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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미군 잘 때린다 했더니”…중·러, ‘좌표 제공’ 의심받는 이유 [밀리터리+]

    “이란, 미군 잘 때린다 했더니”…중·러, ‘좌표 제공’ 의심받는 이유 [밀리터리+]

    이란이 최근 미군 군함을 잇달아 겨냥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군 함정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현재 미국 정부가 이란이 중국·러시아로부터 미군 함정 추적을 위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주말 미 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려 시도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도 또 다른 미 해군 함정을 겨냥했다. 이란의 잇따른 공격 시도로 미 군함이 실제 피격되지는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이란이 미 군함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WSJ은 “미 당국자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의 미군 함정 추적을 돕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란이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전자광학 탐색기 등을 갖춘 신형 미사일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유도장치가 있더라도 공격을 시작하려면 미군 군함의 위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보 지원, 개전 초부터 포착러시아가 이란 전쟁에서 이란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정황은 이전부터 포착됐다. 지난 3월 WSJ은 미 정보당국의 기밀 평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함정과 항공기의 좌표를 포함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ABC뉴스도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이란에 중동 지역 미군 병력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러시아가 제공하는 정보에는 미군 항공기와 함정의 위치도 포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미 당국자는 러시아가 해당 정보를 직접 공격 목적으로 제공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표적 설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미국대사관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군함과 항공기 등 미국 군사 자산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란의 공격 양상이 미국의 지휘·통제 시설과 레이더 등을 매우 정밀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란의 공격을 받은 리야드 주재 미국대사관 내에는 미 중앙정보국(CIA) 기지가 있었다. 다만 WP는 러시아가 제공한 정보가 이 특정 공격에 사용됐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3월 초 쿠웨이트에서 발생한 미군 대상 드론 공격과 관련해서도 러시아가 이란에 정보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군이 6명이나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WP는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자산의 위치를 전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란군의 공격이 지휘·통제 시설과 레이더, 임시 군사시설 등을 선택적으로 겨냥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공격 역시 러시아의 정보 제공 도움을 받았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역시 미군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대규모 위성망을 보유하고 있어 지원 가능성이 거론된다. WSJ는 지난 7월 “중국의 위성 능력이 빠르게 미국을 추격하면서 미군 활동을 더욱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에 정보 제공할 동기는?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위치 정보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향후 미국의 전황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러시아의 경우 이란에 대한 정보 지원은 단순히 동맹국을 돕는 차원을 넘어 미국의 전략적 관심과 군사 자원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분산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 더 깊이 관여할수록 항공모함과 전투기, 정찰 자산은 물론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 제한된 군사 자원이 중동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과 격하게 충돌할수록 러시아는 그 틈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거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 미군이 실제 전쟁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대응하는지를 관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 과정에서 미군의 함정 운용 방식, 방공망 배치, 미사일 요격 능력, 정보·감시체계의 작동 방식 등이 실전에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간접 개입이 이들에게 이익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미 국제유가와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사우디 자극해 ‘판’ 키우는 후티…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위기 [밀리터리노트]

    사우디 자극해 ‘판’ 키우는 후티…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위기 [밀리터리노트]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전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요충지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또다시 전면적 군사 충돌의 폭풍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 남부의 핵심 석유·공항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폭격을 퍼붓자, 사우디 역시 예멘 내 후티 거점에 보복 공습을 단행하며 충돌이 사실상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멘 분쟁에서 발을 빼려던 사우디를 향해 후티 반군이 강도를 높여 도발을 감행하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석유 시설·공항 타격…사우디 직접 자극 9일 AFP 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전날 탄도미사일과 드론 수십 발을 동원해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 하미스무샤이트 킹칼리드 공군기지, 지잔 및 아브하 지역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 등을 전격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73명이 다쳤으며 일부 에너지 시설의 운영이 일시 중단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도 예멘 내 후티 거점인 타이즈주와 마리브주 등에 즉각 보복 공습을 단행하며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다. 예멘 사태에서 단계적으로 발을 빼려던 사우디로서는 후티의 지속적인 도발에 자제력을 잃고 본격적인 교전에 말려들 수밖에 없는 외통수에 몰린 형국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위기…배후엔 이란? 문제는 이번 충돌이 일어난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길목이자,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세계 해상 물동량의 핵심 통로라는 점이다. 후티가 해협 주변에서의 위협 수위를 높임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수송선과 컨테이너선들의 항로 이탈이 가속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물류비 상승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후티는 이란의 대리세력”이라며 “이번 확전 시도 배경에는 이란의 개입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란을 매개로 한 대리전 양상이 심화할 경우 미군 및 다국적 연합군의 개입 범위 역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확장되는 분쟁, 지정학적 충격파 촉각 일각에서는 후티가 사우디의 ‘레드라인’을 지속해서 시험하며 분쟁의 판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우디는 당분간 대규모 지상전이나 전면전보다는 ▲제한적 공습 ▲정보 지원 ▲예멘 정부군 증강과 같은 ‘신중하고 자제된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후티가 사우디 주요 도시에 대한 탄도미사일·드론 공습을 멈추지 않는다면 사우디 역시 현재의 인내 기조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해진다. 사우디의 자제력이 한계에 도달해 전면 보복으로 선회하는 순간,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실질적 봉쇄와 함께 중동발 3차 오일쇼크 급의 지정학적 충격파가 세계 경제를 덮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중국, 또 뒤통수 쳤다…“푸틴에 몰래 ‘드론 핵심 원료’ 공급” 최초 확인 [밀리터리+]

    중국, 또 뒤통수 쳤다…“푸틴에 몰래 ‘드론 핵심 원료’ 공급” 최초 확인 [밀리터리+]

    중국 국영기업이 러시아의 자폭 드론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원료를 비밀리에 공급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폴리티코가 입수한 러시아 기업 내부 선적 문서에는 중국의 국영 화학기업인 길림화학섬유가 올해 초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의 자회사에 46t 규모의 탄소섬유 화학물질을 수출했다. 해당 물품들은 러시아 자폭 드론의 핵심 부품 제조에 쓰이는 소재로 확인됐다. 중국 기업은 선적 과정에서 수출 품명을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등으로 위장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망을 교묘히 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문서는 우크라이나 안보협력센터(USCC)가 최초로 확보한 뒤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에 공유한 것이다. 이번 문서에 등장한 화학기업이 중국 국영 기업인 만큼, 중국이 러시아의 군수 산업 공급망에 직접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로 평가된다. 2022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일으킨 뒤 줄곧 서방 등 국제 사회의 대규모 제재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4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전쟁 지속에 필수적인 무기 제조용 복합 소재를 조달해 주는 중국 등의 국가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중국이 올해 초 러시아에 건넨 탄소섬유 화학물질 46t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핵심 무기와도 같은 자폭 드론을 최대 1300대 제작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미중 정상회담에 영향 미칠까이번 문서가 폭로되면서 이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러 지원 중단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친우크라이나 성향 의원들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무부가 이번에 실체가 드러난 중국 기업을 직접 제재 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았다. 이 경우 회담 전 양측의 기싸움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시 주석이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지원 중단 요청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관세 등을 둘러싼 경제적 갈등도 한층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양국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이란 제재와 관련해 온도 차가 극명한 보도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미 백악관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허에 동의했다”며 “시 주석은 해협의 군사화 및 통행료 부과 시도에 대한 중국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향후 중국의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미국산 원유 구입 확대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만 밝혔을 뿐 미국이 주장한 ‘중국이 이란 핵무기 불용 동의’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의 기대와 다른 중국의 태도는 향후 이어질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란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국에만 유리한 중동 질서가 구축될 경우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보험’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대러 지원을 둘러싼 미중 갈등 역시 이와 동일한 프레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우 방문한 트럼프 특사 “추가 3자 회담 조율”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차례로 방문한 뒤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스티브 윗코프 특사는 지난 7일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 협상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추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모두 방문했다”며 위와 같이 전했다.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성과’를 안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이같이 밝히며 “푸틴 대통령이 혹독한 겨울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약화하려 하지만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필요로 하며 그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푸틴 대통령이 긴장 완화를 원치 않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관련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러시아는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 폭격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난방 수요가 높은 겨울철에 국민적 고통을 가중해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압박하려는 의도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제공한 원료로 제작한 자폭 드론이 필수적이다. 미중 정상회담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 “드론 다음은 로봇 병사”…中 세계 95% 장악, 전쟁터까지 넘보는 이유 [밀리터리+]

    “드론 다음은 로봇 병사”…中 세계 95% 장악, 전쟁터까지 넘보는 이유 [밀리터리+]

    중국이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데 이어 인민해방군(PLA)이 이 기술을 실제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정찰이나 군수지원뿐 아니라 시가전에서 병력과 함께 건물을 수색·소탕하는 구체적인 운용 시나리오까지 등장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군 조달 문서와 군사 논문, 특허, 방산업체 자료 등 1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PLA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장 활용을 위한 시험과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 가운데 중국 업체 비중은 9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민간 로봇 산업에서 쌓은 생산력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군사 분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세계휴머노이드로봇대회 이후 PLA 기관지는 첨단 로봇 기술을 군 훈련장에 적용해 새로운 전투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중국군이 주목하는 분야는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니다. 위험지역 정찰과 물자 운반, 폭발물 처리처럼 사람이 수행하기 부담스러운 임무는 물론 도시전에서 병력과 함께 움직이는 방식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휴머노이드 6대, 두 개 공격팀으로 나눠 도시전 투입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국방과학기술대(NUDT) 연구진이 제시한 도시전 구상이다. 이 연구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6대를 두 개 공격팀에 나눠 인간 병력과 함께 건물 내부에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로봇은 계단을 오르고 문을 통과하며 방과 복도를 수색하는 임무를 맡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런 체계가 실제 군사작전에 활용되기까지 약 5~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배터리 지속시간과 기계적 신뢰성, 복잡한 지형에서의 움직임 등이 주요 한계로 꼽힌다. 중국 국영 방산기업 노린코도 군사용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노린코의 ‘푸시’(Fuxi) 로봇은 원격조종과 자율기능을 결합한 형태로 개발 중이며 군사 환경에서 사람 대신 위험 임무를 수행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군은 로봇 자체뿐 아니라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 체계에도 투자하고 있다. 실제 전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로봇이 사람과 장비를 인식하고 명령을 수행하도록 학습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은 ‘로봇 전투원’ 준비 단계…美도 비슷한 연구 다만 로이터는 현재 PLA 작전부대에 무장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전 배치됐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당장 인간 병사를 대체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중국의 강점은 산업 기반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과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군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대량생산 단계로 옮기는 속도도 다른 국가보다 빠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역시 군사용 휴머노이드와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제조 생태계 규모에서는 중국이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미 AI 기반 무인차량과 드론 군집, 로봇개 등을 군사 분야에 적용해왔고 휴머노이드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리·법적 문제도 커지고 있다. 인간의 개입 없이 표적을 판단하고 공격하는 자율무기 문제 때문이다. 지난 5일 제네바에서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당사국들이 자율무기 규범 마련을 위한 문서에 합의하며 국제 규제 논의를 이어갔다. 결국 중국의 휴머노이드 군사 활용은 아직 연구·시험 단계지만, 민간 로봇 산업의 압도적인 생산력을 군사 기술로 얼마나 빨리 전환하느냐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장의 모습을 바꿨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이 병사 곁에서 움직이는 장면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포착] 이란, 한글로 ‘파병 경고’ 날렸다…“한국 당국자와 접촉” 주장, 진실은?

    [포착] 이란, 한글로 ‘파병 경고’ 날렸다…“한국 당국자와 접촉” 주장, 진실은?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설과 관련해 이란 정부가 한국 당국자와 접촉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미국의 역내 공격적 행동과 개입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것이 명백한 군사적 침략에 가담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서울 주재 이란 대사관을 통해 적절한 방식으로 한국의 관련 당국과 접촉해 왔다”고 언급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콕 집어 미국의 파병 요청에 응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란 정부는 구체적으로 한국의 어느 정부 부처와 언제 만나거나 통화했는지 등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 역시 바가이 대변인의 주장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 바가이 대변인은 같은 날 별도로 엑스에 한국어로 입장문을 공개했다. 그는 한국어 입장문에서 “이란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64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양국 관계는 줄곧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며 “현재 이란 국민이 미국의 침략적 행위에 맞서 자위하고 있으며,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가이 대변인이 한글로 올린 엑스 게시물에는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이란에 약한 한국, 군함 한두 척 보내봤자”바가이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참여 검토설과 관련해 이란 정부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내놓은 첫 공식 반응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이란 핵 협상팀의 고문을 지낸 모하마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는 친헤즈볼라 매체인 알마야딘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참여할 경우 중동 지역의 한국 자산이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경우 이란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페르시아만 건너편에 있는 한국의 경제 및 군사적 자산을 공격할 수 있다”면서 “이란의 공격 목표가 반드시 군사 시설일 필요는 없으며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에 있는 한국 자산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이 미국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요르단·바레인 등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습해 온 것처럼,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사업장 등 민간·경제 자산까지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마란디 교수는 “한국은 이란에 매우 취약하다. 우리는 그들의 경제 자산을 손쉽게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은 매우 미미하며 한국의 잠재적 기여가 판도를 바꿀 가능성은 작다”며 “한국에서 군함 한두 척이 온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호르무즈 파병? 구체 방안 결정된 바 없다”한편 우리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 중인 가운데, 국방부는 “파병 관련해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7일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서 미측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P-8 해상초계기나 군수지원함 등이 거론되는데 국방부나 합참 차원에서 실제 가용 전력 등을 검토한 사실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질문하신 특정 자산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자체적으로 연합체 같은 것을 꾸리기도 하고 중동 쪽으로 전력을 보내기도 하는데, 이들 국가와 물밑에서는 공식적으로든 논의가 있었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물밑에서가 아니라, 저희가 계기마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 다양한 국제사회 국가들과 협의를 해 왔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명해 왔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은 한국에 대한 파병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6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한국이 역내(중동 지역)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 역시 이와 관련한 연합뉴스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나서서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 삼성·현대, 파병 희생양 되나…“韓자산 파괴 식은 죽 먹기” 섬뜩 엄포 [배틀라인]

    삼성·현대, 파병 희생양 되나…“韓자산 파괴 식은 죽 먹기” 섬뜩 엄포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군사자산 투입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란 측은 한국이 참여하면 이를 전쟁 개입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는 호르무즈 파병시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란 측 인사는 걸프 내 한국 경제자산도 보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 대비태세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국의 파병 요구와 이란의 보복 위협을 함께 따져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압박이 동시에 거세지고 있다. 미국이 중동 밖 국가에도 군사자산의 조속한 투입을 촉구한 가운데, 이란 외무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침략 가해자 직접 지원을 간주할 것이며, 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이란 핵협상팀 고문을 지낸 인사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참여하면 걸프 지역의 한국 군사·경제 자산이 보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란 외무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침략 가해자 직접 지원 간주”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란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64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양국 관계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며 “이란은 한국과의 우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란 국민은 미국의 공격적인 행위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으며, 여성과 아동을 겨냥한 미국의 전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런 상황에서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침략 가해자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주권적이고 책임감 있는 국가라면 미국의 압박과 위협에 굴복해 위대한 이란 국민을 향한 공격 행위와 끔찍한 범죄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한국 경제자산 파괴 쉽다”…중동에 삼성물산·현대건설 사업장앞서 전날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에 따르면 모하마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는 4일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매체 알마야딘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걸프 지역의 한국 군사·경제 자산이 보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마란디 교수는 한국이 대이란 군사작전에 참여할 경우 이란이 한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역내 한국 자산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격 목표가 반드시 군사시설일 필요는 없다며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에 있는 한국 자산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이란에 매우 취약하다”며 “우리는 그들의 경제자산을 손쉽게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요르단·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공습하는 것처럼, 한국 기업의 사업장 등 민간·경제 자산까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한국 기업 다수가 진출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사우디에서 열병합발전소를, UAE와 카타르에서는 원전, LNG 수출 기지를 각각 짓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 송전선로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라크에서는 해수처리시설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에서 신항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는 한국의 군사적 기여 효과 자체는 평가절하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은 매우 미미하다”며 “한국에서 군함 한두 척이 온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美, 한국 ‘호르무즈 기여 검토’에 “자원 투입 기다리고 있다”반면 미국은 동맹·우방국의 조속한 군사적 기여 확대를 다시 촉구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6일 CNN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에 현재 미군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다른 국가들도 통항 지원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폭스뉴스에서는 중동 지역 우방·동맹국의 군사자산뿐 아니라 역외 국가의 자산도 들어오기를 바란다며 “조속히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은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한국을 특정해 신속한 결단을 압박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일 한국의 호르무즈 기여 검토와 관련해 “한국은 중동 원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며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이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일 “한반도 대비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며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뿐 아니라 비전투·수색 등 여러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로서는 미국의 군사적 기여 요구를 검토하는 동시에 한국군과 걸프 지역 한국 자산에 대한 이란의 보복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 핸들·브레이크 다 지운 테슬라…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온다

    핸들·브레이크 다 지운 테슬라…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온다

    2인승 AI 중심 자율주행 방식 적용기가팩토리 연 12.5만대 생산 가능개조·실증 넘어서 무인차 상용화 美당국은 “안전기준 충족 조사”사고 땐 개발사·운영사 책임 커져 테슬라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사이버캡’을 실제 서비스에 투입하면서 글로벌 로보택시 경쟁이 기존 양산차의 개조를 넘어 무인 전용차의 상용화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운전자가 없는 차’가 확산되면서 지금까지의 자동차 안전기준과 사고 책임 체계도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2인승 자율주행 전용차 사이버캡을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했다.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가속·브레이크 페달이 없어 차량 내 사람이 운전권을 넘겨받을 수 없는 구조다. 사이버캡은 현재 텍사스 오스틴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하며, 운전대가 있는 기존 테슬라 ‘모델Y’ 기반 로보택시는 텍사스와 플로리다주에서 운행하고 있다. 텍사스에 등록된 테슬라 자율주행차 420대 가운데 사이버캡은 45대다. 사이버캡은 라이다가 아닌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자율주행 방식’을 쓴다.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설비 기준 사이버캡 연간 생산능력은 12만 5000대 이상이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로보택시 앱에서 목적지를 기입하고 예상 요금을 확인한 뒤 차량을 호출한다. 차량에 탄 뒤에는 휴대전화나 차량 내부 기기를 통해 로보택시를 출발시키면 된다. 다만 승객이 화면이나 앱의 ‘풀 오버’ 버튼을 눌러 차량을 안전한 곳에 세우도록 요청하는 기능이 있으며 ‘서포트’를 누르면 차량 내부 통신장치를 통해 테슬라 지원센터 직원과 연결된다. 테슬라는 2024년 사이버캡을 처음 공개할 때 3만 달러(약 4050만원) 미만에 판매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차량 가격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완전한 무인 택시’의 상용화가 빨라지면서 안전과 책임 문제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사이버캡 투입 다음 날 테슬라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자체 인증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제조사가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자체 인증하고 당국이 사후 감독하는 체계다. 운전대와 페달이 사라지면 사고 책임의 중심도 운전자에서 제조사·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운영사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운전자의 개입이 일부 있었는지, 자동차 프로그램의 문제인지 명확해야 책임과 보험 처리를 판단할 수 있다”며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차량이 오히려 책임의 ‘회색지대’를 없애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대마저 없앤 로보택시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아마존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도 지난해 9월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전대·페달을 없애고 승객 4명이 마주 보는 전용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 유료화했다. 반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 계열 웨이모는 ‘재규어 I-페이스’ 차량을 주력으로 쓰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반 차량을 시험 중인데 이들은 운전대·페달 등 기존 양산차 구조를 유지한 채 자율주행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형태다. 고령화 사회 진입 등의 이유로 전체 로보택시의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웨이모는 이달 덴버·샌디에이고·탬파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미국 14개 도시에서 주당 50만 회 이상의 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포니AI는 지난 6월 말 1975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했으며 연말까지 3500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각국은 운전대 없는 로보택시를 포함해 안전 규칙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한때 기업 눈치 봤던 월가, 리서치·영업 사이 ‘벽’ 세워 [불신 쌓는 리서치]

    미국 월가도 한때 기업과 투자은행(IB) 영업의 눈치를 보는 리서치가 문제가 됐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과정에서 애널리스트가 내부적으로는 기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공개적으로는 매수 의견을 유지한 사례 등이 드러났다. 같은 증권사 안에서 IB는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일감을 따내고, 리서치 부문은 그 기업을 평가하다 보니 이해충돌이 생긴 것이다. ●美는 개입 차단, 유럽은 유료화 미 규제당국은 2003년 10개 대형 증권사와 합의를 맺고 IB와 리서치 사이에 벽을 세웠다. IB가 애널리스트 평가와 보상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기업에 불리한 보고서를 썼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도 막았다. 이런 원칙은 현재 금융산업규제국(FINRA) 규정에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은 리서치 보고서에 사실상 ‘가격표’를 붙였다. 2018년부터 주식 거래 수수료와 리서치 비용을 분리했다. 운용사들이 어떤 보고서에 실제 돈을 낼지 따지게 했다. 다만 돈이 덜 되는 중소형주 분석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나자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일정 조건에서 거래 수수료와 리서치 비용을 다시 함께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내부통제 과도하게 의존하는 한국 한국에도 ‘차이니즈월’(이해충돌이나 내부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부서 간 정보 흐름을 차단하는 장치)이 있다. 자본시장법은 기업금융 실적과 연계해 애널리스트에게 성과보수를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금융회사 내부통제기준에 상당 부분 맡겨져 있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하는지는 회사별 차이가 크다.
  • 핸들·브레이크 다 지운 테슬라…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온다

    핸들·브레이크 다 지운 테슬라…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온다

    테슬라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사이버캡’을 실제 서비스에 투입하면서 글로벌 로보택시 경쟁이 기존 양산차의 개조를 넘어 무인 전용차의 상용화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운전자가 없는 차’가 확산되면서 지금까지의 자동차 안전기준과 사고 책임 체계도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2인승 자율주행 전용차 사이버캡을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했다.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가속·브레이크 페달이 없어 차량 내 사람이 운전권을 넘겨받을 수 없는 구조다. 사이버캡은 현재 텍사스 오스틴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하며, 운전대가 있는 기존 테슬라 ‘모델Y’ 기반 로보택시는 텍사스와 플로리다주에서 운행하고 있다. 텍사스에 등록된 테슬라 자율주행차 420대 가운데 사이버캡은 45대다. 사이버캡은 라이다가 아닌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자율주행 방식’을 쓴다.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설비 기준 사이버캡 연간 생산능력은 12만 5000대 이상이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로보택시 앱에서 목적지를 기입하고 예상 요금을 확인한 뒤 차량을 호출한다. 차량에 탄 뒤에는 휴대전화나 차량 내부 기기를 통해 로보택시를 출발시키면 된다. 다만 승객이 화면이나 앱의 ‘풀 오버’ 버튼을 눌러 차량을 안전한 곳에 세우도록 요청하는 기능이 있으며 ‘서포트’를 누르면 차량 내부 통신장치를 통해 테슬라 지원센터 직원과 연결된다. 테슬라는 2024년 사이버캡을 처음 공개할 때 3만 달러(약 4050만원) 미만에 판매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차량 가격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완전한 무인 택시’의 상용화가 빨라지면서 안전과 책임 문제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사이버캡 투입 다음 날 테슬라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자체 인증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제조사가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자체 인증하고 당국이 사후 감독하는 체계다. 운전대와 페달이 사라지면 사고 책임의 중심도 운전자에서 제조사·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운영사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운전자의 개입이 일부 있었는지, 자동차 프로그램의 문제인지 명확해야 책임과 보험 처리를 판단할 수 있다”며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차량이 오히려 책임의 ‘회색지대’를 없애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대마저 없앤 로보택시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아마존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도 지난해 9월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전대·페달을 없애고 승객 4명이 마주 보는 전용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 유료화했다. 반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 계열 웨이모는 ‘재규어 I-페이스’ 차량을 주력으로 쓰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반 차량을 시험 중인데 이들은 운전대·페달 등 기존 양산차 구조를 유지한 채 자율주행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형태다. 고령화 사회 진입 등의 이유로 전체 로보택시의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웨이모는 이달 덴버·샌디에이고·탬파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미국 14개 도시에서 주당 50만 회 이상의 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포니AI는 지난 6월 말 1975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했으며 연말까지 3500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각국은 운전대 없는 로보택시를 포함해 안전 규칙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이란, 한국에 “전쟁 참여로 간주” 경고…‘호르무즈 딜레마’에 빠진 이유 [밀리터리+]

    이란, 한국에 “전쟁 참여로 간주” 경고…‘호르무즈 딜레마’에 빠진 이유 [밀리터리+]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해협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한 기여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란은 한국이 자국에 맞서는 행동에 나설 경우 이를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섣불리 군사 전력을 보내기도 쉽지 않다. 호르무즈해협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0% 이상이 통과하는 ‘에너지 생명선’인 데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친헤즈볼라 매체 알마야딘은 이란 안보·정치 분야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한국이 호르무즈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에 나설 경우 이를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이자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는 취지의 경고를 전했다. 이란 파르스통신도 해당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다만 발언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도 아직 파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군사·비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美는 기여 요구, 이란은 경고…한국만의 고민 아니다 미국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을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거론하며 한국이 중동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의 불안정은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부담이다. 해상 운송이 장기간 차질을 빚으면 원유 수급뿐 아니라 운임과 보험료, 국내 에너지 가격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지 긴장도 높아졌다. 지난 5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함정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군은 이란 원유 운반선 3척을 타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군함이나 항공기가 미군 중심 작전에 참여하면 실제 임무가 감시나 호송이라 하더라도 이란이 이를 적대행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직접 군사개입에 신중한 나라는 한국뿐이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자유항행을 위한 다국적 군사임무를 주도하면서도 이를 방어적 작전으로 규정하고, 작전 개시 조건도 제한적으로 설정했다. 일본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이 파병을 확정하면 미국의 대일 기여 압박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일본 정부는 자위대 파견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1991년 걸프전 종전 뒤 페르시아만에서 기뢰 제거에 참여한 전례가 있다. 구축함 대신 P-8·군수지원함…왜 거론되나 한국에서도 직접 전투보다 감시·수색·군수지원·기뢰대응 같은 임무가 선택지로 거론된다. 대표적인 전력이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다. P-8A는 레이더와 각종 센서를 이용해 넓은 해역의 선박 움직임과 이상 징후를 추적할 수 있다. 군함을 해협 안쪽에 상시 배치하지 않고도 감시·정보지원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1만1000t급 군수지원함도 후보로 거론된다. 작전 중인 함정에 연료와 보급품 등을 공급하는 후방지원 임무를 맡을 수 있다. 기뢰 탐색·제거 전력도 호르무즈의 특성상 중요하다. 좁은 수로에 에너지 수송량이 집중돼 있어 소수의 기뢰만 설치돼도 상선 운항이 크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른바 ‘비전투 임무’도 안전한 카드는 아니다. 이란 측 경고는 특정 함정이나 임무를 지목하지 않고 한국이 호르무즈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할 경우를 문제 삼았다. 따라서 감시나 정보공유, 기뢰제거도 실제 작전 방식에 따라 미국 측 군사활동의 일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대형 군수지원함을 보낼 경우에도 별도의 호위 전력이 필요해 파견 규모가 커질 수 있다. 결국 한국이 맞닥뜨린 ‘호르무즈 딜레마’는 무엇을 보내느냐보다 어디까지 개입하느냐에 가깝다. 미국은 동맹국의 기여를 요구하고, 이란은 군사적 개입을 전쟁 참여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동시에 한국은 원유의 상당량이 지나는 호르무즈의 안정에 직접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P-8A와 군수지원함, 기뢰제거 전력이 거론되는 것도 직접적인 전투 위험을 줄이면서 항행 안전에 기여할 방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정부가 아직 최종 방침을 정하지 않은 만큼 실제 파견 여부와 전력 구성은 달라질 수 있다.
  • “한국, 호르무즈 개입시 ‘참전’ 간주”…콕 집어 경고한 이란

    “한국, 호르무즈 개입시 ‘참전’ 간주”…콕 집어 경고한 이란

    레바논 친헤즈볼라 매체 알마야딘은 이란의 안보·정치 분야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에 나서면 이를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파르스통신도 알마야딘을 인용해 해당 발언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한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는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리는 “한국은 미국의 공격적인, 안보와 안정을 흔드는 정책을 위해 자국의 이익과 평판을 희생하지 말라”며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인과 그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에 대한 어떤 공모도 좌시하지 않겠다”며 “미국의 불법적인 개입과 이란에 대한 봉쇄와 경제 전쟁이 지속되는 한 지역 안보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5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함정 2척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미군은 이후 이란 측 원유운반선 3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李대통령, 호르무즈 파병 질문에 “진척된 것 없다”靑 “다양한 옵션 종합적 검토”…물밑 준비 정황정부는 호르무즈 파병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한 참석자의 질문에 “진척된 것은 없다”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대비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투·비전투·수색 등 일반적으로 가능한 군사적 기여 형태를 설명하면서도, 구체적인 파견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 매체는 이 발언에 대해 “한국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 참여 압박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수색 및 구조 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SBS도 국방부가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운용인력과 해군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을 합쳐 약 50명을 파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여론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파병 추진을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실질적으로 파병을 준비하는 실무부처 내부에서는 물밑으로 파병 준비가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美, 韓 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기다리는중”…결단 압박안보·경제 협상과 연계 가능성도…파병이 장애물되나미국은 꾸준히 한국의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일 한국을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거론하며 한국이 중동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미 국방부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나서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할 것을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 기여 문제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한미연합연습 축소 결정을 한국이 호르무즈 방어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불만과 연결해 설명했다. 이후 한미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기간을 11일에서 5일로 줄이고 일부 야외기동훈련도 축소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한미 안보협상도 진행이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합의한 공동 팩트시트 후속협의는 올해 초 정체됐다가 5월 재개됐지만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경제협상에서는 투자와 반도체 등도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은 대미 투자와 핵추진잠수함,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여러 한미 현안을 호르무즈 파병과 연계할 수 있다는 신호를 지속해 발신하고, 이란은 한국의 개입에 따른 보복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싼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담배 못 끊겠다면 전자담배라도?”…암 환자 금연 연구가 던진 파격과 경고

    “담배 못 끊겠다면 전자담배라도?”…암 환자 금연 연구가 던진 파격과 경고

    암 진단은 환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의료진이 진단 직후 가장 강력하게 권고하는 생활습관 수정 중 하나는 단연 ‘금연’이다. 흡연이 암 발병의 주요 원인일 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을 늘리고 암의 재발 및 이차암 발생 위험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암이라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중독의 벽 앞에서 수많은 환자가 여전히 담배를 놓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암을 진단받고도 연초 담배를 계속 피운 환자는 금연한 환자보다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사망 위험도 높다는 국내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암환자삶의질연구소 신동욱·최혜림 가정의학과 교수, 폐식도외과 김홍관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미국공중보건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최근호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5~2022년 암 진단 당시 흡연자 4만6834명을 분석한 결과를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진단 후 연초를 지속한 사람은 1만7418명(37.2%), 전자담배로 전환한 사람은 3507명(7.5%), 완전히 금연한 사람은 2만5909명(55.3%)이었다. 전자담배 전환군 중 2252명(64.2%)은 연초를 함께 피운 이중 사용자였다. 중앙 추적기간 4.2년 동안 나이, 성별, 소득, 암종, 치료 방식, 진단 전 흡연량, 동반질환 등을 보정한 결과, 전체 사망 위험은 금연군이 연초 지속군보다 8% 낮았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포함한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도 금연군이 36% 낮았다. 이는 암환자의 금연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다만, 암 진단 후에도 연초를 지속하는 사람에게 금연을 강제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전자담배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실제로 전자담배로 전환한 군은 연초를 계속 피운 군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6% 낮았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 연초 지속 흡연군 대비 28% 줄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완전 금연이 더 유리하며, 전자담배 전환군에서는 이중 사용과 폐 합병증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언은 의학적 이상론과 환자의 잔혹한 현실 사이에서 새로운 교두보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의료계의 공식 입장은 ‘완전한 금연’만을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하는 일탈 불허의 정책에 가까웠다. 하지만 암이라는 중병을 얻고도 니코틴 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무조건적인 금연만을 강요하는 것은 자칫 치료 포기나 자책감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당장 담배를 완전히 끊지 못하는 환자에게 전자담배가 차선책으로서 독성을 줄여주는 ‘위해 감소(Harm Reduction)’옵션이 될 수 있음을 데이터로 증명해 낸 셈이다. 이는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전자담배를 금연의 보조 수단으로 신중하게 인정하려는 패러다임의 변화와도 궤를 함께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결코 ‘전자담배 권장’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전자담배 전환군 중 무려 64.2%가 연초와 전자담배를 혼용하는 ‘이중 사용자’였다는 점은 매우 위험한 함정이다. 이중 사용은 연초의 독성과 전자담배의 화학물질에 동시에 노출되어 금연 효과를 완전히 상쇄할 뿐만 아니라, 폐 합병증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전자담배는 어디까지나 완전 금연으로 가기 위한 일시적인 다리일 뿐, 최종 목적지가 될 수 없다. 결국 이번 연구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암 생존자 관리 전략의 ‘유연화’에 있다. 최고의 치료법이 완전 금연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금연이라는 완벽한 성공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비난하거나 방치하기보다, 전자담배라는 대안을 통해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을 단계적으로 낮춰주는 맞춤형 의학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 관리의 핵심은 완전 금연”이라며 “끊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위해 감소 옵션으로 전자담배 전환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제 의료 현장은 냉철한 이상주의를 넘어 환자 맞춤형의 현실적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 환율 1년 2개월 만에 1350원대… 기업 달러 매도·엔화 강세 영향

    환율 1년 2개월 만에 1350원대… 기업 달러 매도·엔화 강세 영향

    지난 6월 말 장중 1550원을 넘으며 1600원대까지 바라봤던 원달러 환율이 3일 135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7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 기업이 달러를 계속 시장에 내다 파는 데다 일본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내린 1359.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60원 아래에서 주간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해 7월 2일(1359.4원)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1359원에서 출발해 장중 대부분 136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시장에 달러를 파는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기업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다. 과거에는 이런 달러 매도가 월말에 몰렸지만 최근에는 수시로 달러를 파는 기업이 늘었다. 반면 해외 물품 대금을 지급하려는 수입 업체의 달러 매수는 아직 강하지 않다. 달러를 파는 쪽은 많은데 사려는 쪽은 적어 환율이 내려가는 것이다.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줬다. 오재영 KB증권 수석연구원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최근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에 들어오는 달러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엔화가 강해진 것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 말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데 이어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 당국에 기준금리 인상과 안정적인 엔화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달러 환율은 157.214엔으로, 2.73엔 하락했다. 한때 157.170엔까지 하락하며 미일 공동 개입 이후인 지난달 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가상자산 시장의 달러 수요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도 나왔다. 한은이 2019~2025년 유로화와 튀르키예 리라화 등 12개 통화를 분석한 결과, 테더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려는 수요가 늘면 실제 달러 수요까지 증가해 해당 국가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현재 원화는 바이낸스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다만 한은은 앞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법인과 외국인 참여가 확대되면 코인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결도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책꽂이]

    [책꽂이]

    노무현 평전(윤태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노무현 전 대통령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평전. 참여정부에서 대변인, 제1부속실장,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내고 경남 김해시 봉하에서 마지막까지 집필팀으로 일했던 윤태영 전 대변인이 썼다. 공식 자료는 물론 저자가 기록해 둔 600여 권의 수첩과 비공개 기록 등을 바탕으로 노무현의 목소리를 복원했다. 노동자와 민주화를 위해 싸운 정치인, 탈권위와 원칙을 추구한 대통령, 그리고 모두 함께 가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 노무현의 진면목을 마주할 수 있다. 928쪽. 4만 9500원. 액세스(우정엽 지음, 수연사) 쿠팡은 어떻게 미국 의회를 움직였을까. 틱톡은 최정예 로비팀을 꾸리고도 왜 강제 매각을 막지 못했을까. 연구자, 외교관, 기업인으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일한 저자가 세계 최대 로비 시장으로 불리는 ‘K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을 추적했다. 저자는 미국에서 로비는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거나 정책 형성에 영향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활용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이 워싱턴에서 어떻게 권력에 접근하고 자신의 이해관계를 정책에 반영하는지 파고든다. 264쪽. 2만 5000원. 도둑맞은 미술관(수지 호지 지음, 안진이 옮김, 현대지성)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걸작에 숨겨진 도난의 역사를 조명한 책이다. 나치의 대규모 약탈, 마피아가 개입한 조직범죄, 수년간 이어진 몸값 협상, 미술품 탐정의 활약 등 추리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실화 사건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미술품 도난은 단순히 그림 한 점을 잃어버린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공유해 온 문화의 한 조각까지 함께 사라지는 일이다. 280쪽. 1만 7500원. 산산조각 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롭 헨더슨 지음, 김은지 옮김, 푸른숲) 예일대를 거쳐 케임브리지대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저자 롭 헨더슨은 뉴욕타임스와 뉴욕포스트에 기고문을 쓰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글에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계층 사다리의 끝까지 올라서서 본 풍경을 담았다. 문화 자본이 널리 퍼진 현대 사회에서 일반 대중과 구별되기 원하는 상류층의 새로운 사치재, ‘사치 신념’이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저자는 상류층이 말하는 올바름이 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정말 올바른 사회를 위한 것인지 파고든다. 368쪽. 1만 9800원.
  • [포착] “그 옷 가리세요”…민소매 입었다가 비행기서 쫓겨날 뻔한 여성

    [포착] “그 옷 가리세요”…민소매 입었다가 비행기서 쫓겨날 뻔한 여성

    미국의 한 여성이 민소매 차림으로 비행기에 탔다가 승무원에게 몸을 가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해 온라인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관련 영상은 260만 회 넘게 조회됐고, 항공사가 승객 복장을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도 엇갈렸다. 2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틱톡 크리에이터 케이 로즈는 최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오전 6시 30분 델타항공편에 탑승했다가 겪은 일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영상 속 로즈는 갈색 계열의 민소매 상의와 줄무늬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는 좌석에 앉은 뒤 한 승무원이 다가와 재킷이나 담요가 있는지를 물으며 몸을 가려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로즈는 결국 담요를 몸에 둘렀지만, 해당 승무원이 다시 찾아와 자신에게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는 것이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요구를 거부할 경우 비행기에서 내려야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로즈는 후속 영상에서 당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던 점이 승무원이 복장을 문제 삼은 이유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승무원이 이를 직접 이유로 언급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민소매가 문제?”…영상 260만회 넘게 확산 로즈가 올린 첫 영상은 260만 회 넘게 조회되면서 빠르게 퍼졌다. 댓글에서는 “언제부터 비행기에 이런 드레스코드가 있었느냐”, “평범한 운동복처럼 보인다”는 반응과 “승무원 지시에는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로즈는 함께 여행한 친구도 승무원으로부터 카디건을 입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친구가 더위를 호소했지만 카디건을 벗기 어려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항공사의 복장 규정과 승무원의 재량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델타항공이 로즈가 공개한 이번 사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델타 규정 보니…‘민소매 금지’는 없었다델타항공의 운송약관에는 민소매나 특정 형태의 상의를 금지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규정은 없다. 다만 델타는 승객의 행동이나 복장, 위생 상태 또는 냄새가 다른 승객에게 ‘부당한 불쾌감이나 괴로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운송을 거부하거나 승객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경우 역시 운송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 결국 어디까지를 ‘다른 승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복장’으로 볼 것인지는 현장에서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델타의 약관도 특정 옷차림을 일일이 열거하기보다는 복장으로 인해 다른 승객에게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번 영상이 확산되면서 미국 온라인에서는 다시 한번 항공사가 승객의 옷차림을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미중 AI 패권경쟁 vs 안전장치 필요…‘규제 딜레마’에 빠진 빅테크 리더들

    미중 AI 패권경쟁 vs 안전장치 필요…‘규제 딜레마’에 빠진 빅테크 리더들

    세계의 인공지능(AI) 혁신을 이끌고 있는 미국 빅테크들이 AI 패권 경쟁과 안전성 확보 사이에서 규제의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의 추격에 규제를 완화해 속도전을 벌여야 하지만, 그럴수록 해킹 등 악용 위협도 커질 수밖에 없어 각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의 AI 리더들은 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기술장관 회의에서 AI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머스크 CEO는 “혁신은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새로운 (기술은) ‘원칙적 불법’이 아닌 ‘원칙적 합법’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유럽연합(EU)을 콕 집어 “EU에서는 통상 신기술이 원칙적으로 불법 취급을 받고 있어 발전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력 부족 때문에 AI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오픈웨이트(가중치 개방형) AI 모델을 규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를 주도한 마이클 크라치오스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G20 대표들에게 ‘캐롤라이나 원칙’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캐롤라이나 원칙은 AI에 대해 새 규제를 만드는 대신 기존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특이 사례에만 해당되는 ‘핀셋 규칙’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미국 정·재계가 국제 무대에서 힘을 합한 것은 AI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빅테크가 선점했던 세계 AI 시장은 최근 중국의 스타트업 문샷AI와 딥시크, 지푸AI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는 “중국의 AI 경쟁력 향상이 ‘나머지 세계가 미국 기술 생태계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긴박감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폭주하는 AI 기술에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반박도 적지 않다. 유엔의 ‘AI 독립 국제과학패널’은 지난 7월 “AI 역량이 과학계의 이해 능력과 정부의 적응 능력을 모두 앞지르고 있다”며 “AI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추후 AI 평가 능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통제할 수 없는 기술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오픈AI가 차기 AI 모델 ‘아스트라’의 보안 등급을 ‘위험’으로 분류하면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아스트라가 인간 개입 없이 다수의 핵심 시스템에서 미공개(제로데이) 취약점을 찾아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보안 강화 조치에 나섰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오픈AI의 미공개 AI 모델들이 글로벌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무단 해킹하기도 했다. 이에 오픈AI는 에이전트의 행동 추론 과정을 분석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감지하면 에이전트를 중지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 김정은, 러 전쟁 경험으로 서해 노리나…볼턴이 경고한 ‘제한도발’ [밀리터리+]

    김정은, 러 전쟁 경험으로 서해 노리나…볼턴이 경고한 ‘제한도발’ [밀리터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실전 경험과 드론 운용 능력을 쌓은 뒤 이를 한반도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면전 대신 서해에서 제한적인 군사 행동을 벌여 미국이 실제로 개입하는지 시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1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 대담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을 언급했다. 볼턴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실전 경험과 드론전 능력을 얻었으며 이를 토대로 한국을 상대로 제한적인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이 이런 행동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 의지를 확인하려 할 수 있다고 봤다. 그가 구체적으로 거론한 곳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다. 볼턴은 중국이 대만 본섬을 침공하는 대신 주변의 작은 섬을 점령해 미국의 대응을 시험하는 상황을 예로 든 뒤, 한반도에서도 북한이 NLL 일대 섬 몇 곳을 점령하는 식의 행동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볼턴이 제시한 가상 시나리오이지 실제 북한군의 구체적인 작전 계획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러 전쟁서 익힌 드론전…북한군에 남은 것은 볼턴의 경고가 주목되는 것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전에는 경험하기 어려웠던 현대전을 직접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4월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면서 러시아와 서방의 전술·무기 운용 방식을 동시에 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무인기(UAS)를 정찰뿐 아니라 포병과 연계해 표적을 찾아내고 타격하는 방식까지 실전에서 배울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6월 별도 토론회를 열어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떤 드론전 교훈을 얻고 있는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전에서 값싼 소형 드론이 정찰과 공격, 포병 화력 유도까지 폭넓게 쓰이는 상황에 북한이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군사전문매체 내셔널디펜스도 지난 7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다수의 소형 전술 드론과 장거리 자폭형 무인기의 효용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학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 중요한 것은 드론 한 종류를 얻는 것보다 드론과 포병·보병·정찰자산을 실제 전장에서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경험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한반도처럼 군사분계선과 NLL을 사이에 두고 남북 전력이 가까이 맞선 환경에서는 이런 능력이 제한적인 국지도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소형 드론으로 감시망을 흔들거나 표적 정보를 확보한 뒤 포병이나 특수전 전력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NLL서 美 의지 시험?…서해가 위험한 이유 서해 NLL은 과거에도 남북 간 군사 충돌이 반복된 곳이다. 북한은 NLL을 인정하지 않고 별도의 해상경계선을 주장해 왔으며, 이 일대에서는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 충돌이 이어졌다. 볼턴이 주목한 것도 이런 지리적 특성이다. 대규모 남침처럼 곧바로 전면전을 부르는 행동보다 규모를 제한한 군사 행동으로 한국과 미국의 대응 수위를 확인하는 것이 북한 입장에서는 더 현실적인 시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연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다시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실제 방위공약 수준을 계산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는 상황도 예상하면서 정상 간 담판이 충분한 준비 없이 진행될 위험성을 함께 경고했다. 다만 북한군의 러시아전 경험이 곧바로 서해 도발로 이어진다고 볼 근거는 없다. 드론 운용 경험과 실제 한반도 작전 능력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북한군이 실제 전장에서 쌓은 경험이 이전과 다른 변수로 떠오른 것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북한군이 그곳에서 익힌 전술과 드론 운용 경험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볼턴의 경고 역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먼 유럽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의 군사적 위험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美 내려라” “日 올려라”… 트럼프의 금리 압박, 속내는 美 무역 지키기

    “美 내려라” “日 올려라”… 트럼프의 금리 압박, 속내는 美 무역 지키기

    트럼프 “美 금리, 세계 최저여야”베선트 “日, 엔화 강세 조치할 것”美, 日시장 개입했지만 다시 엔저 엔저 지속되면 美 수출 가격 불리양국 ‘금리 줄다리기’ 원화도 영향엔화 강세 땐 한국 수출·증시 부담 ‘미국 금리는 내리고, 일본 금리는 올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과 일본을 향해 정반대의 금리 주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반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일본은행(BOJ)에 금리를 올리라고 압박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를 줄여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누그러뜨리려는 계산이다. 미국이 엔화 가치까지 신경 쓰는 이유는 무역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일본보다 높으면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린다. 그럼 달러는 강해지는 반면 엔화는 약해지기 쉽다. 엔화가 싸지면 일본 제품이 저렴해져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미국 기업은 불리해진다. 미국이 일본산 제품에 관세를 높여도 엔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에도 “금리가 너무 높다”며 미국 금리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베선트 장관은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강세로 이어질 뭔가를 할 것으로 믿는다”며 BOJ의 금리 인상을 노골적으로 주문했다. 미국이 일본 통화정책에까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환율시장에 직접 개입하고도 엔화 약세가 다시 나타나서다. 지난 7월 말 엔화가 40년 만의 최저인 달러당 164엔 수준까지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은 함께 달러를 팔고 엔화를 샀지만,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다시 장중 160.20엔까지 올랐고, 1일에도 장중 160선을 찍고 내려왔다. 일본의 고민도 크다. 엔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을 막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너무 빠른 인상은 경기와 국채시장에 부담을 준다. 막대한 나랏빚에 대한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특히 미·일의 ‘금리 줄다리기’는 원화에도 영향을 준다. 강달러가 이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힘이 된다. 반대로 일본이 금리를 올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원화도 같이 강해질 수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 오른 1370.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원화도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가 강해져 환율이 내려가면 원유·원자재 수입가격이 낮아져 물가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출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에는 변수가 될 수 있다. BOJ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리면 싼 엔화를 빌려 해외 주식 등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해외 주식을 팔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로 국내 증시가 하락 할 수 있다.
  •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고등학교 유세에서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단순한 좌파나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라 하드코어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불과 일주일 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는 “공산주의 위협이 역사상 미국에 가해진 진주만 공습이나 9·11테러보다 더 큰 단일 최대 위협”이라며 내부의 적을 먼저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1950년대도 아닌 2026년 미국 한복판에서 공산주의의 부활이라니. 트럼프가 꺼낸 것은 실재하는 정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냉전의 유령이었다. 공산주의 망령의 소환은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났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평소 입버릇처럼 외쳤던 반국가·종북 세력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투입돼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던 시도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그의 주장이 안보 위협 때문이었는지, 정치적 수세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는지는 이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재판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이처럼 권력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을 불러내 비상한 조치를 정당화한다.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지적했듯, 대중을 통제하려는 권력에게 적의 실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적이 존재한다’는 서사의 영향력만이 관건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사회주의로 몰아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다. 결국 트럼프의 ‘공산주의자’도, 12·3의 ‘반국가세력’도 분단의 트라우마와 냉전의 기억이라는 익숙한 재료를 빌려와 위협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두 사례는 겉으로는 국가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뒤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소름 끼치게 닮았다. 12·3 당일 계엄 포고령 1호는 국회와 정당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운 조치가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을 정지시키려 한 것이다. 트럼프는 더 노골적이다. 공산주의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면서 정작 대내적으로는 정부가 시장가격과 기업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국가 자본주의적 행보를 서슴지 않는다. 자국 기업 인텔에는 반도체 보조금을 정부 지분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했다. 동맹국과 다른 나라를 향해서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그의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과 며칠 만에 다른 법 조항을 근거로 10% 관세를 강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럼프를 ‘계획경제주의 총사령관’으로 명명하며 전통적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 모델을 모방하고 있다고 꼬집은 이유다. 물론 두 사례의 결말이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계엄 선포로부터 채 다섯 달이 지나기도 전에 대통령을 전격 파면했다. 국회와 사법부 그리고 한겨울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증명해 보였다. 반면 8월 말 미국은 아직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안갯속 정국 한가운데에 있다. 카를 마르크스는 일찍이 정치적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싸움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 역사적 투쟁의 언어와 상징을 빌려와 무대에 올린다고 통찰했다. 공교롭게도 오늘날 공산주의라는 유령을 다시 무대에 세워 위기를 연출하는 이들의 행태가 역설적으로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마르크스의 예언을 입증하는 셈이다. 실체 없는 적을 불러내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를 감시하고 검증하는 일 역시 모든 시민이 치러야 할 몫이다. 누가 적을 정의하는가, 그리고 그 정의를 누가 검증하는가. 이 질문 앞에 2024년 12월의 서울도, 2026년 11월의 워싱턴도 함께 서 있다. 최재헌 국제부 차장
  • “北핵 안 돼” 외치더니, 이젠 ‘암묵 인정’ 돌변 전망…한국엔 핵 남나 [권윤희의 월드뷰]

    “北핵 안 돼” 외치더니, 이젠 ‘암묵 인정’ 돌변 전망…한국엔 핵 남나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2017년 북한의 핵동결·평화조약·한미훈련 중단에 반대했던 앤서니 루지에로는 9년 뒤 북한 핵의 ‘암묵적 인정’과 핵·장거리미사일 제한을 현실적 협상안으로 전망했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만 묶고 대남 전술핵을 남기면 미국의 위험은 줄어도 한국의 핵위협은 계속되고, 북한의 ‘동맹 분리’ 압박도 커질 수 있다.● 한미연합연습·훈련과 평화체제까지 조정된다면 한국은 대남 핵전력 제한과 이행 순서를 북미합의에 반영해야 한다. 2017년 3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직후 미 의회에 출석한 앤서니 루지에로는 북한과 핵·미사일 동결을 협상하거나 평화조약을 맺는 데 반대했다. 당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이었던 그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한미연합연습·훈련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실질적인 핵전력 감축 없이 동결이나 평화조약에서 이익을 얻은 뒤 중국과 함께 한미훈련 축소나 완전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루지에로는 이후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들어가 2018~2019년 북한 담당 국장을 맡았다. 싱가포르·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당시 백악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다. 9년 뒤 그가 제시한 북미협상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루지에로는 27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협상할 경우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암묵적 인정’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조약과 정치·경제관계 개선, 한미연합훈련의 영구 중단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대가로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검증 가능한 제한을 걸고 북한군의 러시아 철수와 대러 군사지원 중단을 받아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17년에는 북한에 내줘서는 안 된다고 했던 평화조약과 한미훈련 중단을 2026년에는 북한 핵·미사일 제한과 맞바꿀 수 있는 카드로 올린 것이다. 화성-15 때도 “비핵화”…9년 뒤엔 ‘핵 제한’루지에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 본토를 위협하기 시작한 뒤에도 비핵화와 대북 압박을 고수한 강경론자였다. 2018년 1월 미 의회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미국의 목표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접근을 ‘숙명론’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한미연합연습 중단을 맞바꾸자는 중국의 ‘쌍중단’에도 반대했다. 북한은 당시 이미 6차 핵실험을 마치고 화성-15형 ICBM을 시험한 상태였다. 루지에로도 화성-15형이 미 본토 전역에 도달할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루지에로는 비핵화와 제재,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후 상황은 북한에 유리한 쪽으로 더 바뀌었다. 싱가포르·하노이 정상외교는 핵폐기로 이어지지 않았고 북한은 핵분열성 물질 생산능력과 탄도미사일 전력을 확대했다. 러시아에는 병력과 탄도미사일, 포탄까지 지원하며 군사·외교적 버팀목도 넓혔다. 트럼프의 정치적 시간표는 반대로 짧아지고 있다. 장기화한 이란전에서 뚜렷한 외교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맞게 된 상황에서 트럼프는 김정은과 연내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북한은 2018년보다 더 많은 핵전력과 대외 지원망을 갖췄고, 트럼프에게는 외교 성과를 만들어낼 정치적 유인이 커졌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미 국무부는 26일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공식 목표로 재확인했다. 루지에로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 전 단계에서 북한의 현존 핵전력과 장거리탄도미사일부터 검증 가능한 제한에 묶는 방안을 제시했다. 美 본토 ICBM 묶어도…대남 단거리 핵은 남는다북미가 북한 ICBM의 시험과 생산·배치를 제한하면 미 본토를 향한 핵위협은 줄어든다. 한국은 북한이 전술핵 투발수단으로 운용하거나 개발해온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초대형방사포의 사정권 안에 있다. 북한이 기존 핵탄두와 대남 전술핵 투발수단을 그대로 보유하면 한국의 직접적인 핵위협은 남는다. 핵분열성 물질 생산까지 계속되면 제한 이후에도 북한 핵탄두 수량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이런 합의는 한미 확장억제에도 부담을 준다. 북한은 미 본토를 향한 ICBM 위협이 낮아진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핵위협을 높여 미국의 개입 의지를 흔드는 ‘동맹 분리’를 시도할 수 있다.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어느 수준까지 확전 위험을 감수할지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의 위험까지 줄이려면 기존 핵탄두와 핵분열성 물질 생산, 대남 전술핵 투발수단도 제한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 루지에로는 트럼프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검증가능한 제한을 주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단거리 핵투발수단의 처리방식까지 구체화하지 않았다. 北핵 제한 대가가 한미훈련·평화조약이라면트럼프는 이미 한미연합연습을 줄였다. 그의 지시 이후 한미는 이달 전구급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당초 11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지휘소연습 2부를 생략했다. 연합 야외기동훈련도 축소했다. 루지에로가 전망한 것은 이런 일시적 조정을 넘어선 ‘한미 군사훈련의 영구적 종료’다. UFS에서 한미 지휘부는 전시 연합지휘체계와 작전계획을 숙달하고 미 증원전력 전개와 군수지원 절차를 맞춘다. 연습이 장기간 중단되면 실제 지휘부와 부대가 연합작전 수행절차를 반복 숙달·검증할 기회도 줄어든다. 북한 핵전력을 상당 부분 남기는 합의라면 한미의 핵 대응체계도 영향을 받는다. 한미는 지난 6월 핵협의그룹(NCG)에서 북한 핵사용 상황에 대비한 핵·재래식 통합(CNI)과 관련 연습·훈련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북미합의의 ‘영구 중단’ 범위가 CNI 관련 연습까지 넓어지면 북한 핵은 남아 있는데 그 핵사용에 대응하는 한미 연합절차는 제약받을 수 있다. 루지에로는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조약도 트럼프가 제시할 카드로 꼽았다. 평화조약으로 넘어가면 1953년 정전협정을 기반으로 유지해온 정전체제의 관리 방식도 바뀐다. 북한 핵전력은 일부 남겨둔 채 한미연합연습·훈련을 장기간 줄이고 평화체제 전환까지 추진하면 한국에는 북한 핵위협의 잔존, 연합작전 수행능력의 저하, 정전체제 전환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 한국…동시에 “한국 패싱 막겠다”정부는 북미대화 재개를 지원하면서 협상에 한국의 안보이익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8일 한국이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되 한국의 안보태세가 이완되거나 북미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패싱’되는 일은 막겠다고 했다. 북미협상이 재개되면 한국 안보와 직결되는 조건은 세 갈래다. 미 본토를 겨냥한 ICBM과 함께 대남 전술핵 투발수단까지 제한하는지, 북한의 핵제한 조치와 한미연합연습·훈련 축소를 어떤 순서로 맞바꾸는지, 핵제한을 어느 단계까지 이행한 뒤 평화체제로 넘어가는지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이 세 조건의 큰 틀을 먼저 정하면 한국은 북미가 만든 합의에 맞춰 연합방위태세와 정전체제의 변화를 뒤에서 조정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ICBM 위협은 줄어든 반면 대남 전술핵 전력은 남고 한미연합연습·훈련까지 축소되는 합의라면 한국이 부담하는 위험은 크게 줄지 않는다. 정부가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한국 패싱’과 안보태세 이완을 경계한 것도 북미협상이 한국의 핵위협과 연합방위태세를 함께 바꿀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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