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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다큐] 뚝딱뚝딱 명장손끝…똑딱똑딱 회춘매직

    [포토 다큐] 뚝딱뚝딱 명장손끝…똑딱똑딱 회춘매직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의 한 상가빌딩. 다섯 평 남짓한 넓이의 점포에서 초로(初老)의 사내가 한쪽 눈에 확대경을 끼고 깨알보다 작은 시계부품들을 분해하고 있다. 언뜻 보면 흔한 시계수리점 풍경이고, 낯익은 시계수리공의 모습이다. 그런데 진열대에서 수리가 끝난 시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예사롭지 않다. 롤렉스 데이토나, IWC, 파네라이, 카르티에….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기계식 고급 오토매틱 제품(건전지를 사용하는 전자식 시계가 아닌 태엽 방식의 기계시계)들이 줄지어 있고, 장롱 속에나 있을 법한 40~50년은 족히 지난 부로바, 라도, 론진, 오메가, 그랜드 세이코 등도 세월의 흔적은 있지만 짱짱한 모습으로 바늘이 움직이고 있다.모두워치 수리점 주인 김인곤(59)씨는 우리나라에서 기계식 정밀 손목시계를 수리하는 얼마 남지 않는 시계공 중 한 명이다. 고급시계의 턱없는 오버홀(기계류를 완전히 분해해 점검·수리·조정하는 일) 가격을 알면 일반인들은 깜짝 놀란다. 수리비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도 비싸고, 수리도 힘들고 심지어 시간도 잘 맞지 않는 것이 기계식 손목시계다. 김씨는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고급매장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정기 점검이 필요한 이 기계식 시계들을 수리해 준다.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의 등장으로 기계식 시계가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970년대를 전후해 나온 전자시계와 정확도를 자랑하는 쿼츠시계에 밀려 설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살아남은 게 기계식 시계다. 실제로 요즘도 기계식 시계는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꾸준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마치 오디오 시장에서 LP(long playing) 레코드가 아날로그 감성에 목마른 감성지향 소비자들로부터 소환되고, 필름 카메라와 필름 사진이 최근 컴백하듯이 기계식 시계의 인기도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기계식 시계를 찾고 또 관심 있어 하는 사람은 주로 남성이죠. 여성들이 명품백을 원하듯, 특히 경제적 여유를 가진 40대 전후 남성분들이 관심이 많습니다.” 김씨는 이 같은 추세가 아날로그적 감성을 중시하는 젊은 수집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수리점은 일반 수리점과 다른 것이 있다. 가게 한쪽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수리주문서와 배달품목 전표다. 대개가 일본어로 된 주문서다. 알음알음 알려진 김씨의 시계수리 솜씨가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소문나 수리주문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매주 초 적게는 대여섯 점에서 많게는 십여 점씩 수리주문이 꾸준히 들어온다. 그의 실력이 일본에 알려진 건 우연이 아니다. 김씨는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중학교만 졸업하고 친척이 운영하는 시계보석점에서 시계를 배우기 시작했다. 기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지만, 기술을 습득하면 할수록 시계에 대한 호기심과 체계적인 기술습득에 대한 갈망은 커져만 갔다. 결국 1989년 28세의 나이에 아내와 아이를 남겨 두고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가 취직한 곳은 시계생산 전문 중소기업 ㈜산유샤(三友會). 그곳에서 견습을 거쳐 일반 사원이 돼 기술을 배우며 2년 4개월을 보냈다. 회사와 가까운 곳에서 자취생활을 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계에 몰두했다. 주위의 일본 사원보다 두세 배의 일을 해내곤 했던 그는 입사한 지 1년이 지나자 사장 다음으로 월급을 많이 받는 사원이 됐다. 당시 월급은 43만엔. 시계기술자로는 큰돈이었다.“한국에서는 유명 백화점에서도 뜯어보기 힘든 고급시계들을 이곳에서 만져 보게 됐습니다. 명품 시계의 대명사인 파텍필립을 처음 분해할 때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는 부품이 많고 수리가 까다롭다는 크로노미터(chronometer) 시계에 가장 자신 있다고 한다. 상가 옥탑사무실에는 매장 두 배 크기의 작업실이 있다. “40~50년은 기본이고 70~80년 된 시계도 많이 들어옵니다. 부품들이 워낙 좋아 분해 세척하면 되는데, 관리가 안 돼 손상된 문자판 같은 것은 똑같은 재질과 기판 제작방식으로 복원을 하지요.” 문자판을 생성하는 기계도 본인이 직접 주문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했던 가보로 여길 만큼 소중히 여겼던 올드 브랜드의 시계부터 최신 명품 시계까지 문자판이 낡아 흐려졌거나 오래 방치되어 작동이 잘 안 되는 시계들이 이곳을 거치면 마법처럼 새것으로 다시 태어난다. 물론 일반 시계의 수리도 가능하다. 기술 전수자는 있느냐는 질문에 “기술을 배우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지만, 돈을 크게 버는 것도 아니고, 끈기와 인내를 요구하는 세밀한 기술이라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난다“고 아쉬워했다. 디지털, 인터넷 통신망, 심지어 가상환경까지 보이지 않는 관계망으로 형성된 요즘 인간의 손길과 감성이 묻어 있는 유무형의 물건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버려진 시계를 다시 살려보자. 물 흐르듯 흘러가는 미세한 시계 초침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거기에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목소리도 같이 들려올지도 모른다. 사람냄새가 그리운 탓이다. 글 사진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 [자치광장] 새활용은 유행이 아닌 삶의 방식이다/이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

    [자치광장] 새활용은 유행이 아닌 삶의 방식이다/이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

    요즘 ‘새활용’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새활용은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로, 버려지는 물건을 다시 쓰는 재활용을 넘어, 버려지는 물건에 생명을 입혀 새롭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럭 덮개로 쓰이던 천이 고가의 가방으로 변신하고, 고장 난 이어폰이 장신구가 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새활용을 재활용과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이다. 버려진 물건에 디자인적 사고와 감각이 더해져 새 생명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멀쩡한 물건에 색을 덧칠하고, 물건을 분해해 다른 모양으로 만든 것을 ‘새활용 했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 새활용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새활용의 소재는 수명을 다해 더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물건이어야 한다. 잘 쓰던 제품을 싫증 난다고 디자인을 바꾸는 건 새활용이 아니라 ‘새단장’이다. 둘째, 새활용의 범위는 패션 소품 이상이어야 한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업사이클링 제품이 트럭 천으로 만든 가방(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이고, 개인 디자이너 위주로 업사이클링 제품의 생산과 판매가 이뤄지다 보니 ‘업사이클링=패션’이라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철거 위기에 놓인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7017’은 대표적 새활용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짓는 게 아니라, 수명이 다한 건축물에 디자인적 사고와 감각을 입혀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 정책의 중요한 키워드도 새활용이다. 다음달 2일 개막하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현대 도시가 갖고 있는 문제를 짚어보고 미래 도시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행사다. 비엔날레의 주요 전시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돈의문박물관마을, 세운상가, 창신동 등 도시재생 현장들이다. 과거의 도시가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의 도시는 재생을 강조한다. 끊임없이 자원을 소비해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대신, 한정된 자원을 새활용해 순환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셋째, 새활용은 활용보다 정신과 철학이 동반된 교육이 더 강조돼야 한다. 새활용은 기존에 없던 개념도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유행도 아니다.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방식이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쓰임이 다한 후를 고려해 물건을 디자인하고 생산해야 한다. 물건을 쓰는 사람들은 물건을 고쳐 쓰고 가치 있게 사용하는 소비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 [김형준의 정치비평] 문재인 정부에 던지는 세 가지 본질적 질문

    [김형준의 정치비평] 문재인 정부에 던지는 세 가지 본질적 질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80% 안팎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집권 초기에 이렇게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83%)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탈권위적이고 격의 없는 소통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한국갤럽이 실시한 대통령 취임 100일 평가(8월 16~17일)에서 국민 78%가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소통 잘함/국민 공감 노력’(19%)이 가장 많았다. 다만 외교(65%), 복지(65%), 경제(54%), 대북(53%), 인사(50%), 교육(35%) 등 분야별 평가에서는 긍정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런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국민들은 정책보다는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 과제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소득주도 성장론이 과연 지속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중심 경제, 공정 경제, 혁신 성장을 4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소득증대는 소비를 촉진하고 기업 매출 증가로 이어져 일자리가 창출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은 환상이며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고용 시장 자체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더구나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법인세 부담 증가, 근로시간 단축, 지주회사 규제 강화, 통상 임금 확대 등 기업 부담이 대폭 늘어나면 경쟁력도 잃고 일자리도 줄어들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는 ‘분배를 통한 성장’ 못지않게 규제 개혁을 통한 성장과 투자 활성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정치가 너무 경제를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복지 공약을 증세 없이 기존의 재원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까? 최근 문 대통령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5년간 30조 6000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복지를 강화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충분한 재원 확보 없이 현 정부 집권 5년만 내다보며 복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일반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에는 증세가 전혀 없고,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고 단언했다. 그렇지만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복지가 이뤄지려면 거대기업과 고소득층 핀셋 증세만으론 불가능하다. ‘저부담 고복지’에서 ‘중부담 중복지’로 가야 한다. 셋째,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으며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믿어도 되는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면서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미국은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연 정부는 이런 미국의 행동을 막을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을 확보하고 있는가? 미국에 대한 암묵적인 압박보다는 대화와 제재라는 낭만적 대북관에서 벗어나 긴밀한 한?미 동맹 속에서 그에 상응하는 군사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찬성하는 사드 배치에 대해 더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넷째, 현 정부의 인사가 “역대 정권을 통틀어서 가장 균형적인 인사, 탕평 인사, 통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가?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 인사는 파격과 감동에서 시작해 친문 코드 인사로 끝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오죽하면 노무현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은 “진짜 탕평을 하려면 정의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에까지 추천을 받아 널리 인재를 구했어야 했다”고 말했겠는가. 분명히 문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진실을 회피하면서 진영의 논리에 빠져 편 가르기에 앞장섰던 정부는 늘 실패했다. 야당을 적폐의 대상으로만 취급하면 협치는 사라진다. 문 대통령이 진정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높은 지지율에 도취하지 말고 이런 경험적 법칙을 깊이 염두에 두고 국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4·19 詩 낭독할때 ‘그날의 함성’ 느껴져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4·19 詩 낭독할때 ‘그날의 함성’ 느껴져

    서울의 북서쪽 끝, 강북구에 갔다. 더위가 잠시 주춤해진 국립4·19민주묘지는 흐린 하늘이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었다. 활짝 펼친 손가락 형상의 양편 조형물 중앙에 4·19 기념탑이 하늘 높이 치솟아 자유를 외치고 있었다. 뒤편 묘역을 지나고 계단을 올라 위패와 358명의 영정사진을 모신 유영봉안소로 들어갔다. 중학생 교복을 입은 앳된 영정사진을 바라보노라니 목숨까지 앗아가며 누리려는 권력욕과 너무 쉽게 약속을 파괴하는 탐욕의 무서움이 가슴을 짓눌렀다. 화강석 벽에 적혀 있는 4·19 시를 참석자 2명이 낭독했다. 1960년 4월 19일 그날의 함성이 느껴지는 듯, 떨리는 음성이 무심히 공중으로 휘 뿌려지는 분수대의 물과 뒤섞여 마음에 와 닿았다.4·19 기념관 옥상에는 작은 정원과 벤치가 마련돼 있었고 북한산과 경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북한산 둘레길 중 2구간 순례길이 보였다. 강북구에는 북한산 둘레길이 시작하는 3개 코스가 있는데 유입인구가 지나갈 뿐 이곳에서 소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가구별 소득수준은 하위에 속한다고 한다. 자유에 대한 함성이 자본에 대한 열망으로 변질된 듯하여 씁쓸했다. 윤극영 가옥은 옛 풍금에 반달 악보가 펼쳐져 있고 반달노래가 잔잔히 들리는 작고 고운 곳이었다. 대안 교육을 고민하던 부모들이 의견을 모아 탄생시킨 삼각산재미난학교와 자연과 함께 체험하고 숙박하며 수련할 수 있는 강북청소년수련관을 방문했다. 암벽등반을 하는 학생들의 우렁찬 기합소리를 들으니 싱그러운 젊음이 묻어나는 듯해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시원한 대동천의 맑은 물소리를 따라 북한산 숲길을 걷다 보니 한편에 아나키즘 독립운동가 단주 유림 선생 묘가 있었다. 아나키즘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지배자가 없다는 뜻으로, 주권은 누구나 모든 사람에 있어야 한다는 외침이다. 독립운동과 민주화·통일운동의 정신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근현대사기념관 앞에서 답사를 마무리했다. 가까이 있으면 그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아름다운 자연과 근현대 위대한 분들의 정신과, 자라는 청소년을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는 강북구가 정말 멋진 곳이어서 부러웠다. 이소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미래유산연구팀장
  • 비아그라보다 잘나가는 국산 복제약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국산 복제약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상반기 ‘비아그라’(화이자), ‘시알리스’(릴리) 등 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치고 국산 복제약들이 처방액 기준 상위 1~3위를 차례로 점령했다. 20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 조제액 1위는 약 132억 6000만원어치가 처방된 한미약품의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이 차지했다. 2위는 처방액 77억 6000만원인 한미약품의 시알리스 복제약 ‘구구’였다. 3위는 종근당의 시알리스 복제약 ‘센돔’이 처방액 약 5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5위에서 두 단계 올라섰다. 센돔은 올해 처음으로 원조격인 시알리스의 매출을 넘어섰다. 지난해 각각 3위와 4위였던 시알리스와 비아그라는 올해 상반기 각각 45억 6000만원(4위)과 44억 6000만원(5위)으로 한 단계씩 내려앉았다. 35억 2000만원인 동아ST의 ‘자이데나’가 6위였고 SK케미칼 ‘엠빅스에스’(28억 7000만원), 한국콜마 ‘카마라필’(19억 4000만원), 대웅제약 ‘타오르’(16억 3000만원), ‘누리그라’(14억 2000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산 복제약들의 ‘가성비’ 전략이 선전의 비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과 2015년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특허가 각각 만료되면서 복제약 시장이 형성된 가운데 강한 영업력과 가격 경쟁력, 인지도를 갖춘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빠르게 안착했다는 것이다. 현재 국산 복제약들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80% 정도 저렴하다. 종근당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알약 외에도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먹을 수 있는 필름형 제품을 출시하는 등의 혁신적인 시도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데스크 시각] 더이상 순정을 강요하지 말라/유영규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더이상 순정을 강요하지 말라/유영규 산업부 차장

    사고를 쳐 본 사람은 안다. 한두 번 실수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말이다. 운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외 없이 낼 수 있는 교통사고 이야기다. 특히 요즘엔 사고가 나면 보험료가 깜짝 놀랄 만큼 뛴다. 한 번 올라간 보험료는 어지간해서는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중고 가격 1000만원 정도인 9년 된 낡은 디젤 세단을 모는데 연간 보험료만 135만원을 낸다. 그나마 지난 1년간 무사고를 유지해 쥐꼬리만큼이지만 내린 거다. 요즘 자동차 보험료 체계는 징벌적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보험료는 가혹할 정도로 올라가지만 무사고 운전자는 그만큼 깎아 준다. 교묘하게 소비자 집단을 둘로 갈라놓아 가격에 대한 불만을 잠재운다. 금융 당국이 나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자동차 보험료가 잘 내려가지 않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유독 우리나라에만 유별난 ‘순정’(純正)주의를 들 수 있다. 차량 수리 때 순정부품이 아닌 대체 부품을 쓰면 절반 이상 부품비가 내려가지만, 대체 부품을 선택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에 그친다. 대체 부품이란 순정부품에 비해 가격은 절반 정도로 저렴하지만 품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정부 지정 기관이 공식 인증한 제품이다. 물론 “이왕 보험 처리하는 것이니 비싼 걸로 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차를 수리할 때는 꼭 순정부품을 써야만 좋은 것으로 안다. 일부는 제조사 마크가 찍힌 것을 꼭 확인하고 부품을 갈기도 한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식의 차 수리는 이른바 ‘호갱’(호구+고객)이 되는 지름길이다. 차량 부품의 대부분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순정 마크만 달면 가격이 2배가량 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산차 부품이든 수입차 부품이든 예외 없다. 이른바 제조사가 인정한다는 ‘순정 마크’ 값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보험회사들이 지급한 차량 보험금은 6조 3739억원이었고, 이 중 88.4%가 수리비였다. 이 같은 수리비 중 절반 정도가 부품비인데 부품비 자체에 거품이 끼다 보니 전체 보험료가 오르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되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부 역시 믿을 만한 대체 부품의 사용을 장려해야 소비자 부담이 준다는 점을 이미 잘 알고 있다. 2015년부터 ‘대체 부품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경쟁 구도를 통해 값비싼 순정부품의 거품을 빼고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 손해율은 낮추겠다는 계획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20년간 부품 디자인 저작권을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우리나라도 자동차 선진국처럼 차를 만들 때 외에 교체나 수리에 사용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다수 국가는 수리 과정의 제조사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 대체 부품 활성화는 업권별로 이해득실이 엇갈린다. 보험사와 중소 부품사는 반기지만, 그간 독점적 위치를 유지해 온 완성차나 자동차 수입사들은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국내 차 부품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개선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소비자에게 부품에 대한 선택권을 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론은 명확하다. 더는 법이 우리에게 ‘순정’을 강요하지 말았으면 한다. whoami@seoul.co.kr
  • 유통 공룡의 격전장… 헬스&뷰티 매장 4파전

    유통 공룡의 격전장… 헬스&뷰티 매장 4파전

    국내 헬스앤드뷰티(H&B) 매장의 4파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채널의 침체와 실속형 소비의 확산으로 2010년 2000억원이었던 H&B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 2000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동시에 유통 대기업들의 뜨거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현재 CJ의 ‘올리브영’이 점유율 약 70%로 시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롯데의 ‘롭스’, GS리테일의 ‘왓슨스’도 잇따라 몸집 키우기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신세계의 ‘부츠’가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 올리브영 명동점의 코앞에 대형 매장을 내는 등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각 업체의 4색 생존 전략을 들여다봤다.지난달 28일 명동 신한금융센터 건물에 문을 연 부츠 명동점은 지상 4층 중 1284㎡(388평) 규모의 1~3층만 우선 개장했다. 불과 한 블록(40~50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올리브영 명동본점 1200㎡(360평)보다 크다. 케이팝 스튜디오와 카페로 이뤄진 4층도 이달 말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 5월 스타필드하남점을 시작으로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점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인 매장이다. 지난해 7월 신세계와 글로벌 기업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BA)가 손잡고 국내에 출범한 부츠의 차별화 전략은 ‘프리미엄’이다. 실제로 부츠 명동점에는 ‘슈에무라’, ‘맥’, ‘베네피트’, ‘아베다’, ‘르네휘테르’, ‘비오템’, ‘달팡’ 등 백화점에서 볼 수 있던 고급 화장품 브랜드와 국내에 판매처가 없어 직구로 주로 구매하던 해외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했다. 매장 내·외부도 마치 백화점과 같은 인테리어로 꾸몄다. 여기에 부츠의 자체브랜드(PL) 상품인 ‘넘버 세븐’에서 피부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상담해 주는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의 상품 기획력과 부츠의 글로벌 구매력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강화해 기존의 H&B 매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정용진 부회장도 “부츠는 기존의 H&B 스토어들과 출점 전략 등에서 나아갈 방향이 다르다”고 단언한 바 있다.이에 맞선 올리브영의 방어 전략은 반대로 국내 중소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는 기존 운영 방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1999년 처음 등장해 한국형 H&B 매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해 온 올리브영은 과거 해외 명품 브랜드와 국내 대기업 몇 곳이 독식했던 화장품 시장에 국내 중소·스타트업 브랜드를 잇달아 소개하며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는 다시 실속형 소비문화의 확산을 불러와 올리브영과 같은 H&B 매장의 성장동력이 되는 ‘윈윈’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엘엔피코스메틱’이다. 2009년 설립된 엘엔피코스메틱은 같은 해 말 올리브영에 입점해 ‘국민 마스크팩’으로 불리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물에 타서 마시는 식사 대용식 ‘랩노쉬’도 지난해 올리브영 입점 후 월 매출이 300% 이상 신장하고 최근 중국 상하이 식품박람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급속도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 밖에도 올리브영은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이색 점포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테마파크 에버랜드 안에 매장을 열었다. 테마파크에 위치했다는 입점 특성을 살려 키덜트 상품을 전면 배치해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월에는 지역문화를 활용한 관광지의 특성을 살려 지역 예술가들의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문화강좌까지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 콘셉트의 제주 탑동점을 선보이기도 했다.GS리테일도 지난 2월 홍콩 AS왓슨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GS리테일의 헬스&뷰티사업부로 합병하면서 신규 출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말 128개였던 왓슨스 매장은 지난달 말 기준 151개까지 증가했다. 왓슨스는 올해 안에 매장 수를 약 60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또 매장 입구에 상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테스팅존을 확대하는 등 점포 구성에도 차별을 뒀다. 아울러 지난해 4월 온라인몰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향후 매장 내에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제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롯데의 롭스는 PL 제품을 확대하고 있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기존 브랜드나 협력사와 손잡고 단독 상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디힐 ‘꽃보다 청춘’ 마스크팩, 피카소 메이크업 스펀지 등이 대표작이다. ‘얼트루’, ‘엔시아’, ‘더노즈’ 등 화장품 브랜드들과도 활발히 협업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롯데의 기술력을 앞세운 이색적인 고객 체험도 강점이다. 롭스는 지난 5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롭스 스마일 포인트’를 선보였다. 롭스 스마일 포인트는 매장에 설치된 매직미러를 보고 미소를 지으면 거울이 자동으로 미소를 인식해 시각장애인을 위해 일정 금액이 기부되는 프로그램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16코어 CPU 등장…고급형 CPU 시장 지각 변동

    [고든 정의 TECH+] 16코어 CPU 등장…고급형 CPU 시장 지각 변동

    과거 CPU의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동작 클럭이었습니다. 같은 CPU라면 1GHz 제품보다 2GHz 제품이 더 빠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지금도 이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CPU 클럭은 3GHz의 벽을 뚫고 난 이후에는 빠르게 증가하지 못했습니다. 2000년 애슬론 1000 프로세서가 1GHz의 벽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 후 펜티엄 4(노스우드) 프로세가 3GHz에 도달한 건 2002년이었습니다. 이런 속도가 유지되었다면 지금쯤 10GHz는 물론이고 20GHz도 돌파했겠지만, 현실적으로 5GHz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클럭을 높임에 따라 발열과 전력 소모량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했기 때문이죠. 주요 CPU 제조사인 인텔이나 AMD는 다른 방법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방법이란 구조를 개선해서 처리 속도를 높이면서 여러 개의 코어(Core)를 지닌 CPU를 내놓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CPU는 대부분 2개나 4개의 코어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보통 쿼드코어 정도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긴 하지만, 기업용 서버 제품이나 전문적인 용도로 다수의 코어를 사용해야 하는 고급형 CPU 시장에는 훨씬 많은 코어를 지닌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인텔은 HEDT라는 별도의 고급형 제품군을 만들어 6,8,10코어 제품을 판매해왔는데, 8코어 제품도 999달러라는 제법 비싼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물건이었습니다. 비록 경쟁사인 AMD에서 8코어 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성능이 낮아 고급형 CPU 시장은 적어도 5~6년 이상 인텔의 독무대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러던 CPU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분 건 AMD가 회심의 대작인 라이젠(Ryzen)을 내놓으면서부터입니다. 8코어 제품을 경쟁사의 절반 가격인 499달러 미만으로 내놓으면서 고요했던 CPU 시장에 파란을 불러왔습니다. 이후 6코어 제품도 249달러 이하에 내놓았고 4코어 제품을 100달러 초반대까지 낮은 가격에 선보이면서 CPU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라이젠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비록 이전 제품 대비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긴 했지만, 아직도 코어 하나의 성능은 인텔 CPU에 미치지 못합니다. 대신 여러 개의 코어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코어가 많을 록 유리한 작업에서 가격 대 성능비 (가성비)가 매우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AMD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경쟁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고급형 CPU 시장을 노리고 새로운 16코어 및 12코어 CPU를 내놓은 것입니다. ‘쓰레드리퍼’(Threadripper)라고 이름 붙여진 새로운 CPU는 999달러와 799달러의 가격에 등장해 코어 당 가격이 과거 인텔 CPU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비록 게임처럼 이렇게 많은 코어를 활용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경쟁사 대비 성능이 우수하지 않지만, 코어가 많을수록 유리한 작업에서는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물론 저렴하다는 의미는 상대적입니다. 쓰레드리퍼의 국내 초기 가격은 100만 원 이상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8코어 제품에도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고급형 CPU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문가 시장을 노리고 등장한 고급형 CPU는 아무래도 일반 소비자와는 관련이 적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소비자에게 유리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과거 고급형으로 판매했던 6코어, 8코어 CPU를 이제 일반 소비자용 판매가로 구매할 수 있으니까요. 인텔은 AMD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고급형 시장에 스카이레이크 X 프로세서를 투입하면서 8월 21일에는 커피레이크로 알려진 8세대 코어프로세서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6코어 제품을 일반 소비자용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PU 시장에 경쟁이 없었다면 생각하기 힘든 변화입니다. 하지만 변화는 이제 시작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日근대화 시발점이 17세기 에도시대라고…

    日근대화 시발점이 17세기 에도시대라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신상목 지음/뿌리와이파리/276쪽/1만 5000원외교관으로 16년 살았고, 우동가게 주인으로 5년 살고 있는 저자가 도발적인 화두를 던진다. 흔히 우리는, 19세기 중반 메이지 유신을 기점으로 근대화에 있어서 일본에 뒤처진 것으로 여기는데 그런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를 앞지른 것은 더 오래됐는데, 16세기 말 기틀을 닦기 시작한 에도시대(1603~1867년)부터 잰걸음이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우리 역사 교과서는 에도시대의 일본을 임진왜란 때 납치한 도공이나 조선통신사에게 한 수 배우며 선진 문물을 습득한 문명의 변방국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개탄한다. 또 근대국가 수립이라는 과제 앞에서 중국과 조선을 제치고 일본이 최우등생이 된 원동력을 에도시대에서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 시기가 서구의 르네상스, 대항해 시대에 버금가는 전환의 시대이고 축적의 시대라고 치켜세운다. 저자에 따르면 에도시대의 요체는 도시 인프라 구축을 다이묘(지방영주)들에게 맡겼던 천하보청(天下普請)과 다이묘들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한 참근교대제(參勤交代制)다. 천하보청은 서구를 뛰어넘는 근대 도시를 가능하게 했고 참근교대제는 수십만의 다이묘 일행이 에도를 오가게 하며 에도를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영향을 전국으로 퍼뜨리는 낙수 효과를 일으켰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민속사에 가까운 생활문화사적인 관점으로 에도시대를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예컨대 저자는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소바집을 모티브 삼아 이 시기를 시뮬레이션한다. 도시에 소바집이 있으려면 깨끗한 물과 신선한 재료를 써야 하기 때문에 치수 시설과 상업 해운망이 발달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또 소바집이 번창하며 뒤따르는 관광객 증가, 건강식 인기, 남녀 교제 풍습 변화, 금전 거래 정착, 금융 서비스 발달, 회계 등 상업 종사자 증가, 프랜차이즈 론칭, 광고 도입 등의 파생 효과들을 언급하는 과정이 마치 도시 건설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책을 읽다 보면 에도시대가 있게 한 요인 중 하나로 임진왜란을 언급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허허벌판이었던 에도로 쫓겨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당대 절대자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공한 사이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에도 개척에 매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6·25전쟁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저자는 고래로 문물을 전수해준 은혜를 원수로 갚은 일본에 대한 역사적인 트라우마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꼬집겠지만 말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삼겹살보다 귀뚜라미 튀김 어때?” 고단백 식재료 ‘곤충’ 권하는 시대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삼겹살보다 귀뚜라미 튀김 어때?” 고단백 식재료 ‘곤충’ 권하는 시대

    머지않은 미래의 어느 날 회사원 김(46)씨는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 요즘 아내와 아이들이 부쩍 찾는 식재료를 사기 위해서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육류를 많이 섭취했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마트에 가면 각종 곤충으로 만든 레토르트 음식이 즐비하고, 그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영양소도 풍부해 특히 아이들 간식으로도 일품이다. 야만적이라고 여겼던 혹은 지구상의 인류 중 일부만이 선택한 식재료라 여겼던 ‘곤충’의 위세가 커지고 있다. 이미 유럽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곤충의 식용 판매를 허가했다. 왜 세계는 차세대 먹거리로 곤충을 떠올렸을까. 그리고 인류는 왜 차세대 먹거리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일까.●유엔 “매년 세계 인구 약 8300만명 증가” 무분별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이 감기만큼이나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미 몇 해 전부터 전문가들은 전 지구에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유엔경제사회국(UNDESA)이 지난 5월 발표한 ‘2017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7억 7182만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22억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세계 인구가 약 8300만명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도 예측했다. 이러한 인구 증가 추세가 결국 식량 위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유엔을 포함해 각국 전문가와 관련 단체가 꾸준히 식량위기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식용 곤충이다.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식품연구소에 따르면 200칼로리의 소고기와 귀뚜라미를 비교했을 때, 소고기의 단백질 함유량은 22.4g, 귀뚜라미는 31g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서 육류보다 식용 곤충이 더욱 각광을 받는 이유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방식 때문이다. 식용 곤충은 소나 돼지에 비해 적은 물과 적은 사료만 있어도 키울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적은 양을 먹고도 많은 양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다. 식량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수록 식용 곤충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식용 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1900여종에 달하며, 현재는 중국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다. 식용 곤충의 원활한 공급과 연구를 위한 아낌없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은 10종의 곤충을 대량 사육하며 미래 식량 위기에 대비하는 한편 전략적인 식용 곤충 사업을 통한 수익화를 노리고 있다. 중국의 전갈, 귀뚜라미, 물방개 등 식용 곤충 시장이 약 10조원에 달하며, 벨기에는 유럽 국가 중 최초로 곤충 10종의 식용 판매를 허용했다. 네덜란드는 육류 대체품으로 곤충을 활용하기 위해 94만 유로(약 13억원)를 곤충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식용 곤충이 미래의 육류 대체 식량으로 주목받고 거대한 자본이 오가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관련 직종도 새로 생겨났다. 곤충전문컨설턴트 혹은 곤충식량전문가는 식용과 약용, 학습용과 사료용 등 다양한 곤충을 사육하고 이를 식량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한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식용 곤충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곤충식량전문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정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누에번데기와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유충 등 총 7종의 식용 곤충을 합법적으로 제조, 가공, 조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에 현존하는 곤충산업육성법 내에 식용 곤충의 생산이나 가공, 유통에 대한 정의나 품질, 시설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데다 여전히 식용 곤충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이다. ●벨기에 유럽 첫 식용판매 허용 반면 벨기에의 경우 식품법령을 통해 식용곤충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일반 식품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유력 식품업체가 곤충으로 만든 쿠키와 초콜릿 제품 등을 생산·판매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식용 곤충 식품에 다가설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작은 가축’이라고도 부르는 식용 곤충은 이렇듯 이미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돼 본격 판매가 시작됐다. 그럼에도 식용 곤충으로 만든 식품을 먹기에 앞서 왜 인류가 곤충을 먹게 됐는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기의 쫄깃한 식감을 포기하고 곤충을 한입 가득 먹는 것이 지구의 환경과 우리 후손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맥도날드 햄버거, 식중독균 3배 이상 초과 검출

    맥도날드 햄버거, 식중독균 3배 이상 초과 검출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햄버거 38종의 위생상태를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소비자원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6개 업체의 24개 제품과 편의점 5개 업체 14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어느 제품에서도 검출되지 않았지만,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100/g 이하)의 3배 이상(340/g) 초과 검출됐다. 식품 원재료나 물, 조리 종사자의 손이나 옷 등을 통해 식품으로 오염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섭취하게 되면 구토, 설사,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을 보이며 포도상구균이 분비하는 ‘장독소’를 없애기 위해서는 100℃에서 60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맥도날드 측은 이 조사 결과에 대해 “햄버거를 수거·운반할 때 황색포도상구균이 오염, 증식할 가능성을 배제해야 하지만 매장의 폐쇄회로TV 확인 결과, 소비자원 관계자가 매장에서 제품을 사들인 이후 저온상태의 밀폐·멸균 용기에 보관·처리하지 않고 쇼핑백에 넣은 채로 장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햄버거 관련 위해사례는 총 771건(2014년 156건, 2015년 208건, 2016년 194건)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153건이 접수되어 전년 동기(106건) 대비 4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햄버거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가 즐겨먹는 대표적인 어린이 기호식품이므로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햄버거의 위생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한입 먹어 보세요”…곤충 권하는 세상

    [송혜민의 월드why] “한입 먹어 보세요”…곤충 권하는 세상

    머지 않은 미래의 어느 날,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46)씨는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 요즘 아내와 아이들이 부쩍 찾는 식재료를 사기 위해서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육류를 많이 섭취했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마트에 가면 각종 곤충으로 만든 레토르트 음식이 즐비하고, 그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영양소도 풍부해 특히 아이들 간식으로도 일품이다. 야만적이라고 여겼던 혹은 지구상의 인류 중 일부만이 선택한 식재료라 여겼던 ‘곤충’의 위세가 커지고 있다. 이미 유럽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곤충의 식용 판매를 허가했다. 왜 세계는 차세대 먹거리로 곤충을 떠올렸을까. 그리고 인류는 왜 차세대 먹거리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일까. ◆식용곤충은 육류 못지않은 ‘단백질 보고’ 무분별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이 감기 만큼이나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미 몇 해 전부터 전문가들은 전 지구에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유엔 경제사회국(UNDESA)이 지난 5월 발표한 ‘2017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7억7182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22억 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세계 인구가 약 8300만 명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도 예측했다. 이러한 인구증가 추세가 결국 식량위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유엔을 포함한 각국 전문가와 관련 단체가 꾸준히 식량위기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식용 곤충이다.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식품연구소에 따르면 200칼로리의 소고기와 귀뚜라미를 비교했을 때, 소고기의 단백질 함유량은 22.4g, 귀뚜라미는 31g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서 육류보다 식용곤충이 더욱 각광을 받는 이유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이 때문이다. 식용곤충은 소나 돼지에 비해 적은 물과 적은 사료만 있어도 키울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적은 양을 먹고도 많은 양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다. ◆식용곤충 시장, 어디까지 왔을까 식량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수록 식용곤충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식용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1900여 종에 달하며, 현재는 중국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다. 식용곤충의 더욱 원활한 공급과 연구를 위한 아낌없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은 10종의 곤충을 대량 사육하며 미래 식량위기에 대비하는 한편, 전략적인 식용곤충사업을 통한 수익화를 노리고 있다. 중국의 전갈, 귀뚜라미, 물방개 등 식용곤충 시장이 약 10조원에 달하며. 벨기에는 유럽국가 중 최초로 곤충 10종의 식용판매를 허용했다. 네덜란드는 육류 대체품으로 곤충을 활용하기 위해 94만 유로(약 13억원)를 곤충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식용곤충이 미래의 육류대체 식량으로 주목받고 거대한 자본이 오가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관련 직종도 새로 생겨났다. 곤충전문컨설턴트 혹은 곤충식량전문가는 식용과 약용, 학습용과 사료용 등 다양한 곤충을 사육하고 이를 식량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실시한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식용곤충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곤충식량전문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정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누에번데기와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유충 등 총 7종의 식용곤충을 합법적으로 제조, 가공, 조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에 현존하는 곤충산업육성법 내에 식용곤충의 생산이나 가공, 유통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품질, 시설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데다 여전히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벨기에의 경우 식품법령을 통해 식용곤충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일반 식품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유력 식품업체가 곤충으로 만든 쿠키와 초콜릿 제품 등을 생산·판매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식용곤충식품에 다가설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작은 가축’이라고도 부르는 식용곤충은 이렇듯 이미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돼 본격 판매가 시작됐다. 그럼에도 식용곤충으로 만든 식품을 먹기에 앞서 왜 인류가 곤충을 먹게 됐는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기의 쫄깃한 식감을 포기하고 곤충을 한입 가득 먹는 것이 지구의 환경과 우리 후손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배현진 아나운서에 훈계한 양윤경 기자 “배현진에 앙금 없다”

    배현진 아나운서에 훈계한 양윤경 기자 “배현진에 앙금 없다”

    MBC 배현진 아나운서에 훈계한 뒤 부당한 인사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한 양윤경 기자가 7일 추가 입장을 밝혔다.양 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을 통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가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면서 “MBC 직원으로서 선명하게 밝히는 것이 맞겠다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 아나운서와의 이른바 ‘양치대첩’에 대해 “소비자가 좋아할 요건이 있고 배현진 씨가 아니었다면 이만한 폭발력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본질이 따로 있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양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배현진씨가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고 거울도 보고 화장도 고치고 해서 배씨에게 ‘너무 물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잠그고 양치질을 하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배 아나운서는 그 자리에서 양 기자에 “양치하는데 물 쓰는 걸 선배 눈치를 봐야 하느냐”고 대꾸했다. 이에 양 기자는 “MBC 앵커인데 당연하죠”라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다음날 아침 양 기자는 출근하자마자 배 아나운서와 있었던 ‘일’에 대해 윗선으로부터 경위서를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양윤경 기자는 2014년 초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났고 지금까지 해당 부서에 있다. 이날 양 기자는 당시 사건이 벌어진 경위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그는 “저와 배현진씨가 작성한 경위서 내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한 가운데 한 부분만 달랐다. 내가 문을 열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서 물을 잠그라고 한 부분”이라며 “내가 뒤쪽에 있었으니까 다른 사람이 문을 열고 닫은 것을 오해했는지, 모종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 기자는 “저와 배현진 씨와의 사소한 일이지 사내 정치적으로 비춰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가족 혹은 다른 선후배에게도 물을 많이 쓰는 것 같으면 잠그는 게 어떠하냐고 묻기도 한다. 배현진 씨라서 그랬던 것은 없다. 단편 에피소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현진 씨와의 개인적 이슈를 끄집어 내서 이슈화 할 생각은 없었고, 배현진 씨에 대한 앙금도 전혀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만 이 사건이 좌천성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그대로 유지했다. 양 기자는 “그 판단은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그 인사를 접한 모든 분들이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기자는 “양치 사건 당시 국제부에 있었고 그 옆에 국장실, 편집부 등 인사 결정권자들과 가까이 있는 자리였는데, 그분들과 가까이 지내던 한 선배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오늘 인사가 날 것 같다’고 하더라”며 “아침부터 전화가 왔다. ‘배현진과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내용이었다. 딱 떠오르는 게 배현진 씨에게 물 잠그라고 한 것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얘기했고 ‘회사에서 난리가 난 것 같으니 알고 출근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 사건 이후로 비제작부서에서 4년째 일하고 있는 양 기자는 “일을 전혀 주지 않아 하루 종일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주 많은 인원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앉아 있다. 그러면서도 실적을 보고하게 한다. 정신적으로 고문 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0만원 월세’ 세금 14만원 줄어… 암 치료비도 세액공제

    ‘60만원 월세’ 세금 14만원 줄어… 암 치료비도 세액공제

    ‘노부모 봉양’ 일시적 2주택자 10년 내 팔면 양도세 부과 안해 아동수당·자녀 공제 중복 지원 맞벌이 근로장려금은 250만원 전통시장 카드결제 40% 공제올해 세법 개정안에는 ‘부자 증세’와 더불어 ‘서민·중산층 감세’ 방안이 들어 있다. 계층 간 소득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적극적인 조세정책으로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책이 담겨 있는지 문답으로 짚어 봤다. →월세 60만원을 내고 있다. 공제 세액이 얼마나 늘어나나. -총급여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라면 공제 세액이 올해 72만원에서 내년 86만 4000원으로 늘어난다. 내년 1~2월 연말정산 때 그만큼 덜 뱉거나 더 돌려받게 된다. 10%였던 공제 비율이 지급 월세액(연간 750만원)의 12%로 올랐기 때문이다. 세액 공제액 상한도 90만원으로 지금보다 15만원 오른다. →암 치료비도 세액공제 대상 포함되나. -그렇다. 의료비 세액공제(15%)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암환자 등 건강보험산정특례자(중증질환, 희귀난치성질환, 결핵)가 내년부터 지급하는 의료비도 공제 대상이 된다. 15%였던 난임시술 의료비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20%로 인상된다. →‘효도세’ 혜택이 생겼다는데. -부모를 모시려다 보니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된 경우 10년 안에만 주택 1채를 팔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5년 안에 팔아야 한다. 9년 11개월을 2주택자로 있다가 만 10년이 되기 직전에 한 집을 팔아도 양도세를 물지 않는다. 노부모를 위해 월 한도액을 초과해서 부담하는 재가간병비도 의료비 공제대상에 포함된다. →내년부터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받게 되는데 1인당 15만원씩 주는 자녀세액공제도 중복해서 받을 수 있나. -2020년까지는 3년 동안 아동수당을 받으면서 자녀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총급여 4000만원 이하 가구라면 자녀 1인당 연간 최대 50만원의 자녀장려금도 추가로 챙길 수 있다.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에게 70만원씩 추가공제되는 출산·입양세액공제 등도 중복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6세 이하 자녀 둘째부터 추가로 15만원씩 공제되던 혜택은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장려금 지급 규모가 커진다는데. -연간 최대지급액이 단독가구는 8만원(77만→85만원), 홑벌이가구는 15만원(185만→200만원), 맞벌이가구는 20만원(230만→250만원)씩 늘어난다. 장애인은 단독가구인 경우 30세 이상이었던 연령 제한이 사라지기 때문에 20대 청년 중증장애인도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한국 국적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외국인 한부모가구에도 근로·자녀장려금을 준다. 70세 이상의 노부모를 모시는 미혼 근로자의 수급자격도 완화된다. 신청 자격은 전년도 소득 기준 단독가구 1300만원, 홑벌이가구 2100만원, 맞벌이가구 2500만원 미만으로 변동이 없다. 재산요건도 토지·건물 등 합계 1억 4000만원 미만으로 그대로다.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소득공제는 얼마나 늘어나나. -지금은 대중교통이나 전통시장에서 결제한 카드 금액에 대해 30%를 소득공제해 주는데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40%로 올려 준다. →청탁금지법 여파로 소득이 줄어든 농·축·수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지원은. -영농자녀가 증여받는 농지와 초지, 산림지에만 적용되던 증여세 감면 혜택이 어업을 이어 가는 어민(어업용 토지 및 어선, 어업권)에게도 적용된다. 농협, 수협 등의 조합원이 융자를 받기 위해 작성하는 금전소비대차증서의 인지세 면제 한도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아진다. 사용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요건 중 면적제한은 폐지된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락스 안쓴다”던 수영장서 락스 성분 가스 유입…누리꾼 “이용객 기만하나”

    “락스 안쓴다”던 수영장서 락스 성분 가스 유입…누리꾼 “이용객 기만하나”

    부산의 한 수영장에서 락스를 쓰지 않는다는 광고로 손님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락스 성분 살균소독제 가스가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28일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초등학생을 비롯한 이용객 27명이 병원에 실려갔다.이 수영장 벽면에는 아래 광고 문구가 붙어 있었다. “저희 수영장은 차염산(락스)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천연소금으로 소독하는 건강해수 풀(pool)입니다.” 경찰은 이 수영장 대표와 관리자를 불러 가스 유입 등 구체적인 경위를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영장의 허술한 안전 관리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비자를 속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baek****’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이용자 기만하고 사기성 광고 하는 영업장은 폐쇄하는 것이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 아이디 ‘jinn****’의 누리꾼은 “수영장 인증마크 같은 거 만들면 안 되나. 우리 동네 수영장도 락스 안 쓴다고 광고하는데”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 수영장에 자신의 자녀를 보낸다고 말한 다음 아이디 ‘juju26’의 누리꾼은 “오늘 ‘수업이 없다’는 연락이 온 뒤 기사 보고 자세한 내용을 알았다”면서 “제 아이가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네이버 아이디 ‘culi****’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요즘 너도나도 해수풀이라고 광고하는데 확인해봐야 한다”면서 “어린이들 많이 이용하는데 수영장 물 규제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네이버 아이디 ‘haan****’의 누리꾼은 “매일 물 다 빼고 다시 채우는 그런 수영장은 없다”면서 “방학 기간이라 어린이들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약품처리 없이 수질 관리 힘들다”고도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中 무역전쟁 땐?… “할리우드·스타벅스·애플 타격”

    美영화사 中서 3조원 이상 수익…“中점포 5000개” 스타벅스도 위태 최근 열린 미국과 중국의 ‘포괄적 경제대화’가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하고 끝남에 따라 양국 간 무역 전쟁의 기운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이 실제로 무역 전쟁을 벌이면 어느 국가가 더 큰 타격을 입을까?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 중국의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도 이런 전망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무역 전쟁에서 일방적 승리는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미·중 무역 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는 미 기업들을 선정했다. SCMP가 우선 꼽은 기업은 미 할리우드 영화사들이다. 중국의 지난해 박스오피스 수익은 457억 위안(약 7조 5000억원)이다. 이 중 42%를 할리우드 영화사가 차지했다. 외국영화 수입이 연간 36편으로 제한되고 영화 수익의 25%만 외국영화사가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인데도 할리우드 영화사가 192억 위안을 챙긴 셈이다. 무역 분쟁이 일어난다면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요구하는 수입쿼터 확대가 물 건너가는 것은 물론 지금 얻는 수익까지 날릴 수 있다. 보잉사도 위태롭다. 중국은 향후 20년간 1조 달러(약 1114조 2000억원)에 이르는 6800대의 항공기가 추가로 필요하다. 보잉은 주력 상품인 737기종의 30%를 중국에 팔고 있다. 중국 덕택에 유지되는 보잉의 일자리가 15만개나 된다. 하지만 중국은 언제든 유럽의 에어버스로 갈아탈 수 있다. 애플도 문제다. 아이폰은 이미 중국에서의 판매 순위가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에 이어 5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지난해 애플 영업이익의 25.3%가 중국에서 나왔을 정도로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무역 분쟁은 애플의 날개 없는 추락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향후 5년간 중국에 점포 5000개를 더 낼 계획이다. 중국인들이 드디어 커피 맛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중국은 우리를 가장 흥분시키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역 분쟁이 일어나면 스타벅스는 분노한 중국 소비자의 제1 표적이 될 수 있다. 제너럴 모터스·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3사도 힘들어질 수 있다. 중국은 매년 2000만대 이상의 차량이 팔리는 최대 시장이다. 이 때문에 미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에 대규모 조립 공장과 거대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판매가 올 상반기에만 64.2% 급락한 현대차의 추락을 미 자동차 회사가 맞이할 수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문 대통령 청와대 ‘호프미팅’서 기업인들과 일일이 ‘맞춤형’ 소통

    문 대통령 청와대 ‘호프미팅’서 기업인들과 일일이 ‘맞춤형’ 소통

    27~28일 양일 간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대표 기업인들과의 첫 간담회 일정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올렸다. ‘노타이’ 차림으로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간담회 전에 가볍게 ‘호프타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식의 상견례가 이뤄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약 20분에 걸쳐 진행된 호프타임 동안 초청된 기업 대표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다가가 말을 건넸다.이번 간담회 참석자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문 대통령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더라”라면서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젊은 사람이 아주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고 띄워줬다. 그러자 함 회장은 “대단히 송구하다. 굉장히 부담스럽다”면서 쑥쓰러워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 기업이기도 하다”면서 “나중에 그 노하우도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기업도 국민의 성원이 가장 큰 힘이니까 앞으로 잘 발전할 힘이 되리라 믿는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CJ 손경식 회장에게는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때 수행 경제인단으로 참석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건강이 어떠시냐”고 물었고, 손 회장은 “괜찮습니다.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말로 정정하시게 현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계셔서 아주 보기도 좋으시고, 오늘 내일 만나는 경제계 인사 가운데서도 가장 어른”이라면서 “경제계에서 맏형 역할을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친근감을 표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다가간 문 대통령은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 (수출이) 고전하는 것 같은데 좀 어떠냐”고 물었다. 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술을 개발하고 기회를 살려서 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정 부회장은 또 “양궁협회장을 오랫동안 해오셨죠. 지난 올림픽 때는 전 종목 금메달을 땄는데 다음 올림픽 때도 자신 있느냐”는 문 대통령의 물음에 “남녀 혼성 메달이 하나 더 늘었다.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박정원 두산 회장과 ‘야구’를 소재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박 회장에게 “야구 선수를 좀 하셨다고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그건 아니고, 동호회에서 좀 했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저도 동네 야구는 좀 했다“고 웃어넘겼다. 이어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우승했는데 올해는 성적이 어떠냐”고 문 대통령이 관심을 드러내자 박 회장은 “지금 3등 하고 있는데 부상 선수가 돌아와서 찍고 올라가야 하는데”라고 다소 아쉬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에게 “피자 CEO라는 별명이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구 부회장이 소통 강화를 위해 2011∼2014년 직원들에게 피자를 선물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구 부회장은 “전 세계 법인에 피자를 보냈는데 그 마을에 있는 피자가 다 동난다. 공장 같은 데는 몇천 명이 있으니 이틀 전부터 만들어서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이 “우리도 피자 한 번 돌리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어느 부서인지만 찍어주시면 돌리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전(全) 공장”이라고 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다음으로 문 대통령은 금춘수 한화 부회장에게 “한화가 요즘 태양광 신재생에너지에 아주 역점을 많이 두고 있다”고 말했고, 금 부회장은 “전에는 고전했는데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해주고 있어 힘을 받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금 부회장은 “한국의 태양광 여건이 어떠냐”는 문 대통령의 물음에 “(지난해 세계 발전용량 중 태양열이 차지하는 비중이) 5%가 안 되는데 앞으로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권오준 포스코 회장과의 대화에서는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반(反) 덤핑 관세 부과 문제가 관심사였다. 문 대통령이 먼저 “요즘 미국 철강수출 때문에 조금 걱정하시죠”라고 묻자, 권 회장은 “당분간은 미국에 보내는 것은 포기했다.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권 회장은 “미국에 130만t 정도 보내는데 직접 수출하는 것과 2차 가공해 가는 것이 거의 비슷한 양이다. 2차 가공해서 가는 것은 수출 덤핑률이 그리 높지 않다”면서 “셰일 가스 인더스트리가 이제 필요가 많고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안 줄었는데 철강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미국에 들어가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이런 문제는 기업이나 협회 쪽과 정부가 긴밀하게 서로 협력해야 할 텐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권 회장은 “정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산업부도 그렇고 총리님도 마찬가지고 부총리님도 그렇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최근 경기회복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안부를 묻자 정 부회장은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매출이 살고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소비심리가 살아나야 하는데 경기동향을 보니 소비심리가 많이 살아난다고 한다”고 말했고, 정 부회장은 “연초에는 경영계획을 긴축으로 잡았는데 연초 계획보다 훨씬 살아나고 있다”고 화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GMO 표시제’와 정책의 신뢰성/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기고] ‘GMO 표시제’와 정책의 신뢰성/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은 생명공학기술과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적용해 생산량을 늘리거나 기능성을 향상시킨 농산물이다. 예를 들면 기존 쌀에 비타민A 성분을 강화한 황금쌀은 야맹증 치료와 식량부족으로 인한 영양소 결핍을 해소할 수 있다.향후 기후온난화와 물 부족으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아프리카와 중국 내륙 지역의 사막화가 확대되고 있어 식량부족 문제는 곧 닥칠 재앙 중 하나다. GMO 콩은 강력한 제초제에도 죽지 않아 잡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며 콩을 생산한다.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 위험성 속에 ‘식량안보’ 차원에서 해결 방안의 하나로 GMO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 가고 있다. 물론 GMO가 장밋빛 청사진만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GMO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명확한 연구 결과나 사례는 한 건도 확인된 바가 없다. 오히려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 113명은 GMO의 안전성을 지지하며, GMO 반대 운동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위해성 여부를 떠나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많은 나라에서 GMO 표시제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난 2년간 소비자단체, 업계, 학계 인사들이 모인 ‘GMO 표시제도 검토 협의체’를 통해 GMO 표시제도 확대 방안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해 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렵게 도출된 합의 내용을 토대로 개정된 ‘식품위생법’과 이에 따른 하위 고시(안) 행정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쳤다. 그리고 올 2월 4일부터 GMO 표시 제도가 원재료 함량 5순위 대상에서 원재료 전체 대상으로 확대돼 시행되고 있다. 이는 GMO 표시 대상을 유전자 변형 DNA 및 단백질이 남아 있는 모든 제품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최근 일부에서 원재료에 따른 GMO 완전표시제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의 GMO 표시 제도를 요구하는 개정안 발의와 입법 개정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새로운 개정 제도가 시행된 지 4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GMO 표시를 보고 건강에 해로운 제품이라고 단정해 구매가 위축되면서 관련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Non-GMO 사용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이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GMO에 대한 표시제가 없는 수입 가공식품에 대한 국내 식품의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개정 고시된 표시 제도는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오랜 기간 논의를 통해 협의된 내용으로, 이제 개정안이 막 시행된 시점이다. 먼저 개정된 정책 시행을 지켜보고 사회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 본 이후에 수정, 보완을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본다. 아침저녁으로 정책이 바뀐다면 정책의 신뢰도는 낮아질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논의해 합의한 내용에 대해 존중하는 것도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하나의 길이다.
  •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새 기회 새 도전 새 세상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새 기회 새 도전 새 세상

    지난해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의 주제였던 4차 산업혁명은 국내외에서 핫이슈가 되며 새로운 산업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다보스포럼의 창시자 클라우드 슈밥 회장은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10대 선도 기술을 언급했다. 10대 선도 기술은 무엇이며 국내외 시장 동향과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어떤 대응 전략을 갖고 있는지 알아본다.생물학 분야 선도 기술-유전공학·합성생물학·바이오프린팅 생물학 분야의 선도 기술은 크게 유전공학, 합성생물학, 바이오프린팅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중 유전공학과 합성생물학은 미래 의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핵심 생명공학기술이다. 생명공학 분야는 이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될 수 있다. 바이오프린팅 분야는 3D 프린팅 기술과 연관이 깊은데, 사람의 뼈나 근육 등 생체 조직을 3D 프린터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모 기업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콜라겐을 이용한 바이오프린팅 소재 활용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대학 연구진이 3D 프린팅 인공장기나 인공뼈를 개발하는 중이다. 물리학 분야 선도 기술- 무인운송수단(자율주행 자동차·드론)·3D 프린팅·첨단 로봇공학·신소재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의 드론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약 34% 증가한 6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며, 2020년까지는 약 11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드론 시장은 다소 열악한 상황이지만 최근 국토부와 KT가 드론 교통 관리 체계를 개발 중이고 드론 개발 전문 기업들이 드론 원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국내에서 2010년 현대자동차가 첫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4단계 기술 수준의 아이오닉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 성공을 보여 주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네이버랩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센터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고 시범 운행에 성공하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을 빠르게 따라가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디지털 도면 정보를 프린터에 입력해 종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금속, 석재 등 다양한 소재를 입체적 형태로 구현해 내는 기술이다. 국내 인프라는 해외에 비해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3D 프린팅 산업 성장을 위해 각 지자체와 대학에서 노력하고 있다. 첨단 로봇공학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산업 분야에서는 로봇을 이용하면 생산의 효율성이 증가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는 아직 로봇 산업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한화테크윈이 산업용 로봇 사업에 진출하며 주목을 받고 있고 대학들도 관련 학과를 개설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소재 공학은 기존의 원료를 조합해 새로운 제조기술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성능 및 용도를 가진 소재를 만드는 것이다. 신소재 분야에서는 ‘그래핀’이라는 신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의 한 그래핀 기업은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에게 투자를 받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경제인단으로 참여하며 미국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디지털 분야 선도 기술-사물인터넷·블록체인·공유경제 디지털 분야의 IoT는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다가올 수 있는 분야다.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IoT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전자제품 기업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스마트홈’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IoT 시장을 개척 중이며 2020년까지 모든 삼성 제품을 IoT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는 오픈 플랫폼, 오픈 커넥티비티, 오픈 파트너십 등을 통해 미국의 아마존, 유럽의 IoT 플랫폼 연합 퀴비콘 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IoT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SKT는 로라망을 통해 IoT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고, KT는 올레TV와 헬스 부문 IoT 서비스 연동, LG유플러스는 한국전력과 협력해 홈 IoT 사업을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상의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불리는데 가상 화폐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아 주어 앞으로 금융업계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 소비 경제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자신의 집을 숙박으로 공유하는 에어비앤비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 주는 ‘우버’가 있다. 국내에서는 카셰어링 애플리케이션인 ‘그린카’가 활성화돼 있고 한화건설과 다날쏘시오가 기업형임대주택 통합주거서비스 MOU를 체결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박성태 대학발전연구소장 sungt57@seoul.co.kr
  • 나는 ‘프로 혼놀러’… 120조 움직이는 ‘1코노미’

    나는 ‘프로 혼놀러’… 120조 움직이는 ‘1코노미’

    “누군가와도 함께 먹고 싶지 않아서요.” 서울 여의도 직장에 다니는 서모(27·여)씨는 ‘혼밥’ 하는 이유를 16일 이렇게 설명했다. 출근길 지하철부터 하루 종일 거래처 문의전화와 상사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서씨에게 유일한 자유시간은 ‘혼밥 타임’이다. 서씨는 매일 점심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조용히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는 혼자 산책한다. 퇴근해서도 마찬가지다. 굳이 같이 저녁 먹을 친구를 찾지 않는다. 2~3년 전에는 혼자 식당에 들어가는 게 민망했지만, 현재는 집 앞 조그만 밥집에도 ‘1인 식사 가능합니다’라는 글귀가 나붙었다.● 520만 1인 가구… 더 이상 ‘궁상’ 아닌 자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먹는 밥(혼밥), 혼자 마시는 술(혼술)은 신세대 문화로 자리 잡았다. 혼영(혼자 영화), 혼여(혼자 여행), 혼놀(혼자 놀기), 싱글슈머(싱글+컨슈머),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 때우는 사람들) 등 신조어도 생겨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의 27%인 520만 가구로 나타났다. 2인, 3인, 4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됐다. 혼자 지내는 것은 더 이상 ‘궁상’이 아니다. ‘자유’다. 이런 ‘나홀로 트렌드’는 2017년 현재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CGV 리서치센터가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중 1인 관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 17.2%로 나타났다. 2012년 7.7%에서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관객들이 ‘혼영’을 선택하는 이유는 ‘몰입감 있는 관람을 위해’, ‘약속 잡는 과정이 귀찮고 복잡해서’, ‘혼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원하는 시간에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등으로 나타났다. ‘불금’이라는 금요일 저녁 야근을 마치고 혼자 영화보러 가는 것을 즐기는 직장인 김모(30·여)씨는 ‘프로 혼놀러’다. 김씨는 “영화 예매를 한자리만 하면 더 편하다”며 웃었다. 그는 “오롯이 내 시간을 가지고 싶어 혼자 여행도 즐기는 편”이라면서 “지난 3월 일본을 혼자 다녀왔는데 하루에 열 마디 내외로 말을 했더니 정신을 디톡스(해독)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인간관계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홀로 보내는 시간을 통해 치유했다는 것이다.●‘혼영’ ‘혼여’… 정신을 디톡스하는 기분 사회성 결여, 외부와의 단절 등 부정적인 현상으로 파악했던 ‘혼자 놀기’는 2030세대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개인주의가 강한 세대의 특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관계를 맺는 스마트 시대의 한 단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세대는 누군가와 약속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야 하는 것을 귀찮고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모임과 만남은 온라인상에서 하고 오프라인에서는 혼자 지내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굳이 20~30대뿐 아니라 40~50대에서도 혼자 지내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고 했다. 자기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나홀로족’의 증가는 경제·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이른바 ‘1코노미’로 연결된다. 1인과 이코노미(경제)를 합한 단어다. ‘솔로 이코노미’ 현상은 기업들이 인생을 즐기는 1인 가구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나오는 트렌드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집중 판매하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7%를 차지하면서 우리나라 소비 지형도 바뀌었다. 2013년에 나온 자료이기는 하지만, 산업연구원은 2010년 1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60조원에 불과하지만, 2020년에는 120조원으로 2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의 성장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가정간편식과 소용량 상품을 집중 판매하는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게 됐다. 편의점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비해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편의점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14.6% 증가한 2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1인 가구 비중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창업 수요가 크게 늘어 편의점 점포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점포당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편의점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펫팸족 증가… 반려동물시장 규모 2조원 육박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갈수록 커진다는 분석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펫+패밀리)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전문 병원, 미용실, 호텔까지 등장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지난해 21.8%로 집계돼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즉,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 8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약 6조원으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카드에서 반려동물 전용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1인 가구 저소득층 45.1%… 고령층 일자리 시급 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1인 가구의 왕성한 구매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5년에 내놓은 ‘1인 가구의 경제적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4년 사이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액)은 68.3%에서 73.4%로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를 보면 전체 수입 중 실제 소비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의 비중은 1인 가구가 32.9%로 3~4인 가구(17.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자녀 양육이나 가족부양의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인 가구라고 해서 모두 구매력이 높은 것은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같은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에서 저소득층 비중은 45.1%나 된다. 혼자 살고 있는 두 명 중 한 명은 저소득층인 셈이다. 이는 60대 이상 인구에서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0~50대의 평균소비성향이 증가할 동안 60대 이상은 6%포인트 줄었다. 60대 이상 1인 가구의 월 가처분소득은 84만원으로 20~30대 193만원, 40~50대 201만원보다 현저히 작았다. 보고서는 “60대 이상 1인 가구는 소비지출액 중 식료품과 주거비 지출 비중이 컸다”면서 “고령층 1인 가구가 일할 수 있도록 재취업 일자리와 공공 근로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코노미’ 시장 겨냥 은행·보험상품 봇물 ‘1코노미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권도 변화하고 있다.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쏟아내며 ‘1인 가구 모시기’에 나섰다. 금융사들도 ‘나홀로 트렌드’가 젊은 세대 일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흐름을 좌우할 방향타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KB금융그룹은 1인 가구를 겨냥해 ‘KB 1코노미 청춘 패키지’를 출시했다. 고객의 소비, 건강, 저축, 투자 등 관련 상품을 묶은 것이다. 이 패키지에 있는 ‘KB 1코노미 오피스텔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면 단독 세대주가 0.1%포인트 우대 이율을 받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편의점에 ‘디지털 키오스크’(무인점포)를 설치해 주목을 받았다. 1인 가구를 겨냥해 접근성을 높였다. 은행 영업점에 가야만 가능했던 체크카드 신규발급 등 업무가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싱글족이 주로 사용하는 편의점, 홈쇼핑, 온라인 쇼핑, 할인점, 병·의원, 이동통신, 대중교통 등 7대 업종에 특별 할인율을 적용하는 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카드가 출시한 ‘Play1’ 카드는 1인 가구의 생활방식을 반영해 통신, 대중교통, 편의점, 커피 전문점 등 이용 시 하나머니를 적립할 수 있게 했다. 삼성카드도 편의점 음식이나 배달 음식을 결제할 때 할인해주는 ‘CU·배달의 민족 taptap’ 카드를 내놓았다. 보험사에서도 1인 질병과 사고 위험을 집중 보장하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대표 상품인 ‘현대라이프 제로’를 리뉴얼해 1인 가구에 필요한 위험을 집중 보장하도록 했다. 동부화재는 세입자 고독사 등으로 인한 임대료 손실 등을 보장해주는 ‘임대주택관리비용보험’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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