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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조사팀 “윗선서 지시 있었다”

    중국 당국이 최근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해 세무·소방·위생 조사 등을 전방위적으로 실시한 것은 중국 정부의 계획적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가능성이 확실해지고 있다. 5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롯데 조사와 관련해 “소방 부문의 경우 사전 통지를 하지 않거나 불과 몇 시간 전에 통지한 뒤 들이닥쳤고, (롯데 측이) 갑자기 왜 왔느냐고 물었더니 ‘위에서 지시가 있었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조사 요원들이 정부의 지시에 따라 조사를 나왔다고 밝힌 셈이다. 이 소식통은 또 “시청 소속 조사반원이 투입된 사업장은 앞으로 성(省) 정부 차원의 단속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언질도 들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특히 “향후 어떤 기업이 피해를 볼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업체별, 업종별로 다른 형식의 보복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외자 기업에 느슨하게 적용했던 규제나 각종 기준의 고삐를 조이면 어떤 업종이나 업체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현재 중국은 친환경차 육성 정책에 따라 자동차 회사에 전기차 생산 비율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요구가 강해질수록 전기차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현대차가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산업정책의 흐름은 법치, 환경, 안전, 표준, 통관 강화인데 이 기조와 사드 보복 의도가 겹쳐지면 모든 한국 기업이 심각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중국 당국의 그물망 조사로 롯데는 향후 선양 롯데타운 등 중국 내 대형 프로젝트 인가 지연 등의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롯데는 이미 중국 내 광고 중단에 이어 홈쇼핑 처분 작업에도 나섰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2일 중국 당국이 현지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해 전방위 조사에 나선 것과 관련해 “주중 공관 및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이번 주에 우려 서한을 중국 측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촛불에 놀란 비박… 탄핵 표결로 돌아섰다

    촛불에 놀란 비박… 탄핵 표결로 돌아섰다

    “여야 합의 없으면 9일 찬성표” ‘4월 퇴진·6월 대선’ 입장 철회 연대 부활… 가결 가능성 무게 靑 당혹감… 오늘 국조 2차 보고 지난 3일 촛불집회에서 역대 최대 인원인 232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43만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 가운데 이번 주 탄핵 정국은 최대 분수령을 맞는다. 탄핵의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주류는 4일 “박 대통령이 조기 퇴진 일정을 밝히는 것과 무관하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9일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박 대통령이 오는 7일까지 ‘4월 30일 퇴진·즉각 2선 후퇴’를 선언할 경우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던 비주류가 강경론으로 선회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일제히 “당연한 결정이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조기퇴진 로드맵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물 건너가면서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야권과 새누리당 비주류의 ‘탄핵연대’가 촛불 민심의 압력으로 재결집한 것이다. 야 3당이 탄핵소추안 표결을 공식화한 데 이어 여당 비주류도 동참하면서 현재로선 탄핵안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속단은 금물이다. 야당과 무소속(정세균 의장 포함) 등 172명 외에 이날 새누리당 비주류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 연석회의에 29명의 현역의원이 참석한 만큼 의결 정족수(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찬성)를 아슬아슬하게 충족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비주류의 탄핵 기류가 새누리당 내 관망층에 영향을 줄 경우 탄핵은 되돌릴 수 없을 흐름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박 대통령이 명확한 조기 퇴진 일정을 선언하고, 모든 권한을 국회 추천 총리에게 위임한 채 2선 퇴진을 선언한다면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물론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주류 측은 이날 비주류의 ‘9일 본회의 표결 참여 결정’이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4차 국민담화 등을 통해 ‘마지막 구명’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탄핵 디데이(D-Day)인 9일까지 ‘운명의 5일’은 숨가쁘게 흘러간다. 5일 청와대 등에 대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차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6~7일 1·2차 청문회는 국조의 하이라이트를 이룰 전망이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면 24시간 뒤인 9일 표결에 돌입한다. 결말이 어떻게 맺어지든 대한민국은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때와는 또 다른 ‘가보지 못한 길’을 걷게 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⑤ ‘맥주 대통령’ 홍종학 전 의원을 만나다.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⑤ ‘맥주 대통령’ 홍종학 전 의원을 만나다.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의 한 크래프트 맥주 브루펍(직접 만든 맥주를 파는 펍)에 ‘홍종학 에일’이라는 맥주가 등장했습니다. ‘홍종학 에일’은 제 19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홍 전 의원에게 헌정하기 위해 특별히 빚어진 맥주인데요. 홍 전 의원도 제작 과정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날 런칭행사에서 홍 전 의원은 직접 맥주 케그(Keg)에 탭핑(Tapping)을 해 시음을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딴 맥주의 탄생을 축하했고요. 흔치 않은 광경이었습니다. 맥주 역사상 특정 정치인을 위한 맥주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니까요.  홍종학 전 의원은 한국 크래프트맥주 산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영웅’으로 통합니다. 홍 전 의원이 2013년 처음 발의한 ‘주세법 개정안’이 한국 맥주 역사 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의 판도를 뒤바꾸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맥주산업은 일제 시대때 부터 80여 년 동안 양대 기업의 독점 아래 있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두 기업이 생산하는 ‘라거’ 스타일의 맥주만을 마실 수 밖에 없었죠. 2010년대 들어 증폭된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비판도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권리를 오랫동안 박탈당한 사람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었고요.  답답했던 한국 맥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분 건 ‘주세법 개정안’이 시행된 2014년 4월부터입니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의 외부 유통을 허가한다는 것 인데요. 이후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기존 대기업 2~3곳에 불과했던 맥주양조업체는 시행된지 3년이 채 안된 현재 60여 개로 증가했고, 이들이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양조하면서 대기업 라거 이외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맥주집도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법에 막혀 개최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맥주 축제’도 가능해졌고요. 치킨집에서 생맥주를 배달해주는 행위도 합법화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맛있는 맥주’를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맥주 대통령’ 홍종학 전 의원을 지난 25일 성동구 뚝도시장의 한 펍에서 만났습니다.  #1. ‘짱돌’하나 던졌을 뿐인데?  Q.원래 맥주를 좋아했나.  A. 1980~90년대 10년 동안 공부를 하느라 미국에 있었다. 지금은 미국이 전 세계 맥주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가 됐지만 당시만 해도 크래프트맥주라는 것이 드물었다. 물론 2002년 한국에서 하우스맥주 처음 생겼을때 종종 마시러 갔을 정도로 맥주를 좋아하긴 했지만 맥주 자체에 대해 크게 관심은 없었던 것 같다. 주세법 개정안 발의를 하고 난 뒤 오히려 맥주 세계에 눈을 떴다.  Q.주세법 개정안은 어떻게 발의하게 된 건가.  A. 2012년 대선이 끝났을 때쯤이었다. 우리 방(의원실) 비서가 이 문제에 대해 말을 꺼냈다. 처음에는 “경제민주화하러 국회에 왔는데, 지금 술 얘기 할때인가”싶어 반대했다. 그런데 이 친구(비서)가 군법무관으로 있을때 국방부 불온서적에 대해 헌법소원했을 정도로 고집이 있는 사람이다. 주세법 개정안은 정말 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다. 내용을 살펴보니 말이 되더라. 더군다나 내가 독과점 전공 아닌가. 다만 술 관련된 것이어서 고민이 좀 됐는데, 결국 하기로 하고 세미나를 한번 열었다. 그런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런거 왜 이제서야 하냐. 정치인이 이제 정신차렸다”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Q. 맥주시장은 한국에서도 대기업 독과점이 가장 심한 영역이다. 반발이 많았을텐데.  A. 처음에는 ‘주세’ 문제를 꼬집었다. 지금 우리는 출고가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를 택하고 있는데, 대규모 시설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대기업에 유리한 제도다. 그러나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기존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다. 국정감사때 기재부 장관 앞에서 “오비,하이트에 붙는 세금이 병당 200원이라면 중소기업인 세븐브로이 맥주에 붙는 세금은 700원이다. 이게 말이 되냐”고 물었더니 기재부에서는 “말이 된다”고 우겼다. 알고보니 카르텔이 형성돼 있더라. 국세청 퇴직자가 주류 유통을 다 장악하고 있었고, 딱 2곳 뿐인 병뚜껑 납품 기업도 국세청 퇴직자들이 한 자리 하고 있고. 기재부,국세청,대기업이 기득권을 누리는 현 시스템을 누구도 바꾸고 싶지 않아 했다.  일단 외부 유통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내가 “대한민국은 맥주 축제가 안되는 나라다.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주장하니 그건 먹혀 들어가더라. 사실 수많은 규제 중 외부 유통 장벽만 허물어진 것인데 소규모양조업체가 일파만파로 생겨나고, 여기서 만들어진 크래프트맥주들을 모아 맥주 축제도 할 수 있게 되고, 카페에서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났다. 진입 장벽이 높아 대기업만 진출할 수 있었던 맥주 산업이 경쟁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짱돌’ 하나 던졌을 뿐인데 이렇게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나도 몰랐다.    #2. ‘맥주민주화’가 곧 창조경제다.  Q. 서민경제전문가다. 맥주와 경제민주화가 어떤 연관이 있나.  A. 현재 세계적으로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이 유행을 이끄는 나라가 전통적 맥주강국인 독일이 아닌 미국이다.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미국도 1970년대까지 대형 맥주 회사가 맥주시장을 꽉 잡고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자가맥주(홈브루잉) 유통 및 판매에 대한 규제를 풀면서 소규모양조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당시 미국 전역에서 80여개에 불과하던 맥주양조장이 이제 4000개가 넘는다. 매년 300-400개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생기고 있다. 4000개 회사가 5종류씩 맥주를 만들어도 미국 소비자들은 2만 개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국에서 시작된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유럽과 아시아까지 퍼진 것이고 이제 세계 맥주시장은 완전히 미국으로 넘어갔다. 맥주 관련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생겼다. 중국 상하이에서도 크래프트맥주가 유행이다. 우리가 지나친 규제 때문에 중국에게 자칫 맥주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도 있다. 이게 창조경제고, 블루오션이다.  Q. 맥주의 매력이 ‘다양성’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A. 당연하다. 맥주는 무제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다채로운 맛을 낼 수 있는 술이다. 2000년 미국에 안식년을 갔다. 그때 슈퍼에 가서 사무엘아담스 6병짜리 번들을 사면 1주일이 행복했다. 6병이 각각 다른 스타일의 맥주였는데 매일 밤 오늘은 어떤 맥주를 먹을까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저녁 식사 메뉴가 스테이크면 여기에 어떤 맥주를 곁들이면 좋을까. 또 날씨가 우중충하면 무슨 맥주를 마셔볼까 하면서 말이다. 맥주 한잔이 삶을 윤택하게 해준 것이다. 물론 와인도 다채로운 맛을 갖고 있는 술이지만 너무 비싸지 않나. 사무엘아담스도 보스턴에서 소규모맥주브루어리로 시작해 3년 만에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결국 세계적인 맥주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현재 1년에 65종류의 맥주를 만들고 있다.  Q. 여전히 한국 맥주시장은 대기업에 유리한 규제가 많다.  A. 최종적으로는 맥주에 대한 주세를 낮추고, 크래프트맥주를 동네 슈퍼에서도 살 수 있도록 유통 규제를 더 허물어야 한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이 유통에 대해서는 규제를 풀려고 하지 않더라. 세율도 낮춰지지 않았고. 그래서 오히려 지금 대기업이 유통하는 수입맥주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지금처럼 가격에 대해 세금이 붙으면 수입맥주 같은 것은 탈세하기가 굉장히 쉽다. 양주 탈세 방법이 수입사를 따로 차려서 수입가를 낮추는 것 아니냐. 그럼 세금도 낮게 책정되니까. 물론 그 차익은 회사가 가져가고, 이에 대한 법인세도 물론 안내는 것이고. 지금처럼 기득권에 유리한 제도가 고착화되면 다양성은 물론 해당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Q.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이 맛있는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쉽게 먹을 수 있는 날이 올까.  A. 물론 아직도 불필요한 규제가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물꼬가 터졌고 이 흐름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 정부가 누가 들어서든 주세율은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크래프트맥주의 외부유통을 얼마만큼 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다만 이것은 위생 문제와도 연관이 있어 철저하게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식품위생쪽으로는 아무래도 크래프트맥주가 대기업에 비해 취약하지 않나. 일단 맛있는 맥주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날 낮 12시에 시작한 홍 전 의원과 인터뷰는 오후 2시 30분까지 계속됐습니다. 인터뷰가 점심시간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자는 홍 전 의원과 미국 크래프트맥주인 ‘시에라 네바다 페일에일’과 ‘올드라스푸틴’을 순대와 함께 먹으며 대화했습니다. 홍 전 의원은 흔쾌히 맥주 선택권을 기자에게 양보했는데, 문득 ‘시에라네바다 페일에일’이 이 자리에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에라네마다 페일에일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크래프트맥주 중 하나인데요. 이 맥주 한병으로 미국에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시작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의미가 깊은 맥주입니다. 홍 전 의원의 ‘주류법 개정안’이 없었다면 한국의 크래프트맥주산업은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테죠. ‘최순실맥주’로 잘 알려진 올드라스푸틴은 시국을 반영해 고른 것이고요.(참고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① ‘최순실맥주’ 올드라스푸틴) 개인적으로 독일식 정통 맥주와 사워맥주를 좋아한다는 홍 전 의원은 “맥주를 마시다 보니 내가 ‘신 맛’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고, 신 맛이 나는 사워(Sour)맥주가 내 취향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맥주는 나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기자가 “웬만한 맥주매니아보다 맥주 지식이 해박한 것 같다”고 하자 홍 전 의원은 “맥주를 통한 경제민주화는 관심이 있는데 맥주는 그렇게 잘 알지 못한다. 아직 공부 중이다”라며 손사레를 치더군요. ‘맥주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홍 전 의원은 맥주 뿐만 아니라 역시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면세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두차례에 걸쳐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대기업 위주의 독과점 폐해를 꾸준히 지적해왔습니다. 너무 맥주 쪽으로만 이미지가 굳혀진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처음에는 그랬었는데, 결국 ‘맥주민주화’도 내가 추구하는 경제민주화, 중산층·서민 경제 활성화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괜찮다”고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홍 전 의원이 꿈꾸는 세상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일제강점기 기술 너무 축약… 침략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일제강점기 기술 너무 축약… 침략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논란 끝에 국정 역사교과서인 ‘올바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28일 공개됐다. 한국사의 시작인 상고사부터 현대사까지 곳곳에서 이념과 기술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신문은 시대사별로 대학 역사학과 교수와 고등학교 역사교사들을 섭외해 현장검토본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독자들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학자들에게 ① 내용의 충실성 ② 사료의 충실성 ③ 구성의 충실성 ④ 기술의 충실성 ⑤ 논란 가능 여부 ⑥ 총평으로 나눠 물었다. 일부 번호가 없는 것은 응답이 겹치거나 답하지 않은 부분이다. 고등학교 ‘한국사’와 중학교 ‘역사’의 필진이 같아 한국사만 분석했다. [상고사] ■일부 개인 학설 지나치게 강조… 객관성 의심 소지성정용(51) 충북대 고고미술사 교수 ① 선사·고대 부분은 기존의 교과서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듯하나, 일부 논란을 의식하거나 개인 학설을 지나치게 강조한 듯한 부분이 보인다. 청동기문화에서 갑자기 고조선의 서술로 넘어가면서 고조선의 출현 과정을 잘 보여 주지 못하고 낙랑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를 생략한 것은 위치 논란을 의식한 서술로 생각된다. ② 백제의 요서경략설 같은 경우 일부 사료에 나오기는 하지만 그 기록의 합리성이 의심받고 있고 고고학적으로 거의 뒷받침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견이 있다고 하면서 사실처럼 느끼도록 서술했다. ⑤ 백제가 해상교류를 통해 동아시아의 교류를 주도한 나라임은 틀림없지만, 해상 강국이라는 표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백제의 일면만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또 4세기 서해안의 대양횡단이 가능한 것처럼 지도상에 표시한 것은 집필자 개인의 주관적 학설을 그대로 일반론화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⑥ 많은 내용이 너무 일반론적인 반면 낙랑 위치처럼 논란이 많은 부분에서는 집필자 개인의 주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술의 객관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교과서라면 왜 국론을 분열시키고 거금을 들여 국가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그 정당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현 고고학 연구수준과 큰 괴리… 역사인식 못 키워이남규(61)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최신 조사연구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현재 고고학적 연구수준과 괴리가 너무 크다. 잘못된 검인정교과서 틀에 부분적인 자료만 첨가했다. 중심적이고 본질적인 내용들이 많이 누락됐다. 각 시대의 역사문화적 진상과 흐름이 명료히 이해되지 않는다. ② 자료가 체계적, 종합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각 시대의 문화적 실체와 변동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③ 한국 고대사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한군현-삼한-삼국 형성과정에서 역사적 진실과 괴리된 서술을 하고 있다. ④ 역사적 배경과 맥락은 물론 시대별 문화변동의 계기와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학생들의 이해는 물론 역사에 대한 흥미 촉발도 어려워 보인다. ⑤ 고조선 부분은 고고학적 자료 중심의 설명과 해석으로 한결같이 서술하고, 신화적 내용은 본문에서 자료탐구 부분으로 한정해야 한다. 한군현의 역사적 사실을 축소 내지는 배제해 삼한의 문제와 고대국가 형성기의 서술에 있어 문헌기록과 고고학적 사실과 괴리를 크게 한다. 최근 삼한 관련 고고학 자료들이 폭증해 삼국의 고대국가 형성에 대한 서술을 새로이 해야하는데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불확실한 문헌사 중심 설명이 중심을 이뤄 논쟁 여지가 많다. ⑥ 고교생의 고고학과 역사학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역사인식과 이와 관련한 판단 역량을 키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겨우 이 정도의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그 난리를 쳤다니 한심할 뿐이다. 정부는 올바른 국정역사교과서를 쓸 능력이 없음을 이번에 여실히 보여줬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 [고대사] ■정치·문화사 위주 서술… 일부 사료 뒷받침도 안 돼전덕재(54) 단국대 사학과 교수 ① 내용이 충실하다고 보기 어렵다. 삼국시대 통치체제의 성격과 변화 및 삼국과 통일신라, 발해 귀족과 일반 백성들의 생활상, 고대의 수취제도 등에 관한 내용이 완전히 빠져 있다. 지나치게 정치사·문화사 위주로 서술했고 사회경제사 및 생활사에 대해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② 대체로 기존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서술 가운데 사료로써 뒷받침되지 않은 것, 사료와 불일치하는 것들이 많이 눈에 띈다. ③ 내용은 매우 소략한 편이다. 사료에 대한 소개가 매우 적다. 다만 문화사 부분은 이전의 교과서에 비해 충실하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의 균형 잡힌 역사 이해라는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④ 비교적 쉽게 서술됐다. 다만 지나치게 간략하게 서술해 전후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불가피하게 부교재를 사용하거나 교사의 부가적인 설명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⑤ 학계의 통설과 괴리되는 서술, 다양한 오류 및 근래의 통설과 배치되는 서술도 다수 눈에 띈다. ⑥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술 양을 대폭 축소하거나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한 게 두드러진다. 그러나 고대사 부분은 내용과 구성이 충실하다고 보기 어렵고, 최근의 연구성과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고려사] ■이자겸 사대외교를 ‘평화 관계 유지’ 기술… 자의적 느낌황선의(43) 백영고 교사 ① 이전 교과서보다 전체적인 분량은 적으나 절대적 차이는 없어 보인다. 사회사나 경제사 서술은 대단히 간략한 반면 정치사는 이전 교과서의 서술보다 훨씬 자세하고 다소 복잡하게 돼 있다. ② 사료는 크게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글과 사료의 크기나 구성과 같은 편집이 조악한 느낌이 든다. ⑤ 동북 9성의 위치 논란에 대한 설명은 생략돼 있다. 다만 학설 중에 최대 영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인 공험진 등은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⑥ 당시의 경제상이나 사회상에 대한 설명은 간략하게 전달하면서 정치사 중심의 흐름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인물 중심의 서술이 도드라져 보인다. 예를 들어 “태조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었던 고려의 왕권은”, 혹은 “(광종은) 이에 반발하는 호족을 ‘과감하게’ 숙청하면서 왕권을 안정시켜 갔다”라는 기술에서 볼 수 있듯이 왕 중심의 단순한 정치 서술을 넘어 영웅적 사관이 비치는 듯하다. 또 고려의 대외관계 중 거란과 금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통상 이자겸의 사대 외교를 “금과의 외교관계를 통해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였다”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통상 자학사관을 피하기 위한 자의적 서술과 같은 느낌이 든다. [조선사] ■검증·교정 안 거쳐 졸속… 학계서 통용되기 힘든 학설 포함돼송양섭(51)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현 검정 교과서의 체제와 문제점을 대부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충실성 정도는 검인정 이래 집필 기준의 틀에서 쓰인 교과서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② 현 교과서에서 활용된 사료가 재활용·재배치된 느낌이다. 교육부 발표에서 강조하면서 새롭게 넣었다는 균역·준천·탕평이라는 영조의 삼대 치적도 이미 중학교 미래엔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③·④ 현 교과서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했고, 일부 순화하지 않은 용어나 표현이 거슬린다. ⑥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서술, 학계에서 이미 통용되기 힘든 학설이 포함돼 있다. 예컨대 균역법의 시행 관련 서술은 상당 부분 부정확하거나 오류다. 신분제 동요와 관련된 신분 구성 비율에 관한 설명도 보편적이지 않은 주장이다. 집필진 전공이 고르게 배치되지 않고 특정 분야에 치우쳐 학계의 연구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급히 작업하면서 나타난 문제인 듯하다. 초안은 한 자 한 자 엄밀한 검토를 거치고 주변의 전공자들에게도 수시로 문의하면서 수십 차례 검증과 교정을 하는 게 통상적이다. 검토본은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에 밀실 집필을 하면서 내용의 검증을 원천봉쇄한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한 사진에 내용 축약 지나쳐… 서술과정도 뒤죽박죽서광욱(53) 대구 경일여고 교사 ① 전반적으로 내용이 지나칠 정도로 축약됐고 서술 과정이 뒤죽박죽이어서 교사가 교과 내용을 재구성해서 수업을 해야 할 상황이다. 학생 주도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② 과할 정도로 사진이나 그림 자료가 많다. 역사 과목의 특징상 자료의 제시는 필요하지만 사족처럼 보이는 그림이 많다. ③ 시간에 쫓겨서인지 교과 구성에 연계성이 부족하다. 임진왜란의 극복 과정에서 민중의 노력이나 광해군의 활약상이 전혀 서술되어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④ 기존 교과서로 공부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을 만큼 조선의 건국 과정이나 정치 조직의 정비 과정 등이 지나치게 단조롭게 서술됐다. ⑤ 이성계의 건국을 합리화하며 명의 내정간섭이나 종속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실제 내정간섭이 이루어졌다. 조선 후기 민란의 발생을 단순하게 제도상 문제로만 서술해 민중들의 의식 수준 향상을 누락하고 있다. ⑥ 교육 현장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집필자 선정부터 편찬까지 좌우 편향 없이 역사적 사실만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다양한 견해를 수렴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역사교사로서 자괴감이 생길 정도다. ■독도 수호 안용복 4단원서만 설명… 3단원 조선은 빠져서인원(55) 진선여고 교사 ① 조선 시대는 전체 내용적인 측면에서 7차 국정 국사 교과서 및 2009 개정 교육과정 이후 검정 한국사 교과서와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대외 관계에서 백두산정계비와 독도를 수호한 안용복의 이야기를 4단원에서만 설명하면서, 정작 3단원 조선 부분에서 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용 배치와 설명 부분에서 상당히 아쉬운 점이 보인다. ② 7차 국정 국사 교과서 이후 교과서들의 특징은 학생 주도 수업을 중시하면서, 사료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탐구 생활을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2단 구성으로 설명 부분이 많다 보니 각 내용에 해당하는 사료를 충분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7차 국정 국사 교과서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③ 제시된 사료들은 내용과의 연계성은 충분하다. 일부 사료들은 기존의 사료와 다른 새로운 사료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배워야 할 내용이 축소된 것이 아니라 사료가 축소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④ 전체적으로 기존의 서술 방식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일부 내용은 풀어서 서술한 면도 보인다. 그러나 135쪽의 예송에 대한 설명 등 일부 내용은 충분한 설명 없이 어렵게 서술된 점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⑤ 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없다. ⑥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는 국정이든 검정이든 교과서 내용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적다. 문제는 고대사와 근현대사의 서술 부분이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는 절차상의 문제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국정 교과서를 발간한다면 내용에서의 이념 여부 문제를 떠나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그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근대사] ■제2차 한일협약은 을사늑약인데… 日측 입장서 기술이계형(50) 국민대 특임교수 ① 근대사 부분이 축소 기술되다 보니 장과 절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④ ‘Ⅵ. 일제 강점과 민족운동의 전개’는 일제의 침략상과 한국의 민족운동의 실상을 언급하는 부분이다. 목차 구성이 민족운동에 쏠려 있다. ‘2장 민족분열정책과 국내외 민족운동의 전개’는 ‘민족분열정책’의 주체가 명시돼 있지 않고 ‘3장 1930년대 이후~’는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내용 중 1920년대 부분도 있기 때문에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 ⑤ 일본과의 조약 명칭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1차, 2차, 3차 한일협약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기술되는 것이다. 공식적인 조약 명칭은 1907년 7월에 체결한 ‘한일협약’밖에 없다. 이를 기준으로 일제가 한국을 침탈하기 위해 체결한 여러 조약들에 숫자를 매긴 것에 불과하다. 특히 2차 한일협약은 을사늑약인데 이를 한일협약이라고 한다면 을사늑약의 체결 자체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것과 배치된다. ⑥ 일제강점기에 대한 기술이 너무 소략하다. 관련 내용이 국내외뿐만 아니라 1910~1940년까지 방대한 양이다 보니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지만 너무 축약해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친일파 문제에 대해서도 지식인, 예술인, 종교인 등의 친일 활동이 있다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미주지역 독립운동 등 특정 내용 부각 위한 노력 눈에 띄어신주백(53) 연세대 HK연구교수 ① 개항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동아시아사와 한국사를 연계한 설명이 부족하고, 결과적인 사실만 나와 있어 현 검정 교과서들보다 더 불친절하다. 특정한 내용을 부각시키기 위한 모습이 눈에 띈다. ‘외교 독립 선전 활동의 전개’(224쪽)처럼 미주지역의 독립운동에 높은 비중을 뒀다. 전체 민족운동의 양상과 운동 방법을 고려할 때 한쪽 분량으로 언급할 이유는 없다. ② 탐구활동이 지나치게 없다. 현 교과서처럼 여러 사료를 학생 스스로 분석하고 교사가 토론식으로 수업하는 데 방해될 수 있다. ③ 본문 내용과 시각자료의 연계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제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지도가 부족하고, 만화 등 상상력을 자유롭게 자극하며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형식이 없다. 불성실한 구성이다. ④ 평이한 문장으로 학생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 듯하다. 그러나 본문과 다른 구성요소 사이의 연계가 자연스럽지 않아 교사의 전달 효과와 학생의 학습 효과를 반감시킬 우려가 있다. 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와 민족운동의 관계가 그동안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은 생소한 내용이다. ⑥ 본문을 완성하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내용을 받쳐 주는 다른 학습요소에 대한 완성도가 매우 떨어진다. 편집이 딱딱하고 불성실해 전형적으로 주입식 교육에 맞는 교과서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개항기 외세 일본과의 대항관계 너무 간략 서술 한계왕현종(56) 연세대 역사문화학교수 ① 근대사에 대한 서술이 너무 축소됐다. 기존의 검정 교과서의 분량(60쪽)의 3분의2 수준이다. 근대 세계사의 전개와 한국사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없게 구성했다. ② 자료의 이해는 자료 탐구활동의 일환으로 된 반면 사진 자료의 설명이 지나치게 많다. 관련 사료를 제시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어 본문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 ③ 근대국가의 건설 운동 부분은 지나치게 간략하다. 각 운동의 전개와 대립, 외세 일본과의 대항관계가 제대로 서술되지 않아 중학교 교과서의 서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④ 용어와 개념 그리고 인물에 대한 서술이 학생들의 수준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한 면에 좌우 양단 구성은 교과서 체제에서는 처음 사용된 것으로 가독성, 이해력을 떨어뜨리는 편집이다. ⑤ 개항기 서술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으로 독도의 영유권 문제, 대한제국 패망 원인, 대한제국과 광무개혁의 논쟁, 동학농민전쟁의 역사적 의의 등이 언급되지 않는 등 이 시기 공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⑥ 만일 검정 과정이 있었다면 탈락 사유가 많다. 학생의 눈높이, 단계적인 역사이해, 역사 쟁점에 대한 이해를 고려하는 내용이 없다. 학생들을 중학교 수준으로 간주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려는 일방적이고 획일화한 역사 교과서다. [현대사] ■냉전·반공주의 기조… 민주주의 진전 부분 등은 거의 없어허은 (50)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냉전·반공주의와 성장주의가 기조를 이루면서 주요한 시기와 서술들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거나 누락했다. 일상생활문화와 민주주의의 진전을 설명하는 부분도 거의 없다. 미국과의 안보동맹을 강조하는 데 치중해 주한미군 주둔이 한국사회에 초래한 제반 문제점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② 20세기 역사를 평면적으로 접근하게 만들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서술들이 적지 않게 확인됐다. ③ 민주공화국의 실제 내용을 채워 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민주화운동에 관한 서술이 여전히 부족하다. 재야인사, 학생들의 반독재 민주화운동뿐만 아니라 노동자, 여성, 종교 분야의 생존권 투쟁, 인권운동 등을 더 충실히 서술해야 한다. 냉전반공체제가 초래한 국가폭력에 대한 언급도 매우 부족하다. 북한사 서술이 매우 소략하며, 그나마도 체계적인 역사적 서술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④ 역사 지식이 많지 않은 학생들이 읽을 때 오독하거나, 현 시국을 체험한 학생들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 또한 적지 않다. ⑤ 대한민국 수립이나 5·16 군사정변과 같이 역사학계에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을 모호하게 다루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은 민주공화국을 위한 한국 현대사의 도정에서 그 의의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으로 제목을 바꾸는 게 옳다. ⑥ 역사학계가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 교과서는 그 내용의 충실도나 완성도와 상관없이 나와서는 안 될 교재다.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정치·경제·통일 교과서 성격 강해 김찬수(49) 동원고 교사 ① 실제 역사학자가 아닌 집필진이 썼기 때문에 ‘역사적인 관점’이 부족하다. 그래서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정치, 경제, 통일 교과서의 성격이 강하다. ② 냉전적 사고를 기반으로 해 남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분단 비용, 국방비 문제 등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 남북 체육 교류, 남한 통일단체의 노력과 대학생들의 통일 열망 등이 보이지 않는다. ③ 279쪽에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지수의 경우 2012년 20위로 8.13이었는데 2015년 22위로 후퇴한 것 등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 ④ 282, 283쪽 외환위기 극복 등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논하면서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 하고,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계층 간 교육 격차가 확대된다고 비판하는 등 서술이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다. 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피하고자 한 의도가 역력하다. ‘이승만 국부’ 만들기나 ‘박정희 치적 강조’ 등 뉴라이트 사관이 보인다. 이승만의 독재 장기집권욕은 외면한 채 이승만 정부가 부정선거를 자행했다는 식으로 정부 차원의 문제로 서술한다. 이승만에 의해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친일 청산을 실패한 것도 간단하게 언급했다. 제주 4·3 사건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베트남 전쟁도 참전으로 얻은 이익만 쓰고 이면의 고엽제 피해, 양민 학살 문제는 두루뭉술하다. ⑥ 이승만에 대해 북진통일 주장, 한강 인도교 폭파, 보도연맹 사건, 작전 지휘권 이양 문제를 외면하면서 정작 6·25전쟁에 대해서는 상세히 다루는 등 균형 감각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6·25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학살 등은 외면하고 있다.
  • 트럼플레이션 그림자 …‘셀 코리아’ 연말증시 흔든다

    트럼플레이션 그림자 …‘셀 코리아’ 연말증시 흔든다

    코스피 이달만 1조7000억 빠져 한은 국고채 매입 강수 뒀지만 美 금리인상 전망에 불안 계속 “새달 초 1조 5000억 더 팔 것” ‘트럼플레이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우리나라에도 엄습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고채 매입이라는 강수를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 가치와 채권 금리 급등이라는 시장의 출렁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주식 1조 7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9일 트럼프 당선 이후 11일 4495억원, 14일 3345억원어치를 내다 파는 등 매도 규모가 심상치 않다. 지난 1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736%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5년물과 10년물, 20년물도 연중 최고로 올랐다. ‘외국인 엑소더스’ 현상은 트럼프 당선 이후 우리나라뿐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내건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선진국을 쳐다보게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트럼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신흥국 시장에서 돈을 빼 선진국에 넣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신흥국 수출 감소 우려도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우려마저 겹치면서 ‘코리아 엑소더스’를 부추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5개월여 만에 1180원 선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구간별 외국인 순매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달러당 1150원을 넘어서면 매도세가 나타났다”면서 “당분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이 새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내각이 꾸려지고 안정을 찾을 때까지 심리적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새달 초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추가로 1조 5000억원어치를 팔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트럼프에 대한 불확실성은 1~2주 안에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다음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또 기다리고 있다”면서 “인상이 단행되면 연말까지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고채 1조 5000억원어치를 사들이기로 했지만 불안감을 진정시킬지는 미지수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얘기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구체화되면 금융시장의 모든 자산 가격이 재편될 수 있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이 강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인프라 투자로 인플레이션을 만들겠다고 하면 금리는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로 갈 것”이라면서 “10년간 이어져 온 채권 강세장이 끝난다고 보고 다른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판단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당 1200원을 넘어가면 시장은 한동안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설마 하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왔으니 정부와 재계는 정치·경제·안보·통상 분야에서 예상과 대비에 분주하다. 트럼프 당선자의 성격이 독특한 데다 그동안 내걸었던 공약이 워낙 파격적이어서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불확실성에 민감한 국내 주식시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전후해 폭락과 반등으로 이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는 이제 ‘트럼프 리스크’라는 새로운 위협을 안게 됐다. 성장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소비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건설경기에 의존하던 국내 경제는 보호무역을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수출 전선에 또 다른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가 겉으로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는 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치를 담고 있다. 중국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 협상에서의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자유무역협정의 폐기와 재협상 등이 그것이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파멸로 이끄는 네거티브섬 게임이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보호주의 조치로 인해 보복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되는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의 경기 후퇴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계량분석이 가능한 관세 인상만을 고려한 무역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2017년 2.7%, 2018년 0.3%, 2019년 ~0.1%로 하락한 후 2020년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2~3%에서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의 심각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무역 배척주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중요한 무역협정의 체결이나 변경은 의회의 절대적 협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지배하게 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수입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의 피해가 큰 분야에서는 국내의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통상법에서 허용된 공격적인 제재 수단을 무차별적으로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후보는 석유 등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공언하고 있고 기후변화 협약에 반대하고 있다. 이 역시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우려하는 시대적 흐름과 어긋난다. 미국 에너지 산업의 역주행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에너지 산업 개편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이나 국내 서비스시장의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한·미 FTA의 추가 협상 등도 현실 문제로 가시화되면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기업가로 성공한 만큼 기업의 투자를 부추기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낙관적인 희망도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미국의 낡고 오래된 도로, 교통,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 기업에는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한국은 트럼프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경제학에서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항상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아무리 독단적이라 하더라도 시대적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관계에서 자유무역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실익을 주고받는 협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통상정책과 외교정책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한·미 동맹 관계를 굳게 다지는 가운데 외교, 안보 및 통상정책에서 가능한 한 많은 대안을 갖고 유연히 협상해 나가야 한다. 우리 수출산업은 안팎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주력 산업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무역장벽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가격과 품질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은 어떤 통상 압력도 견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수수료 빼고 보안 더하고… 블록체인, 금융을 바꾼다

    수수료 빼고 보안 더하고… 블록체인, 금융을 바꾼다

    # 2018년 직장인 A씨는 미국에 사는 조카에게 크리스마스를 맞아 20만원 용돈을 보낸다. 예전엔 수수료 걱정에 소액 해외 송금은 꿈도 못 꿨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보내면 기존의 5분의1 수준으로 해결된다. 보통 2~3일 정도 걸리던 송금 시간도 1시간 이내로 줄어 편리해졌다. # 같은 해 주부 B씨는 5살 자녀의 1만원 미만 병원비를 보장받는 소액 유아보험에 가입한다. 한 달에 1000원 정도만 납부하고 자녀가 다쳤을 때 간단한 진료비를 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 방식으로 인건비를 절감한 보험사가 비싼 유아보험이 부담스러운 부모를 위해 출시한 상품이다. 블록체인은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을 뜻하는 핀테크 서비스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별도 중앙 서버가 아닌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거래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해외 송금, 주식 거래, 전자 결제, 소액 보험뿐 아니라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혁명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의 편리함은 현재 금융 결제 시스템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고객이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신용카드를 긁기만 하면 결제가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뒤엔 복잡한 금융 시스템이 있다. 카드를 긁는 순간 카드 단말기는 결제 정보를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에게 전송한다. VAN, 카드사, 은행, 은행 간 중앙결제시스템을 거친 뒤에야 결제한 돈이 가게에 전달된다. 현재 금융 결제 시스템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고객은 수수료를 부담한다. ●은행 전통적 수익 모델 바꿔… 기술 선점에 혈안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거래 과정에서 VAN과 같은 불필요한 참여자를 제거할 수 있다. 해외 송금도 중개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가능하다. 모든 거래 참여자가 거래를 검증하고 장부를 보관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블록’이 만들어지고 이 내용을 거래 참여자들이 기존 장부에 사슬처럼 연결해 ‘블록체인’이 된다. 쉽게 말해 ‘장부 책임자가 없는 거래 시스템’이다. 검증을 위한 제3자가 없다면 자연스레 수수료도 낮아진다. 기술적으로 수수료는 거의 ‘0’까지 내려간다. 블록체인의 최대 강점이며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블록체인 도입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현재 개발 초기 단계인 블록체인 기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전 세계 은행 80%가 내년까지 블록체인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은행 중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5곳이 세계 최대 규모 블록체인 컨소시엄(협력단) ‘R3CEV’에 가입했다. 이들은 최근 R3CEV가 국내에서 처음 개최한 워크숍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국내 은행들끼리 공동으로 진행하는 첫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자금세탁 방지와 해외송금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도 해외 증권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장외주식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에 나섰다. 코스콤은 최근 블록체인 기반 장외시장 채권거래에 대한 개념 검증에 성공했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블록체인은 은행이 전통적으로 수익을 창출했던 모델을 완전히 바꾸는 기술”이라면서 “위협을 느낀 은행권에서 먼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록체인 자체가 역사가 오래된 기술은 아니지만 잠재력이 워낙 크다 보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개인인증 시스템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은 고객이 모바일 앱카드에 로그인할 때나 30만원 이상 결제할 때 공인인증서를 통한 개인인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간편 인증’ 서비스를 도입하면 고객들은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된다. 지금처럼 유효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을 필요도 없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증 서비스를 추가해 고객들이 인증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금융 고객들은 더 안전한 서비스를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참여자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과 중개 기관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절감된다.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져서 관리 감독 및 규제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데이터 위·변조가 어렵기 때문에 해킹 역시 불가능하다. 다수의 참여자가 분산 장부로 거래 정보를 공유해 해킹이 어렵다. 이는 IT 보안비용 절감 효과로도 이어진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스케일체인의 이관호 대표는 “비트코인(온라인 가상화폐)을 거래하기 위해 만든 기술인데 워낙 편리하다 보니 금융 거래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라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거래 취소 불가·오류 책임 물을 수 없어 한계 하지만 아직 도입 초기인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완전히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거래기록을 검증할 때 모든 장부를 대조해야 하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지금 기술로는 1초에 수천 건이 발생하는 주식시장의 대량 거래를 감당하기 힘들다. 모든 거래 기록을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의 용량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번 블록체인 망에서 집행된 거래는 되돌릴 수 없고 책임자가 없어 오류가 발생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점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한계 극복에 더해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홍승필 성신여대 IT학부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하라는 법도 하지 말라는 법도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은 지난 5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는 법안을 마련했는데 우리는 아직 준비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국제 흐름에 맞춰 디지털 통화의 제도화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금융권 공동으로 연구·시범 사업을 진행할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만들 계획이다. 관련법 정비도 필요하다. 현행법상 해외 송금은 반드시 은행을 통하도록 돼 있는 등 걸림돌이 많다. 블록체인 기술검증에 참여한 코스콤 관계자는 “공인인증서도 원래 지금보다는 간단한 형태로 사용 가능하지만 여러 규제를 받다 보니 불편하게 됐다”면서 “금융 당국이 블록체인 같은 보다 효율적인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용어 클릭] ■블록체인(block chain) 별도 정보 관리자 없이 거래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시스템. ‘디지털 공공 거래장부’라고도 불린다. 거래 내용을 중앙서버에 집중시키지 않고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크게 절약되며 해킹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 [트럼프 스톰] 떨고 있는 미국 스포츠, LA의 2024년 올림픽 도전 물거품 되나

    [트럼프 스톰] 떨고 있는 미국 스포츠, LA의 2024년 올림픽 도전 물거품 되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돼 여러 부문에서 그가 취임 후에도 선거운동 때 공언했던 내용대로 정책을 펴나갈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츠 분야라고 예외가 아닐 것이다. 영국 BBC가 10일(이하 한국시간) 트럼프의 당선이 스포츠계에 끼칠 수 있는 좋지 않은 영향들을 전망해봤다. 먼저 2024년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프랑스 파리,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놓고 대회 개최권을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로 시계를 되돌리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던 에릭 가르세티 LA 시장은 IOC 위원들이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 도시의 유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전한 바 있다. 가르세티 시장은 “IOC 위원들은 우리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말, 미국이 시선을 내부로만 돌리면, 그렇게 한 다른 나라처럼 세계평화나 진보, 우리 모두를 위해 좋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 여름 “일부가 다른 이들에게 견줘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이기심의 세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 언급은 무슬림의 이민을 막고 수백만명의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를 향한 것으로 비쳤다. 트럼프의 공약들은 다양한 나라와 문화를 포용하려는 IOC 위원들의 투표 성향과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가르세티 시장은 “그들은 미국이 그렇게 이상하게 선회할지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2026년 월드컵.  미국이 유치 경쟁의 선두에 서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FIFA는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을 갖고 있고, 축구 불모지로 여겨지다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북미 대륙 전체로 축구 열기를 확산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더불어 본선 진출 국가를 40개에서 48개로 늘리려는 야심찬 계획까지 품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IOC와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월드컵을 개최하는 방안까지 FIFA 수뇌부는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빅토르 몬타글리아니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럴 경우 트럼프가 공언했던 멕시코 장벽 추진과 그로 인한 관계 악화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유치전은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고 확고한 재정 보증이 있을 때에만 성공할 수 있는데 두 나라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런 큰 이슈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상상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트럼프는 당선 소감을 발표하면서 “우리와 어울리려 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과 어울려 지낼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12일 오전 미국과 멕시코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치러 스포츠가 정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보여줄 참이다.    셋째로 트럼프는 미국의 여러 무역협정을 손질하겠다고 공언했다. 국경 넘어 미국의 스포츠를 수출하려는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MLB)의 글로벌 확장 계획은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입 관세 부과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45%의 관세를 물어가면서 미국기업들이 주로 수익을 챙기는 경기들을 개최하려 하고 원정 팀과 리그에 이익이 돌아가는 관세협약을 맺겠다고 나설 것인가? 회의적이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은 열려 있으며 미국 스포츠 팀들이 방문해 경기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팀들도 이제 근본적으로 다른 글로벌 경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5월부터 FIFA 간부들에 대한 부패 수사에 나섰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지명한 법무부 장관이 이를 우선사항으로 계속 고려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전 부회장 잭 워너와 제프리 웹이 미국 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FIFA 간부들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지만 아직 기소되지 않았는데 새 법무부 장관이 이들을 제대로 기소할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野, 거국중립내각 압박→탄핵보다 하야… ‘단계 대응론’ 부상

    野, 거국중립내각 압박→탄핵보다 하야… ‘단계 대응론’ 부상

    우상호 “국정 방식 바꾸는 개각 돼야” 박지원 “꼼수 계속 땐 결국 하야 길” 야권이 기로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통행 개각’ 이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 주자들까지 하야(下野)를 거론하는 가운데 당론으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할지, 좀더 거국중립내각을 압박할지 고심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3일 “대통령은 스스로 조사받겠다고 해야 한다”면서 “(개각은)그 사람이 좋으냐 나쁘냐 문제가 아니라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겠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탈당해 야 3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갖고 거국내각 총리를 협의해 지명하는 것이 유일하게 살아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꼼수 정치와 공작 정치를 계속한다면 하야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신중한 모양새다. 이날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도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거국내각을 동시에 요구하되 박 대통령이 끝까지 응하지 않는다면 하야나 탄핵 등 수위를 올려야 한다는 ‘단계론’이 부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지도부와 별개로 퇴진 요구 흐름은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친박(친박근혜)을 제외한 거국내각을 꾸리고, 6개월 뒤 대선을 치르자”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미혁 의원 등 30여명의 의원은 “조속한 퇴진과 국회가 주도하는 거국중립내각 구성 수용”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민주당 박영선·변재일·민병두 의원과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등 여야 비주류 의원들은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현 시국에 대한 초당적 대응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결국 양당은 수위를 높이겠지만, 탄핵 추진보다는 하야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 탄핵 역풍’ 트라우마가 여전한 야권에서 탄핵은 최후의 카드다. 현실성도 떨어진다. 탄핵소추안 발의(재적의원 과반)는 야권(171석, 민주당 121·국민의당 38·정의당 6·야권 성향 무소속 6) 단독으로 가능하지만, 가결(재적 의원 3분의2)되려면 새누리당(129석)에서 29석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가결돼도 탄핵심판 절차가 남는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하는데 박한철 소장 등 9명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기 때문에 불투명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맑은 가을햇살 느끼며 옛 ‘경성 월스트리트’를 걷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맑은 가을햇살 느끼며 옛 ‘경성 월스트리트’를 걷다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5일 답사는 ‘인권을 생각하며 걷는 남산둘레길’을 주제로 이필용·손안나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중에서 긴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것들은 ‘위기의 미래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다. 관리주체가 없어서 보전이 어렵거나 적극적인 수리·보수가 필요할 경우 미래유산 보존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한다. 이 경우 소유자는 적극적인 개방을 통해 시민들과 유산의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최근 문화지평이 답사하는 과정에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성우이용원의 이남열 대표이발사는 건물이 노후해 수리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건물은 실제로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고 비가 많이 오면 빗물이 줄줄 샌다고 한다. 또 다른 서울미래유산인 공씨책방의 경우 건물주가 퇴거를 요청하면서 미래유산으로서의 공유가치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들 모두 위기의 미래유산인 셈이지만 먼저 미래유산 보존위원회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 남대문부터 광교까지 뻗은 남대문로는 일제강점기 조선은행(한국은행)을 비롯해 수많은 은행이 밀집했던 금융 1번지였다. 13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경성 월스트리트를 가다’를 주제로 지난달 15일 오전 10시부터 세 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이 해설사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에 두고 해설하는 한편 곳곳에 흩어져 있는 서울미래유산들을 꼼꼼하게 챙겼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로 하늘이 맑은 데다 도심 한복판 평지를 걷는 편안한 코스라서 다른 때보다 많은 40명 가까운 인원이 답사에 참여했다. 이날 참석한 선현호 아시아나국제특허법률사무소 관리부장이 어린아이 주먹만 한 약식 30여개를 싸와 답사팀 간식으로 나눠주었다. 약식은 선씨의 부인이자 이바지 음식 전문가인 강기숙씨가 아침에 손수 만들어 보낸 것이라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 옆 작은 공원에서 답사팀은 모였다. 2008년 2월 10일 설날 연휴에 방화로 완전히 불타 버린 숭례문은 2013년 5월 지금의 모습으로 복구돼 일반에 공개됐다. 화재 전에는 도로 위에 섬처럼 서 있어서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공원화되면서 출입이 자유롭다. 문화재 관리의 소중함을 교훈으로 간직한 숭례문에서 이번 답사 여정이 시작됐다. 이 해설사는 “오늘 답사길은 시내 한복판이라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친밀하게 느껴지는 곳”이라며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가로세로 동서남북형 도로와는 다르게 소공로처럼 대각선 도로와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남대문에서 소월로를 따라 남산 쪽으로 조금 오르면 남산육교 고가차도가 나온다. 1961년 말 만들어진 일반교량으로 오래된 구조물이라는 점에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남대문시장 안에는 은호식당이란 노포가 있다. 1932년 ‘은성옥’이란 상호로 문을 연 꼬리곰탕집이다. 한국전쟁 때는 부산 피란처에서도 임시로 문을 열었다가 휴전 후 지금 자리에 건물을 짓고 재개업했다. 현재 4대째인 정용식씨가 운영하고 있고 서소문, 여의도에 직영점이 있다. 같은 지역에서 84년 동안 운영되면서 남창동 일대의 시대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장소라는 이유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남대문시장 전체도 서울미래유산이다. 1414년 정부 임대시전으로 남대문 근처에 가게를 지어 상인들에게 빌려준 게 시장의 시초다. 종로 시전과 동대문 이현과 함께 남대문 칠패는 조선 내내 주요한 시장의 기능을 했다. 1608년(선조 41년) 선혜청이 지금의 남창동에 설치되면서 지방의 특산물 등을 매매하는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1911년 3월 을사오적 중 한 명인 내부대신 송병준이 조선농업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남대문시장은 정식 근대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해설사가 남대문시장 초입의 선혜청 표지석 앞에서 답사팀을 멈춰 세웠다. 17세기 초 조선시대 대동법 실시에 따라 대동미(米)·대동포(布)·대동전(錢) 출납을 관장한 관청이 있던 자리다. 쬐끔 과장해서 월스트리트는 이미 17세기 조선조부터 시작된 셈이다. 대동법은 조선시대에 공물(貢物)을 쌀로 통일해서 바치게 한 납세제도다. 벼농사가 어려운 산간지방이나 쌀 납부가 어려운 경우에는 베·무명(대동포), 돈(대동전)으로 대납할 수 있었다. 선혜청의 의미는 대동법 실시 이후 등장한 공납 대납업자들이 산업자본가로 성장해 수공업과 상업발달을 촉진시켰다는 데 있다. 이렇듯 돈이 흘러가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레 운송활동도 증대하면서 교환경제가 발달하게 됐다. 서울역이 남대문시장 인근에 위치한 이면에는 아마도 이런 이유가 큰 몫을 했을 것이다. 남대문 2층 한옥 상가벽돌 쌓아 올린 한·양 절충식 건물 남대문 지하보도 역시 서울미래유산이다. 정확한 준공 시기는 알 수 없고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남대문 4가 대로변에는 생소하게 한옥 기와를 이고 선 2층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바로 남대문로 2층 한옥상가다. 올해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662호로 등록됐다. 1910년대 만들어진 벽돌조 한양(韓洋) 절충식 건물로 전통적인 단층 목조 건축 양식에서 벗어난 벽돌조란 특징을 갖는다. 업무상 중국 출장이 잦은 김유림(40·넥스나인 대표)씨는 “중국 VIP 및 비즈니스 고객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남대문 일대 관광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동안 흔하게 알려진 것만 설명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 답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역사적 사실을 중국인들에게 보다 풍성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해설사는 답사팀을 북창동 먹자골목을 통과해 플라자호텔 쪽으로 이끌었다. 길 건너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때마침 수문장 교대식이 한창이다. 수문장 교대식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국립극장장을 지낸 허규씨가 병상에서 아이디어를 내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킨 ‘작품’이다. 즉 역사에 이런 수문장 교대식은 없었다. 명동 나석주 열사 동상 나 열사가 동양척식회사에 폭탄 던진 곳 이 해설사는 “대한문 앞 도로는 대한제국을 선포한 고종황제가 근대적 도시 발전을 도모하기 시작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환구단을 거쳐 소공로를 뚫어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길을 개설했고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도로 역시 구체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로의 확장과 직선화가 사회 구성원 간 소통의 부재라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 해설사는 “도로가 넓어지면 교통은 편리해지지만 사람이나 차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교류가 어려워지게 된다”며 “이는 도로의 발달이 사람보다 자동차에 우선권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도로는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편리하게 걸어가면서 정보를 얻고 교류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야 사람 간 교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환구단 일대 호텔가일제강점기 경성 대표적 상업지역 눈을 조선호텔 쪽으로 돌리자 사적 157호 환구단이 나타났다. 2007년 수유리 그린파크호텔 재개발 과정에서 호텔 정문으로 사용하고 있던 문이 환구단 정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전 복원된 사연을 갖고 있다. 환구단 일대는 지금도 각종 호텔이 빼곡하지만 일제 강점기에도 경성을 찾는 외국인이 묵는 호텔이 많았다. 교통이 편리하고 물산이 풍부한 경성의 대표적인 상업지역이었던 셈이다. 백화점과 양판점이 들어서면서 막대한 시장 자금이 돌자 자연스레 금융시설도 들어섰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자리에는 조선은행, 신세계백화점 옆 건물인 SC제일은행에는 조선저축은행, 한국은행 소공별관 자리는 조선상업은행, 롯데 애비뉴엘에는 조선신탁주식회사가 있었다. 그 바로 옆 롯데백화점은 식산은행, 길 건너편에는 제일은행, 외환은행 자리엔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있었다. 이 밖에도 시청 을지로별관에는 제국생명, 신한은행 광교빌딩은 한성은행, 광교약국 자리에는 동일은행 등이 있었다. 우리은행 종로지점은 조선상업은행 종로지점으로, ‘1924년 8월에 문을 열었다’는 동판이 벽에 부착돼 있다. 이렇게 금융회사가 밀집해 있었던 역사로 인해 ‘경성의 월스트리트’였다는 표현이 자연스러운 거리다. 한국은행 앞 사거리부터 을지로입구역까지 남대문로 일대를 아우른다. 한편 소공로는 조선총독부와 경성부청을 대각선으로 잇는 짧은 도로였지만 모던보이들이 즐겨 찾던 신식 양복점이 즐비했다. 소공로 중간쯤 있는 서울미래유산 해창양복점은 1945년 문을 열었다. 부산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던 창업주 이용수씨가 소공동으로 이전 운영하다가 1958년 아들 이순신씨에게 가업을 넘겼다. 1995년 재단사로 일하던 한창남씨가 경영에 참여한 이후 2004년 완전히 인수했다. 지금은 일대가 부영그룹에 의해 개발되면서 조선호텔 건너편으로 이전했다. 소공로 해창양복점 거리모던보이들 즐겨 찾던 신식 양복점 을지로입구역에서 명동으로 들어가는 하나은행 옆 골목 초입에는 나석주 열사의 동상이 있다. 이곳은 1926년 12월 나 열사가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지고 일본 경찰과 총격전 중 자결한 곳이다. 답사단은 광교 위에서 이번 답사를 정리했다. 고등학생인 두 딸과 함께 참석한 이은순씨는 “오늘 답사를 하면서 그동안 익숙하게 들어 왔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새로이 알게 됐다”며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서 앞으로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따뜻한 사람들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졌다”고 후기를 전했다. 이 해설사는 “이번 답사 지역은 조선후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150여년간의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우리들 기억 속에 내재해 있는 대표적인 곳”이라며 “일제 치하 경성 금융가, 도로 확장이 주는 사람들 사이 소통의 문제를 엮어서 진행해 봤다”고 끝맺음을 했다. 을지로입구에서 답사를 마무리한 팀 일부는 청계천을 따라 을지로4가까지 걸었다. 그곳에 있는 서울미래유산인 춘천막국수집에 들러 막국수와 돼지고기 보쌈을 나눠 먹으며 훈훈하게 답사를 정리했다.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성기 행자부 과장에게 들어본 ‘지방세 감면 업무’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성기 행자부 과장에게 들어본 ‘지방세 감면 업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9·12 경주 대지진 등 내수 위축이 우려되는 사태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지원 대책으로 ‘지방세 감면’을 발표해 왔다.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에게 부과, 징수하는 세금이다. 국세가 나라 살림의 근간이라면 지방세는 지방자치의 밑천이 된다. 납세는 국민의 4대 의무 가운데 하나이지만, 정책적 필요에 따라 일정 기간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지방세 특례 제도다. 김성기(42·행시43회) 행정자치부 지방세특례제도과 과장을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지방세 감면 업무에 대해 들어봤다. 지방세만 제대로 들여다봐도 시대적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 개발이 모토였던 시절엔 유흥·음식 요금에 따라 세금이 부과됐습니다. 이른바 유흥음식세입니다. 1949년 제정된 유흥음식세법은 당시 고급 음식점이나 호텔, 다방, 과자점 등에 부과됐던 것인데 1977년 부가가치세법이 시행되면서 폐지됐습니다. 향후 전기차·수소차 보급이 확대되면 현재 배기량에 따라 부과하는 자동차세의 과세 기준이 바뀔 것입니다. 지방세특례제도과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는 지방세 감면입니다. 매년 2월이면 각 부처로부터 세제 지원 요구가 들어옵니다. 경제 활성화나 국민 안전 등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올해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전기차 취득세 감면액 인상(수소차 감면액 신설)이나 노후화된 경유차·승합차의 신차 교체 시 취득세 100만원 감면 등이 포함됐습니다. 행자부는 8월까지 타당성 검토를 거쳐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처 간 첨예한 대립을 겪기도 합니다. 각 부처에서는 단기적인 세제지원 효과만 보지만 행자부에서는 지방세 감면이 지방재정에 미칠 영향과 정책적 효과를 비롯해 납세자 간 형평도 살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방세 감면에는 일몰 제한이 있습니다. 보통 2~3년입니다만 지난해 메르스 확산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지방세 감면 기간을 연장해 주기도 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과세 대상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소유한 학교, 도로, 건물 등입니다. 지방세 감면율을 따질 때는 비과세액과 지방세감면액을 포함하는데, 지난해에는 이 금액이 13조원이었습니다. 전체 지방세 징수액이 71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감면율은 15.5%입니다. 2009년 25.0%였던 데 비해 낮아졌습니다. 과거에 지방세 감면율이 높았던 이유는 관광호텔, 부동산투자회사, 분양용 공동주택 등의 지방세 감면 혜택이 고착화됐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수십 건의 지방세 감면 수요가 있지만 매년 4건 정도가 반영됩니다. 지방세 감면율은 높거나 낮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닙니다. 지방재정 수요를 충당하면서, 정책적 효과도 낼 수 있는 적정한 수준으로 정해져야 하기 때문에 고심을 하게 됩니다. 지방세 체납액 규모는 4조 1000억원 정도로, 체납률은 5.5% 수준입니다. 외국인 거주자가 180만명까지 늘면서 외국인 체납액도 770억원에 이릅니다. 국내에서 스몰비즈니스를 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지만 이들의 납세의식은 낮은 편입니다. 안 내려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떻게 내는지 몰라 못 낸다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로부터 받은 체납자 명단을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넘겨 비자 연장에 제한을 두려고 합니다. 오는 9일은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의 날입니다. 이날은 전국 세무직 공무원 4500명이 동원됩니다. 지방세 체납 중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세 체납액 규모는 7030억원 정도인데 벤츠의 마이바흐 등 고가 차량도 차주가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예외 없이 번호판을 떼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제5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전문]‘서울 도시재생, 미래를 말하다’

    “모든 집을 한꺼번에 밀어버리고 고층 아파트로 짓는 방식의 재개발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면서 “앞으로 지역 공동체를 복원시키고 원주민 정착율을 높이는 ‘도시재생’으로 낡은 서울을 고쳐나가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2년 이렇게 주장하며 오도가도 못하는 ‘뉴타운’ 정책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뉴타운’으로 대표되던 과거 ‘대규모 철거 후 신축개발’에서 ‘서울형 도시재생’으로 과감히 방향을 튼 것이다. 창신·숭인 지역을 시작으로 가리봉 지구, 세운상가 등 본격적인 도시재생이 한창이다. 이는 도시 개발은 1973년 ‘주택개량 촉진에 관한 임시조치법’이 제정된 이래 40년간 민간 주도의 전면 철거 재개발에서 전환을 의미한다. 서울시는 2014년 7월 뉴타운이 첫 해제된 창신·숭인 일대를 주민 주도의 재생에 나서고 있다. 또 창신·숭인 일대 재생에 이어 1970년대 수출산업단지 1호인 구로공단의 배후주거지인 가리봉 지구의 도시재생 계획도 발표했다. 또 1968년 세워질 당시엔 ‘미사일도 만든다’는 소문이 돌만큼 활성화됐다가 용산·강남 개발에 밀려 낙후된 세운상가의 재도약 계획도 실행 중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주민참여도가 낮을뿐 아니라 의견수렴 과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아파트’를 원하는 일부 주민과의 갈등 등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28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서울 도시재생, 미래를 말하다’란 주제의 제5회 정책포럼을 열고 변창흠 SH공사 사장과 배웅규 중앙대 교수, 양재섭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실장, 김성훈 서울 강북마을 대표 등 전문가의 열띤 토론으로 서울시 도시재생의 현주소와 문제점, 해법 등을 알아봤다. 지면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는 토론의 전체 내용을 올린다. 입말을 글로 바꾸는 과정에서 최소한만 수정했다. ●사회자 오늘 제5회 정책포럼에 오신 것은 감사드린다. 토론자들이 돌아가면서 오늘 포럼의 의미 등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변창흠 SH 사장 =그동안 전면철거형 재개발 사업에 대해 여러 문제점이 유발돼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됐다. 4~5년이 지났다. 저층 주거지가 아파트가 되기 위한 대기 장소로 인식됐다가 더불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어떻게 태어날지 관심이 많다. 실행될 수 있는 사업 모델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성 부족하기 때문에 제도적 인센티브 찾아내야만 사업이 시작될 수 있다. ●김성훈 강북구지역공동체네트워크 강북마을 대표 =철거 중심의 사업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 많았다. 도시 재생으로 전환되는데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주민 주도다.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 =도시재생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도깨비 방망이처럼 얘기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지금까지 서울의 성장은 과거의 경험이 축적된 것이다. 이제는 서울이 세계 도시로 영향력을 가지려면 기반이 중요하다. 종합적인 측면에서 재생이 필요하다. 물리적 정비 중심의 재생에서 이제는 보다 사회 문화를 경제를 포괄하는 새로운 도시 재생 시대를 열어야 한다. 세계 도시가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사는 지혜를 갖추었듯이 그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는 도시 재생을 기대한다. ●양재섭 서울 연구원 도시공간실장 =전면 철거 재개발에서 도시 변화 방식을 지역주민 참여를 통해서 환경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문제들도 나타난다. 13개 지역 도시 재생 진행되는 것 모니터링 중이다. 오늘 세미나가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 됐으면 한다. ●사회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뽑힌 창신·숭인지구와 가리봉 지구 등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전면철거 위주의 재개발 사업이 가져오는 폐해가 있었다. 예컨대 부동산 광풍과 지역의 사회·문화적 여건을 완전히 바꿔놓고 원주민이 떠나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려는 게 도시재생의 목표다. 서울시의 도시재생이 어디쯤 와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지금껏 드러난 사업의 문제점은 무엇인고 어떻게 보완해야할지 얘기해 보고자 한다. 또, 이 과정에서 서울시 등 자치단체의 역할을 뭔지 짚을 예정. 우선 도시재생 1호 사업 창신·숭인에 대해 얘기하고 해보고 싶다. ●변 사장 =창신·숭인 지역은 서울시로보면 도시재생1호사업지다. 그동안 도심 정비는 재개발 혹은 뉴타운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전면 철거 뒤 아파트 만드는 사업에 초점 맞춰져왔다. 창신·숭인지구는 서울에서 진행 중인 뉴타운 지구 중 가장 늦게 만들어진 곳이다. 뉴타운 지구 해제 요구가 가장 격렬했던 곳이기도 하다. 다른 도시재생 사업이 주거지역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창신·숭인지구와 왕십리지구는 중심 시가지를 끼고있는 특수성이 있다. 또, 동대문 시장에 납품하는 봉제공장이 몰려 있다. 낙산공원을 중심으로 서울성곽이 지나가는 특수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역사, 지역 주민의 특수성과 입지 특수성 고려없이 고급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 자체가 실현성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 내 뉴타운 중 가장 먼저 해제됐고 2014년 7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선도 구역으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제 2년이 지났다. 도시재생사업은 전면 철거식 뉴타운 사업의 문제점 극복을 위해 만든 것이다. 과거에는 비용 최소화 등을 위해 짧은 시간 내 아파트를 다 지어 분양하면 사업이 끝나지만, 도시재생 사업은 여러 주체가 역사, 문화, 생태, 환경 등 지역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다양한 경관이나 자원을 만드는 과정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과거 전면철거 뒤 아파트 짓는 방식의 정비와 비교하면 속도가 늦다. 지금 현재 있는 자원들을 찾아 발굴하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 것인지 합의하는 방식이 세계적으로도 벌어지고 있다. 재생사업지에 도시재생센터 만들어져 지역 자원을 여럿 발굴해서 국·시비 지원을 통해 만들고 있다. 백남준 기념관, 채석장 명소화, 봉제특화거리 조성 등의 계획이 확정했다. 현재 공동작업장이나 주민 이용시설을 만드는 일이 진행 중이다. 지역 공동 자산을 활성화하는데 초점 맞춰져 있다. 그게 되면 이후에는 자원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그때서야 주민들이 원하는 주거환경개선 등에 관심 집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 실장 =도시재생특별법은 (서울시가 뉴타운 출구전략을 준비하던) 2013년 6월 제정됐다. 하지만 도시재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서울시에 담당 조직인 ‘도시재생본부’가 만들어진 2015년 1월 이후의 일이다. 2년이 채 안됐다. 도시재생을 진행하려면 서울시 전체의 도시재생 전략계획 세워야 한다. 서울연구원이 시와 함께 2015년 3월에 계획 수립을 완료했다. 계획을 통해 어디를 재생지역으로 할지 정했다. 서울은 13곳이 재생지역으로 지정됐는데 경제기반형이 2곳, 중심지형이 3곳, 나머지는 주거지 근린형이다. 이 계획 수립을 하는데 1년여 정도 소요됐다. 13개 지역 중 계획 확정 지역은 2곳이다. 창신·숭인과 장안평이다. 2곳은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다. 나머지 11개 지역은 공청회를 하고 계획안을 다듬고 있다. 계획안조차 확정 안된 상황이다. 지난 2~3년간 서울시가 한 일은 시 전체 도시재생 추진 조직 만들고 큰 계획 세우고 재생추진기반을 만들었다. 이제 시작 단계다. ‘도시재생한다고 하면서 지난 2년동안 뭘 했나’ 할 수도 비판할 수도 있지만, 아직 평가하기에도 이른 감이 있다.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 주민 의식도 변해가고 공무원 의식 변한다. 1970년 이후 지금까지는 쇠퇴 지역을 전면 철거로 하는 게 유일한 지역 환경 변화 방법이었다. 도시재생은 주민이 역량을 발휘해 이들의 주도 하에 변화시킬 수 있는 새 가능성이 열렸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사회 시장이 바뀌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리더십이 바뀌면 도시재생사업 기조가 예전의 철거위주의 재개발사업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배 교수 재생사업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흔히 도시재생하면 기존 재개발, 재건축이 현시대적 관점에서 보면 잘못되고 부족한 게 많아 그 대체 수단으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일부만 맞는 얘기다. 도시를 정비하는 방법이 1970년대 처음에는 ‘수복형’(소단위 맞춤 정비)으로 진행했다. 그러다가 빠르게 늘어가는 인구와 경제개발 속도에 맞춰 국민 삶의 질을 보장하기 어려워 철거 뒤 재개발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빠르게 부족한 주택도 늘리고 도심 인프라도 공급할 수 있었다. 즉, 긍정적 효과도 컸다는 얘기다. 시장이 바뀌면 도시 정비 기조가 재생에서 재개발로 정책이 변화하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지만 시대 요구에 부응해서 시장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수복형 방식이 다시 등장한 건 2009~2010년 사이의 일이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휴먼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수복형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지금 사회에서는 철거 방식을 통한 정비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아파트에서 누리는 삶의 질을 저층 주거지에서도 누릴 수 없을까’라는 고민 속에서 주민 재산권을 건드리지 않고 개발하는 방식을 찾은 것이다. 국토부에서 추진했던 내용은 서울시에서 단독주택지를 철거하지 않고 정비하는 방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재개발 재건축 한계 인정하고 당시 3개의 법으로 진행했다. 도시재생기본법, 주거환경재생법, 주거환경재생법. 기존에 있던 법과 합쳐서 다시 3개의 법제로 재편하는 추진을 했다. 그러다가 국회 과정에서 성사가 안되고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과 도촉법(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하는 수준에서 정리가 됐다. 그 이후 주거재생법 등을 합쳐서 2013년에 만들었다. 2012년 개정된 도정법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는 생활권 개념 없었는데 생활권 계획이 도입됐다. 도정법에서 가장 문제된 게 예정구역 제도다. 예정구역에 묶이면 주민 재산권이 제한된다. 신축, 증축, 개축이 안된다. 예정구역 지정 하지않고 정비할 수 있는 방법 고민하다가 생활권 계획이 도입됐다. 또하나는 미니 재개발이 있다. 대규모 재개발하니까 문제가 되니 도로로 둘러싼 지역, 소규모 정비 사업(가로주택정비사업)을 해서 보완하자는 것이다. 과거에는 물리적 정비만 했는데, 지역 문화를 고려하고 거주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자고 해서 만들어졌다. 이것이 주거환경관리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그런 흐름으로 도시재생사업의 범위가 아주 커졌다. 재개발이 보통 5만 제곱미터 미만이었다면, 도시재생사업은 기본이 10만 제곱미터, 크게는 30~40만 제곱미터 정도다. 규모가 커졌다. 물리적인 내용보다는 사회, 경제, 문화 등이 조금 더 강조돼서 진행되는 것 같다. 도시재생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과거 물리적 정비와 실제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이 병행할 수 있는 지혜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 =과거 재개발 뉴타운 중심으로 갔다. 그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그 지역의 주민들이 다 쫓겨야 하는 문제가 있다. 주거비를 감당해야 한다.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민들이 와야 하는데 대부분이 융자를 받아서 사기 때문에 주거비 확 올라가고 생활에 문제가 있다. 실제로 분양이 안되고 빈집들이 많다. 이런 개발 방식에 문제가 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국토부도 도시재생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발 시대에서 재생시대로 왔다. 시장이 바뀌면 어떻게 되나. 재생시대가 왔는데 정치적인 거 생각하면 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물리적 환경 변화 탓에 생기는 문제로 도시 재생이 굉장히 중요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볼 때 피해가 컸다. 도시재생이 대안이지만, 아직 주민들이 이해가 없다. 재개발 중요하다고 하는 주민들과 재개발 하면 안된다는 주민들이 여전히 갈등을 빚고도 있다. 창신·숭인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개발 세력과, 개발로는 안된다는 비상대책위원회 세력 간의 갈등이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재개발과 같은 방식은 아는데 도시 재생은 이해가 부족하다. ●사회 =지금 말씀하신대로 이 법을 통해서 진행한 게 얼마 안됐기 때문에 잘 모르고 성과 확보는 어렵다. ●양 실장 =철거 재개발이 부분적으로 필요한 지역이 있을 거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바뀌는 건 아니니까. 경제 상황 자체가 이제 과거와 같은 재개발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2010년 이후에 한국이 저성장시대에 접어들었다. 성장률 1% 전망도 계속 나오기 때문에 과거의 고개발 시대와 달라졌다. 고령화 문제도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는데 2017년이면 고령화 사회가 되고, 2026년에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이 됐을 때 한국이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거다. 이는 개발 수요의 감소를 말한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되니 신규 개발수요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과 예측이다. 재개발 방식이 더 많이 지어서 사업비를 만들어내는 사업성에 근거하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통용될 수 있는 지역이 몇 곳에 불과하다. 재개발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사회 =김 대표의 말을 보면 재개발 방식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도시 재생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주민들은 시세차익을 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인가. ●변 사장 =제가 설명을 드리겠다.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처음 배 교수 말한대로 처음에 재생법을 만들 때는 재개발을 규정하는 법률이 도정법, 뉴타운법이 따로 있어 이를 포괄하는 법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새로 만들어진 특별법이 앞에 있는 뉴타운법 재개발법 등을 포괄하지 못했다. 얘는 얘대로 하고, 쟤는 쟤대로 하는 것이다. 서울시 기준으로 보면 뉴타운 출구 전략 전까지 뉴타운 지역이 1200개 구역이 있었고 430개는 뉴타운이 완료됐다. 뉴타운 사업을 못한 800개가 남았는데 여기가 이제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거나 일부는 조합설립 마치고 관리 처분 마친 데도 있다. 이를 해제하지 않으면 이전 법에 해당하는 것이다. 2012년부터 시행된 뉴타운법 재개발법 개정안 등에 예외 규정을 줬다. 그게 주거환경관리사업과 가로수 정비사업 등이다. 정비사업은 1만 제곱미터 이상이다. 작으면 잘될줄 알았는데 잘 안된다. 법체계가 아주 애매하게 돼 있다. 이제는 전면철거 뉴타운 개발 없다고 얘기할 수도 없다. 민간 기업이 시장 수요에 따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재개발로 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경우에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 =결론은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느냐. 결국에는 서울의 많은 곳에서 전면 철거 방식 도입이 어렵기 때문에 어떤 지자체장이 와도 흐름을 뒤집을 수는 없다. 그런데 수요가 있는 경우, 강남은 할수 있겠지만 여러 곳은 쉽지 않고, 도시 재생 흐름을 누구와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냐. ●배 교수 =도시재생 ‘사업’이라고 사람들이 이름을 붙인다. 우리가 일컫는 것은 앞으로 이 지역을 위해서 여러가지 사업을 진행할 것인데 패키지로 하나 덩어리로 ‘계획’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뭔가 큰 사업이 일어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것이다. 하나하나 개별법에 따라 사업이 이뤄지는 것이라 오해를 하면 안된다. 그 간극을 메우려면 별도의 사업법 없이 조그마한 활동을 나중에 조금 규모가 있는 것들하고 연계해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 필요할 것 같다. ●사회 =김 대표가 강북에서 활동 중인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기대와 우려는 무엇인가. ●김 대표 =최근 ‘희망지’라고 해서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이 20개가 진행되고 있다. 활성화 전에 6~10개월간 준비예비기간을 주는 것이다. 주민들 도시재생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뭐냐고 할때 재생사업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주민들을 조직해내고 주민들이 계획부터 실행까지 할 수 있도록 주체를 형성하게 하는 과정으로 희망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북구에도 2개 지역이 희망지로 선정돼서 진행되고 있다. 수유1동, 송중동이다. 중심지 사업으로는 4·19 일대, 전체적으로 보면 희망지 2개, 중심지 1개 등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물리적인 환경의 재개발로 피해가 컸다. 사람들이 쫓겨나고 주거비용은 상승됐다. 서울시의 도시재생 사업 환영했다. 주거와 관련된 단체들은 TF 구성해서 사업이 잘되도록 지원하자고 만든 것이 삼양동 지역 재생 기획단도 만들고 주거환경정비사업에 사회적 경제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 의견만 듣는 게 아니라 주민 주체로 할 수 있는 조직화를 하고 있다. 희망지 2곳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주민 조직화,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인식 넓히는 일 진행 중이다. 지역이 활성화되면 관도 관심을 보이고 전문가들도 들어올텐데 주민들을 잘 묶어 세우고 역량을 강화하는 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리적 환경의 변화, 주거 환경 개선하는 것 등 하드웨어적인 것 정비해야하는 것 사실이다. 노후화 되고 길도 좁고 낙후됐으니까 이는 전문용역과 함께 개선 작업들도 해야한다. 주민들이 같이 관과 함께 만들어가고, 아이들 키우는 문제든, 어른들 쉼터 하는 것들 같이 해야 한다. ●양 실장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데 서울시가 가장 잘한 건 준비단계 뒀다는 점이다. 서울은 도시재생의 여러 후보지가 있는 상태에서 예산 등 제약으로 13곳을 선정했다.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시는 ‘주민들의 공감대가 밑에서부터 생기지 않으면 위에서부터 진행하는 사업 방식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민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지구 지정부터 먼저 할 게 아니라 후보 지역의 역량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재생 2단계에서는 준비단계를 뒀다. 바로 진행해봐야 분란만 있고 진전이 안된다. 도시재생은 우리에게 익숙한 원포인트 사업 방식의 재개발을 벗어나 시와 지역주민, 센터 등이 여러 이해관계자가 들어가서 진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속도는 늦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의 일은 우리가 해본 적 없어서 숙성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 대표 =우연한 기회로 ‘서울형 3+5 도시재생 사업지’를 방문했다. 민·관이 협력하고 시민단체(NGO)도 들어와서 사업계획 잘 세워 추진 중이었다. 다만, 문제는 사업 추진 때 주민들이 안보였다는 점이다. 주민이 사는 지역에, 주민 위한 도시 재생사업을 하는데 주민에 의한, 주민의 사업은 아니었다. 전문가들이 와서 보고 어떻게 바꿔보자고 하는데 정작 주민들이 의사가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다. 도시재생의 지역을 선정하기 전 반드시 주민들이 등장 해야한다. 주민들에게 공청회에 참여하라고 하는데 그치지 않고 계획과 실행, 관리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배 교수 =제가 가리봉 도시재생사업의 총괄계획가(MP)를 맡고 있는데 저희 지역도 초기 그런 맥락에서 지적당했다. 도시재생 선도사업지로 뽑혀 2014년에 진행했다. 국토부에서 10여 개를 지정하고 그 이후 확대하고 있다. 선발 기준이 있었다. 지역이 아주 쇠퇴한 경우 뽑았다. 즉, 뽑힌 곳을 보면 낙후한 곳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1차 선도 지역에 포함된 곳이 서울은 창신·숭인지구였다. 2015년 두번째 선정·발표된 곳이 서울 가리봉동과 해방촌 지구였다. 가리봉이라는 곳은 여러 특징이 있는 곳이다. ‘1호 공단’이 만들어지고 공장다니는 젊은층이 많이 살던 곳이다. 지금은 중국 동포가 많이 산다. 공식 통계로는 거주자의 40%가 중국동포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80% 정도 된다고 평가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시재생 과정에 참여하는 주민이 적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중국 동포가) 한국 처음 오면 무조건 가리봉으로 온다. 기착지다. 여기서 돈벌어서 대방동 등으로 나간다. 돈 벌려고 온 사람들이니 새벽5~6시 남구로역 인력시장에 가서 일자리 구해 돈 번다. 지역 일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는 범위에는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 도시재생은 모든 주민을 활동가로 만들려고 하나. 주민들이 활동가 수준의 역량을 발휘하고 역할을 해야할 이유는 없지 않나. 주민 중 자신의 여건에 맞을 때 도시재생활동에 참여한다. 주민의 참여를 2가지로 구분해서 해야 한다. 그래야 재생사업이 지속 가능하다. 모든 사람이 활동가 수준을 원하는건 금방 지치게 만든다. ●김 대표 =가리봉 상황은 저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재생지역에서 사업을 주도하는 사람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주민, 두번째는 주민 중 좀 더 적극적인 리더, 세번째는 재생 활동가이다. 여기서 주민들이 주민협의회에 참여해서 계획 수립과 시행에 있어서 참여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져야 한다. 주민들도 다 자기 생활이 있기만 그 중 리더 그룹이 있다.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많고 지역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있다. 이 사람과 활동가가 결합해 활동해야 한다. 재생사업 초기에는 활동가가 지역 주민들에게 재생사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 리더 그룹 만이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서 리더그룹이 주민협의체를 조직하고 주민이 여러방식으로 결합해야 해야 한다. 도시재생은 일자리, 먹고 사는 문제까지 포함해서 진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엔지니어는 계획 세우고 떠난다. 결국 이를 운영하는 건 지역 주민이다. 그래서 이런 주민들이 주체로 세워져야 한다. 원론적인 것 같아도 그렇다. ●변 사장 =뉴타운 지정이 안된 지역은 사업성이 없어서 못된 곳으로 봐야 한다. 어쨌든 (뉴타운 지정이 안되면) 이곳 주민들은 아파트로 갈 꿈을 버리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지은 아파트 보면 너무 잘 짓는다. SH공사에서 짓는 저소득층 임대주택도 너무 좋다. 지하주차장과 1층 공원, 어린이집, 작은 도서관, 커뮤니티 시설, 무인 택배센터 등이 다 들어간다. 그런데 단독주택 지구는 주차장 문제가 해결 안되고 공원이 없다. 낮에는 택배 받을 사람이 없는데 택배를 맡길 장치도 없다. 관리실도 없다. 이런 걸 개선하려면 누군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돼서 100억원씩 지원받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주민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100억원이 생길 수가 없지 않나. 사업성이 없는 데는 아무리 고민해도 사업성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첫째 정부가 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둘째, 시가 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또다른 방법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용적률을 높이든, 시유지를 활용하든, 다른 자금을 빌려서 하든 하는 방식이다. 이런 인센티브가 없으면 매일 주민들이 회의해도 나올 게 없다. 도시재생 선도사업이라고 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따라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적은 돈으로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모델을 아주 정교하고 적은 돈 들이면서 공공성 실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배 교수 =동의한다. 사업의 방식이 정교해지고 작아지면서 주민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구조의 사업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의 방식은 키 큰 친구 뽑아서 국가대표 훈련소에서 키우는 방식이다. 이제는 보편적인 몸무게, 키의 친구를 키워야 한다. 도시자생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자생 구조가 주민이 참여해 마을기업 운영하는 식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근데 주민이 여기에 다 참여할 수 없다. 주민들이 재생사업을 일상생활 영유하면서 부담없이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 중 가장 필요한게 중요한 게 주거 정비라고 생각한다. 물리적 정비다. 주민 만나면 못살겠다고 한다. 예전에는 재개발, 재건축은 (큰 단위로) 몽땅 고쳐줬다. 지금은 한 집도 좋고, 두 집도 좋고 세 집도 좋다. 이렇게 해서 정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부담없이 가는 방법이다. ●변 사장 =제가 1~2년 동안 저층 주거지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제 개략적 초안은 나왔다. 아파트가 아닌 동네는 아파트를 꿈꾸는 것 자체가, 그런데 너무 아파트가 갖고 있는 장점이 있어. 단점은 폐쇄 공간이라는 것이다. 소유하면 좋지만, 주변에는 장애물이다. 지향할 것은 아파트가 아닌 지역에서 열린 단지가 돼서 아파트 장점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사업 단위와 계획의 단위, 편의시설 갖추는 단위를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단위는 작게 하더라도 일정하게 편의시설 확보할 규모는 돼야 한다. 필지 별로 해보면 8~10집인 경우에 일반 주거지역에서 용적률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 주차장도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다. 10집 정도 모이면 30~40세대가 된다. 이를 사업단위로 하자. 여기서는 공동시설 주민 편의시설 무인택배센터 1개정도 넣을 수 있다. 다른 집도 10개 집 모여서 그곳에는 어린이집 넣고 하는 거다. 이런 계획은 100필지 정도 300~400세대 정도이다. 이것보다 큰 것은 1000필지에서 3000세대 정도로 해서 큰 계획과 중간 계획이 결합되면 아파트 단지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사업성이 없는 곳이라도 자금지원을 하고 인센티브까지 주면 공공이 들어가서 미분양을 임대주택으로 돌려준다든지 도움을 주면 위험이 없어진다. 공공이 들어가서 도시재상 사업 그림을 그려줘야 한다. 그래야 사업성이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업성이 없어서 잘 안되는 곳에서 20년 동안 주민들이 이야기한다고 개발이 되나. ●사회 =이사를 자주 다니는 데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 거주하는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나아가야지. 젠트리피케이션도 고민해야 한다. ●양 실장 =재개발에서 재생으로 가는 과도기다. 재개발은 누구나 상상이 되지만 재생은 미지의 세계다. 주민들 참여와 역량 위주로 한다고 하지만 먹고 살기 바쁜 주민들이 투표 정도의 참여만 했지, 지역 논의한 적도 없고 서울 주민들이 오랫동안 애착 갖고 사는 분들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민 참여가 가능하냐는 반론도 많다. 재개발이라는 게 한번 들어와서 조합 참여한 분도 있고 한 상황에서 해제가 되면 재개발 찬성파와 잔존파들 사이에 갈등 양상이 지속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다. 도시사업의 변화라는 것이 시간을 갖고 기다려달라고만 말할 수 없다. 성과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특성이나 여건에 따라서 소단위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동의가 있는 것 같고 지역의 변화들을 급격하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비교적 현재 사는 분들과 유사한 계층들이 지속적으로 살 수있는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모형도 있다. 일부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철거라든지 이런 상황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복합적으로 돼 있어 어렵다. 여러 가지가 섞여 있는 종합적인 상황이다. 우리가 해봐야만 한다. 양극단에 정답 없다는 거 알고 있다. 공공이 해야 할 일 중 가장 큰 것은 변화의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이다. 재개발이 그토록 활성화 됐던 것은 시장 상황이 받쳐줬다. 지금은 시장상황은 바뀌었는데 정교한 사업모델 갖고 있지 않다. 소단위로 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역 사회 여건에 맞는 아이템을 발굴하는 길 아닌가. ●배 교수 =젠트리피케이션은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데 오해 진실을 알아야 해. 지역이 고급화되는데 얘기하는데 원래는 학술적인 이름으로 명명한 것이다. 나쁘냐.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지역이 발전되고 고급화되는 현상을 나타내는 학술적 용어인데 이게 왜 나쁘냐. 젠트리피케이션 효과를 통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누가 많이 일으키는지 살펴봐야 한다. 물론 자생적으로 나타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공공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지역에 젠트리피케이션을 일으켜서 지역발전을 유도하려고 공공이 공공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하는 거다. 정책적인 부분이 필요하다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젠트리피케이션인데, 부정적인 부분은 낮추고 긍정적인 부분은 유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행복주택하면서 임대료 상승하는 것을 막기위해 주변의 80%로 한다든가 하는 등의 대책이 있는데, 자율적으로 해서 주민이 합의를 하고 전파를 통해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공 사업을 할 때 지구단위계획 같은 것 좀 수립해서 지정용도라든지 오래된 사업체들이 안쫓겨나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경의선 주변에 연남동 지역이 많이 활성화하면서 주변 변화가 급격히 일어난다. 지금 국회 대로변 같은 데는 민자투자 사업 일어나기 전에 공공이 투자하는 그런 지혜도 필요할 것 같다. ●변 사장 =정비 사업이 전면 철거에서 아파트로 많이 올릴 때 속도감 때문에 천천히 하자는 얘기가 대세일 수 있다. 정비가 시급한 지역도 많다. 이런 사람들한테 고통 참고 견디라는 주장은 잔인하다. 10년을 기다려보자, 속도를 늦춰보자는 것은 잔인할 수 있다. 지역마다 다를 수 있지만 필요한 데는 빨리 속도를 높여야 한다. 집값이 오르는 걸 막기 위한 장치가 있었다. ‘리모델링 지원형’, ‘전세금 지원형’ 두 가지가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다. 리모델링 지원형은 잘안된다. 리모델링비 1000만원 지원해주고 6년간 임대료를 못올리도록 했던 탓이다.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금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혼자만 못올리니까 활성화가 안된다. 활성화 노력하는데 물가상승률 정도로 올리는 정도로 하는 방법이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저층 주거지 모델이 있다. 용도 변경 해주는 대가로 집주인은 임대수익이 높아진다. 과도한 이익 줬다고 하면 제한을 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걸 해주는 대가로 당신은 6년간 임대로 올리지 마라. 대신 이 사람은 다른 곳에 가 있어야 하잖는가. 이런 식으로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세금 줄 여력도 안되고 내 돈으로 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잠깐만 집 비웠다가 돌아와도 새집이 되니 협상할 여력이 된다. ●배 교수 =주거권 유지나 이런 측면에서는 임대료 통제 방법인데, 지역의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용도의 문제다. 서촌에 프랜차이즈 들어가는 등 환경 차원에서는 지정 용도를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초기에 인사동에 화랑 같은 것들이 임대료 등 때문에 밀려나는데. 당시에 문화지구 지정을 해서 특정한 용도가 들어와야 한다고 했어야 했다. 특정지구로 지정해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도시 재생이 사업단위고 단순한 사업을 하는 종류를 정하고 금액은 어느 정도 범위에서 한다는 것을 정하다 보니까 지역을 전체적으로 컨트롤할 부분은 담고 있지 않다. 만약에 연계해서 문화지구라든지 특정용도를 지속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기면 젠트리피케이션 효과를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지 않겠나. ●사회 =일반 주거지역에서는 낮에 주민들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주민 의견 수렴은 물론 주민 참여를 이끌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뭐고, 현재 겪는 문제점을 극복하려면 서울시에서 도울 일이 뭔가. ●김 대표 =도시재생 때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예컨대, 주차장이 필요하거나 소방도로를 내는 것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일을 하기에는 턱없이 예산이 부족하다. 주민들에게는 정말 필요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다. ‘도시 재생 사업을 하면 동네가 진짜 좋아지느냐’는 의문이 많다. 사실 도시 재생을 해도 엄청나게 좋아지지는 않는다.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 등이 쫓겨나는 현상)이 얼마나 일어나겠느냐. 예컨대 사업비 100억원이 있다고 해도 도로 하나만 지으면 10억원 들어간다. 도로 좀 색칠하고 폐쇄회로(CC)TV 달면 돈 다쓴다. 주민들은 ‘뭐가 얼마나 좋아졌느냐’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전면 철거를 하면 (비싸지기 때문에) 그들은 여기서 계속 살 수가 없다. 그들이 재개발을 기다리는 이유는 빨리 팔고 나가려는 것이다.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봐야 한다. 관이 좀 더 지원을 해야 한다. 예산을 일괄적으로 정해 ‘100억원 짜리로 하자’라는 식으로 하지 말고 예컨대 주차장과 도로는 어떻게 해야할 지 등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해야 한다. 초기단계는 물론 5년뒤, 10년 뒤에 어떻게 할지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주민 주도와 관련해서 덧붙일 말이 있다. 도시재생에는 관과 주민모임, 전문가 등 세 집단이 관여한다. 관은 이 제도를 잘 만들고 예산을 잘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필요하다. 주민들은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는 지역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는지 정밀하게 계획 세울 수 없다. 이런 부분을 도시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가가 적극적으로 제안해줘야 한다. 주민들은 지역 모임을 만들고, 협의해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변 사장 =김대표가 세 주체를 말했지만 나는 SH공사같은 공공사업자도 중요 주체로 생각해야한다. 예를 들어보자. 각자 자기 집의 이익만 생각하면 지역에 도로를 낼 수 없다. 하지만 열 집이 모였다고 치자. 그러면 도로를 낼 수 있다. 예컨대 4억 자리 집을 전세 1억 5000, 월 100만원에 세준 집주인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에게 “마을을 정비해서 동일 평형으로 임대수입도 1.5배 정도 받을 수 있는 새집을 주겠다”고 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또, 세입자에게도 6개월만 다른 곳에 가서 살면 6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런 주민 주도의 정비가 이뤄지려면 주민 중 누군가 앞장서서 해보자고 하고 설계도 하고 해야 한다. 주민이 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는) SH가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다. ●김 대표 =정비가 필요한 열악한 지역이 있다고 치자. 제일 먼저 빌라업자가 들어온다. 빌라업자가 들어와서 막 차지하고 길도 조금 넓힌다. 정비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엉망이 된다. 그런데 주민들은 지역이 워낙 낡았으니 누구라도 나서 뭔가 빨리 변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할 힘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주민과 SH가 만나 얘기하면 주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변 사장 =지금 저층 주거지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파트다. 그런데 아파트를 못지을 만큼 사업성 없는 동네에 우리보고 사업을 하라고 하면, 우리도 기업인데 할 수 없다. 결국 정비를 위해서는 이 동네에 줄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용적률 완화랄지, 높이 제한, 주차장 완화,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 이런 지원 없이 도시재생을 하라고 하면 민간은 말할 것도 없고, SH도 할 수 없다. ●사회 =마무리 발언 부탁한다. ●양 실장 =도시재생은 쇠퇴지역의 환경 변화를 위한 실험이다 이렇게 비유하고 싶다. 자전거를 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처음에는 뒤에서 힘껏 잡아줬다가 패달 돌리는 속도에 맞춰 잡았다가 놨다가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자전거를 타게 된다. 도시재생도 마찬가지다. 자전거 타고 싶은 사람(도시 재생을 원하는 지역민)이 있다면 주민 역량을 우선 강화하고 현실적으로 작은 단위 또는 중간 단위의 사업모델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배 교수 =도시재생이 앞으로 더 잘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도시 재생은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주민들에게 모든 역할을 하도록 할 게 아니다. 또, 도시재생이 지속가능하려면 하드웨어적인 정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이후 환경 개선 사업나 공동체 활성화가 이어져야 한다. 세번째는 이미 다문화, 글로벌 사회에 대비한 도시재생사업을 해야 한다. ●김 대표 =행정과 주민, 전문가가 거버넌스 통해 미래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도시재생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효과가 아니라 10~20년뒤 비전을 세우고 진행해야 한다. 단순히 도시를 바꾸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생활 양식을 바꿔가는 것이다. 물리적 환경 바꾸기 전에 사람의 가치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변 사장 =저는 현재 도시재생사업이 상당히 지연, 정체되고 혼란스러운 것이 과거에 느꼈던 과도한 속도감에 익숙한 탓이다. 그러나 제대로 안되고 있는 부분을 두고 ‘원래 도시 재생은 이런 것이다’라는 식으로 합리화 해서는 안된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 너무 불편하고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면 거기에 맞는 주거나 가로 환경 정비를 해야한다. 예전에는 다 그렇게 살아다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도시재생을 할 때 낭만적이거나 원칙적인 생각만 해서는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수익성 모델만 봐도 한발짝도 움직이기 어렵다. 주민이 모든 것을 하기는 어렵다. 큰 돈이 없고, 역량이 안된다. 공공주체를 활용해야 한다. SH도 중요 주체다. 적절한 인센티브, 자금 지원. 권한을 줘야 하고, 이를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 사회·진행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정리 유대근·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네스호 괴물 친척?’ 알래스카 치나강서 포착된 괴생명체는?

    ‘네스호 괴물 친척?’ 알래스카 치나강서 포착된 괴생명체는?

    알래스카에서 정체 미상의 괴생명체(?)가 포착돼 화제다.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는 최근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 치나 강(Chena River)에서 네스호 괴물을 닮은 괴생명체 영상이 게재됐다. 알래스카주 토지관리국 씨 맥카와 알 딜레니에 의해 촬영된 영상에는 기다란 생명체가 강물 흐름에 따라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괴생명체는 등 부위에 눈이 덮인 채 방향을 바꾸면서 이동한다. 알래스카주 피쉬 앤 게임의 생물학자 클라우스 부티히(Klaus Wuttig)는 “난 그것이 물속을 떠다니는 부유물이라고 믿는다”면서 “헤엄치고 있는 듯한 착시현상을 보이지만 이것은 물에 떠내려가는 물체가 암초에 걸린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영상 seoultv@seoul.co.kr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뉴욕증시 다우 0.22% 하락 마감…이동통신사 실적 실망, 유가하락 영향

    뉴욕증시 다우 0.22% 하락 마감…이동통신사 실적 실망, 유가하락 영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통신주 약세와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소폭 하락했다. 2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27포인트(0.22%) 하락한 18,162.3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5포인트(0.14%) 낮은 2,141.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8포인트(0.09%) 내린 5,241.83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대체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통신주 급락, 유가 약세 등이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비롯한 주요 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책 지원이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고 밝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였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2%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에너지와 산업, 소재, 기술, 유틸리티 등 헬스케어를 제외한 전 업종이 내렸다. 버라이즌의 주가는 3분기 매출이 일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이용자 증가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2.4% 넘게 하락했다. 버라이즌은 이날 3분기 순익이 36억 달러(주당 89센트), 매출은 30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과 매출 각각 42억 달러(주당 99센트)와 331억 달러 대비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팩트셋 조사치인 305달러를 상회했지만 톰슨로이터 조사치인 310억 9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의 주가는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이 실망스러웠던 데 따라 10% 넘게 급락했다. 종합금융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과 전망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9% 상승했다. 10월1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증가했다. 그러나 콜럼버스의 날과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영향을 받아 노동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 3000명 늘어난 26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4만 8000명을 웃돈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필요할 경우 자산 매입 기한을 연장하겠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ECB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유가는 최근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만기인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7달러(2.3%) 내린 50.43달러에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한강 물길 따라 수줍은 은빛 몸짓… 짙어 가는 가을빛

    남한강 물길 따라 수줍은 은빛 몸짓… 짙어 가는 가을빛

    충북 충주에 ‘풍경길’이 있다. 남한강과 충주호, 계명산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조성된 길이다. 총길이는 얼추 70㎞에 이른다. 코스는 모두 7개다. ‘내륙의 바다’ 충주호와 심항산을 휘도는 ‘종댕이길’(7.25㎞), 전국 문화생태탐방로 10선에 선정된 ‘중원문화길’(25.7㎞), 충주댐 아래 강변을 따라 걷는 ‘강변길’(1.6㎞), 새도 넘기 힘들다는 ‘새재 넘어 소조령길 마당바우 구간’(7.35㎞),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라 전해지는 ‘하늘재길’(2.3㎞) 등이다. ‘반기문 꿈자람길’(5.9㎞)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꿈과 희망을 키우던 자택과 관아공원, 향교 등을 따라 걷는다.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이맘때라면 ‘비내길’(18.29㎞)이 딱이다. 남한강을 따라 억새꽃이 군락을 이룬 비내섬을 경유하는 코스다. 비내길은 2개 구간으로 나뉜다. 두 길 모두 앙성온천 광장을 들머리와 날머리로 삼는 원점회귀 코스다. 1구간은 광장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벼슬바위 전망대와 철새전망공원, 조대나루터를 지나 앙성온천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거리는 약 8㎞, 4시간 정도 소요된다. 2구간은 광장 북쪽을 출발해 새바지산 전망대, 비내섬, 조대나루터, 철새전망공원, 벼슬바위전망대를 지나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약 11㎞ 코스다. 약 6시간 정도 걸린다. 2구간은 새바지산 산길 전체를 돌아보는 코스, 1구간은 2구간에서 산길이 제외된 평지 코스라고 보면 알기 쉽다. ●산책하듯 부담 없는 비내길 1구간 비내길 1구간은 산책하듯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앙성온천광장에서 비내길 표석을 지나 남쪽으로 100m쯤 걸으면 앙성천 둑방길로 올라서게 된다. 잔디가 깔린 오솔길이 앙성천 둑방을 따라 털실처럼 길게 이어져 있다. 둑방길은 좁다. 남자 셋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만한 정도다. 길은 좁아도 시야는 막힘이 없다. 사방이 툭 터진 둑방 위로 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개울 주변 습지에는 억새와 갈대가 흐드러졌다. 이들이 경쟁하듯 피워낸 하얀 꽃들이 소슬바람 불 때마다 이리저리 일렁인다. 노랗게 익은 벼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고, 밭고랑 사이 잡초들도 누렇게 물들고 있다. 그렇게 가을은 깊어 간다. 복숭아밭을 지나 양진농원쯤 이르면 작은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따라 개울을 넘으면 곧 자전거 도로다. 여기서 1㎞ 정도 걸으면 벼슬바위 전망대다. 벼슬바위는 이름처럼 수탉의 벼슬을 닮았다는 바위다. 벼슬바위엔 전설도 한 자락 담겼다. 아주 먼 옛날 마고할미가 수정을 치마에 싸서 들고 가다가 실수로 떨어뜨려 생겼다는 것이다. 마고할미와 수정의 영험함이 깃들었다고 믿기 때문일까. 예부터 벼슬길에 오르고 싶어 하는 이들이 곧잘 이 바위를 찾아 소원을 빌곤 했다. 요즘도 입신출세를 원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심심치 않게 이어진다고 한다. 벼슬바위 전망대에서 다리를 건너 300m쯤 걸으면 철새전망공원이다. 들머리에서 예까지 거리는 3.3㎞ 정도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물길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단 개울에 물이 많지 않을 때라야 가능하다. 개울 옆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시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습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철새 도래지·물억새 군락지 ‘봉황섬’ 철새전망공원은 비내길 1구간의 중간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철새전망공원에선 봉황섬을 굽어볼 수 있다. 봉황섬은 능암리섬이라고도 불린다. 이른바 ‘한강 8경’ 가운데 제7경에 해당되는 곳이다. 봉황섬은 남한강 변의 습지다. 비내섬이 그렇듯, ‘봉황내’ 혹은 ‘노은내치기’라고 불리는 작은 물줄기로 인해 섬이 됐다. 겨울이면 고니(천연기념물 201호)와 원앙(천연기념물 327호) 등이 봉황섬을 찾는다. 봉황섬이 한강 제7경에 선정된 이유도 바로 철새 도래지이자 물억새 군락지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텃새화된 청둥오리는 종종 볼 수 있다. 철새전망공원에서 조대나루터에 이르는 길은 남한강의 도도한 흐름을 따라가는 길이다. 거리는 2.2㎞쯤. 강변의 산비탈에 놓인 오솔길이지만 중간중간 박석이 깔려 있고, 골이 깊은 곳엔 나무다리도 놓여 있어 쉬엄쉬엄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철새전망공원에서 굽어본 봉황섬 너머로 목계나루가 아련하다. 한강을 따라 전국의 물산들이 오갔던 조선시대엔 물류의 중심지 노릇을 했던 곳이다. 지금은 도로교통의 발달로 볼품없이 쇠락하고 말았다. 충주 출신의 시인 신경림은 ‘목계장터’란 시에서 이렇게 읊조렸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라고. 아마도 시인은 바람이든, 구름이든, 늘 쇠락하는 것도 없고 한결같이 번영을 구가하는 것도 없다는 것을 말하려 했지 싶다. 조대나루터는 이름만 남아 있는 나루터다. 예전엔 서울을 오가는 배들과 강 건너 소태마을을 잇는 나룻배로 북적거린 나루터였다고 한다. 나루터 이름은 조선 숙종 때 낙향한 김익창이 읊은 시구에서 유래했다. 충주까지 찾아와 복직을 권하는 송시열에게 김익창은 한나라 광무제의 부름에도 끝내 출사하지 않고 낚시하며 생을 마친 엄광의 고사를 들어 ‘동강칠리탄 부청산조대’(洞江七里灘 富靑山釣垈)라는 시를 노래했고, 이 시구에서 나오는 조대가 마을 이름이 됐다. ●원시 늪 걷는 듯… 풍경 가장 빼어난 비내섬 비내길 1구간에 비내섬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비내길 전체를 통틀어 가장 풍경이 빼어난 섬이기 때문이다. 조대나루터 갈림길에서 강변을 따라 350m 걸으면 아치 형태의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 너머가 비내섬이다. 섬 둘레는 2.2㎞, 가장 넓은 곳의 넓이가 550m 정도 된다. 면적은 99만 2000㎡(30만평) 정도다. 섬에 들면 억새와 갈대 등이 남한강과 어우러져 있다. 특히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룬 지역은 사람의 발걸음이 뜸해 원시 늪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같은 멋스러운 풍경 덕에 ‘정도전’, ‘육룡이 나르샤’ 등의 TV 드라마가 이 섬에서 촬영됐다. 조대나루터에서 능암온천랜드를 거쳐 앙성온천광장으로 돌아오는 구간엔 차도가 부분적으로 포함돼 있다. 다만 차량 통행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거리는 2.3㎞다. 능암온천랜드는 트레킹의 땀과 피로를 탄산온천욕으로 풀 수 있는 곳이다. 지하 600m에서 솟는 25~38℃의 탄산온천수는 황산염과 탄산염이 포함되어 있어 색이 탁하고 유황냄새가 난다. 탄산 온천은 몸을 물에 담갔을 때 생기는 기포가 피부를 자극해서 혈관을 넓히고 혈류량을 늘려 고혈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충주서 만나는 국보와 보물 이야기 충주에서 둘러봐야 할 명소 몇 곳 덧붙이자. 중앙탑면 용전리의 충주 고구려비 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구려 비석을 만날 수 있다. 국보 205호. 장수왕의 영토확장 공을 기리기 위해 5세기쯤인 문자왕 때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의 주력부대인 개마무사 조형물도 함께 볼 수 있다. 탑평리 7층 석탑은 ‘중앙탑’이라 불린다. 국보 6호. 신라 원성왕(785~798) 때 세워진 것으로 추측된다. 봉황리 마애불상들은 한국 불상조각 가운데 비교적 빠른 시기인 600년 무렵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보물 제1401호. 역시 중앙탑면에 있다. 글 사진 충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알기 쉽다. 비내섬은 차로 돌아볼 수 있으나 흙길인 데다 파인 곳이 많아 승용차는 어렵고, 지프형 차량만 가능하다. 종종 군 부대의 기동훈련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훈련이 있는 날에는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헬기까지 동원된다고 한다. 물론 훈련 기간에는 비내섬에 출입할 수 없다. 미리 확인한 뒤 찾아야 한다. 철새전망공원은 승용차로도 접근할 수 있다. →맛집:목계나루 인근의 실비집(852-0159)은 참마자 조림이 별미다. 매운탕과 생선국수도 맛있다. 삼정면옥(847-4882)은 평양식 냉면과 편육을 내는 집이다. 충주 시내 관아길에 있다. 탄금한우타운(843-0092)과 본가원가든(854-9447)은 한우 맛집으로 이름났다. 특히 본가원가든은 탄산잡곡밥이 맛있다. →잘 곳:시내보다는 온천욕을 겸해 수안보에서 묵기를 권한다. 가족 단위로 묵기 좋은 한화리조트(846-8211)를 비롯해 수안보상록호텔 등 다양한 등급의 숙박업소들이 밀집돼 있다.
  • [고든 정의 TECH+] SSD 판매 껑충, 하드디스크와 세대교체는 진행중

    [고든 정의 TECH+] SSD 판매 껑충, 하드디스크와 세대교체는 진행중

    PC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판매량이 늘어나는 PC 부품이 있습니다. 바로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입니다. 시장 조사 기관인 트랜드포커스(Trendfocus)에 의하면 2016년 2분기 판매된 SSD는 3370만대로 전 분기 대비 9.5%, 전년 동기 대비로는 41.2%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침체 상태인 PC 시장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세입니다. 제조사별로는 삼성이 40.8%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그다음은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 13.6%, 라이트온 9.7%, 킹스톤 9.4%, 인텔 6.8%, 도시바 6.0%, 마이크론 3.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텔은 과거보다 순위가 많이 내려갔는데, 이제 상용화 단계에 이른 차세대 고속 비휘발성 메모리인 3D 크로스포인트가 앞으로 인텔의 SSD 사업에서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판매된 SSD의 총 용량은 12.47엑사바이트(EB)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의 2배인 93%가 증가했습니다. 소비자용 SSD 판매는 2963만7000대, 기업용 SSD 판매는 406만8000대였는데, 평균 용량은 일반 소비자용 SSD는 278GB였으며 기업용 SSD는 1025GB로 나타났습니다. SSD 판매의 급격한 증가는 당연히 하드디스크(HDD)의 급격한 감소와 맞물려 있습니다. 시장 조사 기관인 IDC 및 가트너에 의하면 2016년 1분기 하드디스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한 1억대로 2011년 3분기의 1억 7,700만대의 최고점 대비 절반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수년 내로 판매량이 역전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한동안 가격대 용량 비로 생각할 때 하드디스크가 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모든 데이터를 SSD에 저장하거나 백업할 만큼 돈이 많은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자기 테이프가 그런 것처럼 하드디스크 역시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5년, 10년 후에는 일반적인 컴퓨터에 기본으로 탑재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결국, 플로피 디스크나 CD/DVD 롬(ODD)이 겪었던 일을 하드디스크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3D 낸드 플래시 기술은 물론 현재 개발되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을 생각할 때 시대의 흐름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맞춰 과거 하드디스크를 생산하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삼성은 오래전 하드디스크 부분을 매각했고 SSD에 집중했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웨스턴디지털은 샌디스크 인수와 더불어 자체 SSD를 통해 SSD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습니다. 시게이트 역시 SSD 시장에 진출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은 점유율이 높지 않습니다. 5년 전 하드디스크 판매량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는 지금 같은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예측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어떤 행동을 했느냐에 따라 각 기업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는 항상 쉽지 않지만, 그래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경제 블로그] 은행권, 더이상 ‘무보 보증’ 못 믿겠다는데…

    [경제 블로그] 은행권, 더이상 ‘무보 보증’ 못 믿겠다는데…

    中企 수출금융지원 축소 불보듯 은행권 리스크 관리 소홀도 문제 3조 2000억원에 이르는 희대의 사기 대출로 시중은행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모뉴엘 사태’가 발생한 지 2년 만에 또다시 1500억원대 온코퍼레이션 부실 보증과 대출 문제가 터지면서 은행권에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입니다. 일찌감치 대출을 회수한 은행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은행들은 무역보험공사(무보)에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모뉴엘의 경우 여전히 무보와 법적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온코퍼레이션도 단기수출보험 등에서 법적 분쟁이 예상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때문에 은행권의 중소기업 수출금융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실제 수출금융 실적은 모뉴엘 사태 이후 반 토막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월 말 수출신용보증과 단기수출보험 인수 실적은 6조 2000억원이었으나 올해 9월 말 3조원대로 2년 만에 51.6%가 줄었습니다. 보증서 발급 건수도 1447건에서 398건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2013년 5월 무보와 은행이 수출기업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협약을 맺은 은행권 특별출연금 역시 ‘0원’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은행들은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자 ”더이상 무보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가 없는 수출기업들에 무보의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데 보증서 신뢰도에 금이 갔으니 이젠 담보나 신용평점 등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무보의 부실 보증에 있지만, 은행들도 부실 대출 논란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확실한 보증이 있다 해도 은행은 돈을 빌려준 기업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하며 관리해야 합니다. 사전에 대출을 회수한 은행들은 온코퍼레이션의 매출 대부분이 외상거래이고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모뉴엘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고 얘기합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책임 공방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무보도, 은행도 수출금융 시스템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유가 급등·美 대선토론에 뉴욕증시 각종 지수 출렁…다우 0.49% 상승 마감

    유가 급등·美 대선토론에 뉴욕증시 각종 지수 출렁…다우 0.49% 상승 마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주 강세와 미 대선 TV토론 결과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55포인트(0.49%) 상승한 18,329.0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92포인트(0.46%) 높은 2,163.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26포인트(0.69%) 오른 5,328.6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일 진행된 대선 TV토론 결과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보다 우세했다는 평가 속에 유가가 급등하고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시장은 클린턴의 경제 정책이 시장에 더 우호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 트럼프 당선 시보다 시장 불확실성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1.5%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술과 금융, 헬스케어, 통신, 유틸리티 등 전 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러시아의 원유 감산 동참 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긍정적인 유가 전망 등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54달러(3.1%) 오른 51.3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는 생산량을 제한하는 공동 조처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른 산유국들 또한 이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도 단기적으로 60달러까지 가격 상승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해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3분기 기업 실적발표도 기다리고 있다. 다음날 알루미늄제조업체 알코아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발표 기간’이 막을 올린다. 주 후반에는 씨티그룹과 JP모건, 웰스파고 등 금융기관들의 실적발표도 예정돼 있다. 트위터의 주가는 잠재적인 인수기업으로 거론됐던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세일즈포스, 월트디즈니가 인수 제안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보도로 11% 넘게 떨어졌다.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주가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4분기 증자와 회사채 발행이 모두 없을 것이라고 밝혀 2.21%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 기업 실적발표 시작을 앞두고 이날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지 않은 데 따라 시장을 크게 움직일 재료가 많지 않았다며 시장은 기업들의 실적이 어떻게 발표되느냐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74% 내린 13.38을 기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는 ‘냄새’로 시간의 변화를 감지한다 (연구)

    개는 ‘냄새’로 시간의 변화를 감지한다 (연구)

    개가 인간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후각을 이용해 심지어 시간의 흐름까지 감지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져 화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버나드칼리지의 개 인지능력 연구소장이자 동물 심리학자인 알렉산드라 호로비치 박사에 따르면, 개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공기 속 냄새를 맡고 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주로 시각적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한다면, 개는 시각이 아닌 후각적 변화를 감지해 시간을 알아챈다는 것. 물론 인간도 후각을 이용해 시간을 인지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향긋하게 퍼져나가는 커피 향기를 맡으면 아침이라고 인지하거나 아침 시간을 떠올리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아침과 저녁은 기온 차이 때문에 공기의 냄새가 미묘하게 다를 수 있는데, 후각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아침 공기와 저녁 공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개의 경우 이러한 능력이 더욱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외부가 아닌 실내 공간에 머무를 때에도, 아침과 점심, 저녁에 따라 기온이 각각 다른 공기가 벽을 타고 흐르면, 기온 차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냄새를 맡고 현재 시간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호로비치 박사의 주장이다. 이러한 전문가의 주장은 개가 어떻게 일상생활을 이어가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특수 훈련 즉 폭탄이나 암세포 등을 찾는 등의 능력을 높이는 훈련을 시키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호로비츠 박사는 과거 연구를 통해 개가 소변을 누는 ‘마킹’행위가 단순히 영역표시를 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개들에게 소변을 본 당사자가 누구이고, 그 지점을 얼마나 자주 지나다니며, 짝짓기에 관한 선호도 등의 정보를 보여주는 증표에 가깝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나보다 주민과의 약속이 우선… ‘에너지 수도’ 나주의 활력꾼

    [자치단체장 25시] 나보다 주민과의 약속이 우선… ‘에너지 수도’ 나주의 활력꾼

    전남 나주시는 전통과 현대가 함께 살아 숨쉬는 도시다. 전라도 명칭이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따고, 고려시대 전국 12개 주요 도시에 만들었던 목 중 하나인 나주목이 구한말까지 1000여년 동안 큰 도시의 지위를 이어와 ‘천년목사 고을’로 불렸다. 하지만 산업화의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면서 쇠락의 길을 걷다 한전 등 16개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입주하는 혁신도시로 활력을 찾으면서 옛 명성의 부활을 꿈꾼다. 이같이 급변하는 나주시를 행복한 지역으로 만든다는 포부로 하루하루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이가 있다. 2014년 시장으로 취임한 나주 토박이 강인규(61) 시장이다. 강 시장은 지난 7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2016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최고등급(SA)을 획득한 데 이어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시민참여분야 최우수상을 받는 등 시민과의 약속을 충실하게 지켜 가고 있다. 지난달 20일 강 시장을 동행 취재했다. 나주시 반남면 출신의 강 시장은 반남농협 조합장을 지낸 뒤 2002년 4대 나주시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디뎠다. 5대 나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역임하면서 의원 간의 화합과 친화력, 추진력을 선보여 시민들에게 크게 각인됐다. 강 시장은 2010년 불공정 논란 속에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당 화합이 우선이라며 깨끗이 승복했다. 시민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이겼고, 중앙당의 재선거 결정과 경선 1순위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진 상황이었다. 지역 주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됐다. 강 시장은 생활 정치인으로 주민들과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오다 보니 어른들에 대한 예의가 깍듯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나주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농협지부장기 게이트볼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350여명에게 일일이 두 손을 맞잡고 허리를 숙여 정중히 인사를 드렸다. 그의 이런 모습은 몸에 밴 듯 자연스러웠다. 농협 조합장 출신의 강 시장은 농민들의 애로 사항을 누구보다 잘 안다. 오전 9시 30분 시장실에서 만난 강 시장은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마냥 반갑지 않은 풍년으로 쌀 가격 하락에 시름하는 농민들 걱정부터 시작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수입쌀을 경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주에서도 6만 6000t의 재고 쌀이 있는 현실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강 시장은 스스럼없이 자신을 ‘촌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정감이 많다. 시민 중심의 행정을 펴면서 ‘친절’을 우선순위에 둔 강 시장은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통한 내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매일 아침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한다. 시청 공무원 1200여명과 이·통장 590명 등을 챙긴다. 하루 10여명 정도 된다. 간혹 시장의 핸드폰 번호를 모르는 신규직이나 말단 직원들은 ‘장난치지 말라’며 전화를 끊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많이 알려져서 소통 매개체로 자리잡았다. 출퇴근 때도 당직실을 제일 먼저 들러 근무자들을 격려한다. 출근 때는 지난밤 지역에 무슨 일은 없었는지, 주요 민원은 무엇이었는지를 물으면서 밤새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한다. 퇴근할 때는 전 직원을 대신해 밤샘하는 직원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악수를 건넨다. 친화를 통한 부드러운 리더십은 평상시에도 이어진다. 결재를 맡으려는 직원들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평소 어려운 점은 없는지 등을 따듯하게 묻고 악수로 마무리 짓는다. 강 시장은 “업무추진 과정에서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질책 못지않게 따뜻한 격려도 힘이 된다는 생각을 한다”며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가급적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으로 거리를 가까이하는 게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 행정을 강조하는 강 시장은 시장실도 1층에 뒀다. 누구든지 편안하게 시장을 찾아오라는 메시지다. 이날 오전 10시쯤에도 주민 10여명이 찾아와 마을 앞 축사 퇴비장 증축 허가를 취소하라는 항의성 민원을 제기했다. 이 같은 지역민들의 집단 항의 민원은 하루 두 번 이상 된다. 법적으로는 문제 없지만 마을 정서와 맞지 않는 행정을 다루다 보니 발생하는 주민 간 분쟁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게 단체장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30분 ‘2016 귀농학교 개강식’에 참석한 강 시장은 교육 대상자 60명과 일일이 감사 악수를 하며 귀농귀촌에 대한 열정과 학구열에 고마움을 전했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농촌 이해와 귀농창업 자금, 지역민 간의 갈등 문제 해결 등을 알려 준다. 지난해 300여 가구가 귀촌하고, 최근 5년 동안 1090가구 2260명이 정착할 정도로 시는 귀농인의 조기 정착과 농업 소득 증가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어 금성고를 찾았다. 시가 9월부터 지역 고등학생들이 심야학습 이후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전국 처음 시행하는 ‘안심귀가 서비스’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는 강 시장의 공약 사항이다. 학생들이 밤 10시 이후 집으로 돌아갈 때 대중교통이 끊겨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했다. 오후 9시 40분부터 자정까지 10대의 시내버스가 스쿨버스처럼 운행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는 4개 학교 남녀 학생 342명이 대상이다. 시비로 매년 4억 5000여만원을 투자한다. 한 달여 시행하면서 보완점이나 개선 사항, 학생들의 희망 사항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김도호 금성고 교장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아주 높다”며 “귀가 시간 걱정이 없어 교육열도 높아지면서 내년 신학기부터는 더 인기리에 정착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강 시장의 공약 사항 실천은 오후 3시 보건소에서 열린 ‘제2기 발관리사 자격증 수여식’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강 시장이 노인들에게 건강보조금을 준다는 약속을 했지만 선거법 위반이어서 대신 주민들에게 발관리사 자격증을 주고 이들이 어른들의 발 마사지를 통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행정이다. 자격증을 취득한 시민들이 경로당을 찾아 발관리를 하는 것으로 이 역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된다. 하루 3시간씩 12회에 걸쳐 이론과 실습을 통해 자격증을 획득한다. 지난해 25명, 올해 27명이 합격했다. 하루 4만원을 받는 발 관리사는 30~60대로 다양하다. 교육을 희망하는 대기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문의 전화도 계속 오는 등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강 시장은 “힘든 농촌 생활을 한 부모들이 나이가 들면서 결국 몸이 망가지고,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실태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사업”이라며 “일자리 창출도 되고, 어른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돼 감사 전화를 아주 많이 받는다”고 했다. 강 시장의 취임 2년차에 나주는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인구 10만명을 회복하고, 국비 공모 사업에 20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전 에너지밸리 연구개발센터를 유치해 에너지신산업 연관기업 500개 유치 추진 등 ‘에너지 수도 나주’를 위해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강 시장은 “시민들이 피부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체감행정을 펴 2000년 역사의 문화 도시라는 명성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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