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뮤직비디오
    2025-11-23
    검색기록 지우기
  • KBS
    2025-11-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097
  • 알토 색소폰 ‘데이브 코즈’ 제주도서 뮤직비디오 찍는다

    케니 G와 필적할만큼 커버린 알토 색소폰 주자 데이브 코즈가 새 앨범 ‘더댄스’에 담은 임재범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영어로는 ‘Deeper Than Love’)뮤직비디오 촬영차 11일 우리나라에 온다.촬영지는 제주도.지난해 독일록그룹 스콜피언스가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방문하려다 무산된 적이 있어해외 뮤지션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코즈가 지난 90년 데뷔했을 때만 해도 누구도 화려한 성공을 점치지 못했다. 데뷔앨범에서 톱10 싱글만 두 곡.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200만장씩,싱가포르에선 50만장이라는 놀라운 판매고를 올렸다. 두번째 앨범 ‘럭키 맨’에 수록된 ‘페이시스 오브 더 하트’는 미 ABC-TV의 드라마 ‘제너럴 호스피털’주제곡으로 사용되며,원-테이크 레코딩(한번에 녹음하기)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세번째 ‘오프 더 비튼 패스’역시 100만장 넘게 팔리는 기록을 올려 클린턴 대통령 취임축하 무대에 불려가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앨범의 무게는 참여한 뮤지션들의 면모에서 감지된다.조지 거쉬인 이후최고의 작곡가로 추앙받는 버트 바카락을 비롯해 트럼페터 크리스 보티,키보디스트 데이비드 베느와,에릭 클랩튼밴드의 베이시스트 네이던 이스트,기타리스트 마크 앙트완 들이 참여했다. 친형인 기타리스트 제프와 함께한 경쾌한 느낌의 ‘투게더 어게인’,루더 밴드로스가 참여한 펑키 힙합풍의 ‘캔트 렛 유 고’,팝듀오 웸의 곡을 재해석한 ‘케어리스 위스퍼’등 다양한 장르를 펼친다.오는 14일 오후2시 서울 청담동의 재즈클럽 ‘원스 인 어 블루문’에선 그의 쇼케이스(팬들에게 3∼4곡정도를 들려주는 행사)가 열린다.
  • 농림부 정책홍보 ‘눈에 확 띄네’

    ‘정책홍보도 다 바꿔’ 농림부가 정부부처의 홍보스타일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농림부는 1일 최근의 주요농정을 32면짜리 타블로이드판 신문 형태에 담은 ‘OK! 농정’ 홍보물을 전국 농가에 배포했다. 정부부처 가운데 잡지와 카탈로그를 혼합한 형태의 잡지형 홍보물 ‘매걸로그’를 처음 시도,부러움을 사고 있다.김성훈(金成勳) 장관은 특히 이날 열린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같은 홍보대책을 설명,대통령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OK!농정’에는 협동조합 개혁과 농가부채 대책,수세폐지,유통개혁 등 주요 농정 현안과 함께 올해 달라지는 농정시책 등이 해설기사 형식으로 수록돼 있다. 또 산림청,농협,인삼협,농업기반공사,농촌경제연구원 등 11개 산하기관·단체들의 올해 대농민 서비스 내용이 알기 쉬운 그림과 함께 담겨 있다. 김 장관은 “언론보도에서 농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농정의 실상이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면이 있다”면서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 농정을 위해 새로운 홍보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농림부의 참신하고 파격적인 행보는 연초 이후 계속돼 왔다.김 장관은 지난달 31일 열린 산하 기관단체 주요업무계획 보고회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모든 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 기관이 업무보고를 하면 다른 기관장들이 쟁점사항에 대해 자유롭게 난상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시간을 절약할수있었다. 한 기관장은 “기관간의 업무 중복방지와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데 크게 보탬이 됐다”고 평가했다. 신순우(申洵雨) 산림청장이 취임식 직후 인근 산을 찾아 산림행정을 보고받은 것도 김 장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연초 농림부의 시무식에서는 장안의 화제인 테크노 여가수 이정현의 ‘바꿔’ 뮤직비디오를 시무식에 앞서 상영,공직사회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는 점을 일깨우기도 했었다. 박선화기자 psh@
  • [외언내언] 삼류론

    숫자 3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물 파악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개념 중 하나이다.자연과 인간사(事)는 땅과 하늘과 물,과거와 현재와 미래 등 각각 3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인식이다.세력은 둘로는 불안하며 하나 더해 셋이어야균형이 잡힌다.작명학에서 이름지을 때 3획은 명예와 복덕(福德)을 뜻해 길(吉)하다고 본다. 노르웨이 작가 입센이 처음 썼다는 ‘삼각관계’는 남편,아내와 정부(情婦)를 뜻하는 갈등구조를 뜻한다.우리나라에서 사람은 어떤 해에 삼재(三災:水,火,風)라는 악운을 맞는다. ‘삼류(三流)’는 단순한 3등이 아니라 가장 못한 등급을 가리킨다.10명이뛰면 4·5등도 중간치기라고 자위하련만 ‘삼류=꼴찌’라는 것이 통념이다. 삼류대학,삼류사회와 삼류영화는 질적으로 떨어지는 등급외,바로 바닥이다. 삼류라는 말에는 비하감이 들어있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시민들이 가장 많이 듣고 보는 소재는 바로 삼류인생들의 이야기다.70년대 영화 ‘별들의 고향’부터 작년말 선보인 ‘세기말’ 등 대중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인물은 바로 뿌리뽑힌 부초(浮草)같은 삼류 인생이다.지난해 6월 가수 조성빈의 ‘삼류영화처럼’이라는 뮤직비디오도 TV에 떴다. 삼류조직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21세기는 세계화,디지털화와 지식기반의 시대이며 이런 변화에 적응하면 일류국가가 된다.그렇지 못하면 삼류국가가 된다”고 강조했다.최근 최태원(崔泰源)SK그룹회장은 “요즘 대기업에는 3류 인재만 들어온다”며 대기업의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벤처기업에 인재를 빼앗긴 위기감이 배어있다.국내 ‘일류’로 통하는 삼성그룹의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지난 95년 “기업은 2류,정부는 3류,정치는 4류”라며 한국사회 주요 조직들의 낙후성을 지적,큰 파문을 일으켰다.삼류라는 의미를 ▲최 회장은 학맥과 지연중심의 회사 조직을 ▲이 회장은 ‘뒷다리 잡는’규제위주의 정부를 각각 가리키는 데 사용한 것이다. 일류는 질적인 우수성을 전제로 한다.단순한 ‘1등’은 아니다.일류 학교와 출세를 지향한 1등주의의 폐해가 지적되어왔다.‘일류국가’는 소외 계층등 그늘을 배려한 나라라는 의견도 제기됐다.기업도 일류가 되려면 ‘바꿔,바꿔’발상이 필요하다.수년전 ‘마누라와 자식빼고는 다 바꾸라’는 말이재계에 회자됐었는데도 기업들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나 보다.그래서 삼류론의 재등장이 반갑지 않다. 이상일 논설위원
  • 이수영 ‘아이 빌리브’ 라이브무대 신고

    ‘아이 빌리브’로 최근 방송전파를 활발히 타고 있는 신인 여가수 이수영(20·사진)이 오는 2월 2∼4일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열리는 ‘노래 잘하는가수 공연보기 시리즈’ 첫번째 주자로 나선다. 2·3일 오후 8시,4일 오후 4ㆍ8시,(02)762-2028∼9. 이승환,박정현,윤종신 등과 함께 음반작업을 해온 MGR이 작사·작곡하고 이소은의 ‘서방님’을 편곡한 실력파 황성제가 편곡을 맡은 ‘아이 빌리브’는 27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이수영의 독특한 음색이 어울려 매력을 발산했다.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화면구성과 스토리에 35㎜ 영화필름으로 만들어진 뮤직비디오가 젊은 팬들 사이에 크게 어필한 것도 이수영의 이름값을 높였다. 이수영은 “이번이 첫 라이브 무대인 만큼 콘서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방송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강도높은 훈련에 돌입하겠다”고 욕심을 내비쳤다.이번 무대에선 김현철 세션밴드의 연주로 ‘아이 빌리브’를 비롯해 ‘스완 송’‘소심’‘기다릴게’ 등 1집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들려주며 조성모김건모 포지션 이소은 등선배가수들과 박경림 박진희 등이 자리를 빛낸다. ‘노래 잘하는 가수 공연보기 시리즈’는 4월에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을떠나는 진주의 고별무대(2월 24∼27일,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와 ‘록의 요정’ 박기영(3월 30∼4월 2일,연강홀)의 무대로 이어진다.
  • [음반 리뷰] ‘사무라이 픽션’의 O·S·T

    흔히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음반은 대접을 못받기 십상이다.세인의 잠재의식에 가라앉아 있는 옛음악을 골라내는 영화 제작진의 안목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그러나 2월 개봉하는 일본영화 ‘사무라이 픽션’의 O.S.T는 이런 선입견을 단연코 거부한다. 록그룹 ‘바우위’와 2인조 테크노밴드 ‘컴플렉스’출신으로 지난해 프랑스 벨포르 페스티벌에서 프로디지,이기 팝,언더월드,마릴린 맨슨과 어깨를 나란히해 일본의 자존심을 지켜준 호테이 토모야스가 이 음반을 위해 80여곡을 작곡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감독 나카노 히로유키가 “호테이와의 만남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 성공은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음악은 이 영화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캐릭터 지위를 부여받는다. 주인공 각자의 캐릭터에 맞춰,해맑은 미소가 떠오르는 코하루의 테마는 솜사탕처럼 부드럽고,냉혹한 검객 카자마츠리의 테마는 살의가 느껴질 정도의 전율이 감지되며,기생 오카츠가 나오는 장면마다 휘감아들려오는 댄스음악은나른하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댄스 위드 미’이다. 시청각적 리듬감을 완벽하게 살려낸 SF테마에서 귀가 번쩍 트이게 하는 역동적인 기타연주는 왜 구미의 뮤지션들이 그와의 작업을 그토록 원했는가를 보여준다.중반에 영화 분위기가 코미디로 흘러가기 직전 라운지에서 편안하게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라운지 버전’,종반 무사의 운명에 슬픔과 회한이 뒤범벅된 감정을 나타낼 때의 ‘어코디언 버전’으로 각각 모습을 달리하며 영화 분위기를 끌고 간다.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이 가득 밴 ‘숲의 노래’는 또 어떠한가. 영화의 리듬과 시종 호흡을 같이 하며 록과 테크노,댄스의 경계를 넘나들던음악은 카자마츠리가 절벽에서 뛰어내린 후 깔리는 조용한 ‘기원’으로 막을 내린다. 만화영화 캐릭터와 뮤직비디오 작법을 따왔다고 해서 화제가 된 이 영화에서 우리가 추가로 배워야 할 것은 세계화를 지향한 일본음악의 정체성 찾기가아닐까. 임병선기자 *
  • 뮤직비디오 제작과정 첫 소개

    국내 최초로 뮤직비디오의 제작과정을 다룬 서적이 나왔다.뮤직비디오 감독인 미국의 데이빗 클레일러 등이 쓴 ‘메이킹 뮤직비디오’(책과길 펴냄 소재영 옮김). 번역자 소재영씨는 이광모 감독이 만든 ‘아름다운 시절’의 연출부를 맡았으며 미국 터치스톤 픽처스의 촬영감독을 지낸 연출전문가.현재 서울예술대영화과 겸임교수로 있다.책은 어떤 노래를 찾아 듣고 어떻게 내러티브를 섞는지,예산을 얼만큼 추정하고 프로듀서가 할일은 뭔지,크랭크 인 이후 최종편집까지 뮤직비디오의 전체 제작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값 1만2,000원. 박재범기자
  • 대중문화 비평 웹진 ‘가슴’ 문열어

    인터넷을 이용한 웹진이 최근 많이 늘었지만 ‘비평은 없고 찬사만 난무한다’는 지적이 적잖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대중문화 전반에관한 정보를 생생하게 담은 웹진이 문을 열었다. 지난 해 12월 20일 창간한이 웹진의 이름은 ‘가슴’(www.gaseum.com). 이 웹진의 산파역을 맡은 이가 지난 해 8월 평론집 ‘이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을 발간해 한국 대중음악의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이어 놓았다는평을 받은 박준흠이란 점이 일단 눈길을 끈다.성실한 디스코그래피(디스크연대기) 작업으로 주목받은 그의 노력은 이번 웹진에 그대로 투영돼 넓다란비평의 안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허벅지 밴드를 만들어 음악과 비평활동을 병행하는 안이영노가 ‘나처럼 해봐요,요렇게’를 통해 사회문화 전반에 대해 칼질하는 것을 시작으로 씨네21출신 김영진의 영화 해피엔드 비평,김미영의 뮤직비디오 평 ‘티브이 카펠마이스터’,이주란의 서평,김미정의 연극 ‘파워 스카펭’ 비평,최두은의 미술현장 비평이 이어진다. 또 한희진과 이가경이 비주얼 록전문 클럽 퀸을 방문해 쓴 글과 이지연이띄우는 런던 현지 소식도 웹진 이용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대목. 해외 음악뉴스를 매일 업데이트하는 코너와 서울 시내 클럽 출연 그룹의 성향을 분석한 자세한 안내기사도 공연 마니아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박준흠이 직접 정리한 ‘시대별 추천음반 가이드 270선’,황정이 엮는 ‘해외 뮤지션 사건 중심의 연대기’와 인디 스튜디오에서의 레코드 만들기 경험담을 털어놓은 이성문의 ‘카바레 사운드 정보 나누기’가 장기기획으로 연재된다. 여기에 박준흠이 평생의 작업으로 여겨왔던 ‘국내 대중음악산업 스페셜 리포트’가 24회에 걸쳐 연재되어 음반산업 관계자들을 긴장시킨다.그는 “대중음악산업 종사자들의 문제점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음악산업의 발전을 논할 수 없다”고 말해온 바 있다.기획사,음반사,각 방송PD,평론가,신문의 가요담당기자 등이 ‘사냥감’이다. 그가 이 웹진을 만드는 데 바친 열정은 주목할만 하다.그는 이 웹진이 “오랜 장고 끝에 결정한 내 인생”이라며 “자본의 한계가 있지만 웹에서의 비평 기능과 진지한 컨텐츠를 계속 만들어갈 것”이라고 비장한 검객의 심정을드러낸다. 임병선기자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2)이미지시대

    ★ 뮤직비디오 감독 홍종호씨그의 24시간은 이미지에 오롯이 갇혀 있다. 10일 오후 백열전등 두개만이 8평 남짓한 공간을 따사로이 내려보고 있는 서울 양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뮤직비디오 감독 홍종호(32)가 편집에 몰두하고 있다.말없이 그는 몇시간째 조그 셔틀만 이리저리 돌리고 편집 화면의 초재기에 여념이 없다. 그의 뇌는 오로지 시각적 이미지에 바쳐지는 것처럼 비쳤다.30분짜리 테이프 9개에 담은 영상을 자르고 이어붙이는(물론 컴퓨터로) 작업이 지루하게 반복된다.스태프들은 연신 하품이다.한 프레임당 2∼3초를 넘지않는 영상들의교접,4분여의 짧은 분량에 그는 승부를 건다. 그는 음악을 수십번 들으며 떠오른 이미지를 영상에 옮기려 콘티를 짠다.대부분 음악을 들었을 때 느낌이 그대로 옮겨진다.물론 드라마로 꾸미는 것도있지만 줄거리 없이 이미지의 부딪힘과 합쳐짐 만으로 영상을 수놓는다. 찰나적 감각을 중시하는 상업광고계에서도 요즘은 뮤직비디오 기법을 많이차용한다.한 휴대폰 광고의 ‘아이 클릭 유’도 뮤직비디오에서 아이디어를따왔다.실제로 그쪽에서 건너오는 감독도 많아졌다. 그가 처음 이 부문에 뛰어들었던 95년만 해도 뮤직비디오는 그저 음악에 따라가는 부속상품,신인가수를 알리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수천만원,심지어 1억원을 훨씬 넘는 돈이 선뜻 제작에 투입된다.뮤지션을 신세대에 각인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격상됐기 때문이다.촬영장소 섭외에 힘이 덜 들고 톱클래스 영화배우·탤런트가선뜻 촬영에 응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실감된다.모두가 신세대에 다가가는뮤직비디오의 이미지에 달려 붙는 것이다. 그러나 음악적 요소 말고 시각적 이미지로 포장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다.홍감독은 “음악을 포장하는 도구에 불과했던 뮤직비디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자부하지만 되레 음악이 뮤직비디오가 제공하는이미지에 종속되는 경향마저 발견되고 있다.이미지가 컨덴츠를 앞지르고 규정하는 것이다. 누구는 이를 ‘이미지의 폭력과 과잉’으로 규정한다.그의 한마디,“분명 음악은 청각적인 것인데 영상세대의 취향에 맞추어 시각적 이미지를 남발하는경향이 있다”며 “이는 음악이 전달하는 의도를 올바르게 읽는 훈련이 요청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해 H.O.T의 ‘아이야’로 음악전문 케이블TV m·net가 시상하는 영상음악대상을 받기도 한 그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한 케이블TV의 편집 일을 하다 서태지의 눈에 띄어 ‘컴백 홈’을 제작하게 되면서부터.뮤직비디오에 드라마 기법을 도입한 것이 처음이었고 영화 필름을 사용한다든지 컬러 콜렉터(비디오 촬영분을 색깔 등으로 보정하는 기계)를 이용하는 작업,오랜 경험이 바탕된 세련된 편집감각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그의 작업 가운데 화제가 된 것은 진주의 ‘가니’.비가 내리는 가운데 탤런트 김지수가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눈물 흘리는 장면을 고속촬영으로담아낸 이 비디오는 김지수의 얼굴 표정만을 담아내 여백을 표현하는 실험성으로 주목받았다. 뮤직비디오 작업시간은 겨우 일주일.촬영하는 데 하루 이틀,나머지는 구상과 편집에 바쳐진다. 그가 제작한 뮤직비디오만 지금까지 400여편.95년에시작했으니 일주일에 한편은 찍은 셈.1년에 40편 정도를 찍고 있는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가 10년뒤에 그리는 꿈은 영화시장보다 더 커진 뮤직비디오의 역량,캐릭터와 영상·음반이 하나되는 거대한 시장이다.그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임병선기자 bsnim@ - 쉼없이 몰려오는 영상이미지 물결 아침에 눈을 떠서 다시 잠자리에 들때까지 현대인은 쉴새없이 다양한 영상이미지와 마주한다.TV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CF와 뮤직비디오,영화,그리고 컴퓨터가 뿜어내는 디지털 영상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이미지세례’를 받고 있다. 학자들은 밀물처럼 몰려드는 영상이미지의 물결을 두고 인문학의 위기를 논하는가 하면 한편으론 영상속에 숨겨진 허구를 파헤치기위해 분주하다.20세기 끝자락에 불어닥친 화두,‘이미지시대’는 바야흐로 세기를 가로지르며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미지인가.엄밀히 말해 이미지는 인간의 역사와 출발을같이한다.몸짓,기호 등 2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이미지의 영역에포함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요즘 운위되는 이미지는 이같은 광의(廣意)의 그것이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에서 비롯된 좁은 의미의 영상이미지를 뜻한다.건축적 공간,표지판 등 산업시대까지 물질적인 차원에 머물렀던 이미지가 데이터에 의한 비물질적인 속성을 갖추게 되면서 이를 해석하는 기본 틀에 변화를 불러 온 것이다.사유방식을 둘러싼 인식론의 문제,인간 정체성의문제 등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김민수 전서울대교수는 그러나 “디지털 이미지시대를 혁명적으로 보는 시각은 도움이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이미지 역시 기존 문화의 토대위에서 형성된 문화의 한 양태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를 받아들이느냐,아니냐의 단순논리가 아니라 매체적 속성을 정확히 알고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는지적이다.근래 이미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논란들 역시 새 흐름을 학문적 유기성으로 보지않고 기술상의 표현양식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빚어지는 오해라는 설명.김씨는 이런 점에서 이미지시대의 문화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학제간 연구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내 학계에서도 2∼3년전부터 영상이미지를 인문학과 결합하는 시도를 차츰 해오고 있다.97년 작은 연구모임으로 출발해 지난해 정식학회로 발족한 ‘한국영상문화학회’,문학과 영상의 접점에 주목하는 ‘문학과 영상학회’,그리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들의 연구모임인 ‘디지털문화예술연구회’등이 그 선두그룹들이다. 한국영상문화학회가 창립선언문에서 간파했듯 ‘영상이미지는 이제 간단히부정될 허상도,오류도,착각도 아니’다.그렇다면 영상이미지 담론을 어떻게생산적으로 이끌 것인가는 21세기를 맞은 우리가 숙명적으로 풀어 가야할 당면과제로 남는다. 이순녀기자 coral@
  • 오늘 첫 방영 MBC미니시리즈 ‘진실’

    이제 TV드라마를 귀로도 듣는 시대가 오는 것일까. MBC가 5일부터 방영하는 미니시리즈 ‘진실’(박종 기획 장두익 연출)은 기획단계부터 세심하게 조율한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인상이다. 드라마 플롯이야 흔히 보아온 ‘성장환경 다른 두 여인의 갈등과 복수’ 아닌가. 3일 시사회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2만달러의 돈뿐만 아니라 지난 해 9월부터세계적인 하모니카 연주자 리 오스카를 섭외하는 공력을 들인 MBC의 정성이손에 잡혔다. 오스카는 대본을 읽어본 뒤 마음에 든다며 하모니카 연주곡 ‘턴 잇 어라운드’를 작곡하고 타이틀 곡도 편곡했다. 올해 발표할 솔로앨범에도 삽입하기로 했다.오스카는 ‘비포 더 레인’ ‘샌프란시스코 베이’등을히트시켰고 94년이후 세 차례나 내한공연을 가질 정도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뮤지션. 오스카 외에도 조성모가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최지우가 출연한 데 대한 보은으로 러브테마 ‘포 유’를 불러주었다. MBC는 타이틀곡을 부를 가수를 공개 오디션하는 정성도 보태 3,000명 가운데 김동영(22)을 선발,노래를 부르게 했다. 고병준 음악감독은 “드라마 한편의 음악작업비 5,000만원의 갑절이 넘는 1억3,000만원을 들였다”며 “기획초기부터 음악작업에 들어가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며 흡족해했다. 국회의원 운전기사의 딸인 자영(최지우)은 국회의원 딸인 신희(박선영)의 대학입시 대리시험을 치러주느라 정작 본인은 재수를 한다. 또 교통사고로 애인 현우(류시원)를 잃고 자신은 식물인간이 되는데 의식이돌아와 보니 교통사고범이라는 누명까지 뒤집어썼다. 격분한 자영은 복수를 결심한다.여기에 출세욕으로 신희에게 접근하는 승재(손지창),자영 곁을 항상 지켜주는 준엽(선우재덕) 등의 사랑이 교차한다. 최지우와 박영선의 ‘큰 결심을 한 듯’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변신이 반가웠지만 고착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류시원에게선 안타까움이 일었다. 뛰어난 음악에 청춘스타 이미지를 버무린 ‘진실’이 작가 송지나의 SBS ‘러브스토리’ 아성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전경하기자 lark3@ 대 한 매 일구 독 신 청 721-5555)
  • [음반 리뷰] 건반으로 달랜 시각장애의 아픔

    피아니스트 케빈 컨은 우리에게 알려진 게 너무 없다. 오죽했으면 3집 ‘서머 데이드림스’를 국내 라이선스 발매한 레코드사가컨이 소속한 리얼 뮤직사에 뮤직비디오를 보내달라고 했다가 “컨이시각장애인인 줄 몰랐나”라는 ‘황당한’ 회신을 받았겠는가.그는 선천적 장애인은아니다.리얼 뮤직에서 그의 개인사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한 까닭에 시력을잃게 된 이유를 알 수도 없다. 안드레아 보첼리 같은 성악가가 장애를 하나의 ‘인기요소’로 활용하는 것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컨의 음악이 너무 아름답고 영롱하다는 사실.차차 흐려지는 시야에 낙담하고 분노하는 것이 당연할것 같은 이 음악가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1·2집이 수입음반으로 소개돼 마니아 사이에선 그 이름이 꽤 알려졌지만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방송가나 음악PD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것은 장애도 아니고 드라마 취향적인 음악적 성향도 아니었다.그것은 이 아티스트가 꿈꾸고 있는 아름다운 삶에 대한 통찰이 피아노 건반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국내발매된 네번째 앨범 ‘인 마이 라이프’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은 적지 않은 아티스트들의 사랑을 받은 엘튼 존의 ‘위 올 폴 인 러브 섬타임’과 존 레넌·폴 매카트니 콤비가 작곡한 비틀스의 ‘인 마이 라이프’ 리메이크.뒤의 노래는 그가 형과 함께 지내던 골방을 음악으로 가득 채우며 장애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기억들이 아름답게 점철된다. 애절한 바이올린과 하프 선율이 통속적이라 느껴질 즈음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갈 수 없는 깊이가 감지된다.얼핏 들으면 TV드라마 삽입곡으로 귀에 익을만한 멜로디지만 손때묻은 건반음은 날렵하기만 하다.우리 귀에 익은 조지윈스턴이나 데이비드 란츠 류와는 거리를 두는 부분이 있다. 두번째 트랙 ‘러브스 퍼스트 스마일’을 컨이 특별히 한국 팬들을 위해 피아노 솔로로 연주한 보너스 트랙이 마지막에 실려있다.그의 따뜻함은 피아노건반 위에 머무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임병선기자
  • 정부기관-대학-기업체 ‘튀는 시무식’

    ‘새 천년 새 출발’을 다짐하는 시무식이 예년에 비해 사뭇 달라졌다. 발상 전환을 꾀하기 위해 ‘튀는’ 행사를 갖고 ‘용틀임’과 같은 강도높은 포부와 각오를 다지는 곳이 많았다. 경희대는 3일 오전 음대 콘서트홀에서 ‘예술제 시무식’을 가졌다.딱딱한분위기 속에서 총장의 훈시만 듣고 흩어지던 관례를 깼다. ‘비전 2000을 열며’라는 주제로 성악과 교수들이 독창과 오보에를 연주,교수와 교직원들의 갈채를 받았다.합창단의 멋진 성가(聖歌)로 비전 2000년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조정원(趙正源)총장의 새해 인사말은 짧았다. 성균관대는 600주년기념관에서 ‘악수 시무식’을 가졌다.‘좀더 가까워지자’는 뜻에서 홀 중앙을 비어둔 채 사방의 벽면을 따라 3줄로 의자를 배치,입구의 의자 앞에 선 사람부터 차례로 새로 들어오는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눴다.맨 나중에 들어온 심윤종(沈允宗)총장은 이들 모두와 악수를 나눴다.따로 인사말이 필요없었다. 농림부는 ‘발상을 전환해 변화를 주도하자’는 뜻에서 시무식이 시작되자마자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세대 가수 이정현의 테크노 뮤직비디오 ‘바꿔’를 상영했다.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은 시를 낭송했다. 의료 벤처기업인 M사는 98명의 직원 전원이 이른 새벽 서울 양재동의 청계산 정상에 올라 ‘해맞이 시무식’을 가졌다.아침식사도 산 아래 음식점에서 함께했다. 경남 농협의 임직원들도 창원의 비음산 정상에서 ‘풍년제 시무식’를 가졌다.인터넷업체 S사의 직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서울 용산시민공원에서 구보를 하며 각자의 목표를 구호로 외쳤다. 대기업이나 시민단체들의 시무식도 어느 해보다 원대한 포부와 다부진 각오로 가득찼다. 현대와 삼성 등은 “21세기형 조직을 갖춰 미래사업에 1인자가 되자”고 각오를 다졌다.참석한 직원들은 “전쟁터에 나서는 전사들의 비장한 결의모임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올 한해를 시민의 시대로 열어 비정부기구(NGO)들의 거침없는 전진의 시대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프로젝트 앨범 ‘2000 대한민국’

    새 즈믄해다 뭐다 해서 시끄러운 요즘,한국적 힙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프로젝트 앨범 ‘2000 대한민국’이 30일 발매된다. 국내 최고의 래퍼 34명이 총출동해 발매 석달만에 10만장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전작 ‘1999 대한민국’이 IMF에 대한 극복과 세기말에 대한 불안,한국적 랩의 방향을 주제로 했다면 이번 앨범은 새천년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중심으로 힙합 본류에 흐르는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들에 비중을 두었다. 참가자 면면은 전작보다 늘어났다. 허니 패밀리와 디바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양창익이 이끄는 ‘팀’,한국 힙합의 큰 형님격인 이현도,대중적 인기를 누리면서도 동료 래퍼들의 본보기가되고 있는 DJ D.O.C의 이하늘,정통 이스트코스트 힙합의 주역 윤희중 등 오버그라운드 멤버 외에도 한국M-TV JAMS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래퍼로 선정된 언더 최고의 랩아티스트 가리온,주석,다 크루,돕 보이즈,커빈,사이드-비 등 모두 56명이 참여했다. 프로듀서는 전작을 프로듀스했던 양창익과 허니 패밀리가 맡아 전작과의 연결고리 역할을하고 이현우의 ‘꿈’으로 힙합장르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블랙뮤직의 대가 김홍순이 참여해 빛을 발했다. 김홍순이 직접 만든 타이틀곡 ‘비상’은 멜로디를 중시하는 웨스트코스트스타일이 주류를 이룬 국내 힙합계에 정통 이스트코스트 스타일을 뿌리내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강한 비트와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스트링 연주가돋보인다.역시 직설적인 느낌의 공격적인 힙합. 이 앨범에 참여한 팀들이 돌아가면서 ‘문화식민지였던 과거를 거름삼아 당당히 문화 주체자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내용의 랩을 만들었다.보편적인 힙합리듬이 4분의 4박자라면 이 노래는 박자를 더욱 세분화해 변주시켰다. 또 이현도가 무겁고 장중한 사운드에 강렬한 랩을 속사포처럼 쏟아붓는 ‘두 다 라이트 원’,그루브한 비트 위주의 메인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중적인 멜로디와 스트링 선율을 뒤섞어놓은 윤희중의 ‘죄송합니다’,가야금과 대금해금의 선율이 어우러지는 리쌈트리오의 ‘풍류가’ 등 실험정신 역시 도드라진다. 국내 최초로 MP3로 음반을 제작,화려한 각광을 받았던 O.D.C도 재즈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천년의 꿈’을 선보이고 힙합의 잉베이 말름스틴으로불리는 속사포 랩의 대명사 다 크루의 ‘파수꾼’은 가야금 소리에 얹어 1분당 최고 36마디의 랩을 쏘아대는 현란한 묘기를 선사했다.산울림의 ‘아마늦은 여름이었을거야’를 샘플링,듣기 편하고 쉬운 라임(Rhyme)으로 구성한도프 보이즈의 ‘우리 것’도 들을 만 하다. 천리안 GO 20KOREA를 가면 제작현장을 담은 비디오클립,뮤직비디오,수록곡가사해설 등을 만날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SBS인터넷‘넷뮤직 페스티벌’생중계

    SBS인터넷(대표 박찬근)은 16일 오후7시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국내 최초의 인터넷 생중계 가요제인 ‘넷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이 페스티벌은 인터넷으로 참가신청을 접수한 뒤 창작곡 발표,심사위원단의 심사과정,가요제 본행사와 축하공연 등을 모두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공중파와 케이블TV를 통해서는 방영하지 않고 오직 인터넷(www.sbs.co.kr/www.opentown. com)을 통해서만 생중계된다. 한편 SBS인터넷은 14일 케이블TV 음악전문채널 M-net(대표 박원세)와 컨텐츠 업무제휴 협정을 맺었다.앞으로 M-net로부터 동영상 뮤직비디오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엔터테인먼트 코너에서 방영한다.
  • EBS 어린이프로‘숨은 진주’수두룩

    “흑흑…만화 곰돌이가 끝났어요”최근 아이를 둔 주부들끼리 정보를 나누는 PC통신속 주부동호회 어린이방은이같은 엄마들의 흐느낌(?)으로 얼룩졌다.곰돌이란 지난달 27일 종영한 EBS만화 ‘곰돌이와 숲속 친구들’.비디오,그림책,각종 교구 등 어린이용 교재의 홍수를 뻔히 보면서도 만만찮은 가격때문에 선뜻 주머니를 열지 못했던젊은 엄마들은 아이에게 ‘곰돌이…’를 보여주며 지갑의 숨통도 틔우고 양질의 교재에 대한 갈증도 푼 셈이다. 조기교육 바람이 날로 거세지며 사교육비가 허리를 휘게 하는 요즘이지만 비싼 돈 들이지 않고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기며 배울수 있는 유아교육 프로그램의 보고 EBS가 바로 곁에 있다는 건 아는 이만 아는 사실.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으로 번진 ‘빌 아저씨의 과학 이야기’를 필두로,‘미운오리새끼 페오’,‘곰돌이…’ 등 화제작을 잇달아 선보인 ‘만화극장’까지,사교육비 지출을 확 줄여줄 EBS의 ‘숨은 진주’ 몇편을 소개한다. ■빌 아저씨의 과학 이야기 맥가이버 같은 재주꾼 빌 아저씨가 기발한 실험과 관찰로 우리 주변 물리현상들의 원리를 규명해보인다.과학이 실험실속 골치아픈 학문이 아니라 우리 생활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원리라는 걸 일러주는 프로.예를 들어 풍선을 입으로 불지 않고도 부풀릴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빌 아저씨는 주방에서 패트병,식초,베이킹 소다를 끌어모은다.병속에식초를 붓고 풍선속에 베이킹 소다를 넣은 뒤 풍선을 패트병 입구에 씌워 거꾸로 세우면 소다가 식초와 합쳐지며 이산화탄소가 발생,풍선이 부풀어오르는 것.미국 시애틀의 공영방송사 KCTS가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공동제작한 이 프로는 화려한 뮤직비디오,그래픽,특수효과로 눈이 지루할새가 없다.월∼수오후 6시55분. ■꼬마 거북 프랭클린·원시소년 크로 EBS의 만화들은 유행하고 있는 텔레토비,젤라비,노디,피카추 등 유아용 프로들과 견줘 질적으로 앞서면 앞섰지 뒤질것 없는 수작들.앞서의 ‘곰돌이…’나 ‘…프랭클린’ 등의 비디오를 아마존 같은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려면 1시간짜리 하나에 만원씩은 줘야 한다.‘만화극장’ 시리즈로 편성된 ‘…프랭클린’(수∼토 하오 4시20분)은귀여운 거북이 프랭클린이 날마다 일으키는 해프닝들을 통해 차츰 세상에 적응,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만화로 배워요’ 시리즈인 ‘…크로’(월,화 오후 5시)는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고아가 된 크로마뇽인 소년 크로가 한단계 더 미개한 네안데르탈인 집에 입양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과학원리를 깨우치게끔 만들어졌다.크로의 친구였던 매머드 필이 빙하속에 갇혔다가 20세기 과학자 세실­마이크에 의해 해동되면서 수만년전얘기를 둘에게 털어놓는 수법으로 선사시대와 현재를 가로지르는게 재미있다. ■컴퓨터는 내친구 본격 정보화시대의 개막을 맞아 여기저기서 컴퓨터 관련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학원도 우후죽순이지만 이 프로 하나면 훨씬 저렴하게 컴퓨터의 ABC를 마스터 할수 있다.월요일 하드웨어,화요일 소프트웨어,수요일 멀티미디어,목요일 인터넷 등 요일별로 조목조목 컴퓨터를 해부한다.쉽고부담없는 초급자용.월∼목 오후 5시40분. 손정숙기자 jssohn@
  • [리뷰] MBC‘로그인 H.O.T쇼’…맹탕 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21일 저녁 방영된 MBC의 ‘로그인 H.O.T쇼’를 일컫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공중파 방송에서 특정 가수의 이름을 딴 쇼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일체의 기획을 맡긴 것 자체가 파격에 가까운 일.손쉽게 10대 팬을 브라운관 앞에 불러모으려고 방송사와 방송인들이 국민 재산인 공중파를 기획사에 팔아치웠다는눈총을 받기 쉬웠다. 방송사와 방송인의 책임의식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당연한 수순. MBC는 H.O.T의 소속사 S.M엔터프라이즈가 이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언론 등에배포했을 때 즉각 불쾌한 반응을 보인 뒤 S.M측의 기획안을 충실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어설프기 그지 없었다.쇼는 멤버 강타의 어린 시절음악에 대한 열정을 지폈던,수연을 둘러싼 토니와의 라이벌 관계를 동화 수준으로 그린 ‘드라마 클릭’,기성세대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10대 문화를풀어보는 ‘부자퀴즈’등으로 꾸며졌다. 멤버들의 아버지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촬영한 식이었다. 기성세대와의 간극이 상식퀴즈로 좁혀진다고 믿고 깔깔대는 순진함이 안쓰럽기만 했다.‘가을의 전설’도 그야말로 어설픈 개그맨 흉내내기에 그친 것은마찬가지였다. ‘서베이 H.O.T’란 코너는 이 겨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을 청소년들에게 물어보았다고 했으나 설문조사 내용은 일체 소개하지 않는 용감함을 보였다.대신 ‘마음껏 춤을 배워 보고 싶다’는 꿈이 1위로 나왔다며 같은 기획사 소속인 S.E.S,플라이 투 더 스카이 멤버들과 함께 춤동작 몇가지 배워보는 것으로 때웠다.기획사의 소속 가수 끼워팔기식 홍보전략에 방송사는 속수무책인 셈이었다. 이들의 음악에 관한 정보도 립씽크로 일관한 ‘아이야’등 몇곡을 소개한 뒤방송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는 뮤직비디오‘투지’를 보여준 것이 고작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는 H.O.T를 90년대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받들어온 이들을실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H.O.T측의 기획미비보다 더 비판받아야 할 것은 방송사와 방송인의 책임의식 방기다.‘10대가 바라보는 10대의문화프로그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 앞서 따져보고 새겨야 할 일은,공중파가 방송사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내년 가을‘국제미디어축제’개최

    예술과 과학기술,산업이 어우러지는 국제미디어종합축제가 내년 가을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내년 9월 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정도 600년 기념관,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미디어-시티 서울 2000’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구촌시대의 디지털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문화예술·관광·생활환경·신산업을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서울을 세계의 정보와 문화가 모이는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취지다. 이 축제에서는 특히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백남준씨가 명예조직위원장을 맡아 미디어를 매개로 한 영상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우선 국내외 정상급 작가들이 참가하는 ‘인터내셔널 미디어 아트쇼’가 눈길을 끈다.컴퓨터·비디오·오디오 등 미디어에 예술가의 창의력을 접목시킨작품들을 통해 서울이 시간과 공간의 벽을 뛰어넘는 ‘넷-시티’(net-city)로 재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전시장을 벗어나 지하철·전광판·공중화장실 등에도 작품을 전시,일상생활에서 미디어를 이해할 수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예술·과학·산업 등 이질적으로 발전해온 영역들이 미디어를 매개로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미디어 플라자’프로그램도 마련된다.이를 위해 가상현실을 이용한 의사소통,홀로그램의 산업 및 예술에의 활용가능성,몸에 착용할 수 있는 컴퓨터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미디어 작품이나제품을 제작·전시하는 ‘트라이앵글-예술 과학 산업의 만남’을 열고 영화·광고·방송·뮤직비디오·애니메이션·게임 등 첨단 미디어산업의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SFX스튜디오’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밖에 가족단위로 작품과 놀이를 통해 멀티미디어 및 디지털 세계를 이해하는 ‘디지털 앨리스’,미디어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버 스테이션’이 운영되고 학술행사도 열린다. 서울시는 내년을 시작으로 2년마다 한번씩 비엔날레 형식으로 축제를 개최하는 한편 내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기간에는 세계적인 축제로 꾸밀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축제를 계기로 국내 컨텐츠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는것은 물론 도시환경과 문화수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한밤의 TV연예 ‘시청자 우롱 정도 넘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참을 수 없는 경망스러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SBS만의 문제도 아니지만 지난 11일 밤 방영된 ‘한밤의 TV연예’는 시청자를우롱하는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 이 프로의 최대 장점은 생방송으로 진행돼 속보성에서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런 장점을 취한 결과 갖가지 실수로 시청자를 괴롭히는 결과를초래하고 있다.더구나 비슷한 실수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제작진의 방송에 임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이날 한 MC는 개그맨 신모씨가 영화촬영하는 화면을 보면서 “웃기는 연기아니예요”라고 비아냥대고 상대MC는“정말 웃기네요”라고 화답했다. 신씨를 인터뷰한 리포터는 시청자의 귀를 자꾸 거스르게 하는 하이톤 발성을 계속해 심야방송임을 망각한 것은 아닌가 의심됐다.방송가 말로 ‘오디오가 안되는 수준’이었다.암기한 리포트 내용을 잊은 채 한순간 카메라를 멍하니 쳐다보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신씨를 소개하며 MC와의 개인적 관계를 부각시키려는 듯 MC에게 은근한눈길을 보내기도 했는데 방송이 연예인들의 장난거리로 전락한 느낌을지울 수 없었다. 스튜디오에 나온 영화배우 한모씨는“밤 늦은 시간에 나와서인지”(한씨 자신의 말)도무지 정신이 없어보였다.제작진이 그를 황급히 ‘모셨다는’것이확연할 정도로 방송준비가 안돼 있었다.시청자는 안중에도 없었고 계속 껄껄거리며 심지어는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다. 창사특집이란 꼬리표를 무색하게 한‘뮤직비디오 특집’또한 준비부족을 드러냈다.한 신인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에서 홍콩 여배우 오천련을 쫓아다니며 역겨운 찬사를 늘어놓았다. 또 종합유선방송위원회에서 방영불가 판정을 받은 뮤직비디오의 선정적이고폭력적인 장면들을 안방에 중계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폭주족들이 가수의 등을 쇠막대로 내려치고 여가수가 욕조 안에서 선정적인 포즈를 취하는장면 등이 여과없이 전달됐다. 앞에서 지적한 잘못들은 단순히 ‘시간에 쫓긴다’는 변명으로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더욱 충실한 사전제작과 검토가 필요하다. 임병선기자 bsnim@
  • 셰익스피어 ‘튀는 뮤지컬’로 만난다

    세기말의 영향일까.올 한해 연극계에는이상과열로 비춰질 정도로 셰익스피어 바람이 거셌다.‘셰익스피어 재해석’혹은 ‘비틀기’를 내세운 이 작품들가운데는 참신한 시각과 실험성이 제대로 빛을 발한 무대도 여럿 있었으나치기어린 모험심으로 어설프게 막을 내린 작품도 없지 않았다. 올해의 이같은 셰익스피어 열풍을 마무리할 대작 뮤지컬 2편이 11월 나란히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11일 호암아트홀에서 시작하는 서울뮤지컬컴퍼니의 ‘록 햄릿’(조광화 각색·전훈 연출)과 20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막올리는 서울예술단의 ‘태풍’(이윤택 각색·연출).두 작품 모두 원작을재구성한 스토리상의 파격과 독창적이고 특징있는 음악 색깔로 기대를 모은다. ■록햄릿 서울뮤지컬컴퍼니가 2년여의 작업끝에 선보이는 ‘록 햄릿’은 30대 극작가와 연출가의 젊음과 패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다.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대신 에피소드 중심으로 극을 구성하고,거기에 젊음의 반항과 광기로 대변되는 록사운드를 입혀 ‘메탈 뮤지컬 오페라’를 표방했다.또 원작과 달리 친남매인 레어티즈와 오필리어의 관계에 근친상간을 암시하는이미지를 덧씌워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감각적인 색감과 입체적인 장치들로 뮤직비디오같은 분위기의 무대를 꾸민다는 계획이다. 제작진은 “방황하는 젊은이의 모델인 햄릿과 본성에 충실한 사회적 인물 레어티즈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21세기 바람직한 청년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가수 신성우 리아가 햄릿과 오필리어역을 맡았으며,두차례 오디션을 통해 김원준 정영주 유원서 송용진등이 캐스팅됐다.12월12일까지.(02)562-2600. ■태풍 ‘햄릿’‘리어왕’등 일련의 셰익스피어 연작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까지 돌풍을 일으킨 연출가 이윤택이 지난해 뮤지컬 ‘바리’로 새로운가능성을 보여준 서울예술단과 손잡고 만드는 야심작.셰익스피어의 마지막작품인 ‘태풍’은 간신들의 모함으로 섬에 유배된 충신 프로스페로가 마법의 힘으로 알론조왕의 아들과 자신의 딸을 결혼시킴으로써 구세대의 정치적음모로부터 화해와 희망을 싹틔운다는 줄거리이다.이윤택은 “셰익스피어의세계관이 종합적으로 녹아 있는 이 작품을 통해 20세기의 혼돈과 불안을 청산하고 새 세기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우리식 총체극에 천착해온 연출가는 이 작품에서도 귀천무·선무 등 전통 안무를 가미하고,범패·정가·태평가 등을 체코 작곡가의 음악과 조화시켜 ‘한국적 대형음악극’을 모색하고 있다. ‘이 시대의 해설자’인 프로스페로 역에 원로배우 신구를 영입하고,남경주이정화 유희성 송용태 등 뮤지컬 전문배우,박일규(안무)신선희(무대미술)최형오(조명)등의 탄탄한 스탭으로 최고의 앙상블을 기대하고 있다.28일까지.(02)523-0986. 이순녀기자 coral@
  • 만화‘오디션’인기 고공비행

    전문직업의 세계를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그것도 만화라는 작업을 통해. 천재음악 소년 4명이 우연한 기회에 ‘재활용밴드’라는 보컬그룹을 결성,전국에서 모인 쟁쟁한 그룹들과 토너먼트 대결을 벌여 가수로 입문하는 과정을 그리는 만화 ‘오디션’(천계영,서울문화사)이 최근 4권을 내고 인기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전문지식이 없어 많이 고민했다.음악하는 이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비디오자료들과 책들을 뒤지고 스크랩하고 공연을 쫓아다니고.만화가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그는 전화 받지 않고 집에 가지 않고 하루 15시간 가까이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천씨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광고기획사를 다니다 ‘때려치운 뒤’문하생이나 동호회를 거치지 않고 데뷔한 경력으로 유명하다.제2회 윙크 신인만화공모전에 ‘탤런트’로 대상을 수상해 이름이 알려졌다.97년에는 남자 주인공 현겸이를 여학생들의 우상으로 만든 ‘언플러그드 보이’를 히트시켰다. ‘오디션’의 인기 비결은 화려한 캐릭터 발굴에 있다. 항상 눈을 가린 헤어스타일이지만 머리칼을 넘기면 레이저빔이 발사될 것 같은 눈빛의 리더겸 기타리스트 국철과 어떤 곡이든 한번 듣고 악보에 옮기는능력의 소유자 장달봉,여자같은 외모의 백인혼혈로 대단한 리듬감을 자랑하는 류미끼,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으나 조울증을 앓는 황보래용 등 4명의 캐릭터가 10대의 감성을 두드릴 만 하다. 그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해에만 3억원이라는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H.O.T의 뮤직비디오,풍선껌 캐릭터 사업권 양도로 올린 수입이다.지난 5월캐릭터 사업권을 공개입찰에 부쳐 만화를 연재하는 서울문화사를 탈락시킨일은 만화계에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2001년까지 ‘오디션’을 10권으로 마무리 하고 미국에 그림을 공부하러 갈 계획이다. 임병선기자
  • [방황하는 오빠부대] (상) 빗나간 스타사랑 광기의 공연장

    인기 연예인들에 대한 일부 청소년들의 맹목적인 우상화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오빠부대’로 표현되는 10대들의 빗나간 ‘스타사랑’이 사고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최근들어 청소년들의 비뚤어진 스타 우상화는 테러와 스토킹,오물투척,협박편지,유언비어 유포 등으로 이어져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10대들의 빗나간 스타사랑을 상하로 짚어본다. 지난 18일 인기그룹 HOT 공연 도중 여학생팬 200여명이 흥분한 나머지 졸도해 76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이날 저녁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10대 청소년 4만명이 몰린 가운데 열린 공연도중 멤버 문희준이 빗물에 미끄러져 무대에서떨어진 뒤 병원으로 옮겨지고 그 뒤 그룹멤버들이 피를 흘리는 모습이 담긴뮤직비디오가 방영되자 열광하던 여학생들이 집단 발작을 일으켰다. 이들은응급치료를 받은 뒤 다음날 모두 퇴원했다. 이에 앞서 HOT의 지난 1월 세종문화회관공연에서는 여고생 이모양(18·서울P고2년) 등이 몰려든 인파에 깔려 다치기도 했다. 일부 극성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경쟁자연예인에게는 살해 협박편지를 보내거나 공연장에서 오물을 던지는 등 행패로까지 이어졌다.지난 2일 5인조 여성댄스그룹 ‘베이비복스’의 멤버인 간미연양(17)에게 ‘살해협박편지’가 배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사귄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극성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집과 사무실,방송국 등에서 며칠씩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혈서와 유서를 써 보내는 등 ‘우상화 신드롬’은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맹목적인 열광은 억압된 심리를 표출할 수있는 공간이 없는데다 스타에 대한 동일시가 지나쳐 생긴 병적인 상태”라면서 “일부 업체들이 청소년들의 ‘광기’를 교묘한 상술로 이용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서울대병원 정신과 홍강의(洪剛義)박사는 “청소년들의 맹목적인 열광이 심각해 지면 우울·불안·자살충동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청소년이 참가하는 연극이나 노래,춤 등의 공연기회를늘려 스타를 통한 대리만족에 대처할만한 활동무대를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수서경찰서 방범과 관계자는 “인기그룹 공연의 경우 매번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지만 이벤트 업체들이 자신의 수익만을 위해 안전조치나소방서와 경찰서와의 협조없이 강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