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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려되는 에너지 과소비(사설)

    과소비현상이 에너지부문에까지 확산되자 정부가 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동력자원부가 마련하여 관계부처간 협의에 들어간 이 방안을 보면 등유가격과 전기료등 에너지가격을 성수기와 비성수기로 나누어 차등화하고 휘발유부가세를 신설하며 신도시나 공업단지에 지역난방 또는 열병합발전소의 건설을 적극 권장하는 것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저유가시대를 맞아 한동안 잠잠하던 에너지소비문제가 주요 현안과제로 부상한 것은 현재의 소비추세를 그대로 방치하면 에너지파동이 예견될 정도로 과소비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류 소비는 87년부터 89년까지 3년동안 연평균 12.2%씩 증가하여 왔다. 이는 오일쇼크 직후인 81∼85년의 연평균 증가율 0.2%에 비해서 가공할 만한 증가세이다. 더구나 지난해 14.6%의 증가율을 보였던 석유소비 증가율이 올들어 1ㆍ4분기에는 21.6%로 급증함으로써 과소비현상이 초래되었다. 전기소비 증가율도 올들어 17.4%로 급증하였다. 이 추세대로 나가면 내년에는 제한송전이 불가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시책이 강구되고 있으나 그 대책들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에서의 에너지문제는 절약차원이 아니고 화급한 과소비 추방이다. 이 과소비를 시정하면서 에너지 바로쓰기 운동이 추진되어져야 하고 이것이 성공한 다음에야 절약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도가 높고 다각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에너지 절약에 국한하기 보다는 우리 경제의 과제인 과소비 추방의 관점에서 시책이 마련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책의 비중은 완급을 가려 과소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부문에 두어져야 한다. 최근 과소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부문은 수송용 상업용 가정용이다. 이 부문은 소비부문이다. 생산부문이 아닌 소비부문에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수송용분야의 휘발유 소비 증가율은 30%선으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동자부가 수송부문의 에너지 소비억제를 위하여 자동차세 대신 휘발유부가세로 전환하겠다는 데 대하여 여러가지 반대의견이 있으나 과소비 추방의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할 시책으로 여겨진다. 물론 휘발유부가세로의 전환은 자동차세가 지방세인 데 비하여 휘발유부가세는 국세이고 현재 휘발유에 특별소비세가 부가되고 있어 조세체계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소비자들의 부담증가에 의한 조세저항 또는 사회적 마찰이 예견되기는 한다. 그러나 과소비라는 망국적 풍조를 시정하고 석유수입에 의한 막대한 외화낭비를 차단하기 위하여 절실히 필요한 조치라 생각한다. 또한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는 호화 유흥업소와 서비스업체를 비롯한 상업용의 에너지 소비에 대한 차등요금제를 강화하고 에너지를 지나치게 쓰고 있는 가계에 대해서도 부담을 늘리는 것이 옳다. 다소간의 무리수와 부작용이 예견된다 하더라도 과소비 추방의 대국적 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소비억제시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 「깡통전쟁」으로 시끄러운 일본(해외경제)

    ◎2조원규모 캔시장 놓고 알루미늄­철강업계 대립 ○…현재 5천7백50억엔(한화 약 2조6천억원)의 규모에 달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청량음료ㆍ맥주등 음료용 캔제조시장장악을 위해 일본의 알루미늄업계와 철강업계간에 사활을 건 일대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음료용 캔제조를 둘러싼 알루미늄업계와 철강업계간의 혈투는 이미 미국에서도 벌어진바 있는데 미국에선 환경보호란 이유 때문에 알루미늄업계가 압도적인 판정승을 거둬 캔제조시장의 96%를 알루미늄업계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선 이와는 달리 철강업계가 캔제조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반대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업계관측통들도 알루미늄업계가 결국은 손을 들고 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양업계가 각각 내세우고 있는 최대의 무기는 알루미늄업계의 경우 환경보호에 유리하고 에너지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며 철강업계의 경우 알루미늄에 비해 절반밖에 안되는 싼 가격에 있다. 알루미늄의 경우 한번 사용한 캔을 수거,재사용하는 것이 용이해 환경보호란 측면에서 철강보다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철강제품도 이를 수거할 수는 있지만 녹이 슬기 때문에 음료 등 식료용 캔으로는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철강으로 만든 캔은 재수거 하더라도 이를 전부 녹여 전혀 다른 용도의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알루미늄업계에서는 이를 들어 또 다른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즉 알루미늄캔의 재사용에 드는 에너지가 철강캔의 재사용에 드는 에너지에 비해 3%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일본과 같이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거의 전량 해외에 의존하는 나라로서 철강캔의 사용은 낭비라고 호소하고 있다. 알루미늄업계는 최근 1억엔을 들여 알루미늄캔의 환경보호측면과 에너지절약측면을 강조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는데 철강업계도 이에 뒤질세라 똑같은 1억엔을 투입,철강캔의 장점을 홍보하는 역캠페인을 벌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알루미늄캔이 환경보호에 유리하다는 분명한 이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미국과는 달리 일본에선 철강캔에 밀리고 있는 이유는 일본의 경우 한번 사용한 캔을 재수거,다시 쓸 수 있도록 할 조직적 방안이 없고 따라서 재수거율이 매우 낮은데 따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캔의 재수거율은 미국이 60.8%,스웨덴 87%,캐나다 63%에 달하는데 비해 일본은 겨우 40%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재로선 알루미늄캔이든 철강캔이든 별 차이가 없으며 그렇다면 가격이 싼 철강캔을 선호한다는게 현재 일본캔제조업체들의 입장인 것같다. 물론 알루미늄과 철강 두업계중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이라 단언하지는 못할 것이다. ◎스리랑카,“「검은 돈」맡아 줍니다”/은행 비밀 구좌제 도입… 「제2의 스위스」꿈 부풀어 ○…『스위스를 따라잡자』 세계최빈국의 하나로 분류되는 남아의 소국 스리랑카에서 요즘 한창 전개되고 이색적인 캠페인의 구호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스위스의 「은행들」을 따라잡자는 것이다. 지난 7년간 싱할리족과 타밀분리주의들의 유혈민족분규에 시달려온 스리랑카의 경제는 최근 조금씩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파탄의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민에 빠진 빈기리 빈다위제퉁게총리(재무장관 겸임) 정부가 오랜 궁리끝에 내놓은 묘안이 스위스은행들이 채택하고 있는 비밀구좌제도를 스리랑카에 도입,세계각지를 떠도는 뭉치돈들을 스리랑카로 끌어들이자는 것. 경제재건을 위해 외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스리랑카로선 일견 절묘한 아이디어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리랑카에는 현재 25개의 은행이 영업중인데 이중 2개가 국영은행이고 스리랑카인이 소유하고 있는 민간은행이 3개,나머지 20개는 모두 외국은행들이다. 스리랑카의 친정부지 데일리뉴스가 2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위제퉁게총리는 최근 스리랑카의 은행들이 비밀구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은행법을 개정했는데 새로 개정된 은행법이 언제부터 발효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새 은행법이 발효되는 대로 스리랑카은행들의 비밀구좌 운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이 보도는 또 비밀구좌에는 외화로만 예금이 가능하며 비밀보장을 철저히 엄수하는 대신 대출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신문은 또 고객에 대한 비밀보장 의무를 위배한 은행관계자는최하 3년에서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것과 동시에 무거운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정부는 이와 함께 여객기(또는 여객선) 납치범이나 마약거래범등 국제관습에 어긋나는 자들에 대해선 비밀보장 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규정,최근 스위스은행들의 비밀구좌 운영에 대한 세계의 비난여론으로부터의 탈출구를 만들어 놓고 있다.
  • 에너지도 “과소비시대”/수급대책 마련 계기로 본 실태

    ◎89년이후 GNP 성장률 훨씬 웃돌아/업무ㆍ가정용 급증… 공급원 확보 애먹어/일도화전 조기준공ㆍ석유비축시설 증축추진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이를 움직이는 에너지소비량도 늘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에너지소비의 증가폭은 그나라 GNP성장률과 비슷하다. 주가나 부동산처럼 단숨에 천장모르게 뛰거나 급전직하의 양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한파등 날씨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는 경우도 있긴하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뿐더러 규모 또한 작아 전체 증가추세에 별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 그런데 국내에너지수요 증가폭이 이런 통상의 틀을 깨고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GNP상승률과 엇비슷한 증가폭을 보이던 에너지 수요가 최근에는 GNP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18일 「전력 및 석유수급안정대책」을 서둘러 마련,에너지수급안정에 발벗고 나선 것도 이같은 소비급증추세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지난해의 경우 GNP상승률은 6.7%였으나 에너지소비증가율은 8.4%로 나타났다. 달리 표현하면 GNP를 1% 상승시키는 데 에너지는 1.25%가 소요됐다는 얘기이다. 문제는 지난 79년이후 처음으로 에너지소비증가율이 GNP상승률을 앞질렀으며 불필요한 곳에서 에너지가 과다소비됐다는 데 있다. 동자부가 집계한 올해 1ㆍ4분기 석유류 전기 등 주요에너지 소비동향을 보면 그 상승폭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석유류제품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나 증가해 지난해소비증가율 14.6%와 90년 전망치 16.4%를 크게 상회했다. 유종별로는 등유 92.6%,휘발유 32.4%,프로판가스 31.3% 등이었다. 지난해 10.9% 증가에 그쳤던 전기도 올해 1ㆍ4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4%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장기전원개발계획」에 반영된 올해 소비증가율 전망치 7.6%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제조업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지난해 7.8%에 머물렀던 산업용전기소비가 1ㆍ4분기중 15.4%의 증가율을 나타낸데도 그 원인이 있기 하지만 놀라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업무용과 주택용의 증가추세에 기인한바 크다. 업무용전기소비는 대형빌딩의 신ㆍ증축과 건설경기의 활성화로 23.3%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주택용도 과소비 영향과 전기제품의 일반화로 21.7%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낮에도 모든 빌딩이 불을 밝히고 있을 뿐더러 낮은 요금때문에 누구 하나 관심조차 갖는 사람이 없는 현실이고 보면 이같은 폭발적인 에너지 소비증가는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게다가 자동차를 사도 중형차를 선호하는 등 최근 사회전반에 만연돼 있는 과소비현상 또한 이같은 에너지소비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는 주요인중의 하나이다. 휘발유값이 비싸 자동차를 살수 없다는 사람은 없으며 오히려 택시를 이용하는 것보다 자가용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부의 에너지절약정책도 과거에 비해 아주 느슨해진 상태이며 기업들도 에너지소비 절약투자를 소홀히 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절약이 미덕」인 시대는 가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고해서 지금 당장 『석유ㆍ휘발유를 아껴쓰자』『전기를 절약하자』고 한다면 대개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웃어넘길지 모른다. 에너지주무부서인 동자부가 서둘러 에너지공급을 주요골자로 한 「전력 및 석유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84년 세운 에너지장기수급계획을 일부 수정한 이 대책안에는 물론 에너지 소비절약시책을 보다 강화해 나간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구색을 갖추기 위한 부수적인 내용일 뿐 주요대책은 소비증가율에 맞춘 에너지공급원의 확보이다. 사실 석유나 전기가 단1초만 없어져도 굴러가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때 어찌보면 당연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번 대책의 주내용은 오는 98년 준공계획인 인천 일도LNG(액화천연가스)복합화력2호기(94만㎾)를 92년에 앞당겨 준공하고 오는 96년까지 6천9백11억원을 투입,전남 여천과 경남 거제에 4천5백만배럴 규모의 원유비축시설을 짓는다는 것이다. 또 서울 경기 및 영ㆍ호남권에 7백40만배럴 규모의 석유류 제품 비축시설을 추가 건설,현재 4천2백40만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9천4백80만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자부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관계부처 국장 및 한전 한중관계자들로 구성되는 전력수급대책회의를 이달내로 설치,운영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오는 92년 전력공급예비율이 4.7%로 뚝 떨어져 제한송전조치를 하게 되거나 갑작스런 수급불균형으로 자동차나 버스가 길거리에 멈춰서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석유나 전기사정이 좋았던 지난 85년 시설투자를 과감히 했어야 했다』는 정부측의 뒤늦은 반성은 물론 에너지소비에 무관심한 오늘의 소비행태도 재고돼야겠다.
  • 목민관의 냉수 한그릇/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잠롱 스리무앙씨는 말한다. 『젊었을 땐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크고 좋은 집ㆍ자동차ㆍ고급가구를 갖고자했다. 누구를 속이지는 않았으나 굉장한 구두쇠였다. 드디어 모든 것을 갖게 됐을 때 기쁨보다 불안과 걱정이 엄습했다. 값비싼 스테레오,금덩이가 모두 도둑들 눈독의 대상이었다. 집을 비울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었다. 괴로웠다. 모든 것을 버리고 싶었다』 잠롱씨의 세속적인 소유욕은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끝에 「마음 비우기」로 귀착했다. 모든 것을 내놓은 것이다. 잠롱씨는 불교의 나라 태국의 수도 방콕시장이다. 달포전 우리 텔레비전프로로도 소개된 바 있다. 그는 봉급을 모두 자선단체에 헌납하고 사글세로 공장창고에 살고있다. 채식주의자로 하루 한끼만 먹고 무명옷 세벌이 그가 가진 의관의 전부이다. 85년 태국 최초의 민선시장이 됐고 지난 1월 재선됐다. 선거기간중에 반대세력의 암살테러를 가까스로 면했다. 그는 88년 부패정치인 및 공직자,기업인의 추방과 정경유착을 질타하면서 팔당다르마당을 창당, 「가진자들을 위한 정치」를비난했다. 그때부터 일부 정치인과 부유층의 미움을 샀다. 시민원업무에 급행료와 뇌물이 통하지 않게되자 불만을 품은자들이 모두 그의 적이 됐다. 청렴결백이 목숨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어느 나라건 대개 수구적 기존체제는 속살이찐 탐관오리들이 장악한다. 청백리는 그속에서 미운오리가 되기 십상이다. 「공직자 새정신운동」이 강조되더니 수뢰공무원들이 구속됐다. 파면ㆍ면직된 사람들도 있다. 서슬퍼런 이름의 청와대 특명사정활동도 서릿발 같다. 지난 날에도 더러 그래왔거니와 아연,소리는 큰데 결과가어찌되려나…. 용두사미격이 안될는지…. 관가의 술렁댐을 지켜보면서 오늘의 모든 공직자,깨끗한 공직생활을 거쳐 「명예로운 은퇴」가 그리 어려운가 생각해 본다. 옛 중국의 조궤라는 사람이 제주별가 벼슬자리에 있었다. 이웃집 복숭아 나무에서 탐스런 열매가 더러 자기집 담쪽으로 떨어지면 일일이 주워 돌려 보냈다. 말하기를 『내가 이로써 청백하다는 이름을 낚으려는 게 아니라 남의 것을 침해하지 않으려는 본심에서이다』라고했다. 얼마후 영전이 되어 제주를 떠나는데 고을 부노들이 길을 막고눈물을 흘렸다. 『별가께서 이 고을에 오신후 물 한방울을 백성들과 주고받은 일이 없으나 오늘 공을 전별하는 마당에 한잔술이나마 올리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공께서 받지 않으실 줄 알기에 냉수 한그릇(냉수일배)으로써 석별의 정을 표합니다』 선정을 펴고 표표히 떠나는 목민관에게 냉수 한잔 권하고 마시는 정경에서 청고한 공직생활의 보람과 영예가 눈에 잡히는 듯하다. 공직자는 그 자리에 있을때 항상 영예로운 결산을 준비해야 한다. 옛 글에 『높은 벼슬아치로 있을때 산촌의 맛을 잃어선 안되고 초야에 묻혀서는 모름지기 천하의 경륜을 품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역시 예로부터 그러했다. 그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벼슬이 끝나면 곧바로 낙향,은둔함이 사대부의 금도이며 법도였다. 벼슬을 내려놓고 서도 세도의 변두리를 감돌고 있는 것은 그 자리에 오고가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일 것이다. 더욱이 떠나는 이 한점 부끄러움이 없이 운신코자 하는 지기추상의 미덕일 수 있다. 고금의 공인들이 진퇴의 시리와 수분지기의 도덕성을 간직하지 못해 참담한 말로에 이른 사례를 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하여 다산 정약용은 목민관이 부임할 경우 『청렴한 선비의 행장은 겨우 이부자리에 속옷,그리고 고작해야 책 한수레쯤 싣고 가면 된다』고 했다. 또 재임중에 있어서는 『수령노릇을 잘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애스럽다. 자애하고자 하는 자는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절약해야 한다. 그러니 절용한다는 것은 수령된 자 제일 먼저 해야할 임무』라 이르고 있는 것이다. 다산은 또한 그래서 공직자는 재임중일 때보다 자리를 떠날때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목민심서 해임육조에 『목민관이 임무를 마치고 떠날때 고을의 부노가 도구밖에 전송나와 술을 권해 보내기를 어머니가 어린애를 잃는 심정으로 정을 표한다면 더할 수 없는 광영일 것』이라고 적었다. 요즘은 어찌된 셈인지 공직을 떠나는 자가 술 한잔 냉수 한그릇 받기는 커녕 원성과 지탄과 외면을 받기 일쑤다. 오늘의 세상일이 허망하고공직사회의 삭막함이 이에서 비롯된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그로인한 사회적 비리와 부조리가 어디에서 오는가. 한마디로 사회정의 특히 분배의 공정이 실현되지 못한 데서 야기된다. 경제사회의 모든 갈등과 대립은 모두 그로부터 출발한다. 탁월한 사회철학자의 한사람인 존로크는 정의의 의미를 공정성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사회의 모든 법,제도와 규칙은 모두 공정성의 균배에 근거해야만 도덕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정의개념은 역시 고전적이다. 그에게 있어 국가와 사회의 정의는 개인적 정의에 확대일 뿐이다. 인간이 머리로는 지혜,가슴으로는 용기,배로는 절제 등을 나누어 도덕적 품성을 조화롭게 발휘할 때 그는 정의롭다. 국가사회도 그러하다. 따라서 국가적 정의가 극대로 실현되는 시점은 정의로운 사회구성원들이 각기 개인의 소질과 능력에 맞추어 특성을 최고도로 시현할 때이다. 이번 공직사회에 대한 철저한 사정활동의 당위성은 인정된다. 하나 그것이 어느날 아침 순간적으로 돌출됐음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사정은 항시적이어야 하되 기침소리가 나서는 안된다. 그 활동이 엄정한 원칙과 증거에 의한 것일 터이어서 부패부정한자가 격리되는 것은 당연하나 언제나 영예로운 결산을 준비하는 공직자들에게 억울함을 주어서는 안된다. 이상적으로 말하면 부패무능공직자 열을 놓치더라도 억울하게 함정에 드는 한명의 공직자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사정활동이 항시적이어야 함은 그런 까닭에서이다.
  • 미 교포사회 골치 “무자격 유학생”(특파원 코너)

    ◎국내서 대학입시 실패한 「도피성」많아/언어장애로 학업 탈락… 술ㆍ도박에 빠져/호화차 끌고다니며 돈 물쓰듯… 위화감만 조장 「유람인가 유학인가 유랑인가」. 최근들어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무자격 자비유학생들을 빗대어 이곳 교포사회에서 나도는 유행어다. 막 건너와서는 미국을 파악한답시고 여기저기 구경다니다가 등록은 하지만 따라가기가 어려워 결국 학업을 중단,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고만다는 얘기다. 충분한 준비없이 자비유학시험에 간신히 턱걸이를 하거나 여행비자등 편법으로 미국에 들어와서 유학생으로 변신한 뒤 제대로 적응해 나가지 못하는 무자격 자비유학생의 문제는 물론 어제 오늘 사이에 갑작스레 생긴 일은 아니다. 또한 「지구촌시대」를 맞아 선진국의 학문과 언어를 배우며 국제감각을 익힐 수 있는 기회인 유학의 의미자체를 과소평가 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유학을 국내 대학입시 낙방에 따른 도피수단쯤으로 여기는 일부 부유층자녀의 수가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고초중고생들까지 이에 가세,조기화하는등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들 조기 유학생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학업성적이 시원찮아 대학진학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일부 「돈 있는 집안」의 자녀들로서 돈을 들여서라도 일찌감치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 입시ㆍ취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가능하면 미국에 눌러살게 하려는 복합적인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한국인 유학생수는 2만1천9백6명.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전체 한국인 유학생(4만1천6백96명)의 52.5%로 절반 이상이 미국에 머물고 있다. 또 지난해 유학을 떠난 전체 한국인 5천9백74명 가운데 고졸자 유학생이 9백31명으로 15.6%를 차지,86년의 50명(7%),87년의 58명(7%),88년 4백7명(5%)등에 비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8년4월 「고교재학중 성적 상위 10%」 조항이 삭제 되는등 고졸자유학 기준이 완화된데 따른 결과이다. 자비유학시험을 거치지 않고 편법으로 출국,유학생으로 변신한 경우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고 앞으로도 가속화 추세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학생들이 처음으로 부딪히는 문제는 영어. 『모든 불행한 일들은 불충분한 언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LA총영사관의 정규진 교육원장은 지적한다. 서울에서 온 김모씨(43ㆍ여ㆍ서초구 서초동)는 『아들 형제가 이곳에와 있는데 대학에 다니는 큰 아들이 공부가 힘에 겨워 학교가길 꺼려한다』며 한국으로 데리고 갈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실토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적응 속도가 늦다보니 처음엔 학교 가는게 싫어지다가 두려워지고,수업을 빼먹는 시간에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끼리 만나 소일하다 보면 여자ㆍ도박과 술ㆍ마약으로까지 이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 영사관 관계자들의 걱정이다. 『이웃에 사는 한 한국유학생은 수시로 집을 비워 신문등 각종 우편물이 수주일치씩 쌓이기가 일쑤』라고 LA한인타운 근처의 한 아파트에 사는 손병수씨(39ㆍ상업)는 유학생들의 어수선한 생활상을 전해준다. 특히 대학입시에 2,3차례 낙방한 경험을 가진 유학생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적응이 안돼 따라갈 수도,그렇다고 군입대를 위해 귀국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끝내는 학업을 포기한채 아예 불법체류자로 남아 국제고아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같은 타락과 함께 유학생들의 사치성 낭비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A근교 오렌지 카운티 내의 명문 서니힐즈고 3학년에 유학중인 김모군(16)은 고소득층이나 탈 수 있는 BMW승용차를 타고 다녀 주위 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연령에 걸맞지 않는 고급차를,그것도 일시불로 구입하는등 돈을 물쓰듯 하는 유학생들의 무절제한 생활태도는 외화 낭비라는 문제 뿐아니라 교포사회 내에서의 위화감 조장이라는 부작용마저 낳고 있다. 『근검ㆍ절약하며 열심히 사는 교포사회에 차라리 나타나지 말아줘야 한다』는 LA교포 김복인씨(47ㆍ산매상)를 비정하다고 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폭등하는 전세값을 감당못해 가족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가장도 생겨나는 마당에 일부 부유층 자녀들은 이렇게 흥청망청해도 되는 것이냐는 극단적인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LA나 샌프란시스코 등지로 오는 자비유학 대학생중 해당지역 공관에 신고하는 경우가 30%에 불과,나머지 대부분은 애초부터 「딴 생각」을 갖고 온다는 것이 비공식 통계이고 보면 「도피성 유학」이란 표현이 걸맞는 셈이다. 유학을 성공리에 마친 뒤 이를 잘 활용하는 유자격자들의 유학기회를 돈으로 가로채는 무자격 유학생들이야 말로 「유학 그레셤의 법칙」으로 비유할 만하다. 자신과 가족들의 불행,나아가서는 국력낭비를 초래하는 그릇된 유학풍토가 바로 잡아져야 한다는 이곳 교포사회의 목소리가 높다. 학부모들의 올바른 유학관과 유학 당사자들의 철저한 사전준비,정부 당국의 자비유학 규정 재검토 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LA=홍윤기특파원〉
  • 외언내언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가 우주공간을 날기 시작한 것이 33년 전인 57년의 일. 그로부터 12년 후인 69년 미국 우주인들이 월면에 첫 발을 내딛는 데 성공했다. 다시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인류의 새 프런티어인 우주진출 발판으로서 야심적인 월면개발계획에 착수하고 있다. ◆동서화해의 새 분위기로 절약되는 군사비의 전용 가능성에 고무되고 있는 미국은 21세기 초 월면에 유인기지를 건설,이곳을 거점으로 화성에 최초의 인간을 보낼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뒤늦게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은 지난 1월24일 일본 최초이자 세계 세번째로 월면탐사용 인공위성을 발사,오는 3월 중순이면 달궤도에 진입한다. 월면개발 자체에 비중을 두고 있는 일본은 21세기 전반까지 월면 유인기지를 건설,물ㆍ산소ㆍ식품 등 인간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현지 생산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 ◆세계의 우주개발 및 우주산업은 이렇게 한참 앞서 있다. 16일 과학기술처는 우리도 93년엔 국산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96년 예정이3년 앞당겨진 것.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이었던 스푸트니크 1호의 무게 83.6㎏ 보다는 4∼5배가 무거운 3백∼4백㎏ 급으로 아직은 개척단계이지만 그것이 갖는 우리 우주개척기술사에서의 의미는 초 슈퍼급. 93년은 우리 우주산업 개척의 원년이 될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57년 이후 세계가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모두 3천8백37개. 현재 남아 있는 것은 1천8백9개. 소련이 1천89개,미국이 5백45개로 전체의 90%. 그밖에 일본 34개를 비롯,20여개국이 보유하고 있으나 자체기술로 발사한 「국적 인공위성」 보유국은 10개 국이 안된다. ◆인공위성기술은 현대 첨단과학기술의 백화점식 총집합체. 그것은 고도의 과학기술의 축적 위에 가능하고 동시에 그 축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2000년에 가면 세계우주산업시장의 규모는 2천억달러에 달할 전망. 이 시장 쟁탈의 대열에 뛰어들 수 있을 만큼 축적된 우리의 과학ㆍ기술수준이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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