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물 소비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타결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72
  • 김영주 재경부차관보 밝혀 “경기부양땐 거품 부작용 외국인 ‘셀 코리아’ 아니다”

    재정경제부 김영주(金榮柱·사진) 차관보는 6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의 관측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다음은 김 차관보와의 일문일답.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불확실성 때문이다.지난해 배럴당 22∼23달러 하던 중동산 두바이유가 올들어 30달러선을 웃돌고 있다.전체 민간소비의 11%가 유류관련 제품이다.물가가 뛸 수 밖에 없다.하지만 경상수지는 외환보유고가 1200억달러를 넘어서 반드시 흑자를 낼 필요는 없다. ●최근의 경기둔화가 외부요인 탓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는데. 외부변수에서 촉발된 불안요인이 내부변수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정부가 가계대출과 부동산 억제대책을 풀고 있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아직까지는 내부 위협요인이 통제권 안에 있어 결정적인 경기회복 변수는 외부에 있다고 봐야 한다. ●걸프전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기름 재고가 별로 없어 이라크전이 끝나더라도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론 그런 주장도 있지만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박승 한은 총재가 성장률 4%대 하락을 언급했는데. 너무 비관적인 것 같다.우리나라의 경우 이라크전이 끝나도 북핵문제가 또 기다리고 있어 낙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 경기회복론은 여전히 유효하다.경제는 심리적 요인도 중요한 만큼 정부가 섣불리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셀 코리아’의 전조인가. 그렇지 않다.이라크전 임박설이 퍼지면서 외국인들이 미국시장 등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하자 이에 따른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판 것 뿐이다.‘셀 코리아’라면 이 정도 주가급락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경기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나. 외부 불안요인이 더 큰 상태에서 내부 처방전을 쓸 경우,버블(거품) 양산 등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매우 높다.물론 이라크전이 하반기로 넘어가는 등 불안요인이 계속 이어진다면 단기 부양책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때가 아니다. ●조흥은행·현대투신 매각 등 경제현안은 어디까지 진척됐나. 조흥은행은 다음달 초면 결론이 날 것이다.현대투신은 매각협상자인 미국 푸르덴셜과 조율할 게 남아 있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재정 조기집행의 실효성과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경기둔화를 부추기고 있는데. 옳은 지적이다.새 정부의 디렉션(정책방향)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확실하게 전달할 생각이다.재정 조기집행도 계속 독려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 경기 적신호 원인·처방/ 가계빚 연체 환란후 최고

    최근 우리 경제 전반에서 감지되는 적신호는 이라크전 가능성 등 대외요인 못지 않게 가계빚 등 대내요인이 가미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물론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다소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인 5%대 성장을 달성,연착륙이 가능하다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연착륙 유도를 위해 우리의 통제권 바깥인 외부변수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새 정부의 정책방향을 이른 시일 안에 명확히 하는 등 대내 불안요인을 시급히 거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물가 급등 올들어 겨우 두달이 지났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벌써 1.2%다.올해 목표치인 3%대를 위협하고 있다.이라크전이 지연되면서 국제기름값이 폭등한 탓이다.가계빚이 다시 늘면서 연체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560선 붕괴를 눈앞에 둔 종합주가지수나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설비투자 증가율은 앞으로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꺾는다.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 관료들의 ‘경기 걱정’도 횟수나 톤에 있어서 전에 없이 높아졌다. ●경제전망 낙·비관 엇갈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중수(金重洙) 원장 등 주요 국책 연구기관장들은 내수둔화가 예상보다 심화되고 있다면서 경기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이라크전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이라크전 발발을 전제로 4%대 하락을 언급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5.5%,S&P(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5.0%를 제시했다.몇달 전 전망치보다 각각 0.4%,0.5% 포인트 하향수정했지만 여전히 높다.UBS워버그는 북핵·이라크전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가계빚 부실해소 노력에 힘입어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재벌·노동등 경제정책, 조속 제시 정부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은 거품 양산 등 부작용이 적지 않고,금리 인하는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KDI 김중수 원장은 “정부는 하루속히 재벌 및 노동정책,개혁추진 등에 대한 정책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주간 증시전망/ 이라크불안 고조…반짝 반등은 가능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은 3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자신뢰지수 등 일부 경제지표의 악화와 대 이라크 전쟁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주 초반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외로 높게 나타나는 등 호재에 힘입어 하락 폭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에는 대 이라크 전쟁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안보리의 대 이라크 결의안을 둘러싼 국제적인 협상과 홍보공세,이라크의 미사일 폐기를 둘러싼 기대감 등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주 주식시장은 주말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데 힘입어 일단 반등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지난주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소식이 전해졌던 것처럼,여전히 북한관련 악재가 시장에 잠복해 있어 반등의 강도는 높아 보이지 않는다. 또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2개월 연속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제 전반의 기초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물론 국민연금 및 국민은행 등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나,외국인 투자자의 업종 대표주에 대한 대규모 순매도 공세를 막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주 우리나라 증시는 주 초반 반등시도가 이어지겠지만 외부 악재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반등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홍춘욱 한화투신 투자전략팀장
  • 대형사고로 본 우리사회/ 고도성장 ‘채찍’… 안전장치 ‘파열’

    대구지하철 참사는 방화범이 저지른 것이지만 그 대처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함은 과거 숱하게 빚어진 우리 사회의 대형사고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안전무시의 성장위주 사회가 또한번 총체적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다.서울대 사회학과 장경섭 교수가 한국을 ‘복합위험사회’로 규정하고 그 해결책과 함께 안전 확보에 따른 딜레마를 진단해봤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확률적 가능성이 현실화된 사건이다.방화범 문제는 접어두더라도,객차의 의자·바닥·천장을 온통 가연재로 설치한 일,화재가 났을때 승객 대피를 오히려 차단하는 지하철 역사,화재 경보를 무시한 상황통제실,화재 이후 기관사와 상황통제실이 함께 보여준 무대책 등이 겹쳐 일어났다.화재 경고를 무시한 또다른 열차의 진입과 실질적 승객 감금 행위,상황통제실의 계속된 무대책과 기관사 도주 유도 등도 가세했다.이 가운데 한가지만 막았어도 200여명이 극도로 비참하게 목숨을 잃는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런 비(非)상식적인 일들이한꺼번에 터진 것을 그저 대구 시민들만의 불운으로 돌릴 수는 없다.한국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비상식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는 대구지하철 화재뿐 아니라 그동안 끊임없이 발생한 대·소형 안전사고들에 의해 입증되었다.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대구·서울지하철 공사장의 폭발사고 등 초대형 구조물 사고가 잇따랐으며 교통사고율,산업재해율 등 일상적 안전사고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가 있다.일전에 인천 씨랜드 화재참사로 어린 자녀를 잃은 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메달을 반납하고 외국으로 이주하기까지 했다. 이런 갖가지 위험요소로 시민의 안전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위협받게 되자,서구의 ‘위험사회’(risk society) 논의가 한국 지식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서구에서도 두 세기를 넘는 지속적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얻은 물질적 풍요의 이면엔 사고와 재난의 일상화라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서구인들은 원자력 관련 사고에서 유전자조작 식품까지 발전의 결과로 치러야 할 엄청난 비용에 직면해 있다.사고와 재난들이 더이상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일정한 확률로 발생하는 ‘일상성’의 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위험사회론이다. 초고속산업화를 통해 단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발을 들인 한국은 위험사회 증후군 역시 앞당겨 경험하고 있다.그런 한편 초보적 안전관리의 미비로 후진국형 재해들도 계속된다.장마때면 하천관리가 소홀한 도시들이 수중에 잠기고,난개발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들이 흙더미에 묻히는 일이 반복된다.건설만 하고 관리는 하지않는 수많은 죽음의 도로들에서 만취 기사가 과속 운행한 대형버스들이 전복,수십명의 사상자를 내는 일이 이어진다. 일상화된 비리와 탈법 속에서 부실시공된 건축·구조물이 붕괴되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날림 사회형’ 재해가 널려있다.무엇이든 단기간에 최대한 건설·생산하고 소비하려다 보니 갖가지가 압축적으로 경험되는 ‘폭증 사회형’ 재해도 잇따른다.이런 재해들은 한국의 독특한 발전경험과 결부된 ‘한국형’ 재해다.한국은 선진국형,후진국형,나아가 한국 특유형의 갖가지 위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위험사회’가 돼가고 있다.이 가운데 한국형 재해들이 특히 문제이다. 증사회형 위험은 한국의 근대화가 ‘외연적 경제성장’ 아래 짧은 기간 엄청난 경제·사회적 변화를 거치면서 이뤄진 때문이다.생산과정의 효율성·안전성을 개선하기 보다 노동력과 자연자원을 착취하는데 급급하다보니 재난과 오염이 급증한다.외연적 성장전략이 주효해 생산·건설·소비·교환활동이 세계에서 유례없이 급증했다.경제 활동량에 대한 안전사고의 발생확률이 일정하다면 경제활동이 늘어난 만큼 안전사고도 늘 수 밖에 없다.그런데도 안전문제 대처는 뒤로 미루고 경제성장에 따른 이윤·소득·세수 증가만 누리겠다는 일종의 ‘선(先)성장,후(後)안전’의 태도가 만연해 있다. 제·사회활동의 폭증에 따라 위험이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막으려면 활동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물리적 시설과 장치의 확충뿐 아니라 조직·문화적 관리역량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그러나 이 관리역량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일종의 ‘문화지체’(cultural lag)다.이는 생산라인처럼 가동시간을 늘리거나 속도를 높여서 일시에 보강될 수 있는게 아니다.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상당기간의 학습·훈련·적응이 필요하다.조직·문화적 역량이 갖춰진 상황에서도 활동이 증가하면 안전사고도 따라 늘 수밖에 없는데,역량도 갖춰지지 못한 한국사회에서는 안전사고의 더욱 심각한 폭증이 우려될 수 밖에 없다.위험폭증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급격한 산업구조 및 생활양식의 변화 자체가 위험과 재난의 폭증을 추가로 야기한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속도 효율(speed efficiency)’ 문화의 이면에는 일종의 날림사회형 위험이 급증하게 됐다.일정 수준의 국가경제 성장과 국민소득 향상,특정한 국가시설의 건설을 최단시일내에 이룩하는 것이 집권정부 업적의 증표가 되면서 속도 효율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나타났다.기업 차원에서는 폭발적 경제성장과 산업구조변화에 대응해 가급적 개별 사업들을 최단시일내에 마무리짓고 서둘러 다음 사업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기업 성장전략이 만연했다.무모한 납기 및 공사기간 단축을 최선의 경영성과로 여기는 속도 효율의 문화였다. 정부와 기업의 속도 효율에 대한 집착이 안전문제에 대한 담합적 부실을 야기했다.국가적 수출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생산업체들이 산업안전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풀(full)가동되는 것을 정부는 규제는 커녕 은근히 독려했던 것이 사실이다.심지어 대형교량 등 기간시설을 앞당겨 완공하기 위해 기업들을 재촉하는 것이 정부의 관행이었다.기업들도 이를 싫지 않게 받아들였다.설사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인등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는 언제나 ‘산업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령 만능주의 풍토 속에서 주로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법령과 규정들은 제대로 지켜지기만 한다면 산업 및 생활 현장에서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대목도 많다.하지만 현실적으로 무시되거나 느슨하게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법령과 규정들이 엄격하게 준수될 때 이또한 여러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업조직과 사회체계의 맹점을파악한 버스 운전사,지하철 노동자,통신회사 노동자 등은 준법투쟁이라는 상징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투쟁전략을 통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려 했다.그런데 준법투쟁을 통한 노동자들의 목표가 작업 안전성의 제고보다는 임금인상 등 다른 권익의 확보에 더 치중한다는 데 사회적 딜레마가 있다.결국 노사는 탈법 운행에 담합한 셈이다. ◆해결책 없나 한국인들은 선진국형,후진국형,한국특유형 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적인 위험사회에 살고 있다.따라서 안전사고의 예방과 대처가 어느 사회에서보다 중요하다.국가의 안전보장 및 관리업무가 국정의 최우선 사안의 하나이며,시민들과 기업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함과 동시에 자체적인 안전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생산노동자,농민,여성,아동,노인 등 자기보호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안전사고의 피해도 집중적으로 입게 되는 이중적 불평등의 문제도 국가적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이들은 그동안의 보수적인 정치·경제질서 속에서 자신들의 권익을 보상받기는 커녕 최근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의 집중적 희생자가 되는 또다른 고난에 직면했다. 안전문제는 사회정의적 차원에서도 국가의 핵심적 공공사업의 영역인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과 공기를 마시고,안전하게 출퇴근·등하교를 하고 공공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국민복지적 차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보편적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국가관료,기업인,전문가,시민 개개인의 도덕적 각성과 문제의식 확립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발전이념을 재정립하는 것이 요구된다. 각종 사회적 위험 요인은 급속한 외형성장 등 물질적 팽창에 치중한 나머지 안전관리 소홀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안전복지 차원에서 경제발전의 공과를 재평가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노력을 재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최근 환경운동에서 제기한 ‘녹색 국민소득’(green GNP),‘녹색 급부’(green payments) 개념처럼 안전국민소득,안전급부 개념의 도입을 정책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경제활동에 수반되는 심리적·육체적 안전의 위협을 감안,국민소득의 변화를 재산정하는 것이 안전국민소득이다.사회의 여러부문과 집단이 수행하는 안전제고 역할을 파악,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안전급부 도입도 고려할 만하다.
  • 손등에 하얀 돌기… 혹시 고지혈증? 한방식 진단·치료방법

    피 속에 정상치 이상의 지방분이 섞인 고지혈증이 날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지혈증에 의한 동맥경화로 뇌경색과 심근경색 등의 질병 발생 빈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전통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생활이 육류 소비가 많은 서구식으로 급격히 바뀐 탓이다.고지혈증이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인지질,유리지방산 등이 혈액의 단백질과 결합한 상태,즉 혈청지질화한 상태를 말한다.고지혈은 혈액의 점도를 높여 혈전을 형성하며,이 혈전이 혈관을 폐쇄시켜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혈관폐쇄가 뇌에서 일어나면 뇌경색,심장의 관상동맥에서 일어나면 심근경색이 된다.한방에서는 이를 ‘습담(濕痰)이 탁한 상태로 체내에 정체돼 있는 것’으로 본다.상태에 따라 처방하는 약도 다르다.양방과는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고지혈의 한방식 진단 및 치료방법을 살펴본다. ●원인 영양의 과다섭취가 문제다.특히 육류와 달걀을 이용한 음식,버터,유지방이 많은 우유 등 동물성 식품과 햄버거 등 고열량의 패스트푸드를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 즉‘저비중 콜레스테롤’을 체내에 다량 축적시켜 고지혈의 원인물질로 작용하게 된다.물론 고지혈증의 원인이 육식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지나친 음주나 약물 또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비(脾) 간(肝) 심(心)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한 습담(濕痰)이 탁한 상태로 체내에 정체해 고지혈이 된다.정신이나 감각에 탈이 생긴 풍(風),간화(肝火),정신적 울체(스트레스),어혈(탁한 혈액)이 지나쳐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지혈증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면 위험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물론 50세 이후인 경우에도 고혈압,당뇨,비만,LDL(나쁜 콜레스테롤),심장질환의 가족력 등이 1∼2가지 이상 겹칠 경우 고지혈증 발생률이 높아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증상 및 진단 아예 특이한 증상이 없거나,손등 등에 하얗게 돌기처럼 돋는 황색종이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다.황색종은 보통 아킬레스건,무릎,손가락 주변에 나타난다.가족력으로 어릴 때 관상동맥질환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10세 이전에 나타나는 황색종증이 이런 경우다.꽃마을한방병원 주입산 과장은 “혈액검사를 통해 트리글리세라이드가 기준치(남자:43∼225㎎/㎗,여자:35∼197㎎/㎗)를 넘고 토털 콜레스테롤이 150∼220㎎/㎗를 넘으면 고지혈증의 범주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 한방에서는 우선 금연·금주와 함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고지혈을 다스린다.동물성 포화지방산 대신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야채를 섭취하도록 하는 방식이다.6주 정도 식이요법을 적용해 차도를 본 뒤 약물치료 단계로 들어간다. 풍이 많은 사람에게는 방풍과 황기를 처방한 거풍속명탕,담음(위장에 물이 괴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진피와 반하를 넣은 도담탕·이진탕을 처방한다.몸에 열이 많으면 황금과 황련,치자를 넣은 청심탕·황련해독탕·삼황사심탕을,어혈이 있는 경우에는 홍화를 넣은 도핵승기탕과 통도산,계지복령환 등을 처방한다.방풍통성산과 대시호탕,위령탕과 오령산으로 대·소변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한 치료법이다.또 신경을 안정시키는 청간건비탕과 곽향정기산,시호가용골모려탕으로정신적 울체를 풀어 기운이 돌게 하기도 한다. 풍륭(다리 부분의 혈)과 중완(명치와 배꼽 사이의 혈)을 중심으로 체질에 맞게 시침을 하는 것도 좋다. ●가정요법 집에서 간단한 약제로 효과를 보는 방법도 있다.인진 10g,창출,후박,택사 각 4g씩과 감초 2g을 물 200㏄와 함께 넣고 100㏄가 될 때까지 달인다.이 약을 아침·저녁 공복에 나눠 마신다.한달쯤 후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당히 떨어뜨릴 수 있다. ●자가진단 고지혈증인 사람은 눈꺼풀 가장자리의 살점이 노랗게 불거지는 황색관증과 눈의 각막 가장자리에 흰 테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또 손바닥에 노란 줄무늬가 생기거나,손등 혹은 무릎에 돌기가 돋고,아킬레스건이나 팔꿈치에도 사마귀 같은 돌기가 생기면 고지혈증을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도움말=꽃마을한방병원 주입산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 텍사스유 1배럴 40달러 육박,국내3사 오늘부터 유가 인상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국내물가도 치솟았다.정부는 유가급등에 따른 2단계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물가는 벌써 연간 관리목표의 3분의1을 넘어서 비상이 걸렸다. 이라크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난 26일 미 뉴욕에서 원유가가 배럴당 39달러 99센트를 기록했다.텍사스유가 40달러에 육박하기는 12년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3월부터 기름값을 올린다.SK㈜는 1일부터 휘발유 값을 ℓ당 30원,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경유는 ℓ당 28원 인상한다.현대오일뱅크도 휘발유 값을 ℓ당 27원,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는 각각 25원 올린다.LG칼텍스정유는 휘발유 값을 ℓ당 30원 인상하고 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는 25원,경유는 30원 올린다. 물가도 크게 뛰었다.재정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달보다 0.6% 올랐다.지난 1월의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0.6%인 것을 감안하면 올들어 두달 새 1.2%나 올랐다.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 3.4%가 연초부터 위협받게 됐다.정부는 물가안정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주 중 석유수입부과금을 ℓ당 4원 인하하고 원유 관세를 3%로 낮추는 등 유가 급등에 따른 2단계 추가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주병철기자 bcjoo@
  • [기고] 예정된 ‘도하’ 태풍 극복하려면…

    농촌에 ‘도하 라운드(DR)’라는 거대한 태풍이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10년 전에 휩쓸고 지나갔던 ‘우루과이 라운드(UR)’보다 더 큰 메가톤급이다. UR가 농산물의 ‘포괄적 관세화’원칙 하에 고율관세를 인정하고 있는 데 반해,다음달까지 세부원칙이 결정될 예정인 DR에서는 고율관세가 2010년까지 대폭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UR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되었던 우리나라 쌀의 관세화 유예라는 특별조치가 DR에서는 다른 형태로 지속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즉 우리 농업으로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쌀이 저율관세로 개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예견되고 있었던 10년간 우리는 무얼 했는가?그간 농업구조개선사업으로 투자된 42조원과 15조원 농특세의 절반 이상이 들어간 우리 쌀 농업은 경쟁력이 제고되고 구조개선이 되었는가? 불행하게도 아니다.10년 전에 국제가격의 4.2배였던 쌀값이 지금은 6.3배로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 쌀농가 가구당 경영면적은 10년 전의 2500평에서 현재는 3100평으로 답보상태여서쌀값이 높아도 농가부채는 늘어만 가는 현실이다. 왜 그랬는가? 그간의 쌀농업투자의 대부분이 간척,경지정리,수리시설과 미곡종합처리장 건설 등의 기반투자였고,농기계 반값 공급 등 생산요소 보조로 들어갔다.이는 농사를 편히 짓도록 하였고 생산성도 높인 반면,고령화 농가들이 계속 농업에 머물도록 작용했다.수매가격 인상,논농업직불제 등 모든 농가에게 고루 혜택을 주는 정책도 구조개선과 역행했다.즉 한편에서는 구조개선한다는 명목으로 기반조성에 돈 쓰고,다른 한편에서는 구조조정의 대상인 영세농,고령농의 탈농이나 은퇴를 막는 데 돈을 쓴 것이다.쌀 소비는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매량을 재고로 떠안으면서 가격을 지지해가며 증산을 유도하고,남아도는 재고를 대북지원하는 등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왔다.정치적으로 민감한 쌀문제를 들고 농민단체들은 해마다 시위를 벌였고,나누어주기식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누르다 보니 태풍 앞에서 정부는 중심을 못 잡고,비농업계의 따가운 눈총 앞에 농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올해산 수매가격을 2% 내리겠다고 한 것은 늦었지만 너무나 당연한 경제논리이다.여야 정치권은 “인하는 안 된다.”는 구태의연한 말을 또 하고 있다.태풍 앞에서 참으로 한가롭기만 하다.지금은 수매가격 논쟁을 할 때가 아니다.쌀농사 경영자의 60%가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며,70% 이상이 3000평 이하 소농이다. 쌀농사의 구조적 문제는 이들 고령농·영세농의 퇴로가 없는 데서 비롯된다.쌀산업의 경쟁력 제고,규모화를 위해서는 그간 실효성이 없었던 경영이양 직불제의 지급단가를 현실화하고,지급방법을 연금방식으로 전환하여 안정적인 퇴로를 만들어줌으로써 전업농의 규모화를 촉진해야 할 것이다. 쌀값은 시장원리에 따라 떨어지도록 정부의 인위적 시장개입을 줄여야 한다.가격하락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소득보전직불제의 수혜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전업농으로만 국한,복지정책과 산업정책의 수단과 대상을 명확히 분리해 구조조정이 분명히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내년에는 쌀관세화유예 연장협상이 기다리고 있다.농민단체들이 주장하는 대로 관세화유예 사수에만 목매달 일이 아니다.관세화건,관세화유예건 약간의 정도 차이지 수입량은 늘어나고 가격은 떨어지게 돼있다.2010년 쌀값이 지금의 절반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전업농의 규모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남아돌게 될 농지에 대한 기반조성은 대폭 축소해야 할 것이며,대규모 기업농의 진입을 촉진하고 농지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농지소유규제도 완화해야 할 것이다. 김 명 환
  • 지자체 지방분권 요구 ‘봇물’/“공공기관 지방이전 인센티브 줘야”

    지방분권은 이제 비켜갈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 됐다.‘무늬만 지방자치’인 현행 지방자치를 명실상부한 자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지방분권이란 명분과 기치를 든 것이다.수도권 이상 집중현상을 해소하고 지방분권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지역균형발전 특별법 등 관련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활발한 지방분권 논의 지난 7일 대전시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 지방분권추진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완주 전주시장)는 색다른 목소리를 듬뿍 쏟아냈다.‘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 등 지방분권 추진방향과 정책을 제안하고 2004년 말까지 행정사무,재정,인력의 이양 완료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통적인 요구와 함께 권역별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전북도는 수도권에 있는 농업관련 국가기관의 전북 이전을 요구했다.제주도는 자치단체 업무와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각급 기관을 도에 통합시켜줄 것과 경제자치권 부여를 건의했다. 전국의 자치단체와 지방대학,시민단체 등이 국가발전과 사회 전반의 총체적 개혁을 위해 지방분권을 ‘필요조건’으로 공론화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지방분권이 단순한 행정권한의 지방위임이 아니라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지방의 자율적 권한이 신장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분권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새정부의 지방분권 추진의지와 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방분권특별법 제정 자치단체들은 지방분권 추진의 구체적 방안을 확정하고 완전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지방분권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분권추진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운영하고 2004년 말까지는 행정사무,재정,인력 등을 일괄적으로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고 지방분권 추진일정까지 제시하고 있다. 지방분권에 따른 재원을 확보하고 자치단체들의 중앙정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방소비세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를 위해 현재 82대 18인 국세와 지방세 징수액 비율을 60대 40 정도로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기초단체의 지방소득세 도입,법정외세 도입,탄력세율 적용 등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전액 국고로 귀속되고 있는 교통범칙금을 지방재정화하고 법정적립금 자율화,지방채 승인권과 중앙투융자심사 지방이양,자체 독자예산편성지침작성 등을 건의했다.현재 중앙정부가 사용처를 확정해 지원하는 국고보조금과 지방양여금도 포괄보조금 형태로 전환해 자치단체가 지역실정에 맞게 융통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별행정기관 지방 이양과 지방경찰제 도입 현재 6477개에 이르는 특별행정기관은 자치단체의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지방행정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자치단체의 주장이다.자치단체와 유사 및 중복기능을 수행하는 특별행정기관의 사무를 자치단체에 넘기고 재원과 인력을 재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찰제도도 주민들의 민생·치안·교통분야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자치경찰제로 전환해야 한다는게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요구다.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기능을 분리해 기초단체에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자치경찰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맡도록 한다는 의견이다. 단체장이 자치경찰에 대한 전반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고 관할 경찰서장을 임명함으로써 지역실정에 맞는 경찰행정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지방균형발전법 제정 자치단체와 지방대학들은 지방의 자생적 경제기반 확충과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올해 말까지 중앙부처와 자치단체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지역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추진계획 심의·의결·예산배분을 협의·조정하는 지역균형발전추진위를 대통령직속기구로 두고 지역발전지표를 개발,정책을 수립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촉진하는 방안의 하나로 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기업의 지방이전 방안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광주시는 문화수도 육성 차원에서 문화관광부와 문화관광정책연구소,예술진흥원,관광공사 산하단체등을 광주로 이전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전북도는 농업비중이 높은 지역여건을 감안해 현재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농촌진흥원 등 농업관련 국가기관 8곳을 전북으로 이전해 연구기능을 강화해 줄 것을 건의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한약의 규격화와 한방바이오밸리 추진을 위해 한식약청을 설립하고 본부를 대구에 둘 것을 요청했다. 전북대 최규호 교수(농업경제학과·전북도교육위 의장)는 “농업관련 연구기관이 수도권에 있는 것은 국제금융단지가 산간오지에 있는 것과 같은 난센스”라면서 “공공기관과 기업의 지방 이전은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권장하며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교육도 수도권 집중을 부추기는 제도의 하나로 보고 있다. 따라서 지방대학육성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지역인재의 서울 유출을 막고 지역교육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교육자치와 일반자치를 통합운영하고 인재 지역할당제 등 획기적인 제도가 조기에 도입돼야 지방교육이 활성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정치활성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추진특위는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 폐지’ 등 지방정치의 활성화도 요구하고 있다. 정당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공천을 받기 위해 뇌물을 건네는 등 지방선거의 부패현상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공천의 폐해를 누구보다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현직 단체장들이 정치개혁 없이 사회개혁이 불가능하다며 기존정치권에 정면 대응하는 ‘혁명적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당비를 내야 하는 소속 정당과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구당위원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음을 피부로 경험한 단체장들이 고뇌어린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이들은 국회의원,단체장,지방의원 등 모든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능한 신진 인사의 지방정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지방선거 공영제 도입,주요 결정사항의 주민투표 실시,주민감사청구 요건 완화 등 기존 정치권이 기피해왔던 주민참여제도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매우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국 정리 임송학기자 shlim@kdaily.com ◆김완주 지방분권추진위원장 “우리나라에는 서울만 있고 지방은 없습니다.사람들이 서울로만 몰려 지방은 갈수록 쇠퇴해지고 있습니다.” 김완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추진특별위원장(전주시장)은 “서울에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모든 것이 집중돼 있어 지역불균형 등 많은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방분권만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전국 232개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모임에서 지방분권운동에 불을 댕긴 김 시장은 “지방분권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인 만큼 새정부가 추진일정과 방향을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을 위한 현실적 조치는 국가사무 지방이양,세원확대,예산운용 자율권 보장,자율적인 인력·기구관리가 관건입니다.” 김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무늬만 자치”라고 지적하고 “지방분권은 지역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잠재적 자원과 능력을 최대화하고 모든 지방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방분권은 구호나 회의로 되는 것이 아니지요.기초단체장 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지방분권 특별법 제정,지방균형발전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합니다.” 그는 전국 232개 기초단체의 지방분권 정책제안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말하고 오는 14일 분권정책 세미나를 마친 다음 결과물을 인수위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분권특위는 새정부 출범 이전에 인수위에 분권정책을 제안하고 각 정당과 연석회의를 하며 민·관·학이 참여하는 국민연대를 조직할 방침이다. “새정부 출범 후에는 지방분권촉진 1000만명 서명운동을 비롯해 전국 232개 기초단체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분권운동,지방분권깃발 릴레이 캠페인,전국마라톤대회 등을 개최하겠습니다.” 김 시장은 “지방분권은 기초단체 위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하고 “그동안 표면화되지 않았던 정당공천제 폐지 등 정책제안이 획기적인 내용인 만큼 새정부에서 반드시 수용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盧당선자의 정책방향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지방’들은 업무 하중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노 당선자가 지방에 최대한 ‘자율’을 보장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자율에는 책임과 경쟁이 따르는 법이다. 노 당선자는 “지방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라.그래서 지방끼리 경쟁을 해라.중앙정부는 능력과 의지를 공정하게 심사해 자원(예산)을 배분하겠다.”는 말을 누차에 걸쳐 천명하고 있다.“각 지방에 대한 중앙정부의 자원배분은 정치적 관점에서 적당히 나누기보다 철저하게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관점에서 심사해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이제 유력 정치인 몇명한테 적당히 청탁을 통해 예산을 따내는 과거 방식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 같다.그보다는 차라리 발전 안(案)을 정교하게 만들어 주무부처 장관을 설득하는 ‘정공법’이 더 확실한 미래를 보장해줄 것 같다. 노 당선자의 측근들은 “로비할 시간이 있으면,차라리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한다.“앞으로는 실력이 달리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은 낙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경고도 곁들인다. 재정분권과 관련해서도 노 당선자는 자율을 강조하고 있다.그는 “그동안 중앙정부가 하나하나 지정해온 관행을 고쳐,재정을 지방으로 포괄적으로 이전한 뒤 지방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지방끼리의 갈등에 대해 노 당선자는 철저히 자율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방에서 각종 시설 및 기관 유치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솔직히 내가 개입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직접 개입을 피하고 있다. 물론 지방대 육성이나 행정수도 이전 등 중앙정부 차원의 지방화 전략은 강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노 당선자는 11일 “지방화 전략을 위한 주무부처를 곧 선정할 것이며,각종 위원회와 추진단을 구성해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日 지요다구 ‘금연거리’ 성공/ 담배꽁초가 사라졌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최근 일본인들은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개인은 물론,행정단위로 시도되기 시작했다.일본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구 단위 조례를 제정해 거리 금연을 실시하고 있는 지요다구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여기는 금연구역인데,담배를 피우고 계시군요.”“아,그런가요.” 7일 오후 1시 35분쯤 도쿄 중심가인 JR 유락초역 앞.지요다(千代田)구 직원이 행인들 물결속에 오후 순찰을 시작한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담배를 물고 역쪽으로 오던 남성(50)을 적발했다.순찰대원은 ‘고발·변명서’라는 종이를 건넨다.멋쩍어하는 남성은 순순히 주소와 단속장소를 자필로 적어 넣는다.과태료 2000엔을 받은 순찰대원은 영수증을 남성에게 주었다. 지요다구는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거리금연 조례를 만들었다.중앙관청,주요기업들이 몰려있는 지역이어서 주민은 4만명인데도 유동인구는 100만명을 넘는다. 지요다구의 실험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거리 금연을 측정하기 위한 아키하바라 거리 4곳의 담배꽁초 수거현황을 보면 효과는 분명하다. 조례 실시 직전인 지난해 9월28일 995개였던 담배꽁초가 10월9일 조사 때는 208개로 줄었다.연말인 12월10일에는 12개가 됐다.지금까지 과태료가 부과된 1866건(2월6일 현재)의 대부분이 다른 지역 흡연 주민들이다.그래서 불만도 적지 않다. 이날 오후 순찰대원에 적발된 다른 남성(68)은 단속에는 순순히 응하면서도 “금연지역이 어디인지를 확실하게 해놓고 단속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순찰대원과 흡연자간의 충돌은 한건도 없었다.대부분이 “단속사실을 몰랐다.”거나 알았어도 “금연구역 표시가 불분명하다.”는 불만 정도에 그친다.담배소비 감소를 걱정한 일본담배산업(JT)은 지요다구 거리 한쪽에 트레일러를 개조한 ‘흡연소’를 설치하는 촌극도 벌였다. 거리금연을 담당하고 있는 지요다구 스즈키 히데토 생활환경과장은 “행인과 주민들 조사를 해보면 찬성 70%,반대 30%의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과태료 부과는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러지않으면 효과가 적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거리 금연에는 예산도 쏠쏠히 들어갔다.지난 반년간 지요다구는 1억2000만엔을 썼다.스타를 모델로 쓰는 등 선전비가 꽤 들었다.올해에는 1억엔의 예산으로 순찰직원도 정식으로 채용한다. “JR(일본철도)이 역 구내 금연에 10년,지하철은 3년,비행기는 1년이 걸렸다.우리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스즈키 과장은 설명했다.지요다구를 본받아 후쿠오카시,시나가와구도 금연 조례를 실시한다.서울의 한 구청도 지난 연말 지요다구를 견학했다. marry01@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2.술 권하는 사회 비대해지는 향락산업

    ★강남 룸살롱 마담이 말하는 실태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며 손사래를 치다가도 괜찮은 아가씨가 새로 들어오면 빚을 내서라도 오더라고요.” 6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M룸살롱에서 만난 마담 정모(29)씨는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강남의 ‘밤 세계’에 뿌려지는 돈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강남에서만 5년째 잔뼈가 굵었다는 정씨는 룸 38개에 여종업원 150여명을 거느린 이른바 ‘정통 강남식’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다.수입을 묻는 질문에 한참을 머뭇거리던 정씨는 “아무리 적게 벌어도 한 달에 순수익 2000만원은 손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정씨는 “경기 침체와 대선 후 눈치보기의 여파로 접대비가 줄면서 단골이었던 대기업,벤처회사 직원들의 발길은 부쩍 줄었다.”면서 “그러나 요즘 떼돈을 벌고 있는 성형외과·피부과 의사,변호사,부동산업자 등 개인 손님이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고 귀띔했다.새롭게 뜨는 손님들 덕택에 정씨는 지난 연말 1인 손님용 룸 5개를 만드는 등 내부를 새로 단장했다. 정씨에 따르면 최근 강남에는 룸살롱 2,3곳을 잇따라 돌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이들은 처음에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여종업원과 가볍게 술을 마실 수 있는 ‘텐프로(10%)’ 룸살롱에서 출발한다.‘텐프로’는 여종업원에게 지불되는 팁의 10%를 마담이 가져간다고 해서 생긴 은어다. ‘텐프로’를 거친 뒤에는 여종업원과 ‘2차’를 갈 수 있고 좀더 세련된 룸살롱으로 향한다.통상 ‘점오(0.5%)’ 룸살롱으로 불린다.이곳에서는 ‘2차’비용 35만원 가운데 3만원을 마담이 챙긴다.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손님들은 세번째로 ‘이점영(2.0%)’으로 불리는 특급 룸살롱을 찾는다.정씨는 “‘점오’ 룸살롱에서 3명이 술을 마시면 2차비용까지 포함해 240만원 정도가 든다.”고 전했다. 룸살롱 여종업원들도 많이 변했다. 예전처럼 빚이나 가정형편 때문에 룸살롱을 기웃거리는 여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정씨는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놓은 여성들은 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낮에는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고 밤에는 룸살롱으로 출근하는 이중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새벽 영업을 마치고 오전에 아가씨를 구하려고 길거리로 나가 ‘헌팅’을 하는 일이 하루 일과였는데 지금은 지원하는 아가씨들이 넘쳐 면접을 봐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면접에서 탈락한 여성 가운데는 성형수술로 몸을 새롭게 만든 뒤 ‘면접 재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정씨는 “여종업원 중 80%는 대학 재·휴학생 또는 졸업생이며 명문대 여대생도 몇몇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요즘 강남에도 강북의 ‘북창동식’ 저질 나체쇼가 확산되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그녀는 “고급 이미지를 고수하던 강남 룸살롱이 강북에서 유입된 ‘육탄공세식’ 룸살롱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미 서초동쪽은 ‘신고식’과 함께 ‘벗고 노는’ 문화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영표기자 tomcat@kdaily.com ★안먹고 버리는 술 많다 “돈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버리지 못할 겁니다.” 7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N룸살롱.밤이 깊어갈수록 이미 ‘1차’를 하고 오는 듯한 ‘폭탄주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40개나 되는 방마다 쉴틈없이 양주와 맥주가 배달됐다.경력 10년의 베테랑 웨이터 김모(36)씨는 “독한 술을 마시다 보면 음료수 잔이나 물수건에 술을 버리는 손님이나 여종업원이 많다.”고 말했다.그는 하루 평균 양주 200병과 맥주 500병 이상 소비되는 이 룸살롱에서 양주 20병,맥주 100병 정도가 이같이 버려진다고 했다. 김씨는 “양주는 30% 이상 남으면 보관해 주지만 맥주는 뚜껑을 따면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향락문화는 술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술이 없는 유흥과 접대는 상상하기 어렵다.‘원샷’으로 시작한 술은 늘 과음과 강권(强勸)으로 이어진다.그러다보니 손님이나 ‘아가씨’나 마시기 싫은 술을 마셔야 할 때가 적지 않다.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2000년 10월 전국의 성인 3000명을 조사한 결과 66.6%가 “술자리에서 술을 남길 수 있다.”고 대답해 술낭비가 널리 퍼져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술을 남기거나 버리는 또다른 이유는 술값이 어차피 ‘접대비’인 경우가 많고 술집 마담이나 아가씨들이 매상을 올리기 위해 주문을 강요하기 때문이다.국내 위스키의 대부분은 수입완제품이기 때문에 위스키를 버리는 것은 곧 달러를 버리는 것이다. ‘홀딱쇼’와 ‘계곡주’가 곁들여진 질펀한 ‘신고식’으로 유명한 무교동과 북창동 일대 술집에선 마시는 술 못지않게 신고식용으로 쓰이는 술이 많다.북창동 S단란주점 웨이터 정모(21)씨는 한 룸에 들어간 12년산 국산 양주 3병과 맥주 20병 가운데 양주 1병과 맥주 5병 이상이 버려졌다고 말했다.이곳 마담은 “쇼는 화끈하게 벌이되 가능한 한 술을 많이 버려 매상을 올릴 것을 여종업원들에게 주문한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위스키와 맥주의 양은 500㎖ 기준으로 각각 6430만 5684병과 40억 8000만병에 이른다.관련 업계와 연구기관 등은 이 가운데 위스키의 10%,맥주의 20% 안팎이 그냥 버려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돈으로 따지면 2000억∼3000억원 규모다.2억∼3억달러의 외화가 하수구로 버려지는 것이다. 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위스키 하루평균 17만병 소비 주류업계가 유흥업소를 상대로 벌이는 마케팅 전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루 평균 17만병이 소비되는 위스키의 90% 이상이 룸살롱이나 단란주점,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주류업계로서는 전방위 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의 ‘물좋은’ 업소 주인이나 지배인은 골프 접대에 초대되고,유명 마담은 손가방 등 수백만원짜리 외제 명품을 선물로 받는다. 한 주류업체는 오는 4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상금 2000만원을 내걸고 축구대회를 갖는다. 주류업체의 ‘육탄공세’는 룸살롱 단골손님에게도 쏟아진다. 최근 18년산 위스키를 새로 내놓은 한 업체는 강남의 대형 룸살롱 단골 1만명에게 술 한 병씩을 선물했다.한 병의 출고가는 3만원 안팎이지만,강남 업소에서는 30만∼35만원에,강북에서는 20만∼25만원에 팔린다. 강남의 고급 바에서는 자사 위스키를 마시는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응모행사를 갖거나,복권과 가방 등을 나눠주는 사은행사를 벌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산 주류 수입액은 11월 기준으로 3억 4800만달러에 이른다.이는 52억달러를 웃도는 석유 수입액의 13분의1 수준이다. 또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는 3조 2000억원,소주는 2조 8000억원,위스키는 1조 5000억원어치가 팔려 국내 3대 주류시장의 규모가 7조원대에 이른다. 국민 1인당 한 해 음주량은 소주 59병,맥주 86병,위스키 1.3병꼴이다.매일 맥주 1000만병,소주 800만병,위스키 17만병이 비워지는 셈이다. 지난해 주류 판매액은 전년보다 6.9%,2000년보다 16.8% 늘었다. 윤창수기자 geo@kdaily.com ★접대부 소득세 어떻게 유흥업소와 접대부들도 과세를 피할 수는 없다.그러나 ‘눈먼 돈’이 유통되는 유흥업소의 특성상 탈세의 여지가 많아 세무서와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이어진다. 유흥업소의 사업주는 접대부를 고용하면 봉사료(팁) 지급에 따른 세금 처리를 위해 ‘봉사료 지급대장’을 작성한다.국세청은 사업주가 작성하는 봉사료 지급대장을 토대로 세금을 물린다. 사업주는 접대부에게 지급한 봉사료가 전체 매출액의 20%를 초과할 경우에 한해 접대부가 받은 전체 봉사료의 5%를 매월 소득세로 원천징수해 세무서에 낸다.매월 5%를 원천징수당한 접대부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보험료나 가족사항 변경(미혼에서 기혼으로) 등에 따른 공제 등을 감안,연간 원천징수액과 종합소득세를 비교해 원천징수액이 더 많으면 돌려받고,그 반대면 덜 낸 만큼 더 내야 한다.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져 세금이 조정되는 경우는 거의 보기 어렵다. 사업주는 전체 매출액에서 봉사료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각 10%)를 낸다.사업주는 이때 봉사료 지급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매출액을 줄이는 수법으로 탈세를 할 여지가 있다.신용카드 결제가 아닌 현금으로 받은 매출액을 누락하는 것과 함께 동원 가능한 편법이다.유흥업소가 매년 의사·변호사 등의 전문직 사업자와 함께 국세청의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되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 오승호기자 osh@
  • 향락산업 지하경제 머니게임

    “3000여평 남짓한 이 동네에서는 매일 밤 쏟아지는 2억여원을 둘러싸고 생존게임을 벌입니다.돈을 놓고 다투는 정글이라고 할까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588’에서 10년 남짓 포주 생활을 하고 있는 김지만(가명·55)씨는 지난달 4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김씨가 데리고 있는 윤락여성은 모두 4명.화대 6만원 가운데 3만원은 윤락여성의 몫이다.절반은 김씨에게 떨어진다.그러나 새로 ‘영입’한 윤락여성의 소개비 300만원과 집세 150만원,전기세·수도세 등 관리비 100만원을 빼면 김씨의 이달 순수입은 1550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래도 연수입 2억원이면 괜찮은 편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잘 나가는 ‘기술자’(윤락여성) 한 명 연수입이 3억원인데 뭐가 괜찮냐.”며 화난 듯 말했다.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조직폭력배의 노골적인 갈취는 다소 줄었지만 집단 윤락촌의 먹이 사슬은 여전히 복잡하다.윤락여성과 포주 말고도 윤락여성을 공급해주는 소개소,‘자금줄’인 사채업자,카드깡(신용카드할인)업자,건물 실소유자들이 윤락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공생하고 있다. 소개소는 윤락여성 한 사람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챙긴다.3개월이 지나 재계약을 하려면 포주는 200만원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147개 업소가 밀집한 ‘청량리 588’에는 한달 200여명의 여성이 들고 나는 탓에 업주들이 소개소에 지불하는 돈만 해도 매월 6억원에 이른다.재계약 비용을 빼더라도 연간 72억원이 소개비조로 나가는 탓에 소개소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사채업자는 윤락여성의 빚 때문에 돈을 번다.포주는 사채업자에게서 돈을 빌려 윤락녀가 이전 업주에게 진 빚을 대신 갚는다.포주 이모(40)씨는 “여성 대부분이 2000만원 이상 빚을 안고 들어온다.”면서 “강남과 달리 이곳 업주들은 큰 돈이 없기 때문에 사채업자에게서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세무서 관계자는 “윤락녀의 빚과 포주의 보증금·권리금 등을 감안하면 청량리의 사채 규모는 연간 1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최근들어 카드를 이용하는 손님이 늘면서 카드할인업자까지 공생의 한 축에 끼어들었다.대부분 개인사업자로등록한 ‘카드깡’ 업자는 카드 업무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뗀다. 서울의 ‘향락 특구’ 강남 유흥가의 돈 흐름은 강북과 비교할 때 단순하지만 규모는 훨씬 크다.강남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고객들로부터 끌어모으는 돈만도 연간 수조원대”라고 말했다.이렇게 모인 자금의 상당량은 다시 유흥업소 종사자들에 의해 소비된다.유흥업소 주변에는 고가의 명품의류점과 미용업체,숙박업소,성형외과 등의 ‘유관업소’가 몰려 거대한 ‘향락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업주들은 ‘노다지’ 돈으로 업소를 더욱 확장하는 데 쓴다.유흥업소에 모인 돈이 새로운 향락을 창출하는 셈이다. 강남구 삼성동 K비즈니스클럽 L양의 한달 수입은 3000만원이나 된다.이 가운데 업주로부터 받은 선금을 갚는 데 지출되는 300만원을 뺀 나머지는 L양 몫이다.수입 중에서 외모를 가꾸거나 취미생활에 많이 쓴다.도곡동 T룸살롱 마담 한모(32)씨는 “수입이 많은 만큼 아가씨들 씀씀이도 크다.”면서 “주변의 명품 가게,미용업소,성형외과,호스트바들이 덩달아 배를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룸살롱 6개를 소유한 박모(41)씨는 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나이트클럽을 개장할 예정이다.업종을 다각화해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자는 생각에서다.일종의 ‘문어발식’ 확장전략인 셈이다.그는 “기업가형 향락재벌이 강남에만 수십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업주들은 5,6명씩 ‘순환출자’를 해 ‘트러스트’를 형성한다.이같은 방식으로 ‘몸집’을 키운 업주들은 ‘잘 나가는’ 마담과 여종업원들을 공유하거나 자금을 조달한다.Y룸살롱 업주 김모(38)씨는 “업소간 ‘물 좋은’ 아가씨 모시기 경쟁이 심해져,아가씨들에게 빌려줄 선금이 넉넉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업소간 짝짓기를 통한 몸집 불리기는 강남 유흥업계의 대세”라고 했다.강남세무서 관계자는 “상권의 규모가 워낙 비대해져 정확한 소득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누락 소득의 상당액이 부동산이나 사채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고소득 자영업자 신용카드 기피 실태

    의사·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들이 벌어들인 만큼 세금을 제대로 내게 할 묘책은 없을까.땀흘려 직장에서 일하는 봉급생활자들은 과표가 그대로 드러나 넉넉지 않은 봉급에서도 매월 꼬박꼬박 세금을 낸다.하지만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들은 소득을 실제보다 줄여 세금을 덜 내는 경우가 많아 윤리적 측면에서 손가락질을 받곤 한다.이들은 올해에도 세정(稅政)의 최우선 과제인 공평과세 취약분야의 ‘단골 손님’으로 선정됐다.어제 오늘의 현안은 아니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에 대한 당국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정부는 현금거래로 이뤄지는 수입까지 포착하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머리를 싸맸다.세무조사라는 ‘무기’를 동원,세금부과 기준인 과세표준 양성화 효과를 얻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J(25·여)씨는 지난해 9월 승용차로 쇼핑을 가다 서울 종로에서 차량 접촉사고를 내 인근 정형외과를 찾았다.X선 촬영 결과 “이상없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고는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병원비를 치르려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병원측이 요구한 X선 촬영값 2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려 하자 “일요일은 카드결제가 안된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이를 따지자 병원 직원은 “카드결제는 가능하지만 2만원은 소액이라서 안된다.”며 핀잔을 줬다.J씨는 하는 수 없이 은행에 설치된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병원비를 치르고 다음날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국세청 세금감시고발센터에 고발했다. J씨처럼 황당한 경험을 한 이들이 적지 않다.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에도 비슷한 사례의 제보나 고발이 잇따른다.카드결제를 하는 대신 수수료를 환자에게 떠넘기거나 결제금액이 크면 쪼개 현금과 카드로 나눠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금보다 오히려 카드를 종용하는 모범적인 곳도 많다.하지만 카드 대신 현금을 주면 깎아주겠다며 카드결제를 피해가는 사업자들이 부지기수다. C(45)씨는 지난해 인천 남구에 있는 한의원에서 보약을 짓고 약값 35만원을 카드로 결제하려 했으나 결국 현금을 냈다.한의사가 카드를 내민 C씨에게 “이중으로 세금을 물어야한다.”면서 “카드 대신 현금 결제를 하면 몇 만원을 할인해 주겠다.”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 C씨는 “이곳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비슷하니 정부에서 이런 사실을 알고 철저한 감시와 세무조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국세청에 고발했다. 서울 모대학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문제 때문에 병원들이 카드 사용 환자들을 박대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에는 치료비의 65∼70%를 카드로 받으면서 현금을 내는 환자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고객들이 2만∼3만원밖에 안되는 진료비도 카드로 계산하는 등 카드결제가 70∼80%에 이른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그러나 “서울에서도 강남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며,천호동·상계동 등 변두리 지역과 지방의 성형외과에서는 거의 현찰로 진료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사용 행태도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병·의원 중 카드수납 성적은 비보험진료가 많은 성형외과,교정전문치과,라식수술 전문안과,보약조제 전문 한의원 등이 불량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호사는 병·의원에 비해 카드결제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라고 설명했다.형사사건 등 상황이 다급해 변호사를 찾는 민원인이 많기 때문에 설령 카드결제를 거부당했을 때 빚을 내서라도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카드결제를 거부당한 환자들의 제보는 많이 들어오지만 변호사 상담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고발자가 조직폭력배나 강간범 등일 경우 신상이 노출되는 점도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2000년 7월부터 시행된 ‘과세자료제출에 관한 법률’에 의해 법원으로부터 사건수임명세서를 넘겨받아, 건당 수임료가 비슷한 사건을 다루는 다른 변호사들과 비교해 낮을 경우 소득을 성실신고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탈루행위를 잡기엔 역부족”이라고 털어놨다. 오승호기자 osh@kdaily.com ◆외국사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탈세를 거의 찾아보기어렵다.있더라도 극소수에 불과하며,적발되면 가혹한 처벌이 뒤따른다. 미국은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가계수표와 신용카드가 주거래 수단이어서 탈세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소득의 출처가 분명히 드러나고,금융권 등에서 이를 철저히 파악하고 있기도 하다. 조세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의 납세율은 소득의 80∼90%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물론 일부 탈루나 탈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일단 적발되면 그동안의 탈세나 탈루소득을 소급적용해 무거운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파산선고’나 다름없는 중벌을 받는다.특히 성형외과 등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모든 분야에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미국은 극빈자 등 일부 계층만 공적의료보험에 들어있고,대부분은 사적의료보험 등에 가입돼 있어 병원 등이 이를 속일 수 없도록 되어 있다.독일 프랑스 등 유럽도 미국과 비슷한 제도를 갖고 있어 탈세나 탈루가 빈번하지 않다.다만 일본의 경우 미국보다는 고소득자의 납세율이 다소 낮다.60∼70%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조세연구원 송대희(宋大熙) 원장은 “선진국은 거래자체가 현금이 아닌 수표와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래내역이 쉽게 확인된다.”며 “무엇보다 탈루·탈세를 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용서하지 않는 납세의식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세금을 제대로 내는 사람은 바보’라는 우리나라의 납세의식 수준과는 다르다. 주병철기자 ◆전문가 제언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려고 하지만,그들은 순순히 응하지 않고 빠져나갈 궁리를 한다.그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돈과 권력을 갖고 있다.그들은 앉아서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지는 않으며,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기 위한 방법만을 찾는다.(중략)반면 중산층과 서민층은 이런 자원이 없다.그들은 정부의 바늘이 그들의 팔을 뚫고 들어와 피를 빨아가도 그저 속수무책으로 놔둘 뿐이다.(로버트 기요사키 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중에서) 과세당국은 모든 납세자에게 경제적 능력에 따라 과세하기를 원하고,납세자들은 가능하면 세금을 적게 내려고 애쓴다.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다.양자 사이의 암묵적인 전쟁의 승패는 결국 상거래의 투명성 정도에 달려 있다.이는 결국 상거래에서 현금거래가 얼마를 차지하느냐의 문제다. 과세당국은 현금거래의 비중을 최소화하여 과표를 양성화하려 하고,자영업자들은 현금거래를 극대화하여 세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따라서 고소득 자영업자의 과표 양성화는 현금거래의 비중을 최소화하는데 맞춰져야 한다.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이 가계의 3대 주체인 소비자,기업,정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신용카드 거래의 비중이 크게 늘긴 했지만 아직도 현금 거래는 총 민간소비지출의 50% 이상이다.그만큼 과표를 추가로 양성화해야 할 여지가 많은 셈이다. 현금거래를 줄이는 방안은 크게 2가지로 나눠 추진해야 한다. 첫번째는 대규모 탈세,불법 정치자금,마약자금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많은 거액 현금거래를 방지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일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소액 현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은 첫번째이다. 이에 대한 과표현실화 방안은 4가지로 요약된다.우선 일정액 이상의 거액 현금거래는 금융기관이 국세청에 보고하도록 법제화해 금융기관과 국세청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외국에서도 일정금액 이상의 현금거래는 불법자금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간주,철저하게 감시·통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70년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을 만들어 1만달러 이상의 현금거래는 금융기관이 국세청(IRS)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86년 발효된 마약방지법(Anti-Drug Abuse Act)에 따라 3000달러 이상의 여행자수표 등 거래에 대해서도 기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발행을 금지하고 있다.고객이 3000달러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거래 단위를 3000달러에 약간 미달하도록 할 경우에도 혐의거래로 간주해 국세청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둘째,납세자의 신뢰와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우리나라처럼 현금거래의 비중이 높고 탈세가 만연한 국가에서는 세무조사가 효율적인 탈세 억제 방안 중의 하나다.이를 객관화하고 과학화하여우선적으로 납세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또 탈세혐의 정도에 따라 세무조사의 유형과 강도를 달리함으로써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세번째로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등의 직업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이들 세무대리인이 납세자들에게 탈세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들을 잘 지도해 이들이 성실한 세금 납부를 도와주도록 투철한 직업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사회지도층이 탈세했을 때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미국은 탈세자가 사회지도층인지 여부를 감옥에 보내는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김건우씨 다양하고 이채로운 58명의 삶 발굴

    조선시대 여인 하면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있는 음전한 모습이다.그나마 알려진 숫자도 손꼽을 정도다.이런 배경에는 유교문화가 주입한 ‘복종하는 여성상’과,개인 문집을 남성이 독점해 발간한 탓에 여성 개인의 일화가 거의 없다는 이유가 겹쳐 있다. 조선조 여인들의 이야기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문자향 펴냄)는 이런 조야한 인식의 틈새를 테메운다.책에 나오는 여인 58명은 대부분 낯설다.하지만 그들이 안고 있는 사연은 다양하고 이채롭다.배우자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대에 원하는 대로 남자를 골라 산 검녀,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고관 앞에서 소신대로 맞선 무당할미 등 익명의 여인이 줄지어 나온다.공통점은 시대적 억압에 맞서는 소신과 강인함이다. 이 여인들을 발췌하느라 1년동안 50여권의 문집을 파고 들어 번역한 김건우(33·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 박사과정)씨에게 집필 동기를 물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열녀·효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이고 그나마 정사(正史)에 알려진 소수의 여인들은 쟁쟁한 집안출신이었다.”면서 “근엄한 동상 같은 모습이 아닌 웃음과 환희,분노와 탄식이 뒤섞여 있는 살아 있는 여성 인물을 찾아내려고 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하필이면 여인을 대상으로 했느냐고 물으니 “원래 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운을 뗀 뒤,“조선여인들의 감춰진 모습을 밝혀 ‘소비의 볼모’가 된 듯한 현대 여성에게 시사점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책은 문집에 묻혀 먼지가 되다시피 한 조선시대 무명 여인들의 삶을 오롯이 되살렸다.지은이는 생생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알려지지 않은 여인들의 삶에 호흡을 불어넣었다. 그의 의지에 힘입어 되살아난 이들은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등 양반 출신도 있지만 대개 하층민들이다.내시와 결혼했다 성의 해방을 찾아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내시의 아내,아버지 대신 전장에 나가 공을 세우는 여걸 부낭자,관아 여종으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자아를 실현한 합정 등 무명 여인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이들이 걸은 길에는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곤한 땀과 결실이 묻어난다. 누가 가장 매력적이더냐고 묻자 “딱히 꼬집으라면 다모(茶母) 여인을 들겠지만 어느 인물 하나 애정이 가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라며 “한 작품을 번역하느라 적어도 수십번씩은 읽었으니 책에 담은 모든 여인들과 한번씩은 데이트한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남은 문제는 낱알의 사연들을 그대로 거두면 너무 산만하다는 것.그들을 함께 모을 수 있는 통이 필요했다.이에 “삶을 무 자르듯 나눌 수 있겠습니까마는 등장인물의 공통적인 특징을 모았습니다.”라고 들려준다. 그에 따라,예컨대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소신껏 살아간 이는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라는 범주에,부부유별의 속박을 벗어던진 이들은 ‘남편의 수염을 뽑으며’ 등에 공동 주인공이 되었다.이밖에도 ‘문인의 길에 서서’ ‘평강공주의 후예들’ 등 9가지 주제로 나누어 등장인물들에게 따뜻한 피가 돌게 했다.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한 뒤 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을 계속 공부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숨은 인물에 햇볕쬐기를 계속하겠다고 한다.“논문 준비 등 학문에 정진하면서도 현실과 거리를 좁히는 작업을 병행하고 싶습니다.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정사에 편입되지 못한 인물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고문헌이 재미있느냐는 곁다리 질문에, 논어에 나오는 ‘습여성성(習與性成·‘습관이 오래 되면 마침내 천성이 된다’라는 뜻)’이란 말로 답했다.자기 작업이 밑거름이 되어 이 분야 연구가 기름져 지기를 바란다는 그는 텍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딱딱하게 보일지 모를 원문을 덧붙인 사실은 그의 말에 믿음을 더해준다.1만 2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부시 국정연설 이모저모/재선 겨냥 “일자리 창출·복지 강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8일 자신감에 찬 단호한 어조로 1시간 남짓 국정 연설을 진행했다.청중석의 상하원 의원들은 연설 도중 모두 77차례 박수로 연설을 중단시키며 화답했다. 군과 경찰은 연설이 진행되는 워싱턴 국회 의사당 주변에 대해 물샐 틈 없는 경비를 펼쳤다.대통령부터 대법관,상하원 의원 전원,각료 등 국가 요인 거의 모두가 참석하는 이 행사를 위해 군용기와 경찰 헬리콥터는 국회 의사당 상공을 선회했으며 의사당 주변에는 연방군과 경찰이 배치됐다. 국정연설 일부분은 재선을 겨냥한 듯 경제회생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배려에 할애됐다.그러나 민주당 상원대표인 토머스 대슐 의원이 “대통령은 옳은 말들을 모두 사용했지만 여전히 모든 잘못된 정책을 갖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민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테러 대비 방독면 800개 배치 연설이 진행된 의사당에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생화학 테러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800개의 방독면이 복도에 비치됐다.또 만약의 불상사로 인한 대통령 및 참석 각료들의 유고시 국가지휘권을 보존하기 위해 각료 1명은 대통령의 새해 국정 연설에 참석하지 않는데 올해는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과 노먼 미네타 운수 장관이 행사장에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의 방청석 주변에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부합하는 상징성을 지닌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특히 부시 여사 바로 뒤에 위치한 좌석 2개중 1개는 공석이었는데,이는 9·11테러로 목숨을 잃은 3000여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내용없는 경제정책 국정연설의 첫 목표지만 지난 7일 발표된 감세안의 요약판이다.감세로 인한 소비자의 소득증가와 이에 따른 소비증가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부시 경제팀의 철학을 강조했다.특히 배당세 철폐,맞벌이 부부와 자녀가 있는 가족이 얻는 감세효과를 강조했다. 최근 실업률이 6%에 달하는 것을 의식,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세계 에이즈 퇴치에 강한 의지 부시 대통령은앞으로 10년 동안 4000억달러를 의료정책 개혁에 쓰겠다고 밝혔다.또 의회에는 지나친 의료소송을 막을 의료책임개혁법안을 통과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재소자의 자녀 등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의 지도자를 선발·교육하는 데 4억 5000만달러,마약중독자를 위한 6억달러의 자금 지원도 밝혔다. 에이즈도 미국이 다뤄야 할 과제로 꼽혔다.그는 아프리카의 에이즈 실상을 전하면서 ‘에이즈 구제를 위한 긴급계획’을 제안했다.5년간 150억달러가 투입되며 이중 100억달러는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연안에 배정된다. ●깨끗한 환경 강조 부시 대통령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에너지와 환경 관련 법안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지구온난화방지를 위한 ‘교토기후협약’의 비준을 거부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의외의 행보다.그는 청정에너지의 대표격인 수소자동차개발에 12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이를 통한 에너지 자급자족률 증가도 부차적 목표로 거론됐다. 전경하기자 lark3@kdaily.com◆각국 반응 |테헤란 파리 베를린 AFP AP 연합|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8일 발표한 연두교서에 대해 각국은 환영과 우려의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무법정권으로 지목된 이란은 특히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지원했다는 부시 대통령의 비난이 거짓이며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이라크는 아직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이라크 의회 하젬 바지란 의원은 “(이라크에 대한)비난은 부시가 이전부터 해오던 것”이라면서 미국이 걸프지역의 경제를 장악하기 위한 전쟁 구실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프랑스는 내달 5일 안보리 회의를 갖자는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RTL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자신은 미국측의 그같은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우리가 특정정보를 갖고 있는 모든 당사국들에 대해 해당정보를 유엔사찰단에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한 지 벌써 몇 주가 지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SPD)의 고위 관리는부시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은 이라크가 설령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더라도 전쟁을 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비난했다.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국제적인 테러리즘에 맞서 비타협적인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라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들이 아직 소진되지 않았고 유엔 무기사찰활동은 계속돼야 한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대한 즉각적인 평가를 유보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NHK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비난발언을 재개한 점을 지적,일본 정부는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한 부시 대통령의 요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길섶에서] 구두쇠

    못질할 때 장도리가 닳지 않나 걱정할 리야 없겠지만,뭐든 있을 때 아껴야 한다.지금이 바로 그럴 때다.구두쇠도 민족의 정기였다고 시인 고은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퇴근길의 인근 주점가는 어디를 가나 불야성이다.어떤 사람들이 술집의 매상을 올려주는지 궁금하다.소득 1만달러 시대에 소비는 3만달러 수준이라던데….우리 경제사정을 아랑곳하지 않는 ‘배포’가 부럽기까지 하다.술집도 이제는 값싸고 허름한 집보다는 호사스러운 집이 잘 된다고 한다.술집 고가 명품시대인가,아니면 ‘눈먼 돈’들이 제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일까. 허리띠를 좀 더 졸라매야 할 것 같다.조상들의 ‘별난’ 구두쇠 정신이 갑자기 생각난다.“…장단에서 더 가면/개성 구두쇠/거기서 더 가면 해주 구두쇠/개성 구두쇠는/오줌 팔 때 오줌에 물 타는데/해주 구두쇠는/그 오줌 살 때/손가락으로 오줌 찍어 맛보고/물 탔나 안 탔나 보고 사간다는 것이렷다.”(상구두쇠-고은) 그렇다고 돈에 떠는 자린고비나 노랑이가 되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건영 논설위원
  • 독자의 소리/이용자 편익 우선하는 정책돼야

    ‘휴대전화 앞자리 내년부터 010 통일’제하의 기사(대한매일 1월17일 자 11면)를 반갑게 읽었다. 사용이 보편화된 휴대전화끼리 통화할 때는 식별번호를 누를 필요도 없고,사업자별 식별번호를 외우는 불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또 식별번호 브랜드 경쟁광고를 할 수 없어 통신업체끼리 서비스나 요금인하 등의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휴대전화 번호통일로 선·후발 이동업체에 따라 이해득실이 다를 수 있지만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편익을 우선한 번호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보다 유리한 다른 통신업체로 변경할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 도입도 통신이용자들에겐 아주 유익한 것이다. 최명숙
  • 물절약등 주요 시책 주민동참 유도 市·자치구, 다양한 경품 이벤트 마련“절약정신 키우고 상금도 타세요”

    ‘지자체 홈페이지에 돈이 숨어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들이 물절약 등 주요 시책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경품 이벤트행사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쌍방향 행정구현에 동참하고 선물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 절약에 상금도 노리고 서울시는 오는 30일까지 ‘물 저축통장’ 실천사례를 공모하고 있다.통장은 절약한 물의 양을 돈으로 환산,소비추이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한번 사용한 물을 다시 사용하면 72ℓ를 절약한 것으로 간주,70원을 적립하고▲세탁물을 한꺼번에 모아 세탁기를 돌리면 145ℓ 절약에 120원을 적립하는 등 절약한 물의 양을 일정 금액으로 계산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지난해 물 통장을 받은 5만여명의 주부들이 우선적으로 응모할 수 있다.체험담을 원고지 10장 분량으로 적어 2001년과 지난해 수도료 영수증 사본과 함께 관할구청에 내면 된다.최우수상 1명에게 표창장과 30만원 상당의 부상,우수상 20여명에게는 10만원 상당의 부상이 주어진다. ●연말정산 도움받고덤까지 각종 영수증을 모으기만 하면 돈을 주는 곳도 있다. ‘영수증 등록 추첨제’를 도입한 강남구(구청장 권문용)다.신용카드로 관내 업소를 이용한 구민은 구청 사이트에 사업자 등록번호,사업체 이름 등을 적어 넣으면 20만원짜리 상품권을 비롯한 선물을 챙길 수 있는 행운을 맛볼 수 있다. 강남구는 인터넷 납부를 장려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9000여명을 대상으로 경품을 내걸어 1000명에게 문화상품권을 지급한 바 있다.앞으로는 이를 재산세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999년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브랜드 택시를 운영하기 시작한 강동구(구청장 김충환)는 ‘브랜드 택시 경품 추첨제’를 실시한다.차량 안에 비치한 응모함에 접수된 경품권을 분기마다 추첨해 선물을 준다. 시민들은 자치단체 홈페이지를 꼼꼼히 챙기기만 해도 ‘돈이 보이는’ 시대에 다가서 있는 것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美 경기부양책 오늘 발표/납세자 1人당 1083弗 減稅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7일 오후(현지시간) 발표할 2003년 경기부양책의 골자가 드러났다.향후 10년간 6700억달러(약 795조원)가 투입될 포괄적 경기부양책은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고 중소기업과 실업자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오는 2004년 재선 고지를 위해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기 위한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소비와 투자 촉진의 촉매제는 감세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6일 “이번 경기부양책에 따른 감세효과로 9200만명 납세자의 1인당 납세액이 올해 평균 1083달러(128만원) 줄어든다.”고 밝혔다.플라이셔 대변인은 4600만쌍 부부는 1716달러,자녀를 가진 3400만가구는 1473달러의 세금을 절약하게 된다고 덧붙였다.미 경제의 60% 이상을 지탱하는 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감세안에는 주식배당세 철폐도 포함됐다.향후 10년간 3800억달러의 주식배당세를 없애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증시의 건전화를 유도한다는 의도다.이와 함께 기업 설비투자비의 감가상각 한도를 3배로 늘리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에힘입어 6일 미 증시는 폭등세를 보였다.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7%(169.77포인트) 오른 8771.46,나스닥지수도 2.46%(34.18포인트) 오른 1421.26을 기록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일단 감세가 가져올 재정적자의 확대다.이에 대해 플라이셔 대변인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성장을 이룬 후 (재정적자)문제를 해결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또 이번 경기부양책이 중하위층보다는 고소득층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특히 배당세 철폐의 경우 조세 감면 혜택의 42%가 상위 1% 고소득층에 돌아갈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추정했다. 이같은 비난에 부시 행정부는 실업수당 지급 연장,재정이 취약한 주정부 지원액 할당 등의 조치를 마련했다. 특히 민주당은 “부시의 정책은 부자를 겨냥한 것”이라며 이날 1년짜리 경기부양 대책을 내놨다.부시 행정부의 감세안은 10년에 걸쳐 진행되며 초기 효과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한나라 개혁특위 워크숍/“개혁적 보수 폐기해야” “민주당 흉내내선 안돼”

    7일 한나라당의 당·정치개혁특위 워크숍에서는 대선 패인과 이에 따른 처방을 놓고 진보적 개혁파와 중도,보수진영 간에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패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곧 당내 인적 쇄신 및 제도개혁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각 정파는 저마다 유리한 분석을 거침 없이 내놨다. 먼저 한나라당의 이념적 정체성에 화살이 겨눠졌다.‘개혁적 보수’가 아닌 ‘수구 보수’로 국민들에게 인식됐다는 주장이다.개혁파들은 ‘보수’를 고집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당내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의 안영근 의원은 “‘개혁적 보수’라는 용어를 폐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고,정태근 원외 지구당위원장은 “중도좌파나 좌파 중에도 좋은 것을 취해야 한다.”고 당의 유연성을 주문했다. 그러나 소장파 중에서도 김영선 의원은 “왜 좌익적 개혁만 평가받고 DJ정권의 국기문란에 대한 우리 당의 비판은 반향이 없느냐.”고 세태를 한탄했다.임진출 의원은 “개혁은 필요하지만 민주당을 흉내내서는 안된다.”며 당내 개혁 목소리가 민주당 일각이 제기하는 정계개편론에 휘말릴 가능성을 경계했다. 당이 세대교체에 뒤처지고 자기 혁신에 소홀했던 점도 집중 제기됐다.김문수 의원은 “당 청년위원장이 50대 후반”이라며 관료적 경직성을 지적했다. 대세론에 안주했고 영남당의 유혹에 빠진 것도 네거티브 일색의 선거전략과 맞물려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회창 후보의 상품성까지 거론됐다.안택수 의원은 “후보의 부정적 측면을 극복하지 못하고 긍정적 부분도 홍보하지 못했다.”고 말했고,임태희 의원은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갖고 브랜드도 좋지 않은데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마케팅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물론 호남 지역주의나 단일화를 무시할 수는 없다.김광원 의원은 “한 지역에서 95.8%의 지지가 나왔다.”면서 “영남유혹을 뿌리치라는데,표밭이 여긴데,이 모임에 나오는 것도 조심스러웠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날 개혁·소장파 의원들은 정개특위 활동을 홍보하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지역순회를 해야 한다고 제안해 바로 분과회의로 들어가자는 주장과 충돌,논란을 빚었다.박정경기자 olive@
  • 물의 해 특집/지구촌 ‘수자원 전쟁’

    물 부족으로 죽어가는 어린이가 하루 5000명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다.그러나 물을 ‘물쓰듯’하는 버릇이 있다고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머지않아 물도 수입해야 할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까지 한다.세계는 지금 급속한 인구증가로 물기근에 허덕이고 있다.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물에 대해 생명자원이라는 인식전환과 함께 물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유엔도 물부족을 경고하기 위해 올해를 ‘물의 해’로 지정했다.지구촌은 이미 ‘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물의 해 지정 2003년을 ‘세계 물의 해(IYFW)’로 지정하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말 유엔총회에서 타지키스탄이 발의하고 148개 회원국이 결의함으로써 이뤄졌다. 이에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물 부족으로 시달리는 사람이 2500만명에 이르며 물이 없어 죽는 어린이만도 하루 5000명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10억명은 안심할 수 없는 물을 마시고 있고 아프리카 9개국 사람들은 하루 10ℓ 이하의 물로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런 추세로 2025년이 되면 세계인구의 3분의2가 물 부족으로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물의 해’ 지정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담수자원의 지속적인 이용·관리·보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를 삼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물의 양은 얼마나 되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체 물의 양은 13억 8500만㎥.이 가운데 97.4%는 바닷물 등과 같은 짠 물이고 담수는 2.6%에 지나지 않는다.담수의 대부분도 얼음덩어리나 지하수이고 호수나 하천 등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072%에 불과하다.이미 세계 인구는 60억명을 넘어서 물부족 현상을 가중시켜 전세계가 수난(水亂)을 겪고 있다. 이집트·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 등 세계 18개국은 물 기근에 허덕이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미 90년 유엔으로부터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다. ●우리나라의 물 사정 그동안 14개의 다목적댐을 비롯해 33개의 광역상수도 등을 건설했지만 아직도 지역적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전 국민의 14%인 659만명이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28개 시·군이 상습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의 인구 증가율을 감안할 때 2011년 남한 인구는 5000만명을 웃돌고 상수도 보급률은 9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른 용수 수요는 연간 367억t인데 반해 공급은 347억t에 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연간 20억t의 물이 부족하게 되는 셈이다.정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오는 2006년 연간 4억t의 물이 모자란 뒤 해마다 부족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자원 이용·관리실태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평균 물소비량은 395ℓ로 이 가운데 25%가량은 쓸데없이 버려지고 있다.프랑스 281ℓ,영국 323ℓ,일본 357ℓ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량이 많다.또 우리나라는 계절·연도·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한 데다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이고 하천경사가 급해 수자원 이용과 관리면에서 불리한 자연조건을 안고 있다.정부의 물관리 정책도 이원화돼 있어 비합리적이다.현재 수량은 건설교통부에서,수질은 환경부에서 맡고 있어 하루빨리 통합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진상기자jsr@kdaily.com ★남북한도 물분쟁 조짐 북한이 금강산댐(임남댐)에 이어 최근 임진강 상류에 대규모 다목적댐인 황강댐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져 남북한간 물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특히 황강댐 건설은 공유하천인 임진강에 일방적으로 저수량 3억~4억t 규모의 댐을 만들어 임진강 하류지역의 물 부족과 홍수피해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유하천을 사용하면서 황강댐이나 금강산댐 등과 같은 대규모 댐을 건설하면서 아무런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제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공유하천 개발과 관련,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법에는 공유하천의 경우 당사국 간의 동의 없이는 유역을 변경,물길을 돌릴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은 북한강과 임진강 수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댐건설을 강행하면서 최소한의 정보도 우리측에 제공하지 않았다.또 국제법에 이런 규정이 있다고 하지만 제재조치는 없어 대응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북측 임진강 유역의 댐은 4개.이들 댐은 2001년에 2개,지난해 5월에 각각 2개가 건설됐으며 저수량이 댐당 3500만t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댐들은 모두 발전 전용댐으로 발전기를 돌린 뒤 하류로 흘려보내 우리측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황강댐은 사정이 다르다.댐이 완공될 경우 물을 임진강이 아닌 예성강 쪽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남측의 경기도 파주·연천지역은 물부족 현상이 빚어지게 된다.정부는 황강댐 건설로 임진강의 물이 줄어들면 하류지역에는 연간 2억9300만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황강댐이 완공돼 본격적인 담수가 시작되면 임진강은 수량부족으로 민물고기 집단폐사 등과 같은 생태계 파괴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확장공사 중인 금강산댐도 우려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금강산댐은 저수량이 현재 12억t인데 확장공사가 끝나면 26억t의 물을 가둘 수 있어 황강댐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이곳 역시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 하류인 북한강 지류의 어자원 고갈과 용수부족 또한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강산댐을 짓기 시작한 뒤 담수가 시작되면서 북한강 수계 10㎞는 실개천이 될 정도이며 화천댐도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물줄기가 줄어들면서 하류지역엔 이미 메기 등 민물고기의 씨가 말라 버리는 현상도 빚어졌다.이에 따라 북한강을 터전으로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과 경기도 주민들은 보상요구와 정부대책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또 만약 여름 집중호우 때 북측이 댐 안전 등을 이유로 댐의 물을 남측으로 흘려보낸다면 남측의 홍수피해 또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른 시일내에 북측과 논의,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공유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이용협의체’ 같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전문가 기고 21세기는 환경의 세기이자 물의 위기시대다.지금 세계 각국은 물오염과 물부족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 수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도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 물부족에 대비한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기존 확보된 물에 대한 관리와 새로운 수자원 확보를 위해 정부·기업·NGO 등이 머리를 맞대고 방안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가뭄과 홍수가 연중행사처럼 찾아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북한은 1년 전부터 임진강 상류에 4억t 규모의 ‘황강댐’을 건설중인 것으로 밝혀져 물흐름 차단으로 인한 물부족에 대한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만일 황강댐 건설로 임진강의 물이 줄어들면 하류에는 연간 3억여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리우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지구환경실천강령에서 밝힌 바와 같이 2025년까지는 모든 담수계획분야의 세부적 목표가 달성되도록 하는 통합원칙과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수량과 수질을 통합관리하지 못한 채 물관리의 비효율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먼저 물 보전과 관리 통합원칙에는 수자원의 동적·보완적·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물관리에 대한 통합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수자원의 개발·관리·보전 등의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일본에서는 올해 3월16~23일 유엔 제3차 물포럼이 개최돼 세계 물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세계 물의 해’를 맞아 우리도 물정책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 안기회 국제환경포럼 중앙회회장 ★정부 대책은 정부는 10년 단위의 ‘물수요관리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중이다. 선 물절약을 위해 물값 현실화,수돗물 누수방지,절수기 보급,용수 재이용 등 물수요관리정책을 추진,오는 2011년까지 22억t의 물을 절감할 계획이다. 또한 수계내의 다목적댐과 발전댐에 대한 통합운영과 댐·저수지 준설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며,기존 수자원시설을 활용해도 부족한 수량확보를 위해서는 중·소형 규모의 댐건설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다음으로 상수도 취약지역인 농어촌 215개 지역에 대한 안전한 물공급을 위해 2004년까지 8000억원을 투입, 상수도 보급률을 현재 28%에서 5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도서지역도 2005년까지 2218억원을 투자해 상수도 보급률을 현재 22%에서 70%까지 높일 예정이다. 이밖에 수질개선을 위해 규모가 작고 지자체 직영제로 돼 있는 수도사업을 광역화로 통합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급수인구가 10만명 미만 규모여서 수도사업자의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변구역 규제강화와 지자체별 오염총량관리제도 시행하고 지하수개발과 새로운 취수방법으로 강변여과수 개발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한다. 강변여과수는 직접 먹을 수 없는 물을 모래층이나 여과장치를 통해 먹는 물을 얻는 것으로 현재 창원과 김해에서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진상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