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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티슈·물수건 세균범벅

    음식점에서 내주는 물수건, 물 티슈에서 허용기준치의 최고 880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됐다.또 물수건에서 고춧가루, 머리카락, 파 등 이물질이 나오는가 하면 형광물질과 세제 잔류성분까지 발견되는 등 위생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서울시내 54개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물수건과 물 티슈를 수거해 화학물질과 세균, 이물 함유여부를 시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54개 업소 가운데 11곳(20.4%)에서 일반세균이 허용기준치를 초과했으며, 한 업소의 물 티슈에서는 1g당 220만마리의 세균이 발견돼 기준치(2500마리)의 880배에 달했다. 물 티슈를 주는 음식점 32곳 가운데 31.3%인 10곳, 물수건을 제공하는 22개 업소의 4.5%인 1곳에서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일반세균이 발견됐다. 물 티슈의 오염정도가 물수건보다 더 심한 셈이다.물수건 제공 음식점 가운데 59.1%인 13곳에서, 물 티슈 제공 음식점 가운데 9.4%인 3곳에서 피부에 장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음이온계면활성제(세제 잔류성분)가 발견됐다. 특히 음식점의 물수건에서는 모두 형광물질인 형광증백제가 검출됐다. 물수건을 깨끗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쓰이는 형광증백제는 피부염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고, 발암물질 논란이 있어 미용 화장지 등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물수건에는 사용금지 규정이 없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2) 대표 브랜드로 승부한다

    [농업 희망을 쏜다] (2) 대표 브랜드로 승부한다

    16일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부 최모(66·여)씨는 대형 할인매장의 쌀 코너를 둘러보다가 혼란에 빠졌다.△△표 △△쌀,○○지역 ○○미 등 수십가지 쌀이 있고 가격도 모두 달랐다. 저마다 ‘좋은 비료를 사용했다.’,‘가장 맛있다.’,‘토양과 물이 다르다.’는 등의 장점을 내세웠지만 믿음이 가지 않았다. 결국 최씨는 중간 가격대의 쌀을 대충 구입했다. 밀려오는 수입쌀에 맞서기 위해선 ‘품질’이 최우선이다. 가격면에선 수입쌀이 유리하기 때문에 우리 입맛에 맞는 쌀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각 지역에서는 ‘브랜드 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너무 많은 브랜드가 나와 지금은 오히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0가지의 브랜드 쌀로는 소비자 신뢰 얻지 못한다 농림부 조사 결과 2004년 말 브랜드 쌀은 1930개나 된다. 이 가운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을 받은 브랜드는 179개(9.3%), 상표·의장등록이 된 것은 508개(26.3%)에 불과하다. 나머지, 전체 브랜드의 3분의 2는 인증이나 상표등록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전국 미곡종합처리장(RPC) 302개가 브랜드를 자체적으로 붙이기 때문에 정확히 브랜드 쌀이 얼마만큼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일회성으로 시판됐다가 사라지는 브랜드 쌀도 상당수에 이른다. 농협은 지난해 말 브랜드 쌀을 2000여개로 추산했다. 학자들은 1200∼1300개 정도로 본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쌀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2004년 수도권 소비자 46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브랜드 쌀에 대한 불만은 ‘어떤 쌀이 좋은지 모르겠다.’(62.4%),‘표시를 믿을 수 없다’(14.5%),‘가격이 비싸다’(8.9%) 등으로 나타났다. 믿을 만한 정보가 없으니 선택할 기준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KREI의 다른 조사에서도 브랜드 쌀 가운데 생산지(39.3%), 품종(19%), 상표명(5.5%) 등을 보고 쌀을 고른다. 아직까지는 ‘어느 지역 쌀이냐.’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셈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나와 소비신뢰를 회복해야 전문가와 농민들은 브랜드 쌀을 통·폐합한 대표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KREI 김명환 수석연구위원은 16일 “수입쌀은 국가별로 1,2개의 중·저급미 브랜드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기 때문에 고급미보다 중·저급미를 광역 브랜드로 통합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브랜드가 통합되려면 먼저 RPC들이 지역별 쌀 품종을 통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급쌀 수요는 전체의 5∼10%밖에 안되기 때문에 고급쌀 중심으로만 생산하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민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한국쌀 전업농중앙연합회 엄성호 회장은 “브랜드 수를 줄이고 믿을 수 있는 품질의 쌀을 공급하는 것은 농협·지방자치단체·농민들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품질을 높이면 80㎏짜리 한 가마니에 30만원 이상되는 고급쌀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RPC에 저온저장 시설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브랜드뿐 아니라 생산, 도정, 저장, 유통 등 단계별로 품질향상이 이뤄져야 소비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맛있는 브랜드 쌀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려면 좋은 품종에 화학비료를 적게 쓴 쌀을 생산해야 하고 도정에서 유통까지의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쌀 판매전문가들을 각 RPC에 파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품질 브랜드 쌀은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농림부는 지난달 지역별 대표품종과 대표 브랜드를 육성하자는 ‘고품질쌀 생산·유통대책 추진본부’를 설치했다. 동시에 품질이 떨어지는 브랜드를 도태시키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2003년부터 ‘12대 우수브랜드 쌀’을 선정, 발표하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전문가가 쌀의 외관과 맛, 품종혼입률(다른 품종이 섞여 있는 비율) 등을 평가한다. 지난해에는 ‘아산맑은쌀’,‘청원생명쌀골드’,‘안성맞춤쌀’,‘햇살드리’ 등이 우수 브랜드로 선정됐다. 내년까지 30개,2010년까지 100개의 브랜드를 키우면 다른 브랜드 쌀은 소비자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논리다. 농협도 브랜드 쌀 관리와 고품종 보급 확대로 품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식품연구원에서 분기마다 RPC별 대표 브랜드 쌀의 품질을 분석, 쌀 품질개선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맛있는 쌀을 찾는 방법은 ▲소비자단체가 선정한 우수 브랜드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인증을 받은 품질인증미 ▲도정한 지 15일 이내의 쌀 ▲알이 굵고 싸래기가 없는 쌀이라고 소개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농업용수 부적합 저수지 전국260곳 수입쌀에 맞서려면 최상급 친환경 쌀의 개발이 요구된다. 하지만 꼭 우수한 ‘종자’만이 능사가 아니다. 씨가 좋더라도 재배 여건이 나쁘면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수가 없다. 보통 좋은 농산물을 수확하려면 ‘3박자’가 맞아야 한다. 농업용수와 토양, 비료 등이다. 올해 도입된 우수농산물(GAP) 인증제도 역시 생산 단계에서 이 3가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이 가운데 토양은 단시일내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비료는 친환경 농법에 적합한 것을 농가가 고를 수 있다. 하지만 물 관리는 농민들의 능력을 벗어난다. 1년 내내 갖은 ‘품’을 들이고도 농업용수 때문에 우수농산물 인증을 받지 못할 수가 있다. 이는 농가소득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지난 1991년 낙동강 페놀오염 사고로 식수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아졌다. 하지만 농업용수는 지금도 뒷전으로 밀린다. 지난해 말 한국농촌공사가 전국 저수지 1만 7800개 가운데 492개를 골라 수질을 조사했다. 농업용수에 부적절한 5등급 이상의 저수지가 16.4%인 81개로 나왔다. 내부적으로는 농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3297개 가운데 260개가 농업용수에 부적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업용수의 오염원은 생활하수 35.8%, 토지 유출수 35.2%, 축산폐수 28.4% 등이다. 생활하수와 축산폐수는 하수종말처리장이나 축산폐수·분뇨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로 막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환경기초시설은 도시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농촌에서는 미흡했다. 샘플링한 저수지 492개 가운데 환경기초시설이 설치된 곳은 15%인 76개에 불과했다. 게다가 비가 올 때 저수지로 유입되는 축산분뇨나 농경지 유출수 등을 막을 시설이 필요하다. 이같은 오염원은 범위가 넓어 한 곳에서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로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저수지 유입부에 ‘인공습지’나 ‘오염물질 침강지’ 등과 같은 별도의 처리대책이 필요하다. 전남 무안 감돈지구에 처음 인공습지가 준공돼 저수지 수질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나 전국적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새품종 개발에 12~15년 성공 확률도 5만분의 1 쌀도 동물처럼 혈통이 좋아야 병충해에 강하고 낱알도 많이 열린다. 맛도 좋고 영양까지 풍부하다. 때문에 품종 개발은 쌀을 소비하는 나라에서는 필수조건이다. 특히 쌀시장 개방에 맞설 ‘수호천사’이기도 하다. 농촌진흥청 산하 작물과학원 유전육종과 김연규 박사는 16일 품종 개발을 ‘인고(忍苦)의 과정’에 빗댔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는 얘기다. 그는 “신품종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5만분의 1”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품종 1개가 개발되는 데는 보통 12∼15년의 시간이 걸린다. 잘해야 한해에 품종 3개가 나온다. 작물과학원의 올해 품종개발 예산은 12억원. 이 돈을 모두 들여도 신품종은 빨라야 2018년에나 나온다. 품종 개발은 ‘멘델의 유전법칙’을 떠올리면 된다. 두 품종을 교배시켜 후대(後代)를 얻고 그 가운데 각각의 ‘우성’을 띤 개체만 골라 다시 교배시킨다. 이 과정은 전체 개체가 모두 우성을 띨 때까지 되풀이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250개의 쌀 품종이 개발돼 150종이 등록됐다.1970년 이전까지는 ‘찰벼’ 등 재래종과 일본 ‘아끼바레’ 등 품종개량 사업이 중심이었다.70년대에는 식량난 해결을 위한 다수확 품종 ‘통일벼’,80년대에는 병충해에 강한 자포니카 품종 등이 관심이었다. 90년대에는 고품질 쌀, 최근에는 기능성 쌀 연구가 한창이다. 밥을 지으면 향기가 나는 ‘미향벼’, 먹으면 살이 빠지는 ‘다이어트 쌀’,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된 ‘수원 511호’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의 쌀 개발은 디자인 중심이다. 김 박사는 “단순 먹을거리를 벗어나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을 만큼의 예쁜 쌀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 모양은 물론 일반 쌀보다 2∼3배가 커 씹히는 맛이 묵직한 쌀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 개발된 ‘탑라이스’는 품종개량 보다 ‘품질관리’로 만들어졌다. 엄선된 최상급 품종에 비료를 적게 주고 깨진 쌀은 골라내 밥맛이 부드럽고 식어도 잘 굳지 않는다. 가격이 다른 것보다는 2배 정도 비싸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던 미국이 거센 ‘히스패닉 파워’로 들끓고 있다.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라틴계 이민자 주축의 반이민법 시위가 의회의 갈지자 걸음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2의 민권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없으면 미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는 호언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도 이래저래 눈치보기에 바쁘게 된 히스패닉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히스패닉 파워의 원천은 무엇보다 폭발적인 인구 신장에 힘입고 있다.2004년 전체 인구 2억 1200만명 중 4130만명으로 14.1%를 차지,12.2%에 머무른 흑인을 제치고 제2 인종으로 부상했다. 같은 해 7월을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백인이 0.8% 늘어난 반면, 히스패닉은 4배가 넘는 3.6%의 폭발적 신장세를 기록했다. 영어는 ‘진공청소(vacuum)’ 한마디나 고작 내뱉던 이들이 어느 날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잠자던 거인 깨우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반이민법 시위를 계기로 거대한 히스패닉 이민 사회가 완전히 눈을 떴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그동안 인구가 적은 아시아계 이민자보다 정치적 영향력이 작았던 이들이 이민법 논란을 거치면서 ‘제2의 민권운동’으로 키워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걸출한 지도자는 아직 없지만 자신들의 처지를 “흑인 노예와 같다.”고 절규하는 히스패닉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이민법 개정 요구를 넘어서 있다는 것이다. 상원 법사위에서 친이민법 통과를 추진했던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도 10일 워싱턴 집회에서 “반세기 전 흑인 민권운동을 떠올리게 한다.”고 감격해했다. 정·관가 진출도 이미 어느 정도 진전돼 있다. 앨버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헥터 바레토 중소기업청장 등 현직 장관급만 3명이다. 특히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반이민법 시위에 강력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상원에서의 부결 사태는 이민 노동자들을 들끓게 했다.5년째 플로리다주의 뙤약볕에서 토마토를 따고 있는 멕시코계 리고베르토 모랄레스(25)는 “우리는 일하러 왔을 뿐”이라며 “범죄자가 아니다.”고 흥분했다. 그는 의회가 자신들을 구원해 주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애써 분노를 삭였다. ●11월 중간선거 심판론 대두 분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히스패닉의 투표율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이민자권리 단체의 앤젤리카 샐러스는 “앞으로 거리의 함성을 어떻게 투표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스패닉의 40%만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20% 정도는 불법체류자여서 투표할 수 없고,33%는 아직 어려서 투표할 수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선거에서 이들이 투표한 경우는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이들의 정치적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뉴멕시코주의 경우, 인구의 43%가 히스패닉이지만 투표권자는 16%에 불과했다. 만약 시민권을 획득하는 자가 늘어난다면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따라서 불법체류자들이 점진적으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친이민법을 공화당 일부가 저지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공화당 아성인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도 히스패닉이 20∼3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투표권자는 9.6%와 6.2%에 머물러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밖에 네바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유타주 등에서 부시가 승리했지만 히스패닉 유권자가 10%를 넘는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의 박빙 지역들은 아주 적은 히스패닉 주민도 표를 결집시킬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이민 자녀 18세만 되면… 이민자 운동을 이끄는 단체들은 6월 밀워키에서 전미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노동절을 맞아 대규모 보이콧도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도, 일터에도 안 나가 ‘이민자 없는 하루’로 본때를 보여줄 심산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분산돼 있다. 킹 목사도, 지난날 서부 농장 노동자를 조직한 멕시코계 케사르 차베스 같은 인물도 없다. 흑인 민권운동은 흑인 대학과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구심점이었다. 이번 워싱턴 집회만 해도 60개 이상 단체가 제각각 참여했다. 지역 커뮤니티, 노조, 사회단체, 스페인어 방송 등이 총망라돼 한마디로 풀뿌리 네트워크에 의존한 시위였다. 시민권 획득이라는 ‘장기전’에 큰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남서부 투표자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안토니오 곤살레스는 “우리의 ‘화력’은 젊은이들”이라며 “미국에서 태어난 수백만명의 라티노가 18세가 되는 날을 고대하라.”고 말했다. 불법체류자 부모는 투표권이 없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헌법에 보장된 속지주의 때문에 시민권자로 이 나이가 되면 투표권이 주어진다. 공화당 일부에서 속지주의를 희생해서라도 불법이민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높은 구매력·값싼 노동력 기업들 “히스패닉 모셔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의류업체 ‘갭’은 히스패닉계 경영학석사(MBA) 출신과 재학생 모임인 ‘NSAMBA’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히스패닉 고객들의 취향을 꿰뚫어보는 인재 확보도 확보지만, 미래의 히스패닉 재목들과 관계를 돈독히 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장기적인 매출 증대도 꾀하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 셰브론이 히스패닉계 구직 네트워크로 유명한 ‘소모스(somos)’의 스폰서를 맡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기업들이 이렇듯 히스패닉에 구애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구매력, 특히 급격히 늘어나는 청소년 소비자의 팽창을 염두에 둔 결과다.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의 절반이 27세 이하라는 통계가 있다. 지금 10대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2050년쯤 백인은 전체 인구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는 경고도 나와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히스패닉을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셈이다. 이들의 구매력은 2003년 80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19%가 컴퓨터를,30%가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 구매력도 백인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1990년대 초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영향으로 이 시장은 중남미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의 생존력을 시험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히스패닉만을 위한 유선방송은 히스패닉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고취하는 수준에서 한발 나아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를 제작, 역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을 미국 기업들이 놓칠 리도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물론 주정부 차원에서도 스페인어를 권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2 언어 대접을 받고 있으며 ‘스팽글시’란 ‘교통어(Lingua Franca)´가 등장한 것도 오래 전 일이다. 뉴멕시코주와 마이애미시는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퓨히스패닉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워싱턴 주변 310만명의 노동자 가운데 30만명이 불법체류자다. 통계는 없지만 히스패닉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들이 일순간 이 일자리를 포기한다면 건물의 51%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힐 것이며, 건설 현장의 31%가 작업을 못하게 될 것이고, 식품점과 식당의 22%는 문을 닫게 된다. 급증하는 히스패닉 인구는 허드렛일자리에서 저숙련 백인 노동자를 쫓아낸 데 이어 숙련 노동자로 옮아가는 추세라고 일간 USA투데이가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외국에서 변호사와 의사·회계사 등을 수입할 경우, 미국으로선 한해 2700억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中 3대포털 ‘소후’ 통해본 IT 현실

    中 3대포털 ‘소후’ 통해본 IT 현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일단 음악은 시끄러워야 한다. 당연히 소리도 큰 게 낫다. 디스코텍 분위기가 나면 더욱 좋다. 후렴구만 있는 것보다는 전곡(全曲)이어야 한다.”휴대전화 벨소리의 기본 컨셉트라고 하니, 언뜻 우리 상식과 어울리지 않는 게 많다. 무엇이든 중국은 우리와는 다른 게 많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시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래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업계 1위 소후닷컴(SOHU.COM)이 시장에 대해 자체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중국 정보기술(IT)업계의 산실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중관춘동루(東路)가 시작되는 사거리에 ‘소후(搜狐)’ 본사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미국 MIT 박사 출신 장차오양(張朝陽)이 야후(YAHOO)의 이름을 본떠 만들어 성장한 중국 IT업계의 상징이다. 중국내 포털사이트 3대 업체 가운데 하나로 하루 검색건수가 최대 2억 5000만회를 넘는다. 지난해 1억 830만달러(약 1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벨소리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는 10층. 멀티폴리 벨소리, 캐릭터, 자바게임 등 왑(WAP) 서비스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관련 한국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들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관련 분야에서 중국 업체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음악실 등 많은 곳에서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중국 벨소리 시장의 독특함에 대한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진다.“출시 1∼2년 된 노래면 신곡(新曲)으로 간주합니다. 그나마 최근 신곡에 대한 반응이 많이 빨라졌지요.1∼2개월이면 나타나지요.” 중국은 수십년된 덩리쥔(鄧麗君)의 노래가 여전히 벨소리 다운로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에 랭크돼 거의 변동을 보이지 않는 예리이(曄麗儀)의 ‘상하이탄(上海灘)’이나 류더화(劉德華)의 ‘빙위(雨)’도 각각 1985년,97년에 출시된 것들이다. 음반이 나오면 1주일 이내에 앞으로 수익구조가 드러나고 벨소리는 철저히 신곡 위주이거나, 옛노래라면 리메이크 곡이기 쉬운 한국의 사정과는 정말 많이 다르다. 영화배우 김희선씨가 청룽(成龍)과 함께 출연한 최근작 영화 ‘신화(神話)’의 주제곡 ‘무한한 사랑(無盡的愛)’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벨소리 다운로드 순위에 영향을 끼친 것은 1∼2년새의 변화다. “그럼에도 노래의 수명이 좀 길다고 할 수 있지요….” ‘남성 위주,35세 전후 미혼자가 주도, 대학졸업자 및 학생, 전문 기술직종….’ 등으로 요약되는 중국 인터넷 수요자의 특성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한 마디이다. 그렇다면 짧은 전화 벨소리에 왜 전곡(全曲)을 선호하는가.“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지요. 과시하기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이랄 수도 있지요….” 예컨대 버스안에서 전화가 걸려올 때 남들에게 좋은 곡을 자랑하고 싶다거나, 여러 노래를 다운 받아서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을 때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후의 경우 하루 수만건의 다운로드 가운데 하루에 30∼40곡을 한꺼번에 내려받는 유저들이 수백명씩이나 된다고 한다. 이같은 소비 행태에 대해 회사에서도 아직 그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이하게 여기고만 있다.”고 한다. 분야별 매출 구조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WAP 부문은 벨소리가 90%로 압도적이다. 동영상이나 캐릭터, 게임, 가라오케 기능 등 나머지 전체 서비스가 10%를 차지할 뿐이다. 물론 이는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휴대전화가 여전히 고가(高價)인데다, 멀티기능을 갖춘 신제품은 판매율이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벨소리 외의 분야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날 소후는 휴대전화 벨소리에 담긴 중국인의 일단을 보여줬다. 이제 그 벨소리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그 안에 중국인의 코드가 숨겨져 있다. jj@seoul.co.kr ■ 벨소리 전문업체 ‘굿필’의 경쟁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소후의 무선사업 분야는 ‘굿필(Good Feel)’이라는 관련 서비스 제공회사(SP·Service Provider)를 인수, 합병하면서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굿필은 중국에서 휴대전화 벨소리 시장이 본격화된 2003년 업계에 뛰어든 뒤 줄곧 1위를 달려왔다. 벨소리 시장에서 소후의 입지는 결국 굿필의 성공에 힘입은 것이랄 수 있다. 소후 무선사업부 양샹화(楊向華) 부사장은 굿필 출신이다. 중국에 왑(WAP)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때 스스로 공부해가면서 시스템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현재 소후의 신규사업부 총책을 맡고 있는 주요 인사이기도 하다. 양 부사장이 꼽은 굿필의 경쟁력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온 마케팅과 앞선 기술이었다. 중국은 기술 표준이랄 수 있는 이른바 ‘스펙’이 저마다 달랐다. 비록 좋은 품질의 음원이라도 다른 스펙에서까지 좋은 음질을 내기 어려운 법. 당시 막 형성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중국의 벨소리 시장은 수백여개의 SP회사들이 자금력을 동원해 시장 장악에만 몰두해 있을 때였다. 굿필은 각각의 스펙에 맞는 음원을 일일이 제작해내는 데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컴퓨터 작업을 통해 생산해내는 ‘미디(MIDI) 음악’ 기술이 중국은 크게 부족했다. 휴대전화 칩의 성향과 기술표준에 맞게 음원을 옮기는 ‘컨버팅’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굿필은 한국의 기술자를 긴급 수혈받아, 중국인을 상대로 미디 기초실력부터 다시 가르쳤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굿필의 음원은 어느 휴대전화에서나 좋은 음질을 낼 수 있었다. 소문에 소문을 타고 영향력이 확대돼 갔다. 기술이 확보된 뒤 굿필이 신경을 쓴 것은 ‘브랜드 가치’였다. 벨소리 다운로드를 주관하는 이동통신 회사들은 굿필에 영어로 된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이름을 바꾸면 어렵사리 얻은 인지도를 잃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수백, 수천개에 달하는 벨소리 관련 업체 가운데 지금껏 이름을 바꾸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 회사들은 지금도 계속 브랜드 이름을 바꿔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굿필과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소후가 굿필을 인수, 합병 한 것도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해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어느 정도 질서가 형성된 이 분야에서 앞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저작권 문제’가 꼽힌다. 지난해부터 엄격해지기 시작했다. 한 음반에 실린 한 가수의 노래라도 곡마다 판권 소유자가 다르기가 쉽다고 한다.“특히 유명 가수일수록 더욱 그렇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업계는 회오리가 예상되고 있다.TOM.com이 어디에 포털 사이트를 넘겨주고 대신 어느 곳의 무선산업부를 가져갈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또 몇몇 기업간 자회사 거래를 위한 물밑 협상도 한창 진행 중이라고 한다. 나아가 중국의 인터넷 업계에서 인수·합병(M&A)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 업체들이 시장에서 일정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나면 대기업들이 그 업체를 인수, 합병해 해당 업계에 뛰어드는 나스닥 스타일이 한국보다 훨씬 활성화돼 있고 앞으로 더욱 보편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벤처의 ‘창조성’이야말로 리스크(위험)를 회피하고자 하는 중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공략할 수 있는 무기인 셈이다. jj@seoul.co.kr ■ “신기술 향한 모험정신이 中 IT업계 이끄는 원동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한은진씨는 작곡과 출신이다. 석사를 ‘컴퓨터 음악’으로 마치고 2001년도 국내 유력 인터넷 회사에서 음원(音源) 제작을 하면서 업계에 발을 디뎠다. 2003년 한국인이 주축이 돼 설립된 벨소리 서비스 업체 ‘굿필(Good Feel)’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특채됐다. 이후 굿필이 소후 무선인터넷에 인수, 합병되면서 소후와 인연을 맺었다. 소후에서의 정식 직함은 ‘음악제작실 고급 경리(經理)’로, 무선사업부의 음악담당 팀장쯤 된다. 한은진씨에게 ‘중국에서 갖춘 경쟁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기술력 차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미디(MIDI)’ 기술이라는 게 따라잡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녀는 아무래도 ‘모험 정신’인 것 같다고 했다.“중국 친구들은 모험 앞에 멈칫거리곤 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딪쳐보고 시도해보고 하는 모습을 한국처럼 보긴 어렵죠.” 후발 업체였던 굿필이 업계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중국 관련 업계의 ‘안일(安逸)함’ 덕분인지도 모른다. 규격화된 기술 표준이 없어 업계가 혼돈 상태에 있을 때 중국 업계는 관련 기술 개발을 등한시했다. 저마다 기술 표준이 다른 상황에서 굿필은 각각의 휴대전화 칩의 성향에 맞는 음원을 일일이 제작하는 ‘모험’을 한 것이다. 그러나 모험 정신만으로 안 되는 것도 있다.“멜로디도 맞고 하모니도 맞고 아무 문제 없는데, 한국 사람이 만든 중국 노래가 그냥 어색할 때가 있어요. 느낌이 다른 거지요. 마치 중국인 사람이 만든 아리랑이 우리 것과 차이가 있는 경우라고나 할까요.” 이럴 땐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중국적 특성이 강한 곡들은 중국인에게 제작을 맡기고 있다고 한다. 기술 이전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저도 한때 그 문제를 고민한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격차가 얼마되지도 않는 기술을 언제까지 끌어안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한씨는 “공유해서 함께 발전을 도모하고, 대신 한국이 더 빠르게 진보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고, 그게 아마 한국인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jj@seoul.co.kr
  • ‘트리플 악재’ 5%성장 흔들

    ‘트리플 악재’ 5%성장 흔들

    ‘기름값은 급등하고, 환율은 떨어지고, 금리인상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이른바 ‘트리플(triple) 악재’의 덫에 걸려 올해 우리 경제의 목표인 ‘5% 성장’이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라 안팎의 상황으로 볼 때 이참에 아예 경제성장 목표치를 4%대로 내려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국제유가 2월하순 이후 큰 폭 상승 올들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란핵 문제,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의 요인으로 기름값은 2월 하순 이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67.28달러와 61.9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브렌트유 가격은 58.34달러, 두바이유는 53.16달러였지만 올해는 벌써 60달러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도 다시 61.87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환율도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6일 연속 급락하며 7일 한때 950선까지 무너졌다가 간신히 953.40원으로 장을 끝냈다. 특히 원·엔 환율은 8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800원대로 떨어졌다.100원당 809.24엔으로 장을 끝냈다.1997년 11월18일(804.74원) 이후 최저치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일본과 같은 품목으로 경합하는 국내 기업 등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최근 환율하락과 관련,“일시적인 현상이며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 환율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콜금리 동결… 연 4.0% 유지 금리가 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경제성장에는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이성태 총재 취임 후 7일 처음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는 예상대로 동결, 연 4.00%로 현수준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총재가 앞서 취임사에서 금리인상을 통한 선제적인 대응을 밝혔던 것처럼 이날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경기와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난 몇달 동안의 기조와 같은 선상에 있다.”면서 “큰 흐름으로는 실물경제가 좋아지고 있어 그동안의 금융완화 기조를 조정하겠다는 관점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콜금리를 세 차례나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당장 다음달은 어렵더라도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리까지 또 오르면 최근 주춤하고 있는 경기회복 추세가 다시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날 민간경제연구소들의 ‘더블-딥(경기가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 우려와 관련,“지난해와 올해 설이 2월과 1월로 나눠져 있어 경기 관련 통계치가 불규칙했다.”면서 “1,2월을 묶으면 산업생산활동은 1년 전보다 12%, 소비는 5% 늘어나 큰 문제는 없다.”며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내수경기 회복이 관건 하지만 LG경제연구소의 송태정 연구원은 “현재 경기 회복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은 4.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하락이나 고유가보다 내수경기 회복이 중요하며 하반기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본부장은 “정부는 올해 5% 성장을 예상했지만 민간연구기관은 4%대를 점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은 확실한 내수회복과 더불어 투자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와 관련,“당초 전망했던 연간 5% 경제성장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와 환율 등 국내·외 여건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다. 김성수 이영표기자 sskim@seoul.co.kr
  • 핵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탑승기

    핵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탑승기

    굿모닝∼, 링컨씨! 당신의 위용은 듣던 대로 대단하더군요. 망망대해에서 그 무거운 수십대의 비행기를 안고 유유히 떠 있는 사진 속 당신의 모습은 결코 가상이 아니었습니다. 실물 크기로 맞닥뜨린 당신의 하드웨어는 원초적 상상력의 최대확장치라 할 만했습니다. 그러니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내 머릿속에 ‘갑판 위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바다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까.’라는 식의 의문이 생겼다고 해서 유치하다고 나무라진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연례 RSOI(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 훈련차 한반도 인근에 와있는 당신의 초대에 응해 31일 오전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C-2 수송기에 탑승할 때 창가쪽 자리를 차지한 것은 상공에서 당신의 전신(全身)을 감상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무산됐습니다. 항공모함 뒤쪽에서 순식간에 착륙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몸무게 9만7000t에 높이만 206피트 비행 1시간20분만에 부산으로부터 남쪽으로 120마일 떨어진 공해상에 도달했을 때 기체가 활주로에 거칠게 닿는 느낌이 들면서 양은냄비가 떨그렁하는 소리가 나기에 착륙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창 밖을 보니 기체는 어느새 재부상하고 있었습니다.1차 착륙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리고 5분 정도 손님을 긴장에 떨게 한 뒤에야 기체는 다시 떨그렁 소리와 함께 활주로에 내렸습니다. 알고 보니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하더군요. 착륙 순간 항공기 꽁무니에서 쇠갈고리 같은 것이 내려와 활주로 바닥에 2m 간격으로 놓여 있는 3개의 강철 로프 중 하나에 걸려야 비행기가 멈추는 원리 때문이죠. 활주로가 워낙 짧기에 이런 방식이 사용되는데, 항모가 파도에 조금만 뒤뚱거려도 ‘고리 걸기’에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가로 76.8m, 세로 332.85m 넓이인 당신의 복부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 바다 비린내 대신 매큼한 휘발유 냄새가 콧속으로 밀려들어왔습니다. 동시에 기체에서 발산되는 바람이 바닷바람과 섞여 폭풍처럼 얼굴을 때렸고, 살인적인 기계음이 고막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니 무슨 낭만을 누릴 여유는 손톱만큼도 없었습니다. ●식사준비 하루에 1만 5000~2만인분 마련 하지만 링컨씨! 신체보호용 귀마개와 고글을 착용하고 관람한 전투기의 이·착륙 훈련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불과 100여m의 활주만에 가뿐히 이륙하거나 200여m의 착륙용 활주로에 내려 단번에 정지하는 기술은 실로 경이에 가깝더군요. 이륙 전용의 앞부분 활주로에서 전투기는 먼저 우레와 같은 소음으로 혼을 빼놓습니다. 이어 꽁무니에서 빨간 화염을 내뿜고는 짧은 활주로를 달려 순식간에 허공 속으로 사라집니다. 일렬로 늘어선 전투기들이 30초에 1대씩 릴레이 이륙을 할 수 있을 만큼 기동성은 놀라웠습니다. 전투기가 바다에 빠지지 않고 바로 이륙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새총처럼 기체를 튕겨 밀어주는 장치(사출기)가 있어 가능하답니다. 덕분에 기내에서는 이륙 순간 몸이 앞뒤로 격하게 쏠리는 아찔한 느낌을 받습니다. ●100m 활주로서 이륙… 착륙은 200m 활주로서 항모 후방으로부터 측면 활주로로 시도되는 착륙 장면은 더 인상적입니다. 역시 멀리서 천둥 같은 소리가 먼저 고막을 흔들어놓은 뒤 이윽고 비행기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 고속의 전투기가 착륙과 동시에 로프에 멈춰서는 장면은, 줄에 감겨 울부짖는 맹수를 연상시킵니다. 지상요원들이 달려들어 로프를 벗기면 조종사는 곧바로 기체를 옆으로 틀어 이동시킵니다. 그리고 약 2분 간격으로 다음 비행기가 연달아 내립니다. 좁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비행기가 오르내리고 이동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승용차 주차장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키 위해 전투기 꽁무니 부분을 바다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내밀고 ‘개구리 주차’해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은 공간을 헤집는 전투기의 정교한 조종 솜씨와 이륙 직전에야 으르렁대는 기체에서 손을 떼고 서둘러 흩어지는 지상요원들의 몸놀림은 비행기술의 결정판이라 할 만합니다. 첨단 핵추진 항모로서 1989년 취역한 이후 처음 한반도에 모습을 나타낸 당신의 몸값은 4조 5000억원이나 된다면서요.85대의 비행기와 5600여명(여자 10%)의 해·공군 요원들을 모두 실은 당신의 몸무게가 9만 7000t이나 된다는데, 배 아래쪽 50피트만 바닷물에 담그고 둥둥 떠 있는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주위에 이지스함급 순양함 1척 및 구축함 2척, 보급함 2척, 핵잠수함 2척 등을 ‘경호실장’으로 대동한다니 무시무시합니다. 게다가 그 거구에 시간당 34.5마일의 속력까지 낸다면서요. 데이비드 로스만 함장(대령)은 미 항모로는 세번째 최신식인 당신을 가리켜 “하나의 도시나 다름없다.”고 하더군요. 멀리서 보면 투구 모양으로 생긴 건물(함교) 안에는 식당, 세탁시설, 체육시설 등 없는 게 없었습니다.3개의 수술실과 8명의 의사를 갖춘 병원도 있더군요. 식사도 하루 5차례나 제공되고요. 하루에만 40만갤런의 물을 소비하는데, 바닷물을 퍼올려 담수화하는 장치가 이용된다면서요. 그런데 아무리 ‘떠다니는 도시’라 해도 배는 배인가 봅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바닥이 미세하게 기우뚱거리더군요. 7층 높이의 함교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좁고 가파른 철제다리를 몇번 오르내리면 금세 숨이 찼습니다. 반면 비행기 운반용 엘리베이터는 4개나 된다면서요. 꼭대기층 조종실의 첨단 전자장비 앞에서는 10여명의 요원들이 전방과 좌우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지스급 순양함 1척·구축함 2척 등이 경호 링컨씨! 31일 닷새간의 훈련을 완료하고 거주지인 시애틀의 애버렛기지로 돌아가는 당신을 환송하면서 나는 당신이 ‘에이브러햄 링컨’이란 이름값을 하기를 바란다는 고별사를 건넵니다. 링컨이 누구입니까. 분단의 위기에 처한 미국을 구한 대통령 아닙니까. 그러므로 나는 당신이 다른 나라를 상대로도 분열보다는 화합을, 응징보다는 포용을 구사하는 도덕적인 거인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50년뒤 임무를 완수하고 퇴역할 때는 전 세계 시민들로부터 진심어린 박수를 받기를 염원합니다. 굿바이∼, 미스터 링컨.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1920년대를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한다면, 그것은 아마 넓게 퍼져 허리까지 올라가는 치마를 입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춤을 추는 젊은 여인의 모습일지 모른다. 때는 바야흐로 ‘플래퍼(flapper)’라 불린 신종 여성들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반란의 시대’. 무한한 가능성과 낭만, 모순이 공존한 1920년대 미국은 요컨대 미국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시대였다. 금주법을 시행하고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등 보수화의 물결이 일었는가 하면, 한편에선 성의 자유를 외치고 스윙재즈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미국사는 이 시기를 ‘광란의 1920년대(the Roaring Twenties)’로 규정한다.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박진빈 옮김, 앨피 펴냄)는 바로 이 1920년대 미국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책이다. 알 카포네,KKK단, 할렘 르네상스, 빨갱이 사냥, 잃어버린 세대, 라디오와 포드 자동차…. 이 시대를 특징짓는 현상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하퍼스 매거진’ 등 유명 잡지 편집자로 명성을 얻은 저자는 극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미국의 젊은 시절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1931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1920년대를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히 그린다. 그래서 책의 원제도 ‘Only Yesterday’다. 책은 1918년 11월11일 1차대전이 끝난 때부터 이른바 ‘쿨리지 호황’을 극적으로 붕괴시킨 1929년 11월13일 주식시장의 대폭락까지 11년간을 다룬다. 이 ‘전후 10년기’는 미국사에서 특별한 의미와 독특한 풍취를 지닌 시기로 기록된다.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제왕’ 아메리카의 정체성이 형성돼 가던 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차대전의 종결과 함께 반동적인 보수주의의 물결을 맞게 된다.1920년대 미국의 보수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적색공포’. 윌슨 대통령 유고 당시 ‘반공주의 전사’로 맹활약한 미첼 파머 법무장관은 1920년 ‘빨갱이 사냥’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체포했다. 그런가 하면 정치가들은 “빨갱이에 대한 나의 모토는 S.O.S(ship or shoot, 추방이냐 사살이냐)다.”라는 위협적인 선언을 예사로 했다. 물론 이처럼 국수주의적이기까지한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1920년대 미국의 전부는 아니었다.1920년대 미국은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시기였다. 라디오와 자동차는 새로운 차원의 소비재 시대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全)국민적 스포츠시대가 열린 것도 이 때였다. 특히 라디오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바꿔 놓은 ‘감동상자’였다.1920년 11월 웨스팅 하우스 전기회사가 피츠버그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상업 라디오방송 KDKA는 하딩과 콕스의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을 처음으로 중계해 관심을 모았다. 라디오 상업방송이 시작된지 1년도 안돼 라디오는 미국인의 필수품이 됐다. 라디오는 모든 걸 ‘쇼’로 만들었다. 가수 겸 배우 루디 발리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콧소리의 크룬(croon) 창법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오늘날의 오빠부대 격인 ‘플래퍼’들을 가는 곳마다 몰고 다닌 그는 대중매체가 낳은 20세기 최초의 팝스타였다. 이 책은 이처럼 ‘사람’이 살아 있는 비공식 역사를 지향한다. 시시콜콜한 사건까지도 소상히 다룬다. 책에는 알 카포네가 뉴욕에서 시카고로 진출한 뒤 처음 들고 다니던 명함 문구(‘알폰소 카포네 중고가구 판매’)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혹과 광기의 1920년대. 어느 때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1920년대의 다양한 특성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 보여준다. 그 그림이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백인 주류사회의 시각에서 도시 중상류층에 초점을 맞춰 씌어진 만큼 이민자나 산업노동자, 흑인문제, 농촌 사정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늘날 ‘제국의 오만’과는 좀 다른 1920년대 젊은 미국의 풋풋한 모습에 ‘원더풀’이란 말이 슬몃 새어나오는 흥미로운 책이다.1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내비게이션 하나면 초행길도 수월

    내비게이션 하나면 초행길도 수월

    “길을 찾아주고 졸음도 쫓아주고…. 이만한 길 동무가 없지요. 낮선 길엔 더없는 안전운전 도우미입니다.” 일 주일에 한 번이상 지방 출장을 가야 하는 직장인 김형진(42)씨. 요즘 그에겐 ‘내비게이션 없는 나들이’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그는 3개월 전에 내비게이션을 샀다. 수원 영통을 찾았던 몇 개월전, 길을 잘못 들어 시간과 기름을 두배 이상 허비한 경험 때문. 길 찾는 도중에 친구에게 가이드를 요청했으나 “내비게이션도 없냐.”며 구박만 받았다. 내비게이션에는 또다른 편리함도 있다. 새벽 운전 땐 “몇 미터 남았습니다.”,“사고 위험 지역입니다.”,“속도를 줄여 주세요.” 등의 멘트로 졸음을 한 방에 날려준다. 지난 겨울 처음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서미옥(29·여)씨도 내비게이션의 위력을 실감했다. 유명 여행지를 내비게이션에서 알려준 덕에 사전 준비 없이도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80만대 수준이었으나 올해 130만대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서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에 내비게이션이 각광받는 이유는 길 안내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 IT기기로 진화 중이기 때문. 그러나 유명세에 비해 제품에 관한 정보는 휴대전화나 TV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판매 직원의 말만 듣고 고가의 내비게이션을 샀다가 기본 기능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둬야 한다.3만 5000명의 회원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의 주인장,IT기기 전문 판매자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자가용 여행의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차량자동항법장치·길 도우미). 봄을 맞아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내비게이션을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최근 내비게이션은 지도뿐만 아니라 동영상 재생기,TV,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르기도 어려워졌다.‘내게 딱 맞는 내비게이션’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내비게이션 마니아 양인석(27·학생)씨와 테크노마트 강변점의 내비게이션 전문매장 ㈜한중디지털의 나경훈 대리, 인터넷쇼핑몰 GS이숍의 내비게이션 담당 상품기획자 성윤창 과장에게 고르는 방법과 추천 상품을 들어봤다. 양씨는 회원수 3만 5000명의 내비게이션 정보 공유 인터넷카페 ‘GPS&NAVI 지식iN’(cafe.naver.com/carmessenger.cafe)을 운영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은 “자기에게 맞는 ‘지도’를 갖춘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의 기본 역할은 ‘길 도우미’다. 얼마나 자세히, 정확한 길 정보를 빠르게 알려주는가에 따라 제품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내비게이션에 탑재된 지도의 종류와 GPS(위성항법추적장치) 수신 모듈을 가장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지도 성능이 최우선 현재 나와 있는 내비게이션용 지도 소프트웨어는 10여개. 그 중 대표적인 제품으로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만도맵앤소프트의 ‘만도맵피’, 더맵의 ‘더맵’, 픽쳐맵인터내셔널의 ‘PMI’, 시터스의 ‘포켓나비’ 등이 있다. 어떤 지도가 좋은가는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업그레이드의 편의성’을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어떤 지도든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최신 길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그레이드의 방식은 제품에 따라 다르다. 추가로 파일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업데이트에 필요한 ‘카드 리더기’를 따로 사야하는 경우도 있다. 내비게이션 마니아 양인석씨는 “‘아이나비’와 ‘만도맵피’를 내장한 내비게이션을 적극 추천한다.”면서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새 데이터를 손쉽게 다운로드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에 대한 평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종이 지도도 개인에 따라 눈에 잘 읽히는 형태가 있듯, 지도 프로그램도 취향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중디지털 나경훈 대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라면서 “구입할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역을 한 번 찾아본 뒤 지도 그래픽이 얼마나 눈에 잘 들어오는지, 얼마나 자세히 나오는지 등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지도 검색 방법은 주소로 찾는 방법, 전화번호로 찾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역시 자신이 편한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지도의 종류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GPS 수신 모듈’이다.GPS 수신 모듈은 위성과 내비게이션 사이의 위치 정보를 주고 받는 역할을 한다. 성능이 떨어지는 위성칩을 채택한 경우 위치 인식과 정보 전달이 둔할 수 있다. 양씨는 “신속하게 위치를 주고 받아야 정확한 안내가 가능하다.”면서 “여러 종류의 칩이 있지만 ‘서프(Sirf) 칩’의 성능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GS이숍의 성윤창 과장도 “최근 ‘서프3’를 내장한 내비게이션이 나오는데 수신이 빨리 되는 편”이라고 추천했다. ●부가 기능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그 다음 부가 기능을 살펴본다. 요즘 가장 뜨고 있는 부가 기능은 TV 역할을 하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 기능이다. 지상파DMB용과 위성DMB용이 있는데, 지상파DMB는 현재 수도권에서만 볼 수 있다. 위성DMB는 전국에서 볼 수 있지만 유료(한달 1만 4200원)다. 공짜로 TV를 볼 수 있는 지상파DMB 수신 내비게이션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 이에 따라 최근 지상파DMB 수신 기능을 갖춘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상파DMB가 수신되는 내비게이션을 고를 때 두 가지 정도를 감안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우선, 지상파DMB는 지역에 따라 수신이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 대리는 “아직 지상파DMB 수신이 잘 안되는 지역을 주로 다니는 운전자에겐 효용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운전 중 TV 시청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적발시 벌금을 물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운전 중 TV를 보지 않을 만큼의 자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지상파DMB가 수신되는 내비게이션의 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해 20만∼30만원정도 비싸다. 성 과장은 “내비게이션에 연결할 수 있는 ‘DMB 수신기’가 15만∼19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수신기를 따로 사나 내장형을 사나 비용은 비슷하다.”면서 “당장 DMB 방송을 보지 않지만 나중에 볼 생각이 있다면 ‘DMB 수신기’를 연결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DMB 수신기를 연결해도 TV를 볼 수 있는 제품이 있고 볼 수 없는 게 있으므로 확인해야 한다. 이밖에 데이터 저장 용량, 액정의 크기가 자신에게 맞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성 과장은 “운영 CPU가 인텔400 이상이면 기기가 비교적 빨리 돌아간다.”면서 “액정이 정품이냐 등에 따라 값의 차이가 있는데 기왕이면 정품 디지털 패널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다른 IT기기와 마찬가지로 애프터서비스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을까. 3인의 전문가가 추천한 내비게이션을 소개한다. ●하이온 HN3300-T(70만원대) “지상파DMB 기능을 갖춘 최신 제품으로 7인치 크기의 액정, 아이나비 맵을 사용한다. 서프칩 3를 탑재했으며 다른 제품에 비해 반응 속도가 빠르고 화질이 선명하다.”-양인석씨 ●아이나비 UP플러스(50만원대) “로딩 속도와 탐색 속도가 빠른 편.USB케이블로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테크노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1G 기준 50만원선이다.”-나경훈 대리 ●미오 138(30만원대) “만도 맵피를 사용하며 비교적 지도 기능에 충실한 편. 디자인이 깔끔하고 성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성윤창 과장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비타민음료서 벤젠 검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거의 모든 비타민 음료수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비타민 음료수에 대해 벤젠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37개 제품 가운데 36개에서 벤젠이 검출됐다고 29일 밝혔다.이 가운데 29개 제품은 우리나라 먹는 물 기준인 10ppb(0.01㎎/ℓ)를 넘어섰다. 특히 판매원 기준으로 동화약품의 ‘생생톤’(17ppb), 대상웰라이프 ‘아스파골드’(16ppb), 롯데쇼핑 ‘와이즐렉더블비타’(7ppb), 현대약품 ‘헬씨올리고’(7ppb)·‘미에로화이바’(6ppb)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제품들도 포함됐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센터(IARC)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체 발암물질로 규정한 대표적인 독성 물질의 하나로 빈혈과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강혜승 유지혜기자 1fineday@seoul.co.kr
  • [발언대] 유연한 이민정책 검토할만/ 김준성 연세대취업정보실 부실장

    1836년에 창업한 회사가 있다.‘프록터 앤드 겜블’이 그 회사다. 이 회사는 젊은 인구 덕분에 성장세를 거듭한다. 젊은 인구는 이 회사처럼 소비재를 생산하는 회사의 성장에 핵심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이 1970년대 받아들인 유연한 이민정책의 덕분에 이 회사는 이 시기에 비약적인 성장세를 유지한다. 그리고 미국 회사중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직장으로 커간다. 미국은 유연한 이민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아시아, 스페인계 인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젊은 인구 위주로 미국땅에 외국인들을 받아들였다. 이런 정책 기조는 젊은 인구 유입이 가져올 젊은 긍정적인 현상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미국의 유연한 이민 정책은 크라이슬러, 포드 등의 자동차 회사를 키우는 데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반면 일본은 외국인 이민 수용 정책을 1920∼1930년대 일시적으로 행하다가 그후 문을 닫았다. 받아들인 외국인들도 젊은이 위주의 이민 정책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이 일본 경제 부흥에 미국처럼 역동적인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 결과 일본은 지금 인구 출산율의 현저한 감소로, 젊은 인구의 감소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의 조직들이 성장하는 데 현저한 애로를 경험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 한국도 한해 3만 5000쌍의 한국인이 외국인과 결혼을 하고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들만 해도 5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아마도 마을마다, 직장마다 외국인들이 10% 정도를 유지할 시기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 기능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미국처럼 젊은 인구가 경제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생각해서 유연한 이민정책을 국가적으로 기획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970년대 미국의 유연한 이민 정책속에 숨겨진 젊은 인구의 국내 유입 정책을 출산율 고양과 관련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가 활력을 가져야 젊은 이들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다.‘프록터 앤드 겜블’같은 회사들이 한국에서 성장해야 일자리가 생겨난다. 기업들은 인구 구성에 상당히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유연한 이민 정책을 검토할 만하지 않을까. 김준성 연세대취업정보실 부실장
  • ‘토종 밥상’ 뒤집기 공세

    ‘토종 밥상’ 뒤집기 공세

    밥쌀용으로 시판될 미국산 수입쌀이 23일 국내에 첫 상륙, 국산쌀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됐다.<서울신문 3월20일자 16면 보도>지난해 쌀 협상안의 국회비준 문제로 수입시기가 미뤄져 올해 상반기에 들어올 물량은 우리 국민이 이틀간 먹을 분량으로 국내 쌀 소비량의 0.56%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국내 쌀 시장을 선도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시판 가격은 관세화 유예 마지막 해인 오는 2014년까지 국산 쌀 값과 비슷하거나 낮게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들어온 미국 칼로스 쌀은 일단 20㎏짜리가 4만 2000원선에 정해질 전망이다. 다음달 5일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국내업체를 상대로 실시할 공매에서 유찰되지 않는다면 10일을 전후해 일반인에게 팔린다. ●어떤 절차를 거쳐 얼마만큼 수입되나 이날 부산에 입항한 미국산 1등급 ‘칼로스 쌀’은 1372t이다.1등급 2차분 1372t은 30일쯤,3등급 2752t은 4월 말에 들어온다. 칼로스 쌀은 그동안 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수입된 중국·베트남 쌀과는 달리 가정에서 밥을 짓는데 쓰는 식탁용이다. 이어 6월까지 중국산 1만 2767t, 태국산 3294t, 호주산 993t이 차례대로 수입된다.23일 부산항에서 하역작업을 끝낸 칼로스 쌀은 24일로 예정된 보세창고에서의 농약잔류검사 등 통관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어 주말이나 다음주 초 경기도 이천에 있는 농수산물유통공사 양곡창고로 옮겨져 공매를 기다리게 된다. 다음달 5일 실시될 공매에는 자격심사를 받은 국내 41개업체가 참가한다. 이 가운데 27곳은 중개 도매인이고 나머지 14개는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이다. 공매를 거친 수입쌀은 2∼4일 뒤 백화점이나 할인점, 소매점 등에서 국산쌀과 나란히 팔리게 된다. 하반기에는 올해 수입물량 3만 4459t이 들어온다. 지난해 물량까지 합치면 올해 수입쌀은 국내 소비량의 1.4%에 이른다. 수입쌀 가운데 밥쌀용 비중은 현재 10%에서 2010년부터는 30%로 늘어나고 수입쌀은 국내 소비량의 2.7%까지 높아진다. ●가격은 국산쌀 중품 수준에서 결정될 듯 칼로스 쌀은 도정을 거친 ‘흰쌀’로 20㎏과 10㎏짜리로 포장됐다. 가격은 유통공사의 공매를 통해 정해진다. 공사가 예정가격을 밝히면 그 이상으로 써 낸 업체 가운데 가격이 높은 순으로 판매 물량을 배정받는다. 만약 모든 업체가 예정가격 밑으로 제시하면 유찰되고 1주일 뒤 공매가 다시 열린다. 이상길 농림부 식량정책국장은 “유찰돼 공매를 재개할 때 예정가격을 낮출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낙찰되면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이 적정 이윤을 붙여 소비자 가격을 정한다. 현재 국산쌀 상(上)품의 소비자 가격은 20㎏짜리가 4만 2664원에, 도매가격은 3만 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상품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1등급인 미 칼로스 쌀의 소비자 가격은 4만 2000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길 국장은 그러나 “국산쌀은 도정된 뒤의 유통기간이 보통 2주간이지만 이번에 수입된 칼로스 쌀은 지난달 24일 도정돼 유통기간이 한달 보름이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가격만 보지 말고 유통기간도 감안해서 선택하라는 뜻이다. ●농림부 “수입쌀 시판 맞춰 원산지 특별단속” 물량을 확보한 업체는 원산지 표시만 제대로 하면 수입쌀을 국산쌀과 섞어서 팔 수도 있다. 또한 국산쌀처럼 5㎏ 단위로 재포장해 내놓아도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산쌀의 비중을 높이거나 수입쌀을 국산쌀로 둔갑시키는 행위다. 실제 칼로스 쌀은 모양이 둥글고 차진 정도가 우리 입맛에 맞아 밥을 지었을 때 국산쌀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농림부는 수입쌀 시판에 맞춰 원산지 특별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단속반 3191명을 전국에 투입하고 명예감시원도 1만 4730명이나 위촉했다. 원산지나 수입쌀 비중을 속이다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정부는 수입쌀 부정행위를 신고할 경우 포상품을 5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농림부는 농민들의 쌀수입 반대시위와 관련,“국제 협상의 결과에 따라 수입되는 불가피한 조치로 농민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농민들의 시위로 불안이 증폭되면 농민들에게도 나쁜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고 평화적인 시위를 호소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나길회기자의 세상속으로] 소주 신제품개발 현장을 가다

    [나길회기자의 세상속으로] 소주 신제품개발 현장을 가다

    소주는 카멜레온이다. 겉보기엔 물과 별반 다를 바 없지만 그 맛은 무궁무진하다. 막 실험실에서 꺼내온 듯한 알코올처럼 혀를 찌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물처럼 목을 적신다. 비오는 날에도 맑은 날에도 어울리는 술 또한 소주다. 안주가 가난하든 풍족하든 소주는 탓하지 않는다. 처음엔 ‘이 쓴 걸 왜 마시지.’라고 생각하지만 점차 소주의 매력에 빠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2004년 기준으로 성인 1명이 1년간 소주 71.1병을 마셨다. 이쯤 되니 어지간한 술꾼들은 소주 박사를 자칭한다. 하지만 정작 소주를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독한 순수’로 국민의 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주, 그 맛의 비밀을 찾아 떠났다. ●맛보고 뱉고 하루에도 수십번 반복 “제가 1년이면 소주 100병 이상을 소비하는 VIP라고요. 소주 연구소 좀 보여 주세요.” 최근 출시된 소주 신제품간 경쟁이 뜨거워서일까. 국내 최대의 소주 메이커인 ㈜진로에 소주 개발 과정을 보여달라고 하자 보안상의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핵심 비밀은 누설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뒤에야 취재를 허락받고 21일 충북 청원에 있는 소주 연구소를 찾았다. 술병이 많다는 것 외에는 평범해 보이는 연구소 한쪽에서는 제품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다. 연구소는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새 제품 연구에 착수했다. 직접 맛을 보는 테스트는 주로 오전 10∼11시 공복에 한다. 전날에는 과음을 피하고 테스트 몇 시간전에는 담배와 커피를 삼간다. 잔은 주문 제작된 것을 사용한다. 향까지 음미할 수 있도록 입구가 좁은, 와인잔과 흡사한 모양이다. 각 잔에 자사의 기존 제품과 새로 만든 제품을 넣고 번갈아 마시면서 비교한다. 와인을 시음하는 것처럼 입안에 머금고 10초 이상 맛을 본 뒤 뱉어낸다. 쓴맛이 입안에 감도는 것은 둘째치고 한두번만 해도 혀가 얼얼해진다. 한 제품당 이같은 과정은 수십번 반복한다. ●첨가물 단 10에 맛은 천지차이 18년째 소주 개발을 맡고 있는 소주 연구팀 김영근(44) 차장은 “술맛은 과학적 계량만으로 구분할 수 없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면서 “그래서 오감을 통해 맛을 평가하는 ‘관능검사’에 거의 의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 시제품은 2∼3개. 이런 방식으로 200∼300개가 개발자의 입을 거쳐가야 새로운 제품이 탄생한다. “식염을 좀 줄이고 구연산을 조금 더 넣어보면 어떨까.” “그건 똑같이 넣고 다른 걸 좀 조절해 보면 어떨까요.” 테스트를 마친 후 연구원들끼리 소주에 넣는 첨가물의 양을 두고 토론을 한다. 도수를 유지하면서도 ‘카∼’ 소리가 나오게 하는 소주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고심 중이다. 소주는 크게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소주는 희석식이다. 고구마 등으로부터 전분을 발효시켜 만드는 주정(酒精)이라는 96% 알코올에 물을 넣어 원하는 도수를 맞추고 첨가물을 넣으면 소주가 완성된다. 예전에는 주정의 질이 소주 맛을 좌우했지만 지금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어떤 첨가물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같은 도수의 소주라도 맛이 180도로 달라진다. 미량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 10만으로도 전혀 다른 술이 돼 섞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작업이다. ●연구원이 꼽는 최고의 안주는 삼겹살 소주 맛의 비밀은 첨가물에 있다. 지금은 사용이 금지된 사카린 역시 한동안 소주의 맛을 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무거나 마음대로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술은 연구실을 벗어나 ‘현장 테스트’를 받는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뿐만 아니라 목으로 넘겼을 때 느낌, 안주와 어울리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스실린더에 담겨 있던 술을 빈 소주병에 옮겨 식당으로 향했다. “잔은 몇개나 드릴까요?”“1인당 3개씩 주세요.” 이날 연구실에서 식탁까지 ‘살아 남은’ 시제품은 2가지. 기존 제품과 비교하기 위해 개인별로 3개의 잔이 주어졌다. 연구원 조재희(31)씨는 “어떤 경우는 실험실에서의 판단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식당에서 실험은 필수 코스”라면서 “그동안 많은 안주를 테스트해 본 결과 그 어떤 비싼 안주보다 삼겹살이 어울렸다.”고 말했다. 연구실에서 막 만든 술이라 밍근하다는 생각이 들어 “차게 하면 더 맛있을 것 같다.”고 하자 “최종 테스트 때는 실제로 냉장고에 넣었다 빼서 맛을 본다.”는 답이 돌아왔다.1시간여 분석 후 2번 술은 통과,3번 술은 보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알코올 도수 20%의 고민 “이 소주 한번 드셔 보세요.” 정체 모를 병에 담긴 술은 마치 맹물 같았다. 웰빙 바람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술의 도수가 갈수록 낮아짐에 따라 현재 판매 중인 20도보다 낮은 술을 만들어 본 것이라고 했다. 술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게 바로 소주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알코올 도수가 20도 이하로 내려가면 거의 맹물 수준이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주라면 응당 쓴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알코올은 줄이고 맛은 지켜야하는 셈이다. kkirina@seoul.co.kr
  • [오늘 ‘물의 날’] 국내 물값 세계최저 수준

    [오늘 ‘물의 날’] 국내 물값 세계최저 수준

    기름값이 무서워 차를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는 있어도 물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물을 아껴 쓰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물값이 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쌀까. 2004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수도요금은 t당 551원이다. 생산원가(639원)의 86%만 받고 물을 공급하고 있다. 용도별 수도요금은 공업용이 269원으로 가장 싸고, 가정용도 400원에 불과하다. 반면 업무용(798원), 영업용(1000원), 욕탕2종(1623원)은 비싼 편이다. 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2005년 3·4분기 기준)에서 상하수도 요금은 1만 5833원을 차지하는 반면 통신요금은 8.6배나 많은 13만 5668원을 차지한다. 대중교통비는 상하수도 요금의 3.7배인 5만 8499원이다. 상하수도 요금을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물값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더욱 싸다는 것이 드러난다.t당 생활용수를 미국 달러로 환산해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0.49달러에 불과하지만 독일은 3.88달러로 우리보다 7.9배나 비싸다. 영국(2.67달러), 프랑스(2.65달러), 일본(2.1달러), 호주(1.49달러)도 우리보다 훨씬 비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득에서 물값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이 0.6%다. 소득의 0.6%를 물값으로 낸다는 얘기다. 반면 영국과 독일은 1.2%로 우리의 2배를 낸다. 오스트리아(1.0%), 프랑스(0.9%)도 우리나라보다 높다. 미국(0.5%)이 우리보다 적게 낸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2년 이후 3년 만에 ‘물 수출국’ 위치를 되찾았다. 지난해 생수 294만달러어치를 수입했지만 408만달러어치를 수출한 것이다.2002년 204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168만달러어치를 수입한 이후 2003년과 2004년은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았다. 지난해 생수 수출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게르마늄 등이 함유된 기능성 물이 일본에 대량 수출된 데 따른 것이다. 이 기능성 생수는 일본에서 국내보다 5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가의 기능성 제품들이 속속 개발·수출되면서 수출량은 2002년 674만ℓ에서 지난해 666만ℓ로 적어졌으나, 금액으로는 2배나 많아졌다. 주요 생수 수출국은 일본(106만달러)을 비롯해 미국(47만달러), 홍콩(24만달러), 괌(11만달러), 인도네시아(9만달러), 태국(8만달러) 등이다. 정부는 22일 물의 날의 맞아 올해부터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물 부족 국가라는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앞으로는 이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충식 박승기기자 chungsik@seoul.co.kr
  • [오늘 ‘물의 날’] 2020년 한반도 ‘물 부족 심각’

    [오늘 ‘물의 날’] 2020년 한반도 ‘물 부족 심각’

    농업이 물 부족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엔 산하 세계국가간물평가(GIWA)는 22일 ‘물의 날’을 앞두고 펴낸 보고서에서 “건조지역의 무리한 작물재배가 물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다시 하천의 유량감소와 강하구의 염도증가 등을 불러 농지손실과 식량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GIWA는 물 부족 추세가 2020년까지 이어질 것이며 사하라 이남과 동북아, 중미지역은 하천의 유량감소로 심각한 생태적 재앙이 찾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물 수요의 70%가 농업부문에 투입된다. 공업과 가정용수로는 각각 21%,10% 정도가 사용된다. 문제는 공장이나 가정에서 사용된 물의 85∼90%가 하수시설 등을 통해 하류로 보내지는 반면, 농업은 30% 정도만 흘려보낼 뿐 대부분을 ‘소비’해 버린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강수량이 적은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물 사용을 둘러싸고 농민과 유목민, 또는 부락이나 종족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용수조달을 위해 심층 지하수를 끌어쓰는 기업농들이다.GIWA는 “대규모 농장들이 사용하는 심층수는 다시 채워질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기원과 자원적 가치에 대해 아직까지 알려진 게 거의 없다.”며 용수 남용의 전형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고기나 과일 등 물 수요가 많은 식료품의 소비가 늘어난다는 점도 물 부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쇠고기 1㎏은 토마토 1㎏을 생산하는 데 소비되는 양보다 42배나 많은 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GIWA는 용수확보를 위해 댐을 건설하거나 강의 진로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물 부족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댐 건설은 주변과 하류지역에 유량 변화를 불러오고, 하천과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유량변화의 충격은 오염이나 지하수위의 변화보다 광범위하고 심각하다.”면서 “효과적인 대안은 인공 구조물이 아닌 수요에 대한 효율적 관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한반도를 물 부족으로 인한 생태·사회·경제적 충격이 ‘대체로 심각’한 지역으로 꼽았다(그래픽). 특히 서해안보다는 동해안 지역을 2020년까지 물부족으로 인한 생태학적 충격이 더 클 곳으로 내다봤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주말탐방] 도축장

    [주말탐방] 도축장

    단백질 공급이 부족했던 시절, 도축장 주변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곳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던 고깃집들은 서민들의 굴곡진 삶과 애환을 따뜻하게 녹여내는 곳이었다. 그때만 해도 도축장은 도살장으로 불렸다. 숨지기 직전의 단말마, 흥건하게 괸 핏물, 역한 냄새…. 그러나 요즘 이런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전국의 소·돼지 도축장은 지난해말 현재 93곳.1980년대만 해도 500여곳에 달했으나 시설기준이 엄격해진 데다 축산물 수입개방과 함께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생적인 최신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외부인에게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는 도축장을 들여다 봤다. ■ 반입에서 포장출고까지 수도권 유일의 축산물종합처리장인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금산리 ‘안성 도드람 LPC’. 도축장, 가공장, 포장실, 보관창고, 출하실이 컨베이어시스템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며 여느 전자제품 생산공장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겉으론 하루 수천마리의 소·돼지가 도축되는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시설이 깔끔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 직원들은 청결과 고기의 위생관리를 위해 장화와 모자, 위생가운을 입고 알코올소독, 에어샤워 등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이들은 눈감고도 칼질을 할 정도로 숙련됐지만 위험한 칼을 다루는 일인 만큼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말없이 분주하게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흐르는 고기분리 작업에만 전념할 뿐이다. 그러나 도축장에 들어온 소·돼지들을 잠시 머물게 하는 계류장을 지나 도축장 내부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혐오스러움은 남아 있다. 돼지는 순간 전기충격 요법으로 기절시킨 뒤 날카로운 칼로 목부위의 경동맥을 잘라 도살하지만, 피를 뽑고 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실내는 하얀 김과 비린내가 어우러져 ‘살풍경’을 연출한다. 전기로 기절시켜 도살하는 돼지와 달리 소는 타격총으로 정수리를 찌르는 방법으로 잡는다. 사람이 직접 해머로 소·돼지의 정수리를 수차례 내리치고 가마솥에 삶아 털을 뽑아내는 ‘무자비한 방법’을 사용하던 20∼30년에 비하면 도축방법도 현대화된 셈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소가 도축장에 이르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 한 직원은 “‘소가 영물’이라는 옛말이 틀린 게 아닌 것 같다.”며 우공의 최후를 안타까워한다. 도살된 고기는 갈고리에 꿰어져 줄줄이 이송되며 머리가 잘리고, 내장이 적출되고, 몸통이 두조각으로 분리되는 과정을 거친다. 고기가 이송되는 곳곳마다 날카로운 칼과 특수톱을 든 ‘칼잡이’들이 재빠르게 부분별로 자르고 썰고 적출하며 분리해 낸다. 물론 내장과 고기가 상하지 않고 병이 없는 건강한 고기인지 꼼꼼히 점검한다. 자치단체에서 파견나온 수의사 등 검사관이 상주하며 생체검사, 해체검사, 지육검사 등 3차례 검사를 실시해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곧바로 폐기처분된다. 돼지는 도축돼 육가공공장에 출고될 때까지 30단계의 복잡하고도 정교한 공정, 소는 22단계를 거친다. 소·돼지가 도축장에 이르면 통상 계류장에서 6∼8시간, 도축작업 20분, 예랭실 하루 숙성, 가공과정 20분을 거쳐 이튿날이면 부위별로 고기가 분리돼 소비자를 찾아 차량에 실린다. 이곳에는 ‘급랭터널’이란 독특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돼지는 도축된 후 심부온도가 39도에서 45도까지 급상승한다. 이때 영하 29∼30도의 급랭터널을 90분간 통과시켜 온도를 27∼30도까지 낮춰야 한다. 몸에 남아 있을 각종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한 것이다. 온도가 상승하면 돼지 몸속의 수분이 증발해 살이 퍽퍽하게 되고, 색깔도 하얗게 변해 육질이 떨어진다. 급랭터널을 통과한 돼지는 예랭실로 보내져 18∼24시간 숙성시킨다. 소 역시 같은 시간 보관한다. 소·돼지를 도축한 후 시간이 지나면 근육이 단단하게 굳어지고 신정성(늘어나는 성질)이 없어져 고기가 질기고 맛도 떨어진다. 예랭실에서 숙성되는 동안 고기의 단단한 근육이 풀어져 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고기를 얼릴 경우 숙성이 진행되지 않는다. 고기의 맛은 가축의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은 소에서는 DFD육(검고 단단하며 건조한 고기)이 발생하는 등 육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경옥 품질관리팀장은 “가축 운송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도축에 앞서 충분한 휴식시간을 줘야 긴장이 풀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도축장에 들어오기 전 계류장에서 머물며 샤워를 시키고 물을 마시게 하는 등 ‘최후의 휴식’을 주고 있다. 소·돼지가 도축장에 입고돼 도축과 내장을 제거하고, 등급판정을 내리고, 세로로 반을 잘라 급랭터널 또는 예랭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 걸린다. 축산물등급판정소 안성출장소 이호철 소장은 “시간이 늦어지면 육질이 떨어지고 세균번식 등으로 위생상 좋지 않기 때문에 도축에서부터 가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신속하게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랭실에서 나온 고기는 곧바로 육가공공장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정형기술자들의 현란한 칼솜씨가 발휘된다. 이들의 손놀림은 거의 신기에 가깝다. 소는 골발(뼈와 살을 발라내는 작업)작업을 통해 안심·등심·목심·갈비 등 10부위로 대분할된 뒤 다시 살치살·안심살·꽃등심·양지머리 등 29개 부위로 나뉜다. 돼지도 7개의 대분할,16개 부위로 소분해서 포장된다. 소는 머리·내장 등 부산물을 적출한 지육률이 58%이며, 여기서 뼈와 지방 등을 추가로 발라낸 정육률은 35%이다.600㎏짜리 소에서 순수고기는 220㎏이 얻어진다. 돼지는 100㎏짜리에서 45∼50㎏을 얻는다. 육가공 공정은 공항의 세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엄격하다. 부위별로 진공포장된 고기는 박스포장되기 전에 반드시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한다. 혹 고기 속에 들어있을지도 모를 주사바늘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속탐지기를 100% 믿을 수 없어 부위별 해체작업을 하는 동안 세심한 관찰이 이뤄지고 있다. 농림부 축산물위생과 이상진 서기관은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2003년부터 7원칙·12개 절차에 따라 위생관리를 하는 HCCP제도를 전면 도입하고 있다.”며 “인증을 받은 도축장도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 김병철·원주 조한종기자 kbchul@seoul.co.kr ■ 가짜 한우퇴치 이렇게 “족보를 만들어 가짜 한우는 퇴출시킨다.”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한우 가운데 상당수가 가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산지를 속일 경우 최고 3∼4배가량 폭리를 취할 수 있어 업자들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입소고기를 한우고기로 속여 파는 일이 어려워진다. 농림부는 현재 시범사업으로 진행중인 ‘쇠고기 이력추적제’를 2008년부터 전면 실시할 예정이다. 소에 개체 식별번호를 부여한 뒤 사육-도축-가공-판매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정보를 기록, 관리하는 제도이다. 소비자는 판매장에 있는 터치스크린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의 검색란에 쇠고기 식별번호를 입력하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료를 먹여 키웠는지, 항생제 사용량이나 도축검사때 받은 등급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다. 사육자 연락처, 도축장, 가공공장도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한우의 족보인 셈이다. 횡성한우(이마트 양재점), 안성맞춤한우(LG백화점 부천점), 양평개군한우(삼성플라자 분당점) 등 9곳에서 시범사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돼지고기의 이력추적제가 시범사업으로 실시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원산지 허위표시 방지 등 유통경로의 투명성이 높아져 먹을거리에 대한 신뢰 회복은 물론 축산업의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좋은고기 고르기 “어떤 고기가 맛있을까?” 고기의 질은 품종, 연령, 성별, 사육방법 등에 의해 결정되지만 일반인들이 이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구입시 고기가 용도에 적합한 부위인지와 육질 등급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육질은 근내지방도(마블링), 고기색, 지방색, 고기의 결 등을 육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쇠고기는 근내지방이 섬세하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부드럽다. 고급육일수록 근내지방이 많다. 고기 색깔은 선홍색을 띠면서 윤기가 나는 것이 좋은데 공기중 30분 정도 노출되면 선홍색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갈색으로 변한다. 지방색은 우윳빛을 나타내면서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사료·나이·영양섭취 상태 등에 따라 진한 노란색을 보이거나 푸석푸석해진다. 고기의 결은 곱고 미세하며 탄력이 있는 고기가 우수한 육질의 고기다. 돼지고기도 쇠고기와 비슷하다. 고기는 칼이나 망치로 표면을 자근자근 두드려주면 조직이 연해지며, 갈비는 고기에 칼집을 내어 넓게 펴 익히면 맛이 한결 부드럽다. 구울 때도 센 불에 양쪽을 한번씩 빨리 구워 막을 만들어야 고기 속의 육즙을 보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쇠고기는 심부온도가 66도 이상이 되면 살균됐다고 본다. 고기속이 약간 붉은 색을 띠더라도 바로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기생충 때문에 77도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보관은 냉장육(숙성육) 상태로 구입한 쇠고기는 고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랩으로 포장한 후 0∼4도 냉장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한우가 맛있는 이유는 올레인산이 수입육에 비해 많기 때문. 올리브유에 많이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으로, 고기 맛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찔찔이’ 조심 일명 ‘찔찔이’로 불리는 병든 소와 죽은 소의 불법 도축과 유통이 여전하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최근 경기도 우시장에서 불법으로 구입한 찔찔이 수십마리를 밀도살해 유통시킨 유통업자와 밀도살자를 무더기 적발했다. 이들은 우시장에서 검역원들의 진단서와 축협 출하증 없이 정상가격의 절반이나 3분의1 가격으로 찔찔이를 구입, 밀도살시켜 정상고기와 함께 서울 등으로 유통시키다 덜미를 잡혔다. 밀도살은 주로 유통업자와 도축업자가 서로 짜고 새벽시간을 이용해 도축한 뒤 정상적으로 도축된 건강한 고기와 섞어 가공과 포장과정을 거쳐 유통시키고 있다. 하지만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만 해도 마을에서 소, 돼지 등을 밀도살하는 예가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병들어 땅에 묻은 소를 파내 먹기도 했다. 유통망이 부족하고 배고프던 시절의 소설 같은 얘기이지만 실제 우리들의 삶이 한때 그러했다. 요즘에도 벽·오지를 중심으로 ‘자가도축지역’이라는 명분(고시돼 있음)으로 어느 정도 밀도살을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고시되지 않은 지역의 허가된 곳이 아닌 작업장에서 밀도살하다 적발되면 ‘7년이하 징역이나 1억원이하의 벌금’을 감수해야 한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대법 “새만금사업 계속 진행”] 농림부 “농지 우선”… 전북선 “국제관광단지로”

    [대법 “새만금사업 계속 진행”] 농림부 “농지 우선”… 전북선 “국제관광단지로”

    대법원이 16일 새만금 사업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앞으로 논쟁의 향방은 여의도 면적의 94배에 이르는 간척지 활용 방안에 쏠리게 됐다. 전라북도는 30년을 끌어 온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며 골프장 등을 포함한 국제관광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주무부처인 농림부는 기본적으로 ‘농지’ 이외의 이용계획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강조한다. 일단 오는 24일부터 물막이 공사를 시작해 방조제를 완성하는 데 주력하고 토지이용계획은 6∼7월 용역안이 나오면 관계부처와 전문가 및 환경단체들과 논의해 순차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 군산과 부안 앞바다를 잇는 방조제 33㎞ 가운데 아직 완성하지 못한 구간은 2.7㎞.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농촌공사 관계자는 “바닷물을 막지 못한 구간은 수심이 40m에 이르고 아파트 3층 분량의 바닷물이 초당 7m의 속도로 오가기 때문에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적을 때 공사를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조수간만의 차가 6m인 3월24일부터 4월24일까지의 한달여가 최적기라는 것. 덤프트럭 210대와 바지선 14대가 동원될 물막이 공사가 끝나면 방조제 위의 도로를 포장하고 내년 상반기 간척대상 지역에서 염분을 빼고 수질개선 등의 작업에 나선다. 본격적인 간척사업은 2007년 말이나 2008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수질이 3급수로 농지에 적합한 부안쪽 동진지역(1만 3000㏊)부터 개발하고 군산쪽 만경지역(1만 5000㏊)은 수질이 개선되면 간척사업을 벌일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못했다. 정부는 당초 2011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환경오염 및 토지이용계획 등의 문제로 농지조성이 완전히 끝나려면 지금부터 10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흥수 농림장관도 “사업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식량안보와 통일에 대비해 우량농지와 용수를 확보하자는 당초의 취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쌀 소비가 줄고 쌀 자급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 농지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는 “쌀을 위한 논뿐이 아니라 화훼·축산단지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다른 용도로의 전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농림부의 고위 관계자는 “토지이용에 대한 환경과 수요가 바뀐다면 당연히 농지 이외의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게 아니냐.”면서 “다만 간척사업의 출발점은 농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라북도의 생각은 훨씬 앞서 있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토지보상에 관여할 지방자치단체로서 전북은 부안쪽 동진수역 2000만평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타운과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 외국인 전용 카지노, 국제 규모의 요트장 등 민자유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새만금의 용도 결정은 정부의 몫으로 지자체의 섣부른 개발계획은 적절치 못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1999년 새만금 사업이 2년간 중단된 것은 96년 시화호 오염사건으로 담수호의 수질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과 관계없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조 4116억원을 투입하는 수질개선 특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 때문에 새만금호가 ‘제2의 시화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를 위해 만경·동진강 주변에 하수처리장 23개와 축산분뇨처리시설 315개, 새만금호에 배수로 28㎞와 침전지 2개소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2개의 배수갑문을 통해 홍수를 대비하면서 정기적으로 담수호의 물을 빼면 수질을 정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갯벌 보전의 문제도 관건이다. 환경단체는 대법원의 판결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갯벌 지키기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와 관련,“방조제가 완공된 뒤 갯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새만금 사업이 친환경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환경단체들이 수질감시 등의 사업에 동참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춘곤증 물리치는 요리

    춘곤증 물리치는 요리

    몸이 나른하다. 졸음이 쏟아져 눈을 뜬 듯 감은 듯 게슴츠레 앉아 있다. 급기야는 나도 모르게 고개가 뚝∼ 떨어진다.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려보지만 이내 다시 꾸벅꾸벅 ‘목인사’를 한다. 봄을 탄다. 따뜻한 봄 햇살을 만끽하며, 산과 들로 뛰어나가 꽃놀이를 즐기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는 게 아니다.3∼4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춘곤증이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춘곤증 왜 오나 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춘곤증을 겪는다. 보통 밀려오는 졸음, 피로감이나 권태, 떨어지는 식욕 등으로 나타난다. 심하면 현기증이나 빈혈, 기억력 감퇴, 불면증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자연이 깨어나 생기가 넘친다는 봄에 왜 사람들은 춘곤증에 시달릴까. 봄에는 겨울에 비해 활발해진 신진대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영양의 소비가 최고 10배까지 늘어난다. 겨울 동안 신선한 채소, 과일 등의 섭취가 부족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 겨울에도 하우스 과일이나 채소를 먹을 수 있지만 영양을 가득 담은 제철 음식에는 크게 못미친다. 이런 상태에서 신진대사의 활동량만 늘어나니 몸이 영양 부족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겨울 동안 멀리한 운동도 춘곤증의 원인이 된다. 추위에 잔뜩 움츠러든 근육이 높아진 기온에 이완되면서 몸이 축 쳐지는 느낌이 든다고도 한다. 입학, 취업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도 정신적인 피로감을 주어 춘곤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생각많은 인간은 춘곤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 제철음식·운동 ‘짱’ 춘곤증에는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과식을 하게 되면 춘곤증에 식사 후 식곤증까지 겹쳐 오히려 생활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따라서 제철 음식을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담은 봄나물이 가장 좋다. 두릅 달래 씀바귀 원추리 취나물 참나물 고사리 봄동(얼갈이배추) 등 봄나물은 지치고 나른한 몸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봄을 맞은 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 무기질은 물론 식이섬유도 가득 담고 있어 비만 걱정도 덜 수 있다. 가벼운 산보, 스트레칭 등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혈액순환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 무리하게 운동을 새로 시작하면 피로가 쌓여 춘곤증을 가중시킬 수 있다. 스트레칭 등의 맨손체조를 자주 해준다. #봄의 영양, 그대로 즐기자 아무리 영양 많은 재료라도 요리를 하면서 영양소를 파괴시켜 버리면 무용지물이다. 제철 재료의 색과 향, 영양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나물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마늘, 파 등 향이 강한 양념은 가급적 피한다. 새콤한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비타민의 파괴를 막고, 참기름을 넣어 무치면 봄나물에 들어있는 비타민A가 잘 흡수된다. 달래나 돌나물 등은 열을 가하지 않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그대로 먹으면 향과 맛을 즐기는 것은 물론, 비타민의 파괴도 적다. ■ 춘곤증 퇴치 삼총사 1. 두부미역냉채 재료:두부 1모, 마른미역 30g, 당근, 양파 1/4개씩, 무 1/4개,식초물(식초 1작은술, 설탕 1/2큰술, 물 1큰술, 소금 1/2작은술),소스(가쓰오부시 국물 1/2컵, 간장 2큰술, 참기름, 설탕, 깨소금 1/2큰술, 마늘 1/4작은술) 만드는법:(1)두부는 6등분해 체에 담가 살짝 데친다. 물기를 빼고 차게 식힌다.(2)미역은 불려서 물기를 짜고 잘게 썬다. 식초물을 반쯤 넣어 잠시 잰 다음 꼭 짠다.(3)당근은 잘게 다진다.(4)양파, 무는 사방 0.4㎝ 크기로 잘게 썰어 식초물에 넣어 숨이 죽으면 꼭 짠다.(5)냄비에 가쓰오부시 국물을 끓이다가 참기름과 깨소금을 제외한 나머지 양념을 넣고 조린다.(6)걸쭉해지면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차게 식힌다.(7)차게 식힌 두부에 미역, 무, 양파, 당근을 차례대로 올리고 소스를 끼얹어 낸다. 2. 과일소스 닭고기무침 재료:닭가슴살 150g, 팽이버섯 1/2봉지, 새싹채소 50g, 굵은 파 1/4대, 양파 1/4개, 미나리 3줄기, 잣 15알,과일소스(식초 3큰술, 레몬주스 11/2큰술, 오렌지주스 4큰술, 사과 1/8개, 멸치액젓·설탕 1큰술, 마늘 2작은술, 소금 1/2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만드는법:(1)닭가슴살은 물에 담가 핏기를 뺀 후 끓는 물에 레몬, 청주를 넣고 10분간 삶아 찢는다.(2)팽이버섯은 밑동을 자르고 굵은 파, 양파는 가늘게 채 썬다.(3)미나리는 4㎝ 길이로 자른다.(4)준비한 팽이버섯과 야채는 끓은 물에 살짝 데친다.(5)냄비에 오렌지주스를 붓고 약한 불에 반으로 줄 때까지 끓인다. 사과는 강판에 곱게 간다.(6) (4)에 소스 재료를 넣는다.(7)닭고기에 데친 버섯과 야채를 넣고 소스를 무친다. 그릇에 담아 잣과 흑임자로 장식한다. 3. 두릅숙회 재료:두릅 12개, 미나리 12줄, 달걀 2개, 붉은고추 2개, 소금 만드는법:(1)두릅은 단단한 밑동을 자르고 까슬까슬한 껍질을 벗겨 연하게 손질해 소금을 탄 끓는 물에 데친다. 찬물에 헹궈 식힌 후 물기를 뺀다.(2)미나리는 줄기만 다듬어 소금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짠다.(3)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로 나누어 지단을 부치고 식으면 두릅 길이로 굵게 채썬다.(4)붉은 고추는 씨를 털어낸 후 지단 굵기로 길게 채썬다.(5)두릅, 달걀 지단, 붉은 고추를 한 데 모아 잡고 미나리로 가운데를 말아 마무리한다.(6)초고추장을 곁들여 낸다. ■ 딸기소스로 만든 청포묵 재료:청포묵 1/2모, 딸기 8개, 오이 1/4개,소스(딸기시럽 4큰술, 설탕 2큰술, 식초 2큰술, 소금 조금) (1)청포묵을 알맞은 크기의 틀로 찍고 뜨거운 물에 데친 뒤 바로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청포가 말랑거리면 데치는 과정을 생략해도 된다.) (2)오이는 3㎝ 길이로 가늘게 돌려깎아 채썰어 둔다. (3)딸기는 적당한 두께로 썰어 둔다. (4)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5)접시에 청포묵을 올린 후 딸기, 오이를 고명으로 얹고 소스를 끼얹는다. ■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종숙씨는 여주대학 푸드코디네이션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며, 세종대학교 조리외식경영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는 푸드스타일리스트. 그는 춘곤증을 날려버리기 위해 비타민B1과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새콤달콤한 요리를 추천했다.
  • 역사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김기봉 지음

    역사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김기봉 지음

    영화 ‘로마의 휴일’의 한 장면이 눈에 선하다. 신분을 넘은 로맨스를 뒤로하고 공주로 돌아와 기자회견장에 선 오드리 헵번.“연방제로 유럽경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라고 물으니,“유럽의 긴밀한 유대를 이끄는 것이면 찬성합니다.”라고 답한다. 한반도에 포연이 자욱 하고 포성이 귀를 때리던 1953년에 만들어진 영화 속 대사는 1957년 로마에서 결성된 유럽경제공동체(European Economic Community)에 바치는 예언적 헌사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용감하다. 일제에 대한 저항과 협력을 기준으로 식민지시대를 산 이들을 애국자와 매국노 둘로 나누는 이분법의 주술에서 놓여나라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이 땅의 사람들도 민족과 국가를 넘어서 동아시아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는 용감하다. 일제에 대한 저항과 협력을 기준으로 식민지시대를 산 이들을 애국자와 매국노 둘로 나누는 이분법의 주술에서 놓여나라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동아시아는 과거의 갈등을 재생산하는 ‘기억의 터’가 아닌 미래의 희망을 위한 “기억의 장”이 될 수 있으며, 이 땅의 사람들도 민족과 국가를 넘어서 동아시아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이다. 아직도 제2차세계대전이 남긴 앙금이 채 가라앉지 않고, 냉전이 남긴 상처도 아물지 않은 동아시아를 사는 이들은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1967)를 거쳐 유럽연합(European Union·1993)을 이룬 그들이 너무 부럽다. 하여 탈냉전과 탈근대의 시대를 맞아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은 앞 다투어 백가쟁명의 동아시아 담론을 토해 놓았다. 특히 미국 주도하의 세계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우리 지식인들의 뇌리에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는 매혹적인 탈출구로 아로새겨졌다. 문학비평가가 문인들의 작품을 곱씹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이라면, 역사비평가는 역사가의 역사서술을 되새김질하여 독자의 현명한 역사소비를 중개하는 이다. 이를 자임한 김기봉(경기대 인문학부 사학전공 교수)이 처든 붓끝은 동아시아 담론의 허점을 휘젓는다. 동아시아를 사는 이들에게 동아시아란 실재하는 역사 공간이 아니라 만들어야 할 미래 역사의 기획이므로 역사적 성찰을 뒤로하고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이다. “조선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지식인들과 정치가들은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목표로 해서 동아시아를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 역사를 성찰하지 않으면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공동번영과 평화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자국 중심으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구상하는 민족주의를 폐기해야 한다.”는 그의 말이 동아시아라는 시공간을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길 바란다. 그는 민족이라는 우물에 갇혀 구시대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국사학자들에게 장기지속(la longue duree)의 구조를 중시하는 아날학파의 방법론과 유럽 통합의 역사 경험을 빌려 공동체가 왜 만들어져야 할 역사의 당위인지를 설득한다. 민족이라는 초역사적 거대담론에 사로잡혀 있으면 동아시아라는 대안적 역사세계에 눈을 뜰 수 없으니 민족이라는 색안경을 어서 벗어던지고 공동체 만들기에 동참하라고 손을 잡아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을 탓하기 전에 국사교과서를 들여다보고 우리 눈 안의 들보를 먼저 없애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게 순리가 아니냐고 묻는다. 동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녀의 거울’처럼 민족의 영광만을 노래하는 국사를 버리고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미래를 이야기하는 동아시아사라는 ‘공동의 거울’을 새로 들여놓으라고 말이다. 역사비평가 김기봉이 꼭꼭 씹어 놓은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를 위한 역사적 성찰의 성과가 담긴 이 책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한국사>
  • [발언대] 근검저축교육은 해야 한다/정기연 전 곡성 오산초등학교교장

    요즈음 대부분 초·중학교 졸업식에서 저축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금융기관인 농협 우체국 수협 등에서 50만원이하의 예금은 취급하지 않고 이자도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저축지도와 장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 저축심을 길러주는 것이 학생저축지도인데 이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대에 접어들었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가 10년째 답보상태에서 묶여 있고, 사회는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빈곤층으로 양극화되어 양극화해소가 중대과제로 부각됐다. 지금 40세 이상 사람들은 보릿고개를 알고 가난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초등학교 교실벽면에 환경물로 게시된 저축그래프를 알고 있다. 푼돈을 모아 저축하고 학용품을 아껴 쓰며 가정주부들도 씀씀이를 잘해 근검 절약하는 습성이 체질화되어 있다. 흔히 한국의 미래가 밝은 근거로 첫째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든다. 둘째 한국주부들은 가난을 알고 있어 근검 절약 생활로 알뜰 살림을 꾸려 가는 점을 든다. 반면 한국의 미래가 어두운 점으로는 지출은 1만달러시대를 웃돌고 있으나 소득은 낮아 소득과 지출이 균형이 맞지 않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보다 일찍 선진국이 되었다 후진국으로 전락한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의 교훈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민 1인당 빚이 1100만원이라고 한다. 이처럼 빚이 많은 나라에서 빚을 어떻게 갚겠다는 정견을 내 놓은 정치가는 볼 수 없다. 전후 독일은 근검저축으로 복구를 하여 경제 선진국이 되었으며 독일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일할 때 그들의 근검절약 모습은 본받을 만했다. 그런데 과소비 병에 걸려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외환위기 극복은 돈을 벌어서 외화를 확보한 것이 아니라 국내기업을 외국에 팔고 금을 팔아 외화 얻은 것이었다. 외환위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은 외국 사람들 손에 많이 넘어 갔고 우리 국민들은 외국 기업에서 봉급쟁이 신세가 된 것이다. 우리가 빚을 갚고 경제 자립국으로 우뚝 서 선진국 대열에 앞서 가려면 국민들의 근검 절약 저축 없이는 기대할 수 없다. 저축심은 어려서부터 길러 주어야 할 텐데 지금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는 저축없이 잘 살 수 있다는 대안이 있으면 정책을 제시하고 다수 국민들의 동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근검저축 없이는 가정 살림도 국가 살림도 구멍난 그릇에 물 붓는 것과 같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근검 절약 저축 교육을 철저히 해서 습관화할 때 우리 경제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정기연 전 곡성 오산초등학교교장
  • [재계 인사이드] 현대산업개발, 영창악기 인수 왜?

    [재계 인사이드] 현대산업개발, 영창악기 인수 왜?

    ‘자동차→아파트→피아노.’ 정몽규(44)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사업영역이 섬세해지고 있다. 섬세함을 넘어 여성스러움까지 더해지는 느낌이다. 건설회사를 진두지휘하는 정 회장이 최근 ‘생뚱맞게’ 피아노로 유명한 영창악기를 인수하면서 생겨난 이미지다. 정 회장은 19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사실 자동차산업은 선이 굵고 남성적인 장치산업이다. 그러나 정작 생산품인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이 조화를 이뤄야만 하는 섬세한 산업이다.90년대 후반부터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에 둥지를 틀었다. 정 회장은 당시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건설 자체는 분명 남성적이지만 아파트 구조 등은 주부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사업이다. 정 회장은 여기에 악기사업을 추가했다. 영창악기는 중국 톈진공장, 미국 전자악기연구소를 두고 세계 각국에 악기를 수출하는 국내 대표적인 악기제조업체이다. 특히 피아노 부문은 세계적 수준이다. 많고 많은 사업 중에 왜 정 회장은 악기사업에 뛰어 들었을까. 정 회장은 만능스포츠맨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승마·수상스키·스노보드 등은 수준급이며, 철인3종경기 마니아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스키장에서 보드로 스키를 즐기다 안전 펜스를 뛰어 넘어서 어깨를 다쳤을 정도다. 만약 현대산업개발이 여웃돈 운영방안을 찾았다면 정 회장이 좋아하는 스포츠산업에 뛰어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달리 정 회장은 음악을 듣는 것을 상당히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릴 적부터 피아노 등 음악교육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물론 정 회장이 영창악기를 인수하게 된 배경은 영창악기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 최우선이다. 영창악기는 지난해에만 1만 5000대의 ‘영창피아노’를 생산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22%, 국내시장 점유율은 55%를 차지했다.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2년 3년여 만에 조기졸업했으나 피아노시장 침체 여파로 2004년 9월 최종부도를 냈다. 하지만 영창악기는 미국 등 해외시장의 소비성향이 살아나면 금방 회생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측의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32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여유자금이 생겨 운용 방안을 찾던 중 영창악기가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인수 배경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전혀 관심도 안목도 없는 사업체를 인수했겠느냐.”면서 여운을 남겼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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