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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자주와 동맹 동시추구 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주와 동맹이 배타적이 아니라 상호보완 개념임을 강조했다.새삼스러운 발언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급변하는 우리 안보현실을 감안해 최대한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 평가한다.자주와 동맹이라는 이분법적 논란의 극복을 강조함으로써,한·미동맹 재조정과 이라크추가파병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양 극단 모두에게 자제와 이해를 당부한 셈이다. 주한미군 감축은 주지하다시피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다.오늘 시작되는 제9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와 외교·국방·국가안전보장회의(NSC)대표로 구성된 3인위원회에서 미군감축문제가 공식의제로 다루어진다.중요한 것은 대응방안 모색이고 주한미군의 감축시기와 규모 등에서 우리의 협상력을 극대화할 여지는 분명 있다고 본다.대통령이 이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라크파병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에도 현실을 고려한 고심의 흔적이 읽혀진다.우리 사회 일각에는 파병반대론이 엄존하고 있다.여야 국회의원 22명이 임시국회에 파병철회 권고안을 낸다는 방침을 밝혀놓고 있다.이에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의 중요성 등을 들어 파병강행 입장을 분명히했다.우리는 명분 없는 전쟁에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선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적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는 현실 또한 인정한다.문제는 국민적 합의를 어떻게 이루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한·미관계가 원만치 못하다는 우려는 참여정부 출범 이래 계속돼왔다.주한미군감축이 공론화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노 대통령이 미군감축이 현실문제임을 과감하게 인정,한·미동맹과 원론적 의미에서 집단안보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적절했다.여기에 새로운 남북관계를 반영하고 자주노선을 강화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이상과 현실을 모두 충족할 방향으로 국민적 합의를 모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켜보겠다.˝
  • ‘벌집’ 다가구 못짓는다

    오는 10월부터는 100평 이상의 단독주택(다가구주택) 건축이 금지된다.새로 짓는 주택의 발코니는 외벽 길이의 3분의2(85㎡ 이하는 4분의3) 이하로 설치해야 한다.공동주택을 리모델링이 쉬운 라멘조(기둥식)로 지으면 용적률과 일조권 기준을 15∼20% 정도 느슨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일조권 확보와 도시미관 향상을 위해 이같은 내용의 건축법·건축법시행령 개정안을 마련,입법예고했다고 2일 밝혔다. ●다가구 주택 주거환경 개선 단독주택 1개 동의 허용 면적 기준이 현행 660㎡(200평)에서 330㎡(100평)로 조정된다.주택 1개 동에 30∼40가구가 입주하는 ‘벌집’을 막고 20가구 미만으로만 짓도록 한다는 것이다.사실상 공동주택과 같은 용도로 사용되는 다가구주택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통발코니’설치 못한다 전후면 외벽 길이에 맞춘 통발코니 설치가 금지된다.이렇게하면 발코니 길이가 지금보다 33% 정도 줄어들어 그만큼 서비스 면적이 작아진다. 너비 1m 이하의 발코니는 건축면적에서 제외했으나 앞으로는 모두 건폐율 산정을 위한 건축면적에 산입한다. 즉 발코니 면적만큼 1층 바닥 면적이 줄어드는 셈이다.발코니를 방 또는 거실로 확장 사용하는 것을 막고 건축물 외관에 변형을 주어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자는 취지다. 현재는 지하층을 모두 용적률 산정에서 빼고 있으나 앞으로는 주거·판매시설 등으로 사용하는 지하층은 해당 면적의 30%를 용적률에 포함시킨다.지하층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건축물 1m 이상 띄어 지어야 도로에 붙은 땅에 건물을 지을 때 도로에 붙여 건축할 수 있으나 내년부터는 전용주거지역의 경우 1m 이상 띄어야 한다. 건축물 사이를 일률적으로 50㎝만 띄우면 건축이 가능한 것을 내년부터는 1∼6m 이상 띄어야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다.통풍과 개방감을 확보해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하고,불이 날 경우 옆 건물로 옮겨 붙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새로 짓는 아파트는 인접대지 경계로부터 건물 높이의 최소 2분의1(현재는 4분의1) 이상,단지 동간거리는 건물 높이의 0.8배에서 최소 1배 이상 띄워야 한다.공동주택의 일조권을 강화,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의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대학생 26% “주한미군 불필요”

    대학생 4명 중 1명 이상이 우리의 안보에 주한미군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학생들은 또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우호적인 반면 미국은 적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앞으로 대외정책에서 미국을 중시해야 한다는 등 최근의 일부 설문조사 결과와 맥을 같이 하며,변화된 대미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여론조사 전문조사기관인 폴에버에 의뢰해 지난달 19∼22일 대학생 1270명을 상대로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데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26.3%였다.필요하다는 응답은 73%였다.특히 한·미관계에 대해 응답자의 대다수(87.1%)가 불평등하다고 응답했다. 주변 4강의 한반도 통일 우호도 평가에서는 중국이 38.3%로 1위였고,다음은 미국(28.4%) 러시아(25.8%) 일본(7.4%) 순이었다.반면 한반도 통일에 적대적인 국가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49.1%가 미국을 꼽았다.다음은 일본(35.7%) 중국(10.3%) 러시아(5%) 순이었다.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 10명 중 9명이 ‘포용해야 할 동포’,또는 ‘주적이지만 동포’라고 답했다.대북 인도적 지원에는 10명 중 8명이 찬성했다. 김인철기자 ickim@seoul.co.kr˝
  • 아이들도 자연환경도 OK

    양재천 콘크리트 주차장이 어린이 물놀이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양재동 ‘시민의 숲’에 인접한 양재천 남쪽 둔치 2000여평에 어린이 물놀이장을 조성했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양재천 둔치에 위치한 주차장은 자연 미관을 해치고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해 9월 ‘양재천 종합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물놀이장과 농구장,인라인 스케이트장,맨발 지압장 등 시민편의시설을 착공해 지난달 26일 문을 열었다. 어린이 물놀이장은 수심 60㎝미만으로 바닥에는 호박석을 깔고 곳곳에 자연석을 박아 자연미를 최대한 살렸다.어린이들은 여기에서 물장구를 치며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힐 수 있다. 물놀이장 주변에는 폭 2m 길이 130m의 지압 산책로를 마련,편하게 걸으면서 발마사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또 영동1교 하부와 왼쪽 둔치에는 농구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설치해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열린 장소도 마련했다.서초구 관계자는 “이번 조성된 물놀이장은 양재시민의 숲과 문화예술공원과 인접해 있어 여러 휴식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면서 “지난 주말 시민들이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석탄일사면 임동원 前국정원장 ‘남북관계’ 특강

    “임(동원) 원장이 이겼어요.조금 전 만찬장으로 오는 차안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어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보수세력들로부터 국가안보기관의 책임자가 적대국의 수뇌와 밀담을 나눈다고 질타를 받았던 상황이 실제는 정상회담의 최대 난관이던 금수산 참배 문제를 매듭짓는 순간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임동원(林東源) 전 국가정보원장은 28일 “2000년 6월13일 평양 도착 즉시 북측에 ‘금수산 참배를 고집하지 말라.’는 건의서를 제시했으며,다음날인 14일 목란관에서 열린 만찬장에서 김 위원장에게서 건의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귀엣말로 전해받았다.”고 밝혔다. 임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통일교육협의회 주최 특강에서 석가탄신일 특별사면·복권 이후 처음으로 공개활동에 나서 ‘남북관계 15년의 교훈’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특사로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으며,당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김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정상회담의 의제들을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가능한 한 합의서 초안을 작성할 것 등 3대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임 전 원장은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은 병행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연계전략은 남북관계 파탄과 대미 발언권 상실로 이어져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핵은 해결의 방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가 없어서 해결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남북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고 북·미 관계의 개선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남북관계 15년의 교훈’으로 ▲변화와 상생을 바탕으로 한 대북 인식 확립 ▲실천을 통한 신뢰조성 ▲북·미관계 개선 노력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의 병행 추진 ▲국민적 합의와 초당적 지지 등을 꼽았다. 그는 대북송금과 관련,“국가 이익을 위해서 ‘공작적 차원’에서 환전과 송금 편의를 제공했던 것”이라며 “공작이란 외교적·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비합법적 방법을 써서 국가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철기자 ickim@seoul.co.kr˝
  • 송도신도시 조경공사에 1000억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신도시에 예정가 1000억원이 넘는 단일 조경공사로는 사상 최대인 조경공사가 발주될 예정이어서 관련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특히 조달청은 입찰심사 때 인천업체가 공동도급 형태로 참여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기로 해 지역업체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2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신도시 1·3공구 43만평에 공원 및 녹지를 조성키로 하고 예정가 1100억원 규모의 조경공사를 최근 조달청에 입찰 의뢰했다.이 공사는 근린공원 5곳,어린이공원 6곳,시설녹지,미관광장,보도육교 등을 조성하고 가로수를 심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한반도 평화 돌파구 모색

    광복 이후 처음으로 남한과 북한,미국의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에 대해 논의한다.이에 따라 난관에 봉착해 있는 북핵 실무회담과 북·미관계 개선 등 남북관계 현안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여명 美상원서 포럼 개최 미국 코리아협회(회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와 미주동포전국협회(회장 조동설) 등은 오는 7월20일 남북한과 미국의 주요 국회의원 30여명을 미국 워싱턴DC로 초청,연방의회 상원 회의실에서 ‘한반도 평화안전포럼’을 개최한다고 열린우리당 이창복 의원이 27일 밝혔다. 한국측 연락창구인 이 의원은 포럼에는 한국측에서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을 비롯,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5명 이상이 참석한다.북한에서는 우리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10여명이 참석하는데 구체적인 참석자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美 유력의원 대거참석 미국 상원에서는 리처드 루가(공화) 외교위원장,조지프 바이든(민주) 전 외교위원장,샘 브라운백(공화) 동아태소위 위원장,바버라 박서(민주) 의원,척 헤이글(공화) 의원,러셀 페인골드(민주) 의원,링컨 채페(공화) 의원 등이 참석하며,하원에서는 헨리 하이드(공화) 국제관계위원장,커트 웰든(공화) 전 하원의원 방북 대표단장,톰 렌토스(민주) 의원,헨리 왁스먼(민주) 의원 등이 참석한다. 브루스 커밍스 미 시카고대 교수,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대사 등 한반도·동북아 문제 전문학자와 언론인,외교관,미국 국무부 관리 등 10여명도 토론에 참여한다. 김상연기자 carlos@˝
  • [열린세상] 남북·한미관계의 새 틀짜기/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미국이 주한미군 1개 여단의 이라크 차출을 결정하였다.이 부대가 이라크에서 근무를 끝마친 후에도 한국으로 복귀하지 아니할 것이며 앞으로 보다 큰 규모의 주한미군 감축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 안보상황에 우려 섞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주한미군의 일부 차출로 한반도에서 ‘안보 공백’이 생겼는가? 앞으로 한반도에서의 안정적인 안보의 확보뿐만 아니라 우리의 국익과 민족의 이익을 신장하려면 급변하는 동아시아 국제정치환경 하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한가? 미국이 주한미군 일부를 차출하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도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순환근무 필요의 절박함 때문이었다.그러나 미국이 자신의 육군 현역사단 중에서 작전단위로서는 유일하게 ‘전시체제’를 유지해오고 있으며,화력·기동력·장갑방위력 등에서 최강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주한 제2보병사단,그 중에서도 핵심여단인 ‘기동타격’ 여단(the ‘Strike’ Brigade)인 제2여단을 차출하기로 한 것은 간단한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미군의 차출은 미국 스스로가 한반도에서의 대북 안보상황이 제2여단을 빼내어가도 될 만큼 안정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사실 구소련 붕괴 이후 북한의 생존전략은 ‘경제 살리기’에 맞추어져 있다.북핵문제 해결도 이미 미국이 제공하기로 약속한 대북 안전보장과 더불어 그 초점이 대외 경제협력 확보에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도발을 한다는 것은 지난 10여년간 추진해온 생존전략을 전면적으로 폐기하는 것이며,이는 북한의 장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노무현정부는 총선 승리 등 국내정치에서 새로운 ‘돌파’에 성공하고 이제 제2기를 출범하고 있다.앞으로 4년간의 노무현정부의 성공여부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였던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재정립하느냐와 큰 관계가 있다. 지난 1년여 동안 노무현정부의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서 핵심적인 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이었다.노무현정부는 소위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남북관계는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 포기하고 한·미공조와 한·미동맹 강화를 전적으로 중시하였으며,이라크 파병도 그러한 선상에서 결정하였다.한·미동맹강화는 6자회담에서 미국의 주도권 하의 한·미·일 공조,그리고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위한 한국군 추가 파병에 초점이 맞춰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는 북핵문제의 조속한 해결보다는 자신의 국내정치적 이익과 국내정치 일정에 따라 북핵문제를 실질적으로 ‘방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관계는 기본적으로 ‘힘의 관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그마한 나라들은 뚜렷한 비전과 강한 의지와 정열을 갖지 않고서는 주어진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따라서 손쉬운 ‘상황논리’로 현실정책을 합리화하기 쉽다.그러나 그러한 단기적인 합리화가 장기적으로 합리화로 연결될 수 있느냐의 여부가 문제이다.이번 주한미군 일부의 이라크 차출은 우리 안보의 안정적 확보와 장기적인 한·미관계 증진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큰 틀에서 재조정하기 위한 계기와 ‘논의의 장’을 마련해 주었다.앞으로 주한미군을 감축해야 하는 미국정부는 여태까지와는 정반대로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이 높지 않다는 것을 강조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급변하는 안보환경 하에서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을 맞았다.무엇보다도 새로운 ‘틀 짜기’의 시작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가능하다.우리의 안보상황은 북한의 대남위협과 관계되고 북한의 대남위협은 무엇보다도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새로운 틀 짜기를 통해 감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자신의 임기동안 벌써 두 번이나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는가? 우리정부는 국내정치에서의 성공은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미군감축의 새로운 상황을 맞아 북한으로부터의 안보위협을 적극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라도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6·15기념관’ 개관 앞둔 ‘햇볕전도사’ 박재규 경남대 총장

    “오는 6월15일 드디어 통일관을 완공합니다.김대중 전 대통령을 초청해 역사적인 6·15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할 예정이지요.북측 손님도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재규(60·전 통일부장관) 경남대총장은 ‘햇볕 전도사’로 통한다.또 박 총장만큼 북한을 잘 아는 사람도 드물다.김정일 국방위원장,김용순 전 대남담당 비서,전금진 내각 책임참사 등 북한 수뇌부와도 자주 만나 미운 정 고운 정까지 들었다.이 때문에 교과서에 실릴 만큼 역사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활동반경이 넓다.경남대총장,경남대 북한대학원장 겸 교수,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장….신문의 동정란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주위에서는 일주일을 ‘8요일’로 늘려 산다고 표현한다.최근에는 ‘새로운 북한 읽기를 위하여’라는 책자를 발간하는 등 왕성한 집필 의욕까지 보이고 있다.와중에 최근 학술교류 협의차 블라디보스토크를 다녀왔다. ●통일관 새달 15일 개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집무실에서 박 총장을 만나 여러 궁금증을 풀었다. 입구에 막 들어서자 ‘통일관’ 짓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국내 최초로 지어지는 국제수준의 뜻깊은 통일관이다.지상 3층,지하 2층 등 연건평 1200평에 이른다.국제 수준의 시설을 갖춘 도서관,화상 세미나를 열 수 있는 대강당,외국인을 위한 게스트룸,연중 열려있는 시민포럼의 공간 등 첨단 시설이 갖춰져 있다. 박 총장은 “다음 달 15일 김 전 대통령은 물론 6·15정상회담 때 참여했던 수행원 등 국내외 인사 300여명을 초청해 개관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북측에도 이같은 사실을 알렸단다.다행히 북측으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대리급 인물’이 참석할 것이란 긍정적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따라서 그저 건물 하나 짓는 단순한 ‘통일관’이 아니라 ‘6·15기념관’이라는 역사적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어 9월쯤 ‘남남갈등’을 주제로 한 대규모 학술대회도 준비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내친 김에 통일관이라는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남남갈등의 해소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등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계속 생산해낼 예정이란다.‘평화 지킴이의 전당’이나 다름없다. 박 총장도 남북정상회담 때의 주무장관으로서 책임을 갖고 열심히 일을 하는 ‘프리랜서 통일부장관’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그는 또 남북 장관급 회담은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계속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참에 남북회담 때의 일화 한 가지만 살짝 공개해달라고 했다.잠시 고민하던 그는 지난해 10월 69세로 사망한 김용순 전 대남담당 비서와의 만남을 떠올렸다.그는 “김 비서는 표정이 냉정하다.자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인물”이라고 회고했다. ●“김 위원장 새마을 운동에 관심” 지난 2000년 8월 2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이루어졌다.함북 동해안에 머물고 있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극비리에 이루어졌다.이때 김 비서와 함께 평양에서 열차를 탔다.최근 열차사고가 발생한 용천역을 통과하는 노선이었다.다음은 열차 안에서 둘이 나눈 대화. “김 비서는 참으로 무표정하고 전형적인 공산주의 지도자 스타일입니다.”박 장관이 불쑥 말을 꺼냈다. 김 비서가 씩 웃으며 응수했다.“박 장관,좋은 일이 있고 또 잘 될 때에는 나도 괜찮은 사나이입니다.일이 잘 되면 둘이서 파리여행을 갈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김 위원장은 좋겠습니다.김 비서처럼 성실하고 훌륭한 부하를 두고 있어서 말입니다.” “박 장관,그럼 장군님한테 그렇게 꼭 좀 얘기해 주시지 그래요.” “좋습니다.얘기하는 대신 남북관계가 잘 되도록 열심히 뛰어주십시오.” 둘은 이같은 정담을 주고받으며 10시간가량 열차 안에서 같이 시간을 보냈다.이와 관련,박 총장은 “김 비서만큼 남한을 정확히 꿰뚫어보는 사람은 없다.”면서 계속 살아 있었다면 다시 만나 이런저런 정담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박 총장은 또 김 위원장이 ‘새마을운동’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강하게 느꼈다고 회고했다.그는 “김 위원장은 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닌 보릿고개를 넘어선 경제발전의 치적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그의 요청에 의해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비디오자료를 여러 개 보내주었다고 말했다.실제로 남북정상회담 이후 묘향산 근처의 농촌에 가보니 지붕개량 작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불발된 배경에 대해서도 잠시 회고했다.그는 “2000년 가을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답방의지에는 변함이 없었다.김용순 전 비서와 만남에서도 그렇게 느꼈다.”면서 “그러나 시기는 북·미관계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당시 북한에서는 미 고어 부통령이 당선되는 것을 전제로 북·미정상회담-북·미관계의 획기적 개선-서울답방 등의 시나리오를 작성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해주 탈북자 정착촌 시간 걸릴 것” 박 총장은 최근에 이루어진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과 관련,“중국의 새 지도부를 상대로 북한의 경제난과 핵문제 해결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오는 11월 미국의 대선 이전이라도 핵문제 해결의 접점을 조율할 필요성이 급선무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용천역 폭발사고에 대해 그는 조심성 결여와 자체 해결의 한계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이번 사고가 북한사회를 개혁·개방 쪽으로 선회하도록 할 것으로 보는 것은 성급한 관측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1∼14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왔다.극동국립대의 쿠릴로프 총장을 만나 한·러 대학간 학술교류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특히 방문 중에 연해주의 세르게이 셰르스티우크(Sergey R Sherstiuk) 러시아 연방정부 감사관장 등 정·관계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한·러 철도연결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연해주를 경제무역특구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었지요.특히 곧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푸틴과 노무현 대통령간의 한·러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그는 얼마 전 세르게이 다르킨(Sergei Darkin) 주지사에 의해 제기된 탈북주민 정착촌 구상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고 했다.하지만 탈북 정착촌 문제는 연해주와 연방정부간의 교감,러시아와 북한과의 협의 등으로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26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1차 남북 장성급회담과 관련,남북 교류협력도 중요하지만 안보 분야에서의 진전이 있어야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는 ‘집시 총장’이라고 별명이 붙었습니다.30년 넘게 ‘통일사업’을 하다 보니 그랬지요.” 스트레스는 수상스키로 푼다. 김문기자 km@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1944년 경남 마산 출생 ▲1967년 美 페어레이디킨슨대 정치학과 졸업 ▲1969년 美 뉴욕시립대 대학원 졸업 ▲1974년 경희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1973∼1985 경남대 교수 ▲1973∼1986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1986∼1999 경남대 총장 ▲현재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장 ▲현재 경남대 총장 겸 북한대학원장 ▲1999.12∼2001.3 통일부장관 ▲2000.4∼2000.6 남북 정상회담 추진위원장 ▲2000.7∼2001.3 남북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 [열린세상] 한·미관계 재정립 기회로 삼자/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주한미군 1개 여단의 이라크 차출을 계기로 주한미군 감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주한미군 감축은 사실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이미 충분히 예견돼온 것이다.미국은 세계전략 변화와 군사혁신 차원에서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감축을 추진해 왔다.현재 3만 7000여명의 주한미군을 3분의1 이상 감축하고 신속대응군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이라크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이같은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약간 앞당겨졌을 뿐이다. 당초 미국은 현재 한·미간에 진행중인 주한미군 재배치협상과 용산기지 이전협상을 마무리지어 이전비용 등 한국으로부터 받아낼 것을 다 받아내고 나서,주한미군 감축을 공식화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라크 상황은 미국에 그 같은 몇 달의 여유도 주지 못할 만큼 다급하게 돌아갔다. 주한미군 감축이 기정사실화되면서,일각에서 안보공백을 우려하기도 한다.그러나 한국은 그동안 꾸준한 군사력증강을 통해 이미 독자적인 대북전쟁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국내외 안보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심지어 럼즈펠드조차도 작년 3월,“한국의 GDP가 북한의 25∼35배나 되고,전방의 억제력을 스스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 감축이 이루어졌고 그때마다 안보불안감이 있었으나,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1년에는 최전방에 배치되었던 미7사단 전체를 비롯해 2만명을 감축했다.당시 우리는 소총 한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수준이었다.1990년대에는 넌-워너수정안에 따라 상징적인 수준의 병력을 제외한 주한미군의 대폭적인 감축계획이 추진된 바 있다.지금의 안보상황은 당시와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엄청난 군사력 증강이 있었고,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그런데 주한미군 일부 병력의 이라크 차출과 이에 따른 주한미군의 감축은 매우 중요한 몇 가지 점을 함축하고 있다.첫째,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해 전쟁억지력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주한미군을 다른 군사작전지역으로 이동 투입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더 이상 대북 전쟁억지력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이라크 차출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전쟁억지력보다는 미국의 동북아 내지는 세계전략 차원에서의 역할로 변화했음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둘째,이라크 파병의 명분이 사라졌다.파병찬성론자들은 우리가 이라크 파병을 하지 않으면 대신 주한미군이 이라크에 파견될 것이라는 주장을 주요한 파병논리로 삼았다.그러나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과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은 전혀 별개의 문제임이 드러났다.우리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하건 안 하건 상관없이,미국은 주한미군을 이라크에 보낼 계획이기 때문이다.더구나 주한미군 4000명이 이라크에 가게 돼 군사력에 구멍이 생기는 마당에 우리의 정예병력 3000명을 파병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셋째,용산미군기지 이전협상을 비롯해 주한미군 재배치를 위한 협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현재 한·미간의 협상은 3만 7000명의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한다는 전제에서 진행돼 왔다.그런데 주한미군의 상당한 감축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므로,현 협상의 기본 전제가 깨지게 되었다.따라서 주한미군이 감축될 규모와 상황 변화를 고려해 재협상해야 한다.감축될 주한미군의 규모에 맞게 재배치되는 지역의 필요한 토지를 재산정해야 마땅하다.또한 주한미군의 규모 축소와 역할 변화가 분명해졌으므로 용산미군기지 이전비용의 부담문제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우리국민들은 지난 반세기 이상,“주한미군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주한미군이 없으면 북한이 당장 쳐들어오고,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이번 주한미군 감축은 역설적으로 이런 고정관념과 관성적 생각에서 깨어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아울러 지금까지의 비정상적인 한·미관계를 정상화하고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주한미군 감축] ‘한반도 안보 영향’ 전문가 대담

    주한미군이 변혁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부시 미 대통령의 달라진 발언 내용은 이같은 대세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그는 지난 17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적인 이라크 주권이양을 위해 주한미군 일부 차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지난해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 발언과는 사뭇 다르다.당시 그는 “주한미군을 감축한다는 언급이 많이 나와서 당혹스럽다.”는 노 대통령의 말에 “이런 문제를 결정하는 미국 정부의 최고결정권자는 나인데 나는 이 문제에 관해 결정을 내린 게 없다.”고 일축했다.하지만 21일에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모든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이에 이숭희(李崇熙)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과 이상현(李相賢)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의 대담을 마련해 주한미군 재배치가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등을 긴급 진단했다. ●사회 김인철 전문기자 먼저 20일 조간 신문에 일제히 보도된 ‘美,주한미군 2등급 기지 분류 통보’ 기사가 갖는 함의가 무엇인가. -이숭희 연구소장 미국은 이번에 미군기지를 4단계로 분류했다.1단계는 전력투사기지(PPH)로 대규모 병력과 장비의 전개 근거지이고,2단계는 주요 작전기지(MOB)로 대규모 병력의 장기 주둔 상설기지,3단계는 전진 작전지점(FOS)이다.이 중에서 한국은 MOB이되 동시에 하와이나 괌과 같은 성격도 띠고 있어 1.5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상현 연구실장 2등급이란 말 자체가 적합한지 의문이다.미국은 PPH나 MOB의 중간쯤으로 보고 있다.다만 일본이 괌이나 미 본토에 해당되는 PPH로 분류될 수 있는데 그 경우 한국이 미·일동맹의 하부구조로 들어가게 된다.그 뉘앙스가 좋지 않다.앞으로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과정에서 일본이 중요해지는 반면 한국의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미국이 미2사단 일부 병력의 이라크 차출을 통보한 뒤 감축,철군 등의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현재의 혼란에 대해 정의를 내려달라. -이숭희 미국의 통보가 주한미군 감축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주일 미군이나 주독 미군,이라크 주둔 미군등은 이미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이제까지 주한미군은 제외됐었으나 이번에 순환근무 범위에 들어간 것이다.감축이 아니라 ‘순환배치 근무’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이상현 한·미 양국 정부가 감축을 공식 확인한 일이 없다.재조정도 좀 더 큰 그림을 말한다.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의 일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이는 결국 한·미동맹 관계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우리 정부는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숭희 미국이 큰 틀의 GPR에 따라 추진하는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앞당겨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주한미군 차출 통보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다만 시기와 관련해 지금이 과연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이상현 올 것이 왔다는 분석에 동의한다.주한미군의 2사단은 대표적인 구식 군대인데 질적으로 첨단화하고 병력을 줄이는 과정이 이라크 상황과 맞물리게 됐다.미국은 이라크에 가용 가능한 병력을 거의 다 동원했다.그래서 한국에 파병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큰 틀의 GPR도 있고,이라크 상황도 악화되면서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을 앞당겼다고 할 수 있다. -이숭희 게다가 부시 대통령의 대선 인기도가 떨어지고 있고,포로학대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라크 안정화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컸다고 할 수 있다. 한·미동맹 관계에 문제는 없었나. -이상현 미국이 공식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추가 파병 지연에 대한 섭섭함의 표현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한국이 꾸물대니 일단 2사단이라도 빼가자고 생각할 수 있다.하지만 확대 해석해 안보불안이니 뭐니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물론 신경쓰지 말자는 말도 아니다. 주한미군 차출에 따른 대북 억지력 약화 우려를 평가해달라. -이숭희 대북 억지력에 큰 곤란은 없다고 본다.미국은 2006년까지 패트리엇 미사일 등 150개 분야의 전력 증강을 위해 110억 달러를 주한미군에 투입하기로 했다.또 한반도 주변 미 해·공군 전력증강 계획도 이미 추진되고 있다.1만 2000여문의 북한 장사포에 대응한 전력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동두천~서울,문산~서울 축선을 방어하기 위한 기계화전력도 그대로 남아 있어 큰 문제는 없다.게다가 “대한(對韓) 방위공약에 변함이 없다.”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 110억 달러는 당초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에 따른 대책이다.또 미국도 얼마간의 병력이 아쉬워 2사단 3600명을 차출하겠다는 것 아닌가.병력 감축의 의미를 과소평가하는 건 아닌가. -이상현 물론 일부 차질이 없진 않겠지만 전체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3600명은 주한미군 3만 7000명의 10%에 불과하다.미 해·공군력 등 첨단 전력의 증강이 있다.다만 3600명을 넘어 추가로 주한미군이 빠져 나갈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 2사단이 갖는 군사적,경제적 가치는. -이상현 먼저 군사적으로 미국의 대한 안보공약의 상징이란 의미를 갖는다.강력한 대북 억지력은 정치·사회적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이는 경제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안정,그리고 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숭희 미2사단은 1970년대 초 미 7사단 철수 이후 인계철선의 역할을 홀로 맡아왔다.그러나 1970년대 초와 지금의 상황에서 인계철선의 의미가 크게 다르다.몸으로 때워서 미국의 자동개입을 요구한다는 뜻의 인계철선 의미는 많이 약화됐다.군사적 측면에서 북한의 남침시 문산~서울,동두천~서울간 기동로를 막고 방어적 공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한다는 의미가 있지만,2사단내 포병여단과 항공여단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북한 용천참사는 우리에게 저 정도의 경제력으로 무슨 위협이 되겠는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게 한 것도 사실이다.북한의 군사위협을 평가해달라. -이상현 1970년대 북한은 상당한 위협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주한미군이 없어도 남한의 군사력이 우위일 것이다.하지만 그것이 ‘전쟁 억지가 가능한 수준의 분명한 우위인지’는 의문이다.남한이 북한과 맞대결했을 때 이긴다해도 수도권이 다 파괴되고 이기면 의미가 없다. -이숭희 북한의 위협은 상당히 현실적이고 분명히 지각해야 할 문제다.경제가 어려우니까 군사력이 약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북한은 군사제일주의이고,군을 통해서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북한은 군사력이 정권 유지의 기틀이기 때문에 군사력에 최우선 투자를 하고 있다.많은 사람이 굶주림에도 불구하고 군에 투입되는 자원에는 큰 변화가 없고 사회 현상과는 대비되게 군 현대화가 추진되고 있다.생물·화학무기는 물론 분당 이전까지를 겨누는 장사포는 큰 위협이다. ‘협력적 자주국방’은 과연 실현가능한 목표인가. -이상현 동맹과 자주국방을 강화한다는 취지인데,미2사단 재조정 문제에도 불구하고 큰 틀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다만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동맹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그렇다고 우리가 자주국방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독자적인 생산기반을 통해 무기를 생산하고 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을 키우면 된다.주한미군과 한·미동맹,자주국방은 결코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다. -이숭희 미국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혼자서 세계의 모든 분쟁과 테러를 해결하는 것이다.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유엔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협력을 받았다면 이렇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불확실성이 증대되고 다원화된 시대에 어느 나라든 홀로 국토방위를 하고 국익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미동맹의 발전적 모델은 -이상현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데,동맹이 50년 전의 한·미방위조약 체결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로 상황이 변했다.동맹이란 국가 간의 상호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건데 지금 한·미간 공동의 이익은 있다고 하더라도 공동의 위협은 의미가 달라졌다.9·11 테러 이후에 위협이 다양해졌다.이에 따라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 외에 대량살상무기 확산,아시아지역내 돌발사태 등 포괄적인 안보문제까지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동맹의 역할이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지역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숭희 주한미군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까지 쓰느냐의 문제인데 미국은 이제까지 한반도 이외의 주둔군을 필요한 곳에 돌려가며 써왔다.주한미군만 1차적인 대북 억제에 사용해왔다.미2사단 2여단의 차출은 이런 예외가 깨졌다는 것을 말한다.한·미관계의 변화는 질적인 변화인데 냉전 종식 이후 주변상황이 많이 변했다.북·중과 북·러 관계가 더이상 예전과 같지 않듯이 주한미군도 냉전적인 틀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북한이 냉전 때는 미국에 반대되는 체제의 국가로서의 의미가 있었지만 9·11 이후에는 국제 테러리스트의 의미로 변환됐다.그러나 우리는 한반도 공산화의 측면에서 북한을 보며 한·미동맹의 기존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안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응전략은. -이상현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의도대로 큰 틀에서 흘러갈 것이다.우리가 미국의 GPR를 막을 수는 없다.안보 이익을 위해서 아직은 한·미동맹이 필요하다.지금의 재조정,과도기를 거쳐서 앞으로 상당기간 한·미동맹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안보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미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숭희 우리 나라와 같은 약소국으로선 다양한 다자안보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한·미동맹 관계가 기존의 일방적 의존성에서 상호 의존성으로 나아가려면 일정 수준의 자주국방 확립이 필요하며,이를 위해선 국방예산을 GDP의 3.2% 정도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정리 이재훈기자 nomad@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주한미군 감축] 달라진 안보의식 불감증 아닌 성숙

    주한미군 2사단 3600명이 이라크로 차출되고 장차 1만명 안팎의 감축이 예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우리 사회 분위기는 불안과 동요보다는 차분하고 안정적이다.‘서부 전선에 구멍이 뚫렸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도 ‘과민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지난 18일 SBS 여론조사 결과,60%에 가까운 사람들이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고 밝혔다.우리 사회의 안보 심리가 과거와 달라진 배경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짚어봤다. ●이념적 성숙인가,안보 불감증인가 전문가들은 안보 불감증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이념적으로 성숙한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물론 50대 이상은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57.1%로,30대 28.8%의 두 배나 돼 세대간 시각차를 보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론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명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념적 성숙도와 함께 경제력의 성장도 배경으로 꼽았다.박 교수는 “과거 60∼70년대 같았으면 우리 사회는 상당한 불안과 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면서 “유럽주둔 미군이나 자국군이 분쟁지역으로 나갈 때처럼 세계 경제 10위권의 한국도 이를 의연하게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확고한 우위 북한이 더 이상 경제적·군사적으로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확고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상당수다.박명림 교수는 “80년대 이후 남북한간 군사력과 국력의 경쟁은 끝났다.”면서 남북 교류협력 관계의 진전으로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을 잘 알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함택영 교수는 “특히 용천 대폭발 참사를 통해 북한의 경제적 상황이 더 이상 우리를 위협할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고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측이 꽃게잡이철 서해교전을 빼고는 최근 ‘불바다’류의 위협성 발언이나,간첩선 침투 등 도발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비록 북핵문제가 진행형 이슈로 돼 있어도 6자회담을 통해 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국제사회에 서서히 나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한간 신뢰가 쌓여 있다는 방증이라는 풀이도 많다.비록 일부에선 “안보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지만,경의선이 리고 남한의 기업가들과 종교인·시민단체·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북한을 드나드는 상황도 안보심리를 바꾸는 계기로 작용다는 것이다. ●‘자주국방’론은 예방주사?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계속 미국 언론을 통해 제기돼온 주한미군 감축론과 그에 대응한 참여정부의 ‘자주국방론’이 국민들의 충격을 더는 예방주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함택영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우리에게 생소하던 자주국방론이 자연스러운 화두가 된 측면도 있다면서,남한의 전력만으로도 안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주한미군의 역할은 존재 그 자체로 상징성을 지니는 것”고 전제한 뒤 “주한미군이 한반도 지역의 고정 방위보다는 기동군화해가는 측면이 있다.”면서,“실질적으로 주한미군이 줄더라도 방위력이 약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차례 보도를 통해 각인된 측면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군사 기술에 대한 인식변화 박명림 교수는 이라크 차출과 감축 논의가 미국의 방위력 배치 재검토(GPR) 차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박 교수는 이번 이라크 차출이 한·미관계의 이상에서 나온 게 아니라,전반적인 군사전략 차원에서 나오는 군사혁신 차원의 문제란 점도 안정심리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함택영 교수는 “지상군이 서울 북방에 있어야 한다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반미 감정이 원인? 지난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반미주의가 주한미군의 감축을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인터넷상에는 “이참에 다 떠나라.”는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수 의견이 오히려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박명림 교수는 “주한미군 주둔에 따르는 부작용과 한·미관계의 전략적 중요성 등을 분명히 구분해야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밝히고,안보 우려는 한·미 양국의 정부·국민 사이 신뢰의 균열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주한미군 이라크 전환] 정부 대응과 파장

    미국이 주한미군 일부를 차출해 이라크에 보내는 방안을 우리 정부에 통보해 오고,이것이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우리 사회의 화두였던 주한미군 감축과 한국의 안보능력 및 한·미 관계의 현주소 등을 되짚는 계기가 되고 있다.‘차출’ 소식이 전해진 17일 주가는 고유가 등 악재와 뒤섞여 한때 40포인트가 빠지는 폭락 장세를 보이는 등 ‘정서적’ 충격이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정부가 주력하는 것은 국민들의 안보불안 심리 최소화다.정부는 1년 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자주국방 또는 협력적 자주국방론을 전개하면서 주한미군 의존성을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하지만 지금은 수천명의 주한미군이 이동하고 아예 감축될 경우 이것이 미칠 경제적 파장 등을 부심하며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정부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 가능성 및 감축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으로 일관했었다. 김숙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은 시스템으로 봐야 하고 주둔 자체로 봐야 한다.”며 실제 군사력 공백은 크지 않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반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 기회에 다 떠나라.”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입장들도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는 안보 과민증과 안보 불감증 사이에서 현실을 전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서 “안보 공백은 주한미군 감축 숫자에서 오는 게 아니라,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들간 신뢰 관계의 틈새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한미군 차출배경을 어디에 둘 것이냐에 따라 지금의 한·미관계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양국이 군사동맹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미측이 요청한 치안유지 병력보다는 평화·재건부대로 한정시키고 그나마도 파병 일정을 두달째 지연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차출’ 카드를 제시했다면 한·미관계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02년 말 촛불집회를 계기로 확산된 반미정서와 정부의 ‘자주외교론’,북핵 대응방법,이라크 파병,주한 미대사관 신축 문제의 협의과정에서 심심찮은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주한미군의 차출은 이라크 상황 악화가 만든 결과일 뿐 한·미관계 현주소의 방증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주문한다.‘이라크 수렁’에 빠져 있는 미국 입장에선 전세계에 배치된 미군 가운데 주한미군이 현지 실전 투입가능한 최적의 군대란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파병을 예정대로 했어도 차출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주한미군 이라크 전환] 정부 대응과 파장

    [주한미군 이라크 전환] 정부 대응과 파장

    미국이 주한미군 일부를 차출해 이라크에 보내는 방안을 우리 정부에 통보해 오고,이것이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우리 사회의 화두였던 주한미군 감축과 한국의 안보능력 및 한·미 관계의 현주소 등을 되짚는 계기가 되고 있다.‘차출’ 소식이 전해진 17일 주가는 고유가 등 악재와 뒤섞여 한때 40포인트가 빠지는 폭락 장세를 보이는 등 ‘정서적’ 충격이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정부가 주력하는 것은 국민들의 안보불안 심리 최소화다.정부는 1년 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자주국방 또는 협력적 자주국방론을 전개하면서 주한미군 의존성을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하지만 지금은 수천명의 주한미군이 이동하고 아예 감축될 경우 이것이 미칠 경제적 파장 등을 부심하며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정부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 가능성 및 감축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으로 일관했었다. 김숙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은 시스템으로 봐야 하고 주둔 자체로 봐야 한다.”며 실제 군사력 공백은 크지 않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반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 기회에 다 떠나라.”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입장들도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는 안보 과민증과 안보 불감증 사이에서 현실을 전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서 “안보 공백은 주한미군 감축 숫자에서 오는 게 아니라,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들간 신뢰 관계의 틈새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한미군 차출배경을 어디에 둘 것이냐에 따라 지금의 한·미관계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양국이 군사동맹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미측이 요청한 치안유지 병력보다는 평화·재건부대로 한정시키고 그나마도 파병 일정을 두달째 지연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차출’ 카드를 제시했다면 한·미관계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02년 말 촛불집회를 계기로 확산된 반미정서와 정부의 ‘자주외교론’,북핵 대응방법,이라크 파병,주한 미대사관 신축 문제의 협의과정에서 심심찮은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주한미군의 차출은 이라크 상황 악화가 만든 결과일 뿐 한·미관계 현주소의 방증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주문한다.‘이라크 수렁’에 빠져 있는 미국 입장에선 전세계에 배치된 미군 가운데 주한미군이 현지 실전 투입가능한 최적의 군대란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파병을 예정대로 했어도 차출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설] 주한미군 차출 안보불안 없게

    미국이 주한미군 제2사단 병력 일부를 이라크로 빼내간다는 방침을 우리 정부에 통보해왔다.주한미군의 이라크 투입은 예견돼온 일이긴 하나,국내외 안보 불안심리,한·미관계 등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중대사안이다.우리 안보의 핵심 축을 이루어온 주한미군 존재의 급격한 변화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이번 주중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원회와,안보관계장관회의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라니 일단 정부의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 우선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차출 병력 규모,시기,부대의 성격 등과 관련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협상목표를 맞출 필요가 있다.한·미관계가 이 문제로 껄끄러워지지 않도록 당국은 고도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미군은 장비첨단화를 통해 압도적인 화력 증강을 이루었기 때문에 주한미군 일부를 차출해도 우리의 안보공백은 초래되지 않는다는 게 한·미 양국정부의 입장이다. 문제는 주한미군의 재배치가 우리의 안보환경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급작스레 이루어지는 경우다.주한미군 차출은 전세계 미군 재배치전략의 일환이라는 점과,이라크치안상황 악화 등으로 불가피하게 초래된 측면이 있다.미국방부는 수년 전부터 주한미군을 포함한 해외미군 재배치계획을 만들어왔다.우리의 이라크 추가파병이 차일피일 미루어지는 데 대한 불만이 복합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이에 대해 우리 정부나 국민이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라크로 투입되는 주한미군이 한국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따라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도 대비,중장기적인 안보전략 수립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정부는 이미 평등한 한·미동맹을 전제로 한 자주국방을 새 안보목표로 정해 놓고 있다.하지만 거듭 강조하거니와 이러한 전략전환과 주한미군 차출은 어디까지나 한·미동맹의 정신 위에 단계적으로 추진돼 국내외 안보,경제 불안심리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 신도시 ‘간판’ 제한

    경기 화성 등 새로 건설되는 신도시 건물에는 건축주나 건물사용자가 간판을 함부로 달 수 없게 된다. 건설교통부는 도시미관을 살리고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간판 부착을 막기 위해 하반기부터 ‘신도시 건축물 간판경관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시행안에 따르면 가로형 간판은 업소당 1개만 허용하고 세로형 간판은 설치가 금지된다.돌출형 간판은 4층 이상 건물에서 통일된 형태로 설치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가로형 간판은 3층 이하에는 위층과 아래층 사이 폭 이내에서만 설치가 가능하고 4층 이상에는 건축물 상단 및 측면에만 설치할 수 있다. 돌출형 간판은 가로형 간판을 설치할 수 없는 경우에 허용한다. 류찬희기자 chani@
  • 김재규 민주화심의 본격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민주화 보상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위원장 변정수)는 지난 11일 분과위원회 비공개모임을 통해 함세웅 신부,예춘호 한국사회과학 연구회 이사장,고(故) 장준하 선생의 장남 호권씨 등의 증언을 청취했다고 16일 밝혔다.심의위는 이들로부터 유신체제·부마항쟁,갈등을 겪던 한·미관계 등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 심의위는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미묘한 사안임을 감안,결론을 내리는 데 시일이 걸리더라도 각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의 경우,박 전 대통령 시해로 유신체제가 종식될 수 있었다는 의견과 함께 김 전 부장이 유신체제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반론도 있어 토론이 만만찮아 보인다. 조태성 기자 cho1904@˝
  • 천정배 대표 “파병대신 재정지원 검토”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12일 사실상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를 전제로 재정지원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고,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도 ‘파병반대모임’ 추진 방침을 표명하고 나서는 등 ‘파병 재검토’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파병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약속이어서 함부로 ‘철회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파병 대신 재정 지원부담 같은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재정지원 부담은 여러 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로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아니다.”며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기간에도 이같은 주장을 한 바 있으나 여당인 열린우리당 서열 2위에 오른 뒤에도 거듭 제기함으로써 귀추가 주목된다. 권영길 대표도 “열린우리당내 파병반대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이 있지만 먼저 파병철회안을 내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이라크 추가파병에 반대하는 우리당,한나라당 의원들과 ‘파병반대모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민노당은 17대 국회 개원 직후 파병철회동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파병 재검토 논의가 파병 철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열린우리당 386대학·운동권 당선자들은 상당수 이라크 추가 파병에 부정적이지만 국익과 직결된 한·미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불법광고물 이행강제금 부과

    도시미관을 해치는 불법 광고물에 대한 철거명령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옥외 광고물법에 관련조항이 있으나 사문화되다시피 됐으나 경남 김해시가 최근 이를 활용하면서 전국 자치단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김해시는 이달 초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불법 광고물을 설치한 대우건설에 대해 불법 옥외광고물 이행강제금 500만원을 부과,징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불법 광고물을 설치,미관을 흐린 롯데건설과 쌍용건설에 대해서도 각각 500만원씩 이행강제금을 징수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경우 벽면을 이용한 가로형 및 세로형 간판과 공터에 세우는 입간판 등 3종류만 설치할 수 있다.그러나 이들 건설사는 모델하우스의 벽면 전체를 평형 및 회사 로고 등으로 도배했다가 제재를 당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2년 11월 옥외 광고물법에 신설된 이행강제금 부과규정에 따른 것이다.불법 광고물은 해당 자치단체에 신고 또는 허가받지 않았거나 규격위반 및 수량을 초과한 광고물이다.자치단체는 철거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이행할 때까지 연 2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모범사례로 판단,전국 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관련규정을 적극 활용토록 권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난립된 불법 광고물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불법 광고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자치단체들이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주민들과 마찰도 예상된다. 김해시는 징수한 이행강제금을 불법광고물 행정대집행 비용이나 철거장비 구입 등 아름다운 거리문화 조성에 활용키로 했다.시 관계자는 “도시미관을 흐리는 불법광고물 때문에 골치”라면서 “이행강제금 부과에 앞서 소상공인들에 대한 교육 및 계도를 통해 도시미관을 정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오세요! 확 달라진 석촌호수로

    1960년대 말 서울 송파권역 개발로 한강과 단절되면서 ‘죽음의 호수’로 여겨졌던 석촌호수가 30여년만에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쉼터로 자리잡았다. 서울 송파구(구청장 이유택)는 오는 16일 오전 7시 ‘석촌호수 명소화 사업’ 준공식을 갖는다고 12일 밝혔다.이를 기념해 송파 한가족 시민 걷기대회도 연다.‘8자’ 모양으로 나눠진 동호와 서호 둘레 2.5㎞를 도는 코스다. ●‘죽음의 호수’서 휴식공간으로 석촌호수는 강남권 개발이 본격화된 지난 1969년 서울시의 한강 본류 하상정비사업 과정에서 생겨났다.서울시가 이 일대 강을 매립했는데,매립이 안된 일부가 호수로 남게 됐다.이후 줄곧 방치돼 오다 1980년대 초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에 따라 정비작업을 벌였으나,이후 또다시 무관심 속에 방치돼 죽음의 호수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지난 2001년부터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석촌호수 일대를 명소화하는 작업에 나섰다.이번 준공식으로 3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서울시 교부금 40억원을 포함해 72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석촌호수 및 주변이 정비되면서 이용시민도 부쩍 늘어났다.최근에는 평일 하루 1만여명,휴일에는 2만여명이 찾아와 조깅을 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최고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송파구는 소나무가 많은 언덕이라는 지명 유래에 따라 동호쪽에 ‘소나무 장승마당’을 만들었다.옛날 한강을 오가던 황포돛배와 뗏목을 본뜬 모형도 띄워놓았다.단순히 보기 위한 공원이 아니라 시민들이 건강을 다지는 코스가 되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피크닉장과 노인들의 휴게공간인 ‘실버가든’도 함께 조성했다. 무엇보다 조깅로를 따라 불규칙하게 식재돼 있던 벚나무 대신 45종의 허브식물 1만 5000포기와 수양나무,산벚나무,이팝나무,계수나무 등 8만 2000여그루의 나무가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걷고 싶은 거리’ 추천 1호가 됐다. ●환한 불빛속에 음악 흐르고 석촌호수 최고의 작품은 호수변 콘크리트를 말끔히 걷어내고 인체공학적 탄성 재질로 단장한 2.5㎞짜리 우레탄 조깅로.조깅로 중간 중간에 해미석이 깔린 폭 1.5m,길이 420m의 지압보도 역시 사랑을 받고 있다.특히 20년만에 교체된 조명등 덕분에 4배나 밝아졌을 뿐 아니라 최신 음향시설도 갖춰 어디서든 음악감상도 가능하다. 오는 8월까지 석촌호수 수변무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30분 음악회가 1시간30분 동안 밤을 수놓는다.아카시아 꽃과 함께 하는 포크 콘서트,댄스 페스티벌,내마음은 호수 음악회,골든 팝 음악회,그룹사운드 콘서트 등 장르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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