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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강경책 배후인물은 키신저”

    “부시의 강경책 뒤에는 키신저가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대(對)이라크 강공 드라이브와 관련, 미·중 화해를 이끌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역할이 도마에 올랐다. ‘살아있는 외교 교과서’로 불리는 키신저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및 중동에 대한 미 외교정책을 힘에 의존한 강경 일변도로 잘못 이끌고 있다는 비판이다.워싱턴포스트 밥 우드워드 기자는 28일 미 CBS 방송 ‘60분’ 프로그램에 나와 “부시의 강공 일변도 배후에는 키신저가 있다.”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낙마시켰던 영향력 있는 언론인. 그는 “부시와 딕 체니 부통령이 최근 키신저 전 장관을 자주 만나고 있으며, 키신저가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렁에 빠진 이라크전’에 대해 “‘승리만이 유일한 의미있는 탈출 전략’이란 것이 키신저의 메시지”라면서 이라크 전쟁의 오도에 키신저 책임이 있음을 주장했다. 그의 지적은 키신저로 대변되는 미국내 보수적인 외교·안보 관련 전문가 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키신저는 최근 “핵으로 무장한 중동의 부상에 따른 ‘문명간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이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슬람권·중동에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부시는 끓어오르는 미국내 반전 여론에도 불구,“이라크 전쟁은 문명을 위한 투쟁”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극단주의 세력 중 한쪽이 이길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中 “北제재 반대”

    미국이 “회담은 회담, 제재는 제재”란 논리로 추진 중인 대북 전방위 제재 드라이브를 둘러싸고 미·중 양국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반적인 국제사회 분위기는 미국의 ‘동참’요구에 따라가는 분위기지만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북측 기류를 의식한 중국·한국의 반대 기류도 만만찮아 제재 무드가 쾌속선을 탈 것 같진 않다. 중국의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모든 당사국들이 가능한한 조기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논의를 집약시켜야 하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는 제재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우방인 일본 호주가 이날 안보리 결의에 의거, 핵·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단체·개인을 상대로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미측이 다른 유엔회원국들에도 적극적 동참을 요청한 데 대한 반응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태식 주미 대사는 이날 “미사일 발사로 인한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에 맞춰 금융제재를 가하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이와 무관한 추가 제재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사는 “6자회담 재개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안보리 결의안 1695호와 관계되지 않은 제재 조치, 즉 94년의 제재 해제 복원 등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관련 있는 것,8촌 이내면 문제가 없으나 20촌 가량 관계 정도면 그 범주에 들어가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적·물적 교류를 차단, 북한을 10년 전 상황으로 되돌릴 수 있는 ‘94년 제네바합의 후 해제 조치’부활은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결국 유엔결의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 지난 7월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채택된 결의안 1695호 3·4항에는 “모든 회원국들은 자국 법령에 따라, 국제법에 부합되게 미사일과 미사일 관련 물자, 자재, 상품·기술이 북한의 미사일 및 WMD프로그램으로 이전되거나,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경계하고 방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돼있다. 유럽연합(EU)역시 회원국간 국내법령이 달라 동일한 조치를 발표하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나라의 경우 미국의 요청에 부응하려 해도 WMD에 대한 국내법령이 없어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中 8월 무역흑자 188억弗 ‘사상최고’

    중국의 ‘수출 엔진’이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무역흑자액이 전월의 146억달러를 휠씬 웃도는 188억달러를 기록,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흑자액이 956억 5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예비집계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9월 무역흑자는 지난 한해 총액(1019억달러)을 넘어서고 연말까진 15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 흑자는 2200억달러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다음주 후반 중국 방문 길에 나서는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을 비롯, 미국과 유럽의 무역수지 개선·위안화 절상 압력이 점증할 것으로 전망된다.●4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무역흑자가 이렇게 급증한 것은 지난달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8%가 늘어 907억 7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반해 수입은 24.6% 늘어난 719억 7000만달러에 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130억달러,6월 145억달러,7월 146억 2000만달러에 이은 4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이다. 중국 해관총서는 국가별, 상품별 교역실적을 발표하지 않지만, 지난달 전기·전자제품과 섬유류의 수출 실적은 각각 34.7%와 28.1%가 늘어나 이같은 무역흑자 개선 행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실적 증가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6월 말 9544억달러에서 곧 1조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환율 유연성 확대 효과 둘러싸고 논란 폴슨 미 재무장관은 19일과 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뒤 중국을 방문한다.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에 근무할 때부터 중국측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온 폴슨 장관은 중국에 적대 일변도였던 부시 정부의 정책을 ‘저강도’로 접근해 베이징측의 협력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IMF 이사회는 이날 발표한 검토 보고서에서 중국이 통화정책 수단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환율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구체적 방법을 둘러싸고 이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음을 드러냈다.일부 이사는 현행 위안화 변동 폭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 반면, 다른 이사들은 점진적이고 통제된 방식으로 환율 유연성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와 관련, 존 프리스비 미·중무역위원회 위원장도 위안화 환율이 두 나라의 무역 불균형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은 아니라고 밝혀 주목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중계석] 국회의원회관서 북핵 토론회/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은 국내 정치가 불안해지거나 김정일(金正日) 후계구도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핵실험을 통해 국내 정치기반을 조정·관리하려 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주최로 열린 북핵 토론회에서 ‘북한 핵실험 강행할 것인가’라는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대우받거나 협상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 했으나, 미국의 전방위적 대북제재 발동과 미·중 협조관계,7월5일 미사일 발사 실패 등으로 핵실험의 필요성과 유혹이 증대되었다.”면서 “핵실험을 실제 단행하지 않고 핵무기 보유 선언과 과시만으로 북한이 의도한 핵외교를 충분히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김정일 정권은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리비아식 해법보다는 인도·파키스탄식 핵전략(핵보유국 위상 확보)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파키스탄을 통해 다양한 핵무기 제조 및 전략적 운용에 대한 학습을 했으며, 이 결과를 준용해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과 일본의 즉각적 제재가 이뤄질 것이고 중국 역시 역내 불안과 일본의 핵무장 초래를 우려해 북한을 압박하는 데 동참할 것이므로,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기 전까지 가급적 핵실험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중, 중·일, 한·미, 한·일 관계가 악화돼 북한에 대한 각국의 입장과 전략에 심각한 균열이 드러날 경우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확실하게 핵무기 보유국가로 등장한 직후 6자회담에 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제재 여부를 놓고 한·미동맹이 급격히 와해될 수 있다.”면서 “북한의 핵실험이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의미하는 만큼 이의 가장 큰 피해자인 남한으로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긴급 대비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한국, 미·중·일 3대시장서 고전

    한국, 미·중·일 3대시장서 고전

    올들어 미국, 중국, 일본 등 3대 주력시장에서 수출이 부진해 무역흑자가 줄거나 적자가 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3대 시장에서의 부진이 안정적인 무역흑자 기조 정착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시장별로 별도의 대책을 마련, 시행하기로 했다. 10일 산자부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7월까지 일본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한 151억 7000만달러였다. 수입은 7.8% 늘어난 297억 7000만달러로 무역적자가 146억달러나 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4.9% 증가했다. 올들어 같은 기간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증가한 382억 1000만달러였다. 반면 수입은 19.3% 늘어난 261억 5000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든 120억 6000만달러에 그쳤다. 일본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는 늘고 중국과의 교역에서 무역흑자는 줄어든 것이다. 올해들어 지난 7월까지 미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6.1%에 그쳐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증가율(13.3%)은 물론 미국의 상반기 수입시장 증가율(13.6%)에도 미치지 못했다. 산자부는 이들 3대 주력시장에서의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감소는 국제 무역환경과 각국의 시장환경 변화,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구조 및 기업의 선택 등 외부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선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저가품이 전세계 시장에 유통되면서 가격 경쟁력에 밀린 우리나라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또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 및 생산비 부담이 가중됐다. 세계적인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라는 간접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시장보다는 동유럽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는 추세도 3대 주력시장에서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산자부는 3대 주력시장에 대한 수출 확대와 안정적 무역흑자 기조 유지를 위해 일본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대응책을 곧 확정, 이달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장기 중국 진출 전략을 하반기 중 수립해 시행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질적인 수출확대 계기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수출 채산성 악화를 감안할 때 무엇보다도 환율이 안정돼야 하고 금리 등 금융 부대비용 억제, 임금 및 물가의 인상 자제, 노사관계 안정이 필요하다.”며 “환리스크 관리 및 수출 결제통화 다변화, 수출상품 고부가가치화, 가격 경쟁력 위주의 수출전략 탈피, 기술 및 품질 경쟁력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김정일 특별열차’ 신의주서 3~4일째 정차 왜?

    방중설이 나도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별 열차가 중국과 접경지역인 신의주역에 3∼4일째 멈춰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5일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3∼4일 전부터 신의주역에 머물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관의 분석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에서 현지 지도 중이거나, 조만간 열차가 중국으로 출발하는 두갈래다. 어느 쪽이든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중국을 방문한다면 왜 신의주역에서 3∼4일씩이나 열차를 세워 두고 있느냐는 점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뭔가 중국 측의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이날부터 베이징을 방문했기 때문에 미·중의 협의를 지켜본 뒤 열차를 베이징으로 움직이리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이 외교채널간에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리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김 위원장의 방북설을 단호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북설에 대해 “현재 그 방면의 예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현지지도와 중국 방문이란 두가지 일정이 복합돼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제특구로 지정하려는 신의주 현지를 살펴본 뒤, 중국으로 출발하는 게 당초 계획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중앙방송이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시찰했다고 보도한 구성 공작기계공장과 구성 닭공장이 바로 신의주 부근에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1월에도 중국 방문에 앞서 신의주의 한 유치원을 방문한 전례도 있다. 정보기관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와 중국 방문의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방문을 뒷받침하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첫째는 호위총국 경호팀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로 북한 당국이 중국 단둥시를 마주보고 신의주로 연결되는 모든 도로를 봉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할 경우 나타났던 인원과 물자통행 통제와 단둥해관(세관)과 단둥역, 압록강철교 부근 등의 경비강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신의주에는 특별열차만 남아 있고, 김 위원장은 평양으로 되돌아 갔으리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核시설 인근서 차량 이동”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일본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정보와 관련, 핵실험 시설로 의심되는 북한 북동부 지역에서 차량 이동을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핵실험이 임박한 것인지 차량 이동 외에 구체적 징후가 있는 것인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 관리는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 소식통은 “지하 핵실험과 관련된 움직임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관계국들과 협력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양국이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앞서 미국 ABC방송도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와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북한의 지하 핵실험장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차량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것을 뒷받침할 ‘새롭고 확실한’ 증거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에 이어 일본 언론이 잇따라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을 보도함에 따라 미·중·일 각국이 포착한 정보 등을 입수, 핵실험 가능성을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통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북한이 지난해 핵을 갖고 있다고 선언했고, 논리적으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taein@seoul.co.kr
  • BCWW 국제방송콘퍼런스

    방송위원회(위원장 이상희)는 30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아시아 최대 방송영상 견본시 ‘BCWW(Broadcast WorldWide) 2006 국제방송콘퍼런스’를 개최한다.21개국 86명의 미디어산업 관계자들이 참가,DMB와 IPTV 등 디지털 미디어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다. 또 새로운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아랍·남미·중국 시장에 대한 사례도 발표한다.
  • [열린세상] 중국 中南海를 주시하자/정종욱 서울대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중국의 수도 베이징 한복판에 있는 천안문 광장은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광장 남쪽에는 마오쩌둥(毛澤東) 기념관이 있고 양 옆으로는 쌍둥이 건물인 역사박물관과 인민대회당이 동서로 마주 보고 있다. 북쪽으로는 거대한 마오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천안문을 통해 자금성으로 들어가게 된다. 오욕과 영광으로 점철된 중국의 20세기 역사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으로 하루에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중남해(中南海)라는 곳은 천안문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지척에 있으면서도 한쪽은 사람들이 우글대는 관광명소이고 다른 쪽은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못하게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특수지역이다. 바로 이곳이 중국 최고 권부의 소재지이자 21세기 역사가 만들어지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통치하는 최고 지도부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다. 현 정원은 9명의 상무위원과 1명의 후보위원을 포함하여 모두 25명이다. 당은 물론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의 요직은 모두 이들 정치국원들의 몫이다.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정치국원이 아니면 실세가 아닌 게 중국의 정치현실이다. 정치국원이 되면 여러 가지로 대우가 달라진다. 우선 중남해에 독립된 전각을 배당받고 이곳에서 집무하고 생활하게 된다. 최고 엘리트로 구성된 비서진도 따로 갖게 되며 정치국원들에게만 배포되는 국가 최고의 기밀문서들을 받아 보게 된다. 모든 주요 국가정책도 이들 정치국원들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정치국의 움직임은 항상 외부세계의 지대한 관심거리였고 동시에 그만큼 외부와는 단절되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후진타오 총서기가 주장하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정치국과 외부와의 벽이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 정치국의 활동이 부분적으로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 알려진 이런 정치국 활동 중의 하나가 바로 정치국 집체학습이다. 정치국원 모두가 함께 모여 특정 주제를 놓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자리인데 후진타오가 2002년 11월 당총서기에 선출된 후 금년 6월28일까지 약 3년반 동안 모두 32회의 집체학습이 열렸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 정치국 월례회의를 전후해서 집체학습이 개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체학습의 주제가 정치국 월례회의의 의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추정이 가능하며 따라서 학습회의의 토론내용을 통해 정치국의 논의를 유추해 볼 수도 있다. 정치국 집체학습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었던 주제는 역시 국내문제(21건)로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했다. 국제문제는 5건이었고, 나머지는 국내와 국제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논의된 국제문제는 ▲세계군사력 동향과 중국의 군현대화 전략(2003.5.23) ▲16세기 이후 강대국 흥망의 역사(2003.11.24) ▲국제정세 이해(2004.2.24) ▲세계무역투자 동향(2005.5.31) ▲국제 에너지 현황과 중국의 대응전략(2005.6.27)이었다. 북한 핵문제나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나 동북아지역 현안문제에 관한 것은 하나도 논의된 적이 없다. 만약 이들이 실제 정치국에서 논의된 안건과 비슷한 내용이라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정치국 차원이 아닌 실무차원에서 결정된다는 의미일까? 또는 한반도 정책의 결정 주체가 당 중앙 외사영도소조이며 정치국은 이를 추인하는 소극적 역할만 한다는 의미일까? 물론 이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정치국 집단학습 이상의 자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관심이 한반도를 넘어 보다 폭넓은 국제문제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점차 중국 정부의 대외정책 일반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으며, 중국과 북한의 양자관계가 아닌 미·중 관계와 같은 제3의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매우 의미있는 변화가 일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종욱 서울대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 삼성 ‘명품 휴대전화’비결 뭘까

    삼성 ‘명품 휴대전화’비결 뭘까

    한 모델로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한 삼성전자의 초대박폰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1000만대 판매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명품 휴대전화는 지금까지 모두 3종.2002년 ‘이건희폰’이 1000만대 시대를 처음 열었다.2003년에 ‘벤츠폰’이 뒤를 이었다.2004년 출시된 ‘블루블랙폰’은 판매량 1600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명품 4세대격인 ‘울트라에디션’을 출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명품 탄생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이건희폰은 삼성전자 명품 폰 1세대다. 이 회장이 제품 디자인 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회사 관계자는 3일 “이 폰은 유럽시장에서 수요를 맞추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북미·중국시장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밝혔다. 이건희폰은 작고 얇은 휴대전화가 주류이던 당시에 넓고 사용하기 편한 컨셉트로 휴대전화 시장의 트렌드를 바꿨다. 비기계적인 컬러와 질감, 감성코드를 통해 고감각 디자인으로 인정받았다. 벤츠폰은 2003년 8월 독일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프랑스, 영국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1년 5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대를 넘어섰다. 총 1100만대를 팔아 이건희폰 기록을 깼다. 벤츠폰은 애초부터 삼성전자가 명품 폰 개발을 목표로 크게 공들인 제품.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31만화소 내장카메라와 26만 2000컬러 LCD를 장착하고, 동영상 촬영과 64화음 멜로디 지원 등 최첨단 기능을 두루 갖췄다. 특히 세계 최초의 안테나 내장 폴더형 카메라폰이라는 점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명품 3세대인 블루블랙폰의 성공 비결은 삼성전자가 구축한 뛰어난 기술력. 블루블랙폰 디자인팀은 당시 유럽을 중심으로 1∼2년 전부터 유행하는 색을 조사했다. 결론은 검정색이었다. 문제는 검정색을 차별화하는 것. 디자인팀은 검정색과 다른 색을 섞어본 끝에 삼성의 상징색이자 어느 디자인하고도 무난히 어울리는 파란색을 택했다. 그 결과 푸른 빛이 감도는 검은색인 ‘블루블랙(BlueBlack)’이 탄생했다. 블루블랙폰은 유럽시장에 최초로 선보인 슬라이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울트라에디션은 명품 계보를 잇기 위해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휴대전화다. 간편한 슬림 스타일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감각적인 디자인, 사용하기 편리한 사용자 환경 등을 구현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北 ‘국제 외톨이’로… 美 “추가 제재”

    北 ‘국제 외톨이’로… 美 “추가 제재”

    |쿠알라룸푸르 김수정특파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을 대화의 틀로 끌어내려 했던 국제사회의 노력이 결국 무산되면서 북한 미사일 문제가 ‘ARF 이후’로 옮겨지고 있다. 이번 ARF를 통해 드러난 것처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목죄기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고, 이에 북한은 한동안 대포동 2호 추가 발사 등 강경 대응 또는 ‘고립’을 통한 버티기로 맞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이날 리트리트회의에서 6자회담 복귀 거부를 밝히면서도 “9·19 공동성명 이행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사일 발사로 불거진 상처가 농익은 어느 시점에는 미국 전직 관료의 대북 특사 파견 등 ‘돌파구’마련을 위한 아이디어가 오히려 힘을 얻을 수도 있어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기회를 잃어 안타깝다.”면서 “대화복원을 위한 ‘작전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6자회동 무산부터 10자회동까지 한·미·중 등 6자회담 참가국은 ARF 비공식 6자외교장관 회동을 통해 미사일 발사로 초래된 위기 국면을 대화기조로 돌리려 애썼다. 미국이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을 직접 초청하는 제스처를 써보이기도 했으나 북측은 “복귀하지 못한다.”며 ‘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나왔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이 한·미·일간 추진됐으나 ‘북한이 6자회담을 깰 구실을 줄 수 있다.’는 중국측 반대로 북핵 ‘관심국’즉 호주 캐나다와 ARF 의장국인 말레이시아가 낀 8자회동으로 27일 정해졌고,28일 회의에 임박해 중국측이 인도네시아 뉴질랜드를 끼워넣으면서 10자 회동으로 확대됐다. 대북 압박이미지의 ‘희석’인 셈이다. ●10자회동,6자회담 대체? 정부 당국자는 “라이스 장관이 회의도중 7∼8차례 10자회동이 6자회담의 대체목적이 아니고 (대체회담을)주선하기 위한 것도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브레인 스토밍’(아이디어 회의)회의라는 전제로 ‘유익한 의견교환’이었다고 결론냈다는 것이다. 6자회담이 파기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 차단용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 6자회담에 거부할 경우 “1회성이지만 다들 유익했다고 생각하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거세질 대북 압박과 북한의 대응 10자회동에서 미·일은 ‘제재’란 단어를 적극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제사회의 단호한 목소리’란 말이 여러차례 나왔다.‘압박’과 같은 뉘앙스다. 존 볼턴 주 유엔 미 대사는 27일 “라이스 장관이 ARF에서 귀국하면 우리가 취할 다음 대북 조치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차관도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강하게 언급했다. 북한이 위폐 등의 불법활동을 중단하더라도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까지도 분명히 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10자 회동에서 북한의 추가 상황악화 조치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에 따른 더욱 강한 조치를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측의 신축적인 자세 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중국과, 중국이 대북 지렛대를 활용해야 한다는 미국 두 파워의 힘겨루기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rystal@seoul.co.kr
  • 아세안지역안보포럼 ‘하루 앞으로’… 관전포인트는

    유엔의 대북 결의문 채택 이후 북핵·미사일 문제 해법의 전기를 모색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6일부터 확대외무장관 회담(PMC) 등 다양한 형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다. 어떻게든 북한을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회담 틀이 논의되고 있다. ●무수히 거론되는 회담틀 한국과 미국 중국 등 핵심국들이 공히 바라는 바는 6자 외무장관 회담 성사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시에드 하미드 외무장관은 24일 “북한이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기 전에는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해 순수한 의미의 6자회동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국들 간에 갖가지 묘안과 변형된 형태의 회담들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미·중간 힘겨루기 결과 ARF 현장에서 어떤 식의 회담으로 정리될지 알 수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한·미·일·중·러)이 중국의 공식적인 반대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뤄질지, 주최국 말레이시아가 6자회담 외무장관들을 초청하는 간담회 형식이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미국은 5자회담이 불가능할 경우 한·미·일 3자 회담이나 캐나다·호주·인도·파키스탄 등도 포함한 7자,8자 회담도 제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6자회담 수석대표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 대표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어서, 다이내믹한 회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백남순 조우할까? 북·미 양자 대화 여부는 ARF 최고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 2002년 ARF에서는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 한국과장에게 “내가 여기 있음을 그(백 외상)에게 알려라.”라고 말한 뒤, 짧은 시간 만났고 2년뒤에도 만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런 이벤트가 만들어질지는 알 수 없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아시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6자회담 틀내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외교장관 회담 2000년 당시에 백남순 외무상과 이정빈 외교장관 사이에 첫 남북 외교장관 회동이 ARF 무대에서 이뤄진 이후 남북 외교장관 회동은 연례 행사처럼 돼 왔다. 주최국은 회의석상에서 남북한 외교장관을 나란히 앉도록 하는 배려를 했다. 반·백 두 장관은 2004·2005년 두 차례 만났다. 미사일 발사 이후 남한의 쌀·비료 지원 중단과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 중단 등 잇따른 남북관계 경색 속에 두 사람이 어떤 내용을 주고받을지가 관심사다. ●ARF 대북 성명의 수위 북한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시간은 오는 28일 오전이다. 으레 발표하는 성명에서 북한 관련 내용이 어느 정도로, 어떤 강도로 담길지가 주목된다. 백남순 외무상이 참석할 경우, 참석하지 않더라도 북한 입장을 고려, 별도 성명은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국가들과 북한의 관계, 그리고 대화를 통한 해결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서라도 대북 성명은 ‘심각한 우려’ 정도로 담을 가능성이 높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씨줄날줄] 화적위우(化敵爲友)/육철수 논설위원

    2차 세계대전 때 아프리카 기갑군단에는 피아간 신사도 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일종의 전통이 있었다. 독일군과 영국군은 전투가 끝나면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부상병들을 구해주었다. 당시 독일의 명장 로멜의 일화는 전쟁사에 회자된다. 그는 전투의 승리만큼 신사도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몸소 실천한 장군이었다. 영국군 야전병원에 식수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식수차에 백기를 꽂아 물을 공급했고, 영국군은 그 보답으로 위스키와 콘비프를 로멜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로멜은 당시 아군은 물론 적군으로부터도 대중적 인기가 대단했다. 영국의 처칠 총리는 로멜에 대해 “전쟁의 참상을 떠나 그는 위대한 장군”이라고 극찬했다. 영국의 전쟁사학자 리델하트는 적장 로멜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했고,2차 대전에 참전했던 영국의 퇴역병사들은 요즘도 독일을 방문하면 로멜의 묘지를 찾아 거수경례를 붙인다고 한다. 적을 감동시켜 친구로 만든(화적위우,化敵爲友) 로멜의 일화는 오늘날 개인·조직·국가간 관계에서도 소중한 교훈임에 틀림없다. 마침, 방미 중인 중국 중앙군사위원회의 궈보슝(郭佰雄) 부주석이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에게 그의 절친한 옛 친구의 소식을 전해줘 감동을 샀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럼즈펠드의 친구 제임스 딘 해군대위는 1956년 8월 동중국해에서 첩보수집차 비행중 중국군에 피격돼 동료 14명과 함께 사망했다. 그런데 궈 부주석이 바로 딘 대위의 유해와 관련된 자료를 럼즈펠드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럼즈펠드는 반가움을 이기지 못했고, 덕분에 미·중 공동 수색·구조 훈련은 손쉽게 성사됐다고 한다. 실로 ‘화적위우’라 일컬을 만한 외교수완이다. 화적위우는 손자병법에서 상책으로 여기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부전이굴, 不戰而屈)보다 몇수 위의 전략이다. 적을 이기기도 쉽지 않은데 친구로 만들기가 보통 어려운가. 그건 그렇고, 한국과 국제사회가 어떻게든 ‘친구’로 만들어 보려는 노력에 6자회담 불참과 미사일 발사, 이산가족상봉 중단으로 맞서는 북한의 속내는 도통 알 수가 없다. 아직도 ‘감동´이 부족한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5자회담 열어 한·미 이견 조율해야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가 난마처럼 꼬였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정부도 난감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합리적 수순에 따라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한·미 공조 회복이다. 지금처럼 한·미가 다른 목소리를 내서는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이끌어내지 못한다. 한·미 양국의 정책 방향이 같아야 대북 메시지가 힘을 가진다. 또 중국·일본의 동참도 있어야 한다. 한·미·중·일 사이의 양자협의를 넘어 5자회담의 개최가 그래서 필요하다. 오는 27,2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대북 정책 조율의 고비라고 본다. 백남순 북한 외상이 ARF에 참가하고, 북한까지 포함한 6개국 외교장관회담이나 남북 외교회담에 응하면 모양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백 외상이 참석할지,6개국 외교장관회담에 나올지 불투명하다. 북한 태도와 별개로 한·미·중·일·러시아 등 5개국 외교장관이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 설득을 우선하는 한국과 제재를 서두르는 미국간 조율이 이뤄지고, 중·일·러가 그를 지지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이후 미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복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는 ‘북한비확산법안’을 만들어 북한과 핵·미사일 관련 물자·기술을 거래하는 개인이나 기업을 처벌하는 강경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워싱턴의 매파들은 동북아판 헬싱키협약을 추진, 북한의 체제변화를 당장 추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한·미간 견해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다.ARF기간 동안 5개국 외교장관회담과 한·미 외교회담을 통해 우선 급한 불을 꺼야 한다. 이어 본격적인 5자회담을 갖고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관련국의 대북 정책을 일치시켜야 할 것이다.
  • 北-中 혈맹관계 난기류

    북·중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17일 “북·중 관계의 이상조짐은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문 찬성뿐 아니라, 지난 4월부터 나타났다.”고 말했다. 차오강촨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4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했을 뿐이다. 중국 국방부장의 격은 다른 부장(장관)보다 높고, 전통적인 군사관계를 감안할 때 전례 없는 일이다. 이런 북·중간의 ‘사건’은 최근에도 계속됐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양형섭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친선대표단을 지난 11일 접견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맞교환한 후이량위 국무원 총리를 단장으로 한 중국 친선대표단을 만나주지 않았다. 중국으로서는 면담을 거부당한 것이고, 상호주의라는 외교 원칙에도 어긋난다.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면담을 거푸 거부당한 중국으로서는 얼굴을 들기 어렵게 됐다.”면서 “중국이 여러가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유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꾸준히 진행돼온 북·중간 혈맹관계 이상 조짐 가운데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북한측이 중국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9·19 공동성명이 채택되고 금융제재 문제가 불거졌을 때 중국측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풀어줄 것 처럼 하면서 북한을 회유, 지난 1월 북·미·중 3자회담에도 나갔지만 상황은 오히려 파국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마카오 은행에 묶인 북한 돈을 풀어줄 권한을 가진 측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이유도 있다. 그래서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이상기류를 북·중관계의 근본적 변화로 넓게 전망하는 이도 있다. 북·중 관계가 전통적인 사회주의 혈맹관계에서 보통관계로 전환하는 조짐이 있다는 진단이다. 그래서 중국의 대북 식량 및 에너지 지원과 전략적 관계도 수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후진타오 주석이 북한을 과거보다 거칠게 다룰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보다는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전략상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엔 결의문 찬성은 중국이 북한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데스크시각] 북한 돌출 둘러싼 미·중 흥정/이석우 국제부 차장

    북한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세계 이목은 중국으로 쏠렸다.6자회담이 난관에 봉착한 지난 몇 년간의 고비마다 그랬고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 시험발사때나 1993년과 2002년 1·2차 핵위기 때도 그랬다. 그때마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영향력 발휘를 주문했고 역할을 기대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도 최근들어 커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동안 북한은 대외무역의 39%, 원유 수입의 86.8%, 곡물 수입의 20.6%를 중국에 기댔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는 출범후 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제네바합의’ 등 북한문제에 대한 양자 해결 방식을 ‘실패한 정책’으로 폄하하면서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한편 책임도 지우는 다자적 해결방식을 채택했고 6자회담으로 이를 구체화했다. 북한 핵문제의 해법으로 6자회담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설득해 산파 역할을 한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였다.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은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칼날을 숨기고 힘을 길러 때를 기다린다.’는 개혁·개방 이후 일관된 ‘도광양회(韜光養晦)’정책의 변화로 주목받았다. 조심스러운 태도로 막후 활동에 치중했던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역할에 나선 중국의 이같은 행동은 ‘적극적인 개입과 영향력 발휘’에 중점을 둔 유소작위(有所作爲)전략이 한반도 외교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역할 모색의 배경에는 핵과 미사일을 둘러싼 북한의 ‘돌출 행동’이 자칫 자국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고 안보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조바심이 깔려 있다. 냉전종식 후 강화돼 온 미국과 일본의 군사동맹이 ‘위험한 불량국가’ 북한을 구실로 더 견고해지면서 “타이완과의 통일노력을 가로막고 내정간섭의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는 재무장 등 일본의 ‘보통국가화’ 일정을 앞당기면서 타이완의 본토 복귀에 쐐기를 박고 있다는 게 중국측 판단이다. 중국에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으로서의 타이완의 역할을 강화하려 한다.”고 아우성이다. 일련의 움직임 모두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 미·일은 근년들어 “타이완이 미·일 방위동맹의 범위안에 있다.”고 국방당국자 회담에서 확인하는가 하면 미사일방어(MD)체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그 ‘우산’안에 타이완을 포함시켜 중국을 격분케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에 ‘타이완 수복’은 타협·양보할 수 없이 사수해야 할 ‘사활적 국가이익’이지만 미·일이 타이완해협의 분리정책을 강화하고 ‘중국 에워싸기’를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취임후 더 뜨거워진 타이완의 정체성 찾기와 독립 움직임이 달아오른 중국 민족주의 정서와 부딪치면서 동북아의 시한폭탄이 됐다. 이런 상황속에서 북한의 돌출행동 처리는 중·미간의 치열한 흥정의 대상이 되고 있고 한반도문제는 주변 강대국들의 ‘게임의 장’이 됐다. 북한의 체제교체(regime change), 봉쇄와 압박, 현상유지 등 각종 시나리오들이 난무하는 밀고 당기기의 힘겨루기와 흥정의 장이 됐다는 것이다. 타이완의 후견인으로서 중국 통일의 길을 막고 있는 미국에 한반도에서 중국의 협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의 돌출행동을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의 재무장의 빗장을 여는 구실로 이용하는 미·일의 태도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북한 미사일 발사가 군사적 충돌의 성격보다 정치적 흥정의 성격이 짙고 이를 둘러싼 열강들의 파워 게임이 불붙고 있다는 점은 한국정부와 국민이 흥분속의 격한 반응보다는 냉정함속에서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이유다. 이석우 국제부 차장
  • 中 핵미사일 내년 실전 배치

    중국이 미국과 유럽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31A’를 내년부터 실전배치할 계획이라고 미국의 국방전문 주간지 디펜스뉴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연말부터 DF-31 표준형도 배치를 시작해 DF-31 시리즈를 총 60기 배치할 계획이라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DF-31A는 사정거리 1만 1200㎞로, 워싱턴과 파리, 마드리드를 핵탄두로 타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로 기동도 가능한 개량형이다.25년 전 배치된 격납고 고정배치형 DF-5(사정 8300㎞)보다 공격 능력이 향상되고 선제타격에 대한 취약성이 보완된 것이다. 디펜스뉴스는 특히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의 이러한 전략 미사일 능력 향상이 중국의 대외 정책과 미국의 대외 정책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잠수함용 DF-31A인 쥐랑2(巨浪·JL2)도 개발중이며,2007∼2010년 094형 차세대 전략 핵잠수함에 장착할 계획이다. 미·중 경제안보점검위원회(UCESRC)의 래리 워철 위원장은 “중국의 보복능력이 DF-31A 배치로 확대됐다.”며 중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존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워싱턴 연합뉴스
  • [씨줄날줄] 최악의 배신자/이목희 논설위원

    “자프(일본인을 멸시해 부르는 표현)는 최악의 배신자”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세계 외교를 주물렀던 1970년대 초에 했던 말이 비밀문서 공개로 뒤늦게 알려졌다. 키신저의 이같은 언급은 미국·일본 대 중국·러시아 간의 블록 대립으로만 동북아 미래를 예단하면 안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키신저의 지적 대부(代父)는 한스 모겐소이다. 현실주의자 모겐소는 국제정치를 권력투쟁이론으로 설명했다. 당연히 도덕·이념보다는 국가이익과 힘을 앞세웠다. 배신을 마다않는 비밀외교도 용인했다. 키신저는 모겐소의 이론, 미국 국력, 특유의 협상력을 바탕으로 1960,70년대 국제질서를 바꾸었다. 소련과의 전략무기제한협정 체결로 데탕트(긴장완화) 시대를 열었다. 베트남 평화협상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중동전 종결협상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스포츠 교류를 국제교섭에 활용하는 ‘핑퐁외교’, 왕복 방문으로 애로를 타개하는 ‘셔틀외교’가 키신저로부터 일상화했다. 키신저 외교의 정점은 미·중 수교. 외톨이 중국을 국제외교무대로 끌어내는 작업이었다. 키신저의 물밑 노력 끝에 1972년 초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중국을 상종 못할 적대국으로 보던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닉슨 쇼크’는 청천벽력이었다. 타이완은 물론 한국·일본에게 미국은 ‘최악의 배신자’였던 것이다. 그때 일본 지도자는 다나카 총리였다. 그 역시 도덕·이념과는 거리가 먼 현실주의자였다. 다나카는 미국이 중국과 수교협상을 끝내기 전에 서둘러 중국을 찾아 중·일 국교정상화를 이끌어냈다. 키신저가 어렵게 닦아놓은 길을 새치기한 형국이었다. 평소 일본에 감정이 좋지 않았던 키신저가 ‘최악의 배신자’라고 흥분하는 배경이 된다. 30년도 더 지난 일에서 한국 외교는 두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첫째, 부시 미 행정부가 민주주의 확산을 내걸고 있지만 결국 키신저식 힘의 팽창외교를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둘째, 미·중·일 사이에서 영원한 협력은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 동북아정책의 근본은 세력균형이다. 지금은 중국이 급속도로 커가니 일본을 통해 견제하고 있다. 반대로 일본의 군국주의화가 본격화하면 미국이 중국과 손을 잡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美, 새 대북 유인책 필요한 때다

    미 행정부가 6자회담과 병행해 북한과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이와 별도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자간 평화체제 협상에 나설 방침이라는 내용이다. 내용이 모호한 데다 미 국무부도 부인하고 있어 당장 미 행정부의 공식 제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추진해 온 미 행정부 내부에서 6자회담의 물꼬를 트려는 다각도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할 일이라 하겠다. 사실 남·북·미·중 4자간 평화협상은 새로운 구상이 아니다. 지난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도 담겨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보도와 공동성명은 수순에서 차이가 있다. 성명이 북핵 폐기 후 평화협상의 수순을 담았다면 뉴욕타임스 보도는 둘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 뒤에야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병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의 대북 유인책 검토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섣부른 평화체제 논의로 북핵에 맞춰진 논점이 흐려져서도 안 된다고 본다.9·19성명은 북핵 폐기를 조건으로 경수로 건설 등 대북지원과 평화체제 구축을 이미 약속해 놓고 있다. 북핵 문제와 평화체제 동시 논의는 자칫 이 대원칙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핵과 동떨어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따라서 논의의 틀을 넓히기보다는 9·19성명의 틀에서 북핵 해결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어제는 북한이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한다.6자회담을 더는 늦출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의 카드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인권공세를 중단하고 금융제재를 완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모호한 평화체제 논의보다 실질적인 대북 유인책을 제시하는 것이 현실적 정책수단임을 미 행정부가 깨닫기를 바란다.
  • [열린세상] 문혁 40년과 우리의 숙제/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중국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난 지도 벌써 40년이 된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전국에서 문화혁명을 시작한다는 이른바 ‘5·16 통지’를 채택한 것이 1966년 5월16일의 일이었다. 이날 이후 지난 40년 동안 중국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문화혁명이 계속되는 동안 중국은 상상을 초월하는 혼란과 무질서와 파괴를 경험했고 이런 상황은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사망하고 4인방이 타도될 때까지 사실상 10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문화혁명은 권력에 대한 마오의 욕심에서 시작됐다.60년대 초 대약진과 인민공사운동이 실패로 끝나면서 중국은 류사오치(劉少奇)와 덩샤오핑(鄧小平)이 실권을 장악하게 되었고 마오는 뒷전으로 물러나야 했다. 마오 자신의 말대로 아무도 그를 찾아오지도 않았고 그를 고물상의 물건처럼 쳐다만 볼 뿐 만져보지도 않았다. 권력에 대한 집념이 유난했던 마오를 부추긴 것이 4인방의 극좌 세력이었고 그가 동원한 수단이 어린 홍위병들이었다. 마오가 내세운 명분은 실종된 사회주의 혁명의 구원이었지만 실상은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는 것이었다. 중국의 인민들이 바라는 것은 혁명의 완성이 아니라 부강한 국가의 건설이었지만 마오는 이를 외면했다. 뛰어난 혁명가였지 유능한 행정가는 아니었던 마오가 자신의 어설픈 이상을 앞세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모조리 때려 부쉈다. 파괴가 없이는 건설이 없다(不破不立)고 외쳤지만 건설은 없었고 오직 파괴만 있었다.10년의 공백은 10년의 파괴였다. 대외 관계에서도 자주 자립을 내세워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됐다. 한 사람의 오도된 집념이 낳은 무서운 결과였다. 덩샤오핑의 업적은 개혁 개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은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대치하고 닫혔던 문호를 활짝 열어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해서 중국이 경제대국의 반열에 진입할 수 있게 했다. 그의 보다 더 큰 업적은 부서진 중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희생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문혁 기간 중 파괴에 앞장섰던 사람들에게도 관용을 베풀었고 경제건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인재들을 골고루 기용하는 탕평책을 실시했다. 이념의 장벽을 넘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다자적 국제협력체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리고 인치를 법치로 바꾸고 과거 정치 불안의 원인이었던 지도층의 교체를 제도화했다. 천안문 사태에 대한 그의 책임은 언젠가는 역사적 평가를 받겠지만 덩샤오핑이 없었더라면 중국이 동구를 휩쓴 사회주의 몰락의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없었을 것이고 오늘과 같은 강대국 중국의 부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의 성공적 부상을 위협하는 많은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과 계층 간의 불균형, 피폐해진 농촌의 재건, 에너지와 환경 문제, 공산당의 권력 독점에 대한 정치적 불만의 축적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려는 중국의 꿈이 실현되기 어렵다. 이들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앞으로 10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그때까지는 중국은 미국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미·중협력이 적어도 10년 동안은 유지될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관리하고 유도하느냐 하는 것이 21세기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와 한반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부상에서 한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중국을 한국의 미래 대안으로 보려는 인식을 다시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바로 문화혁명 40주년을 맞아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 할 수 있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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