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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미 무역전쟁에 ‘아군’ 러시아 끌어들인 中

    첨단기술 관세품목 발표 신경전 러 “美 철강관세 대응 준비” 가세 中·러 외무장관 협력 등 스킨십 이번에는 미국이 중국의 미국산 농축산물 보복 관세에 강하게 반발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중국의 보조금 정책과 계속되는 생산 과잉이 철강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면서 “중국은 공정하게 거래되는 미국 수출품을 겨냥하지 말고 세계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이번 주 안으로 첨단기술 분야 상품을 주축으로 중국의 기술 이전에 따른 보복성 관세 품목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양국 간 충돌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는 곧 러시아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당국도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의 조치에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렉세이 그루즈데브 경제개발부 차관이 이날 밝혔다. 그루즈데브 차관은 이날 우랄 연방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러시아는 모든 진행과정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추정치가 나오면 관련 성명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산업무역부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조치로 러시아 업계의 피해는 최소 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교류를 강화하면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웨이펑허(魏鳳和) 신임 국방부장이 동시에 러시아를 찾는다. 왕 외교부장은 4~5일 러시아를 찾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중·러 협력을 논의하고, 웨이 국방부장도 취임 후 첫 해외방문으로 1~8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7차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 참석 중이다. 왕 외교부장은 6월 칭다오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준비도 겸하고 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형적인 ‘냉전’ 시대에는 나름의 규칙과 준수된 품위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냉전 때보다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 등이 이중 스파이 독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것에 대해 반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영국은 23명, 미국은 60명의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내쫓았는데 이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 군사위성을 파괴하기 위한 미사일 실험도 최근 잇달아 진행했다. 뉴스위크는 2일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우주 공간에 있는 첩보위성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실험 성공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2월 위성 요격 미사일 ‘둥넝(動能)3’(DN3) 발사 시험에 성공하는 등 미국의 군사동맹을 무력화하는 위성 공격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웨이 국방부장은 첫 방문지가 러시아인 이유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지구상 강대국 관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냉전 시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겠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미국 등 서방세계와 맞선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한·미 FTA 협상 1분1초 시급한데 컨트롤타워·부처 협의도 없는 한국

    한·미 FTA 협상 1분1초 시급한데 컨트롤타워·부처 협의도 없는 한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봤다고 발표한 뒤 오히려 미국의 전방위 통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환율과 북핵 문제에 이어 농축산물까지 패키지로 협상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를 쳐 놓고 각개전투로 대응하는 형국이다. 지난달 5일 정부가 통상 컨트롤타워로 신설한 ‘대외통상관계장관회의’는 한 달이 다 되도록 재가동되지 않고 있다.2일 통상 전문가들은 컨트롤타워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에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용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미국을 상대하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 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데 부처 간 칸막이가 큰 문제”라면서 “환율, 안보 등 각 사안에 대한 내부 조율을 마친 뒤 대미 협상에 나서야 승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달 12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대미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고 해명했다.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도 통상 현안을 논의할 수 있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한·미 FTA 협상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번 주에도 통상장관회의는 물론 대외경제장관회의 개최 계획은 없다. 미국이 한국의 ‘레드 라인’(금지선)인 농산물까지 건드렸지만 부처 간 사전·사후 협의가 원활하지 못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18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수입 금지된 미국산 사과, 배의 수입을 허용하라고 한국을 계속 압박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USTR이 미국산 과일에 대한 한국 시장 접근 이슈를 신규로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의 사과, 배 수입 요구는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병충해 문제로 수입을 금지한 상태”라면서 “산업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 이번 발표로 국민들과 과수농가에게는 마치 미국이 처음 요구한 것처럼 보여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TA 합의를 북·미 대화 뒤로 미룰 수 있다는 ‘폭탄 발언’을 했지만 정부는 ‘안보와 통상은 별개’라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 안보를 이유로 철강 관세 카드를 꺼내들어 한국으로부터 자동차 시장을 양보받은 현실에서 안보·통상 투트랙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한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안보와 경제 문제가 ‘패키지 딜’로 협상 테이블에 오르고 있는 점도 정부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안보를 경제와 연계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도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환율 ‘이면 합의’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산업부는 ‘FTA와 환율은 별개이며 기재부가 미 재무부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공학과 교수는 “환율 개입 금지 협의가 이뤄졌다면 자칫 한국이 ‘잃어버린 20년’ 시절의 일본을 답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中, 트럼프 지지층 ‘핀셋 보복’…8개 농축산물에 25% 관세

    중국이 미국의 관세폭탄 공격에 대한 첫 보복 조치를 2일 내놓았다. 미·중 간 무역전쟁에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중국 재정부는 관세세칙위원회가 이날부터 냉동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 30억 달러어치에 대해 15~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부과한 관세 조치에 대응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층이 포진한 농장지대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주로 겨냥했다. 돼지고기를 비롯해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25%로 인상하고 과일 등 120개 수입품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돼지고기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 주 가운데 8곳에서 이겼다. 중국은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600억 달러(약 63조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물릴 것에 대비해 추가 보복 관세 조치는 남겨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산 대두의 3분의1을 사들이는 중국은, 이번에는 대두를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 외에 중국만을 별도의 표적으로 삼은 1200~1300개 품목에 대한 관세폭탄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뉴스 분석] 트럼프 ‘어깃장’…美 농산물 ‘레드라인’ 건드리기

    [뉴스 분석] 트럼프 ‘어깃장’…美 농산물 ‘레드라인’ 건드리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원칙적 합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를 뒤흔드는 미국발 여진이 만만찮다. 북·미 대화와 환율 문제까지 끌어들인 데 이어 우리가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정한 농산물까지 추가로 건드리고 있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를 내세워 미국산 자동차의 쿼터(수입할당) 확대를 얻어 낸 미국의 ‘성동격서’식 협상 전략에 또다시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18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사과, 배, 블루베리, 체리 등 미국산 과일의 한국 시장 접근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사과와 배의 수입을 허용하라고 한국을 계속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로 쌀과 소고기를 문제 삼던 미국이 과일로까지 전선을 확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일 “지난달 28일 양국이 발표한 FTA 공동 선언문에도 농산물 관련 조항은 바꾸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확히 박혀 있다”면서 “미국이 추가 시장 개방을 요구하려면 진작 했어야지 지금에 와서 새로 협상하지는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양국이 아직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이 꺼림칙한 대목이다. 상대 약점을 물고 늘어져 최대 이익을 얻어 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전략을 감안할 때 정부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원칙적 합의를 근거로 내세우지만 공동 선언문에는 미국의 추가 요구를 막을 안전 장치가 전혀 없다”고 우려했다. 철강과 자동차의 연계 사례처럼 우리 입장에서는 ‘득은 없고 실만 있는’ 패키지 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율이나 농산물 등의 문제는 미국이 추가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우리보다 앞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기술·표준을 미국 기준에 맞추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한국이 취약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치고 들어오면 기술 종속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FTA 개정의 근거로 내세웠던 ‘무역 불균형’도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정부가 대응 수위를 좀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515억 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1% 증가한 반면 대미 수출은 61억 3800만 달러로 오히려 1.0% 감소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좌·우 ‘영토 전쟁터’ 된 그곳… 광장

    [커버스토리] 좌·우 ‘영토 전쟁터’ 된 그곳… 광장

    각종 정치·사회 이슈가 사회를 휩쓸 때마다 광장은 늘 인파로 뒤덮였다. 광장에 모인 시민의 목소리는 사회를 바꿔놓기도 했다. 2016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는 우리 사회의 적폐를 솎아 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하지만 광장이 아직은 좌우 세력 간 대결의 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권의 부침에 따라 광장은 진보·좌파의 영역이 됐다가 보수·우파의 영역으로 바뀌기도 한다. 서울 도심 내 집회 장소를 둔 진보·보수 세력 간 영토전쟁의 흐름을 짚어본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심판 선고를 받은 지 1년째인 지난 1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진보 단체의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세력은 ‘서울역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진보세력은 ‘광화문광장’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진보 단체의 주 무대였던 서울 도심 대부분의 집회 장소를 보수 단체가 점령한 것이다. 최근 들어 서울 도심 집회 장소를 놓고 진보·보수 세력이 서로 빼앗고 빼앗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돌아보면 1980~90년대 대규모 집회·시위는 군사정권의 독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 때문에 참여하는 단체들의 정치적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이 광장을 장악했고 이를 막으려는 정부와 충돌을 빚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집회 세력은 정권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으로 분화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 세력과 찬성하는 진보 세력이 선명하게 갈렸다.정치적 이념에 따라 크게 양분됐다.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광화문광장은 방한에 반대하는 진보 세력이, 서울시청 앞은 방한을 환영하는 보수 세력이 점령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찬반을 놓고 두 세력이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최근 보수 단체들의 집회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서로 다른 목적의 집회를 여는 단체들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첫 번째 계기는 2002년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어 숨진 심미선·신효순양 사건이었다. 한·미 주둔군지휘협정(SOFA)에 따라 미군에서 재판을 받은 사고 장갑차 운전병 마크 워커와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가 무죄 판결을 받자 분노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 거리로 나왔다. 당시 광화문은 차도로만 이뤄져 있어 도로 옆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인도에서 집회를 열었다. 정희선 상명대 지리학과 교수는 2004년 논문 ‘서울시 집회·시위 발생 공간의 특성과 변화 : 1990~2003’에서 “시위를 강력하게 탄압하던 1990~91년에는 진압 경력이 들어올 수 없는 명동성당이나 대학교 교내 등 ‘성역형’ 공간에서 주로 집회가 이뤄졌다”면서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과 미선·효순양 사망사건,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 영향으로 서울 교보문고·동화면세점 앞 등 광화문 광장이 부각된 ‘광장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보수 단체가 본격적으로 집회를 열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어버이연합이 설립되면서부터다. 주로 70대 이상의 노인층들이 중심이 돼 결성된 어버이연합은 초창기 종북 세력에 대한 반대나 국가 안보 위기 등을 앞세워 서울역 광장, 종묘공원 등 주로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촛불집회 등에 비하면 당시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었다.2008년 광우병 파동이 벌어지면서 다시 촛불을 든 대규모 시위대가 등장했다. 이때 어버이연합과 고엽제 전우회 등 보수 단체들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세력을 규탄하며 집회를 열였다. 진보 단체의 촛불집회와 보수 단체의 ‘맞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당시 촛불집회는 광화문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개최돼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당사가 있었던 여의도 등지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는 서울역광장을 중심으로 열린 후 촛불집회가 열렸던 청계광장으로 진출해 양측이 충돌하기도 했다. ‘진보 단체=광화문, 보수 단체=서울역’이라는 ‘영토공식’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진보의 시청 광장 진출 계기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시청앞 광장까지 진보 진영의 영토가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경복궁에서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된 뒤에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지냈다. 이후 대한문에 시민분향소가 마련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포함한 진보 진영의 영토는 광화문에서 시청 앞과 대한문 앞까지 커졌다. 같은 해 9월 공사를 마치고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 광화문광장의 등장으로 집회 시위의 영토는 또 다른 변곡점을 맞는다. 광화문광장이 미국대사관 100m 이내 거리에 있어 집시법상 허가를 받아야 하는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어 서울시의 결정에 따라 집회·시위의 개최 여부가 갈린다. 광화문광장을 개장했던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에는 집회·시위보다는 대형 행사가 주로 열렸다. 그러다 2011년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가 재보궐 선거에 당선되면서 집회 시위의 허가가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2012년에는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이후 병으로 숨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고자 등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가 설치되면서 대한문 앞 광장은 진보 진영의 영토로 재확인됐다. 2014년 6월 14일 세월호 참사는 광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가 설치됐고, 그동안 대형 행사 위주로 사용되던 광화문광장은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광장’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광화문광장을 진보 진영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촛불’로 상징되는 진보 진영의 영토가 광화문광장으로 집중되는 사이 보수 진영의 영토확장이 이뤄졌다. 그때까지 서울역을 중심으로 집회를 열어 왔던 보수단체들은 대한문 앞 광장을 집회장소로 쓰기 시작했다. 과거 진보 진영의 영토로 여겨졌던 대한문 앞 광장이 보수 진영으로 넘어간 셈이다. 진보와 보수의 집회·시위 영토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보수 단체들은 매주 토요일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광장,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 대변하는 상징으로”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대한문 앞 광장의 경우 오랜 시간 쌍용차 희생자들의 빈소가 유지되면서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장소’라는 상징성을 보여줬다”면서 “‘태극기 집회’로 불린 보수 단체 집회 참가자들의 면면을 보면 자신이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느낀 70대 이상의 고령층 비중이 높은데,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하는 장소인 대한문 앞 광장에서 이들이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요한 것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고, 우리에게는 이들의 목소리도 결국 우리나라 민주화 발전의 결과물이라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회 장소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 시대적 상황과 집회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이종 서울대 교수는 “‘태극기 집회’를 여는 보수 진영이라고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싶지 않겠나. 결국 집회 장소는 정치적 세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또 그 세력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한·미 통상갈등 불 껐지만 안심할 상황 아니다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협상을 예상보다 일찍이 타결 지은 것은 다행이다. 정부는 미국 수출용 철강재는 관세폭탄을 면제받는 대가로 평균 수출량의 70% 선에서 쿼터를 설정하고, 대신 미국 안전 기준을 통과해 국내로 들어오는 미국산 자동차 물량을 현재의 2배인 5만대로 늘려 주는 내용의 협상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큰 틀에서 보면 정부가 미국의 파상적인 통상 공세에 맞서 한·미 FTA를 최소 폭으로 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조기에 진화했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7차 회의까지 하고서도 안갯속에 놓여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갈등이 날로 심화하는 상황에서 넓게는 한국과 미국 간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하고, 좁게는 국내 시장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우리 정부가 협상 전부터 ‘레드라인’이라고 설정한 농축산물 시장에서 미국의 추가 개방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도 수확이다. 어떤 협상에서나 일방적 승리를 얻어 내기란 쉽지 않다. ‘이익균형’ 원칙에 따라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게 협상인데도 이번 협상을 두고 ‘철강 쿼터 받고, 자동차 시장은 내줬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따지고 보면 FTA 개정이 철강 관세 완전 면제가 아닌 연간 수입 쿼터 268만t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미국 수출량 1위 품목인 유정용 강관 등 강관류는 수출량이 줄면서 큰 폭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안전 기준만 충족하면 한국에 팔 수 있는 차량 대수를 업체당 5만대로 두 배 늘린 것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일단락된 듯하지만 글로벌 무역전쟁 과정에서 한국과 관련한 통상 쟁점이 언제 또다시 고개를 들지 모를 일이다. 양자 협상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자 체제인 세계무역기구(WTO),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정부가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신설할 것이라고는 하나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조직 신설 자체에 의미를 두지 말고 그것을 어떻게 잘 운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언제까지 ‘아웃리치’(접촉·설득)에만 기댈 수 없는 일이다.
  • 자동차 내줬지만 농산물 지켰다… 한·미 조속 합의 ‘윈윈’

    자동차 내줬지만 농산물 지켰다… 한·미 조속 합의 ‘윈윈’

    美안전기준 통과한 미국산 차 한국 수입량 5만대 2배로 늘어 미국산 부품 의무사용은 막아 김현종 “한미 FTA·철강 관세 두 불확실성 조기에 제거했다” 韓, ISDS 소송 남발 방지 성과 철강 쿼터로 강관류 수출 타격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철강 수출량에 쿼터를 받고 자동차 시장 일부를 내주기로 했지만 대체적으로 양국 간 ‘윈윈’(win-win)한 협상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가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과 미국산 자동차 부품 의무사용 요구를 저지한 점을 성과로 내세웠다. 미국 역시 최대 관심 분야였던 자동차에서 일부 시장을 추가 개방시켜 대규모 대한국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국 통상법 301조 발동으로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철강 관세 면제 여부와 한·미 FTA 협상이라는 두 가지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한국이 가장 먼저 국가 면제 협상을 마무리해 철강 기업들의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조기 해소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농축산물 제외, 미국산 자동차 부품 의무사용 불가, 이미 철폐한 관세 후퇴 불가라는 레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한 다음 신속하게 끝낸다는 전략이었다”고 말했다.한·미 양국은 일단 미국의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 철폐 기간을 2041년까지 20년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하면 한국 안전기준도 지킨 것으로 간주해 미 제작사별로 연간 2만 5000대까지 허용하던 수입 물량을 5만대로 늘렸다. 김 본부장은 “현재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해 수출하는 업체가 없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미국 제작사별 수입 물량은 포드 8107대, GM 6762대, 크라이슬러 4843대 등 1만대 미만에 불과하다. 미국 기준에 따라 수입차량에 장착되는 수리용 부품에 대해서도 미국 기준을 인정하기로 했다. 연비·온실가스 기준은 현행(2016~2020년)을 유지하되 차기 기준(2021~2025년) 설정 시 미국 기준 등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기로 했다. 미국의 새 관심사였던 글로벌 혁신 신약 약가제도와 원산지 검증에 대해서는 한·미 FTA에 합치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보완하기로 했다. 국내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미국 제약기업들은 그동안 한국의 건강보험 약값 제도로 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해 왔다. 한·미 FTA의 대표 독소조항인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에서 우리가 투자자 소송 남발 방지와 정부의 정당한 정책 권한 행사에 필요한 교두보를 만든 것도 성과로 꼽힌다.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사 등 각종 무역구제에 대한 절차적 투명성·공정성 의무를 부여하는 조항도 협정문에 반영하기로 했다. 한국산 철강은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수출량은 2015~2017년 평균(383만t)의 70%, 지난해의 74% 수준인 연 268만t으로 제한됐다. 다만 철강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대미 수출 1위인 강관류의 수출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판재류의 경우 지난해 대비 111%를 쿼터로 확보했지만 유정용 강관 등 강관류는 쿼터가 104만t으로 지난해 수출량(203만t)의 51.2%에 불과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강관 업체에 대해 수출선 다변화, 내수 진작 등 피해 최소화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 일본이 당한 것처럼 자발적인 대미 자동차 수출량 감축까지 안 간 것만 해도 나름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철강업계 “최악 피했다”… 車업계 “픽업트럭 어쩌나”

    한·미 양국 간 무역협상의 답안지를 건네받은 국내 업계들의 반응은 업종별 온도 차이가 뚜렷했다. 철강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자동차 업계는 “시장도 미래 먹거리를 잃었다”며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철강업계는 26일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정부가 기울여 온 전방위적인 노력에 고마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미 철강 수출을 지난해 수출량 대비 74% 수준으로 줄이는 쿼터(수입 할당량)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 안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건 아쉽지만 당초 미국이 쿼터를 63% 수준까지 낮추려 했던 걸 고려하면 양호한 결과”라고 평했다. 철강업체 역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위기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울상이다. 픽업트럭에 대한 미국 관세(25%)가 2041년까지 유지돼 잠재 수출시장이 사실상 막혀버렸지만 미국산 차에 대한 국내 안전기준은 완화돼 ‘미국산 차’가 한국에 밀려들 가능성은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안전이나 환경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미국 기준만 충족하면 수입을 허용하는 쿼터가 ‘업체당 5만대’로 늘어나는 것도 잠재적 위협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美中 무역전쟁에 민ㆍ관ㆍ산 공동대응체제 갖추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가시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한국시간) 500억 달러(약 54조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에 맞서 중국은 즉각 철강과 돼지고기, 와인 등 30억 달러(약 3조 24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은 한 술 더 떠 1조 1700억 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 매각이나 보잉, 애플, GM 등 다국적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절대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우려했던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면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5%대 폭락했고 상하이·도쿄 증시도 각각 4%대 주저앉았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코스피지수도 3.18%나 급락했다. 미국의 선제공격은 지난해 발생한 8000억 달러의 무역적자 가운데 3752억 달러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비롯되는 등 대중국 무역역조를 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중국의 덤핑과 보조금 지급, 지식재산권 침해 등 불공정무역 행태를 바로잡아 고질적인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문제는 한국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1421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 등 중간재 비중이 78.9%에 이른다. 미국의 중국 관세 보복이 확대되면 우리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나아가 미국의 카드 중 하나인 환율조작국 지정 과정에서 우리가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 게다가 경제적 패권 경쟁에서 한국을 서로 자기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 또한 걱정스럽다.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될 수 있다. 아직 관세 부과까지는 대상 리스트 작성 15일, 여론수렴 기간 30일 등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전화통화를 하는 등 양국이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어서 순조롭게 타결될 여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서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우선은 미·중 양국의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신생조직인 통상교섭본부 등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범정부적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한시적이지만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업도 정부만 바라보며 비명만 질러서는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차제에 그동안 구두선에 그쳤던 교역 다변화를 시도할 때라고 본다. 신(新)남방정책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중국(24.8%)과 미국(12.0%), 일본(9.4%) 등 3개국에 수출의 46.2%가 집중돼 있는 상태에서는 국제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 한국, 중간재·반도체 中수출 감소 우려

    한국, 중간재·반도체 中수출 감소 우려

    中 대미 수출 10% 감소 때 한국 총 수출은 0.25% 줄어세계 1, 2위 경제대국 간의 무역전쟁이 어렵사리 회복세로 접어든 국내외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 상무부는 즉각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의 보복 관세를 결정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조치가 최종 시행까지 한 달가량 남아 있지만 ‘치킨 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당분간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경제 자체에 부담이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의 무역비용이 10% 증가할 경우 세계 교역은 중기적으로 6% 포인트,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은 1∼1.5% 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미국이 관세를 20% 인상하고 동아시아 신흥국이 대응 조치를 할 경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차 연도에 1% 포인트, 5년 뒤 최대 1.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대중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맞대응할 경우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0.1%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가 최근 올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3.7%에서 3.9%로 상향 조정하면서 2011년 4.2% 이후 7년 만에 최고의 성장을 예상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모처럼 힘을 얻고 있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된다. GDP 대비 무역 의존도가 68.8%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교역 위축 자체가 수출에 부정적이다. 중국, 미국, EU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8%, 12.0%, 9.4% 등 총 46.2%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총 수출은 0.25% 감소한다. 전체 수출의 절반을 의존하는 국가들이 서로 무역장벽을 세우고 문을 굳게 닫아버리면 우리 기업들이 갈 곳이 없게 된다. 정부가 최근 신(新)남방·북방 정책을 강조하는 것 역시 수출시장 다변화와 관련이 있지만 본격 추진하기도 전에 무역갈등이 불거진 셈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출시장 다변화와 서비스 산업 육성 등 중장기적 방안을 추진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체제를 통해 국제규범과 자유무역 원칙 등을 강조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혼자 나서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호주와 캐나다 등 자유무역 국가들과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현종 “한미FTAㆍ철강관세 협상, 원칙대로 타결”

    김현종 “한미FTAㆍ철강관세 협상, 원칙대로 타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귀국, 미국과의 마라톤 협상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232조 철강관세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 원칙적인 타결을 이뤘다”고 밝혔다.김 본부장은 “다만 아직 실무 차원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이슈가 남아있는데 곧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얻은 것은 크게 5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해 우리 업계가 안정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농업에 대해 우리가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지켜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자동차 부품의 의무사용과 원산지 관련해서도 미국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자동차의 역내 부가가치 기준 상향(기존 62.5%에서 85%로)과 미국산 부품 50% 의무사용을 요구했으며, 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검증을 위한 ‘트레이싱 리스트(tracing list)’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한미FTA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기존 양허 후퇴도 없었다. 지금까지 관세 철폐한 것에 대해서는 후퇴가 없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정부가 당초 협상 목표로 내건 ‘상호 이익균형’을 달성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비행기 타기 전까지 계속 협상했기 때문에 내일 국무회의가 끝나고 난 다음에 구체적인 내용을 다시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FTA에서 우리가 요구한 내용이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지금 부분적으로 말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고 왜곡될 수 있으니 내일 국무회의 보고 이후 자세히 말하고 기자 브리핑을 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 구속 이후] 외신 “한국 대통령 4번째 구속… 보수·혁신 대립 심화 우려”

    [MB 구속 이후] 외신 “한국 대통령 4번째 구속… 보수·혁신 대립 심화 우려”

    日언론 다스 소유 쟁점 등 상세 보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뇌물 수수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외신들은 “한국에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사상 네 번째”라며 긴급뉴스로 타전했다.미국 AP통신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반(反) 부패’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퇴임 직전이나 이후 본인이나 가족 또는 측근 등이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면서 “이 전 대통령은 ‘할 수 있다’는 이미지로 경제 성장의 희망을 만들어냈지만, 그의 재임 기간 중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제가 타격을 받았고 북한에 대한 적대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대규모 시위로 얼룩졌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수사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주장도 언급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탄생 배경 등을 설명하며 “문 대통령의 당선 이유에는 정치권과 기업의 유착 관계를 끊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과 독일 DPA통신은 이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역대 네 번째 한국 전직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도 이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혐의 내용과 그동안의 수사 진행 상황을 상세히 다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산케이신문 등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모두 23일자 1면에 싣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들 언론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가 자신의 회사라는 점도 부인하고 있어 향후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지난해 취임한 문 대통령은 역대 보수 정권의 ‘적폐청산’을 중요 정책으로 걸었다. 한국 정계의 보수와 혁신의 대립 심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글로벌 무역전쟁] 美 무역대표부 대표 “한·미 FTA협상 곧 끝내길 희망”

    [글로벌 무역전쟁] 美 무역대표부 대표 “한·미 FTA협상 곧 끝내길 희망”

    철강관세 유예 연계 조기 종료 가능성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언제 끝낼지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분명 곧 끝낼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한·미 FTA의 기한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나왔다. 이는 한국산 철강 관세의 면제 여부와 연계한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4월 말까지 잠정 유예시킨 만큼, 최대한 빨리 FTA 부문에서 한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도록 강도 높게 밀어붙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보여준다. 그는 또한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른 각종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알다시피 TPA는 말 그대로 몇 년의 시간을 요구하는 과정”이라며 신속한 협상 진행을 위해 TPA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도 “한국과의 (FTA) 합의는 매우 일방적인 것으로 바뀌어야만 한다”며 한·미 FTA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내비쳤다. 미국은 미국산 차의 한국 시장 진출이 수월하도록 한국의 까다로운 안전·환경 기준을 대폭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이 늘어나면 자신의 지지 기반인 디트로이트 등의 ‘러스트 벨트’에서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中 무역전쟁] 中, 30억弗 보복관세… 중국산 애플·GM 역수출 땐 특수 관세

    [美·中 무역전쟁] 中, 30억弗 보복관세… 중국산 애플·GM 역수출 땐 특수 관세

    트럼프 지지벨트 농축산물 표적 관세 맞불 관세와 별개로 비관세 장벽 검토 美기업 ‘中생산·역수출’ 무력화 가능성 검역 강화해 통관 지연 유도할 수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에 중국은 즉각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30억 달러(약 3조 24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15~25%의 관세를 부과할 품목은 철강과 돈육 등 7개 분야 128개로 총수입액은 29억 6900만 달러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대한 손해를 메우기 위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또 “미국의 제품 수입 제한은 다자간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제 무역 질서를 저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이례적으로 두 번에 걸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경제 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야 한다’(懸崖勒馬)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현애늑마’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해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비난할 때 사용한 표현이다. “미국이 위험에 직면해서야 정신을 차리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 양국의 경제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상무부는 보복 관세 조치 발표에 앞서 이날부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서 수입되는 사진 인화지에 대해 5년 기한으로 계속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혀 보복 관세 예고가 단순 경고가 아님을 보여 줬다. 중국은 2012년부터 이들 3개 지역의 인화지에 각각 17.6∼28.8%의 반덤핑 관세를 5년간 부과한 뒤 지난해 3월부터 관세 부과 만기 심사를 했다. 중국이 즉각적으로 발표한 보복 관세 리스트를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몰려 있는 주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돼 그동안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비했음을 보여 준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달 미국산 수수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나섰고 미국산 대두의 수입 제한도 검토 중이다. 중국에는 비관세 장벽 카드도 있다. 이미 수입 대두의 품질 기준을 높인 것처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안전 검사나 위생 검역을 확대하거나 행정 절차를 지연시키는 방법이 있다. 세무조사, 금융감독, 품질관리, 개발계획, 반독점, 환경보호, 소비자보호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 다국적기업의 중국 내 사업에 차질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특수 부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차를 생산하는 GM과 휴대전화를 제조하는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은 아예 생산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 앞으로 북핵 문제, 마약성 진통제 밀수, 이란 문제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현안에 중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예측 가능한 수다. 무역전쟁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는 남중국해에서 군사 무력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해군 구축함이 남중국해 인공섬 근처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행하자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시진핑 주석의 훈련동원령을 받아 해군이 조만간 남중국해 해역에서 실전화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23일 전했다. 중국이 매립을 통해 인공섬으로 만든 미스치프 암초는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이 진행되는 곳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 한국경제 덮치다

    미·중 무역전쟁, 한국경제 덮치다

    한국 中수출 타격 우려… 증시 급락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미·중 양국의 관세폭탄이 현실화되면서 우리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3% 경제 성장’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 4.8%에서 10%로 높아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6% 포인트 하락하고, 고용이 15만 8000명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억 달러(약 54조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고,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중국의 경제 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중국도 곧바로 30억 달러(약 3조 24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돼지고기(25%)와 철강파이프·과일·와인(15%)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당장 수출에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78.9%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우리 성장률을 0.4% 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발 무역전쟁으로 23일 국내 증시는 패닉 상태가 됐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79.26포인트(3.18%) 추락한 2416.76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41.94포인트(4.81%) 급락한 829.68로 종료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외신, MB 구속영장 발부에 긴급 타전

    외신, MB 구속영장 발부에 긴급 타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구속되자 외신들은 일제히 긴급뉴스로 타전했다.미국 AP통신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반(反) 부패’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퇴임을 앞두거나 퇴임 후 본인이나 가족 또는 측근 등이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전 대통령은 ‘할 수 있다’는 이미지로 경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냈지만, 그의 재임 기간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제는 타격을 받았고 북한에 대한 적대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대규모 시위로 얼룩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년여 만에 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보도하면서 110억 원의 뇌물 수수, 350억 원대의 다스 횡령 등 이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소개하는 한편 이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AFP통신과 독일 DPA통신은 이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역대 4번째 한국 전직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수사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소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G2 무역전쟁’ 불 붙였다

    최소 300억 달러 부과案 서명 中은 ‘금융 개방·보복관세’ 대응 주미 총영사 “제조업도 완전 개방” 트럼프 지지층 중부 농업지대 타깃 농산물 관세 인상·수입 축소 논의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한 천문학적인 관세 폭탄과 대미 투자 제한 조치 등을 골자로 한 경제 제재를 내놨다.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로 촉발된 세계 2대 강국(G2)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752억 달러(약 402조원)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중국을 정조준해 대중국 무역제재 패키지에 서명했다. 100여개의 중국산 제품에 수백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고 인공지능(AI)·모바일 등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장치웨(章啓月) 미주 중국 총영사는 전날 뉴욕의 중국 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 참가해 “기대 이상의 시장 개방이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장 총영사는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금융부문 규제는 완화되거나 없어질 것이며, 시장 진입 기준도 중국과 외국 은행에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20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제조업을 완전히 개방하고, 기술이전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장 영사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개방 영역도 설명했다. “제조업은 완전 개방하고 통신, 의료서비스, 교육, 노인 요양, 친환경차량 시장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카드 결제 및 다른 금융 시장도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외국계 보험사의 영업 범위 제한을 철폐하며 은행·증권·자산운용·선물거래 등의 분야에서 외국 기업의 지분 제한을 철폐하거나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은행도 지난 21일 “외국회사가 중국의 급성장하는 전자결제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미국에 각종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합작기업 설립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외국기업 진출이 이번에도 적용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 지지층이 포진한 중부 농업지대를 타깃으로 한 보복관세도 준비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산 대두, 수수, 살아 있는 돼지 등을 대상으로 중국이 보복관세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보복관세의 수준을 미국의 관세가 미치는 악영향에 따라 결정할 전망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중국량유식품집단을 비롯한 대미 수출기업들을 불러 미국산 농산물 수입 축소에 대한 영향 등을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 총생산량의 3분의1을 수입하는 미국 대신 아르헨티나, 브라질, 폴란드 등의 대두 수입을 검토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양 강대국의 무역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을 해치고 미국에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미국 내 값싼 중국산 물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수 있어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대만여행법에 뿔난 中 “대만 방문 美관리, 대륙 입국 막자”

    대만여행법에 뿔난 中 “대만 방문 美관리, 대륙 입국 막자”

    환구시보 “트럼프 공격 고려해야” 中 강경대응 준비 양안 관계 위기 차이잉원 “美, 대만 공식인정한 셈” 중·미 갈등이 대만여행법으로 격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22일 대만을 방문한 미국 공무원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중국 대륙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관영 환구시보는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 20일 대만을 전격 방문한 것은 중국의 반응을 보려는 시도라며 “대만을 방문한 미국 국방부 및 국무부 고위 관리들을 재임 기간 중국에 초청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한반도 문제와 이란 핵문제 등 미·중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미국에 반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의원 3분의1이 바뀌는 11월 중간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카드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995년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중국이 항의의 의미로 미사일 실험을 했던 전례도 언급했다. 전날 대만해협에 전격 진입해 무력 시위를 벌였던 중국 랴오닝 항모는 일단 대만해협에서 벗어났으나 언제든 대만섬으로 항행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1일 유엔 주재 중국 대사 출신인 류제이(劉結一) 국무원 대만판공실 부주임을 당 중앙 대만 업무 판공실 주임으로 승진시켜 대만 문제를 총괄하도록 했다. 중국 당국 차원의 강경 대응이 예상된다. 상하이 푸단대 대만연구중심의 신창(信强) 주임은 “미국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거나 대만과 미국의 국무장관이 서로 만난다면 현재 미·중 관계는 붕괴되고 또 다른 양안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웡 부차관보는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으며, 차이 총통은 “대만을 가로막는 중국은 대국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웡 부차관보는 전날 미국상공회의소 신년 만찬에 참석해 “정부가 바뀌거나 총통이 교체되더라도 대만을 공식 인정하는 미국의 입장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 제도의 발전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델이 된 대만이 불공평하게 국제사회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고 연설했다. 차이 총통도 같은 자리에서 미국이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킨 데 감사를 표시하면서 “자유민주 제도는 대만 생존의 길이며 호혜평등이야말로 양안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열쇠”라며 “미국산 무기 판매방침 역시 대만 안보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웡 부차관보는 자신의 대만 방문은 “대만여행법 발효에 맞춰 이뤄진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정돼 있던 것”이라면서 “공교롭게 대만여행법이 통과된 후 최초로 대만을 방문한 미국 관리가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G2 무역전쟁’ 불 붙인 트럼프…중국산 100개 제품 관세 폭탄

    ‘G2 무역전쟁’ 불 붙인 트럼프…중국산 100개 제품 관세 폭탄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한 천문학적인 관세 폭탄과 대미 투자 제한 조치 등을 골자로 한 경제 제재를 내놨다.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로 촉발된 세계 2대 강국(G2)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752억 달러(약 402조원)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중국을 정조준해 대중국 무역제재 패키지에 서명했다. 100여개의 중국산 제품에 수백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고 인공지능(AI)·모바일 등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관세 품목과 규모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15일 이내에 리스트를 작성해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신발과 의류부터 가전제품까지 폭넓은 제품 분야가 새로운 대상에 올라, 관세 총규모가 최소 300억 달러(약 32조원)에서 최대 600억 달러(약 64조원)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재무부에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고 관리·감독할 규정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투자 제한은 중국 국영기업들이 미국 기업을 상업적 목적이 아닌 군사적 용도로 사들인다는 판단에 따른 견제로 풀이된다.  이번 미국의 중국 패키지 제재가 세계 경제를 혼돈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중국은 미국이 대규모 대중국 무역제재 패키지를 강행하면, 연간 대중국 수출액이 40여억 달러(약 4조 2000억원)에 이르는 대두(콩)와 수수 등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면 달러화와 미국 증시, 호주달러, 멕시코 페소 등 수많은 통화 환율이 영향을 받는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세계 경제가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빈살만, 핵개발 뜻 모았나…심상찮은 우정

    트럼프·빈살만, 핵개발 뜻 모았나…심상찮은 우정

    트럼프, 무기수출 차트 직접 들고 “미국 내 새 일자리 4만개 생겼다” 핵무장 착수 우려 목소리 높아져 미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막강한 ‘오일 머니’를 무기로 핵개발 조약을 완화해 달라고 미국을 압박했다. 사우디는 탈석유개혁을 위한 조건이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숙적 이란을 견제하려고 핵무장에 착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는 핵폭탄 보유를 원치 않지만 이란이 핵폭탄을 개발한다면 우리도 최대한 신속히 같은 패를 낼 것”이라며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구입한 미국산 무기를 차트로 만들어 설명하며 “사우디의 무기 구매로 미국 내 일자리 4만개가 새로 생겼다”면서 “양국이 버락 오바마 전 정부에서는 불편한 관계였지만 지금은 역대 가장 강한, 대단한 우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빈살만 왕세자는 “양국 관계가 매우 거대하고 진정으로 깊다”면서 “사우디가 약속한 투자를 모두 이행하면 그 규모는 4000억 달러(약 42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답했다. CNBC는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오랫동안 원했던 원자력 프로그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경제개혁 ‘비전 2030’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향후 20년간 원자력발전소 16기를 건설하는 계획이 들어 있다. 총 규모가 980억 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지지층을 의식해 미국 기업이 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힘쓰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사우디는 원전 수주의 조건으로 ‘미 원자력법 123조’ 완화를 내놨다. 123조에는 미국의 원자력 기술을 사용하는 나라가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연료 재처리를 하려면 미 정부와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현재 사우디를 이 규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연료 재처리는 핵무기 개발의 핵심 기술이다. 이에 대해 에드 마키(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은 “사우디의 핵 개발은 단지 전력에 국한되지 않는, 지정학적 힘에 관한 문제”라면서 “미국은 사우디와 123조의 핵 비확산 조항을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 미 국무부 관리였던 리처드 네퓨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정책담당관은 “사우디의 핵무장은 완전히 새로운 문제”라면서 “사우디에 대한 122조 완화에는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원자력협회(NEI) 측은 “미국이 사우디 원전 건설을 수주하면 경제적으로 이익을 볼 뿐만 아니라 중국 또는 러시아가 사우디에 원전을 만드는 것보다 안보의 측면에서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만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다음달 7일까지 미국에 머물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만난다. 뉴욕·보스턴·시애틀·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휴스턴 등을 돌며 정·재계 유력 인사에게 사우디의 개혁·개방 정책을 홍보하고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알자지라는 “빈살만 왕세자가 미국과의 반(反)이란 공동전선을 다지고 예멘 내전 참전 및 카타르 봉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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