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0주년-디지털혁명]김성진·최현자 부부의 한주일 ‘디지털 삶’
■미리보는 ‘유비쿼터스 생활’
디지털 기술발전이 우리 생활에 ‘삶의 질’ 혁명을 불러오고 있다.향후 몇년안에 가정의 ‘디지털 홈’은 물론 차량의 ‘텔레매틱스’,사람을 대신할 ‘지능형 로봇’ 등 사람과 IT가 접목된 보다 편리한 생활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아파트에는 첨단IT가 적용된 가전 기기들이 자리하고,차량안에는 이동 사무실용 IT 기기가 장착된다.휴대전화를 통해 인터넷과 방송에서만 볼 수 있던 동영상 영화 및 방송도 선명한 화질로 보게 된다.‘언제 어디서나’ IT기기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뜻이다.최첨단 IT기술은 이같이 공상 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삶을 현실로 이끌고 있다.2∼3년이면 친숙하게 다가올 우리의 일상을 30대 후반인 김성진·최현자씨 부부를 통해 짚어 본다.
#월요일,출근길 안내
2006년 7월 16일,김씨 부부의 하루 첫 일과는 모닝커피 한잔으로 시작한다.커피포트에는 지능인식 코드가 있어 출근준비 중에 커피를 끓이고,설탕과 프림을 탄 뒤 이를 알려 준다.
김씨의 가정은 이처럼 모든 IT 기기를 시간과 공간에 구애됨 없이 이용 가능한 ‘디지털 생활’이 가능하다.김씨는 IT벤처 사장이고,아내 최씨는 고등학교 교사다.김씨 가정은 보편화한 ‘유비쿼터스 시대’를 살고 있다.
출근전 김씨의 고민은 출근길을 어떻게 잡느냐이다.강남에서 회사가 있는 광화문까지 여러 갈래의 출근길이 있다.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이래서 출·퇴근길 친구다.김씨는 KTF의 텔레매틱스 전용 브랜드인 ‘케이웨이즈(K-ways)’에 가입해 있다.국내시장에서는 벌써 자동차업계와 이동통신사의 경쟁이 불붙어 각종 서비스가 쏟아진다.
김씨는 출근길 안내 외에도 이날 거래처와의 점심 약속장소를 케이웨이즈를 통해 서비스받았다.차량안에 있는 ‘주변 시설물 찾기’를 이용했다.
#화요일,회사에서 집 애완견 먹이 주기
오늘은 늦은 시각까지 야근이다.아내 최씨는 외출 중이어서 집에 없다.집에 혼자 있는 애완견 생각에 이동전화기로 HNSN(디지털홈 플랫폼)에 접속,애완견의 모습을 보았다.그리고 원격 급식기능을 선택해 먹이를 준다.잘먹는 모습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늦어서 도저히 안되겠다.나머지는 집에 가서 해야지.” 김씨는 회사 컴퓨터에 하던 일을 저장하고 사무실을 빠져 나온다.
집 근처에 와서는 휴대전화의 원격제어를 이용,귀가모드를 선택했다.집안 조명이 들어오고 커튼이 열리며,텔레비전도 켜진다.현관에 들어서면 집안은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다.집에 온 김씨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홈 패드로 ‘자동요리’를 설정한다.가스오븐이 요리 특성에 맞게 익히는 시간을 자동조절한다.김씨는 저녁을 먹은 뒤 원격제어를 사용,회사 PC에 저장한 파일을 자신의 PC에서 열고 보고서를 마무리 짓는다.한가해진 김씨는 TV 리모컨을 이용해 KT의 홈 네트워크 서비스인 ‘홈앤’ 메뉴에서 VOD(주문형 비디오) 영화서비스를 선택한다.커튼이 닫히고 조명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어두워진다.
#수요일,“부모님 방문하셨다.”
아내 최씨는 학교에 출근한 뒤 “집에 들렀다.”는 친정 부모님의 연락을 받았다.현관에 온 부모님이 현관문 인터폰을 누르자,학교에 있는 최씨의 휴대전화로 촬영된 영상과 함께 문자 메시지가 전송된다.현관 ‘도어폰’을 통해 음성통화를 한 뒤,최씨는 휴대전화로 현관문을 열어준다.
집안으로 들어온 부모님은 PC를 이용,인터넷으로 연결된 원격건강 체크 시스템에 접속한다.원격건강 체크 단말기는 혈압과 혈당,심전도,맥박,체온 등 5개 항목의 생체 리듬을 체크한다.결과는 e-메일을 통해 주치의에게 전달된다.
퇴근한 최씨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버지의 생신날을 떠올린다.‘뭘 선물해 드릴까.’ 고민하던 최씨는 TV(T-Commerce)를 통해 선물을 고른다.용돈도 함께 TV(T-Banking)로 송금한다.
#목요일,퇴근길 월드컵 중계
김씨는 아침 6시30분 일어나자 마자 TV를 켰다.뉴스를 보다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 TV 리모컨에 있는 신문 버튼을 눌렀다.화면 가득히 서울신문 아침판 내용이 신문 형태로 뜬다.하단 광고면에선 동영상 가전제품 광고가 눈길을 끈다.
퇴근길에는 SK텔레콤의 통신·방송융합 서비스인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를 틀었다.오늘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팀과 독일과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위성DMB란 최고 시속 150㎞의 이동 중에도 휴대전화 및 차량용 단말기로 선명한 동영상 화면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토요일,가족 나들이
김씨 부부는 오랜만에 강원도 원주로 가족 나들이길에 올랐다.김씨는 아내가 운전하는 가운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차량에 장착된 이동기기(휴대전화 등)로 월드컵 경기를 시청했다.공휴일에다가 여름 휴가철이어서 고속도로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무료하지 않게 목적지에 도착했다.그는 야외에서 위성DMB의 휴대전화를 이용,최근 인기를 끄는 드라마를 시청했다.어느새 위성DMB가 ‘손안의 TV’로 바뀐 것이다.이 서비스는 채널이 다양해 뮤직비디오와 스포츠·영화·증권정보·뉴스 등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유비쿼터스’ 구현 프로젝트 ‘U코리아’ 시동
김성진씨 부부와 같은 ‘유비쿼터스’(ubiquitous) 생활은 관련 IT 인프라에다가 서비스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유비쿼터스 사회란 사물이 지능화하고 네트워크화해 사람과 사람,사물과 사람,사물과 사물간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세상’의 도래를 뜻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미래 IT 전략사업의 하나로 ‘유비쿼터스 사회’ 구현 프로젝트를 수립,추진 중이다.참여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07년까지를 1차 기간으로 정했다.
프로젝트명은 ‘u코리아’.그동안 정부가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화 확대에 주력했던 ‘e코리아’ 전략보다 한 걸음 진보한 정책이다.
‘u코리아’는 신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IT839 전략’으로도 요약된다.이 것은 홈 네트워크·텔레매틱스 등 8대 신규 IT서비스,광대역통합망(BcN) 등 3대 차세대 인프라,디지털 TV·지능형 로봇 등 9대 신성장동력 산업이 맞물려 IT산업 발전을 선순환 구도로 잡아가겠다는 육성책이다.
예컨대 3대 인프라의 핵심인 BcN은 올해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BcN 구축을 위해 정부예산 1600억원을 포함,민·관 공동으로 3300억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IT839’ 전략으로 지난 해 208조원대인 IT 연생산을 2007년엔 380조원으로,576억달러인 수출을 11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