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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 여성중견작가 곽수­신인순씨/고국서 봄맞이 첫 개인전

    미국에서 작업의 터전을 굳히고 있는 두 여성중견화가가 나란히 고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곽수씨(47)와 신인순씨(46).두 작가는 연령이 비슷한 데다 똑같이 워싱턴에 거주하면서 장르는 달라도 동·서양의 분위기를 조화시킨 작업으로 현지의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서양화가 곽수씨는 3∼1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734­0458)에서 작품을 발표한다. 일찍이 미국에 건너가 텍사스의 세인트 토머스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대 대학원을 나와 현재는 워싱턴 조지타운대학에서 교편을 잡고있다. 작업은 빛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것.예술적 감성과 세련된 표현의식,철학적 상상력을 함축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서 그녀는 빛의 생명적 형상을 되살리며 자유로운 창의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외국에서 드물게 한국화 작업을 지켜오고 있는 신인순씨는 3∼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덕원미술관(723­7771)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이화여대 동양화과와 일본 쓰쿠바대학원을 나온후 18년째 미국생활에 접어든 그는 스미소니언박물관과시카고미술관의 초대전을 비롯,뉴욕 및 미국 각지와 캐나다 등지에서 작품을 발표해오고 있다.
  • 창작집 「광화문과 햄버거와 파피꽃」 출간 송상옥씨(인터뷰)

    ◎“미국생활서 마주친 교민들 얘기 옮겼죠” 『한국일보 미주 본사 기자로 일하면서 듣고 본 교포들의 삶을 소설로 옮겼습니다』 지난 94년 13년간의 미국생활에서 귀국한 작가 송상옥씨(58)가 새 창작집 「광화문과 햄버거와 파피꽃」을 창작과 비평사에서 펴냈다. 중편 한편을 포함,지난 86년부터 10년간 씌어진 11편의 작품중 10편이 한인의 미국살이를 다루고 있다.미화할 것도 숨길 것도 없는 작가 자신의 이민살이 체험이 배경에 깔려있는 것은 물론이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청소원으로,농부로 전전하는 고달픈 사내(「기묘한 삶」)며 LA 대지진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 한인가족(「흔들리는 땅」),딸을 대학에 통학시키느라 왕복 4시간 장거리 운전길에 오르는 아버지(「딸의 캠퍼스」)등.이들은 한결같이 뿌리 뽑혀 이국땅을 떠도는 쓸쓸한 심사를 달래지 못한다.미국서 자식교육 잘 시키고 남부럽지 않은 기반을 닦은 중년에 이르러서도 뭔가 빈 듯한 허전함에 귀국을 결심하기도 한다(「말과 아픔으로 시작되었다」). 『자유롭고 간섭없고 애들 교육시키기 좋고….미국생활은 한번 몸에 배면 타성적으로 젖어들 만큼 편한 측면이 있어요.하지만 몸하나 편하다고 고국 떠난 쓸쓸함이 채워지진 않는다는게 재미한인들에게서 얻은 결론입니다』 이밖에 송씨 개인으로는 모국어를 떠나 있는 작가의 위기감도 귀국을 부추겼다. 『재미시인들은 꽤 있지요.원로급에 속하는 최태응선생부터 고원·황갑주·마종기씨 등이 모두 미국서 시를 써요.하지만 호흡 긴 얘기를 풀어내야 하는 작가는 그때그때 감상을 다루면 그만인 시인과는 또 다릅니다.더 늦으면 평생 다시는 질감 좋은 국어를 못써볼것 같아서…』 5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와 「사상계」로 등단,기자로,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다 81년 도미했던 송씨는 가족을 미국에 둔채 귀국,세검정에 방하나를 얻어 글쓰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 “예사롭지 않은 재미화가” 강익중씨/오늘 3월 첫 고국전

    ◎3×3인치 캔버스 집합의 이색작품/서울 종로 아트페이스 화랑 전시/휘트니미술관 97년 초대작가 선정/미 언론,“가능성 있는 화가” 대서특필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 진출한 한국작가는 많다.그러나 현지에서 제대로 터를 잡은 작가는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든게 현실이다. 정명훈·조수미·홍혜경·백건우등 세계적 역량을 과시하는 음악가들의 수에 비해 미술쪽에서 명성을 획득한 인물은 오로지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또한 우리 국적의 소유자가 아니란 점에서 국내 미술계는 항상 상대적 열등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속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만한 한 젊은 화가가 뉴욕화단에서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으며 그가 올3월 처음으로 대규모 고국전을 갖게돼 새해를 맞은 국내 미술계에 반가운 뉴스가 되고 있다. 강익중씨(36).홍익대 서양화과를 나와 지난 84년 도미,올해로 뉴욕생활 12년째를 맞은 그는 세계적인 대가 백남준씨가 『앞으로 나보다 훨씬 더 유명해질 것』이란 말을 할 만큼 예사롭지 않은 기량을 보이는 인물이다. 국내 정상급 화랑들이 그의 유치를 여러번 시도했어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으나 지난해 새 건물을 단장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스페이스의 젊고 의욕있는 관장 이주헌씨의 제의를 받아들여 드디어 국내에 첫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강씨가 뉴욕화단에서 얼마만큼 큰 평가를 받고 있느냐에 대해선 다음 몇건의 예만으로도 확실해진다.수년전 그는 뉴욕 퀸스의 지하철 역사 조형작업을 따냈다.지역주민의 이해 갈등으로 시공이 미뤄져 오던 역사 건설이 올해초부터 시작돼 이제 그는 엄청난 작업량을 치르게 됐다.지난 94년에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청사의 설치 공모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수주작가로 뽑혔으며 작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97년 초대작가로도 선정됐다. 「뉴욕타임스」나 「빌리지 보이스」같은 뉴욕의 유력신문과 샌프란시스코 「익재미너」지 등에서 그의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다뤘으며 특히 지난 94년 9월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강익중의 2인전을 놓고 「뉴욕타임스」는9월18일자 「아트」면 한면을 할애해 그들의 기사를 다루며 신예 강씨의 대단한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렇다면 강씨의 작품은 어떤 형태일까.쉽게 표현해 폭발적인 작업욕을 주체하지 못하지만 캔버스를 구하기도 어려운 가난한 젊은 작가가 3×3인치의 손바닥만한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수많은 그것들을 모아 그의 색다른 작업세계를 창출해낸 것이다.그가 미국생활중 체험한 문화충격과 갈등,조화등을 소재로한 손바닥만한 캔버스속의 형상들은 80년대말부터 미국화단에 불어닥친 「복합문화주의」의 바람과 맞물려 큰 방향으로 증폭할 수 있었고 그곳 평단의 주목을 끌어냈다.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번 서울전에는 바로 그의 3×3인치짜리 그림들중 나무부조 1만9천점,부처페인팅 1천3백97점,회화 7천점,드로잉 3천1백점,플라스틱 큐브 8천4백점이 발표된다.발표될 작품수가 워낙 많아 전시장소는 아트스페이스 서울과 본점인 인사동의 학고재외에 2곳 정도의 전시공간을 더 구할 계획이다.
  • 일 생활비 미의 1.8배/독·불 물가도 미국보다 비싸

    ◎일 미쓰비시연구소 보고서 지난해 일본인의 평균 생활비는 미국인에 비해 무려 80%나 비싸게 들었으며 일본의 물가 수준이 미국과 같아지려면 앞으로 5년간 매년 약 3.2%씩 떨어져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쓰비시연구소는 미국의 물가를 기준(1.0)으로 할 때 일본은 1.8로 주요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았고 다음은 독일 1.3,프랑스 1.2,영국 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엔고가 일본과 다른 선진국 간의 가격 격차를 더욱 넓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쓰비시연구소는 또 금년 엔화의 대 달러 환율이 1달러 당 85엔일 경우 일본에서의 생활비는 미국생활비의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은 1달러 당 102.2엔이었다. 미쓰비시 연구소는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번영된 나라로 일본 국민이 느끼도록 하려면 물가가 억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 광역표밭 판세:5(“열전” 6·27선거/D­5일)

    ◎전북/?? 야 모싸 승리 장담… DJ 바업 관심 민자당의 강현욱 후보와 민주당의 유종근 후倖가 碻왁 온리를 장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깡대중 아태재덟이욜재의 방문이 奐거?? ??느 정도의 ?렷袖? 미칠 지가 관옵거覇다> 갗후빗측은 김이욜장의 寒주당 지원읏세에도 불구하고 奐거초肛?? 잡저 리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변화된 전북의 지역정서로 볼 때 김이사장의 방문이 선거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오히려 그의 정치재개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이 민주당에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강후보 진영은 풍부한 공직경험을 앞세운 인물론을 더욱 부각시켜 지역살림꾼을 뽑는 선거임을 강조하고 있다.아울러 지역적으로는 도내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전주를 중점 공략,군산·익산시 등을 축으로 형성되고 있는 지지여론을 전주로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또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서민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하기 위해 남은 기간 이들과의 접촉빈도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반면민주당의 유후보진영은 김이사장의 방문이후 완전히 정당대결구도가 형성됨으로써 승세를 굳혔다는 판단이다.그동안의 TV토론을 통해 단순히 민주당의 후보가 아니라 경제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지역발전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인식시켰다는 분석이다.특히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른 외자도입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유권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오랜 미국생활 때문에 강후보에 비해 지명도면에서 다소 뒤지는 약점을 극복하는 방안마련에 골몰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유후보는 유세를 10분 단위로 쪼개 시장이나 각종 모임등을 방문,유권자들과의 「피부접촉」을 강화하면서 얼굴알리기에 진력하고 있다. 아울러 유후보의 참신성을 내세워 철저히 「구세대와 신세대의 대결」로 몰아간다는 방침이다.유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당선보다는 득표율이 관심』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적어도 65%이상의 지지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무소속 강세… 민자 막판 뒤집기 자신 민자당의 우근민 후보와 무소속 신구범 후보의 「2강」구도로 기울어지고 있다는게 현지의 대체적인 기류다. 민주당의 강보성 후보는 조금 떨어져 맹추격을 하고 있고 무소속 신두완 후보는 당선권과는 거리가 먼 인상이다.그러나 종반으로 갈수록 무소속 선호정서가 되살아나면서 민자당 스스로도 「백중 열세」라고 인정하듯이 신구범후보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우후보측은 그러나 막판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현경대·양정규·변정일 의원등 지역구 출신의원들이 상주,공조직을 풀가동하면서 점차 「조직표」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도지사 때부터 공을 들여온 교육계·지역청년회·마을원로 등 탄탄한 사조직도 투표 당일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후보 진영은 모교인 성산수산고의 6천여 동문,고향인 구좌읍의 1만3천표,제주 동부권 지역의 몰표를 비롯,공무원 4천6백여명 가운데 70% 정도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고 기대하고 있다.여당후보로서의 강점을 살려 제주감귤의 북한수출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정책대결로도 승부를 걸고 있다. 신구범 후보측은 각종 토론회등을 통해 온화한 성격의 우후보에 비교되는 강한 추진력이 부각되면서 점차 승세를 굳히고 있다고 주장한다.초반까지만 해도 우후보와 엎치락 뒤치락했으나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구범 후보측은 여기에 지난 3월 선거범위반 혐의로 입건된데 대해 동정여론이 그대로 지지층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4만∼5만표에 이르는 오현고 동문조직의 70%를 득표로 연결하고 농어민후계자,감귤영업자와 기독교 계층 및 부동층인 20∼30대 공략에 주력하면 충분히 승산있다는 계산이다.
  • 고도의 신용사회/박정호(굄돌)

    미국에서 첫 근무할때 겪은 어려움중의 하나는 내가 미국사회에서 신용이 없다는 점이었다.미국생활이 처음이다 보니 당연한 일이지만 크레디트카드가 없어 1백달러짜리 현찰을 내놓으면 점원이 두세번씩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 얼굴을 쳐다본 기억이 난다.10∼20달러짜리 상품을 사고도 당연히 크레디트카드를 내는 그들의 생활습관으로서야 1백달러짜리 고객은 낯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크레디트카드를 내고 1년쯤 지나서부터는 크레디트카드를 발급해주겠다는 카드회사의 요청이 몇건씩 몰려와서 즐거운 고민도 해야했지만 미국은 확실히 고도의 신용사회라는 인상이었다. 반면 일본에서는 아직도 크레디트카드가 번성하지는 않은 편이며,소액은 역시 현금지불이 선호되고 있다.그러나 일본에서는 크레디트카드 보다도 더 귀중하게 취급되는 신용의 심볼­「고객의 얼굴」이 있다.단골술집에서 손님은 청구액을 보지도 않고 사인을 하고,주인은 바가지 씌우는 일 없이 월말 청구,결제하는 방식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조금 더 발전하면 사인조차 하지않고 손 한번 흔들고 술집을 나서면 그만이다. 어느 전임총리의 단골 술집에서는 그에게 다른 손님의 반값정도 밖에 술값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이유인즉 30년 이상의 단골손님이기 때문이라는 것. 남을 속이면 자신의 신용이 추락하고 이에따라 「나카마 하즈레」(동료에게 따돌림을 받음) 신세가 되면 지역사회에서 발붙일 터전이 없게 된다.일본인들은 이같이 지역사회에서 따돌림 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으며 따라서 자신의 신용에 흠이 가는 언행은 가급적 절제를 하는 편이다. 미국이 컴퓨터에 의한 평가를 바탕으로한 신용사회라면 일본은 이웃이나 지역사회에 의한 평가가 더욱 중시되는 신용사회라는 인상이다.이제 우리도 전세계 조사대상국 1백67개국중 국가신용도 27위(유러머니지 94년3월 발표)를 보다 상위권으로 올려놓도록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하지 않을까.
  • 재미한인가정의 갈등 “터치”(특파원코너)

    ◎ABC­TV,마가렛 조 주연 드라마 화제 미국 ABC­TV가 새로 시작한 연속 코믹 드라마 「올 아메리칸 걸」의 첫회가 14일 하오9시30분(한국시간 15일 상오10시30분)부터 30분동안 방영됐다. 이 드라마는 최근 미국 코미디계의 신데렐라로 등장한 한인2세 마가렛 조가 주인공으로 출연,그녀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매주 수요일 밤에 방영되는 이 드라마는 그동안 아시아계의 문화소개에 인색했던 미국의 TV가 시청률이 가장 높은 골든 아워에 편성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미국내 한인가정을 소재로 하고 있어 재미 한인교포사회의 관심은 방영 이전부터 자못 컸다. 마가렛 조의 한국인가정은 미국 한 도시에서 서점을 경영하는 중산층으로 설정됐으며 가족은 이해심 많은 아버지 김씨(일본계 클리드 쿠사츠분)와 완고한 어머니(중국계 조디 롱),그리고 할머니와 두명의 남동생으로 구성됐다.모두 아시아계 배우들이 출연한 이 드라마의 첫회는 주인공 마가렛 조의 가정분위기와 가족들의 성격묘사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대학생 딸의 자유분방한 미국인 남자친구를 못마땅해하며 명문대 출신의 착실한 한국남자를 소개해주려는 어머니와 이에 반발하는 딸 사이의 갈등에서 나타나는 한국인부모의 완고함,경로사상등 동양의 전통적 가정규범을 나름대로 잘 소개하고 있다. 데이트에 늦은 딸이 문앞에서 보이프렌드와 작별 키스를 나눈후 집안에서 기다릴 부모에게 들리도록 『키스는 안돼』라고 소리치며 집안으로 달려들어가는 모습등은 한국인 2세 자녀들이 학교등 외부에서 겪는 미국생활과 동양적 사고의 가정생활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 미국 장년들의 기억속에는 88올림픽을 치른 한국보다는 30여년전 방영되어 히트한 한국전쟁 배경의 드라마 MASH(이동외과병원)에서 보았던 가난한 한국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때 「올 아메리칸 걸」은 한인 고유의 규범과 실제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한인,나아가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갖게 한다. 이 드라마가 어느정도의 반향을 일으키며 얼마나 장수하게 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그러나 이번 가을 들어서만 미국내 10여개 대학에 한국어강좌가 개설되는등 「코리안 아메리칸」의 존재가 당당해져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전망은 밝은 것 같다.
  • 코미디계 남성 2인조 맹활약

    ◎서경석­이윤석/단정한 이미지·현학적 유머인기/김용만­김국진/1년만에 컴백… 편안한 웃음선사/신동엽­홍록기/춤·노래에 연기까지 전분야 소화 코미디계에 남성 2인조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MBC 서경석­이윤석,SBS 신동엽­홍록기에 이어 KBS에도 대학개그제 출신인 김용만­김국진이 1년 반만에 KBS 코미디프로에 복귀하는등 남성 2인조가 TV 코미디프로를 누비고 있는 것. 이처럼 남성 듀오 시대를 맞은 것은 각사가 코미디프로의 인기를 끌어 올리기위해 경쟁적으로 황금(?)콤비를 기용한데서 연유한다. 신선하고 지적인 서경석­이윤석콤비가 시청자들의 인기를 모으자 SBS는 인기절정에 있던 솔로 신동엽과 홍록기를 결합시켰고,KBS는 코미디시대 중흥을 노리고 신세대 듀오 개그맨의 원조격인 김용만­김국진을 컴백시켰다. 이들 2인조는 자신들의 명예는 물론,각 사의 코미디 간판프로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입장이다. 1년여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지난 27일 KBS 「오키도키 쇼!」에 출연한 양금콤비는 순발력 넘치는 개그나 춤과 노래로 화려한 연기를 보이는 경쟁 듀오들의 코미디스타일과 차별화를 시도,성인에게도 통하는 편안한 웃음을 선사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본격적인 시사·정치 풍자를 준비하느라 땀을 쏟고 있다. 단정한 이미지와 현학적 유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서경석­이윤석 콤비는 최근 기존 스탠딩코미디 방식을 바꿔 패러디를 통해 연기를 시도하고 있다.신동엽­홍록기 콤비는 타고난 「끼」로 춤과 노래,연기 등 전분야를 두루 소화해낼 수 있는 만능탤런트 자질을 갖고 있다.
  • 중견여기자의 미국 체험담 생생/장경자저 「솥단지를 걸고 본 미국」

    ◎이삿짐 꾸리기서 자녀교육까지 실용정보 가득/기업체 주재원·유학생 가족 등 출국전 읽어볼만 어느 책방엘 가건 미국에서의 체험담을 엮어낸 책이 2∼3종쯤은 꽂혀 있기 마련이다.재미교포가 1백만명이고,친족방문·관광·유학등 각종 명목의 미국 출입국자가 연 40만∼50만명에 이르다 보니 「미국 체험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김영사에서 발간한 「솥단지를 걸고 본 미국」(장경자 지음)은 기존의 체험담류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성을 갖춰 눈길을 끈다. 이 책은 기자 경력 18년인 지은이가 S사 뉴욕지사장인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만2년동안 생활한 경험을 주부의 입장에서 쓴 것이다.따라서 「미국사회·미국인을 겪어 보니 이렇더라」는 식의 일반론이 아니라 「미국에서 장기간 생활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현지에서는 어떻게 적응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실용서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출국전 이삿짐 챙기는 요령 ▲살 집을 구할 때의 주의점 ▲현지에서의 자녀 교육 ▲이웃과 사귀는 법등 실제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항목별로 상세하게 소개했다. 예를 들어 이삿짐 고르는 기준을 「미국인이 사용하는 물건은 현지에서 사고 한국인만 쓰는 것은 가져가라」고 제시하고 있다.미국에도 흔한 물건은 현지가격이 싼데다 출국때 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또 「전기장판은 꼭 가져 가라」고 조언한다.온돌생활에 익숙한 한국인으로서는 겨울에 전기장판이 있어야 우리식의 따뜻한 가정분위기가 연출된다는 것. 이처럼 가정생활 위주의 실용정보를 다루었다고 해서 이 책이 딱딱한 생활정보·안내서류는 아니다.관련된 에피소드를 적절하게 활용해 재미있게 읽힌다는 게 또다른 장점이다. 주부로서 생활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들여다 본 시각에다 중견기자로서의 단련된 감각이 어우러져 「정보를 충실히 전하면서도 재미도 주는」 독특한 내용을 구성했다는 평이다.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도,단기간 여행하는 것도 아니고 몇년간 그곳에서 살아야 하는 기업체·언론의 주재원이나 유학생 가족등이 한번쯤 읽고 참고할만 하다.지은이도 『막상 가보니 복잡하고 우리와 다른 일이 어찌나 많은지,미리 알고 갔더라면 훨씬 즐거운 미국생활이 됐을 거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 한국노인들의 「독립선언」(임춘웅칼럼)

    한국노인들에게 미국은 「창살없는 감옥」으로 알려져 있다. 생소한 문물에다 젊은 자식들은 일을 하러 나가살고,손자손녀와는 말이 통하질 않는 것이다.TV를 틀어봐도 말이 들리질 않으니 온종일 큰 집에 우두커니 앉아 「감옥살이」를 할수밖에 없는게 미국생활인 것이다.그래서 부모를 모시고 살다 미국에 오는 사람들은 부모문제로 적지 않이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실제로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70은 채 안돼보이는 한국 노인 한분이 매일 동네골목길을 여기저기 누비며 소일하고 있다.어쩌다 2층창문을 통해 내려다보면 거의 일정한 간격으로 집앞을 지나치는 그 노인네 모습을 보곤한다.한손에 긴 풀잎 하나를 꺾어들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유난히도 서서히 한발한발 떼어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최근 한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의 이러한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른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뉴욕시립대에서 사회학을 맡고 있는 한국계의 민병갑교수가 최근 뉴욕주 퀸즈지역에 사는 한국인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69%가 미국생활에만족하고 있으며 78%가 기회가 돼도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영주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58세에서 92세까지 평균나이 72세의 한국노인 1백52명을 대상으로한 이 조사 결과는 퀸즈지역이란 특수성이 있긴하나 매우 놀라운 것이 아닐수 없다.퀸즈지역은 LA의 「코리아타운」과 함께 미국에서도 대표적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몰려 살고 있는 곳이다.한국음식에다 한국말을 하고 바둑두며 사는 특수지대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서울에도 외로운 노인네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민교수는 매체기술의 발전이 이런 결과를 도왔다고 분석하고 있다.이곳에는 현재 한국TV가 2개채널이나 있다.시차 때문이긴 하나 서울의 밤9시뉴스를 여기서도 같은날 밤9시에 시청하고 있다.특히 비디오산업의 발전은 보고싶은 영화,서울 TV의 인기있는 연속극을 하나도 빠짐없이 볼수있게 해주고 있다. 서울에서와 똑같이 수화기만 들면 한국의 어디와도 전화통화가 가능하며 통화료는 70년대 3분 1통화에 10달러(8천원)하던 것이지금은 1달러50센트(1천2백원)수준으로 떨어졌다.13시간만 타면 가는 서울행 비행기가 하루 몇편씩 뜨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곳 노인들은 자식들로부터 자립할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돼있다는 점이다.민교수가 조사한 것을 보면 조사대상자의 월평균 수입이 1인당 7백32달러(58만6천여원)였다.이중에는 자식들이 일정하게 주는 용돈도 포함돼 있긴하나 대부분은 미국의 각종 정부가 지급하는 사회보장연금이다.부부가 합하면 생활이 되는 것이다. 조사는 또 이곳 한국노인들의 48%가 이미 자녀들로부터 독립해 살고 있으며 전체의 78%가 자녀와 따로 살기를 희망하고 있음도 아울러 밝혀주고 있다.서양사람들이 성장한 자녀와 함께 살지않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자립할수 있는 사회여건 때문이고 우리나라가 유독 「효도」를 강조해온 것은 노인네들이 자립할수 없는 사회여건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한국노인들도 이제 「독립」을 선언하고 있다.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문정희 지음(화제의 소설)

    ◎대학강사·해직기사의 사랑­이별 시인인 지은이가 뉴욕체류시절의 체험을 살려쓴 첫 장편소설. 80년초의 혼란한 사회상과 실망스런 현실 삶에 대한 반발로 도피성 미국유학에 나선 대학강사인 20대 후반의 미혼여성이 겪는 미국생활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페미니즘과 홀로서기를 묻는 흐름. 뉴욕에서 만난 한국인 해직기자와의 만남과 사랑,그리고 이별과정을 시인의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나가면서 남과 여의 입장에서 본 사랑과 이별의 의미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게 되묻는다. 고려원 5천5백원.
  • 미서 16년만에 영구귀국,국내무대 데뷔/연극인 장두이(인터뷰)

    ◎“귀국 첫 무대… 색다른 모습 보일터”/“우리 연극계 발전위해 뭔가 해볼것” 재미연극인 장두이씨(43)가 미국생활 16년만에 영구 귀국,국내무대에 본격 데뷔했다. 지난 78년 미국 록펠러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도미,그동안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활약해온 그가 국내팬들과 만나고 있는 작품은 극단 전망의 2인극 「첼로」. 『이역만리에서 보낸 보헤미안 같은 생활이 나이 사십 고개를 넘으면서 점점 부담스러워지더군요.우리 연극계를 위해 뭔가 해보고 싶다는 것도 좀 거창하긴 하지만 국내정착을 결심하게 된 이유죠』 중년남녀의 인생위기를 그린 「첼로」는 일종의 애정심리극.강렬한 톤의 성격연기와 다소 전위적인 연기감각을 보여온 장씨로서는 이번 멜로극 출연이 큰 부담이 될만도 하다. 『고국에서 갖는 첫 정식무대인만큼 좀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한번쯤 저의 이미지를 바꿀때가 됐다는 생각도 들었고요.하지만 무엇보다 간통을 소재로 삼은 극 내용이 제 정서와는 거리가 있어 심리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귀국 즉시국내활동에 들어간 장씨는 요즘 스스로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만큼 일을 벌여놓았다.본업인 연극출연 외에 오는 15일 방영될 MBC-TV 광복절특집극 「영화만들기」에서 캐스팅,매니저 역을 맡았는가 하면 내년 8월 개봉예정으로 작업중인 영화 「국화와 칼」에서는 민비를 살해하는 잔혹한 일본 사무라이 역으로 나온다는 것.이밖에 장씨는 박정자씨의 모노드라마 「11월의 늦은 왈츠」의 연출자로 나서며 지난해 서울에서 자작시집 「삶의 노래」를 출간한데 이어 9월중엔 이국생활의 외로움을 담은 두번째 시집「0의 노래」를 낼 예정이다. 『연극 영화 TV드라마 등 장르 구분없이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뛰고싶은 욕심도 있지만 결국 저의 종착역은 연극무대라고 생각합니다.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한편의 연극이라도 더 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배우생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그는 내년쯤엔 오랜 독신생활을 끝내고 MBC 탤런트 이모양과 결혼도 할 계획이다.연극무대뿐 아니라 인생무대에서도 1백80도 변신을 꾀하고 있는 그에게서 유난히 활기가 넘친다.
  • 「박한상군 사건」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TV주평)

    ◎논리전개 미흡… 모방심리 자극 우려 재산상속을 노리고 친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을 계기로 지난주말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들은 취재진을 미국에 급파,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도피·향락성 유학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K­2TV 『추적 60분』은 5일 밤 9시부터 미국 현지취재와 국내 취재를 통해 도피성 유학의 문제점과 이들이 국내 신세대들의 하위문화에 미치는 부정적인 측면들을 조명했다.로스앤젤레스의 유흥가,라스베이거스 도박장 등을 찾아 도박과 마약 등으로 얼룩진 도피·향락성 유학실태를 파헤쳤다.또 귀국해 「수입 오렌지족」으로 변신한 도피·향락성 유학생들이 서울의 유명 디스코텍과 강남일대를 누비며 젊은 층의 밤 문화에 미국의 저질 향락문화를 이식시키는 과정도 고발했다. MBC 「시사매거진 2580」도 같은 날 9시50분부터 일부 도피성 유학생들의 방탕한 미국 유학생활을 현지에서 취재한 「유학간 탕아들의 24시」를 첫번째 아이템으로 다루었다. 유학생 도박 실태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주변에서 잠입 취재했으며 한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어학연수원을 비롯해 나이트클럽,한인 상대 룸살롱 등을 소개해 일부 도피성 유학생들의 방탕한 미국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들 프로들은 패륜살인이 던져 주는 사회적 의미를 조명,시청자들과 생각해 본다는 의미에서 마련됐다.그러나 같은날 같은 시간대에 내보낸 이들 프로들은 취재장소나 내용이 대동소이 했을뿐 아니라 어느 프로도 문제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인쇄매체를 통해 보도된 향락성 유학실태와 탈선 현장을 보기에 짜증스러울 정도로 모자이크처리된 화면과 변조된 음성으로 우리 안방에 중계하는데 그쳤다.「추적 60분」에서 취재진이 관광객을 가장해 파트타임 관광파트너로 일하는 여학생을 인터뷰한 것이나 「시사매거진…」에서 10대초반의 현지 거주 한인 청소년들의 마약복용과 혼숙 등 충격적이긴 하지만 주제를 벗어난 내용도 많았다. 더욱이 어두운 사회의 일면을 고발하는 것외에 시사 다큐멘터리가 반드시 지녀야 할 요소,즉 차분한 논리전개가 미흡했다. 문제에 대한 충분한 분석을 하지 않고 급하게 제작돼 충격적인 장면들로 가득한 고발 프로는 시청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안겨주고,모방심리를 자극하는 등 심각한 역효과를 낳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 한국고대사 2천점 그림으로 엮어/김산호저 「대쥬신제국사」 화제

    ◎“배달민족이 6천여년전 동아시아 지배”/민족사흐름 신·불·말쥬신계로 세갈래 분석/3개어로 번역… 도쿄세계도서전시회 출품 한국고대사를 2천여점의 동양화·유화등으로 그려서 만화처럼 엮어낸 책이 나왔다.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초까지 공상과학만화 「라이파이」로 큰 인기를 끈 김산호씨(54)가 최근 펴낸 「대쥬신제국사(대조선제국사)」는 내용과 형식면에서 아주 독특한 작품이다(동아출판사 간). 우선 이 책에 서술된 우리민족의 고대사는 그동안 배워온 것과는 달리 중국·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지역을 지배한 위대한 역사로 표현됐다. 지은이 김씨는 우리 배달민족이 지금으로부터 6천여년전 중국의 산동반도이북과 만주·한반도를 포함한 넓은 영토를 지배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동이주이라고 불리던 우리민족은 큰활(대궁)을 쓰는 기마민족으로 대단군을 천자로 모셔 종교·정치적으로 통일됐다. 따라서 기동력과 단합된 힘으로 농경민족인 중국인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고 풀이한다. 김씨는 우리민족사의 흐름을 세갈래로 본다. 신쥬신(진조선)계는 숙신∼말갈∼대진국(발해)∼여진∼김나라로 이어져내려왔으며 불쥬신(변조선)계는 동호∼거란∼요나라로 계승돼 북중국을 지배했다. 또 말쥬신(마조선)계는 가우리(고구려)∼후금(주신)∼대청제국을 잇따라 건국했으며 그 일부가 한반도에서 백제·신라를,다른 일부는 일본열도로 건너가 일본을 각각 건설했다는 것. 김씨는「쥬신」이란 우리민족을 일컫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조선」 「숙신」 「주신」등이라고 보고 있다. 이같은 파격적인 고대사해석 말고도 이 책은 그 형태에 있어서 전례가 없는 방식을 택했다. 만화나 극화처럼 그림으로 줄거리를 이어가되 장면장면을 만화적인 선이 아닌 유화·동양화등 정통회화로 구성했다. 따라서 장면 하나하나가 기록화라고 할 수 있을만큼 웅장하고 화려한 맛을 준다. 「대쥬신제국사」는 모두 3권으로 구성됐으며 책의 특성을 살리느라 가로 30.5㎝,세로 25㎝의 큰 판형에 종이도 아트지를 사용했다. 김씨와 출판사측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출판용어로는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책을 부를만한 게 없어 고심 끝에 「회화극본」이라는 새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 책은 오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2회 「도쿄세계도서전시회」에 초청받아 출품될 예정이며 현재 영어·일어·중국어등 3개 국어로 번역되고 있다. □저자 김산호씨(인터뷰) ◎“소수민족 설움 맛본뒤 고대사 관심”/작품구상한 후 7년만에 완성 김산호씨는 18세 때인 지난 58년 국내 최초의 공상과학만화인 「라이파이」를 발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화가다.67년 미국으로 건너가 「샤이언 키드」 「유령이야기」 「여자흡혈귀」시리즈등 3백여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재미 만화가로서 한국고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미국생활을 하면서 소수민족으로서 많은 설움을 당했다.지난 82년 일시 귀국했다가 김성호씨의 논저 「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을 우연히 읽어보고는 큰 감동을 받았다. 이후 신채호선생의 「조선상고사」,일본역사책인 「일본서기」등 한국·중국·일본의 역사서 80여권을 공부했다.만주지방도 여러차례 답사했다. ­작품을 내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작품을 구상한 뒤 작업을 하는 데만 7년이 걸렸다.다행히 대학에서 동양화·서양화를 모두 배워 장면의 성격에 따라 유화·동양화·일본화등의 기법을 두루 사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 책이 영어·일어·중국어로 번역돼 각국에 있는 우리 교포들이 이 책을 읽고 우리의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 박준규 전의장 귀국/“정치 않겠다” 밝혀

    박준규전국회의장이 5개월여간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24일 하오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했다. 박전의장은 지난 4월27일 1차 재산공개 파문으로 의장직을 사퇴한 뒤 그동안 미국 올란도와 로스앤젤레스의 딸 집에서 머물러 왔으며 지난 6월30일 의원직도 사퇴했다. 박전의장은 정치재개 여부에 대해 『이젠 젊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정계복귀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 미 이민화교의 세대갈등 표현 연극/중국 6개도시 순회공연

    ◎소설 「조이 럭 클럽」 각색… 미·중 극단 공동제작 차이니즈­아메리칸의 세대간 갈등 및 이들이 미국생활에서 겪는 문화적 충격을 리얼하게 묘사해 미국내 베스트 셀러가 된 소설 「조이 럭 클럽」(Joy Luck Club)이 곧 중국의 연극무대에 올려진다. 이미 중국어대본이 완성돼 리허설이 한창인 이 연극은 상해인민예술극장과 예일대학의 중국인협회,미국 코네티컷주의 롱 워프극장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야심작으로 상해·북경·천진 등 중국내 6개 도시 공연이 끝나면 비슷한 문화권인 홍콩·싱가포르로의 「수출」도 예정돼 있다. 토니상을 2회 수상한 연출가 아빈 브라운은 이 연극을 단선적인 기존의 중국연극과는 확연히 다르게 구성 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그는 이 연극이 삽화로 이뤄지는 특성을 살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구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관객은 내용뿐 아니라 구성면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연극을 접하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이 럭 클럽」은 중국식 전통을 간직한 채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는 한화교여인과 미국에서 나서 미국문화만을 숨쉬며 성장한 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이 소설이 나왔을 때 많은 미국인은 작중여인이 딸에게서 느끼는 세대차이와 문화적 이질감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데 대해 연민을 느끼며 작품에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인은 이와는 다른 면에서 반응을 나타낼 것이라는 것이 연극관계자들의 말이다.상해인민예술극장의 감독 유뤄성씨는 최근 수년간 급격히 증가한 중국인의 미국이민으로 중국인들은 차이니즈­아메리칸이 미국문화에 동화돼가는 과정에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유씨는 특히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또다른 메시지의 중요성­급속한 경제발전이 세대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그는 이 작품에서 묘사되고 있는 세대간의 갈등이 결코 이민자만의 문제일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80년대이래 추진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개혁이 이 나라 기성세대와 자녀간의 세대차이를 심화시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조이 럭 클럽」은 중국인에게 미국인이 맛보지 못한 또다른 감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조용히 쓸어라…」(화제의 소설)

    ◎해외 한국여성문제 집요하게 추적 ▷「조용히 쓸어라 대지는 깊이 잠들지 않는다」◁ 여성문제를 다룬 소설은 많지만 유학생남편을 따라 나선 여성이 이국땅에서 겪는 해외한국여성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은 드물다.노벨상수상작가 윌코트의 시에서 따온 제목만으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이 소설은 실제 15년간 미국생활을 체험한 작가가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그 한풀이를 시도한 작품이다. 작가 이하천은 이 소설로 등단했다.자신의 사고를 개발시켜준 김용옥 전고려대교수의 추천을 받기 위해 87년도부터 6년을 기다린 끝에 「대지의 잠을 깨우며」란 추천평론을 받아낸 끈질긴 여자이다.이후남이라는 여자주인공의 비참하고 억울한 죽음뒤에 가리워진 여자들의 문제를 이 작가는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하천지음 통나무 5천원.
  • 화가 박고석씨(이세기의 인물탐구)

    ◎가식과 물질 탐하지 않는 「산의 화가」/웅대한 산의 정기 힘찬 붓놀림으로 표출/세상잡사에 초연… 「자유 예술인」으로 살아.과묵함 속에서도 친구들 위하는 따뜻한 마음 가득 그가 한 문장으로 길게 말하는 것을 들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시인 고은씨는 『그와 함께 있으면 나 자신은 왠지 혼자서 돌아가는 음반(음반)같을 때가 있다.그는 그 음반의 소리를 들을 뿐』이라고 했을 정도다.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말없이 자유스럽게 움직이는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산의 화가」박고석씨다. 그는 60년대에 접어들면서 줄곧 「산」에만 집착해 왔다. 도봉·북악 백양산에서 설악·치악·한라산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명산은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데가 없다. 그의 산은 질풍같고 어느 때는 성난파도와도 같다. 안료가 범벅이된 힘찬 붓자국이 선명하게 지나간 화면을 바라보노라면 싱싱하게 살아있는 산의 정기가 꿈틀거리듯 압도해 온다. ○60년대후 산에만 집착 순간의 감동을 놓칠세라 그 웅대장려함을 작가는 단숨에 끌어안는 식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봉우리와 봉우리,구릉과 구릉 사이로 때론 황금빛,때론 벚꽃빛 구름이 여울져 흐르고 하늘은 지중해의 사파이어로 산의 배경을 이루어 놓고 있다. 특히 그가 애착하는 설악의 용틀림같은 산맥은 마치 베토벤의 장엄미사곡을 듣는 듯한 비장감마저 던져준다. 60년대 후반까지 박고석씨 화실은 지금의 안국동 백상기념관 자리인 공간사랑 건물안에 있었다. 가죽바닥처럼 매끄럽고 긴 복도를 지나면 왼쪽 코너에 화실이 있었고 그곳에는 시인 김수영·구상·고은씨와 고은씨를 따라 소설가 최인훈씨,그리고 첼리스트 전봉초씨가 드나들곤 했다. 그들이 오면 박고석씨는 『어?』큰 눈을 껌벅한다.「왔느냐 반갑다」는 뜻이다. 그리고 술병을 잡아 들어보이며 커피잔에 술을 따라 건넨다. 모두들 가난했던 시절,그 화실에는 술과 함께 중국집에서 시켜온 군만두와 땅콩 부스러기가 널려있곤 했다. 그후 70년에 들어서자 그는 원남동 창경원 돌담길에 위치한 인수빌딩 4층으로 화실을 옮겼다. 먼저 화실보다 넓고 환한데다 창경원이 뜨락처럼 내려다보이는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그의 부인 김순자씨는 미국으로 의상공부를 하러 떠나고 정릉집은 4남매에 맡겨둔 채 그는 노상 이화실에서 기거하는 듯했다. 화가는 화가대로,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마치 소설을 쓰기위해 일부러 설정해놓은 가족구성 처럼 그 가족은 저마다 외롭고 썰렁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김순자씨는 아이들과 남편과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러 미국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의상 공부를 끝내고 워싱턴에 드레스숍을 열게되자 그는 자녀들을 하나씩 데려다 그곳에서 공부시켰다. 그때도 박고석씨는 도무지 말이 없어 왜 부인이 미국에 갔는지 왜 아이들이 이따금 보이지 않는지 아무도 몰랐고 이런것을 물으면 그는 그냥 씩 웃을 뿐이었다. 박고석씨는 생활이나 자녀학비에 관심없이 삽화료만 생겨도 조선일보뒤 아리스다방으로 달려가 친구들에게 술사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집에선 굶어도 그의 화실엔 친구들을 위한 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번은 딸아이 은령의 중학교등록금을 내야 한다니까 『걔가 벌써 그렇게 됐냐?』하는 식이다. 김순자씨는 그런 남편을 원망해본적이 없다.『남편은 예술가이니 당연히 그런 일은 모른다』고 생각한다. 자녀들도 학비 한번 제대로 주지않은 아버지를 섭섭해 하기는커녕 『아버지는 화가이고 자유인·자연인』이라고 존경한다.지금 훌륭하게 자란 4남매의 효도는 넘칠듯 극진하기만하다. ○74년,20년만에 개인전 박고석씨는 74년,20년만에 몇번이나 망설이고 미뤘던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모처럼 연 개인전에서 그는 대자연의 황홀한 절경속에서 끓어 오르는 작가의 격정을 담은 「산 시리즈」를 선보였다. 사람들은 산처럼 듬직한 화가의 산그림에 매혹되어 그때부터 그를 「산의 화가」라 불렀다. 그는 어린시절 모란봉과 대동강이 있는,자연조건이 아름다운 평양에서 나고 자랐다. 본명은 박요섭.성경에 나오는 요셉이 그의 이름이었으나 중학교 시절 심산의 낡은돌(고석)이란 예명을 스스로 지어 가졌다. 평양교계의 인물인 박종은목사와 김승은여사의 아들 4형제중 막내.숭실중을졸업하던해 아버지가 큰형을 데리고 상해로 망명하자 비뚤어진 사춘기를 보냈고 35년 도쿄에 유학,니혼대 예술학부 미술과를 나와 동경 팔척화랑서 첫 개인전을 여는등 44년까지 도쿄에 머물렀다. 해방과 함께 중학동창인 전봉초(첼리스트) 서종일(성악)과 함께 월남,그이후 망명떠난 아버지와 큰형,어머니와 두형 등과는 영원한 이산가족이 되었다. ○부친망명으로 생이별 6·25의 와중에서 친구소개로 만난 김순자씨와 결혼.김순자씨는 건축가 김수근씨(86년작고)의 친 누님이기도 하다. 결혼후 부산피난시절의 고물시계장수 이야기는 51년 제작한 「범일동 풍경」에 잘 나타나 있다. 「헌 석유궤짝위에 헌 고물시계 몇개를 나란히 펴놓고 팔았으나 엿장수도 거들떠보지 않았다」(신동아 70년 6월호)는 수필이 그것이다. 박고석씨는 이른바 예사로운 성격은 아니다.그의 과묵으로 인해 그가 무엇을 얼마만큼 생각하고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지는 또박또박 설명할 수가 없다. 단지 격식을 싫어하고 쓸데없는 치장을 역겨워한다.집도 비바람만 들이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넓은 터에 지은 정릉집은 그야말로 이리저리 판자를 얽어맨 바라크에 불과했다. 다만 책만은 산더미처럼 쌓여 그가 한때 동서양의 명작을 난독(난독) 섭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0년 4자녀의 유학을 마치자 김순자씨는 16년간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정릉집과 원남동 화실을 정리하여 83년 명륜동4가 대학로 건너편에 처음으로 아틀리에가 있는 살림집을 장만했다. 김수근씨가 매형을 위해 직접 설계 감리한 독특한 건조물이었으나 이때도 그는 디자인과 장식을 생략하라,살림집과 아틀리에가 독립되도록 현관을 따로 내라,「내집 가지고 건축연습하지 말라」고 처남을 나무랐다. 그해 그는 갑작스러운 순환기계통의 이상으로 보행이 부자유스러운 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의 산이란 평생의 과제로 선택할만한 경이의 대상이었다. 산은 말없이 그곳에 엎드려 있으나 한순간도 그에게 같은 감동을 준적이 없었다.사계는 물론 어제와 오늘,아침과 저녁이 다른 변화불측은 화가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아 놓아주지 않는다. 최근의 그의 산은 적묵(적묵)의 기법과 처절하리만치 깊고 짙은 임리의 설채로 소나기가 지나간후의 씩씩한 젊음을 살려내고 있다. 그는 90년 고희를 넘긴 화업기념으로 현대화랑에서 역시 「산의 시대」 개인전을 벌였고 개인전이후 강원도 설악동에 작업실을 마련해서 그곳에 머무르다가 부부가 손을 잡고 두어달에 한번정도 서울에 올라온다. 그리고 동숭동 난다랑에 나타나 커피를 마시거나 「맛있는 점심」을 찾는 만년의 행복을 누리기도 한다. ○설악동에 작업실 마련 그의 걸음걸이는 불편하고 말씨는 어눌하나 설악동에선 거의 하루도 빼지않고 울산바위밑에 화구를 펼쳐놓고 산과 바다를 바라보면서 산에 대한 용솟음치는 열정을 정온으로 다스리고 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 도다.너의 생명이 무엇이냐,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사라지는 안개인것을­. 한때 분노로 원망했던 부친이 들려준 이 성경 한구절이 어쩌면 평생동안 그를 지배했기 때문에 그는 뭇형식과 가식과 물질을 탐하지 않고 산처럼묵묵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는 이제 표현주의와 야수파적 미학이 돋보이는 도정을 지나 관조적 여운이 감도는 소박한 화경(화경)에 이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단 한점,그를 버리고 간 부친과 두고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도원의 산을 기도로써 그려내려 하고 있다. □연보 ▲1917년 평양에서 출생.목사인 박종은씨와 김승은씨의 아들 4형제중 막내 ▲숭덕소학교·숭실중 졸업 ▲35년 도일 ▲39년 니혼대 예술학부 미술과 졸업 ▲40∼42년 일본서 격조전 창립동인전 연구회출품 ▲43년 도쿄 팔척화랑서 개인전 ▲45년 월남 ▲48년 대광고 미술교사 ▲51년 부산서 현대한국회화전 ▲52년 이봉상 손응성 한묵 이중섭과 구조전 창립동인전 ▲〃 (부산)휘가로다방서 개인전 ▲53년 홍대 미대 교수 ▲〃 손응성 이봉상 이응로 이정규와 5인전 ▲55년 중앙대 미대(미술학과장) ▲52∼62년 유영국 황염수 이규상 한묵 천종자와 모던아트전(연6회 출품) ▲60년 국전 추천작가 ▲65년 세종대 미대교수 ▲67∼76년 구상전 출품 ▲69년 국전운영 자문위원 ▲74년 개인전 공간개인전 ▲83년 개인전(현대화랑) ▲89년 한국미술협회고문 ▲90년 화집 발간및 개인전(현대화랑) 한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 「피터와 밍란」/최재필 명지대교수·건축학(굄돌)

    중국과의 수교,대만과의 단교 소식을 접하면서 수년전 미국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의 일이 생각났다.그때 나는 어떤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두명의 연구조교를 두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한명은 대만에서 온 유학생이었고,다른 한명은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었다. 두 학생간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다.조교 채용을 위한 면접에서 장래희망에 대해서 물었더니,대만유학생의 희망은 건축학 공부에 경영학 공부까지 해서 나중에 부동산회사를 차려 돈을 버는 것이었고,중국유학생은 장래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은 없고 단지 나중에 귀국하여 나라를 위해 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이 대답에서 나는 대만과 중국의 차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부동산으로 치부하는 것은 자본주의에서만 가능한 일이요,가난한 중국에서 미국에까지 유학을 올만큼 선택된 엘리트가 미래에 대한 자신의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는 것은 잘났거나 못났거나,주어진 일을 열심히 잘해 내거나 못하거나에 상관없이 무조건 취업이 보장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일 것이다. 두 학생간의 차이는 이것에 그치지 않았다.대만학생은 자기 이름을 「피터」라는 미국 이름으로 바꾸어 쓰고 있었다.미국인의 귀나 입에 어색한 중국식 발음의 이름은 미국생활에서 여러모로 불리하다는 입장에서였다.대미교역에서 엄청난 흑자를 내고있는 대만의 학생다운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에 비해 중국학생은 「중화」인이 「오랑캐」이름을 가질 수야 없지 않느냐는 듯 「밍란」이라는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두 학생이 함께 연구하면서,특히나 한국인 교수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서로를 대하는 것을 보았다.비록 외교무대가 아닌 대학 연구실에서였지만,개인적 차원에서는 잘 유지되었던 한국,중국,대만 삼자간의 관계가 국가적 차원에서는 도대체 용납이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다.「피터」와 「밍란」이 타이베이에서 또는 북경에서 자유로이 서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 도시화로 훼손되는 자연미/김재설(해시계)

    어느 신문에 한국 과학계의 메카라고 소개된 대덕과학단지에 내가 정착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엄마의 치마꼬리를 잡고 우리 말은 한마디도 모르는 채 졸졸 따라왔던 두 아이는 어느덧 모두 대학생이 되어 서울 유학을 떠났고 동그마니 마주 앉은 아내의 얼굴에서 초로를 읽는다.아무리 마음을 붙이려 해도 행랑살이처럼 주인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내 나라에 일자리를 살피러 이 대덕단지에 처음 들렀을 때 나는 그 빼어난 경치에 반해버렸다.띄엄 띄엄 자리 잡은 연구소들을 둘러싼 그 구릉의 아름다움에서 무신론자인 나도 헤아릴 수 없는 신의 은총을 느꼈다. 서울에서 부벼대며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나는 자랑할 것이 많다.뻐꾸기 노래소리를 육성으로 직접 들어 보셨는가.내 연구실에서도 또 내 집에서도 창문을 열면 여린 소녀의 노래같은 뻐꾸기의 소리가 들려온다.여기에 비해 내 집 마당 어디에 숨었는지 목소리로만 친해진 두꺼비의 울음은 퍽 남성적이다.비올때는 물론 개인날 저녁에도 가끔 울어주는 그 놈을 나는 「미련이」라부른다.불청객도 물론 있다.서울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모셨다가 쐐기란 놈의 행패로 본의 아닌 결레도 했고 잔디밭에 슬그머니 침입한 뱀 때문에 여고생이던 딸애가 질겁한 적도 있었다. 손 바닥만한 땅에 이제는 더 심을 데도 없음을 잘 알면서도 봄이 되면 나는 대전의 목척교는 물론 서울의 종로5가,서초동 또는 중부고속도로 입구의 나무시장을 헤집고 다니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때가 되면 열매가 익는다.동료 연구원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봄에는 앵두,여름이면 자두도 따고 살구도 함께 따면 연구생활이 주는 좌절의 시름도 잊어버린다.올해 모과는 흉년이지만 감,대추는 많이 열었다.가을을 못 기다리는 연구원들은 지금 한창 한쪽에 꽃이 피고 또 한쪽에 열매가 굵어지는 석류의 안부를 묻는다.밤(율)때가 되면 차를 몰고 근교로 나간다.손이 부족한 농촌에는 털지 못한 밤나무가 지천이고 밤을 털어주는 것이 오히려 고맙단다. 이 아름다운 자연의 은총 대신 연구단지 내의 생활은 불편한 점도 많았다.교통이 불편하고 쇼핑할 곳도 변변치 못해 조그만것하나 사려도 대전시내 아니면 적어도 유성까지 나가야 됐었지만 이제 연구단지 내에 상가도 제법 들어섰고 또 큰 길도 여럿 뚫려 유성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시절 그 길목에 앉은 대학에서 데모만 나면 꼼짝없이 갇히던 고통에서도 해방되었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도 있는 법인가.큰 길이 뚫리자 이 조용하던 동네에 우람한 트럭들이 무법자처럼 굉음을 내고 주위에 아파트가 총총 들어서 준공이 가깝단다.인근 엑스포공사가 끝나면 이 트럭들은 좀 뜸해지겠지만 그 대신 저 아파트마다 차가 한대씩 쏟아진다면? 글쎄,서울에 사는 친구들에게 나의 이 자랑도 얼마나 갈까. 여기도 용서없이 도시화는 몰려오고 그 아름다운 특징을 잃어간다.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저 구릉의 스카이라인이 직사각형의 멋없는 건물로 꿰뚫릴까 겁이 난다.오월초,연초록 신록으로 일제히 물드는 저 산의 그 아기같이 귀여운 색상을 퇴근 때 내 앞 차창에서 빼앗지 말기 바라는 나는 너무 욕심많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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