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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개월만에 재개’ 6자회담 전망-美·中·日 전문가 기고

    ‘13개월만에 재개’ 6자회담 전망-美·中·日 전문가 기고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13개월 만에 재개되는 6자회담이 북한 핵개발 문제의 돌파구를 열 수 있을까.6자회담 진행과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제재 등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고 선언한 미국. 이에 반해 “미국의 적대적인 태도의 변화없이는 회담 진전은 없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북한. 회담 시작에 앞서 ‘장외’에서 벌어지는 두 회담 주역의 신경전이 뜨겁다. 미·중·일 3국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회담 쟁점과 진행 방향을 진단해 봤다. ■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 “부시 대북정책 불변 입장 재확인 그칠듯” 베이징에서 시작되는 이번 6자회담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6자회담은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또 북한이 원해서 이뤄진 회담도 아니다. 미국은 당초 연말까지 북한으로부터 명백한 답변을 얻어내려 했다.9·19 공동성명을 이행해 핵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를 명확하게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두차례 베이징 회담이 그같은 답변을 얻어내기 위한 미국측의 노력이었다. 그러나 김계관 부상은 여기에 대해 답변을 주지 않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핵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는 상황으로 가게 됐다. 그렇게 되니까 중국이 급해졌다.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해서 회담에 나오도록 만든 것이다. 중국은 올해 연말 안에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앞으로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회담 날짜를 잡아 놓으니 미국도 참석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말하자면 어쩔 수 없이 나와야 된 상황이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으로부터 확답을 듣지 못한 채 다시 연말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다른 참가국들도 기대 수준을 낮춰야 한다. 회담이 시작되면 첫날 참가국 대표들이 각국의 입장을 발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선에서 회담은 사실상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1월 중순 쯤 회담을 다시 열자는 합의 정도가 나올 것 같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정책을 바꿨느냐는 식의 질문이 나온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 힐 차관보가 의회가 제안한 대북정책조정관을 겸직하게 된다고 해도 특별히 달라질 것이 없다. 현재는 국무부와 국방부, 백악관 등 관련부처 사이에 대북 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 국무부 관리의 언행이 국방부나 백악관 관리의 언행과 다른 점이 없어졌다. 북한이 이미 핵 실험을 감행한 상황에서 무슨 차이가 있을 수 있겠는가. 마카오의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그룹 회의도 함께 열리지만 여기서도 어떤 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BDA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고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번 만남은 BD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의 자리가 아니다. 미국의 법 집행 과정을 북한에 설명하는 자리일 뿐이다.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은 9·19 공동선언의 이행밖에는 없다. 따라서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9·19 선언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 류진즈 베이징대 교수 “北·美 다자틀에 묶어 인내심있는 협상을” 1년여 중단됐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8일 다시 가동된다. 회의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 여부는 핵심 열쇠를 쥔 두 나라, 미국과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국, 북한,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은 2003년 8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5차례의 회담을 열었다. 그동안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이런 행동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까지 가져 왔다. 그러나 6자회담은 동시에 이해와 협력의 정신으로 일정한 공통인식에 도달할 수 있었다.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뤄낸다는 컨센서스를 이뤄냈다. 양자 및 다자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동북아지역의 지속적인 안정과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국제사회와 회담국들은 북핵의 심각성과 긴박성을 잘 알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북핵에 대해 광범위한 공통 인식을 갖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입장과 태도가 같거나 비슷하다. 때문에 북핵은 반드시 모두 득을 보고 함께 이기는 결과를 낳아야 한다. 미국과 북한은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현실주의적 입장을 취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북한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기본 조건이다. 이는 문제해결의 유일한 출구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이견을 줄여 나가며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다음 순서다. 미국은 북한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안전 불안에 대한 북한 요구에 답해야 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핵계획을 중지한다는 전제아래 안전 보장과 경제원조를 제공해야 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흐름과 요구에 역행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경제제재와 군사적 압력 강화로 북한을 고립시켜서는 안된다. 북한을 점점 국제적인 ‘게임의 룰’에 적응시켜 나가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승낙 대 승낙’ ‘행동 대 행동’의 원칙으로 한발한발 전진해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북핵 해결은 간단치 않은 ‘교역(交易)’이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안전을 보장한다 해도 북한이 쉽사리 핵무기 포기를 ‘승낙’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근본적인 시각차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에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 포기와 사찰’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일괄 해결’을 원하며 적대 정책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평화적인 목적에서의 핵사용도 포기할 수 없다는 자세다. 게다가 북한은 회담에서 몸값 올리기를 위해 핵 역량을 갖췄다고 자처하고 있다. 북핵문제의 평화해결을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복잡하고 곡절이 많은 과정이 앞으로도 전개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해결될 것이란 환상에서 벗어나 인내심 있게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제사회의 당면한 과제는 북핵문제를 통제가능한 범위안에 묶어 두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을 다자 틀에 묶어 놓고 쌍방이 일정한 제약을 받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6자회담은 지속되기 어렵다. ■ 이종원 릿쿄대 교수 “美태도 적극적이나 ‘강경’ 명분용일 수도” 미국이 이전과 달리 회담에 적극적이지만 본격 교섭으로 가려는 의지인지, 아니면 강경으로 돌아서려는 명분축적인지 모른다. 따라서 북한도 전략적 결단이 있다면 보여 주면서 교섭에 응해야 할 시점이다. 부시 정권이 구체적인 제안을 전달했다는 점은 물론 큰 변화다. 적극적이다. 핵의 선포기 방식과는 다르고, 포기와 제재해제의 동시행동 같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동결과 보상과 같은 최소한 낮은 수준의 어떤 합의는 가능할 것 같다. 북이나 미국이나 초기이행 단계의 합의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은 이란 문제나 국내 비판 여론 때문에, 북한은 금융·경제 제재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 회담이 출발한다. 핵포기까지 로드맵이 있는 건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에는 구체적인 합의로 가면 진전이지만, 상황판단을 잘못하면 중요한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 북이 강경해지면 교착 내지 결렬될 수도 있다. 그 경우 미국은 제재 단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부시 정권도 이 경우 ‘최선을 다했는데 안됐다.”며 대북 강경론의 책임을 덜 수 있다. 그에 대응, 북한도 추가 핵실험을 하는 등 상황이 나빠질 것이다.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6자회담에서 북한 핵폐기 문제가 장기화되어 버리면 그 과정서 북은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다. 영변핵시설 동결과 사찰 수용 등의 조치와 에너지지원과 한국전쟁 종결, 테러지원 국가 해제 등 조치가 단기간에 일관된 프로세스로 추진되는 게 최선이다. 일단은 1단계 초기이행조치 합의가 중요하다. 중국은 애매한 입장이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바란다. 그러나 북한의 급격한 체제변화는 바라지 않는다. 중국이 단호한 입장을 전달, 해결을 위한 구체방법도 제시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북한이 이번에 복귀한 것은 핵실험이라는 새로운 상황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측면도 있다. 중국의 경제제재 참여는 북한에 큰 압박이다. 중국측이 드러나지 않게 북한의 목을 조여 가는 전략을 쓴 것 같다. 연속 핵실험을 북한이 못한 것은 중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현재 북핵문제는 북·미·중 3국의 페이스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우려스럽다. 한반도문제 당사자로서 역할이 약하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을 포함, 높은 수준에서 중재노력을 해야 할 때다. 핵문제,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하는 형식으로 남북문제도 진행시켜 가야 한다. 북한의 분단책에 이용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북핵문제를 민족·당사자 문제 입장을 떠나서 국제적 시각에서 해결하려는 넓은 시야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시 정권의 타결, 교섭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면서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을 한국이 해줘야 한다. 중국측도 하고 있지만, 경제지원서 한국의 역할도 중요하다. 북한의 태도가 중요하고, 결정적일 수 있다. 북한이 상황을 안이하게 보면 위험하다. 한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등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 한국, 美에 공격적 협상 제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다.1년여 만에 재개되는 만큼 회담국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6자회담 대표단은 이번 5단계 2차 회담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더 공격적이고 탄력적으로 협상에 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회담 관계자는 “미국측에도 공격적인 협상을 통해 9·19 공동성명이 행동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북미 입장차 여전… 비관론도 우여곡절 끝에 회담이 재개되지만 북미간 입장차가 여전한 만큼 서로가 요구하고 있는 핵시설 가동중단 등 ‘초기 이행조치’와 경제·에너지 지원 등 ‘상응조치’가 얼마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양측 입장이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장국인 중국의 제안으로 해를 넘기지 않고 회담을 열게 돼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초기조치의 일부만 수용하면서 경유 등 에너지 지원,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 해결, 핵군축 등을 주장한다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날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의 ‘공격적인 협상’은 북한의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대북 상응조치의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5일 국회 통외통위에 출석,“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비료 지원은 회담 테이블에서 논의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첫등판 천영우대표, 힐·김계관과 접점 모색 16일부터 베이징에 도착하는 각국 대표단은 17일 한·중, 미·중 등 양자 접촉을 갖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북·미 양자 회동도 회담 개막 전에 물밑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개막일인 18일에는 전체 대표단이 참가하는 전체회의에서 각국이 기조연설을 한다. 회담 중에는 사안에 따라 각국 수석대표 외에 1명씩이 더 참가하는 ‘수석대표+1’회의가 열린다. 회담 종료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의견이 어느 정도 교환됐다고 판단되면 전체회의를 열고 회담을 마무리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 21일 정도에는 회담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며, 접점을 찾는다면 합의문을 발표하게 된다. 한편 각국 대표단 수석대표는 우리측만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바뀌고 다른 나라들은 지난해와 같은 대표들이 다시 등장한다. 미국 대표단은 여전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이끌며,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보좌관과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 유리 김 국무부 북한팀장 등 이른바 ‘한국계 미국인’이 대거 참여한다. 이와 함께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중국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일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러시아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차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다시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힐 “北서 구체논의 준비 시사”

    힐 “北서 구체논의 준비 시사”

    |워싱턴 이도운 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8일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과 관련,“북한은 지난달 28·29일 만남에서 9·19 공동성명 이행 방안을 구체적으로(in specifics) 다룰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그러나 북핵 협상은 매우 어려운 협상으로, 성공을 예단하거나 낙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13일 국무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6자회담 첫 회의에서 이뤄야 하는 구체적 진전 목표에 관해 “미·중 양국이 상당히 중첩되거나, 같을 정도로 근접했다.”면서 지난 수주간 양국간 협력은 6자회담 개시 이래 “전례없는 수준으로 긴밀했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는 지속된다는 것에 중국측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노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금까지 6자회담 각 참여국과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미국측의 “세부적인” 구상들을 모든 참여국이 알게 됐다며, 이번 회담 첫 회기에 “측정이 가능한(me asurable)”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문제와 관련, 힐 차관보는 “이번 6자회담 때 미 재무부 주도의 북·미간 별도 양자 메커니즘을 통해 BDA 문제에 대한 예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 11월 하순 북·미간 논의에선 북측이 ‘미국 입장이 뭔지 알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힐 차관보는 18일 6자회담 본회의에 앞서 17일 밤(베이징 시간) 예비회의가 열릴 것이며, 자신은 회담에 앞서 북한 대표단을 비롯해 각국 대표단과 양자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dawn@seoul.co.kr
  • 무역 불균형·위안화 절상 담판?

    무역 불균형·위안화 절상 담판?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부시의 강타자들이 베이징에 왔다.’ 13일 중국 국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의 머리기사 표제다.14∼15일 ‘중국-미국 경제전략대화’ 참석을 위해 폴슨 재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이 이날 방중했다. 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마이크 리빗 보건장관,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장관급 각료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벤 버냉키 의장까지, 진정한 ‘강타자’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차이나데일리의 이같은 표제는 전략대화에 임하는 중국의 자신감을 드러낸다. 이날 베이징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국이 협상에 앞서 양국간 현안에 대해 나름대로 상당한 ‘사전 조치’를 실행했다.”면서 “중국은 사전 조치와 의지, 그간의 성과 등을 내보이며 미국에 시간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알려지고 드러난 것과는 달리 양국간 경제전략대화가 ‘전투’ 양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자신감 중국이 지난 5∼7일 개최한 ‘중앙경제공작회의’는 협상 준비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당 중앙은 여기서 대외개방을 강화해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데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미국측의 가장 큰 불만 가운데 하나인 무역수지 문제에 대해 먼저 강한 개선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또 하나의 현안인 환율은 협상소식이 전해진 11월 중순 이후부터 빠르게 상승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 협상단의 방중에 따른 ‘시장의 반응’일 뿐이지만, 미국측에는 하나의 ‘성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런던의 은행간 금리인 ‘리보(Libor)’를 모델로 상하이 은행간 금리인 ‘시보(Shibor)’를 도입키로 한 것도 비슷한 제스처로 여겨진다. 외환 및 채권시장 등 금융 개혁·개방을 서두르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지적재산권 분야가 중국으로서는 성적이 가장 저조하지만, 이를 인정하고 있고 분발을 다짐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타자들의 강공 협상에 앞서 폴슨 장관 등 협상 당사자는 물론, 미국 정치계와 재계, 언론 등은 중국에 날카로운 공격을 쏟아냈다.USTR는 중국이 투자 규제와 불공정한 보조금 등으로 자유무역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 관리들은 언론을 통해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11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약정을 이행한 중국을 WTO에 제소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폴슨 장관도 TV회견에서 “중국이 위안(元)화 환율 개선 노력을 본격화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가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재계 대표단은 미국측 협상단을 만나 “더이상 미·중 무역 불균형을 참을 수 없다.”면서 백악관에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jj@seoul.co.kr
  • [6자회담 전문가 진단] “결과보다 북핵해결 국가전략 세워야”

    [6자회담 전문가 진단] “결과보다 북핵해결 국가전략 세워야”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외교가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 전략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오는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5차 2단계 6자회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1년여만에 재개되는 회담이지만, 북·미간 적대적 태도 등 상황이 별로 나아진 것이 없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란 분석이다. 하지만 6자회담 결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외교전략을 갖추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강성윤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별다른 답변 없이 우선 회담에 나와 논의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회담 결과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현 상황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나와야 하는데 북한이 핵시설 가동 중지 등 일부를 수용하더라도 미국과 주고받는 것에 서로 만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특히 북측이 주장하는 계좌 동결문제 해결과 경제지원, 국교정상화 등이 동시에 논의될 것인지가 협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철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는 “북핵 문제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 수준의 성과가 나오더라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뿐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못하고 군축회담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크며, 미국도 중간선거 이후 입장을 바꿔 북측과 타협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희망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이어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 중국이 입장을 서로 조율해 ‘3각 연대 강압외교’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강압외교는 대화와 협상, 제한적 무력 사용 및 위협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인 만큼 한·미·중이 연대, 제재든 대화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핵 문제는 현상 문제에 앞서 북·미간 불신과 북한의 생존전략, 미국의 패권전략 등이 충돌하는 본질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이번 회담은 북·미가 각각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경제난 완화나 중간선거 이후 북핵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푸는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성 등 현상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열기로 한 것인 만큼 근본적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실장은 “북한이 우선 핵을 동결하고 경제적 보상을 얻는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풀어야 하고, 그 이후부터는 한국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미·중·일·러 등 회담국의 세계전략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국가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베이징 6자회담 쟁점·전망

    베이징 6자회담 쟁점·전망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외교부가 11일 ‘18일 회담재개’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5차 2단계 회담에 관심이 쏠린다. 3박4일 정도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1년여 만에 열리는 만큼 회담 재개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북·미 등의 이견차가 여전하고,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에는 협상 기간이 짧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중재역할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중 회동에서 북·미 간에 주고받은 ‘조기 수확’(초기이행조치)이 얼마나 합의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요구한 초기 핵폐기 이행조치와 북한에 돌아가게 될 상응조치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1단계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베이징 회동 이후 미국 제안에 뚜렷한 답변없이 ‘공식 회담에서 이야기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터라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북측이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가거나 금융계좌 동결 문제의 조속한 해결 등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처럼 회담 전망은 안개 속이다. 그러나 회담이 재개되기까지 중국이 중재에 나서 북측에 핵시설 가동 중지 등 요구사항을 축소, 제기했고 북측이 ‘검토할 만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당사국들이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에 협상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중재역할 어디까지 중국측의 회담 재개안에 북·미가 동의하면서 한국측은 이들에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회담이 재개되기까지 포괄적 협정 등 상황에 따라 우리만의 아이디어를 제시, 당사국들의 이견을 풀어왔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중재역할은 회담 재개가 알려진 지난주 말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주재로 이틀 연속 열린 대책회의에서 재정립돼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당사국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회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가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 접점을 모색하고 협상의 진전을 이룰 것이냐에 대해 나름대로 새로운 복안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의 외교안보라인 상황을 고려할 때 송 장관이 베이징 대표단을 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를 맡아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주역이라는 점에서, 송 장관의 역할에 더 무게가 쏠린다. ●3박4일 협상, 얼마나 유효할까 서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멍석은 깔렸지만 길어야 4일 정도의 협상 일정 동안 얼마나 만족할 만한 합의가 나올 것인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9·19 공동성명의 최소한 일부라도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탐색전 정도에 그친다면 내년 초쯤 3단계 회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합의문이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차기 회담 일정이나 워킹그룹 구성 정도만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측 회담 대표단은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수석대표를, 이용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차석대표를 맡게 되며 청와대·통일부·국방부 등 관계자 25명 정도가 참여,16일 베이징으로 떠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中, 자체 ‘독자안’ 중심 협상 이끌듯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은 이번 6자회담을 위해 북한과 별도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11일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6자회담과는 별도로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과 중국 간에 주고받을 것이 있다.”면서 “이에 관해 양국간 논의가 일정부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이 6자회담의 연내 개최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은 회담 조기 개최를 위해 주변국을 ‘닥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회담 의장국으로서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며 회담 조기 재개에 가장 집착해 온 나라였다. 중국이 6자회담 당사국들에 회담 재개 일자를 처음 통보하기 시작하기 하루 전인 7일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의 문제는 어떻게 충분히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 회담이 조속히 열리게 하느냐는 것”이라며 조기 개최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었다. 앞서 2차례 열린 북·미·중 3자회동도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의 산물이었다. 중국은 결국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관계국에 날짜를 던져, 좀더 실무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을 원했던 미국이나 심사숙고에 들어간 북한으로부터 참석 의사를 얻어냈다. 중국은 회담에서 자신들이 북한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 ‘독자안’을 중심으로 회의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도 ‘조기 수확’을 위해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시한 미국의 제안보다도 자신들에게 훨씬 유리한 중국측 안에 많은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알려진 것과 달리 북한도 이번 6자회담에 적지않게 기대를 하고 있다.”며 북한의 분위기를 전했다.jj@seoul.co.kr
  • 6자회담 18~19일쯤 재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년여 만에 이르면 오는 18일쯤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중국은 당초 16일 개최안을 회담국들에 제시했으나, 북한과의 절충이 지연되면서 18일 또는 19일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북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0일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18일 시작하는 주에 차기 회담이 시작된다는 예상 하에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날짜에 대한 최종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의장국인 중국이 조만간 회담 재개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회담이 18일쯤 시작되면 16일부터 대표단이 베이징에 도착, 양자 협의가 이뤄질 것이고, 북측의 입장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일정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감안,24일쯤까지 이어진 뒤 협의 결과에 따라 내년 1월쯤 후속 협의를 계속하는 방향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재개가 임박함에 따라 정부는 주말인 9일에 이어 10일 잇따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협의했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열린 북·미·중 회동에서 미국이 제기한 핵폐기 초기이행조치와 관련, 확실한 보장은 하지 않는 대신 ‘논의할 수 있으니 공식 회담에서 얘기하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간 핵폐기의 초기이행조치 및 상응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관계자는 “회담이 개회돼야 알 수 있겠지만 북한이 회담에 나와서 다 보여주겠다고 했으니 그것이 협상의 기초가 된 것”이라면서 “양측간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지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의 목표에 대해서는 “우선 1단계 합의를 이룬 뒤 최종 합의 조치까지의 로드맵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회담을 지속할 수 있는 모멘텀을 살릴 만한 가시적인 성과를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달 말 베이징 회동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미 양측에 독자 안을 제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북한이 즉각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당초 미국이 제시한 5개 안에서 ‘핵시설 가동정지’ 등 2개 안으로 압축한 뒤 국교정상화에 관한 검토회의 설치 등을 포함한 독자 안을 제출,‘오는 16일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끌어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6자회담 재개 ‘급물살’ 왜

    6자회담 재개 ‘급물살’ 왜

    1여년간 교착상태였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가 임박했다. 회담 당사국 관계자들이 “오는 18일쯤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공언할 정도다. 그러나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중 회동 이후 물밑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공식 회담 재개만 서두르는 분위기여서 회담 개최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게다가 북한이 금융제재 해제문제 등을 들고 나오거나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회담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 기다리지 않고 테이블로’ 이번 회담은 지난달 말 북·미·중 회동 이후 9일 만에 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공식 회담을 연내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이뤄졌다. 그동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북한이 6자회담 석상에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면에는 미측이 북측에 제시한 ‘조기 수확’(초기이행조건)을 물밑에서 논의하기보다 협상 테이블에 나와 다시 조율하자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지난주 6자회담의 16일 개최방안을 내놓았을 때 “16일은 기술적으로 어려우니 날짜를 재조정하자.”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베이징 회동 이후 중국과 이 같은 입장을 협의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한국 등 회담국들이 중국의 공식 회담 재개 카드를 받아들인 것은 북·미간 물밑 협상이 진전되지 않음에 따라 우선 회담이라도 열어야 한다는 중국측의 드라이브를 할 수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반숙’을 기다리는 것보다 (요리가)좀 안됐더라도 협상에 나가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협의됐다.”면서 “시기보다 성과가 중요하지만 시간을 더 끌어봤자 좋아진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회담을 여는 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한, 핵군축회담 유도 가능성도 이번 회담의 성패는 미국이 제시한 초기이행조건에 얼마나 합의할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미측은 지난달 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 외무성 부상간 회동에서 ▲영변의 흑연감속로 가동 중단 ▲함경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 ▲현재의 모든 핵프로그램 및 핵시설 신고 등 초기이행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이행하겠다는 답변 대신 회담 테이블에서 재논의하는 한편, 미국의 에너지 지원 및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더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최근 부시 미 대통령의 한국전쟁 종료 선언 등이 북측에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측이 최근 미국의 한반도 핵무기 배치를 다시 주장한 것을 미뤄볼 때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자국 계좌가 동결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조속한 해결도 요구할 수도 있어 본격 회담에 앞서 지루한 샅바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 완료 때까지 모든 과정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1차적인 합의를 목표로 한다.”면서 “6자회담이 지속될 수 있는 수준의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세워놓은 목표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6者 사전정지’ 올인

    정지 작업의 주안점은 ‘조기 성과’다. 지난 주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자리를 같이한 한·미·일 정상 회담에서도,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도 조기성과에 한목소리를 냈다.●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자진신고’도 포함6자회담이 재개되면 1라운드에서 합의해야 할 조치로 미국은 ▲북한의 핵폐기 선언 재확인 ▲영변 5㎿ 원자로의 가동 중단과 이에 따른 플루토늄 재처리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입국 허용 또는 핵시설 현황 리스트 제출 등을 들고 있다. 여기엔 2차 핵위기의 진앙으로, 북·미간 진실 공방을 벌여온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 ‘자진신고’도 포함된다. 이 같은 구체적 ‘이행 약속’이야말로 향후 협상을 위한 최소한의 신뢰구축 조치이며, 이를 전제로 북한의 핵폐기와 나머지 5개국들의 대북 에너지 지원 및 관계정상화, 평화협정 전환 등이 ‘주고 받기식’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난 뒤 “중요한 점은 회담이 잘 계획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준비’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핵폐기의 진정성을 사전에 짚겠다는 뜻이다. 한·미·중이 전에 없이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준비작업에 부심하는 까닭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3년여간 끌어온 6자회담에 대한 학습 효과 때문이다. 번번이 결렬·재개만 반복하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으로 이어졌고, 이번에도 성과없이 끝난다면 회담 무용론이 급부상하리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HEU가 북핵 포기 진정성 확인 잣대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의 대외 정책 실세인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22일 ‘핵포기 않는다.’고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북한으로부터 핵폐기 약속을 사전에 받지 않을 경우,6자회담이 결국 북한의 핵보유를 공식화하는 장으로 전락해 북한에 끌려가는 꼴이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하며 미국과의 등가(等價) 핵군축을 주장하면, 회담은 파국으로 이어진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군축회담과 경수로 건설 등 요구를 해온다면 참가국들이 회담장에 더 앉아 있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동결예금 해제 조율도 관건이다. 사전 정지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중·미 조기성과 한목소리

    한·미·중 등 6자회담 핵심국가들이 새달 11일에 시작되는 주에 재개될 ‘6자 회담’의 사전 정지 작업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미리 단속을 해두지 않으면 회담이 열린 직후 터질 ‘폭탄’들이 즐비한 데다, 결실이 없으면 6자회담 무용론으로 기류가 급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北 빠진 힐-우다웨이 무슨 말 오갔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1일 오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아침부터 베이징 일대에 깔린 짙은 안개로 고려항공의 착륙이 2시간여 지연되자 ‘혹시 공항을 몰래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특히 최진수 주중 북한대사가 공항에 나타난 점이 이같은 관측을 더욱 부추겼다. 그러나 최 대사는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의 일정을 위해 공항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북한과 중국, 미국간의 3자회동이 성사되면 6자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힐 차관보도 “앞으로 몇 주일 동안을 아주 바쁘게 활용하려고 한다.6자회담은 아마도 12월 초순 어느 날짜에 다시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회동이 무산된 것은 아직 분위기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한 관계자는 분석했다. 6자회담 미국측 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회담 재개 일정 등을 논의했다. 논의의 핵심은 역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동결된 북한 계좌의 해제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BDA 문제는 최근 북·중·미 회동에서만 해도 6자회담 성사를 둘러싼 주요 전제였으나 이제는 하나의 어젠다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은 ‘이 문제를 논의할 의사가 있으며,6자 회담 내부의 실무그룹을 통해 협의하자.’고 했으나 북한은 계좌 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번 2차 3자회동은 6자회담이 열렸을 때, 이같은 해석 및 시각차로 인해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의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북한이 거듭 이 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하면서 무산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중 회동에서 중국측은 북한의 상황을 설명하며 미국에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으나, 미국은 “국무부가 단독 결정할 일도 아니고 재무부·법무부 등 미국내 관계기관과 협의해야 하며 법적인 문제까지 걸려 있어 아주 복잡한 일”이라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중국측에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제기된 힐 차관보의 평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jj@seoul.co.kr
  • [씨줄날줄] APEC의 효용성/이목희 논설위원

    1994년 무역투자 자유화 일정을 포함한 보고르 선언이 나왔을 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이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두번째 정상회의에서 거둔 성과였다. 이후 여러 차례 APEC정상회의를 현장에서 취재했었다. 기대를 갖고 APEC의 진전을 지켜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국제 친목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EU나 아세안과 같은 응집력을 갖기 힘든 결사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APEC 정상회의는 순수하게 경제협력을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APEC은 1989년 한국·미국·호주 등 12개국 각료들이 모여 경제협력을 모색하면서 태동했다.APEC이 갑자기 팽창한 것은 미국의 정치적 이해 때문이었다.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 창설을 제안하자 미국은 긴장했다. 동아시아국가들이 똘똘 뭉쳐 미국의 안보·경제적 이해를 해칠까 걱정했을 것이다.EAEC 구상을 견제하면서 APEC 정상회의 연례화를 급히 주도했다. APEC을 또 한번 키운 배경 역시 미국의 견제심리였다.EU국가들이 앞장서 아시아권과의 협력강화를 목표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만들었다. 미국은 APEC의 양적·질적 팽창을 통해 유럽세의 확산을 막으려 했다.21개국이 참여하고, 세계 인구의 40%, 교역량의 절반,GNP의 60%를 점하는 거대 경제권이 APEC이란 이름으로 모아졌다. 최근 들어 미국의 전략이 바뀌기 시작했다. 동아시아경제공동체나 유럽·아시아 협력양상이 미국에 그리 위협적이 되지 않았다.APEC을 무리하게 묶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미국이 내렸음직하다.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 결과에 세계가 별로 주목하지 않는 배경이 된다. 자유무역지대 창설이 논의된다고 하지만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APEC은 다른 측면에서 유용한 무대로 활용된다. 주요국 정상들이 집합함으로써 양자회담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북핵 등 국제현안이 산적한 한국으로서는 미·중·일·러 정상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이다. 특히 오늘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APEC 정상회의보다 더 이목을 집중케 하는 외교행사라고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中잠수함, 美항모 미행 발각

    중국 잠수함이 태평양에서 미국 항공모함 키티호크호를 미행하다가 발각돼 양측이 무력충돌 직전까지 갔다고 워싱턴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쑹(宋)’급 디젤 동력 재래식 잠수함이 키티호크호를 뒤쫓다가 지난달 26일 수면으로 올라오던 중 미국 정찰기에 의해 발견됐다고 전했다. 당시 양측은 서로 미사일과 어뢰 발사가 가능한 5마일(약 8㎞) 안에 있었다. 쑹급 잠수함은 러시아제 어뢰와 선박 공격용 순항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다. 중국의 잠수함은 고대 왕조의 이름을 따 샤(夏)급, 한(漢)급, 쑹급, 밍(明)급 등으로 분류한다. 키티호크호는 항모 외에 수척의 구축함과 공격용 잠수함, 대(對)잠수함 공격용 헬리콥터, 전투기 등으로 구성된 전단을 이루고 정례적인 추계 훈련을 갖고 있었다. 미 관리들은 중국 잠수함이 자국 영해를 벗어나 태평양에서 미 항모 전단을 미행한 사례는 거의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태평양 사령부와 미 국방부는 논평을 거부했다. 워싱턴타임스는 이 사건으로 미·중 군사당국 간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장애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 국방당국은 윌리엄 팰런 미 태평양지구 사령관을 최근 수차례 중국에 보내 양국 군사당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한 교환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국방부 내 강경파는 중국이 최근 활동 범위를 대양으로 확대해 가고 있으며, 특히 석유 수송로인 중동∼아시아 항로에 개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이번 사건도 이와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미중일,대화·제재 투트랙 작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그리고 이후 전개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마당은 대화와 제재의 두 바퀴가 함께 돌아가는 ‘투 트랙’ 양상이 될 것 같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 ‘제재’는 회담장에 들어선 북한을 압박할 안전판. 참가국간 밀고 당기는 갈등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엔 안보리는 2일 결의안 1718호에 따른 대북 제재 품목을 확정, 발표했다. ●미국이 끝까지 놓지 않을 카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선(先) 대화냐, 선 압박이냐의 논쟁은 지난달 9일 북한 핵실험으로 근거를 잃고 말았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은 제재 위주의 항목을 열거한 뒤,‘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병행한다.’고 한줄 넣었을 뿐이다.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중국과 미국이 북한을 초청해 3자회동을 한 것도 안보리 결의 내 조치들이고, 그런 논리로 제재 역시 유효한 조치인 셈이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환영하면서도 결의안에 따른 제재의 바퀴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결의안 제재는 6자회담 복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아소 다로 외상 등 일본 인사들도 북핵과 납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자국이 취한 독자적인 강력조치들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제재의 ‘효과’ 눈으로 확인했는데…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핵실험으로 몸값을 올린 후 협상에 나간다.’는 계산된 차원의 행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입장에서도 북핵 실험을 매개로,‘이전보다 덜 주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함직하다. 북한이 아무리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고 비핵지대화를 요구한다 해도 제재라는 핸들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특히 미 행정부 강경파들은 지난해 9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계좌를 동결한 직후 북한이 놀라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해온 선례를 통해 제재가 북한의 항복을 받아낼 최고의 카드란 판단을 하고 있다. 이번 회담 복귀도 중국측의 강력한 압박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안보리 결의안에 최초로 제재에 손을 얹은 중국은 “지방정부의 소관”이란 말로 모르는 척하면서 국경무역 통제, 송금 금지 조치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떠나 홍콩에 기항하는 북한 선박의 추적·억류를 언론에 흘린 것도 마찬가지다. ●미·중, 중·일, 한·미간 갈등으로 비화 가능성도 6자회담이 일단 가동되면, 북한은 제재 철회를 요구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6자회담 복귀 목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금으로 알려진 BDA자금을 되찾고, 국제사회의 제재수위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이 관측은 더욱 유효하다.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도 제재조치의 완화 문제로 북한편을 들면서 미·일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버시바우 “실무그룹 구성 불법행위 해결”

    버시바우 “실무그룹 구성 불법행위 해결”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2일 “6자회담 틀 안에서 구성될 북·미 실무그룹에서 대북 금융제재를 야기한 불법행위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협력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국민대 특강에서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한 10월 31일 북·미·중 3자회동의 합의사항에 언급,“우리는 북한과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실무그룹에서 논의할 채비가 되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과 인도는 핵 확산 위협을 하지 않으며 핵 비확산을 지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핵을 개발, 한국과 지역 내 잠재적 위협을 제공하고 이란·시리아 등에 군사기술을 이전한 전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국제사회를 벗어나지 않기를 원하며 내가 살아 있을 때 평양과 워싱턴에 미국, 북한의 대사관이 생기는 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도 나타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중국은 거듭된 대북 경고를 무시한 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한 사실에 화가 났고 지렛대를 사용해 북한이 종전과 다른 길을 가도록 인도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좀 더 나은 친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개성공단·확산방지구상(PSI)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표명을 문제 삼은 데 대해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김 의장은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나는 미국의 입장을 표명하는 사람이다.”는 선에서 대응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열린세상] 스토커 국가와 국제정치/김기정 연세대 국제정치학 교수

    어느 동네에 A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최근 죽을 병에 걸렸다. 그런데 A는 자신이 생명을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B라는 사람과 결혼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B로부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 병의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한편, 자신의 병을 치유하는 해법도 B가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B는 줄곧 냉담하다.A가 못미더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A는 최근 들어 B에 대해 스토킹을 시작했다.B가 싫어하는 짓을 골라서 행한다.B의 집 앞에서 돌을 던지는가 하면 B를 위협하는 말도 스스럼없이 던진다.B뿐 아니라 동네마을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흉기를 가졌다고 공언하면서 B를 위협한다.A는 B가 싫어하는 짓을 하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형적 스토커의 행태다. 이들에게 사랑 따윈 핵심적 문제가 아니다. 한편에는 죽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고, 다른 한 편에는 증오와 불신이 그득하다. 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면 인류 생존의 문제에 치명적이 될 것이라는 명제에 대부분 국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비확산이 현존 국제질서의 중심적 원칙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력 확대의 은밀한 유혹과 인접국가와의 군사력 경쟁 때문에 1970년대 이후 몇몇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들은 핵무기 개발과 보유의 단계에서 줄곧 ‘긍정도 부정도 않는’ 무대응의 행태(NCND)를 보여 왔다. 국제사회의 압력이 외교적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다. 최근 북한처럼 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사전에 공언하면서 이행에 옮긴 적은 없다. 북한이 보여주는 행위 패턴은 국제정치 현상에서 아주 드문 행태다. 북한은 왜 이런 희한한 행동을 보이고 있는가? 북한 핵문제로 인한 동북아 위기의 본질은 바로 핵 보유가 체제보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제를 보장받기 위한 구도가 쉽게 짜지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더욱 위험한 승부수를 던져왔다. 위기는 그렇게 증폭되었다.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시작되었고, 양자에서 6자로 형식은 바뀌었지만 2005년 9·19 공동성명은 근본적으로 체제보장과 비확산의 맞교환이라는 구도를 담고 있었다.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폐기와 북·미관계 수교가 명시되었던 것도 그것을 방증한다. 이 구도가 양측의 불신구조, 대화의 부재 때문에 체제보장은커녕 체제변환(regime change)으로 목표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다. 핵실험은 미국에 대한 돌팔매질이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에 체제 보장을 요구하며 앙탈을 부리는 스토커 국가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북한을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나 ‘불량국가(rogue state)’라는 용어로 표현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현 사태의 본질적 성격을 파악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북한의 스토킹 행각이 제한적이나마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미국의 태도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러나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한 핵 포기와 북·미수교의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부분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행태는 국제정치학적으로 재미있는 연구대상이 된다. 그러나 북한이 그토록 원하는 북·미 수교가 과연 북한체제를 굳건히 보장하는 방편이 될지, 아니면 본격적 체제변환의 신호탄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10월31일 북경에서 열린 미·중·북의 비공식 3자회담에서 6자회담을 빠른 시기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 북핵 해결의 마지막 관문을 연 셈이다. 양국 모두 상대방에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도 거의 마지막 희망인 셈이다. 평화적 해결을 모색해 왔던 한국 외교에도 이제 나름의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 유연하고도 대담하게 외교적 역량을 집중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기정 연세대 국제정치학 교수
  • [北 6자회담 복귀] ‘가까워진’ 美·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6자회담의 극적인 도출 과정에서 부쩍 가까워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눈에 띈다. 지난달 31일 회담 재개 결정 이후 부시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이 3자회동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낸 데 대해 “중국에 감사하고 싶다.”는 ‘특별한’ 말을 꺼냈다. 이뿐만 아니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 고위관계자들은 북핵실험 이후 “중국이 협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해 왔다. 그간 중국은 단 한 차례도 북한에 대한 개별 제재 사실을 공식 확인해준 적이 없지만, 미국은 내내 만족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언론들은 고위 관계자들의 언급을 통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중의 견해 차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제재 결의안을 놓고 중국과 미국·일본이 유엔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번 3자 회동은 이처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신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미국은 그간 대북 압박과 관련 중국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중국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늘 불평해 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이 지난달 20일 라이스 장관과 회담할 때만 해도 이같은 분위기가 무르익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방북이 헛되지 않았다.’는 탕 국무위원의 발언에 대해 라이스는 “특별히 놀랄 만한 것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 발언을 둘러싼 ‘해석의 차이’는 미·중간의 ‘신뢰의 격차’이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중국의 ‘독자 제재’ 등이 미국의 신뢰를 얻었고,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을 믿고 3자회동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분석했다. 또 다른 외교 관계자는 “이번 일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이 전략적인 대화를 하면서 알게 모르게 쌓인 신뢰관계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협상 타결을 위한 마지막 고리로 북한의 돈세탁 혐의를 벗겨줄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미국이 응한 점은 양국간의 상당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향후 북핵 문제는 중국에 더욱 강한 주도권이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김철(金哲)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비서장은 “이전까지 중국은 북핵문제를 북·미간 문제로 인식하고 중재자 역할에 주력했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북핵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하는 당사자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의 거리 좁히기에 성공한 중국이 향후 북·미간 간극을 어떻게 메워나갈지 주목된다.jj@seoul.co.kr
  • [사설] 6자회담 재개 앞서 한국 역할 찾아야

    북·미간 6자회담 재개 합의와 함께 정부의 새 외교안보 진용이 갖춰졌다. 밖으로 북핵위기의 상승곡선이 일단 멈춰선 가운데 안으로 북핵위기에 대응할 새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과 북의 무력대응 엄포 사이에서 허둥대던 우리로서는 그나마 한숨 돌릴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그동안 내보인 외교적 혼선과 무력함을 재연해선 안 된다. 5차 6자회담 이후 지난 1년 우리의 북핵 외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북·미간 금융제재 논란에서 한국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 북을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지도, 핵실험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지도 못했다. 한반도 위기의 방파제로 쌓은 남북간 화해협력 기조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한·미 동맹은 계속된 불협화음 속에 서로 다른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북핵 당사자이건만 우리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졌고, 중국만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이번 6자회담 재개 합의에서도 한국은 국외자에 머물렀다. 유명환 외교부 1차관이 어제 국회에서 “우리도 베이징 북·미·중 3자회동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는데, 기껏 사전에 알았다는 것으로 당당할 수 있는 게 지금 우리 외교의 초라한 현실이다.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한국 외교의 역할 강화가 시급하다. 회담이 재개돼도 북핵 타결까지의 여정은 지난하다. 금융제재 해결을 전제로 한 회담이라는 북측 주장이나 북이 핵 군축협상을 새 카드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은 험로를 예견하게 한다. 언제든 회담이 깨질 여지가 다분한 것이다. 더는 북·미 대치에 속절없이 끌려갈 수는 없다. 새 외교팀은 북 핵실험으로 중단된 ‘포괄적 접근방식’을 되살림으로써 외교적 북핵 해결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 [北 6자회담 복귀] 금융제재 풀려도 6자회담 ‘산넘어 산’

    북한이 지난해 11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계좌 폐쇄를 문제 삼은 이래 1년 만에 6자회담 무대 복귀를 선언했지만 갈 길은 멀고도 멀다.‘궁극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은 물론, 핵폐기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만도 엄청난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 1년 사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따른 악화된 주변 정세라는 걸림돌이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각되는 사안은 BDA문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달 31일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나온다고 했고, 북한은 6자회담에서 금융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복귀의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관건은 북·미가 합의한 ‘실무그룹’에서의 논의 내용과 결과다.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정치적 합의는 이뤄진 만큼 실무회의에서 BDA해법을 위한 기술적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수사가 종결된 계좌의 돈세탁 여부를 다룬 뒤 해제 여부를 중국측에 넘기고, 향후 돈세탁 재발방지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BDA내 묶인 북한 계좌는 50여개로, 북한자금은 2400만달러다. 미국과의 금융제재 논의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북한은 6자회담을 다시 거부할 수도 있다. BDA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핵실험 이후 북한을 조이고 있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대북 제재가 남는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북한이 핵폐기를 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협상테이블에 나온 북한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는 만무해 보인다.“체제를 위협하는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한국-중국과 미·일간 갈등도 예상되는 수순이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훈련에 대한 우리 정부의 ‘참관’ 자체를 벌써 문제삼고 나온 데 이어, 금강산 관광의 운영방식을 변경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일단 한·미·일·중·러 등 5개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더라도, 핵보유국으로서 협상에 임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몸값 올리기 차원에서 북 핵실험이라는 도박을 감행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아래 군축회담을 주장하고, 지난번 4차 회담 이후 들고 나온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요구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미국은 핵실험 이전의 상황 즉 9·19공동선언 이행 방안으로 바로 들어갈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는 없다.”는 미국 원칙에서 적어도 핵실험을 한 응분의 반성 및 재발방지를 위한 단계는 거쳐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이번 베이징 합의는 제재에 목이 졸린 북한과 오는 7일 중간선거에서 대패 위기에 몰린 미국 양측의 불끄기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중간 선거가 끝난 다음에 미국은 다시 북한에 대해 느긋한 입장으로 제재를 통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역시 회담 복귀라는 카드로 급한 불을 끈 다음, 미·중, 한·미, 한·미·일 역학구도의 틈새 벌리기에 주력하며 시간끌기에 나설 공산도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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