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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두율칼럼] 축구의 사회학

    [송두율칼럼] 축구의 사회학

    6월9일 독일 뮌헨에서 시작해 7월9일 베를린서 끝나는 이번 월드컵경기는 명실공히 ‘세계화’된 축구의 축제다. 현재 191개 유엔회원국보다 많은 207개 회원국을 거느린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독일 월드컵은 출전국은 물론, 그러지 못한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까지 매체를 통해 중계되는 경기를 보며 한달 동안 밤낮으로 열광할 것 같다. 중국이 원조로 알려진 축구가 영국을 시작으로 해서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오늘에 이르렀지만, 체조를 국민스포츠로 여겼던 독일은 19세기말까지만 해도 축구를 ‘비독일적 영국경기’라고 폄하했었다. 미식축구, 야구와 농구에 비하면 변방적인 위치를 지녔던 미국의 축구도 특히 중산층자녀를 중심으로-자녀교육에 극성스러운 엄마를 ‘축구엄마’(soccer mom)라고까지 부를 정도로-그동안 꾸준히 확산되어 이제 월드컵 본선에까지 진출할 정도로 성장했다. 다른 어떤 운동경기보다 스포츠, 사회, 경제, 언론매체 그리고 정치가 서로 얽혀있는 구조를 잘 보여주는 축구는 사회의 집단적 정체성을 강하게 각인하지만 동시에 극히 모순적인 모습도 드러낸다.1954년 스위스대회(베른)에서 독일이 우승을 차지, 패전후의 국민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준 경우는 물론,2002년 한국의 ‘붉은 악마’ 응원단이 보여주었던 분위기는 분명 축구가 강력한 사회통합의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었다. 그러나 축구는 또 배타적인 인종주의나 편협한 애국주의를 폭발적으로 일거에 분출시켜 심지어 국가간의 전쟁을 유발한 경우도 있었다.1969년에 열린 중미지역 예선전에서 비롯된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간의 무력충돌이 바로 그러한 예다. 그러나 축구는 또 지금 자주 이야기되는 ‘세계화’의 특징적인 모습도 잘 보여주고 있다. 식민주의의 경략(經略)이 비교적 오랜 영국이나 프랑스와는 달리 독일에서는 지금까지 검은 피부색을 지닌 선수를 독일의 국가대표로서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는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또 한국은 물론, 같은 조에 속한 토고의 감독도 역시 백인이다. 이와 더불어 축구선수는 이미 지역적이거나 국가적 우상이 아니라 ‘지구촌’의 우상이 되었다. 또 영국의 축구스타 베컴처럼, 축구선수는 젊음과 건강을 표상(表象)하는 몸이 문화적 삶의 중심에 자리잡은 ‘탈현대’의 화신이기도 하다. 의심할 것 없이 월드컵 축구경기는 올림픽과 더불어 상업성이 가장 짙다. 이의 로고 사용권을 둘러싼 그치지 않는 법적 공방이 있긴 하지만 상품으로서의 월드컵 축구경기는 경기시작 오래 전에 이미 손익계산을 끝낸다. 축구는 또 정치와 자주 비유되어 이야기된다. 선수는 장관으로, 감독은 대통령이나 총리로, 통치 스타일도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남미식이냐, 아니면 팀의 조직력을 중시하는 유럽식이냐는 비유로서 설명되기도 한다. 원래 유희로서 시작된 축구는 마침내 ‘세계화’ 속에서 이렇게 복잡한 과제를 안게 된 ‘엄중한 경기’(serious game)가 되었지만, 그래도 축구의 본원(本源)에 대해서 한번쯤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축구공은 둥글다. 심판관은 불공평할 수 있지만, 개인기와 조직력을 결합하는 전략과 전술, 그리고 경기의 행운을 좇는 둥근 축구공은 공평하다. 이번 독일 월드컵 대회에서 4년 전 그때의 열광과 환희를 직접 현장에서 기대해본다.“비상(飛上)중에도 공중에서 두 손의 온기를 계속 지닌 둥근 너, 원래처럼 걱정 없구나”라는 구절로 시작해서 “그래서 높이 손으로 받쳐 든 우승컵 안에 무엇보다도 빠르고, 단순하며, 꾸밈없는 온 자연이 채워지길 기대하고 희망하네”라는 구절로 끝나는 독일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축구에 대한 시를 떠올린다.
  • 프랑스 최종엔트리 ‘2002 멤버’가 절반

    독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는 프랑스가 14일 2002한·일월드컵 멤버 12명을 포함한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프랑스 레이몽 도메네쉬 감독은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실뱅 윌토르, 지브릴 시세, 파비앵 바르테즈 등 한·일월드컵 멤버를 중용했다. 엔트리 대부분은 독일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뛰었던 선수들로 큰 이변은 없었다. 해외파는 13명으로 프리미어리거가 8명으로 가장 많다. 새로운 인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의 오른쪽 수비수 파스칼 심봉다와 프랑스리그 올림피크 마르세유 공격수 프랑크 리베리 2명뿐이었다. 심봉다는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오른쪽 풀백상’을, 리베리는 프랑스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받은 것이 발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전 골키퍼 자리가 위태로웠던 노장 바르테즈는 경험을 중시하는 도메네쉬 감독의 영향으로 주전 자리를 다시 한번 꿰찼다. 도메네쉬 감독은 “책임의 무게를 느낀다. 쉽지 않았고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은 선수의 재능과 큰 무대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GK 파비앵 바르테즈(마르세유) 그레고리 쿠페(리옹) 미카엘 랑드로(낭트) DF 에릭 아비달(리옹) 장-알랭 붐송(뉴캐슬) 파스칼 심봉다(위건) 윌리엄 갈라스(첼시) 가엘 기베(모나코) 윌리 사뇰(바이에른 뮌헨) 미카엘 실베스트르(맨유) 릴리앙 튀랑(유벤투스) MF 비카슈 도라수(파리생제르맹) 알루 디아라(랑스) 클로드 마켈렐레(첼시) 플로랑 말루다(리옹) 파트리크 비에라(유벤투스)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FW 지브릴 시세(리버풀) 티에리 앙리(아스널) 프랑크 리베리(마르세유) 루이 사하(맨유)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 실뱅 윌토르(리옹)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FIFA선정 준비된 영웅들] (3) 독일 루카스 포돌스키

    제18회 월드컵을 개최하는 독일은 ‘폴디’ 루카스 포돌스키(21)의 어깨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허브 스티븐스(로다JC 감독)는 그를 가리켜 ‘젊은 요한 크루이프’‘젊은 라이언 긱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폴란드에서 태아난 포돌스키는 18세 때인 지난 2003년 혜성처럼 독일프로축구(분데스리가)에 나타났다. 프로 데뷔는 그해 1월22일. 당시 분데스리가 2부리그로 밀려나는 것을 막으려고 용을 쓰던 FC쾰른의 감독 마르셀 쾰러는 우연히 클럽 청소년팀 명단에서 포돌스키를 발견했고, 그를 즉시 경기에 투입했다. 쾰른은 결국 03∼04시즌을 ‘2부리그 강등’으로 끝냈지만 대신 얻은 건 ‘포돌스키’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였다. 포돌스키는 모두 19경기에 출전,10골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43년 역사상 18세 이하의 선수가 기록한 최다골. 포돌스키는 04∼05시즌에서 무려 24골을 몰아치며 팀을 다시 1부리그로 올려놓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건 물론 독일대표팀의 샛별로 등장했다. 시즌이 개막도 하기 전인 6월6일 대표팀을 이끌던 루디 러 감독은 헝가리와의 A매치 후반 포돌스키를 교체 투입했다. 최연소 대표팀 선수로 출발, 이후 ‘폴디’라는 별명으로 대표팀 그라운드를 누비던 포돌스키는 유로2004 출전으로 국제무대 경험을 다진 뒤 이듬해 컨페더레이션컵스에서는 3골을 올리며 자신의 주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현재까지 A매치 기록은 15경기 출장에 7골. 80년대 독일대표팀을 이끈 공격수 칼 하인츠 루메니게를 연상케 할 만큼 문전에서의 뛰어난 발재간과 골 결정력,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저돌성 등을 인정받았다. 쾰른과 포돌스키의 계약기간은 오는 2007년까지. 그러나 올시즌 막판 무렵부터 그에게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중인 잉들랜드의 웨인 루니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나선다면 더 강력하겠지만 그에 견줘 포돌스키는 20대답지 않은 ‘노장의 꾀’까지 갖추고 있다.”고 둘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포돌스키는 “내가 국가대표팀에서 뛸 때마다 올리버 칸, 그리고 미하엘 발라크 같은 선배들을 눈여겨본다.”면서 “그들에겐 참 배울 게 많다.”고 겸손함까지 잊지 않고 있다. ●1985년 6월4일 폴란드 글라이비츠 출생 ●체격:180㎝ 81㎏ ●소속팀(포지션):FC쾰른(포워드) ●경력:분데스리가 FC쾰른 데뷔(2003년 1월) 통산 81경기 46골 ●A매치 성적:15경기 7골 (2004년 6월6일 헝가리전 데뷔)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월드컵 D-30] “경험·투지 조화시켜 또 다른 역사 쓰겠다”

    [월드컵 D-30] “경험·투지 조화시켜 또 다른 역사 쓰겠다”

    독일월드컵을 30일 앞둔 태극전사 10명의 출사표는 비장하다. 온 국민의 시선이 쏟아질 월드컵 출전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그라운드에 뼈를 묻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2002한·일월드컵의 신화를 재현하려는 태극전사들의 각오를 들어봤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태극전사 10인 출사표 ●박지성(25·MF·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소한 16강 진출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 물론 상대가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도 이제는 많은 경험을 쌓았고, 실력있는 후배들도 더 많아졌다.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지지 않겠다는 정신은 우리 민족의 특징이고 장점이다. ●이영표(30·DF·토트넘 홋스퍼) 프리미어리그가 끝났지만 부상은 없다. 매 경기가 빅매치였고, 그만큼 큰 경기에 대한 경험과 자신감이 현재의 큰 무기다. 티에리 앙리(프랑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토고) 등과도 붙어봤다. 훌륭한 공격수들이다.1대1 상황을 주지 않는 철저한 협력수비의 중심에 서겠다. ●이운재(33·GK·수원) 대표팀 주장이 된 다음에 맞는 첫 월드컵인 만큼 히딩크 감독 시절에 못지않게 단합과 투지를 북돋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 대표팀은 젊고 투지 넘치는 선수들과 경험이 풍부한 고참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극한의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도 있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김동진(24·DF·FC서울) 축구 인생에 있어 꿈이었던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된다면 무한한 영광이다. 강한 체력과 스피드를 활용한 프레싱으로 16강 이상의 성적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포지션이 겹치는 이영표 선배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 ●조원희(23·DF·수원) 우리 대표팀은 나이 먹은 선배들과 젊은 선수들 간의 조화가 좋다. 또 뛰어난 체력도 우리가 지닌 무기다. 남은 기간 조직력만 좀 더 보완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남일(29·MF·수원) 대표팀의 강점은 무엇보다 경험이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의 수가 2002년보다 훨씬 많다. 빅리그에서 뛰는 박지성, 이영표 같은 선수들은 든든하고 무게감이 느껴진다.2002년 대표팀보다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팀 분위기도 훨씬 활기차고, 도전적인 부분도 긍정적이다. 선배로서 걸맞은 모습을 보이겠다. ●김두현(24·MF·성남) 월드컵 첫 출전을 앞두고 무척 설렌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선수 입장 터널을 빠져나올 때면 방금 90분을 뛰고 나서 또 뛰라고 해도 의욕이 생길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꼭 이겨보고 싶다. 지성이 형과 포지션이 겹치지만 단 10분을 뛴다 해도 골을 넣고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 ●이호(22·MF·울산) 축구 팬에 불과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 경기를 요즘 다시 보면 ‘선배들이 정말 사력을 다해 뛰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기동력이나 조직력도 뛰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 팀에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선배들을 잘 따르고 한 발짝 더 뛴다면 다시한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최진철(35·DF·전북) 2002년 4강신화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젊은 후배들이 이번에도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16강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내 자신도 90분간 우리와 상대 젊은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 내 뒤엔 아무도 없다는 각오로 중앙수비수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건 물론, 공격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천수(25·FW·울산) 대학생이었던 한·일월드컵 때는 뭘 해야 할지도 모른 채 패기만 갖고 밀고 나갔다. 그러나 이젠 월드컵에서 어떻게 경기를 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생각이 뚜렷하다. 공격수인 내게는 골을 넣어야 할 책임이 있다. 프리킥, 슈팅 등 모든 걸 준비하고 있다.4년 전처럼 의욕을 끌어올리면 올해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아드보카트호 본격 항해 “모든 준비는 끝났다. 오는 6월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일만 남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달성 이후 4년을 기다려온 한국축구대표팀이 신화 재현을 위해 다시 출발한다. 오는 6월10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치러질 개최국 독일과 코스타리카전을 시작으로 개막할 독일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은 꼭 30일. 우여곡절 끝에 딕 아드보카트(59) 감독 체제로 다듬어진 한국대표팀도 이제부터 월드컵 본선 무대를 향해 본격 항해에 들어간다. 16강을 넘어 8강 진출을 1차 목표로 월드컵 항해에 나설 ‘아드보카트호’의 첫 현안은 11일 23명의 최종 엔트리 발표. 지난해 9월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이후 8개월 만에 찍는 화룡점정인 셈이다. 이어 14일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집결,27일 베이스캠프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향해 장도에 오르기 전까지 마무리 담금질을 펼친다.23일과 26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네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 감독직은 커다란 도전이다. 내가 한국팀을 맡은 이유는 도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고 취임 일성을 내뱉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어수선했던 대표팀을 빠르게 안정 궤도에 올려놓으며 강한 신뢰를 얻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 못지않은 카리스마로 분위기 쇄신에 성공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취임 이후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며 최적의 전술과 시스템을 완성해 왔다. 줄곧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며 변화를 꾀한 그는 히딩크 감독조차 해답을 찾지 못한 포백 수비의 접목을 꾸준히 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또 “월드컵 4강 멤버라도 정신력이 해이해졌다면 집에서 쉬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하고,“한국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등 변화무쌍한 언변도 화제를 낳았다. 이제 ‘아드보카트호’가 어떤 과정을 통해 신화를 재현할지, 전 국민적인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G조는 지금 독일월드컵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G조의 한국과 프랑스, 토고·스위스 등 4개국의 전력 분석팀은 ‘안테나’를 더욱 바짝 세웠다. 각국 주력선수들의 부상과 회복, 대체선수들의 윤곽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앙리·트레제게 무서운 기세 G조 최강 프랑스는 ‘투톱’ 티에리 앙리(아스널)와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가 절정의 골감각을 뽐내고 있다. 앙리는 8일 프리미어리그 위건 어슬레틱과의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시즌 27골로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앙리는 ‘뢰블레군단 부활’의 열쇠를 쥐고 있다. 트레제게도 시즌 22골을 터뜨리며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 2위에 올라 투톱의 위력을 과시할 태세다. 아데바요르만 잡아라. 한국이 16강행 제물로 염두에 둔 토고는 본선을 4개월 남기고 감독을 경질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주전 대부분이 유럽에서 뛰어 신임 오터 피스터 감독과 상견례조차 못해 조직력은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널)가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한 뒤 예전의 골감각을 회복, 경계대상 1호다. 센데로스의 부상, 프라이 복귀는 미지수 ‘숨은 강호’ 스위스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울상이다. 유럽 예선에서 7골을 몰아친 간판골잡이 알렉산더 프라이(스타드 렌)가 지난 2월 대퇴부 수술 이후 복귀 소문이 돌았지만 석 달이 넘도록 결장해 제 실력을 뽐낼지 의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수이면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2골을 터뜨릴 만큼 공격가담 능력을 갖춘 필립 센데로스(아스널)마저 지난달 22일 무릎을 다쳐 3경기째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각조는 지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열리는 각국의 평가전은 본선 판세의 잣대가 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폄하하지만 ‘예비고사’가 ‘본고사’의 성적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가장 최근 평가전인 3월1일 본선 32개국의 경기는 어느 정도 판세를 점칠 수 있는 기회였음이 분명하다. A조의 개최국 독일은 지난 3월1일 ‘A매치데이’에서 이탈리아에 1-4로 대패했지만 20일 뒤 미국엔 4-1 대승을 거뒀다. 유럽세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대목. 코스타리카와 폴란드가 각각 이란과 미국에 물려 관건은 2위 싸움이다.B조의 화두는 평가전 결과보다는 ‘종가’ 잉글랜드와 ‘바이킹군단’ 스웨덴의 본선 대결 전망. 잉글랜드는 이날 우루과이를 2-1로 꺾은 반면 스웨덴은 아일랜드에 0-3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지난 38년간 스웨덴을 이겨보지 못했다. ‘저주받은 C조’와 혼전이 뻔한 D조에선 각각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의 우세쪽에 손을 들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에 2-3으로 덜미를 잡혔지만 라인업의 중량감을 따지면 여전히 우승 후보다. 포르투갈 역시 박지성의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비롯, 호화멤버로 꽉 차 있다. E조의 이탈리아-체코는 역대 전적에서 2승1무2패로 팽팽하다.6월22일 만날 두팀의 대결은 ‘빅카드’ 가운데 하나. 이탈리아는 3월1일 독일을 4-1로 대파했지만 주전 프란체스코 토티의 부상 회복 여부가 관건.1996년 이후 1승2패의 열세도 부담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올해의 선수’를 2연패한 호나우디뉴가 버틴 F조의 브라질은 러시아에 힘겨운 1-0 승을 거두긴 했지만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카카 등 선발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호화군단. 아르헨티나를 3-2로 제압한 크로아티아가 강력한 조2위 후보다. 아직 한 차례의 평가전도 안 치른 ‘새내기’ 호주는 ‘히딩크의 마법’을 믿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유럽축구 ‘이변 없었다’

    05∼06시즌 유럽 프로축구 리그가 이번 주말 대부분 막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전통의 강호들이 각 리그의 정상을 휩쓸 전망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하위권팀이나 1부 리그 새내기들의 돌풍이 거셌지만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찻잔 속 태풍’에 그친 것도 공통점이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의 진출로 관심을 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초반부터 부동의 선두를 유지한 첼시가 지난달 29일 맨유를 3-0으로 완파,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91(29승4무3패)로 2위 맨유와의 승점차를 12점으로 벌리며 2경기를 남기고도 리그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2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호나우디뉴가 버틴 FC 바르셀로나가 리그 2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23승7무4패(승점 76)로 한 경기를 더 치른 2위 발렌시아와 승점 격차 8점을 유지한 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4일 셀타비고전에서 이기면 우승 축배를 든다.3대 빅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유벤투스(승점 85)와 AC밀란(승점 82)이 막판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나머지 리그에서도 큰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프랑스 르 샹피오나에서는 올림피크 리옹이 기록적인 리그 5연패의 위업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리옹은 지난달 16일 가장 먼저 샴페인을 터뜨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2위 함부르크SV에 승점 5점 차로 앞서 우승이 유력하다. 네덜란드에서는 ‘히딩크의 마법’이 다시 위력을 발휘한 PSV에인트호벤이 통산 19번째 정상을 밟았다. 포르투갈에서도 단골 우승팀 FC포르투가 우승을 확정했고,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뛰는 터키 슈퍼리그에서는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가 두 경기를 남겨놓고 동률이 돼 막판 불꽃을 튀기고 있다.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박지성, FIFA 가이드북 ‘스타 6인’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독일월드컵 아시아 공식 가이드북이 선정한 ‘6인의 스타’에 선정됐다. 박지성은 일본 출판사인 고단샤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아시아 판권을 획득해 최근 발행한 ‘FIFA 독일월드컵 가이드북’의 특집기획 ‘2006년의 초상화’에서 미하엘 발라크(독일·바이에른 뮌헨) 호나우디뉴(브라질·FC바르셀로나) 안드리 세브첸코(우크라이나·AC밀란)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리버풀) 나카타 히데토시(일본·볼턴)와 함께 월드컵을 빛낼 스타로 뽑혔다. 가이드북은 태극기 앞에서 찍은 박지성의 모습과 함께 6페이지에 걸쳐 관련기사를 실었다. 이들은 FIFA가 선정한 것이 아니라 고단샤가 자체 회의를 통해 뽑은 것.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한·일 V-리그 톱매치] ‘벤치 전쟁’

    [한·일 V-리그 톱매치] ‘벤치 전쟁’

    “한·일 월드스타의 자존심을 걸고 붙어보자.” 프로배구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삼성화재의 9연패 독주를 저지하며 현대캐피탈을 11년 만의 정상에 올린 김호철(51) 감독이 일본의 마지막 ‘슈퍼에이스’ 출신 나카가이치 유이치(39·사카이 블레이저스) 감독과 ‘벤치전쟁’을 벌인다. 오는 22∼23일 서울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지는 ‘한·일 V-리그 톱매치’가 그 무대다. 지난 70∼90년대 배구의 부침을 나란히 경험한 두 나라의 배구 발전을 위해 준비한 빅이벤트. 준우승팀 삼성화재와 산토리 선버즈(일본)까지 가세, 팀당 상대국 2팀과 번갈아 경기를 벌여 최종 승자를 가린다. 총 4만달러의 상금도 걸려 있다. 특히 한국의 프로배구 왕중왕인 현대와 일본 세미프로 챔피언인 사카이의 첫 경기는 박진감에다 양국의 라이벌 의식까지 보태진 ‘블록버스터’. 스타 출신의 두 감독이 벌이는 자존심 대결도 불꽃이 튈 전망이다. 둘 사이엔 사실 별 인연이 없다. 김 감독은 80년대 한국코트를 평정한 ‘명세터’. 나카가이치 감독은 김 감독이 이탈리아 생활을 하던 90년대 명성을 날린 거포였다. 일본인들은 역대 ‘배구영웅’으로 딱 3명을 꼽는다.1972년 뮌헨올림픽 우승의 주역 오우코 세지와 80년대 다나카 미키야쓰, 그리고 90년대 ‘마지막 슈퍼 에이스’ 나카가이치다. 그는 2004년 사카이의 지휘봉을 쥔 뒤 2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끌어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그해 6월 은퇴경기 때는 1만엔짜리 입장권의 발매가 시작 되자마자 동나기도 했다. 사령탑 선배격인 김 감독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으로 세계 최고의 세터로 이탈리아까지 섭렵했다. 승부사답게 우승에 대한 욕심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김 감독은 “라이트 용병 로드리고 핀토(202㎝)를 비롯, 사카이는 높이와 스피드에서 매우 좋은 팀이지만 우리에겐 고른 전력을 가진 6명의 선수가 있다.”면서 “첫 톱매치인 만큼 반드시 사키이를 잡고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기간 일본 도쿄에서는 한국의 여자 챔피언 흥국생명과 2위 도로공사가 일본 파이오니아 레드윙스, 하사미쓰 스프링스(2위)를 상대로 남자와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벌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 ‘삶의 질’ 세계89위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은 ‘삶의 질’ 기준으로 세계 215개 도시 가운데 89위로 평가됐다.10일 국제적 컨설팅 업체인 머서 휴먼 리서치 컨설팅(MHRC)이 발표한 ‘삶의 질’ 평가에서 서울의 순위는 지난해 공동 90위에서 올해는 단독 89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휴먼 리서치 컨설팅은 ▲정치·사회 ▲경제·환경 ▲의료·보건 ▲교육 ▲공공 서비스 ▲레크리에이션 ▲소비재 ▲주택 ▲자연환경을 기준으로 각국 도시들의 삶의 질을 평가했다. 미국 뉴욕(100)을 기준으로 상대적 평가를 했다. 원주민이 아니라 다국적기업의 해외 파견 인력을 위한 목적인 것이 조사의 특징이다. 뉴욕과 비교한 서울의 평점은 83.0이었다. 올해 조사에서 스위스의 취리히(평점 108.2)가 1위에 올랐다. 스위스의 제네바, 캐나다의 밴쿠버가 뒤를 이었다. 오스트리아의 빈(4위)과 뉴질랜드의 오클랜드(5위), 독일의 뒤셀도르프(6위)와 프랑크푸르트(7위), 뮌헨(8위), 스위스의 베른, 호주의 시드니(공동 9위)가 10위 안에 포함됐다. 아시아 도시 중에는 싱가포르가 34위로 가장 높았다. 도쿄는 35위, 홍콩은 68위, 타이베이는 81위, 상하이는 103위, 방콕은 107위였다. 이라크의 바그다드는 3연 연속으로 삶의 질이 가장 떨어지는 도시에 꼽혔다.lotus@seoul.co.kr
  • 유럽파 3인 끝없이 추락

    안정환(30·뒤스부르크) 설기현(27·울버햄프턴) 차두리(26·프랑크푸르트) 등 유럽파 3인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 독일월드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근 유럽파의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제외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이들은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출전해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이런 예상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차두리는 25일 밤(이하 한국시간) 분데스리가 FC쾰른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40분 교체 출전해 인저리 타임까지 6분여간 그라운드를 누볐다.하지만 차두리는 핌 베어백 아드보카트호 수석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독일 월드컵 출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과 설기현은 아예 출전도 못했다. 안정환은 바이에른 뮌헨과 홈 경기에서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격 명령을 받지 못했다.지난달 28일 바이엘 레버쿠젠전과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첫 어시스트를 올린 이후 4경기 연속 후반에만 교체 출장했던 안정환은 이날 결장으로 대표팀내 주전 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피부병까지 겹치며 7경기 연속 결장한 설기현도 셰필드 웬즈데이와 홈경기에서 후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대표팀내 입지가 좁아졌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박지성, ‘FIFA매거진’ 선정 독일월드컵 예비스타 20인

    박지성, ‘FIFA매거진’ 선정 독일월드컵 예비스타 20인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독일월드컵을 빛낼 ‘예비스타’로 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간하는 월간 ‘FIFA매거진’ 4월호는 독일월드컵을 빛낼 20명의 예비스타로 브라질의 ‘신성’ 호비뉴(레알 마드리드)와 아르헨티나의 ‘리틀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전차군단 독일의 희망 루카스 포돌스키(FC쾰른) 등과 함께 박지성을 꼽았다. FIFA매거진은 “박지성은 한·일월드컵에서 걸출한 활약을 펼쳤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PSV에인트호벤 지휘봉을 잡으면서 박지성을 재빨리 데려갔다.”면서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팬과 동료들을 즐겁게 하고 있으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강한 도전 정신을 가졌고 팀플레이가 탁월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예비스타 20명 가운데 아시아권에선 박지성을 비롯해 일본의 나카무라 순스케(셀틱)와 이란의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 등 3명이 선정됐다. 본선 G조 상대국에선 토고의 간판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널)와 스위스의 미드필더 트란퀼로 바네타(레버쿠젠)가 인정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폭력의 그늘,무엇이 남는가/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던 KBS 용태영 기자가 무사히 귀환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제2의 김선일 사건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오고 있었던 터였다. 성공적 협상에 나섰던 한국 외교관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테러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심리적 충격과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폭력적 행위라고 규정할 때, 테러의 역사는 아마도 인류 역사만큼의 오랜 기록일 것이다. 최근 자주 사용되는 테러방법은 주로 자살폭탄공격, 하이재킹, 그리고 인질납치 등이다. 정치적 갈등이 첨예한 중동지역에서 테러는 일상사가 되어 있다. 특히 종교적 차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일 때, 테러라는 폭력적 방법에 쉽게 도착(倒錯)된다. 테러를 감행하는 측에 있어 죽음은 순교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테러는 이미 중요한 국제정치적 이슈다. 탈냉전기 국제정치 현안의 중요도와 대응방법을 결정하는 소위 ‘현안 결정자’(agenda-setter)의 역할은 미국이 맡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테러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요소다.9·11 테러 이후 명백해진 안보관이다. 냉전기 미국의 국가목표가 봉쇄(containment)였다면 탈냉전기 국가목표는 테러 방지다. 이에 따라 주요 강대국들의 외교안보 목표도 미국을 좇아 테러방지에 두고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테러가 쉽게 수그러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목표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의 논제에 철학적 합의를 이룰 수 없는 이상, 테러를 행하는 측과 이에 대응하려는 측 사이의 간극은 메워지지 않고 영원한 평행선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인간 지성적 능력의 한계, 인간과 사회의 불완전성이 오늘날 테러문제로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더욱이 오늘날 미국이 테러방지에 대응하는 방법 또한 군사력이라는 폭력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으면서 미궁에 빠지게 되는 폭력 악순환성의 전례를 보여준다. 테러는 테러를 가하는 측이 던지는 일종의 대화 방법이다. 문제는 대화의 방식이 너무 일방적이라는 점과 단기간에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환각 때문에 폭력사용이라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점이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을 퍼붓듯 이야기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자기 논리의 난폭한 표현일 뿐이다. 이것은 사회 내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상대가 나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강박관념이 폭력수단의 사용을 유혹한다. 유사한 폭력적 행동이 이전에 일정정도 효과를 가져왔다고 믿는 인식적 관성이 폭력 행위를 반복시킨다. 폭력성을 띤 언술도 마찬가지다. 사회 내부에서나 국제관계에서 폭력이 그치지 않고 하나의 관습처럼 전승되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상대방의 의사와 행동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난폭한 어조나 폭력만이 유일한 수단이 아니다. 꾸준한 설득을 통한 방도도 있고, 심금을 울리는 어사(語辭)나 눈물 한 방울에 비춰지는 감성도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들을 학습하고 있는 중이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과제다. 이럴 때, 비폭력 평화운동을 통해 위대한 진보를 이루었던 간디나 킹 목사의 발자취를 진지하게 재조명해야 한다. 폭력이 단기적 효과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근원적 문제 해결이나 장기적 목표 달성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피는 더 많은 피를, 폭력은 더 거대한 폭력을 부른다는 사실만이 명백한 진리다. 영화 ‘뮌헨’에서 주인공은 “테러를 주도한 자를 제거하고 나면 더 악랄한 자들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되뇌며 폭력적 보복행위의 허탈감을 토해낸다. 그 절망어린 목소리가 더 큰 울림으로 남는다. 그것은 이 시대 우리들의 고뇌나 다름없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흔잔치’ 시작하는 이금희 아나운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흔잔치’ 시작하는 이금희 아나운서

    한 여인의 마흔잔치가 시작됐다. 최근 체중감량도 무사히 끝냈다. 기초화장의 그것처럼 깔끔해졌다. 준비된 프로의 길에 들어선다. 풀잎처럼 낮춘다. 결코 튀지 않은 부드러움으로 미소짓는다. 새 출발을 알리는 ‘아침 마당’처럼 더욱 향기로워진다. 문득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생각난다.“…잘난 놈들은 모두 브레이크를 씁니다. 하지만 나는 브레이크를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랬다.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아픔도 겪었고 울기도 많이 했다. 지쳐 쓰러진 적도 여러번이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없기에 어김없이 일어나 걷고 또 걸었다. 어차피 인생은 ‘백년동안의 고독’이 아니냐고 하면서…. ●체중 10㎏줄여 네티즌 관심 집중 인기 아나운서 이금희(40)씨. 요즘 네티즌들 사이에 검색횟수가 가장 많은 단어 중 하나가 ‘이금희 어쩌구 저쩌구’이다. 특히 ‘이금희 다이어트비법’은 몇주째 인기검색 수위를 달린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이씨는 ‘아침마당’(KBS-TV)에서 이미 팬들과 친숙해졌다. 서민들이 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맡아 자신을 낮추고 편안한 진행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들 또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폭 넓다. 이씨의 매력은 특유의 솔직한 진행이다. 출연자들과 같이 ‘울고 웃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 쉽고 편안한 단어로 질문을 해 일반 출연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가 돋보인다. 청국장같은 구수한 유머도 양념처럼 적절하게 곁들여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부지런함’에 있다. 그는 올해로 방송데뷔 17년째. 날씬한 여성 진행자가 기준으로 통하는 방송 현실에서 뚱뚱한 몸매로 착실히 인기를 얻은 것만 해도 대견한 일이 아닐까. 또 대다수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 진행자가 여성 진행자를 갈아치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씨는 그 반대였다. 비결은 ‘성실’에 있다. ●방송데뷔 17년… 부지런함이 가장 큰 매력 대학졸업 직후인 23세 때부터 지금까지 비가오나 눈이오나 한결같이 별을 보고 출퇴근하는 생활이다. 틈만 나면 부지런히 글을 써 1999년 ‘나는 튀고 싶지 않다’는 책까지 발간했다. 특히 받는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2001년 저축의 날 행사때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씨는 올들어 몸매 단장을 새로 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네티즌들 사이에 ‘몸매 논쟁’에 휘말린 사연도 있지만 40세 나이에 세상을 뜬 지인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래저래 부지런한 습성이 자연스럽게 체중조절로 옮겨져 몸무게 10㎏을 빼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여자 아나운서의 경우 대개 젊은 나이에 중도 하차하는 것과는 달리 나이 마흔에 새롭게 팔을 걷어붙인 것. 이를 뒷받침하듯 방송 진행자가 아닌 출연자로 가끔 TV에 등장하면서 첫사랑의 얘기, 첫키스의 추억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여러 각도에서 팬들과 더욱 가까이 만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모 방송국 로비라운지에서 이씨를 만났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의 ‘파워 인터뷰’ 진행을 막 끝내고 나온 터였다. 까만 재킷이 썩 어울린다고 했더니 “감사합니다. 그렇게 봐 주셔셔.”라고 머리를 숙여 답례한다. 평소 인사성이 밝구나 하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방송 없을땐 영화보고 책 읽어 방송 진행이 없을 땐 뭘 하는지 먼저 물었다.“할 일 많아요.”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영화 ‘뮌헨’‘왕의 남자’도 봤고 일주일에 시사주간지 5권, 영화잡지 2권을 읽는다고 했다. 방송국에서 짬을 내 보는 경우도 있지만 퇴근무렵 여의도 모 헬스클럽 목욕탕에서 반신욕을 하면서 시사주간지, 미처 못 본 신문 등을 쭉 속독한다고 했다. 한 주간의 흐름을 알아야 방송진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 요즘에 체중조절도 했고 나이 마흔에 제2의 인생 스타트라인에 서 있지 않느냐고 했다.“늘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해왔어요. 또 시청률이 높고 낮음을 떠나 누군가 어느 한 사람이든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본다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두고 하지요.”라고 평소의 자세를 피력한다. 아울러 ‘아침마당’‘파워인터뷰’ 등 대부분 인생 이야기, 인간극장을 다루기에 출연자를 대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져 저절로 착해지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87년 아나운서 시험 떨어져 눈물 ‘펑펑´ 또한 너무 울어서, 너무 웃어서 NG(No Good, 연기의 실수)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고백한다. 자신 스스로도 원래 눈물과 웃음이 많다고 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울어본 적이 언제냐고 했더니 “87년 10월인가 그래요.15기 KBS 아나운서 시험에 떨어졌거든요. 밤새 엉엉 울었어요.”라고 당시를 회고한다. 이씨는 중학때 방송반에 몸담은 것이 계기가 돼 아나운서의 길을 선택했다. 한번의 낙방을 겪은 뒤 KBS공채 16기로 입사한다. 처음부터 경쟁력은 오로지 ‘성실’이라고 다짐했다. 책이든 신문이든 무조건 읽고 메모하는 습관을 길렀다.99년 책을 발간할 무렵 몇번 쓰러지는 경험을 한다. 이후 건강을 염려해 2000년 10월 ‘프리’를 선언했다. “하루하루를 즐겁고 열심히 사는 거지요.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살고 싶었던 하루거든요. 이왕이면 즐겁게 살아야지요.” 이씨의 부지런함은 어머니(73)한테 영향을 받는다. 아버지(78)가 말단 경찰 공무원이어서 어머니는 평소 미용과 봉재일로 부업을 하면서 다섯 딸을 키웠다.1원짜리 버선 누비는 일 등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도 손뜨게질을 하면서 딸들에게 선물할 정도. 이씨는 앞으로 되도록 산에 자주 다니겠다고 했다. 얼마전 아는 선배들과 등산을 했는데 하산하면서 두부집에 들러 1만 5000원으로 큰 행복을 경험해 정말 짜릿했단다. 또한 영화와 뮤지컬, 연극 보는 것을 좋아해 가급적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남자 친구가 없어 영화볼 때에는 혼자 간다. 그것도 얼굴 알려질까봐 영화를 시작하고 불꺼진 뒤 슬금슬금 빈 자리에 앉는다. 그러다보니 예고편은 항상 못본다. 이 때였다, 누군가 뒤에서 “언니, 남자하고 만나고 있네, 축하해”라고 했다. 뒤를 돌아봤더니 개그우먼 이영자씨였다. 동료 개그맨과 로비를 지나가던 중 시비(?)를 건다.“영자씨, 인터뷰 중인데”라고 했더니 막무가네로 이영자씨는 “언니, 멋있어”라고 거듭 약을 올리며 사라진다. 자연스럽게 결혼 얘기가 나왔다.“솔직히 결혼이라는 것이 경외스럽다고나 할까요. 제 나이가 마흔이거든요. 결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무튼 좋은 사람 생기면 하겠지요. 같이 영화보면서 팝콘도 먹고 싶고요.”라고 했다. 어떤 상대를 기다리느냐고 했다. 잠시 망설이더니 순수한 사람, 그리고 카리스마가 있는 남자면 ‘OK’라고 했다. 또 가끔 그런 사람이 주위에 있어도 접근해오지 않아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며 웃는다. 최근 이씨는 방송에 출연해 대학때 남자한테 차인 얘기 등을 털어놔 관심을 모았다. 휴일에는 어떻게 지낼까.“밀린 잠을 자요. 머리를 베개에 댔다하면 금방 자거든요. 일어나 뒹굴뒹굴 방바닥을 구르며 책을 읽기도 해요. 가끔 마사지도 하지요. 또 아는 선배들과 불쑥 지방나들이를 가는 경우도 가끔 있어요.”라고 했다. 이씨는 초등학교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어릴 적 가난해 어머니한테 몇번이고 졸라 ‘계림문고 동화집 100선’을 사다가 모두 읽었다. 레 미제라블의 ‘장 발장’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책을 껴안고 잘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 중학교때에는 ‘백년동안의 고독’ 같은 소설을 접했다. 원래는 영문학과나 국문학과를 택하려고 했으나 성적이 모자라(?)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했다며 웃는다. ●식사량 줄이고 규칙적 운동이 다이어트 비법 이씨의 다이어트 비법은 평소의 식사량을 3분의1로 줄이는 것. 또한 간식을 끊고 커피나 주스 대신 생수를 마신다. 매일 한두 시간씩 유산소 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반신욕으로 땀을 뺀다. 이씨는 “어릴 적부터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는 것을 습관화했다.”고 강조한다. 조용히 할 일을 하는 습성을 스스로 길렀다. 자신이 하는 일을 그저 묵묵히 해나가는 성격.“MC는 방송과 시청자를 연결하는 다리역할입니다. 편안하고, 또 솔직하고 꾸밈없는 진행자가 되려고 해요.”라고 소신을 밝힌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6년 서울 출생 ▲85년 동명여자고등학교 졸업 ▲88년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99년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89년 KBS 아나운서 공채 16기 ▲99년∼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98년 제25회 한국방송대상 여자아나운서상 ▲2000년 제13회 기독교문화대상 ▲01년 제38회 저축의 날 국무총리표창 ▲01년 여성민우회 푸른미디어상 언어상 ■ 주요 프로그램(KBS TV) 누가누가 잘하나(89년), 여성저널,6시내고향(91년), 사랑의 리퀘스트(98년),TV는 사랑을 싣고(99년), 아침마당(2004년), 파워인터뷰(2005년) 등.
  • ‘오스카’ 누구 손 들어줄까

    ‘이안 감독,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을 수 있을까.’ 해마다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로 78회째다. 이번에 감독상과 작품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예년에 비해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작들이 많다.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브로크백 마운틴’은 남성미만 물씬 풍길 것 같은 카우보이들 사이에서 이뤄진 동성애를 소재로 했다. 특히 블록버스터 ‘헐크’의 실패를 딛고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이안 감독은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시 광풍에 맞섰던 미국 언론인 에드워드 머로를 그리고 있는 ‘굿나잇앤 굿럭’은 미남 배우 조지 클루니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조지 클루니가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이어 배우 출신 명감독으로 등극할지도 관심거리이다. 미국 사회 인종 갈등을 그린 ‘크래쉬’(폴 해기스 감독), 뮌헨올림픽 테러 사건을 화두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민감한 관계를 담은 ‘뮌헨’(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로 유명한 게이 작가 트루먼 카포테의 전기 영화 ‘카포테’(베넷 밀러 감독)도 작품상과 감독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남우주연상은 국내에서는 각종 할리우드 영화에서 조연으로 익숙한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카포테)과 ‘기사 윌리엄’,‘그림 형제’ 등을 통해 떠오르고 있는 스타 히스 레저(브로크백 마운틴)가 다툴 것으로 보인다. 두 명 모두 영화 속에서 동성애자를 연기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컨트리 가수 자니 캐시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앙코르)도 다크호스. 여우주연상으로는 2년전 ‘몬스터’로 오스카를 거머쥐었던 샤를리즈 테론(노스 컨트리)과 원로배우 주디 덴치(미세스 핸더슨 프리젠츠), 리즈 위더스푼(앙코르) 등이 유력하다. 미국 할리우드 코닥 시어터에서 6일 오전 8시(한국시간)부터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화전문채널 OCN에서 생중계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무슨영화 볼까]

    ■ 구세주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김정우/최성국·신이·조상기·백일섭·박원숙 줄거리 바람둥이 남편을 정착시키려는 촌티 여검사의 좌충우돌. 20자평 오직 웃기기 위한 영화. 다른 점은 전부 생략. ■ 브로크백 마운틴 장르/등급 로맨스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안/제이크 질렌홀·히스 레저 줄거리 20여년에 걸친 두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선을 그린 영화. 20자평 베니스영화제와 골든글로브를 휩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드라마. ■ 웨딩 크래셔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데이비드 돕킨/오웬 윌슨·빈스 본 줄거리 엽기적 명문가문과 맞닥뜨린 결혼식 훼방꾼들, 어떤 사랑을 얻을까. 20자평 흥겹고 신나는 코미디가 지루한 멜로 공식을 뛰어넘을까. ■ 뮌헨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스티븐 스필버그/에릭 바나·다니엘 크레이그 줄거리 뮌헨올림픽의 이스라엘 선수단 피살 사건이 소재. 테러리즘과 응징, 그 악순환의 고리. 20자평 날선 다큐멘터리적 고발정신.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에 초점 맞춘 ‘장식없는’ 드라마. ■ 왕의 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 음란서생 장르/등급 사극멜로/18세 감독/배우 김대우/한석규·이범수·김민정 줄거리 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의 아들이 장안 제일의 음란소설 작가가 됐으니… 20자평 아찔하게 현란한 전통복식 패션쇼? 압축미 부족한 스토리텔링. ■ 언더월드2-에볼루션 장르/등급 팬터지 액션/18세 감독/배우 렌 와이즈먼/케이트 베킨세일 줄거리 불멸의 두 종족, 드라큐라와 늑대인간 간의 최후의 전쟁. 20자평 시원시원한 액션은 한결 진화했으나 이야기 구조는 글쎄….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언더월드2-에볼루션 장르/등급 팬터지 액션/18세 감독/배우 렌 와이즈먼/케이트 베킨세일·빌 나이 줄거리 불멸의 두 종족, 드라큐라와 늑대인간간의 최후의 전쟁. 20자평 시원시원한 액션은 한결 진화했으나 이야기 구조는 글쎄…. ●손님은 왕이다 장르/등급 누아르/18세 감독/배우 오기현/성지루·명계남·성현아·이선균 줄거리 당신의 치부를 잘 안다는 정체불명의 협박자가 나타난다면? 20자평 뛰어난 색감과 스토리 아래 진지하게 빛나는 감초배우들의 연기. ●투사부일체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김동원/정준호·김상중·정웅인·정운택 줄거리 ‘두사부일체’의 조폭 계두식, 고등학교 교생실습을 나갔는데… 20자평 철지난 유머 가득한 ‘뒷북’ 코미디. 그러나 학원 문제점을 고민하려 무지 애쓴 드라마. ●음란서생 장르/등급 사극멜로/18세 감독/배우 김대우/한석규·이범수·김민정 줄거리 명망높은 사대부 집안의 아들이 장안 제일의 음란소설 작가가 됐으니… 20자평 아찔하게 현란한 전통복식 패션쇼? 압축미 부족한 스토리텔링. ●왕의 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구세주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김정우/최성국·신이·조상기·백일섭·박원숙 줄거리 바람둥이 남편을 정착시키려는 촌티 여검사의 좌충우돌. 20자평 오직 웃기기 위한 영화. 다른 점은 전부 생략. ●뮌헨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스티븐 스필버그/에릭 바나·다니엘 크레이그 줄거리 뮌헨올림픽의 이스라엘 선수단 피살 사건이 소재. 테러리즘과 응징, 그 악순환의 고리. 20자평 날선 다큐멘터리적 고발정신.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에 초점 맞춘 ‘장식없는’ 드라마.
  • [챔피언스리그] 아스널, 16강 첫경기서 R.마드리드 격침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잉글랜드 아스널)가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일격을 날렸다. 앙리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보 구장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1차 원정경기에서 후반 2분 선제 결승골을 작렬시켜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아스널은 새달 9일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무승부만 기록해도 8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앙리는 후반 2분 센터서클 부근에서 패스를 받아 호나우두와 구티, 알바로 메히아 등 3명을 제치고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30m를 넘게 돌진, 왼발 강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울은 1995년 아약스전에서 챔피언스리그에 데뷔한 이후 100번째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04∼05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리버풀(잉글랜드)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올라온 벤피카(포르투갈)에 0-1로 졌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도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AC밀란(이탈리아)은 미하엘 발라크와 안드리 셰브첸코가 골을 주고받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뮌헨/이목희 논설위원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역시 영악했다. 동족인 유태인은 물론 아랍인에게도 크게 욕먹지 않을 정도로 영화 ‘뮌헨’을 만들었다. 일방적으로 유태인 편을 들지 않은 점에서 그는 용감했다. 팔레스타인쪽을 이해하는 듯 비쳤으나 동등하게 대접하지 못한 점에서 그는 비겁했다. 동서 이념대결이 끝나면 기독교와 이슬람교간 문명충돌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새뮤얼 헌팅턴의 예고는 현재진행형이 되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9·11테러에 이은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 이란핵 문제도 일촉즉발의 위기다. 최근엔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세계 곳곳에서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스필버그는 영화 ‘뮌헨’에서 교과서적 해답을 제시한다.“다투는 양쪽 모두 고민하고 있다.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 적절한 선에서 복수를 자제하자.” 틀린 얘기는 없다. 초강국 미국의 스타이자, 유태인으로서 이 정도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대단하다. 그럼에도 스필버그를 ‘평화의 전달자’로 부르기엔 왠지 찜찜하다. 스필버그의 영화는 뮌헨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테러단이 벌인 행위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도발은 아랍쪽이 했다는 인상을 준다. 또 나라의 명령으로 복수에 나선 이스라엘쪽 주인공이 겪는 인간적 고민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아랍 출신으로 스필버그에 필적할 영화감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뮌헨 테러가 있기 이전 이스라엘의 공격행위가 강조되고, 테러 실행을 둘러싼 팔레스타인 진영의 고뇌가 부각된 ‘뮌헨’을 제작했을 것이다. 복수영화 시리즈를 낸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인간의 가장 강렬한 욕망”이라고 말했다. 프로이트는 인간본성을 성적 추동과 공격적 추동으로 풀이했다. 복수 자체가 가진 마력에 종교, 애국심이 덧붙여지니 말리기 힘들다. 가족·종족이 처참하게 당한 현장은 복수심에 기름을 붓는다.“용서가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먹힐 리 없다. 문명충돌을 막으려면 스필버그식 양비론으로는 약하다. 강자가 먼저 양보해야 복수의 악순환이 끊어진다. 지금은 미국과 서유럽, 이스라엘이 강자다.“이슬람과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미국과 서유럽이 이스라엘을 감싸는 만큼 아랍권을 이해해 줄 때 난제는 풀리기 시작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구세주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김정우/최성국·신이·조상기·백일섭·박원숙 줄거리 바람둥이 남편을 정착시키려는 촌티 여검사의 좌충우돌. 20자평 오직 웃기기 위한 영화. 다른 점은 전부 생략. ■ 흡혈형사 나도열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이시명/김수로·조여정·천호진 줄거리 흡혈모기에 물려 뱀파이어로 변한 비리형사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 20자평 ‘배트맨’‘스파이더맨’‘∼맨’의 포인트를 차용. 재밌긴 한데 진화하지 못했으니 문제. ■ 투사부일체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김동원/정준호·김상중·정웅인·정운택 줄거리 ‘투사부일체’의 조폭 계두식, 고등학교 교생실습을 나갔는데… 20자평 철지난 유머 가득한 ‘뒷북’ 코미디. 그러나 학원 문제점을 고민하려 무지 애쓴 드라마. ■ 왕의 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 뮌헨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스티븐 스필버그/에릭 바나 줄거리 뮌헨올림픽 이스라엘 선수단 피살 사건이 소재. 테러리즘과 응징, 그 악순환의 고리. 20자평 날선 다큐멘터리적 고발정신.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에 초점 맞춘 ‘장식없는’ 드라마. ■ 쏘우2 장르/등급 공포 스릴러/18세 감독/배우 대런 린 보우즈만/도니 윌버그·샤니 스미스 줄거리 직소가 이번엔 형사 아들과 게임을 벌인다. 20자평 반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영화. ■ 파이어월장르/등급 스릴러/12세 감독/배우 리처드 론크레인/해리슨 포드·폴 베타니 줄거리 컴퓨터 보안전문가, 인질로 붙잡힌 가족 구출에 나선 눈물겨운 몸부림. 20자평 액션 주인공으로 몸을 날리기엔 너무 늙어버린 해리슨 포드.
  • [2006 독일월드컵] 토고 케시 감독 해임

    스티븐 케시 토고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격 해임됐다. 토고축구연맹은 14일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대회에서 3전 전패에 그친 책임을 물어 케시 감독과 계약을 끝냈다고 밝혔다. 독일월드컵축구 본선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첫 상대가 될 토고는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네이션스컵 조별리그에서 카메룬과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에 모두 져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케시 감독이 토고 간판 공격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와 불화를 겪은 것도 해임의 한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록 냐싱베 토고축구연맹 회장은 월드컵 본선에 대비하기 위해 조만간 독일인 감독과 계약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이름은 확인하지 않았다. 토고 현지에서는 베른트 크라우스 보루시아 뮌헨 글라드바흐 전 감독과 클로드 르로이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 현 감독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그러나 필리프 트루시에 전 일본대표팀 감독과 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 감독, 프랑스대표팀 미드필더 출신의 알랭 지레스, 프랑스 2부 리그 크레테유 전 감독 노엘 토시 등도 영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향수’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9년만에 신작

    ‘사랑을 생각하다’라니. 한순간에 풍덩 빠지든 서서히 스며들든, 사랑은 ‘하는 것’이지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향수’의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9년 만에 발표한 신작 ‘사랑을 생각하다’(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펴냄)는 인류 탄생 이래 모든 예술이 줄기차게 재생산해 온 사랑의 변주곡 대신 사랑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 정색하고 파고든 에세이다.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을 때는 나는 그것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그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려 하면 나는 더 이상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시간’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발언을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은 쥐스킨트는 스탕달과 괴테, 클라이스트와 바그너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세계에서 드러난 사랑의 다양한 유형과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지적인 통찰력으로 사랑의 의미를 차근차근 짚어가던 작가의 여정은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사랑이란 불멸의 주제에 가닿는다. 죽은 연인을 데려오기 위해 죽음의 세계인 하데스로 내려가는 오르페우스의 신화가 그것이다.‘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왜냐하면 그것은 좌절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오르페우스는 좌절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인간이었다. 아니, 바로 그 좌절 때문에 그는 의심할 바 없이 더 완전한 인간이었다.’(84∼86쪽) ‘향수’‘콘트라베이스’ 등의 소설에서 맛보던 짜릿한 이야기의 매력은 없지만 대단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킨 은둔 작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반가워할 만한 책이다. 이 책과 함께 출간된 ‘사랑의 추구와 발견’은 오르페우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의 동명 시나리오와 영화감독 헬무트 디틀의 에세이를 묶은 것이다.2004년 완성된 영화는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개봉됐다. 각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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