 문체는 여성의 문체보다 우월한데, 정유정은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남성적인 글을 쓰니까 추천한다는 얘기다. 나이 든 남성 작가들이 그렇게 (스스로) 감탄해 마지않는 남성적인 글이라는 게 맨날 여성의 살냄새 얘기, 젖가슴 타령이라는 점에서 남성적 서사가 좋은 글의 기준이라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지만, 어쨌거나 그들의 눈은 세상의 기준이 됐고,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가령 몇 해 전 한성숙 네이버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을 때 쏟아져 나온 기사들은 하나같이 그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을 가졌다고 썼다. 진부한 묘사를 사용한 게으름은 둘째 치고, 그가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의 대표 자리에 가기까지 해낸 업적과 보여 준 업무 능력도 그런 기사를 쓴 사람들 눈에는 그저 명절날 부엌에 앉아 묵묵히 전을 부치는 맏며느리의 장점 정도로 보였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어디에서부터 고쳐야 할까? 여성의 목소리가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자가 역사를 쓰기 전까지 모든 사냥의 역사는 사냥꾼을 위대하게 묘사할 것”이라는 격언처럼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를 소비하기 전까지 세상은 남성들만을 찬양할 것이고, 여성들을 찬양할 때는 ‘모성애’, ‘여성 특유의’ 따위의 족쇄를 붙일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서시장에서는 “남성 작가가 쓴 책을 여성 독자들이 읽는다”고 했지만 더이상 그렇지 않다고 한다. 남성들의 진부한 시각에 질린 여성 독자들이 여성이 쓴 책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는 남성 작가들이 이름을 약자로 숨기거나 여성 필명을 사용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어느 나라나 책을 사는 사람들은 여성이 압도적인 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남성 작가들은 갈수록 책을 팔기 힘들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다른 할리우드 스튜디오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여성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를 발굴해 일을 맡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전히 남성이 많지만 여성 감독과 프로듀서, 작가의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넷플릭스에서 만나는 작품 중에는 성평등적 묘사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 역시 작가와 프로듀서가 모두 여성이고, 에피소드의 감독들도 대부분 여성이다. 여성이 만들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대사였던 거다. 과거의 “명작”들이 차별적 묘사들 때문에 버림받는다고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인류의 절반에게만 기회를 줬을 때 나온 작품보다 앞으로 모두에게 기회를 줄 때 나올 작품이 훨씬 더 뛰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선 성차별적 작품들, 남성 중심의 서사로 자라나는 여자아이들의 사고를 제한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인류 사회는 보잘것없고 편견에 찬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때 비로소 성장하고 발전했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앤드루 양,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혐오범죄 맞서 뉴욕시장 후보 급부상

    “앤드루 양,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혐오범죄 맞서 뉴욕시장 후보 급부상

    ‘앤드루 양,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폴리티코 4일자(현지시간) 인터뷰 기사는 이런 제목을 달았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겪었던 차별에 관한 경험을 듣고 아시아계 정치인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현상 등을 짚었는데, 그가 “뉴스와 케이블 쇼 등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양의 패거리’(Yang Gang) 현상을 재조명하면서 그를 향한 세간의 관심을 소개했다. 지난 1월 앤드루 양(46)은 오는 6월 예정된 뉴욕 시장선거 당내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지금 한참 앞서가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욕시장 경선에서 양의 지지율이 당내 경쟁자들보다 두 자릿수로 높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에 뒤이어 출사표를 던진 흑인 정치인들의 도전도 일찌감치 뿌리쳤다. NYT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각성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다”며 “애틀랜타 사건 후 아시아계 증오범죄 증가세가 고정된 지지 정당 없이 부동층을 자처해 온 이들의 정치적 결속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탁월한 연설 능력이 인기의 주요 비결로 꼽힌다. 지난달 애틀랜타 마사지숍 총기 난사 사건이 터지고 길거리에서 가진 기자회견도 호평을 받았다. 그는 “뉴욕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자라나 항상 일정 수준의 괴롭힘, 보이지 않음(invisibility), 인종차별에 익숙했지만, 그것은 차츰 조롱이나 경멸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고, 훨씬 더 어두운 무언가로 바뀌어 갔다”며 자신이 차별에 공감하고 연대를 이끌어 갈 후보라고 강조했다. 또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뉴욕시장을 만드는 게 차별을 없애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양은 대만계 이민자 2세로 뉴욕주에서 태어났고,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다. 브라운대 경제학과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자 ‘벤처 포 아메리카’의 창업자다.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2017년 11월부터 뛰었다가 2020년 3월 조 바이든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했다. 당내 경선 때 18세 이상 모든 미국인에게 월 1000달러 보편적 기본소득(UBI) 지급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양 갱’이라는 헌신적인 온라인 팬층을 얻었다. 2019년 1분기 170만 달러로 시작한 후원금이 나중에는 4160만 달러까지 쌓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3선 제한 규정에 막힌 상태에서 치르게 된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30여명의 후보가 난립 중이다. 민주당 경선 승자가 11월 본선에서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체적인데, 양이 경선을 통과한다면 2013년 존 리우 뉴욕주 상원의원에 이은 두 번째 아시아계 시장 후보가 된다. 당선되면 아시아계 최초의 뉴욕시장이자, 1989년 당선된 역대 첫 흑인 데이비드 딘킨스 시장에 이어 두 번째 유색인종 뉴욕시장이 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고개숙인 아마존 “직원 어려움 고려 않고 주문에만 몰두”

    고개숙인 아마존 “직원 어려움 고려 않고 주문에만 몰두”

    미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배송 기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결국 시인하고 사과했다. 근무환경이 나빠 배송 기사들이 병에 소변을 봐야 할 정도라는 비판을 조롱으로 맞받아쳤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4일(현지시간) 배송 기사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주문 처리에만 몰두했다며 아마존의 기사들이 운전 중 때때로 플라스틱 병에 소변을 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거짓말이라고 부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해당 트윗 내용은 정확하지 않았으며 배송 기사를 고려하지 않고 화장실이 갖춰져 있는 주문처리센터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업무 환경에 대해 “업계 전반에 걸친 문제이며 코로나19로 공중화장실이 폐쇄되면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포칸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앞서 지난달 24일 “아마존 택배 노동자들이 시간당 15달러(약 1만 6900원)의 임금을 받으며,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트럭에서 빈 병에 오줌을 누고 있다“는 트위터 트윗을 올리면서 아마존에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아마존 배송 기사들은 시골 지역에서 화장실을 찾기 힘들 경우 이 같은 방법으로 생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그나마 있던 공중화장실마저도 폐쇄된 곳이 많아 이 같은 상황이 빈번해졌다. 이 같은 비판에 아마존은 트위터를 통해 “빈 병에 오줌을 누는 것을 정말로 믿는 것이냐”라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아무도 아마존에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관련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아마존에 대한 역풍이 불었다. “병에 오줌 누는 게 사실”이라는 트윗이 올라오고, 위장취업으로 아마존의 노동조건을 고발한 책을 펴낸 제임스 브루드워스도 “병에 오줌 누는 걸 발견한 사람이 나였다. 실제이니 믿어달라”고 가세하며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다 미국 탐사 보도 전문매체 인터셉트는 아마존 경영진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아마존을 궁지로 몰아 넣었다. 특히 이번 트윗 논란은 아마존 첫 노조 결성 투표 결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파문이 커졌다. 지난달 30일 아마존의 앨라배마주 베서머 창고에서는 5800명 노동자의 노조 결성 찬반 투표가 치러졌다. 개표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된다. 베세머 창고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방역 조치 미흡, 열악한 노동조건 등 불만을 제기하다가 지난해 7월부터 노조 설립을 추진해왔다. 투표 결과 노조가 결성되면 지난 27년간 무노조로 운영되던 아마존에 첫 노조가 생기게 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5명도 못 모이지만… 新가상현실선 2억명 함께 논다

    5명도 못 모이지만… 新가상현실선 2억명 함께 논다

    인기 모바일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 12월 트위터에 “포트나이트는 게임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하지만 12개월 뒤에 (정말 포트나이트가 게임인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말했다. 당시 그가 듣고 싶었던 대답은 포트나이트는 ‘게임 이상의 다른 무엇’이라는 말이었을지 모른다.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포트나이트의 가상현실이자 3차원 소셜미디어 공간인 ‘파티로얄’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게임 등 가상현실에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벌이는 현상을 지칭하는 개념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 바로 ‘메타버스’다. ‘10대들의 놀이터’나 현실과 동떨어져 사는 괴짜들이나 관심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가상현실은 새로운 경제모델을 창출하며 이제 ‘메타버스 이코노미’가 탄생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가상·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가상세계의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며 알려지게 됐다. 그보다 10년 전인 1982년 영화 ‘트론’ 등에서 이미 비슷한 개념이 소개됐다는 점에서 ‘스노 크래시’가 가상현실을 다룬 원조 콘텐츠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지만, 이후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나 게임들이 우후죽순 만들어지며 대중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영화 ‘매트릭스’나 닌텐도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마인크래프트’, 토종 소셜미디어 ‘싸이월드’ 등이 좋은 예다. 사실 가상현실은 정보기술(IT)이나 관련 문화 콘텐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아주 낯선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기존의 가상현실보다 이용자의 참여도가 높고 한 단계 진보한 개념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메타버스 신드롬’ 미국에서는 최근 가상현실 개념을 차용한 게임들이 인기를 끌며 메타버스가 주목받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은 지난달 뉴욕 증시에까지 상장된 ‘로블록스’다. 로블록스에서는 이용자가 아바타가 돼 다양한 게임에 참여하거나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이용자들이 기존의 다른 게임처럼 ‘게이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가 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로블록스 내에서 아이템이나 개발 게임 등 각종 상품을 사고팔 때는 가상화폐 ‘로벅스’가 이용된다. 이용자들에게 로블록스는 게임 이상의 또 다른 현실을 의미한다. 로블록스 이용자들은 친구들과 게임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 테마파크에서 놀 수 있고, 콘서트와 생일 파티 등도 즐긴다. 로블록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며 10대들에게 더욱 인기를 끌게 됐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로블록스 사용자는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9~12세 어린이 4명 가운데 3명이 로블록스에 가입돼 있다. 지난 1월 기준 한 달에 한 번 이상 로블록스를 즐긴 이용자는 2억명에 이르고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2시간 36분이나 된다. 앞서 소개한 ‘포트나이트’도 일종의 메타버스인 ‘파티로얄’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은 파티로얄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영화를 보거나 콘서트를 즐기는 등 또 다른 세상을 즐긴다. 특히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파티로얄에서 공개하며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 파티로얄에서 가수들이 신곡이나 뮤직비디오를 발표하는 사례는 이제 미국에서는 더이상 화제가 아닐 정도가 됐다. 메타버스는 정치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대선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게임 ‘동물의 숲’에는 선글라스를 낀 낯익은 중년 남성이 등장했다. 바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의 아바타가 게임에 등장해 유세를 벌인 것이다. ‘동물의 숲’을 좋아하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정치에서조차 가상현실과 실제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로 꼽혔다. ●한국도 메타버스 기반 비즈니스 속출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기반의 새로운 이벤트와 사업 아이템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SK텔레콤과 순천향대는 지난달 초 메타버스 공간에서 새 학기 입학식을 여는 가상현실 속 캠퍼스를 소개했다. SK텔레콤의 가상현실 플랫폼인 점프VR 내 ‘소셜월드’에 순천향대 본교 대운동장을 구현한 뒤 대학 총장과 신입생들이 ‘아바타’로 참여해 상견례를 나눈 것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워지자 가상현실에서 입학식을 연 것인데, 업계에서는 게임을 통해 알려진 메타버스가 교육이나 의료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 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네이버 계열사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제페토’는 가입자가 2억명에 달하며 세계 시장에서 로블록스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현실에서 다른 이용자와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제페토는 얼굴 인식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네이버의 IT가 총동원된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향후 글로벌 신규 투자를 전개할 사업으로 이커머스와 더불어 메타버스를 꼽고 있다.LG전자는 게임 ‘동물의 숲’에 LG 올레드TV를 알리는 가상공간인 ‘올레드 섬’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상현실에서 ‘노는’ 것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한 시도로 게이머들은 올레드섬을 방문해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고 제품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된다. 게임업계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컴투스는 최근 시각특수효과(VFX) 전문업체에 450억원대의 투자를 결정했는데, 메타버스 분야에서의 협업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됐다. ‘게임 한류’의 원조로 불리는 중견게임사 위메이드, 블록체인 기반 게임업체인 플레이댑 등도 앞서 메타버스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메타버스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인 AR·VR 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 세계 AR·VR 시장이 2019년 464억 달러(약 51조원)에서 2030년 1조 50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등 유명 IT 기업들은 이미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버스 이코노미의 미래는 코로나19 사태가 메타버스 신드롬을 만들었다면 반대로 현재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이 종식된 이후에는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게 될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이미 가상현실 내에서 소비하고 즐기는 ‘메타버스 이코노미’가 형성되기 시작하며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로블록스를 보면 메타버스의 경제적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로블록스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82억 6000만 달러(약 43조 3700억원)로 뛰며 초등학생들이나 하는 게임이라는 일각의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이 같은 가상현실이 만든 대박의 배경에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가상화폐 ‘로벅스’가 있었다. 디즈니랜드를 가상의 테마파크로 바꾸겠다는 틸락 만다디 월트디즈니파크 부사장의 발언은 이미 물리적 공간을 중심으로 한 사업 모델을 가상공간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시작됐음을 보여 준다.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속에서 가상화폐,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모빌리티, 스마트헬스 등 신기술들이 연결되면서 또 다른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짜’ 현실이지만, 이를 통해 나오는 수익은 ‘진짜’라는 의미다. 세계 최대의 아바타 소셜 플랫폼인 IMVU의 데런 추이 CEO는 포브스에 “사람들이 가상현실에서 아바타를 위한 장비를 사는 이유는 그것이 재미있고 몰입감을 주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사람들이 계속 머물기를 원하는 가상현실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오바마 “행크 에런 기리는 최고 방법” 트럼프 “공정선거 간섭, 야구 보이콧”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으로 막을 내린 듯 보였던 ‘우편투표 전쟁’이 다시 본격화됐다. 조지아주의 투표권 제한 입법에 미국프로야구(MLB)가 올스타전 개최지 변경을 결정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MLB 보이콧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적극 지지를 표명하며 대립했다. ●우편투표 등 유색인종 선거 참여 축소 의도 오바마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MLB가 시민 모두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입장을 취한 것을 축하한다. 위대한 행크 에런을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썼다. MLB가 올해 올스타전에서 지난 1월 영면한 ‘흑인 홈런왕’ 에런을 기릴 계획임을 빗대, MLB가 흑인 투표권을 제한하는 조지아주의 법안에 반격성 조치를 단행한 것에 찬사를 보낸 셈이다. 조지아주의 투표권 제한 입법은 신분 증명 강화, 부재자투표 신청 기한 축소, 드롭박스(이동식 투표함) 설치 제한 등을 담았고, 이는 유색인종의 투표를 줄이려는 의도로 평가됐다. 지난 1일 의회 통과에 이어 주지사도 서명을 마쳤다. 이에 전날 MLB는 오는 7월 13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려던 올스타전의 개최지를 바꾸고, 신인 드래프트 개최권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올스타전의 경제 효과가 3700만~1억 9000만 달러(약 418억~2145억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위터 등 194개 기업 투표권 보장 공동성명 트위터, 언더아머, 리바이스 등 194개 기업들도 정치권에 투표권 보장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전날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반면 트럼프는 전날 낸 성명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간섭하는 모든 기업과 야구를 보이콧하자”며 “(조지아주 선거규제 법안에 반대하는) 모든 회사들은 듣고 있나”라고 비난했다. 조지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지난해 선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바이든이 24년 만에 이겼고, 상원 2석도 민주당이 모두 가져갔다. 공화당이 2024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꼭 탈환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우편투표 확대로 대선에서 졌다고 보는 공화당은 총 47개 주 의회에 361개의 선거 규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에 조지아주는 우편투표 공방의 풍향계로서, 민주·공화당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메이저리그, 조지아주 투표권 제한 반대하며 애틀랜타 올스타전 개최권 박탈

    메이저리그, 조지아주 투표권 제한 반대하며 애틀랜타 올스타전 개최권 박탈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이 조지아주(州)의 투표권 제한 조처에 반발해 애틀랜타시에서 열려던 올해 올스타전과 신인 드래프트를 전격 취소하고 개최지를 다시 선정하기로 했다. MLB 사무국의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2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이번 결정은 스포츠로서 우리의 가치를 입증할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각 구단, 전·현직 선수, MLB 선수노조 등과 협의를 거쳐 애틀랜타의 올스타전, 신인드래프트 개최권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올스타전은 오는 7월 13일 애틀랜타 외곽 콥 카운티에 있는 트루이스트 파크(사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MLB는 또 “메이저리그는 모든 미국민의 투표권을 지지하고, 투표 제한행위에 반대한다”며 “메이저리그는 프로 스포츠 리그로는 최초로 지난해에 초당파 시민단체에 참가해 모든 이가 미국 사회를 형성하는 데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제도를 야구팬과 공동체가 시민의 의무를 수행하고 활발하게 투표 절차에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데 자랑스럽게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조지아 주의회는 지난달 말 공화당이 주도해 우편으로 부재자투표 시 신분 증명 강화, 부재자투표 신청 기한 단축 등을 담은 법안을 가결하고 지난 주 주지사가 서명했다. 투표를 하려고 줄을 선 이들에게 음식과 물을 나눠주면 처벌하는 조항도 들어가 투표권을 제한하는 악법이란 비난을 자초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프로선수들은 엄청나게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고 본다.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올스타전 개최 장소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개최권을 박탈당하면서 애틀랜타 경제는 결코 작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달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투션 보도에 따르면 경기장 주변 호텔과 모텔 등 많은 숙박업소들이 올스타전 기간 거진 예약이 다 된 상태라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보통 올스타전을 개최하는 도시들의 경제효과는 3700만~1억 9000만 달러로 평가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당장 연고 구단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성명을 내고 “깊이 절망하고 있다. 조지아주의 기업, 고용인, 팬들이 이번 결정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는 2016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성 소수자와 인종 차별의 금지를 제한하는 법안에 맞서 2017년 올스타전 개최 장소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변경했다. 미국프로풋볼(NFL)은 1993년 애리조나주 유권자들이 흑인 인권운동가를 기리는 마틴 루서 킹 데이의 유급 휴일 지정을 반대하자 슈퍼볼 개최지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로 옮긴 일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성명을 내고 “야구는 이미 팬을 엄청나게 잃고 있고 이제 그들은 유권자 신분 확인을 원치 않는다는 급진 좌파 민주당이 무서워 애틀랜타에서 올스타전을 안 한다고 한다”고 비난한 뒤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방해하는 모든 회사들과 야구를 보이콧하라”면서 코카콜라와 델타항공 등도 거론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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