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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싱크탱크] (5) 美 헤리티지 재단

    [세계의 싱크탱크] (5) 美 헤리티지 재단

    ■ 에드윈 풀너 이사장 인터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현재 미국의 주류는 보수이며, 보수의 주류는 헤리티지이다.” 에드윈 풀너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헤리티지는 27만 5000명에 이르는 풀뿌리 지지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정부, 의회, 기업과 협력하면서도 우리의 독립성과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헤리티지가 다른 싱크탱크보다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첫째, 명확한 타깃이 있다. 워싱턴의 정책 결정자들, 말하자면 의회와 정부의 스태프들이 우리의 고객이다. 둘째, 헤리티지는 단기 정책보고서(Short Position Paper)에 중점을 둔다. 의원들이나 정부 고위관리들은 다른 연구소가 발간하는 긴 보고서들을 읽을 시간이 없다. 셋째, 우리는 연구 방향을 공동으로 결정한다.‘슈퍼스타’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연구소 전체의 의견을 만들어낸다. 넷째, 매우 광범위한 지원자층을 갖고 있다. 특정한 기업이나 산업이 아니라 미국의 전반적인 보수층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헤리티지는 공화당을 지지하나. -그렇지 않다. 우리는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강력한 국방, 미국의 전통적 가치, 법치를 신봉하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지지한다. 보수주의 안에서도 다른 생각들과 다른 정책적 해법들이 존재한다. ▶연구원들을 뽑을 때 특별한 기준이 있나. -똑똑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기본적으로 헤리티지의 임무에 동조하는 인재들을 선발한다. 우리는 세계가 어떤 식으로 ‘가야한다.’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식으로 ‘가는가.’를 연구한다. 따라서 좌파적 진보주의자가 헤리티지에서 일한다면 결코 편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의 다른 보수적 싱크탱크들과는 경쟁관계인가, 협력관계인가. -양쪽 측면이 다 있다. 개인적으로 케이토(CATO)나 미국기업연구소(AEI), 스탠퍼드대학의 후버연구소를 후원한다. 헤리티지는 이들과 공동으로 연구도 진행한다. 그러나 보수적 싱크탱크 사이에도 특정 사안을 놓고 경쟁적으로 서로 다른 해결책들을 내놓기도 한다. ▶극좌를 1, 극우를 10이라고 할 때 헤리티지는 어디쯤 서있는가. -우리는 주류 보수주의자들이다. 아마 7이나 8쯤일 것이다. ▶미국에서도 정치적, 경제적 양극화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헤리티지의 연구활동에 진보적 시각은 어떻게 반영되는가. -우리는 이념을 떠나 올바른 정책적 해법을 제시하는데 집중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7이나 8이지만 4,5,6도 수긍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1,2,3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쪽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 ▶정부나 대기업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는가. -지난해 헤리티지가 받은 기부금은 3500만달러(약 350억원)다. 이 가운데 정부로부터는 받은 돈은 전혀 없다. 기업들로부터 온 기부금도 200만달러, 즉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개인이다. ▶한국에 헤리티지와 같은 싱크탱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기부 전통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우선은 기업의 힘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 재벌기업들이 사회에 많은 돈을 환원하고 있다. 그 돈을 서너개의 싱크탱크에 집중 지원하면 될 것 같다. 서울에도 싱크탱크가 어떤 식으로 운영돼야 하는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그 돈을 맡겨서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연구자들을 초빙하면 좋은 연구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특정기업도 5% 이상을 기부하면 안 된다. 독립적인 연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으로 헤리티지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 -혁명 대신 변혁을 할 생각이다. 우리가 하는 일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그러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현재 헤리티지 연구의 75%는 인터넷 사이트에 먼저 올라간다.4년전 상원에 독극물 배달 사건이 발생한 뒤 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젊은 세대는 우편보다 이메일로 정보를 받기 원한다. 기술 발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며칠전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이곳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우리는 24개월마다 웹사이트를 대폭 개편한다.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춘다. 또 삼성이나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이 실시하는 마케팅 기술을 재단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dawn@seoul.co.kr ■ 부처 정책에서 인사 방향까지 제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의 정치권과 매우 가까운 기관이다. 물리적으로도 근접해 있고 심리적으로도 친밀하다.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북쪽으로 5분쯤 걷다 보면 곧바로 매사추세츠 애비뉴 214번지에 자리잡은 헤리티지 재단의 8층짜리 건물에 도착하게 된다. 재단의 로비에 30분만 앉아 있어도 미 의회와 정부 관계자 여러명과 마주치게 된다. 헤리티지 연구원들은 정책 보고서를 만들 때 정부나 의회 담당자들과 협의를 거친다. 예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담당하고 있는 다니엘라 마크하임 연구원은 미 무역대표부(USTR)의 한국 담당자들과 거의 매일 만나고 전화 통화를 한다는 것이다. 헤리티지는 ‘학생없는 대학’이라는 기존의 싱크탱크 개념을 ‘정부의 자문기구’로 바꾼 기관이다. 그런 만큼 헤리티지가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특히 1981년 발간한 ‘리더십 지침 (Mandate for Leadership)’은 싱크탱크 역할에 ‘혁명’을 가져온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무려 1000쪽에 이르는 이 지침서를 통해 헤리티지는 모든 정부 부처의 예산과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들을 내놓았다. 또 정부 고위직에는 반드시 정치적 인사들을 임명하라는 요구도 담았다. 헤리티지의 이같은 제안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당선자는 전폭적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1990년대까지 헤리티지는 레이건 행정부 대외정책의 길잡이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헤리티지는 1994년 공화당이 의회에서 수십년만에 민주당을 제치고 다수당이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의 ‘미국과의 계약’을 탄생시키는 데도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등 국내 정치 및 정책에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해왔다. 헤리티지는 1973년 쿠어스 맥주 창업자 조지프 쿠어스가 기탁한 50만달러를 종자돈으로 삼아 설립됐다. 쿠어스는 정치적 보수주의자였다. 헤리티지는 재단 임무를 ‘자유로운 기업활동과 제한된 정부, 개인의 자유,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 강력한 국방의 원칙에 따라 공공정책을 제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977년에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에드윈 풀너는 헤리티지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레이건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리처드 앨런, 이라크 전 당시 미 행정관을 맡았던 폴 브레머, 현 노동장관인 일레인 차오, 국방부 대변인인 로렌스 디 리타 등이 대표적인 헤리티지 출신 인사들이다. dawn@seoul.co.kr ■ 이사장 비롯 ‘한국통’ 수두룩 현대·한화등 기부금 내기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헤리티지는 워싱턴에서 한국과 관계가 가장 ‘끈끈한’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다. 우선 에드윈 풀너 이사장부터 한국을 잘 안다. 풀너 이사장은 지금까지 100번 넘게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교분을 가져왔다. 풀너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였던 시기에 워싱턴의 싱크탱크 및 정부 전직 관리들과 함께 플라자호텔에서 만나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과 관련한 정책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현재 헤리티지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는 발비나 황 동북아정책분석관이다. 황 분석관은 한·미동맹과 남북관계, 미·북관계는 물론 한·미간 경제 현안도 관심있게 다뤘다. 황 분석관은 국무부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특별보좌관으로 내정된 상태다. 경제분야에서는 한·미 FTA를 담당하는 다니엘라 마크하임 연구원이 있다. 이와 함께 안보 및 테러 전문가인 피터 브룩스 선임연구원도 한국 및 한반도와 관련한 정책 보고서를 내거나 언론 기고 등을 통해 한·미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브룩스 연구원은 올해 헤리티지의 ‘정주영 펠로’로 선정됐다. 정주영 펠로는 고 정주영 전 현대회장의 기부금을 통해 설치된 연구직이다. 현대 말고도 한화 등 많은 한국 기업들이 헤리티지에 기부금을 냈다. 삼성은 지난 1995년 4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국제교류재단을 통해 지금까지 100만달러(10억원)가 넘는 기부금을 연구 용역 형태로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 보수세력의 한국 정부에 대한 공격이 심해진 탓인지 올해 들어 국제교류재단의 지원 목록에서 헤리티지는 빠졌다. 헤리티지에는 다른 싱크탱크에서 만나기 어려운 한국인 연구원들도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발비나 황 분석관과 국제무역경제센터의 앤서니 김 연구데이터담당자는 한국계이며, 아시아연구센터의 신지혜 연구조교는 한국인이다. 또 올해부터 이기호 전 노동부 장관이 헤리티지에서 초빙연구원으로 한·미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서울광장] 전시 작통권과 정계 개편/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시 작통권과 정계 개편/이목희 논설위원

    한나라당 고위인사에게 물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그렇게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노무현 대통령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작통권은 언제라도 돌려받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대통령이 하면 괜찮지만 노 대통령은 안 된다고 했다. 작통권은 단발성 이슈가 아니라고 한나라당 인사는 강조했다. 북한과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노 대통령이 친북(親北)·반미(反美)를 표명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인사는 노 대통령을 친북·반미로 규정했다. 작통권 환수에 퇴임 후의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에서는 여야간에 안 싸워도 될 일로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서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미국과 거리를 둔 뒤 북한을 일방적으로 이롭게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의 여야 간에는 그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기에 오해를 풀기 어렵다. 지금 대권주자들의 행보를 보면 다음 정권에서도 비정상이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한나라당 주자들은 진보표까지 잠식하기 위해 개혁적인 것처럼 움직인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뉴딜정책을 내세워 보수층을 공략하고 있다. 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보수와 진보를 마구 넘나든다. 정체성의 일대 혼란이다.‘속마음 따로, 겉마음 따로’라고 비쳐진다. 오해와 의심, 갈등의 혼란상이 계속된다. 표때문에 유연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두 가지에 대해서는 솔직해지자.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우리 세대의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대북 햇볕정책과 채찍정책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과 일본의 한반도 패권다툼을 견제해야 한다는 견해는 일리가 있다. 미국·일본의 영향력을 줄이고 중국·러시아와 친해지는 것이 통일과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 역시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을 택할지 대권주자들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정치권 물밑에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당선만을 위한 이합집산이 대세다. 또 지역분할 구도로 나아갈 조짐이 나타난다. 득표에 유리한 연대 역시 막을 길은 없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있어야 한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느냐,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수준으로 가져갈 것인가에는 의기투합한 뒤 합치는 게 바람직하다. 뉴라이트, 뉴레프트 등의 단체들은 합종연횡의 타당성과 후보의 이념스펙트럼 검증에 들어가야 한다. 상대편을 비난하며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것보다 훨씬 의미있는 작업이다. 대권주자와 여러 정파들의 이합집산이 옳은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대북 정책과 대미 인식이 다른 정파가 손을 잡으면 ‘속임수’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적극 알려 지지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특정 대권주자가 이 부분에서 오락가락하면 ‘비겁자, 기회주의자’의 낙인을 과감하게 찍어야 한다. 명망있는 몇몇 전문가들이 후보 성향 및 연대 검증을 위한 단체를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럽다. 백화점식으로 따져서 뭐가 뭔지 모르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두 가지 질문에 똑 부러진 대답을 듣고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도록 유도해야 한다.“당신은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키려 합니까?”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과의 유대에 더 중점을 두실 생각입니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盧대통령, 美전문가들과 한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14일 워싱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중도적 성향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초청하는 형식의 이 간담회에는 진보적이거나 중도적인 인사는 물론 보수적인 한반도 전문가들까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대사관 고위관계자는 “간담회 참석자는 CSIS가 결정할 것”이라면서 “어느 한 부류가 아니라 여러 성향의 한반도 전문가를 망라해 노 대통령이 워싱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포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한·미관계에 대해 ‘쓴소리’를 내고 있는 보수적인 인사들이 간담회에 초청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워싱턴의 보수적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004년 12월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이후부터 공개적으로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거나 한·미관계를 폄하하는 발언을 계속해 왔다. 이에 대해 대사관 고위관계자는 “의전상으로 볼 때 참석자는 싱크탱크의 대표나 대학의 총장 등 저명한 인사로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노 대통령 임기초에 있었던 ‘검사와의 대화’를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보수적인 싱크탱크의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다음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더이상 한·미 양국을 갈라놓지 못하도록 해야한다.”면서 “기회가 있으면 노 대통령에게 그같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 대통령과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미관계를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dawn@seoul.co.kr
  • [오늘의 눈] 안타깝고 한심한 작통권 논란/김수정 정치부 차장

    “한국은 정말 아시아에서 성공한 나라이고 우리가 배우려고 하는 나라다. 그런데 왜 자주(自主)란 말을 하는지…. 한국이 미국의 속국이었나?” 지난 2004년 참여정부 출범 1년이 지났을 무렵.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 정도인 동남아 국가를 방문했을 때 그 나라 고위관리가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는 “참 재미있다.”고 했다. 손엔 한국의 대미외교 ‘자주’를 ‘Independent’(독립)로 번역·소개한 영자지가 들려 있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이 재점화됐다. 국가안보의 논란을 넘어서 이념 갈등과 정치게임으로 비화된 상황이다. 한·미간 전작권 논의가 해를 넘겨 진행됐는데, 이제야 문제삼는 쪽도 문제다. 하지만 감정적 논란의 불씨는 작통권, 한·미관계를 둘러싼 최고 수뇌부의 화법이 상당부분 제공했다고 본다. 지구촌 나라 중 강대국의 그늘 한쪽을 걸치지 않은 나라는 없다. 하지만 국익이 된다면, 나름의 논리로 포장을 한다. 그 자체가 국민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산기지 이전이나, 전시작통권을 묘사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화법은 달랐다. 한·미동맹 50년 역사, 한국 주둔의 역사를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하며 표현한다면 국민의 자존심은 어디로 가고, 상대국은 어떻게 느끼겠는가. 외교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대등 자주 외교와, 전시작통권 환수의 당위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충정이겠지만, 참여정부에 몸담은 전직 관료들의 노골적 비판도 민망하다. 물러날 때까지 직언한 분들도 있다지만, 지킬 선은 있다. 정권이 1년 넘게 남았는데도,‘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유의 폭로가 줄을 잇는다. 한국 ‘외교자산’으로서의 한·미동맹 평가, 작통권 환수의 시기, 실익 등을 객관적으로 짚어보는 논쟁은 어디가고 “작통권 강행하면 하야운동 벌이겠다.” “한국 대통령은 미국한테 무조건 예, 예 해야 하느냐.”며 기싸움을 벌이는 현실이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깝다. 김수정 정치부 차장 crystal@seoul.co.kr
  • [작통권 논란 일파만파] 美 관계자 의견 “대화할 가치 없다” “적극 지지”

    ■ “반미 주장 이종석장관 대화할 가치 없는 사람” 헨리 하이드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10일 “한국에 전시 작전통제권을 돌려주는 게 적절하고 이미 훈련·군사장비 등에서 한국이 상당한 궤도에 올랐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이양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이드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미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피력했다. 하이드 의원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잘못이 미국 쪽에도 있다’고 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언급과 관련,“미사일 발사는 주변국을 위협하려는 북한의 의도에서 비롯됐고, 그야말로 극단적 반미 감정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대화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하이드 의원은 또 노무현 대통령이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몇몇 정치인들이 반미 감정에서 이득을 보다가, 정말 어려워지면 달려와 돈과 군사지원을 얘기하고 돌아가는데 이는 매우 불공정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미국은 상처받은 감정으로 사안을 볼려고 하지 않으며 양국 관계를 돈독하고 안정되고 평화롭게 하는 행동을 찾는다”면서 “의회가 이런 나라들에 대해 돈과 군사지원을 위한 예산을 책정하지만 언젠가 미국 여론은 부정적으로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철거하려면 아예 미국으로 가져가겠다’고 한 하이드 의원은 “한번도 동상이 미국으로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면서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한국전쟁에서 그의 역할 공로를 알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이드 의원은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의회 당파를 막론하고 존경을 받아온 16선의 하이드 의원은 오는 11월 30여 년간의 정계 활동을 마감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주한미군 합의 수준 감축 韓 작통권 희망 적극 지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국방부는 최근의 주한미군 추가감축 논란과 관련,“예정에 따라 2007년 말까지 이전의 3만 7500명에서 2만 5000명 정도로 줄어들겠지만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8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 형식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고위 국방 관계자가 주한미군의 병력 수는 이미 합의된 수준보다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 관계자는 7일 기자 간담회에서 “2008년 이후 주한미군 병력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의미있는 숫자는 아닐 것이며 전투력과도 관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8일 주한미군 웹사이트에 올린 메시지에서 “한국 정부의 독립적인 전시작전통제권 인수 희망을 긍정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성있고 건강한 한·미 안보동맹은 미국에도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환영하고 원하는 한 믿음직한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 사령관은 이와 함께 “한·미동맹은 군사동맹을 넘어 동북아 지역과 세계에서 자유와 번영, 민주주의를 신장시키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라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주한미군들에게 한반도의 안보와 번영을 보장해온 역사적 임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우리는 함께 간다.”라는 메시지를 전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dawn@seoul.co.kr
  • [반론] 기고문 ‘美기지오염협상 냉정하게’를 읽고/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이 글은 지난 7월28일자 오피니언에 실린 최종철 국방대 교수의 기고 “‘반환기지 오염’ 협상 냉정하게”에 대한 반론으로 보내온 글입니다. <편집자 주> 미군은 냉전의 종식 이후 세계전략의 변화를 추구해왔고, 그 결과 주한미군 기지들도 대대적으로 반환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면 여전히 불평등한 한·미관계로 인해 많은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이전부지의 문제이다. 주한미군의 모든 기지가 반환되는 게 아니라 몇몇 기지는 새 부지를 장만해서 이전하게 된다. 이 때문에 파주의 2사단과 용산기지가 옮겨가는 평택의 대추리에선 무려 350만평의 땅이 강제 수용당한다. 둘째, 이전비용의 문제이다. 주한미군의 이전은 미군의 세계전략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이전비용의 상당부분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악용해 단 한푼의 이전비용도 내지 않으려 한다. 셋째, 반환되는 기지의 오염문제이다. 미군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극물을 사용하는 조직체이다. 이 때문에 세계의 모든 미군기지는 심각한 오염문제를 안고 있다. 주한 미군기지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주한미군은 오염된 기지들을 전혀 정화하지 않은 채 반환하려 하고 있다. 2006년 7월14일 국방부는 “미국측이 29개 주한미군기지의 오염조사를 실시해 치유가 완료됐다고 통보한 15개 기지를 돌려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미국측은 ‘인간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알려져 있고, 급박하고, 상당한 위험요소가 되는 것’을 치유한다는 자국 관련 정책에 따라 유류저장탱크와 사격장 내 불발탄 제거, 지하수 오염 제거 등 8개항을 치유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짧은 보도문을 보면 주한미군이 기지를 잘 정화해서 돌려주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이 보도문을 발표한 국방부는 무능하거나, 국민을 속인 것이다. 같은 날,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주한미군이 치유가 완료되어 반환하겠다고 한 15개 기지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13곳은 토양오염이 심각하고 8곳은 지하수까지 심하게 오염됐다. 예컨대 파주의 하우즈 기지는 토양오염이 기준치의 55배, 지하수는 기준치의 200배나 오염됐다. 주한미군은 토지와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된 기지를 정화하지 않은 채 치유가 끝났다며 반환하겠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주한미군이 거짓 주장을 한다는 사실을 국방부가 잘 알면서도 15개 기지의 반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최재천 의원 등의 지적이 잇따르자 7월24일 윤광웅 국방장관은 ‘오염 치유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돌려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1일, 최 의원 등이 파주의 캠프 하우즈, 의정부의 캠프 카일 등을 방문해 오염실태를 조사하려 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그 주체가 누구이건 우리의 국토를 더럽혔다면, 그 실태를 밝히고 책임을 묻는 것이 국방부의 책임이다. 이런 점에서 국방부는 국토를 지켜야 한다는 기초적인 의무조차 이행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윤 장관은 ‘오염 치유에 대한 합의’를 강조했지만, 국방부는 이러한 합의를 전혀 추구하고 있지 않다. 주한미군과 국방부는 국방장관의 발언을 식언으로 만들고 있다. 주한미군의 군속이었던 맥팔랜드의 독극물 한강 방류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 ‘괴물’이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주한미군을 ‘괴물’로 생각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정말 ‘동맹군’이 되고자 한다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국방부는 ‘괴물’의 종 노릇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가 정말 미국에서 수입해야 할 것은 ‘미 국방부’라는 소리까지 나오겠는가?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강남구, 간판 디자인 무료 제공

    “보기 좋고 효과도 높은 간판 디자인 무료로 다운 받아 가세요.” 서울 강남구(구청장 맹정주)는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개발한 옥외 광고물 디자인 ‘강남사인디자인시스템’을 구 포털사이트(http:///sign.gangnam.go.kr)에서 오는 9월부터 무료로 공개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인 디자인’은 업종별로 고유 이미지를 부여해 간판 크기와 수량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개발했다. 현재 크기와 형태 등의 기준이 없이 무질서하게 설치돼 도시미관을 해치는 옥외 간판을 업종·형태·건물별로 502개의 디자인으로 분류했다. 이들 디자인은 의료·병원·식음료·금융·스포츠 레저 등 업종에 따른 11개, 노랑·녹색 등의 6개 건물별 컬러, 가로·세로·지주형 등 5개의 간판 형태를 조합해 만들었다. 지난해 3월 강남구가 협성대학교 산학협력단 디자인학부와 함께 개발해 지난 1년 동안 이미지 파일만 공개하다가 이번에 3000만원을 들여 이미지 파일을 직접 간판에 적용할 수 있는 작업 파일로 업그레이드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노대통령 대국민 설명] “한국 대통령이 美에 ‘예예’ 하길 바라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배경 우리는 자기나라 군대에 대한 전시 작전통제권을 갖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전시 작통권은 자주국방의 핵심이고, 자주국방은 주권국가의 꽃이다. 한국군이 좀 걱정되더라도 전시 작통권은 이양받아야 된다. 남북간 신뢰구축 협상도 작통권을 갖고 있어야 주도할 수 있다. 미국도 정책적으로 판단한다. 때가 왔다고 말한다. 근데 과거에 한국 국방을 책임지고 있던 분들이 전혀 거꾸로 말하니까 답답하다. 한나라당이 하면 자주국가이고 제2창군이 되고, 참여정부가 하면 안보위기나 한·미갈등이 되는가. 전시 작통권 환수는 노태우 대통령때 입안되고 결정된 후 문민정부에서 이행되다가 중단됐다. 한나라당이 들고 나와 시비한다. 어쩌자는 거냐. 정치적 흔들기냐. 한국 국방력이 후퇴했다는 거냐.●미국이 감정적 대응하나 자연스러운 협상과정을 갈등이라고 계속 부풀리고 있는 거다. 그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고 정치적으로 문제 삼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내가 부시 대통령과) 전화한 지 몇 달 됐느냐고 한다. 자주 만나고 전화 자주하면 한·미관계 잘되는 거라면 내가 제일 많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 합친 것만큼 했다. 유치하게 하지 말자. 한·미관계 100년 이상된 역사다. 약간의 입씨름한다고 파탄되는 관계라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관계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하자는 대로 ‘예, 예’ 하길 한국 국민이 바라나.●전직 국방장관 등의 시기상조론 그런 분들께 ‘언제가 적절한가’라고 물어보고 싶다.2003년에 발의해 2012년으로 잡았다. 긴 기간이다. 시간이 그 정도면 충분하다. 오히려 좀더 앞당겨도 충분하다. 한국의 방위역량은 과소 선전돼 왔다. 북한의 군사위협을 부풀리고 한국의 국방력을 폄하하는 경향은 고쳐야 한다. 참여정부가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 생각이 잘 바뀌지 않고 안보장사 시대에 성공한 일부 신문들이 지금도 그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국민의 눈과 귀를 오도하고 있다.●작통권 환수시기 이견은 우리 군의 수준, 눈이 높다. 그래서 미국의 시스템을 잘 알고 있어서 미국 수준으로 자꾸 높이자는 것이다.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2012년으로 했는데,2009년이 (미측에서) 나왔다. 그 사이에 어느 때라도 상관없다. 합리적 시기는 평택기지에 미군이 입주하는 시기가 될 수 있다.●작통권 환수 감당 가능한가 모든 국방소요는 국방중기계획에 이미 반영됐다. 작통권 환수 관련 예산은 미미하다. 지금도 충분하다는 거다. 작통권을 환수해도 미국의 정보자산은 한국과 협력되고 있다. 정보자산 협력 없는 동맹이 어디 있나.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정보활동을 하게 되고, 환수한다고 위성을 내리나. 지금도 한·미간에는 서로 장점이 있는 정보 자산을 상호 제공하는 공유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한·미연합사 해체시 문제는 염려 안 해도 된다.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한다. 숫자가 결정적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니다.‘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자기 국방도 자기 방위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그렇게 말하는 건 정말 사리에 맞지 않다. 이제 그런 부끄러운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 자존심도 없는 얘기는 그만했으면 한다. 한국이 미군을 인계철선으로 만들어 놓고 자동개입장치를 겹겹이 안 하면 불안해하는 그런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 [문화마당] 두 번의 백의종군/고운기 연세대 국문학 연구교수

    이순신의 4형제는 신(臣)자 돌림이었다. 희신(羲臣)·요신(堯臣)·순신(舜臣)·우신(禹臣)이 그들이다. 알다시피 희·요·순·우가 모두 고대 중국의 이름난 성군이니, 굳이 뜻풀이를 하자면,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들이 그 같은 성군을 모시는 신하가 되기를 바랐던 것이었을까. 그러나 4형제 누구도 성군의 시대를 살아보지 못했음 또한 잘 아는 사실이다. 신하는 되었을지언정 목숨 바쳐 충성하고픈 임금의 아래는 아니었다. 넷 가운데 가장 처절한 길을 가기로야 순신만한 이가 없다. 노량 앞바다 전투에서 숨을 거두기 하루 전날 밤, 그러니까 선조31년(1598년) 11월17일까지 기록한 그의 일기 이곳저곳에서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싸우는 무장(武將)의 회오(悔悟)가 점철된다. 하루치 일기 끝에 “분하고 원통함을 이길 수가 없었다.”느니,“분통하여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느니,“뼛속까지 아파서 말을 하지 못했다.”며 더러더러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그 대상은 적에게만이 아니라,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우리 쪽 장수나 조정을 향하기도 한다. “뱃전에 홀로 앉았노라니 온갖 근심이 가슴에 치밀었다. 닭이 벌써 울었다.”는 대목은 임진왜란이 터진 다음 해 7월 어느 날의 일기 마지막 구절이다. 이순신이 쓴 저 유명한 시조를 연상시키는 이 대목에서 우리는 밤을 지새우며 노심초사하는 역전의 장수를 본다. 그런 이순신 장군에게 대명사처럼 따라 다니는 말이 백의종군이다.53세 되던 정월, 무고와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음 직전까지 몰렸었고,4월 초하루 기사회생하여 옥에서 풀려나서는 나라를 위한 싸움에 가없는 처지로 참전한다. 말이 쉬워 백의종군이지, 일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보자면, 하늘을 우러러 이렇게 기구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새벽에 꿈이 몹시 어지러워 마음이 편치 못했다. 병드신 어머님을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떨어졌다.”는 일기는 옥에서 풀려난 열흘 후쯤에 씌어졌다. 어머니는 아들을 만나러 그가 있는 곳으로 배를 타고 오고 있었는데, 온다는 어머니 대신 아랫사람이 부고를 전한다. 거기서 “나는 뛰쳐 나가며 발을 굴렀다. 하늘의 해마저 캄캄했다. 찢어지는 아픔을 다 적을 수 없다.”는 대목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런데 아픔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백의종군의 명령을 받은 그는 어머니의 장례마저 끝까지 지켜 보지 못했다. 그러기에 이순신의 백의종군은 관직을 삭탈당한 간단한 사건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수모와 억울함을 넘어, 중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어 달려오다 맞는 슬픈 가족사의 비극과 겹쳐진다. 그런데 이순신의 백의종군은 이 한번만이 아니었다. 꼭 10년 전, 이순신의 나이 43세 때, 녹둔도의 둔전관으로 있다가 파직되어 백의종군한 적이 한 번 더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이순신은 정황상 필요하므로 군사를 더 파견해 달라고 상관에게 청한다. 녹둔도는 두만강 하류에 있는 외딴 섬이다. 그때 상관인 절도사 이일은 이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북방의 오랑캐들이 쳐들어오고, 이순신은 선전했으나 뼈아픈 패배를 맛본다. 절도사 이일은 모든 책임을 이순신에게 뒤집어 씌웠다. 이순신이 겨우 미관말직이나마 다시 얻은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인 45세 때였다. 전라순찰사 이방의 조방장이었다. 그리고 3년후 임진왜란은 터진다. 순 임금 같은 성군 아래에서 신하가 되기를 바랐던 이순신은 성군은커녕 두 번씩이나 백의종군케 하는 나라의 장수로 살다 갔다. 그러나 그것이 두 번이라 할지라도, 아니 정녕 그였다면 스무 번이 되었을지라도, 나라의 명령을 엄중히 여겨 원통한 마음일랑 속으로 묻고 끝내 묵묵히 제 길을 갔을 것이다. 진정 그가 성웅(聖雄)인 까닭은 여기에 있다. 이순신의 길은 아무나 따라갈 수 없지만, 그런 일이 아무에게나 와서도 안 된다. 누구나 해낼 일이 아닌 까닭이다. 고운기 연세대 국문학 연구교수
  • “더 싸고 질좋은 임플란트 환자들에 제공”

    “더 싸고 질좋은 임플란트 환자들에 제공”

    “요즘 세상에 과거처럼 포괄적으로 세계를 장악한다는 일은 있을 수도, 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오로지 전문 분야에서 전문성으로만 이룰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한국산 임플란트로 세계를 누빌 구체적인 희망과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치과 의사 최규옥(46). 국산 임플란트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고 나선 현직 치과 의사이자 유망한 임플란트 전문기업 오스템 임플란트㈜의 최고경영자(CEO)다. 전적으로 수입품에 의존하던 임플란트를 자체 제작해 2005년 현재 50%에 가까운 국내 시장을 석권했는가 하면 지금까지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독일 등 임플란트 기술로는 우리가 넘볼 수 없다고 여겼던 30여개 나라에 현지법인까지 설립해 의료선진국들과 당당히 기술을 겨루고 있다. 사실, 임플란트 전문회사인 ‘오스템’과 ‘최규옥’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임플란트가 전문 의료 분야인 까닭이다. 서울대치대를 졸업하고 곧장 서울 강남에 ‘앞선치과병원’을 개원한 그가 최신 치의학 기술인 임플란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진료 현장에서 마주친 어려움 때문이었다. ‘치의학의 혁명’으로 불리는 임플란트는 치과 분야에서도 가장 정밀하고 어려운 치료로 꼽힌다. 치아를 빼낸 턱뼈에 특수 합금으로 처리된 인공치아를 심고, 부작용 없이 골융합이 이뤄지도록 하며, 여기에다 골손실을 막고 세포독성을 없애며, 치아의 미관까지 고려해야 해 지금도 ‘하는 사람이나 하는’ 분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0년대 말부터 대중화하기 시작해 이제는 치과의사들의 60% 이상이 임플란트 시술 경험을 가졌을 정도다. 그러나 불과 5∼6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시술되는 임플란트와 기자재가 대부분 스웨덴 등 외제 일색이었다. “지금이야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고 있지만 제가 회사를 설립한 2000년도만 해도 임플란트는 대부분 수입품이어서 서민들이 선뜻 선택하기에는 시술비가 너무 비쌌고, 평균적인 질은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이는 의사나 병원의 문제가 아니어서 피해도 고스란히 환자들 몫이었습니다.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었지요.” 최 대표는 그 와중에 국산 임플란트를 개발하고도 이를 사업화하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던 부산의 한 치재회사를 인수, 임플란트 전문회사 ‘오스템 임플란트’를 출범시켰다. 나름대로 시장성을 확인한 그는 이 회사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세계시장에서의 기술경쟁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연구소를 회사의 중추기구로 자리매겼는가 하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인력 양성에 주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ISO 9001인증과 EU 품질인증인 CE마크에 이어 미국 FDA 승인까지 얻어냄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임플란트도 신설 업체가 세계적인 브랜드와 경쟁한다는 게 꿈 같은 얘기지요. 그러나 경쟁의 관건은 품질이고, 품질만 된다면 못할 것도 없다고 믿었습니다. 매력적인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한다는데 눈길을 주지 않을 사람이 없지요.” 이렇듯 그는 세계화의 전제를 상식의 범주에서 찾았다고 토로했다. “사람들은 치과의사로 일해도 먹고 사는 일 어렵지 않은데 왜 사서 고생하느냐고 제게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눈에는 갈수록 임플란트 수요가 증가할 텐데, 비싼 수입품 때문에 곤욕을 치를 우리 환자들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그 단계에서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국가경제나 치아건강도 함께 도모할 수 있겠다는 답을 얻은 거지요.”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입니까. 전국의 치과의사들이 단순히 국산이라는 이유 때문에 저희 제품을 선택해 주리라는 것은 순진한 생각입니다. 정말 좋은 제품, 거기에다 사후 관리와 가격 경쟁력 등 다른 제품에 없는 ‘매력’을 갖춰야지요.” 자신의 치아를 인공치아로 대체하는 임플란트의 특성상 제품에 대한 신뢰가 바로 기업의 미래라는 설명이었다.“오스템이 벌써 국내 1위, 세계 7위의 임플란트 회사로 성장했는데, 이런 성장의 배경 어디에도 노력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자신의 일을 즐겼고, 앞으로도 그 ‘낙관’과 ‘긍정’으로 큰일 한번 저지를 태세다.“치과의사가 별일을 다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임상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본분이고, 저처럼 미진하고 미흡한 관련 분야를 개척해 보겠다고 엉뚱하게 팔 걷어붙이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변하고, 변화는 곧 발전의 동력이기도 하니까요.”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美 대북접근법 옳은가

    보수주의의 가장 큰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한·미관계가 단적인 예다. 아무리 ‘자주’와 ‘민족’이 좋아도 ‘현실을 보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게 보수주의다.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당위’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라는 ‘현실’을 보라는 것. 그런데 이게 대북관계로 옮아가면 싹 바뀐다.‘어쨌거나 저쨌거나 한반도의 절반을 지배하고 있는 실체’로서의 북한은 증발해버리고 ‘비도덕적이고 타락하고 부패했기에 무너져야만 할, 응징해야만 할’ 정권만 남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이 문제에서만큼은 ‘현실’보다 ‘당위’를 택한다. 그렇다면 정말 현실적인 분석은 뭘까. 개번 매코맥 호주국립대 명예교수의 ‘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이카루스 미디어 펴냄)이 번역돼 나왔다. 매코맥 교수는 ‘토건국가’ 개념으로 유명한 일본 연구자다. 토건국가란 건설경기를 부풀린 뒤 거기서 떨어지는 떡고물을 나눠먹는 일본의 정·관·재계 커넥션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일본 버블’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비슷한 상황인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정책이나 경기부양론이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저자의 출발점은 간단하다. 북핵문제건 인권문제건 대북문제에서 원리주의나 도덕적 관점을 빼라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비정상적인 국가임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부터 핵공격 위협에 시달려온 북한이 일종의 치킨게임처럼 핵을 선택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본다. 더구나 북한은 ‘서울 불바다’ 발언이나 급작스러운 미사일 발사처럼 거칠고 무례하기 짝이 없지만,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선제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해주면 평화롭게 살겠다는 신호를 ‘일관’되게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외려 일관성 없게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쪽은 미국이다. 인권문제 역시 진정으로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이런 일관된 북한의 목소리를 호도하고 무시하기 위한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에 이런 미국에 업혀 야심 키우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일본의 태도야말로 아시아인이면서 아시아인임을 부정하는 정신분열증으로,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이라 비판한다. 일본 연구자답게 저자는 주된 독자를 미국·일본 사람들로 상정했는데, 책을 읽다 보면 어째 꼭 누구 들으라고 하는 얘기인 듯싶다.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李통일 아슬아슬… 한미관계 불안”

    “李통일 아슬아슬… 한미관계 불안”

    김수환 추기경이 26일 “국민들이 믿을 곳은 한나라당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잘해 달라.”며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권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고 말해 파문이 예상된다. 김 추기경은 이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유기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추기경의 발언은 외견상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전후 맥락을 보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발언이 아니라, 국민이 믿음을 갖도록 한나라당이 잘해달라고 충고한 것”이라며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 있는데 종교 지도자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할 수도 없고 이날 발언도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보도자료에서 “김 추기경이 취임 인사 차 찾아온 강 대표에게 김 추기경이 덕담 수준으로 한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현 정부에 대한 날선 비판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아슬아슬하고 한·미관계는 불안하다.”며 “미국 없이 통일을 할 수 있겠는가?우리끼리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종석 장관의 발언을 노무현 대통령이 옹호한데 대해 “임기 말에 대통령 인기가 높아질지는 모르나, 그 말이 되돌아와 국가에 이익을 주는지가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남북관계를 지혜롭게 적극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문제되는 사학도 있지만 수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다.”며 “그것은 그것대로 다스리되 그냥 둬도 되는 것을 왜 문제를 만드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속 밝히는 아파트

    아파트 광고의 초점이 인테리어로 옮겨가고 있다.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서의 집,10년 뒤를 내다보는 인테리어, 자연스러운 주방…. 최근 아파트 광고에서 내부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이는 그동안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놀 수 있는 숲과 공원, 편리한 부대시설 등을 강조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최석규 대홍기획 부장은 “아파트 외부 환경으로는 차별성을 강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최첨단 인테리어를 보여줌으로써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의 대표적인 아파트 광고로는 대우건설 푸르지오의 ‘주방’편을 들 수 있다. 자동화된 수도꼭지와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수납장, 주방일을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엌 등이 특징이다. 실제로 분양 현장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런 주방 트렌드는 금호의 어울림 광고에서도 볼 수 있다.‘ㄷ’자형 드레스룸이나 친구들과의 식탁에서 여유로운 아침 겸 점심인 브런치를 즐기는 주방의 모습이 그 예다. 손님맞이 공간으로서의 주방의 역할이 커지면서 거실과의 통일감을 살리는 인테리어 트렌드가 광고에 스며 있다. 푸르지오의 ‘거실’편은 층고를 높였고, 발코니에는 직접 살아 있는 초록색 정원을 꾸몄다. 발코니 문도 자동화됐다. 실내 정원은 미관뿐 아니라 냄새 제거, 공기 정화의 효과도 있어서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부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실내 공간이 시각적으로 넓게 보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아파트 1층이 기존의 로열층 못지않게 고가의 시세를 형성한 것도 이미 오래됐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집은 쉼이다-욕실’편은 최근 아파트 인테리어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욕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리석으로 만든 반 매립형 목욕실에 한 남자가 음악을 들으며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고 있다. 그 앞에는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 통 유리창이 있고, 편의를 고려해 욕실과 드레스룸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집이 뭐죠?”라는 질문에 “뭐긴…”이라며 편안한 미소를 짓는 그에게서 ‘집은 쉼이다.’라는 광고 메시지가 녹아 있다. 광고에서는 목욕뿐 아니라 독서,TV시청, 음악 감상 등 휴식과 사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한 욕실 트렌드를 볼 수 있다. 동부건설의 센트레빌과 금강주택의 펜테리움 광고속 아파트는 전체적으로 단순화한 색상으로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각각의 가구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모여 고급스러운 느낌과 안정감을 같이 제공하는 빌트인 타입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집이 넓어 보이게 하는 아파트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했다. 이밖에 벽산건설의 블루밍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는 단순한 인테리어뿐 아니라 아파트의 공간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편안함과 휴식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아파트 광고는 힘들고 지친 일상으로부터 도피처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盧대통령 “日 태도 심각, 물러설 수 없어”

    盧대통령 “日 태도 심각, 물러설 수 없어”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에 따른 일본 정부 각료들의 한반도 선제공격발언과 관련해 “일본의 태도는 독도의 교과서 등재와 신사참배, 해저지명 등재 등에서 드러나듯이 동북아 평화에 심상치 않은 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러나고 싶어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선제공격 발언등으로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북핵문제의 상황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 초에 한반도에서 어떤 형태의 무력 사용도 배제하기 위해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런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일본의 선제공격 발언으로 이런 노력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는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조정하며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남북간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대화로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당 참석자들로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의 상황 판단과 대처가 적절했다는 평가를 들은 뒤 “대통령과 당과의 인식의 공감대가 상당이 넓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에서 김근태 의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명 잘못된 것이고 도발이며 합당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러나 한민족 장래를 위해 대화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일본 강경파에 대한 정부의 문제제기는 적절했고 묵과할 수 없다”며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지렛대로 재무장의 호기로 활용해서 군비증강을 시작하려는데 우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매우 불합리한 선택으로서 북한내 군부 강경파의 도발이 아닌가 생각되며, 북한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지나치게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인 정의용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상황 파악 및 대응이 적절했다”고 평가한 뒤 “북한 미사일 발사는 안보상황은 아니지만 잠재적 위협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고, 일본 장관들의 발언도 도발은 아니지만 우리의 잠재적 위협”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시론] 북한의 폭풍 오는가/허문영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시론] 북한의 폭풍 오는가/허문영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절대폭풍’은 3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상상을 초월한 폭풍을 뜻한다.2003년 5월 한반도 정세를 묘사하던 말이기도 하다. 핵무기 개발의 북한전선과, 선제공격 불사의 미국전선, 이같은 상황에 무관심한 남한전선의 충돌로 한반도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 다행히 2005년 9·19 공동성명으로 절대폭풍은 일단 진정되었다. 그런데 북한의 미사일 7기 발사로 다시 태풍이 오고 있다. 적어도 절대폭풍으로 비화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의 외교전략을 정확히 읽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단 이후 북한이 대미관계에서 보여준 외교전략은 4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균형·편승·돌파·버티기 전략이 그것이다. 균형과 편승 전략은 약소국이 강대국 앞에서 일반적으로 취하는 정책이고, 돌파와 버티기 전략은 북한이 특별히 구사하는 정책이다. 냉전기 북한은 소련·중국과 북방삼각동맹을 맺어 한·미·일 남방삼각관계에 대항하는 균형전략을 구사하면서 체제를 유지하였다.1990년 한·소수교와 92년 한·중수교로 동맹이 흔들리고 한·미·일의 압박에 처하게 되자, 교착상황 타개 차원에서 핵무기개발과 NPT(핵확산방지조약)탈퇴(93년)라는 모험을 강행하였다. 이른바 돌파 전략이다.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자, 북한은 제네바 기본합의서 체결(94년)에 동의함으로써 핵무기 포기와 경수로 지원을 주고받는 유화적 편승전략을 구사하였다. 그리고 미국의 압박이 다시 강화되자, 김정일정권 공식출범(98년)전까지 대외관계를 전면동결하고 내부결속을 통해 체제유지에 주력하는 버티기전략으로 나왔다. 이후에도 상황에 따라, 북한은 4개 전략을 선택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그러면 이번 미사일 발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6자회담 교착과 미국의 금융제재 및 인권문제 제기에 따른 경제난과 위신 훼손으로 정권안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길 원한다. 그러나 미국이 응하지 않자, 다시 돌파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6월 미사일 시위를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주목을 이미 끌어냈었다. 미국이 힐 차관보의 방북 거부 등 양자대화에 응하지 않고, 일본도 납치문제로 강경정책을 지속하자,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북한의 의도는 다목적적이다. 그러나 핵심은 북·미 협상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김정일정권의 생존 보장이다. 방식이 북·미 직접협상이든,6자회담 틀내 양자협상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과거를 보면, 앞으로 전망은 낙관도 가능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에 대한 미국 지도부의 불신이 지속되며 한·미 정책협력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북한 흔들기 전략이 강화될 때, 북한이 제2미사일 발사나 고폭실험 재개와 같이 더욱 강도 높은 돌파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분명하게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해야 한다. 우선 국민의 안보불안감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 둘째, 북한 미사일문제와 북핵문제를 구분된 사안으로 접근하자. 하나로 섞어 위기를 증폭시키거나, 완전 분리해서 무관심하게 대응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모두 다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자. 북한에게는 대화를 통해 김정일정권 붕괴가 목적이 아니란 것과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국제규범을 준수해야 함을 명확하게 전달하자. 다만 일본 열도의 안보우려는 내부 요인으로 과장된 측면이 크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세이프 코리아] 태풍·장마철 ‘저전압 감전’ 주의보

    [세이프 코리아] 태풍·장마철 ‘저전압 감전’ 주의보

    제3호 태풍 ‘에위니아(EWINIAR)’가 전국을 휩쓸었다. 우리나라에 습기를 몰고오는 장마와 태풍은 감전사고를 유발하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평소보다 전기가 20배 이상 잘 통할 뿐만 아니라, 태풍으로 생긴 침수지역은 언제 전기가 흐를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신체노출 잦고 인체저항 약해” 10일 소방방재청과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해마다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 수는 70∼90명, 부상자 수는 그 10배에 달한다. 또 감전사고의 30∼40%, 감전으로 인한 사망자의 절반 정도가 각각 6∼8월 여름철에 집중된다.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감전사고 2373건 중 35.1%인 832건, 감전사고 사망자 230명 가운데 49.6%인 114명이 각각 여름철에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감전사고는 높은 전압의 전기가 흐르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전기용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생활 주변의 감전사고 위험이 더 높아지고 있다. 2003년의 경우 감전사고 사상자 764명 가운데 가정용 전압인 220V 이하에 감전된 사람이 489명으로 고압에 감전된 275명보다 1.8배 가까이 많았다.2004년에는 감전사고 사상자 757명 중 저압 감전자가 513명으로 고압 감전자 244명에 비해 2.1배나 됐다. 전기는 20mA(미터암페어·초당 전력의 세기)만 돼도 체내에 1분 이상 흐르면 호흡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다. 또 50mA 이상이면 심장을 멈출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50mA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220V의 30W 형광등에 흐르는 전류 136mA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여름철에 감전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습도가 높아져 쉽게 누전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이라면서 “또 신체 노출이 많아지고, 땀으로 인한 인체 저항이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불법시설물 잠기면 ‘전기장판’될 수도 이처럼 감전사고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지만, 대비는 미흡한 실정이다. 예컨대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서 인도를 점령하고 있는 불법 포장마차와 노점, 입간판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노점상과 입간판 등이 도시미관을 해친다고 여겨질 뿐, 감전사고의 위험요소로 간주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설물은 일반적으로 인근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다 쓴다. 이 때문에 인도 위에 널려 있는 전깃줄에서 절연물질이 벗겨질 경우 물에 잠긴 인도를 ‘전기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이들 시설물의 콘센트 부분은 비닐봉지나 페트병 등을 이용, 물기가 닿는 것을 형식적으로 막아놓아 미봉책에 불과하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이들 시설물은 감전사고를 막기 위한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어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노점상이나 입간판 자체가 대부분 불법 시설물이어서 안전기준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침수지역에서는 가로등이나 신호등과 같은 공공시설물도 감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감전사고의 책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어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2004년 8월에 내려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물에 잠긴 가로등에서 전기가 흘러나와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전기를 공급한 한국전력공사가 아니라, 시설물 관리를 담당하는 지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감전사고 예방·대응요령 감전사고를 예방하려면 태풍이나 홍수철이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 차례는 누전차단기를 점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누전차단기는 집안 배선에서 전기가 샜을 때 차단하는 장치이다. 흔히 두꺼비집으로 부르는 현관 분전반의 적색 또는 녹색의 누전차단기 버튼을 눌렀을 때 ‘딱’소리가 나면서 스위치가 내려가면 정상이다. 누전차단기가 없다면 세탁기나 식기건조기 등 물기가 많은 곳에서 쓰는 전기기구에 접지선을 설치해야 한다. 접지선은 누전된 전류를 땅속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또 전선이나 콘센트, 플러그 등이 손상됐는지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젖은 손으로 가전제품을 만지는 행동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가전제품에 손을 대면 찌릿찌릿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기기나 전선에 물기가 스며들어 누전되기 때문”이라면서 “가정에서 누전현상이 일어나면 즉시 차단기를 개방하고 전기공사업체나 한국전기안전공사(1588-7500)로 점검을 의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폭우로 집이 물에 잠겼을 때는 물에서도 전류가 흐를 수 있다. 전원을 차단한 뒤 물을 퍼내고 건조시킨 다음 전문기관에 점검을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바람으로 전선이 끊어지거나 전봇대가 넘어졌을 때도 접근하지 말고 즉시 전기고장신고(국번없이 123)를 해야 한다. 아울러 휴가를 떠날 때는 불필요한 전원 플러그는 모두 뽑고, 전등 스위치도 끄는 것이 안전하다. 방범을 이유로 전깃불을 켜 놓으면 과열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굳이 켜 두려면 조도 감지장치가 있어 어두워졌을 때만 켜지는 조명등을 쓰는 것이 좋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감전사고가 나면 먼저 두꺼비집을 내린 뒤 사고를 당한 사람을 전선이나 기구에서 떼어 놓아야 한다.”면서 “전류가 흐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의식·호흡·맥박상태를 살핀 뒤 인공호흡이나 심장마사지 등 응급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아름다운 길/육철수 논설위원

    인간과 자연을 잘 어울리게 이어주는 끈은 ‘길’이 으뜸이 아닐까 싶다.‘산’과 ‘강’도 친밀하나, 그건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절로 생긴 것들이다. 그러나 길은, 사람이 자연과 어우러져 발자국을 남겨야만 제구실을 하게 된다. 인간의 숨결과 체취가 한번도 스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은 엄밀히 따져서 없다. 그래서 길은 인간과 자연이 서로 만나 이루어낸 ‘접점’과도 같은 것이다. 인간끼리의 ‘소통’이라는 깊은 의미도 지녔다. 인생이 길에 비유되는 것도 이런 친밀감이 바탕이다. 꼬불꼬불한 길, 울퉁불퉁한 길, 죽 뻗은 신작로는 우리네 인생들과 너무 닮았다. 하지만 좁고 꼬불꼬불하고 울퉁불퉁한 길에는 인정과 여유, 특히 자연의 정경과 여운이 담겨있다. 이런 길은 유독 인간만 맞아들인다. 따라서 산길, 들길처럼 사는 인생이라고 해서 슬퍼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속도와 경쟁 같은 ‘이물질’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만도 훌륭한 인생이 아닌가. 인공의 길은 멀리 2300년전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길이 침략과 권력의 상징이었다. 로마는 소금운반로를 마찻길로 바꾸어 놓았다. 세계 요로를 연결하는 길을 수십만㎞ 닦았고, 일부 도로에는 아스팔트를 깔고 배수로까지 설계했단다.“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거저 나온 게 아니다. 반면 현대식 도로는 차량이동과 물류운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연히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길의 본래 모습이 아니다. 걸어서는 얼씬도 할 수 없고, 터널이다 교량이다 해서 산을 뚫고 강을 가로질렀으니 자연도 상처투성이다. 이런 각박함을 깨달았는지, 최근 건설교통부는 전국의 ‘아름다운 길’ 100곳을 선정했다. 미관·역사성·기능성을 고려했다고 하나, 역시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바다와 섬을 벗삼은 남해의 창선·삼천포 대교, 가로수가 멋들어지게 울창한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 영남 선비들의 땀방울이 맺힌 문경새재,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으뜸인 덕수궁 돌담길 등이 여기에 꼽혔다. 길에는 인생이 있다는데, 아름다운 길에는 ‘아름다운 인생’이 있을 법도 하다. 이번 여름휴가엔 아름다운 길, 아름다운 인생을 찾아 홀가분한 마음으로 길을 떠나보자.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미사일 발사가 안보문제 아니라니

    청와대가 어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안보 차원의 위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의 미사일이 어느 누구도 겨냥하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댔다. 국가안보를 책임진 청와대로서 신중하지 못한 언급이 아닐 수 없다. 국제사회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우려와도 거리가 먼 인식이다. 청와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안보독재 시대의 망령에서 벗어나자’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북 미사일에 대해 차분히 대응하기로 한 방침은 대통령의 생각으로,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독재 시대에 재미를 본 야당과 언론이 정부에 삿대질을 해댄다.”고 비판여론을 반박했다. 냉정하고 침착한 대응을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북 미사일이 누구도 겨냥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안보위기가 아니라는 주장은 섣부른 상황인식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누구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 발사된 7발이 모두 동해에 떨어진 것이 애당초 목표가 없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발사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은 우리와 일본을 사정권으로 한다. 유사시 우리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무기들이다. 청와대 판단처럼 교착 상태의 북·미관계를 타개하려는 정치적 압박용이라 해도 무력도발의 가능성을 시위하는 행위 자체가 안보 위협인 것이다.“일본처럼 새벽부터 야단법석을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언급도 외교적 상궤를 벗어나 있다. 앞서 서주석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꼭두새벽에 회의를 소집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경한 입장을 밝힌다고 우리의 대응 역량이 달라지느냐.”고 했다. 국민이 불안한 것은 이런 청와대의 안이한 상황 인식과 허점 투성이의 위기대응시스템이다. 대통령에게 늦게 보고하고 대책회의를 천천히 연다 해서 국민이 안심하는 게 아니다. 안보에 관한 한 한치의 허점도 보이지 않을 때 정부를 신뢰하는 것이다. 정작 안보독재에 대한 청와대 일각의 편협한 피해의식과 가벼운 행태가 걱정스럽다.
  • 유엔한국협회 회장 김승연씨

    한화그룹은 7일 김승연 회장이 대표적인 국내 민간 외교단체인 유엔한국협회 회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김 회장은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 등과 함께 한미교류협회를 발족시켜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활동해왔으며, 현재 코스타리카 유엔대학의 개발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편 유엔한국협회는 이날 2006년도 정기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선준영 전 외교통상부 차관을 부회장 CEO로 선임했으며,2003년부터 회장으로 재직해 온 박수길 회장은 협회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北미사일 대응 허술” 질타

    “北미사일 대응 허술” 질타

    ‘북한 미사일 사태’가 국회를 강타했다. 국회는 6일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외교·안보 관련 3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동시에 열고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를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허점과 늑장대응, 정보수집 능력 부재 등을 집중 추궁하면서 안보·외교 라인의 전면 교체를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북한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한편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기조 유지를 주문하는 등 ‘신중론’을 폈다. ●정보 수집능력 부재·정부 늑장대응 추궁 통외통위와 국방위, 정보위 등 3개 상위에서 한나라당은 정부의 늑장대응 여부를 놓고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음에도 김승규 국정원장을 비롯한 일부 외교안보 책임자가 해외로 나가는 등 총체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집중 따졌다. 한나라당 황진하·이성구 의원(국방위)은 “5일 새벽 3시32분에 미사일이 발사돼 일본은 4시부터 총리 주재로 회의가 열렸는데 우리는 국방장관이 4시10분에야 첫 보고를 받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5시에야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늑장 대응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김명자·이근식 의원(국방위)도 “일본보다 우리 정부가 4시간 늦게 대응했다. 정부가 신중한 건 좋지만 너무 수동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윤광웅 국방장관은 “군은 실제로 액션을 취할 수 있는 행동 요원들에게 먼저 알리고 다음에 지휘관에게 보고가 올라가는 체계를 밟는다.”면서 “절대 딜레이(지연)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국정원 김만복 제1차장은 “김 원장의 외유는 주변 4국과의 정보교류와 북핵문제 협의를 위해 수개월 전에 예정된 일정”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통외통위)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사업 중단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최소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든지 아니면 미사일 발사 사태의 재발방지를 약속하기 전까지 대북 비료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보·외교라인 전면교체 야당은 총체적 외교안보 정책 실패를 앞세워 안보·외교라인의 전면 교체를 촉구했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통외통위)은 “한마디로 말해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이 실패했다. 김정일 정권이 자신있게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친북 좌파세력이 자신들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도높은 공세를 폈다. 같은 당 박진 의원(통외통위)도 “우리 정부의 늑장대응, 안보·대북정책 실패 등이 총체적인 외교안보의 위기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편향적 대북정책으로는 우리 국민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며 안보·외교라인 교체를 촉구했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통외통위)도 “북한은 경협이나 민간교류는 대남관계로, 미사일이나 핵문제 등은 북·미관계로 해석하고 있다.”며 참여정부의 무사인일한 대응태도를 문제 삼았다. 반면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통외통위)은 “섣부른 대북제재나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경우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킬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통외통위)은 “인도적 대북정책이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일만 구혜영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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