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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대한 무역적자” 주장/상무부 발표

    ◎“올들어 10억불 수입 초과”/우리 정부 통계와 18억불 차이 【워싱턴=김호준특파원】 한국의 대미무역수지가 올들어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대한무역수지는 여전히 미국측의 적자로 나타나 있어 주목된다. 미상무부가 19일 발표한 9월말 현재 무역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한무역수지는 9월중 1억8천7백만달러의 적자를 보여 올들어 모두 10억4천7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발표한 지난 1∼9월중 대미무역 적자 7억9천6백만달러와 비교할 때 18억4천만달러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처럼 무역통계상 차이가 생기는 것은 양국이 수출입 통계를 잡을 때 적용하는 가격 기준이 각각 다르고 또 운송중에 있는 상품의 수출입 통계는 한쪽에서만 잡히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가격 기준의 경우 양국은 모두 수입통계를 잡을 땐 CIF(보험·운임 포함가격)를,수출통계엔 FOB(본선인도가격)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워싱턴의 한 통상전문가는 『통계상의 차이로 인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아직도한국을 대미무역 흑자국으로 믿고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대한인식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홍보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진주만 기습” 상반된 미­일 감회/나윤도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2차세계대전에 미국을 본격적으로 끌어들였던 일본의 진주만(펄하버)기습 50주년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양국에서 나오는 반응은 퍽이나 대조적이다. 미국은 최근 냉전체제 붕괴 이후 부쩍 강화되고 있는 「일본위협론」으로 자칫 무력감에 빠지기 쉬운 국민들에게 대일항전의식을 다시한번 고취시키기 위해 이번 기념일을 절호의 찬스로 보고 있다.사실상 전후 반세기 동안 미국 안보정책의 기조를 이루게 했던 「펄하버신드롬」은 비단 일본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세기말의 불확실성시대를 맞아 그 어느때보다도 재조명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이때문에 이날을 맞는 미국인들의 캐치프레이즈는 「리멤버(기억하자)펄하버」로 강조되고 있다. 반면에 다른 한편인 일본쪽에서는 진주만기습이야말로 일본의 침략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포겟(잊어버리자)펄하버」를 내세우며 잊혀졌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일본인들은 그같은 계산에서 그동안 히로시마의 원폭피해를 일본의 희생과 고통에 대한 상징으로 부각시키며 진주만기습이나 남경대학살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으로 치부해왔다. 이같은 상반된 입장의 일본과 미국은 그동안 소련이라는 공동적을 놓고 미국의 헤게모니에 일본이 금융을 부담하는 이른바 「니치베이(일미)경제」체제를 유지해왔다.그러나 이제 공동적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들이 일미안보협력체제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더이상 그들의 밀월관계가 지속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미국은 적자투성이의 채무국으로 전락하고 일본은 세계최고의 채권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미국은 대일통상압력을 그 어느때보다도 강화시키고 있으며 반면에 일본은 경제대국뿐 아닌 정치·군사대국의 꿈까지 이루려 하고 있다. 이때문에 성급한 전망이기는 하지만 21세기초 미국과 일본간의 제2차 태평양전쟁이 불가피하며 이미 일본의 경제기습으로 이전쟁이 시작됐다는 책자가 미국에서 나와 날개돋치고 있다.군사대국화의 첫걸음으로 인식되고 있는 자위대파병 합법화법인 유엔평화유지활동(PKO)법안이 오는 26일 중의원통과를 앞두고 있고 핵무장화추진등 각 분야에서의 일본의 발빠른 움직임은 그같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하고 있다. 21세기의 유럽을 「박물관」,또 미국을 「농장」으로 냉소적 전망을 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팍스니포니카(Pax Nipponica)」의 꿈을 누구보다도 주목해야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 “부캐넌,부시에 도전/언론인… 공화당 예비선거에”

    【워싱턴 연합】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파 논객이자 부시대통령의 신랄한 비판자인 패트릭 부캐넌이 92년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나설 것이라고 워싱턴 타임스가 14일 보도함으로써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1면 머릿기사로 『우익에서도 도전:부캐넌 공화당 지명위해 부시와 대결 예정』이라는 제목하에 부캐넌의 누이 동생의 말을 빌어 그가 2월18일의 뉴 햄프셔 공화당 예비선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53세의 부캐넌은 신문 컬럼니스트와 CNN의 「십자포화」등 TV 토크쇼에 고정출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의 얼굴은 활발한 언론활동으로 미국인들에게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재무부 출납국장을 역임한 누이 안젤라 부캐넌은 이미 부캐넌이 출마 결심은 했으나 추수감사절을 즈음해 최종 발표를 하기 위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으며 몇몇 친한 친구들도 그가 출마계획을 털어 놓았으며 협조를 당부했다고 말한 것으로이 신문은 전했다.
  • 이대에 뉴스위크 규탄 확산/“돈의 노예” 사진보도 강경대응

    ◎“「세계적 잡지」 명성 의심스럽다”/“미 언론의 횡포”… 학교·학생 분개/공식사과 요구·국제소송도 준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호에 한국의 과소비풍조를 다룬 기사를 실으면서 이화여대를 배경으로 한 학생들의 사진과 함께 「돈의 노예」라는 모욕적인 설명을 달아 학교측과 학생들이 정정보도와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는등 물의를 빚고있다. 학교측은 지난 12일과 13일 두차례에 걸쳐 윤후정총장주재로 학무처장등 5개처·실장회의를 잇따라 열고 『1백년 전통의 학교명예를 떨어뜨린 허위보도』라고 규정,뉴스위크측에 보도경위를 묻고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마련하고 있다. 윤총장명의로 작성될 이 항의서한은 『학생들을 마치 값비싼 옷을 입은 사치스런 학생인것처럼 사진을 찍어 치욕적인 사진설명까지 붙인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일 뿐만 아니라 너무 무책임한 보도행위』라고 지적,해명과 사과,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아 이번주안에 뉴스위크본사에 보낼 예정이다. 학교측은 「뉴스위크」측의 성의있는 답변과 사과가 없을경우 출판물에의한 명예훼손죄로 국제소송을 낼것까지 검토하는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너무일찍 부자가 됐다」는 제목아래 한국의 임금인상,땅투기,고액과외,무분별한 해외여행및 외국상품선호등 과소비풍조를 다룬 지난11일자 잡지에 실린 것으로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의 사진아래 「돈의 노예(Slaves to Money):이화여대」라는 설명을 단것이다. 학교측은 사진에 나온 학생들의 신원을 파악해본 결과 이 학생들이 지난달 12일 졸업앨범사진을 찍기위해 정장을 하고 나왔던 법정대 경영학과 4년 김모양(22)과 친구들인 것으로 밝혀냈다. 한편 이 학교 총학생회측은 대자보를 통해 『뉴스위크지가 사실과 전혀 다른 사진을 실음으로써 우리 학교 학생들이 사치에 물든 학생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주고 학교의 전통을 짓밟아버렸다』면서 『뉴스위크사는 이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자보를 읽는 강모양(20·사회학과2년)은 『세계적인 잡지라는 뉴스위크가 공정성을 잃고 의도적으로 한국의 대학생들을 매도한 것은 매우 잘못된일』이라면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농민들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쌀시장까지 개방하라고 압력을 넣는 미국인들이야말로 「돈의노예」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 미·일 대표적 두 그룹의 상속·경영 실태(재벌/이대론 안된다:6)

    ◎“기업은 국민의 것”… 뿌리 내린 부의 사회환원/소유·경영 분리… 포드가 지분보유 9%에 불과/재단 설립해 공익증진 기여… 혈연상속 드물어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에는 우리나라 재벌들처럼 부의 부끄러운 대물림은 없다.우리 재벌들의 몇배나 되는 부도 그것이 종업원과 국민,사회의 것임을 인식해 사회로 환원하고 있다.미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두 그룹의 실태를 소개한다. ▷미 포드자동차◁ 자본주의의 표본처럼 돼있는 미국에서도 부의 세습을 막으려는 각종 장치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재벌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것은 1백여년 전인 19세기초.따라서 창업재벌의 재산 상속문제는 이미 정리된 상태여서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재벌의 상속문제가 사회문제화돼 있지 않은데도 계속 법적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경제정의의 실현이란 사회적 압력 때문이다. ○상속세 최고 55% 우선 상속세율만 해도 초기 15%에서 점점 강화돼 현재는 35∼55%에 이르고 있다.이런 고률의 세금 공세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우 창업자들의 2대에 가서는기업을 경영할 수 없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특히 농촌에서는 현재 가지고 있는 농토와 영농기계등 총자산의 반을 세금으로 내고 나면 농장이 운영되지 않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런 모순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상속이나 증여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있는 것은 부당한 부의 세습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위화감 같은 더 큰 모순을 제거하려는 선거권자들의 압력이 거센 때문이다. 초기 미국의 세법은 재벌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구멍이 있었다. 자손들에게 직접 상속을 하면 상속세를 내야하지만 트러스트(우리나라에는 없는 개념으로 일종의 재산관리회사 같은것)를 만들어 거기에 재산을 넘기면 세금을 내지 않았다.그리고 나서 자손들을 그 트러스트의 이사들로 앉히면 그만인 것이다.결국 재벌들은 세금 한푼없이 재산을 고스란히 2세들에게 넘겨줄수 있는 편법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77년 트러스트를 만들어 재산을 넘겨도 상속세를 부과할수 있는 법률이 처음 제정됐다.이 법률이 제정된후 재계의 반발이 거세 잠시 실시가 중단됐었으나 88년 더 강화된 세법이 확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재벌들이 이제는 더 이상 상속수단으로 트러스트를 이용할수는 없게 된것이다.다만 여러자손들에게 재산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위해 아직도 미국에는 트러스트들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사회적 위화감 막아 미국은 이런 형태로나마 부가 세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또 다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세법은 재벌창립자 형제중 제일 오래 산 사람의 나이에 이어 21년 이상은 트러스트를 인정치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어느 재벌의 막내 동생이 80세를 살다 죽었다면 트러스트는 그해로부터 21년까지만 인정된다.그 이후엔 전 재산이 공개돼야 한다.다시 말하면 한 재벌의 유산을 1세기 정도에서 막자는 취지다. 아직도 미국에는 세금없이 재산을 넘길 수 있는 장치로 재단설립이란게 있다.우리에게도 익숙한 포드재단이 그것이다.그러나 트러스트와 달리 재단은 철저한 공익성을 유지해야 한다.재단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 포드재단의 경우 교육사업,장학 및 연금기금지원 등을 주로하고 있는데,해외에도 나가 중국에 연구기금을 지원하고 있고 아프리카 오지에서 의료사업등을 펴고 있다. ○지분 20%내 제한 그러나 재단의 경우도 어느 회사의 주식을 절대량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포드가족들이 포드사 주식의 대부분을 갖고 있는 재단의 이사가 돼 포드자동차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재단과 한 가족이 어떤 한 회사주식의 20%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더 나아가 재단이 지나치게 비대화(포드재단의 자산 6조달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규모이상의 재단은 매년 기금의 5%이상을 다른 군소 자선단체에 넘기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런 장치들 때문에 포드가의 재단운영권은 현저히 약화됐고 현재는 포드재단이 아니라 미국의 재단이 돼있다.포드가의 포드사 주식지분도 총 4억주(액면가 30달러)의 약 9%에 머물고 있다. ○부의 사회화 강화 세금을 덜 내려 하는 것은 동서고금이 다를 바 없어 미국도 마찬가지다.그러나 미국인들은 적어도 합법적 절차는 밟는다.트러스트나 재단이 탈세의 수단이란 비난도있지만 재산이 한사람의 수중에서 떠남으로 해서 공공성이 점차 가미되고 종국에는 사회의 재산이 된다는 점이다. 상속의 개념도 한국처럼 자식이란 혈연에만 얽매여 있지 않고 친구·지역사회·자선단체등 다양하다.뉴욕에는 맨해턴과 스테이튼 두 섬을 연결하는 페리가 30분 간격으로 운항되고 있다.지하철 다음으로 중요한 뉴욕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이다.그런데 왕복요금이 미국의 돈값으로는 파격적인 50센트에 불과하다.한 자산가가 죽으며 전재산을 페리운영 기금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포드나 록펠러와 비슷한 시대의 인물로 철도재벌 반덴빌트가나 또 다른 철도재벌 아스토아가는 가족상속을 고집하다 지금은 재단하나 남아 있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윤보다 복지 우선” 일관… 일식 노사관계 구현/기술개발엔 돈 안아껴… 매년 4천억엔씩 투자 ▷일 마쓰시타사◁ 일본 오사카(대판)에 있는 마쓰시타(송하)그룹 본사에는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송하행지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그저 평범한 동상이 아니라 한 위대한기업가의 경영철학이 짙게 배어있는 동상이다. 마쓰시타동상은 건립배경이 남다르다.이 동상은 회사경영진에 의해 건립된 것이 아니다.마쓰시타전기의 노조원들이 세운 동상이다.건립동기에는 높은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마쓰시타전기 노조원들은 이 동상에 「우리들은 상품생산보다 인간이 우선이라는 신념으로 전체사회와 종업원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헌신한 위대한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옹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동상을 세운다」고 적고 있다.이 동상은 마쓰시타에 대한 노조원들의 존경과 인간을 존중한 그의 기업가정신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마쓰시타그룹은 창업자의 기업이념에 따라 「인류를 위한 전자공학(Human Electronics)」을 지향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단순히 상품의 생산과 판매에만 노력하지 않았다.그는 자기기업의 이윤과 성장만을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그는 사회의 복지향상과 더 나아가 세계문화발전을 기업의 목표로 삼았다.마쓰시타는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지향한 인류사적인 관점에서기업을 경영했던 것이다. 마쓰시타의 이같은 기업관이 그를 「경영의 하느님」이라는 경지까지 오르게 했다.그는 경영자를 초월한 기업가였다.그의 이러한 기업가정신이 마쓰시타의 신화를 창조한 원동력이 되었다. 마쓰시타는 전기견습공으로 출발했다.그러나 그는 당대에 오늘과 같은 가전왕국을 건설했다. 마쓰시타그룹은 1백68사의 생산회사와 4백30여개의 판매회사를 거느리고 있다.세계 여러곳에 공장을 갖고 있는 마쓰시타그룹의 생산회사 종업원수만도 20만명에 달한다. 마쓰시타그룹의 「내쇼날」「파나소닉」「테크닉스」상표는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마쓰시타는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종합전기메이커로 성장했다.비디오,TV,세탁기,냉장고등 가전제품 분야에서 최고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가전제품 뿐아니라 반도체,로봇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마쓰시타는 중소형 산업용 로봇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80년대 중반이후 가장 많은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해오고 있다.마쓰시타는 미래를 예비하기 위해서도 엄청난 기술개발투자를 하고 있다.기술개발투자규모가 연 4천억엔에 달한다. 마쓰시타그룹이 이같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한 것은 창업주 마쓰시타의 탁월한 경영능력 때문이다.그러나 마쓰시타의 위대함은 단순히 그의 뛰어난 경영능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그는 최고경영자였지만 검소한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종업원들과 생활과 호흡을 같이했다. ○일생 검소한 생활 마쓰시타는 언제나 종업원들을 먼저 생각했다.그는 사원주택을 지어주는 등 종업원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는 회사가 어려울때도 노사협조와 판매점과의 공존공영의 경영방침으로 난국을 극복해 나갔다.그는 역경을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1929년 세계적인 경제공황으로 일본의 전기공업은 곤경에 빠졌었다.마쓰시타는 그때 얼핏보면 비상식적인 경영전략을 썼다.그는 반일근무를 시키면서도 급여를 전액 지급하고 종업원도 해고시키지 않았다.그러나 그 당시 적지않은 기업이 심각한 불경기로 발생한 해고반대파업으로 도산한 것을 생각하면 그의 경영방침은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이같은 경영전략 밑바탕에는 종업원들을 아끼는 마음이 흐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종업원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그의 마음은 주5일 근무제도의 도입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마쓰시타는 1960년 경영방침을 발표하면서 5년후에 주5일 근무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종업원들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매우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노조원들이 오히려 주5일 근무제도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노조원들은 처음에 일주일에 5일밖에 일하지 않고 같은 월급을 주겠다는 주5일근무제 도입에 「불순한 흑막」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었다. ○불경기 해고 없어 마쓰시타는 그러나 65년 노조원들을 설득시켜 약속대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노조원들은 자신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마쓰시타의 경영방침에 감사했다.기업에 있어 노사의 대립이란 정해진 숙명이다.그러나 마쓰시타는 이 숙명적인 대립을 상호 신뢰와 조화로 승화시켰다.마쓰시타는 노동자들에게최선을 다하는 일본형 노사관계의 선구자가 되었다. 마쓰시타의 이같은 경영철학이 세계적으로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것은 60년대초였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62년 2월23일자에 일본경영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그를 표지인물로 다루며 그의 기업경영을 높게 평가했다. 그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에서는 그의 경영철학을 「마쓰시타이즘」이라 정의하고 연구에 열을 올렸다. 89년 4월27일 도쿄거리에는 신문호외가 뿌려졌다.마쓰시타의 죽음을 알리는 내용이었다.일본에서 민간기업인의 죽음을 알리는 호외가 발행되기는 처음이었다.마쓰시타는 9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그러나 그는 값진 마쓰시타 기업정신을 남겼다. ○지분 2.8% 보유 마쓰시타전기는 자신이 창업했지만 그의 기업이 아니었다.그가 가지고 있던 주식지분은 불과 2.8%에 불과했다.마쓰시타는 더욱이 함부로 돈을 쓰지 않았다.그러나 인재양성을 위해선 과감한 투자를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인력개발을 위해 노벨상에 필적할만한 「일본 국제상」을 창설했다.마쓰시타는 항상 『사람같이 벌어서 사람처럼 써야한다』고 말해왔다.그는 이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 한자리에 모인 미 다섯 대통령

    ◎LA 레이건기념도서관 개관식서 웃으며 만나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시미 벨리의 숲이 우거진 언덕에서 4일 낮 거행된 로널드 레이건 미 제40대 대통령 기념도서관 개관식은 단순한 테이프 커팅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5명이 자리를 함께 하기는 미역사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라지만,한국에서 반목·적대하는 전현직 대통령 관계만을 보아온 기자에게는 신기하고 부럽게만 느껴졌다. 이들은 재임중 후견인으로서 후계자를 돕기도 했고 경쟁자로서 서로 싸우기도 했다.또한 한사람의 행운은 다른 사람의 불행이기도 했으며 한사람의 승리는 다른 사람의 패배를 뜻하기도 했다. 연단에 부인과 함께 나란히 앉은 다섯 대통령 가운데 제37대 리처드 닉슨과 다음의 제럴드 포드는 78세,지미 카터는 67세,레이건은 80세,그리고 현재의 제41대 조지 부시는 67세로서 모두가 미국정치의 연륜과 활기를 읽게 하는 원로요 노익장들이다.특히 이날의 주인공 레이건에게 1980년 선거에서 고배를 든 카터는 아프리카의 잠비아에서 선거감시 임무를 수행하던중 급거 귀국,행사에 참석해 많은 눈길을 끌었다. 부시대통령이 축사를 통해 전임자들의 치적을 열거할 때 장내에선 환호와 박수로 호응했고 전임자들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부시는 닉슨을 가리켜 『국내에선 개혁자였고 국외에선 평화의 개척자였다』고 칭송했고 포드에게는 그의 의욕과 인품에 찬사를 보냈다.카터에 대해서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그의 헌신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했다.그는 레이건에 언급,『보수주의의 물결을 선도한 정치적 선각자였으며 그의 강력한 군비증강 정책이 미국인들에게 걸프전의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고 찬양하며 그의 밑에서 보낸 부통령 생활 8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간 헌금 5천7백만달러를 들여서 지은 레이건 도서관은 지금까지 건설된 미국의 대통령 기념도서관 10개소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거기엔 5천5백만건의 문서가 소장돼 있고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실물 크기로 재현됐으며 3t짜리 베를린장벽이 냉전의 유물로 전시돼 있다. 그러나 레이건 도서관은 이러한 외형이나소장품 보다도 한자리에 모인 5명의 전현직 대통령을 통해 반목이 아닌 화합,단절이 아닌 축적의 건강한 미국정치를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개관 첫날부터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심었다.
  • 계/재미교포 경제성공의 열쇄

    ◎워싱턴 포스트지서 상세히 소개/서류작성·세금 부담없는 자금풀제/워싱턴서만 규모 1억불선 웃돌듯 한국 서민들의 목돈만들기 수단인 「계」(설)가 재미 한국인들의 경제적 성공을 일궈온 숨은 비결로서 미국인들에게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 「코리언에겐 계가 성공의 열쇠」라는 제목과 함께 재미한국인들의 「계」풍습을 장문의 기사로 자세히 소개했다. 미국에 이민온 많은 소수민족 가운데 한국인들의 경제적 자립및 성공은 발군의 현상으로 언급돼 왔고 이들의 근면성이 이같은 성공의 이유로서 곧잘 이야기되곤 했었다.여기에 이 기사는 한국 전래의 저축및 소액자금조성 수단인 계가 부지런함에 버금가는 한국교민 성공의 비결이자 덕목이라고 덧붙이고 있다.한국이민이라고 해서 은행 신용대출이나 전문 경영지식이 딴 민족보다 결코 뛰어나지 않을 뿐더러 이민당시 보유자산이나 영어회화 실력에서 오히려 뒤지는 형편인데 사업출발 자금을 상호부금 형식으로 공동조성해주는 계라는 독특한 전통에 힘입어 출중한 경제적 성취를이룬다고 이 신문은 분석하고 있다. 90년 통계로 근교지역을 포함한 미국 수도 워싱턴 지역의 코리언들은 약 7만명이나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가 무려 4천개에 달하고 있다.미국 전역을 기준해서 민족별 인구비례 자영업체 수를 살펴보면 이 두 수치의 의미가 명확해진다.재미한국인들은 아시아 어느 민족보다도 인구비례 자영업체경영비율이 높으면서 미국 평균치의 1.5배에 이른데 이는 흑인이나 라틴계의 6배에 해당된다.따라서 한국교민들이 개인당 서너개의 일자리를 잡고 돈을 모은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목돈을 돌아가며 한사람에게 몰아 마련해주는」 계라는 자금 풀제가 없다면 이같은 발군의 성취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재미한국인 전가구 중 80% 정도가 최소한 한개의 설에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20명이 돌아가면서 보통 2만내지 4만달러의 목돈을 타가는 형태가 주종인 가운데 워싱턴에서만 계돈 총계가 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짐작된다.세금 이자는 물론 번잡한 서류작성이나 그 비용이 들지않은 이같은 자금 풀제는 중국 일본을 비롯 에티오피아등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민족에게서도 발견되지만 아무도 한국교민만큼 경제성취의 견인차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 부시 인기 급하락/47%만 재선 지지/경기 침체 여파

    【워싱턴=김호준특파원】 미국경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급격한 자신감 상실이 부시 대통령의 재선 지지율 감소로 나타나고 있음이 23일 공개된 워싱턴 포스트­ABC 뉴스 공동여론조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내년 미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현 대통령을 찍겠다고 밝힌 반면 37%는 미지의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변했다. 포스트­ABC 여론조사에서 부시 재선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걸프전이 끝난 지난 3월의 지지율은 부시 68%대 민주당후보 20%의 격차를 드러냈었다.
  • 「토머스와 힐」 이야기(송정숙칼럼)

    미국 대법원판사 지명자였던 토머스판사를 둘러싼 외설스런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우리 주변에서도 이에 관한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이다음에 「뭔가 되었을때」,10년전에 성적 희롱을 당했노라고 고발하고 나설 여자상대가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때문에 『출세할 생각을 일찌감치』포기 하겠노라는 농담 패거리도 있었고 『아무래도 그 힐이라는 여자가 나쁜 여자인 것같다….토머스가 지분거리는 걸 내둥내 받아줬으니까 계속되었을 텐데… 이제 와서 뭐가 배아파 출세길을 막으려 하느냐』고 여교수 아니타 힐을 괘씸해하는 국회의원도 있었다. 어느 편이든 이 화제가 지닌 숨겨진 재미를 남성들은 누리는 것같아 보였다. 『날으는 것이 두렵다』라는 미국 여류작가의 작품이 있다.70년대의 베스트셀러로 우리나라에서도 몇출판사가 동시에 베껴내서 돈벌이경쟁을 했던 소설이다.이 소설은 원래 여권운동문학으로 분류되는 소설이다.그러나 이 소설이 공전의 베스트셀러로 팔려나간 것은 이 작품이 지닌 여권신장에 공감하는 독자들때문이 아니었다.이 소설에나오는 대담한 성묘사가 흥미를 끌어 책이 불티나듯 팔려나간 것이다. 토머스판사를 둘러싼 얄궂은 정치드라마도 소설 「날으는 것이 두렵다」와 흡사한 일면이 있었다.미국사회의 말초신경을 선정적으로 간지럼 태워가며 호들갑을 떤 이 「108일의 드라마」는 마침내 세계를 「성적으로 희롱한 연극」으로 막을 내린 셈이다. 옛날 우리 시골의 5일장에 나타나곤 하던 떠돌이 약장수들은 음담패설을 하기 전이면 으레 『애들은 가라,데끼 애들은 가라!』하고 너스레를 피우는 것으로 흥미를 돋우곤 했었다.토머스대법관 청문회를 중계한 미국의 TV들도 『어린이에게는 보이지 말라!』는 주의문을 특수효과처럼 삽입해가며 장장 9시간30분에 걸친 생방송중계를 했다.TV의 속셈은 잘 들어맞은 셈이어서 미국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미식축구 관전에까지 영향을 입혀가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원이 백인인 14명의 상원 법사위원앞에서 전원 흑인으로 구성된 「곡예인」들이 서로 적나라하게 물고뜯는 묘기를 연출한 이 드라마는 애당초의 시나리오이기라도 하듯대세에는 아무 영향을 못 미친채 52대 48로 표결통과되는 것으로 끝이 났다.이 드라마가 「주제넘은 검둥이」를 능멸하던 옛날과 조금도 변한 것이 없는 「하이테크 린치」라고 토머스 자신은 한탄했지만 가해자군에 자발적으로 가담하여 음모자의 채찍 노릇하기를 서슴지 않은 사람이 하필이면 동족인 흑인이고 흑인으로서는 토머스대법관과 견줄만큼 드물게 출세한,게다가 동창생인 미녀 법률학자였다. 10년전에 단둘이서만 있었던 자리의 일을 입증한다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리라는 것을,법률학자인 힐교수가 짐작 못했을리가 없는데 승산도 없는 이일을 이 여교수는 왜 벌였을까.이런 의문이 생길때마다 TV에 비치던 토머스판사의 백인부인이 떠오른다.출세한 동주의 잘난 남성이 백인아내를 맞아들인 「배신행위」에 「빼어난 흑인여교수」의 해묵은 적개심이 발동한 것은 아니었을까. 백인사회가 토머스를 향해 가한 「하이테크 린치」도 『흑인이 주제넘게 백인아내를 거느리고』거들먹거리는 꼴이 아니꼬웠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하필이면 근엄한 대법관을 골탕먹이는 수단을 「성적희롱」으로 선택한 연출솜씨가 더욱 그런 연상을 하게 한다. 한차원 성숙하게 토머스판사를 지지한 사람은 의외에도 퀘일부통령 부인이었다.토머스판사가 필사적으로 부인하며 지키려고 몸부림치던 「도덕성」을 마릴린 퀘일여사는 아주 가볍게 뒤집는 것으로 관용해주었다.직장에서 한두번 성적 희롱을 안당해본 여성이 있겠느냐.중요한 것은 여성의 대응태도에 있다,그러니 토머스판사가 성적 농담 한두마디 했다고 해서 대법관 임명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태도다.우리나라의 어떤 국회의원과 일맥상통하는 반응이기도 하다. 어차피 남성이란 치한적인 인자를 혈관에 담고 태어난다.때로는 정중하고 우아한 언사로,때로는 천박하고 야비한 몸짓으로 시험탄을 만들어 끊임없이 던진다.그것이 더러 엉뚱한데 맞아 유리가 깨지고 불상사를 벌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멈추지 않는다.그럴때마다 그들의 시선앞에서 고혹적인 빛깔로 알찐거려 그 시험탄발사의 모험을 계속하도록 자극하는 것은 여성이다. 성문제가 정치적무기로 사용되었을 때에는,문제는 숨어버리고 외설만이 천지를 진동하게 확산된다.합법적으로 「황색지면」만들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세력들에 의해 에누리없이 나꿔채인다.「토머스와 힐」의 한마당 굿도 그렇게 지나갔다.대개의 남성들은 토머스판사가 제공한 「낄낄거리며 즐길 기회」를 즐겼을 것이다.겉으로는 점잖게 상을 찌푸리며 그의 「부도덕성」을 나무랄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정치적정산」이 가리키는 방향대로만 움직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아니타 힐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잘 모르겠다.인간이란 이름의 기묘한 생물체의 불가해성만이 저만큼 등을 보이며 가고 있을 뿐이다.
  • 미국의 두 얼굴/「토머스청문회」 파문

    ◎“10년전 얘기”… 진실 입증 곤란/정치인 신뢰성 뿌리째 “흔들”/선거 앞둔 의원들,“표결 고민” 지난 11일부터 미국인들의 눈과 귀를 붙들고 있는 클레어런스 토머스 대법원판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는 3일동안 TV로 중계됨으로써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채 이제 상원전체회의 표결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법과 양심의 최고권위를 상징하는 대법원 판사의 자질을 가리는 상원청문회장에서 법률논쟁 대신 외설이 난무하고 포르노영화자체가 들먹여지는 미국역사상 전례없는 이 사건은 진실을 규명한다는 목적에도 불구,미사회에 파문과 상처만을 남겼을 뿐 「사건」의 진위는 가려내지 못했다. 3주전 14명의 법사위원이 7대 7로 분열된 채 인준여부를 상원 전체회의에 위임했으나 여성부하직원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피해당사자의 폭로가 발단이 돼 재개된 이번 청문회는 3일간 피해자임을 자처한 아니타 힐양과 토머스판사,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증언청취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렇게 법석을 떤 청문회는 10여년전 단 둘만이 있는 자리에서상사인 토머스판사가 부하 여직원이었던 힐양에게 포르노영화장면의 묘사는 물론 자신의 남성상징까지 들먹이면서 지분거렸다는 이 폭로사건을 처음부터 똑 떨어지게 가려낼 성질이 아니었다.토머스판사의 직책은 여성과 소수종족을 보호하기 위한 고용평등기회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만큼 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미국정치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또한 이런 인물을 대법원판사로 지명한 부시대통령은 오물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사자인 토머스판사는 이틀째인 12일의 청문회에서 때로는 주먹을 불끈쥐고 때로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옛날 주제넘게 건방진 검둥이를 나무에 매달던 것처럼 자신을 능멸한 뿌리깊은 인종적 편견이 꾸민 교묘한 음모』가 비록 견딜수 없는 시련이긴 하지만 『대법원판사직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청문회가 15일 저녁으로 예정된 상원전체회의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고 또 상원의원들에게는 『괴로운 선택을 강요당했다』는 지적이지만 여론조사결과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청문회가 열리기 전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일단 인준쪽으로 결말이 날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의 시점에서는 1백명의 상원의원중 54명이 토머스판사의 인준에 찬성했었고 백악관측도 『그의 용기있는 태도가 대법원판사로서의 자질을 재확인한 이상 상원인준은 무난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명반대자들은 성적희롱의 진실여부에 관계없이 토머스에게 가능한한 큰 인간적 상처를 안겨줘 인준을 받지 못하도록 한다는 전략인 반면,공화당의원들을 중심으로한 옹호자들은 지명반대측이 힐양을 부추겨 있지도 않았던 성적희롱이 픽션을 꾸며냈다고 반격하고 있다.어쨌든 성적희롱을 당했다는 힐양 주장의 진실여부와 토머스판사의 인준여부를 떠나 이번 청문회는 미국사회를 들끓게 한 높은 관심못지않게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을 것같지 않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진실은 영원한 미궁으로 빠진채 직장에서의 여성부하직원에 대한 성적희롱문제를 새로운 사회이슈로 부각시켰고 의회청문회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도 환기시켰다.
  • 미,「토머스 청문회」로 “시끌”

    ◎토머스/“「성희롱」 결코 없었다” 결백 호소/힐 교수/“음담패설에 외박 강요등 추근” 【워싱턴 AP 로이터 연합】 토머스 클레어런스 미연방대법관 지명자는 11일 열린 상원법사위 청문회에서 자신은 결코 애니타 힐 교수를 성적으로 희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힐 교수의 주장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고 침울한 감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침착하고 단호한 어조로 자신에게 씌워진 성적희롱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대법관 인준을 받는데 더 이상 나자신이 수치스럽게 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언대에 선 힐교수는 10년전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근무할 때 자신의 상관이었던 토머스판사가 『한번은 자기책상에 있는 콜라 깡통을 가리키며 「누가 음모를 콜라속에 넣었느냐」고 묻고 그의 성기의 크기와 여자들과 오럴섹스를 하던 즐거움에 관해 말했다』고 폭로,토머스판사가 당시 함께 외출하자고 졸라댔으며 포르노영화를 본 장면을 묘사했다는등 지금까지의 주장보다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번 청문회는 토머스판사를 지지하는 부시미대통령을 포함,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TV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한편 미4대 TV방송사는 토머스대법관 인준청문회에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연속극과 게임쇼등 인기프로 방송을 중단하는 대신 지난 73년 올리버 노스 청문회 이후 처음으로 이를 생중계하면서 항의를 우려했으나 오히려 시청자들의 격려전화가 빗발쳐 흡족해하고 있다. 특히 청문회에서 성기크기·오럴섹스·포르노스타등에 관한 얘기가 거침없이 튀어 나옴에 따라 CBS­TV는 「어린이가 시청하기에 부적절한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이란 경고문을 자막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 한국의 수입정책/미인 69%가 만족/무공 조사

    한미 통상관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전보다 훨씬 개선됐으나 아직도 우호적이라는 사람보다 유동적이라는 시각이 많아 예기치 못한 악재가 생길 경우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지난 7월 미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실업계·언론계·학계·법조계 인사 1천명을 대상으로 「대한통상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63.1%는 한미통상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대답했고 27.7%는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악화되고 있다는 대답은 9.2%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한미통상관계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라는 응답이 44.7%인데 비해 유동적이라는 대답은 55.3%로 나타났고 적대적이라는 대답도 2%였다. 한국의 수입자유화 정책에 대해서는 69.5%가 만족하고 있으며 불만인 사람은 26.9%에 그쳤다.
  • 한국 상품,경쟁력 저하/미 시장서 멕시코제에 뒤져

    ◎제일기획,미국인 구매 실태조사 미국소비자들 사이에 한국제품의 선호도는 일본,유럽,멕시코 다음으로 한국상품이 멕시코제품 보다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제일기획과 제휴관계에 있는 미국 광고대행사인 보젤사가 최근 조사한 미국인들의 수입제품에 대한 구매태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미국인들 가운데 59%가 지난 1년동안 일본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유럽제품은 34.1%,멕시코제품은 24.5%,한국제품은 21.2%가 각각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캐나다 제품은 20%,호주및 뉴질랜드 제품은 5%에 그쳤다. 한국제품 가운데는 응답자의 9.8%가 운동화를 산 경험이 있다고 밝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오디오 비디오가 2.6%,오디오가 2.3%,스포츠의류가 2.2%,비디오가 2.1%로 각각 나타났다. 또 시계(1.7%),청바지(1.7%),계산기(1.4%),무선전화기(1.3%),카메라(1.0%)등의 한국제품도 미국소비자들이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외언내언

    전쟁발발 3년1개월 2일만의 일이었다.53년 7월27일 상오10시.휴전협정은 유엔군측 수석대표 해리슨 중장과 공산측대표 남일간에 서명되었다.가벼운 목례조차없이 양대표가 18개협정문서에 서명하는데는 불과 12분이 소요되었다.밖에선 유엔군 전폭기가 판문점근방의 공산군진지를 공격하는 폭음이 식장의 공기를 뒤흔들고 있었다.◆영국의 격언처럼 「전쟁은 죽음의 향연」인가.한국군 14만7천38명에 유엔군 3만5천7백37명,그리고 북한군 52만에 중공군 90만외에 무수한 민간인의 생목숨을 앗아간 6·25는 전쟁전의 경계선과 거의 같은 휴전선의 분단만을 남긴채 그렇게 끝났다.누구를 위한 전쟁이요 무엇을 얻으려는 희생이었던가.◆휴전당시 많은 미국인들은 그것을 「잘못된 시기와 장소에서 치른 잘못된 전쟁」의 부끄러운 종결로 생각했었다.그러나 6·25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냉전이 서방의 완승으로 끝난 지금 6·25에 대한 세계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그것은 소련도 인정했듯이 공산주의가 전후 동구에서와 같은 무력확산을 더이상 할 수 없음을 인식시킨20세기 가장 중요한 전쟁의 하나였다』한 미전문가의 최근 평가다.◆공산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팽창을 억제하고 내부모순으로 자멸케 하는것』이란 것은 조지 케넌이 46년에 한말이다.북한의 남침저지는 그 첫시도이며 이때의 희생이 오늘의 베를린장벽붕괴와 세계공산주의해체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그러나 정작 한반도에선 그희생의 효과가 느린 것이 안타깝다.동·서독은 이미 통일을 했고 소·동구는 민주화개혁이 한창인데 우리는 이제 겨우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을 달성했다.김일성이 동구 민주화를 인정했다는 것이 놀라운 뉴스가 되고있는 수준이다.하나 절망은 말자.봄이 오는 소리는 분명 들리고 있으니까.휴전38주년의 이 아침에 하는 다짐이다.
  • 일본 혼다사/시빅승용차/부품원산지 허위표시 미서 말썽(해외경제)

    ◎양국 통상마찰 격화 “불씨”/“2천만불 추징·조사 확대해야” 미 주장/일선 GM차 수입확대·「기술」이전 약속 미일간의 「경제전쟁」이라고 불리는 통상마찰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부시미국대통령과 가이후 일본총리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런던 서방선진7개국(G­7)정상회담에서 다정히 악수를 나누었지만 쌀시장개방등 통상문제를 둘러싼 마찰은 과거 어느때보다 심해지고 있다. 미일간에는 최근 자동차와 그 부품문제가 뜨거운 통상쟁점으로 부상했다. 일본혼다자동차가 부품의 원산지를 속여 미국에서 부당하게 자동차판매를 늘려왔다는 미관세청의 보고서가 공개돼 지난달 시작된 북미자유무역협정(FTA)추진과 관련,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혼다사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생산된 시빅승용차를 미국에 수출하면서 부품의 50%이상을 미국과 캐나다산으로 쓰도록 한 「원산지규정」을 어기고 20∼25%밖에 쓰지 않고 대부분 일제를 썼다는 것이다. 미관세청은 혼다외에도 캐나다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일본도요다 및 스즈키와 GM이 합작생산하는 카미승용차에 대해서도 원산지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지난해 대일무역적자 4백10억달러 가운데 자동차분야의 적자는 전체의 4분의3인 3백10억달러에 이른다.이가운데 자동차부품은 1백5억달러로 전체의 4분의1에 해당한다. 완성차에 대한 대일적자는 86년의 2백59억달러에서 지난해 2백6억달러로 감소했으나 자동차부품의 적자는 급증,94년에는 2백2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자동차의 원산지허위표시 발표가 미국인들을 격분케 한 것이다.미관세청의 추산으로는 혼다사가 이런 방법으로 89,90년 2년동안 ,2천만달러의 관세를 포탈한 것으로 돼있다. 따라서 미관세청은 혼다사가 미·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을 악용,일본자동차를 싼값으로 미국에 수출해 미국의 완성차메이커를 곤경에 빠뜨린 것으로 보고 포탈한 관세를 추징하는 한편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엄포를 놓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통산상이 미국을 방문,도요타의 계열사를 통해 GM승용차의 수입판매를 약속하는등 미국차의 일본내 판매확대에협력의사를 밝힌데 이어 미일자동차부품업계회의를 통해 일본차메이커의 신차개발 초기단계부터 미부품메이커들의 참여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확약했다. 그러나 일본측이 이처럼 양보의 기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미국측은 태도를 믿게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일본업체들이 미국차를 수입한다고 해도 많이 팔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반면 미국내에서 일본차의 성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 미,클라크기지 포기/비 정부에 공식통보

    ◎9월16일안 모두 철수 【마닐라 UPI 연합 특약】 미국은 피나투보화산의 폭발로 인한 손상을 들어 클라크공군기지로부터 철수할 것임을 필리핀에 통보했다고 라울 망글라푸스 필리핀외무장관이 15일 밝혔다. 망글라푸스장관은 이날 오는 9월16일 시효가 만료되는 지난 47년 체결된 기지협정조정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한 미수석대표 리처드 아미티지와의 회담에 관해 코라손 아키노대통령에게 보고한후 『모든 문제에 있어 타협의 가능성이 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미국인들은 더이상 클라크공군기지를 사용하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태평양사령부의 찰스 라슨장군이 클라크기지에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 미 블루칼러 계층이 무너져간다(특파원코너)

    ◎하버드대 라익 박사,새 저서서 주장/노동자의 35%서 17%로/임금 줄어 제조업서 떠나/숙련기술자 비율 일·독의 절반수준 하버드대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라익이 미국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미국에서 임금이 떨어져 근로자의 80%가 하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과 독일은 자동차·컴퓨터칩·전자산업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점증하는 이 국제적인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많은 중산계급을 잃어버려 결국 부자와 빈자로 양분된 「2층 사회」가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그는 미국 사회의 양극화가 이미 초기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한다.민간부문에서 부자들의 부와 생활방식을 보호하기 위한 경비원 직업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고 공공부문에서 가장 빨리 늘어나고 있는 분야가 교도소 간수라는 사실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력 가운데 전통적인 블루 칼라 노동자는 17%미만에 불과하다.과거엔 이 비율이 35%였다.또 이들의 실질수입은 감소하고 있다.미국 경제는 제조업분야에서 종전엔 흔했던 시간당 15∼24달러짜리 미숙련공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않고 있어 이제 고교졸업자들은 이런 일자리를 더이상 가질 수 없게 되었다. 라익 박사는 『이 추세가 바뀌지 않을 경우 미국은 아주 처참해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그건 정치적 폭발성을 지닌 문제』라고 지적했다.그는 미국이 양극사회로 옮겨갈 경우 부자들은 빈자의 약탈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쓰던 경비를 더이상 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익 박사는 최근 발간한 신저 「국민적 과제―미국의 21세기 자본주의 대비」에서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경제적 민족주의나 중상주의를 떠들어대는 정치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예컨대 제너럴 모터스 같은 자동차 회사와 IBM 같은 컴퓨터 회사가 일본과의 경쟁에서 지고 있을 때 미 의회에서 보호주의의 목청이 높아졌다는 것이다.그런데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비판한다. 라익 박사에 따르면 21세기를 대비하는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기술및 교육 수준의 향상이다.바꿔 말해 미국인들의 자질 함양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회사를 누가 소유하고 있는가가 과연 중요한 문제인지 아닌지를 컴퓨터칩 산업에서 보자고 그는 말한다.일본의 최대 칩 메이커인 NEC는 4메가바이트 칩 공장을 캘리포니아에 짓고 있다.한편 미국 컴퓨터 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최첨단 칩의 대부분을 일본서 만들어 오고 있다. 어느 회사가 진짜 미국 회사인가,칩이 부족할 때 미국이 의존할 수 있는 회사는 어느 회사냐고 라익 박사는 물으면서 미국에 공장을 가진 회사가 미국 회사가 아니겠느냐고 말한다.특히 전쟁이 일어난다면 해외가 아니라 미국에 소재한 공장과 미국인의 재능이 미국의 안녕을 결정하게 될 것임을 그는 상기시켰다. 그는 또 『최근 미자동차 산업에서 일본의 혼다사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사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래,어느 회사가 더 미국을 돕고 있느냐』고 반문한다. 라익 박사의 저서는 이 역사적 시기의 세계 경제에 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21세기를 앞두고 정치 경제를 재정리해야 할 전환기 속에 살고 있다.새 세기엔 특정 국가의 제품이나 기술,또는 특정 국가의 회사나 산업이란 없을 것이다』 『국경안에 뿌리를 두고 남아 있을 것이라곤 그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들이 전부일 것이다.나라마다 제일 중요한 자산은 국민의 기술과 식견이며 국민 유대를 찢는 세계 경제의 원심력에 대처하는 것이 정치의 주요 업무가 될 것이다.가장 숙련된 기술과 통찰력을 가진 국민들에겐 더 큰 부가 주어지고 숙련되지 않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은 낙후된 생활 수준밖에 없을 것이다』 라익박사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미국 노동자의 20%만이 국제경쟁에 대처할 수 있는 숙련 기술을 갖고 있거나 그런 훈련을 받고 있다.일본과 독일의 경우 이 비율은 35∼40%에 달한다. 미국 정부가 향후 15∼20년간 2조달러를 투자,기술 교육에 전력을 기울일 경우 미국민의 55%는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그러면 나머지는 외국의 경쟁으로부터 보호받는 식당 호텔등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한·미 정상의 한반도통일 논의(사설)

    우리 북방외교의 종착역이 평량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튼튼한 우방외교의 바탕없는 북방외교의 확실한 결실이 있을수 없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노태우대통령의 이번 미국방문은 그동안 성공을 거두어온 북방외교의 연장선상에서 우방외교의 기틀을 다지려는데 중요한 목적의 하나가 있는 것이었으며 소기의 성과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우리는 본다. 노대통령의 이번 방미 및 부시 미국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종래의 우리 역대대통령 방미의 경우와는 다른 특징을 찾는다면 그것은 한국대통령의 떳떳하고 확고한 자신감과 그에 대한 미국 국민 및 대통령의 따뜻한 경의표시 및 확고한 지지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의 국가적 성장과 북방외교의 업적,그리고 착실한 민주화 진전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노대통령은 첫 기착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두가지 사실을 강조했다.한국은 6·29선언이래 민주주의를 하는 새로운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과 민주한국 주도의 통일이 금세기내에달성될 것이라는 확신이 그것이다.스탠퍼드대 초청연설과 교민모임연설 등을 통해 노대통령은 『성숙한 국민의 정치의식과 언론자유가 있고 참고 자제할줄 아는 정부가 있는한 우리 민주주의의 앞날은 밝다』는 여유있는 자부심을 보였으며 『나는 금세기안에 반드시 통일의 날이 올것으로 확신하며 이번 방미도 그날을 재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 현지 교민과 미국인들의 공감과 환영을 받았다. 이같은 분위기는 워싱턴방문과 정상회담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강조되었다.특히 정상회담 내용에서 주목되는 것은 민주화 통일의 강조다.종래의 한미정상회담에서와 같은 한반도 안보의 소극적 관심이 아니라 민주화 통일의 적극적 관심이 강조되고 있는 사실이 대단히 인상적인 변화로 주목된다.한국의 통일 노력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다짐되었고 통일과정에서 뿐 아니라 통일후의 한미협력의 동반자관계 발전까지 강조되고 있는 사실은 의미심장한 시사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부시 미국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노력을 확고히 지지하고 그러한 통일의 달성을 위해 한국과 함께 최대한의 기여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당연지사로 인정되었으나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던 「민주화 통일」의 방향제시로 주목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당연한 귀결이지만 여기서 우리는 다시한번 통일의 전제로서 북한의 민주화 개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북한의 민주화 개혁 없는 「민주화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북한의 개혁 거부는 곧 통일의 거부인 것이다.부시대통령의 지적처럼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는 통일에 있고 통일을 위해선 북한의 민주화 개혁이 전제조건이라면 북한의 민주화 개혁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면서 우리는 미국의 지원약속에 더해 북한을 민주화 개혁의 길로 끌어내기 위한 우리의 노력도 배가시켜 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세계는 상전벽해… 북한도 변혁 불가피”(노 대통령 북미순방여로)

    ◎“영호남 화합 시급”… 조찬중 즉석 건의도/교민들,“민주화 추진에 만족” 환영무드/미 저명인사들,백악관만찬 초청받기 경쟁 ○교민 75명을 초청 격려 ◎…노태우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30일상오 이곳 샌프란시스코 교민대표 75명등을 숙소인 페어몬트호텔로 초청,조찬을 베풀고 이들을 격려한뒤 우리의 통일정책등을 설명. 노대통령은 이날 조찬모임을 가진 베네치안룸이 1년전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과 회담후 기자회견을 했던 바로 그 장소라고 감회를 피력한뒤 『그간 세계가 상전벽해의 변화를 하는 가운데 북한도 변하지 않을수 없었다』며 금세기안에 통일의 날이 올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 이날 조찬모임은 한 참석자가 동서화합을 강조하는 건의문을 낭독,한때 긴장된 분위기도 연출됐으나 노대통령의 호소력있는 답변으로 원만한 가운데 진행. 노대통령과 교민대표들의 대화도중 북가주 호남향우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진덕씨(64)는 2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남북통일도 중요하지만 동서화합이 더 시급하다』면서 인사행정,경제운용등 모든 면에서 지역을 초월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 이에 노대통령은 『가장 마음 아파해온 부문을 이역만리 해외동포로부터 지적을 받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한뒤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펼치는데 최우선순위의 과제로 하고 있는게 민족화합이며 그것은 크게는 남북통일이라고 강조. 노대통령은 또 서해안 개발정책도 지역감정해결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밝혔는데 『인구 11억의 중국과 정식수교가 이뤄지면 이 지역이 발전 안할래야 안할수 없게될것』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다소 서먹했던 장내분위기가 노대통령의 설명으로 가신뒤 한인회장이 『우리나라를 강국으로 이끈 대통령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자』고 제의,박수속에 종료. ◎…이날 노대통령초청 조찬모임에 참석했던 교민대표들의 반응은 만족감 일색. 최고령 참석자였던 홍을수씨(86·샌프란시스코 한인노인회장)은 『민주화를 지향하는 대통령에게 가슴 뿌듯한 신뢰감을 갖게됐다』고 말했고 김찬도씨(84)는 『노대통령이 작년에 방문했을 때는 짧은 스케줄로 악수 한번 못했으나 이번에는 가까이에서 악수까지 나눠 무척 흐믓했다』고 즐거워 하기도. 재미작가인 신예선씨(여)는 『민주화정착에 애를 쓰는 노대통령을 맞는 교민사회의 분위기는 온통 환영일색』이라고 전하고 『일부의 방미반대 데모는 전혀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이제남씨(여)는 『노대통령의 통일의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 정수원관장인 김태현씨(46·여)는 미국인을 포함한 2백여명의 제자들을 동원,우리말구호와 노래를 가르쳐 노대통령일행을 환영하기도 했고 몬트레이지역 한인회장인 김상수씨는 노대통령도착 1주일전부터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면서 「6인공동환영위원장」의 일원으로 환영행사를 준비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대통령 부인 김옥숙여사는 30일 상오(현지시간)샌프란시스코 한글학교 관계자들을 만난데 이어 11시부터 약 40분간에 걸쳐 시립골든게이트 공원내 아시아 박물관을 찾아 한국실과 티베트특별전을 차례로 관람. 한복차림의 김여사는 박물관현관에서 카스틸관장,로웨 이사장의 영접을 받고,반갑게 인사를 교환한뒤 박물관학예관인 재미동포 백금자씨의 안내로 한국실에 전시된 토기·백자·청자·불상·산수화등을 둘러보며 한국실의 설치과정등에 세심한 관심을 표시. 백학예관이 『한국실은 금년 1월에 설치되었으며 현재 3백50점 가량이 전시되고있는데 한국외의 유일한 한국미술 독립전시실』이라고 설명하며 『개설당시 관람객이 자주 드나드는 1층에 전시실을 마련하느라 애를 썼다』고 말하자 김여사는 『수고하셨다』고 노고를 치하. 김여사는 한국실에 이어 일반관람객과 함께 티베트특별전을 돌아본뒤 카스틸관장에게 「한국미술 5천년전」 「한국복식도감」을 전달했으며 박물관측은 「티베트특별전」카탈로그를 증정. ◎…노태우 대통령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2일 저녁 백악관공식만찬에는 1백30여명의 하객이 초청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미국측 초청인사들의 면면은 아직까지도 철저한 비밀속에 가려져 있다. 여기에 초대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기는 많은 미국인들이 서로 초청되려고 경쟁하는 바람에 백악관 당국이 섣불리 명단을공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 만찬때도 당일 아침에나 명단이 공개됐는데 우리측은 백악관 관례에 따라 노대통령부처를 포함,14명만 초청. 그러나 영국여왕의 경우 14명외에 3명이,덴마크여왕때는 1명이 추가로 초청된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한국 인사중 누가 추가될지 대사관측의 관심이 집중.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2일 정상회담을 끝낸후 하오 백악관에서 테니스를 치기로 일정이 조정. 그러나 바바라여사가 테니스를 치지 못하기 때문에 양국 정상부부의 대결은 무산되고 대통령끼리만의 복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고. 이번 정상회담이 끝난후 공동성명은 발표되지 않는데 이는 국빈방문때는 공동성명을 작성하지 않는 전례때문. ◎방미외교 각국 반응/“한·미회담 아태에 큰 영향”/미지/소 방송도 「후버연 연설」 상세히 보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인근지역 언론들은 노태우대통령의 방미에 관심을 표하고 상당한 지면을 할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는 29일자에서 토마시 베네트 주필의 사설을통해 『노대통령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평가하고 『한미정상회담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정치·군사·경제적인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 크로니클지는 또 『노대통령은 북한과의 냉전종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통일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하고 『샌프란시스코 한국영사관에 화염병이 투척된바 있으나 지난주 광역선거에서 여당이 거둔 승리는 학생들의 과격시위에 대한 국민의 감정을 반영한것으로 평가된다』고 보도. 또 산호세 머큐리 뉴스지는 노대통령 방미를 1면 주요기사로 취급,『노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은 대북한 관계개선의 최대 장애인 북한의 핵사찰 거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극적인 제안에 대해 토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 【내외】 소련의 모스크바방송은 30일 미국을 방문중인 노태우대통령이 29일 상오(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대학에서의 연설을 통해 아·태지역의 협력과 공동번영을 강조한 사실을 신속히 보도했다. 모스크바방송은 노대통령이 이날샌프란시스코에 도착,스탠퍼드대학에서 연설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방문일정에 들어갔다고 전하고 이 연설에서 오늘날 아·태지역이 세계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새로운 태평양시대에 걸맞는 이 지역의 경제발전과 협력증진을 강조했다고 보도.
  • 통일·민주화 굳건한 의지 보았다/노경수 미 스탠퍼드대교수

    ◎노 대통령의 「후버연 연설」을 듣고 예상밖의 압승을 민자당에 가져다준 광역선거 10일후,그리고 6·29선언 4주년을 맞는 이날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의 후버연구소 초청연설은 그동안 후버연구소뿐만 아니라 스탠퍼드대 교수 학생및 전미국인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아왔다. 80년대에 들어서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국가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앞으로 이지역에 관한 다양한 학과목들을 신설할 구상을 하고 있는 스탠퍼드대학으로서는 이시점에 한국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을 큰영광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하다.노대통령 또한 지난해 6월 소연의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역사적인 만남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루어진만큼 이곳을 방문하는 데에는 특별한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믿어진다. 후버연구소에 도착한 노대통령은 이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있는 조지 슐츠 전미국무장관과 존 레이지언연구소장의 영접과 안내를 받으면서 오찬장에 입장했다.이날 오찬연설의 초청대상인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미연방정부 전·현직고위관리,지역 유명인사,후버및 스탠퍼드대 저명학자들 틈에 끼어 이자리에 참석하게된 필자에게도 사뭇 감개가 무량했다.지난 70년대 필자가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때만해도 우리나라는 유신치하에 있었고,한국정부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무척 손상되어 있었음은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해도 그와 병행된 정치적 발전을 이루지 못함으로 인해 우리들의 노력에 대한 평가는 커녕 외국인들의 날카로운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우리나라에 대한 비판은 특히 미국대학 캠퍼스에서 더욱 심했다. 노대통령이 연구소의 교수들과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연설장으로 입장하는 장엄한 광경을 바라보면서 20년만에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하고 조국이 정말 발전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노대통령은 이제 세계10대 교역국으로 부상하고 민주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모두의 환영속에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연설을 비롯한 오찬행사도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되었다. 노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금세기 세계사를 피로 얼룩지게한 혁명과 전쟁의 시대는 마감되고 있으며 보다 나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은 대결이 아닌 상호협력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강조했다.그리고 이러한 대원칙을 바탕으로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외교는 평화롭고,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국제질서 설계과정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다짐했다.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은 보호주의가 아닌 자유로운 경제질서를 지지할 것임과 동시에,불과 10년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나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도 분명히 밝히면서 이어 현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위치한 중간국가로서 아태지역 경제발전에 촉매가 되겠다는 포부도 자신있게 다짐했다. 노대통령은 남북한 관계에 언급하면서 최근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겠다고 정책을 바꾼 대목에 대해 북한당국도 냉전이후의 변화된 국제질서와 북방정책으로 인해 조성된 한반도 주변의 새로운 동북아 지역질서를 무시할 수 없게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9월 유엔총회 개막과 함께 이루어질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은 궁극적으로 북한을 개방된 세계로 유도하고,한반도의 불행한 분단사를 타개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노대통령은 전망했다.끝으로 노대통령은 해방 이후 한국이 자유와 민주주의 이상을 추구해온 과정에는 많은 굴절과 파란이 있었음을 말하고,그러나 6·29선언이후 지난 4년간 경주돼온 민주주의 토착화 노력은 앞으로도 흔들림없이 지속될 것임을 약속했다. 참으로 참석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주는 연설이었다.참석한 미국인 학자들도 좋은 평을 아끼지 않았다.그러나 오찬장을 나오면서 연구소밖 한구석에 몇사람이 모여 노대통령의 방미를 반대하고 주한미군 철수와 정치구속자 석방을 외치고 있는것을 보면서 조국의 현실이 아직까지는 그저 희망스럽기만 한것은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 또한 새삼 느끼게 했다. 노대통령이 말했듯이 지난 3∼4년간 우리나라가 민주정치를 향해 괄목할만한 발전을 한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아직까지 정도 이상의 자신감이나 자만은 금물이다.불안한 국내 경제사정,사회적인 혼란,심해지고 있는 계층간 갈등의 해소,그리고 국제무대에서뿐만 아니라 남북한간의 직접적인 협상을 통한 폭넓은 신뢰와 협력을 구축해야 하는 크나큰 숙제가 앞에 놓여 있는게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다.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하고 이 소용돌이 속에서 국익팽창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익확보와 국가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 그 못지 않은 노력이 국내에서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국민 모두가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노대통령의 성공적인 미국방문도 결국 우리국민 모두가 그동안 국내외에서 땀흘려 일한 결실이며 이 결실을 앞으로 더욱 알차게 거두어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노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다시한번 인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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