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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라면/박홍기 논설위원

    보릿고개란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묵은 곡식이 떨어지고 아직 보리가 여물지 않은 5~6월, 농가의 끼니 때우기가 가장 어려운 때’이다.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이후 1970년대까지 서민들이 겪어야 했던 가난, 굶주림을 상징하는 용어다. 우리나라 라면의 역사는 배고픔과 맞물려 있다. 라면은 1963년 9월 15일 처음 국내에서 10원에 출시됐다. 삼양라면이다. 1961년 삼양식품을 설립한 전중윤 명예회장이 기아(飢餓)로부터의 탈출이라는 목표 아래 회사 설립 2년 만에 선보인 제품이다. 전 명예회장은 당시 남대문시장을 지나다 시민들이 미군들의 음식찌꺼기로 만든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광경을 보고는 식량자급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절감했다. 이후 일본 묘조(明星)라면의 오쿠이(奧井) 사장을 끈질기게 설득, 시설과 기술을 이전받았다. 국민, 즉 소비자들은 초기엔 시큰둥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소한 제품이었던 까닭이다. 무료 시식 등 라면 알리기에 나선 지 1년쯤 지나자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타났다. 그 결과 6년 만에 초창기 매출액과 비교하면 300배의 성장을 이뤘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배를 채워주는 ‘제2의 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최근 라면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편의점 라면 매출이 눈에 띌 만큼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에 따르면 전국 4800여개점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7~27일의 컵라면과 봉지라면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6.4%와 46.8% 늘었다는 것이다. 치솟는 물가로 비싸진 식당 음식이 부담스러워진 탓인지 대학 구내에 입주해 있는 편의점 27곳의 컵라면 매출도 전년 대비 52.2%나 늘었다. 최근의 라면 매출 급증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서민들의 삶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방증이어서다. 물가 상승폭이 장난이 아니다. 허리띠를 졸라맨 직장인들은 값싼 음식점을 전전하는 실정이다. 점심을 뜻하는 런치와 유목민이라는 노마드를 합친 ‘런치노마드족’ 이라는, 싼 식당을 찾아 떠도는 젊은이들도 생겨났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하반기 1분위(소득하위 20%)의 엥겔지수는 22.5%로 6년 만에 최고치였다. 엥겔지수가 높을수록 살림이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21세기형 보릿고개 같다. 전 명예회장이 추구했던 ‘먹는 데 족하면 천하가 태평하다’라는 식족평천(食足平天)의 의미가 무색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은 심각한 양극화에 직면해 있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데스크 시각] 통큰 정책·통큰 기업이 물가를 잡는다/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통큰 정책·통큰 기업이 물가를 잡는다/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전셋값 폭등과 관련해 조만간 일선 고위 공무원 중에 희생양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물가와 관련해서도 정부의 기업 손보기가 본격화할 텐데 걱정이네요.” 구제역에다가 중동·아프리카 정정불안에 따른 물가 불안과 지난겨울 서민들을 괴롭힌 전셋값 폭등으로 온갖 소문이 난무한다. 정부 역시 지난해 가을부터 몰아친 이들 악재를 물리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줄줄이 내놓았다. 통신비와 기름값에 내재된 왜곡된 가격구조를 바로잡겠다든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물가잡기에 가세한 것도 여기에 속한다. 전셋값 대책도 연초부터 잇따라 내놓았다. 통신비와 관련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비의 일부를 문화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통신비 가운데 상당부분이 여가비 성격이 있는 만큼 통계청에서 통신비 산정 시 이를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고육지책이지만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여전히 고삐가 잡히지 않고 있고, 전셋값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외곽지역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이 대증적 요법에 그치거나, 아니면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청사진인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음이 급하다. 의식주 문제 해결은 치자(治者)의 기본 소임인데, 이것이 흔들리면 민심이 흔들리고, 이는 곧 선거에서 표 이탈로 이어진다. 과천 관가나 기업에 희생양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책에서 속죄양을 찾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국지에서 조조의 군량미 대처가 대표적 사례다. 너른 중원을 놓고 위촉오(魏蜀吳)가 패권을 다툴 때 조조는 군량미가 부족하자 배급량을 줄이도록 명한다. “배급량을 줄이면 군졸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이라는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되의 크기를 줄이도록 강행한다. 이로 인해 군졸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을 때 조조는 군량미 담당자에게 “네 목을 빌리자. 대신 네 가족의 후일은 걱정하지 말라.”며 ‘횡령죄’로 목을 벤다. 조조는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 물론 정부가 시중의 우려처럼 희생양을 찾을지는 알 수 없다. 또 정부의 고민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최근의 물가나 전셋값 오름세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촉발됐다. 해외 정정 불안은 불가항력이고, 전셋값 역시 집값을 잡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풍설이 난무하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기업은 느긋한(?) 편이다.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관련해서는 내리는 시늉만 하고 있다. 철 지나 가격요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난방용 등유가격 인하로 생색을 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오히려 기름값이나 통신비와 관련해서는 반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정정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넘어서면서 기업의 이런 주장에 날개를 달아주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대형 할인점 등은 ‘통큰’ 시리즈를 벌이고 있지만 소비자를 영업점으로 유인하기 위한 판촉전의 일환일 뿐 소비자 물가 인하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물가와 관련해 정부나 기업의 행태를 보면서 양자 모두 자기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한 진정한 의지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을 압박하면서도 정부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인색하다. 기업에서는 ‘시장 이기는 정부 봤나? 이러다가 말겠지.’하는 기미가 엿보인다. 이런 자세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 정부도 유류세 등 세금을 내릴 부분이 있으면 내리고, 기업은 생색내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통큰 자세’를 보여야만 물가를 잡고 서민 가계의 주름살을 펴줄 수 있다. sunggone@seoul.co.kr
  • 작년 4분기 실질소득 5분기만에 ‘마이너스’

    작년 4분기 실질소득 5분기만에 ‘마이너스’

    지난해 가계소득 실질 증가율이 최고 수준을 나타냈지만 물가 상승과 추석 효과 등으로 지난해 4분기는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해외 여행이 급증, 지난해 단체여행 지출이 전년보다 63.4%나 늘어난 반면 학원·보습교육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소득 분배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모두 개선됐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0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은 363만 2000원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연간으로 2.8%가 늘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반면 4분기만 보면 1.2%가 감소, 5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분기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비교 시점인 2009년에는 4분기에 추석이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3분기에 낀 데 따른 명절 기저효과가 컸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때 시작된 물가 상승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28만 7000원으로 전년보다 6.4%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월 31만 6900원으로 6.5% 늘었고 이 중에서도 채소 및 채소가공품은 22.9%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파 등 이상기후에 따른 가전 및 가정용기기에 대한 소비도 늘어 월 2만 1700원을 지출, 전년보다 25.2%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 회복에 따라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가구당 월 1만 9500원을 단체여행경비로 사용, 전년보다 6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교육 비용인 학원·보습교육은 월 17만 6500원 사용으로 전년보다 2.4%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학원·보습 교육은 1998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원 단속을 강화하고 방과후 학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통신 서비스 이용량이 크게 늘면서 통신서비스 지출이 월 평균 13만 6700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4.8% 늘어난 것이다. 소득분배 지표는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10으로 전년(0.314)보다 낮아졌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뜻이다. 지니계수는 2006년 0.306, 2007년 0.312, 2008년 0.314 등으로 매년 상승하다가 2009년 0.314로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소득5분위 배율은 5.66배로 전년(5.75배)보다 개선됐다. 상대적 빈곤율도 14.9%로 전년(15.3%)보다 0.4%포인트가 하락하면서 2007년(14.8%) 이래 가장 낮았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국제 육류값 뜀박질… 돈육 1년새 31%↑

    국제 육류값 뜀박질… 돈육 1년새 31%↑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농산물에 이어 육류값도 뛰고 있다.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신흥경제국의 육류 소비 증가, 곡물값 상승에 따른 사료값 상승 등으로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투기수요까지 가세하자 주요 20개국(G20)은 6월 농업장관 회의를 개최, 국제 농산물 시장의 안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2008년 식량위기 재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거래된 쇠고기 선물 2월물은 전날보다 0.7% 오른 1파운드(0.45㎏)당 111.05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이후 21.7% 오른 가격이며 2008년 당시 최고치 104센트(7월 2일 기록)를 웃돈 가격이다. 4월물은 115.15센트, 6월물은 116.17센트 등을 기록, 시장이 당분간 쇠고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돼지고기값은 상승폭이 더 가파르다. 4월물은 18일 전날보다 0.1센트 오른 파운드당 92.275센트에 마감, 지난해 1월 이후 30.7%가 올랐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주요 곡물 가격 수준은 2008년 사상 최고치에 미치지 못하나 육류는 거의 근접하거나 조금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곡물값 상승에다 신흥경제국을 중심으로 사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료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의 1인당 육류소비는 2001년 연 49.2㎏에서 지난해 59.9kg으로 10년 만에 10㎏ 이상 늘었다. 인도는 채식에서 육류로 소비패턴이 변하면서 1980년 이후 육류 소비가 3배 이상 늘어났다. 식량 소비 구조가 변하면서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투기자금도 가세하고 있다. 호주 ANZ뱅킹 그룹에 따르면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미국 내 주요 선물거래소의 곡물 파생상품에 대한 순매수 투기 포지션(계약)은 지난해 11월 1억 400만t으로, 사상 최고치인 2008년 3월의 7800만t을 훨씬 넘어섰다. 결국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농산물을 포함, 28개 원자재 파생상품에 대한 투기를 막는 규제안을 마련 중이며 올해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프랑스도 투기 세력 규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예정이다. 또 하나의 복병은 유가다. 기름값이 오르고, 청정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바이오 에탄올의 재료인 옥수수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1980년대 1~2%대에 그치던 미국 옥수수 생산량 중 에탄올 생산에 쓰인 비중은 지난해 36%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기름값 상승은 대체 에너지이자 사료인 곡물 가격뿐만 아니라 농가의 생산비용도 끌어올리는 셈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물가 시그널 확실히 줘야 한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가 시그널 확실히 줘야 한다/주병철 논설위원

    지금의 물가대란은 3년 전 이맘때와 꼭 닮았다. 2008년 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금처럼 4%대를 훌쩍 넘어섰고 정부는 52개 품목으로 구성된 이른바 ‘MB물가’를 만들어 관리에 나서겠다고 법석을 떨었다. ‘대란’(大亂)이니 ‘때려잡기’니 하는 용어도 그대로다. 정유·통신업계가 공공의 적이 된 게 다를 뿐이다. 물가상승 요인은 이상기후 영향에 따른 농산물 생산 감소, 구제역·전세 파동, 국제유가·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복합적인데, 정부와 업계는 원가 논쟁을 벌인다고 야단이다. 원가를 알아낸다고 물가가 잡힌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다. 참 답답한 노릇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참에 독과점 구조를 가진 업계의 담합 여부 등은 집중 점검해 볼 만하다. 업계의 은밀한 비밀을 제대로 캐낸다면 ‘그동안에 뭘하고 있었느냐.’는 비아냥은 들을지언정 독과점 폐단을 확 바꾸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문제는 미시적인 처방으로 물가가 안정되겠느냐는 얘기다. 어려울 때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물가대란의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 체질 개선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과잉 유동성 문제다. 국제 유가 등 비용 측면의 물가상승 요인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쏟아부은 국제 유동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우리나라도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렸다. 2009년에는 가계·기업의 단기자금 운용 규모라 할 수 있는 M1(협의 통화)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0%까지 올랐고, 여태껏 유동성증가율이 명목 GDP(국내총생산)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 여전히 돈이 넘친다. 2008년 8월 기준금리는 5.25%에서 2009년 2월 2%로 떨어졌다. 이후 세 차례 인상했지만 2.75%로 거의 반토막이다. 유동성은 넘쳐나고 금리는 낮은 상황에서는 물가가 뛰게 돼 있다.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가 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물가 상승 요인이 비용 측면이라면 긴축통화정책을 펴도 별 효과가 없다. 그러나 총수요 압력이 생기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근들어 소비자물가 가중치의 60%를 차지하는 서비스물가 가운데 집세와 개인 서비스 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심상찮은 조짐이다. 그동안 꾹 눌러놨던 공공요금도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구제역·전세 파동도 한동안 총수요에 악재다. 우물쭈물하다 인플레 기대심리까지 겹치면 물가는 엉망이다. 올해 성장률이 5%를 넘으면 총수요 압력은 더 거셀 것이고,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비용 측면에서 총수요 측면으로 물가 상승 요인이 옮겨가는 상황에서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성장보다는 물가안정에 둬야 한다. 정부는 성장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지만 둘은 양립할 수 없는 목표다.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이 시장에 물가 시그널을 확실히 줘야 한다. 정부 핑계대지 말아야 한다. 한은은 참여정부 때도 금리정책에 실기를 거듭해 부동산 버블을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지 않았는가. 물가안정의 정책수단은 금리와 환율이다. 과잉 유동성 해소는 금리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금리를 올리면 77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에 대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하지만 2008년의 금리와 비교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시 은행권 대출금리는 10%대였지만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지금은 5% 남짓 된다. 금리 인상이 서민들에게 여전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해 우려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대선과 맞물려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다. ‘정치쓰나미’에 경제가 휘말리면 경제정책의 목표와 수단은 영 힘을 받지 못한다.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누가 뭐래도 물가다. 치솟는 물가를 붙드는 데 통화당국이 실기(失機)하지 말고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bcjoo@seoul.co.kr
  • 3월 3일 삼겹살 데이… 고기 전문가에게 들어본 가장 맛있는 조리법

    3월 3일 삼겹살 데이… 고기 전문가에게 들어본 가장 맛있는 조리법

    구제역 여파로 공급이 급감하면서 삼겹살이 요즘 ‘금(金)겹살’이라 불릴 정도로 값이 올랐다. 삼겹살이란 단어가 국어사전에 처음 등재된 때는 1994년으로 우리 국민이 삼겹살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채 30년이 안 된다. ‘삼겹살에 소주’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해 1인당 평균 삼겹살 소비량은 9㎏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500g에 1만원을 넘어서면서 서민 음식이란 칭호가 무색할 지경이다. 새달 3일은 축협이 양돈 농가의 소득을 늘리고자 만든 삼겹살 데이. 국내 1위 브랜드 돼지고기 선진포크를 만드는 선진의 문성실 식육연구센터 소장에게서 삼겹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들어봤다. ●두께는 6㎜, 온도는 350도가 최선 문 소장은 “1980년 시작해 30여년 동안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씨돼지(종돈)를 육성한 결과 북미, 유럽, 칠레 등에서 수입된 삼겹살과는 다른 맛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식육학 박사인 그는 국내 최고의 돼지고기 맛 전문가로 불린다. 삼겹살은 흔히 비계라 불리는 지방과 단백질이 혼합된 것인데 특히 지방산에 함유된 올레인산이 많을수록 고기맛이 좋다는 게 문 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비계가 지나치게 두꺼우면 고기가 속까지 익지 않는 단점이 있다. 다섯달 동안 식육센터 연구원과 전문 평가요원을 동원한 관능검사(인간의 오감으로 평가하는 제품의 품질검사) 결과, 가장 삼겹살이 맛있게 구워지는 고기의 두께는 6㎜, 온도는 350도로 평가됐다. 문 소장은 “고기가 얇고 가열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맛있어지지만 고기 두께가 지나치게 얇으면 육즙 보유량이 떨어지고, 가열 온도가 너무 높으면 금방 타버린다.”며 “6㎜ 두께의 삼겹살을 350도에서 2~3번 뒤집어 가며 두꺼운 불판을 이용해 구우면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원한 음료수병과 고기 장바구니에 함께 담아라 문 소장은 고기에 불이 직접 닿는 직열구이는 피하라고 강조했다. 삼겹살의 맛을 좌우하는 지방산이 떨어져 나가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두꺼운 불판을 이용해 일정한 열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좋은데 문 소장은 불판은 솥뚜껑, 열원은 숯을 추천했다. 숯은 최고 500도까지 온도가 올라 쉽게 고기 맛을 낼 수 있다. 삼겹살도 한우처럼 마블링(지방의 분포)이 좋은 것이 맛있다. 단백질은 붉고 지방은 백색으로 잘 굳어 단단한 느낌을 주는 것이 최고다. 돼지고기를 사서 신선하게 집으로 가져가려면 시원한 음료나 주류를 함께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요리할 때 커피 첨가하면 삼겹살 비린내 싹~ 신선함을 즐기려면 3일 안에 조리해서 먹고, 3일이 넘은 고기는 냉동실에 보관하라는 게 문 소장의 조언이다. 얼린 고기는 랩이나 밀폐용기에 보관한 상태 그대로 냉장고에서 12~15시간 해동해서 먹는 게 좋다. 요리할 때 커피를 첨가하는 것도 고기의 비린내를 없애는 방법이다. 선진포크의 요리 카페 ‘해뜨는 마을’(cafe.naver.com/sjpork)에 오른 요리 가운데 삼겹살로 집에서도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삼겹살 부추전 ●재료: 삼겹살 500g, 부추 200g, 밀가루 또는 부침가루 400g, 계란 4개, 물 400g, 바질 약간 ①삼겹살과 부추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서 밀가루에 계란과 물을 넣어 반죽한다. ②달궈진 프라이팬에 밀가루 반죽과 삼겹살을 올리고 삼겹살은 잘 달라붙도록 부침개로 꾹꾹 눌러준다. ③반죽에 올린 삼겹살 위에 바질 가루 또는 후추를 약간 뿌린다. ④그냥 먹기 심심할 때 새콤달콤한 발사믹 식초에 찍어 먹으면 훨씬 고기 맛이 살아난다. ■ 삼겹살 채소말이 ●재료: 삼겹살 500g, 파프리카 빨강·노랑 각 1개, 무순, 미나리 ●고기 육수 재료: 물, 통마늘 5개, 통후추 20알, 대파 흰대 1개, 파뿌리 1개, 양파 ¼개, 월계수입 4장, 인스턴트 커피 1작은술 ●소스 재료: 고추냉이 적당히, 마요네즈 3큰술, 레몬즙 1큰술, 소금, 후추 약간 ①소스 만들기: 양파는 곱게 다지고 미나리 줄기는 송송 썰어준다. 고추냉이로 조금씩 맛을 보며 간을 맞춘다.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키면 그 맛이 더 깊어진다. ②통삼겹을 조금 얼려 썰기 쉽게 한 다음 채소를 말 수 있도록 세로로 썰어준다. ③물에 육수 재료를 넣고 향이 우러나도록 팔팔 끓인다. ④끓는 육수에 고기를 넣어 3~4분 더 끓인다. 건져낸 고기는 차가운 물에 한번 헹구어 기름기를 없앤다. ⑤미리 데쳐 놓은 미나리줄기-삼겹살-적당히 썬 파프리카와 무순을 순서대로 올리고 돌돌 말아 미나리로 묶어 마무리한다. ■ 오리엔탈 드레싱 양배추 삼겹살 샐러드 ●재료: 삼겹살 500g, 치커리 2줌, 양배추 5잎 ●오리엔탈 소스 재료: 간장 2큰술, 올리브유 3큰술, 식초 1큰술, 꿀 1큰술, 땅콩버터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생강가루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①삼겹살을 3㎝ 크기로 자른다. 끓는 물에 삼겹살과 양파, 대파잎, 통후추, 백포도주 또는 김빠진 맥주나 청주를 넣어 20분 정도 익힌다. ②잘 삶아진 삼겹살은 찬물에 살짝 헹구어 거품과 고기 찌꺼기를 없애 냉장고에 넣어둔다. ③분량의 재료를 넣어 오리엔탈 샐러드 소스를 만든다. 치커리와 양배추도 손질한다. ④접시에 채소를 깔고 차갑게 식은 삼겹살을 올린 다음 소스를 살짝 뿌린다.
  • “한국 갈 길은 제조업… 금융업 미래동력 삼는건 어리석어”

    “한국 갈 길은 제조업… 금융업 미래동력 삼는건 어리석어”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에 거침없이 메스를 댔다. 장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여야 정치권이 벌이기 시작한 복지 논쟁은 장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와 같은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여야 간 진지한 고민과 대화를 주문했다. “한국 경제의 방향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라며 강도 높은 금융 규제를 역설하기도 했다. 1990년부터 이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일련의 저서를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은 더 이상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일부에선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 보인다,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단순하게 말하면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그런 거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라고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이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국가 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 게 맞지만 한국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단기간에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금융업은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로 규제를 완화한 탓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들이 FTA를 맺는 건 비판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경제 규모와 수준이 두 배쯤 차이나는 상대와 FTA를 맺으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 FTA를 맺는다면 대다수 중소기업과 농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기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외환위기 이전 은행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 지금의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 주주자본주의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은행의 기업대출이 전체 대출의 80%를 넘을 정도였다.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은행이 기업대출은 기피하고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돈벌려 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지금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됐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산업정책’이라는 말 자체가 관치경제의 요소를 담은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과거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지만, 정부가 선별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현재 가장 취약한 분야가 부품소재 산업이다. 이 분야는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제조업, 특히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이 강조되고 있는데.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먼저 대기업의 불공정 경쟁을 강력 규제해야 한다. 한국은 과거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가했다.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했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해법은 두 가지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거나,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도록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세금도 내기 싫고 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으로 되돌아가자는 말이냐’는 비판도 있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라는 식으로 질문하는 자체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다. 이건 잘했지만 저건 못했다는 걸 용납 못하는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박정희 경제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 게 결코 아니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주주중심경제로 가야하는 것인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은 없다. 다만 소액주주운동은 1980년대부터 미국에서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가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에서 참여연대가 주도한 소액주주운동은 주주자본주의 논리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 대타협은 물 건너간 것인가. -노무현 정부 당시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했을 때는 국제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재벌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복지국가를 얘기하면 진보진영에서도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던 게 불과 몇 년 전인데 지금은 복지가 대세가 됐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이대로 두면 재벌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 다 먹힌다. →정치권에서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복지국가가 돼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합의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복지가 안 되고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가 의대와 법대로만 몰리고 출산을 기피하고 사교육 광풍이 분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지 특정 계급이나 집단이 될 수가 없다. 일단 무상복지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상급식을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부자가 세금을 한푼이라도 더 내니까 부자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라고 하면서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뺀다면 민주당의 ‘3+1 복지정책’(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 등록금)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건 지속 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빼앗아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이게 된다. →대처 전 총리가 영국병을 고쳤다는데. -신자유주의자가 대처리즘을 선전하면서 영국병을 얘기하지만 그건 실체가 없는 신화일 뿐이다. 경제성장률만 봐도 대처 이전과 이후에 차이가 없다. 과감하게 복지지출을 삭감하고 감세를 했다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계속 얘기하고 싶은 것 두 가지를 꼽고 싶다. 먼저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과 두 번째로 낮은 복지 지출 등에서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10년 전만 해도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무너진 걸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선진국과 저개발국을 모두 경험한 우리나라가 양자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구실을 한다면 지구적 차원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기준금리 인상 한국경제 영향은

    中 기준금리 인상 한국경제 영향은

    중국이 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오는 11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달 연속 금리를 올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통위가 두달 연속 금리를 올리게 되면 이는 2007년 7, 8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 측면에서만 보면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기대를 훨씬 웃돈 4.1%를 기록했고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 물가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금통위 11일 금리인상 여부 주목 최근 들어 수입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환율 하락을 용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구매에 크게 의존해 온 철강이나 구리 등과 같은 산업용 원자재는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리 인상은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현재 1100원대를 위협받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질 경우 정부 목표인 ‘5%대 성장’ 달성의 일등공신인 수출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가운데 25.1%를 차지한 최대 수출국이었다. 지역별 수출 증가율도 중국이 34.8%로 전체 수출 증가율 28.3%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의 통화긴축과 이에 따른 경제회복 속도 둔화로 국내 수출의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의 수출 경쟁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가계 부채다. 2010년 3분기 현재 가계부채가 770조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두달 연속 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폭이 훨씬 커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 금통위의 금리인상 이후 은행연합회의 대출 기준금리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 금리가 0.23%포인트 올랐다. ●“예견된 인상… 영향 제한적” 견해도 중국의 이번 금리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됐기 때문에 한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큰 부담을 주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서울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고품격의 풍부한 온라인뉴스 보고싶다/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고품격의 풍부한 온라인뉴스 보고싶다/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뉴스를 신문사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보는 독자들이 느는 게 현실이다. 온라인 뉴스생산과 이의 함의 등에 관심이 있는 필자의 처지에서, 이 같은 현상은 흥미롭다. 이런 이유로 며칠간 서울신문 뉴스사이트(www.seoul.co.kr)에 실린 기사들을 읽어 보았다. 대부분 기사의 전달양식이 같다는 데 놀랐다. 정치기사, 경제기사, 사회기사, 문화기사 등 대부분의 기사가 온라인 뉴스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지나치게 신문기사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혹자는 온라인 기사가 신문기사와 달라야 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온라인 기사는 신문기사와는 분명히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뉴스 홈페이지에 같은 양식의 기사를 재탕해 게재하는 것은 그 존재 이유를 무색하게 한다. 특히 인터넷이 가져온 쌍방향 소통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지난 1990년대부터 국내외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뉴스 홈페이지를 제작해 선을 보였다. 당시 상당수 언론사는 뉴스 홈페이지를 자사 뉴스를 홍보하는 장으로 간주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망과 무선인터넷망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뉴스를 온라인으로 소비하는 것이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되고 있다. 필자는 이 때문에 신문구독률과 방송뉴스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이보다는 온라인 뉴스가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신문사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온라인 뉴스는 신문을 통한 뉴스와는 달리 다양한 정보를 하이퍼링크(hyperlink)로 연결해 신속하게 전달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기사와 관련된 사진, 오디오 및 비디오, 그래픽 등을 기사에 적절히 연동해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국내에 쌍방향 그래픽 뉴스 서비스가 등장한 것도 이 장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의 본문을 보면, 파란색의 짧은 링크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들 링크는 대부분 상업광고로 넘어간다. 기사와 광고를 연계해 온라인 뉴스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서울신문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신문사 홈페이지도 같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기사를 읽다 보면 정부부처나 연구소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쓴 기사에 전문용어가 등장한다. 가령 ‘DTI’(총부채상환비율)라는 용어가 경제기사에 쓰였다면, 이 용어의 기본적 개념과 관련내용이 하이퍼링크 등으로 독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풍부한 뉴스 소비가 가능해질 것이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찾아본 DTI 관련 서울신문 기사에는 그런 경우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기사와는 관련 없는 광고링크가 너무 많다. 무차별적인 광고링크는 뉴스읽기를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서울신문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는 사진이나 비디오 등이 제공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그러나 온라인 뉴스의 풍부함을 담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기사 본문에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하이퍼링크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풍부한 뉴스란 독자가 현안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말한다. 정보화 사회에 정보는 넘쳐나지만, 독자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는 구하기 어렵다. 필요한 정보 제공은 국민의 알 권리와 직결된다. 가령 전셋값 폭등이라면 구조적 문제점과 전망, 해결책 등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하이퍼링크와 그래픽, 비디오 등으로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 지적에 대해 기술적 문제와 전문인력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양질의 뉴스생산이라는 언론의 기능은 약화되고 온라인 뉴스가 광고에 묻히는 기형적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www.nytimes.com)와 워싱턴포스트(www.washingtonpost.com)의 홈페이지에 실린 기사의 구성양식을 보면 국내 신문사 홈페이지 기사와는 크게 다르다. 왜 다를까 고민해 보자. 온라인 뉴스 독자는 신문독자로도 이어질 수 있기에, 고품격의 풍부한 온라인 뉴스를 서울신문 홈페이지에서 보고 싶다.
  • [기고] 1000만명 관광산업의 대변신/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기고] 1000만명 관광산업의 대변신/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이 사상 최초로 8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900만 달성도 예견되며, 바야흐로 1000만 시대가 목전이다.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긴 하지만 내친 김에 2012년 목표인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1년 앞당겨 올해 안에 이뤄내고자 하는, 다소 불가능한 목표도 세웠다. 물론 양적인 팽창만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1000만명을 시발점으로, 관광산업 패러다임의 질적 변화에 대해서 보다 진지한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즉, 이제 방한관광의 부가가치를 제대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VIP관광, 전시와 컨벤션, 비즈니스를 겸한 관광, 기업의 종사원들을 위한 보상관광 등으로 고급관광 수요를 다변화시켜, 오래 체류하면서도 많은 소비가 발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신해야 한다. 일례를 들자. IT, 자동차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왜 세계적인 관련 전시회가 하나도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것일까? 우선은 전시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전시 면적은 모두 합쳐야 20만㎡ 정도다. 독일의 경우, 하노버 시내 전시장 한 곳의 면적이 한국 총 면적의 2배가 넘는다. 가까운 중국 광저우나 상하이 같은 도시와 비교해 봐도, 이들 도시 각각의 전시 면적은 10만~13만㎡ 수준이다. 혹자는 이런 시설 부족이 전시 수요 부족에 기인하고, 기존의 전시 시설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데가 여러 곳이라며 반박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익성이 보장되는 시설이 확충되어야만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대형 복합리조트의 도입을 제안하고 싶다. 전시도 개최하고 회의도 하면서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도 즐기고, 쇼핑도 하고, 숙박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각각의 단위 시설이 시너지를 이루어내는 집합체가 필요하다. 이미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복합리조트 건립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 있다. 이를 발 빠르게 시작한 나라도 여럿이다. 예컨대, 싱가포르는 2005년부터 정부 주도로 체계적인 준비를 해오면서 지난해 마리나 베이와 센토사섬에 복합리조트를 개장, 전년보다 무려 500만명 이상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였다. 직·간접 고용을 포함해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1만여 객실 규모를 갖춘 겐팅 하이랜드라는 대형 복합리조트를 갖추고 외래 관광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또한, 타이완을 비롯, 일본, 필리핀 등도 복합리조트 건립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는 4일간 총 2700개의 전 세계 가전업체가 참여했고, 무려 15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개최 도시인 라스베이거스 하루 숙박비가 평소 150~300달러에서 전시기간 및 전후로 500~800달러까지 치솟았다. 세계 모든 기업의 CEO들이 참가하는 행사이므로 이들에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을 들여 얻은 소중한 경험이 금전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경쟁국들과 비교해 조금은 늦었지만 시작이 반이다. 아낌없이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진정한 의미의 관광대국이 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필요한 때다.
  • ‘5초에 100원’ 미터기 조작 의혹

    ‘5초에 100원’ 미터기 조작 의혹

    “그날 밤 10시 30분쯤 서울 무교동에서 택시를 탔더니 미터기에는 벌써 3600원이 찍혀 있었고, 시속 10㎞ 정도로 5초만 가도 100원씩이 오르더라고요. 그렇게 삼청동까지 4분 정도를 가는데 요금이 무려 7900원이 나왔습니다.” 얼마 전 새해를 맞아 신년모임을 가진 뒤 귀가하기 위해 택시를 탄 김수영(30·서울 정릉동)씨는 ‘미친 듯이’ 오르는 미터기 요금을 보고 놀라 황급히 내렸다. 그는 “미터기가 조작된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19일 택시업계와 피해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택시 이용자들 사이에서 ‘미터기 조작’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를 입었다며 인터넷 등에서 비슷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물론 택시업계에서는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한다. 한 택시업체 관계자들은 “앞 승객이 내린 후 ‘빈차’ 버튼을 누르지 않아 그랬을 것”이라며 “공인 품질시험소에서 납으로 봉인한 미터기를 뜯어 조작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 취재결과, 미터기는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터기를 제조하는 D업체 관계자는 직접 조작시범까지 해 보였다. 택시 미터기를 봉인한 납 부분과 연결된 철사를 니퍼로 끊자 미터기는 금방 분해됐다. 가는 철사 한 토막으로 거리 조작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는 “미터기를 봉인한 4곳 가운데 2곳을 뜯어내 차량에서 분리한 뒤 감속기 창 커버를 손으로 돌려 뺀 다음, 가는 철사를 넣어 스위치를 건드리면 기본요금 2㎞구간을 1900m 등으로 바꾸는 식으로 요금 구간을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조작 후 다시 봉인을 묶어두면 손님들이 눈치챌 수 없을 만큼 감쪽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택시미터기를 조작하는 행위는 운행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23조 위반)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지자체가 1년에 2회 실시하는 점검에서 미터기 조작 여부는 자세히 살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업체 관계자들은 “미터기가 고장났을 때에만 수리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자동차생활과 관계자는 “지난해 택시 16만 1423대의 미터기를 점검한 결과, 2877대(1.78%)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미터기 조작은 없었고 모두 단순 봉인 탈락이었다.”고 밝혔다. 또 적발되더라도 기사의 처벌 및 해고 여부는 업체 자율에 맡겨져 있어 행정력이 미칠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서울시 교통지도과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택시 미터기를 조작했다고 밝혀진 사례는 단 1건이었는데, 이마저도 벌금 100만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택시 업체와 지자체의 대대적인 확인 점검 및 단속이 없으면 택시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피해만 늘어날 것”이라면서 “미터기 조작이 의심되면 운송회사 이름과 택시 번호를 기억해 두었다가 다산콜센터 등을 통해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글 사진 이영준·최두희기자 dh0226@seoul.co.kr
  • 한국 철학자 100명 책의 숲에서 길을 묻다

    한국 철학자 100명 책의 숲에서 길을 묻다

    한국의 젊은 철학자 100명이 모여 107가지의 주제를 들고 107권의 책과 함께 떠나는 지식 여행을 펼쳤다. 2500년 전의 플라톤과 공자에서 현대의 자크 아탈리, 미국 작가 수전 손택, 한국 작가 김훈 등에 이르기까지 당대 현실에 대해 지식인들이 던진 진지한 주제에 대한 화답과 성찰을 모았다. 그 결과물이 904쪽에 이르는 방대한 책 ‘철학자의 서재’(알렙 펴냄)다. 공동저자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한철연) 회원 100명이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매주 한편씩 쓴 글은 철학은 고답적이고 지루할 것이란 고정관념을 깬 내용으로 인터넷에 연재되면서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한철연을 도 닦는 곳이나 점괘를 연구하는 단체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예상 밖의 글이었다. 실제로 한철연 방문자 가운데는 점을 보러 온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한철연은 1989년 창립했으며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진보적 철학을 고민하는 석·박사 대학원생과 대학 강사, 교수 등을 중심으로 3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자아 찾기, 성찰, 비판, 소통, 연대, 차별 없는 세상, 새로운 세계 등을 주제로 삼아 비슷한 내용을 한 장(章)으로 엮었다. 김교빈 호서대 교수는 ‘다시는 말(馬)에 대해 묻지 말자’는 글에서 ‘논어’ 향당편의 일화를 전하면서 서울 용산 참사를 소재로 한 만화 ‘내가 살던 용산’(김성외 글·그림, 보리 펴냄)을 소개한다. 공자가 어느 날 조정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마구간이 불탔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상하게도 말(馬)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다친 사람이 없는지 물었다. 김 교수는 “이런 면 때문에 공자의 사상을 인본주의라고 한다.”며 “국제 무역수지 12∼13위, 유엔 사무총장 배출국,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한국의 심장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21세기에 사람에 대해선 묻지 않고 말에 대해서만 묻는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현남숙 가톨릭대 초빙교수는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박정자 지음, 기파랑 펴냄)란 책을 통해 현대인이 과연 소비로 존재할 수 있는지 묻는다. ‘로빈슨’의 저자는 무인도에 살아도 당장 필요한 것 이상을 소유하는 ‘사치’(소비)를 통해 인간은 문화를 누리지만, 정작 현대의 소비문화는 인간을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디언에게는 포틀라치(Potlatch)란 소비의 방식이 있다. 포틀라치는 인디언 부족의 관습으로 통상 소비의 한계를 넘는 낭비적 증여를 뜻한다. 한 부족은 낯선 부족에게 자신의 위세를 보여주고자 도를 넘는 선물을 전달했다. 이러한 증여는 증여하는 자의 권위를 보여주고 증여받는 자로부터 복종을 얻어내는 의미가 있었다. ‘로빈슨’의 저자는 이러한 포틀라치가 현대 사회에서도 뇌물이 작용하는 방식으로 통용된다고 본다. 뇌물수수 사건과 같은 소비는 부당한 방식으로 부와 권력의 집중을 가져와 사회를 병들게 할 뿐이란 비판이다. 나와 공동체 그리고 생태계가 상생하는 소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두 저자가 공통으로 던지는 생산적 물음이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드림 하이’는 스타가 되기 위한 예술고등학생들의 치열한 경쟁을 담고 있다. 친구보다 경쟁자가 필요하고, 친구의 운동화에 압정을 넣어서라도 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한국의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 신우현 상지대 강사는 ‘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김영희 지음, 명진출판 펴냄)이란 책을 권한다. 의사와 벽돌공의 실수입이 큰 차이가 없어 부자들의 조세 저항이 없는 덴마크에서는 방과 후 아이들이 학원 순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퍼즐 놀이, 레고 맞추기, 구슬 꿰기,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기 등의 특별 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 학원에 다니지 않는 친구에게 “너 인생을 그렇게 편히 살다가는 큰일 난다.”고 충고하는 대한민국에서 덴마크의 교육 현장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꿈일 수밖에 없을까. 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론] 물가를 안정시키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물가를 안정시키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어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다. 그동안의 저금리로 과잉유동성이 있는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자본 유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주가와 부동산가격 버블이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나 물가가 높아지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필요도 있었다. 그러나 금리인상만으로 오르고 있는 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경기회복으로 총수요가 늘어나는 데 있지 않고 국제원유 가격이나 원자재 가격 그리고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원가 상승 압력 때문에 공공요금과 공산품 가격이 오르고, 한파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렇게 수입 물가와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경우에는 금리를 높여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도 물가를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금리인상의 부작용 또한 우려된다. 자본시장이 자유화되지 않았을 때는 금리인상을 통해 유동성을 줄여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자본시장이 개방된 경우에는 금리를 높이는 경우 외국과의 금리차이가 벌어지면서 자본 유입으로 인해 유동성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과잉 유동성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한국은행의 유동성 조절능력이 과거에 비해 약해 질 수 있는 것이다. 금리인상은 경상수지를 악화시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금리인상은 외국자본의 유입을 촉진시켜 환율을 하락시키고 수입 물가를 안정시킨다. 그러나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고, 경상수지 악화로 외환위기가 초래된다. 과도한 금리인상은 가계부채의 부실로 금융위기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자본시장이 개방된 시기에 지나친 고금리·저환율 정책 사용은 그 부작용을 고려할 때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도 금리를 높이는 정책을 사용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이거나 환율을 낮추는 거시경제정책도 중요하지만 물류체계와 유통구조를 개선시키는 미시적 정책 또한 중요하다. 우리 유통구조와 물류체계는 아직도 다단계로 되어 있고 또한 정보화되어 있지 않아 그 비용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비용은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따라서 유통구조와 물류체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정부조직을 만들어 물류·유통체계를 선진국형으로 개선해야 한다. 생산지와 소비지에 있어 큰 차이가 나는 농산물가격과 선진국보다 높은 공산품가격을 안정시키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시장구조를 경쟁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우리 공산품 가격과 공공요금은 현재 독과점 시장구조 하에서 결정되고 있다. 전기, 가스는 물론 통신과 방송광고까지도 모두 독점이거나 몇몇 대기업이 지배하는 과점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가격이 선진국보다 훨씬 비싸다. 이는 선진국보다 비싼 통신요금을 봐도 잘 알 수 있으며 일반 가정상비약도 미국과 같이 슈퍼마켓에서 팔게 하면 가격을 내릴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비록 물가안정만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시장구조를 경쟁구조로 만들어 생활물가를 안정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토록 해야 한다. 공기업은 임금을 과도하게 올리고 경영을 방만하게 해 그 비용을 가격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또한 공기업의 손실분은 정부재정으로 보전받고 있다. 적극적인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인상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도록 해서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 우리 경제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환율을 올릴 수 없어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국가신뢰도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세계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올해와 내년은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망되고 우리 경제는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어려움에 처할 것이 예상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세계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올해와 내년에 우리 경제가 위기를 겪지 않도록 효과적인 물가안정대책을 세워야 하며 동시에 금리와 환율 정책 운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 [박명재 세상 추임새] 첫 단추를 바로 끼워라

    [박명재 세상 추임새] 첫 단추를 바로 끼워라

    첫 단추를 바로 끼워라. 그러지 않으면 마지막 단추의 자리가 어렵다. 우리가 흔히 쓰는 스페인 속담이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각오를 지니고 여러 가지 생각들과 결심들을 하게 된다. 새뮤얼 존슨이 “인생은 결코 길지 않다. 그러므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까, 이것저것 생각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물며 한해를 시작하며 이것저것 너무 많은 것을 계획하고 생각하기에는 1년이란 세월이 너무 짧다. 그래서 올해만큼은 첫 단추를 바로 끼우는 아주 작은 일이면서도 일상적이고 또한 가장 기본적인 이 작업을 잘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맨 먼저 떠올린다. 단추는 몸체를 가리는 옷의 작은 일부분 내지 장신구이지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둘째, 셋째는 물론 옷맵시가 망가져 옷과 그 옷을 입은 사람 전체를 부자연스럽고 부자유스럽게 만든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경우에 이런 일이 벌어졌던가. 첫째는 무의식적으로 아무렇게나 무신경하게 단추를 끼우다 이런 일이 생겨난다. 그렇다. 금년 한해는 비록 작고 사소한 일일지라도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무신경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생활태도와 의식을 점검하고 고쳐 나갔으면 한다. 특히 우리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이 무의식적으로 혹은 무신경하게 끼운 정책의 단추 하나가 국가 경제와 국민생활에 얼마나 큰 부담과 주름을 지게 하고 부자유스럽게 하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둘째는 지나치게 성급하거나 조급한 경우 이런 일이 벌어진다. 단추 하나를 빨리 끼우려고 서두르다 종내는 단추 전체를 다시 풀어야 하는 노력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처리한 국가의 크고 작은 정책과 집행들이 끝내는 단추 전체를 해체하는 엄청난 낭비를 가져오게 된다. 민주주의가 그토록 중요시하는 절차적 합리성 내지 정당성이 바로 정책결정의 바른 단추 꿰기가 아니겠는가. 셋째, 잘못 끼워진 첫 단추는 반드시 다시 풀고 바로잡아야 나중 단추가 그 자리를 찾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번연히 처음 시작, 즉 첫 단추가 잘못되었음을 알면서도 그 다음 단추부터 어떻게 잘 맞춰 보려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 정부의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면서 어떤 것은 그 출발과 시작에서부터 분명 잘못된 점이 있는데도 이를 모른 체 후속정책으로 무마하고 덮고 가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축제나 사업, 공기업의 설립 등 처음부터 가능성이나 경제성이 보이지 않는 잘못된 사업과 정책들을 추진해 놓고 이를 바로잡거나 중단하지 않고 분칠과 은폐로 단체장의 임기까지 끌고 가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다. 어디 지방정부뿐이겠는가, 작년 한해 국론분열과 정쟁의 중심이 되었던 세종시 문제, 4대강 사업, 남북문제, 특히 얼마 전에 이루어진 종합편성채널 선정도 단추 꿰기 작업에서 본다면 분명 어느 단계에 단추가 잘못 끼워졌는지 훗날 역사가 냉정히 평가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과감히 잘못 채워진 첫 단추를 풀어헤치듯 사업과 정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바로잡는 용기와 결단이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바로잡는 일은 기본(basic)과 원칙(principle)에 충실하는 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시인 롱펠로는 “로키산 언저리의 두 갈래 물이 불과 몇십m 차이로 동과 서로 출발해 흐르지만 나중에는 대서양과 태평양이라는 수천마일의 간격이 생긴다.”라고 하였다. 올 한해 우리 각자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첫 단추를 바로 꿰어야 한다는 초심, 즉 기본과 원칙·절차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되 조급히 서두르지 않는 여유 속에서, 설혹 잘못된 실수와 결정이 있다면 과감히 바로잡아 나가는 결단과 실천으로 우리의 삶과 사회가 반듯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물가가 걱정이다] “미시대책 한계…정부 거꾸로 간다” “인플레 기대심리 서둘러 차단해야”

    전문가들은 물가급등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취할 조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꼽았다. 특히 물가가 크게 급등할 올 상반기에만 기준금리 0.5%포인트 정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더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물가안정 대책도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물가정책과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박한 점수를 줬다. 물가를 잡는다면서 공무원 봉급을 5.1% 인상하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데다 공공요금 동결 등을 포함해 지나친 ‘미시 대책’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지금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밖에 없다.”면서 “물가 정책은 금리·환율 조정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한 한도 내에서 선별적 가격 통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흥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도 “물가는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가야 잡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다소 빠른 속도로 올려야 할 것”이라면서 “1분기에 0.25%포인트씩 높여 올 상반기에만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도 “과도하게 낮은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을 필두로 원자재 비축과 유통구조 개선 등 물가와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5% 경제성장률과 3%대 물가상승률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품목가격 관리 식의 물가 잡기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5%라는 경제성장률 목표에 집착하기보다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조정을 통한 안정적인 경제 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서둘러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재의 물가상승 압력은 수요보다 공급 요인에 의한 압력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공공요금이나 서비스요금을 동결하고 전세가격 안정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지금 당장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를 늦춰 물가 부담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 압력과 관련, 정부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 본부장은 “원·부자재값 상승에 따른 장기적인 수급계획을 검토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담합과 독점 등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기능 강화도 정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송희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팀장은 물가 변동에 따른 임금인상 연동제를,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휘발유 등에 탄력세를 적용해 세금을 낮춰주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이 대외적 요인에서 비롯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뿐 아니라 다른 경제주체들도 물가 안정에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나 개인도 수요를 억제해 물가 인상에 대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개인들은 에너지 절약 운동을 생산자는 에너지 효율을 강화하거나 원자재를 덜 쓰면서 물건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수요를 줄이는 대책이 경제 주체별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CES 2011 가보니] 빅·스마트… 한국TV에 열광하다

    [CES 2011 가보니] 빅·스마트… 한국TV에 열광하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1)가 시작됐다. 전시회 첫날에만 4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CES 현장 취재를 통해 올해의 트렌드를 살펴봤다. ●일·중 압도하는 한국의 TV 경쟁력 무엇보다 이번 CES에서는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들의 고급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이 과정에서 한국 업체들의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CES에 65인치 TV 제품을 내놨던 삼성전자는 올해 75인치까지 크기를 키워 기술력을 과시했고, LG전자도 85인치 시제품을 내놓고 선전포고를 했다. 소니와 샤프 등 일본 업체들도 70인치까지 크기를 키워 도전장을 냈고, 미쓰비시도 프로젝션 방식의 92인치 제품을 공개했다. 지난해 CES에서 첫선을 보였던 입체영상(3D) TV가 올해는 활짝 꽃을 피웠다. 하이얼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까지 3D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걸고 마케팅에 나섰지만, 중국 제품 대부분은 3D 안경이 들고 있기 힘들 정도로 무거워 세계인의 선택을 받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스마트 TV 또한 대거 등장해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소니는 TV시장 전세 역전을 위해 구글의 플랫폼을 탑재한 ‘구글 TV’를 선보였다. 하지만 쿼티 키보드가 장착된 리모컨이 너무 복잡해 일본 관람객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곤 했다. 이번 CES에서 삼성과 LG가 버튼 한번으로 스마트 TV를 모두 제어할 수 있도록 리모컨을 직관형 방식으로 바꾼 터라 소니로서는 아쉬움이 더욱 컸다. 도시바는 특이하게 야후의 플랫폼을 탑재한 ‘야후 커넥티드 TV’를 선보였고, 삼성은 자사 플랫폼의 스마트 TV와 별도로 ‘구글 TV’를 깜짝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아이패드 맞서려는 태블릿PC 봇물 애플 아이패드에 대항하려는 각국의 다양한 태블릿PC도 이번 전시회에서 봇물을 이뤘다.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10인치 제품인 ‘글로리아’를 내놨고, LG도 T모바일을 통해 8.9인치 ‘지슬레이트’를 출시했다. 샤프도 5.5인치와 10.8인치 제품을 선보였고, 국내 중소업체인 모뉴엘과 엔스퍼트도 각각 10인치와 7인치 신제품을 출품했다. 중소업체들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힐튼 센터에 전시된 중국과 타이완 업체의 제품까지 포함하면 300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는 이제 IT기기 이번 CES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자동차를 IT 기기의 범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실시간 날씨 정보와 내비게이션 연동 기능 등을 제공하는 ‘블루링크’ 등 6종의 IT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된 제품을 들여다보니 기존 계기판이 모두 사라진 대신 LCD 디스플레이로 속도와 연비, 주변 지역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디지털 모니터를 갖추고 있었다. 고속 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테슬라도 고급 스마트 기기에나 쓰이는 테그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카를 내놨다. 아우디는 태양광 에너지를 보조 동력원으로 쓸 수 있게 만든 전기차 ‘이트론’을 내놔 자동차 부스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 포드 역시 사람의 목소리로 차량을 움직이는 전기차 시제품을 선보여 미국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었다. 라스베이거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뉴스&분석] ‘5%성장·3%물가’ 힘겨운 줄타기

    [뉴스&분석] ‘5%성장·3%물가’ 힘겨운 줄타기

    ‘5% 성장, 3%대 물가안정.’ 3일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특별연설에서 제시한 올 경제목표의 핵심 내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제시한 목표를 ‘두 마리 토끼 잡기’라고 진단한다. 그만큼 어려운 경제목표라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 없으면 일자리도, 복지도, 재정건전성도 높일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하다. 물가안정의 기조 위에 고성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대한민국호(號)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목표는 정부의 단호한 정책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실용주의 노선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은 다수 무리라도 고성장의 배수진을 치고 이를 악문다는 각오로 물가를 잡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곡물값이 폭등하고 있는 탓에 물가정책을 책임진 한국은행은 고민에 빠져 있다. 치솟는 물가를 잡으면서 고성장 정책을 지원하는 이율배반적 행보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팎에서 기준금리(2.5%)를 끌어올려 선제적인 물가안정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높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견고한 성장세 유지와 물가안정 기조에 중점을 두면서 기준금리 정책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오는 13일 금통위 결과가 주목된다. 민간 연구소들은 대부분 한국은행(3.5% 물가인상)보다 높은 4%대의 물가 인상을 예측한다. 5% 경제성장은 가능하지만 3%대의 물가는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현재 경제상황에서 4%대의 성장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성장과 물가안정 모두를 잡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것이 차선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가상승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최대의 생산 능력인 잠재성장률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서비스 분야의 선진화와 녹색성장, 과학기술개발 투자 등으로 한국 경제 내부에 축적된 힘을 키울 경우 지속적인 고성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5% 성장을 이룬다면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하게 정상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위기 이전인 2007년과 2008년 각각 5.2%, 5.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도 “세계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수출과 소비 모두 호조를 띠고 있어 5% 달성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수치에 너무 얽매이면 대세를 놓친다는 우려도 많다. 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숫자놀음으로 그칠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이상적인 목표의 개념으로 정부가 이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했을 경우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오일만·유영규·김경두기자 oilma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귀신 소리 찾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귀신 소리 찾기’

    주지하다시피 ‘블레어 윗치’와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10년의 간격을 두고 기적 같은 흥행을 기록한 두 영화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호러 장르의 결합을 촉진했고, 성공을 꿈꾸는 인디 감독들의 롤 모델로 자리 잡았다. 휴대가 간편한 카메라로 찍은 거친 영상은 오히려 사실감을 증폭시켰고 극의 말미를 장식한 깜짝쇼는 수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았다. 이후 각 나라에서 여러 아류작이 터져 나온 건 당연한 수순이었으니, 한국에서도 ‘목두기 비디오’, ‘폐가’ 등이 제작돼 개봉됐다. 그러나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별다른 아이디어 없이 비슷한 형식을 재탕한 영화에 매번 당할 거라고 봤다면 오산이다. 또 한편의 페이크 다큐멘터리인 ‘귀신 소리 찾기’는 여러모로 용기가 가상한 작품이다. 2010년에 각종 영화제를 찾아 호평을 들은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40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귀신 소리 찾기’는 과감하게 극장 개봉의 길을 택했고, 호러장르의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한겨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혹시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성공을 탐한 안일한 영화가 아닐까 우려했다면, ‘귀신 소리 찾기’가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임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이미 6년 전에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숨은 소리 찾기’를 내놓은 바 있는 유준석은 사운드를 주제로 독특한 장르영화를 만드는 데 힘을 쏟는 연출자다. 최소한 3부작이 완성되기 전까지 그의 첫 관심사는 (볼 수 없는 존재인)소리가 불러일으키는 놀라움인 것이다. 우울한 표정의 여자가 케이블 방송국의 음향전문가를 찾아온다. 집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가 꺼림칙하다는 그녀는 전문가 한명의 도움만 원했을 뿐인데, 흥미로운 소재를 노린 미스터리 전담팀이 그녀의 한옥을 방문하기로 한다. 펜션 곳곳을 뒤졌지만 그럴싸한 방송꺼리를 못 찾은 사람들이 흥미를 잃어버린 것과 달리, 음향전문가는 예리한 추리력으로 여자가 숨겨둔 비밀을 밝혀낸다. 그때부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던 그녀의 감정이 끝내 폭발하자, 사람들은 수집한 소리 조각들을 그녀에게 남겨두고 떠난다. 추운 겨울밤, 외딴집에 홀로 남은 여자는 과연 소리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 물론 6년 전에 만들어진 ‘숨은 소리 찾기’에 비해 ‘귀신 소리 찾기’의 만듦새가 한결 뛰어나다. 단지 외양만 향상된 게 아니라, 극을 구성하는 솜씨 또한 좋아졌다. 상대적으로 아이디어가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귀신 소리 찾기’가 화끈한 반응을 얻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단점도 없지 않아, 몇몇 장치가 억지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후반부의 무시무시한 클라이맥스를 향해 밀어붙이는 힘이 상당해서, 자질구레한 결점쯤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유준석은 인위적인 메시지나 어색한 드라마 같은 주제 바깥의 것에 쓸데없이 힘을 소비하는 대신 장르의 미덕에 충실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선 솔직함이 영화가 갖춰야 할 힘의 원천이 된다. 마지막으로 그간 연극무대에 섰던 정의순의 뛰어난 연기를 꼭 언급하고 싶다. 영화평론가
  • “5% 성장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 중요”

    “5% 성장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 중요”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정부부처 새해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29일까지 1주일에 2∼3일에 걸쳐 20개 정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청취했고, 이날은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 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종합 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에서는 2011년 국정 목표가 제시됐고, 이와 관련된 장·차관 종합토론도 이뤄졌다. 이동우 정책기획관은 새해 국정목표로서 ▲5% 성장과 3% 물가 ▲포퓰리즘 방지와 공정사회 구현 ▲청년실업과 고령화 대비 ▲일과 여가 조화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교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투기자본 규제 등을 제시했다. 향후 10년 동안의 장기과제로는 남북 문제 해결과 중국 등 관련국 관계 정립, 고령화·다문화 등 인구구조 변화대책, 스마트시대 직접민주주의 요구 증대와 정치환경 다변화 등을 꼽았다. ●“소수 정책 선택과 집중 필요” 중앙대 장훈 교수는 ‘2011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한 제언’을 통해 집권 4년차로 접어든 만큼 소수의 정책 목표를 정해 이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공정사회 정착을 강조했다. 이어서 ‘5% 경제성장과 3% 물가안정’을 주제로 장·차관들이 토론을 벌였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서울대가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는데, 다른 대학 총장들과도 협력해 대학등록금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가계 부채를 관리해야 5%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서 내수 관리를 강조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내수에 있어 외국인 투자가 10년 만에 최고치”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수출에 대해 언급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직업능력향상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경제는 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긍정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고,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수산물 물가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병일 FTA교수연구회 회장이 ‘FTA와 국가발전’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고, 토론이 계속됐다. 이 토론에서는 개방의 효과를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신흥국 시장 선점을 위한 한국형 FTA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치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경제=심리… 긍정마인드 중요” 마지막으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발제로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민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제조업은 노동생산성이 높지만, 서비스업은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의료서비스 산업 부문, 문화여가서비스 산업 부문, 고등교육시장 개방 부문 등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가 있었다. 특히 해외 환자 유치와 우리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등에 대한 내용들이 언급됐다. 하지만 의료법인 민영화와 관련된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어제 우연히 자료를 보다가 세계 정상들이 지금 이 시간에 뭘 하는지 알아보니 여러 나라 정상들은 휴가를 갔더라.”면서 “그런데 나만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연말을 보내고 있어서 참 불공정한 사회”라고 농담을 던졌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위기를 잘 극복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5~10년 뒤에는 세계 정상들과 똑같이 한국 대통령도 휴가를 가고, 장관들도 그렇게 휴가를 즐기는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우리가 좀 희생하면 그런 세월이 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간전문가 토론 많아 생생”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내내 토론을 경청하면서, 각 토론 마무리에 간단하게 마무리 발언만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토론이 모두 끝난 뒤 장·차관들을 둘러보면서 “후련하시죠? 나는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업무보고에 참석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관계부처가 한꺼번에 업무보고를 했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 부처를 하루에 해도 주제를 보다 포괄적으로 하고 시간상 요약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세 부처씩 하다 보니까 훨씬 더 일정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여담을 하자면, 보고하는 관계자들은 화장실도 가고, 물 마실 틈도 있었지만 대통령께서는 세 부처 보고를 받는 내내 집중해서 듣느라 매우 힘드셨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마지막에 ‘나도 힘들었습니다’라는 대통령의 말이 매우 솔직하게 들렸다.”고 전했다. 2011년 업무보고와 관련해서는 “올해 업무보고는 지난해보다 훨씬 심도 깊었고, 부처별로 초빙한 민간 전문가도 다양화됐다. 실제로 시간 배분도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것보다 민간 전문가에게 듣는 토론 시간이 훨씬 길었다.”면서 “그래서 더욱 생생하게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효진 ‘젤리피부’ 등극… “비결은 수분”

    공효진 ‘젤리피부’ 등극… “비결은 수분”

    ‘패셔니스타’ 공효진이 물 오른 ‘젤리 피부’로 패션에 이어 뷰티 업계까지 평정할 전망이다.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유니클로 등 다양한 CF 속 모델로 활동 중인 공효진은 최근 ‘소비자가 뽑은 뷰티모델’ 1위에 등극하며 세계적인 코스메틱 브랜드 비오템의 모델로도 활약하고 있다. 최근 비오템의 지면 화보 촬영에 이어 TV 광고 촬영까지 마친 공효진은 겨울철 피부의 문제인 건조함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촉촉하고 탱탱한 ‘젤리 피부’를 선보였다. 그는 “피부 건강을 위해 수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잠들기 전 수분 크림을 필수로 챙기고 주기적으로 수분팩을 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젤리 피부’의 비결을 전했다. 한편 올해 드라마 ‘파스타’와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등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공효진은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에 있다. 또한 공효진은 최근 환경 에세이 ‘공책’ 출간한 데 이어 디자이너 박승건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슈즈 ‘익스큐즈미+푸시버튼’을 차례로 선보이며 배우 이외의 영역에서도 다양한 도전으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 = 비오템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minkyung@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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