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중
    2026-07-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624
  • 막 오른 ‘림팩’… 미·중, 남중국해 패권 다툼 고조

    中은 초청 못받아 독자훈련 美해병대 대만 파견도 반발 지난달 27일부터 2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군사 훈련인 26번째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이 시작되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아세안(ASEAN) 10개국과 47척의 군함 및 잠수함 그리고 2만 5000명의 병력이 5주간 벌이는 훈련에 초청받지 못한 중국은 독자적인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베트남도 올해 처음 림팩에 참여해 대중국 견제 흐름에 합류했다. 1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존 알렉산더 미 제3함대 사령관(중장)은 림팩 콘퍼런스 콜에서 최근 방중했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의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달 27일 중국을 방문한 매티스 장관에게 “선조가 물려준 영토를 한 치도 잃을 수 없고, 다른 사람의 물건은 한 푼도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매티스 장관은 시 주석에게 “우리는 가능한 상황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지만 필요할 경우에는 중국과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병대의 대만 파견도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은 중국과 미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이자 미국이 존중해야 할 약속”이라며 “미국은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의 요청대로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에 해병대가 파견된다면 39년 만에 미군이 대만에 재주둔하는 큰 상징성을 갖게 된다. 이와 관련, 중국은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해상 훈련에서 대만을 관장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작전구 주도로 대만에 대한 미사일 요격 연습도 벌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2020년 림팩에 중국을 다시 초청하는 것이 남중국해 긴장 완화의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트럼프, 사우디에 원유 증산 요청…동맹국 달래기? 지지층 이탈 막기?

    트럼프, 사우디에 원유 증산 요청…동맹국 달래기? 지지층 이탈 막기?

    美언론 “이란 제재 재개와 관련” 일각 “선거 앞두고 국내 정치용” 이란 “사우디 OPEC 탈퇴 지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증산을 이례적으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방금 얘기를 나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의 혼란과 장애 탓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그에게 원유 생산을 200만 배럴까지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원유) 가격이 높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살만 국왕이 동의했다!”는 내용까지 공개했다.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려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라는 미국의 ‘지시’로 해석하며 강력 반발했다. 호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 OPEC 주재 이란 대표는 1일 “사우디는 그 정도 양을 일시에 증산할 능력이 없을뿐더러 미국이 사실상 사우디에 OPEC을 탈퇴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이란 관영 샤나통신이 전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유 증산 요청은 이란 제재를 재개한 미국 정부가 유럽·아시아·중동 지역의 동맹국들과 중국, 인도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한 조치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주요 수출국인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줄면서 벌써부터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29일 국제 기준 유가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은 전날보다 0.95% 오른 배럴당 74.15달러에 마감돼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올 상반기 들어서만 23% 이상 급등했다. 브렌트유 8월물도 79.44달러에 거래를 마쳐 1년 새 65.7%나 치솟았다. OPEC과 러시아 등 10대 산유국은 앞서 1일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하루 380만 배럴을 생산하는 이란산 원유 수출 길이 막히면 100만 배럴 증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제대로 원유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이란으로부터 하루 65만 5000배럴을 수입하는 최대 수입국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한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정치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원유 공급 부족과 여름철 수요 증가로 유가가 급등하면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공산이 크다. 앤트완 해프 미 컬럼비아대 연구원은 “트럼프 지지층은 휘발유 가격 인상에 매우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원유 증산 요청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200만 배럴 증산이 실현되면 당장은 유가를 배럴당 2∼3달러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딘 포먼 미국석유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시장은 하루 200만 배럴의 추가 생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향후 2년간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증산 요청이 공급과잉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경기부진·가계부채·무역전쟁 3중고 겪는 中… 세계 경제도 먹구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경기부진·가계부채·무역전쟁 3중고 겪는 中… 세계 경제도 먹구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24일 오후 5시 긴급 통지를 통해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카드를 내놨다. 인민은행은 공상(工商)은행 등 5대 국유상업은행과 중신(中信)은행 등 12대 대형 은행을 비롯해 주식제 상업은행과 우체국은행, 도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 외국계 은행의 지준율을 오는 7월 5일부터 0.5% 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올 들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지준율이란 시중은행이 소비자들로부터 받아들인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이에 따라 5대 국유상업은행을 비롯한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14%에서 13.5%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 이번 지준율 추가 인하로 시중에 7000억 위안(약 119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추가 공급될 것이라고 인민은행이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지준율 인하 조치를 전격 단행한 것은 중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복관세가 다음달 6일부터 부과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고 있는 까닭이다. 미 정부가 500억 달러(약 55조 8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20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까지 검토하면서 중국의 자본재와 생산재, 소비재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미국의 보복관세 영향권에 들었다. 여기에다 중국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위한 그림자금융 규제 강화로 시중에서 자금난을 겪고 경기 지표마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시중에 돈을 대거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시장에 자금 풀어 인위적 경기 부양 시도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투자와 소비, 생산 등 중국의 실물 경기를 알려주는 지표가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데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는 등 대내외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 주요 경제지표는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3.9%에 그쳐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다. 1~5월 누적 증가율도 6.1%로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온 사회간접자본(인프라) 투자가 4월 11.3% 증가에서 5월 2.3% 증가로 크게 둔화됐다. 기업 활동을 보여주는 산업생산도 6.8% 증가에 불과해 시장 예상치(7% 증가)를 밑돌았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면서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증가율마저도 4월 3.7%에서 5월 3.2%로 하락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1.4%로 0.2% 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부채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말 기준 6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 2007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정부부채를 포함한 중국의 총부채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260%로 치솟았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올해부터 중국을 가계부채 위험국으로 분류하기 시작한 이유다.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수부진과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자금 압박이 심한 기업의 부도도 급증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15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했다. 부도 금액만 129억 위안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나 늘었다. 앞으로 1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기업과 지방정부 부채는 8조 2000억 위안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며 투자자들에게 냉정을 유지하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올해 최고치 3359에서 28일 2786으로 마감돼 17%가량 곤두박질쳤다. 미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경제가 다시 진정한 색깔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며 “중국 경제는 막대한 부채로 신용이 흔들리는 불안정한 상황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대외 여건마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무역전쟁과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가 겹친 탓이다. 미 정부가 중국산 일부 품목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또 다른 품목에 대해 10%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나섰다. 특히 관세 부과 품목에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기술 제품들이 대거 포함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미국이 발표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첫해에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 포인트 떨어지고 1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부과하면 성장률은 0.3∼0.5%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금융그룹 도이체방크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부과 이후 첫 12개월간 중국 성장률을 0.2∼0.3% 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고, 영국 경제예측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성장률이 0.3%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 다. ●가계 부채 260% ‘위험’… 상하이 증시 급락 미국이 기준금리를 지난 3월 0.25% 포인트 올린 데 이어 지난 13일 0.25% 포인트 추가 인상한 것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리스크가 큰 중국 등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가려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자본유출 통제가 올 들어 강도가 더 세졌다. 중국 정부의 심사를 거친 소수 자본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해외로 가지고 나갈 수 없는 상태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는데도 금리인상을 하지 않아 불가피해진 자금 유출 압력을 자본 통제라는 ‘무기’로 억지로라도 막아보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의도다, 미국 컨설팅·리서치업체 로디엄그룹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투자는 294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6년 46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6%가 감소했다. 올 들어 1~5월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규모는 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지난 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0일에 중국의 미국 투자 제한 조치도 발표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대미 투자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국의 경제 엔진이 식어가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 경제가 최근까지 무역 마찰과 유럽 경기 둔화, 국제유가 상승, 신흥국 경제 위기 등 많은 위험요인으로부터 세계 경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톡톡히 해온 덕분이다. 중국은 지난해 GDP가 12조 달러로 세계 경제에서 15%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성장 공헌도는 30%로 1위를 달성했다. 2013~2016년 중국의 글로벌 소비시장 성장 공헌도 역시 연평균 23.4%로 미국(23%), 유로권(7.9%), 일본(2.1%)을 웃돌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원 출신인 루이스 쿠이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는 세계 경제에 도전 과제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khkim@seoul.co.kr
  • ‘과로사회’ 없애려 애썼는데… 대통령은 과로로 몸져누웠다

    ‘과로사회’ 없애려 애썼는데… 대통령은 과로로 몸져누웠다

    靑 홈피 공개 일정 쉴 ‘틈’ 없이 살인적 평일 업무 10건 이상…정책 ‘공부’도 ‘과로사회’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도입한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정작 제도 도입을 추진한 대통령이 과로로 몸져 누웠다. 지난 24일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주치의로부터 누적된 과로로 인한 감기몸살 진단을 받고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뒤늦은 연차휴가’를 쓰며 몸을 추스른 뒤 다음달 2일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연차를 모두 사용하겠다”며 ‘과로사회’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 본인의 지난해 연가 사용률은 57%에 그쳤다. 특히 북핵 관련 대화가 숨 가쁘게 진행된 올해 들어서는 단 이틀(2월 27일, 6월 7일)만 연가를 썼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문 대통령의 공개·비공개 일정을 보면 최근 몇 개월 새 젊은 사람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살인적인 일정이 이어졌다. 평창올림픽과 대북특사단 파견 등 주요 이벤트가 있었던 2~3월 두 달간 공식 일정이 없었던 날은 6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기간도 온전히 쉬진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2월 초부터 주말에도 계속 비공식 업무가 있었다”고 전했다. 평일에는 많게는 10건 이상의 일정이 이어졌다. 1월만 해도 대통령 업무보고 100건, 대통령 주재 회의 10건, 22건의 공개 일정이 있었다. 1월 한 달간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빠짐없이 근무했다고 쳐도 하루 평균 업무보고만 3~4건을 받은 셈이다. 업무보고 하나를 받으려면 그 전에 보고자료를 충분히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5월 한·중·일 정상회의(9일), 미국 순방(22~24일), 남북 정상회담(26일) 등 고난도의 이벤트가 잇따르면서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하며 노심초사한 문 대통령의 체력이 고갈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 순방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문 대통령은 여독도 풀지 못한 채 5월 2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새벽까지 대책을 논의했다. 정상 간 전화통화는 올해 17차례 했는데, 대개 현지 시간에 맞추느라 밤 시간대에 통화했다.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불면의 밤’은 더욱 깊어졌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퇴근하고 나서도 새벽까지 관저에서 보고서를 읽는 날이 비일비재라고 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본래 워커홀릭(일중독자)에 가깝다”면서 “변호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자료를 꼼꼼히 보고 산더미처럼 쌓인 보고서를 파헤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 이후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스트레스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러시아로 출국하기 전 배웅 나온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게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부정부패와 연결고리를 갖지 않도록 엄정하게 해 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건강은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한 비핵화를 놓고 남·북·미·중 정상들이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현 국면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는 평상시보다 훨씬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스트레스 해소 측면에서는 문 대통령이 불리한 상황이다. 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체제 특성상 일정이 비공개이기 때문에 수시로 휴식하며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평소 휴가를 꼬박꼬박 챙기는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소유 골프클럽이나 리조트에서 2주간 장기 휴가를 보내는가 하면 주말에 백악관을 아예 비우며 쉬곤 한다. 반면 문 대통령은 간혹 청와대 뒤 북악산을 오르거나 청와대 수영장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쉬는 날이 적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이라며 “대통령도 휴식을 취함으로써 국민이 누려야 할 쉼의 규범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G2 무역 전쟁에 코스피 1년 1개월 만에 최저로 곤두박질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을 둘러싼 무역전쟁이 쉽게 봉합되지 않는 모습에 28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직격타를 맞았다. 코스피는 2310선으로 내려앉으면서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환율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27.79포인트(1.19%) 떨어진 2314.2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5월 24일 종가 2317.34를 찍은 이후 1년 1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이날 약 2589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장중 한때 2310.80선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6.49포인트(1.99%) 하락하면서 810.20에 마감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6원 오른 달러당 1124.2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31일(1120.4원) 이후 약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글로벌 증시도 무역전쟁 우려에 얼어붙었다. 이날 오후 3시 39분 기준으로 항셍 종합지수(-0.42%), 상해종합(-1.01%) 모두 떨어졌다. 앞서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68%, 1.54%씩 내렸다.미·중은 ‘투자 규제’나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계속 가시를 세우고 있다. 미국은 첨단기술 기업 투자에 대한 투자 규제를 강화한다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중국도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여러가지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차 지지선은 2310선이고 이 선이 깨지면 2차 지지선은 2260선이 될 것”라며 “크게 새로운 뉴스는 없었지만,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중국과 한국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환율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부과를 예고한 다음달 6일까지 금융시장은 휘청거릴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중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에 나서느냐’에 따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는 중국 경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는 중국 경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24일 오후 5시 긴급 통지를 통해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내놨다. 인민은행은 공상(工商)은행 등 5대 국유상업은행과 중신(中信)은행 등 12대 대형 은행을 비롯해 주식제 상업은행과 우체국은행, 도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 외국계 은행의 지준율을 오는 7월 5일부터 0.5%포인트씩 각각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올들어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지급준비율(지준율)이란 시중은행이 소비자들로부터 받아들인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5대 국유상업은행을 비롯한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14%에서 13.5%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 이번 지준율 추가 인하로 시중에 7000억 위안(약 119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추가 공급될 것이라고 인민은행이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지준율 인하 조치를 전격 단행한 것은 중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복관세가 내달 6일부터 부과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고 있는 까닭이다. 미 정부가 500억 달러(55조 8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20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까지 검토하면서 중국의 자본재와 생산재, 소비재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미국의 보복관세 영향권에 들었다. 여기에다 중국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위한 그림자금융 규제 강화로 시중에서 자금난을 겪고 경기 지표마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시중에 돈을 대거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투자와 소비, 생산 등 중국의 실물 경기를 알려주는 지표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데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는 등 대내외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 주요 경제지표는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3.9%에 그쳐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다. 1~5월 누적 증가율도 6.1%로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온 사회간접자본(인프라) 투자가 4월 11.3% 증가에서 5월 2.3% 증가로 크게 둔화됐다. 기업 활동을 보여주는 산업생산도 6.8% 증가에 불과해 시장 예상치(7% 증가)를 밑돌았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면서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증가율마저도 4월 3.7%에서 5월 3.2%로 하락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1.4%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부채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말 기준 6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 2007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정부부채를 포함한 중국의 총부채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260%로 치솟았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올해부터 중국을 가계부채 위험국으로 분류하기 시작한 이유다.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수부진과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자금 압박이 심한 기업의 부도도 급증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15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했다. 부도 금액만 129억 위안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나 늘었다. 앞으로 1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기업과 지방정부 부채는 8조 2000억 위안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강(易?) 인민은행 총재가 19일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며 투자자들에게 냉정을 유지하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올해 초 3348에서 26일 2844로 마감돼 15% 가량 곤두박질쳤다. 미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경제가 다시 진정한 색깔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며 “중국 경제는 막대한 부채로 신용에 흔들리는 불안정한 상황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대외 여건마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무역전쟁과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가 겹친 탓이다. 미 정부가 중국산 일부 품목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또다른 품목에 대해 10% 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나섰다. 특히 관세 부과 품목에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기술 제품들이 대거 포함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미국이 발표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첫해에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지고 1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부과하면 성장률은 0.3∼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금융그룹 도이체방크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부과 이후 첫 12개월간 중국 성장률을 0.2∼0.3%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고, 영국 경제예측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지난 3월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지난 13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 것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리스크가 큰 중국 등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가려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자본유출 통제가 올들어 강도가 더 세졌다. 중국 정부의 심사를 거친 소수 자본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해외로 가지고 나갈 수 없는 상태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는 데도 금리인상을 하지 않아 불가피해진 자금 유출 압력을 자본 통제라는 ‘무기’로 억지로라도 막아보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의도다, 미국 컨설팅·리서치업체 로디엄그룹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투자는 294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6년 46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6%가 감소했다. 올들어 1~5월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규모는 1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지난 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30일에 중국의 미국 투자 제한 조치도 발표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대미 투자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국의 경제 엔진이 식어가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 경제가 최근까지 무역 마찰과 유럽 경기 둔화, 국제유가 상승, 신흥국 경제 위기 등 많은 위험요인으로부터 세계 경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톡톡히 해온 덕분이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2조 달러로 세계 경제에서 15%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성장 공헌도는 30%로 1위를 기록했다. 2013~2016년 중국의 글로벌 소비시장 성장 공헌도 역시 연평균 23.4%로 미국(23%) 유로권(7.9%) 일본(2.1%)을 웃돌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원 출신인 루이스 쿠이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는 세계 경제에 도전 과제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교역조건도, 소비심리도 악화

    교역조건도, 소비심리도 악화

    무역분쟁 재연… 체감경기 바닥 유가 상승 탓에 지난달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달 소비심리도 무역 분쟁과 고용 부진 등으로 1년 2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5.23으로 1년 전보다 5.3% 하락했다. 지수는 2014년 12월 93.37 이후 최저이며 하락 폭은 2012년 4월 -7.5% 이후 최대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수출 단가가 떨어지거나 수입 단가가 오르면 하락한다. 교역조건이 악화된 원인은 유가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1년 전보다 46.7%나 뛰었다. 한은은 “유가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유가 상승분을 제외하면 교역조건은 아직도 좋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 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9.65로 7.8% 상승했다. 올해 1월 13.8%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수출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한은이 이날 내놓은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5로 한 달 전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보여 주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았으며 하락 폭은 ‘탄핵 정국’에 휩싸였던 2016년 11월 6.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 주택가격전망CSI도 4포인트 하락해 98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8월 99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상당히 적었고, 잠잠할 것처럼 보이던 미·중 무역 분쟁이 재연되는 점이 소비자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남중국해엔 한 해 3800조원이 흐른다… 그래서 사활 건 美·中

    [글로벌 인사이트] 남중국해엔 한 해 3800조원이 흐른다… 그래서 사활 건 美·中

    군사 전문가 상당수가 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남중국해’를 꼽고 있다. 이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력시위로 이어지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해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던 지난 5월, 중국은 소리소문 없이 남중국해 3개 인공섬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요새를 구축하고 나섰다. 뒤통수를 맞은 미국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전격 교체했을 뿐 아니라 B52 전략폭격기의 전술 비행과 ‘항행의 자유 작전’ 그리고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대만’과 군사훈련에 나서는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중국에 대한 반격 작전을 펼쳤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갈등이나 충돌 위기를 마다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대응하는 ‘남중국해’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이달 16일 남중국해 해역으로 미사일 세 발이 발사됐다. 각각 다른 방향과 고도에서 날아오는 무인기를 향해 중국군이 발사한 것이다. 무인기는 공중에서 산산조각 났다. 실전과 같은 이번 중국군의 훈련은 최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의 남중국해 비행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중국이 지난 5월 24일 시사 군도 내 중국의 최대 군사기지인 우디섬에 HQ9 지대공미사일과 발사 차량, 레이더 등을 새로 배치했다. 앞서 5월 2일 군사기지로 조성한 인공섬인 수비 암초(주비자오), 미스치프 암초(메이지자오), 파이어리크로스 암초(융수자오)에 잉지12(YJ12) 대함미사일과 훙치9(HQ9) 지대공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중국이 군사기지화한 시사 군도와 난사 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암초 4곳에 2.6~3㎞ 길이의 활주로와 항공기 격납고 등도 구축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주요 거점 암초의 군사기지화를 완료하기 위한 인력과 무기 배치 등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서방의 우방인 영국과 프랑스와 연합하며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대응에 대한 역대응, 도발에 대한 반격이다. 지난 4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 2대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20마일(약 32㎞)가량 떨어진 지점을 전술 비행하면서 남중국해를 관통했다. 또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고, 지금은 중국이 점유한 스카버러섬(황옌다오) 근처도 자유롭게 비행했다. 미군이 중국에 보란 듯 이례적으로 남중국해 깊숙이 발을 들이밀었다. 이는 지난 2일 싱가포르의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는 이웃 국가를 겁주고 협박하려는 의도”라면서 “미국은 계속 이 지역에 머무를 것”이라고 강조한 후 이뤄졌다. ●미·중 남중국해 갈등은 2010년 본격화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공화국 등이 남중국해에 인접해 있는 해양 지형물에 대한 영유권과 해양 관할권을 주장하는 국가 간 해양영토분쟁이다. 이들 국가 간의 분쟁은 1945년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하면서 남중국해에 힘의 공백이 생긴 게 발단이 됐다. 이에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 확보에 나서면서, 한때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1974년과 1988년 중국은 베트남을 무력으로 몰아내고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를 차지했다. 여기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그해 7월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이 “남중국해는 미국의 이해와 직결된 사안”이라면서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발언이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의 신호탄이 됐다. 미국은 유사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를 쉽게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으로 큰 위협으로 보지는 않지만, 이제는 직접적인 통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월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군사기지화 속도가 점점 빨라져, 그대로 놔두면 멕시코 크기의 남중국해 해역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남중국해는 대부분 암초와 산호초 등으로 이뤄진 작은 섬들로,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크지 않다. 분쟁 지역 중 점유 해역이 73만㎢로 가장 넓은 스프래틀리 군도의 도서 총면적조차 2.1㎢(축구장 크기의 약 3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해역인 남중국해가 갖는 경제·안보·군사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남중국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약 2500종), 조사 기관이나 시기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대략 110억 배럴의 원유와 190조㎥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에서 대만 해협까지 포함돼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약 25%와 원유 수송량의 70% 이상 등 한 해 3조 40000억 달러(약 3782억조원)의 상품이 남중국해를 지나고 있으며 한국으로 향하는 원유 대부분도 남중국해를 거쳐 수송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해양 자원과 해양 교통의 핵심 거점이라는 이유로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를 독식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실정이다.●위위구조 전법으로 중국 압박 중국의 남중국해 실효 지배력이 높아지자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에 일본과 호주뿐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연합(EU)을 끌어들이고 있다. EU도 교역 물품의 50%가 남중국해를 지나간다는 이유로 미국과 함께 ‘항행의 자유’ 작전에 힘을 보태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 미국은 남중국해 군사화에 나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과 대만 고위 공무원들의 상호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하면서 중국을 자극했다. 또 미국 정부는 조만간 항공모함을 보내 대만 해협을 항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항모가 가장 최근 대만 해협을 항해한 건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7년이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와 대만지역 군사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미국과 분쟁을 벌이길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도발에는 반드시 반격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사상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문은 “대만 해협이 국제 항로지만, 미군 군함이 이곳을 통과하는 것은 특별한 정치적 함의가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미국이 대만과 군사적 협력에 나서는 것은 남중국해 견제를 위한 ‘위위구조’(圍魏救趙)의 전략으로 보인다. 위위구조는 전국시대 제나라가 위나라의 침공을 받은 조나라로부터 구원 요청을 받자, 구원병을 조나라에 직접 보내지 않고 위나라 수도를 포위하는 방식으로 조나라를 구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이 더 급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를 건드려 중국의 남중국해 확장 전략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지난 20일 미국은 대만군과 합동군사훈련을 공식화하는 반면 중국의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 참가는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상원이 지난 18일 통과시킨 ‘2019년 국방수권법안’(NDAA)에는 미군이 대만의 정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 등에 참가하고, 대만도 미국 군사훈련에 참가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군과 대만군 간 합동군사훈련을 공식화한 조치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는 대만의 무기 판매뿐 아니라 공동 군사훈련 등 다양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면서 “해군이 강한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를 묵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中인민은행, 관세폭탄 대비 119조원 푼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 등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비해 시중에 7000억 위안(약 119조원) 규모의 자금을 풀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공상·농업·중국·건설·교통 등 5대 국유은행과 중신은행 등 12개 대형은행, 주식제 상업은행·우체국 은행·도·농 상업은행·외국계 은행 등의 법정 지급준비율을 다음달 5일부터 0.5% 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지준율을 인하하는 것은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에 따라 5대 국유은행과 12개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14%에서 13.5%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 시중은행은 법정 지준율에 따라 지급준비금을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이 번 조치로 대형은행 5000억 위안, 중소은행 2000억 위안 등 7000억 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인민은행은 내다봤다. 관영 신화통신은 대형은행을 통해 풀리는 5000억 위안은 채무를 주식으로 교환하는 출자전환에 투입돼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우체국은행 등을 통해 공급될 나머지 2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은 중소기업 지원 대출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경제가 최근 둔화 기미를 보이는 데다 미·중 무역 갈등까지 겹치면서 인민은행이 기업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준율을 인하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상하이 증시가 올 들어 최고점 대비 15%가량 곤두박질치는 등 중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인민은행, 관세폭탄 대비 119조원 푼다

    상하이 증시 올 들어 14% 하락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 등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비해 시중에 7000억 위안(약 119조원) 규모의 자금을 풀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공상·농업·중국·건설·교통 등 5대 국유은행과 중신은행 등 12개 대형은행, 주식제 상업은행·우체국 은행·도·농 상업은행·외국계 은행 등의 법정 지급준비율을 다음달 5일부터 0.5% 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지준율을 인하하는 것은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에 따라 5대 국유은행과 12개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14%에서 13.5%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 시중은행은 법정 지준율에 따라 지급준비금을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이번 조치로 대형은행 5000억 위안, 중소은행 2000억 위안 등 7000억 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인민은행은 내다봤다. 관영 신화통신은 대형은행을 통해 풀리는 5000억 위안은 채무를 주식으로 교환하는 출자전환에 투입돼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우체국은행 등을 통해 공급될 나머지 2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은 중소기업 지원 대출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경제가 최근 둔화 기미를 보이는 데다 미·중 무역 갈등까지 겹치면서 인민은행이 기업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준율을 인하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상하이 증시가 올 들어 14%가량 곤두박질치는 등 중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내년 460조 슈퍼예산 검토…“소득주도성장 뒷받침”vs“속도 조절”

    내년 460조 슈퍼예산 검토…“소득주도성장 뒷받침”vs“속도 조절”

    정부 부채 빠르게 늘어나 부담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도 상존정부가 내년에 재정 지출을 대폭 늘려 460조원대 ‘슈퍼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탄탄한 세입을 바탕으로 지출을 대폭 확대해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감안하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을 기존 5.8%에서 2% 포인트 이상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재정 지출을 ‘상상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이다.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이 9년 만에 최고였던 올해 7.1%보다 높은 7.8%까지 오를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이 경우 올해 429조원인 지출 규모가 내년에는 462조 5000억원으로 33조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초과 세수가 근거가 되고 있다. 지난 1~4월 세수는 1년 전보다 4조 5000억원 증가한 109조 8000억원이다. 재정 건전성 지표도 양호하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가채무 비율(D2)은 4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2.2%를 크게 밑돌고 있다. 소득 불평등 완화에 대한 재정 지출 기여도가 2015년 기준 22.0%로 OECD 평균인 56.9%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재정 지출 확대론’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정부는 재정 지출 증가분을 저소득층 소득 지원, 취약계층 안전망 확충 등에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는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기초연금 한도 상향 등이 거론된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복지제도를 과감하게 확충할 필요는 있지만 기업들은 혁신성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좀더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재정 확대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론’도 만만찮다. 우리나라의 정부부문 부채가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늘고 있어 부채 증가율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정부부문 순부채는 2016년 기준 5420억 달러로 2012년 4320억 달러 이후 4년 동안 25% 증가했다. 반면 G20 국가는 같은 기간 52조 7780억 달러에서 54조 5130억 달러로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감안해 재정 건전성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유가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호조 국면에서 세운 재정 확대 기조가 경기가 꺾이면 약보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학과 교수는 “20 12~2014년에는 마이너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적이 있을 정도로 재정에는 기복이 있다”면서 “향후 세입 기반이 썩 좋은 것이 아닌 만큼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욕심이 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中, 美·한국산 스티렌 관세 부과… ‘G2’ 고래싸움에 등 터진 韓

    중간재 수출 감소로 中企 줄도산 우려 중국 정부가 22일 미국 및 한국산 스티렌이 중국에 덤핑 수출되고 있다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간 무역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발표된 조치로, 한국이 미·중 갈등 사이에 낀 신세가 되면서 동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 한국, 대만산 스티렌에 대한 반덤핑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3일부터 이들 제품에 대해 3.8~55.7%의 관세가 5년 동안 부과된다고 밝혔다. 상무부 측은 “한국, 대만, 미국산 스티렌에 덤핑이 존재해 중국 관련 산업에 실질적 손해를 입혔다”면서 “이들 제품의 덤핑은 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5월 미국, 한국, 대만산 스티렌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받고 그해 6월 조사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2월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에 관세 부과가 결정된 스티렌은 페닐레틸렌으로도 불리며 폴리스틸렌, 합성고무, 플라스틱, 이온교환 수지를 제조하는 데 광범위하게 쓰이는 유기화학 공업 원료다. 2013년부터 한국, 미국, 대만산 스티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져 중국산 제품의 입지가 위축되는 추세였다. 앞서 미국도 지난 1월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며 중국산과 함께 한국산을 동시 겨냥했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상호 수입 제재로 한국은 중간재 수출과 국내 생산 감소가 예상되며 그 타격은 피할 수 없다”면서 “통상마찰이 장기화되면 중소기업이 도산하는 경우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코스피 2340선 붕괴… 9개월 만에 최저

    미국 금리 인상과 주요국 간 무역 분쟁의 여파로 21일 국내 금융시장이 또 출렁였다. 코스피는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08포인트(1.10%) 하락한 2337.83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 6일 2319.82 이후 가장 낮다. 종가 기준 2340선이 무너진 것은 올해 처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94억원과 310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3.95포인트(1.66%) 내린 826.22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12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하다가 전날 반등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맞서 2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점진적인 (금리) 인상 요인은 여전히 강력하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7.7원 오른 1112.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4일 1118.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중 관세 전쟁 우려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의 달러 강세 기조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또 주요국의 무역 분쟁은 수출 경기에 민감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를 약화시키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부산과 유럽을 잇는 철도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의원 4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반도를 관통하는 남북 철도(TKR)를 구축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 새로운 물류 대동맥을 완성하는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한 건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하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 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와 남과 북 3각 경제협력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돼 왔다”면서 “3국 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58번), 한국(33번) 다음으로 협력(23번), 평화(18번), 유라시아(17번), 경제(13번)란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이번 러시아 국빈방문의 목적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한·러 경제협력 확대, 향후 남·북·러 3각 경제협력에 맞춰져 있음을 짐작게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 번영을 꿈꿔 왔다”며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고 달라진 한반도의 모습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新)동방정책과 한국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이 맞닿아 있다고 강조하며 한·러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가 사랑한 대문호 톨스토이를 언급하며 “러시아 국민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민들은 정신적으로 아주 강인하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똑같이 톨스토이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정서적 공감대를 넓혔다. 한국 최초의 주(駐)러시아 상주공사인 이범진 공사가 1905년 러시아에서 ‘망국 소식’을 들었을 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도, 러시아로 망명해 국권 회복을 도모했던 한국의 독립투사들을 도왔던 것도 러시아라고 거론하며 양국 간 역사적 교집합을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1999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다.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했던 문 대통령으로선 취임 후 두 번째 러시아 방문이다. 특히 이번 방문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의 첫 번째 정상외교 무대란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산업연구원, “미중 상호 관세부과로 한국 수출 영향은 미미”

    미국과 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21일 미·중 상호 관세부과의 한국 수출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각각 500억 달러 규모의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2억 7000만 달러(-0.19%), 대미 수출은 6000만 달러(-0.09%)가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산은 2017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05% 수준인 약 8억 달러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1102개 품목에, 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659개 품목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1차적으로 미국은 다음달 6일 기계·자동차·전자 등 818개 품목에 34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도 같은 날 농축산·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같은 금액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억 9000만 달러(-0.13%) 감소하고, 대미 수출은 5000만 달러(-0.07%)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생산은 명목 GDP의 0.04% 수준인 5억 7000만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종별 영향을 보면 통신장비, 컴퓨터 부품 등의 정보통신기술(ICT)(-1억 7000만 달러), 화학(-4000만 달러), 자동차·부품(-2000만 달러) 등에 제한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중 상호 수출이 감소하는 부분을 우리나라가 대체하면 수출 감소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중간재의 경우 최종적으로 미국으로 귀착되는 제품은 2014년 기준으로 전체 대중 수출액의 5%에 불과하다”면서 “미·중 간의 무역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감안해 추정하긴 어렵지만, 미·중 분쟁 시나리오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북·중 밀월, 신속한 비핵화로 이어져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그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3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3월 말, 5월 초에 이어 짧은 시간에 세 번째로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은 몇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어제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후 열린 만찬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역사적인 여정에서 중국 동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는 북·미 양자가 풀 문제이지만 그 과정에서 북·중이 2인 3각처럼 긴밀하게 협의하고 의논해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비핵화를 진행해 가는 데 있어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또한 북·중 관계에 대해 최상급의 표현을 동원해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조중(북·중)이 한집안 식구처럼 고락을 같이하는 (관계)”이라고 표현하고 “전통적인 관계를 초월하여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을 버리는 불안한 일을 하면서 중국과 같은 든든한 후원자를 두는 것은 나쁘지 않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이 비핵화와 관련한 “조선 측 결심을 적극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중국은 계속 자기의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점을 보면 비핵화의 후견인을 해 나갈 뜻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전후로 중국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 중국도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며 장차 북·미의 과도한 접근을 견제하려는 뜻은 충분히 이해된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은 부정할 수 없다. 지난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단행된 유엔의 대북 제재에 중국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비핵화 국면은 없었을지 모른다. 또한 중국이 주장해 온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군사훈련의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병행)도 현실화하고 있다. 미래의 평화협정에도 중국이 참여를 희망한다면 남북·미·중 4개국이 평화체제를 구축하면 좋을 것이다. 북·중의 밀월 복원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 하지만 중국이 비핵화에 지나치게 개입해 속도를 늦추거나, 프로세스를 흩트리지 않아야 한다. 북·중은 단계적 비핵화를 통해 체제보장 조치를 주고받고, 제재도 완화해 간다는 데 공감하는 듯하다. 이는 완전한 비핵화 후 제재를 푼다는 미국 방침과는 결을 달리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북·중 정상의 다롄 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한·미 공조처럼 북·중 공조를 비난할 수만은 없지만 중국은 핵위협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다. 비핵화는 신속하고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불필요한 미·중 대결이나 오해, 불신이 비핵화 국면에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의 적절한 중개가 요구된다.
  • [팩트 체크] 美 관세폭탄 이면엔 中기술굴기 막기…中 직접적 피해, 美는 환율·정치 손해

    미래 최첨단 기술 놓고 힘 대결 美 “中독점 못해” 보복관세 경고 中, 위안화 절하·제재 완화 대응 미국과 중국이 한 치의 양보 없이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면서 ‘G2’의 무역전쟁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1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대중 무역전쟁의 ‘필승론’을 주장했다. 나바로 국장은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보다 1300억 달러(약 143조원)를 훨씬 초과할 만큼 많았다”면서 “중국이 잃을 게 더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조치들은 사실 순수하게 방어적이란 점을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 조치들은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으로부터 가치가 높은 미국 기술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나바로 국장은 항공과 차세대 철도 및 운송, 인공지능, 신에너지 자동차, 로봇 공학 등을 ‘가치 높은 기술’로 꼽으면서 “이것들은 미국과 세계의 미래이고, 중국이 2025년까지 이러한 산업의 생산량 70%를 독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2025년까지 세계 최대 첨단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중국제조 2025’의 계획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미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미 정부는 대중 무역적자를 핑계로 중국에 관세폭탄을 퍼붓고 있지만, 이면에는 중국의 ‘기술굴기’를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첨단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에 중국이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예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조치를 취하면 2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추가 보복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무역전쟁을 일으키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서 “(미측이) 무역전쟁을 고집스럽게 일으킨다면 우리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하고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당장 관세폭탄으로 맞대응하기보다 미 국채 매각과 위안화 절하, 대북제재 완화 같은 우회수단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월등히 많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중국에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한 경제전문가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불리한 상황은 자명하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나 환율 정책,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판’을 흔들 수 있는 다양한 우회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 제품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손해는 중국이 보겠지만 정치와 사회, 경제적 혼란은 미국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북·중, 냉전시대 혈맹관계 탈피…정상국가 외교 관계로 발전”

    “북·중, 냉전시대 혈맹관계 탈피…정상국가 외교 관계로 발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이은 세 차례 중국 방문은 북·중 관계가 ‘정상국가 외교관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낳았지만 그 시기와 목적에 있어서는 여러 해석이 이어진다. 뤼차오(呂超·왼쪽)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남북한연구센터 주임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북은 냉전시대 혈맹관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뤼 주임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동맹 관계는 냉전이 끝나면서 사실상 사라졌다”면서 “외신들이 중국이 북한을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면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하는데 이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완전한 주권을 가진 나라이며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대미 정책은 주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중국은 간섭할 수 없고 북한을 이용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뤼 주임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편을 가르는 것은 미국의 냉전식 사고로 중국 외교는 자신의 세력을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시도하지 않는다”고 강조다.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방중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이뤄진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렸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방중 초청은 미국의 무역전쟁 압박에 대한 중국의 직관적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 덩위원(鄧聿文) 연구원은 “무역전쟁과 북한문제가 서로 연관관계를 갖기 시작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대북 밀착 과시는 ‘북한 카드’를 미국에 대항하는 수단의 하나로 삼아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덩 연구원은 북한은 중국의 지지 속에서 핵폐기 일정을 늦출 수 있고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의 카드로 삼고자 북한이 제한적 수준의 핵을 보유하는 것을 묵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은 한 번도 미국과의 무역문제에 북한을 지렛대나 카드로 삼겠다는 언급을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주펑(朱峰·오른쪽)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중·미 무역문제를 경솔하게 북한 카드로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우둔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무역갈등과 북핵문제를 뒤섞으면 경제문제가 지역 안보 대치와 외교적 갈등으로 전이되어 미·중의 대립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미·중 관계에 있어 전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으므로 긍정적 기대를 갖고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해외판 1면 전체를 털어 보도하면서 북·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극찬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논평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절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면서 “북·중 간 소통과 협력 강화는 한반도 평화 안정 추세를 이어가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의도를 과도하게 해석해서는 안 되며 유관국들이 지지하고 호응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이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때 이뤄져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미 등 유관국들은 긍정적인 태도로 북·중 정상회담을 봐야 하며 역사적으로 중국이 북·중 관계를 이용해 한반도 안정을 파괴한 기록이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할아버지 김일성보다 진일보… 김정은식 ‘시계추 외교’

    할아버지 김일성보다 진일보… 김정은식 ‘시계추 외교’

    김 위원장 미·중 균형외교 구사 김 前주석 ‘등거리 외교’ 닮은꼴 단순 경제지원→비핵화·체제 등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고차방정식’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은둔형 지도자였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상반된 면모로, 오히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일성은 우방인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친 바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큰 흐름 속에서도 한반도에서 중국의 이익을 대변해 주고 있다”며 “김일성이 구사했던 ‘시계추 외교’의 21세기판”이라고 분석했다. 김일성은 1950년대 말부터 ‘스탈린 우상화’를 비판한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수정주의’ 노선을 비판하고 중국을 가까이 했다. 이후 1966년부터 10년간 중국이 문화대혁명을 하며 자신을 수정주의자로 공격하자 중국을 교조주의라고 맞비난하고 친소 외교를 펼쳤다. 중·소 간에 국경분쟁(1969년)이 발생하고, 사회주의 패권 싸움까지 벌어지자 김일성은 중·소를 오가는 외교로 양국으로부터 대규모 원조를 받아냈다. 김 위원장 역시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비핵화를 매개로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이익을 취하는 실용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명시했고, 지난 19일 방중을 통해 한동안 소원했던 북·중 동맹 관계를 완전히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날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중 친선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활발한 외교 행보는 김 위원장이 외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김일성도 소련은 물론 동구 공산권을 활발히 다녔다. 또 1975년 5월 루마니아, 알제리, 모리타니, 불가리아, 유고슬라비아 등을 순방할 때 당시 부인이던 김성애를 동반하는 등 공식 석상에 부부 동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비공산권인 싱가포르에도 갔고,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남측 지역까지 내려오는 등 할아버지보다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3차례의 북·중 정상회담과 1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등에 부인 리설주 여사를 동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연내 미국 수도인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미·중 사이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단선적 외교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 중·소가 한때 반목했지만 큰 틀에서는 공산주의 이념을 공유한 우방국가인 반면 미국과 중국은 이념적·군사적으로는 경쟁 관계에 있고 무역 등 경제분야는 경쟁과 협력이 혼재된 복잡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즉 김 위원장은 과거 같은 공산권 진영인 중·소 사이를 오가며 경제적 지원을 받아낸 할아버지보다 더 복잡하고 리스크가 큰 고난도의 시계추 외교를 해야 하는 처지다.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및 경제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복잡한 로드맵을 짜야 한다. 여기에 남북관계까지 대입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고차 방정식’이라 할 수 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 부본부장은 “‘북·중 대 한·미’의 대결이라는 과거의 틀이 바뀌고 있다”며 “중국을 북 비핵화 논의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신경 쓰이는 美 “면밀 주시… 北과 계속 접촉”

    미국 정부가 1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중국 방문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을) 주의 깊고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북한 당국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지난주 북·미 정상회담의 약속과 합의를 따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이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에 대한 직접 평가를 삼가면서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 준수를 요구한 것은 미 정부의 경계심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북·중 관계 복원이 중국의 대북 압박·제재 완화뿐 아니라 북·미 간 향후 ‘비핵화 세부협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어 “1년여 전 만든 미국의 정책이자 사실상 전 세계의 정책인 (대북)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중국이 계속 지원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직접 견제는 피하면서도 비핵화 과정에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북·미 후속회담의 진행 속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둔 미국이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미 정부 견제와 비핵화 위험에 대한 ‘보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무역전쟁을 겪고 있는 미·중 사이를 교묘하게 파고들면서, 비핵화 세부협상에서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하듯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및 탄도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해 결정적이고 극적 선택에 직면해 있다”면서 “외교적 관여 방식은 신속하게 진행되는 만큼 미국은 (북한의 핵포기 여부를) 아주 빨리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은 비핵화의 분명한 증거를 가질 때까지 모든 제재를 유지할 것이며 북한과의 장황한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