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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정학적 낙관주의의 종언/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북핵실험으로 이제 당사국의 패가 대충 드러났다. 미국의 압박 전술도 한계를 드러냈고, 한국과 중국은 역시 북·미관계의 인질임이 판명되었다. 오히려 북한의 노련한 수읽기가 돋보였다. 북핵 사태의 인질인 한국과 중국이 부산하게 뛰어다녀 봤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결국 미국이 결자해지하지 않으면, 또는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북한이 핵무장을 스스로 해제하지 않으면 별로 움직일 공간이 없는 셈이다. 이번 사태는 한국의 지정학적 입지를 다시 한번 숙고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햇볕정책과 평화번영 정책의 바탕에 깔린 지정학적 낙관주의가 북·미대립이란 엄중한 현실 앞에서 좌초되었다. 동북아의 핵위기도 이제 충분히 장기화되었다. 왜 위기는 장기화되고 있고, 그 끝은 보이지 않는 것일까?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라크나 이란 문제보다 훨씬 쉽게, 적은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을 터인데. 비용은 어차피 우리와 중국이 가장 많이 부담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미국은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1989년 냉전의 붕괴로 소련이 사라지자, 역설적으로 초강대국인 미국의 입지도 함께 흔들렸다.‘제국’ 미국도 대치하던 상대방이 사라지자 내외로 어려움에 노출되었다. 쌍둥이 적자로 경제적 입지가 약해졌고, 국내정치와 경제도 양극화의 길을 달렸다. 저명한 사회학자인 마이클 만은 현단계 제국 미국의 입지를 이렇게 표현했다.“군사적으로는 거인, 경제적으로는 자동차 뒷좌석에 앉은 간섭꾼, 정치적으로는 정신분열증 환자, 이데올로기적으로는 허깨비.” 국제정치에서도 점차 지정학적 다원주의 경향이 등장했다. 유럽이 홀로서기를 시도했고, 핵심 맹방인 독일에서도 사민당과 녹색당의 반미주의 수사(修辭)가 등장했다. 이라크 전쟁이 터지자 프랑스와 독일이 반대했고, 나아가 러시아까지 가세하여 미국은 외로운 형국에 빠졌다. 미국으로서는 가차 없이 위축되고 있는 상대적 국력과 위세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일방주의 독트린도 바로 그런 심리적 위축감의 산물로 읽으면 큰 무리가 없다. 그동안 동북아에서도 안정적인 세력균형이 흔들렸다. 특히 중국의 급격한 경제적 부상, 한·중 수교와 경제협력, 남북 데탕트로 인해 동북아의 대치선이 불분명해졌다. 특히 반미적 수사가 동원된 한반도의 민족주의적 열기는 3만명 이상의 미군을 주둔시킨 미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미국에서 보면 현상 타파의 주된 모멘텀이 북한보다는 남한에서 나왔다고 볼 것이다. 중국은 특유한 노련함으로, 낮은 포복으로 대미외교를 수행했다. 중국은 외교노선을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화평굴기(和平掘起)로, 나아가 평화발전(平和發展)으로 말을 바꾸며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쪽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한국의 시민사회나 정부는 그렇지 못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핵 위기는 동북아 판세를 새롭게 짜는 거대한 팻감이다. 비단 북한 문제만이 아니라, 한·미관계, 남북한관계, 중·미관계, 양안문제, 미·일관계 모두를 엮어내는 지정전략적 게임인 것이다. 그러니 동북아시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인정받는 강력한 역외 균형자로서 위치를 굳히는 카드로 이를 이용할 것이다. 6자회담이 곧 재개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북·미 양자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회담은 춤을 추되 진행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다행히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귀결되어 북·미 양자대화를 촉진시키는 촉매 구실을 하리라 한다. 이제까지 미국과 중국은 서로 공을 상대방에 떠넘기면서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결국 핵실험을 용인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북핵문제에 관한 한 한국과 중국은 어떤 해결책이 나오든지 비용만 대부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인질의 입장이다. 인질 상태라면 누구도 자극하지 않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눈치꾼이 되어야 하는 법이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자르카위, 美·이란 전쟁유발 기도

    숨진 이라크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생전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부추기려 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발견됐다. 미군이 자르카위의 은신처에서 발견한 서류 뭉치에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AP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르카위는 이와 함께 미국과 이라크 시아파 간의 관계를 와해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류에는 “이라크 보안군을 훈련하는 미군 프로그램과 검거 선풍, 무기 압수, 자금줄 봉쇄 등으로 이라크 저항세력이 타격을 받았다.”고 적혀 있다. 전세가 불리해진 자르카위가 미-이란 전쟁이라는 ‘새로운 전선’을 만들어 위기를 벗어나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란이 현 이라크 주도세력과 같은 시아파 정권이란 점도 고려된 것 같다. “미국과 시아파 간에 분쟁을 야기해 양측의 협력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문건은 쓰고 있다. 지난 2004년 미군과 반미 성향의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 추종자들 간의 충돌을 예로 들며 “미국을 다른 나라와의 전쟁에 개입하게 만드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이란의 위험성을 과장하는 게 필요하다.”는 구절도 나온다.하지만 이라크 국가안보 고문 무와파크 알 루바이에가 영문으로 번역, 발표한 것이어서 과연 알 카에다의 서류가 맞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미국인을 뜻하는 ‘십자군(crusader)’, 시아파를 가리키는 대(對)이스라엘 강경파란 뜻의 ‘rejectionist’ 등 알 카에다가 주로 쓰는 단어가 없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바그다드 AP 연합뉴스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7)茶室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7)茶室

    붉디붉은 동백꽃이 벙그러져 하늘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퍼득이는 새의 날갯짓에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붉은 동백의 무리들은 마치 절망 속에서 자신의 삶을 내던져 버리는 중생들의 아픈 추락비행 같다.‘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속에 깃든 의미는 아마 희망이었던 것 같다. 추락과 날개는 상반된 감각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추락이 절망이요 포기라면 날개는 곧 다시 비상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오로지 한 곳을 향해 집중하고 인내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넉넉한 삶의 여유다. 신년 들어 일지암에서 중생의 평안과 차인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다회를 열었다. 멀리 서울과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초의차문화연구원들이 참석했다. 신년다회는 일지암 초당에서 열렸다. 까실까실하고 상큼해 보이는 새 볏짚으로 엮어올린 지붕을 가진 일지암 초당에는 3평 남짓한 차실이 있다.3방향으로 문을 해닫고 한쪽에는 차를 덖을 수 있는 부엌으로 만들어 놓은 일지암 초당 옆으로는 그 유명한 유천이 흐른다. 초당의 문을 열면 두륜산의 광활한 산맥이 울퉁불퉁 튀어오르는 것이 보이고, 늦은 오후 맑은 석양에는 서해바다의 잔잔한 물소리가 바람과 풍경소리를 타고 월담을 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다탁으로 한 일지암 초당의 다실은 그야말로 담백하다고 말할 뿐이다. 갈아 붙인 회벽에 몇겹으로 이어 붙인 회백색 벽지와 3명 정도가 마실 수 있는 작은 차 도구가 전부다.2∼3명의 찻자리는 늘 고요하다. 오직 바람소리와 유천의 물소리를 벗삼아 자신의 마음을 흘려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일지암의 차실을 두고 ‘무애의 차’ 자리라고 하는 것이다. 차인들에게 차실은 차, 차도구와 함께 매우 중요한 것중 하나다. 차를 하면 할수록 자신만의 차실을 하나쯤 가꾸는 염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부쩍 자신의 차실을 소유하는 차인들이 늘고 있다. 작게는 3∼4평, 크게는 10여평의 차실을 근사하게 가꾼 후 가까운 차인들을 초대해 차회를 여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도심의 아파트에서도, 먼 산골의 초막에서도 차실을 꾸며 차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차실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일본의 차실이다. 일본의 차실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고도의 문명을 향유한 일본문명의 상징처럼 일본의 차실은 세계적인 눈길을 끌었다.100여년이 넘는 대숲속의 차실들은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눈에도 동양문명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이른바 초암으로 불리는 일본의 다실들은 실로 담백하기 짝이 없다. 허리를 굽혀야 하고 몇 사람이 옹기종기 몰려 앉아 무릎을 맞대고 먹어야 하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차실이 바로 이 시대의 차인들과 서양인들의 마음과 눈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초암의 백미는 텅 비어 있고 작다는 데 있다. 초암에 대해 조선시대 이형상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내 집은 초려삼간/세상일이라곤 전혀 없네/차 달이는 돌 탕관과 고기 잡는 낚싯대 하나/뒷산에 절로 난 고사리 그것이 분수인가 하노라.”라며 소유하지 않는 자의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다. 초암의 핵심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적이라는 점에 있다. 그리고 작지만 위대한 공간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한적한 대숲이나 정원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작은 초암은 흙과 볏짚을 혼합해 바른 벽이나, 대나무와 흙으로 엮어 만든 벽이 대부분이다. 방바닥 역시 마찬가지다. 대나무 자리를 깔거나, 갈대를 엮어 만든 것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암 차실은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우리의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가집 같은 것이다. 이른바 건축의 기본을 도외시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쉽게도 일본 초암차의 원류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우리의 옛 초가집의 소박한 멋이 원형인 것 같다. 최근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일본 초암다실의 원형은 우리나라라는 것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센리휴에 의해 완성된 초암차실은 당시 강대했던 무사계급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꺾으려는 정치적 목적도 가미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록 자결은 했지만 도요토미의 왕사역할을 했던 센리휴는 차의 근본정신 회복을 통해 일본 지배계급의 야만성을 희석시키려 했던 것이다. 인간의 영혼을 굽어보게 하는 소박한 다실인 초암은 우리나라의 초가집들과 매우 닮았다. 초암다실이 세계적인 다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역사성과 함께한 정신성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근원적 투쟁심을 탈각시켜 버린 무소유의 공간이라는 점이다. 물신주의의 총아인 자본주의는 불가사리처럼 무엇이든 거대화시키고 조작해낼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다. 그러나 초암은 그런 자본주의적 가치관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역설의 미학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곧게 수직으로 뻗어내린 직선의 미학에 휘어지고 굽어진 곡선의 미학으로 맞서고 있다. 화학화시키고 인위적으로 조작한 재료 대신 흙과 집 그리고 대나무 등 천연재료를 사용,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데 그 위대함이 있는 것이다. 작고 어두운 초암은 폐쇄적인 공간이 결코 아니다. 사방을 개방해 누구라도 들고 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열린공간은 신분의 차별을 초월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초암은 우리나라에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했다. 깊은 산중에서 수행을 하기 위해 손가는 대로 지어낸 띠집인 초암, 가난한 선비들이 호연지기를 기르고 청빈함과 검소함을 자랑하기 위해 만들었던 모사(茅舍), 초려(草廬), 초정(草亭), 또한 왕이나 왕세자 등이 제를 지내기 위해, 잠시 머물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은 모옥(茅屋), 초옥(草屋) 등이 존재했다. 먼저 초암은 원래 스님들이 살던 암자의 명칭이기도 하다. 대중수행을 피해 홀로 수행을 하기 위해 깊은 산중에 아무렇게나 지은 작은 암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초암은 천연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검소하고 청빈한 삶의 원형을 그대로 담아내게 된 것이다. 설잠 스님의 ‘모암’이란 시는 이같은 상징성들을 그대로 드러낸다. “푸른 산 깊은 곳에 귀틀집 한 채 얽었는데/집 아래로는 맑고 맑은 만길 깊은 못이로세/가는 곳 되는대로 구름따라 함께 가고/머물 때엔 한가로이 달 아래 절방에 함께 있네.” 선비들이 독서나 차를 마시는 데 이용했던 초정이나 누실도 마찬가지다. 자연을 벗삼아 풍류를 즐기며 호연지기와 청빈함을 자랑했던 초정이나 누실 역시 작고 소박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암의 원형들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런 점에서 초암은 자연주의의 원형이랄 수 있다. 그같은 것은 차가 지닌 자연성과 우주성을 일체화한 독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초암은 또 차의 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물론 역사성과 현실성에서 시작된 것이겠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현대에 와서 초암은 문명의 역설성을 상징하고 차의 본연성을 담아낸 천연의 기제로 자리매김될 만하다. 차의 정신은 궁극적으로 하심(下心)에 있다. 넓고 큰 집, 넓고 화려한 광채가 나는 차실은 바로 현대인들의 욕망을 상징하는 또 다른 기제다. 그러나 초암으로 대별되는 차의 정신은 내 욕망을 내려놓은 하심을 구조적으로 추구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좁고 작아서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문들, 도대체 막힘이 없는 사방으로 열린 공간들, 울퉁불퉁 튀어나온 소나무의 서까래 등 순수한 자연의 미학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경계를 풀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초암에서 소박한 미의식을 본다. 소박한 미의식이란 작고 볼품없는 공간속에서 채워낼 수 있는 정신적 충만감을 의미한다. 일지암 초당의 신년차회는 바로 이같은 것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바싹 마른 장작을 구들에 넣고 사방으로 환히 열어젖힌 초당의 문들, 바로 앞의 작은 연못과 붉게 핀 매화 향, 그리고 손에 잡힐 듯 툭툭 꽃봉오리를 벙그러올리는 동백꽃이 바로 또 다른 차의 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그들은 그 찻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스님 참으로 부끄럽고 초라합니다. 이렇게 위대한 자연의 경이 앞에서, 꾸미지 않은 자연의 소박함 앞에서 내가 해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한 잔의 차를 마시며 그들은 자연을 품에 안았고, 현대사회 속에서 일그러져 있는 자신의 작고 초라한 모습을 관조할 수 있었다. 찻자리가 소중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차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자연을 나누고 결국은 우주를 나눌 수 있다. 한발짝 더 나아가 차를 통해 자신을 개벽시킬 수 있는 단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술은 사람을 들뜨게 하고 육신을 망치지만 차는 사람을 가라앉히고 육신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신묘로운 작용을 한다는 말이있다. 차 한잔은 이렇게 인간의 삶의 양식을 바꿀 수 있기도 하다. 일지암 암주 ■ 현대인의 차실은… 차실은 차인의 품격과 인격을 나타내는 척도다. 요즘 찻자리에 초대되어 가보면 이른바 명품으로 치장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것은 누구의 작품이며 이것은 얼마나 값어치가 나간다고 자랑을 한다. 그럴 때 그 찻자리에는 은근히 질시와 불편함이 싹튼다. 이른바 차회가 아니라 과시회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차가 자신의 신분과 인격을 상승시켜주는 인격체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경우를 보며 씁쓸해한다. 흔히들 차를 격식의 문화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갖추어진 다실에서 갖추어진 다구와 차를 준비한후 예법에 따라 마시는 것이 바로 차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른바 그것은 바로 차가 격식화되어 있는 것이다. 차는 격식의 문화가 아니다. 물론 의식을 통해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차는 당연히 격식의 차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상에서 차는 자연스러움과 소박함 그리고 편안함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 우선 차는 특정인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차를 마실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갖추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공유하는 나눔의 마당이 되어야 한다. 거실이나 방에서 행다를 해도 된다. 차실은 가급적 비린내가 나지 않고 소란스럽지 않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깨끗하고 아담한 분위기 연출을 위한 곳이면 더욱 좋다. 먼저 다실을 꾸밀 공간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다. 다실의 크기는 3∼4평 정도가 제격이다. 다실의 크기가 너무 넓으면 주위가 산만하고 어지럽기 때문에 오히려 차실로서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실은 손님을 접대할 몇 가지 가구와 다구, 요란하지 않은 화분이나 서화로 간단하게 장식되어 있으면 더욱 좋다. 다실에 놓여진 난과 꽃은 차실의 분위기를 한층 품격있게 만들기도 하다. 다만 너무 요란스럽게 꾸며진 장식물들은 오히려 차실의 분위기를 해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실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응접실이나 서재를 이용해도 된다. 우선 차를 마실 수 있는 차도구를 위한 상시적인 공간을 마련한다. 그곳의 넓이는 0.5평 정도면 된다. 가능하다면 창문을 통해 밖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좋으며 조촐하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소나무 화분이나 꽃 등을 준비해 놓아두면 더욱 좋다. 마지막으로 응접실이나 서재도 없는 단칸방에서도 차는 가능하다. 평상시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도구를 사람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둔 다음 차를 마실 때 자리를 마련해 마시는 것이다. 참으로 훌륭한 행다란 다실의 유무에 있지 않고 그것을 소박하고 검소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미·러 핵감축 나서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시작된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감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일부 서방 국가들까지 이런 입장에 동조해 주목된다. 이란·북한 등의 핵개발 억제와 제재에 이번 회의의 초점을 맞추려던 미국의 구상이 첫날부터 어긋난 것이다. 더 나아가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란 “우라늄 농축하겠다” 카말 카르자이 이란 외무장관은 3일 열린 이틀째 회의에서 “모든 국가는 핵기술을 개발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평화적인 핵기술 개발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난 총장은 2일 “핵 없는 세상을 진정 원한다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핵물질 감축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첫걸음이 돼야 한다.”면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조기 가입 약속을 재확인하고 냉전의 두 라이벌은 핵탄두를 수천개가 아닌 수백개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 체결된 모스크바조약은 미국과 러시아로 하여금 2012년까지 핵탄두를 각각 1700개와 2000개로 감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난 총장은 이란 등을 겨냥,“평화적 목적의 핵개발을 구상한다면 무기 제조에도 혼용될 수 있는 개발 방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못박고 “이들 나라가 핵물질 농축이나 재처리 시설 개발을 포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이란과 북한, 평화적 핵개발도 금지” 강성 발언 그러나 미국 대표로 나선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는 핵무기 감축을 위해 지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우리의 노력이 마무리되면 1990년대 배치된 전략 핵탄두의 80%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란과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연구와 개발도 일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독일의 주요 정치인들은 이날 NPT 회의 개막에 발맞춰 서유럽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들을 즉각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독일에 150기를 비롯, 서유럽 전역에 480기의 미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 또 한국 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외교정책실장은 3일 기조연설에서 “미국 등의 감축 노력이 냉전 이후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더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주문했다. 천 실장은 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핵물질 농축 및 재처리 기술의 이전 금지와 관련,“이를 일절 금지하자는 미국의 주장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란 폭발’ 의혹 증폭

    이란 원자력발전소 기습 공습설로 국제 석유시장을 혼란으로 몰고 갔던 이란 남부 부셰르주(州) 다일람에서의 대폭발은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등 모든 이해당사국들이 공습 사실을 부인,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나 폭발 원인이 무엇인지를 놓고 누구도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어 이 사건은 의문만 증폭되는 가운데 불가사의로 남게 됐다. 이란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에서 180㎞ 정도 떨어진 다일람에서 대폭발이 일어난 것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이란 국영 알 아람 방송은 폭발 직후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으며 지상에서 대공포 반격이 가해졌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미국으로부터 테러 지원국이자 폭정의 전초기지로 지목된 데다 핵무기 개발 의혹까지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부르면서 순식간에 세계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이상 급등하고 미국 주가가 폭락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자 이란은 물론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서둘러 군사공격 가능성을 일축, 진화작업에 나섰다. 이란은 내무부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등이 나서 미사일 발사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인은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에만 맞춰졌다. 그리고 구체적인 폭발 원인을 밝히지 않아 다일람 상공을 비행하던 이란 항공기로부터 연료탱크가 떨어져 폭발이 일어났다거나, 이란 전투기에 의한 오인공격이라는 설, 댐 건설을 위한 암반 발파 때문이라는 등 온갖 추측들이 나돌고 있어 혼란만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무인정찰기들이 지난해부터 이란의 원전시설 상공을 정찰해 왔고, 이란은 이를 격추시키겠다고 경고하는 등 미·이란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긴장이 계속 고조돼 왔다는 사실이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美, 이란제재 잠정 완화/양국 관계개선은 불투명

    |워싱턴·밤(이란) 연합|미국 정부는 이란의 지진 참사 구호 활동을 돕기 위해 구호단체 등의 대 이란 지원과 관련된 제재 규정을 잠정적으로 완화했다. 미국은 또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을 대표로 한 고위급 공식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며,현재 이란 정부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지난달 31일 “비상사태인 만큼 구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부터 90일간 지속될 이같은 포괄적 제재 완화 조치는 미국 기업들과 국민들이 구호에 이용되는 기금을 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해 취해졌다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 국제개발처(AID)나 비정부기구(NGO) 등이 구호에 필요한 운송장비,위성전화,라디오와 개인용 컴퓨터 등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가 추가로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미국의 제재 완화로 두 나라는 일단 관계 개선을 위한 기초는 마련한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조치가 실제 관계 회복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쪽에서 “긍정적 움직임” “새로운 움직임” 등을 거론하며 관계 개선 가능성을 흘리고 있지만,이란은 잠정적인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환영하지만 이란에 대한 제재가 완전히 철폐돼야 새로운 양국 관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구호 활동을 내세운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완화로 그동안 냉랭했던 미·이란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은 시동이 걸렸으며,향후 3개월간 양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에 따라 관계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란 당국은 1일 밤 시의 건물잔해 속에 갇혀 있는 생존자 구호활동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 하타미 대통령 “사망자 4만 안팎”

    |케르만(이란) AFP DPA 연합|모하마드 하타미(사진) 이란 대통령은 30일 남동부 케르만주 밤시 지진 사망자수를 4만명 안팎으로 추산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진 사망자수가 4만명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5만명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하타미 대통령은 또 미국의 이란지진 참사 인도 지원은 환영하지만,미국의 이번 지원이 미·이란 관계를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하타미 대통령은 “이란은 미국의 인도적 지원에 매우 감사하고 이를 높이 평가하나 인도적 지원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구호팀 파견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폭넓게 나돌고 있는 데 대해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할 몇가지 문제가 있으며 접근 방법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된 후에 새로운 논의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이란이 핵에너지 프로그램 사찰을 수용하고 미국이 대지진 발생 후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서는 등 양국 간 대화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신문은 이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미국은 이란이 최근 몇 달 간 ‘고무적인’ 조치를 취함에 따라 대화의 문호를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LA 또 대규모 지진 우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미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시 전체가일년에 0.5㎝씩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이로인해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 우주항공국 제트추진연구소가 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구관측 위성을이용,측정한 결과 LA시 중심부가 매년 0.5㎝씩 동쪽의 세인트 게이브리얼 산맥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각 이동설인 판구조론으로 이같은 예측은 있어왔지만 고층건물들이 즐비한 인구 1,200만명의 도시 전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연구소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지질학’이란 잡지 8월호에 실을 예정이다. 즉 태평양 지하 지각이 미대륙이란 다른 지각을 만나 LA시 동쪽에서 충돌,밑으로 가라앉고 있으며,밀리는 힘으로 인해 게이브리얼산맥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 지질학자인 도널드 알거스는 “앞으로 수백년동안 이 과정은 계속될 것이며 이로인해 LA시내 바로 밑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이제까지 LA지역 지진은 시의 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세인트 안드레아스 단층 때문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결과는 이와는 다소 다른 원인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소측은 지층이 어긋나는 단층에서 발생하는 ‘굉장한’지진은 수백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이지만 이같은 ‘눈에 띄는’지각 이동에 의한 지진은 비록 단층에 의한 것보다는 작은 규모일지라도 도심 바로밑에서 일어나기때문에 피해는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보고있다. 연구소는 지난 94년 진도 6.7의 강진이나 87년 진도 5.8,그리고 71년의 지진들은 모두 이 이동지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LA가 포함된 캘리포니아주와 이웃 네바다주 경계 지역에 1일 상오 진도 5.6과 5.2의 지진이 발생했다.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인근 라스베이거스시 호텔건물을 흔들어 관광객들이 경찰과 시당국에 문의하는 소동이일었다. hay@
  • “미­이란 지난 5월 관계개선 비밀협상”/이스라엘지 보도

    【예루살렘 AP 연합】 지난 5월 이란대통령선거에서 온건파인 모하메드 하타미가 당선된 이후 미국과 이란은 관계개선을 위한 비밀협상을 유럽에서 개최했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가 15일 보도했다. 하레츠는 이 협상에 관계한 미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미-이란 비밀협상은 하타미가 대통령에 선출된 직후 시작됐다고 말하고 이란이 미국측에 대화 희망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협상이 추진됐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미-이란 협상에서 미국대표들은 하타미 대통령의 취임으로 이란 외교정책의 전환이 이뤄질 것인지 여부를 떠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협상이 어떤 수준에서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양국정부의 “최고위급”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란정책 변경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들과 수차례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 미·이란 관계개선 가시화/이란,미 여성대표단 초청으로 급진전

    ◎반미분위기 고려 점진적 개선 예상도 미국과 이란의 접촉행보가 빨라지고 있다.이란이 호메이니의 회교혁명 이후 단절됐던 외교관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17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여성대표단을 공식 초청한 것이다.이는 두 나라가 이미 관계개선을 위한 물밑작업을 상당히 진행시키고 외교적으로 어느정도 접근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두나라의 관계개선은 이란의 하타미 대통령 당선때부터 예상돼 왔다.회교원리주의자이지만 온건노선을 추구하고 합리적인 하타미 대통령은 지난 8일 대통령취임식에서 “이란은 우리의 독립을 존중하는 어떤 정부와도 관계를 갖겠다”고 천명하고,이어 12일엔 미국에서 8년간 유학하고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과도 안면이 있는 카말 하라지 유엔대사를 신임 외무장관으로 임명했다.이란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과의 외교관계 재개를 위한 준비로 해석할 수 있다.미국 국무부도 최근 미국문제가 의제가 될 경우 이란과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이미 사우디 아라비아등 중동국가를 매개로 관계개선을 모색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양국간에는 공식적인 정부간 대화는 아니더라도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란도 외국과의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난 14일 이란내 외국기업들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보장하는 ‘외국기업등록법안’을 가결시켰다. 그러나 두나라의 관계개선에는 아직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미국은 이란이 중동평화협상에 반대하지 않고,국제테러방지에 노력하면서 대량살상무기 개발노력을 포기한다면 언제든지 손잡을 용의가 있지만 그렇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고 있다.미국쪽에서 관계개선을 천명할 명분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또 이란내 반미 분위기는 아직 가시지 않고 있어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그러나 양국은 우호관계의 필요성을 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앞으로 점진적인 관계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미,이란에 관계정상화 제의

    【카이로 연합】 미국은 걸프지역의 중재국들을 통해 이란에 명확한 관계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고 사우디계 아랍어신문 아샤르크 알­아우사트가 보도했다. 23일 카이로에 배포된 이 신문은 미국이 이란 지도부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오만과 카타르의 중재자들을 통해 최근 이란정부에 여러차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히고 이란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미국 행정부가 메시지를 통해 관계 정상화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3단계 시나리오를 이란측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9년 이란 회교혁명과 미국대사관 인질사건 이후 외교관계를 완전 단절했다.
  • 미 이란·이라크 봉쇄 계속/중동방문 코언 국방 언급

    미,이란.이라크 동시 봉쇄정책 견지..코언 미국방 【지다〈사우디 아라비아〉 AFP 연합】 윌리엄 코언 미국 국방장관은 14일 미국은 중동에서 이란과 이라크 양국에 대한 동시 봉쇄정책을 계속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걸프지역 5개국 순방에 나선 코언 장관은 이날 첫 방문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지다에 도착,기자들에게 지난달 이란 대선에서 온건파 성직자 모하마드 하타미가 당선된 이후 미국의 정책에 대한 사우디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 미 이란제재법 각국 반발 확산/유럽 이어

    ◎러·일 등 “테러국 지목 초법조치 부당”/시라크 “미서 불 기업 제재땐 즉각 보복” 【로마·브뤼셀 AP 로이터 연합】 빌 클린턴 대통령의 이란·리비아 제재법에 유럽 각국이 즉각 강력한 반발을 보인데 이어 6일 러시아와 일본 브라질 등도 동참을 외면,미국의 고립이 더욱 심화됐다. 러시아와 일본은 이날 이란과 리비아에 투자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해 미국내법에 의한 제재발동을 골자로 하는 클린턴 대통령의 새로운 법을 불법적 조치로 규정,대미 역보복조치를 경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유럽연합(EU)측에 가세했다.브라질도 미국의 이란·리비아 제재법에 대해 거부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안드레예프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가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국제법에 바탕을 둔 테러 협력체제 강화조치이며 법에 상치되는 일방적 조치들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 미 「이란­리비아 투자규제」 일방 선언

    ◎EU “연대 투쟁 불사” 경고/테러증거 없어 심증으로 제재… 자유무역 위반/원유가 상승… 자국기업 피해 우려… 맞보복 위협 이란과 리비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목,이들 나라의 석유산업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을 규제하는 미국의 이른바 아마토법안에 대해 클린턴 미대통령이 마침내 서명을 하자 당사국인 이란 리비아는 물론 유럽국가들의 반발이 상상외로 강력하다. 이란은 클린턴 대통령의 서명직후 마후무드 모하마디 대변인을 통해 즉각 성명을 내 『미국의 이번 결정은 국제적지지를 얻지못해 실패로 끝나고야 말 것』이라고 논평하고 『국제적 규칙과 세계 자유무역에 반하는 행동을 계속하려는 미국의 완고함은 세계의 현실에 부딪쳐 결국은 미국의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나라는 이란의 석유산업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온 프랑스가 꼽힌다. 이 까닭에 이브 두트리요 외무부 대변인이 『미국의 조치는 세계무역기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며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강도높은 비난을 했다.독일과 영국도 미국의 일방적 조치에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귄터 렉스도르트 독일 경제장관은 『미국의 제재조치는 유럽 기업들에 대한 치외법권적인 제재』라며 비난했다.영국과 독일 등은 아마토법안에 거부의사를 분명히하면서 EU차원에서 연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럽국가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일단 자국기업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같다.이들은 미국이 테러에대한 확실한 증거도 없이 심증만으로 이란 리비아에 제재조치를 가한다고 보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을 하면서 최근의 테러와 관련이 없는 지난88년 팬암기의 유가족들을 만난 것을 그예로 꼽고있다.미국은 올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일방적인 제재카드를 택했다는게 유럽국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조치로 국제 원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갖고 있다.실제로 클린턴 대통령이 아마토법안에 서명하던 지난5일 브렌트유의 시세는 배럴당 25센트 상승했다.지난주말 폐장가에 비해 무려13%나상승한 것이다. 유럽국가들은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쿠바에 비슷한 일방적 조치를 취한 헬름스 버턴법으로 가뜩이나 감정이 상해 있는 상황이다.때문에 유럽국가들의 반발은 자국보호 등의 실리뿐 아니라 유럽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때문에 유럽국가들의 반발은 쉽게 꺾이기는 커녕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유럽국가들은 미국기업에 대한 상대적인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이에따라 이달말 예정된 서방선진7개국(G7)정상들의 대 테러회담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 미,이란·이라크 2중봉쇄 검토/적대행위 차단

    【워싱턴 AP 연합】 앤서니 레이크 미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은 이란과 이라크의 대미적대 행동을 막고 이들 국가를 「이중 봉쇄」하기 위한 새로운 안보정책을 28일자 「포린 어페어」지 최신호에서 제시했다. 그는 또 북한 쿠바 리비아등과 함께 이란·이라크를 「무법적」이고 「반동적인」국가라고 지목했다. 레이크보좌관은 그러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정부와 이란 회교원리주의 정부를 구분,빌 클린턴미행정부는 후세인체제 전복을 노리는 이라크 망명인사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이란 관계에 언급,이란이 『세계적으로 테러와 암살의 최대 배후 지원국』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우리는 책임있는 당국자간 대화를 유지할 용의가 있다』며 관계개선 가능성을 예견했다. 그는 특히 이란이 걸프지역의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제,이를 막기위해 미국과 우방국들이 화학및 핵무기 제조물질의 이란 유입을 막는데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같은 협력을 통해 이란이 『북한등 현재의 공급국가들』로부터 미사일을 도입하지 못하도록 지속적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만장일치 가입… 태극기 오르던 날/유엔코리아

    ◎“새 회원 남·북한 환영”… 기립박수 2분/의제 채택뒤 “이의없다”… 30분만에 처리/남북한 국기 본부 앞서 감격적 게양식/이 외무 수락 연설땐 감회 복받쳐 두차례 중단하기도/미·이란등 5국 대사도 차례로 환영 연설 남북한이 17일 유엔에 동시 가입함으로써 91년은 한반도 분단사상 새로운 통일의 지평선을 여는 원년이 됐다.이날 개막된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유엔가입안은 비교적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1백59개 회원국의 열렬한 축하박수를 받으며 30여분만에 처리됐다. ◎남북대표 악수 나눠 ○…이상옥외무장관은 총회시작 5분전인 이날 하오 2시55분(한국시간 18일 상오 3시55분)박정수국회외무통일위원장·노창희주유엔대사 등과 함께 회의장에 입장. 이장관은 단상 오른쪽에 마련된 지정석 쪽으로 걸어가 지정석 첫줄에 앉아 있던 강석주북한외교부부부장과 악수를 나눈뒤 두번째줄 첫좌석에 착석. 이어 이날 제46차 총회의장으로 선임된 시하비 주유엔 사우디아라비아대사가 3시 정각에 입장,남북한을 비롯한 신규회원국 가입안 6개의 요지를 차례로 낭독한뒤 의제로 채택. 시하비 총회의장은 3시30분쯤 먼저 남북한 유엔가입안에 대해 『이의 없느냐』고 물은뒤 가입안이 통과되었음을 선포하자 1백59개 회원국대표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써 유엔가입을 환영. 이때 총회장을 가득 메웠던 1천80여명의 참관단및 내외신취재기자들까지도 모두 일어나 2분여동안 박수를 치며 환영하는등 이날 총회장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외무장관은 이어 테이머유엔의전장의 정중한 인사와 안내를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5m쯤 단상쪽으로 걸어 나와 한국에 배정된 회원국 자리에 앉았으며 이에 앞서 북한강부부장도 우리측으로부터 15m쯤 떨어진 회의장 중앙 좌측뒤편에 위치한 북측 좌석에 착석. 남북이 이날 배정받은 자리는 앞으로 1년동안 사용될 예정이어서 당초 남북합의에 따라 나란히 앉을 수 있다는 기대는 무산된 셈. ◎7국 영입은 처음 ○…시하비 총회의장은 또 마셜군도·미크로네시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등의 가입안도 처리한뒤 환영연설을 통해 『지난 45년 유엔이 창설된 이래 하룻만에 7개 국가가 가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특히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인 남북한이 가입한 것은 그동안 유엔이 노력해온 국제평화와 안정이 상당히 자리를 잡아 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남북한 유엔가입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 이어 유엔관례에 따라 주최국 대표인 피커링 주유엔미국대사를 비롯,이란의 하라치,적도기니의 은동,우크라이나의 우드벵코 유엔주재대사등 5개 지역그룹 대표들도 차례로 환영연설을 통해 유엔가입을 환영. ○…이외무장관은 하오 4시50분쯤 북한 강부부장에 이어 두번째로 등단,또박또박하게 영어로 수락연설을 하며 우리의 유엔가입 실현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사의를 회원국 정부에 전달. ◎가입순 국기 게양 이장관은 10여분동안 연설을 진행했는데 『한국이 유엔가입에 이르는 그동안의 여정은 실로 험난하고 길었던 만큼 우리의 감회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는등 두 대목에 이르러서는 목이 메이는듯 잠시 연설을 중단하기도. ○…총회는 7개 신규회원국 가입안 처리등 이날 일정을 모두 마친뒤 하오6시쯤 회의장앞 임시국기 게양대에서 케야르사무총장 주재로 이장관·강부부장등 7개회원국 대표및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기게양식을 거행. 먼저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가,두번째 태극기가 게양돼 남북한의 국기가 함께 사상 처음으로 유엔본부 앞뜰에서 펄럭이자 이장관과 강부부장등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남북관계자들은 감회어린 표정. 당초 이날 게양식은 7개 국가의 영문표기 알파벳순으로 진행된 예정이었으나 유엔사무국측이 남북이 분단국인 점을 고려,나란히 게양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판단해 가입신청순서로 국기를 게양토록 변경했다는 것. ○…유엔주재 한국대표부는 이날 뜨거운 논쟁으로 회의시간이 연장돼 다음 행사에 차질을 주는 「유엔 타임」(UN Time)을 최대한 없애고 예정시간에 맞춰 총회 회의를 진행시켜 달라고 유엔사무국측에 특별 요청했다고. 이는 이날 총회의장선출이 치열해질 경우 하오 6시에 예정된 국기게양식이 지연돼 자칫 일몰로 게양식이 18일로 연기될 수도 있기 때문. 이날 남북한등의 유엔가입 취재를 위해 한국 기자 2백50여명을 비롯,8백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는데 북한측에서는 중앙통신기자 1명만이 파견돼 대조. ○…이장관은 총회가 끝난뒤 강부부장등 신규회원국 대표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유엔본부에서 2백여m쯤 떨어진 주유엔한국대표부로 자리를 옮겨 현판식을 거행. 이장관은 박외무통일위원장과 함께 가로 50㎝,세로 30㎝ 크기의 청동재료로 만들어진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라고 씌어진 현판을 대표부직원들의 박수속에 대표부 문앞에 내걸었는데 이 현판은 한국에서 특별제작돼 공수된 것이라고.
  • “편가르기”… 중동에 새 질서 형성/페만사태로 아랍국들 이합집산

    ◎애,온건국 지지업고 영향력 증대/미­이란도 “후세인 고사” 공동전선/요르단입지 크게 약화… 회교권 분열도 가속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비롯된 페르시아만 위기를 계기로 아랍국가들간의 동맹관계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물론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과 이란이 화해할 가능성을 보이는등 국제정치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화해하면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들에 납치돼 있는 미국인 인질 6명이 조기에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지역에서는 이제까지 무슨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심한 이합집산이 되풀이 됐는데 이번에도 쿠웨이트 사태를 계기로 예상치 못했던 편가르기 현상이 일고 있다. 즉 이스라엘,시리아,이란은 이라크와 연합전선을 펼 수 없다는 이유로 인해 각각 미국에 보조를 맞추게 되었다. 이와함께 요르단은 이라크편을 들면서 그동안 온건파로서 쌓아올린 평판을 상실하게 됐으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은 아랍세력을 규합,이라크에 대항하고 나섬으로써 미국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란혁명이후 서로를 증오하면서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에 대해 공동대처 방안을 타진하는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가장 놀라운 변화라고 하겠다.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지난 79년이후 계속돼 온 이란당국과의 접촉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간접적인 접촉을 승인했다. 시리아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미국은 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대통령이 후세인대통령에 대해 품고 있는 적개심을 충동질해서 대이라크 봉쇄작전에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리아가 그들의 이라크 국경부근에 병력을 배치하면 이라크도 그들의 병력을 시리아와의 국경지방에 분산배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라크는 또 최근 이스라엘을 화학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었는데 만약 이라크가 요르단의 요청을 받든지 아니면 자의로든지 요르단으로 진격하게 되면 이스라엘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후세인대통령을 봉쇄해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평소 주장이 부시 행정부에 설득력을 갖게 된것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서야 이루어진 것이다. 후세인국왕은 외국군대의 요르단 영토 진입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세인국왕은 이번 사태가 사담 후세인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면 논리적으로 중재역을 떠맡을 수 있는 지도자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신임을 급속하게 잃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후세인국왕이 중재역을 맡겠노라고 자청해 왔으나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은 당초 중도적인 입장에서 이라크와 사우디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아랍정상회담에서 사우디에 병력을 파견하자는 합의를 끌어냄으로써 사우디편에 선다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무바라크대통령은 아랍연합군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냄으로써 미국의 호감을 사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아랍 분열에 앞장섰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아랍정상회담에서 9개국이 연합군 파견에 반대했거나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과격주의자들은 연합군 파견에 찬성한 국가들에 대해 친서방국가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아랍세계의 이같은 분열은 앞으로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정상회담에서 내려진 결정을 강요할 때는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의 위협에 꼼짝 못하고 있는 사우디는 군비증강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미 베이커국무장관과 리처드 체니 국방장관은 미 의회내 친이스라엘파들의 반대때문에 좌절됐던 F­15전투기 10여대의 사우디 판매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미 의회의 이스라엘 지지세력들도 쿠웨이트사태에 자극을 받아 사우디의 첨단전투기 구입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워싱턴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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