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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로 ‘하나TV’ 상용서비스

    하나로 ‘하나TV’ 상용서비스

    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의 야심작 ‘하나TV’가 24일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하나로텔레콤을 종합미디어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박 사장의 로드맵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하나TV 상용서비스는 하나로텔레콤에는 작지 않은 변화다. 동시에 박 사장 자신의 ‘변신’이기도 하다. 통신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컨버전스(융합)’가 필수다. 같은 초고속인터넷 업체인 KT,LG파워콤 등도 결합서비스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이 예정대로 하나TV를 선보임에 따라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전화+방송’이라는 융합서비스를 갖게 됐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박 사장에게 있어서도 ‘첫 작품’ 이상의 의미를 갖게 한다. 항상 그를 따라다니는 ‘기업사냥꾼’,‘인수·합병(M&A) 전문가’라는 고정관념이 일정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최적의 조건으로 적기에 제공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기업인 냄새를 풍겼고 하나TV를 그 단초로 여겼다. 하나TV는 초고속인터넷망과 IP 셋톱박스를 통해 TV로 영화, 드라마,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의 TV포털이다. 인터넷TV(IPTV) 전단계다. 월트디즈니 텔레비전을 비롯해 CJ엔터테인먼트 등 국내외 50여개 콘텐츠 회사와 계약을 체결,2만 2000여편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연말까지 하나TV 가입자 목표는 25만명이다. 박 사장은 “IPTV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8년까지 가입자 150만명에 매출 2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희망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암초도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다. 초고속인터넷(하나포스)을 쓰고 있는 가입자가 하나TV를 보려면 4년 약정에 8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TV포털의 약점인 난시청도 해결 과제다. 때문에 기존 가입자의 해지를 묶어두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신성장 동력은 될 수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5) 고객입맛 맞춰 틈새시장 공략

    [농업 희망을 쏜다] (15) 고객입맛 맞춰 틈새시장 공략

    ■ 포천 ‘개울 오리농장’ 최윤화씨 “공기좋은 시골에서 유유자적하겠다는 ‘목가적’인 생각만으로는 절대 귀농자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경기도 포천군 영중면 양문리 ‘개울오리농장’에서 만난 최윤화(42) 대표는 “오리는 냄새가 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실제 오리 4만마리가 뛰어 노는 2만여평의 농장에 들어서면 신기하게도 오리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최 대표는 국내 최초로 마늘과 생약제를 사료로 한 ‘마늘오리’를 개발,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으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괄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지난해 매출 6억 5000만원을 올렸다. 올해는 체인점 사업을 통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신지식농업인, 농업 최고경영자(CEO) 등에 선정된 그는 “귀농의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라면서 “때려치우고 싶은 고비만 넘기면 이후부터는 수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럭에 몸을 싣고 전국을 돌면서 오리 연구에 집중 최 대표는 1995년 서울 생활을 접고 농업에 뛰어들었다. 이전까지는 남편과 함께 8년간 서울 경동시장에서 꿀 등 건강식품 코너를 운영했다. 하지만 ‘가짜 꿀’ 파동으로 매출이 평소의 10%대로 추락하자 사업을 지탱할 수가 없었다. 세금은 물론 상가 임차료도 못낼 형편이었다. 당시 남은 재산이라고는 현금 200만원과 트럭 한 대가 전부였다. 최 대표 부부는 고민하다가 귀농을 결심했다.“자본이 덜 들어가는 농사일이 축산이라고 생각했어요.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은 미래성이 없을 것 같았고 오리와 타조 등에 관심을 가졌죠.” 이후 트럭에서 먹고 자며 6개월간 전국 오리농장 등을 떠돌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국내 오리 시장은 아직 형성조차 안 됐더라고요. 농림부도 오리와 관련된 통계를 집계하지 않더군요. 그 때부터 오리와 함께 하면 뭔가 되겠다고 생각했죠.” 땅값이 싼 포천군 운악산 자락에 농장을 일구고 오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숙식은 ‘컨테이너 집’에서 해결했다. 키운 오리를 트럭에 싣고 계곡과 유원지 등 전국의 식당을 찾아 판로를 모색했다. 하지만 식당 주인들은 “냄새 나는 오리를 누가 먹느냐.”면서 문전박대했다. ●오리에게 마늘 먹여 냄새·질병 한꺼번에 해결 최 대표는 낙심했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해결책을 찾게 됐다.“생선 부산물을 먹인 오리고기를 내놓았는데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하더군요. 무릎을 탁 쳤죠. 사료 냄새가 오리고기에 그대로 배어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최 대표 부부는 이 때부터 야채에서 산삼에 이르기까지 좋다는 것은 오리에게 다 먹였다.3년쯤 지났을까.“마늘을 먹였는데 오리 고기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항생제를 대신하고 축사내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삼조’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했죠.” 문제는 오리가 마늘을 잘 먹느냐 하는 것이었다.“오리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곧 바로 물을 먹죠. 이 때 마늘을 물에 갈아 섞어 주니 성장해서도 마늘에 대한 거부감이 없더군요.”지금은 한약재와 비피더스균 등의 미생물까지 섞은 사료를 먹인다. 때문에 질병 예방을 위해 오리에 항생제와 백신류 등을 따로 쓸 필요가 없다. 특히 ‘한방퇴비’를 이용한 친환경 사육방식은 개울농장만의 ‘비법’이다. 사육장 바닥에 왕겨를 깔아 오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고 오리 분뇨로 왕겨의 두께가 50㎝ 정도 되면 퇴비로 활용하는 것이다. 최씨 부부는 자신들의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국식품연구원 등에 마늘사료의 성분을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적인 이익’을 위해 분석할 수 없으며 비용만도 1억원이 든다며 거절당했다. ●고객은 또 다른 영업사원 농장과 직영 오리식당 등 2곳에 종업원 16명을 채용하고 있는 최 대표는 “고객의 마음을 읽으라.”고 늘 강조한다. 신입사원은 식당에서 3개월 동안 손님의 표정을 보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수습과정을 거친다. 식당 종업원도 농장에서 오리를 키우게 한다.“오리에 관해서는 손님보다 하나라도 더 알아야 잘 팔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소신이다. 마케팅 전략은 모 대기업을 연상케 하는 ‘고객감동’이다. 하지만 단순히 고객을 만족시켜 단골을 확보하자는 것은 아니다.“한번 오리고기의 맛을 본 고객들을 통해 입소문을 내게 합니다. 그래서 맛을 보지 못한 잠재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죠.”이를 위해 개울농장은 명절 때면 지역 내 어르신을 포함한 주민들을 초청, 무료 시식회를 연다. 특히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들이 농장을 견학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갖는다. 온라인 등을 통한 농장회원 600여명에게는 농장소식을 계속 알려준다. 최 대표 부부는 “농업인들은 눈높이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매년 높아지는데 5년이나 10년 전의 ‘장사기법’으로 덤비면 백전백패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경기 포천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웰빙형 육류’ 축산업계 새바람 축산업에도 ‘웰빙’ 바람이 거세다. 육류가 비만이나 성인병에 좋지 않다는 얘기는 진짜 옛말이 되고 있다. 오리에 마늘을 먹인 개울오리농원처럼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에도 인체에 좋다는 사료를 먹이는 농가가 늘고 있다. 충남 청양군 화성면의 혜선농원은 지역특산물인 구기자 부산물을 토종닭 사료로 활용하고 있다. 박수복 대표는 “2∼3년 전부터 구기자 차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와 뿌리 등 구기자 부산물을 토종닭에게 먹이고 있다.”면서 “지방이 다른 닭보다 적고 콜레스테롤 융화도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기자가 워낙 비싸 삼계탕용 닭에만 구기자를 먹이고 있지만 내년에는 구기자를 먹인 쇠고기와 돼지고기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오대산 기슭에 있는 송천농원은 유기농법으로 토종닭을 키우고 있다. 부화된 병아리는 3일 동안 현미쌀과 죽을 먹이며 이후부터는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은 사료를 먹인다.20일이 지나면 산에서 풀과 벌레를 잡아먹도록 방목하면서 음식물을 발효시킨 사료로 육질은 부드럽고 지방은 적게 만든다. 전남 축산기술연구소는 한약재로 사용되는 ‘황금(黃芩)’을 먹인 ‘황금닭’ 사육기술을 개발, 지역 주민에게 키우도록 했다. 황금은 한방에서 해열과 소염, 항균 작용 등의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황금을 먹은 닭의 폐사율은 11%로 일반 닭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의 가나안농장은 2004년부터 항생제·항균제·호르몬제 등 동물용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무항생제 돼지’를 기르고 있다. 이연원 대표는 “각종 질병을 없애기 위해 축산 농가들은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자칫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면역력이 뛰어난 돼지군에서 태어난 새끼 돼지에게 사료를 조금씩, 자주 주는 ‘절식법’으로 돼지의 면역력을 높이는 기술을 터득했다. 강원도 가평축산협동조합은 ‘옻한우’와 ‘옻돼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항암과 숙취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옻 사료를 소와 돼지에 먹인 결과, 옻 한우에는 일반 한우보다 바이러스와 세균을 없애는 면역 활성도가 30% 이상 높게 나왔다.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도 검출됐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축산업의 현황 축산업은 농업소득과 농촌경제를 지탱하는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규제와 시장 개방 여파 등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림부 통계에 따르면 축산물 생산액(2004년 기준)은 10조 8400억원으로 쌀 생산액 9조 9630억원을 뛰어넘었다. 농산물 전체 생산액 가운데 30%를 차지한다. 지난 2003년 이후부터는 ‘제1부문’으로 부상했다. 농업 소득 가운데 축산업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16.2%로 급증했다. 축산업 비중이 이처럼 커진 것은 식생할 패턴의 서구화 등으로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민 1인당 육류 서비량은 지난 70년대 8㎏ 안팎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32.1㎏으로 늘어났다. 우유 63.7㎏과 계란 13.5㎏ 등을 합칠 경우 무려 110㎏을 넘는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량은 70년대 130㎏ 안팎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80㎏으로 줄었다. 축종별 생산액은 2004년 기준으로 돼지가 3조 6668억원(33.8%)으로 가장 많고, 한육우 2조 8937억원(26.7%), 닭·계란 1조 9359억원(17.9%), 젖소·우유 1조 5499억원(14.3%)이다. 소·돼지·닭을 제외한 ‘기타 가축’ 가운데에는 오리·오리알 생산이 5396억원으로 벌꿀, 산양, 사슴, 토끼 등을 제치고 가장 큰 비중(68%)을 차지한다. 하지만 축산업은 최근 축사 부지난이 가중되고 악취 방지법의 발효 등 분뇨 처리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축사 신축이 어려워 폐업이 늘고, 사육장 밀도가 높아져 폐사율이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수년 전부터 돼지 사육 농가가 한우 사육으로 전환하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95년 WTO(세계무역기구)체제 이후 관세화 충격을 간신히 극복하자마자 FTA(자유무역협정)라는 또다른 파고가 몰려오고 있다.”면서 “규제 완화 등 정부의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과 함께 농가들도 친환경 사육 기술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노사 분규도 민심을 살펴야 하는 시대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는 어제 건설노조원들의 자진 해산으로 끝났지만, 노·사를 불문하고 민심을 먼저 살펴야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노동계에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분수령은 지난 18일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항경제 살리기 범시민궐기대회’였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포항 시민들은 그전에도 여러차례 집회를 열어 ‘노조의 불법 파업 중단과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으나 건설노조원 지도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거듭된 공권력 투입 요청에도 자제하던 정부와 경찰도 ‘범시민궐기대회’ 이후 강경하게 돌아섰다. 전기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자진 해산 하루 전인 20일에는 물 공급까지 중단했다. 현재 울산에선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시민들과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파업철회를 촉구한 데 대해 민주노총 울산지부가 이에 맞서서 ‘소비 파업’을 벌인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시민들에게 등을 돌려서 성공하는 노동운동은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시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알려서 스스로 시정토록 해야 한다. 포스코 사태는 일단 마무리되었지만 평화적인 노동운동의 정착을 위해서는 불법 파업에 앞장서고, 사제 화염방사장치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을 퍼부은 강성 지도부들에는 마땅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할것이다. 하지만 재발 방지책도 필요하다. 건설노조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저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피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언제든지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 마침 포스코측이 건설노조원들도 포스코 현장에서 일해온 노동자인 만큼 그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고 하니,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 [지금 전남에선] 일석삼조 총체보리로 농촌 살길 찾는다

    [지금 전남에선] 일석삼조 총체보리로 농촌 살길 찾는다

    이제는 보리농사가 농촌의 미래다.1960년대 보릿고개, 배고픔, 가난 등 부정적 이미지에다 쌀이 남아돌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보리가 21세기 식품산업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무공해 친환경 식품인 보리를 소에게 먹여 짜낸 기능성 보리우유를 비롯해 보리치즈, 보리한우 등의 제품이 잘 사는 농촌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기대된다. 18일 전남 나주시 세지면 송제리 나영수(53)씨의 세바목장. 축사 안에는 목청껏 울어제치는 젖소 200여마리로 생기가 넘쳤다. 다른 목장과 달리 이곳에서는 하루 2t 가량의 ‘청정 보리우유’가 생산되고 있다. 먹이로 볏짚이나 마른 풀이 아닌 ‘총체(總體)보리’를 쓰기 때문이다. 나씨가 산더미처럼 쌓인 총체보리 포장을 뜯었다. 신김치처럼 푹 삭아 시큼한 냄새가 나는 사료를 던져주자 소들이 앞다퉈 몰려 한입 가득 물고 씹었다. 윤기가 자르르 돌고 탄력있는 체형과 몸집이 한눈에 봐도 건강한 소들로 비쳤다. 볏집 대신 총체보리를 먹이면서 우유량도 늘었다.(표) 1998년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는 총체보리 사업화에 성공했다. 총체보리는 알곡이 70∼80%쯤 익었을 때 이삭뿐 아니라 잎과 줄기까지 함께 베어서 기계로 둘둘 말아 비닐포장지로 500㎏씩 밀봉, 자연발효시킨 담근먹이(사일리지)다. 기존 수입 조사료에 비해 총체보리는 청정·무공해·녹색으로 상징되는 신토불이 사료작물이다. 나씨는 “3년 전부터 볏짚이나 수입 건초 대신 총체보리를 소에게 준 이후 우유량도 많고 어미소의 설사병도 사라졌으며 송아지도 잘 낳는다.”고 말했다. 총체보리는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한 축산농가에도 일석삼조의 이익을 안겨줬다. 2001년 축산연구소가 전북 정읍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실험한 결과, 하루에 10㎏씩 총체보리를 먹인 소는 같은 양의 마른 볏짚을 준 소에 비해 하루 증체량이 8∼65%, 육질 1등급 출현율이 25%나 증가했다. 또 총체보리 알곡이 배합사료 역할을 함으로써 배합사료 소비량도 16∼35%나 줄어 마리당 소득이 41%나 늘었다. 나씨는 “우리 농촌의 미래는 총체보리에 달려 있다. 한우와 젖소의 사료작물로 가장 좋은 게 총체보리”라고 거듭 주장했다. 소비가 줄고 있는 보리를 사료작물로 이용하면 사료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농촌에 안정적인 소득원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배 늘려 수입 대체해야 지난해 국내 소 사료는 60% 이상이 수입됐다. 옥수수 등 배합사료 원료는 98%인 130만t(3250억원)이 들어왔다. 또 볏짚이나 마른 풀처럼 조사료는 국내 총수요량(413만t)의 17%인 69만t이 수입됐다. 이중 미국산이 70%를 웃돌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조사료는 자급률이 80%로 볏짚이 213만t이고 마른 풀은 129만t이다. 나씨는 “언젠가 수입한 알팔파 건초 더미에서 죽은 쥐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뭔가 독성이 있구나.’ 하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기르는 한우와 육우, 젖소는 229만여마리이고 2015년에는 281만여마리로 늘 것으로 봤다. 이때 조사료 수요량은 362만t이 된다. 조사료 재배면적이 지금보다 3배인 2만㏊가 더 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논을 이용한 이모작으로 보리재배가 가장 적합한 조사료 확보 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총체보리는 볏짚이나 건초보다 영양가가 풍부하고 소가 잘 먹고 알곡이 달려 있어 배합사료 기능도 대신한다. 영양가로만 따지면 옥수수 사료와 비슷하다. 값도 수입건초는 ㎏에 340∼440원이지만 총체보리는 110∼139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총체보리는 농약이나 비료 한번 쓰지 않은 무공해 식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보리에는 ‘베타글루캔’이 쌀보다 50배나 더 많아 과잉 지방축적을 막아준다. 이 성분은 수용성 식이섬유로 변비·비만·당뇨·고혈압·대장암 예방에 좋다고 한다. 또 단백질과 미네랄 성분도 풍부하다. ●축산과 재배, 유통 결합해야 지금 보리농사는 골칫거리이다. 보리 소비량이 줄고 판로가 막히면서 정부 수매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전남도내 보리수매량은 2001년 82만여섬에서 지난해 58만여섬으로 크게 감소했다. 사실 보리는 거의 완벽한 친환경 무공해 식품이다. 겨울을 나면서 제초제 등 독성농약을 안 쓰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도 수확이 가능하다. 그래서 총체보리는 농민, 축산농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소득기반이 되고 축산농가에는 싸고 안전한 양질의 사료를, 소비자에게는 몸에 좋고 안심할 수 있는 우유와 친환경 고기를 제공해 준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총체보리 재배는 ㏊당 소득이 110만원선으로 겉보리나 쌀보리의 67%,58% 수준에 그친다. 또 총체보리를 수확해 포장하는 트랙터 등 장비일체가 1억 5000만원으로 비싸다. 전남 나주시는 지방비로 구입비의 60%까지 보조해 주고 있으나 농협이나 축협 등은 수익사업이 아니라며 이를 기피한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총체보리뿐 아니라 총체벼도 소 사료로 쓰면서 상품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남지역 총체보리 재배는 국내 총체보리(9121㏊)의 31%인 2853㏊(1685농가)에 이른다. 전북이 가장 많은 6000여㏊이다. 올해 국내 보리재배는 5만 8000㏊이고 전남은 55.1%인 3만 2000㏊를 차지했다. 김희열 전남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지방농촌지도사는 “축산농가와 보리 재배농가가 결합하면 친환경 농업을 앞당길 수 있다. 합리적인 총체보리 유통체계는 지자체와 축협, 축산농가, 재배농가가 역할을 분담하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청정 보리우유’특허낸 나영수씨 ‘청정 보리우유’를 아시나요. 말만 들어도 마시고 싶은 이 우유는 축산을 하는 나영수(53)씨가 지난 19일 특허신청 2년여 만에 따낸 상표 이름이다. 특허 소식을 듣고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체에서 공동생산이나 상표권을 달라고 졸라대지만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농민들이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내친김에 국제특허도 출원중이다. 특허 인증으로 총체보리를 먹고 짜낸 우유는 볏짚 등을 먹은 일반우유와 성분이 다르다는 점을 입증받은 셈이다. 나씨는 “보리우유는 만성변비·비만증·당뇨병·고혈압·대장암 예방은 물론 청소년의 생장 촉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며 “무공해 사료로 인해 쇠고기는 1등급 육질이 높아져 안전 먹을거리로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정보리 이미지를 활용한 보리우유, 보리한우, 보리치즈 등으로 제품화 길이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했다. 나씨는 “이제 청정 보리우유와 치즈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외국으로도 수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체보리는 무공해 청정식품이다. 소의 배설물로 만든 퇴비를 쓰고 식량용으로 할 때보다 보리를 밀식재배하면 풀도 안 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도 안 하기에 그야말로 청정사료”라고 주장했다. 총체보리는 수입사료에 의존하는 국내 사료수급 여건상 널뛰기하는 국제사료 값에 대처할 수 있는 데다 안전식품이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 농촌이 잘 살려면 유기농 축산으로 승부해야 하고 그 열쇠는 총체보리에 있다.”고 했다. 3년동안 논에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안 치고 유기농 인증을 받아 보리농사를 짓고 총체보리를 사료로 먹이면 된다는 설명이다. 나씨는 세지면 17농가와 힘을 합쳐 하루에 청정 보리우유 20t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전국 처음으로 2001년 조사료 영농법인을 만들어 청정보리우유 제품화에 팔을 걷어붙인 주인공이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총체보리 사업화 성공하려면 총체보리 사업화는 농민, 농협, 축산농가가 3박자를 맞춰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정부는 보리재배 면적 감소로 재배농가의 소득원 개발 차원에서 총체보리를 소의 조사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양질의 조사료 공급량을 늘려 고품질 축산물을 생산하고 수입조사료 대체효과를 내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있다. 그러나 농가들은 총체보리가 수익성이 낮고 계약이 제대로 안 된다며 재배를 기피하고 있다. 정부는 300평당 2t 이상의 수량을 낼 수 있는 다수확 품종을 개발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 여기다 농협이나 축협, 법인체에서는 “수익성이 없다.”며 총체보리 사업참여를 애써 외면한다. 현재 대부분 축산농가는 개별적으로 총체보리 생산자와 계약한 뒤 직접 수확하는 실정이어서 값비싼 기계장비를 구입(1억 5000만원)해 수확하고 운반한다. 때문에 수입산 조사료를 사서 먹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불만이다. 축산농가들은 “농협이 나서서 총체보리 재배농가와 계약하고 수확해 축산농가에 공급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총체보리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외국인 자금 두달만에 13억弗 순유입 반전 ‘바이 코리아’ 시그널?

    외국인 자금 두달만에 13억弗 순유입 반전 ‘바이 코리아’ 시그널?

    외국인들의 한국관련 펀드에 대한 매매자금이 2개월 만에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이는 한국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되살아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반기 증시 악재도 즐비해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세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밀려드는 외국 펀드에 기대감 1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일주일간 한국관련 외국 뮤추얼펀드의 순유입액은 13억 5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국 뮤추얼펀드는 5월 중순 이후 2개월 동안 줄곧 자금이탈 현상을 보이다 지난주에 처음으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매수자금이 매도자금을 앞질렀다는 의미다. 펀드별 유입액은 ▲인터내셔널펀드 7억 4200만달러 ▲아시아지역펀드(일본 제외) 3억 3300만달러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 1억 7800만달러 등이다. 한국관련 신흥시장펀드 가운데 ▲태평양지역펀드만 26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만큼 신흥 금융투자 시장으로 각광을 받는 타이완 관련 펀드자금이 순유출 현상을 보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한국관련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거나 빠져 나가면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 또는 매도세가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한국관련 펀드의 순유입은 3·4분기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사정은 아직 오리무중 외국인 자금은 들어오는데 국내 금융시장은 아직 꽁꽁 얼어붙어 있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주식성장형 178개 펀드의 주간평균 수익률은 1.88%에 불과했다. 그나마 수익률에서 상위권에 드는 몇몇 펀드가 돋보이는 고수익을 내 평균치를 끌어 올렸다. 그 이외의 대부분의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채권펀드도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의 49개 펀드 가운데 13개 펀드가 손실을 기록했다. 채권펀드는 보통 수익률이 높지 않은 대신에 원금을 까먹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주식과 채권은 서로 보완적인 성격이어서 대표적인 분산투자 상품이다. 그런데 주식의 수익성이 형편없고, 채권의 안정성이 위협받는 셈이어서 분산투자의 의미를 상실했다. 1개월 수익률을 따지면 주식펀드에선 ‘현대히어로알짜배당주식’ 6.30%,‘알파그로스주식형’ 4.54%,‘기은SG그랑프리포커스금융’ 4.49%,‘한국삼성그룹주식형’ 4.49% 등이 상위에 올랐다. 채권펀드에선 ‘부자아빠알짜목돈키우기 채권혼합’ 0.35%,‘Tops국공채채권’ 0.32%,‘동양모아드림채권’ 0.28%,‘동양하이플러스채권’ 0.28% 등이다. ●하반기 섣부른 기대감은 금물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이 순유입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지만, 자금이 들어와도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로 바로 연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국인의 한국 주식에 대한 보유 비중이 워낙 높아 추가 매수를 위해선 더 강력한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도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매수에 동력이 될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아 섣부른 기대감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4%를 넘을 가능성이 높아 긴축 기조가 불가피하다.”면서 ”중국경제의 긴축은 국내 수출과 증시에 악재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곧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치인 2.5%를 웃돌면, 고유가 지속 우려 등과 함께 인플레이션 심리를 부추겨 자금이탈을 부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물가안정목표, 유가·농수산물 포함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가 유가와 농수산물을 포함하는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바뀔 전망이다. 12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내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물가안정목표의 기준지표와 수준, 기간에 대해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근원물가에서는 제외되는 유가나 농수산물 가격이 소비생활에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데다 최근 근원물가가 물가안정목표를 크게 밑도는 등 ‘저성장 저물가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물가안정목표 기준을 근원물가에서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재경부와 한은은 소비자물가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한 대안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목표 범위를 놓고 최종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8년부터 우리나라의 물가 안정 목표는 대외여건이나 자연재해 등의 영향에 따라 출렁일 수 있는 유가와 농수산물 가격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나 상승률이 낮은 근원물가를 기준으로 했다. 물가안정목표는 한국은행법에 의해 한은과 정부가 협의해 결정하게 돼 있으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상정돼 통과돼야 확정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생활비 보고받는 ‘짠돌이 남편’

    Q생활비를 남편에게 일일이 보고하고 받아 쓰는 게 너무 싫습니다. 아이들이 어쩌다 비디오라도 빌려보자고 하면 돈이 아깝다고 합니다. 비디오 한 편에 돈이 얼마나 든다고 그러는지…. 몇백원으로도 온 식구가 행복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어쩌다 좋은 일이 생겨 외식이라도 하자고 하면 집에서 먹자고 초를 칩니다. 뭘 위해서 돈이라면 그렇게 벌벌 떠는지 아내보다 가족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우리 남편,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 (정현지·40세) - A주어진 생활비 안에서는 아내가 알아서 하도록 하는 부부가 많은데 일일이 남편에게 보고하고 그때마다 돈을 타쓰는 과정에서 자존심이 얼마나 상하셨을까요. 큰 돈 드는 일도 아닌 것까지 아이들의 욕구를 무시하니 어머니로서 지켜보는 마음도 무척 아팠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술값이나 도박으로 가정 살림을 망치는 남편, 자기는 돈을 펑펑 쓰면서 가족에게는 지나칠 만큼 인색한 남편에 비해서는 책임감이 강하고 절약이 몸에 밴 분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쳐 부부 사이의 화목을 깨는 ‘인색’이나 돈만 밝히는 남편으로 느껴진다면 균형잡힌 삶으로 보기는 어렵겠지요.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생존욕구’라는 것입니다. 남편은 그 생존욕구가 무척 강한 분이 아닌가 합니다. 왜 우리 남편이 돈에 대해서 그렇게 집착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성장환경, 시부모님의 돈 씀씀이, 남편의 가치관 그리고 본인의 소비습관에 대해서도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나를 지키는 힘은 돈이며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돈이 없으면 사람은 비참해진다는 생각을 남편이 가지고 있다면 그 생각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남편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지, 왜 그렇게 돈을 모으려고 하는지, 그리고 돈을 모아 나중에 어떻게 쓰고 싶은지, 나의 돈 씀씀이에 대해서 불만스러운 점은 없는지, 아이들에게는 어떤 가치관과 태도를 심어주고 싶은지를 얘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혼자 버는 살림에 이렇게라도 아끼지 않으면 돈을 모을 수 없다.’‘나중에 목돈 들어갈 일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만약 실직을 하거나 세상을 먼저 떠나기라도 하면 어떻게 살거냐.’하는, 남편 나름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그리고 깊은 배려가 깔려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대화의 첫마디는 부드럽게, 남편의 장점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얘기로 시작하면 더욱 좋겠지요. 남편의 얘기를 충분히 들은 다음, 아이들 심정을 대변해 주셔도 좋구요. 아이들이 대화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나이라면 아이들이 아빠에게 직접 얘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본인의 심정을 솔직하게 전달하시기 바랍니다. 날 무시하는 것 같아 자존심 상하고, 난 이 집에서 무엇인가 하는 자괴감으로 괴롭고 슬펐던 심정을 차근차근 부드럽게 전달하신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 세상에는 돈, 넓은 집, 좋은 차 못지않게 중요한 재산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건강이고 가족이고 부부간의 애정과 믿음입니다. 물론 절대적인 가난 앞에서는 그런 가치들을 지켜 나가기도 어렵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을 잃거나 부부간의 사랑과 믿음이 깨지거나 가족이 해체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당신이 나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그리고 당신의 절약하는 태도가 얼마나 큰 미덕인지를 먼저 인정해 준 다음, 가족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배려할 줄 아는 지혜를 요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
  •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경제운용계획 주요내용과 의미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경제운용계획 주요내용과 의미

    정부가 6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의 내용을 보면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은 없지만, 사실상의 재정 규모 확대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경기부양적인 의도가 엿보인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편성된 예산 가운데 상반기에 집행하지 않은 부분의 ‘이월이나 불용액’을 없애도록 함으로써 추가경정예산을 만들지 않더라도 경기를 띄우기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과거의 경우 이월 및 불용액 규모는 ▲2003년 10조 1000억원 ▲2004년 11조 1000억원 ▲2005년 7조 5000억원 등 해마다 10조원 안팎에 달한다. 그런데다 당초 조세제도의 합리화를 꾀하기 위해 대폭 정비하기로 했던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도 대폭 유예하기로 해 물 건너갈 분위기다. ●‘경기하강 막을수 있다´ 는 판단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1%로 예측했다. 지난 연말 전망치 5.0%에서 소폭 올려 잡았다. 하반기 국내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불안하지만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지표가 견조하고 재정지출을 극대화하면 경기하강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하반기에 90조원 가까이 투입될 재정의 주요 사용처는 기업·혁신도시, 임대형민자사업(BTL), 수익형민자사업(BTO) 등이다. 지난 5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열린우리당은 국책사업들의 공사기간을 맞추는 노력을 더욱 기울이고 BTL,BTO 사업이 하반기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는 “예전 당정협의에서는 이렇게 많은 주문들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여당이 한국은행에 금리 인상 자제 등을 협조 요청키로 한 것도 한 예다. ●돌아간 세제개혁, 완화된 출자총액제한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연장하기로 결정됐거나 검토 중인 비과세·감면 조항은 10여개에 이른다. 나머지도 면밀한 검토를 거쳐 8월 중순 추가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비과세·감면 조항 자체가 대부분 서민이나 중소기업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수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도시 전담추진기업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출총)도 완화됐다. 출총이란 자산총액이 6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이 회사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다른 국내 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기반시설 설치비에 한해 시설설치가 끝날 때까지 적용되던 예외조항을 전담추진기업이 존속하는 시점까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금호, 한화, 롯데, 대림 등 4개 기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출자총액제한제 개정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정부는 이 제도의 폐지를 포함해 대안을 마련 중인데, 열린우리당이 이를 올해 안에 끝내줄 것을 주문한 상태다. 정부가 건설투자 확대 등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안정적인 경기회복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올 상반기 취업자는 정부의 예상치를 밑도는 32만명에 그쳤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 기존 목표치 35만∼40만명을 35만명 안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건설경기 부진도 걱정거리다. 건설투자는 지난 1·4분기에 전분기 대비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토목 경기는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다.”고 했을 정도다. ●서비스산업, 선언은 했지만… 이번 경제운용계획에는 해외로 나가는 민간소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포함돼 있다. 관광단지 제도 개선, 관광자원개발사업의 평가 마련 등을 담을 ‘관광자원개발에 관한 법률’을 추진하고 서해안 관광벨트와 지리산권 관광개발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에 발표됐던 수도권의 테마파크 조성이 아직 답보 상태임을 고려하면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의료서비스 등 사회서비스 경쟁력 강화계획은 부처간 이해관계와 여론 반발 등으로 그동안 별로 진전되지 않은 사안인데도 이번 경제운용 계획에 또다시 언급됐다. 공보험과는 별도로 건보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기본개념 응용능력 당락 가른다

    기본개념 응용능력 당락 가른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치러진 올해 행정고시(행정·공안직) 2차시험. 지난해에 이어 대다수 기본서의 기본 개념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특히 올해는 기본개념을 응용한 문제들이 주류를 이뤘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언뜻 보기에는 쉽게 보이지만 실제로 답을 찾기란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기본서의 개념을 ‘내것’으로 소화해서 얼마나 창조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서 기초 약하면 ‘낭패’ 행시 2차시험의 과목은 행정법과 행정학, 그리고 경제학이다. 행정법은 예년의 출제 경향과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50점짜리 사례문제 1개에 25점짜리 단문 2개가 나왔다. 그러나 올해는 40점짜리 사례 2개에 20점짜리 단문 1개가 출제됐다. 또한 지방자치 주민소송제도 등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한 문제도 출제됐다. 사례가 부족한 만큼 수험생의 창조적인 이해력이 요구된다. 한림법학원에서 행정법을 강의하는 정진 변호사는 “전반적인 이해가 없으면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주로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행정학은 시사 관련 2문제와 이론 1문제가 나왔다. 시사 문제는 ▲현 정부의 팀제 도입 배경과 성과평가 방법 ▲행정개혁에서 시민단체 참여의 문제점 등이 출제됐다. 이론은 예산 집행의 신축성 유지 방안을 묻기도 했다. 베리타스·한국법학원 정경호 강사는 “행정학은 워낙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기본서 대신 단문집만 보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기본서는 등한시하고 얕게 공부하거나, 이해가 아닌 단순 암기식 공부를 한 수험생들은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용문제 강한 수험생에 유리 경제학 역시 수험생이 얼마나 기초에 충실한가를 평가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일반행정 1번 문제는 케인스학파와 고전학파의 차이를 물었다. 누구나 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은 대단히 까다롭다. ‘내수와 소비, 투자 감소하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은 올라가고 있는 상반된 현상을 설명하라’는 재경 직렬 2번 문제도 기본서 응용 문항이다. 단순히 외운다고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한림법학원 이상근 강사는 “경제학은 문제가 까다로워 단순 암기에 강한 20대 중초반 수험생들보다 오랜 기간 공부한 수험생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3) 친환경 쌈채소로 신화 창조

    [농업 희망을 쏜다] (13) 친환경 쌈채소로 신화 창조

    “인터넷 클릭 한번이면 최신 농업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기술 평준화’시대 아닙니까. 농산물에 부가가치를 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지요.” 충북 충주시 신니면 마수리에서 쌈 채소를 재배하는 장안농장 류근모(46) 대표는 평범한 귀농인도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마케팅이 있으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10년전 귀농한 뒤 농약없는 유기농 쌈 채소로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70억원. 그는 “농업은 생산에서 마케팅은 물론 상품 디자인에다 홍보까지 원스톱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면서 “농사꾼도 철저히 공부하지 않으면 망하는 직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웰빙 붐’을 타고 유기농 쌈채소로 승부 류 대표는 농사의 ‘농(農)’자도 몰랐다. 고향인 충북 제천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다. 기계설계학과를 전공한 뒤 서울 양재동 화훼시장에서 다소 생뚱맞은 화분대여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경험 부족으로 가게문을 닫아야 했다. 이후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등을 오가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던 중 웰빙에 관심이 갔다. “채소의 유통 과정을 살펴보니 웰빙 열풍에 맞춰 앞으로 10년 이상은 유기농 쌈채소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특히 생산 사이클이 짧은 채소가 자본이 부족한 저에게는 제격이라고 생각했지요.” 1996년 맨주먹으로 낙향한 그는 곧바로 유기농 채소 재배에 뛰어들었다. 부모님이 유산으로 물려주신 충주 땅에 양재동 화훼시장 시절 지었던 비닐하우스 철근을 뜯어와 다시 세웠다. ●‘생태순환 농법´으로 부가가치 창출 그는 땅을 신뢰하는 재배법에 초점을 맞췄다.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흙에다 옥과 맥반석, 숯 등을 섞어서 우려낸 물을 채소에 공급했다. 한약재와 각종 미생물을 함께 발효시킨 퇴비도 손수 만들어 뿌렸다.‘물 정화장치’까지 고안했다. 채소에 공급되는 물은 사람이 마셔도 될 만큼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했다. 팔리지 않은 쌈 채소는 소에게 먹인 뒤 배설물을 썩혀 유기농 퇴비로 활용하는 ‘생태순환 농법’을 채택했다. 자연스레 유기농 소를 만드는 부가이익도 생겼다. 이같은 소문이 퍼지면서 장안농장의 쌈채소는 일반 채소보다 가격이 수십배에서 최고 100배에 이르는 최상품으로 팔려나갔다. 98년에는 정부로부터 유기농 품질인증을 받았다.2001년에는 농림부가 선정한 우수농장에 뽑혔다. 농장 규모는 8만㎡, 직원은 85명에 이른다. 쌈채소 이외에도 취나물 등 우리의 고유나물 50가지를 재배하고 허브, 겨자채, 쌈케일 등 외국산 쌈채소 100가지도 생산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이 지역 최대의 농장으로 성장했다. ●인터넷 주문판매… 안전성·신선도 유지 장안농장의 쌈채소는 이마트의 전국 지점 10곳과 인테넷 주문을 통해서만 판매된다. 일반 채소와의 차별화 등 브랜드 유지를 위해 재래시장에는 공급하지 않고 있다. 류 대표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특히 인터넷 주문판매의 경우 안전성과 신선도를 중시하는 상위 1%의 고소득층을 단골 고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은 농업이 갖춰야 할 시스템을 다 갖췄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 동안의 목표는 ‘유기농을 넘어선 유기농’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완공된 ‘장안 쌈채소박물관’과 ‘장안 유기농업연구소’,‘장안 쌈채소공원’ 등이 그 연장선에 있다.1년에 2차례 여는 쌈축제는 올해로 열번째 돌을 맞았다. 귀농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기농 대안학교와 유기농 대학을 설립, 후계 농업인 양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세계 최고의 웰빙 체험 프로그램 준비 류 대표는 “농산물 자체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으며 그 안에 문화를 심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농촌을 찾아와 농산물을 직접 보고 먹는 최고급 농업 마케팅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달 중 문을 여는 ‘쌈밥 체인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미국의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처럼 우리 고유의 쌈채소를 이용한 세계적인 체인점 사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죠.” 아울러 올 가을엔 깜짝 놀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인 등 외국인과 국내 고소득층을 겨냥한 ‘최상위 명품 마케팅’이다. 한달에 1차례 고객 10여명을 대상으로 2박 3일의 최고급 웰빙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프랑스 최고 요리사가 만드는 유기농 요리 체험에다 산삼 캐먹기, 요가, 숯가마 체험 등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웰빙 체험을 할 수 있어 참가비는 수백만원으로 책정되겠지만 참가자는 전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충북 충주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국내 채소산업 현황·과제 국내 채소산업은 식생활의 서구화로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고전을 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산 채소들이 밀려오면서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 결과에 따라 관세가 낮아지면 더 불리하게 된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채소류 생산량은 958만t으로 2004년 1046만t보다 다소 줄었다. 이는 세계 채소 생산량의 1.1%로 중국, 인도, 미국, 터키 등에 이어 11위에 해당된다. 특히 마늘(36만t)은 3위, 고추(41만t)는 8위, 양파(95만t)는 11위 등으로 나타났다. 채소류는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 양념채소 등으로 나뉜다. 잎채소의 대표격인 배추의 생산량은 233t으로 2004년의 287만t보다 54만t이나 감소했다. 반면 중국 등으로부터의 김치 수입은 크게 늘었다.2002년 1042t에 불과했으나 2004년 7만여t에 이어 지난해에는 11만t이나 들어왔다. 국내 김치 소비량의 9.2%를 외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뿌리채소 가운데 감자는 2003∼2004년 호황을 누렸지만 그 여파로 지난해 재배면적이 30% 이상 늘어나면서 올해 가격이 폭락했다. 당근은 관세를 적용해 수입하는 품목이어서 이미 국내 생산을 잠식하고 있다.2001년 15만여t이던 생산량이 지난해에는 12만여t으로 줄었다. 양념채소의 경우 고추·마늘·양파는 공급과잉이 심각하다. 지난해 고추 생산량은 16만여t이지만 수입은 절반에 가까운 7만여t이다. 재고량도 5만여t에 이른다. 마늘과 양파는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 지난해 37만t과 102만t으로 2004년보다 4.8%,8% 늘었다. 열매채소는 식물방역법에 의한 수입금지로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 다만 웰빙붐을 타고 토마토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생산량은 44만t을 기록했다.2001년 21만t의 두배를 넘는다. 농림부와 전문가들은 “국내 채소산업은 생산량이 줄어도 그 틈을 수입농산물이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이 좀체 오르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품목별로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都·農교류’ 주말농장·농촌체험 마을서울 서초구 양재동 청계산 기슭에 자리잡은 대원농장은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자녀들과 함께 채소를 가꾸거나 종자를 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 쪽에선 직접 뜯은 상추로 삼겹살을 싸서 먹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명실상부한 국내 ‘1호 주말농장’다운 모습이다. 대원농장은 김대원 대표는 이 곳에서 10대째 농사를 짓고 있다. 벼농사에 이어 꽃과 채소도 심었으나 89년부터 주말농장으로 전환했다. 주말농장을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도 소득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매년 작황과 시장 수급에 따라 소득이 일정치 않았으나 5000평을 3평으로 쪼개 1500명에게 분양하는 현재의 수입은 1억 5000만원이다. 그것도 선금으로 받는다. 또한 판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회원들이 직접 심고 가꾸니까 노동력도 절약된다. 김 대표는 그러나 “주말농장을 하려면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면서 “돈을 받고 땅을 내줬으니 알아서 하라는 생각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대원농장은 1년에 2차례 거름을 주고 밭갈이를 해주며 모종과 씨앗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현재 농협을 통해 분양되는 전국의 주말농장은 322곳으로 도농교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농협 홈페이지(www.nonghyup.com) 주말농장 코너나 팜스테이 홈페이지(www.farmstay.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 주민들은 농가외 소득이 평균 1억원을 넘는다.‘추부깻잎’의 명성 때문이다. 23년전 만인산농협조합이 기존의 뚝뚝하고 질긴 깻잎 대신 향이 많고 부드러운 깻잎 개발에 나선 이래 전국 최고의 명품으로 우뚝섰다.600 농가가 연간 올리는 매출은 80억∼100억원, 올해에는 90억원으로 추정된다. 추부깻잎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면서 깻잎뿐 아니라 포도와 배 등을 집접 수확할 수 있는 농촌체험마을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정효동 정보화마을 위원장은 “이 곳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 깻잎 뒷면은 자줏빛이 나고 향이 강한 게 특징”이라면서 “막걸리와 우유에다 솔잎을 숙성시킨 유기농 비료를 주는 등 친환경 재배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3㎏짜리 박스당 가격은 1만 2000원으로 일반 깻잎보다 3000∼4000원 더 받는다. 깻잎 짱아찌·김치·홍삼액 등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세척 공장에다 전국 직배 시스템도 갖췄다. 온라인(chubu.invil.or)으로 주문을 받는다.8월27일에는 포도주를 직접 만드는 와인 축제를 벌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6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삼성전자 ‘하우젠 은나노’

    ‘하우젠 은나노 에어워시´는 물로 빨지 않아도 공기로 살균과 탈취가 가능한 신개념 드럼세탁기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컨버터블 에어시스템´을 적용, 옷감에 맞게 공기 온도를 변화시키고 습도와 공기순환을 제어해 빨지 않고 살균·탈취가 가능하다. 물빨래를 할 수 없는 의류 및 침구류의 살균·탈취를 손쉽게 할 수 있으며 드라이클리닝 없이 먼지를 제거한다. ‘진드기 사멸 코스´로 진드기까지 없앨 수 있다. 지난해 9월 냄새제거, 진드기 제거, 침구살균 성능을 인정받아 한국화학시험연구원으로부터 살균·탈취 인증마크를 받았다.
  • 겁주는 콜라 “암 걸려요”

    겁주는 콜라 “암 걸려요”

    말썽많던「코카」,「펩시」등 외산(外産)「콜라」가 이번엔 발암설로 또한번「뉴스·메이커」가 되고있다. 미국 정부의「코카」,「펩시」,「로열·크라운」등「콜라」판금 조처는 이전투구(泥田鬪拘)하던 국내의「콜라」전쟁을 기습한 하나의 복병(伏兵)-화제가 분분하다.「짜릿한 맛」에「플러스·알파」로「암의 공포」라는「드릴」까지 선사하겠다는「가구가고(可口可苦)」,「백사가고(白事可苦)」의「콜라」를 지상 시음해 보니-. 판금령(販禁令)에 당황한 업계선 “설탕제다” 무해(無害)라고 주장 10월19일의 외신은 미국정부의「코카·콜라」「펩시·콜라」판금조처를 대리적으로 보도해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로버트·핀치」보건후생성장관은 이들「콜라」의 판매금지 이유로 이에 함유된 인공감미료「사이클라메이트」가 실험결과 발암물질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코카·콜라」「펩시·콜라」의 미국 본사와 국내대리점인 한양·한미 두 식품회사는 이번에 판금된「콜라」가 식이요법용인「다이어트 펩시」와 「태브」「페스카」「콜라」에 국한되는 것이라고 해명, 일반「콜라」는 전혀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다. 『미국엔「다이어트」용으로 설탕 대신 「사이클라메이트」를 넣은「콜라」가 따로 있다. 그것은 전체 생산량의 몇%밖에 안된다.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코카」「펩시」두「콜라」는 순설탕으로 되어 있어 전혀 인체엔 해가 없다』-한양·한미식품 측의 해명. 그러나 국내에선 지금 1천8백「톤」의「사이클라메이트」가 해마다 생산되고 있다. 해외수출용인 8백「톤」을 제외한 나머지가 어쨌든 국내에서 식품첨가물로 해마다 소비되고 있다는 당국자의 말. 특히 청량음료의 경우 순설탕만으로 하기엔 많은 제조원가가 먹혀「사이클라메이트」가 전혀 쓰이지 않으리라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고 당국자도 솔직히 시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이클라 메이트」란?=「사이클라메이트」는 설탕 보다 40배의 감도(甘度)를 지닌 인공감미료로서 보통「사이클라민」산「나트륨」과「사이클라민」산「칼슘」으로 나뉜다. 「마이클·스베다」박사가 발명한「벤젠」의 정제로 미국에선 56년부터 실용화된 것, 문제는「사이클라메이트」국내소비 한해 천「톤」이나 우리나라에서 지금 사용되고 있는 인공감미료엔「사카린」과「사이클라메이트」의 2종류가 있다.「사카린」은 당도(糖度)가 설탕의 4백배나 되어 일반식품첨가제로는 적당치않아 보통 청량음료류나 과자류, 통조림류엔「사이클라메이트」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 「사이클라메이트」에 대한 실험은 지난 66년부터 미국 보건교육 및 후생성 산하 식량약품국에서 실시되었다. 그 결과「사이클라메이트」가 주입된 4천마리의 병아리 가운데 15%가 기형으로 판명되었다고. 또한「모르모트」실험에서는 염섹체균열과 담낭종양등의 부작용이발생되었다고「재클린·버릿」박사는 보고하고 있다. 「사이클라메이트」가 암의 원인이 된다는 설도「재클린·버릿」박사의 이 보고에 근거를 둔 것.「사이클라메이트」제조회사들은 이것이 인체에 해로운 것은 사실이나 현재식품에 들어있는 양은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발명자인「마이클·스베다」박사 같은 이는 적자 운영에 빠진 미국의 설탕 산업을 구하기 위한 정부의 비열한 정책적 특혜라고 독설을 퍼붓고 있는 실정. 미국에서는「사이클라메이트」함유 식품의 판금조처로 약10억「달러」의 손실을 보게될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수출한다고 상륙한「콜라」어느덧「한국의 입」점령 외제「콜라」상륙경위=1967년 2월27일 한양식품 주식회사로부터「코카·콜라」공장건설을 위한 자본재도입 인가신청을 받은 상공부는 그해 7월24일『청량음료의 수출및 군납증대를 위해』이를 인가했다. 당시 국내 청량음료업계가 이런 상공부처사에 반발, 이를 따지자 상공부는『사업주체인 한양식품주식회사의 사업계획에 의하면 전량을 수출및 군납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므로 본사업 추진으로』국내 청량업계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얼마뒤 국내 시판의 길을 열어주는 사업계획 변경을 승인, 시판개시는 68년7월부터. 「펩시」는「코카」등장후 칠성「사이다」와「스페시·콜라」의「메이커」인 동방음료가 한미식품을 창설, 서독차관을 얻어「펩시」생산에 전용, 올해 2월8일부터 국내 시판을 개시, 여름철 두제품의 하루 생산량은 30만병. 「콜라」의 정체=1886년 미국「조지아」주 시골의 한 약사에 의해 발명된「코카·콜라」는 1년에 2백 70억병을 생산, 그 중 3분의 2를 미국에서 소비하며 1년매상은 5억「달러」를 넘는다. 이보다 12년늦은 1898년 역시 미국「노드·캐롤라이나」주의 한 시골약사가 발명한「펩시·콜라」는「코카」의 30%규모로 세계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화학자들의 분석결과를 보면 2종류 모두 99.6%가 설탕과 물이며 나머지 0.31%가 기본적인「에키스」원액(原液)이다. 이 0.31%에 전세계인이 정복당한 셈이다. 이 0.31%를 다시 정량분석해 보면「카페인」이 ℓ당 1.55g으로 나타난다. 이「카페인」함유때문에 중독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썽이 나기도. 보사부는「코카」·「펩시」등의「콜라」류는 물론 일반 식품류도 수거하여 업자들 주장대로「사이클라메이트」가 사용되고 있는 지의 여부를 곧 가려내리라 한다.「사이클라메이트」를 사용금지품목으로 할경우 해마다 3천만「달러」어치의 설탕 원당을 수입해야한다니 발암「콜라」시비는 이제「사이클라메이트」시비로 연소(延燒)될판이다. 더 달고 값싼 인공감미료 여러 가공식품에 쓰는듯 「사이클라메이트」가 만든 식품들=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사이클라메이트」는 연간 1천8백「톤」. 이 중 8백「톤」이 수출되고 1천「톤」이 국내에서 소비된다. 말썽이 된「콜라」드의 청량음료외에도 과자, 빵, 과일 통조림등의 제조에 설탕대신 이「사이클라메이트」가 사용되고 있으리라는 당국의 추정. 설탕을 지독하게 아끼는 다방 같은데서도 시민들은 숙명적으로 발암물질인 이「사이클라메이트」를 섭취하고있는 셈. 보사부 전원배(田元培) 위생관리관은 이번「코카」,「펩시」소동에 대해『이것은 전혀 미국적 사고방식의 결과』라고 오히려 태연해 하고 있다. FDA(美 식량약품국)의 발표에 의하면「사이클라메이트」의 인체 유해량은 1일 3.5mg인데 이것은 발광(?)을 해도 하루엔 섭취할 수 없는 대량(大量)이라는 것. [선데이서울 69년 10/26 제2권 43호 통권 제 57호]
  • [농업 희망을 쏜다] (12) 실내인테리어의 첨병, 화훼산업

    [농업 희망을 쏜다] (12) 실내인테리어의 첨병, 화훼산업

    “물이 담긴 화분에서 자라는 선인장을 보고는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진짜 선인장이냐고 물으면서 직접 만져보곤 하지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하이드로21’의 남궁순(45) 대표는 ‘선인장에 물을 주면 죽는다.’는 ‘통념’을 바꿔버렸다. 또한 거름을 전혀 주지 않고 물 위에서만 자란 귤나무에서 귤이 열리게 하고 있다. 잎에 손을 대면 새소리와 함께 불이 켜지는 ‘웰빙 화분’도 만들었다. 이 모두가 ‘하이드로 볼’을 이용한 ‘수경(水耕)재배’의 결과다. 하이드로 볼은 점토(찰흙)와 물을 혼합해 옥수수를 튀겨내 듯 섭씨 1200도의 고온에서 발포시킨 알갱이다. 난화분에 있는 작은 돌이나 흙과 달리 기공(氣孔)이 많아 보습성이 강하고 공기가 잘 통한다. 그동안 국내에선 불가능한 재배법으로 인식됐지만 남궁 대표는 일본에서 허드렛일을 감수하는 장인정신으로 국내 유일의 하이드로 화훼 재배자가 됐다. ●그린 인테리어의 선구자 남궁 대표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한때 서울 방배동 골목에서 카페를 운영했다. 유학 자금을 벌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86년 부친이 대표로 있던 화훼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이드로 볼을 사용한 화분을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일이었다. 당시 국내에선 하이드로 개념이 전무했지만 외국에선 관엽식물을 흙 대신 하이드로 볼로 키워 실내 인테리어에 활용하는 ‘하이드로 문화’가 이미 각광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부친의 사업은 이내 문을 닫아야 했다. 공동 사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투자자금을 모두 날렸다. 남궁 대표는 오기가 생겼다.“억울하기도 했지만 ‘하이드로 문화’가 국내에서 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남궁 대표는 무작정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이드로 관엽식물을 수입하던 일본 나고야의 수경재배 농장에서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물을 나르고 농장을 청소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나중에 알았지만 일본인 농장주가 저를 시험하느라 힘든 허드렛일을 시켰던 것입니다. 수경재배에는 인내심이 필요하고 물과 기후, 온도를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죠.”3년이 지나서야 남궁 대표는 귀국을 결심했다. 일본인 농장주도 컨테이너 2개 분량의 자재를 그냥 내줬다. ●시행착오 끝 국내 최고가 하이드로 화분 출시 89년 ‘21세기 원예’로 간판을 바꿨다.650평 규모의 온실을 차리고 일본에서 배운 기술을 적용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잘 자라던 식물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선 잘 됐는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됐죠.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습니다.” 온실이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 있다는 데에 정신이 번쩍 든 것은 얼마 뒤였다. 일본 농장에 확인한 결과 물의 수소이온농도(ph)와 전극도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같은 시행착오를 거쳐 국내 최초의 하이드로 화분이 나온 것은 90년대 초. 하지만 이번에는 판매가 문제였다. 남궁 대표는 최고가만 고집했고 소비자 가격을 처음부터 지정했다.“특정 가격 이하로 팔아서는 안 된다고 하자 꽃가게 주인들은 ‘미친 사람’으로 보더군요. 하지만 화훼시장도 언젠가는 공산품처럼 소비자 가격이 생산단계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설득하자 조금씩 수긍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코드를 찍어 화분의 크기에 따라 20가지 품목을 만들었고 국내에서 처음 화분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했다. 무엇보다 흙에서 지렁이가 나와 질겁하던 소비자들은 깨끗한 하이드로 화분에 관심을 표명했다. 물만 주면 되기 때문에 분갈이나 영양제가 필요없고 화분의 무게도 가벼웠다. 햇볕을 받지 않고도 잘 자라 책상이나 컴퓨터, 화장대 등의 실내 장식용으로 그만이었다. ●화분과 실내조명의 절묘한 조화 남궁 대표는 시장반응이 좋자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95년 일본 박람회에서 네덜란드산 ‘자기 화분’을 보고 생산업체인 ‘하이드로 휴즈만’을 찾아갔다. 사장은 “한국이 어디에 있느냐.”며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하이드로 전문가가 되겠다며 끝까지 매달리자 마침내 자기 화분의 지원을 약속해 줬다. 자신감을 얻은 남궁 대표는 수경재배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플라스틱 화분 바닥에 전기판을 깔아 잎에 미세한 전류를 통하게 했다. 인체에 전류가 흐른다는 사실에 착안, 손을 전도체로 활용했다. 잎에 손을 대면 불이 켜지고 새소리와 아로마 향이 나오게 했다. 디자인이 뛰어난 자기 화분에다 하이드로 볼로 청결함이 더해지고 실내 조명등으로도 인테리어가 가능해지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2000년 500만원에 불과하던 연간 매출이 매년 40∼50%씩 늘어나 지금은 전국 280개 화원에 3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가격도 5000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 다양하다. 온라인 주문에 따른 직배송 체제도 갖췄다. 남궁 대표는 내년에 식물농장과 동물원, 박물관, 공연장, 승마장, 전시장 등을 갖춘 농촌체험 테마관광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남양주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웰빙붐 타고 작년 생산액 1조 돌파 국내 화훼산업이 농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웰빙 붐’에 힘입어 재배 면적과 생산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아 국제농업 무역에서 ‘수지가 맞는’ 분야 중 하나다. 농림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화훼재배 농가수는 1만 2900가구다.1971년 1806가구이던 것이 90년 8945가구,1995년 1만 2509가구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2002년 이후부터 다소 정체되는 추세다. 전국 화훼 재배 면적은 7952㏊ 정도. 화훼 생산액은 지난해 1조 100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9.6% 증가하면서 처음 1조원대를 돌파했다. 전체 농업 생산액의 2.55%에 해당한다. 재배 면적이 전체 농경지의 0.44%밖에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성은 높은 편이다. 화훼 분야는 장미 등의 가지를 꺾어 생산하는 ‘절화(折花)류’, 선인장처럼 화분에 심는 ‘분화(盆花)류’,‘난(蘭)류’,‘관상수류’,‘정원류’ 등으로 구분된다. 부문별 생산액의 비중은 절화류가 44.5%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품목으로는 장미와 국화가 각각 40.4%와 22.8%를 차지한다. 절화류에 이어 분화류와 난류의 화훼시장 점유율은 각각 24.1%와 10.5%에 이른다. 분화류는 철쭉(7.9%)과 선인장(6.5%)의 비중이 높다. 최근에는 국화와 장미를 중심으로 한 ‘종자류’의 판매가 늘고 있다.‘기능성’ 화초의 등장에 힘입어 분화류 소비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유망하다. 지난해 화훼 수출은 5223만달러로 수입 2857만달러의 2배에 육박했다. 수출액은 90년 104만달러,2000년 2890만달러,2004년 4850만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출 효자 품목은 난류(1874만달러), 장미(108만달러), 백합(1048만달러) 등이다. 수입 역시 난류와 백합류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올해부터 국제신품종보호동맹(UPOV)이 발효되면서 ‘신품종 개발’이 화훼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장미 등 해외로 빠지는 로열티는 연간 50억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화훼 산업을 중심으로 ‘종자전쟁’이 거세질 것”이라면서 “최첨단 재배·유통 방식으로 화훼산업 전반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능성 식물’의 허와 실 “식물이 보약이다?”최근 웰빙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자파나 악취를 없애 주거나 벤젠 등 새집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해물질을 중화시키는 식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기능성 실내식물’들이다. 실험으로 입증됐다는 학계의 발표에도 일부 농가에서는 ‘상술’에 불과하며 과대평가됐다고 볼멘 목소리다. 과연 어느 쪽 말이 맞을까. ‘실내식물이 사람을 살린다’의 저자인 손기철 건국대 원예학과 교수는 “식물은 크게 두 가지 효능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실험으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첫째, 광합성과 증산작용으로 실내 공기와 온도, 습도를 개선시킨다. 둘째, 녹색식물을 보면 사람의 심리와 정서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앞서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고 유독한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에코-플랜트’ 10가지를 발표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산세베리아, 아레카야자, 벤자민, 스파티필름 등이다. 하지만 국내 농가들의 시각은 그렇게 곱지만은 않다. 장미를 화분에 담아 파는 경기도 고양시 ‘아침농장’의 권오영 사장은 “세상에 해로운 식물이 어디 있느냐.”면서 “식물의 기능을 알리는 게 화훼산업 전체로도 나쁠 건 없지만 특정식물만 부각되면 다른 화훼농가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언론에 소개된 기능성 식물이 대부분 수입종이어서 국산 농가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경기 연천에서 백합을 재배하는 정모씨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특정 식물이 잘 팔린다 싶으면 도매상들이 무조건 수입한 뒤 기능을 마구 부풀려 광고한다.”면서 “이 경우 국내 농가의 판매가 뚝 떨어져 한해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희 상명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모든 식물이 환경에 좋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특정 식물만 선택해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NASA가 제시한 10대 식물의 실험방법도 정확하지 않으며 효능이 잘못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식물마다 효능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며 팔손이 화분의 경우 6평 남짓 방에 화분 3개만 설치하면 공기청정기 1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기철 교수도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등이 많은 새집증후군에는 인도고무나무나 대나무야자, 싱고니움 등을 추천했다. 로즈마리는 기억력 향상에 좋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1) 기계화·친환경 농법의 가족전업농

    [농업 희망을 쏜다] (11) 기계화·친환경 농법의 가족전업농

    김종기(57·경북 칠곡군 기산면 영리)씨는 경북 지역의 손꼽히는 ‘만석꾼’이다. 하지만 그의 농장에 가면 눈을 의심한다. 다른 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근사한 집이 따로 없다.270평 크기의 육묘공장과 도정공장에 딸린 10여평짜리 조립식 건물이 살림집이다. 반면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창고에는 트랙터와 이앙기 등 최신형 농기계 25대가 가득하다. 농기계가 주인이고 김씨는 세입자인 셈이다. 김씨는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자신의 이름을 따 ‘금종쌀’로 붙였다. 이 브랜드로 지난해에 매출 3억 5000만원, 순수익 2억원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5억원이다. 최근 농림부로부터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된 그는 “값싼 수입쌀이 밀려와도 기계화와 친환경 농법으로 고품질의 브랜드 쌀을 생산하면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기계화로 가족 3명이 논 45만평을 책임지는 전업농 김씨는 당초 농사일에 관심이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후 10년 동안 대구에서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러다 부친이 위독해지면서 귀향해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소규모 논농사와 참외 농사로 시작했다가 1999년 한국농촌공사로부터 농지를 빌려 전업농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 김씨가 경작하는 논은 자가 소유 50㏊에 위탁영농 면적까지 합친 150㏊(45만평)이다. 하지만 농사일에 나서는 사람은 김씨와 부인 장점희(51)씨, 후계농인 아들 창수(29)씨 등 3명뿐이다. 가족농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기계화와 ‘분산재배’로 일손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수확시기가 다른 벼 분산재배로 소비자 선점 김씨는 먼저 못자리 대신 실내 모판에서 볍씨를 키운 ‘육묘장’을 만들어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또한 트랙터와 이앙기, 콤바인 등으로 재배 전과정을 기계화했다. 특히 수확한 벼를 건조한 뒤 저장에서 도정까지 가능한 저온 저장창고와 도정시설 등 일괄생산시스템을 갖췄다. 김씨는 “소비자가 주문하면 곧바로 쌀을 도정해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영농비용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확 시기가 다른 벼를 나눠 심는 분산재배로 한달 이상 모내기와 수확을 빨리하고 갓 수확한 쌀로 소비자를 선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씨는 “닭도 ‘영계’가 맛있듯이 쌀도 약간 덜 여문 것이 좋다.”면서 “신선한 쌀을 생산하기 위해 벼가 85∼90%만 익으면 수확을 한다.”고 귀띔했다. ●쌀겨와 우렁이 농법으로 일군 100% 주문판매 김씨의 논두렁은 일반 논과 달리 지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풀이 무성하다. 농약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도정공장에서 나오는 쌀겨를 뿌려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 일부 논에는 우렁이를 키워 제초제를 대신한다. 때문에 논에는 미꾸라지와 메뚜기가 가득해 백로 등의 새들이 날아든다.“농한기에 왕겨와 축산분뇨를 섞어 직접 만든 유기질 비료 등을 뿌려 병해충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된 ‘금종쌀’은 80㎏짜리 한 가마니 당 25만원선에 팔린다. 일반쌀보다 20%가 비싸 5만원 이상을 더 받는다. 특이하게도 쌀 값이 요동을 쳐도 6년째 가격이 똑같다. 김씨는 “밥맛을 보고 만족한 단골들을 대상으로 100% 주문판매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의 변화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맞춤형 기능성 쌀로 승부 김씨는 최근 ‘아롱다롱 오색쌀’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검정·자색·녹색·흰색·투명 등 5가지 색깔을 지닌데다 칼슘 등이 함유돼 가마니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다. 아울러 수입쌀에 맞서기 위해 다이어트에 좋은 ‘고아미 2호’와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찹쌀종 ‘백진주’ 등을 생산하고 있다. 김씨는 요일별로 색깔을 달리해 밥을 지을 수 있는 ‘무지개쌀’도 내놓을 계획이다. 쌀을 소비하지 않는 현대 가정의 특성을 겨냥,‘쌀 배달’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 김씨는 “우유나 신문을 배달하듯 매일 수백g씩 소량의 쌀을 가정에 넣어주는 것”이라면서 “소비량이 적으면서도 신선한 쌀을 원하는 신세대 부부 등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경북 칠곡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쌀산업의 현안 “마지막 10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관세화를 10년간 유예받은 우리 쌀 산업의 최대 화두이다. 전문가들은 그 해답을 ‘경쟁력 회복’과 ‘유통’에서 찾는다. 솔직히 국내 쌀 생산 원가는 외국 쌀의 3∼4배 수준이다. 따라서 당장 수입쌀이 5% 남짓의 관세만 물고 들어오면 국산쌀은 품질과 관계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10년간 빗장을 걸고 의무수입물량(TRQ) 만큼만 수입을 허용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동규 박사는 “쌀 농가에 대한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쌀 농가의 경영주 연령이 70살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럽게 연착륙(소프트 랜딩)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10년간 국산쌀의 시장가격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며 다소 재정에 부담이 되더라도 농가소득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56년간 추곡수매제를 통해 유지해 오던 쌀값 지지정책을 철회한 것은 완전 개방에 대비, 쌀 농가의 생존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면서 “당장 영농의 규모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없는 만큼 소득직불보전제와 생산조정제 등으로 쌀 시장의 수급과 가격을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관수 서울대 농경제학 교수는 “소득직불제는 우리 농정의 근간을 뒤바꾼 중요한 정책임에도 기대와 효과에 대한 사전 검토가 제대로 안됐다.”고 지적했다. 소득직불제는 경작자의 소득을 지원하는 정책이지만 지주들이 자기 몫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임차농가의 비중은 42%에 이른다. 김 교수는 또 1966∼2004년 통계자료를 분석, 농가직불소득 100원이 증가할 경우 지주에게 30원 정도 돌아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농가일수록 임차 비중이 커 지주에게 소득의 귀속 효과가 높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국산쌀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져야 나중에 경쟁력이 생기는데 소득을 지원받는 농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생산을 늘리려는 성향이 있어 구조조정에 역행된다고 밝혔다. 쌀 소비가 감소하는 데 생산이 늘 수 있다는 것. 농업문제를 연구하는 민간연구소 GS&J의 이정환 원장은 “국내에 대표 브랜드가 없다는 게 쌀 시장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국의 미곡종합처리장(RPC) 300여곳이 농민으로부터 쌀을 사들여 브랜드화하고 있지만 이같은 RPC 매출 방식은 단일 규모의 수탁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림부는 전국 군 단위로 ‘파워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RPC 300개를 100개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RPC 100개끼리 경쟁하면 추가적인 통·폐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식탁용 수입쌀 얼마나 팔렸나 밥쌀용 수입쌀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시장에서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거부감에 따른 싸늘한 반응이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밥맛’ 등 품질이 국산 쌀보다 훨씬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초 미국산 칼로스 쌀을 필두로 지금까지 수입된 밥쌀용 수입쌀은 중국산 ‘칠하원(七河源)’, 태국산 안남미(安南米) 등 세 종류다. 호주산 ‘선라이스’는 현지 사정으로 인해 올해 가공용으로 바뀌어 수입될 예정이다. 세 종류의 수입쌀은 지난 14일까지 칼로스 쌀 5504t, 칠하원 1만 2767t, 태국쌀 3293t 등 2만 1564t이 국내로 반입됐다. 이는 모두 지난해 의무수입물량이다. 올해 수입물량으로 할당된 시판용 수입쌀 3만 4429t은 하반기에 수입된다. 아직 수입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렇듯 올해에 수입되는 물량은 많지만 지금까지 판매된 양은 안타까울 만큼 적다.17차례 공매를 실시하면서 응찰 자격을 2차례 완화하고 낙찰 예정가격도 낮췄지만 총 4221t밖에 팔리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들어온 수입쌀의 19.5%에 해당된다. 그나마 5월부터 팔린 중국쌀과 태국쌀의 선전에 따른 것이다. 수입쌀의 대표격인 미 칼로스 쌀은 지금까지 543t만 팔려 낙찰률이 9.8%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서야 판매량이 조금씩 늘고 있다. 수입쌀이 맥을 못추는 이유는 품질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산 쌀에 뒤쳐지기 때문이다. 칼로스 쌀에서 냄새가 나고 밥맛이 나쁘다는 ‘시장의 소문’도 한 몫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품종 개발과 함께 국내 농가에서 친환경·유기농법 등으로 질 좋은 쌀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도 맛좋고 먹기에 안전한 쌀을 찾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佛 와인의 자존심 ‘보르도 메독’ 포도원 르포

    佛 와인의 자존심 ‘보르도 메독’ 포도원 르포

    |보르도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보르도는 중부지방의 부르고뉴와 함께 대표적인 포도주 산지다. 보르도시에서 북서쪽으로 25㎞ 정도 올라가면 가론강과 도르도뉴강이 만나는 지롱드 좌측에 북쪽으로 길게 뻗은 지역이 나온다. 여기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르도 포도주 생산지 ‘메독(Medoc)’이다. 보르도 지방의 5,6월은 포도주 생산 사이클로 볼 때 비교적 한가로운 시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확한 포도로 담근 포도주는 바리크(225ℓ들이 참나무 통)에서 200년 넘은 참나무의 향기와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이며 숙성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포도밭에서는 작은 구슬 같은 포도알들이 보르도지방 특유의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가는 시기다. 지난달 27일 메독에서는 포도밭 사이를 누비며 벌어지는 산악자전거 경기 ‘라 메도켄(La Medocaine)’ 행사가 열렸다. 라 메도켄은 마르고(Margaux)를 비롯한 메독 남부지역의 포도주 생산자들과 관련산업 종사자들이 의기투합해 메독 포도주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 올해로 8회째인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약 1000명이 많은 5000여명이 참가했다. ●햇살·바람 맞으며 알알이 영그는 포도알 메독 지역 주민 등 프랑스 전국 각지와 유럽 각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은 33㎞부터 100㎞까지 각자 능력에 따라 경주거리를 선택해 맑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거대한 초록색 융단처럼 펼쳐진 포도밭 사이를 맘껏 달렸다. 특히 중간 중간에 각 샤토(유명 포도주 생산업체)에 마련된 휴식소에서 음악도 듣고, 포도주를 시음하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거리별 우승자 외에 가장 유별나게 변장을 한 사람이나 팀에도 상을 주기로 했기 때문에 특이한 의상을 입고 자전거 경기에 나선 사람들은 음악이 나오면 흥을 참지 못하고 몸을 흔들기도 한다. 심각한 운동경기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운 행사다.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셔 경기를 완주하지 못하는 참가자들도 속출한다. 라 메도켄은 ‘포도넝쿨 사이로 자전거 달리기 협회’라는 뜻의 AVTV가 주관했다.AVTV의 클로드 베르니아르 회장은 “평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개인 소유의 포도밭 사이를 자전거로 달리며 경치를 감상하고, 유명한 포도주를 시음하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메독 지역의 포도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포도밭 사이를 수천명이 자전거를 타고 떼지어 지나가고, 고색창연한 샤토에서 록 음악이 연주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이런 변화는 미국·호주·뉴질랜드·칠레 등 이른바 ‘신세계 와인’의 약진에 따른 프랑스 와인산업의 위기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와인협회(OIV)에 따르면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독일·포르투갈 등 유럽 5대 와인 수출국의 시장점유율은 1980년대 초에는 75.6%였으나 지난해에는 62%로 뚝 떨어졌다. ●자전거 경기·시음회 등 포도주 홍보 축제 와인 종주국 프랑스의 경우 전체 수출액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매년 3%포인트씩 감소하는 실정이다. 수출물량은 2004년에는 전년보다 5.8%(물량기준) 감소한 데 이어 2005년에는 1.9% 줄었다. 최고급 와인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전체 포도주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중저가 포도주의 경우 균일한 품질과 싼 가격을 내세운 신세계 와인에 밀리고 있다. 장 프랑수아 베지 보르도지역 기자협회 회장은 “신세계 와인이 지속적으로 국제 포도주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의 결과”라면서 “프랑스 와인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 메도켄 같은 행사 외에도 각 샤토들은 포도주 저장고 방문과 와인 시음행사를 마련, 외부의 방문객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보르도 포도주의 진가를 알리는 데 열성이다. 메독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 중에서도 가장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급 특산주(그랑크뤼 클라세)의 하나인 샤토 키르완(Kirwan)은 대표적인 사례다. 1855년 그랑크뤼로 분류된 샤토 키르완은 몇 세대에 걸쳐 전수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급 포도주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포도주 저장고 방문와 시음회, 포도주와 어울리는 메뉴 개발, 포도주를 곁들인 피크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2003년과 2005년 ‘와인 관광대상’을 받았다. ●수확서 숙성까지 전통적 수작업이 최고 비결 샤토 키르완의 나탈리 쉴러 대표는 “그랑크뤼에 속한 샤토들은 세계 톱클래스의 훌륭한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너무 폐쇄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세계적으로 품질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이제는 좀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서 우리가 지닌 가치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역별로 엄격한 생산조건을 규정해 놓고 이를 충족시켜야만 라벨에 원산지 이름이 들어간 AOC를 허용한다. 그랑크뤼 클라세의 경우 지켜야 할 조건은 더욱 까다롭다. 예컨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을 주지 않고 자연조건 그대로 버티면서 포도가 자라도록 한다. 포도를 수확할 때에도 일일이 손으로 가지를 따고, 포도주를 담글 때에도 손으로 포도를 정리한다. 포도주를 숙성시키는 통은 프랑스 중부 산악지방에서 나는 수령 200년 이상의 참나무로 된 것이어야 한다. ●지역별 엄격한 생산규정 지켜야 AOC허용 그랑크뤼 클라세의 하나인 샤토 도작(Dauzac)의 필립 루씨는 “전통적인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방식을 따르는 것이 수세기에 걸쳐 최고 품질의 포도주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이며 신세계 와인이 흉내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와인전문 가루시앙 기유메 |보르도 함혜리특파원|“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전통적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보르도 와인의 깊고 조화로운 맛은 그 어떤 신세계 와인도 흉내내지 못할 겁니다.” 프랑스의 와인전문가 루시앙 기유메 씨는 최근 런던과 캘리포니아주 내파밸리에서 동시에 열린 미국 와인-보르도 와인 시음대결에서 보르도 레드와인이 캘리포니아산에 패배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보르도 와인의 우월성에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보르도 와인을 “섬세함과 깊이의 조화로움, 우아함이 담긴 ‘포도주의 예술’”이라고 평가하면서 “신세계 와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유메 씨는 보르도 메독 지역의 최고급 와인(그랑크뤼)인 샤토 보이드캉트낙과 샤토 푸제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메독 와인의 특성은. -포도밭마다 기후와 지형이 매우 다양하다. 지역적인 기후까지 다르다. 이런 주위환경에 여러 포도 품종들의 잠재적 특질들이 표현되어 다양한 포도주가 생산된다. 메독 지역은 기후와 토지학적인 환경이 포도재배에 가장 이상적이다. 또 캬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캬베르네 프랑 등의 포도품종을 배합하기 때문에 과일향이 강하고 부드러우며, 강한 색상을 지닌 와인이 생산된다. 특히 포도 수확부터 담그는 과정까지 몇 세대에 걸친 노력으로 쌓아진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에 품질에 있어서 지속성을 지닌다. ▶그랑크뤼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랑크뤼는 프랑스 여러 지방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다. 기후조건과 지형, 경사, 위치에서 예외적인 조건을 형성한 포도원을 뜻한다. 프랑스 국립원산지명칭연구소(INAO)의 통제하에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메독 외에 그라브, 생테밀리옹, 소테른-바르삭에서 그랑크뤼를 분류하고 있다. 메독 지역의 그랑크뤼는 나폴레옹 3세 때인 1855년 프랑스 국제박람회에서 지롱드 포도주가 소개되면서 품질 등급을 분류한 것이 기원이다. 이때 가장 우수한 품질로 선정된 60개 생산자들이 1∼5등급까지 나뉘어 ‘그랑크뤼 클라세’로 분류됐다. ▶신세계 와인에 대해 평가한다면. -와인의 품질 면에서 신세계 와인은 비교적 균일하다. 이는 당도와 알코올 도수를 인위적으로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가격에 따라 맛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테이블 와인으로 적합하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와인이라도 프랑스의 고급 와인과는 비교할 수 없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제조법, 자연 그대로의 조건에서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프랑스 와인은 균형감이 있고, 조화로우며 섬세함을 지닌다. 이런 깊이를 느낀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프랑스 와인의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와인산업이 위기를 맞은 이유는. -생산자들에게 불리한 세제(稅制)가 가격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음주를 죄악시하는 문화도 포도주 소비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공급은 과잉인데 생산자가 너무 분산되어 있어 효율적인 마케팅을 펴지 못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5∼6개 회사가 생산의 85%를 차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마케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lotus@seoul.co.kr
  • “7년째 담배소송 변론 담배불법화 계기되길”

    “소비자 권리 신장에 한 몫을 할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담배소송을 제기해 7년째 무료변론을 맡고 있는 배금자(45) 변호사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금연유공훈장을 받는다. 지난 7년간 수없는 고비를 넘기면서 담배소송을 끌어온 배 변호사는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데 이번 소송의 의미가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또 “더 큰 바람이 있다면 담배소송을 계기로 흡연의 심각성이 알려져 담배가 불법화 됐으면 한다.”면서 “소송 외에도 담배를 불법화하는 데 동참하겠다.”고 했다.1999년 시작된 배 변호사의 담배소송은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국내 첫 소송인 데다 피운 사람이 잘못이라는 그간의 통념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선례가 없는 첫 소송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고, 함께 소송을 시작했던 폐암 환자 여섯 분 중 벌써 세 분이 돌아가셨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폐암과 흡연이 90% 정도 연관이 있다는 의학계의 감정 결과도 나왔고,80년대까지는 정부가 담배의 유해성도 알리지 않고 담배 소비를 장려했기 때문에 제조물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승소를 확신했다. 배 변호사는 세계금연의 날(5월31일)을 기념해 보건복지부 주최로 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WHO 표창을 받고, 이날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벌어지는 금연 캠페인에도 참여한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B사이드 스토리] 기획사·가수·관객 하모니 이루는 콘서트를

    [B사이드 스토리] 기획사·가수·관객 하모니 이루는 콘서트를

    최근 국내 가수들의 대형 콘서트 취소와 연기 등으로 공연계와 가요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공연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규모와 비용 면에서 위험이 큰 대형 콘서트는 더욱 그러하다. 가요계의 장기적 불황 속에 이러한 피해는 해당 가수는 물론이고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팬들에게까지 돌아간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대형 기획만으로 한몫 챙기려는 아마추어 공연 기획사의 허술함이다.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겉만 화려한 공연을 밀어붙이는 자세가 문제다. 공연이 취소되면 피해 보상은커녕 공연 관람료도 제때 배상하지 못하는 기획사들도 있다. 실속 있고 노하우가 풍부한 기획사의 부재가 안타깝다. 물 속을 보지 않고 미끼만 던져 놓고 월척을 기대하는 기획사는 공연계에서 방출되어야 한다. 콘서트 주체인 가수들 또한 상업주의식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탕주의로 높은 개런티를 요구하는 가수들은 누구를 위한 공연인지 되짚어야 한다. 진정한 라이브와 연출의 향연인 공연 수준을 알아보는 팬들의 안목이 높아진 점도 깨달아야 한다. 노래 몇 곡과 개인기로 채우는 공연은 특색도 없고 감동도 없다. 골수 팬만을 위한 팬 미팅 수준의 공연은 콘서트장을 찾은 팬들의 발을 붙잡아 두기엔 한계가 있다. 참신한 기획과 색다른 볼거리는 관객을 위해 준비해야 할 필수 요건이다. 콘서트 소비자인 관람자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내실 있는 소규모 공연은 뒤로한 채 대형 공연에만 지갑을 여는 행태도 달라져야 한다. 다양한 문화 소비로 옥석을 가리고 향유할 때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공연은 가요계를 불황의 늪에서 건져낼 대안의 하나이다. 공연 문화가 제대로 정착될 때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이 살아 남을 수 있다. 누구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기획자, 가수, 관람자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는 콘서트를 기대해 본다. 조상범 음악채널 KM PD chosb77@cj.net
  • 팔당호·한강본류 의약품오염

    팔당호·한강본류 의약품오염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에서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의약품 잔류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잠실 취수장 주변을 비롯한 한강물도 항생제와 간질치료제·해열진통제 등 각종 약물로 오염돼 상수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들 약물은 다이옥신이나 유기염소화합물(PCB) 등 유독성 화학물질처럼 ‘환경호르몬’ 작용까지 하는 것으로 밝혀져, 생태계 교란은 물론 인체 위해성까지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이런 사실은 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한강 물환경의 의약품 오염이 담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5월30일 한국학술진흥재단 발간)와 용인대 김판기 교수(산업환경보건학과)의 ‘경안천 의약품·항생제 잔류농도 및 분포조사’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김 교수는 “그 동안 하수종말처리장에 흘러드는 오·폐수의 의약품 오염조사는 있었지만, 상수원과 한강 본류에 대한 오염실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조사에선 카페인(강심·이뇨제)과 카바마제핀(간질치료제), 딜티아젬(협심증·고혈압치료제) 등 일반의약품 6종과 설파메톡사졸·트리메토프림·설파티아졸 같은 항생제 6종 등 모두 12종에 대해 검출빈도 및 농도, 생태·생식독성 평가 등이 이뤄졌다. 조사결과, 경기 용인시 해실교∼팔당호 사이 경안천 지점에선 12종의 약물 중 9종이 검출됐다. 이 중 팔당호에서만 설파메타진·카바마제핀 등 7종의 약물이 최고 0.103ppb까지 검출됐다.1ppb는 물 1ℓ당 1㎍(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 함유돼 있음을 뜻한다. 한강 본류의 잠실·한남·마포·행주 등 4개 지점에선 12종 가운데 9종이 검출됐다. 위염·궤양치료제인 시메티딘은 최고 1.338ppb까지 함유돼, 그동안 해외에서 확인된 최대 농도(0.58ppb)보다 2.3배 높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위장 관련 약품이 많이 소비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의약품은 실험결과 수중생태계 파괴는 물론 물고기의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생식독성’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이 예상된다. 연구진은 ‘한강 보고서’에서 “카페인 등 4종의 약물을 송사리에 주입한 결과, 수컷의 암컷화 지표인 ‘비텔로제닌’ 단백질이 많게는 20% 이상 발현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나머지 8종 의약품 실험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환경단체는 “당장 수돗물 수질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민환경연구소 최예용 실장은 “약물로 오염된 물이 하수처리와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심층조사 및 대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잔류물질은 현재 수돗물 정수처리 조사대상 항목에서 빠져 있으며, 폐의약품 배출·수거와 관련한 관련 법규도 없는 상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하반기 살림 더 팍팍해진다

    하반기 살림 더 팍팍해진다

    경제 규모가 외형적으로는 성장을 지속했으나 국제유가 및 원화가치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민들이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더구나 지방선거가 끝난 뒤 지방자치단체마다 지하철, 버스, 택시비 등 공공요금을 줄줄이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국민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1·4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에 비해 0.6% 감소했다. 실질 GNI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단가는 떨어지고 수입물가는 오르는 등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실질 무역손실액은 16조 8000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질 무역손실액은 지난해 2분기(10조 4000억원)이후 3분기 12조 5000억원,4분기 13조 9000억원 등 4분기 연속 10조원을 웃돌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에는 2004년의 두배에 가까운 46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무역손실액이 무려 7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간 반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가격은 떨어지는 가운데 환율까지 급락하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경상수지 흑자 기조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률은 ‘상고하저(上高下低·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음)’가 될 것으로 보여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5% 성장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우려했던 ‘더블 딥(경기가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하는 현상)’에 빠질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상반기에 안정세를 보였던 물가마저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불안해질 경우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2% 성장했다.”면서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6.1% 성장했지만, 올해 5% 성장 달성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 하락으로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해외소비는 급증한 반면 국내 소비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올 1분기 가계의 해외소비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1.5%나 늘었다. 지난 2004년 4분기에 전기 대비 22% 급증한 이후 최대의 증가폭이다. 반면 가계의 국내 소비는 0.8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1.1%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해 상당폭 둔화된 것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年금리 12%의 유혹

    年금리 12%의 유혹

    은행의 예금금리는 높아지고 대출금리는 낮아지고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없다. 특히 주식시장이 불안하고, 부동산 시장도 얼어 붙어 전통적인 재테크 상품인 은행 정기예금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저축성예금 평균금리는 연 4.37%, 대출 평균금리는 연 5.83%이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는 1.46%포인트로 5년 8개월 만에 최저로 좁혀졌다. 연 6%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잘만하면 ‘금리 역전´ 효과까지 볼 수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역마진´을 볼 리가 없다. 최근 출시되는 고금리 예금은 대부분 확정금리형 정기예금과 주가 및 금리와 연계된 지수연동예금이 합쳐진 복합예금이다. 지수연동에서 ‘쪽박´이 나면 전체 예금의 금리가 3% 이하에 머물거나 0%가 될 수도 있다. 소비자가 ‘모 아니면 도´의 선택을 해야 하는 셈이다. ●연 이자 5% 이상 특판·복합예금 봇물 고금리 경쟁은 특판예금이 주도한다. 은행들은 대출 경쟁으로 부족해진 수신액을 메우기 위해 쉴 새 없이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다. 노사갈등으로 영업부진에 시달렸던 씨티은행은 2개월 만에 다시 연 5.1%를 주는 ‘특판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 1년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에 가입하면 연 5.2%의 금리를 준다. 외환은행도 연 5.0%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 판매에 나섰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도 지난 3∼4월에 특판상품을 팔아 각각 4조 4000억원과 2조 4000억원을 끌어 들였다.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곧 5%대의 특판예금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다른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여자농구단 성적에 연계해 연 4.2∼5.7%의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았다. 특판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게 최근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복합예금이다. 복합예금은 주가지수,CD금리, 개별주가, 환율 등 다양한 지수에 연계되는 연동예금과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이 혼합된 상품을 말한다. 예금액의 절반은 연동 쪽에, 나머지는 확정금리 쪽에 넣는 구조다. 국민은행의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 6-7호´는 지수 상승률에 따라 1년짜리의 경우 최고 연 12%의 이자를 지급한다. 기업은행은 오는 13일까지 원·달러 환율, 국제 금 시세, 코스피200지수에 연동되는 지수연동예금 3종류를 팔고 있다. 최고 8.1%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잘못하면 0%도 감수해야 그러나 5% 이상의 확정금리가 제시되는 특판예금은 대부분 최저 가입액이 1000만원 이상이어서 여윳돈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은행들이 “연 10%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복합예금은 확정수익률이 없다. 국민은행의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 6-7호´는 지수연동 예금 부분에서 가입 당시 주가지수보다 만기시 지수가 낮거나, 예금 기간 중 주가지수가 30% 이상 오르면 수익률이 0%이다. 이 경우 확정 정기예금 부분에서 6%의 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예금 전체의 금리는 3%에 불과하다. 다른 은행들이 팔고 있는 주가지수 연계예금도 대부분 이런 구조여서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복합상품 중 상당수가 하반기 증시 폭등으로 ‘녹아웃(최저 수익률 조기 확정)´을 기록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최고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수익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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