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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하는 머독은 날개가 없다

    도청 파문에 휩싸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도청 파문을 일으킨 뉴스오브더월드의 편집장 출신 앤디 쿨슨을 공보 책임자로 발탁한 일로 궁지에 몰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을 전면적으로 수사하겠다고 의회 대정부 질문에서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언론사 경영자와 편집자, 관련 정치인 등이 소환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머독의 소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BBC 방송은 이날 의회에서 머독을 소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쿨슨 전 편집장도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캐머런 총리는 또 머독이 소유한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계열 언론이 미국의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을 도청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자 뉴스코퍼레이션은 그동안 공을 들인 위성방송 스카이(BSkyB) 인수를 포기했다. 머독으로서는 뉴스오브더월드의 폐간에 이은 두 번째 실질적 타격이다.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도 ‘머독 때리기’에 가세했다.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상원의원은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에게 9·11테러 희생자들이 도청 사건의 피해자가 됐는지를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제이 록펠러(웨스트버지니아) 상원 상무위원장은 미국인들이 뉴스코프 기자들에 의해 전화를 해킹당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부고] 포드 전 미 대통령 부인 베티 포드 하늘로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베티 포드 여사가 8일 별세했다. 93세. 1918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베티는 버몬트주 베닝턴 칼리지에서 무용을 전공했다. 첫 남편과 이혼하고 5년 뒤 당시 해군 중위였던 포드 대통령과 교제를 시작해 1948년 결혼했다. 워싱턴에서 30년 가까이 살았고 2006년 포드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지내 왔다. 1974년부터 1977년까지 퍼스트레이디 직을 수행한 베티 여사는 자신의 유방암 투병 사실과 약물·알코올 중독 사실을 솔직하게 알린 뒤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도와 미국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특히 자신의 치료 경험을 살려 캘리포니아의 랜초 미라지에 알코올과 약물 중독 재활치료를 위한 ‘베티 포드 센터’를 세웠다. 이곳에서는 1982년 이후 수만명이 치료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은 성명을 통해 “베티 여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매우 슬프다.”면서 “베티 여사는 우리나라 역사상 매우 힘든 나날 동안 포드 대통령의 힘이 돼 줬다.”고 애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추적자’ 美 대선주자 언행 동영상 촬영 “You Tube 찍히면 유권자에 찍힌다”

    애런 필딩(27)은 그의 먹잇감을 조용히 스토킹한다. 먹잇감은 내년 대선을 향해 뛰고 있는 공화당 대선주자들이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유튜브에 올리는 게 필딩의 일이다. 필딩은 지난 4일 독립기념일에 공화당 선두 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뉴햄프셔 애머스트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존 헌츠먼 전 중국대사와 조우해 어색한 악수를 하는 장면을 찍었다. 9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필딩은 ‘추적자’(tracker)로 불린다. 쉽게 말하면 대선주자 파파라치라고 할 수 있다. 필딩은 ‘21세기 미국의 가교’(American Bridge 21st Century)라는 단체에 직업적으로 고용된 사람 중 한 명이다. 이 단체는 공화당 후보들의 주요 방문지나 유세 현장을 찾아다니며 비디오 카메라로 이들의 발언이나 행동을 촬영한 뒤 인터넷에 올린다. 이 단체는 보수 언론, 특히 폭스뉴스에 비판적 단체인 ‘미국인들을 위한 미디어 문제’ 창립자 데이비드 브록이 설립했다. 이 단체는 첨단 카메라와 컴퓨터로 무장한 10여명의 전문 추적자를 고용해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자주 방문하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등 주요 주에 파견해 놓고 있다. 추적자들은 후보들의 연설과 주민과의 대화 장면은 물론 말실수나 이상한 행동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올리거나 나중에 이 후보를 꼬집는 정치광고에 사용할 예정이다. 필딩은 “나는 공화당 후보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언제 돌변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카메라 배터리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그들을 온종일 따라다니고 있다.”고 했다. 필딩 같은 추적자는 선배 추적자인 S 사이더스의 후예들이다. 사이더스는 2006년 조지 앨런 상원의원의 인종차별 발언을 녹화해 그의 재선을 좌절시켰던 민주당 소속 추적자였다. ‘21세기 미국의 가교’는 워싱턴 DC에다 상황실도 두고 있다. 이곳에서 20여명의 ‘연구원’들이 공화당 예비후보들의 신상과 경력 등을 집중 분석하는 한편 추적자들이 보내 온 영상 자료들을 심의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추적자들은 공화당 후보들을 따라 일반 가정에서 열린 파티에까지 들어갔다가 쫓겨나는 일도 있다. 일부 공화당 후보들의 참모들은 이들의 존재를 이미 알고 대비할 정도가 되고 있다. 이 단체의 대표인 로델 몰리뉴는 “우리의 임무는 그들(공화당 예비 후보들)의 언행을 기록에 담아 그들이 그 기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공화당 후보들이 드러내는 본색을 기록할 기회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몰리뉴는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의 보좌관 출신이다. 공화당 측도 민주당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추적자를 고용하고 있지만 민주당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Only 미국인’ K팝 콘테스트 뉴욕 달군다

    ‘Only 미국인’ K팝 콘테스트 뉴욕 달군다

    최근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까지 인기를 넓혀가고 있는 한국의 K팝이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도 울려 퍼진다. 오는 29일 센트럴파크에 있는 벤셸테라스 야외무대에서 제1회 K팝 콘테스트가 펼쳐지는 것이다. K팝이 미국 팝뮤직의 중심무대인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울려 퍼지기는 처음이다. 아시아와 유럽, 중남미에 이어 북미지역에서까지 K팝이 돌풍을 일으키게 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무대다. 뉴욕 한국문화원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전원 미국인들만 출전한다. 주최 측이 아예 한국인들은 참가하지 못하도록 빗장을 걸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까지 참가 희망자가 K팝 노래나 춤 솜씨를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8개 팀을 선발해 29일 직접 경연을 벌인다. 참가 부문은 노래와 춤으로 발라드, 댄스, 록 등 장르별 구분은 없다. 1등에게는 오는 11월 26일 한국에서 열리는 전세계 K팝 콘테스트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과 한국 왕복 항공료를 지급한다. 뉴욕한국문화원 이우성 원장은 “동남아뿐 아니라 최근 남미와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팝 한류 붐을 뉴욕에서도 불러일으키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특히 비한국인들만을 참가 대상으로 해 한류에 대한 현지 미국인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콘테스트는 이미 지난달 3일 런던 한국문화원이 YG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주최해 성공을 거둔 방식이기도 하다. 런던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당시에도 심사를 거쳐 8개팀이 경연에 참가했다. 그중에는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팀도 있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은 최근 유럽에서 10~20대를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10일과 11일 SM엔터테인먼트가 프랑스 파리 르제니트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럽 무대에 데뷔하기도 했다. 이어 19일 아이돌그룹 샤이니가 영국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쇼케이스를 할 때는 비공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소녀팬 800여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풍요·생명력 넘치는 美 오리건주를 가다

    풍요·생명력 넘치는 美 오리건주를 가다

    ‘미국 오리건주 한 바퀴를 돌면 세계 일주를 한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오리건주가 여행하며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요소들을 모두 갖고 있다는 의미다. 눈 덮인 산과 아름다운 기암절벽, 유장한 강과 장대한 폭포수, 울창한 원시림과 넘실대는 태평양, 아름다운 장미들과 개척 시대의 유물들, 그리고 순박한 오리건 사람들까지…. EBS가 매일 밤 8시 50분에 방영하는 ‘세계테마기행’은 5~7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과 그것을 지키고 보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6월의 장미만큼이나 풍요로운 마음이 있는 곳, 미국 북서부의 녹색 지대 오리건 주로 시청자를 안내한다. 제작진은 미국의 33번째 주 오리건에서 자연환경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곳곳에 숨어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여행 큐레이터 이훈복 교수와 함께 떠난다. 5일 방송에서는 서부 개척의 통로, 오리건 트레일을 찾아간다. 오리건 트레일은 서부 개척 시대, 땅과 금을 찾아 미지의 땅 서쪽으로 향했던 사람들이 오리건으로 찾아 들어온 약 3200㎞의 길을 말한다. 제작진은 미지의 땅을 찾아 오리건 트레일을 밟았던 미국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1840년대 초 골드러시 당시, 금광을 찾아 떠났던 이들의 역사가 남아 있는 베이커 시티에 정착해 5대째 뿌리내리고 사는 카우보이 가족을 만나 그들의 선조와 삶의 터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 고산도시 시스터스에서 열린 로데오 경기를 관람하며 뜨겁고 열정적인 카우보이 문화를 직접 느껴보는 시간도 갖는다. 6일엔 미국 서부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르는 캐스케이드 산맥에 대해 방송된다. 세계적인 임업 지대이자 자연 생태의 보고인 캐스케이드 산맥에 위치한 HJ 앤드루스의 연습림에서 숲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만나 미국의 대자연과 숲을 보존하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호수, 크레이터 레이크의 만년설이 쌓인 길을 걸으며 순백색 세상의 정취를 맛본다. 7일 방송은 태평양과 맞닿은 오리건의 해안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생명력이 넘치는 오리건 해안에서 특별한 이야기들을 만나본다. 오리건의 와일드 사파리에서는 멸종 위기 생물인 치타를 보호하고 번식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뉴포트의 바닷가에는 바다사자들이 평화롭게 노닌다. 바다와 더불어 사는 오리건 사람들에게 바다는 천혜의 자원이자 그들이 소중히 지켜야 하는 대상이다. 그래서 그들은 낚시할 때 크기를 살펴 작은 것과 암컷은 반드시 놓아주어야 하는 규정을 철저히 지킨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평창의 히든카드는 도슨… 6일 감동의 PT 펼쳐진다

    평창의 히든카드는 도슨… 6일 감동의 PT 펼쳐진다

    강원 평창이 야심 차게 준비한 ‘히든카드’가 전격 공개됐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모굴 동메달리스트인 미국 입양아 토비 도슨(33·한국명 김수철)이다. 이에 평창의 강력한 라이벌 독일 뮌헨은 ‘축구 영웅’ 프란츠 베켄바워(66)로 맞불을 놓는다. 도슨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짓는 오는 6일 최종 프레젠테이션(PT) 발표자로 나선다. 하지만 베켄바워가 PT에 참여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평창유치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PT에서 도슨이 발표자로 단상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평창은 “도슨은 입양아의 역경을 딛고 세계적인 모굴 스타로 우뚝 선 입지전적 인물이다. PT를 통해 IOC 위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날 미국 뉴욕에서 더반으로 입성한 도슨은 이날 평창 대표단 숙소인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본격 PT 연습에 들어갔다. 한국계 입양아인 자신이 스키를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 역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에서 태어난 도슨은 5세 때 길을 잃어 고아원에서 지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미국에 입양됐다. 스키 코치인 양아버지의 영향으로 스키에 입문한 뒤 자신을 찾고 미국 대표선수로 선발됐다. 도슨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따냈다. 그의 성장 스토리를 담아 제작된 다큐멘터리는 미국인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었고 최근 남아공 TV에도 방영됐다. 올림픽 메달을 딴 뒤 유전자 검사로 한국인 생부를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슨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 당시 평창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나 뚜렷한 활동은 없었다. 하지만 2018평창유치위는 그를 최종 PT에서의 히든카드로 낙점하고 비밀리에 연습을 진행해 오다 이날 공개했다. 뮌헨 유치위원회는 이날 더반 노스비치호텔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어 뮌헨의 유치 능력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특히 뮌헨은 축구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분데스리가 FC 바이에르 뮌헨 회장인 베켄바워를 대표단에 합류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계의 거물이며 영향력이 커 평창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뮌헨은 4일엔 전 ‘피겨여왕’ 카타리나 비트(45)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워 기자회견을 다시 연다. 한편 평창 대표단은 이날 PT가 실제 펼쳐질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4시간 동안 공식 리허설을 가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피겨 퀸’ 김연아 등과 함께 참가했다. 리허설에서는 당일 IOC 위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집중 점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오전 7시 30분 엘란제니 호텔에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최문순 강원지사, 김진선 특임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고위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더반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얼굴은 반대 방향, 머리는 붙은 샴쌍둥이

    얼굴은 반대 방향, 머리는 붙은 샴쌍둥이

    미국 사우스 저지에 사는 썀쌍둥이 스테판과 타일러 델프 형제(19). 이들은 하루 24시간, 그것도 평생을 한집에서 함께 살아 왔지만 단 한번도 상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머리는 붙은 채 태어났지만 얼굴의 방향이 정반대인 까닭이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처음 공개한 이들 쌍둥이의 휴먼 스토리가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들이 기구한 운명을 딛고 멋진 바이올린 앙상블을 선보이는 등 그 누구보다 낙천적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영국의 대중지 데일리 메일이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들 형제는 거울을 통해서를 제외하고 직접 얼굴을 대면한 적이 없다. 더욱이 얼굴의 방향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한명이 앞으로 걸을 때 다른 한명은 뒷걸음질 치며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누구보다 호흡이 잘맞아야만 하는 평생의 동반자다. 스테판은 “타일러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하자 타일러 또한 “몸이 붙은 쌍둥이로 태어났기에 가장 좋은 점은 항상 말을 걸 좋은 친구가 있다는 점”이라고 화답한다. 다만 놀랍게도 이들 형제는 상반된 성적 정체성을 보이고 있다. 타일러가 동성애 성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스테판은 이성애자다. 그래서 스테판은 여배우이자 컨트리 가수인 재닛 맥커디(18)의 열렬한 팬인 반면 타일러는 포크 가수 스티브 포버트(54)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들은 쌍둥이 답게 음악에 대한 타고난 재능을 공유하고 있다. 11년째 바이올린을 배우며 이제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이들 형제는 앞으로 평생 바이올린 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에서도 멋진 화음을 이루며 살아가야 할 운명이다. 생후 3년이 경과되기 전 분리수술을 검토했으나 생명이 위험하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특파원 칼럼] 태극기와 성조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태극기와 성조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태극기를 밟고 찍은 사진이 한국에서 논란이 된 모양이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둘로 갈려 있었다. “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태극기를 짓밟다니, 대한민국을 떠나라.”라는 비난과 “별걸 다 트집 잡는다. 그럼 태극기를 엉덩이에 두르는 것은 괜찮으냐.”라는 두둔이 드잡이하고 있었다. 내 알량한 분석력을 총동원해 판단하건대, 한 전 총리가 고의로 태극기를 밟은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아마도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의식하느라,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석에 헌화하느라 태극기에 신경을 쓰지 못한 듯하다. 정말 작심하고 모독하고 싶었다면 굳이 신발을 벗고 태극기 위에 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전 총리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적어도 잠재의식 속에서라도 그가 태극기를 무시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다른 사람 같으면 태극기를 밟거나 엉덩이로 깔고 앉았더라도 실수로 봐줄 수 있지만, 한 전 총리는 통혁당 사건으로 복역했던 전력으로 미뤄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의 잠재의식 속에 정말 ‘태극기 무시’가 들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의 모습에서 태극기에 대한 극진한 애정이 묻어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극진한’이라 함은 부모님 영정만큼, 아니면 자신이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의 영정만큼 끔찍이 위한다는 의미다. 만약 그랬다면 아무리 경황이 없더라도 태극기에 발을 올려놓는 일은 저어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런 글을 쓰는 나는 어떤가. 고백하건대, 나 역시 태극기를 극진히 예우하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경일에는 ‘애국심을 꼭 표현해야 맛인가.’라는 자의적 논리로 국기 게양의 귀찮음을 합리화했고, 평소 태극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촌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월드컵 응원할 때나 돼서야 맘 떠난 애인 손잡듯 찾는 게 태극기였다. 왜 그랬을까 ‘분석’해 보니 과거 군사정부 시절 강요된 애국심에 대한 무의식적 반발심리였던 것 같다. 그때는 길을 걷다가 저녁 무렵 애국가가 울리면 그 자리에 부동자세로 서서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를 웅얼거리던 시대였다. 민주주의도 자라고 나도 자랐지만, 태극기에 대한 나의 정서는 유년기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나는 미국에 와서 ‘개과천선’했다. 미국 국민의 성조기 사랑은 가히 설화적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공사장 타워크레인 꼭대기에 성조기를 꽂아놓고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중고차 판매장에 진열된 수백대의 차 하나하나에 성조기가 붙어 있는 모습도 봤다. 이러니 미국에서는 따로 국경일에 국기를 내걸라고 계도할 필요가 없다. 미국인의 이런 태도는 세계 최강대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일류대학, 일류직장에 다니면 자랑하고 싶은 심리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성조기 사랑은 불온한 파시즘이나 유치한 우상숭배가 아니라, 국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끌어올림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유쾌한 ‘퍼포먼스’인 셈이다. 삼류대학, 삼류직장에 다닌다고 생각하면 우울해지는 것처럼 삼류국가 국민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국기를 자랑스러워할 수 없다. 성조기를 자랑스러워하는 미국 공사장 노동자가 태극기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한국의 화이트칼라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국기 홀대는 자신을 홀대하는 것이고 국기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인 것이다. 만약 북한 인공기를 너무 흠모한 나머지 태극기에 정이 안 가는 분이 정말 있다면, 그 마음 씀이 너무 박절하다고 말하고 싶다. 태극기는 남북이 분단되기 훨씬 전부터 우리와 가시밭길을 함께한 ‘겨레의 조강지처’이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의 혈서를 받은 것도 태극기였고, 유관순 누나가 아우내장터에서 손에 들었던 것도 태극기였다. 지난주에는 프랑스의 한류팬들이 우리보다 더 열렬하게 태극기를 흔들었다. carlos@seoul.co.kr
  • 2012년 멸망?…佛마을, 종말론 신자들로 몸살

    2012년 멸망?…佛마을, 종말론 신자들로 몸살

    프랑스 남부에 있는 한 작은 마을이 전세계에서 밀려드는 종말론 신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화제의 장소는 인구 200명 안팎의 작은 마을 부가라치(Bugarach). 작년 말 마을 대표가 급기야 정부에 치안유지를 위해 군대 파견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한 종교단체가 여러 동의 거주시설을 건설해 부동산 가격도 상승했고 금융 사기사건까지 발생했다. 인근 호텔들도 밀려드는 종말론 관련 세미나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부가라치가 이렇게 종말론 신자들로 몸살을 앓는 것은 신자들 사이에서 이곳이 UFO 비밀기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 고대 마야의 달력에 근거해 2012년 12월 21일 지구종말이 오면 UFO가 자신들을 구조해 줄 것이라는 것이 종말론 신자들의 믿음. 또 이곳이 해발 1,200m에 위치해 있어 지구 종말이 와도 파괴되지 않는 곳이라고 믿고 있다. 외신은 “부가라치는 10년 전 한 주민이 UFO와 외계인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나서부터 유명해졌다.” 면서 “특히 미국인들의 관심이 폭증해 항공티켓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도 개설됐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오는 12월 21일 까지 이 마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하루 3시간 이상 TV 시청, 조기 사망률 높인다”

    TV 시청 시간이 길수록 당뇨병과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은 물론 조기사망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15일 하버드대 공공보건연구소와 남덴마크대의 연구진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연구진은 23만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0년 동안 조사한 관련 논문을 분석해 미국의사협회 저널 최신호(15일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서 “하루 2시간 이상 TV를 볼 경우 제2형당뇨병과 심장질환 발병률을 높이고, 매일 3시간 이상 시청할 경우 조기 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특히 이 연구에 따르면 TV 시청시간이 하루 2시간 더 늘어날 때마다 제2형당뇨병 발병확률은 20%, 심혈관질환은 15%, 조기 사망률은 각각 13%씩 높아진다.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5시간, 유럽인은 3시간, 호주인은 4시간을 각각 TV 앞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책임자인 프랭크 후 하버드대 영양질병학 교수는 “정크푸드를 먹으면서 TV 앞에 죽치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뇨병, 심장병 등의 위험이 높아질수 밖에 없다. ”고 분석했다. 영국의 심장재단에서 일하는 모린 탤보트도 장시간의 정기적인 TV 시청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5일 이상 30분 이상의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 ”고 권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응징하면 전쟁의 마침표 찍을 수 있을까

    응징하면 전쟁의 마침표 찍을 수 있을까

    지난달 1일 저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TV 카메라 앞에 서서 비장한 표정으로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은신해 있던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 정의가 구현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미국 시민들은 밤중에 거리로 뛰어나와 성조기를 흔들며 춤을 추고 환호성을 질렀다. 꼭 10년 전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9·11 테러’에 대한 응징이 이뤄졌다는 기쁨에서다. 이로써 테러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은 씻어지고, 두 다리 쭉 펴고 잠들 수 있는 평안한 시절은 찾아오게 됐을까. “빈 라덴의 사망이 테러와 전쟁의 끝은 아니며 미국은 계속해서 알 카에다 소탕 작전을 진행할 것입니다.”라는 오바마와 “당신들은 지금 빈 라덴의 순교에 기뻐하지만 그것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성전을 계속 벌이겠습니다.”라고 응전하는 알 카에다의 또 다른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 테러의 공포는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욱 심각하게 현재진행 상태다. 이러한 테러와 폭력적인 갈등은 엉뚱한 희생자를 낳는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 다수 집단 공동체의 평안을 위해 정치적, 문명적, 인종적, 종교적 소수자들에 대한 폭력과 살인, 범죄가 당연시 여겨지는 모습으로 귀결된다. ‘9·11의 희생양’(마이클 웰치 지음, 박진우 옮김, 갈무리 펴냄)은 이를 ‘현대의 희생양 만들기’라는 입장에서 접근하며, 생생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담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 하에 미국 사회에서 벌어진 정치, 문화, 사회적 사건들을 목록화하고 분석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증오범죄와 국가범죄’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9·11 이후 미국 행정부가 나서서 무고한 이들에 대한 적대감과 범죄를 부추겼던 문제점들을 낱낱이 지적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대 테러전쟁은 미국 정부의 정치적 수사이자 전술에 불과하며 국가방위를 위한 전략이 아니다.’라고 규정한다. 실제 9·11 이후 미국에서는 알 카에다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오로지 무슬림 또는 중동아시아, 남아시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외국에서 검거, 억류, 추방당한 이들이 늘었는가 하면, 미국인일지라도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동조하지 않는다면 ‘애국자법’(Patriot Act) 등에 근거해 얼마든지 감시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며 적(敵)의 개념에 쓸려 들어갈 수 있게 됐다. ‘9·11의 희생양’과 달리 ‘소수에 대한 두려움’(아르준 아파두라이 지음, 장희권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분쟁과 갈등, 테러의 기저에 소수자를 만들어 내는 사회 구조가 있음을 직시한다. 좀 더 편안한 에세이 형식을 취하면서도 그 시선은 전 지구적이자 통사적으로 넓게 확장시켰다. 9·11 외에도 2005년 7월 영국 런던의 지하철 테러, 같은 해 프랑스에서 일어난 이주민들의 폭동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르완다, 인도네시아,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종교 갈등 또는 종족 학살, 테러 등의 형태로 갈등과 폭력이 구체적으로 표출됐다. 이 과정에서 이웃으로 가깝게 지내오던 사람들이 어느날 돌멩이를 던지고 테러를 가해야하는 대상으로 바뀐다. 인도 출신의 문화인류학자인 아파두라이 미국 뉴욕대 석좌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일련의 갈등은 다수를 이루는 사람들이 ‘종족적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와 ‘타자’(他者)를 나누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폭력을 통해 소수를 가려내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소수로 인해 완결된 하나가 될 가능성을 차단당한 다수는 분노하고, 소수를 없애버리는 폭력적 정화(淨化)의식에 다다른다. 그는 ‘소수가 다수에게 결핍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두려운 존재’라고 하면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는 결국 공동체 형성을 위한 훈련’이라고 정의한다. 아파두라이 교수의 논리 근간에는 근대 국민국가가 중심이 되는 체제인 ‘척추 체제’와 세계화가 이뤄지는 체제인 ‘세포 체제’의 혼재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는 전 지구화의 절정기(high globalization)이자 초국가적으로 순환하는 시대에 늘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과 불안전성, 불완전성에 대한 두려움이 소수자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폭력을 행사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파키스탄과 끊임없이 국경과 종교를 두고 분쟁하는 인도의 사례에서 소수자에 대한 두려움과 폭력의 모습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9·11의 희생양’ 1만 9000원, ‘소수에 대한 두려움’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걷기열풍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최병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걷기열풍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최병규 사회2부 차장

    벌써 12년 전의 일이다. 운 좋게도 미국 연수의 호사를 누린 지 두 달째 되던 어느 토요일. 미주리주립대학이 있는 작은 시골 도시 컬럼비아를 6개월 먼저 경험하고 있던 모 신문사 선배가 넌지시 말을 건넸다. “자전거 타러 가지 않을래? 케이티 트레일(Katy Trail)이라고 멀지 않은 곳이 있는데….” 트레일이라니. 그저 ‘산책로’로만 알고 있던 생경한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그냥 길이 아니라 ‘특정 목적을 위해 따라가는 기나긴 길’이란다. 뜻을 곰곰이 뜯어 보니, 목적과 수단이 분명하고 또 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튿날 그 선배를 따라나선 자전거 하이킹은 마을을 끼고 도는 미주리강을 따라 네 시간 이상 이어졌다. 주변 이야기를 주섬주섬 모아 봤다. 이 자전거 길의 길이는 무려 365㎞나 됐다. 서쪽 캔자스시티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시작해 동쪽 세인트루이스 직전까지 굽이굽이 이어졌다. 과거엔 철길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1986년 10월 클린턴이라는 마을에서 마지막 열차를 떠나 보낸 미국인들은 이후 철길을 자전거 길이자 도보 길로, 또 승마 길로 바꿔놓았고, 주립공원으로 지정했다. 10여년 전 생소했던 보통명사 트레일이란 단어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고도 익숙한 말이 됐다. 제주 올레길과 북한산·지리산 둘레길 등 주로 걷기 코스를 아우르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어디 그뿐이랴. 최근엔 친환경 탐방 코스를 자랑한다는 누리길도 뛰어들었다. 지역에 따라 이름도 톡톡 튄다. 강원 바우길을 비롯해 변산 마실길, 고창 질마재길, 영덕 블루로드, 무등산 옛길, 안동의 퇴계오솔길, 강화 나들길, 남해 바래길, 군산 구불길 등 일일이 입에 올리기도 숨이 벅찰 정도다. 이 정도면 ‘미주리-캔자스-텍사스’(MKT)를 약칭했다는 미주리의 케이티 트레일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에선 명함도 못 내민다. 어쨌든 걷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금도 경향 각지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이 트레일 덕에 몸과 발 모두 호강하고 있는 셈이다. 몇년 전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걷기에 대한 욕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걷기 열풍’은 주민들의 건강 욕구와 수요를 기꺼이 감당하려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개발 노력이 보태지면서 ‘태풍급’으로 바뀌었다. 혹시라도 숨어 있을지 모르는 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여부는 일단 제쳐두자. 지난해 9월 개통된 북한산 둘레길 확장에만 올해 92억원의 예산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길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우리는 왜 걸으려 하는 것일까. 걸그룹과 립싱크가 점령한 TV에서 이른바 ‘나가수’가 진정한 노래를 갈망하는 노래 팬들의 한숨과 눈물을 짜내는 것처럼, 길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 사회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행케 하는 무대다. 2주일 전, 엿새 동안 마주한 제주 올레길과 한라산 둘레길은 12년 만에 이뤄진 트레일과의 재회였다. 하루 평균 15~16㎞의 길을 걸었으니, 모두 90㎞ 안팎의 길을 따라간 셈이다. 걷기 좋은 계절, 평일이었지만 길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치 순례길에 떠밀려 온 것 같았다. 연신 시계를 쳐다보며 정해진 코스를 정해진 시간 안에 마치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당초 그렇게 시작된 길은 아니었다. 걷는 이도 그렇지만, 특히 길을 만드는 주체도 마찬가지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 이후 각 지자체들은 ‘길은 돈이 된다.’는 명제에 자극받아 너도나도 트레일 만들기에 나섰다. 넉넉지 못한 살림을 펴보려는 자구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길은 다니지 않으면 금세 잡초로 덮여 사라진다는 점. 길은 사람들이 밟고 다녀야 길이다. ‘구불길’이든, ‘바래길’이든, 길을 만들 때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은은한 화롯불처럼 오래가는 길이 되어야 한다. 방법이야 그들의 몫이다. 불씨는 재 속에 묻어야 오히려 꺼지지 않는 법이다. cbk91065@seoul.co.kr
  • ‘전설’로 25년 만에 막 내리는 ‘오프라 윈프리쇼’… 왜 그녀인가

    ‘전설’로 25년 만에 막 내리는 ‘오프라 윈프리쇼’… 왜 그녀인가

    ‘당신과 나는 똑같은 약자라는 자세로 격려하며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다. 상대방과 공감하고 함께 호흡하는 감정이입 능력이 뛰어나다. 에둘러 가지 않고 직구를 던진다. 그러고는 고해성사를 이끌어 낸다.’ 오프라 윈프리, 그녀가 사람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녀 앞에만 앉으면 전 세계 유명인사들은 무장해제됐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를 공개 지지, 흑인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킨 ‘킹메이커’이기도 했다. 1993년 팝의 전설 마이클 잭슨은 14년 만에 처음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오프라 윈프리쇼를 선택했다. 그는 그녀 앞에서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에 대한 증오, 백반증으로 무너지는 피부의 고통, 뼈저린 외로움을 호소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코미디언 엘런 드제너러스는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그녀에게 처음 고백했다. 세계인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은 자신을 망가뜨렸던 마약·섹스 중독과 지옥 같은 결혼생활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열등감에 시달리던 동네 아줌마에서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일약 스타가 된 수전 보일이 영국 방송의 러브콜을 무시하고 가장 먼저 선택한 프로그램도 그녀의 쇼였다. ●불행 나누며 고해성사 이끌어 윈프리는 방송 데뷔 초기부터 ‘나와 당신은 똑같은 약자’라는 동질감을 안기며 시청자들을 위로했다. 오프라 윈프리쇼를 시작한 첫해인 1986년, 그녀는 자신이 9살에 강간당해 14살에 임신, 가출한 뒤 아이를 잃은 가난한 흑인 여자였음을 고백했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자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된 그녀의 삶도 고통의 연속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청자와 인터뷰이들은 그녀 앞에서 마음놓고 고해성사를 하게 된다. 서울대 ‘말하기’ 강사인 유정아 전 아나운서는 “오프라의 인생 자체가 고통이었기 때문에 인터뷰이는 이 사람한테라면 어떤 아픈 얘기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면서 “도덕적인 충고로 비판하거나 정보를 얻으려고도 하지 않고 문제를 풀어주려는 격려적 듣기로 인터뷰에 임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의 힘은 세다 여성들에게는 ‘옆집 아줌마’처럼 사생활에 대한 수다를 가감없이 늘어놓았다. 1988년 고깃덩어리 30.4㎏을 들고 나와 “‘10’ 사이즈짜리 청바지를 입으려고 이만큼의 살을 뺐다.”고 말해 돈과 명예 모두 거머쥔 그녀 역시 다이어트와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알렸다.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을 것 같아서예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슈퍼맘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 여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는 “윈프리의 가장 큰 능력은 공감할 줄 안다는 것”이라면서 “그는 인터뷰 중 주의 깊게 들어주고 계속 추임새를 넣으며 스스럼 없이 상대를 포옹하는데 이는 그의 뛰어난 공감력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직구로 승부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도 어려운 질문, 민감한 주제도 비켜가지 않고 ‘직구’를 던지는 그녀의 화법은 세상의 편견을 바꾸는 동력이 됐다. 에이즈에 대한 반감과 공포가 여전히 극심했던 1987년 윈프리는 처음으로 ‘에이즈’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윈프리는 이 방송을 통해 에이즈에 대한 세인들의 오해를 걷어냈다. 1991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는 직접 LA로 날아가 미국인들에게 미국 내 인종차별을 직시하게 했다. 1996년 광우병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에서는 “무서워서 더 이상 햄버거를 못 먹겠네요.”라고 말했다가 텍사스주 목장 주인들로부터 11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결국 윈프리의 말이 사실에 근거했다며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절친들에겐 꼼짝 못해” 비판도 윈프리의 솔직한 심성은 덫이 되기도 했다. 자신과 친한 유명인사나 정치인이 나오면 강하게 맞서는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쇼에 두번이나 출연시킨 그녀는 2008년 오바마에 대한 과도한 충성과 친분 때문에 그의 정적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출연을 거부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2009년에는 여배우 수전 소머스가 쇼에 출연, 의학계에서 승인받지 않은 호르몬 요법을 설명하는데도 이를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저널리스트의 냉철함은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김연아와 서남표/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글로벌 시대] 김연아와 서남표/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카이스트의 서남표 총장은 미국에서도 저명한 과학자로 잘 알려진 분이고, 한국의 과학기술 향상이라는 집념과 충정으로 총장직을 감수한 것 같다. 그의 개혁계획표가 세계수준을 지향함은 물론이고, 한국의 대학교육 자체와 과학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당 대학에서 벌어진 학생들과 교수의 연쇄자살은 서남표표의 개혁 과녁이 빗나갔음을 증언하는 것 같다. 모두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경쟁체제를 모델로 한 개혁도착증으로 인해 사람이 배제되었다. 미국식 적용의 연착륙에 실패한 것 같다. 그래서 서남표는 나를 슬프게 하였다. 대처방안으로 전인교육의 학생지도를 내거는 모양인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문제를 잘못 짚고 있다. 문제발생의 원천적 인과론부터 따져야 한다. 대학의 학생과라는 것은 만주사변 이후 일본 군국주의의 사상선도용으로 출발한 것임을 모르는가. 이 상황에서 지도받아야 할 대상은 학생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지 않은가. 사람은 문화의 산물이다. 서남표 개혁의 실패는 문화충격의 문제였고, 문화충격의 강도가 자살로 이어졌음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이상, 우리에게는 과학도 없고 미래도 없다. 개혁이란 미지의 영역을 치열한 실험에 의해서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출중한 리더의 의지와 자금력 등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개혁 대상의 핵심에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 있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으로 검증받은 프로그램에 의해서 진행하는 것이 개혁이어야 한다. 학생을 상대로 실험하지 말아야 하고, 군국주의적 발상의 적용 시도는 없어야 한다. 지난 4월 29일 나는 마음 푸근한 밤을 보냈다. 모스크바에서 너울거린 김연아의 춤사위가 나를 고무시켰다.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린 메가스포르트에서의 연아의 스케이팅은 세계를 상대로 아리랑 춤사위의 실험무대였다. 판과 사상이 전혀 달랐다. 유럽인들 중심으로 구성된 선수권대회에서 유럽의 가무로만 이어져 온 역사의 현장을 통째로 뒤집는 장면이 나를 사로잡았다. 제삼세계의 문화적 실험을 강렬하게 갈구하는 인간상으로 다가온 것이 그날의 밤무대였다. 그래서 김연아는 나를 기쁘게 하였다.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후 오랜만에 실전 무대에 선 이유가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의 김연아에게, 세계선수권대회 제패보다는 제삼세계 출신의 문화적 실험이라는 도전이 더욱 값진 것이었다. 문화학살에 시달려 온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김연아의 춤사위를 재발견하고, 유럽중심주의로 영근 세계관에 인본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김연아가, 진정으로 개혁 모델임을 인식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오피가드 코치와 윌슨 안무가에게 감사드린다. 프런티어 정신으로 최고의 시민사회를 가꾸어 온 미국인들에게 존경심을 보내는 이유는 히로인 김연아로 하여금 문화적 실험의 가능성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김연아를 통하여 개혁 프로그램을 실천하였다. 그 무대는 문화 제국주의를 타파하는 세기적 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칭송되어야 한다. 김연아의 ‘아리랑 프리스케이팅’을 과소평가하는 일본의 스포츠 전문매체(스포츠닛폰)는 세계 스포츠계에 만연한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의 한계를 읽지 못하고 있다. 제국주의가 지배하는 한 인본주의에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자각하지 못하는 스포츠계는 문제다. 제삼세계 출신의 스포츠인이 문화 제국주의를 극복하려는 실험 자체에 대해서 찬사를 보내야 하고, 그 실험이 세계무대의 경쟁에서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것이 인간승리였다. 김연아 선수에게 무한한 축하를 보내며, 개혁 모델을 보여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한 가지 토가 허락된다면, 김연아의 다음 차례는 폭발하는 탈춤의 내면과 조우하기를. 그것이 모스크바의 실험을 능가하여 수백년간 억눌려 살아온 비유럽의 세상사람들에게 행복의 메시지가 될 것이고, 새로운 인본주의를 실천하는 과정임을 알게 할 것이다.
  • [美·中 3차 전략경제대화 안팎] 인권문제 ‘정면충돌’… 경제문제 ‘강도조절’

    미국 워싱턴에서 9일(현지시간) 시작된 미·중 제3차 전략경제대화는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비전과 인식 차이를 가감 없이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필두로 천더밍 상무부장, 셰쉬런 재정부장,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완강 과학기술부장 등 20개 부처·기관에서 대표를 보냈다. 미국도 개막식에 조 바이든 부통령이 참석한 것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 게리 로크 상무,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 메리 샤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 16개 부처·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고위급 군사대화 첫 병행 올해 회의에서는 양국 군부의 고위 인사들이 참여하는 군사대화도 처음 병행했다. 미국 측 요청으로 열리게 된 고위급 군사 대화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준비했다.”는 것이 미국 측 설명이다. 양국은 개막식에서부터 중국 인권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장관은 “인권분야에서 강한 의견 불일치가 있다. 기본권과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어떤 사회이든지 장기적인 안정과 번영을 촉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중국 인권에 대한 우려는 역내 안정뿐만 아니라 미국 국내정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이에 다이빙궈 위원은 “미국인들이 중국에 와서 보면 중국이 인권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룬 큰 진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저녁 백악관에서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국무위원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 내에서 종교, 표현, 정보접근, 정치참여 등의 자유에 대한 보편적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이 세계 경제와 미·중 간 교역에 있어서 균형 잡힌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로 중국에 무역 불균형 해소를 압박했다. ●오바마·왕치산 非핵화 진전방안 논의 오바마 대통령과 왕 부총리 등은 특히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고 북한으로 하여금 핵 개발 포기와 국제적 의무 준수를 설득하는 것을 포함해 비핵화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핵 문제 해결은 가능한 한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은 회의에서 위안화 절상, 무역 불균형 해소, 시장지향적 경제로의 전환, 금리인상 등 경제 문제를 갖고도 중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G2’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감안, 압박의 강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가이트너 장관은 “유연한 환율 문제를 포함해 중국 경제정책의 전반적인 방향에서 매우 좋은 변화들이 지난 2년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측은 미국에 정부채무 한도 증액이 확실히 될 수 있는지를 따졌다. 위안화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무역흑자는 계속 줄고 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국민추천포상제/황진선 특임논설위원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경제성장에 온 힘을 기울여 국민소득을 4만 달러로 끌어올려야 할까. 그렇지 않다. 그보다는 사회적 갈등과 양극화를 줄여야 한다. 정직·나눔·배려·공정·법치 같은 가치들을 더 중하게 여겨야 한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다. 이제 10년도 더 지났지만 미국 연수생활을 떠올릴 때가 있다.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미국인들 얘기는 잊혀지지 않는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미국이 세계의 강대국으로서 경찰국가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저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맞벌이에 아이가 둘이나 있는 30대 후반 부부가 회사와 집 일로 쩔쩔매면서도 주말이면 시간을 내서 지역사회의 봉사활동에 나선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는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한국교포 2세들의 봉사 얘기도 기억에 남아 있다. 현장에 가 보면 미국의 중·고교생은 보살핌을 받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데 비해 교포 2세들은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언어 탓이 아니라 가정에서 봉사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그런 2세들도 한국에 와서 봉사활동을 나가면 아주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한국 학생들이 더 겉돌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미국인들은 자녀를 품에만 안고 있지도 않는다. 미국의 보통 학생들은 대학교에 가면 독립하려고 애쓴다. 적어도 용돈 정도는 스스로 벌어 쓰려고 한다. 결혼하는 자녀에게 집을 사주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교포들만이 유독 집을 사주려고 안달한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그러니 지역사회를 둘러보더라도 선조들이 기부한 오래된 건물과 유품들이 자주 눈에 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고 기부하는 문화 덕분이다. 행정안전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와 나눔과 기부 활동을 편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국민추천포상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강지원 변호사는 “남을 돕는 것에 자존감과 행복을 찾는 사람들의 사연이 널리 알려져 작은 선행이라도 서로 칭찬하는 풍토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우리나라도 봉사와 나눔, 기부문화가 생활화돼 물과 기름이 겉돌듯 하지 않고 어우러졌으면 한다. 그래야 모두가 행복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황진선 특임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13부작 다큐 ‘김치 연대기’ 美 전역 방송

    13부작 다큐 ‘김치 연대기’ 美 전역 방송

    한국을 대표하는 먹을거리 김치를 다룬 13부작 다큐멘터리 ‘김치 연대기’가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공영방송 PBS를 통해 앞으로 두 달 동안 미 전역에 방송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프랑스와 아시아 요리를 결합해 세계 최고 요리사 반열에 오른 프랑스 출신 요리사 장조지 봉게리히텐(왼쪽)과 한국계 부인 마르자(오른쪽)가 제작하고 직접 출연했다. 장조지는 세계적인 레스토랑을 전문적으로 소개, 평가하는 잡지 ‘미슐랭 가이드’가 ‘세계 3대 스타 셰프’로 선정했던 인물이다.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은 영화 ‘엑스맨’에서 울버린 역을 맡았던 휴 잭맨이 맡았다. 여배우 헤더 그레이엄 등도 함께 출연한다. 마르자는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여성으로, 마르자란 이름도 한국 이름 ‘말자’에서 딴 것이다. 다큐에서는 미국에 입양된 마르자가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한국의 친척들과 만나는 등 아픈 과거도 보여줄 예정이다. 감독은 세계적 요리사들과 남미, 유럽 등을 여행하며 음식 다큐를 만들어온 찰스 핀스키가 맡았다. 한국 각지를 돌며 촬영한 덕분에 김치뿐 아니라 안동 간고등어, 제주도 전복 등 지방의 유명 음식과 관광 상품도 소개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제작에 참여한 마르자는 “한국은 그리 낯선 나라가 아니며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다는 걸 미국인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치 연대기는 한식 요리법과 관광지를 소개하는 단행본, DVD, 웹사이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될 계획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백악관 상황실’ 사진 속 21세기 美정부 변화상

    ‘백악관 상황실’ 사진 속 21세기 美정부 변화상

    참모에게 상석을 내주고 웅그린 흑인 대통령. 테스토스테론이 넘쳐 나는 권력의 중심부를 꿰찬 여성 참모진. 백악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한 상황실 사진에서 유독 시선을 잡아끈 이 두 장면은 21세기 미국 정부의 변화상 3가지를 단적으로 뽑아냈다. 인종과 여성, 권위의 장벽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오사마 빈라덴 제거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주시하는 미국 국가안보팀(NSC)을 포착한 이 사진은 전 세계 언론 1면을 차지했다. 정치·역사학자들은 사진이 “우리가 넘고 있는 새로운 미국의 지평을 시각적으로 제시했다.”고 평가했다고 CNN이 5일 보도했다. 정계와 군부의 중심부,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결단의 순간에는 항상 남성들만 들끓었다. 하지만 이번 사진은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에 맞선 여성들을 전면에 등장시켰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뒤편에 서서 고개를 삐죽 내민 낯선 여성의 존재는 세인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신상정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실 대테러국장 오드리 토머슨이었다. 1999년 터프츠대, 2003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40세도 채 안 된 것으로 알려진 이 젊은 여성은 미 중앙정보국(CIA) 글로벌 지하드팀에서 전 세계 알카에다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리언 패네타 CIA 국장에게 정기적으로 현황을 보고, 오바마 이너서클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왜 신상이 알려진 게 없느냐는 질문에 토미 비어터 NSC 대변인은 “그전에는 빈라덴을 죽인 적이 없으니까요.”라고 대답, 그녀가 빈라덴 제거 작전의 공신임을 내비쳤다. 460㎡짜리 상황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사진 앵글의 구석에 자리해 있다.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사령관인 마셜 B 웹 준장에게 중앙의 상석을 내준 그는 캐주얼한 재킷 차림에 사진에 나온 누구보다 몸을 낮추고 앉아 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탑건’ 흉내를 내며 수컷 이미지를 과시했던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들과는 180도 다른 자세다. 하지만 이 사진 한장에서 미국인들은 참모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협동의 힘을 믿는 오바마식 리더십과 자기 확신을 읽어 낼 수 있었다. 한마디로 그는 ‘강한 척하지 않아도 강했다.’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을 도맡았던 흑인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 정치 블로그 ‘잭&질팔러틱스’의 셰릴 콘티는 “흑인은 그간 길에서 피해야 할 깡패였지만 사진에 그런 흑인은 없었다. 이제 백인들은 흑인을 대통령일 뿐 아니라 최고의 수호자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몸은 굽혔지만 눈빛만은 비장했던 오바마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1승을 거뒀고, 성난 흑인의 이미지를 없애려다 얻은 유약한 이미지까지 걷어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빈라덴, 올해 美열차 테러 계획”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9·11테러 10주년인 올해 미국 내에서 대형 열차 테러를 기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빈라덴 은신처에서 압수해 온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USB의 자료들에 대한 1차 분석 결과 이 같은 테러 계획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은 테러 계획들이 구체적으로 진척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내 사법기관과 주정부, 철도 관련 회사들에 경고문을 보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손으로 직접 쓴 노트북에 빈라덴 등 알카에다 지도부가 9·11테러 10주년을 겨냥해 미국에서 열차 테러를 검토한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알카에다는 선로를 훼손해 열차를 탈선시켜 객차들을 통째로 계곡이나 다리 밑으로 떨어지게 하는 방법을 고려했다. 테러 감행 시기로는 성탄절과 새해 첫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당일, 또는 9·11테러 10주년 등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는 특히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 대도시에 대한 공격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토안보부 매트 챈들러 대변인은 “노획 자료들에 대한 1차 분석 결과 미국 철도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는 없었지만 관련 기관들에 알카에다의 테러계획 사실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뉴욕타임스에 “그는 명목상의 최고 지도자가 아니었다.”면서 “그는 테러 기획단계에서부터 목표, 대상까지 모두 정하고 알카에다 고위 지도부에 자신의 생각들을 하달하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카에다는 6일 자신들의 지도자인 빈라덴이 사살된 지 나흘 만에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미국의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단체 SITE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이날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인터넷 포럼에 올린 성명에서 빈라덴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성명은 또 빈라덴의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죽음은 “미국인들과 미국 정부기관들을 따라다니는 저주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계속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성명은 빈라덴이 공격당해 사망한 땅이라는 수치를 씻기 위해 파키스탄인들은 자국 정부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해 8월 아보타바드의 주택의 존재를 확인한 뒤 파키스탄 정보당국과 경찰에 알리지 않고 근처에 집을 빌려 수개월 동안 잠복 감시해 왔다고 전했다. CIA 요원들은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 등 최첨단 기기로 집 안과 주변, 왕래하는 인물들을 24시간 감시해 왔다. 대화 내용과 통화내용을 도·감청하는 것은 물론 위성을 통해 집 주변에 탈주용 지하터널 유무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시활동에도 불구, 작전 개시 직전까지도 빈라덴이 집 안에 사는지 여부는 100% 확신하지 못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美 “알카에다 괴멸” 테러戰 2막

    미국 정부는 오사마 빈라덴 사살을 계기로 알카에다 조직을 완전히 괴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심점을 잃어버린 알카에다 조직이 다른 이슬람 과격 테러 조직과 연대하거나 미국인들을 새로운 조직원으로 모집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3일 NBC방송에 출연, “알카에다 조직은 지난 10년간 미국 주도로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빈라덴의 사망을 계기로 나머지 조직도 타격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군 특수부대가 빈라덴 은신처를 급습, 사살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드라이버를 비롯해 DVD·문서 등 알카에다 조직과 관련된 핵심 정보를 다수 입수했으며, 중앙정보국(CIA)이 이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브레넌 보좌관은 이를 통해 “파키스탄 내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빈라덴을 지원했는지도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A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알카에다가 9·11테러 수준의 대형 테러를 저지를 역량은 갖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공격력은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빈라덴 은신처에 대한 습격작전의 윤곽이 잡혀 가던 지난 2월 “지속적인 미군의 공격으로 알카에다의 핵심 역량이 크게 약해졌다.”면서 “우리는 알카에다가 미국인을 새로운 조직원으로 모집하고 아라비아반도의 다른 테러 단체와 제휴하려는 움직임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인 파키스탄 서북부의 알카에다 세력권에 대한 미군 무인항공기의 지속적인 공습이 알카에다 전력 약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무인항공기 공습을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 사살을 승인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을 CIA 국장, 리언 패네타 CIA 국장을 새 국방장관에 지명함으로써 이 같은 기조를 뒷받침했다. 무인항공기를 통한 알카에다 공습은 2007년 5차례에서 지난해 120회로 급증했다. 한편 빈라덴 사망과 관련, 경찰은 주한 각국 대사관을 목표로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사관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경찰청 대테러센터는 3일 삼성 사옥과 주한 아랍국가 대사관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이메일이 접수됨에 따라 수색 작업에 나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백민경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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