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국 도청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이재영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마곡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6월 항쟁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19대 대선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05
  • 재계 빅4 ‘엇갈린 행보’

    재계 빅4 ‘엇갈린 행보’

    재계 빅4의 최근 분위기와 행보가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각각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속을 들여다 보면 삼성은 움츠리다 못해 이제는 침울하기까지 하다. 현대차는 ‘잘 나갈 때 미리 미리….’가 엿보인다.LG는 GS의 분가 이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며,SK는 기회를 적절히 포착하며 나홀로 전진이다. ●삼성 “납작 엎드려라” 지난 23일 저녁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앞길. 민주노동당의 길거리 연설회를 앞두고 민노당 당원과 삼성측이 시비가 붙었다. 그러나 바로 잠잠해졌다.“이건희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이제는 삼성이 세게 나온다.”고 민노당원들이 거칠게 항의하자 삼성측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삼성의 현주소다. 재계의 온갖 악재들이 삼성을 피해가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삼성에만 달라붙은 모습이다. 여기에 ‘동네 북’ 신세로까지 떨어져 재계의 ‘맏형’으로서 영 체면이 서지 않는다. 검찰은 옛 안기부 도청사건인 ‘X파일’ 수사로, 정치권은 이건희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추진으로, 청와대는 ‘금산법 봐주기’ 의혹 조사로 삼성을 옥죄고 있다. 마치 ‘지뢰밭 존’에 둘러싸여 나아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뚜렷한 해결책도 없어 오직 ‘시간아, 빨리가라.’거나 누군가의 중대 ‘결단’만을 기다리고 있다. 답답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지금은 ‘입’을 굳게 닫았다. ●현대차 “이참에 싹∼ 정비” 계열사 늘리기에 맛들였던 현대차가 최근엔 내부 정리에 들어갔다. 바깥 시선이 삼성에 쏠려 있는 이참에 ‘정의선 체제’를 한층 공고히 하고, 키운 덩치에 알맞게 내실도 다지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또 한번 ‘깜짝 인사’를 단행해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현대차는 최근 한규환 현대모비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5명을 새로 임명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을 비롯한 옛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출신의 ‘창업 1세대’들이 현역에서 물러난 점이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후계 체제를 염두해 둔 사실상 ‘물갈이형’ 세대교체로 받아들여진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만이 정몽구 회장의 1세대 가신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내부 정리에 이어 내부 전열도 강화했다. 정 회장은 미국 앨라배마를 찍고, 충남 당진을 거쳐 3년 만에 울산 공장을 찾았다.‘잘 나갈수록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자.’는 MK(정 회장) 특유의 힘 실어주기 행보로 보인다. ●LG “관심을 꺼주세요” LG는 GS 분가 이후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는 평가속에 차세대 추진 동력을 암중모색하고 있다. 사실 요즘 LG 안팎에서는 ‘1등 LG’의 구호가 외침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게 나온다. 줄어든 외형과 악화되는 수익성, 마땅한 신규 사업의 부재 등이 어우러지면서 일종의 절박감이 그룹 전반에 퍼져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LG는 어수선한 재계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여론의 관심엔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 이를 두고 ‘신성장 작품’을 내놓기 위한 산고로 해석하는 이도 없지 않다.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7월부터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시작으로 재계 총수들과 가진 만남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또 계열사의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실탄’도 LG가 ‘대작품’ 만들기에 나선것이 아니냐는 심증을 굳히게 하고 있다. ●SK “돌격 앞으로” 재계 분위기가 뒤숭숭해도 ‘분위기 메이커’는 있다. 요즘의 SK가 그렇다.4대그룹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며, 활기가 넘친다. 이른바 ‘SK 사태’로 한동안 움츠린 것을 비춰 보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매도 먼저 맞았으니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다.’는 ‘맞은 자’의 여유가 느껴진다. 더욱이 지난 2년간 ‘앓던 이’였던 소버린자산운용마저 쏙 빠졌으니 경영 행보에 거침이 없다. 이는 공격 경영에서 잘 드러난다.SK㈜는 지난달 인천정유를 인수키로 하고, 총 3조 2000억원을 들여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 또 가스 계열사의 지주회사인 SK엔론의 미국 엔론측 지분도 인수키로 했다. 이를 위한 자금 마련책으로 서울 서린동 본사를 판다. 일이 술술 풀려서 그런지, 최태원 SK㈜ 회장도 행동 반경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봉사 활동부터 생산 현장, 해외 경영세미나에 이르기까지 얼굴을 내미는데 꽤 적극적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착·발신 인증제로 도·감청 방지 가능”

    23일 정보통신부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휴대전화의 도·감청 방지대책을 집중 거론했다. 또 휴대전화의 감청을 합법적으로 가능토록 하는 법을 하루 빨리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휴대전화 도청(불법 감청)과 관련,“국가정보원이 2000년 9월 이후 휴대전화 도청을 중단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후 7개월간 계속됐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은 이와 관련,“실제 도청이 있었는데도 불구, 진대제 장관은 도청이 이론상 가능하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면서 진 장관의 견해를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이어 “국정원의 도청이 가능했던 휴대전화 CDMA2000-1X 이전 사용자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290만명”이라면서 “발표대로라면 이들도 도청을 당한 것이 아니냐.”며 도청이 근절됐다는 정부의 주장을 질타했다. 열린우리당 권선택 의원은 “휴대전화 도·감청에 대한 정통부의 후속대책이 뭐냐.”고 물었다. 진 장관은 “휴대전화 발·착신인증제를 도입하면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진 장관은 “이를 위해서는 통신회사가 7000억∼8000억원 정도 추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어 “인터넷전화(VoIP)도 해킹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감청 역시 가능하다.”며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진 장관은 “인터넷전화는 인터넷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킹 공격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럴 경우 도·감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비화 기능을 갖추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석준 의원 역시 도·감청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정보기술(IT)의 이같은 무서운 역기능에 대해 정통부가 충분히 이해를 하지 못해 겪지 않아도 될 병폐와 역기능을 겪고 있다.”며 진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진 장관은 “뭘 사과하란 말이냐.”며 버티다가 도청 이야기가 나오자 “국정원의 도청에 대해 국무위원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 피해갔다. 김 의원은 또 국가기관이 합법을 가장한 휴대전화 도·감청을 방지하기 위해 암호 키를 몇 개의 기관이 나눠 갖는 방안을 제안했다.김 의원은 “정통부에는 암호화와 키 복구 시스템을 관장하는 부서가 없다.”면서 “암호화 촉진법을 제정해 여러 기관이 합쳐야 암호 키를 풀 수 있는 방안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성옥 정보화기획실장은 “암호 키는 지난 99년 시도했는데 시민단체가 반발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합법 감청을 위한 법 제정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국가안보와 범죄수사 등을 위한 합법적 감청은 필요하며 감청 능력이 지금보다 증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미국의 경우 1994년 칼레아(CALEA)법을 제정, 합법적인 감청이 가능하도록 통신사업자의 협조 의무를 구체화했다.”면서 “우리도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면 합법 감청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합법적 감청을 도입할 때 수사기관에 의한 도청 남용을 방지하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 (10) 한국 인권의 갈길-좌담회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 (10) 한국 인권의 갈길-좌담회

    우리 인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모색해 본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시리즈를 마친다. 마지막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곽노현(사진 왼쪽) 사무총장 및 아름다운재단 박원순(오른쪽) 상임이사와의 좌담을 마련했다. 서울신문 황성기 사회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인권전문가는 “인권 상황은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초보적 단계이며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제도·의식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 합의와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자 먼저 우리 사회의 인권 상황을 총체적으로 진단해 본다면. ●곽노현 사무총장 인권위 출범 이전에는 피해자와 인권단체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인권이 발전해 왔다면, 이후에는 인권단체들이 문제제기자로 활동하는 가운데 인권위를 중심으로 법제·관행의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얼마 전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우리나라의 인권수준을 세계 58위로 발표했다. 좀 박한 순위가 아닌가 싶지만 인권위 진정내용과 각종 실태조사를 통해 보는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그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다만 민주화의 진전과 활발한 시민사회, 인권위의 활동 등으로 빨리 개선될 수 있는 조건은 갖추고 있다. ●박원순 상임이사 과거의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침해, 정치적 억압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국제 순위로 58위 정도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 국가보안법과 사회보호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고, 검찰 조사 때 변호사 입회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 등 인권 침해가 온전히 일어날 가능성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경제적 권리로서의 인권이라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도세 못냈다고 갑자기 물이 끊어지고, 임대료 안낸다고 단전시키는 상황이다.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문제도 심각하다. 과거에 비하면 좋아졌지만 미래지향적 글로벌 스탠더드로 본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자 현재 우리 사회의 인권 현안으로 굵직하게 거론될 수 있는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곽 총장 극빈층의 생존권 문제, 비정규직 차별, 장애인의 이동·교육·노동권, 시설생활자의 인권, 사병 및 전·의경 인권, 학생인권, 양심적 병역거부 그리고 사상적으로는 국보법 문제가 있다. 이런 전통적인 문제들뿐만 아니라 생명윤리와 관련된 문제, 프라이버시 문제, 특히 정보수집기관의 도·감청 문제 등도 새롭게 대두되는 현안이다. ●박 이사 인권의 ‘목록’이 아직도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 정치적 권리나 시민적 자유 같은 것은 이미 보장됐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방심하면 언제든 날아가 버릴 수 있다.9·11 테러를 겪으면서 기본적 권리가 매우 퇴보하고 있는 미국이 좋은 예다. 충분히 확보되지도 않았지만,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다면 80년대 많은 이들이 피흘려 이룩한 자유마저 잃을 수 있다. 경제적 권리에 대해서는 국민과 정부 모두 박약한 것이 문제다.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을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고 헌법에 나와 있는데도, 법원이나 정부는 ‘예산이 있으면 주고 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헌법이 규정하는 것을 하위법이나 정부가 안 지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귀기울이지 않았던 소수자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예컨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총을 안들겠다는 것이지 병역을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복무를 시켜줘야 하는 것이 맞고, 이는 안보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다. 과거 우리의 ‘둔탁한’ 눈으로 보지 못했던, 매우 중요한 새로운 인권의 목록들이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예술적·문화적 요소들이나 환경권 역시 인권의 범주다. 인권 현안이란 몇가지로 말할 수 없고, 총체적인 문제이므로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곽 총장 사실 정보화·노령화·세계화·생명공학·대테러리즘 시대는 만만치 않은 구조적인 인권문제를 안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도·감청 기술도 발달하고 생명윤리 문제도 대두하는 식이다. 말하자면 기존의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고, 오히려 새로운 위협 요인들이 등장하는 시점이다. 인권의 기본개념인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여러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 필요한데, 이들은 서로 연결돼 있어 하나가 약해지면 다른 것도 위협을 받는다. 우리가 새로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인 상황에 대해 끊임없는 감시와 경계가 없으면 인권은 발전하기 어렵다. -사회자 효율성을 위해 최소한의 인권침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도청이나 CCTV(폐쇄회로) 문제가 그렇다. 이런 상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곽 총장 인권을 ‘공공복리’와 같이 추상적인 것들과 계량할 때 매우 신중하고 보수적이어야 한다. 인권은 한번 뒤집히면 회복이 매우 어려운 속성을 갖고 있다. 도청 문제를 보면, 국정원은 국가정보를 위해 기본권 침해를 업으로 하는 기관이지만, 또한 이를 위해 매우 엄격한 법적 통제가 있어야 한다.CCTV도 마찬가지다. 허용한다 해도 법적 통제가 있어야 한다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도시가 CCTV로 연결돼 있다면, 이것은 전자팔찌 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 이사 정보·수사기관이 도청이나 CCTV에 의존하는 것은 정보나 자료를 편리하게 얻고자 하는 의도다. 얼마든지 과학적이고 정당한 방법들이 있는데도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단지 ‘쉽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 고문으로 진술을 편하게 받으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예전에 사르트르가 ‘도시에 시한폭탄을 설치한 혁명가들을 고문해 그 위치를 밝혀 여러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으냐.’ 하는 철학적 문제를 던진 적이 있는데, 결론은 ‘그래도 고문은 안된다.’는 것이다. 쉽게 허용한다면 끊임없는 인권침해의 명분을 만들어 준다. 그것이 과거 역사에서 나타난다. 범죄를 예방하려면 모두에게 전자팔찌를 채우면 된다. 편의주의적 발상의 연속이다. -사회자 사형제·국가보안법 등을 둘러싼 보수·진보 진영간 시각차를 좀처럼 좁힐 수 없다. 해법이 없을까. ●박 이사 인권에 관한 한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없다고 본다. 보수라고 인권을 생각하지 않고 진보라고 국가안보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마주앉아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대립하는 듯 보이는 것이다. 우리가 사형이나 국보법 문제를 제대로 토론해 본 적이 있었나. 또한 국보법이 어떻게 이념의 문제인가. 진리의 문제이며 팩트의 문제다. ●곽 총장 인권은 최소한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고, 진보와 보수가 공유하는 공통의 가치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권이 인간관·사회관과 별도로 존재할 수는 없으므로,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치충돌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그 정도의 복잡 미묘한 주제들이 담겨져 있는지 의문이다. 비정규직이나 국보법 문제는 더 큰 공통의 언어로 볼 수 있다. 생명윤리 등 보다 복잡 미묘한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 거론되는 정도는 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박 이사 북한인권을 보는 차이는 이념의 문제보다는 불신의 문제다.‘왜 북한 인권에 침묵하느냐.’‘그동안 인권탄압에 침묵하더니, 북한 정권의 붕괴를 위한 정치적 목적 아니냐.’는 식으로 서로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다. 사실 과거에 인권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관심 없을 리 없는데, 의심과 적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사회자 아직 초보적인 인권 상황을 한 단계 끌어올려 인권선진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이사 우선 제도의 측면이 중요하다. 아직도 군사정권에서 만든 악법들이 여전히 존재하거나 개정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재심제도는 혁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사업이 실패한 사람은 재기할 수 있어도 사법의 심판을 잘못받은 사람들은 재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 하나만 봐도 여전히 끔찍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의식의 문제에서는 인권단체의 역할과 인권교육이 중요하다. 외국 대학의 법대에는 인권 관련 과목이 여럿 개설돼 있는데, 한국은 어떤가. 인권 전문가들이 많아져야 하고 지자체마다 인권담당관도 있어야 한다. ●곽 총장 인권교육의 제도화는 매우 시급하다. 법집행기관 종사자들, 검경, 군교관, 교사 등의 인권교육은 아직 매우 형식적이다. 기업 역시 고용차별이나 인권감수성과 같은 교육이 거의 안 돼 있다. 이런 것을 기획·조직·개선하는 것이 인권위의 중요한 책무다. 그러나 인권위는 4800만명의 인권을 위해 200명이 종사하고 있을 뿐이다. 인권이 중요하면 투자해야 한다. 연목구어(緣木求魚)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는 인권단체의 열정과 헌신성에 기대했지만, 인권은 본래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며, 우선순위를 놓고 인력과 재원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보장을 위한 투자 없이 법제개선이나 인권교육을 통한 의식변화 노력은 적지 않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리 이효용 나길회기자 utility@seoul.co.kr
  • [발언대] 정보기관 윤리성 회복 노력 절실/김택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명예논설위원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지 않고 군주에게 속해 있었던 군주국가 시대에는 시민들의 정치·행정 참여가 허용되지 않거나 제한적이었다. 모든 권한이 군주에게 집중되어 있어 권한 남용의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수단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났다. 사후적이지만 사관들에 의한 사초(史草))에 근거한 역사 기술의 사실화 작업이 행해진 것도 그 중의 하나다. 신료들은 통치윤리 및 관례 등을 들어 군주의 중요한 정책결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때로는 사실상의 견제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현대에 와서는 국가정보기관이 일반정치 지도자나 언론인 등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국가기밀에 관한 비밀정보를 독점하게 됐다. 때로는 그러한 강제력 수단이나 비밀정보를 정보기관 자신이 자기합리화나 정당성을 위하여 동원하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정보부패 내지 정보윤리의 실종이라고 본다. 최근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 일각에서 불법도청 파문을 계기로 국가정보원의 활동 임무 기구 등을 새롭게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냉전종식 이후 신안보 위협으로 등장한 세계적 테러나 마약 국제범죄 등은 매우 심각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뉴올리언스시의 재난이나 영국의 지하철 테러,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국제범죄 등은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음을 말해준다. 먼저 국가안전과 재난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역량을 선진적·과학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정책추진이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은 9·11테러사건 이후 15개 부문의 정보기관을 총괄 조정하는 국가정보위(DNI)를 설립하여 가동하고 있다. 영국도 보안부(MI5)와 해외정보부( MI6)의 정보를 총리에게 보고하도록 조정하였다. 일본 또한 총리 직속의 보고체계라든지 자위대의 해외 정보수집 강화를 명문화하였다. 그런데 우리 정보기관들은 과거 기관의 속성상 성과 또는 건수 올리기식 행태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공조를 기대할 수 없었다. 국내·해외 별도조직에 의한 경쟁적 정보활동 및 정보 미공유로 인한 정보왜곡 현상조차 발생했던 것이 사실이다.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은 소련의 의도에 대해 서로 상반된 보고서를 작성하여 정보 사용자가 선택의 문제에 봉착하였다. 해외와 국내정보로 이원화된 이스라엘 모사드도 중동전 당시 정보독점으로 인하여 이집트의 침공에 대한 조기경보에 실패한 우를 범했다. 따라서 국가의 안보와 국익을 생각하는 정보의 통합과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 방향으로 국가정보원이 개편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보기관이 과거의 권위주의적 업무 자세에서 탈피하여 스스로를 낮추고 시민들로부터 자발적인 협조와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윤리성 회복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변화된 정보환경에 맞도록 정보업무 방식이나 정책평가 기능도 혁신할 시점이다. 김택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명예논설위원
  • [재계 인사이드] 삼성 ‘시련의 계절’

    삼성이 시련의 연속이다.‘X파일 후폭풍’이 눈덩이처럼 확산되면서 3개월 만에 고개를 납작 숙였다. 그렇다고 해서 뾰족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한숨만 내쉰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건강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삼성으로서는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이 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돼 곤혹스럽다. 또 이 회장의 출국 시기가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답답함을 더한다. 검찰과 정치권이 이 회장을 타깃으로 할 조짐을 보이자 건강을 핑계 삼아 해외로 도피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시중에 돌아서다.●김용철 前법무팀장 한겨레行 여기에 김용철(변호사) 전 삼성 법무 팀장이 반(反)재벌 논조를 펴온 한겨레행(行)을 택해 삼성으로서는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김 변호사는 도청테이프로 삼성을 협박한 재미동포 박인회씨를 수차례 만나 당시 삼성의 사정에 누구보다 정통한 인물이다.또 그는 1997년부터 삼성의 각종 법적 현안을 다루면서 삼성의 치부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으며, 사실상 삼성에서 ‘팽’을 당한 처지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재 스카우트의 대명사인 삼성이 거꾸로 당한 꼴”이라며 “김 변호사의 한겨레행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의 확대도 삼성의 고민거리다. 지난달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의 소환 조사에 이어 최근엔 삼성의 ‘금고지기’인 김인주 구조조정본부 사장도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검찰이 본격적으로 삼성에 칼날을 세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더구나 김 사장은 검찰로부터 세풍 수사기록을 토대로 추궁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검찰이 사실상 도청테이프의 내용을 근거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기 때문이다.●검찰, 李회장 겨냥 수순 밟기? 검찰은 이뿐 아니라 참여연대가 고발한 삼성의 기아차 인수 로비 의혹도 수사에 나서고 있다. 검찰이 결국 이 회장을 겨냥한 수순을 하나씩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또 지난달 말 삼성에버랜드의 지분변칙 증여 의혹 사건과 관련해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과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의 대(對)삼성 강경 입장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를 겨냥한 금융산업구조개편에관한법률(금산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룰 예정이어서 삼성은 이래저래 시달리는 신세로 바뀌었다. 삼성이 향후 이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알뜰살뜰정보]

    ●수협(shop.suhyup.co.kr)은 인터넷 활어회 판매를 시작했다. 회를 주문하면 3시간 내에 가정이나 사무실로 배달해준다. 배달 가능지역은 서울시 전역, 과천시, 하남시, 일산, 분당 등이다. 광어 1㎏가 3만 2000원, 도미 1㎏가 3만 4000원이다. 야채, 양념, 매운탕 재료까지 아이스팩에 넣어 갖다준다. ●워너 홈 비디오 코리아는 오는 10일 오후 2시와 5시에 대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미국 TV시트콤 ‘프렌즈’로 생활영어를 배우는 무료특강을 안병규어학원(www.abkenglish.com)과 함께 연다. 어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300명을 받는다.30일까지 프렌즈 시즌 1∼9를 50% 할인, 각 3만 3000원에 판매한다. ●한국쓰리엠은 다음달 16일까지 ‘코맨드’사용 후기와 활용 아이디어를 받아 경품을 준다. 코맨드는 수납 및 정리정돈을 도와주는 강력 양면 테이프. 인테리어 개조 지원비 50만원(2명)·150만원(1명), 코맨드 집안정리 제품 5종 세트(997명) 등을 내걸었다. 이메일(diy3mkorea@mmm.com)과 우편으로 접수 가능하다. ●하인즈(www.heinz.co.kr)는 13일까지 자사 참치제품을 이용한 요리법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한다.1 2 3등에겐 각각 휘슬러 프로 압력밥솥(40만원 상당), 휘슬러 솔라 전골냄비(30만원), 휘슬러 프라이팬(20만원)을 경품으로 준다. 입상자 20명에겐 하인즈 전 제품 20가지를 전달한다. ●아이세이브존(www.isavezone.com)은 30일까지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미니어처를 최고 80%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명품 화장품 미니어처 초특가전’을 진행한다.SK-Ⅱ,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랑콤, 인나수이 등 모두 12개 해외 브랜드 기초화장품과 메이크업, 향수 미니어처가 1만 9000∼7만원. ●옥션(www.auction.co.kr)은 홈페이지 새단장을 기념,6일까지 옥션을 퀴즈형식으로 속속들이 체험하는 이벤트를 연다. 퀴즈를 모두 맞힌 정답자 304명을 추첨, 선물도 준다.SKY텔레텍의 위성 DMB전화(IMB-1000), 로봇청소기, 후지 디지털카메라 파인픽스 Z1, 아이리버 MP3플레이어,SK-Ⅱ 화장품 등이다. ●리바이스키즈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오픈기념으로 우수고객 초청 특별 경품행사를 갖는다.4일까지 DM 지참 소비자에게 10% 할인혜택과 경품 응모권을 주는 것. 경품은 리바이스키즈 엔지니어드진,501바지,3만원 상품교환권 등. ●CJ홈쇼핑은 3일 오전 11시30분∼오후 2시10분 ‘경상북도 특산물전’을 생방송한다. 대구의 경북도청 앞마당과 스튜디오를 연결하는 이원방송이다. 안동 간고등어, 의성 마늘, 울릉도 오징어, 영주 풍기홍삼절편, 예천 옹골진 알찬미 등이 판매된다. ●G마켓(www.gmarket.co.kr)은 22일까지 삼성,LG,HP, 소니, 도시바 등 유명 브랜드 데스크톱, 노트북을 할인 판매하는 ‘브랜드별 인기상품 노마진 특가전’을 진행한다. 카시오 전자사전을 구입하면 캐논 프린터나 노트북 가방을 사은품으로 준다. ●목동 행복한세상은 3∼4일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한 ‘추석맞이 사랑의 대바자’를 연다. 먹을거리 장터와 더불어 죠프 가을맞이 초특가전, 아디다스 의류·용품 특별기획전, 바지 특집 남성 신사복 균일가전, 아동의류 특가전 등 행사도 푸짐하다.
  • [데스크시각] ‘장관 제조공장’은 이제 그만…/곽태헌 경제부 차장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문제있는 장관들이 나올 때마다 인정사정없이 경질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스트레스가 조금은 해소됐는지 모르겠지만, 자동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뉴스로 경질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장관이 있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개각이 잦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출범 때의 장관중 오인환 공보처장관만 남았다.”는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오 장관은 언제부터인가 유일한 출범 멤버라는 ‘희소성’ 때문에 YS와 유일하게 임기를 같이하는 기록을 갖게 된 면도 있다고 한다.YS는 취임 초 “임기를 같이하는 장관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YS때와는 달랐다. 문제가 있는 장관이라도 감싸는 편이었다. 남들이 잊을 만하면 다른 인사들과 함께 물타기식으로 문제있는 인사를 정리하는 쪽이었다. 물러나는 쪽을 배려한 셈이지만 DJ시절에도 장관들의 평균 수명은 YS때와 별 차이는 없었다. DJ와 임기 5년을 같이한 장관은 없었지만 색다른 기록은 나왔다.DJ와 같은 전남 목포 출신의 전윤철 현 감사원장은 DJ 임기 5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예산처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등 장관급 이상 고위직을 차례로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떠나는 사람을 배려한다는 면에서 DJ에 가깝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03년 2월27일 조각(組閣)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안정된 부처에서 새로운 활력과 창조적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할 때에는 2∼3년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개혁과 안정이 필요할 때에는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국가정보원의 도청과 관련해 국회에서 “불법 감청할 수 있는 사람은 기껏해야 1000명도 안 된다.”고 정신나간 듯한 답변을 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만 출범 때의 멤버다. 노 대통령은 또 취임 초 기자회견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장관 평균 재임기간이 20개월, 전두환 대통령 때에는 15개월, 노태우 대통령 때에는 13개월, 김영삼 대통령 때에는 11개월,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12개월이었다.”면서 “이래서 장관이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몇차례 말했다. 좋은 지적이었지만, 노 대통령 시절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2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YS나 DJ시절보다 나을 게 없는 셈이다. YS때의 장관은 112명,DJ때의 장관은 96명이다. 임기 절반이 지난 노 대통령 시절 장관은 48명이다.YS때 장관급 부처가 가장 많았다. 이처럼 과거정부나 현정부나 마치 ‘장관 제조공장’처럼 된 것은 큰 문제다. 유능한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하는 사례다. 능력보다는 지역간이나 정파간의 안배로 장관자리를 내주고, 선거에서 낙선한 인사에게 자리를 주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아닐까. 또 장관자리를 국회의원선거나 광역단체장선거,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인사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거나 ‘경력관리용’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한 뒤 2기를 같이할 일부 장관들을 임명하면서 같이 기자회견을 했다. 물론 장관을 치켜세웠다. 당시 미국에서 연수중 이런 광경을 보고 무척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수석이 간단히 신임장관을 발표하고, 보도자료를 청와대 기자실에 뿌리는 것으로 끝나는 우리와는 달랐다. 미국의 문화가 우리와는 다른 것도 한 요인이겠지만, 미국은 그만큼 장관들이 자주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처럼 시도 때도 없이 장관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이 나와서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테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장관은 5년째 부시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단임으로 끝날 때에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장관들은 너무 많고,2기까지 연임하는 장관들도 적지 않다. 대통령과 2기를 같이하는 장관이 있다는 것은 뉴스도 아니었다. 권위도 있고, 무게도 있어야 할 장관이라는 자리가 우습게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언제쯤이면 우리나라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장관들이 쏟아져도 얘깃거리가 안 될까. 곽태헌 경제부 차장 tiger@seoul.co.kr
  • [국제플러스] 美정계도 도청 논란 휩싸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가에서도 유력 정치인에 대한 도청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는 24일(현지시간) 전화 내용을 도청당했다며 관계 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뉴욕포스트는 파타키 주지사의 통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입수, 내용을 보도했다. 현행 뉴욕주 법에 따르면 통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전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다. 파타키 주지사는 “누가 전화를 도청했든 그는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전화 도청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6) 양심적 병역거부의 해법(타이완)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6) 양심적 병역거부의 해법(타이완)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가 충돌하고 있다. 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스스로 감옥행을 선택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국민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7.5%만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다.5년 전부터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한 타이완을 찾아 도입 과정과 복무 실태를 살펴봤다. ■ 대체복무자의 힘겨운 하루 |타이베이·타이중 나길회 특파원|군대생활보다 더 힘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군대에 갔다 온 남자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런 심리 때문이다. 아무리 양심적이고 종교적이라고 해도 병역거부를 군복무 기피 수단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를 살펴보면 이런 생각은 바뀌게 된다. ●장애인 돌보면서 관절염으로 고생도 “체력 소모만 놓고 본다면 군대 간 친구들이 더 힘들겁니다. 하지만 대체복무도 이에 못지 않게 어렵고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타이베이(臺北)시 양밍(陽明)산 자락에 자리잡은 ‘시립 장애인 보호소’의 한 교실. 미술치료 수업 중이지만 대체복무자 리런지에(21)는 누구보다 분주하다. 지도교사와 함께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줘야 할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도 데려다 줘야 한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리의 몫이다. 불교신자로 병역을 거부한 그는 “하루가 정신없이 간다.”며 웃어보였다.15∼60세 장애인 400여명이 생활하는 이곳에는 200여명의 직원 외에 리와 같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물품관리와 같은 행정업무와 더불어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장애인들을 뒷바라지하는 게 군복무보다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다른 대체복무자들을 보면 알게 된다. 대체복무자인 밍청강(明成剛·21)은 이곳에서 근무한 뒤 관절염을 앓게 됐다. 장애인들을 계속 업어서 옮겨 주다 보니 다리에 탈이 났다. 밍은 “대체복무자들은 한마디로 장애인들의 손발이 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소변을 받아내기도 하고 감정조절이 안되는 일부 장애인한테 맞는 일도 있다. 천이밍(陳一銘·24)은 “총을 들지 않아도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가 돼 있지만 신앙의 힘이 아니라면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군대 간 친구들도 이해해줘” 타이완의 대체복무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2000년 5월 시작됐다. 지금까지 이 제도로 교도소행을 면한 이들은 119명.33만군에 비하면 적은 숫자라 군 전력에는 손실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다. 대체복무자들의 일은 다양하다. 독거노인을 돌보는 일과 홍수와 같은 재난 구조 활동에도 투입된다. 타이완 중남부의 타이중 도청 사회국 왕슈옌(王秀燕) 국장은 “1999년 대지진 복구 작업에서 대체복무자들이 큰 활약을 했다.”면서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이들은 성실하기로 소문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한 친구들도 대체복무자들을 인정하고 이해한다고 한다. 타이중 도청에서 근무하는 대체복무자 류카이이(劉凱逸·22)는 “대체복무제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친구들이 몇명 있었지만 국가를 위한 봉사로 수긍하게 됐다.”고 전했다. ●철저한 심사로 병역기피 논란 차단 타이완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 제도를 도입하는 데 ‘가짜 지원’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그래서 철저한 대책을 준비했다. 내정부(우리나라의 행자부), 국방부, 학계, 종교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중앙대체복무심사위원회에서 신청자의 신앙, 동기, 심리 등을 엄격히 심사하고 있다. 심사 후 종교 사유를 가장해 대체 복무를 신청한 것이 발각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대체복무 기간은 일반 복무보다 기간을 더 길게 했다. 중타이리(鍾台利) 역정서(우리나라의 병무청) 서장은 “지금까지 위장 신청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다.”면서 “제도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없어 초기에 1.5배 더 근무시켰던 것을 2003년부터는 일반 대체복무자는 2개월, 종교 사유 대체복무자는 4개월 더 근무토록 바꿨다.”고 말했다. kkirina@seoul.co.kr ■ 대체복무制 시행서 정착까지 |타이베이 나길회특파원|만 5년이 지난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도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지엔시지에 평화추진기금회 집행장은 “군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가는 것은 가혹하다.”면서 “지난 5년간 이들을 구제하면서 타이완이 잃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를 입법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당시 입법위원(우리나라의 국회의원)이었던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1996년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주장했던 그는 법안을 발의하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을 이끌어냈다. 각계각층, 특히 입영을 앞둔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거둔 성과다. 그는 “몇백명이 빠져도 국가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 이들은 ‘병역기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다면 한국에서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를 도입하는 데 지엔시지에가 있었다면 이를 정착시키는 데는 중타이리(鍾台利) 역정서 서장이 있었다. 대체복무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군대에서는 양이지만 사회에서는 맹수”라고 표현했다. 군대에 가기를 거부하는 그들도 대체복무에서는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왜 어렵게 생각하는 모르겠다.”면서 “현대전은 화력전이 아님을 주지시켜 군력 감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복무기간을 길게 해서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확실한 심사단체를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년 동안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전혀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2000년 당시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슈아이화민 현 입법위원(국방위원회 소속)은 “위장지원과 같은 문제는 없었지만 근무지역의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모 재단에서 일하게 된 일부 대체복무자들이 재단의 일반 직원들이 받는 배당금을 받은 일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비전문가인 대체복무자들을 전문성이 필요한 최일선 현장에 배치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방부 출신인 만큼 군력 감축에는 신중한 그이지만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다.“징병제 하에서 ‘공평’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들을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한국에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kkirina@seoul.co.kr ■ 미국·프랑스등 38개국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1948년 유엔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8조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사상·양심 및 종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이후 유엔은 지속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법과 관행 검토를 요청했다. 지난해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을 포함한 유엔인권위 53개 이사국은 캐나다, 영국 등 34개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 공동 제안 국가에는 내전을 겪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이 포함돼 있다. 대치 상황이 반드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유엔에 1997∼2000년 보고된 각국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국가는 프랑스, 미국, 러시아, 독일 헝가리 등 38개국에 이른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관행적으로 이들이 총을 들지 않도록 배려하는 국가도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의 경우 군지휘관이 여호와의 증인을 군 취사 담당 등과 같은 비전투적 복무에 배정하고 있다. 또 유고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자는 비무장 복무를 허락한다. 콜롬비아도 전투나 적대행위에 참가하지 않고 병역을 마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스포츠 X파일’은 필요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유도회 관계자로부터 일본 유도협회가 한국 고교 유망주들의 특기와 약점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놀란 적이 있다. 한국 대표팀이 국제경기에서 패할 때마다 주요 원인으로 늘 꼽히는 것이 해외 정보 부족이다. 매번 지적되면서도 고쳐지지 않는다. 물론 정보를 수집하기는 한다. 그러나 다급할 때 잠깐 사용되고 담당자가 바뀌면 모두 사라진다. 정보자료는 분석되고 분류돼 축적되지 않으면 매번 다시 만들어야 한다. 결국 비용은 비용대로 지출하면서 정보의 활용가치는 떨어진다. 축구와 야구는 내년에 모두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축구는 2002년의 4강이 홈그라운드의 텃세와 운 덕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주어야 한다. 야구는 올림픽에서 퇴출된 우물안 종목이라는 불명예를 벗어야 한다. 따라서 필요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축구대표팀 감독을 교체하자면 전세계 주요 지도자 데이터베이스에서 한국에 필요한 자질을 갖춘 감독과 현재의 계약 내용이 검색될 수 있어야 한다. 야구도 국내 선수나 감독이 월드컵 무대에서 다른 나라와 맞서려면 상대 타자가 직구를 잘 치는지 변화구에 강한지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스포츠 단체들은 이런 데이터베이스의 필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따라서 인력도 경험도 부족하다. 1990년쯤 필자는 주한 미 대사관의 경제담당 참사관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공개된 정보만을 기초로 설명해 주었고 그는 보고서를 제출해 상관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고 했다. 그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한국 스포츠 산업에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거나 미국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참고 자료로 이용됐을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눈길이 국정원의 도청 파동에 쏠려 있다.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정원은 정치 사찰이 아니라 경제 발전에 필요한 정보 수집에 치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국정원의 정보 덕분에 산업에 도움을 받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있었어도 비밀이라서 몰랐기를 바란다. 국정원이 비록 과거의 도덕적·법적인 잘못으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정보를 다루는 실력은 국내 어느 조직보다 탁월하다. 이들 인력과 경험이 짧게는 승리를 위해, 길게는 스포츠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준다면 지금처럼 빗발치는 돌팔매질 가운데 한두 개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90일 ‘하안거’ 수행끝낸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수행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수행이 아닙니다. 돈을 멀리하고, 잔꾀를 부리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정성을 다해 노력해야만 자신을 이길 수 있습니다.” 스님들의 여름수행인 하안거(夏安居) 해제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만난 송광사 방장 보성(菩成) 스님은 하안거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선풍기도, 휴대전화도 없이 매일 새벽 3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규칙적으로 이뤄지는 하안거 수행은 불교의 전통이자 자부심이다. 아침식사는 죽, 점심식사는 발우공양, 저녁식사는 소식하면서 90일을 지낸다. 보성 스님은 기자들을 반기며 “불교를 이해하려면 부지런해야 하고,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나’를 앞세우면 ‘전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위축돼 좋은 의견이 나올 수 없다는 것. 요즘 세상이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해 정당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고 걱정했다.“돈만 밝히고 내놓지 않는 ‘고급병신’이 너무 많아요. 차라리 의로운 패배자가 되는 게 낫지….” 불교계도 돈 때문에 발전이 없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돈이 있어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 차라리 돈이 없는 것이 낫습니다. 이 썩은 곳에서 어떻게 헤엄쳐 나가야 하나 고민입니다.” 최근 불거진 ‘도청문제’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무엇이든 정당하게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모두 자신에게 속은 줄 모르고 남한테 속았다고 하지요.”하지만 내부적인 문제만 긁어낼 것이 아니라 앞을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일본의 역사왜곡이 심각한데 우리는 이해관계에만 얽매여 있습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미국 등도 우리가 잔재주를 부릴 때 가장 좋아합니다.”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피력했다.“어떤 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중요한데, 뭔가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들만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인생관을 갖고 사는지 자문자답해야 합니다. 대통령도 임기동안 뭐 내놓고 가려고만 하지 말고 이순신 장군처럼 깨끗한 지도자가 돼야 합니다.” 보성 스님은 우리 먹을거리와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애착이 많았다.“농사를 짓지 않고 수입품과 외식에 의존하다 보니 몸을 망치고, 스스로 머리를 쓰지 않아 녹슬고 있습니다. 식구들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나’를 다듬어야 합니다.”자녀교육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치려면 돈을 주지 않고 강한 의식구조로 공부시켜야 참다운 자녀교육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성 스님 방 벽에는 ‘목우가풍(牧牛家風)’이라 쓴 액자가 걸려 있다. 소 코를 꿰어 길들이듯 사람도 스스로를 길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먹으려다 보니 스스로 속고 산다며, 자신을 내세우지 말고 소처럼 다듬으며 살라는 가르침이다. 하안거 해제일인 19일 오전 10시. 해제법회를 마친 스님들이 하나 둘씩 송광사 일주문을 나섰다. 선풍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송광사에서 90일간의 수행으로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재촉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보성 스님은 하안거 법어를 통해 “물거품과 허깨비는 기약하기 어려우니 한 치의 세월도 아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해인사·봉암사·통도사 등 전국 선원 99곳에서 2254명의 스님이 해제법회를 끝으로 회향했다. 글 순천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박인회씨 ‘X파일’ 대가 1000달러 받아

    안기부와 국정원의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8일 재미동포 박인회(58·구속)씨가 이른바 ‘안기부 X파일’ 관련 녹취보고서 등을 건네주는 대가로 MBC 이상호 기자로부터 1000달러(약 100만원)를 받은 정황을 잡고 금품수수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2004년 12월5일 이 기자에게 삼성 관련 도청녹취보고서 사본 3건을 건네주고, 같은 달 29일 미국 뉴저지로 자신을 찾아온 이 기자한테서 취재사례비 명목으로 1000달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 기자도 이 부분은 비슷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또 1만달러(1000만원 상당)를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 기자와 함께 입국해 같은 해 12월30일 도청테이프 복사본을 이 기자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기자를 금명간 재소환, 박씨에게 추가로 금품을 제공했는지 등에 대한 보강조사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에게 제공된 돈이 개인돈인지 회사돈인지, 누가 먼저 금품 제공을 얘기했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면서 “하지만 이 기자가 취재사례비를 제공한 행위 자체는 법률적으로 문제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盧대통령·정치부장단 간담 주제별 내용

    盧대통령·정치부장단 간담 주제별 내용

    1.연정문제18일 노무현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의 간담회에서는 노 대통령이 제안했던 연정이 주된 화제로 올랐다. 노 대통령은 위기감에서 연정을 제안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뒤 연정이 거부당하는 현 상황을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대연정이 꼭 될 것이라고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한번 해결해 보자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학계·언론·야당이 제안에 귀담아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거부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별로 득볼 것 없다고 해서 거부한 것 아니겠나.”라면서 “연구해서 옳지 않으면 당당한 논리를 가지고 거부해 달라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대연정이 만일에 이뤄진다면 우리 정치에 여러가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상황에 잘하면 기회가 되는 것이고 못하면 위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연정제안에 정치적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의구심에 대해 “노림수라 할지라도 한나라당이 저보다 한 수 위에 있고, 마음을 딱 비우고 큰 선택을 하면 노림수가 무슨 소용 있느냐.”고 반문하고 결코 노림수가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야당과 물밑협상에 대해 “물밑대화란 말 한마디에 그 날로 비난성명을 내버리면 저만 아주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이상하게 돼버리니까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정치지도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연정 제안에 대한 나름대로의 거시적 배경까지 설명한 뒤 “슈뢰더와 고이즈미 총리의 경우 정책 하나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정제안에 국민들이 관심을 안 갖는 것은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야유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지도력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내각제 개헌 등의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2. 과거사·도청 노무현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형사소급 문제가 특별한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데 대해 “구체적인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은 한 건도 없다.”고 부인했다. 연설문에 ‘시효는 완성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역사의 정리가 필요한 사실에 대한 수사의 근거, 수사 조사의 근거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는 내용을 썼다가 양이 많아 싣지 못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국민의 정부 때 국정원의 불법도청에 대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측을 애써 배려하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노 대통령은 “정권의 도청과 국정원 일부 조직의 도청은 구분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개혁의 우선순위에 국정원 개혁을 높게 두지 않았다.”면서 “차분하게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3. 언론관계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과 만났다. 편집국장과 경제부장단과 간담회를 가진 적은 있지만 정치부장단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 것은 취임후 처음이다. 간담회는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어 오찬을 겸한 간담회가 1시간 20여분동안 계속됐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언론과의 관계를 ‘창조적 경쟁과 협력의 관계’로 규정했다. 아직 그 수준까지 와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렇게 앞으로 가 보자는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연말에 ‘건강한 긴장관계’에서 ‘건강한 협력관계’로 전환을 선언했다가, 지난달 7일 편집국장단 간담회에서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설정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과의 관계는 과거와는 좀 달라지고, 포괄적으로 얘기하면 좀 정상화된다.”면서 “그런 과정으로 오늘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언론과의 관계정상화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깨어서 지키기는 하되 뭔가 새로운 대안,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대안있는 비판을 강하게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금까지는 사실이 아닌 보도에만 (정부가)대응을 해왔다.”고 전제,“앞으로는 대안이 아닌 (비판)기사에 대해서도 논쟁을 하도록 공무원들의 자신감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그 연장선상에서 “비판도 책임있게, 정책도 책임있게 하는 게 바로 (언론과 정부의)경쟁적 협력 관계”라고 거듭 강조했다. 4. 남북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4차 6자회담의 핵심쟁점이었던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전략의 문제이고 굉장히 유동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것은 적어도 어느 나라나 갖고 있는 당연한 권리”라면서 “미국이라 할지라도 당분간의 얘기이지, 궁극적으로 영원히 갖지 말라는 주장은 아닐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론적으로는 평화적 핵 이용은 모든 국가의 권리라고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했던 북한 대표단이 현충원을 방문한 것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냥 뭐 좋게만, 좋은 방향으로만 받아들이고 싶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광북 60주년 만감 교차하는 2人] 北대표단 16일 DJ 병문안

    [광북 60주년 만감 교차하는 2人] 北대표단 16일 DJ 병문안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하고 있는 북한 대표단이 16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병문안을 간다. DJ는 15일 광복절 60주년을 병상에서 맞았다. 대통령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의 도청 파문이 불거지자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여기에 박철언 전 의원이 또 다른 폭로를 통해 깎아내리고, 북측 인사들은 남다른 예우에 나서는 등 이래저래 복잡한 상황을 맞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 지시…김기남 대표 등 방문 DJ를 보좌하고 있는 최경환 비서관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북측 대표단이 16일 세브란스 병원으로 김 전 대통령의 병문안을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문시간 등 구체적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방문할 북측 대표단은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임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등 10여명으로, 이번 병문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6월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면담했을 당시 DJ 초청 의사를 밝혔었다. 이에 따라 북측 대표단이 DJ 병문안을 하면서 또다시 방북 초청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J는 이날 새벽 북측 대표단의 뜻을 정부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최 비서관의 보고를 받고 “만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DJ는 전날 신장 투석 치료를 받은 뒤 이희호 여사와 함께 병실에서 남북 남자 대표팀 간 통일축구경기를 지켜봤다. 최 비서관은 “아무 말씀 없이 두 분이 TV로 축구경기를 지켜보셨다.”고 전했다. ●“전두환씨에 금전적 도움 받은 적 없다” 한편 박 전 의원이 회고록에서 ‘5공화국 시절 미국 망명에 앞서 DJ가 전두환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금전적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DJ측은 “환전 편의를 봐줬을 뿐 돈을 제공받은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 비서관은 “1982년 당시 갑자기 전 전 대통령이 DJ를 미국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생활비, 치료비, 체재비 등을 위해 이희호 여사가 갖고 있는 돈을 환전하는 데 편의를 봐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광장] 에드거 후버와 정형근, 그리고 ‘X파일’/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에드거 후버와 정형근, 그리고 ‘X파일’/이용원 논설위원

    김영삼 대통령 시절 안기부(현 국정원)의 도청 전문조직인 미림팀 팀장이 몰래 보관해온 녹음테이프·녹취록의 내용이 일부 공개돼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과정을 되짚어 보면,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이 사찰 목적으로 정계·재계·언론계 등의 주요인사 동향을 도청함으로써 시작됐다. 이어 그 결과물인 테이프·녹취록은 미림팀장의 사유물이 되었고, 그는 이를 무기 삼아 특정기업에 거액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이 거부하고 오히려 국정원에 신고하는 바람에 테이프·녹취록은 위력을 상실하는 듯하더니, 우여곡절 끝에 언론사로 흘러들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보기관이 취득한 정보의 사유화 현상이 이번 사건의 본질 가운데 한부분인 것이다. 정보기관을 이용, 개인의 약점을 수집해 이를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쓴 대표적인 인물로는 에드거 후버(1895∼1972)를 들 수 있다.29세의 나이에 미연방수사국(FBI) 초대 국장을 맡은 그는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뜰 때까지 48년간 자리를 유지했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은 8명이 거쳐갔고 그 대부분은 후버를 갈아치우려고 애썼으나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궁지에 몰린 후버가 당사자의 X파일을 내놓는 식으로 대응하면 그것으로써 교체 시도는 중단됐다. 에드거 후버를 거론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인물이 국내에 있다.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그 사람이다. 물론 후버와 정 의원이 처한 위치가 다른 것처럼 두 사람이 정보를 이용하는 목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정 의원 역시 정보기관의 고위 간부를 지냈고 그쪽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그 자신 후버에게 대단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 점에서 정 의원과 후버의 이미지가 일정 부분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정의원은 안기부 재직 중인 1992년 ‘존 에드거 후버’라는 두권짜리 책을 번역, 출간했다(커트 젠트리 지음, 고려원 간). 안기부를 나온 3년 후에는 ‘조작된 신화 존 에드거 후버’라는 또 다른 번역서를 내놓았다(앤터니 서머스 지음, 고려원, 전 2권). 한 사람에 관한 전기를 두차례 번역했다는 사실은 정 의원이 후버에게 어느 정도 경도돼 있는지를 짐작케 해준다. 특히 첫번째 책 ‘역자의 말’에서 그는 “이 책을 읽는 동안의 느낌은 ‘후버의 신화는 후버 자신이 만들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때면 언제나 비밀을 창조했고 그 비밀을 교묘하게 활용, 신화를 만들어갔다고 평가했다. 듣기에 따라 상당히 섬뜩한 말이다. 그는 국회에 진출한 뒤 저격수로서 명성을 날렸다.2002년 대선 정국에서 국정원 도청 관련자료 1000쪽 분량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비롯해 지난달 초 열린 김승규 국정원장 후보자에 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현직이 아니라면 파악하기 어려운 사안까지’ 제시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당시 언론은 정 의원의 놀라운 정보력에 감탄했지만 그것으로 그칠 일은 아니다. 이는 국정원 내 인물이 제공하는 정보를 정 의원이 활용하는 ‘정보의 사유화’가 여전히 조직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뜻하기 때문이다.‘안기부 X파일’사건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에 따라 국정원 조직 개편 등 다양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이 기회에 ‘정보의 사유화’를 근절하는 제도적 장치를 완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판도라의 상자’는 사회의 한구석에 숨어 지속적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발언대] 도청 테이프 공개, 법치주의 우선해야/성재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

    통상적인 예측 범위 내에서 일이 전개되는 곳일수록 안정된 사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예측하고 싶지 않았던 일로 무척 혼란스러운 상황을 접하고 있다. 국가정보기관이 사인간의 대화를 도청한 사실만으로도 답답한 심정인데, 도청내용이 개인적 동기에서 공개되면서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 여파가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혹자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도청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입장에서는 도청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불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란 점에서 법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알 권리는 세계인권선언이나 국제인권규약 등 국제적 규범에서도 규정하고 있고, 정보보호법(미국)이나 연방데이터보호법(독일)과 같이 국가마다 다양한 입법형태로 법제화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개인의 기본권과 연계하여 논의되고 있는 알 권리란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情報源)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정보의 자유와 표리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원으로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정한 정보를 알리기에 적합한 시설적 기술적 여건을 갖추고 있는 언론이나 국가가 대표적인 것이다. 알 권리를 강조하게 된 것은 정보가 인간다운 삶과 자유로운 인격실현의 필수적 요건이 되고 있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정보원을 차단하여 국민에게 정보를 주지 않는 행위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조치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알 권리 또는 정보의 자유를 근거로 국가기관에 모든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는 예외로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알 권리’와 ‘알고 싶어 하는 기대’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는 것으로 불법 도청테이프는 알 권리의 대상이 아니며, 도청 테이프의 공개보다 도청 행위의 문제점이 선결적 검토 대상이라는 것이 올바른 법리 해석이다.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도청자료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러한 법리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불법적 수단을 이용한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적법절차의 법원칙을 구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청내용의 공개 여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은 선후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적법절차를 요구하는 실정법이 특정 사안에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요컨대 도청내용을 공개할 것인가 여부는 도청행위의 불법성과 알 권리의 충족 가운데 어느 것을 우선시할 것인가의 이론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적법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법 이념에 비추어 해결하여야 할 과제이다. 법 적용이 마무리된 후 도청내용을 공개할 것인가는 국민의 알고 싶어하는 기대와 법적 가치 판단 등을 고려하여 2차적 조정을 시도하여야 하는 과제일 뿐이다. 그러지 아니할 경우 앞으로도 불법 도청을 자행하는 구태는 근절되지 아니하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옛 동독 정보기관의 불법도청자료와 관련하여 독일이 제정한 ‘슈타지법’ (Stasi-Unterlagen-Gesetz)도 2년여에 걸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연구나 학문 목적에 국한하여서만 접근을 허용하고, 중대한 반인권적 사항에 대하여만 제한적으로 공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결국 불법도청 자료의 공개문제는 도청의 불법성을 전제로 개인의 권익 손상과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유는 국민의 알 권리가 가지는 궁극적 목적은 공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 자체에 있고, 인간의 정보욕구가 가지는 궁극적 목적은 사람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도청이라는 하나의 불법행위가 새로운 불법을 연속적으로 몰고 온 불법의 다중적 연속선을 보고 망연자실한 상태이다. 가치의 혼돈까지 몰고 온 불법도청은 사회의 신뢰체계를 무너뜨리고, 법치주의의 기초를 흔들 수도 있다. 도청의 불법성 문제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는 사람들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안정된 법치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데 있다는 것을 간과하여서는 아니된다. 성재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
  • [부고]

    ●김경회(전 철도청장)형회(경흥산업 회장)씨 모친상 문득상(사업)이명수(전 서울은행 지점장)씨 빙모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10시30분 (02)3410-6916●홍일해(전 연합통신 전무·전 금강기획 회장)씨 별세 경훈(사업)윤성(리드코프 전무이사)경애(미국 거주)씨 부친상 김용남(미국 거주)장형진(한화유통 상무이사)씨 빙부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30분 (02)3010-2292●손영만(사업)영국(전 KCC 홍보이사)씨 모친상 김한규(한화 폴리드리머 상무)씨 빙모상 10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31)787-1501●신동춘(전 충주경찰서장)씨 별세 대섭(아테네개발 회장)광섭(자영업)기섭(〃)재범(동두목장 사장)씨 부친상 고광일(고영테크놀러지 대표)씨 빙부상 신재득(고영테크놀러지 해외영업팀장)씨 조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410-6915●윤희웅(전 경일의원 원장)씨 별세 석호(서울대 박사후과정)수정(윤수정산부인과 원장)영주(아이디룩 이사)씨 부친상 권호장(단국대 교수)오상욱(씨앤에스글로벌 대표)씨 빙부상 백경민(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임연구원)씨 시부상 1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30분 (02)392-0499●고중석(변호사)인석(나산 감사)씨 부친상 홍성주(전북은행장)한영일(금강판넬 사장)씨 빙부상 고영엽(조선대 의대 교수)씨 조부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410-6912●민철기(인천전문대학 학장)씨 모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38
  • 총리·장관들 여름휴가 ‘극과 극’

    올해 이해찬 국무총리와 장관들의 여름휴가는 양극화가 두드러졌다.‘쉴 때 잘 쉬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푹 쉰 장관들도 있지만 이해찬 총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 장관들은 사실상 휴가를 포기했다. 말만 휴가일 뿐 외부에서 업무를 연장한 장관들도 없지 않다. 간만에 긴 휴식을 취한 장관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지난 2003년 2월 취임 이후 외국 체류일이 3일에 하루 정도였을 정도로 외국 정보기술(IT)기관과 해외 IT기업들을 방문했으나 지난 1∼7일 국내에서 푹 쉬었다. 진 장관은 “장관 자리는 미국 IBM 연구소 때나 삼성전자 때보다는 덜 바빠 휴가를 제대로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1∼4일 재충전을 했다. 지난 5월부터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기 위해 ‘정시 퇴근제’를 실시한 장관답게 휴가 중 일체의 외부행사도 자제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현재 휴가 중이다. 김 장관은 12일까지의 휴가 동안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원주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윤 장관은 10일 휴가에 들어갔다.14일까지 해군 휴양시설이 있는 경남 진해 앞바다 저도에서 가족들과 지낼 계획이라고 한다.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5·26일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달 휴가를 마쳤고 휴가 중 일부를 제주도에서 보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휴가를 외부행사 참석에 사용했다. 한 부총리는 지난달 28∼31일의 휴가 중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하계 포럼에 참석했다.KBS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도 했다. 이 장관도 지난 2∼7일 휴가를 가면서 2일은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주말에는 벤처협회 주관으로 제주도에서 열린 ‘벤처CEO포럼’에 참석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도 비슷한 케이스. 휴가기간 중인 지난 4·5일 고향인 경남 남해를 찾은 박 장관은 지역 농민단체와 간담회를 연달아 가졌고 6일에는 전북의 호우 피해지역을 찾았다. 휴가가 업무의 연장선에 있었던 셈이다. 밀려 있는 일 때문에 아예 휴가를 포기하거나 휴가 일정도 잡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이해찬 총리는 당초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마치고 휴가길에 올라 11일까지 모처럼의 꿀같은 휴식을 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조문으로 사흘간 자리를 비운 데다, 각종 현안이 산적한 만큼 휴가는 취소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한다. 도청 파문도 있는 데다 이달 말 부동산 종합대책 등을 앞둔 만큼 휴가를 떠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 같다. 정동영 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김대환 노동부 장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등도 사실상 휴가를 거의 포기한 경우다. 정 장관은 지난달 말부터 북핵 관련 6자회담이 열린 데다 8·15 남북행사에 이산가족 상봉까지 겹치는 등 중요한 업무 때문에 휴가 일정을 잡지도 못했다. 북핵으로 바쁘기는 반 장관도 마찬가지. 원래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아세안 확대 외교장관 회의 및 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며칠 쉴 생각이었으나 북핵 6자회담이 2주 이상을 끌면서 휴가를 포기했다. 반 장관은 최근 “내가 휴가를 잘 챙겨서 갈 테니 (실·국장들은)꼭 가라.”고 실국장회의에서 말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고향인 충북 충주 목행초등학교 방문을 휴가로 처리한 게 전부다. 김 장관은 오는 17∼19일을 휴가로 잡아놓기는 했다. 장관이 휴가일정을 잡아야 간부들도 휴가일정을 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파업이 있어 휴가갈 마음은 아예 접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추 장관도 아시아나 파업 등으로 마음 편하게 휴가를 보내지는 못했다. 추 장관의 공식 휴가일정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였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까지 겹쳐 5일에는 건교부 출입기자단과 정책토론회를 가진 데 이어 주말에는 아시아나 항공 파업을 챙기는 등 연일 강행군을 했다. 부처 정리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발언대] 도청 파문… 국익을 먼저 생각하자/안병용 신흥대 교수

    태풍이 온다고 한다. 과거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파문이 우리 사회의 태풍이 되고 말았다. 도청은 이유를 불문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민주투사로 한평생을 지낸 이들의 소위 ‘민주대통령’때 진행된 일들이라니 더욱 기가 막힌다. 특히 안기부 간부가 지엄한 국가기밀사항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려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실망 그 자체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온통 안기부(국가정보원)에 대한 원망과 불신, 그리고 타도 일색이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법에 따라 엄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을 돌리면 아찔하기도 하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치부와 성역이 있는 법이다. 무너뜨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 그럼에도 모두들 흥분한 나머지 보호하고 숨겨야 할 것을 훼손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 또는 언론 어디에도 그러한 우려는 없다. 그 흔한 보수주의자, 안보주의자 내지 반공주의자 누구도 없다. 아마 바보가 되기 싫든지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유신말기에 대학생활을 한지라 안기부에 대한 인상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세상사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싫다고 다 내칠 수만은 없다. 문제의 핵심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정략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007영화를 못 본 사람이더라도 그것은 상식이다. 이제 냉정한 마음으로 되돌아가 국익을 생각해야 할 때다. 21세기 국가의 국력은 지식과 정보력으로 평가된다. 지금 국가간에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전자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암암리에 첨단장비를 운용하여 고도의 첩보전과 해커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전에서 밀리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국가인 미국은 9·11테러 이후 대테러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국방정보국(DIA), 국가정찰실(NRO), 국가지리공간정보국(NGA) 등 8개 국방관련 정보기관,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해 15개 정보기관을 통괄하는 한층 강화된 국가정보국(DNI)직제를 신설하고 있다.400억달러(약 40조원)를 들여 운용하고 있는 ‘애셜론 프로젝트’는 특히 관심을 끈다. 애셜론 프로젝트는 120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전 세계 모든 지역을 감청(도청)하는 것으로 고주파(HF)통신, 마이크로웨이브, 해저케이블 및 인터넷 감청을 제 손바닥 보듯이 하고 있다. 미국은 애셜론이 수집한 정보를 활용,9·11테러 이후 알카에다 요원 80%를 궤멸하였고, 외국기업의 상업비밀을 수집해 자국의 업체에 지원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이러할진대 우리 언론과 정치권은 국정원의 도청장비 완전폐기, 국정원 축소, 심지어 해체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정말 국정원이 감청에 대한 무장해제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아찔하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이다. 북한의 위협뿐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아랍권의 테러대상국이다. 국민사생활보호, 정략적 이용금지, 비밀엄수 등의 조치와 함께 오히려 정보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도청사건은 수사기관이 전말을 파헤치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처벌하고 유사사건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유의할 것은 처리하는 방법이 세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한 짓을 확신한다 해도 동네방네 치부를 다 보여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은 이 도청사건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국가의 안위를 도모해야 할 일차적 의무가 있다. 이 문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한다면 그 피해는 곧 국민이 될 것이고 국민의 비난과 지엄한 심판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국가의 중추신경과 같은 기관이다. 국민의 기관이다. 아무리 군의 비리와 총기난사사건이 있다 하더라도 군을 무장해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손이 부정한 짓을 했다고 손을 자르나. 부정한 짓을 명령한 머리를 바꾸어야 한다. 정치를 바꾸고 시스템을 재건해야 한다. 국가정보원 요원들은 국가가 오랫동안 길러낸 소중한 자원으로 보고 싶다. 당신들도 이번 일로 정말 거듭나 주길 부탁드린다. 안병용 신흥대 교수
  • [이현세 만화경] 고백이라면…

    [이현세 만화경] 고백이라면…

    나는 서른 살이 넘도록 연좌제에 시달려왔다. 태어나서부터 학교와 군생활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에 나와서도 해외여행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었으니 말하자면 나는 이 나라에서는 요주의 인물이요, 항상 감시추적과 도청으로부터 심적으로 자유롭지 못했다. 당연히 정보부에 대한 내 생각은 부정적이고 어두운 것이었으며 작가 생활 내내 영향을 주었다. 그런 내게 최근 터진 안기부 불법도청사건은 과거행위에 대한 필연적인 부메랑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은 고소해하고 있었는데 국민들의 분노가 워낙 커서인지 현재의 국정원은 이례적으로 지난 과거의 불법도청에 대해 중간 진상발표를 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현 국정원 지휘부는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자기반성과 사과를 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국정원의 고해성사를 색깔 있는 시선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이다. 확실히 과거의 중앙정보부나 안기부 시절에는 정권 보위기관으로서의 폐해가 심각했고 지금의 국정원도 정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과거 도청 책임자들의 체벌이라든지 X파일의 공개 따위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 사건으로 인해 국정원의 부정적인 모습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것에 훨씬 더 걱정이 앞선다. “정보국이 불법 도청했다.” “직원이 모기업을 협박했다.” “지휘부의 직원 관리 소홀의 탓이다.”라는 사실들은 국정원도 통렬하게 반성해야겠지만 그 당시 정보 정치에 영합한 정치인들의 속셈과 불법도청의 지시주체와 수혜자들에게 더욱 큰 잘못이 있다. 그리고 이제야말로 국정원도 대오각성하고 국가와 국민에게로 되돌아올 책임이 있다. 세계의 모든 정보부는 음지에서 일한다. 냉전시대가 없어진 지금 모든 나라의 정보부는 대테러활동이나 사이버 안전, 또는 산업 스파이 사건에 몰두한다. 우리 국정원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하이닉스 반도체 산업 스파이 사건을 적발해서 12조원의 국부유출을 막아낸 바가 있다. 미국의 워싱턴은 아버지가 생일 선물로 준 도끼를 시험해 볼 양으로 아버지가 아끼시는 벚나무를 잘라버렸다. 워싱턴은 질책과 야단을 무릅쓰고 아버지에게 잘못을 사과했고 이를 진정한 용기로 받아준 그의 아버지의 배려가 워싱턴을 미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이끌었다. 과거의 정보부는 확실히 어둡고 공포스러운 곳이었다. 그러나 정보부에 누구보다 개인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내 눈에도 작금의 도청 파문을 보면 한 마리의 악어를 수 많은 피라니아떼가 달려들어 도륙을 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여러 탐욕이 한 탐욕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고와도 내 새끼지만 미워도 내 새끼다. 어쨌든 한 나라에 정보부는 있어야 하고 대한민국에 정보를 담당하는 조직은 있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은 벌하되 지금의 젊고 힘찬 국정원 직원들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세계는 각국간에 치열한 정보전쟁을 하고 있고 우리는 분단 현실과 대 테러위험, 국부유출을 막아야 하는 산적한 현안들이 놓여있다. 나는 차라리 이번 국정원이 과거시절의 잘못을 시인한 것을 용기 있는 고백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제발이지 그 어둡고 은밀한 지하세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밝고 신비로운 조직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한국판 ‘007 시리즈’라도 탄생해서 세계 문화 콘텐츠 시장을 휩쓰는 날도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