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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탄절 선물은 공습?…트럼프 “기독교인 살해, 대가 치렀다” [핫이슈]

    성탄절 선물은 공습?…트럼프 “기독교인 살해, 대가 치렀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이 성탄절 밤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 이슬람국가(IS·ISIS) 계열 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했다고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가 최고사령관으로서 지시해 미국이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 ISIS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강력하고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들은 수년간, 심지어 수백 년 동안 보지 못한 수준으로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잔혹하게 살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사전 경고에 따른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인 학살을 멈추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고 오늘 밤 그 경고가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가 다수의 ‘완벽한 공습’을 실행했다”며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작전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 지도하에 미국은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이 번성하도록 두지 않겠다”며 “기독교인 학살이 계속되는 한 더 많은 테러리스트가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을 축복한다. 모든 이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 외신 “트럼프 게시글 인용…작전 세부는 공식 확인 없어” 로이터와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을 인용해 공습 사실을 전했다. 외신은 다만 공습의 구체적 위치와 피해 규모, 작전 방식 등 세부 내용은 미 국방부나 미군 아프리카사령부 차원의 공식 발표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신은 나이지리아 북서부 지역에 IS 계열 세력과 보코하람 분파, 지역 무장조직이 혼재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확한 타격 대상과 성과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인 농민 간 토지·자원 분쟁과 치안 공백, 무장조직 확산이 맞물리며 장기간 유혈 사태가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폭력 사태를 종교 갈등만으로 단순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 주장과 관련해 별도의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외신은 향후 미군의 공식 확인과 나이지리아 정부의 반응이 사실관계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고은, 건강 적신호…“갑작스러운 하반신 마비” 고백

    한고은, 건강 적신호…“갑작스러운 하반신 마비” 고백

    배우 한고은이 갑자기 하반신 마비가 찾아왔던 때를 돌아봤다. 한고은은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50세 갱년기 한고은 최근 건강상태 본 미국 한의사가 깜짝 놀란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당시를 회상했다. 한고은은 해당 영상에서 미국인 한의사 나비 니마 씨를 만나 건강 관련 대화를 나눴다. 특히 앞서 여러 채널에서 공개했던 하반신 마비를 겪었던 사연을 공유했다. 그는 “한 3년 전 겨울에 강아지랑 리조트 가서 놀아줬다. 그런데 갑자기 허리에서 똑 소리가 나더니 주저앉는 느낌이 나더라”고 설명했다. “그 상태에서 못 움직였다. 다행히 발가락은 움직여졌다. 신경은 살아있다 싶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었다. 팔의 힘으로 몸을 버티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너무 창피해 119를 부를 수도 없었다. 이후에 남편에게 누구 좀 불러달라고 했는데 리조트가 도시랑 멀리 떨어져 있어 (119 오는 시간이) 40분 넘게 걸리는 거다. 다행히 스키장 비상 의료진이 저를 데리러 왔다. 너무 창피했다”고 덧붙였다. 한고은은 이후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았고, 근처 병원에 가서 시술을 받았다. 그는 “허리를 다치고 난 후 2일차엔 못 움직였다. 3일차에 기어 다녔다. 6일 차에 기적적으로 허리가 펴지더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고은은 최근 몸에 염증 수치가 올라 신우신염을 앓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고 했다. 한고은은 올해가 데뷔 30주년이다. 1995년 슈퍼 엘리트 모델 선발대회 출전 이후 시트콤 ‘LA 아리랑’으로 데뷔했다. 이후 광고에 출연했고, 1998년 영화 ‘태양은 없다’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연기자로 나섰다.
  • “여객기서 빈대 물렸다”…항공사 상대 손배소 낸 美 승객

    “여객기서 빈대 물렸다”…항공사 상대 손배소 낸 美 승객

    미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여객기에서 빈대에게 물렸다고 주장한 승객이 항공사를 상대로 20만 달러(약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5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에 사는 로물로 앨버커키는 아내 및 두 자녀와 함께 지난 3월 델타항공 여객기를 타고 로어노크에서 애틀랜타로 이동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가는 KLM항공 여객기로 갈아탔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비행이 시작된 지 2시간 정도가 지나 “벌레들이 몸 위를 기어 다니고, 물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그 순간 옷 위로 벌레(빈대)들이 기어 다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부모는 이를 즉시 승무원들에게 알렸으나, 이들은 기내에서 타 승객들의 패닉을 일으키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옷 위나 좌석 틈을 기어 다니는 벌레들의 모습과 KLM항공이 제공한 음료용 휴지 위의 죽은 벌레들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겨 법원에 제출했다. 또 빈대에게 물린 탓에 “몸통과 팔다리 전반에 걸쳐 부어오르고 가려운 두드러기, 병변, 발진”이 생겼다고 했다. 이들이 이용한 항공편은 유럽 항공사인 KLM이 운항했으며, 미국 항공사 델타의 ‘스카이 마일스’ 프로그램을 통해 구입됐다. 앨버커키 가족은 KLM과 델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 트럼프 “미군, 나이지리아 소재 이슬람국가 테러리스트 공습”

    트럼프 “미군, 나이지리아 소재 이슬람국가 테러리스트 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ISIS(이슬람국가)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군사 공습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밤, 최고사령관으로서 나의 지시에 따라 미국은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ISIS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해 강력하고 치명적인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수년간, 심지어 수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주로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잔인하게 살해해왔다”며 공습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전에 이들 테러리스트들에게 기독교인 학살을 중단하지 않으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고, 오늘 밤 그 경고를 이행했다”며 “국방부는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완벽한 정밀 타격을 다수 실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의 리더십 아래 우리나라는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이 번성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기독교인 학살을 계속한다면 더 많은 테러리스트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WSJ “北 ‘어둠의 은행가’ 심현섭 등 통해 탈취 암호화폐 세탁”

    WSJ “北 ‘어둠의 은행가’ 심현섭 등 통해 탈취 암호화폐 세탁”

    북한이 암호화폐 탈취로 불법 수익을 내는 것의 핵심에는 북한의 ‘어둠의 은행가’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심현섭에게 700만 달러(약 100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WSJ에 따르면 심현섭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수십 명의 북한 은행가 중 한 명으로, 대북 제재 속에서도 외화벌이를 해내고 있다. 그의 역할은 김정은 북한 정권의 자금세탁이었다. 심씨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으며, 무기를 위한 자금 조달 등에도 활동했다. 미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심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자금을 이용해 북한에 통신 장비와 헬리콥터를 조달했으며, 가짜 담배 생산을 위한 원자재 구매에도 관여했다. 미 당국은 심씨가 움직인 자금 상당수가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북한과 연계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대규모 거래를 처리했다. WSJ는 “매년 수천 명의 위장 신분 북한 노동자들과 사이버 절도범들이 수억 달러 규모의 불법 수익을 북한에 안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심씨는 북한 대외무역은행 계열사 대표로 해외에 파견돼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서 활동했다. 그는 이곳에서 탈북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와 만났다. 이때 심씨는 류 대사대리에게 자금세탁 방식을 설명했다. 심씨는 여러 국가와 위장 기업을 거쳐 자금을 이동시키고, 브로커에게 비용을 지급해 자금 출처를 은폐하는 방식이었다. 북한의 IT 노동자와 해커들이 해외에서 해킹과 불법 노동을 통해 확보한 암호화폐 수익은 여러 차례 디지털 지갑을 거쳐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 은행가들에게 모인다. 심씨는 암호화폐를 브로커를 통해 달러로 전환한 뒤 위장회사 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운용했으며, 북한으로 직접 송금하지 않고 해외에서 김정은 정권을 위한 물품을 사들여 보내는 방식으로 제재를 우회했다. 그는 2019년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헬기를 구매해 북한으로 보내는 데 30만 달러(약 4억 3000만원)를 사용했다. 이 거래는 짐바브웨의 한 로펌을 거쳐 이뤄졌다. 심씨는 한 건의 자금세탁 공작에서 시티은행, JP모건, 웰스파고 등 미국 은행들을 통해 310건, 약 7400만 달러(약 1072억원)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은 심씨 같은 은행가들을 통해 60억 달러(약 8조 6970억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심씨에 대해 “아랍 지역에서 자금세탁과 관련해 가장 유용한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 [씨줄날줄] 北 노동신문의 南 독자

    [씨줄날줄] 北 노동신문의 南 독자

    2000년대 중반부터 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열심히’ 읽었다.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남북 관계 기사를 쓰는 데 노동신문은 중요한 ‘취재원’이자 자료였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등 빅 이벤트 전후로 노동신문 1면을 분석하는 작업은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내친김에 북한 전문 대학원을 다니면서 노동신문 수십년치를 묶어 놓은 스크랩을 접했다. 노동신문 보도를 분야별로 분석한 논문들도 읽으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노동신문 기사를 다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노동당을 대변하는 선전매체로서 사실보다는 왜곡·과장된 내용이 많아서다. 3대 지도자 우상화 등 사상 통제를 위해 내부 주민을 결속하고 외부로는 남한과 미국 등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쏟아낸다. ‘우리의 출판, 보도물은 당의 수중에 장악된 강력한 사상적 무기이며 힘 있는 선전, 선동 수단’이라는 김일성의 교시를 철저히 따르는 것이다. ‘불편’한 것은 노동신문의 신뢰도만이 아니다. 1970년 만들어진 국가정보원 ‘특수자료 취급지침’에 따라 노동신문은 일반인의 접근·열람이 제한돼 학계·언론도 우회적 방법으로 접속할 수밖에 없다. 우회 접속은 자주 끊기는 등 불안정해 기사 하나 보는 데 하세월일 때가 많았다. 한때 탐독했던 노동신문 1면을 떠올린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 때문이다. 지난 19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을 선전·선동에 넘어갈 존재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 왜 막아 놓느냐”면서 노동신문을 일반 국민에 풀어 주라는 뜻을 밝혔다. 이 말에 국정원과 통일부 등이 노동신문을 일반 국민의 접근이 제한된 ‘특수자료’에서 해제해 ‘일반자료’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오늘 논의한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이 선전전에 넘어가 ‘빨갱이’가 될까 봐” 북한 매체를 막아야 하는 시대는 물론 지났다. 국민의 선택 영역에 맡기더라도 전제는 있다. 북한의 실상을 국민이 제대로 알고 판단할 수 있도록 폭넓은 연구와 분석이 몇 배 더 필요하다.
  • [서울광장] AI와 로봇, 미국이 다시 짜는 승부판

    [서울광장] AI와 로봇, 미국이 다시 짜는 승부판

    미중 경쟁을 설명할 때 흔히 ‘신냉전’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하지만 요즘의 싸움은 냉전과도 무역 전쟁과도 닮지 않았다. 총성이 울리지 않는 대신 데이터가 흐르고, 전차 대신 반도체와 알고리즘이 전장을 채운다. 미국의 최근 국가전략 문서를 읽다 보면 전장의 중심에 인공지능(AI)과 첨단 제조, 그 연장선에 로봇이 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이 이 싸움을 “지금 당장 이겨야 할 전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략 문서 속 언어는 강경하지만, 정책의 실제 작동 방식은 놀랄 만큼 계산적이다. 최근 반도체 추가 관세는 유보됐고, 고성능 AI 반도체인 H200의 미국 수출도 허용됐다. 겉으로 보면 모순이다. 그러나 이 모순은 오히려 미국 전략의 핵심을 드러낸다. 싸우지 않기 위해 관리하고, 관리하는 동안 판을 다시 짜겠다는 계산이다. 미중 AI 전쟁은 단순히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드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진짜 경쟁은 AI를 산업과 군사, 국가 시스템 전체에 얼마나 깊숙이 녹여 낼 수 있는가에 있다. 중국은 이미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공장, 도시, 군부대에 AI를 빠르게 이식하며 규모의 힘으로 밀어붙인다. 미국은 다른 길을 택한다. 핵심 기술의 고지 즉 반도체 설계, 알고리즘, 클라우드 인프라를 틀어쥐고, 응용과 확산의 속도를 조절한다. H200 수출 허용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중국의 AI 개발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대신 ‘최신을 막고, 한 박자 늦은 접근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관리한다. 그사이 미국은 자국 내 AI 인프라를 폭발적으로 확장시킨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 전력망, 첨단 칩 생산라인이 동시에 움직인다. 대중 관리 체제를 띄우면서 결정적 격차를 쌓겠다는 전략이다. AI 전쟁이 머리의 싸움이라면, 로봇은 손과 발의 싸움이다. 트럼프 시대 미국 국가전략이 로봇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이 현실 세계를 바꾸려면 결국 물리적 실행 수단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로봇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로봇 산업을 차세대 전략 제조업으로 규정하고 내년 초에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차원의 지원 체계를 가동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상무부와 백악관을 중심으로 산업계와의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로봇·자동화 기술을 제조업 재건과 공급망 복원, 국방 산업까지 포괄하는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연방 조달, 세제, 규제 완화, 안보 명분을 결합한 ‘국가 전략 산업’ 편입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공장, 즉 로봇과 AI가 결합된 완전 자동화 제조다. 반도체, 센서, 소프트웨어, 전력, 국방 기술이 하나의 생태계로 묶인다. 이 전략은 중국의 제조업 굴기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로봇과 AI가 결합된 초정밀 제조로 넘어갈수록 기술 축적과 시스템 통합 능력이 결정적 변수가 된다. 미중의 기싸움이 계산된 관리 국면으로 접어든 것과 달리 동북아는 충돌의 에너지가 축적되는 시기에 들어섰다. 최근 핵추진 잠수함을 둘러싼 한중일의 신경전은 이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다. 일본은 대만 유사시를 거론하며 핵잠 도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중국은 이를 자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외교·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의 최근 국가전략은 중국을 ‘가장 중대한 장기적 도전자’로 규정하면서도 단기적 충돌은 관리해야 할 비용으로 분류한다. ‘전면전을 피하되 경쟁은 멈추지 않는다’는 이 전략은 대신 동맹국들의 억지력을 확대하고, 그 억지력이 만들어 내는 긴장을 미국이 관리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미 국가전략 문서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동맹의 역할 확대와 분담이다. 이는 동북아의 긴장을 방치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직접 개입의 비용을 동맹 억지력으로 대체하겠다는 계산에 가깝다. 그사이 미국은 AI, 반도체, 첨단 제조 같은 진짜 경쟁 전선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한다. 미중 관계에서는 관세 유보와 제한적 기술 허용이 등장하는 반면 동북아에서는 군사적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는 이유다. 오일만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2026 한중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세종로의 아침] 2026 한중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이르면 2026년 초 한국 대통령이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기간 연쇄회담이 될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고향 나라시를 찾아 고 아베 신조 총리의 피격 장소에서 추모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최고 지도자에 대한 보도가 엄격하게 통제되는 중국의 특성상 한중 정상회담은 어떻게 이뤄질지 미리 알기 어렵다.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좋은 ‘케미’를 보여 줬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의외로 농담도 잘하시더라”며 회담이 흥미진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앞두고 치기 좋은 공을 건네자 날아온 것은 견제구였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 함께 추진하는 핵추진 잠수함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22일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핵물질 이전을 허가하기로 한미가 합의하자 “신중하게 처리하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의 핵연료 사용 허용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약화할 것이며, 한국은 해안선이 제한적이어서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19일 열린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중국 동포, 재미 동포, 재일 교포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중국 동포(조선족)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주문했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을 처음 만나 샤오미 휴대전화를 선물하면서 백도어(해킹 프로그램)가 없는지 살펴보라는 ‘위험한’ 농담을 할 정도로 파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두 정상의 두 번째 만남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구조물 문제일 것이다. 중국은 연어 양식장이라고 하지만, 서해 구조물은 평택기지 등 미국의 군사력을 정찰하고 감시하기 위한 용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평택기지와 인천항, 수도권 방위선과 맞닿아 있는 서해에서 중국이 구조물을 설치하고 장기간 운영하는 것은 한국의 해양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미국과의 안보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서해에 모두 16개의 부이와 구조물을 설치했다. 이 가운데 1개의 부이와 선란 1, 2호로 불리는 철제양식장 그리고 양식장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세운 해상 석유 시추 설비를 개조한 고정 시설 등 모두 4개의 구조물이 한중이 공동 관리하는 PMZ 내부에 있다.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부근에서도 중국이 설치한 부이와 같은 해상 구조물이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일본은 중국의 시설이 보이는 즉시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구조물에 대한 원칙 있는 대응과 함께 2015년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한한령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FTA 체결 당시 중국 측은 개방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불만을 나타냈지만, 한국은 FTA 시행 8년 만인 2023년 대중국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뒤 계속 손실을 보고 있다. 제조업 현대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가 완결된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산업의 기술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대륙의 실수’가 ‘대륙의 실력’이 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대중 수출은 급감했고,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추월당했다. 중국은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을 시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중 정상회담을 기회로 중국에서 대규모 K팝 콘서트가 열릴 수 있겠지만, 예전만큼의 인기를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중국산 콘텐츠의 경쟁력이 강화됐고 공산당의 한류에 대한 경계심도 상당하다. 2026년 한중 정상회담이 과거 한류의 영광을 되살리는 자리이기보다 미래 협력의 분수령이 되길 바란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트럼프-케네디 센터 거부합니다”… 20년간 이어진 성탄 콘서트 취소

    “트럼프-케네디 센터 거부합니다”… 20년간 이어진 성탄 콘서트 취소

    미국 워싱턴DC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연장인 케네디센터가 최근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이름을 바꾼 가운데, 20년간 이어진 크리스마스 전통 행사 공연이 주최 측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A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재즈 콘서트를 주최할 예정이었던 음악가 척 레드는 이 매체에 보낸 이메일에서 “센터 홈페이지에서 이름이 바뀐 것을 확인하고 콘서트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드는 2006년부터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콘서트를 이끌었다. 트럼프-케네디 센터도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공연이 취소됐음을 알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지난 18일 명칭을 바꾸기로 의결했고, 이튿날에는 센터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을 전격적으로 새겼다. 이에 민주당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이름을 바꿨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이자 케네디센터 이사회 당연직 이사인 조이스 비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이사회 결정만으로 명칭을 변경한 건 위법이라며 워싱턴DC 연방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 “산타 24일 밤 11시 27분 서울 통과”

    “산타 24일 밤 11시 27분 서울 통과”

    올해도 어김없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타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한민국 상공을 지나갔다.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는 24일 오후 11시 27분쯤 공식 ‘산타 추적’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산타가 서울에 도착해서 한국 전체에 명절 분위기를 퍼뜨리는 중”이라며 “산타 썰매가 정시 운행 중인 것이 레이더 신호로 확인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산타 썰매가 여의도 63빌딩, 남산 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랜드마크 근처를 공중을 날아가고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산타가 모는 썰매의 뒷자리에는 선물이 가득 든 자루가 놓여 있었고, 도합 9마리의 순록이 끄는 썰매 선두에는 빨간코 루돌프가 달리고 있었다. NORAD가 유튜브 등으로 공개한 전체 경로 표시 영상에 따르면 산타 썰매는 이날 한국시간 기준 오후 6시 북극에서 이륙해 북극권 바로 아래에 있는 러시아 극동 마을 우엘렌을 시작으로 캄차카반도, 태평양 섬들, 쿠릴 열도, 오세아니아, 일본을 지났다. 이어 일본 오키나와 나하를 떠난 산타 썰매는 3분 30초 만에 한국 제주도 제주시에 도착했고, 부산, 대전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산타는 북한 평양에도 날아가서 잠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했으며, 이어 중국 선양으로 향했다. NORAD는 “대부분 나라에서 12월 24일 오후 9시에서 자정 사이에 산타가 도착하지만 어디에 정확히 언제 도착하는지 미리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다만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산타는 어린이가 잠들었을 때 방문한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산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연례 이벤트를 열고 홈페이지와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계정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1956년 시작한 이벤트로, 올해로 70년째를 맞았다.
  • 낡은 극장 개발·보존 딜레마… 서귀포는 ‘기억’을 지킬까 [이슈&이슈]

    낡은 극장 개발·보존 딜레마… 서귀포는 ‘기억’을 지킬까 [이슈&이슈]

    “공동체 기억 지우는 문화적 퇴행보존 전제로 한 재생 정책 필수적”“위험한 건물에 과도한 감정 논쟁기능·가치 떨어지면 허물 수 있어”포럼서 ‘100년 극장’ 등 대안 제시市도 한발 물러나 원점서 재검토 섶섬이 내려다보이는 제주 서귀포 이중섭거리 언덕을 내려가다 보면 옛 서귀포관광극장이 나온다. 1970~80년대 이곳은 단순한 상영관이 아니라 문화에 목마른 젊은 청춘들이 울고 웃던 삶의 공간이었다. 1963년 서귀읍 최초의 영화관으로 개관한 관광극장은 1999년 문을 닫았다. 서귀포시는 2013년 이곳을 무상 임대한 뒤 시설 보완을 거쳐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켰고, 2023년 12월 공유재산으로 매입했다. 관광극장 부지는 신축 공사 중인 이중섭미술관과 바로 맞닿은 곳이다. 미술관 터 파기 공사 시 붕괴 우려가 있어 시는 올해 5~8월 정밀안전진단에 나섰다. 가장 낮은 E등급(불량) 판정이 나오자 시는 지난 9월 안전상의 문제로 철거를 결정했고, 야외공연장 벽체 일부를 허물었다. 그러나 도내 건축가들과 일부 시민들이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고 반발하면서 철거는 잠정 중단됐다. 이중섭미술관 확장과 주변 정비라는 명분 아래 관광극장은 철거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12일 서귀포 삼다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대한건축사협회 제주도건축사회, 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 대한건축학회 제주지회 등 세 단체가 함께 마련한 2025 제주건축포럼에서는 관광극장 철거 논란이 다뤄졌다. 국립목포대 탁현민 특임교수는 이날 “기억을 지우는 방식의 기념이 과연 온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도시가 요청하지 않았고, 시민이 동의하지도 않은 상처”라며 “개발과 기념의 이름으로 기억의 장소를 지워온 한국 도시사의 모순이 담겨 있다”고 꼬집었다. 탁 교수는 “전쟁과 붕괴라는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재건은 정당화될 수 있지만, 지금 우리 상황은 다르다”며 “미국 뉴욕은 건물이 아니라 기억을 지키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뉴욕의 랜드마크법을 언급했다. 그가 제안한 해법은 거창한 문화재 지정이 아니다. 보존할 가치가 있는 건축을 선별하고 논의할 수 있는 민간 중심의 보존 심의 시스템, 이른바 ‘제주의 랜드마크법’ 같은 기준을 만들자는 얘기다. 기억을 남길지, 지울지 행정의 판단이나 안전 논리 하나로 결정하지 말자는 요구다. 탁 교수는 “서귀포가 미래를 위해 도시의 기억을 지키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10월까지만 해도 철거 입장을 고수했다. 안전진단 결과 E등급 판정을 받은 데다 구조적 내력이 부족해 보수·보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E등급은 심각한 결함으로 즉각적 사용 제한 및 긴급 조치가 필요한 상태에 나온다. 실제로 공연 관계자 사이에서는 콘크리트 낙석, 벽체 붕괴 우려 등 안전 문제가 지속 제기돼 왔다. 일부 시민들은 “위험한 건물 하나를 두고 과도한 감정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낸다. 서귀동 토박이 허모씨는 “도시 건축물에 대해 기억이라는 잣대를 들이대 보존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건축물로서 기능과 가치가 떨어지면 허물 수도 있다”며 “어떤 것들을 기억할 것인지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기준을 제도적으로 만들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문동 주민 고모씨는 “1970년대 문화예술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서귀포시민회관이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던 중문관광단지 ‘더 갤러리 카사델 아구아’(멕시코 출신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 설계)가 철거될 때도 그랬듯이 철학 없는 정책 결정을 또 보게 됐다”며 “공동체 기억의 상징을 지우는 문화적 퇴행이 되풀이되고 있어 답답하다”고 했다.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관광극장 철거 논란은 도시 정체성과 근대 건축 자산의 가치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됐다”면서 “관광극장을 단순 구조물이 아닌 시민 기억·정체성의 기반으로 바라보고, 보존을 전제로 한 도시 재생과 정책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4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관광극장 구조를 보강해 ‘100년 극장’으로 재탄생시키는 안, 허물어진 현재 모습을 ‘기억의 공간’으로 남기는 상징 보존 안, 외벽 존치와 내부 철골 구조로 재구성하는 복합문화공간 안, 마지막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현무암 재활용과 목구조 캐노피를 활용한 노천극장형 재생 안이다. 지난 10월 말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도 현장을 찾아 “우리가 아무리 잘 지어도 못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시간의 힘이 쌓인 공간”이라며 “건축물일수록 오래된 것은 어떻게든 보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복원에 공감을 표시했다. 관광극장 철거를 둘러싸고 반발이 거세지자 시는 최근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철거와 복원을 놓고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건축포럼 개최 당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지역예술단체, 지역주민, 행정 관계자 등 11명이 참여한 관광극장 활용 관련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시는 오는 30일 첫 회의를 개최하는 등 추진협의회 의견을 반영해 내년 초 연구용역에 나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용역에 6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있어 주민 설명회 등 공론화 과정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억의 방법은 원형 보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벽체 일부를 전시하거나 벽 한 면이라도 살려 야외공연장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라며 “10m 높이의 벽을 5~6m로 낮춰 활용하는 방안도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 ‘일상은 신비’ 그 비밀 깨닫는 그때, 그대는 다시 청춘!

    ‘일상은 신비’ 그 비밀 깨닫는 그때, 그대는 다시 청춘!

    우리의 일상은 한없이 작고 사소한 것의 집합이다. 일상을 먼저 사랑하지 않고 어찌 이념이나 민족, 국가와 같이 커다란 것들을 마음에 품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은 색깔이 바랬을지라도 그 속에 담긴 피천득(1910~ 2007)의 문장은 하나도 낡지 않았다. 애초 지어질 때부터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게 세상에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어 문장이 도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에 있는 피천득의 글이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는 제목으로 새 옷을 입고 독자와 만난다. ●아들 향한 사랑의 편지 새로 실어 “우리는 십팔 년 정든 집을 떠났다. 그 집에서 소년 소녀였던 너희들이 자라 대학을 졸업하고 너는 전문의가 되었다. 나는 늙고 너의 큰 상나무, 회기동 집에서 네가 샀던 작은 나무가 이층집보다도 훨씬 더 높은 나무로 자라고 서영이가 사다 준 화분의 장미는 담장을 면해 뻗었다. 이 모든 것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지니고 대문을 나왔다.”(1980년 4월 3일, 아들 피수영에게 보낸 편지 부분) 피천득은 시인이자 서울대 영문과에서 학생들을 오래 가르친 학자였다. 하지만 한국문학 독자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인연’을 비롯한 아름다운 수필 덕분일 것이다.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라는 제목은 ‘인연’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책에서 눈여겨볼 점은 아들 피수영(82)에게 보낸 편지가 새롭게 수록됐다는 것이다. 피천득은 그의 딸 피서영을 극진히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아버지로 기억되지만, 아들을 향한 사랑도 이에 못지않았다. 피수영 박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신생아 의료 체계를 정착시킨 명의(名醫)로 잘 알려져 있다. 피천득이 작고한 뒤 그의 작품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여든 살의 나이로 하나로의료재단 고문에서 물러날 때까지 평생 환자를 돌봤다. 이 책에는 피수영에게 보내는 편지 일곱 편이 실려 있다. 미국에서 전문의로 일하던 아들에게 보낸 것들이다. 자녀들을 멀리 떠나보낸 노년의 외로운 일상과 아들을 향한 걱정이 편지에 절절하게 묻어난다. “논개와 계월향은 멋진 여성이었다. 자유와 민족을 위하여 청춘을 버리는 것은 멋있는 일이다. 그러나 황진이도 멋있는 여자다. 누구나 큰 것만을 위하여 살 수는 없다. 인생은 오히려 작은 것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다.”(‘나의 사랑하는 생활’ 부분) 개인이 일상에서 느낀 소회가 보편적인 아름다움이 되는 것. 이것이 수필이 부리는 마법이다. 이런 지혜는 어려서, 젊어서 가지기 어렵다. 피천득이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서른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수필’)이라고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이상은, ‘언젠가는’)라는 대중가요 가사처럼, 목표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내달린 청춘은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자신의 일상이 신비로 가득 차 있었음을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젊다고 믿는 이는 늙지 않아” 그리하여 노년은 슬프다. 하지만 무엇이 노년인가. 언제부터 우리는 인간을 노인이라고 부르는가. 젊음을 잃어버렸을 때인가. 우리는 언제 젊음을 잃어버리는가. 영원히 젊다고 믿는 이는, 늙지 않는다. 일상이 신비로 가득하다는 걸 깨달을 때, 청춘은 다시 시작된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오월’ 부분)
  • 효율이라는 민영화 뒤편의 심보

    효율이라는 민영화 뒤편의 심보

    美 가뭄에도 수도 기업 요금 인상보건·교육 등 상업화… 공동체 약화“정부 영향력 줄이는 게 진짜 목적”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업무보고에서 민영화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는 코레일이 철도 운영·관리 기능을 5개 자회사로 분리하고 이들과 하청·위탁 계약을 체결해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에 대해 “경영 합리화 조치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효율적이라는 것이 검증됐냐”며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갠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지적대로, 조직이나 기능을 여러 부분으로 쪼개고 차례대로 민간에 넘기는 건 공공 부분을 민영화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민영화를 지지하는 정치인과 기업에선 민영화가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내세우곤 한다. 그런데 민영화하면 정말 경영효율이 높아지고, 시민 대중에게 혜택이 더 돌아갈까. 민영화와 공공서비스 해체 문제를 다루는 정책연구자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들은 책에서 ▲민간 효율이 높아질수록, 왜 대중의 삶은 더 비싸지고 더 불편해지는가 ▲공공의 기반이 시장에 넘겨질 때 시민은 무엇을 잃는가 ▲민영화의 언어는 어떻게 시민을 소비자로 바꾸느냐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민영화의 실체를 파헤친다. 특히, 수도, 교육, 교정, 보건, 사법 시스템 같은 필수 공공서비스마저 민영화되면서 미국 시민의 삶이 어떻게 불안해졌고, 그 변화가 민주주의 기반을 어떻게 약화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1950~60년대 미국은 견고한 공공재 위에서 번영을 누렸다. 교육, 보건, 과학기술, 인프라 등에 대한 대규모 공공지출이 시민의 일상을 떠받치면서 중산층은 두터워졌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적 역량을 유지하며 세계 질서를 주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80년 레이건 대통령 집권 이후 신자유주의 기치 아래 강행한 민영화 물결은 공공 기반을 약화했다. 그렇게 곳곳에서 발생한 균열은 200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수도, 전기 같은 핵심 공공재는 민영화의 영향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드러난다. 2015년 캘리포니아주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을 때 많은 시민은 자발적으로 물 사용을 줄였고,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집 앞 잔디밭까지 걷어냈다. 그 결과 부과된 수도 요금도 내려갔다. 그런데 수도를 공급하는 파크 워터라는 민간기업은 “물 판매가 줄면서 회사 수익이 줄었기 때문에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오히려 수도 요금을 5%나 인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식품·공중보건 분야, 사법·교정 시스템, 인프라 투자,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민영화가 가속하면서 공동체 전체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저자들은 “민영화의 진짜 목적은 민주적 통제를 서서히 해체하려는 데 있다”고 결론내린다. 이들은 민영화 만능주의자들이 민영화가 실제로 저렴하지도 빠르지도 더 낫지도 않더라도 상관없이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는 효과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지금 서민들의 삶이 왜 이리 팍팍해졌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그렇지만 밑줄을 그으며 읽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밑줄 그을 것 투성이기 때문이다.
  • 점유율 6.4%로 줄어든 국내車 중견 3사, 신차 투입해 틈새 공략

    점유율 6.4%로 줄어든 국내車 중견 3사, 신차 투입해 틈새 공략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GM한국사업장(한국GM),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등 ‘중견 3사’의 점유율이 역대 최저인 6.4%로 떨어졌다. 점유율 70%를 넘는 현대자동차·기아와 수입차의 성장에 밀린 중견 3사 모두 내년에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어서 이를 통해 ‘니치 마켓’(틈새시장)을 뚫을지 주목된다. 2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에서 한국GM(0.9%)·KG모빌리티(2.4%)·르노코리아(3.1%)의 합산 점유율은 6.4%였다. 2023년 연간 7.1%, 지난해 6.8%에 이어 더 낮아졌다. 수입차 브랜드 비중은 지난해 한 해 동안 16.1%에서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18.1%로 늘었고,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는 76.7%에서 75.2%로 다소 줄었지만 아성은 견고하다. 이들 사이에서 중견 3사의 입지가 축소된 것은 차량 라인업의 다양성 부족과 뚜렷한 신차 출시 부진 등이 원인이다.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해외 본사가 신차 투입 결정권을 갖고 있다. 중견 3사는 새해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신차로 돌파구를 찾는다. KG모빌리티는 내년 1분기에 국산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와 ‘무쏘 스포츠칸’의 후속 모델인 ‘Q300’(코드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픽업트럭의 강자였던 ‘무쏘’ 브랜드의 성공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오로라2’(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이는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합작 신차 프로젝트로 내놓는 두 번째 모델이다. 첫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는 반짝 흥행을 거뒀다. 오로라2는 그랑 콜레오스보다 큰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한국GM은 미국의 준고급 브랜드 ‘뷰익’ 차량을 새로 국내에 들여오고, 픽업트럭·SUV 전문 브랜드인 GMC의 전기차 ‘허머 EV’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쉐보레와 캐딜락 중심에서 GM의 4개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이다. 다만 이들 회사의 중장기 브랜드 인지도, 국내 투자 여력의 한계 등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 금호석화, 구조조정 칼바람 속 ‘LNG 집중’ 활로 찾았다

    금호석화, 구조조정 칼바람 속 ‘LNG 집중’ 활로 찾았다

    자회사 미쓰이화학 LNG 생산 증설MDI 생산력 세계 최대 규모 등극 미국 수출량 확대 맞춰 매출 급증“내년 업황 밝아… 모회사도 호재”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정부의 구조조정 요청으로 사업 재편을 고심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자회사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투자로 활로를 찾아 눈길을 끈다. 액화천연가스(LNG) 분야 투자가 슈퍼사이클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자회사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폴리우레탄 핵심 원료인 ‘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MDI) 생산 능력을 기존 61만t에서 71만t으로 확대하는 ‘디보틀네킹’(생산 공정 효율화를 통한 생산량 증대) 및 증설 투자안을 승인했다. 지난 4월 공장 증설을 마치며 MDI 생산 능력을 20만t 확대해 61만t의 생산 설비를 갖춘 지 8개월 만에 또다시 증설에 나서는 것이다. 투자 규모는 1400억원이다. 이번 투자로 인한 공사가 완료되면 금호미쓰이화학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LNG 운반선 슈퍼사이클을 고려해 MDI 생산 능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MDI는 LNG선 등에 단열재로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다. 최근 LNG 수요 증대로 운반선 수주가 확대됨에 따라 MDI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미국의 LNG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1070만t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영업 위축을 우려하는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과 상반된 모습이다. 금호미쓰이화학 매출액은 2023년에 1조 1086억원, 2024년에 1조 3340억원이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 3분기까지 1조 249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 육박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투자·개발로 업황 극복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금호미쓰이화학이 중국 만화화학, 독일의 코베스트로와 바스프, 미국의 헌츠맨 및 다우 등 5개사와 전 세계 MDI 공급량의 90%를 점유하는 것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MDI 업황은 내년에 더 개선될 것”이라며 “금호미쓰이화학의 이익 증대는 금호석유화학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가사 로봇’ 공개한 LG전자… ‘혁신 가전’ 강조한 삼성전자

    ‘가사 로봇’ 공개한 LG전자… ‘혁신 가전’ 강조한 삼성전자

    휴머노이드 홈 로봇 ‘LG 클로이드’섬세한 동작으로 집안일 대신해 줘삼성, 40년간 가전 변화 ‘티저 영상’‘마이크로 RGB TV’로 시장 공략도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를 10여일 앞두고, 세계 가전시장의 맞수가 내놓을 ‘승부수’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LG전자는 첫 휴머노이드 가사 로봇(홈 로봇) 공개를 예고했고, 삼성전자는 1980년대 ‘혁신 가전’을 재조명하며 헤리티지를 부각했다. LG전자는 25일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홈 로봇 ‘LG 클로이드’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공감지능이 가정에서 살아난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다섯 손가락을 지닌 클로이드가 사람과 주먹 인사를 하거나 세탁물을 집는 모습, 접시를 정리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클로이드는 몸체에 달린 양 팔과 다섯 손가락으로 섬세한 동작 구현이 가능하게 제작됐다. 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학습할 수 있어 집주인의 스케줄에 맞춰 가전을 스스로 제어하는 ‘가전 비서’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고객이 가사 일에 쓰던 시간과 노력을 아끼기 위해선 일을 직접 대체하는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가 필요하다는 구상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LG전자가 CES에서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CES 2024’에서 바퀴 두 개를 단 이동형 로봇 집사 ‘Q9’을 공개했지만 지난 9월 국제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IFA 2025’ 전시장에서는 Q9을 뺐다. 이에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HS사업본부장이었던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다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클로이드는 Q9의 핵심 기능이던 ‘AI 홈 허브’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인체와 유사한 형태로 가사 노동에 최적화시킨 ‘업그레이드’ 버전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진행한 조직 개편에서도 HS사업본부 산하에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하며 홈 로봇 분야에 힘을 실었다. 클로이드는 HS로보틱스연구소의 ‘데뷔작’이 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자사 가전제품의 혁신 역사를 조명하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CES를 맞아 제품 역사를 강조한 티저 영상을 별도로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40여 년간의 가전 제품 변화를 정리해 삼성전자만의 ‘헤리티지’를 강조한 셈이다. 영상에서는 1980년 마이크로컴퓨터 칩을 탑재한 에어컨, 1982년 화면이 달린 다목적 전자레인지, 1985년 음성 안내 기능이 장착된 냉장고 등 삼성전자가 최초로 시도한 가전제품들이 소개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TV 제품의 변화 과정을 정리한 별도 티저 영상을 뉴스룸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새해 CES에서 ‘마이크로 적·녹·청(RGB) TV’ 신제품을 새로 공개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 中 인민해방군, 남미에서 모의 전투 훈련… 멕시코·쿠바 넘어 美 본토 위협 시나리오

    中 인민해방군, 남미에서 모의 전투 훈련… 멕시코·쿠바 넘어 美 본토 위협 시나리오

    중국 인민해방군이 멕시코와 쿠바 등 남미에서 미국을 대상으로 모의 전투 훈련을 벌이는 모습이 국영 방송을 통해 이례적으로 공개됐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허난성 쉬창에서 열린 인민해방군의 워게임이 국영 중앙(CC)TV를 통해 방송됐으며, 여기서 멕시코와 쿠바 인근에서 모의 전투를 하는 장면이 노출됐다. SCMP는 “중국이 남미 국가와 긴밀한 경제 협력을 맺고 있지만, 군사적 존재감은 거의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번 모의 전투는 중국군의 국제 전략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은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를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미국에 대해 “일방적 괴롭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의 75%는 중국으로 수출된다. 인민해방군은 모의 전쟁 훈련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쿠바, 멕시코만, 카리브해, 오호츠크해, 대만 등에서 가상 전투를 벌였다. 한 병사의 모의 전투 화면에는 쿠바와 멕시코 해안 근처에서 적군의 항공기와 함선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근처에 집결하여 멕시코만과 카리브해로 향했고, 중국군은 쿠바와 멕시코에 집결했다. 이번 워게임은 쉬창에서 전국 20개 부대와 사관학교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으며, 수십 가지 전투 재연 시스템은 모두 중국산이었다. 중국군은 전군 차원에서 진행된 워게임 운용 시범 사업이 시행 1년 만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모의 전쟁 내용은 대개 극비 사항이다. CCTV는 모의 전쟁에 대해 “저비용으로 지휘관들이 실제 전투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 美 “중국 핵탄두 1000개, 미국 위협할 수준” 군사력 경계

    美 “중국 핵탄두 1000개, 미국 위협할 수준” 군사력 경계

    한·일·대만 등 아태지역 긴장 우려 트럼프, 미국·중국 소통 확대 강조 공정한 무역 등 평화적 해법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이 조만간 1000여개의 핵탄두와 9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등 미 본토를 위협할 수준의 군사력을 갖췄다고 우려했다. 이런 중국의 군사력 강화는 대만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에도 불안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은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온건책’을 시사했다.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 60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이 2020년부터 매년 100여개의 핵탄두를 비축했던 걸 감안하면 생산 속도는 둔화됐지만 2030년까지 1000여개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2020년부터 매년 중국 군사력을 평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트럼프 2기 집권기 들어서는 첫 발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핵탄두 증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사일과 잠수함, 폭격기 등에 탑재할 수 있는 다양하고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며 “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핵 공격’을 받을 경우 ‘핵 반격’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려 한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국방부도 보고서에서 “중국이 초고속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어 미사일 공격 경고를 받으면 적의 선제공격이 이뤄지기 전에 반격할 수 있다”며 “중국은 향후 10년간 이런 능력을 계속해서 다듬고 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또 항모를 중심으로 해군력 증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3척의 항모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2035년까지 9척으로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국방부의 진단이다. 미국은 11척의 항모를 운영 중인데, 이에 못지않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신형 항모 ‘푸젠함’은 미 해군의 최신형 제럴드 포드급 항모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전자기식 항공기 발사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고 기술력을 전했다. 국방부는 또 중국이 자국으로부터 2400~ 3600㎞까지 떨어진 표적을 타격할 수 있으며, 아태 지역 미군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안정적인 평화, 공정한 무역, 존중에 기반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군과 소통을 확대하고 미국의 ‘평화적 의도’를 분명히 전할 다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보고서가 중국의 대규모 군사력 증강을 지적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해선 온건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비무장지대·원전… 우크라 종전 협상 ‘첩첩산중’

    현재 전선을 동결하고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을 설치하는 등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결과가 발표됐지만, 러시아가 이를 수용할지 등 최종 협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에 다녀온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로부터 우크라이나 종전안 최신 협의 내용을 보고 받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보고된 정보를 토대로 앞으로의 입장을 정하고 모든 가능한 채널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접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무엇이 보고됐는지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논의중인 20개항의 종전안 최신판을 공개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동일한 수준의 철군에 나선다는 전제 아래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철수하고 해당 지역을 비무장지대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는 병력 철수 요구를 포함해 여러 항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무장지대, 자유경제구역을 만들면 해당 지역을 누가 통제할지 상당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고, 어떤 국가 병력을 그곳에 파견할지 합의점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WP는 또 젤렌스키가 어떤 계획도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투표를 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문제도 여전히 평행선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러시아가 공동기업을 설립해 지분을 동등하게 보유하자는 입장이지만, 우크라이나는 미국과만 합작회사를 설립해 발전소를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이번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지분 배분 방식에 자율권을 갖고, 일부 지분을 러시아에 양도할 수 있다고 역제안했지만,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산타랠리 타고 최고점 찍은 美증시… 서학개미 유턴 미지수

    산타랠리 타고 최고점 찍은 美증시… 서학개미 유턴 미지수

    美 3분기 GDP 성장률 4.3% 호조 코스피, 세제 혜택 불구 등락 반복5000피 확신 줘야 해외 투자자 복귀 미국 뉴욕 증시가 성탄절을 앞두고 이른바 ‘산타랠리(크리스마스 전후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에 시동을 걸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주식에 쏠린 자금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양도소득세 감면과 강도 높은 환율 안정 대책을 동시에 꺼내 들었지만, 미국 증시의 구조적 강세 앞에서 정책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32% 오른 6932.05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0.22% 상승한 2만 3613.31에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0% 오른 4만 8731.16에 마감했다. S&P500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올해 들어 38번째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지표는 이 같은 강세에 힘을 보탰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4.3%로 시장 예상치(3.3%)를 크게 웃돌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일부 후퇴했지만, 시장은 이를 경기 연착륙과 기업 실적 개선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서학개미 유턴’을 겨냥한 승부수를 던졌다. 정부는 지난 24일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으로 돌아오는 투자자에게 매도액 5000만원까지 양도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맞물려 야간 거래 기준 1445.70원으로 하루 만에 37.90원 급락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 상륙작전’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임팩트가 큰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책 효과가 실제 자금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증시는 산타랠리 기대 속에서도 대외 변수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스피는 미 기술주 급락 여파로 한때 4000선을 내줬다가 반등했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24일에는 4108.62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날 코스피 시장에서 7000억원대 순매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이나 환율 안정만으로는 투자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고 본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양도세를 내더라도 미국 주식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더 크다면 굳이 국내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며 “중장기 투자 전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금은 언제든 다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성패는 ‘코스피 5000’에 대한 신뢰로 귀결된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식 비중이 포트폴리오의 90%에 이르는 한 개인투자자는 “투자자는 수익률을 보고 움직인다”며 “세제 혜택보다 내년에 코스피 5000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정책과 기업 실적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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