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운지]KLPGA 신인·상금왕 김주미
·1984년 서울 출생
·1995년 우이초등학교 5학년 때 입문
·1997년 세화여중 입학
·1998년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 4위,국가대표 발탁
·2000년 세화여고 입학,세계여자아마추어선수권(독일) 개인·단체 2위
·2001년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 4강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개인 2위,단체 1위
·2003년 프로 데뷔(하이마트),KLPGA 투어 2승,한국여자프로골프 대상,상금왕,신인왕,평균 타수 2위(71타)
“국내에서의 목표를 뜻대로 이루었습니다.이젠 다음 목표를 향해 이동해 볼까 합니다.”
지난 11일 ‘2003 한국여자프로골프대상’ 시상식이 열린 서울 리츠칼트호텔에서 만난 김주미(하이마트)는 무척이나 당돌하고 솔직해 보였다.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질문 순서를 모두 기억해 놓고서 하나씩 간결하게 대답했다.
“그린에서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떨리지 않는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얼굴이 굳는다.”고 말하더니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준비한(?) 미소를 연신 지었다.
“다음 목표가 뭐냐고 물으셨죠? 당연히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신인왕입니다.”
●거침없는 ‘슈퍼루키’
김주미는 말솜씨처럼 시원시원하게 2003년 한국 여자프로골프를 평정했다.프로에 데뷔하자마자 한솔레이디스오픈과 우리증권클래식에서 우승했고,상금왕 신인왕 여자프로골프대상을 챙겼다.큼직한 상은 모두 휩쓴 셈이다.
그러나 김주미는 상보다 11개 대회에 참가해 6차례 ‘톱 10’에 오른 것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운이 좋았던 해가 아니라 1년 동안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생각에서다.
김주미는 정규 LPGA 대회인 CJ나인브리지클래식에서 우승해 ‘그린 신데렐라’로 떠오른 안시현(19·코오롱)과 둘도 없는 친구다.학교는 달랐지만 중학교 때부터 박세리(26·CJ)를 이을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고등학교 때는 나란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친구가 하룻밤새 ‘얼짱’으로 뜨고,2년간의 LPGA 투어 출전권까지 거머쥐는 모습을 지켜본 김주미의 마음은 어땠을까.그는 “정말 무지무지 부러웠다.”고 말했다.“시현이의 인기가 부러운 게 아니라 LPGA에 무혈입성한 것이 부러웠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골프광’인 아버지를 따라 간 골프연습장에서 처음 클럽을 잡은 뒤부터 김주미의 1단계 꿈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왕이었고,2단계 꿈은 LPGA 신인왕이었다.1단계 꿈을 이룬 김주미는 내년 여름 LPGA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한다.그는 “시현이가 우승할 때 20등을 했다.”면서 “이것이 현재 나의 실력이라고 생각하고,처음부터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두근거리는 티샷
김주미는 지독한 연습벌레다.프로 데뷔 전까지는 매일 1000개 이상의 공을 쳤다.담력을 키우기 위해 혼자 공동묘지를 찾은 게 부지기수다.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심장이 터지기 직전까지 멈추지 않는다.
김주미는 “여자선수들이 예쁜 옷을 입고 그린에 나서기 때문에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연습할 때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된다.”고 말했다.
엄청난 연습 덕택인지 김주미는 롱아이언이 빼어난 선수로 정평이 났다.롱아이언이 좋다는 것은 곧 골프의 기본인 스윙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당연히 페어웨이나 그린에 공을 안착시킬 확률이 높아지고,그만큼 타수를 줄일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
“단 한 번도 골프가 싫은 적이 없으며,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김주미는 언제나 첫 홀 티샷이 가장 설렌다고 한다.힘차게 뻗는 공을 바라보며 18홀 동안 펼쳐질 상황을 그려본다.김주미는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왠지 모르게 초등학교 입학식이 생각 난다.”고 말했다.
박세리의 카리스마와 로리 케인(캐나다)의 밝은 미소를 닮고 싶다는 김주미.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한 그의 골프 인생에는 어떤 그린이 펼쳐질까.
글 이창구기자 window2@
사진 강성남기자 snk@
■역대 신인왕 발자취
KLPGA가 신인왕을 뽑기 시작한 건 지난 1990년.78년 기존 남자프로골프협회(KPGA)의 지원으로 창설돼 88년 분리된 이후 2년 만에 첫 신인왕을 배출한 것.
초대 박성자(38) 등 초기 신인왕들은 주로 국내 및 일본에서 활동하거나 프로활동을 접고 코치로 변신했지만 96년 신인왕 박세리(26·CJ) 이후에는 대부분 이를 발판으로 미여자프로골프(LPGA) 무대로 활동영역을 넓혀 왔다.
당시 4승을 올린 박세리는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다승왕과 상금왕,최우수선수상 등 4관왕에 오른 뒤 화려하게 미국으로 진출했다.같은해 신인으로 활약하며 3승을 거뒀지만 박세리의 그늘에 가려 우수선수에 그친 김미현(26·KTF)과의 라이벌전은 이때부터 시작된 일이기도 하다.
97년 강수연(27·아스트라),98년 이정연(24·한국타이어),99년 김영(23·신세계) 등도 박세리의 뒤를 이어 LPGA로 진출했고,국내에서만 7승을 거둔 95년 신인왕 정일미(31·한솔)는 뒤늦게 LPGA 무대로 합류해 내년 시즌을 준비중이다.2000년 신인왕 고아라(23·하이마트)는 2001년 정규투어 카드를 받았으나 아직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승을 거두며 박세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상금왕과 다승왕,최우수선수까지 휩쓴 이미나(22)는 내년시즌 LPGA 2부 투어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