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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 골드러시’ 패권 전쟁… 기술력은 미국, 추진력은 중국 우위

    ‘달 골드러시’ 패권 전쟁… 기술력은 미국, 추진력은 중국 우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50여년 전 ‘아폴로 프로젝트’로 여섯 차례나 찾았던 달에 다시 ‘아르테미스Ⅱ’를 보낸 배경에는 미중 우주 패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할 당시 충격처럼 중국의 ‘우주 굴기’에 대한 위기감이 미국을 다시 달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BBC는 1일(현지시간) 아르테미스Ⅱ 발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적용할 기회”라며 “성공하면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달의 ‘골드러시’ 가능성을 열고 국민 통합도 이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중국인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2004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창어’(달의 여신 항아)를 시작했고,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를 발사했다. 2013년 12월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보낸 뒤 2019년 1월 ‘창어 4호’를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세계 최초로 착륙시켰다. 2024년 6월에 ‘창어 6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토양을 채취해 지구에 가져 왔다. 올해는 달 남극에서 물과 얼음 탐사를 통해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할 계획이다. 마이클 그리핀 전 NASA 국장은 지난해말 “중국이 먼저 달에 착륙하기 전에 우리가 다시 달에 갈 수 없을 수도 있다”며 미국이 외려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출했다. 이는 미중 간 달 자원 선점 경쟁으로 이어진다. 미국 폭스뉴스는 “중국의 계획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인류의 달 착륙만 재현하는 것만으로도 심우주 탐사 프로파간다 승리를 자축할 것이며 달 극지방 얼음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달 극지방의 얼음 형태 물은 달 기지 건설 시 식수, 장비 냉각, 산소 생산 등에 쓰일 수 있다. 달에는 헬륨-3이나 희토류 등의 자원도 있다. 미국도 급해졌다. 2019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2024년 달 착륙 계획은 연료 누출 등이 반복되며 지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행정명령을 통해 2028년까지 미국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착륙시키고 2030년까지 달 기지를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향후 ‘아르테미스Ⅲ’는 달 착륙선 랑데부(상호 접근 기동) 및 도킹을 하고, ‘아르테미스Ⅳ’는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내게 된다. 특히 NASA는 지난달 200억 달러(약 30조원)를 들여 달 기지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3단계로 인간의 영구적인 체류가 가능하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달을 넘어 화성, 목성 등 심우주로도 뻗어나갈 첫걸음이 될 예정이다. 미국은 최초의 화성 유인 탐사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NASA는 2028년 말까지 화성으로 향하는 핵 추진 우주선을 띄운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주선에 싣고 간 헬기를 통해 인간이 착륙할 장소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NASA는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 경험을 토대로 화성 탐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CBS방송에 “(아르테미스Ⅱ가) 화성에 성조기를 꽂을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길을 닦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우주 기술력 부문에서 미국이 중국을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로켓 엔진의 성능과 효율 면에서 미국은 월등하다”며 “미국은 배기가스를 다시 연소실로 넣어 효율을 극대화하는 엔진을 사용하는 반면, 중국 로켓은 상당수가 배기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위성의 해상도나 심우주 통신 정밀도 측면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정권에 따라 우주 정책이 오락가락한 반면 중국은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국가 중앙집권형 모델과 미국의 민관 합동 모델 간 경쟁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중국의 목표가 세계 최초의 기록을 세우는 ‘우주 굴기’에 있다면, 미국은 실질적인 우주 거주와 경제권 확보에 집중한다. 민현기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공공 수요를 통해 민간 생태계를 구축해왔고, 이제는 민간 주도의 우주 시장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한국도 공공과 국방 수요를 묶어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 ‘달 골드러시’ 패권 전쟁…기술력은 미국, 추진력은 중국 우위

    ‘달 골드러시’ 패권 전쟁…기술력은 미국, 추진력은 중국 우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50여년 전 ‘아폴로 프로젝트’로 여섯 차례나 찾았던 달에 다시 ‘아르테미스Ⅱ’를 보낸 배경에는 미중 우주 패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할 당시 충격처럼 중국의 ‘우주 굴기’에 대한 위기감이 미국을 다시 달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BBC는 1일(현지시간) 아르테미스Ⅱ 발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적용할 기회”라며 “성공하면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달의 ‘골드러시’ 가능성을 열고 국민 통합도 이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중국인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2004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창어’(달의 여신 항아)를 시작했고,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를 발사했다. 2013년 12월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보낸 뒤 2019년 1월 ‘창어 4호’를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세계 최초로 착륙시켰다. 2024년 6월에 ‘창어 6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토양을 채취해 지구에 가져 왔다. 올해는 달 남극에서 물과 얼음 탐사를 통해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할 계획이다. 마이클 그리핀 전 NASA 국장은 지난해말 “중국이 먼저 달에 착륙하기 전에 우리가 다시 달에 갈 수 없을 수도 있다”며 미국이 외려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출했다. 이는 미중 간 달 자원 선점 경쟁으로 이어진다. 미국 폭스뉴스는 “중국의 계획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인류의 달 착륙만 재현하는 것만으로도 심우주 탐사 프로파간다 승리를 자축할 것이며 달 극지방 얼음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달 극지방의 얼음 형태 물은 달 기지 건설 시 식수, 장비 냉각, 산소 생산 등에 쓰일 수 있다. 달에는 헬륨-3이나 희토류 등의 자원도 있다. 미국도 급해졌다. 2019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2024년 달 착륙 계획은 연료 누출 등이 반복되며 지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행정명령을 통해 2028년까지 미국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착륙시키고 2030년까지 달 기지를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향후 ‘아르테미스Ⅲ’는 달 착륙선 랑데부(상호 접근 기동) 및 도킹을 하고, ‘아르테미스Ⅳ’는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내게 된다. 특히 NASA는 지난달 200억 달러(약 30조원)를 들여 달 기지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3단계로 인간의 영구적인 체류가 가능하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달을 넘어 화성, 목성 등 심우주로도 뻗어나갈 첫걸음이 될 예정이다. 미국은 최초의 화성 유인 탐사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NASA는 2028년 말까지 화성으로 향하는 핵 추진 우주선을 띄운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주선에 싣고 간 헬기를 통해 인간이 착륙할 장소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NASA는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 경험을 토대로 화성 탐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CBS방송에 “(아르테미스Ⅱ가) 화성에 성조기를 꽂을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길을 닦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우주 기술력 부문에서 미국이 중국을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로켓 엔진의 성능과 효율 면에서 미국은 월등하다”며 “미국은 배기가스를 다시 연소실로 넣어 효율을 극대화하는 엔진을 사용하는 반면, 중국 로켓은 상당수가 배기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위성의 해상도나 심우주 통신 정밀도 측면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정권에 따라 우주 정책이 오락가락한 반면 중국은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국가 중앙집권형 모델과 미국의 민관 합동 모델 간 경쟁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중국의 목표가 세계 최초의 기록을 세우는 ‘우주 굴기’에 있다면, 미국은 실질적인 우주 거주와 경제권 확보에 집중한다. 민현기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공공 수요를 통해 민간 생태계를 구축해왔고, 이제는 민간 주도의 우주 시장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한국도 공공과 국방 수요를 묶어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설] 호르무즈 발 빼는 트럼프… 각자도생 경제·안보 시험대

    [사설] 호르무즈 발 빼는 트럼프… 각자도생 경제·안보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를 안 해도) 우리는 곧 2~3주 안에 (이란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들은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군함 파견 요구에 응하지 않은 동맹국들을 힐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와 종전을 선언한 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문제는 동맹국들 책임으로 떠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그러면서도 ‘침략국(미국)과 관련된 선박들의 통행 금지’와 ‘비적대국 선박들은 당국과 협의 후 통과 가능’이라는 원칙 아래 한 척에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 부과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포성이 멎는다 해도 우리 선박들의 자유통행 여부는 불투명하며, 통행이 허용돼도 적잖은 비용 부담이 예상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나몰라라식으로 하는 태도가 동맹국들에는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되레 “나토는 종이호랑이”라며 “나토 탈퇴를 강력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의 시작에도, 종전 결정에도 나토를 비롯한 동맹국들 의견이 반영되기는커녕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세계를 지탱해 온 ‘대서양 동맹’의 해체 위기까지 거론되는 현실이다. 경험하지 못한 각자도생의 국제 관계가 향후 한미동맹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과 달리 북한은 이미 50기 이상의 핵무기를 확보한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다. 5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시작된다면 우리의 안보 이익과 미국의 요구가 반드시 일치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나토가 미국에 이익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만일의 사태 때 군 기지 주둔권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이란 전쟁 과정에서 미군의 영공과 군 기지 사용을 거부했던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군사적 충돌 시 주한미군과 한국의 역할 등에도 정교한 대응 전략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위기에 대한 안전망 구축 전략도 다급하다.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자원·광물 분야는 물론 원전·조선·방산 대미 투자 등 경제안보 협력에 속도를 내야 한다.
  • [손열 칼럼] 미중 정상회담을 향한 미중일 삼국지

    [손열 칼럼] 미중 정상회담을 향한 미중일 삼국지

    트럼프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상호관세 재인상 압박에 대미투자특별법을 만들며 총력 대응하는 사이,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파병 압력에 처했고 향후 전황에 따라 어떤 청구서를 받을지 모른다. 트럼프발 오일 쇼크는 한국경제를 엄습하고 있다. 동병상련의 일본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치렀다. 트럼프의 무리한 요구가 돌출할 수 있는 위태로운 회담에서 다카이치는 전쟁을 일으킨 트럼프에게 “세계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사람은 오직 도널드”라는 아첨과 함께 대미 투자 선물 보따리를 풀어 일단 미국의 강압을 피해 갔다. 한국은 호르무즈 파병에 관해 선례가 될 수 있는 일본의 대응에 주목했지만, 정작 일본의 시선은 중국에 가 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의 외교적·군사적·경제적 강압으로 중일 관계는 기능부전 상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미중 양국 간 유화 국면이 조성되어 자국의 안보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애당초 3월 말로 예정된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 이전에 어렵사리 미일 정상회담을 마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미국에 유화 자세를 이어 가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란 공습 중지를 요구했으나 직접적인 비판은 삼갔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쌍방이 적절한 환경을 정비해 불필요한 간섭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유럽과 달리 중국은 “각 당사국들과 연락을 유지하며 긴장 완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반응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 회복이 시급한 트럼프에게 미국산 농산물과 항공기, 나아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란 선물도 띄우고 있다. 이러한 자세 뒤에는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의 심모원려가 깔려 있다. 트럼프에게 대만 문제에 유리한 발언을 유도해 다카이치에게 일격을 가하는 한편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에 자국이 주요 2개국(G2)으로 대접받고 있음을 과시하고 트럼프가 동맹보다 미중 관계 구축을 더욱 중시한다는 점을 발신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미국에 대한 과잉 의존을 축소하고 대중 관계를 중시하라는 시그널이자 동맹 이완을 유도하는 책략이다. 일본은 트럼프가 중국의 노림수에 걸려들지 않도록 동맹의 중요성을 강력히 어필했다. 트럼프는 동맹을 거래관계로, 동맹국을 도구로 본다는 점에서, 일본은 자국이 대체 불가한 동맹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거래 가능하고 매력적인 대미 투자 ‘카드’를 선별했다. 인공지능(AI) 개발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해 가스 화력발전소 및 차세대 소형원자로(SMR) 건설 등 에너지 카드,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핵심광물인 희토류 리사이클과 제련 사업, 동 광산, 리튬 생산에 대한 미일 합작 투자 등 경제안보 카드, 그리고 미사일 공동 개발과 생산을 제안하는 방위산업 카드 등이다. 일본이 선택한 에너지·핵심광물·방산 패키지는 대미 투자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에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일 관세 합의가 한미 관세 합의의 준거가 됐듯이 말이다. 한국 측이 내건 전략적 투자와 상업적 합리성 기준, 그리고 미국 측의 에너지 투자 요구를 조합해 보면 일본과 유사한 투자 패턴이 나올 듯하다. 문제는 중국이다. 미국이 전쟁의 수렁에 빠져 동맹국의 신뢰를 상실해 가는 사이 중국은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한국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드 보복 사태 이래 한국은 대중 의존도 감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무역, 핵심광물, 자본시장에서 중국의 압도적 지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안보상 중국에 여러 초크 포인트(급소)를 노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중 긴장 완화는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동맹의 이완과 미국의 대중 경제안보 태세 약화로 이어지는 경우 한국의 대중 취약성은 가중될 것이다. 대미 투자와 자주국방 추진 정도로 중국에 대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우리만의 심모원려가 필요하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전 세계 사로잡은 한국 AI 기업… 코트라 ‘광폭 지원’ 빛났다

    전 세계 사로잡은 한국 AI 기업… 코트라 ‘광폭 지원’ 빛났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주목하는 ‘시선추적기술’(아이트래킹)의 미래를 한국관에서 확인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회사이자 글로벌 기술 기업인 독일 보쉬 그룹의 한 부사장급 임원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기술 전시회인 ‘2026 소비자가전쇼’(CES) 내 통합한국관을 방문해 한국의 혁신기업 ‘아이칩’과의 협력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아이트래킹은 사람의 ‘눈 움직임’을 추적해 어디를 보는지 분석하는 기술이다. 운행 중 운전자가 졸고 있는지 감지하고, 시선만으로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가미된 최첨단 기술로 꼽힌다. 한국 AI 혁신 기업들이 세계 양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인 CES와 이달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박람회의 공통점은 로봇·자율주행·드론처럼 온디바이스 형태의 ‘피지컬 AI’와 질문하면 스스로 계획부터 실행까지 해주는 ‘에이전틱 AI’ 등 AI 기술의 전면 부상이다. 이에 맞춰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CES와 MWC에 통합한국관 운영과 우리 AI·로봇 산업 생태계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했고, 그 결과 참가 기업들의 수상 낭보와 해외 정부·기업의 러브콜이 줄이었다. 코트라가 공동운영한 CES 통합한국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70개 기업, MWC 통합한국관에는 131개사 등이 참가했다. CES에선 혁신상 수상 284개사 중 171개사가 한국 기업이었다. 전체 수상자의 60%로 미·중을 모두 합친 숫자보다 많다. AI 분야에서만 최고 혁신상 3개, 혁신상 28개를 수상하며 AI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코트라가 수상 컨설팅을 지원한 49개사가 총 54개 CES 혁신상을 받았다.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한국 참가사들이 연구개발(R&D)-실증-사업화로 이어지는 혁신 가치사슬을 한눈에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MWC의 혁신상 부문에도 우리 기업 후보가 다수 올랐다. ICT 분야 오스카상인 ‘글로모(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는 앤오픈사의 ‘스냅패스’가 서버 저장 필요 없는 생체 복합인증 솔루션으로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다. 4년 후가 주목되는 혁신기업을 뽑는 ‘4YFN’에서는 AI 보안 기업인 에임 인텔리전스와 AI 기반 커머스를 구현한 인헨스, AI 최적화 솔루션을 선보인 옵트에이아이 등 3개사가 상위 20개사에 선정됐다. 계약 성과도 이어졌다. CES에는 메타·애플·퀄컴·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남성우 닥터스바이오텍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 파트너도 발굴했고 모건 스탠리 같은 투자사와 200만 달러(약 30억원) 상당의 수출 계약 상담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로봇팔과 온디바이스 AI 등을 결합한 산업용 로봇 플랫폼 디밀리언사의 ‘플레시봇’은 글로벌 금융사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투자 협의를 진행했다. CES 스마트홈 혁신상을 수상한 에어렛사는 개인화된 신발 케어 솔루션인 ‘에어렛’ AI 기술로 미국 비벌리힐스 등 북미 최고급 주거단지 조성 건설사와 기술 검증 계약을 맺었다. MWC에선 AI와 바이오 기술을 결합한 1인용 명상 솔루션인 엔피사의 ‘무아홈’이 유럽·북미·중동 바이어로부터 도입·협업 제안을 받았다. 래블업사의 순수 국산 독자 기술로 개발된 AI 개발 서비스 ‘백엔드AI’는 유럽 고성능 컴퓨팅 기업인 보스턴리미티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코트라는 다음 달 독일 하노버 산업전시회를 비롯해 일본·대만·싱가포르 등에서 7차례 더 한국관을 열어 AI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10월에는 AI 종합전시회 ‘K 커넥트 AI’(가칭)를 최초로 열어 아시아·태평양 최고 산업 AI 전문전시회로 키울 예정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피지컬AI 슈퍼커넥트’, 일본 도쿄 ‘AI 프론티어 재팬’ 등 해외 AI 글로벌화 사업도 8회 이상 연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중동, 아시아 국가들이 AI 특정국 탈피를 위해 제조·ICT 역량을 두루 갖춘 파트너인 한국 AI 기업과의 협력에 관심을 보인다”며 “해외 수요와 연계해 우리 AI·로봇 기술 기업들이 해외 진출과 글로벌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중국 방문 한 달 전, 베이징 찾는 대만 野 대표

    트럼프 중국 방문 한 달 전, 베이징 찾는 대만 野 대표

    미중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현직 대표가 10년 만에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은 5월 14~15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보다 앞선 오는 7~12일 중국 장쑤·상하이·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쑹타오 주임이 “시진핑 총서기는 국민당 정리원 주석이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10년 전에는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이 국민당 주석의 방중을 알린 데 비해 이번에는 장관급이 직접 소식을 발표해 중국이 이번 회담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 주석이 국민당 주석과 회담하는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중국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대만 민진당 정부는 미국과 밀착하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데, 정 주석의 방중으로 중국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우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사상 최초로 3연속 집권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특히 이란 전쟁으로 중국이 대만 군사작전 명분을 얻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2월 미국은 사상 최대 액수인 110억 달러(약 16조원)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했으며, 시 주석은 지난달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기 공급이 미중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北, 美 보란 듯 ‘다탄두 ICBM’ 위협… ‘이란과 다르다’ 부각

    北, 美 보란 듯 ‘다탄두 ICBM’ 위협… ‘이란과 다르다’ 부각

    중동전쟁 속 핵무기 능력 과시해북미 대화 때 협상력 높이려는 듯정부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참여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난해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된 신형 대출력 고체엔진 시험을 진행했다. 미 본토에 닿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고중량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미국과의 협상 능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29일 “(김 위원장이)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발동기(엔진) 지상 분출 시험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갱신된 엔진의 최대 추진력은 2500kN(킬로뉴턴)이라고 밝히며 해당 시험은 “전략적 타격수단들의 부단한 갱신을 중요 목표로 제시한 새로운 5개년기간의 국방발전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매체의 보도대로라면 이번에 공개된 탄소섬유 고체엔진 최대추진력은 지난해 9월 공개된 1971kN에서 6개월만에 대폭 향상된 수준이다. 2500kN은 약 255t 물체를 띄울 수 있는 힘이다. 북한이 이미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1만 5000㎞)의 ICBM 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도 엔진 출력 향상에 집중하는 것은 동시 타격이 가능한 다탄두 ICBM 개발 목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공개된 신형 ICBM 화성-20형에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핵무기체계 고도화를 강조해 미국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도 풀이된다. 오는 5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최근 중동 사태를 지켜본 북한이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고 과시하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탄두화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미사일의 존재 여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다분히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의식한 훈련”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28일“북한 주민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 하에 정부 관계기관 내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이란, 종전안 거부하고 역제안… 美 “지옥 보여 줄 것” 최후통첩

    이란, 종전안 거부하고 역제안… 美 “지옥 보여 줄 것” 최후통첩

    이란, 대화할 의사 없다며 선 긋고15개 쟁점 대신 5가지 요구안 제시백악관 “패배 불인정 땐 더 큰 타격”‘미중 정상회담’ 5월 14~15일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8시간 최후통첩’을 거두고 닷새 뒤로 미룬 대이란 공격 유예 시한이 성큼 다가오며 이번 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미·이란이 종전을 위한 물밑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측은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공격 유예 시한은 27일(현지시간)로, 이제 전쟁이 한달을 맞는 시점에 양측이 극명한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이란에 패배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공화당의회위원회 만찬 행사에서 “이란은 매우 간절히 협상을 원하지만, 자국민에게 살해당할까 봐 두려워서 말하지 못한다”면서 “이란은 우리에게 살해당하는 것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은 지금 협상 중”이라며 “핵무기를 가진 이란은 ‘암’이다. 우리가 그것을 제거해버렸다”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이란이 패배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큰 타격을 입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허풍을 떠는 사람이 아니고 지옥을 불러올 준비가 돼 있다”고 압박했다. 이날 발언은 협상설을 부인하고 있는 이란 지도부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 중으로, 핵무기 포기 등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 같은 ‘최후통첩성’ 발언은 미국이 이번 전쟁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출구전략’ 찾기를 고심하고 있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백악관은 이날 앞서 연기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5월 14~15일 열릴 것이라고 밝혀 방중 이전에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타임테이블을 설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몇주 안에 끝내자는 지침을 참모들에 하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4월 중순까지 전쟁을 끝내고 다시 산적한 국내외 현안을 챙기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합의를 구걸하면서도 시간을 끌고 있다”고 재차 협상을 압박했다. 이란은 미국과 직접 대화할 의사가 없다며 전쟁 장기화도 불사하겠다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15개 요구안’에 대해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국영TV에서 “미국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내부에선 사실상 굴욕에 가까운 미국의 종전 요구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모습이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국영 프레스TV에 “종전은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로 할 때 이뤄질 것”이라며 ▲적에 의한 침략·암살 중단 ▲전쟁 재발 방지 ▲전쟁 피해 배상 ▲중동 전역에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보장 등 5가지를 종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당국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력한 타격을 하겠다”며 ‘선휴전 후협상’도 거부했다.
  •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미국 중간선거는 결국 경제가 좌우트럼프 ‘유가 못 잡으면 패배’ 알아이란과 어느 선에서 타협 가능성도한미 관계, 힘들어도 동맹 역할 해야자주국방, 북한 핵 대응 전략이 핵심전략적 다변화·전략적 자율성 필요김정은, 쉽게 협상 테이블 안 나올 것관세 따른 대미 투자 긍정적 측면도 AI 협력·수출 통해 기업 실적 좋아져인적자원부 만들어 AI 인재 키워야“트럼프 정부가 예측 불가하고 요구 사항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미 관계는 기본적으로 동맹이라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은 ‘안미경중’을 보다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미 투자 및 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신기욱(66)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 겸 아태연구센터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 소장은 지난 17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한 단독인터뷰에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2기와 한미 관계, 북미 관계, 미중 관계 등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내놨다. 아태연구센터 한국포럼 참석차 방한한 신 소장은 지난 20년간 아태연구센터 소장을 지내는 등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해 힘써 온 국제관계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이어 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복잡한 글로벌 정세 속 갈등이 커지는데.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가 왔다. 언론 등에서 ‘신냉전’ 얘기를 하는데 냉전 시대에는 적군과 아군의 구도가 명백했는데 지금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냉전은 나름의 질서가 있어 한국도 고민이 적었다. 트럼프의 정책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신고립주의 얘기를 하는데 지금 트럼프의 행동을 보면 모순이 있다. 분명한 국제질서가 없고 글로벌 리더십도 없는 상태에서 신냉전이 아니라 각자도생이다. 오히려 시진핑이나 푸틴, 모디 등이 권위주의적이지만 리더십을 더 보인다. 이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 같아 한국 같은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는 돈로주의(신고립주의)라더니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축출했고 이란을 공격했는데. “마가의 원칙은 소위 신고립주의인데 현 상황은 상당히 상충한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때 후세인을 죽였고 지상군까지 들어갔으니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차이는, 이라크 전쟁 때는 9·11테러라는 명분이 있었다. 부시가 혼자 들어간 게 아니라 유엔을 통했고 한국 등 국제사회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거 없이 협상하다 갑자기 그냥 때려 버렸다. 또 동맹이나 국제사회 지원을 받고 시작한 게 아니라 일단 해 놓고 ‘너네 안 도와주면 나중에 두고 볼 거다’라는 식이다. 이라크전 때 레짐 체인지에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이란의 위험 제거, 권위주의적 지도자 축출 정도로 선을 그은 거 같다. 문제는 이게 미국 마음대로 되느냐 하는 것인데 대안 세력 없이 아들로 승계돼 트럼프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에게 넘어간 면도 있어 보인다. 이란에 대한 동정 여론까지 생기는 건 안타깝다.” -이란 전쟁에 관세 전쟁까지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1월 미 중간선거 전망은. “미 중간선거는 원래 여당이 불리하다. 지금 추세로는 상황이 더 안 좋다. 부시는 9·11테러로 미국민이 분노할 때 이라크전을 일으켜 인기가 올라갔다. 보통 전쟁을 하면 지지율이 올라가는데 지금은 원래도 지지율이 낮고 명분도 약하다. 중간선거는 전쟁도 전쟁이지만 경제가 좌우한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등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트럼프가 러시아 제재 해제 등 여러 방법을 쓰는 것이다. 결국 유가를 못 잡으면 선거에서 진다는 것을 아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유가,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전쟁이 아주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어느 선에서 타협할 것이다. 물론 전면전 상태는 멈춰도 전쟁 후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주한미군 자산 차출에 호르무즈 함정 파병 요청도 있다. 트럼프 2기 한미동맹은. “일이 꼬이거나 힘들면 결국 원칙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는데 원칙을 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잘못하면 임기응변이 될 수가 있다. 동맹 문제는 고민하더라도 원칙적인 선에서 하는 게 맞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라크 파병 시 지지층을 잃으면서도 원칙대로 하지 않았나. 미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문제를 많이 얘기한다. 이럴 경우 한국은 더 곤혹스러울 수 있다. 동북아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파장이 훨씬 크다. 중국을 상대해야 하고 북한이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이 여기저기 눈치 보면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칙대로 가는 게 맞고 동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은 대미 의존도가 높으니 유럽 등과 상황이 다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속 이재명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등 자주국방을 강조하는데. “트럼프와 마가들은 한국, 일본 등이 잘살게 됐으니 국방을 더 감당해야 하고 미군은 좀더 유연성 있게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자주국방이 ‘우리 힘으로 다 하겠다’라는 거라면 위험하다. 자주국방이 정말 제대로 되려면 핵을 가진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핵심이다. 미군도 다 내보내고 ‘그냥 우리끼리 알아서 하겠다’가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살아갈 건지가 자주국방의 핵심이 돼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전략적 다변화’나 ‘전략적 자율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전작권을 가져오고 그런 거보다 한국이 어떻게 전략을 갖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란 전쟁은 북한에도 메시지를 줬을 텐데 북미 관계, 남북 관계 향방은. “부시가 말한 ‘악의 축’이 이라크, 이란, 북한인데 이제 북한만 남은 셈이니 김정은이 신경 쓰일 것이다. 북한이 경제적으론 중국과, 군사적으론 러시아와 밀착해 레버리지를 강화했고 핵·미사일 증강에 러우 전쟁 참전으로 테스트도 많이 했다. 자신감이 커져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 같지 않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는 레토릭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보는 거 같다. 트럼프 1기 때 ‘하노이 노딜’ 후 북한은 미국보다 문재인 정부를 더 비난했다. 신뢰를 잃은 만큼 이재명 정부에 쉽게 응대하지 않을 것 같다. 북미 관계는 트럼프가 재선됐을 때 다시 만나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트럼프가 지금 현안이 너무 많아 바쁘다. 관세도, 전쟁도 본인이 다 하니 1기 때처럼 북한에 신경 쓸 만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북한도 빨리 안 하려고 할 것이나 그래도 얻을 수 있는 게 트럼프가 제일 값이 크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은 반반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 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트럼프가 이란 핵시설은 폭파하면서 북한과는 핵을 용인하는 듯한 협상에 나선다면 모순적이고 명분이 없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미중 관계 전망은. “트럼프가 중국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희토류 문제도 있고 쉽지 않다. 게다가 전쟁 등으로 너무 바쁘다. 일각에서 트럼피즘을 ‘적과는 잘 지내고 친구들은 때려서 뭔가 얻어내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트럼프가 시진핑, 푸틴과는 잘 지내면서 만만한 한국, 일본, 유럽에는 관세도, 방위비도 더 내라고 한다. 미중 간에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어떻게 하지 않는 한 한동안 큰일은 없을 것 같다. 호르무즈 함정 파병에 중국도 언급한 건 원칙보다 ‘너네도 지나가는데 협조하라’는 이해관계에 따른 거래적 접근이다.” -이 대통령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취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그렇게 언급해 다소 놀랐는데 이 대통령에 대한 미측의 ‘친중파 의심’을 의식한 발언 아니었나 싶다. 안미경중은 끝난 거라지만 경제가 안보화하니 이를 더 세분화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안보는 어차피 미국과 가는 거고 경제에서도 안보와 관계된 건 미국과 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모두 안보 관련은 아니니 관광, 소비재, 제조업 등은 중국과 같이 갈 수 있으니 더 세분화하면 된다. 하이테크 쪽은 미중 간 디커플링이 되지만 제조업은 공급망이 얽혀 있어 분리가 어려울 거다.” -미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에도 트럼프의 관세 때리기는 이어지는데. “트럼프 2기에 관세를 완전히 돌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만약 중간선거에서 지면 힘이 빠질 것이다. 한국은 인내심을 갖고 원칙을 천명하며 시간을 버는 게 낫다.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중국이 반도체 등에서 많이 따라왔는데 미국의 대중 견제로 한국이 시간을 버는 측면이 있다. 특히 AI 관련 한미 협력과 수출 덕에 삼성, 하이닉스 등의 실적이 좋다.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는 자연스럽고 필요하다. 손해 보는 게 아니다. 트럼프 정책으로 한국이 반도체, 방산 등에서 이득을 본다. 삼성, SK, 현대차 등이 잘나가니 한국이 버티는 거다. 실용외교 차원에서 냉철하게 봐야 한다.” -AI 시대를 맞아 인재 육성 및 쟁탈전이 거세다. 한국에 제언한다면. “한국 학생들이 공대에 안 가고 의대로 몰려간다니 안타깝다. 서울대 교수 수십 명이 해외로 떠났다는 뉴스에도 놀랐다. 2023년 아시아의 떠오르는 도전을 연구하는 랩을 만들어 처음 펴낸 책이 일본, 호주, 중국, 인도가 어떤 인재 전략으로 경제 발전을 이뤘느냐에 관한 것이다. AI도 결국 인재 문제다. 한국은 인구학적 위기가 심각해 인력풀이 줄어든다. 학생들이 의대가 아니라 공대에 가야 삼성, SK, 현대차 등이 유지될 텐데 그게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니 이민 정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미국과 유럽이 겪은 이민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싱가포르처럼 인적자원부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신기욱 소장은 누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을 지낸 정치사회학자. 2001년 한국학 프로그램을, 2024년 대만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장을 맡고 있다. 민주주의, 민족주의, 이민, 국제관계 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왔다. ‘하나의 동맹, 두 개의 시각’, ‘북한의 수수께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등 20여권의 책을 썼다. 2023년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을 설립해 인재 개발, 민족주의·인종차별, 미·아시아 관계, 민주주의 위기와 개혁 등 아시아의 떠오르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 도전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때 물밑 조력도 했다. 트럼프 1기 때에 이어 지난해 7월 한국이 대북 정책에서 ‘페이스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공직자의 창] 미일중 ‘3국 3색’ 공급망 협력의 길

    [공직자의 창] 미일중 ‘3국 3색’ 공급망 협력의 길

    지난 2주간의 일정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공급망’이었다. 국내 주유소 가격 안정을 점검하는 한편 주말도 활용해 미국, 일본, 중국을 차례로 다녀왔다.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세계 경제는 ‘자국우선주의’라는 기조 아래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 부활을 위해 다양한 관세 수단을 동원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또한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주요국이 각자의 이해를 앞세우는 가운데 우리는 이른바 ‘3U’의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수송로는 불안정(Unstable)하고 공급구조는 불확실(Uncertain)하다. 첨단산업 성장에 따른 공급망 재편은 예측 불가능(Unpredictable)한 상황이다. 특히 중동 상황에 따른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불안은 국민 생활은 물론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산업 전반과 직결된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에 서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와의 협력이 다른 한쪽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지난 2주간의 일정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각국의 상황과 역할에 따른 맞춤형 공급망 협력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우선 경제안보 동맹국인 미국과 ‘한미 핵심광물 프레임워크’를 체결했다. 첨단산업 발전의 필수 요소인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와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공동 프로젝트 발굴부터 비축, 재자원화에 이르는 공급망 전 주기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고 금융지원과 구매계약 등 정책 지원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와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진 일본과는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SCPA)’을 체결했다. 한일 교역은 중간재 비중이 70% 이상이다. 공급망이 교란되면 양국 산업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이에 위기 대응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조치를 자제하기로 했다. 과거 수출통제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제도적 안전판을 공고화한 것이다. 또한 양국 대표 가스회사 간 LNG 수급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수급 위기 발생 시 신속히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는 세계 최대의 저장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은 중동 수입 비중이 낮고 자국 수요를 웃도는 여유 물량을 운용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핵심광물 주요 공급처인 중국과는 보다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광물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중국 상무부와는 ‘공급망 핫라인’, ‘수출통제 대화’ 등 협력 채널을 적극 활용해 공급망의 안전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핵심광물 생산과 정제를 담당하는 산업정보화부와는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3국 3색의 맞춤형 공급망 협력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간극이 불가피하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전략을 섬세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비축물량 확대, 수입선 다변화, 자원개발 확대 등 우리의 공급망 역량을 조속히 강화해야 한다. 국익과 실용이라는 토대에서 전문가, 학계, 기업들과 정부가 지혜를 모아서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긴장의 끈을 더 세게 조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2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나란히 참석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 ‘미중 간 전략적 균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CDF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역사를 돌아보면 세계 경제가 곤경에서 빠져나와 번영으로 들어간 것은 기존 시장을 놓고 쟁탈한 것이 아니라 개방과 기술 진보·혁신으로 새 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보호주의는 문제를 해결하는 영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각국과 소통·협조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안전을 함께 촉진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를 겨냥했다. ‘고품질 발전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CDF는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인을 초청해 경제 현안과 투자 협력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포럼에는 애플, BMW, 메르세데스-벤츠, HSBC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8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최근 대중 갈등이 격화된 일본의 핵심 기업들은 올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포럼 이후 현지 주요 기업들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는 샤오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정보통신(IT) 기업이 밀집해 있어 반도체, 전장, AI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 본사를 방문해 전장 사업 협력을 모색했다. 곽 사장 역시 3년 연속 포럼에 참석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의 방중은 미중 반도체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약 71조원으로 미주(약 67조원)를 앞선다. 중국 매출이 미주를 앞선 것은 2024년에 이어 2년째다. 미국 중심의 수요 확대는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역시 최대 시장이자 핵심 생산거점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약 66조 8000억원으로 전체의 68.9%에 달했고, 중국은 약 19조원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은 메모리 생산과 주요 고객 기반이 동시에 형성된 핵심 거점이어서 전략적 중요성이 여전히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매출 구조를 보이지만 중국과 미국을 모두 핵심 상대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AI 수요가 확대하는 미국 시장과 중국의 생산 기반이 동시에 필요해서다.
  • [세종로의 아침] 이란 전쟁 뜻밖의 승자는 중국

    [세종로의 아침] 이란 전쟁 뜻밖의 승자는 중국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3주 차에 접어들었다. 전쟁 여파로 이달 말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연기되면서 중국 역시 깊숙이 연루되는 양상이다. 이란 전쟁이 처음 발발했을 때부터 중국은 즉각적인 군사 행동의 중단을 촉구하며 전쟁을 반대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이어 이란까지 일련의 공격이 중국의 에너지원을 겨냥하자 미국이 중국 옥죄기를 한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중국이 잇속을 챙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한국에 배치된 미군 자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이 중동으로 이전하면서 10년이나 묵었던 한중 사이의 가장 큰 갈등이 일단 해소됐다. 중국 관영 언론은 한국이 언젠가는 철수될 수도 있는 방어 시스템에 왜 그토록 많은 정치적 자원을 투자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2016년 사드 배치 당시 안보전문가인 박범진 경희대 교수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고향으로 갔다. 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가 고향 인근이어서 지역 어르신과 유지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는 미국이 사드 미사일을 이전했을 때 허탈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미국 자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단지 우려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트리엇 미사일도 중동으로 배치됐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전력이 있는 데다 한국의 무기 체계와 미군 장비가 연계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더피 미국 국방부 차관 역시 사드와 같은 자산 재배치는 “시스템의 강점”이라며 한미동맹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 사드라는 앓던 이를 해결한 중국이 이란 전쟁으로 얻는 가장 큰 수확은 미국의 ‘급소’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이라크 전쟁을 보고 미국의 시스템을 따라 하면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키웠다. 이란 전쟁을 통해서는 필요한 무기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미국의 대응과 전술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경제적으로도 별 손해가 없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중국 국적의 유조선은 안전한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91%의 원유를 얻는다며 군함을 보내 호위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실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구입하는 원유는 총수입량의 약 33%에 불과하다. 석탄, 태양광, 원자력 등을 모두 합하면 중국의 에너지 자립도는 약 85%에 이르며,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수십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도 공급받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중국이 얻게 된 역설적 이익이다. 무엇보다 큰 이득은 대만 무력 통일에 대한 명분을 얻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란의 “임박한 위협”이 없었지만 유엔이나 의회의 승인 없이 공격을 감행했다. 만약 중국이 대만에서 군사적 봉쇄 작전을 벌이더라도 이란 전쟁을 구실로 삼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기다 이란 전쟁의 종전 시점 역시 중국이 결정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이란 전쟁 15일 만에 패트리엇 미사일 1년 치를 소진했는데 무기 재생산에는 중국산 희토류가 꼭 필요하다. 미사일, 레이더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중국산 희토류의 미국 재고분은 두 달 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원유 대부분을 중국으로만 수출한다는 점도 또 다른 무기다. 만약 중국이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면 이란은 전쟁 자금 고갈로 보복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전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종전의 열쇠를 쥔 숨은 승자가 됐다. 이란 전쟁은 중국에 위기 속 기회가 되었고, 미국에는 약점을 노출하는 시험장이 된 셈이다. 미국의 소모전이 길어질수록 중국은 대만 문제의 명분까지 확보하며 전략적 우위를 강화할 것이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이란전에 미중회담 유탄… 트럼프 “정상회담 한 달 연기 요청”

    이란전에 미중회담 유탄… 트럼프 “정상회담 한 달 연기 요청”

    대이란 전쟁 여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했다.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동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으로,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에 대해 “한 달 정도 연기를 요청했다”면서 “중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전쟁 때문에 나는 여기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 요청에 따라 새로운 일정이 논의되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2주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은 백악관을 잠시 비워 둘 수 없을 만큼 중동 상황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란과의 전쟁 중에 친이란 국가이자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안팎의 시선이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 중이었던 미중의 ‘불안한 휴전’ 상황은 당분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공습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무역전쟁에 중동 문제까지 맞물리며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에 중국도 동참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맞물려 정상회담 연기 결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대이란 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중국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회담 연기가 호르무즈 해협 때문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전쟁 조율을 위해 워싱턴에 머물기를 원하며 지금과 같은 시기에 해외 순방은 최적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면서 미중 관계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미 양측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중 문제와 관련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은 호르무즈 해협 항해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 [사설] 17년 만의 환율 1500원… 에너지 의존 경제에 켜진 경고등

    [사설] 17년 만의 환율 1500원… 에너지 의존 경제에 켜진 경고등

    원달러 환율이 어제 장중 1501원을 찍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맞은 직격탄이다. 여기에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 참여를 거부하면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엄포로 미중 갈등의 출구는 더 멀어졌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 70%, 대미·대중 수출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한국에 두 전선의 동시 악화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관세전쟁 장기화에 유가 급등이 맞물리며 성장은 꺾이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른다. 충격은 이미 산업 현장으로 번졌다. 조선업계는 선박 철판 절단에 쓰이는 에틸렌 수급이 막혔다. 에틸렌 원료인 나프타의 절반 이상이 호르무즈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위기가 원자재 위기로, 원자재 위기가 제조업 위기로 번지는 연쇄고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수출 물류비·환율 급등이 중소기업 유동성을 흔들고, 기름값 상승은 서민과 소상공인을 동시에 옥죈다. 에너지·제조·물류·금융·민생이 하나의 충격에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다. 석유 최고가격제로 기름값 인상에 제동을 건 가운데 당정은 어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한 비축유 2246만 배럴을 3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수리 중인 원전 6기를 5월 중순까지 조기 정비해 가동률을 높이고, 석탄 발전량 80% 상한제도 해제한다. 정유사 손실 보전과 서민 에너지 바우처, 수출 피해 기업 물류 지원을 위한 추경도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런 긴급 처방들은 시간을 버는 수단일 뿐 완전한 해법일 수 없다. 이번에 확인한 것은 두 가지다. 중동 에너지 과대 의존의 구조적 취약성, 그리고 미중 갈등이 격화될 때마다 전방위적 타격을 받는 한국 경제의 부실 체력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할 에너지 믹스의 재구성, 미중 갈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통상·외교의 재설계는 더이상 중장기 과제가 아닌 당장의 생존 전략이다.
  • ‘동맹 경시’에 지친 나토… “미국보다 중국 더 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 경시’ 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국민들이 미국보다 중국을 더 의지할만한 대국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 등 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미국보다 중국이 의지할 만한 강대국”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 여론조사 회사 ‘퍼블릭 퍼스트’와 함께 지난 6~9일 5개국 총 1만 2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응답자 중 57%가 중국을, 23%가 미국을 각각 꼽았고, 20%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독일에서는 40%가 중국을, 24%는 미국을 택하는 등 조사 국가들은 미국이 아닌 중국을 더 신뢰했다. 아울러 ‘향후 10년 후 미중 가운데 어느 쪽이 세계의 지배적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이 중국을 선택했다. 구체적으로 독일은 51%, 캐나다 49%, 프랑스 48%, 영국 45%가 미국이 아닌 중국을 10년 뒤 초강대국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이며 세계 각국과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中 ‘美 무역법 조사 항의’ 신경전… 日 “자위대 파견 고려 안 해” 신중

    이달 중 연이어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중국과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호르무즈 참전 압박’이라는 공통의 난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동 정세를 미중·미일 정상회담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프랑스 파리에서 미중 고위급 회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이날 고위급 회동에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와 강제노동 조사에 항의하는 등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였다. ●中 “트럼프 방중 계속 소통 유지” 중국으로서는 이란과의 전략적 관계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전쟁 참전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각국은 군사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도 정상회담 연기에 대해서는 “미중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문제와 관련해 계속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좌를 불과 사흘 앞두고 있는 일본의 고심은 더욱 크다. 오는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면전에서 ‘호르무즈 참전’을 직접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다카이치 만나 요구할 듯 일본의 입장은 여전히 신중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에 대해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 일본 관련 선박과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무엇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현시점에서 자위대 파견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2019년 호르무즈 해협 상선 보호를 위한 ‘호위 연합’을 결성했을 때 일본이 직접 참여 대신 ‘우회 전략’을 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비슷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일본은 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보내 정보 수집 활동을 벌였다.
  • [송민순 칼럼] 힘이 합의를 밀어내는 세계, 한국의 힘은?

    [송민순 칼럼] 힘이 합의를 밀어내는 세계, 한국의 힘은?

    평화(pax)와 합의(pacta)의 어원은 같다. 평화는 합의가 지켜질 때 유지된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벌거벗은 힘’으로 ‘합의’를 밀어내면서 미국 주도의 평화질서 자체가 붕괴 중이다. 이미 전철을 밟은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2차대전 패전의 무게에 눌려 온 독일과 일본까지도 ‘힘’을 강조한다. 세계는 미국의 행보가 ‘트럼프의 미국’에 그칠지, ‘미래의 미국’이 될지를 가늠 중이다. 미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위법 판정과 벌집을 쑤신 이란 공격으로 미국은 안팎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어떤 경우에도 트럼프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부터 국가 산업정책, 일자리 강제 송환, 대외 개입 축소와 방위 부담 이전, 국제합의의 선택적 이행으로 퇴행해 왔다. 적게 일하고 많이 쓰는 미국의 저노동·고소비 패턴은 바뀌기 어렵다. 누가 백악관 주인이 되더라도 내부의 모순을 밖에서 해소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미러의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을 유난히 강조한다. “서로의 핵심 안보 영역은 존중하자”는 신호다. 결과는 미주대륙과 태평양, 중국과 동아시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서유럽으로 구분되는 ‘세력권 국제질서’로의 회귀다. 조정자도 맹주도 없는 중동이 먼저 화염에 휩싸였다. 한반도는 누구의 핵심 영역에 속하는가? 중국은 ‘역사의 바른편’을 들고나온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동원했던 담론을 이제 중국이 내세우면서, 주변국부터 가담하란다. 중국은 전략무기 감축협정 참여를 거부하면서 미국에 필적할 전략 핵무력을 구축 중이다. 군사행동에 신중한 군부의 반대그룹도 숙청 중이다. 일본은 2월 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보수 자민당에 압승을 안겨 주었다. 국민총생산(GNP)의 2%를 방위비에 투입하고 통합작전사령부를 발족시키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비울 공간을 채울 태세를 갖추는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러시아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숨을 돌릴 러시아는 “북한의 핵은 번영을 위한 보장이므로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미중 대립의 가중과 러·우 전쟁의 파생효과로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안보와 경제 지원이 전보다 두터워지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김정은은 2월 당대회에서 ‘사탕도 총알도 다 만든다’면서 핵·경제 병진에 나름의 자신감을 보였다. 이 험난한 세계에서 미국이 안보우산을 접으면 한국은 구명조끼 없이 급류에 쓸려 갈 처지다. 안보의 절대적 대외 의존은 통상협상에도 여지없이 작용한다. 국가의 자율성이 절박한 시기에 접어들었다. 첫째는 한미동맹을 자립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남북 핵 불균형의 극복, 작전통제 권능, 그리고 사기를 갖춘 군이 관건이다. 미국의 핵우산이 작동하는 동안 우라늄 농축 같은 평화적 핵능력에 집중해야 한다. 작전통제권 전환은 한반도의 안보를 ‘미국·북한’에서 ‘남한·북한’ 구도로 바꾸는 길이다. 미국도 미군 주둔을 전제로 전환하고자 한다. 이 과제들은 대통령이 최우선적 집중력으로 지휘해야 성취할 수 있다. 둘째는 남북을 ‘정상적 이웃’ 관계로 설정해야 한다. ‘통일’이라는 목표는 역설적으로 통일을 멀리 보낸다. 통일은 ‘설계’가 아니라 다가올 수 있는 하나의 ‘결과’로 상정해야 한다. 주변 누구도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을 목표로 내걸고 있으면, 한국의 대외자율을 불필요하게 제약하고 스스로를 ‘을’의 처지에 가두게 된다. 북한에는 “앞으로 나오지 않으면 쏘지 않는다. 그러나 나오면 쏜다”는 ‘보장과 억지’ 태세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 북한 핵위협 때문에 서해를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 적정 수준의 한미 연합훈련이 불가피하다. 중국에도 한국이 이 점을 적극적으로 교신하는 동시에 방공식별구역(ADIZ) 같은 민감한 문제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화적 핵능력, 작전통제 권능, 남북의 ‘정상적 이웃’ 관계는 한국이 갖추어야 할 ‘힘’의 세 가지 기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 중국산 희토류가 중동전쟁 종전 시점 정한다

    미국이 각종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중국산 희토류 재고를 두 달치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희토류가 이란 전쟁이 끝나는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3주 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산 희토류 공급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미사일, 레이더 등의 무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중국산 희토류를 2개월 치만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이 전쟁 기간과 비용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을 요구하고, 중국은 이를 미중 통상 갈등을 해소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율은 70% 이상으로 특히 레이저 제작 등에 쓰이는 테르븀은 중국이 유일한 공급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에서도 핵심 무기로 자리 잡은 드론 모터 제작에도 테르븀과 같은 희토류가 필수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미중정상회담이 열린 이후에도 중국은 대미 희토류 수출을 극도로 제한했다. 시드니 공대 마리나 장 교수는 SCMP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강화하면 미국은 핵심 무기 부품의 심각한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군이 보유한 전략 비축량으로는 단기적인 전투 수요만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란 전쟁 첫 이틀에만 56억 달러(약 8조 2000억원)를 썼으며, 빠른 무기 재고 소진으로 인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이란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 싱크탱크인 ‘크리티컬 미네랄 허브’ 측은 “미국이 탄약고를 충전하는데 중국산 희토류가 없다면 매우 힘들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자원 격차를 좁히려면 5~15년은 걸린다”라고 전망했다.
  • “AI가 몰고 온 지식인플레 시대… 한국, 미중 이어 이미 3강 그룹”

    “AI가 몰고 온 지식인플레 시대… 한국, 미중 이어 이미 3강 그룹”

    임문영 AI전략위 부위원장 강연“컴퓨터공학자 노벨상 받는 시대우린 아직 학문 간 칸막이에 갇혀 정부, 독자 AI 프로젝트 진행 중” “세상을 이끄는 세 가지 힘인 권력, 지식, 민중 가운데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지식입니다. 인공지능(AI)이 몰고 온 지식 인플레이션 시대에 이 지식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가 우리의 고민입니다.” 우리나라의 AI 중장기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AI 시대의 지식리더십’이란 주제의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임 부위원장은 “지식 인플레이션 시대에 지식이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를 봐야 한다”며 “컴퓨터공학자가 노벨 물리학·화학상을 받는 시대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학문 간 칸막이 속에서 모든 걸 해석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문·이과 개념이 무너진 지 오래된 만큼 ‘통섭’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임 부위원장은 미국의 ‘제네시스 미션’에 대해 “모든 과학 데이터와 시설을 모은 뒤 무한 루프를 돌려서 최종 결론을 낼 때까지 AI가 스스로 혼자 일하게 만드는 방식”이라며 AI 시대의 지식 생산 변화상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도 AI를 통해 24시간 돌아가는 실험실에서 기존보다 연구를 훨씬 빠르게 수행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AI 시대의 과제도 짚었다. 임 부위원장은 “AI가 생산한 슬롭(쓰레기) 콘텐츠가 인간이 만든 자료의 양을 역전하기 시작했다”며 “AI가 또 다른 AI 슬롭을 다시 학습하면서 ‘모델 붕괴’라는 파멸적인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또한 사람들의 확증편향이 심각해진 상황을 짚으며 “파편화된 사회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AI 3강’ 국가가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임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AI 3강 그룹 안에 있다”면서도 “1, 2위인 미국·중국과의 격차에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변화 속에서 기존 관성으로는 살 수 없다”며 “그래서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AI 행동계획을 의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통해 AI 발전 생태계를 조성하고 잠재적 우수 기업을 길러내는 게 이재명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 세계 호남인들 10월 광주서 만난다

    광주시가 ‘세계호남인의 날’을 개최하고 ‘한중 포럼’ 등 중국 광저우와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 국제교류 활성화에 나선다. 시는 10일 시청에서 국제화추진협의회를 열고 ‘2026년도 국제교류 활성화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계획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광주의 도시 브랜딩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계하는 전략적 국제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시는 올해 총 160억원을 들여 3대 전략 51개 과제를 추진한다. 특히 신규 과제로 오는 10월 전 세계 25개국 60개 향우회가 결집하는 ‘세계호남인의 날 기념식’을 주관한다. 세계 호남인 250여명이 고향을 방문해 광주·전남·전북의 주요 시설과 축제를 순례하며 고향사랑 장학금 전달, 유공자 표창 등을 통해 끈끈한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를 다진다. 광저우 자매도시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도 하반기에 대대적으로 펼친다. 광저우시장을 공식 초청해 ‘우정의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하고 투자유치 설명회와 한중 학술포럼을 곁들여 단순 친선을 넘어선 경제적 실익 중심의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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