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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굴 위한 결정?…尹 ‘우크라 군사지원 가능’ 발언에 美 응답했다

    누굴 위한 결정?…尹 ‘우크라 군사지원 가능’ 발언에 美 응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 당국이 해당 언급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존 셔플 미 국방부 대변인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윤 대통령 언급에 대한 한국 언론들의 서면 질의에 “한미 양측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철통같은 동맹”이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 당국은 윤 대통령의 언급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엘렌 김 연구원은 19일 전화 브리핑에서 “한국에는 이 문제에 대해 일부 불안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히 (한국의) 야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정말로 반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정책에) 전환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 “러시아와 북한간 협력이 증대됨에 따라 한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빠져나가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은 적대 행위” 러시아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된 당일, ‘전쟁 개입’이라는 표현을 쓰며 경고를 내뱉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19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 자체가 일정 수준의 분쟁 개입을 의미한다” 경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리 부의장도 텔레그램에 “윤석열 대통령은 원론적으로 한국이 키이우 정권에 무기를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면서 “한국 국민들이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수중에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있는 것을 보면 무엇이라 말할지 궁금하다”면서 한국의 여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뒤이어 20일에는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에서 “러시아는 키이우 꼭두각시 정권을 우리에 대한 하이브리드 대리전의 도구로 선택한 집단적 서방(서방 동맹)에 대항해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무기 공급은 그것이 어느 나라에 의해 이뤄지든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반러 행동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예상했던 대로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한반도 상황을 지렛대 삼아 북한과의 밀착 관계를 강화할 경우, 한만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尹 우크라 무기지원 ‘낀 한국’ 딜레마…미 “철통 동맹” vs 러 “북한 괜찮나?” [월드뷰]

    尹 우크라 무기지원 ‘낀 한국’ 딜레마…미 “철통 동맹” vs 러 “북한 괜찮나?” [월드뷰]

    ‘낀 한국’의 딜레마다.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은 동맹을 강조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러시아는 북한 문제를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욱 선명해진 신냉전 구도 속에 70년 동맹 미국을 저버릴 수도,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전략적 밸러스트(ballast·선박이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에 놓는 중량물)’인 러시아를 등질 수도 없는 한국에게 국제사회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국익과 안보 차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 균형이 필요한 때다.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미국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존 서플 미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플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은 국제법, 규칙,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와 평화 및 안정 유지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는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철통같은 동맹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 등의 전제조건이 붙긴 했지만, 살상 무기 지원 불가라는 한국 정부의 기존 입장 변경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줘 이목을 끌었다. 러시아 “무기지원은 전쟁개입, 적대행위 간주” 한국이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자 러시아는 즉각 유감을 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물론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며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전체 과정에서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물론 이 전쟁에 더 많은 국가를 개입시키려는 시도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도 연합뉴스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국은 키이우 정권의 군사 후원(military sponsors) 그룹에 참여하고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결정이 낳을 즉각적인 부정적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지난 30년간 양국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으로 발전해온 러-한 관계를 분명히 망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또 “한반도 안보 상황의 맥락에서 우리의 양자 상호 작용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접근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한국이 기대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메드베데프 “북한 지원하면?” 러 외무부 “적대행위 간주”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북한에 대한 최신 무기 지원까지 언급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최근까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살상 무기 제공 가능성도 배제한다고 분명히 확인했다”며 “우리의 적을 돕고자 하는 새로운 열성가가 등장했다. 한국의 윤 대통령은 한국이 원칙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나라 국민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있는 것을 볼 때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며 “그들 말대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주고받는 대가)”라고 위협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20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反)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양국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이번 반발과 관련해 “페스코프 대변인의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고 반응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북한 연이은 도발, 한반도 긴장 고조…한러 관계 빨간불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직접 거론해 무기 지원에 대해 경고한 것은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두 번째이자 약 6개월 만이다. 작년 10월 28일 푸틴 대통령은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한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리가 북한과 이 방향(군사협력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하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당신들은 기쁘겠나”라고 반문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한국 정부가 대러시아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을 때도 북한을 거론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당시 한국의 대러 제재에 대해 “미국이 이끄는 ‘집단적 서방’의 반(反)러시아 노선과 궤를 같이하고, 의심의 여지 없이 ‘손윗 동맹’(미국)의 지시로 취해진 해당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비우호적 행동은 종합적 양자 관계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북핵 문제) 해결 분야 양국 공조의 질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대러 제재 확대는 ‘손윗 동맹’ 즉 미국 연루이며, 이는 한·러 관계 전반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고 러시아가 이를 전쟁 개입으로 규정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냉전 구도가 선명해진 상황에서 미국과의 70년 동맹 역사를 저버릴 수 없는 한국에겐 추가 대러 제재 및 우크라 무기 지원이 불가피한 선택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일종의 ‘전략적 밸러스트(ballast·선박이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에 놓는 중량물)’인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는 북핵 문제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봇물 터진 중국판 ‘생성형 AI’… 통제 원하는 독재자 심중인가

    봇물 터진 중국판 ‘생성형 AI’… 통제 원하는 독재자 심중인가

    지난 11일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는 ‘천 가지 질문으로부터의 진실’이란 뜻의 인공지능(AI) 거대 언어 모델 ‘퉁이 첸원’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내놓기 전에 정부 보안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규제책을 내놓았다. 규제가 중국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방해할 것인지를 두고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지난해 11월 시를 쓰고 코드를 짜며 여행 계획을 세우고 번역도 하는 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발표되자 중국 기업들이 속속 대항마를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AI 기업 센스타임과 바이두가 ‘챗GPT’의 열풍에 각각 ‘센스챗’과 ‘어니봇’을 출시했지만, 중국 당국의 AI 감독 등 개입이 본격화되면서 오히려 주가는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을 제공하는 바이두는 지난달 16일 ‘어니봇’을 발표하면서 성능 시연을 공언한 대로 생중계가 아니라 일부 녹화중계한 사실이 드러나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 리옌훙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는 시간 절약을 위해 녹화중계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어니봇 출시 당일 홍콩 증시에서만 10%나 주가가 주저앉았다. 중국 당국은 AI 챗봇이 사회주의적 가치를 드러내야 하고, 국가 권력에 대해 선동해서는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만리방화벽’을 쌓고 해외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등 당국의 규제에도 중국의 인터넷 기업은 발전을 거듭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8일(현지시간) “세계 1위 사용자 숫자를 자랑하는 중국산 동영상 앱 ‘틱톡’의 사례처럼 당국의 통제가 혁신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생성형 AI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진실이 아닌 것도 마치 사실인 듯 장광설을 내뱉는다. 이러한 AI의 결함은 이미 챗GPT와 구글이 내놓은 바드를 통해 확인됐다. 게다가 챗GPT는 수백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는데, 중국 당국의 규제는 생성형 AI의 발전을 막을 수도 있다. 바이두의 챗봇 어니봇은 만리방화벽을 넘어 중국이 접속을 차단한 위키피디아나 레딧과 같은 서구 사이트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구 기업들이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거나 폭탄 제조법 등을 설명하지 않도록 AI 챗봇을 수정하는 것처럼 중국 당국도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상하이시 당국은 AI의 사소한 위반은 처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7개국(G7)은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챗GPT’로 대표되는 대화형 AI의 위험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9일 G7 디지털·기술 장관은 오는 29~30일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에서 회의를 열고 ‘책임 있는 AI 실현을 위한 행동 계획’을 공동성명에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7이 행동 계획을 만드는 것은 처음으로, 안심할 수 있는 AI 이용 환경을 조성하고 인터넷 공간의 신뢰성을 높이는 대책 등이 담길 예정이다. 지난 1일 서방 국가 가운데서는 이탈리아가 최초로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챗GPT 규제에 나선 바 있다. 중국 AI 기업들은 기술의 핵심인 칩 수출을 규제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다 중국 당국의 보안 심사라는 이중의 난관을 돌파해야만 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예측하고 싶어 하는 독재자의 속성과 맞물려 오히려 중국 AI 기술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양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교내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AI는 데이터에 의존하고 독재 정부는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공공 데이터를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얼굴 인식처럼 통제에 도움이 되거나 자율 주행과 같이 사회 안정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공적 자금의 혜택을 보며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AI는 근본적으로 예측하는 기술이며 독재자는 사람들의 생각을 예측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 尹 ‘우크라 군사지원’ 가능성 꺼냈다

    尹 ‘우크라 군사지원’ 가능성 꺼냈다

    “러, 민간 대규모 공격·대량학살땐인도적 지원만 고집하기 어려워”대북 초고성능 무기 개발 의지도러 “무기 공급은 간접적 전쟁 개입”방미 앞두고 美에 ‘우호 제스처’… “나토 이상의 한미공조”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인도적·재정적 지원이 아닌 살상무기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북한의 위협에 맞선 초고성능 무기 개발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법적인 침략을 받은 나라를 지켜 주고 원상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에 대한 제한이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있기는 어렵다”며 “전쟁 당사국과 우리나라와의 다양한 관계, 전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불가’라는 정부의 현재 입장이 개전 1년여 만에 변경될 수 있는 것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은 한국에 군사적 지원을 압박했지만 정부는 국내 정책을 이유로 방탄 헬멧이나 의약품 등의 비살상용 군수품만 지원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등 서방의 군사 지원 압박이 갈수록 커지자 정부도 마냥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시아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서방의 편에 섰을 때 정부의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로이터와의 인터뷰가 국빈 방미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욱 동참하기를 바라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우호적 메시지’ 성격으로도 읽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황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전제가 있는 답변”이라면서 즉각적인 무기 지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러시아는 곧바로 경고성 입장을 내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 포스팅에서 “북한의 손에 러시아의 최신 무기 설계가 쥐어진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마추어보다 못한 외교 전략”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발언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한러 수교 후 30여년간 발전해 온 동반자 관계가 적대국으로 돌아설 위기”라며 “러시아의 반발을 잠재울 확실한 대안이라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대북 확장억제와 관련해 “강력한 핵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이상의 강력한 대응이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 “감시·정찰자산을 더 확충하고, 정보 분석 등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확장억제도 있지만 초고성능, 고위력 무기들을 개발해서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에 대응한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해서는 “확장억제는 한미 간 논의가 많이 진행돼 왔다”며 일본의 참여는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3자가 진행하기에는 한미 간에 진도가 많이 나갔기 때문에 한미 간 시스템을 먼저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여 주기식 쇼’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가 임박해 남북 정상회담을 활용하고 결국 관계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일을 반복했다”며 “남북 정상이 상당한 기간을 두고 단계를 밟고 국민적인 지지를 받아 가면서 물꼬를 텄다면 남북 관계가 거북이걸음이지만 꾸준하게 발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밝힌 ‘초고성능 무기’는 군에서 개발 중인 각종 고성능 미사일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군에서는 정밀 타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성능 전술지대지미사일, 공대지유도탄 등 초정밀·장사정 미사일을 확충하고 있다.
  • “中 2호 항모 산둥함, 제1도련선 밖 작전가능”

    “中 2호 항모 산둥함, 제1도련선 밖 작전가능”

    최근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미국령 괌에서 약 700㎞ 떨어진 해역까지 접근한 것을 두고 ‘제1도련선’을 넘는 영역까지 중국 해군의 작전 범위를 넓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1도련선은 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19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8∼10일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참가했던 산둥함 전단은 13∼16일 동쪽으로 이동해 괌 서쪽 700㎞ 해역까지 다가갔다. 괌은 미군 앤더슨 공군 기지가 있는 곳으로 사이판과 파푸아뉴기니 근해 등을 잇는 ‘제2도련선’의 핵심 위치에 있다. 산둥함이 제1, 2도련선 사이 해역에서 작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도 지난해 말 괌 인근 해역에서 훈련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대만과 괌 사이 해역에 위치한 중국군 항모는 대만을 봉쇄하는 한편, 미국·일본 등 외부 세의 대만 개입 시도를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중국 군사전문가는 매체에 “산둥함과 랴오닝함이 훈련한 지역(괌 주변 해역)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 개시 전날인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전투기와 헬기 등 총 330대가 산둥함에서 이륙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산둥함이 랴오닝함보다 더 강도 높게 훈련을 진행했음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랴오닝함은 지난해 12월~올해 1월초 같은 지역에서 원양 훈련을 하면서 보름간 320대를 이륙시켰다.
  • “北미사일, 美본토 도달 가능…기밀유출 韓 반발은 없었다”

    “北미사일, 美본토 도달 가능…기밀유출 韓 반발은 없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18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김정은 체제는 서울·도쿄·워싱턴 DC 등을 넘어서 도달할 수 있는 (군사) 능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의 청문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주한미군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이다.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우리는 휴전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전략적 위치인 전방에서 방어함으로써 우리는 한국 국민을 더 잘 보호할 수 있고 한국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도 강화한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전투 준비 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준비 태세는 쉽게 약화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본토를 방어하고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현실적인 훈련을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이 적대행위를 재개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육·해·공 가운데 어느 분야의 북한 핵 능력이 가장 위협적이냐는 질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등을 언급하면서 “육상에서의 능력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김정은)가 이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그가 이 능력을 배치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지난 13일 처음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18형 ICBM을 시험 발사한 것과 관련해 고체 연료 사용 ICBM으로 인한 영향을 묻는 말에는 “우리의 징후 포착 및 경보(I&W)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그는 징후를 탐지하고 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더 단축시킨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밝혔다. 대북 억제력과 관련해선 “우리의 초점은 힘을 통한 평화로, 전투 준비 태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러캐머라 사령관은 말했다. 또 한국 전쟁의 교훈을 묻는 말에는 “준비”라면서 “진화하는 적에 맞춰 진화하면서 지상전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한다면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가 뭐냐는 질문에 “(북중) 국경이 다시 열렸고 물자가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면서 “그 측면에서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중국의 대북 역할과 관련, “한반도에서 북한은 물론 솔직히 한국과 관련해서도 중국이나 러시아의 개입을 포함하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그들(중국)은 과거에 경제적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중국)은 한국에 자국민이 있기 때문에 비전투원 후송작전(NEO)시 그들을 한반도에서 빼내는 것이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충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쉼 없이 일하고 있다”면서 “전쟁은 불가피한 것도 아니고 임박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군사력 강화, 중러간 무제한적 파트너십,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을 열거하면서 “이번 10년은 위기가 증가한 시기”라면서 “평화로운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과거의 성과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2027년 이전에 대만을 무력통일을 시도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내게 시간표는 의미가 없다”면서 “나는 오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만약 억제가 실패할 경우 싸워서 이길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제디디아 로열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수석 부차관보는 회의에서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해 한국과 역내 파트너들이 미국의 정보 및 군사적 능력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의 동맹 관계에 완전한 믿음과 확신이 있다”고 답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한국 관련 내용도 포함된 미국의 기밀문서 유출에 대해 동맹이 반발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 동맹 70주년 “윤석열·바이든, 찰떡 궁합…韓美 모든 분야 긴밀 협력”

    동맹 70주년 “윤석열·바이든, 찰떡 궁합…韓美 모든 분야 긴밀 협력”

    한국이 반도체, 전기차와 배터리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주자로 부상하면서 한미관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가 평가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윌슨센터가 개최한 한미동맹 70주년 포럼에서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한미관계에서 기술 협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10년, 12년 전에는 양국 간 대화에 없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케이건 국장은 기술 협력에 대해 “솔직히 일부 마찰이 있는 분야이지만, 양국이 동의하는 부분도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 기업이 상대국에 서로 투자하는 상황에 대해 “기업들은 한미가 함께하는 게 양국에 더 좋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한다는 점을 반영한다”면서 “한국과 파트너십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그는 밝혔다. 케이건 국장의 발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수출통제로 한국 기업이 피해를 본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진정한 동맹의 장점은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지난 30여년을 한국 측과 일해 본 입장에서 한국인들은 진솔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힘든 대화를 하더라도 우리는 양국이 함께 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케이건 국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과 계속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지금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면서 100건 이상의 탄도미사일 시험을 한 게 “(대화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신호이자 성명이며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이 과거와 달리 북한 문제뿐 아니라 “사실상 미국에 중요한 모든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이건 국장은 또 오는 26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현안들에서 더 호흡을 맞추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동북아시아 지역을 넘어 더 확대되는 것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금까지 여러 만남을 나열하고서 “양 정상이 궁합이 잘 맞고(good chemistry) 서로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미관계는 정상 간 궁합이 도움이 되지만 더 이상 필수는 아닌 단계까지 발전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긴밀한 관계와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 강제징용 해법 합의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엄청난 정치적인 용기를 내 힘든 결정을 했다고 케이건 국장은 평가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합의 내용을 완전히 이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을 지원하는 데 관심이 크기 때문에 더 개입하지 않으려고 자제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우리가 굳건한 (한미일) 삼자관계에 기반해 정보 공유와 사이버안보 협력에서 큰 도약을 하기를 바란다”며 “한일관계는 진정한 상호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해 미래에 더 진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 누구를 죽일 것인가 “한국, 소피의 선택 직면” 우크라 무기지원 딜레마

    누구를 죽일 것인가 “한국, 소피의 선택 직면” 우크라 무기지원 딜레마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둘러싼 서방 압박에 한국은 ‘소피의 선택’ 갈림길에 섰다고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과 관련해 ‘소피의 선택’에 직면했다”며 난감한 처지에 놓인 한국 정부 입장을 조명했다. ‘소피의 선택’(1979)은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미국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의 소설이다. 책에서 유대계 폴란드인 소피는 독일 나치에 체포돼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 과정에서 독일군은 아들과 딸 두 아이 중 누구를 가스실로 보낼지 선택하라고 소피를 압박한다. 한 명을 선택하지 않으면 두 아이를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고민 끝에 소피는 딸을 포기하고 아들을 살리기로 선택한다. 하지만 아들의 생사마저 알 수 없게 되자 소피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아이를 죽이는 선택을 하지만 의지와 무관하게 두 아이를 모두 잃고 마는 소피의 처지가 한국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인 셈이다. 특히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 무기 제공을 압박할 가능성을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우려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 정부 기밀문건이 최근 유출된 것이 한국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는 계기가 됐다고 매체는 지적했다.실제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12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한국이 대량 보유한 155㎜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도록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우리는 무기 및 탄약의 (우크라이나) 인도와 관련해 한국과 대화했다.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을 두려워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일종의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경제적·외교적 보복을 감행했을 때 동맹국들이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권기창 전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는 지적했다. 권 대사는 “한국은 어느 아이를 희생시킬지 결정하는 소피의 선택에 직면했다”면서 “가치에 기반한 외교는 한국에 큰 대가가 따르지만, 우크라이나를 위한 동맹국들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의 핵 위협 수위를 날로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힘을 실어줄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워싱턴포스트에 “러시아의 전쟁은 한반도와 무관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경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활용할 목적으로 ‘신냉전’을 강조하는 자세를 취해왔다는 게 이 센터장의 분석이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러시아와 북한 관계가 확장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한국 정부에) 있을 수 있다”며 “한국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피하려고 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군사원조 대신 1억 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아울러 작년에는 폴란드와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무기판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폴란드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게 했고, 미국에 155㎜ 포탄 10만발을 판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유출된 미 정부 문건에는 15만여발의 한국산 포탄을 41일 이내에 우크라이나로 공수한다는 일정이 포함돼 있었고, 최근에는 한국산 포탄 50만발을 미국에 대여 형식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클린룸] 미국 면전에 ‘NO’라고 말하는 TSMC, 총수가 직접 찾아가는 삼성·SK

    [클린룸] 미국 면전에 ‘NO’라고 말하는 TSMC, 총수가 직접 찾아가는 삼성·SK

    과거 ‘산업의 쌀’에서 이제는 국가 경제·안보의 동력으로 성장한 반도체. 첨단 산업의 상징인 만큼 반도체 기사는 어렵기만 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기술, 글로벌 경쟁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를 둘러싼 이야기를 편견과 치우침 없이 전해 드립니다.“미국의 보조금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돈으로 반도체 제조업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돈으로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전자 제조업에 끼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도 순진한 생각입니다.” 지난해 8월,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을 환대하는 자리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비롯해 류더인(마크 리우) TSMC 회장 등 정·재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습니다. 미 하원의장은 미 헌법과 ‘대통령 승계법’에서 현직 대통령의 사망 또는 탄핵 시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직 승계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자리입니다. 그의 대만 방문을 두고 중국은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킬 정도였죠. 그런 미국 권력자 면전에서 백발의 90대 노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핵심 카드인 반도체 정책을 ‘순진하다’고 비판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일순간 싸늘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굴기’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 남성, 바로 ‘세계의 반도체 공장’ TSMC를 창립한 모리스 창(92)입니다.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과 함께 반도체 신화를 쓴 인물로 꼽히는 창 전 회장의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야망과 결합한 ‘반도체법’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확산했습니다. 경제·안보 논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실상 자신의 재선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걸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 유치에 나선 상황에서 민간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목소리가 한국, 대만은 물론 자국 내부에서도 이어졌습니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는 창립자부터 현 회장, 그리고 대만 정부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미 행정부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우리 기업과 정부의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한 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가 간 외교와 관련한 사안에는 기업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끼고 있고, 우리 정부는 “우리 기업의 우려를 미국에 충분히 전달하겠다” 정도의 원론적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기업 모두 내부적으로는 위기감이 크게 감돌고 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과 정부의 대응을 두고 ‘한강의 오리’에 비유했습니다. 물 밖에서 바라본 오리는 한가롭게 물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속에서 보면 끊임없이 물갈퀴 질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성명을 통해 보조금 지급 조건과 관련해 미 정부와 협상 중임을 공개한 TSMC와 달리 우리 기업과 정부 당국 모두 드러나지 않게, 그러나 긴밀하고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미 협상 노력은 현지 정·관계에 대한 로비(Lobby·청탁) 활동 강화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기업의 로비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나라로, 로비 자금을 집계하는 비영리기구 ‘오픈시크릿’의 기업별 로비자금 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삼성(삼성전자·삼성SDI 미국법인·삼성반도체)은 지난해 579만 달러(약 76억원)를 미 연방정부와 의회 관련 업무에 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527만 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두 기업 모두 최대 지출에 해당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법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현지 경영의 불확실성은 줄이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제 두 반도체 기업은 물론 경제·산업계 전반의 시선은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26일 워싱턴DC 백악관을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당시 반도체 산업을 양국 경제안보동맹의 상징으로 강조했던 것처럼 이 자리에서도 한미 반도체 협력이 논의될 것으로 유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삼성과 SK의 총수인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두 경제인의 민간 외교도 주목됩니다. 깊은 반도체 불황에 2개 분기 연속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달 말을 기점으로 대미·대중 경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 우리 애 키 안 자라는 이유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우리 애 키 안 자라는 이유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걱정 중 하나는 공부와 함께 아이의 키이다. 잘 먹는데도 생각만큼 키가 크지 않을 경우 걱정은 더 커진다. 그래서 성장 클리닉에 가거나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런저런 건강보조제까지 먹인다. 각종 광고에서도 아이들 키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제품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 관련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아이들 키를 결정하는 유전자 풀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유전학과, 보스턴 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MIT-하버드 브로드연구소 공중유전학, 덴마크 코펜하겐대, 덴마크 공과대 보건기술학과, 호주 퀸스랜드대 분자생명과학연구소, 영국 퀸메리런던대 공동 연구팀은 성장판 그 자체보다는 성장판 속 세포가 뼈의 길이와 모양을 결정하기 때문에 키에 대한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골 세포 성숙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 키 유전자를 확인했고 이것들이 성인이 됐을 때 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유전학’ 4월 15일자에 실렸다.연구팀은 키와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6억개에 가까운 생쥐의 연골세포, 특히 성장판 세포를 분석했다. 성장판 세포 속에 있는 수많은 유전자 중에서 세포 성장과 성숙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을 스크리닝했다. 그다음 인간 키에 대한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 데이터와 비교했다. 사람의 GWAS에서 키 유전자가 위치한 게놈을 구분할 수 있지만 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두 데이터를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성장판 성숙과 뼈 형성에 관여해 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145개를 찾아냈다. 이들 유전자가 부재하거나 활성화가 되지 않을 경우 키가 자라지 않게 된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보스턴 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인 노라 렌탈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장판의 생물학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줘 골격과 아이의 성장에 더 빨리 개입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특히 유전적으로 문제가 생겨 키가 자라지 않는 골격 이형성증 환자 치료법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 中, 대만에 ‘무역장벽’ 조사…대만 “전제조건 없이 응할 것”

    中, 대만에 ‘무역장벽’ 조사…대만 “전제조건 없이 응할 것”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리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한 중국은 주미 대만대표 제재 발표, 대만포위훈련을 벌인 데 이어 무역장벽 조사를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대만은 이에 전제조건 없이 응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13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중국 상무부는 대만이 중국산 2455개 품목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 무역제한 조치에 무역장벽인지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2455개 품목에는 농산물, 광산 및 화공제품이 포함됐다. 상무부는 그러면서 조사 기한을 오는 10월 12일까지로 한다며 필요에 따라 길면 내년 1월 12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대만판공실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대만 당국은 장기간에 걸쳐 중국의 2400여 상품을 수입했는데, 대만이 일방적으로 제한 조치를 내려 중국 관련 산업 및 기업에 손해를 입혔다며 관련 상공회의소들의 요청에 따라 상무부가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중국 애국주의 네티즌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말 안 듣는 대만에 기존에 주어진 혜택들을 모조리 몰수해야 한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대만 일각에서는 결과를 막론하고 중국의 대 대만 무역 보복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이 나오고 있으며, 특정 전제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도 중국이 일방적으로 취소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만에서는 중국의 일방적인 무역장벽 조사를 두고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 회동에 대한 보복 조치는 물론 중국이 대만 총통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발표한 날짜인 내년 1월 12일은 대만의 총통 선거 하루 전날이다. 현재까지 총통 선거 후보로는 여당 민진당에서는 라이칭더 부총통이, 국민당에서는 허우유이 신베이시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국민당계 인사인 궈타이밍 폭스콘(훙하이)그룹 전 회장이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대만 측은 전제조건이 없다면 순순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대만 입법원 열린 경제위원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화두가 됐다. 왕메이화 경제부장은 양안간 무역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2001년과 2002년 양안이 WTO에 가입했을 때 관련 상품에 대한 협의를 하지 않았고 이 상황은 현재까지 지속되어 왔다고 했다. 무역장벽이 활성화되면 상대 정부에 통보해야 한다는 규범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조사 시기와 관련 다른 목적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국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며 ”WTO회원국인 대만은 전제조건 없이 규범에 따라 협상하려는 의향이 있다“고 했다. 천팅페이 민진당 입법위원은 ”중국의 이러한 행동은 매우 비우호적이다. 내년 1월 12일이라는 날짜는 그 다음날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에 대해 ‘경제’를 이용해 정치 간섭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위원은 ”대만이 법치 국가이기에 WTO규범을 준수한다고 하지만 중국은 ‘인간’이 통치하는 국가인데 ‘법’이라는 개념이 있느냐? 과거 중국이 대만 농수산물 수입을 중단했을 때 말하자마자 일방적으로 중단됐다. 중국이 대외에 공고하기 전에 대만에 먼저 결과를 통보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왕 부장은 ”이번 중국의 조사 시작 소식은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 뉴스가 나오기 전까지 경제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현재 중국과 대만간 공식 소통 채널은 끊어진 상태로 알려져 있다.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2016년부터 대만이 대화를 하자고 해도 중국은 이를 읽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오고 있다 
  • 사우디·시리아 외교관계 회복 ‘중동 해빙’… “美 영향력 급속 위축”

    사우디·시리아 외교관계 회복 ‘중동 해빙’… “美 영향력 급속 위축”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의 외교장관이 12일(현지시간) 12년 만에 외교관계 회복에 공식 합의하면서 중동의 해빙 무드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독자 노선을 확장해 나가는 사우디로 인해 미국의 중동 영향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사우디가 수도 리야드에서 이란 사절단, 제다에서 파이잘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장관을 각각 맞이했고,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영사관 서비스와 항공편 재개에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앙숙인 시아파 맹주 이란과 친이란 국가인 시리아 대표를 환대하는 모습은 중동 정세의 급변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사우디는 12년 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잔혹한 내전을 통해 집권하자, 반군 세력을 지원하며 사실상 시리아를 아랍연맹에서도 축출했다. 하지만 알아사드 정권이 동맹인 이란과 러시아의 배후 지원으로 시리아 전역을 장악한 상황에서 더이상의 갈등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외교 정상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권 9개국은 14일 제다에서 회의를 열어 알아사드 대통령을 다음달 1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이슬람권과 극단주의 테러 집단, 미국, 러시아까지 군사적으로 개입해 국토가 초토화된 시리아 내전도 해결 실마리를 찾을지 기대된다. 사우디는 지난 3월 이란에 이어 시리아와 화해한 데 이어 예멘의 친이란 반군인 후티와도 내전 종식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예멘 역시 후티 반군이 정부를 2014년 몰아내면서 시리아와 비슷한 양상으로 내전이 불거져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예멘 내전은 사실상 수니파 대표국가 사우디와 시아파 대표국가 이란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 사우디와 이란의 화해로 전쟁 및 인권유린이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사우디가 ‘중동의 데탕트’를 주도하는 건 미국과 중국 사이 어느 편도 들지 않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아랍권 알자지라가 전했다. 미국은 중동의 해빙 무드를 겉으로는 반기지만 마냥 좋은 기색만은 아니다. 사우디와 이란이 7년 만에 외교관계를 복원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가운데 두고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얀 이란 외무장관과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이 외교관계 복원에 서명하는 장면은 미국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미국으로선 예멘과 시리아 내전은 ‘세계 경찰’을 자임한 자국의 개입이 민간인 학살 사태만 키운 채 실패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학살자로 규정해 온 알아사드 정권이 아랍권의 공식 인정을 받는 건 더없이 불편한 일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리아에 대한 아랍연맹 정상회의 초대는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가 불안정한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는 가운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외교적 장악력을 과시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 [열린세상] 대통령이 긴장하면 시민이 자유롭다/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이 긴장하면 시민이 자유롭다/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

    외교 협상의 결과는 종종 국내 정치의 갈등을 증폭시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안부 합의 이후 목도했던 사회적 반발은 외교 협상이 때때로 국내 정치를 얼마나 사납게 균열시키는 효과를 내는지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들이다. 국제관계는 한 나라의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수많은 변수가 개입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외교 협상의 결과에 대한 대통령의 기대와 시민 여론의 반응이 항상 일치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은 앞일을 내다보고 장기적 차원의 이익을 겨냥한 대외 전략을 구상했다 하더라도 단기적 차원의 이익을 충족하지 못하는 당장의 정책 결과에 낙심한 시민의 마음은 냉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외교 협상과 관련한 장기적 효과의 불확실성과 단기적 효과의 불충분성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책임을 시민의 인내가 아니라 대통령의 설득에서 찾는다.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선거를 통해 자신의 대외적 이익을 가장 잘 구현할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 전략을 수립하면서 시민에게 그 기대 효과를 설명하고 정책 결과에 대한 상벌 여부를 묻는다. 선거를 거쳐 시민으로부터 정치적 선택을 받았으면 다음 선거 때까지 단행되는 모든 외교 협상들은 대통령의 고독한 결단의 영역에만 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민주주의를 그 반쪽인 시민의 ‘위임’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이 외교 전략과 관련해 자신이 구현하고자 했던 시민의 기대 이익과 정책 결과에 대한 시민의 실제 반응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이유를 설명하고, 외교 실적에 대한 평결을 구하는 시민의 ‘문책’에 열려 있어야 민주주의는 비로소 작동한다. 위임과 문책의 연쇄 고리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민주주의의 제도적 강점인 ‘자기 교정’ 기제가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기대하는 외교 협상의 성과와 시민이 촉발하는 국내 정치의 불만 사이의 악순환을 끊고, 대통령은 시민의 이익을 재정의하는 정책 조정에 나서고 시민은 대통령의 외교 전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외치(外治)와 내정(內政)의 상생이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협상이 빈번히 국내 갈등으로 전화(轉化)하는 배경에는 시민의 ‘문책’에 유난히 닫혀 있는 정권의 성격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제3자 변제를 통한 강제동원 해법을 제시한 한국의 양보는 뚜렷한 반면 일본의 양보가 무엇인지는 한 달이 지난 이 시점까지도 분명하지 않다. 한국 갤럽이 3월 10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양보 방안에 대한 시민의 평가는 찬성이 35%, 반대가 59%로 크게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 국가안보실은 국민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 무엇을 주고받는 협상을 원하지 않았다고 공언했다. 그 결과 7일 현재 전체 유권자의 61%가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23%는 외교를, 15%는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그 이유로 각각 들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적 결단과 시민의 정치적 불만이 대치한 채 외치와 내정의 상극이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한국 대통령실을 감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대응에서 윤 대통령이 다시금 시민의 ‘문책’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국내 여론 설득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시민의 ‘문책’은 대통령을 긴장하게 만들지만 결과적으로 외교 협상의 지렛대를 높이고 국내 갈등의 발화점을 낮춘다. 외치와 내정의 선순환을 생성시켜 결국 시민의 이익을 촉진한다. 민주주의는 대통령을 긴장시켜 시민을 자유롭게 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 인간, 너네만 없으면 난, 건강해

    인간, 너네만 없으면 난, 건강해

    좁디좁은 가시광선·가청 영역보잘것없는 인간의 존재 망각온난화 넘어 감각의 교란 자행생명 다양성의 감소까지 초래복원 위해선 인위적 개입 줄여야 “하늘을 나는 새가 아니고서야 어찌 알겠는가? 광대무변한 세계의 즐거움이 당신의 오감에 가로막혀 있다는 것을.”책의 첫 장을 펼쳤을 때 처음 만나는 인용문은 책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 준다. 이 책의 앞머리에는 18~19세기 영국의 화가이자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화집 ‘천국과 지옥의 결혼’ 중에 나오는 문장이 독자를 반기고 있다.인용문 다음에는 사람을 포함해 9종의 동물이 한 어두운 공간에서 만나 다른 감각과 인식 방법으로 서로를 파악하는 가상의 상황이 등장한다. 시작부터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상상력과 글솜씨 덕분에 벽돌책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힌다. 책을 읽는 내내 독자가 마치 그 동물이 된 것처럼 느끼고 인식하게 만드니 중간에 책을 덮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듯 독자를 책 속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는 2016년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라는 책으로 어려운 미생물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끌어들인 세계적인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퓰리처상 수상 작가 에드 용이다.저자는 동물들이 가진 다양한 감각을 최신 연구 결과에 근거해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렇지만 이는 ‘동물의 왕국’처럼 신기한 동물 세상을 보여 주기 위함이나 동물의 순위 정하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결코 얻지 못한 감각의 확장성을 갖고 태어나…우리의 형제도 아니고 부하도 아니다. 생명과 시간의 그물에 우리와 함께 걸려든 이국인들이다”라는 미국의 동물학자 헨리 베스턴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감지할 수 있는 빛의 영역을 ‘가시광선’이라고 부르고 그 바깥쪽은 적외선, 자외선 영역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개미나 거미, 설치류 등의 동물들은 적외선과 자외선을 또 다른 색의 영역으로 인식한다. ‘초’음파라는 것도 인간이 들을 수 없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일 뿐 대부분의 포유류는 들을 수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감각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오감’ 역시 인간의 기준일 뿐 지구에 살고 있는 다른 생명체들은 열, 표면 진동, 음파, 전기장, 자기장 등도 감각으로 구분한다. 지구라는 하나의 물리적 공간에서 생명체들은 자기들만의 감각으로 마치 평행우주를 사는 것처럼 전혀 다른 경험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저자는 인간이 지구온난화보다 더 심각한 죄악을 지구 생태계에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동물의 감각 교란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한다. 생명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빛 공해, 소음 공해, 플라스틱 오염 등 각종 환경오염으로 동물들이 참을 수 있는 감각 한도를 넘어서게 만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확산 3년 동안 인간은 힘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자연 생태계는 인간의 인위적 개입이 사라져 고요함을 찾으면서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생각해 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단순히 동물의 다양한 감각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 저자가 인용한 베스턴의 말처럼 인간과 다른 모습과 형태를 가진 수많은 동물도 생명과 시간의 그물에 함께 걸려든 동료일진대 똑같은 모습을 갖고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왜 서로를 외계인 대하듯 배격하고 받아들이지 못할까 하는 생각 말이다.
  • 英 FT “한국은 美 스파이 행위도 용서하는 동맹…우크라 지원해야”

    英 FT “한국은 美 스파이 행위도 용서하는 동맹…우크라 지원해야”

    1급 기밀문건 유출과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도청 의혹 등으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 유력 언론이 한미 관계를 분석한 칼럼을 게재했다.  최근 유출된 기밀문건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고심하는 한국 외교안보 고위급 관리들의 대화 내용을 도청한 정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크리스찬 데이비스 서울지국장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방부의 (기밀문건) 유출은 한국의 소심한 외교정책에 혹독한 빛을 던졌다’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미국이 스파이 행위를 해서 용서받을 수 있는 동맹국이 하나 있다면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는 두 나라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도, 한국이 누구보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기 때문도 아니다. 단순히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여전히 핵무장한 북한과 전쟁 상태에 있으며, 미국은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핵무기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는 움직임을 고려하고 있는지 혹은 (중략)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미국을 핵 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스 기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 탄약을 제공하느냐를 두고 고민하는 한국을 감시하다 적발된 것이 놀라움이나 당혹감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훨씬 흥미로운 것은 한국 내부에서 검토되는 내용과,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로서 보여주는 ‘휘청거리는 부상’이 말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안보적 위험을 내포한 국가이고, 이 때문에 미국이 핵무기 경쟁과 핵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가 미국의 도청 의혹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데이비스 기자는 또 한국전쟁 당시 먼 서방 땅에서 한국으로 와 싸워준 군인들처럼, 한국도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한국을 필수적인 파트너로 본다. 반도체부터 배터리, 인공지능 기술에 이르기까지 중요 기술에서 가공할 만한 능력을 가진 한국은 친서방 국가”라면서 “결정적으로 한국의 주목할만한 경제적‧정치적 변화는 식민주의에 따른 오점 없이 자유 민주주의의 미덕을 칭송할 수 있는 도덕적 권위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서방 동맹국에게 한국이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답답할 정도로 소심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면서 “서류상으로 한국은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 주도의 대러 제재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면에서 대부분의 한국 관리들은 (대러 제재를) 꺼려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탄약 더미 위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의미 있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을 지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특히 서방 국가들을 짜증나게 하는 것은 2030 세계박람회의 부산 유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집착이다. 서방 국가들은 유럽에서 전쟁의 정치적‧경제적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박람회 유치를 우선시하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 프랑스, 캐나다 군인들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현재의 국가와 국가의 번영은 이를 위해 싸운 ‘멀리 있던’ 사람들의 남긴 산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포탄 지원 압박하는 서방국가들 앞서 폴란드 총리는 한국이 미국의 도청 의혹을 넘어서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산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개입 없이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보다 훨씬 많은 포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장에서도 더 많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양의 포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우리는 무기 및 탄약의 (우크라이나) 인도와 관련해 한국과 대화했다.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을 두려워한다(fearful)”면서 “한국 탄약 등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하는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공격적인 반응에 직면할 경우 한국을 지원하겠다고 보장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의 이러한 주장은 한국 정부의 기밀 정보가 노출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공개 언급은 한국이 서방의 편에서 우크라이나를 직접 도우라는 국제적인 압력으로 해석된다.
  • 사우디가 이란, 시리아와 화해하는데 왜 미국이 불편할까

    사우디가 이란, 시리아와 화해하는데 왜 미국이 불편할까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의 외교장관이 12일(현지시간) 12년 만에 외교관계 회복에 공식 합의하면서 중동의 해빙 무드가 본격되고 있다. 하지만 독자 노선을 확장해나가는 사우디로 인해 미국의 중동 영향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사우디가 수도 리야드에서 이란 사절단, 제다에서 파이잘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부 장관을 각각 맞이했고,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영사관 서비스와 항공편 재개에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앙숙인 시아파 맹주 이란과 친이란 국가인 시리아 대표를 환대하는 모습은 중동 정세의 급변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사우디는 12년 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잔혹한 내전을 통해 집권하자, 반군 세력을 지원하며 사실상 시리아는 아랍연맹에도 축출했다.하지만 아사드 정권이 동맹인 이란과 러시아의 배후 지원으로 시리아 전역을 장악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갈등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외교 정상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권 9개국은 오는 14일 제다에서 회의를 열어 아사드 대통령을 다음 달 1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이슬람권과 극단주의 테러 집단, 미국, 러시아까지 군사적으로 개입해 국토가 초토화된 시리아 내전도 해결 실마리를 찾을지 기대된다. 사우디는 지난 3월 이란에 이어 시리아와 화해한 데 이어 예멘의 친이란 반군인 후티와도 내전 종식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예멘 역시 후티 반군이 정부를 2014년 몰아내면서 시리아와 비슷한 양상으로 내전이 불거져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예멘 내전은 사실상 수니파 대표국가 사우디와 시아파 대표국가 이란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 사우디와 이란의 화해로 전쟁 및 인권유린이 마침표를 찍을 지 주목된다.사우디가 ‘중동의 데탕트’를 주도하는 건 미국과 중국 사이 어느 편도 들지 않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아랍권 알자지라가 전했다. 미국은 중동의 해빙 무드를 겉으로는 반기지만 마냥 좋은 기색만은 아니다. 사우디와 이란이 7년 만에 외교관계를 복원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가운데 두고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얀 이란 외무장관과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이 외교관계 복원에 서명하는 장면은 미국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미국으로선 예멘과 시리아 내전은 ‘세계 경찰’을 자임한 자국의 개입이 민간인 학살 사태만 불거진 채 실패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학살자로 규정해 온 아사드 정권이 아랍권의 공식 인정을 받는 건 더없이 불편한 일이다. 중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2021년 기준 미국보다 약 5.5배 많이 수입하는 세계 최대의 ‘큰손’으로 걸프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리아에 대한 아랍연맹 정상회의 초대는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가 불안정한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는 가운데 사우디 왕세자의 외교적 장악력을 과시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 멕시코 카르텔에 납치됐다 구출된 美 남녀 “성관계 강요받았다”

    멕시코 카르텔에 납치됐다 구출된 美 남녀 “성관계 강요받았다”

    지난달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에 의해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2명의 미국인 생존자들이 당시의 상황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당시 납치사건에서 살아남은 라타비아 워싱턴 맥기와 에릭 윌리엄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첨예한 논쟁을 일으킨 이번 사건은 지난달 3일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마타모로스에서 발생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번호판을 단 승합차를 타고 국경을 넘은 30대 미국인 4명이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납치됐다. 미국인들이 백주대낮에 멕시코에서 납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은 물론 멕시코도 발칵 뒤집혔다. 곧바로 멕시코 당국이 수사에 나섰으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해결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5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보상금을 내걸었다. 멕시코는 사건 발생 4일 만에 납치된 미국인 4명이 감금돼 있는 장소를 파악하고 특공대를 투입, 구출작전을 벌였다. 특공대가 미국인들을 감시하고 있던 용의자 1명을 제압하고 체포하는등 작전은 성공했지만 미국인 4명 중 2명은 이미 살해된 후였다. 당시 극적으로 살아남은 미국인 2명이 바로 이번 CNN과의 인터뷰에 응한 맥기와 윌리엄스다. 이들은 “납치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끔찍한 고통과 트라우마 속에 살고있다”면서 납치 상황에 대해서 털어놨다. 두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사건 당시 멕시코 국경을 넘은 지 얼마되지 않아 무장 괴한들에게 총격을 받았으며 윌리엄스를 비롯한 일행 2명이 총상을 입었다. 이들은 납치돼 어디론가 실려가 감금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동료 2명이 숨졌다. 윌리엄스는 “납치범들은 디아블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우리 눈을 가렸다”면서 “머리에 총을 겨누고 위를 올려다보지 말라고 말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그는 “한 번은 납치범들이 우리 두 사람에게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했다”면서 “우리 두 사람이 남매사이고 임신한 상태라고 말해 간신히 이를 모면했다”고 말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번 납치사건은 마타모로스의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이 이들 미국인 4명을 아이티 마약 밀수업자로 착각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마타모로스는 마약 밀매를 비롯한 조직범죄로 악명 높은 걸프 카르텔 본거지 중 한 곳으로, 카르텔 내부 알력 다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납치된 이들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범행을 벌인 조직인 걸프 카르텔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 이라면서 남성 5명을 직접 붙잡아 멕시코 당국에 넘겼다. 각종 범죄와 악행을 일삼는 범죄카르텔이 용의자의 신병을 스스로 경찰에 넘긴 전례없는 일이 벌어진 것. 특히 이들은 A4용지에 손으로 쓴 메시지를 통해 ‘미국인 4명이 납치된 후 2명이 사망한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 상부의 명령이나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사건을 벌인 조직원들의 신병을 당국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멕시코 당국은 물론 미국 개입에 덜컥 겁을 먹은 범죄카르텔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조직원 5명을 희생 제물로 바친 셈이다. 
  • 김태효 “기밀 문건 유출에 제3자 개입… 美, 악의적 정황 발견 안 돼”

    김태효 “기밀 문건 유출에 제3자 개입… 美, 악의적 정황 발견 안 돼”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도·감청한 정황이 담긴 미군의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감청을)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섣부른 대응이 동맹 관계의 불필요한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우선 미국의 유출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말 국빈 방미 일정을 협의하려 미국을 찾은 김 차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김 차장은 ‘미국 측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전달)할 게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위조를 한 것이니까”라고 답했다. 전날 “(유출 문건의)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차장은 ‘유출 기밀문건 전체가 조작됐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미국 국방부 입장도 있고 현재 (미국)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많은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 어떤 것이 어떻다 하는 것은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한 전 안보실장 등과 관련된 기밀 문건의 대화가 조작됐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 어제 제가 한마디로 (말)했고 거기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차장은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려면 저는 떠나겠다. 됐습니까”, “다른 주제로 물어보세요”라면서 관련한 추가 질문을 피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과 관련해 “경제 안보 이슈, 군사 안보 이슈 그리고 사회문화 이슈에서 각각 몇 가지 중요한 주제들이 남아 있다”며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또 국민이 알기 쉽게 국익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해설이 잘되도록 마지막 쟁점을 잘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상회담 결과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김태효 “위조된 기밀문건…美에 전달할 입장 없다”

    김태효 “위조된 기밀문건…美에 전달할 입장 없다”

    “미국이 우리에게 악의를 갖고 감청한 정황 없어” “시간을 갖고 미국의 조사 결과 기다려봐야 할것”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도·감청한 정황이 담긴 미군의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감청을)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섣부른 대응이 동맹 관계의 불필요한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우선 미국의 유출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말 국빈 방미 일정을 협의하려 미국을 찾은 김 차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김 차장은 ‘미국 측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전달)할 게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위조를 한 것이니까”라고 답했다. 전날 “(유출 문건의)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차장은 ‘유출 기밀문건 전체가 조작됐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미국 국방부 입장도 있고 현재 (미국)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많은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 어떤 것이 어떻다 하는 것은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한 전 안보실장 등과 관련된 기밀 문건의 대화가 조작됐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 어제 제가 한마디로 (말)했고 거기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차장은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려면 저는 떠나겠다. 됐습니까”, “다른 주제로 물어보세요”라면서 관련한 추가 질문을 피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과 관련해 “경제 안보 이슈, 군사 안보 이슈 그리고 사회 문화 이슈에서 각각 몇 가지 중요한 주제들이 남아 있다”며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또 국민이 알기 쉽게 국익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해설이 잘되도록 마지막 쟁점을 잘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결과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대선 승리’ 승부수 띄운 대만 국민당 “마잉주·시진핑 회동 추진”

    ‘대선 승리’ 승부수 띄운 대만 국민당 “마잉주·시진핑 회동 추진”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이 내년 1월 총통(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마잉주 전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동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중 기조를 강화하는 집권 민진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마잉주기금회(재단)의 샤오쉬천 사무총장은 “필요하다면 마 전 총통과 시 주석 간 만남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와 관련해서 마 전 총통과 의견을 나눈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샤오쉬천은 마잉주 총통 집권 시절 총통부 부비서장을 지냈다. 12일간 중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한 마 전 총통이 국민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재차 방중해 시 주석을 만날 수 있다는 취지다. ‘중국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정당은 국민당 뿐’이라는 신호를 발신하려는 의도다. 마 전 총통은 본토에서 쑹타오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주임 겸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 등을 만났지만, 그 윗선인 왕후닝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시 주석 등 최고지도부와는 회동하지 않았다. 앞서 중국은 지난 2월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이 중국을 방문하자 왕 상무위원이 직접 그를 면담하는 등 크게 환대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는 국민당을 대만의 유일한 대화 파트너로 여기는 모양새다. 중국은 내년 총통선거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국민당 후보의 당선을 바란다. 실제로 마 전 총통이 집권한 2008~2016년 양측은 최상의 관계를 유지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당국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총통이 중미·미국 본토를 방문하는 기간에 맞춰 마 전 총통을 초청해 응수했다. 1992년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그 해석은 각자 편의대로 하자는 ‘92공식’에 합의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을, 대만은 ‘중화민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생각하되 ‘양측은 반드시 통일한다’는 인식만큼은 버리지 말자는 취지다. 92공식은 양안 간 교류·협력을 촉진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지만, 대만 입장에서는 ‘언젠가 중국에 흡수될 것’이라는 두려움도 커졌다. 홍콩이 2019년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철저히 ‘중국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집권 민진당은 92공식을 더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민진당은 내년 1월 총통 선거에 중국이 반드시 개입할 것으로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 등 무력시위를 부각하면서 미국과의 외교·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반중친미’ 구도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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