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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사태’로 본 병실문화·허위정보·소비풍경] 혼란 부추기는 허위 정보들

    [‘메르스 사태’로 본 병실문화·허위정보·소비풍경] 혼란 부추기는 허위 정보들

    “미국에서는 독감이나 감기를 피하기 위해 아이들도 콧구멍에 바셀린을 바른다. 바이러스는 수용성이고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데, 바셀린은 지용성이고 끈적끈적해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되지 않고 바셀린에 들러붙게 된다.”(거짓)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관련한 허위 의학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대부분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들인 만큼 전문가들은 이에 현혹되지 말고 공개된 예방 수칙을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3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바셀린을 콧속에 바르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글이 퍼졌다. 자신을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제약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중동 출신 전문가가 알려 준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의학적으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바이러스를 물에 녹는 수용성과 지방에 용해되는 지용성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채윤태 한일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바셀린을 콧속에 바른다고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는다는 건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실내 공간에 양파 5개를 두면 예방 효과가 있다’, ‘비타민C가 바이러스를 퇴치한다’, ‘외부에서 양치질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 등도 의학적 신빙성은 없다. 방지환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타민C가 면역력 강화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바이러스 자체를 퇴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타민C가 바이러스 퇴치 기능도 있다고 주장하는 교수도 있지만 이는 실험실에서의 결과이지 실제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 바이러스 퇴치 기능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스크에 대한 소문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는 ‘N95마스크’(보건용 마스크·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KF94)를 써야 한다는 식의 글들이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전문의는 “메르스는 공기를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만큼 미세입자까지 걸러 주지 못하는 일반 마스크를 착용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외식 창업 성공, 기본만 지켜도…돈치킨 부천 원종점

    외식 창업 성공, 기본만 지켜도…돈치킨 부천 원종점

    전국에 분포돼 있는 가맹점 중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을 최우선에 두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치킨 전문점 점주 김태훈(돈치킨 부천 원종점, 46) 씨. 프리미엄 오븐구이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며 매달 2,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비결을 그는 ‘고지식할 정도로 원리 원칙을 중요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 모습에 때로는 그를 가장 잘 아는 가족들조차 답답함을 느낄 정도라고. #서비스의 기본은 매장 청결! 김 씨가 돈치킨 부천 원종점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기본은 바로 ‘청결’이다. 영업시간이 끝나는 오전 2시면 매장 청소를 시작하는데, 직원이 담당하고 있는 주방을 제외하고는 모든 구역의 청소를 점주가 직접 한다. 그가 특히나 신경 쓰는 곳은 화장실이다. 매일 락스로 화장실을 청소하는데, 변기의 구석구석을 꼼꼼히 닦을 뿐 아니라 바닥은 빛이 날 정도로 매일같이 쓸고 닦는다. ‘여성 고객은 매장의 화장실 상태에 따라 재방문 여부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고객들로부터 만족을 이끌어 내고 있을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씨는 다음 날 오전에 청소를 재 실시한다. 혹시나 놓친 부분이 있을까 다시 한 번 꼼꼼히 청소를 마감한다. 2중에 걸친 청소를 매일 실행하다보니 돈치킨 부천 원종점의 청결은 뛰어날 수밖에 없다. #외식업의 기본은 음식맛! 김 씨는 외식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맛이라고 판단했다. 주저 없이 돈치킨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맛’ 때문이다. 물, 바람, 수증기를 이용한 오븐구이 조리 방식으로 담백하면서도 기름기를 뺀 건강한 맛을 내는 돈치킨이라면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판단한 것. 여기에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트렌드, 정형화된 후라이드 치킨 맛에 질린 소비자들 사로잡기에는 이만한 메뉴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창업을 염두에 두고 창업박람회를 찾은 참관객들이 참여한 설문조사 자료에서도 돈치킨 맛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만족, 그 이상이었다. #음주, 흡연에 있어서도 기본에 충실 김 씨는 음주, 흡연에 있어서도 기본에 충실하다. 술을 마시기 위해 신분증을 위조하는 미성년자들을 2, 3중으로 검사해 걸러낼 정도. 심지어 부모님과 동행했을 경우에도 술을 팔지 않는다. 점주로서 입게 될지 모르는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기본과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김 씨에게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내심 성인이 되기 전부터 음주문화에 젖어들고 싶어하는 미성년자들에겐 반갑지 않은 일일 수도 있으나,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만족할 수밖에 없는 서비스인 것이다. #마케팅 보단 사람이 먼저 김 씨는 돈치킨 부천 원종점에서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는다. 김 씨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이는 인간관계만 잘 쌓으면 된다”고 말한다. 김 씨는 조기축구회에 소속되어 있고, 오정구 연합회 사무국장까지 지낸 경험이 있어 돈치킨 부천 원종점을 알리는데 큰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조기축구회에 소속된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 행사 때마다 돈치킨 부천 원종점에서 치킨을 시키는 등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잘 쌓은 인간관계만으로도 매출이 나기도 한다. 주변 인간관계가 두터워질수록 고객층도 다양해진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예비창업자에게 조언을 부탁한다는 질문에 김 씨는 “앞서 말했듯이 기본적인 사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영업시간도 반드시 지켜야한다. 기껏 찾아온 손님이 닫힌 문을 보고 영영 발걸음을 끊을 수 있다”고 답하면서 “만능이 되어야 한다. 모든 일을 할 줄 알아야 매장이 돌아가는 형태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수정… 물 오른그녀、농익은연기

    임수정… 물 오른그녀、농익은연기

    임수정(36)은 국내 영화계에서 티켓 파워를 지닌 몇 안 되는 여배우다. 2012년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45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이후 자신감과 작품 욕심이 부쩍 늘어난 그는 지난 3년간 두 편의 영화를 찍었다. 4일 개봉을 앞둔 ‘은밀한 유혹’이 그중 한 편이다. ●“데뷔 14년… 연기 무게 덜어내니 배우인게 정말 좋아” “요즘 들어 배우인 게 정말 좋아요. 그동안에는 연기의 무게에 짓눌려서 현장에서 많이 즐기지 못했거든요. 연기자로 데뷔한 지 14년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유롭고 유연해진 것 같아요.” 평소 낯을 많이 가리고 말수도 적은 내성적이던 성격도 바뀌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예전보다 밝아지고 활기차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2003년 영화 데뷔작인 ‘장화, 홍련’에서 이중자아를 지닌 역할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쓸다시피한 임수정은 ‘ing’, ‘각설탕’,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행복’, ‘전우치’, ‘김종욱 찾기’ 등 청춘 영화부터 멜로, 액션, 휴먼드라마 등 다양한 캐릭터의 옷을 갈아입었다. “20대 때는 도전 의식도 강했고, 좋은 작품에서 좋은 배우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주로 골랐죠. 신인 때부터 나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거든요. 캐릭터를 입히면 입혀지는대로 자유롭게 표현되는 백지처럼요.” ●“캐릭터에 관심 가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 롱런의 비결” 통상 다른 배우들의 출연이 무산된 시나리오는 자존심 때문이라도 거절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그는 일단 캐릭터에 관심이 가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 물론 1998년 패션 모델로 데뷔한 뒤 배두나, 공효진, 김민희 등 자신보다 앞서가는 또래 배우들을 보고 조급해 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때는 “딱 10년만 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후 광고 제의가 쏟아졌지만 CF 출연이 적었던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대 때부터 이미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연기에 중점을 두자는 생각은 그가 여배우로 롱런하는 버팀목이 됐다. ‘은밀한 유혹’은 프랑스의 여성 작가 카트린 아를레가 1954년에 발표한 소설 ‘지푸라기 여자’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초반은 멜로로 시작하지만 뒤로 갈수록 스릴러의 분위기를 강하게 풍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자기 주장이 뚜렷했던 7년 차 유부녀 정인에 비해 이번에 맡은 지연은 수동적이면서도 욕망에 흔들리는 갈대 같은 여자다. “‘내 아내’가 현실적이었다면 ‘은밀한 유혹’은 그보다 더 땅에 붙은 작품이죠. 하지만 두 작품 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 여자가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가난에 시달리던 지연 앞에 어느 날 나타난 비서 성열(유연석)이 천문학적 재산을 소유한 회장(이경영)의 전 재산을 상속받는 은밀한 제안을 한다는 뼈대는 원작과 같다. 다만 소설에서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로 무너진 여주인공을 통해 비판의식을 드러내지만 영화에서는 이를 극복한 여성상을 표현한다. “시공간을 떠나서 여성이 내면에 갖고 있는 욕망을 건드린 신데렐라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재해석되고 다른 캐릭터로 재생산될 뿐이죠. 물론 저 같으면 그런 제안을 덜컥 받아들이지는 않았겠죠. 원작에는 그 시대의 여성상도 녹아 있다고 봐요. 지금은 더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꾸려나가는 여성의 의지나 파워가 더 생기지 않았을까요?” ●“연기 폭넓어진 30대,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 갖출 것”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외모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절대 동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동안 외모가 연기자로서 걸림돌이 되지는 않느냐고 딴죽을 걸었더니 “나이는 어린데 성숙한 매력을 지닌 역할을 맡아 연기에 더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하반기에 영화 ‘시간 이탈자’로 또다시 관객을 만날 예정인 그는 배우로서 폭이 더 넓어진 30대가 더 좋단다. “30대가 배우로서 자신의 가치를 활용하기 가장 좋은 때인 것 같아요. 분장을 하면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게 소화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위적으로 수술하기보다는 제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을 갖춘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제는 공백기를 줄이고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할 거예요. 악녀부터 다중인격자까지 아직도 못해본 역할이 많거든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뒤늦은 전문보험사 허용 누굴 위해서?

    [경제 블로그] 뒤늦은 전문보험사 허용 누굴 위해서?

    금융 당국이 최근 보험업 인가 방식을 11년 만에 바꿨습니다. 종목별 인가에서 상품별 인가로 말입니다. 쉽게 말해 여행자·건강보험 등 특정 상품만 파는 보험사가 나온단 얘기지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종목별로 인가를 내주던 기존 방식과 달라진 겁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 ‘뒷말’이 많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업계에서도 오히려 “너무 늦었다”는 반응입니다. 이전에도 몇몇 전업보험사들이 해당 보험만 팔려고 했다가 당국의 벽에 막히자, 아예 종합보험사로 인가를 다 받았습니다. 한 마디로 ‘뒤늦게 웬 뒷북’이냐는 것이지요. 또 현재도 여행자보험을 파는 손해보험사가 10여곳이 넘어 볼멘소리는 더 큽니다. 보험업계에선 “시장은 포화되고 결국 손해율만 악화될 것”이라는 불만도 크네요. 4대악(惡) 보험이나 자전거 보험 등 실효성 없는 정책성 상품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전평’입니다. 특히 “대형보험사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옛 그린화재보험(현 MG)이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보험으로 히트를 쳤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돈이 된다 싶으니 삼성화재 등 손보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레드오션’ 시장이 됐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특화시장, 전문보험이 현재의 금융환경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면서 “장사가 된다 싶으면 대형사들이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 갈 텐데 경쟁이 되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지금은 ‘돈줄’이 약한 전문보험사가 자생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지요. 또 종합보험사들이 이미 대다수 종목에 대한 인가를 받아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그렇게 새로운 히트상품이 나올 수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너무 기막힌 우연’이라는 핀잔도 들립니다. 여러 손보사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꿈쩍 않던 인가 제도가 최근 라이나생명의 ‘여행자보험 진출 검토’ 보도 후 바로 나와서이지요. “외국사 눈치 보기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물론 금융위는 펄쩍 뜁니다. “다양한 전문보험사가 등장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더 싼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먹거리를 찢어 놓는 것보다, 지나치게 간섭이 많은 보험업 관련 규제부터 푸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합니다. 저금리·저수익 기조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환경입니다. 당국은 현장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업계는 ‘파이’가 줄었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다른 성장동력을 찾는 데 더 눈을 돌려야겠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오늘의 눈] ‘떼창’의 민족/이은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떼창’의 민족/이은주 문화부 기자

    “나나나 나나나나나~ 헤이 주드.” 지난달 2일, 폴 매카트니 내한 공연에 모인 4만 5000명의 관중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헤이 주드’를 목청껏 따라 불렀다. 바로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떼창’이다. 4만여명이 토해내는 저음의 합창은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을 뚫고 나갈 듯했다. 이 ‘떼창’에 화답하듯 폴 매카트니는 앙코르 때 베이스 기타로 ‘헤이 주드’를 연주했다. 그의 공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무리 콧대 높은 해외 아티스트라도 지구 반대편의 외국인들이 자신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는 것은 신기하고 감격적인 경험이다. 얌전하게 박수만 치는 일본 관객에 비해 ‘떼창’을 부르며 격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한국 관객들의 관람 문화는 해외에도 정평이 났다. 때문에 아시아 투어에서 수익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한국을 꼭 거치고 싶다는 유명 팝가수도 부쩍 늘었다. 이처럼 드넓은 콘서트장을 일순간 노래방으로 만들어 버리는 한국인들의 음악 사랑은 유별나다. 하지만 이 같은 음악적 관심이 해외 유명 아티스트에만 쏠릴 때는 다소 씁쓸한 기분이 든다. 폴 매카트니의 공연 딱 2주 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록그룹 ‘부활’의 30주년 콘서트가 열렸다. 3000여석의 공연장에서 2회에 걸쳐 열린 공연은 의미가 깊었었지만 한국 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그룹의 30주년 잔치라고 보기에는 다소 초라했다. 그간 ‘부활’을 거쳐 간 객원 보컬의 참여도 떨어졌고 관객층도 다양하지 않았다. 물론 국내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진 폴 매카트니의 공연과 단순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팝스타들은 내한 때마다 음악적 업적을 평가받지만 국내 가수들은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몇 해 전 국내 유명 페스티벌 무대에 선 ‘록의 대부’ 신중현. 히트곡 ‘미인’이나 ‘아름다운 강산’에는 호응이 있었지만 생소한 표정의 젊은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공연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가수를 보기 위해 서둘러 빠져나갔다. ‘산울림’으로 한국 록의 기틀을 다진 김창완도 밴드를 구성해 최근 새 앨범을 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세대를 초월하는 ‘레전드급’ 가수가 잘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한 공연계 관계자는 “조용필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가수가 나이가 들면 트로트로 노선을 변경하는 등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치는 뮤지션이 드물고 이들이 꾸준히 음악을 할 수 있는 토양도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로트에 대한 폄하라기보다 아직까지 대중들이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고 소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뼈 있는 일침으로 들렸다. 이제 전 세계가 인정한 ‘떼창’의 민족답게 국내 가수들의 다양한 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이를 위해 가수는 물론 유통을 책임지는 음악 산업 관계자와 미디어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자국의 문화적 유산을 가꾸고 지켜내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몫이고, 한 나라의 문화 인식은 국민 의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erin@seoul.co.kr
  • 눈 돌리면 볼거리 ‘11만t 수상 호텔’

    눈 돌리면 볼거리 ‘11만t 수상 호텔’

    크루즈는 배 자체가 여행지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특급호텔이니만큼 보고, 먹고, 즐길 것들이 수두룩하다. 선내 시설들을 빠삭하게 꿰고 있어야 보다 효율적으로, 재밌게 놀 수 있다는 뜻이다. 사파이어 크루즈는 프린세스 크루즈라는 미국 회사에 속한 배다. ‘7080’ 세대라면 귀에 익은 이름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사랑의 유람선’이란 제목으로 방영됐던 미국 ABC 방송사의 TV 시트콤 촬영지가 바로 프린세스 크루즈다. 현재 운용 중인 선박은 모두 18척. 이 중 아시아 지역에 주로 투입되는 사파이어·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두 배만 영국 선적이다. 기항지에 입항할 때마다 선수에 영국기 ‘유니언 잭’을 내거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먼저 배의 제원부터 살피자. 거대함을 숭배하는 사람이라면 이 거구의 선박은 자체로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배의 총톤수는 11만 5875t이다. 우리가 낚시 갈 때 흔히 타는 약 8t짜리 어선 3만 9000대와 맞먹는 무게다. 가늠조차 쉽지 않다. 길이는 291m다. 63빌딩(249m)을 옆으로 누인 것보다 길다. 갑판은 18개 층. 호텔 18층 규모다. 이 거대한 구조물에 승객 2670명과 승무원 1100명이 타고 바다 위를 설렁설렁 떠다닌다. 올 3월 대규모 시설 개보수도 마쳤다. 크고 작은 정찬 식당과 뷔페, 수영장(4), 월풀 스파(8), 라운지(4), 나이트클럽, 피트니스 센터 등 각종 시설물을 말끔하게 새로 단장했다. 크루즈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역시 먹고 마시는 것.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에서 아침, 브런치, 점심, 오후 차, 저녁, 야식, 24시간 룸서비스 등 매일 끊임없이 식사를 제공한다. 룸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일 아침 선실에서 아침밥을 먹을 수도 있다. 소비되는 식재료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대략 살펴도 소고기 30t, 돼지고기 7.8t, 생선 15t, 닭고기 11t, 과일 22t, 우유 30t, 계란 26만 5000개, 맥주 2만 4000병 등이다. 기항지에서 멀어지면 선내 카지노가 문을 연다. 10달러만 들고 가도 몇 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5~7층 가운데의 중앙 라운지에서는 파티와 이벤트 등이 주로 열린다. 선내 여러 바와 라운지, 극장 등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선상 카드는 선실 도어키, 신용카드, 신분증의 역할을 한다. 늘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특히 기항지에서 선상 카드를 잃어버리면 승선 시 절차가 매우 복잡해진다. 매일의 일정은 선내 신문인 ‘프린세스 패터’에 게재된다. 날씨와 기항지 안내, 익스커션 예약 등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매일 아침이나 저녁 무렵 선실 앞에 배달된다. 온 보드 크레디트라는 것도 있다. 배 위에서 쓸 수 있는 돈이다. 흔히 현금이 아니니 돈이라 생각하지 않기 십상이다. 한데 배 위에 올라 보면 다르다. 이 녀석 참 쓸 만하다. 현금과 다름없다. 100달러만 있어도 단번에 어깨에 힘이 확 들어간다. 이번 여정에선 상하이 1박의 식사비 조로 100달러가 지급됐다. 크루즈 여행 경비엔 기본적으로 모든 식사가 포함돼 있다. 레모네이드와 커피 등의 음료도 무료로 제공된다. 다이닝(정찬)까지 무료다. 물론 줄은 좀 서야 하지만. 한데 콜라(약 4달러) 등의 음료수와 맥주, 와인 등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는 유료다. 특히 와인은 애호가의 입맛을 만족시킬 정도로 수준급이다. 비용은 병당 35달러 안팎. 봉사료까지 포함하면 40달러 정도다. 잔술로도 판다. 한 잔에 대략 6~8달러 선이다. 좀 더 품격 있는 식사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식당도 따로 마련해 뒀다. 물론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예컨대 스털링 스테이크하우스에선 최고급 스테이크가, 사바티니에선 고급 이탈리안 요리가 코스로 나온다. 추가 비용은 봉사료 등을 포함해 30~40달러쯤 된다. 배멀미를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한데 그리 걱정할 건 못 된다. 어지간한 파도는 사파이어 프린세스의 거대한 덩치에 눌려버린다. 배가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건 이 때문이다. 큰 파도가 이는 날엔 스테빌라이저라는 장치가 흔들림의 80%까지 감쇠시킨다. 그런데도 예민한 사람은 멀미를 느낄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멀미약을 붙이거나 복용하는 것이다. 푸른색 사과나 생강을 먹는 것도 좋다고 한다. 둘 모두 선내 식당에서 아무 때나 구할 수 있다. 손목 안쪽 중앙 부분을 지속적으로 눌러 주는 지압법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객실의 경우 배의 중앙 쪽이 흔들림이 덜하다. 발코니나 유리창이 있는 선실을 예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안전에 대한 대비는 철저한 편이다. 승선 첫날 대피훈련이 열리는데, 승객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선실 카드에 참가 여부를 체크한다. 불참자는 여러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훈련은 단순하다. 경보를 듣고 객실 내 구명동의를 챙긴 뒤 구역별로 지정된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전부다. 이후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 한국어 승무원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드물게 운항 스케줄이 어긋나는 경우도 생긴다. 이번 여정에선 배가 제 시간에 상하이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하지 못했다. 짙은 안개로 항구 자체가 폐쇄됐기 때문이었다. 이런 경우 다소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여정 중 나머지 일부 코스가 생략되는 ‘비극적인’ 사태도 맞는다. 따라서 여러 경우의 수를 준비해 가는 게 좋다. 글 사진 상하이·홍콩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프린세스 크루즈는 4일부터 111일에 이르는 150여개의 크루즈 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각자 취향과 일정에 맞게 항해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한국지사 홈페이지(www.princesscruises.co.kr) 참조. (02)318-1918. ■선실 내 전원은 110V다. 일(一)자형 콘센트에 맞는 어댑터를 준비해야 한다. ■수영복은 반드시 가져간다. 선내에 빌려주거나 파는 곳이 없다. ■칫솔 등 세면도구, 선블록과 화장품 등 일상용품은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항지에서의 여행은 선사 측에서 준비한 익스커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보통이다. 현지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보는데, 가보고 싶은 곳을 미리 선정한 뒤 반드시 안내데스크에 가서 예약해야 한다. 개별 여행을 원한다면 현지 교통정보를 한국에서 미리 확인해 가는 게 좋다. 대만의 경우 택시요금은 협상을 잘해야 한다. 현지 항구에 내리면 택시요금 등의 교통정보가 제공되는데, 여기 적힌 금액에서 최대한 깎는 게 좋다. 예컨대 대만 지룽에서 지우펀까지 택시요금이 1000대만달러라고 적혀 있지만, 항구 밖에 줄지어 선 택시는 800달러 안팎이면 충분하다. 버스는 788번이 지우펀까지 간다. 편도 30달러. ■신용카드가 통용되지 않는 곳도 있다. 특히 대만이 그렇다. 지우펀, 야시장 등에서 현금만 받는 곳이 많다. 다만 유명 관광지인 지우펀의 경우 한국 돈도 통용된다. ■사랑의 유람선(www.lovecruise.co.kr)은 크루즈 전문 여행사다. 전 세계에서 운항되는 유명 크루즈 상품은 빠짐없이 갖췄다. 1599-1659.
  • KGC 인삼공사 순수 홍삼 ‘정관장 홍삼달임액’, 홍삼정 등 선물용으로 인기

    KGC 인삼공사 순수 홍삼 ‘정관장 홍삼달임액’, 홍삼정 등 선물용으로 인기

    홍삼정으로 유명한 최근 KGC인삼공사는 고급 홍삼인 뿌리삼을 사용해 홍삼과 물 이외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순수 홍삼 100% 제품인 정관장 ‘홍삼달임액’을 가정의 달에 주목할 홍삼제품이라고 밝혔다. KGC인삼공사 정관장에 따르면 홍삼은 수분함량이 낮아 그대로 섭취할 수는 없어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달여 먹는 용도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뿌리삼을 달이는 과정은 다소 번거롭고 달여 낸 후에 보관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지난 가을 첫 선을 보인 정관장 ‘홍삼달임액’은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한 제품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KGC인삼공사는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정관장 ‘홍삼달임액’을 정관장 홍삼정과 더불어 주목할만한 제품으로 꼽게 됐다고 밝혔다. 계약재배한 정관장 ‘홍삼달임액’은 홍삼정과 마찬가지로 6년근 홍삼 중에서 홍삼 선별 20년 이상의 장인이 직접 선별한 뿌리삼을 사용해 전통적인 방식과 노하우로 달여 만든 제품이다. KGC인삼공사 정관장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홍삼 중 최고등급의 홍삼인 천삼을 이용해 만든 ‘홍삼달임액-천삼’은 신선도를 활용한 고급스럽고 전통적인 디자인으로 특별한 분들께 드리는 선물용으로도 알맞다”며 “가정의달을 맞아 홍삼정과 더불어 부모님 등 선물용으로 추천할만하다”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사망 뒤 보험금 청구기간 점점 짧아지는 까닭은

    [경제 블로그] 사망 뒤 보험금 청구기간 점점 짧아지는 까닭은

    한 보험회사 보상업무 담당 직원이 그러더군요. “요즘은 사망 뒤 보험금 청구 기간이 점점 짧아진다”고요. 정말 그런지 한번 확인해 봤습니다. 4일 기준으로 대형 보험사 3곳의 자료를 뽑아 봤는데요. 사망(사고) 일자부터 실제 보험금을 청구한 일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각사의 3년 평균을 내 봤습니다. 2012년 59.5일, 2013년 57.9일, 2014년 53.4일로 3년간 6.1일 줄었습니다. 점점 줄어드는 추세가 맞네요.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몇 가지로 추정합니다. 우선 고인의 금융 자산을 조회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많아졌기 때문이랍니다. 예컨대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원스톱 서비스’가 있지요. 상속인이 사망자의 계좌를 찾기 위해 모든 금융기관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이 각 금융기관에 대신 요청하는 겁니다. 예금, 보험계약, 예탁증권 등 금융채권부터 대출, 신용카드 이용대금, 지급보증 등 채무까지 다 알아볼 수 있지요. 조만간 전국으로 확대(지금은 서울시 등 일부만 시행)된다니 보험금 청구 기간이 더 짧아질 수도 있겠습니다. 휴면예금·보험금 조회 서비스도 있고요. 고인의 부재에 대한 슬픔과 경제적인 정리를 별도로 여기는 경향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경기 침체 여파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장례식장에서 보험금을 청구하는 고객도 있다”고 하네요. 물론 인터넷과 언론 등을 통해 예전보다 보험에 대해 잘 아는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업무 효율화로 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여러 사정보다 우리를 ‘씁쓸하게’ 만드는 것은 보험사들의 얄미운 행태입니다. 지난해 보험 가입자와 금융사 사이에 제기된 보험 관련 소송은 모두 1112건입니다. 이 가운데 보험사가 제기한 소송만 986건(89%)입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최근 소송 남발 보험사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물론 보험금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을 딛고 어렵게 내민 ‘손’이라면 뿌리쳐서는 안 되겠죠.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저축과 교육/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저축과 교육/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20년 전 내가 미국 대학에서 박사 과정 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는 아직 중국의 경제가 발전을 시작하지 않은 시기였고 한국의 경제는 아직 선진국은 아니지만 세계가 놀랄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으므로 미국 대학의 경제학 수업 시간에 한국 경제의 놀라운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수업을 듣던 나는 한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어깨가 으쓱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20년 전 미국인 경제학자의 눈으로 본 한국 경제의 특징은 딱 두 가지였던 것 같다. 하나는 대부분의 가정이 빚을 내서 생활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놀랍게 높았던 저축 수준이었다. 또 하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가 재정 지원을 해주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대학을 다니라고 하는 미국과는 달리 대학과 대학원 비용을 모두 부모가 부담하면서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는 교육열이었다. 운동선수들이 존경을 받는 미국의 고등학교에 비해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모든 존경을 독점했던 우리의 고등학교 분위기도 미국인들로서는 신기하게 느꼈던 것 같다. 한국이나 대만에서는 부모가 밥을 굶고 병이 나도 병원에도 가지 않고 저축을 해서 그 돈을 모두 자녀의 교육에 쓴다는 미국 교수의 말에 같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결론적으로 20년 전 경제학자들이 분석한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빚을 지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경제 발전에 투자하는 것이었으며 그 투자 중에서도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현재의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더이상 높은 저축 수준을 자랑하는 국가이기는커녕 심각한 가계 부채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높은 교육열은 지속되고 있지만 진정한 교육이라기보다는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려는 게임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목적에서 오히려 학력 수준은 저하시키고 있다. 불과 20년 만에 세계의 경제학자들이 칭찬하던 한국의 모습은 현재 거의 사라져 버렸다. 물론 한국의 저소득층으로서는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저축할 여유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고 본다. 심지어 빚을 지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기보다 사회적인 문제라고 책임을 전가할 명분도 있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20년, 30년 전의 우리 부모들이 결코 지금의 우리보다 여유가 있어서 저축을 했다고 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 개개인이 빚을 지지 않고 자신의 소득 안에서 소비해야 한다. 국민의 소비를 정부가 연금, 지원금, 의료보험 등을 통해서 도와줄 수도 있지만, 이것도 결국은 언젠가 우리 국민이 세금으로 내야 하는 돈일 뿐이다. 결국 개개인이 빚을 지게 되면 국가도 빚을 지게 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은 교육이다. 육체적 노동보다는 지적인 능력이나 기술의 습득이 생산 활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경제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20년, 30년 전보다 훨씬 증가했다. 우리 젊은이들의 지적 수준과 기술력이 다른 경쟁국의 젊은이들에 비해 뒤진다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없다. 지금 중국의 작은 도시들에서 우수하다는 고등학교들을 방문해 보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기숙사에 살면서 오전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 내에서도 가장 실력 있는 학생들은 1반에 편성하고 그다음은 2반에 편성하는 식으로 반마다 다른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젊은 학생들의 공부 스트레스도 걱정해야 하지만 그런 걱정 때문에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중국 등 주변 국가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하지만 평등성을 강조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이 과연 중학교부터 입시를 치르고 우수한 소수에 대해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의 주변국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 20년 전에는 세계의 경제학자들로부터 그렇게 칭송을 받았고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었던 저축과 교육을 현 시점에서 반드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커피 한 잔 마셨나요… 물 132ℓ나 썼군요

    커피 한 잔 마셨나요… 물 132ℓ나 썼군요

    커피 한 잔(125㎖)을 마시려면 물 132ℓ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커피나무를 재배, 가공하고 유통 과정을 거쳐 폐기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물의 총량이다. 소비하는 커피양의 자그마치 1056배다. 250㎖짜리 우유 한 컵에는 255ℓ, 소고기 1㎏에는 1만 5415ℓ, 초콜릿 1㎏에는 무려 1만 7196ℓ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정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28일 국내외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물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제품의 물발자국 산정 방법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했다고 밝혔다. 물발자국은 제품의 원료 취득, 제조, 유통, 사용, 폐기로 구성되는 전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과 물과 관련된 잠재적인 환경 영향을 정량화한 개념이다. 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물 소비량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해 물 절약을 통한 원가 절감과 친환경 제품 판매로 인한 이미지 제고 및 수익 창출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기레인지 3개 제품 안전·전자파 기준 미달

    전기레인지 3개 제품 안전·전자파 기준 미달

    인기 전기레인지의 일부 제품이 안전과 전자파 등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전기레인지 7개 제품의 안전성과 전자파, 품질 비교 등을 검사한 결과 3개 제품에서 부적합한 결과가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신일 SHL-KR30(5만 6500원) ▲린나이 RPE-B11D(35만원) ▲동양매직 ERA-F103M(28만 9000원) ▲틸만 TG41Z(59만 4000원) ▲쿠첸 CIR-G070KQ(21만 9000원) ▲월풀 ACT312/BL(15만 9000원) ▲러빙홈 ESE-150P(4만 9900원) 등 주부 선호도가 높은 7개 제품이다. 쿠첸 제품은 안전성 항목의 ‘이상 운전’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상 운전은 전기제품을 쓸 때 정상적이지 않거나 부주의한 사용 상태에서도 화재와 기계적 위험으로부터 안전한지를 따지는 시험이다. 전자파(EMI)에서는 쿠첸·러빙홈 제품(방사성 방해 시험)과 월풀 제품(전도성 방해 시험)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최고온도 도달과 잔열 측정 등의 품질 비교에서는 러빙홈 제품이 물 2ℓ를 100도까지 가열하는 데 7분 24초로 가장 짧았다. 틸만 제품은 13분 9초로 가장 길었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무려 12배 수준이다. 물 2ℓ를 100도까지 끓이는 데 들어간 전력량은 러빙홈 제품이 246.7Wh로 가장 낮았다. 월풀과 틸만 제품은 각각 402.2Wh와 482.2Wh로 2배가량 높았다. 윤명 소시모 기획처장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전기레인지에 대한 소비전력 표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나우! 지구촌] 맥주도 온난화 영향? 美, ‘폐수100%’로 제조 허가

    [나우! 지구촌] 맥주도 온난화 영향? 美, ‘폐수100%’로 제조 허가

    기후 변화나 지구 온난화에 따른 물 부족 현상이 이제는 맥주 제조에도 쓰고 버린 물을 정화해 재활용한 100% 재활용수를 이용하는 방안이 미국 전역으로 현실화할 조짐이다. 미국 오레곤주(州)의 포트랜드 지역에 있는 한 폐수 재활용 업체는 정화된 물을 이 지역에 있는 소규모 맥주 제조 공장에 제공할 수 있도록 주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20일(현지시간) 이 지역 현지 방송들이 보도했다. 이 지역에 있는 정화수 재활용 업체인 '클린워터서비스'사는 그동안 맥주 제조 과정에서 일부 정화수를 이용하는 것은 허가됐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100% 재활용된 정화수로 맥주를 제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현지 맥주 제조사 관계자도 "기존 맥주 한 병을 만드는 데에 다섯 병의 물이 소요된다"면서 "이 같은 조치는 물 부족 현상을 대비하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00% 재활용수로 만든 맥주도 오히려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훌륭한 맥주로 재탄생한다"고 강조했다. 오레곤주 보건 당국도 "이번 허가 과정에서 재활용수를 조사한 결과, 높은 수질을 보였으며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 현상 등으로 앞으로 100% 재활용 정화수를 이용한 맥주 제조가 미 전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맥주 소비자들이 이러한 100% 재활용수로 만든 맥주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현지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100% 재활용된 물로 제조한 맥주 (현지 방송, KATU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나이키 슬리퍼 신었더니 양말에 빨간 물 들었네

    나이키 슬리퍼 신었더니 양말에 빨간 물 들었네

    한국소비자원은 나이키스포츠가 판매하는 슬리퍼 ‘나이키 베나씨 솔라소프트 싸커’ 일부 제품에서 염료가 묻어나와 이를 환불해 주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앞서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발바닥과 닿는 해당 슬리퍼 바닥면의 붉은 염료가 양말에 묻어난다는 정보가 접수돼 조사했다. 그 결과 바닥면 색상이 빨간색과 분홍색인 제품에서 염료가 묻어나는 것이 확인돼 나이키스포츠 측에 해당 제품의 회수와 이미 판매된 제품의 환불 등의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나이키스포츠는 “해당 제품의 염료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판매된 제품 중 염료가 묻어나는 것이 확인되는 경우에만 환불을 해주고 있다. 국내에 수입된 베나씨 솔라소프트 싸커 제품은 총 18만 2232족으로 이 중 발바닥과 닿는 슬리퍼 바닥면이 빨간색과 분홍색인 제품은 12만 9258족이다. 이 가운데 염료가 묻어나 환불해 준 제품은 모두 353족으로 확인됐다. 정진향 소비자원 안전감시팀장은 “해당 제품을 사용 중인 소비자는 염료 이전 여부를 확인하고 나이키 소비자상담실(080-022-0182)에 연락하면 환불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100% 재활용수로 만든 맥주’ 美 전역 확대 조짐

    ‘100% 재활용수로 만든 맥주’ 美 전역 확대 조짐

    기후 변화나 지구 온난화에 따른 물 부족 현상이 이제는 맥주 제조에도 쓰고 버린 물을 정화해 재활용한 100% 재활용수를 이용하는 방안이 미국 전역으로 현실화할 조짐이다. 미국 오레곤주(州)의 포트랜드 지역에 있는 한 폐수 재활용 업체는 정화된 물을 이 지역에 있는 소규모 맥주 제조 공장에 제공할 수 있도록 주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20일(현지시간) 이 지역 현지 방송들이 보도했다. 이 지역에 있는 정화수 재활용 업체인 '클린워터서비스'사는 그동안 맥주 제조 과정에서 일부 정화수를 이용하는 것은 허가됐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100% 재활용된 정화수로 맥주를 제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현지 맥주 제조사 관계자도 "기존 맥주 한 병을 만드는 데에 다섯 병의 물이 소요된다"면서 "이 같은 조치는 물 부족 현상을 대비하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00% 재활용수로 만든 맥주도 오히려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훌륭한 맥주로 재탄생한다"고 강조했다. 오레곤주 보건 당국도 "이번 허가 과정에서 재활용수를 조사한 결과, 높은 수질을 보였으며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 현상 등으로 앞으로 100% 재활용 정화수를 이용한 맥주 제조가 미 전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맥주 소비자들이 이러한 100% 재활용수로 만든 맥주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현지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100% 재활용된 물로 제조한 맥주 (현지 방송, KATU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밀리터리 인사이드] 영화 ‘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밀리터리 인사이드] 영화 ‘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우리가 흔히 ‘총’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먼저 미국을 떠올리게 됩니다. 독립전쟁을 거치면서 총기의 소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가 만들어졌고, 그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돈만 내면 합법적으로 총기 구입이 가능한데다 최신 소총으로 무장한 민병대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사격 훈련이 관광상품으로까지 만들어져 총기를 경험한 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나라도 전세계적으로 총기를 경험하는 국민이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요. 징병제 국가인데다 정규군 숫자만 62만명으로, 북한(69만명)에 이어 6위입니다. 인구 비율로 따진다면 최상위권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요. 1인칭 슈팅게임(FPS) 속 총이 아닌 실제 총기,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우리 군이 자랑하는 자주국방의 뿌리 K1A·K2 소총, 그리고 이제 예비군들이 다루는 M16A1, 북한군의 주력 소총 AK47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총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군 장병과 모든 예비역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실제로 총기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대다수 여성과 청소년을 위해 총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총은 FPS 게임에 나오는 것처럼 방아쇠를 당긴다고 무조건 표적을 맞힐 수 있는 만능무기가 아닙니다. 다만 과학기술을 이용해 최대한 적중률을 높게, 또 많은 피해를 주도록 고안해낸 무기죠. 탄환이 통과하는 긴 금속관을 ‘총열’(총신)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적중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소총 총구 안쪽을 보면 나선형으로 ‘강선’(腔線)이라는 홈을 파놓았는데, 탄환이 이 나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팽이처럼 돌게 되고 회전력과 관통력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총열이 길고 강선이 긴 총일 수록 명중률이 좋고, 탄환 회전력이 높아 안정적으로 먼 거리의 표적을 맞힐 수 있습니다. 또 탄환을 발사할 때 총기가 뒤로 밀리는 ‘사격 반동’과 사격 과정에 필연적으로 생기는 가스 그을음의 양도 무시하지 못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격 반동이 너무 크면 다시 조준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가스 그을음이 많으면 제대로 청소하지 않았을 때 작동불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M16A1을 넘어선 국산 소총에 대한 열망 1990년대 이전까지 군 생활을 한 많은 분들이 M16A1을 개인화기로 사용하셨을 겁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미국에 거액을 주고 직수입한 소총이라고 생각하지만, 약 60만정은 베트남전 참전으로 미국 콜트사로부터 라이센스를 얻어 국내 기업인 대우정밀(현 S&T 모티브)에서 자체 생산한 것입니다. 또 1984년부터 K2 소총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부 훈련소와 후방부대에서는 ‘국산’ M16A1을 사용해왔습니다. M16A1은 탄창을 제외한 총기 무게 2.9kg에 길이 99cm, 탄두 지름 5.56mm의 탄환을 사용해 ‘가볍다’는 느낌이 특징인데요. 문제는 가스로 노리쇠 뭉치를 후퇴시키는 구조 때문에 사격 반동이 작은 대신 그을음이 많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사격을 한 번 할 때마다 노리쇠 뭉치와 약실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하지 않으면 탄피가 배출되지 않거나 사격이 불가능해지는 상황도 종종 일어납니다. 또 단발과 연발 사격만 가능해 실전에선 탄환 소비가 빠르다는 단점도 있었죠. 전투와 이동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총기 길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국산소총 K1A와 K2입니다. ●장병들에게 인기가 많은 K1A K1A 소총은 돌격소총이라기보다는 ‘기관단총’의 개념으로 개발된 총기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신형 K2 소총을 개발하다 특전사의 요청으로 개발해 1982년부터 군에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K1은 나팔 모양의 소염기(총기 화염 발생을 억제하는 장치로 일반적으로 총열 맨 앞쪽에 있다)를 채택했지만 반동이나 화염을 억제하기 위해 이 부분을 개량하면서 K1A가 탄생했죠. 육군 수색대, 특공대, 특전사, 장갑병, 하사관, 해병대 장병에게 주로 지급하는 이 총은 무게는 2.87kg으로 M16A1과 큰 차이가 없지만 길이는 84cm(개머리판을 접으면 65cm)로 매우 짧아 휴대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굵은 철사로 이뤄진 개머리판은 밀어넣어 접는 것이 손쉬워 장병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3발씩 발사하는 점사 기능을 넣어 단발-점사-연사 등 3가지 사격 기능이 있습니다. 1990년 개봉한 영화 로보캅2에도 드럼형 탄창을 장착한 K1A를 경찰관이 사용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일부 총기는 미국에 민간용으로 수출돼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칠레 등의 특수부대가 사용하기도 했죠. 물론 총열이 짧아 유효 사거리가 250m에 불과하고 M16A1과 같은 가스 작동식이어서 사격 뒤 총기 청소를 깨끗하게 해줘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돌격소총의 장점을 모두 취합해 탄생한 K2 1972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국산 돌격소총 개발이 본격화됐고, 10년 뒤인 1982년 드디어 K2 소총이 개발돼 2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전방 부대부터 보급이 시작됐습니다. K2 소총은 돌격소총의 표본이라고 불리는 AK47과 M16A1의 장점을 모두 채택한 것이 특징입니다. AK47처럼 가스로 직접 노리쇠를 후퇴시키는 대신 피스톤 기능을 넣은 ‘가스 피스톤 방식’을 채택해 그을음이 작은 것이 큰 장점입니다. 강선의 길이를 늘려 K1A가 12인치에 1회전하는 반면 K2는 7.3인치에 1회전하는 방식으로 관통력과 사거리를 강화한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유효 사거리는 K100탄 600m, KM193탄 450m로 매우 훌륭한 수준입니다. 가스조절기가 있어 온도와 습도 등 기후에 따라 가스 압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국내 업체인 S&T 모티브가 생산해 1정당 생산 단가가 25만~35만원 수준으로 경제성도 매우 높은 소총입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페루, 레바논, 세네갈, 에콰도르 등 세계 10여개 국가가 이 총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게는 3.26kg으로 다소 무겁다는 느낌이 있지만 개머리판을 접으면 73cm(폈을 때 93cm)로 M16A1보다 훨씬 짧아 휴대성도 좋습니다. 물론 단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일단 장병들의 입장에선 가스조절기 분실이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인데요. 맨손으로 손쉽게 분리할 수 있어 훈련 과정에 분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사격 시 반동이 M16A1이나 K1A보다 커 한 발을 쏘고 난 뒤 재조준을 하기가 쉽지 않은 점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명중률이 높은데다 총기의 유지보수가 쉽고 생산단가가 저렴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훨씬 더 많은 소총임이 분명합니다. ●4가지 총기를 직접 사용해본 느낌은 저는 운 좋게 위에서 언급한 M16A1, K1A, K2, AK47 등 4가지 총기를 모두 다룬 경험이 있습니다. 우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AK47의 사격 반동에 대해 말씀드리면 K1A보다 반동이 다소 큰 반면 노리쇠의 움직임이 매우 부드러워 조준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또 200m 거리에 있는 자동화 사격장 표적도 자세만 잘 잡으면 손쉽게 탄환을 명중시킬 수 있었습니다. 매우 단순한 구조여서 총기 손질도 손쉬워 세계적인 명품 소총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명중률로 보자면 K2가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K1A도 숙련된 장병이 사용하면 150~200m 거리 표적을 맞히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총기의 무게가 가볍고 전체적인 길이가 짧아 조준과정에 흔들림 없이 사격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가까운 거리의 적을 제압하는데는 K2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M16A1은 훈련소에서 다뤘는데 아무래도 많은 장병이 사용하는데다 총기 관리에 능숙하지 않은 장병들이 사용하다보니 잔고장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관리만 잘 한다면 여전히 쓸모가 많은 명품 총기임이 분명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1)“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2)군통령들의 꿈의 무대 ‘걸그룹 대첩’ (3)대한민국 육·해·공군 무기의 세계 (4)‘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5)한국 vs 일본 군사력 우위 논쟁…진실은?
  • [열린세상] 물 문제의 근원 숲에 달려 있다/윤영균 국민대 특임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장

    [열린세상] 물 문제의 근원 숲에 달려 있다/윤영균 국민대 특임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장

    지구 표면의 3분의2는 바다가 차지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것은 바로 물인 것 같다. 바닷물 외에도 육지의 강물, 호수, 계곡 그리고 땅속의 지하수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물을 아끼는 것에 인색하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물이 부족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물이 없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지구촌 곳곳에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167년 만의 심한 가뭄으로 주지사가 절수(節水) 명령까지 내렸다. 우리도 물의 유한함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물 절약을 실천할 때다. 물은 먹고 씻는 기본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과거 물을 잘 다스리고 이용했던 지역에서는 문명이 발생했지만, 물을 잘 이용하지 못한 곳은 찬란했던 문명도 사라지기 일쑤였다. 3000년 전 세계 4대 문명의 발생지도 처음에는 나일강, 인더스강, 유프라테스강, 황하강과 같은 풍부한 물을 기반으로 발달했다. 하지만 강 유역 숲이 망가지면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고, 이로 인한 식량 부족으로 전쟁이 일어나면서 결국에는 문명까지 소멸되고 말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숲과 물의 관계를 치산(治山)과 치수(治水)라 해 하나로 본 것이다. 그렇다면 숲과 물은 어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을 양으로 환산하면 1297억t이다. 이 가운데 산림으로 떨어지는 물의 양은 830억t이고 이 중 192억t가량이 산림에서 저장하는 양이다. 이때 청년기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으면 증발산량이 많아 물 소비가 많아진다. 또 숲이 너무 많이 우거져 있으면 숲 바닥으로 햇빛이 닿지 못해 하층식생의 생육이 곤란해진다. 이는 생물종 다양성이 낮아질 뿐 아니라 낙엽층의 분해와 뿌리 발달에 영향을 주어 숲의 수원함양 효과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솎아베기(간벌)와 가지치기, 덩굴류 제거 등 지속적인 숲 가꾸기가 필요한 이유다. 숲을 잘 가꿔 토양을 개선하면 홍수 때 흘러가는 물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이 물은 전체의 약 4.4%, 양으로는 57억t에 해당된다. 숲을 가꾸면 이만큼의 물을 더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영국, 남아공 등 11개국과 함께 유엔에서 정한 ‘물 부족 국가’다. 연평균 강수량은 1277㎜로 세계 평균 807㎜를 훨씬 넘어서지만, 1인당 연 강수 총량이 2629㎥로 세계 평균 1만 6427㎥의 6분의1에 불과하다. 이는 강수량의 3분의2가 여름철 장마기에 집중되는 데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전 국토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산악 지형을 하고 있어 비가 오면 하천물이 한꺼번에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숲 가꾸기가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숲 가꾸기는 나무의 가지와 가지가 서로 맞닿기 시작할 때부터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숲을 솎아 주면 햇빛이 충분히 들어와 바닥에 쌓여 있는 낙엽을 빨리 썩게 한다. 썩은 낙엽은 흙과 섞여 유기물이 많아지고 스펀지처럼 더 많은 물을 머금게 된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 세계물위원회는 1997년부터 3년마다 ‘세계물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2일 제7차 포럼이 개막됐다. 17일까지 대구와 경주에서 포럼은 계속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포럼에서 맑고 깨끗한 물의 지속 가능한 공급을 위해 산림 생태계 서비스 증진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번 세계물포럼 개최를 계기로 우리는 국제 사회에서 물 관련 이슈의 주도권을 갖고 물 관리 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물 포럼을 통해 짧은 기간 동안 치산 녹화에 성공한 우리의 경험을 알릴 필요가 있다. 이 자리가 우리나라 산림이 갖고 있는 수원함양 기능과 같은 생태계 서비스 가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숲의 건강은 국토의 건강이자 지구의 건강을 의미한다. 홍수와 가뭄 등 물 부족 시대에 숲의 건강성 유지와 산림의 녹색 댐 기능 증진만이 기후변화 시대에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 가능한 물 자원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이다.
  • 정신 차린 베이비부머 아직 눈 높은 에코부머

    정신 차린 베이비부머 아직 눈 높은 에코부머

    부모 세대는 은퇴를 앞두고 퍼뜩 정신을 차렸지만 자식 세대는 아직 남의 일인 모양이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은퇴 준비는 개선됐지만 베이비부머의 자식 세대인 에코부머(1979~92년생)의 은퇴 준비는 뒷걸음쳤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2014 은퇴준비격차’가 13% 포인트로 2년 전 18% 포인트보다 5% 포인트 개선됐다고 14일 밝혔다. ●은퇴 앞둔 부모들 기대소득 낮춰 은퇴준비격차란 은퇴 이후 원하는 소득과 실제 은퇴 소득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수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2008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에 의뢰해 개발한 것으로, 2년마다 발표하고 있다. 숫자가 클수록 은퇴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의미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의 은퇴준비격차가 9% 포인트로 2년 전 20% 포인트에 비해 11% 포인트나 줄었다. 40대도 4% 포인트(13% 포인트→9% 포인트) 줄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연금 가입 등 은퇴 이후 소득 준비가 실제로 나아진 요인도 있지만 ‘눈높이’가 낮아진 요인도 작용한 것이다. 조사를 총괄한 최순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원하는 소득을 현실에 맞게 큰 폭으로 낮춘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풍요 누린 자녀들은 고소득 기대 은퇴 이후 기대 소득과 은퇴 직전 실제 소득 간 격차인 목표소득대체율의 경우 50대는 최근 2년 새 59%에서 51%, 40대는 58%에서 54%로 줄었다. 은퇴 자산의 준비 정도를 나타내는 은퇴소득대체율도 50대는 3% 포인트(39%→42%) 높아졌다. 반면 에코 세대인 30대는 은퇴준비격차가 2% 포인트(10% 포인트→12% 포인트) 되레 높아졌다. 20대는 5% 포인트(14% 포인트→9% 포인트) 줄었지만 목표소득대체율은 20대(48%→53%)와 30대(56%→57%) 모두 높아졌다. 최 교수는 “청년층 실업난의 영향으로 은퇴 직전 소득이 줄어들어 목표소득대체율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에코부머는 베이비부머보다 풍요로움을 경험한 세대라 은퇴 후 좀 더 높은 소득을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은퇴 후 생활비 年 4560만원 추산 물가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국민의 은퇴 후 생활비는 연간 4560만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국민연금, 사적 연금 등을 포함한 은퇴 후 예상 소득은 연간 3479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필요치보다 1000만원가량 부족한 셈이다. 예상 은퇴 소득은 은퇴 직전 소득의 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치(60~70%)를 크게 밑돌았다. 조사는 가구주가 20~59세인 2인 이상 도시 근로자 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60세에 은퇴하고 기대 여명까지 부부가 모두 살아 있다고 가정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5)블루골드를 잡아라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5)블루골드를 잡아라

    수자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세기에는 국가의 부를 결정하는 자원이 ‘블랙골드’로 불리는 석유였다면 21세기에는 ‘블루골드’로 불리는 수자원이 국부를 결정하는 자원이 될 정도로 존재 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물산업 규모가 보잘것없지만 수자원 관리기술이나 경험만큼은 세계 선진국 수준에 올라왔다. 세계 물포럼 개최는 물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물산업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을 더이상 물로 봐서는 안 되는 시대가 왔다. 세계의 물시장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물관련 전문 조사기관인 영국 GWI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은 연평균 4%씩 성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48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에는 5960억 달러로 커졌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 석유시장의 40~50% 수준, 이동통신시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분야별로는 상수도(정수시설, 댐건설, 수자원 관리) 시장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하수시장이 4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산업용 폐수처리와 해수담수화시장이 뒤를 잇는다. 물시장 규모는 더욱 커져 2018년에는 6890억 달러, 2025년에는 865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물산업 규모도 성장 추세다. 2013년 기준 91억 달러이며, 연평균 3% 성장해 2018년에는 106억 달러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산업이 중요한 산업으로 떠오르고 시장 규모가 커지는 이유는 물공급의 자연적 한계와 수요의 급증으로 인한 물부족에 있다.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자원의 편중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담수의 주요 공급원인 강수의 경우 세계 인구 3분의1만이 살고 있는 지역에 4분의3이 집중돼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 인구증가와 경제성장도 물소비 증가를 불러온다. 2025년에는 1인당 연평균 2000ℓ를 사용하는 인구가 2000년 대비 30% 증가한 80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물부족으로 10억명이 고통받고 있는데 2025년에는 39억명으로 늘어난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도시화·산업화가 진전되면서 물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물소비량도 늘어났다.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고 높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국가에서 물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2025년에는 세계 취수량의 60%를 아시아 국가가 소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자원의 유효이용, 하수의 재이용, 해수담수화 등 물순환 구축 시스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물산업에 대한 인식변화로 대규모 사업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하는 패턴도 물산업을 키우고 있다. 물산업 패러다임은 상하수도 중심에서 수자원 확보를 위한 통합 물관리 사업으로 변하는 추세다. 정보통신기술 등과 융합,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물산업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물산업에 대한 관심과 국제적인 물기업 육성책이 필요하다. 세계 1, 2위 물 종합기업인 프랑스 베올리아와 수에즈의 경우 각각 급수 인구가 8000만명(2008년 기준)에 이르고 매출액도 각각 125억 유로나 된다. 이들이 진출한 지역도 유럽 전역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 등 세계에 걸쳐 있고 서비스 인구만 2억 3000만명으로 집계됐다. 물산업으로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정무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조직위원장은 “베올리아나 수에즈는 한국의 삼성전자처럼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글로벌 물기관을 육성하는 정책 추진과 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의 장점을 살린 글로벌 진출 전략도 필요하다. 먼저 물관리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대규모 수출 길을 터야 한다. 물관리 기술 수출은 단기적으로 상하수도 건설, 재해예방 시설 투자 등을 위한 건설·자금조달·기자재 공급·시공 등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십년간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물생산과 운영권을 확보해 상하수도 운영, 하폐수 처리, 유지보수 등으로 이어진다.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도 충분히 갖췄다. 토목공사 중심의 수자원개발과 해수담수화 기술 수출은 많지만 대규모 종합적인 물관리 수출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태국 물관리사업 진출 시도가 처음이다. 이 사업은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태국 정권이 바뀌면서 현재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양해진 수공 해외사업본부장은 “태국 사업이 성사되면 국내 수자원 기술의 해외 수출길이 본격적으로 트인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역 공략도 필요하다. 아시아·아프리카 등 물관련 산업이 뒤처진 지역을 노리는 게 효과적이다. 아시아 개도국에는 물관리, 상하수도 시설 확충 등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중동 해수담수화 시장·상하수도 건설 등도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유망 분야로 꼽힌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 포커스에서 “단기적으로는 사업실적과 기술력을 확보한 상하수도, 해수담수화 분야 진출을 노리고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운영·관리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10년 뒤 우리 통합 물관리 목표는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10년 뒤 우리 통합 물관리 목표는

    우리나라가 이번 세계 물포럼에 던진 화두 가운데 하나는 물관리 기술 진화다. 특히 ‘스마트 물관리’를 글로벌 어젠다로 채택하고 국제사회의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정보통신 강국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물관리에 나서고 있는 국내 기술을 소개하고 이를 세계 표준화로 자리잡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 물관리 기술 진화를 선도하는 가운데 10년 뒤에는 세계 물관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유엔이 134개 가입 국가를 대상으로 통합 물관리 관련 7개 항목에 대한 평가(2012년)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14위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통합 물관리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국가지만 지형, 계절적 편향 강수 등으로 물관리 여건이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불리한 여건을 정보통신기술로 극복하면서 물관리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우리의 통합 물관리 시스템은 이미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통합 물관리 3대 목표를 세웠다. 우선 지속적인 물관리 연구투자로 2024년에는 세계 3위권의 물관리 국가로 우뚝 선다. 댐용수 이용률도 현재 72%에서 과학적 물관리 기술을 활용해 10년 뒤에는 100%로 완벽하게 끌어올리기로 했다. 홍수조절 능력 역시 현재 62%에서 100%로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 수자원 시설의 상·하류 연계운영, 홍수 제약사항 해소 등 통합 물관리 고도화로 홍수조절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건강한 물공급 3대 목표도 세웠다. 수돗물 수질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여 수돗물 직접 음용률을 현재 5.4%에서 2024년까지 30%로 올릴 계획이다. 단수 시간은 1인당 연간 8.2분에 이르는 것을 10년 뒤에는 4.8분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스마트 감시장비를 활용, 실시간 정보분석·진단으로 누수사고를 사전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수율(수장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물과 소비자의 계량기에 나타나는 수돗물 공급량의 비율)은 84%에서 10년 뒤에는 88%까지 끌어올린다. 스마트 물관리로 상수관망의 누수를 사전 탐지해 즉각 복구하는 시스템이 갖춰졌기에 가능한 목표다. 고부가가치 기술인 스마트 물관리 기술의 해외 수출길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번 물포럼은 우리나라 물관리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고, 스마트 물관리 이니셔티브를 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④ 물관리 기술 진화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④ 물관리 기술 진화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극한 가뭄과 홍수가 보편화됐고,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여러 나라들이 효율적인 물관리 방안을 찾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전통적인 투자만으로는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물관리로 자연재해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 세계 물포럼을 통해 물관리의 모든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 수자원 이용을 극대화하는 우리의 스마트 물관리 기술 진화가 세계 물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수·가뭄과 같은 재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겪는 문제다. 이를 막기 위한 물관리 투자는 흔히 댐을 만들거나 하천 바닥을 파내고 제방을 쌓아 올리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생각하기 쉽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기준, 최근 10년간 자연재해 피해액은 8조 3000억원, 이 중 태풍·호우 피해액이 6조 5000억원으로 전체의 78%나 된다. 여기에 하천준설이나 제방을 다시 쌓는 등 자연재해 복구비로 무려 15조 1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투자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물관리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홍수와 같은 재해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신속하게 전파해 피해를 줄이는 비구조적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물을 가두는 그릇을 키우는 동시에 과학적 물관리 시스템도 한발 앞서 구축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우선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중심으로 전국의 댐과 보를 운영하면서 48년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활용, 강우예측·홍수분석·수문자료 수집 등 정보통신 기반의 과학적 재난관리 시스템을 개발, 2010년부터 활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알제리, 루마니아 등이 도입을 추진할 정도로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스마트 물관리는 지능형 센서가 부착된 다양한 장비를 활용, 물의 흐름과 현황을 파악하고 양방향 통신장비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로봇과 인공위성 등 첨단 계측장비가 동원된다. 전국 2000여곳 관측소에 계측장비를 설치, 실시간 정보를 수집한다. 강우 레이더나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공간적인 제한을 받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의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할 수 있다. 2일 충남 금산 서대산 정상(해발 904m)에 세운 강우레이더 관측소는 24시간 금강유역 집중호우와 돌발 강우를 관측할 수 있다. 반경 100㎞ 이내의 태풍, 기상 변동 등을 실시간 관측하는 최첨단 장비로 기상레이더보다 강우 관측 성능이 뛰어나다. 3시간 이후에 내릴 비의 양과 강으로 유입될 물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 집중호우 정보를 국민에게 빠르게 전달하고 호우 피해를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이 같은 대형 강우레이더를 임진강(인천 강화)·비슬산(경북 청도)·소백산(충북 단양)·모후산(전남 화순) 관측소에서 운용되고 있다. 가리산(강원 홍천)·예봉산(경기 남양주) 관측소는 건설 중이다. 소형 레이더 5기도 내년까지 설치된다. 수집된 정보가 강우예측·실시간 수문정보·홍수분석·발전통합운영·수처리 시설·상수도관 진단 운영관리 시스템 등으로 연결된다. 지능형 물관리를 위한 과학적 분석 자료가 나오면 운영자는 이를 바탕으로 전국 58개의 댐과 보를 통합, 관리한다. 강우예측 분석에는 슈퍼컴퓨터가 동원된다. 주요 하천 주변의 기상정보를 5일 단위로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다. 홍수분석 시스템은 댐과 보의 수문 방류량 및 방류 시기를 정확하게 결정해 준다. 지난해의 경우 예년 대비 82%의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용수의 112%를 공급하고, 홍수 시 4대강 수계의 침수피해 면적을 거의 제로(0)로 할 수 있었던 것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덕분에 가능했다. 스마트 물관리 기술은 자연재해 예방뿐만 아니라 수돗물 공급 과정에도 도입됐다. ‘건강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 수돗물 품질 관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했기에 가능했다.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된 인체에 건강한 물을 생산하는 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접목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기 파주시는 K-water가 추진한 ‘스마트 워터 시티’ 시범 도시다. 수돗물 생산의 모든 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수도꼭지 수질정보를 제공해 언제 어디서나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이곳에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따라 붙었다. 우선 취수장의 수량, 수질을 자동 측정하고 모니터링해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된 수돗물을 만든다. 수질을 자동으로 측정, 고도정수처리를 거치고 소독부산물질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맛과 냄새를 없앤 수돗물을 생산한다. 공급과정, 수질관리도 자동화됐다. 정확한 수질, 수량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사람 대신 수질관리 시스템이 대신한다. 적정한 염소 농도를 유지하고 잔류 염소를 균등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수돗물이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맛이 변하고 염소 농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실시간 계측장비를 이용, 과다체류 구간을 해소하고 수질측정 정보를 전송하는 업무를 정보통신기술이 해준다. 상수도 공급의 모든 과정을 첨단 기술이 해준다고 보면 된다. 가정에 공급되기 전 수도꼭지 수질정보까지 소비자에게 알려줘 신뢰성을 높이고 음용률을 끌어올린다. 수질 정보를 전광판으로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의 물관리가 취수원에서 소비자에게 물이 잘 흐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면 스마트 물관리는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물관리 시스템인 것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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