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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직영 99년만에 추진… 쟁점 따져보니

    서울시 직영 99년만에 추진… 쟁점 따져보니

    서울시가 1908년 이후 99년간 직영해 오던 수도 사업의 공사화를 추진한다. 물시장 개방에 대비한 물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는 공사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물산업 육성 5개년 추진계획’을 마련하면서 서울시 수도사업의 공사화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상수도사업의 공사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해야 하고, 수돗물값 상승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도 불식시켜야 한다. 상수도사업본부의 공사화는 1984년 지하철공사(현 서울메트로)가 설립될 때 같이 시작됐다.5년 뒤인 89년 또 한차례 공사화 논의가 이뤄졌지만 지하철공사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1000만 시민의 물공급 업무를 공사화했다가 지하철처럼 파업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가 제기돼 ‘쑥’ 들어갔다. 최근 서울시가 19개 사업소의 민간위탁 및 공사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점화됐다. 서울시는 직원 2700여명에 달하는 거대한 상수도사업본부를 민영화하거나 민간 위탁하기에는 맞지 않다고 보고 공사화로 가닥을 잡았다. 가을쯤 공사화의 시기나 대상 사업 등을 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발주될 전망이다. 목표는 2012년이지만 유동적이다. 이에 대한 밑그림은 지난 2003년 제시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상수도 사업 관련 정부나 연구소, 학계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상수도사업본부를‘전부 공사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고,‘일부 공사화’(37%),‘전부 민영화’(7%),‘일부 민영화’(14%) 순이었다. 부분적인 공사화 또는 민영화에 적합한 시설이나 업무로는 45%가 정수장을 꼽았고, 이어 배수지(20%), 취수장·사업소(각각 15%), 기타(5%) 순이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공사화 최대 장애요인은 파업에 따른 식수원 중단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취수·정수·공급 등에서 자동화가 진전돼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 공사화할 때 특수분야의 파업을 제한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수돗물값은 가정용 기준 t당 320원이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t당 울산은 770원이며, 일본은 2300원 안팎이다. 그런데 상수도사업본부를 공사화한다면 서비스는 나아지겠지만 현재의 물값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은 상수도사업본부가 경영이 어려워지면 시가 도와줄 수 있지만 공사화되면 가격을 올려 이를 메우려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시민 김모(여)씨는 서울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물산업을 공사화할 경우 물값은 폭등할 것”이라며 “지금 이를 논의할 적절한 시기인지 걱정이 된다.”는 글을 올렸다. 시 관계자는 “올해 상수도사업본부는 시의 도움을 받지 않을 만큼 운영이 잘되고 있어 공사화가 되더라도 물값 인상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올해 상수도사업본부의 세입은 7890억원. 여기에는 경상 및 사업 예산 외에도 시에 진 빚 상환용 611억원과 예비비 114억원이 포함돼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편이다. 공사화되면 직원들은 공무원 신분을 잃는다. 직원들이 동요하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시 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상수도사업소 직원들은 지난 16일 시를 항의방문해 공사화 여부를 따졌다. 최경남 서울시 공무원노조 제1수석(상수도사업본부 소속)은 “공사화에 대비한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면서 “사전에 연금에 대한 특례인정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의 주장처럼 관건은 연금의 특례 인정이다. 민간으로 신분이 바뀌더라도 공무원 연금이 유지되게 해달라는 것이다. 박명현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직원들도 공사화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연금 등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이것은 물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환경부와 연금을 다루는 행정자치부가 합의를 해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문제는 2005년 출범한 한국철도공사에서 답을 찾아야할 전망이다. 당시 철도공사는 연금 수령 기간인 20년이 될 때까지는 연금법에 의해 공무원 대우를 해주고,20년에 도달하는 시점에 공무원에서 퇴직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서울시도 이같은 방식으로 풀기를 원한다. 환경부와 행자부의 해법이 주목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43) 버거병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43) 버거병

    “사람들이 예방법이나 치료법을 묻곤 하는데, 금연 이상의 비책은 없습니다. 이 병은 주로 젊은 남자에게 많이 생기며 대부분이 노동력을 상실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지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조직 괴사로 팔다리 등 병변 부위를 잘라내야 합니다. 특히 흡연율과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 이 질환은 최근의 금연 열기 덕분에 전체적인 발병률은 수그러드는 추세지만 아직도 임상에서는 비교적 흔한 병입니다.” 폐색성 혈전 혈관염의 다른 이름인 버거병은 팔과 다리의 동맥이 염증으로 막혀 썩어가는 질환이다. 말초 동맥과 정맥이 혈전이나 염증 때문에 막히게 되고, 이어 혈관 주변에 염증이 생겨 문제를 만든다. 그렇다고 버거병이 흔한 질병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과장인 권태원 교수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6명 꼴로 환자가 발생한다.“중년 남성 흡연자의 경우 버거병 증상이 30대부터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최근 들어 전체 환자 수는 줄고 있지만 여성 환자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여성 흡연율과 관련이 있는 발병 추이라고 봐야지요. 이 때문에 예전에는 남녀 발병 비율이 100대1정도였지만 최근에는 거의 10대1정도에 도달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남성보다 여성 발병률이 더 높으며, 드물지만 어린 환자도 없지 않고요.” 이어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자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점으로 미뤄 흡연과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버거병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드물지만 흡연율이 높은 아시아권에서는 높은 발생률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담배를 피우는 20∼40대 남성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병의 특징은 팔다리의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류량이 부족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증상은 팔보다 다리에서 더 흔하며, 대부분 활동할 때보다 쉬고 있을 때 팔의 아랫부분과 다리에 심한 통증이 온다. 또 걸을 때 다리에 경련이 나타나며, 드물게는 절름발이가 되는 사례도 있다.“이런 증상이 결국 팔다리 조직에 궤양을 만들고, 혈류가 부족한 손·발가락이 추위에 노출되면 무감각증이나 저림증, 정맥 염증이나 혈전이 생기게 되며, 심하면 팔다리 조직괴사로 이어지게 되지요. 이런 특성 때문에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죽상 동맥경화나 심내막염으로 오진되기도 합니다.” 앞서도 거론했지만 버거병은 임상적 특징에 따라 진단할 뿐 원인과 발생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의학자들 대부분은 이 병이 흡연과 밀접한 상관성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환자의 흡연력을 버거병 진단에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한다. 당연히 골초에게 이 병이 많다. 물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학계에 이설이 없지 않았다. 버거병이 류머티즘 같은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라는 시각이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견해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사실 30여년 전만 해도 거의 모든 혈관 이상을 버거병이라고 봤는데,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놀랍게 정교한 진단이 가능해진 것지요. 이 질환과 동맥경화의 유발 원인 중 서로 겹치는 것은 흡연 한가지뿐이니까요.” 발견이 쉽지 않지만 발진과 폐 또는 신장 이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팔다리의 혈관조영술을 시행하면 혈관의 폐쇄 또는 협착이 어렵지 않게 확인되며, 증상은 말초혈관질환으로 시작된다.“이 병은 팔다리에 있는 중간 크기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이 특징이며, 그 때문에 혈류가 줄어 말초혈관질환을 일으키는데, 이 말초혈관 질환은 급성으로 나타나 1∼4주간 지속되기를 반복하는 형태를 보입니다. 말초혈관질환의 증상은 손과 발의 파행(跛行·운동하는 동안 혈류 부족으로 활동 및 운동 중에 나타나는 통증)이나 쉬는 동안에 팔 아랫부분과 다리에 나타나는 심한 통증, 그리고 걸을 때의 다리 경련이 대표적입니다.” 적절한 치료가 뒤따르지 않으면 증상은 계속 심해져 혈관 폐색이 생긴 팔다리의 피부가 위축되고, 내부 조직에는 궤양이 생기며, 무감각증과 저림증이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손·발가락이 차가운 온도에 노출되면 부족한 혈류량이 더 줄어 순환장애, 즉 레이노 현상이 나타난다.“이 단계에서는 특정 혈관에 염증과 혈전이 생기고, 심장마비도 올 수 있습니다. 또 아주 심한 경우 조직 괴사가 나타나는가 하면 소장의 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복부 통증과 체중 감소가 진행되며, 더러는 신경계 이상도 보입니다.” 치료에는 증상의 완화를 겨냥한 대증요법과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지지요법이 주로 적용된다.“실제로 환자가 흡연을 중단하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는데 통계적으로는 환자의 50%가량이 여기에 해당되며, 더러는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기도 합니다. 약물치료로는 혈전의 형성을 막아주는 항혈전제나 혈관 확장제, 염증을 막는 소염제와 항생제, 그리고 통증을 없애기 위해 진통제를 주로 사용합니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팔꿈치나 무릎 아랫부분의 소동맥이 막힌 경우에는 대부분 동맥경화증처럼 혈관을 잇거나 넓히는 수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손·발가락의 미세 혈관들을 확장시켜주는 교감신경 차단술 등 간접 수술치료가 시행되며, 혈관의 폐쇄로 혈류가 감소, 조직 괴사가 발생된 경우라면 수술을 통해 사지를 절단할 수도 있지요.” 버거병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권 교수는 이런 충고도 덧붙였다.“직업적으로 불가피한 경우가 많지만 어떻든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는 하지의 혈류를 정체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물론 꽉 끼거나 조이는 옷도 혈류의 흐름을 방해해 병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환자라면 당연히 이런 자세를 피해야겠지요.” 또 환자는 평소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하며, 만약 상처가 생겼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자칫 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중계석] “남북갈등 해결에 새로운 동력 될 것”/구동회기자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8일 남북 정상회담에 관해 일제히 사설을 싣고 한반도 등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회담이 북한 핵포기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물이 흐르는 곳에 도랑이 생긴다(水到渠成).”“(남북관계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良性循環).”고 두 성어를 활용, 남북정상회담을 평가했다. 대부분의 중국 언론들은 남북한간에는 오랜 갈등과 모순 때문에 단기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정상회담은 관계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대통령은 세계를 대변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분단국가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양국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에 있어 바람직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핵문제 등 북한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 안정시키고 그런 흐름을 공고히 해 국제사회가 희망을 갖도록 하는 회담이 되길 강력히 바란다.”고 밝혔다. 요미우리 신문은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시설 가동 정지 등 초기조치 이행이 끝나고 다음 단계로 접어드는 시점에 개최되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6자회담의 실질적 진전에 보탬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핵포기의 조기 실현을 어떻게 촉구할 것인지, 어떤 언질을 받아낼 것인지, 확고한 자세로 회담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정상회담이 북핵문제라는 동북아 최대 현안에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그에 따라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갈릴 것”이라며 “‘정상회담에 실패없다’고 말하지만 북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사전에 성공이 보장돼 있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리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李·朴캠프 득실계산 분주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투표를 11일 앞두고 8일 나온 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이명박·박근혜 후보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남북정상회담의 파괴력과 남북관계의 미묘함을 고려하면 당장 한나라당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키 어렵다. 다만 국민적 관심사가 정상회담쪽으로 옮아가면서 최대 변수까지는 안 되더라도 미묘한 흐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선 경선 이슈 자체가 남북정상회담에 잠식당할 경우 막판 추격전을 펴며 ‘정치공작’ 공세까지 폈던 박 후보측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정상회담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겠지만 경선전 열기가 한껏 올라가는 도중에 나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재 앞서는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두 캠프는 일단 표면적으로는 “예견된 일”이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측은 특히 “유·불리를 따질게 없다.”,“대세는 뒤집을 수 없다.”는 평을 내놓았다.“이미 게임은 끝났는데 무슨 변수가 되겠냐.”는 기조가 깔려 있다. 이번 경선보다는 12월19일 대선 본선 때를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겠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왔다. 박 후보측은 “경선 이슈가 정상회담에 파묻혀 검증공방이 물 건너갔다.”는 반응 속에 신중론을 펴고 있다. 정상회담이 ‘안보’와 직결되는 민감한 이슈라는 점에서 오히려 당내 보수 표심을 집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박 후보의 유승민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은 “이번 경선이 대의원과 당원 등 18만 5000명을 상대로 한 당내 선거라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이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정상회담을 (참여정부의)위장 평화공세, 정권연장의 음모로 인식할 것이고 이럴 경우엔 오히려 정체성이 확실하고, 남북관계에 있어 원칙이 확고한 박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박 후보가 평소 남북관계에 있어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반대 해석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 사건 이후 박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는데, 이는 안보와 외교·국방 같은 이슈에선 여성 후보보다는 남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북 옥천 청성보·청산보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북 옥천 청성보·청산보

    충북 보은군 내북면 상궁리에서 시작돼 보은 읍내를 가로질러 굽이굽이 휘돌아 금강으로 흘러드는 보청천. 생명을 담고 흐르던 물줄기가 옥천 땅으로 접어들며 하천폭을 넓히고 잠시 흐름을 멈추며 쉬어가는 보청천에 최고의 붕어낚시터 청산보와 청성보가 있다. 보청천을 거슬러 올라 청성보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보청천의 자랑, 독산이었다. 청성보 한복판에 위치해 접근이 쉽지 않은 20여m의 독산 한쪽 암벽위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는 보청천의 맑은 물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독산을 마주하고 상류쪽으로 길게 뻗은 녹색 갈대밭엔 형형색색의 파라솔을 펴고 낚시를 즐기는 조사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서울 영등포에서 온 한 조사는 밤낚시 조황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빈손이 없을 정도로 조과를 보장 받을 수 있어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고종진(50·대전)씨는 점심 무렵 2.2∼3.0칸 4대의 낚싯대를 펼쳐 놓고 있다. 밤보다는 낮 낚시 조황이 더 좋으며 해질녘 입질이 가장 활발하다. 고씨를 비롯한 조사들의 살림망에는 평균 10여수 정도의 씨알 좋은 붕어가 들어 있었다. 고씨는 “주로 떡밥, 곡물류와 섬유질 그리고 껍질을 벗긴 들깨가루를 혼합해 미끼로 사용했다.”며 “잘 혼합하여 부드럽게 반죽을 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귀뜸했다. 독산이 주는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청성보 바로 위쪽에 있는 청산보로 옮겼다. 원투낚시를 하는 조사도 있었지만, 마름속을 짧은 대로 공략해서 좋은 조과를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 보청천 마니아 한강섭(50·대전)씨의 살림망 속에는 준 월척급 붕어가 10여 수 넘게 들어 있다. “지난 장마때 하루에 준, 월척급을 30∼40수씩 올리기도 했다.”며 자랑이 대단한 한씨는 아침 6시쯤 마름수초로 둘러진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곡물류 떡밥과 고운 어분, 그리고 보릿가루와 새우가루 등을 혼합한 세종류의 미끼를 사용해 붕어를 유혹했다. 그 중 떡밥의 풀림이 빠른 미끼가 입질 받기 쉬웠다. 수심 1m 남짓한 곳에 2.0과 2.2칸 두 대의 낚싯대를 마름수초 언저리로 붙여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집중적인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이곳도 청성보와 마찬가지로 낮낚시가 유리하다. 보청천은 모든 종류의 강고기가 모여있는 곳. 지렁이보다는 떡밥낚시가 잘된다.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며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보청천은 가족과 함께한 나들이 낚시에도 손색없는 곳이다. 청산낚시(043)732-8147. 김원기 붕어낚시 전문가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영동나들목→청산방향 우회전→10㎞ 직진→청산교.
  • 아베, 8·15 신사 참배 보류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인 오는 15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도쿄신문이 7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참배 보류는 한·중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뿐만 아니라 참의원 선거의 참패에 따른 불안정한 정권 기반을 감안, 국내 정국의 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이와 관련,“참가한다, 안 한다를 말하지 않겠다.”며 지금껏 취해온 것처럼 애매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외국의 비판 때문에 참배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 안 된다.”라고 언급, 한·중의 반발을 이유로 참배 보류를 요구하는 의견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종전기념일 이후인 오는 10월17일부터 나흘간 열릴 신사의 ‘추계대제’ 기간에도 참배를 하지 않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결국 국내정치의 흐름과 한·중 관계 등 안팎 상황을 고려, 결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문은 특히 ‘아베 총리가 신사 참배를 완전히 단념할 경우, 핵심적인 지지층인 보수세력들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신사 참배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종전기념일에 참배를 단행하면 자민당 안에서조차 정국의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총리 사퇴’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사카 전 문부과학상은 이날 자민당의 참의원·중의원 의원 총회에서 참의원 선거를 야구에 비유,“국민은 정권 교체를 요구한 것이 아닌 홈런을 맞은 투수의 교체를 요구했다.”며아베 총리의 사퇴를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총회에서 “나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국민이 생각해줄 정도로 전력을 하겠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hkpark@seoul.co.kr
  •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 충주호 배스낚시

    햇살이 뜨거워지는 여름철이면 배스의 활성도는 뚝 떨어진다.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수중의 산소량이 저하되면서 배스도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 이 시기에는 수온이 조금이라도 낮은 장소, 즉 새물 유입구나 그늘진 곳, 곶부리의 끝처럼 물흐름이 원활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한낮보다는 수온이 낮은 아침과 저녁에 입질이 빈번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집중 공략하는 것도 요령이다. 포인트는 수온이 낮은 곳, 그 중에서도 아침, 저녁에는 스왈로(얕은 지역)를 노리는 것이 좋다. 평평한 스왈로보다는 한번쯤 뚝 떨어지는 브레이크 라인이 있거나, 장마로 인해 육초가 물에 잠긴 곳 등이 최적의 포인트다. 밋밋한 곳보다는 장애물이 있는 지역에 베이트 피시(먹이 고기)가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생기고, 주로 깊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던 배스는 브레이크 라인을 따라 얕은 곳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반드시 깊은 곳과 연결되어 있는 스왈로 지역에 더 좋은 포인트가 형성되는 것이다. 한여름철 루어로는 톱워터 플러그가 월등하다. 수면에서 루어를 덮치는 광경을 눈으로 보면서 잡기 때문에, 루어 운용이 쉽다. 게다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루어를 공격하는 배스의 환상적인 광경을 목격할 수도 있다. 포퍼나 프롭베이트의 액션은 연속적으로 포핑하는 것보다 ‘스톱 앤드 고’ 기법을 불규칙하게 응용하는 것이 좋다. 지금 시기에 쓸 수 있는 톱워터 종류로는 포퍼, 펜슬베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육초가 잠긴 곳이나, 장애물 지역에서는 버즈베이트가 효과적이다. 현재 충주호에서 배스낚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하류의 목벌리, 포탄리, 서운리 등이다. 바위가 무너져내린 곳에서는 쏘가리도 기대할 수 있다. 워낙 광대한 면적의 호수이기 때문에 수온, 스트럭처 등을 감안할 때 배스가 일정 지역에 몰려있는 경우도 생긴다. 한두시간 낚시를 하다 입질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보는 것도 좋다. 최하류쪽 유람선 선착장을 따라 댐 위쪽 물가로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포인트 이동이 용이하다. 배스보다는 같은 루어낚시 대상어인 강준치가 더 많이 잡히고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하지만 물이 맑고 깨끗한 충주호 배스 손맛은 그 어느 호수보다도 강하고 파워 넘친다. (사)한국스포츠피싱협회 홍보이사
  • [열린세상] 무슨 사연이 있겠지/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무슨 사연이 있겠지/김형태 변호사

    지금은 고인이 된 신부 한분이 생각난다. 키는 작달막한데 막힘이 없이 시원시원한 분이었다. 미사가 끝나기 무섭게 긴 겉옷을 훌렁 벗어 둘둘 말아 놓고, 부리나케 마당으로 나와 담배 피워 물고 신자들과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격의 없이 나누곤 했다. 어느날 그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차 몰고 가다가 위험하게 끼어드는 이들을 보면 당장 “야 이 자식아, 운전 똑바로 해.” 욕을 해주고 싶다가도 꾹 참고 유행가 한 소절을 부른단다.‘무슨 사연이 있겠지.’ 그동안 국가보안법, 사형제도, 사학법,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서로 간에 간극이 너무 크고 소통이 단절되어 있다는 점이 그 사안들 자체의 문제보다 어쩌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비정규직이 2년을 넘으면 정규직으로 올려야 한다는 내용의 비정규직보호법이 지난 1일 발효되었다. 이랜드 계열 대형마트 뉴코아 등은 2년이 넘은 비정규직 노동자 500명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다. 회사 쪽은 해고도 마음대로 안 되고 임금도 매년 올려주어야 하는 부담을 안기 싫다는 입장이다. 노동자 입장에선 ‘월 80만원짜리 고된 일자리나마 식구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데 이 무슨 날벼락이냐.’였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상 기업의 40%가 2년마다 새로운 사람을 쓰겠다는 것이고 41%는 직군을 분리해 무기계약으로 계속 고용,18%는 완전 정규직화하겠다고 답했다. 이윤을 남기는 것이 기업의 유일한 생존 이유이자 조건이라는 주장도 일면 타당하긴 하다. 그러나 이윤 추구에 더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이 유엔과 유럽, 미국 등지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규직·비정규직·실업자 세 부문 사이에 구조적인 갈등이 존재한다. 일자리가 제한되어 있어 비정규직 자리가 정규직 자리로 바뀌면 실업자들은 그나마 비정규직으로 일할 기회가 줄어든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서 차별을 없애면 기업주들은 정규직 임금을 줄이거나 아예 고용을 줄이려 할 것이다. 국가와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근본이다. 그러나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주나 고용안정 및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바라는 비정규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때문에 자신들의 몫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정규직, 그리고 비정규직 상태로나마 서로 돌아가며 일자리를 나누기를 원하는 비고용실업자, 마지막으로 노동정책을 집행하는 국가가 모두 한자리에 모여 다른 집단의 처지를 고려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꼭 필요하다. 옳고그름을 따지는 일을 떠나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각자의 이해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우리 사회는 한단계 질적인 도약을 할 수 있다. 이달 초 사진작가 이시우씨가 미군기지·지뢰밭 등을 사진 찍다 국가보안법으로 재판을 받았다. 그를 빨갱이, 간첩이라고 욕하는 70대 노인 50여명이 방청석 앞자리를 가득 메웠다. 옥중단식을 40일간 했던 그는 이랬다. “저를 단식으로 이끈 깊은 슬픔은 제 생을 바쳐 최선을 다해온 일이 누군가에겐 상처와 위협과 무기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빨갱이라고 부른 심정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익에 의한 좌익 학살뿐 아니라 좌익에 의한 우익 학살 실상을 보았고 그 슬픔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어떤 사상과 논리도 그 아픈 죽음의 기억을 치유할 수 없고 그 한과 슬픔을 눈물과 감동으로 부둥켜안지 않고서는 역사의 화해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이해를 가진 우리도 저 신부님처럼 상대에게 화날 때마다 읊조려보자.“무슨 사연이 있겠지.” 김형태 변호사
  • [열린세상] ‘경제 대통령 元祖’ 경쟁/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열린세상] ‘경제 대통령 元祖’ 경쟁/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2007년 대선은 ‘경제 대선´이 될 것 같다. 그동안 대선이 정치적 주제로 승패가 좌우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과거 대선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한 것은 물론 지역주의였다. 지역간 대결 양상은, 선거 결과만 보면 여전하지만 이제 대선 흐름의 핵심 이슈라 하기는 어렵다. 때 되면 나타나던 사상검증도 일찌감치 시큰둥해졌고,‘X파일’이라고 불리는 도덕성 시비에 대해서도 예전만큼 관심이 없는 듯하다. 또 북핵 실험이 터져도 놀라지 않고,6자 회담이 재개되어도 별 관심이 없을 정도로 대북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의 중점 국정운영 분야를 물으면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은 바로 ‘경제’다. 남북문제, 정치개혁, 비리척결 등 나머지 모든 분야를 합쳐도 경제에 대한 국민 관심의 절반을 넘지 못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2007년 대선주자들은 너도나도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다.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는 일찌감치 ‘추진력’을 앞세워 고도성장 시절의 추억을 대중에게 상기시키며 사상 초유의 높은 지지도를 보여줬다. 또 지지도 2위를 달리는 박근혜 같은당 경선 후보는 경제 대통령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차이 나는 3위지만 범여권 유력 주자가 된 손학규 전 지사도 ‘진짜 경제 대통령’을 주장하며 원조경쟁에 가세했다. ‘경제 대통령 신드롬’이라고도 불릴 만한 이 경제에 대한 목마름은 고도성장의 금단현상,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심해진 양극화에 따른 불안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그동안 불안을 부채질하는 듯한 노무현 대통령의 거침 없는 행보도 ‘열심히 일만 하면 걱정 없이 잘 산다.’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대중의 욕망을 부추겼다고 본다. 문제는 지금 대중적 차원에서 나타나는 ‘오로지 경제(only economy)’ 현상은 ‘묻지마 성장론’으로 압축되는 외눈박이 경제관인 동시에, 공동체가 지켜나가야 할 또 다른 중요 가치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제러미 리프킨이 저서 ‘유러피언 드림’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주장하며 언급한 ‘공동체의 이상과 삶의 질, 무자비한 노력 대신 온전함을 느낄 수 있는 심오한 놀이(deep play)를 지향하는 새로운 공동체적 가치’ 등은 우리 사회에서 대안으로 끼어들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앞서도 언급한 대선주자에 대한 도덕성 시비라든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방관적 태도,‘시사저널’ 사태에도 관심 없지만 기자실 폐쇄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현상은 모두 같은 것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돈 얘기만이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 국민이 유일하게 잘사는 방법으로 여기는 ‘성장 중심주의’ 말고 다른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는 대선주자는 없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성장 중심 가치를 지향하는 한나라당은 그렇다 치고, 대안적 사회경제 패러다임을 내놓고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해야 할 범여권 진영은 감동 없는 ‘대통합신당’ 만들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 대안은커녕 논쟁조차 하지 않는 것은 그런 점에서 크게 잘못되었다. 국민이 범여권 대선주자와 대통합에 냉담한 것은 그들에게 한나라당 후보들이 내놓는 ‘성장의 추억’을 대체할 만한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들에게 별다른 해법이 없다면 국민이 과거에 맛본 확실한 대안, 즉 ‘묻지마 성장’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초의 ‘경제 대선’이라는 이번 대선에서 차별화된 대안 없이 경제 대통령 ‘원조’ 경쟁에 너도나도 줄 서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 60나이에 베스트앨범 낸 ‘록의 대부’ 한대수

    60나이에 베스트앨범 낸 ‘록의 대부’ 한대수

    가수 한대수가 나이 60에 처음 해보는 것 세가지. 우선 몽골계 러시아인 옥사나(38)씨와 결혼 15년만에 첫 딸을 얻어 늘그막에 ‘아빠’소리를 듣게 됐다. 오는 10월 경기도 이천에서 열릴 ‘원월드 뮤직페스티벌’에서는 ‘위원장’이란 ‘거창한’ 감투도 썼다. 그리고 최근 가수 인생 33년을 되돌아보는 베스트 앨범도 냈다. 그의 노래 ‘행복의 나라로’가 바야흐로 펼쳐지려는 겐가.‘철저한 고독주의자’ 한대수를 장맛비가 내리는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 딸 이름은 양호라 지었어요. 양호한 시절, 양호한 사회에서 태어났기 때문이죠. 이제껏 일부러 안 가지려 한 것도, 애써 가지려 한 것도 아니었어요. 옥사나가 노산(老産)이라 걱정도 됐지만, 엄마와 아이 둘 다 건강은 양호해요.” 국내 대중음악계의 흐름에 대해서는 “물질적으로는 풍요한 편이지만 음악가들과 음반 기획자 등이 돈 되는 음악에만 몰리고 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래서 ‘원월드 뮤직페스티벌’이 더욱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하루아침에 고쳐질 것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영·미 쪽 음악가들은 아예 초청을 안 했어요. 음악 수용자들에게 음악적 반찬을 골고루 먹을 수 있게 해야죠. 이런 일들을 하는 데 내가 할 역할도 있더군요. 그래서 평생 처음으로 감투를 썼습니다.” 다양한 음악을 듣다 보면 관념의 문이 넓어지고, 인종차별도 없어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번 페스티벌 주제가 ‘음악을 통한 나눔과 배려’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주 노동자들이 늘면서 인종차별 등 문제가 생기고 있죠. 미국, 유럽 등 국가들도 처음엔 마찬가지였어요. 다만 이런 행사들을 통해 시행착오 기간을 줄였으면 하는 겁니다.” 이번 행사에 브라질의 이방 린스나 쿠바 최고의 인기 밴드 로스 방방 등 세계적인 뮤지션 외에 동남아권 가수들도 함께 초청했다. 사상, 종교, 피부색 등은 달라도 음악으로 이해하고 하나가 되자는 것. 그가 1974년 ‘물 좀 주소’가 담긴 데뷔 앨범 ‘멀고 먼 길’ 이래 발표한 정규앨범은 모두 13장. 얼마전 100여곡에 달하는 노래 중 36곡을 추려 베스트 앨범을 냈다. 포크와 록으로 장르를 구분해 2장의 CD에 담았다. “베스트 앨범은 일생에 단 한번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내년이면 환갑이니 이제 낼 때도 됐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직접 선곡하지는 못하겠더군요. 다 좋으니까요. 팬들과 음반사 관계자들이 함께 골랐죠.” 신곡 발표 계획도 있을까. “60세 넘어 음반 내는 사람은 아마 믹 재거와 나, 둘뿐일 겁니다. 작곡은 연애와 같아요.20대 초반까지 절정을 이루죠. 지금은 놀랄 일이 별로 없는 나이예요. 창작자로서는 치명적인 상태죠. 노력은 할 겁니다(웃음).”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명(耳鳴) 난청, 한방 치료 효과 좋다

    -체질과 증상에 따라 탕약 침요법 병행 -목,어깨 뭉친 기운 풀어 뇌 혈액순환 활성화 이명(耳鳴)이란 쉽게 말해 귀울림 증상을 말한다.외부로부터 실제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마치 환자가 어떤 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끼는 것을 말한다.일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수시 또는 불규칙적으로 지속돼 환자는 심한 노이로제나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매미 우는 소리,물 소리,바람소리,북소리,사이렌소리,굴착기 음 등 소리도 다양하다.이명은 귀에서 들리는 이런 소음으로 인해 흔히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오장육부가 부실하거나 불균형을 이룰 때 이명이 생기는 것으로 본다.귀를 주관하는 신장의 기운이 손상되어 정기가 허약해지면 뇌수가 부족하게 되어 머리가 어지럽게 되고 귀에서 소리가 난다고 보고 있다.또한 육체적 과로나 스트레스,불규칙적인 생활습관,소음 등으로 인해 기나 혈이 막히는 경우,간과 담에 화(火)가 미쳤을 때에도 이명이 생길 수 있다. 치료방법은 기본적으로 환자별로 이명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내,장부의 허실을 바로 잡아주는 탕약과 침요법을 쓴다.전신의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고,귀 주변의 담이나 어혈을 풀어주는 데 중점을 두는 치료법이다.이런 한방치료를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귀에서 들리는 이명음이 점차 사라지거나 호전되면서 난청 증상 역시 호전된다. 이명 난청 환자는 목이나 어깨 주변의 근육이 뭉쳐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이는 뇌의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따라서 장부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동시에 목이나 어깨 주위의 뭉쳐 있는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치료과정중의 하나다. 이명 난청은 까다로운 질환이지만 육체적 과로 또는 기운이 허약해져 생기는 신허(腎虛)이명이나 기허(氣虛)이명,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간화(肝火)이명은 지속적인 한방 치료를 통해 증세를 호전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 실제로 미래한의원이 이명 난청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명 난청 한방치료제인 통명탕과 통명환으로 치료한 결과 환자의 70% 정도가 이명 난청증세가 호전되거나 소멸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명을 예방하기 위해선 먼저 분노와 욕심,근심을 다스려야 한다.너무 피곤한 일에 매달리거나 신경을 과민하게 쓰는 것도 좋지 않다.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이명은 발병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보다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움말:미래한의원 이충순 원장
  •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남 청양 도림지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남 청양 도림지

    장마철 잦은 비로 새물이 유입되고, 수위도 덩달아 오르며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 이른바 오름수위 특수를 맞이하고 있는 것. 봄 가뭄과 모내기 배수로 갈수를 겪고 있던 저수지마다 손맛에 굶주린 조사들의 발길이 바쁘기만 하다. 충남 청양군 장평면에 위치한 도림저수지는 칠갑산 동남쪽 준봉 사이로 흐르는 도림천을 막아 담수를 시작, 올해로 12년이 된 계곡지다. 해마다 많은 양의 배수로 혹독한 갈수기를 겪지만, 장마철만 되면 유난히 길게 이어지는 오름수위 호조황을 보인다. 올해도 대물급 붕어들을 토해내고 있어, 대물낚시 마니아들은 가벼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에서 온 이길수(54)씨는 “유입수가 흐르는 언저리에 1.7∼2.5칸까지 세 대의 낚싯대를 편성하고, 곡물류 떡밥을 주로 사용하여 콩알 떡밥낚시를 했는데,2박을 하는 동안 5∼7치급으로 70∼80수가량 낚았다.”며 “깊은 수심보다는 1∼1.5m 정도의 얕은 수심과 짧은 낚싯대가 조과면에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낮낚시보다는 밤낚시가 유리했고, 새벽녘 장맛비로 흙탕물이 유입되면서 떡밥보다 지렁이 미끼에 입질이 잦고, 씨알도 컸다.”고 귀띔했다. 도림지는 월척급 붕어들이 많아 대물낚시가 효과적인 곳. 자생하는 새우를 미끼로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중류권 수몰나무 부근과 상류권 육초지대의 물에 잠기는 곳이 최고의 포인트. 유입수가 흐르는 본류대 언저리의 물흐름이 없는 후미진 곳도 좋은 포인트다. 장마철 낚시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퍼붓듯 갑자기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는 저수지 수위를 급격히 올려 놓기 일쑤다. 많은 수의 낚싯대를 펼치는 대물낚시의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철수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곤 한다. 욕심만 앞서는 무리한 포인트 선정보다는 퇴로가 확보된 곳이나, 비교적 높은 곳에서 낚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텐트를 설치할 때는 반드시 만수선 위, 배수가 잘 되는 곳이어야 한다. 낙뢰가 칠 때는 낚싯대를 접고, 자동차로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손맛을 보겠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여유있게 즐기는 낚시만이 장마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입어료는 5000원. 도림사지 입구에 신축한 산촌회관은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 시설이다. 산촌의 풋풋한 체험을 하기에 좋다.1일 10만원. 도림리 이장 정구영 011-424-6179. 김원기 붕어낚시 전문가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천안 논산간 고속도로→정안 나들목→우성삼거리→청양방향 좌회전→정산사거리→부여방향 좌회전→미당사거리→칠갑산(도림사지)방향 우회전→도림지. 서해안 고속도로→서평택 나들목→아산방조제→아산→공주방향 39번 국도→유구→신풍삼거리→청양방향 우회전→정산사거리→부여방향 직진→미당사거리→칠갑산(장곡사)우회전→도림지.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이 지난 10년간 급격히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 직접투자 등 국경간 자금 흐름이 2005년에 6조 4000억달러(5912조원)로 10년 새 3배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올해 예산 240조원의 25배다. 선진국의 경우 노령화로 인한 연금 등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이 가진 돈이 53조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저금리 때문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고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미국의 경우 2001년 2조 3000억달러였던 해외투자가 2005년 4조 6000억달러로 두배로 늘어났다. 신흥시장도 가세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신흥시장국가가 가진 외환보유고는 9조달러다. 외환보유고, 고유가로 벌어들인 오일달러 등에 기반한 국부(國富) 펀드가 국제 금융시장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국부펀드다. ●강력해지고 다양해지는 돈의 힘 투자대상은 돈이 벌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한우·와인·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오는 것과 같다. 명품 기업에만 투자하거나, 물·농업 관련 기업, 이산화탄소배출권 등 투자처가 세분화되고 있다. 금융의 윤리·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사회적 책임투자(SRI)펀드가 그 예다. 환경보전, 생명 구조에 관련된 사업 외에도 노동착취를 하지 않는 기업 등에 투자, 윤리펀드라고도 불린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SRI펀드 규모는 2조 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불어난 돈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사모펀드(PEF)에 의한 인수·합병(M&A)이다.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으고, 자금 속성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만 684개 PEF가 활동,4320억달러의 자금(약정액 포함)을 모았다. 그동안 PEF는 벤처기업이나 중소형 기업의 기업공개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PEF인 서버러스가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를 사들이는 등 수백억달러가 필요한 M&A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 세계적 M&A의 23%가 PEF에 의해 이뤄졌다.LG경제연구원 진석용 책임연구원은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압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4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 투자은행(IB)도 PEF에 자기자본과 고객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헤지펀드를 위한 대출, 투자자 관리, 사무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도 주요 수익원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단골 모델로 등장하는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29조원이다. 국내 4대 증권사 평균 1조 5000억원의 20배 규모다.2006회계연도 순익은 전년보다 70% 늘어난 94억 4000만달러(약 8조 7000억원)다.4년전인 2002년의 5배 수준이며 4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2006회계연도에 거둔 수익 2조 6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고 이것이 다양한 상품과 결합,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 3대 IB로 꼽히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의 본사는 뉴욕에 있다. 자본의 국제화가 ‘미국화’라는 지적은 이같은 까닭이다. 미국이 기록하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메울 정도로 IB들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깊어지는 금융감독기관의 고민 모든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시장 위축으로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의 파산위기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지난해 9월에는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했던 헤지펀드 아마란스가 파산했다. 헤지펀드는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차입하는 경우가 많다. 즉 레버리지(leverage) 투자를 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파산은 다른 금융기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금융시장이 국제화하면서 다른 나라 금융기관의 동향이 자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IMF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는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금융혁신과 세계화는 금융감독기관의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권 ‘2차 빅뱅’ 어떻게 정부가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산업은행의 투자업무(IB) 부분과 합쳐 세계적 IB로 키우기로 하자 대우증권의 매각을 기다리던 시중은행들은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에 희소식도 있다. 지난 5일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증권사의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위해 신규 증권사 설립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금융권의 ‘2차 빅뱅’은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빠르면 올해 말 교보증권을 필두로 한 생명보험사의 상장 등으로 이미 예고돼 왔다.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금융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진행됐던 구조조정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자율적이다. 은행과 은행이, 은행이 증권을, 보험이 증권을 서로 합치면서 몸집을 불리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자본확충을 위한 대형화, 글로벌 경쟁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은행은 외환은행,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가 있다. 기업은행 민영화, 농협의 ‘신용, 경제분리’도 ‘은행권 2차 빅뱅’의 흐름 안에 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국민연금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너무 덩치가 커서 국내에서 살 만한 자본이 마땅치 않아 국민연금이 나서거나 금산분리를 완화해 산업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씨티,SC제일 등 6개가 있는데 “리딩뱅크는 2∼3개가 적당하다.”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은행들이 서로 통합해 대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시장 M&A의 백미는 증권회사의 통합이다. 우선 증권사를 소유하지 못한 은행, 즉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인수에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소형증권사의 프리미엄이 너무 높을 경우 신규 설립을,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도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 솔로몬저축은행은 KGI증권 인수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강국 모범사례는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가 얼마 전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금융선진국’ 미국의 대표적인 관문인 존 F 케네디 공항의 출국장을 나오면서 그날따라 유독 광고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UBS의 국적은 어디일까. 미국이나 영국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사 합병을 통한 금융강국 도약의 해외 모범사례로 UBS를 꼽는다.1997년 12월 초. 전 세계 금융시장의 눈길은 온통 스위스로 쏠렸다. 스위스의 양대 은행이던 스위스유니언뱅크(UBS)와 스위스뱅크(SBC)의 합병이 이뤄졌기 때문. 자산 규모 6630억달러의 유럽 최대 IB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두 회사는 미국계 IB회사들의 공격적인 경영에 대처하기 위해 ‘몸집 늘리기’를 꾸준히 지속했다. 영국 최대 증권사인 SG워버그, 뉴욕의 인수·합병(M&A) 전문 투자은행 딜런리드를 매입했다. 합병 이후에도 미국의 PB회사인 페인웨버를 사들이면서 주식 등 IB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규모의 경쟁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다. 금융 강국으로 도약한 또 다른 모범 사례는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홍콩 등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실물 경제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 그러나 IB 업무 인프라 확충과 환경 조성을 통해 국제적인 금융 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 도시에는 국제적인 로펌이나 금융 컨설팅사 등이 다 몰려 있다. 법률·금융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병원, 학교 등 최적의 문화 생활을 보장한다. 금융 전문가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주말이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완비돼 있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투자은행(IB) 지향…은행·증권사 “이젠 해외시장” # 상황 1 얼마 전 모 은행이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연봉인 수십억원대와 스톡옵션을 제시했으나, 돌아온 반응은 냉랭했다. 홍콩의 전문가는 “내가 여기서 받는 연봉이 제시한 연봉의 3∼4배”라면서 “한국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고 매력적이라고 해도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 상황 2 미국에서 학위를 한 금융 전문가가 환태평양 국가의 은행·감독당국·중앙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에서 파견된 딜러와 한 팀이 됐다. 파생상품 딜링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데 싱가포르 출신의 딜러는 선물 등 파생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30∼60초안에 가격을 결정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훈련된 전문성이 도드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금융 선진국과 최소 20년 벌어져 있는 경험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간의 칸막이를 없앤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산업의 법적·제도적 인프라는 나름대로 구축된 것이다.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너도나도 투자은행(IB)에 뛰어들어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가겠다고 한다. 은행은 최근 수년간 한 해 국내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인 10조원대의 이익을 냈다. 더 이상 좁은 국내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처럼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선진금융기법 도입만이 살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5일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 ▲우수한 인력보강 ▲회계기준 선진화와 기업경영의 투명성 등 3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 200조원대의 한국 은행들이 세계 100대 은행에 4개가 올라 있지만, 자본 규모나 인력 측면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2조원대의 국내 대형 증권사도 30조원 규모의 외국계 IB와 비교하면 ‘꼬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인재는 선진 금융기법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자본확충 과정은 별개로 하더라도 최근 금융기관들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우수 금융인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현재는 국제적 수준의 영업이나 리스크 관리는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축적된 금융기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상품을 보면서, 역으로 추론해 비슷한 ‘짝퉁’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형편”이라며 선진 금융기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은행들은 신입 행원들의 구성을 경영·경제·무역학 등 상경계열 위주에서 다양한 전공자들로 바꾸고 있다. 이른바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전공자 스카우트 경쟁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143명의 신입행원 중 37%를 철학과 심리학과 디자인학과 등 비상경계열 출신으로 채웠다. 기업은행도 신입행원 210명 중 상당수를 이공계·어문계 출신으로 뽑았다. 남기명 우리은행 IB본부 투자금융팀 부장은 “IB업무는 인력의 질과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사람 장사’인 만큼 IB업무 인력의 30%를 외부에서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이자 IB를 지향하는 산업은행은 “M&A전문가, 금융공학, 컨설팅, 리스크 관리 등 핵심분야에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현재 전 직원의 1.6%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인력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입행원들도 최근 4∼5년간 해외 토목공학석사, 도시공학전공, 변리사, 음대 피아노 전공자, 수학전공자, 동시통역사, 보험계리사 등 다양한 경력·전공자를 뽑았다. 비교적 능력별 임금체계에 거부감이 덜한 증권사들의 인력 스카우트도 활발하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베트남사무소 지점장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했던 정성문 삼성물산 베트남지점장을 스카우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사업부 IB1본부에 넥스트벤처투자에서 벤처투자 및 IPO 업무를 담당했던 김구헌 차장을 영입했다. 또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로 한영회계법인에서 M&A와 PI를 담당했던 최명록 차장을 영입했다. 삼성증권도 올 하반기 배호원 사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MBA와 경력직 면접을 통해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30여명 수준인 자산운용인력을 내년까지 대형 자산운용사 수준인 6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증권도 6월 사장이 직접 출장가 런던·뉴욕 MBA 출신 전문인력 14명을 채용했다. 우리증권도 올해 해외 MBA과정을 마친 직원 2명을 채용해 IPO팀,M&A팀에 배치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박사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금융인력 확충과 관련해 “해외 MBA 출신도 좋지만 국제적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팀단위로 거액을 주더라도 데려와 함께 일하면서 선진금융기법을 배우는 것이, 국내에서 차근차근 육성하는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소영 전경하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세계의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모두 투자은행(IB)을 지향하겠다고 하자, 한 국책은행 은행장은 불쑥 일본의 ‘노무라 증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도 1990년대 말 IB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면서 “세계 경제의 2인자인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실패한 일을 교역수준 11위인 우리나라 은행·증권사가 하겠다고 나선 만큼 웬만한 각오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선언만 한다고 저절로 제대로 된 IB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전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는 기본이고, 이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정확하게 경기를 전망하고 신용 위험을 분산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IB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내 금융인들은 ‘자유로운 영어 구사력’을 가장 먼저 꼽는다. 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더라도 영어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지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경험을 쌓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학벌만 좋을 뿐 선진금융기법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세계적 IB들의 아시아본부가 위치한 홍콩과 싱가포르의 본부장들의 영어실력은 대단히 세련됐다는 평가다. 둘째, 입사 연차에 따른 조직문화의 개선이다. 즉 보상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수백억달러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할 경우 이에 걸맞은 거액의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강성 금융노조가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직원들간의 위화감을 내세워 거액 연봉자의 영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 IB는 연봉이 전체 보수의 40% 수준이고 성과에 따라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입사 연수에 따라 호봉이 산정되고 월급을 받는 현재의 은행 보수체계로는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은행의 경우 IB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최대 3배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계 금융사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산업은행은 경직된 임금체계 탓에 자체 육성한 고급인력들이 매년 10여명씩 외국계 IB로 떠나면서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금융사 사장에 재정경제부 고위간부가 ‘낙하산’으로 오는 것도 문제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증권사들이 장기적으로 금융 리스크를 안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다든지, 리스크보다 안정을 추구해 규제 일변도로 나가면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대마진과 주식매매 수수료가 이익의 70∼80%를 차지하는 현재의 은행·증권사 수익구조로는 세계적 IB로의 전환이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국제적 신인도도 높아져야 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잡지 ‘아시아 리스크’에 2년 연속 ‘아시아 10대 파생금융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파생상품거래가 허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파생상품 등의 거래에서 세계적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금융상품 가격을 정확하게 매기고, 위험을 분산·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외국계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교육·금융·부동산 등의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고 한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렌트’,‘시카고’,‘맘마미아’,‘아이다’ 등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끈 뮤지컬을 제작한 ‘미다스의 손’ 박명성. 가난한 연극배우에서 한국 뮤지컬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성공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내 뮤지컬계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뮤지컬 제작자 박명성을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놀라운 친환경 주택〉(YTN 오전 10시40분) 1인당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호주가 대안으로 친환경 주택을 선보였다. 가정집과 다름없는 평범한 주택이지만 집안 전체를 절약형으로 설계했다. 이 집에는 2만 5000ℓ 부피의 풀을 만들어 천장에서 떨어진 빗물을 모은다. 이 물을 이용해 샤워와 설거지를 할 수 있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서로를 감싸주기도 하지만, 때론 적은 터울 탓에 묘한 경쟁의식이 앞서는 연년생 자매. 사실 자매는 서로 영향을 끼치며 성장하기 때문에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동지와 같은 연대감, 감정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연년생 자매를 키우는 엄마 이은애씨의 어려움과 고민, 자매를 키우면서 느끼는 보람을 들어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0분) 간통 사실을 용서한다고 속여 남편으로부터 간통시인각서를 받은 여자. 그 각서로 남편을 간통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아이를 엘리트로 키우기 위해 교육열에 불타오르기 시작한 여자.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왔는데…. 과도한 사교육을 강요하는 엄마, 법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도 살펴본다.   ●내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선희는 신혼여행을 갔던 곳으로 용기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만난 용기는 너무 많은 고민으로 흰머리가 부쩍 많아졌다. 선희는 그런 용기를 보고 괴로워한다. 그 뒤 며칠 동안 선희는 용기와 함께 그곳에서 지내게 된다. 한편 슬비는 은호의 인기를 위해 애인이 아닌 척 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서운해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장마철이 되면서 주방에서, 현관에서, 그리고 욕실에서 풍겨 나오는 정체불명의 냄새를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기분 나쁜 냄새를 제거해 주는 기본적인 탈취제품에서부터, 집안에 있는 천연탈취재료를 활용한 방법까지 여름철 집안 구석구석에 찌든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李·朴의 오류와 한계

    등대는 일관되게 직선의 빛을 비춘다. 비바람을 뚫고 선박이 가야 할 길을 항상 뚜렷하게 제시한다. 정당의 정체성과 가치도 등대와 다르지 않다. 정책과 이념 중심의 정당 구조가 자리잡아야 각계 각층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사회 통합을 견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정당의 존폐를 이합집산의 흥정거리 정도로 여기는 일부 정파와 상대 후보나 현 정권을 물고 늘어져 반사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는 일부 세력은 우리 정당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앞으로 한달 남짓한 기간은 우리 정당 정치에 그래도 희망이 남아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듯하다. 한나라당은 오는 19일 후보 검증청문회에 이어 22일 제주를 시작으로 다음달 17일 서울까지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와 TV토론회를 갖는다. 범여권의 로드맵은 오리무중이다. 열린우리당내 친노파와 탈당파, 통합민주당내 대통합파와 친노 배제파, 손학규 진영, 시민사회세력 등 6개 그룹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제3지대 선취경쟁’에 빠져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14일 도라산역에서 시작한 순회 토론회를 22일 서울에서 마무리짓는다. 민주노동당의 토론회나 한나라당의 정책 검증이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이명박-박근혜’,‘노무현-이명박’의 정략적 대립구도와 네거티브 선거전략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한나라당의 전방위적 검증 무대가 이같은 기류를 심화시킬지, 정책 선거의 불씨를 되살릴지는 예단키 어렵다. 대선 정국을 주도하는 ‘노(盧)·이(李)·박(朴)’의 상호 역학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난주 ‘종부세·지방세 통합’을 골자로 하는 조세정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청와대가 강력 반박한 것도 향후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참여정부의 성과를 지키려는 노 대통령과 반노(反盧)진영을 대표하려는 이 후보의 대립전선은 검증과 토론 과정에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당내 지지층을 다잡고 반노 여론의 지지를 확장할 수 있는 부수 효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이 후보처럼 노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지역성·정체성의 한계를 지닌 박 후보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분석했다.박 후보는 이 후보가 ‘검증 악재’속에서도 30%대의 지지율로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처지다. 박 후보의 지난 11일 고(故)장준하 선생 유족 방문에서도 이같은 고민이 엿보인다. 선친의 이미지나 이념적 완고성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 호남과 수도권에 쉽사리 다가갈 수 없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기획 대표가 “이 후보는 ‘오류’ 때문에 고전하지만, 박 후보는 ‘한계’ 때문에 추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가 검증과 토론 과정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고수할지, 이슈 중심의 포지티브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되는 이유다. 검풍(檢風)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 후보의 X파일 공방이 정책 검증의 취지를 흐렸다면,X파일의 유통경로나 그 실체는 검증의 본질을 뒤덮을 정도로 파괴력이 클 수 있다.범여권 후보들까지 검증 국면에 뛰어드는 단계에 이르면 네거티브 검증으로 차별성과 반사이익을 꾀하겠다는 전략 자체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시사적이다.ckpark@seoul.co.kr
  • 범여권 대통합 4대 변수 살펴보니…민주 탈당파에 ‘DJ 입김’?

    범여권 대통합 논란이 복잡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4가지 주요 변수를 진단해 본다. 1 DJ,정동영에 ‘대통합’ 주문 통합민주당내 ‘대통합파’가 탈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9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통해 범여권의 대통합을 촉구했다. 이는 DJ의 차남 김홍업 의원이 다음주 말 탈당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김 의원의 탈당은 ‘DJ의 의중’과 직결되는 의미를 담고 있어 민주당의 집단탈당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DJ는 동교동을 예방한 정 전 의장에게 “대통합 이외에 길이 없다. 대통합에 기여하는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범여권에 대통합을 재촉했다고 정 전 의장측 김현미 의원이 전했다. 그는 또 지난 7일 열린 범여권 3개 정파 수뇌부 4인 회동을 겨냥해 “대통합에 걸림돌이 되거나 실패하는 지도자는 내년 총선에도 실패한다. 누가 대통합에 헌신했느냐에 따라 국민은 그를 앞으로 밀어 올릴 것”이라며 정 전 의장에게 대통합을 성사시킬 것을 주문하는 등 향후 범여권에 영향력을 발휘할 뜻을 피력했다. 2 정세균 집단탈당 묵인 여부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지난 7일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거나 소속 의원들의 자유로운 탈당을 허용하라.”는 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의 제안을 면전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의장이 결국은 ‘마지막 카드’로 소속 의원의 개별 탈당을 허용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도부가 추가 집단탈당을 묵인함으로써 ‘사실상 당 해체’ 수순을 밟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범여권은 소수의 친노(親盧)세력만 남은 열린우리당과 ‘열린우리당 탈당그룹+통합민주당+시민사회세력’이 결합한 비노(非盧) 대통합정당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있다. 범여권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집단탈당 묵인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우리당 해체 주장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면서도 ‘소속 의원 탈당 허용’ 부분은 거론하지 않았다. 3 친노세력 선별 배제하나 통합민주당이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하는 근저에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강경 친노 그룹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당초 ‘현 정권 책임인사 배제론’을 펴던 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최근엔 강경 친노그룹으로 배제론의 범위를 좁혔다는 것이다. 통합민주당 관계자는 9일 “박 대표는 2003년 민주당 분당 이전부터 노사모나 개혁당 출신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강경 친노파 배제론은 다른 대다수 범여권 세력의 동조를 받기 쉽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약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유 전 장관 등이 대통합신당 합류 의사를 강하게 보일 경우 배제론이 위력을 발휘할지는 불투명하다. 유 전 장관과 가까운 한 의원은 “유 전 장관도 메이저리그에서 대권에 도전하지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싶어 하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당대 당 통합이 무산될 경우 유 전 장관 등이 개별탈당 형식으로 따라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4 대선주자 연석회의의 앞날은 국민경선추진협의회(국경추)가 주도하는 ‘13인 연석회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주 초 열릴 예정이었으나 주중 성사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국경추 대표인 이목희 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빨리 하는 것보다는 모양을 갖춰서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치권 논의 흐름과 각 주자의 일정을 고려해 일정을 잡겠지만 적어도 이번주 안에는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열린우리당과의 당대 당 통합 문제가 범여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후보 중심론’이 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불출마 선언과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범여권 합류로 성사된 대선주자 ‘6인 연석회의’에 비해 13인 연석회의의 파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상연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드라마속 ‘백조·백수’ 달라진 캐릭터

    “백수 빼면 시체!” 요즘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과거 조연으로 윤활유 정도 역할을 하던 것에서 벗어나 ‘전업백수’들은 최근 드라마에서 당당히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혹 조연으로 나오더라도 없어서는 안될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기리에 방영중인 MBC ‘거침없이 하이킥’의 전업 주식투자자 이준하(정준하),KBS 2TV ‘경성스캔들’의 바람둥이 룸펜 선우완(강지환)을 봐도 알 수 있다. 또 지난 3일 종영한 KBS 2TV ‘꽃 찾으러 왔단다’의 윤호상(차태현),5일 종영한 MBC ‘메리대구공방전’의 황메리(이하나)와 강대구(지현우)는 물론이고, 지난 4일부터 시작한 tVN ‘위대한 캣츠비’의 캣츠비(MC몽)도 모두 청년 백수·백조들이다. ●의기소침하지 않고 꿈을 위해 도전 IMF 전까지만 해도 기껏해야 ‘백수 건달’‘날백수’ 정도로 불렸던 이들 미취업자·실업자들은 이제 전체 실업률 3.5%, 청년실업률 7.9%인 시대에 무시할 수 없는 사회의 한 세력으로 자리잡았다.‘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를 생각해야 할 때)’ 등이 생겨나고 ‘프리터족’‘니트족’ 등의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될 만큼 청년 실업은 이제 젊은 시절의 통과의례로 여겨지게 됐다. 그래서인지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백수 캐릭터가 달라졌다. 과거에도 백수가 나오는 드라마는 종종 있었지만, 이들은 능력없고 일할 의지도 없는 족속 정도로 그려지기 일쑤였다.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늘 주변의 눈총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제 드라마의 백수들은 하릴없이 집안에서 시간이나 때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실력을 키워나간다.‘메리대구공방전’의 메리가 트로트 가수의 코러스로 활동하면서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키우고, 대구가 대기업 사장의 자서전을 대필하며 무협소설 작가로서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듯이 말이다. 늘 우울하거나 비관적이라는 편견도 깨부순다.‘꽃 찾으러 왔단다’의 백수 호상은 하는 일마다 꼬이고 운도 없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낙천적이고 유쾌한 성격으로 사랑을 얻고 주위에 웃음을 선사하는 인물이다.‘위대한 캣츠비’의 캣츠비도 친구 집에 빌붙어 살지만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진다. 또 ‘경성스캔들’의 선우완은 스타일마저 ‘끗발’ 날리는 경성의 모던보이다. 당시 교육받은 백수를 의미하는 ‘룸펜’이지만 의기소침하지 않고 오히려 능청스럽고 뻔뻔한 바람둥이로 나온다. ●“청년실업이 구조화된 현대사회의 초상” 물론 ‘거침없이 하이킥’의 40대 백수 가장 준하처럼 무능력하고 소심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낙천적이고 가족을 잘 챙겨주는 모습은 궁상 맞으면서도 자신만의 매력과 인간미를 내뿜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백수가 드라마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현상에 대해 문화평론가 김종휘씨는 “청년실업이 구조화돼버린 현대 사회의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수는 이제 드라마에서 비주류가 아닌 사회의 흐름을 대변하는 위풍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나오고 있다. 시대배경이나 집안환경은 제각기 다르지만 모두 자신만의 개성을 지니고 능동적으로 인생을 꾸려가는 인물로 그려지는 것도 특징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지방시대] 대구 뮤지컬 산업 경쟁력 강화 시급하다/오창균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대구가 변화하고 있다. 오랜 세월 섬유도시로 명성을 날리던 고장이 이제 새로운 산업 키우기에 나서면서 거듭나려 한다. 주된 관심 대상 중 하나가 뮤지컬이다. 실제로 요즘 대구를 찾는 사람들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공연의 풍성함에 적잖이 놀란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공연마다 객석이 꽉 찬 광경을 볼 때는 도무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크고 작은 극장에서도 창작과 소개 활동이 활발하다. 여기에다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까지 열려 ‘캣츠’ ‘지킬 앤 하이드’ ‘시스터액트’가 열혈 마니아들을 불러 모으니, 어느덧 대구는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여건은 나쁘지 않다. 오늘날 공연산업은 여가 확산과 소득 증대에 따라 성장세가 뚜렷한데,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뮤지컬 시장이다.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1000억원대에 이르러 확실한 유망 문화 콘텐츠로 떠올랐다. 대구시민의 유료 공연 수요 역시 상당해 서울을 제외한 국내 다른 도시들 수준을 넘어선다. 이를 놓칠세라 대구시는 국제적 뮤지컬 도시 만들기에 분주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의욕이 넘치고 안팎 사정이 우호적이라 해도 뜻하는 바를 이루기 쉽지 않다. 수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중앙정부의 관심없이 지방 몫은 없기 때문이다. 지방 문화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므로 열악한 처지의 대구에서 모처럼 가능성을 드러낸 뮤지컬 산업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눈길 주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적극적인 재정지원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구시가 그리는 뮤지컬 산업 육성은 헛된 꿈에 머물 뿐 강한 토대를 다져가기 어렵다. 우리 헌법 전문을 보면,“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아울러 제117조 제1항은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에 명시된 내용과 다소 다른 결과를 낳았다면,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중앙정부에 기댈 수밖에 없다. 물론 중앙정부의 관심이나 재정지원이 대구 뮤지컬 산업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 줄 절대 요소는 아니다. 일찍이 대구는 그 사실을 섬유 분야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당시 지역 섬유산업 관련 주체들은 자기완결형 체계 구축을 서두르기보다 큼직큼직한 하드웨어 조성에 자원을 집중 투입했다. 디자인, 봉제, 마케팅 기술 개발과 고급인력 양성은 뒷전으로 밀렸다. 결국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프로젝트는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숱한 비판에 부딪혀야 했다. 대구는 뮤지컬 산업 기반이 엄청나게 약하다. 뉴욕, 런던, 라스베이거스 등 세계적인 뮤지컬 공연 도시들이 지닌 특유의 판타지에 비해 대구는 미성숙 단계다. 공연시설도 번듯하게 내세우기 쑥스러울 정도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전용극장 건립을 추진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독특한 도시 판타지 조성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자면 지역 스스로 도시 속에 문화를 담아내려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실천해야 한다. 오창균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서울광장] 비정규직 보호법의 딜레마/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정규직 보호법의 딜레마/우득정 논설위원

    노동계와 사용자, 공익대표는 지난달 26일 내년 한해동안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8.3% 올리기로 합의했다. 노동계는 28.7% 인상을, 사용자측은 동결을 요구했으나 줄다리기 끝에 8년만에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이 합의안은 곧바로 역풍에 직면했다. 최저임금의 주 적용대상인 중소기업 사용자들이 “외국인 근로자만 혜택을 보게 된다.”며 고용허가제 대신 과거의 산업연수생제도로 돌아가자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가 그제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보호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이나 신세계 등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별도의 직군으로 분류하든,‘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든 정규직으로 신분보장의 우산을 쓰게 됐다. 노동계에서는 이들을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도 아닌 ‘중(中)규직’이라거나 ‘짝퉁 정규직’이라고 폄하하고 있으나 그래도 비정규직 보호법의 수혜층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뉴코아의 캐셔(계산직 직원)처럼 업무 자체가 외부용역직화하면서 대량 해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비용 부담 증가나 차별시정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방편으로 ‘도급’이라는 수단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최대 고민은 바로 이들이다.‘비정규직 보호법이 아니라 비정규직 대량 해고법’이라는 노동계의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이들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이들은 사내하청이든 외부용역이든 과거보다 근로조건이 더 열악해진다. 일자리에서 완전히 내몰리면 차상위계층에서 기초생활보호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법이 비정규직마저 양극화로 내몰고 있다. 왜 그럴까.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글로벌 경쟁력 가속화라는 기업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들은 생존의 방편으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업무에 대해서는 싼 노동력으로 수지를 맞추었다.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다. 여기에 비정규직 보호법이라는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자 노동시장은 지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재편과정에 돌입했다. 그래서 하위급 노동시장에서도 적자생존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최저임금이 높아질수록 그 화살이 외국인 근로자를 겨냥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이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지만 그건 잘못된 분석이다.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물 흐름을 제어하겠다며 강제로 수로를 좁힐수록 물은 둑을 넘어 농지와 주택을 집어삼키기 마련이다. 합법의 통로를 최소화할수록 편법과 탈법이 난무하는 게 시장의 원리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지난 6월1일 무역협회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기업들이 비정규직, 파견직 사용에 따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외주도급을 많이 활용할 것”이라면서도 위장도급을 막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법대로 막았다간 어떤 파급효과를 몰고 올지 자신이 없다는 뜻이다. 지난 2년간 노동계의 주요 현안으로 부각됐던 KTX 여승무원사태처럼 ‘파견’이냐 ‘도급’이냐 하는 노사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굵은 장맛비가 밤새 쏟아진 어제 출근길, 뉴코아 해고근로자들이 한달여 전부터 농성중인 대형 텐트가 흠씬 젖어 있었다.‘10년 일한 대가가 해고인가.’하는 붉은 글씨가 더욱 가슴 아프게 파고들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세계 첫 친환경 제철소 현대, 철강史 새로 쓴다

    세계 첫 친환경 제철소 현대, 철강史 새로 쓴다

    현대제철이 세계 철강역사에 기록될 수 있는 획기적인 친환경 제철소 건설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2일 충남 당진공장에서 박승하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석과 유연탄 등 제철원료의 비산(飛散)먼지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 착공식을 가졌다. 일관제철소에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을 도입하는 것은 현대제철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친환경 제철소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제철원료를 옥내에 보관하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은 전 세계 어떤 일관제철소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발한 아이디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일관제철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산먼지 발생 원천 차단 밀폐형 연속식 하역기와 밀폐형 벨트컨베이어를 이용해 선박에서부터 원료처리시설까지 철광석과 유연탄을 운송함으로써 바람이 심한 임해(臨海) 제철소의 비산먼지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게 됐다. 현대제철의 이같은 친환경 제철소 건립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기공식장에서 “당진 일관제철소는 최신 환경기술과 설비를 도입해 건설할 계획”이라며 “모범적인 친환경 일관제철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은 철광석을 저장하게 될 원형 원료저장고 5동과 철광석, 유연탄, 부원료 등을 저장하게 될 선형(線形) 원료저장고 8동 등 총 13동으로 이뤄진다. 이 시설은 종전 개방형 원료처리시설보다 원료 적치(積置)효율이 높다. 기상 조건에 따른 운전 제약이 없어 원료 관리비용도 절감된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원료 적치효율도 개방형보다 2.5배 ↑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의 적치효율은 철광석을 기준으로 ㎡당 9.6t에 이른다. 개방형 원료처리시설의 적치 효율(㎡ 3.9t)보다 2.5배 정도 효율이 높다. 그만큼 원료저장 부지의 면적이 줄어든다. 연간 800만t의 조강생산능력을 기준으로 개방형 원료처리시설 확보에 66만㎡의 부지가 필요하다면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은 26만㎡면 충분하다. 밀폐형 저장방식은 원료 자체의 수분 함유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먼지도 적고 비용도 덜 든다. 반면 밖에 쌓아두는 개방형 저장 방식은 원료가 흩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려야 한다. 장마철에는 수분 함량이 너무 높아 철광석을 소결광으로 만들거나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들 때 수분을 증발시키기 위한 연료비가 더 들어간다. 현대제철은 밀폐형 원료처리 시스템 외에도 다양한 환경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별로 보면 소결공정의 활성탄 흡착설비와 전기집진설비, 코크스공정의 최신식 습식소화설비와 코크스가스청정설비, 고로의 고로가스청정설비와 수재무증기(水滓無蒸氣)설비 등이 있다. 활성탄 흡착설비는 소결공정에서 생기는 다이옥신과 황산화물(SOx), 질산화물(NOx) 등의 오염물질을 없애주는 설비다. 전기집진기는 먼지와 다이옥신, 중금속 등을 제거해준다. 수재무증기설비는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줄여주는 설비다. ●“3~4년뒤 획기적인 친환경 제철소 보게 될것”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달 양재동 서울사무소에서 독일의 우데사와 ‘코크스·화성(化成) 주설비 계약 조인식’을 갖고 성공적인 일관제철소 건설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우데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철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전 세계 코크스·화성플랜트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우데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연간 314만t의 코크스를 생산하는 코크스로와 화성설비 공급 및 설계·시운전 등을 맡게 된다. 박 사장은 “3∼4년 뒤면 세계 철강사에 남을 획기적인 친환경 제철소를 보게 될 것”이라며 “고로, 제강 등 핵심 설비에 대한 계약이 완료되는 등 일관제철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세계는 지금 ‘고로 대형화’ 전쟁 “3박자를 갖춰야 한다.”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에 대한 철강업계 한 인사의 대답이다. 이는 어느 한쪽만이 아닌 경제성과 품질, 조업의 안정성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 인사는 고로(高爐)공법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철강업계 주도권 쟁탈전의 종착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의 트렌드는 고로의 대형화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로 대형화는 이 인사의 지적대로 진행형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철강회사들이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고로는 1970년대까지 2000㎥ 수준이었다. 이후 고(高)생산성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워나갔다.1980년대에는 4300㎥ 고로가 건설됐다. 불과 10년만에 배 이상 커진 셈이다.1990년대에는 5000㎥,2000년대에는 5200㎥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일 “고로는 오랜 기간의 연구 과정을 거치면서 품질 및 조업 안정성을 확보했다.”면서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경제성까지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로가 최고의 제철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품질과 조업의 안정성, 경제성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주요 제철소들은 고로 용량 대형화에 몰두하고 있다. 높은 생산성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로용량 대형화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받아들인다. 일본은 현재 5000㎥ 이상 고로 8기를 가동하고 있다.2009년을 목표로 5000㎥ 이상 고로 4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내후년이면 일본에서 가동 중인 28기 고로 중 12기가 5000㎥ 이상의 대형 고로로 구성된다. 유럽도 5000㎥ 이상 고로 3기가 가동 중에 있다. 지속적으로 소형고로의 통합·대형화가 진행중이다. 중국은 수도강철과 무한강철을 중심으로 5000㎥ 이상의 대형 고로 4기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현대제철이 5250㎥급 대형고로 2기를 도입한다. 세계 선진 제철소들의 트렌드에 맞췄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현대 일관제출소 건설 상황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의 소프트웨어인 설비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핵심 설비인 고로와 제강설비는 이미 계약을 마쳤다. 남아 있는 것은 연주(연속 주조)와 압연(열연·후판공장)설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일 “이들 설비계약도 3·4분기(7∼9월)안에 끝낼 것”이라며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부대설비 등 모든 설비계약을 끝낼 계획이다. 설비계약의 신호탄은 지난 4월 쏘았다. 일관제철소의 ‘꽃’인 고로 계약을 룩셈부르크 폴워스사(社)와 맺었다. 같은 달 중국의 ZPMC, 일본 스미토모상사 컨소시엄과 연속하역기(CS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일관제철소 3대 설비 중의 하나인 제강설비 계약을 맺었다. 일본의 JPCO사를 파트너로 정했다. 박승하 현대제철 사장은 고로와 제강설비 계약이 성사되자 “반쯤 왔고, 나머지 반도 힘차게 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코크스·화성(化成) 주설비도 계약했다. 고로, 제강설비에 이은 세번째 핵심 설비다. 화성설비는 코크스를 만들 때 나오는 가연휘발성가스를 정제해 일관제철소의 연료 등을 만드는 설비다. 독일 우데·한진중공업 컨소시엄에 이 일을 맡겼다. 현대제철은 또 제철소 운영에 필요한 주원료를 이미 확보했다. 호주의 BHP빌리튼과 리오틴토로부터 철광석과 제철용 유연탄을 공급받기로 했다. 브라질의 CVRD에서 철광석을, 캐나다 EVCC로부터는 제철용 유연탄을 각각 공급받는다. 이 일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직접 챙겼다. 정 회장은 지난 2005년 12월 BHP빌리튼사를 찾았다. 지난 5월에는 CVRD사를 방문했다. 철광석과 유연탄 확보차다. CVRD사 철광석 채굴현장을 돌아본 정 회장은 “최고 품질의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철광석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고로사업의 토대가 될 양질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사업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제철이 BHP빌리튼과 리오틴토,CVRD,EVCC사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물량은 연간 철광석 1200만∼1500만t, 제철용 유연탄 450만∼600만t이다.“연산 800만t급 일관제철소 운영을 위해 충분한 물량”이라고 현대제철측은 설명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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