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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세 딸 게임 다운로드 결제했다가 ‘693만원 폭탄’ 맞은 72세 아버지

    11세 딸 게임 다운로드 결제했다가 ‘693만원 폭탄’ 맞은 72세 아버지

    환갑 지나 늦둥이 딸을 본 영국인 아버지 스티브 커밍(72)은 11세 딸이 온라인 게임을 다운로드받겠다고 하자 지난 4월 16일 자신의 체크카드로 4.99 파운드(약 7450원)를 결제했다. 그러곤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초등학생에게도 인기가 높아 전 세계 가입자가 1억명인 로블록스(Roblox)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다운로드는 공짜였고,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를 불러내 게임을 할 때마다 매번 결제해야 했다. 딸은 한 번 다운로드 받으면 다음부터는 공짜인 것으로 알았다. 마침 코로나19 봉쇄로 학교에도 갈 수 없어 심심하던 차에 이 게임에 매달렸다. 한달쯤 뒤 스티브가 체크카드의 계좌를 살펴보니 0.99 파운드에서 많게는 9.99 파운드까지 수도 없이 결제돼 모두 4642 파운드(약 693만원)가 청구돼 있었다. 잔고 가운데 3500 파운드가 결제돼 잔고 부족 상태로 나왔다. 물론 스티브가 나이도 많고, 온라인 결제에 무지한 것도 화근이었다. 그는 온라인 뱅킹도 이번에 처음 해봤다고 했다. 결제 방식을 안내해도 뭔 소리인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딸애에게 말했더니 정말 놀라더군요. 그 아이가 뭘 알겠어요. 어떻게 이런 회사들이 아이들에게 덫을 걸어놓을까? 약점 많은 이들에게 덫을 걸어놓는다는 말인가?” 그는 더 나아가 정부가 끼어들어 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 내 연금에서 나간다. 내겐 진짜 많은 돈이다. 팬데믹 끝나면 딸과 함께 휴가 가려고 생각해둔 돈이었다. 그런데 지금 휴가도 못 가고 잔고도 빈털터리다.” BBC에 하소연한 것이 통했는지 로블록스는 환불해주겠다고 해서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우리는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제품 구입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 청구에 필요한 정보를 저장한 채로 쓰지 못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가능하면 언제라도 부모님과 접촉해 적절한 환불을 하도록 하겠다. 지금 당장 우리 답은 이렇다.” 스티브의 은행 HSBC는 “커밍 씨의 처지에 대해 공감한다. 그리고 얼마나 놀랐을지 이해가된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민원을 접수했으며 상세히 상황을 살펴봐 비자의 분쟁 규정에 맞게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주영 의원, ‘전기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발의

    김주영 의원, ‘전기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발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주영(경기 김포시갑) 의원은 3일 전기산업의 정책적 육성방안을 담은 전기산업발전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전기는 헌법에 규정된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충족을 위한 필수재화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전기산업의 토대 마련과 육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역할이 필수다. 그러나 철도·건설·방송통신·물 관리 등 국가 주요 인프라 산업이 기본법을 토대로 운영 중인 반면 전기산업은 기본법이 없어 전기산업발전의 근거조차 부재한 상황이다. 전기사업법과 전력기술관리법 등 전기와 관련된 다른 법률이 존재하지만 이는 전기공사와 전력기술이라는 전문분야를 규정하는 법률로, 전기산업의 기반조성이나 육성을 위한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국가 핵심 에너지인 전기가 갖는 국가적·사회적 중요성이 큼에도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산업정책관리를 위한 근거 법령이 부재하다”며 “다른 중요 인프라산업처럼 전기산업에 대한 기본이념에서부터 주요 정책 방향,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해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산업의 지속적인 발전 촉진을 위해 5년마다 전기산업육성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또 전기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에 반영해 정책 추진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과 고용촉진을 위한 시책 수립·촉진은 물론 국제협력과 남북한 간 전기산업분야 상호교류 등 전기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 지원조항도 포함됐다. 전기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전기산업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매년 4월 10일을 전기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도 제정안에 담겼다. 김 의원은 “국가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전기산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발전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제정안과 관련해 “전기산업의 지원과 육성에 필요한 사항을 명확히 함으로써 전기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국민경제와 국민 복리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기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에는 신정훈·권칠승·김정호·김홍걸·윤영덕·강훈식·김승원·문진석·송영길·강선우·박영순 의원 등 11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경찰과 인권센터는 故 최숙현 선수 ‘마지막 절규’마저 외면했다

    경찰과 인권센터는 故 최숙현 선수 ‘마지막 절규’마저 외면했다

    폭언·폭행 등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의 유족들이 최 선수가 수사 과정과 스포츠인권센터 조사 과정 등에서 받은 절망감이 최 선수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벌금형으로 끝날 일이라며 지지부진” 최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씨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숙현이는 (가혹행위로) 너무 괴로웠는데, 수사 기관은 제대로 수사를 벌이지 않았고, 스포츠인권센터 등 관계 기관들은 사건을 외면하기 바빴다”고 호소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의 실업팀 숙소에서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 등의 가혹 행위를 폭로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는 지지부진한 수사와 관계 기관이 도움 요청을 외면했던 점 등이 최 선수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오랜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신고한 피해자에게 수사 기관 등이 긍정적인 신호를 주지 못 하고 실망감만 안겼다는 것이다. 최씨에 따르면 최 선수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최 선수에게 “운동하다 보면 뒤통수 한 대 맞을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욕 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별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벌금형 정도에 그칠 것”이라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최 선수에게 수십 차례 연락해 가해자들이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증인이나 증거가 더 있는지 등을 물어 왔다. 최씨는 “경찰에 이미 녹취록 등 증거를 전부 제출했는데도 경찰이 숙현이에게 계속 전화해, 가해자들이 부인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힘들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가해자 계좌추적·휴대전화 압수수색은 안 해 최씨는 경찰이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가해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의 소지가 충분했음에도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는 등 필요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씨는 “휴대폰만이라도 압수수색했다면 감독 등이 다른 선수들에게 대화 내용을 지우라고 하거나, 회유한 사실 등도 다 드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주시청 감독이 추가로 받고 있는 항공료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도 “경찰이 계좌 추적 등을 벌였어야 했다. 우리 유가족들은 지지부진한 수사에 가장 분통이 터진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팀 닥터가 심리치료 명목으로 50만원 가량의 금액도 받아 갔는데, 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를 조사해달라고 했으나 경찰이 이를 누락했다”고 덧붙였다.인권센터는 “수사 결과 나와야” 라며 미온 대응 스포츠인권센터의 미온적인 대응도 최 선수에게 실망을 안겼다. 최 선수는 지난 4월 8일 스포츠인권센터에 진정을 접수했다. 최씨에 따르면 수사관도 경찰 출신 수사관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포츠인권센터의 조사 과정도 수사 기관과 큰 차이는 없었다. 최씨는 “스포츠인권센터 측이 ‘수사 결과를 봐야 징계위원회를 열 수 있다’고 하더라”라면서 “이 사건을 유야무야 덮으려는건 아닌지 유족들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최 선수는 이 모든 과정을 홀로 감내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고소장을 접수한 최 선수는 변호사 없이 수사를 감당하다 한 달 전쯤 변호사를 선임했다. 최씨는 “딸이 ‘아빠, 저 쪽은 변호사까지 8명이 싸우면서 전부 거짓말만 하고, 나는 나 혼자 싸우니 너무 힘들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생전 최 선수 “아빠 혼자 싸우기 너무 힘들어” 반면 경찰은 성실히 수사에 임했다는 입장이다. 최 선수의 사건을 수사한 경주경찰서는 지난 5월 29일 감독, 팀닥터, 선수 등 4명에 대해 모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조사보고서 페이지만 1500페이지에 증거자료도 많이 첨부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이 최 선수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대해 “그건 절대 아니다. 요즘은 수사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 벌금형 얘기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자꾸 구속 수사를 요구해서 반드시 구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 정도로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휴대폰 압수수색은 사건이 발생한 지 2~3년 지났던 건이라 압수수색을 벌인다 하더라도 별 실효성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선수에게 반복적으로 가해자가 혐의를 부인한다는 내용을 전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 선수와 두 달 동안 30여 차례 통화했다”면서 “수사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등, 최 선수와 소통하기 위해 그만큼 통화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신문은 최 선수가 몸 담았던 경주시청 감독에게 입장을 들으려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와우! 과학] ‘천년왕국’ 마야문명 멸망 미스터리…원인은 ‘독극물’

    [와우! 과학] ‘천년왕국’ 마야문명 멸망 미스터리…원인은 ‘독극물’

    고대 마야 문명의 도시 티칼은 정치·경제의 중심지이며, 인구는 최대 10만 명을 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도시였다. 도시는 또 기원후 2세기부터 9세기까지 무려 700년 넘게 번성했던 것으로 추정돼 천년 왕국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지만, 9세기 후반 버려져 폐허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정도까지 발달한 도시가 사람들에게 버려진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최신 연구에서는 이 도시의 저수지를 조사해 티칼에는 식수를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수원이 독성 물질로 오염돼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녹조 현상 발생 티칼은 오늘날 과테말라 북부에서 번성했던 고대 도시다. 도시 주변의 토지는 비옥했지만, 극심한 가뭄이 일어나기 쉽고 호수나 강에서도 떨어진 지역이었다. 이런 도시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던 부분이 바로 빗물을 모아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던 저수지였다. 미국 신시내티대의 생물학자와 화학자 그리고 식물학자 등 다양한 연구자가 참여한 연구진은 이 도시에 있던 저수지 10곳을 조사해 도시의 급수 시스템이 인구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탐구했다.그 결과, 4곳의 저수지 퇴적물에서 시아노박테리아(남조류)의 DNA가 나왔다. 시아노박테리아는 녹조 현상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다. 녹조는 녹색 가루를 뿌린 것처럼 수면이 조류로 덮이는 현상이다. 오늘날 호수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수질 오염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티칼의 저수지에서는 독성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두 종의 조류인 플랑크토트릭스속(수돗물 곰팡이 냄새 원인)과 마이크로시스티스속(신경독 생성)이 발견됐다. 이들 조류의 문제점은 끓는 데 강하다는 점이다. 물을 끓여도 마신 사람은 병에 걸렸을 거라고 연구진은 말한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보아 저수지가 매우 심각한 상태였음을 보여준다. 아마 아무도 그런 물은 마시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맹독 수은의 혼입 또 도시의 궁전이나 신전에 가까운 2곳의 저수지에는 높은 수준의 수은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하 암반을 통해 침투해 왔을 가능성과 이 지역의 비옥한 대지를 지탱한 화산재 하강으로부터 초래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화산재가 내린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저수지에서는 수은 오염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 연구자는 다른 가능성을 점쳤다. 그것은 마야인 자신들이 수원에 독을 반입했다는 가능성이다. 고대 마야에서는 색채가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그들은 건물의 벽화부터 도자기 무늬, 그 밖에 매장할 때도 다양한 것을 장식하기 위해 붉은 안료를 사용했다. 붉은 안료는 산화철과의 조합으로 다양한 색감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붉은 안료로 빨간색 광물인 ‘진사’(cinnabar)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사는 황화수은 광물이다. 진사의 독성에 대해서는 마야인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스럽게 취급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빗물이 벽화 등의 도료를 흘려 저수지에 독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는 특히 도료로 장식되는 경우가 많았던 신전이나 궁전 근처의 저수지를 오염시켰다. 따라서 도시의 지배자층이 독으로 오염된 물을 매일 마시게 돼 결과적으로 도시의 지도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가뭄과 수질 오염이라는 원투 펀치불행히도 수질의 심각한 악화와 대규모 가뭄은 9세기 후반 같은 시기 티칼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 신선하고 깨끗한 식수의 부족과 가뭄은 도시에 견디기 힘든 부담을 줬을 것이다. 신앙심이 깊은 고대인들은 이런 재앙을 지도자들이 마야의 신들을 달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이들이 정든 도시를 포기할 충분한 이유가 됐을 것이다. 이렇게 1000년을 이어온 고대 수도는 멸망하게 됐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NPG)에서 발행하는 공개형 과학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6월2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플라스틱에 머리 끼인 채 호수에 빠진 곰 구조 (영상)

    플라스틱에 머리 끼인 채 호수에 빠진 곰 구조 (영상)

    미국인 한 가족이 낚시를 하다가 머리에 플라스틱 용기가 머리에 끼인 채로 물에 빠진 새끼 곰을 구출해 화제다. 용기속으로는 물이 조금씩 차기 시작해 하마터면 숨을 쉬지 못해 물속에 빠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미국 CNN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 아기곰 구출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 블루머에 위치한 마쉬 밀러 호수에서 발생했다. 브라이언 허트와 그의 아내 트리시아, 아들 브래디등 이들 한가족은 마침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는 중이었다. 그때 플라스틱 용기가 머리에 끼인 한 동물이 호수에서 힘겹게 수영을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트리시아는 "처음에는 개인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그들이 개라고 생각했던 동물은 사실 새끼 곰이었다. 새끼 곰의 머리가 끼워진 용기안에는 이미 물이 차기 시작하고 용기 입구가 목에 꽉 조여져 숨을 쉬기 조차 힘들어 보였다. 브라이언은 보트를 새끼 곰 가까이 대고 용기를 빼려 했으나 플라스틱 용기가 물에 미끈거려 잘 잡히지 않았다. 두 번째로 보트를 다시 돌려 조심스럽게 새끼 곰 뒤쪽으로부터 접근했다. 아내가 보트를 조심스럽게 곰 가까이 접근시켰고 브라이언이 재빨리 플라스틱 용기를 잡았다. 다행이 이번에는 용기가 곰의 머리에서 쑥 빠져 나왔다. 용기가 빠진 곰은 이제 자유롭게 숨을 쉬며 호숫가를 향해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브라이언 가족은 곰이 안전하게 호숫가에 도착해 숲으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는 돌아왔다. 지역 주민들에 의하면 사실 이 새끼 곰은 지난 수일동안 호수 주변에서 발견되어 주민들이 구조대에 신고를 하고 했으나 숲이 우거진 이 지역의 특성상 제시간에 곰을 발견하지 못해 구조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곰 머리에 씌어진 플라스틱 용기는 치즈볼 플라스틱 용기였다. 브라이언은 "당신이 위스콘신에 산다면 이 치즈볼을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곰을 구조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며 "당시 용기 안에 이미 물이 어느 정도 들어차 있고 용기 입구도 목에 꽉 조여져 산소부족으로 기운이 빠지고 익사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서울 구로구 민원용인데 왜 광명시민이 희생해야 하나…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결사 반대”

    “서울 구로구 민원용인데 왜 광명시민이 희생해야 하나…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결사 반대”

    “서울 구로구 민원 해소를 위해 왜 광명시민이 희생해야 합니까. 구로 차량기지 이전을 결사적으로 반대합니다.” 구로차량기지 경기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주관으로 30일 광명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차량기지 이전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승봉 공대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광명시 한복판에 차량기지가 들어오면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줘야 할 환경과 성장 잠재력이 처참히 밟힌다”며 “광명시민 한 뜻으로 차량기지를 막아내자”고 밝혔다. 박승원 광명시장도 “차량기지를 광명시가 받아야 하는 정당성과 당위성이 떨어진다”면서 “31만 광명시민의 일관된 요구를 무시한 채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이전을 강행할 수는 없다”고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반대했다. 집회에는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시민사회단체장, 시민 등 100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2m 간격을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준수하며 1시간여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박철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국토부는 광명의 산림축을 훼손하고 200만 명의 식수원 오염을 위협하는 차량기지 이전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차량기지 논란 시발은 ‘구로구 민원’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8월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하고 한 달 뒤 구로구 구로동 일대 25만 3224㎡에 조성됐다. 경인선과 경부선 전동차의 62%(908량)가 이곳에 머물면서 수리·점검을 받는다. 차량기지 조성 당시 구로구는 서울시의 외곽이었다. 점차 도심화하면서 소음·진동, 도시 단절 등의 주민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 민원이 잇따르자 정부는 2005년 6월 국무회의에서 구로차량기지를 외곽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에 포함, 이전 논의를 가시화 했다. 이후 관계 기관이 공동 TF를 꾸려 여러 가지 이전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전지로 지목된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거듭되면서 논의는 수년 동안 공전했다. 그러다 2009년 12월 광명시 노온사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급부상했다. 애초 TF가 2008년 12월 타당성조사를 했을 당시 광명시 노온사동은 구로구 항동과 부천시 범박동에 이어 3순위 후보지였다. 후순위 후보지가 지목된 데는 구로구·부천시의 반대뿐만이 아니라 광명시 노온사동과 시흥시 과림동 1740만㎡(530만평)의 보금자리지구 지정이라는 당근책이 배경에 있었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로구청장, 광명시장 등은 이 방안을 놓고 2010년 9월부터 2012년 6월까지 14차례나 협의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보금자리지구 지정과 함께 차량기지 지하화, 보금자리와 연계한 지하철역 2개 신설 등을 수차례 요구했다. 이 조건 충족 없이는 차량기지를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차량기지 이전 핵심 조건 ‘물거품’ 국토부는 2010년 3월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광명·시흥지구를 선정했다. 또 차량기지 지하화와 지하철역 신설안 등을 담은 타당성조사와 차량기지 이전지 활용 용역에 착수했다. 광명시의 핵심 요구안이 대체로 반영되면서 구로차량기지의 광명 이전이 현실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우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 등으로 차량기지 이전 핵심 조건이었던 광명·시흥지구 개발이 표류했다. 그러다 결국 2014년 9월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됐다. 또 차량기지의 지하화나 복개 방안이 사업비 증가로 인해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광명시의 애초 요구안이 상당부분 물거품이 됐다. 국토부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의 핵심 조건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이전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그대로 진행했다. 국토부는 차량기지 입출고선을 광명시내로 경유하도록 다시 기획해 광명시와의 협의를 이어갔다. 광명시는 보금자리 사업 좌초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의 계속되는 이전 추진에 최소 조건으로 차량기지 지하화와 지하철 5개역 신설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업비 증가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철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국토부는 차량기지 이전사업을 중단하지 않으면서도 사업비 절감을 위해 신설역은 단 한 개만 반영해 2016년 12월 타당성 재조사를 마치고 기본계획 수립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광명 민선7기 “지역 두 동강이 결사반대” 광명시 민선7기가 2018년 7월 출범했지만, 차량기지 이전을 둘러싼 국토부와 광명시의 이견은 계속됐다. 국토부는 차량기지 이전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협조 요청을 수차례 광명시에 보냈다. 시도 이때마다 친환경(지하화) 차량기지 조성과 5개역 설치, 운행간격 조정(10~20분→5분), 광명시민 협의 참여, 제2경인선 연계 등 5개 요구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이 가운데서도 “구로구 민원을 광명시로 연장할 수 없다”며 차량기지 지하화를 중심에 두고 요구하고 있다. 시는 그러면서 국토부의 이전 계획안을 토대로 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시민에 알리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시가 지난해 3월11일 공고한 국토부의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기본계획 환경영향평가서에 나온 광명 이전지를 위성사진에 대입한 결과는 심각했다. 차량기지가 광명지역 중심을 횡단해 두 동강이 날 상황이고, 현재 주민이 사는 노온사동 밤일마을 상당부분도 뒤덮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계획한 구로차량기지 이전지의 면적은 모두 28만1931㎡에 달한다. 이는 구로기지 23만 7380㎡보다 4만 4551㎡(18.7%) 늘어난 규모다. 국토부가 2016년 12월 타당성 재조사 때 계획했던 19만 5680㎡보다도 무려 8만 6251㎡(44.1%)나 커졌다. 면적이 늘어난 만큼 사업비도 재조사 때 9368억원에서 1조 718억원으로 14.4%나 늘었다. 전체 49개 유치선과 경수선 공장을 잇는 기지는 타당성 재조사 때 최장 폭 315m, 전체 1.1㎞ 구간에 입구가 좁아지는 음료병을 눕힌 모양이었다가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면서 면적이 대폭 늘었다. 최장 폭이 315m, 전체 구간이 1.2㎞로 늘었고, 모양도 마치 뭉뚝한 텀블러를 눕힌 모양으로 되면서 평균 폭이 200m나 됐다. 더욱 심각해진 것은 기지의 가장 오른쪽 경수선 공장 부분이 새로 생기면서 논·밭과 주택은 물론 밤일마을에서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로를 덮는다는 것이다. 또 기지 내 단차 발생으로 기지 왼쪽의 유치선 구간은 7m 높이로 쌓고, 경수선 공장 부분은 11m 깎아야 해 인근 주택가, 음식문화거리와의 높낮이 차가 컸다. 이런 식이면 밤일마을 주택가는 물론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도로도 모두 없애거나 옮겨야 할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단차 피해의 비슷한 사례가 병점 차량기지다. 마을을 절개해 기지를 지었는데 기존 주택이 절벽 위에 있는 모양“이라며 ”차량기지가 밤일마을을 뒤덮고, 둘레길과 도로 등을 끊는 형태로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반대 공대위 주축 대응, ‘시민 분열’ 우려 시의 ‘조건 불이행에 따른 차량기지 이전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지난해 3월 11일~4월 19일 공람·공고한 뒤 주민의견을 받았다. 또 국토부 주관 주민설명회를 연 뒤 올해 6월 10일까지 차량기지 이전 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관계기관 의견을 받았다. 광명시는 국토부에 낸 의견서에서 “차량기지 이전 전제였던 보금자리지구 지정이 해제됐으므로 이전 사업도 소멸돼야 한다”며 “광명시의 허파인 도덕산과 구름산의 산림축 훼손, 노온정수장 오염이 우려된다”고 반대했다. 앞서는 지난해 12월 시와 시의회, 국회의원, 도의원, 시민사회단체, 시민 등 269명이 참여하는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공대위를 중심으로 대응해 왔다. 공대위는 정치권과 접촉하고 구로차량기지 기술자문을 통한 논리적 대응에도 나섰다. 또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BC)가 부족한데도 국토부가 사업을 강행한다며 기획재정부에 예산낭비 신고를 하고, 국민감사청구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러는 사이 광명시민 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시민 분열’조짐마저 생기고 있다. 시가 최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따른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반대가 61.7%, 찬성이 21.9%가 나왔다. 시 관계자는 “찬반 의견이 다양할 수는 있지만, 신설한다는 지하철역 인근 주민의 찬성률이 유독 눈에 띈다”며 “차량기지 이전을 둘러싸고 국토부가 핵심 조건은 쏙 빼놓고 제시한 ‘지하철역 신설’이라는 당근책에 시민 분열 조짐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도 “국토부를 제외한 관계기관 누구도 차량기지 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구로구민 민원 해소를 위해서는 현 위치에서 지하화 하는 게 마땅하다. 구로구 민원을 왜 광명시까지 연장하려 하느냐”고 했다. 한편 관계기관 협의를 마친 국토부는 조만간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 고시와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7년까지 이전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주호영 “추미애, 더 보기 어려울 만큼 광기…탄핵 검토”

    주호영 “추미애, 더 보기 어려울 만큼 광기…탄핵 검토”

    “법무부 자오간이 지휘권 넘는 압박”“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완저히 깨는 일”“금명간 해임건의안, 탄핵 소추 결정”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횡포가 안하무인”이라며 추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아마 대통령이 용인하니까 (윤석열 총장을) 내리누르고 짓밟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대낮에 어떻게 검찰총장을 이렇게 핍박하고 난폭하게 공격할 수 있는지 아연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은 지휘권의 범위를 넘는 압박을 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은 밑에서 치받으면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거부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며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완전히 깨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의 횡포를 보다 못해 해임건의안을 낼까 생각해봤지만, 해임건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대통령이 용인하고 이런 일을 하는데 해임건의는 물 건너간 것이고, 추 장관 책임을 물어 탄핵 소추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그러면서 “금명간 해임건의안을 낼 것인지, 탄핵 소추를 발의할 것인지, 두 개를 다 할 것인지 결정해서 추 장관의 횡포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 장관은 (윤 총장을 향해)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하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이 추 장관을 더는 바라보기 어려울 만큼 광기가 흐른다”며 “즉시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대북정책이 완전 파탄에 이르렀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는데도 해명이나 반성 없이 또 분식 평화에 나섰다”며 “한심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먹는 꽃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먹는 꽃

    15년 전 나는 처음으로 꽃을 먹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허브농장으로 견학 간 날, 점심 식사로 갖가지 허브식물이 든 비빔밥이 나왔다. 내 앞에 놓인 밥그릇을 숟가락으로 슬쩍 들추니 흰밥이 있고 그 위에는 이름 모를 허브와 채소 그리고 맨 위에는 노란색, 남색 팬지 꽃이 몇 장 놓여 있었다. 앞에 앉은 동기가 이 꽃은 장식용일 거라며 걷어 내려 하자, 교수님은 이 꽃도 먹는 것이라며 식물을 공부하려면 식물을 먹는 경험도 필요하다고 하셨다. 우리는 노랗고 파란 팬지 꽃잎 위에 빨간 고추장을 올려 그릇 안의 모든 식물을 비벼 먹었다. 다양한 식물의 향이 한꺼번에 느껴졌고, 잘 가꿔진 정원이 내 입안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어쨌든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첫 꽃 식용의 경험이다. 인류는 식물을 매개로 살아왔고, 그중에서도 먹는 데에 식물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식물을 먹기 위해 원예를 시작했고, 그렇게 문명은 발달했다. 뿌리부터 줄기, 잎, 열매, 씨앗처럼 식물의 삶에 나타나는 모든 기관뿐만 아니라 죽은 나무에서 나는 버섯과 이끼, 심지어는 식물에 함유된 물과 기름까지 우리는 식물의 모든 것을 먹어 왔다. 그러나 한 가지, 꽃만은 대개 고유한 관상의 대상으로 여겼다. 15년 전 허브농장에서 내 동기가 밥그릇에 든 꽃을 당연히 장식용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그러나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식물의 모든 것을 먹으면서도 꽃만은 먹지 않았을 리 없는 일. 꽃에는 다량의 영양분이 함유돼 있고, 보기에도 좋으며 일부는 맛까지 좋기 때문에 학자들은 인류가 꽃을 먹어 온 역사는 식물 재배의 역사와 같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18세기 서양에서는 식용 꽃 붐이 일었으며, 우리나라에도 최초의 식용 꽃에 관한 기록이 삼국유사에 있다.오래전부터 꽃을 먹어 왔음에도 최근에 이와 관련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진 것은 식량 부족 문제 때문이다. 다채로운 꽃잎의 색은 컬러푸드의 영역을 확장하며, 꽃에는 잎에 부족한 다량의 비타민과 무기질이 함유돼 있다. 우리는 장미 꽃잎으로부터 비타민E를, 라벤더 꽃과 호박꽃으로부터 비타민A를 공급받을 수 있다. 그래서 꽃은 식량 부족이란 미래 과제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제기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널리 식용 꽃으로 이용된 식물은 알뿌리식물인 크로커스다. 크로커스는 초봄에 꽃이 피는 화훼식물이지만, 이 중 가을에 피는 사티부스종만은 식용작물로 재배된다. 이 크로커스 꽃에 든 암술을 채취해 말린 것이 향신료 중 가장 비싸다는 사프란이다. 꽃에는 단 세 개의 암술이 있고, 이것을 말리면 양이 확 줄기 때문에 무게당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사프란은 음식에 특유의 감칠맛과 향기를 낸다. 조선의 농학자 서유구가 집필한 ‘임원경제지’에도 당시의 다양한 요리 레시피가 기록돼 있는데, 그중 꽃을 이용한 요리를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원본이 일본에 있어 아직 연구가 완벽히 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매화를 넣은 매죽과 복숭아꽃을 술로 빚은 도화주, 치자꽃을 삭혀 만든 젓갈 등에 관한 기록이 있다.작년 이맘때 나는 원추리속 연구 발표회에 참여했다. 그날 참여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은 주최 측에서 마련한 식사였다. 식사의 주인공은 원추리 꽃잎으로 만든 샐러드였는데, 색색의 고운 꽃잎이 접시 위에 있으니 보기 좋은 건 물론이고 식감이 아삭아삭해 은은한 꽃 향이 나는 양상추를 먹는 기분이었다. 원추리 꽃잎에는 항산화 작용을 돕고 피부 건강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팬지, 베고니아, 금잔화, 장미, 과꽃, 제라늄 등 20종 정도의 꽃이 식용작물로 재배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집 안에 화분이나 절화를 두고 식물을 즐기는 가정원예가 활발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식용 꽃 또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삼가고, 언제나 과제였던 식량 부족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흐름이 지속된다면 식사 시간 접시 안에 꽃 정원을 만들려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한편 걱정되는 것은 혹여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도시 화단이나 정원에 심은 식물을 먹기 위해 채취하진 않을까 하는 점이다. 화단 식물에 농약을 쳤거나 중금속이 함유돼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떠한 연유에서건 우리가 모르는 개체를 절대 채취해 먹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식용 꽃을 먹고 알레르기 반응이나 위장 장애 반응이 생긴다면 즉시 섭취를 멈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전해야겠다.
  • “KO 돼도 OK 용인을… 그래야 K바이오 미래 먹거리로 큰다”

    “KO 돼도 OK 용인을… 그래야 K바이오 미래 먹거리로 큰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K바이오’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발빠르게 ‘코로나 진단키트’를 생산해 국내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기여하자 “검사 신뢰도가 높은 한국산 진단키트를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전 세계에서 쇄도했다. 코로나19라는 큰 위기 속에서도 K바이오가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단 희망을 본 셈이다. 이것이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고 K바이오의 지속 성장으로 이어지게끔 하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K바이오 강국 대한민국’을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하는 좌담회가 지난달 30일 열렸다. 김성수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 겸 산업부장이 사회를 맡았고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토론자로 참석했다.-K바이오 열풍이 거세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K바이오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박영우 대표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국내 바이오 회사들의 시가총액이 두세 배씩 올랐다. 이제는 유럽이나 일본이 보기에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인정을 해 주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같은 의약품들은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유럽 수준의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노민선 단장 우리나라에서 바이오 산업은 지금 한창 씨앗을 뿌리는 단계라고 이야기한다. 바이오는 일반적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의외로 중소기업이 접근하기 용이한 분야도 많다.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나 마스크, 손세정제 등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세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의 확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를 살려 K바이오가 ‘미래 먹거리’로 지속 성장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 대표 호주는 매출이 적은 회사에 연구개발(R&D) 비용의 30%를 정부가 돌려준다. 연구하는 사람을 더 뽑으라는 것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예를 들면 인건비가 상당히 높은 석·박사 출신 연구원만 70여명인데 다 회사 비용으로 고용하고 있다. 창업보육센터 같은 곳에서도 바이오 기업들이 3~4년 만에 성장해서 나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람으로 보면 서너 살 때 자립하라는 것이다. 바이오에 정보기술(IT)이나 다른 산업의 잣대를 같이 들이대니까 그런 것이다. 정부가 지원해 주는 과제에서도 2년 안에 제품을 내놓으라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몇천억원이 들어간다. K바이오가 계속되려면 그에 맞는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신약 기술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맹필재 회장 수도권에는 그나마 바이오 인력 공급이 원활한데 지방은 어렵다. 인재들이 계속 몰려야 벤처가 성공한다.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문화·생활 인프라 때문에 “보수가 적어도 서울에 있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강남 카페에 가고 대학로 공연도 즐기고 싶단 것이다. 지방 산업단지에도 이러한 여건이 갖춰지면 좋겠다. 기업이 할 수 없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나서야 한다. 또한 정부 당국에서 의약품이나 키트 등에 대해 인허가를 낼 때도 주저하는 일이 많다. 여러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음에도 “선진국에서 쓰는 것이냐”고 물을 때가 있다. 당국자 입장에서는 남들 다 쓰는 것이면 안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심사 인력이 부족한데 업무는 많다 보니 인허가가 엄격해질 때도 있는 듯하다. 노 단장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지원제도는 원칙적으로 중복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는 비슷한 분야 내에서도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는 데 반해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선 경쟁체계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 공고를 했을 때 10개 기관이 신청했다고 치면 지금은 이 중 가장 적합해 보이는 1개 기관만 선정해 지원한다. 앞으론 중복 지원을 허용하고 그중에 괜찮은 연구 성과를 활용하는 형태의 ‘경쟁형 R&D’ 방식을 정부에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실패가 비일비재하고 장기간 투자해야 겨우 결실을 거둘 때가 많다. 맹 회장 바이오 산업이 늘 지적받는 게 ‘한강에 돌 던지듯’ 돈만 갖다 쓰고 한 게 없다는 것이다. 바이오 업체들이 요즘 성과를 내기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우리나라에선 어떤 신약의 성공 확률이 5%라면 도전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해외 글로벌 제약사들은 성공 확률 5%짜리 프로젝트를 20개 하면 신약 하나가 나올 수 있다는 자세를 지녔다. 바이오는 늘 실패하는 곳이다. 실패하는 것을 용인해 주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물론 성과를 부풀려서 잘못된 이득을 챙기는 기업들은 범죄에 해당하는 것인지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 것 때문에 바이오 기업들이 모두 엉망이라고 치부될 수 있다.노 단장 바이오 산업은 장기간 투자가 이뤄지고 성과도 금방 안 나오다 보니 기술력을 향상시키려는 중소기업들이 자칫 ‘R&D 좀비 기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기술은 좋은데 재무제표를 보면 이익이 없고, 직원만 많아 보일 수 있다. 앞으로 바이오 산업은 실패를 확실하게 용인해 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성공불 제도’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회사가 실패하면 그 부담을 기업과 정부가 함께 나누고, 성공 시에도 정부와 기업이 이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K바이오가 더욱 집중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박 대표 해외 기업들에 비해 우리는 투자 규모가 상당히 적어서 신약 개발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암이나 당뇨병 치료제와 달리 어떻게 약을 만들지 명확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감염병에서는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해 볼 만하다. 앞으로 ‘제2·3의 코로나’가 언제 터질지 모르니 감염병 쪽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원래 감염병은 시장이 작은 데다가 병의 유행이 지나면 약을 쓸 데가 없어서 개발을 안 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노 단장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의 확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 창업을 해서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이를 돕는 대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 생태계가 활발히 추진될 필요가 있다. K바이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여러 지원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정리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주여성 10명 중 5명 “범죄 피해 당해”

    이주여성 10명 중 5명 “범죄 피해 당해”

    #1. 필리핀 국적의 글로리아 디아즈(29·여·가명)씨는 지난해 말 한국에 입국했다. ‘K뷰티’에 관심이 많아 한국에서 행사를 챙겨 보고 일자리도 구해 보고 싶어서다. 그러나 지난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모든 행사가 중단됐고 항공편마저 모두 결항돼 한국에 머물러야 했다. 문제는 생활비였다. 급히 아르바이트를 찾던 그는 통장만 빌려주면 돈을 준다는 글을 보고 연락했다가 보이스피싱에 연루됐다. 통장을 빌려주는 일이 불법인지 몰랐던 것이다. 결국 돈도 받지 못했고 보이스피싱 일당으로 몰려 수사를 받아야 했다. #2. 10년 전 한국에 정착한 응우옌티빈(35·여·가명)씨는 3개월에 한 번씩 베트남에 돈을 보내고 있다. 조금이나마 친정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송금 수수료 없이 본국으로 돈을 보낼 수 있다는 광고를 접했고, 수수료를 아껴 보려는 욕심에 방법대로 한화 200만원을 보냈다. 돈을 받은 이는 며칠 뒤 언니에게 돈을 보냈다는 증명서도 사진으로 보내왔지만 얼마 후 사기임을 깨달았다. 국내 체류 중인 이주여성 10명 중 3명은 사기나 보이스피싱 같은 재산을 노린 범죄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여성들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에 취약한 것으로만 여겨 왔지만, 현실에선 금전을 노린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던 것이다. 범죄자들은 한국 사정에 어둡고 한국어에 익숙치 못한 이주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결혼이주여성과 여성 이주노동자 263명을 대상으로 범죄피해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국내 체류 이주여성의 범죄피해 분석’ 보고서를 1일 공개했다. 응답자 중 기혼이 168명(63.9%)이었고, 미혼 34명(12.9%), 이혼 29명(11.0%), 사별 10명(3.8%)이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85명(32.3%)으로 가장 많았고, 몽골 51명(19.4%), 중국 48명(18.3%) 순이었다. 한국에서 ‘범죄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23명(46.8%)이었다. 특히 물적 피해(재산범죄)를 입었다고 답한 이들은 81명(30.8%)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범죄 54명(20.5%), 성범죄 29명(11.0%), 기타 14명(5.3%), 마약범죄 6명(2.3%) 순이었다. 가장 흔한 재산범죄를 자세히 보면 사기가 16.4%로 가장 많았고, 월급 갈취 9.1%, 절도 6.1%, 취업알선 브로커 갈취 4.9% 순이었다. 피해를 보더라도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해 본 일을 모두 신고했다고 답한 이들은 26명(21.7%), 대부분 신고했다는 이들은 14명(11.7%)에 그쳤다. 대부분 신고를 안 했다가 36명(30.0%), 신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답한 이들도 31명(25.8%)에 이르렀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한국말을 잘 못해서가 35명(40.2%)으로 가장 높았다. 이채희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장은 “이주여성들은 한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데다 정확한 정보에 접근하기도 어려워 재산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금희(당시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안양만안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이주여성의 체류기간이 길어지면 경제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관심을 두고 범죄예방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올여름 화성 제부도·궁평리 해변에서 물놀이 못한다”

    “올여름 화성 제부도·궁평리 해변에서 물놀이 못한다”

    올여름 경기도 화성 제부도와 궁평리 해안가에서 물놀이가 전면 금지된다. 화성시는 1일 제부도 내 제부리 190-233 일원 1.5㎞와 궁평리 511-3 일원 1.8㎞ 해안을 ‘물놀이 위험(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부도는 내달 23일까지, 궁평리는 궁평관광단지 조성공사 및 연안 침식 복원사업 종료 때까지 무기한 물놀이가 금지된다. 시는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됨에 따라 지역 내 감염을 효율적으로 차단하면서 물놀이 사고도 예방할 수 있도록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비지정 해수욕장인 제부도 해안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방역 당국의 해수욕장 예약제, 거리 두기 등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만큼 방역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또한 시는 주로 야간인 밀물 때 잠시만 입수가 가능해 실제 입수자는 많지 않다는 점과 안전사고 우려 등을 조치 이유로 들었다. 물놀이 금지 조치를 위반하면 최대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는 제부도에 안전요원 9명을 배치하고, 샤워장 등의 편의시설은 폐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2016년 제정된 화성시 물놀이 안전 조례에 따라 물놀이 금지 조치를 했다”며 “여기서 말하는 ‘물놀이’는 입수를 뜻하며 갯벌에서 조개 줍기 등 갯벌체험을 하는 것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제부도와 달리 궁평리 해안은 현재 연안 침식(모래 부족)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물놀이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이번에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국민 항체 보유율 1차 조사 다음주 발표…1% 땐 ‘52만명 감염’ 추정

    국민 항체 보유율 1차 조사 다음주 발표…1% 땐 ‘52만명 감염’ 추정

    감염병에 걸리면 인체 내 면역 체계에는 해당 병원체를 기억하는 항체가 형성된다. 항체가 몸속에 생성된 양을 ‘항체가’라고 한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인구집단 내에 어느 정도의 사람이 감염됐는지 알아보기 위한 항체가 조사를 해 왔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항체가 조사는 1차분 3055명의 혈액을 분석했고, 그 결과는 다음주 발표된다. 항체 조사 통해 무증상 포함한 실제 감염 인구 추정 1차분 조사는 4월 21일부터 6월 19일까지 수집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용 잔여 혈청 1555건과 5월 25~28일 수집된 서울 서남권 4개 내원환자 혈청 1500건으로 구성된다. 항체는 보건당국의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은 사람은 물론,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약해 검사를 받지 않으면서 감염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나간 사람도 보유하게 된다. 즉 항체가 조사를 하면 표본조사를 통해 인구집단 내 어느 정도의 사람이 무증상으로 감염됐는지, 나아가 전체 인구 중 몇 %가 감염됐는지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스페인 5%…실제 확진자 수의 10배 넘는 규모 표본 숫자는 다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항체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 4월 17일부터 6만명의 혈청을 분석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5%로 나왔다. 전체 인구 4694만명 중 5%인 250만명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당시 확진자 수 23만명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코로나19 발병이 처음 보고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는 4월 3~15일 수집한 1401명의 혈청을 분석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10%로 나왔다. 일본 도쿄에서는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한 달간 1071명을 대상으로 항체가 조사를 시행한 결과 항체 보유 비율이 3.83%로 나타났다. 이처럼 항체 양성률은 국가·지역마다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헌혈 혈액 7361건을 분석한 네덜란드에서는 2.7%, 헌혈 혈액 500건을 분석한 스코틀랜드에서는 1.2%의 항체 양성률을 보였다. 1차분 발표를 앞두고 있는 국내의 항체 양성률도 다른 나라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1%의 항체 양성률만으로도 52만명이 감염된 적이 있다는 것으로, 이는 확진자 수의 40배에 해당한다. 12월까지 7000명 항체 조사…1차분 3055명 국내 항체가 조사는 올해 12월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다음주 발표되는 결과는 1차분 3055명에 대한 조사 결과다. 2020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확보한 혈청 검체 1555건과 서울 서남권 4개 자치구에 거주하는 의료기관 방문 환자의 검체 1500건이 1차분 조사 대상이다. 이 조사는 향후 2개월 단위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확보한 혈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7~8월 중에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건강검진과 연계해 인구 1000명을 조사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지역을 별도로 조사하는 이유는 지난 2~3월 당시 대유행이 일어난 후 바이러스 전파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방역당국은 12월 중순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7000명을 검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항체 있으면 면역력 보유? 섣부른 판단 금물 다만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형성됐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결론이라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다.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최근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유행으로 지역사회에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기대감)은 희망 사항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단 항체 양성률 자체가 집단면역이 완성됐다고 여겨지는 60%에 턱없이 부족하다. 또 집단 내에 항체를 보유한 사람의 비율이 많다고 해도 항체의 양과 바이러스 중화 능력에 따라 면역력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즉 항체를 보유했다고 해서 코로나19에 또는 변이 과정을 거친 재유행 때 감염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항체가 조사에서 확인된 항체가 바이러스를 중화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또 이런 능력이 있는 항체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도 파악할 예정이다. “안전한 곳 없어…거리두기·위생수칙 계속 지켜야” 방역당국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이 0.1%였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권 부본부장은 “우리 주위에 안전한 곳은 더 이상 없다”며 “언제라도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이 환자가 될 수도 있고 또 접촉자로서 자가격리자가 될 수도 있는 만큼 평상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의 일상이 되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항상 거리두기에 전념하고 개인위생수칙을 지키는 데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매일 코로나19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가고 있다는 점, 정체를 조금씩 밝혀가고 있다는 점, 또 전 세계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 이런 점들이 작은 희망이자 큰 극복의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글로벌 In&Out] 우리가 ‘남의 김치’를 먹어야 하는 시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우리가 ‘남의 김치’를 먹어야 하는 시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미국과 중국이 제일 강력한 나라로 보여도 선진국으로 알려진 국가는 딱 7개다.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그리고 독일이다. 주요 7개국인 G7이다. 1975년에 생긴 이 기구는 세계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975년 한국은 이제 막 제조업에 도전하는 시대였다. G7은 서방 우방국들로, 어떻게 보면 전 세계를 다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7은 국제적인 무대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자는 차원에서 1997년 처음으로 러시아를 초대하면서 G8로 변신했다. 그러고 난 후에 2005년 중국, 남아공, 브라질, 멕시코 및 인도를 초청하면서 ‘G8+5’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이 구도가 4년 만인 2008년 G20과 겹치다 보니 사라졌다. G8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략을 문제 삼아 러시아를 내보낸 뒤 다시 한번 G7으로 재편됐다. G7의 역사를 이렇게 요약하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에 미국이 발표를 했다. 원래 6월에 개최하기로 한 회담을 9월쯤으로 미루면서 깜짝 제안을 하나 더했다. 한국과 호주, 러시아와 인도를 G7 회의에 초청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인도, 러시아 같은 강대국과 호주, 한국 같은 선진국을 초청한 것이다. 물론 국제적인 평론가들은 미국이 한국을 초청한 이유를 코로나19 방역으로 높아진 한국의 위상 때문으로 설명한다. 한국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통해 세계적으로 선진국으로 인정받았는데, 이런 평가는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부터 한국은 세계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시내 교통체계나 교육체제 등 이미 많은 분야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었다. 이는 한국이 공식적인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많은 분야에서 G7 회원국보다 더 선진화가 됐다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의 위상은 이렇게 높아졌는데, 우리의 대외적인 행동이 그처럼 선진화가 됐는지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변하지 못하겠다. 왜냐하면 나라는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우리가 국가의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행동하지 못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비교해 예를 들어 보자. 미국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햄버거 먹어 봤어? 우리 햄버거 맛있지?”, “마이클 잭슨 알아? 얘 노래 되게 잘하지?”, “너네 나라 사람들이 얘를 알아?” 같은 질문을 던지지는 않는다. 아니면 한국과 분위기가 좀더 비슷한 나라인 이탈리아로 예를 들어 보면 이탈리아인은 외국인에게 “라자냐 먹어 봤어?”, “우리 라자냐 맛있지” 같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 또 이탈리아인은 외국인에게 민요 ‘벨라 차오’를 불러 보라고 시키지 않는다. 그저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그 노래를 즐겨 부른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아직도 외국인에게 김치를 먹이려 하고, 다음에 “맛있냐”고 물어보고, “맛있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나 행복해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누구나 자국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그러나 문화 교환을 일방통행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효과를 내겠는가. 1970년대의 한국이면 이해가 되지만 이러한 모습이 선진국으로 위상이 높아져 G7에 초청받은 국가와 얼마나 어울릴까? 이제는 우리가 다른 나라의 김치 같은 대표 음식을 먼저 먹고, 다른 나라의 ‘아리랑’ 같은 민요들을 먼저 부르고, 다른 나라의 전통 의상을 먼저 입어야 한다. 우리가 부족해 남의 나라 것을 먼저 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으로서 어떻게 보면 ‘형’처럼 배려하는 마인드를 잘 보여 줘야 한다. 우리가 먼저 남의 김치(음식)를 먹고 맛있다고 해야 남도 요청하지 않아도 우리의 김치(음식)를 자발적으로 맛있게 먹을 것이다.
  • “양질의 일자리 부족 가장 큰 원인… 직무능력 따라 임금 받아야”

    “양질의 일자리 부족 가장 큰 원인… 직무능력 따라 임금 받아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은 뜻하지 않게 을의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취업준비생들은 과정의 공정성을 외치며 분노하고, 자신의 노력이 부정당했다며 울분을 터뜨린다. ‘을들의 전쟁’에 해법은 없을까.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사회학 교수,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인국공 사태’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과 대안을 물었다. -다양한 갈등이 표출된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엇인가. 정이환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이뤄서 민간부문으로 확산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였지만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일종의 특권이 됐다. 문제는 오히려 이후다. 기존의 정규직과 전환자들의 대우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부문에서 서로 다른 직종 간 대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 나가야 하는데 이에 대해 불확실하니 취업준비생들의 반발과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같은 회사의 같은 정규직이더라도 직종·직무가 다르면 연봉이 다르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김성희 “미시적으로는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노조가 허점을 파고들어 청년들의 분노를 유발한 것이다. 넓게 보면 신분차별적이고 비정상적인 노동 구조가 있었다. 충분한 일자리 창출이 되면서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되고 민간부문에도 광범위하게 확산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결국 일부만 시혜를 받는 것으로 비춰졌다. 사실 이전 정부에서도 일부 비정규직 전환 정책을 펼쳤다. 공항 안전 인력을 인소싱하는 일은 세계적 추세이다.” 김유빈 “하나를 말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됐다고 하지만 해소된 뒤에도 끝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청년들이 아직 안전 업무의 정규직화의 필요성이나 본질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노동경제학적 문제라기보다 사회적 문제에 가깝다. 이번 정부 들어 공정에 대한 이슈가 워낙 많다 보니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화인데 증폭되는 양상은 달랐다. 물론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바로 임금이나 복지 수준이 확 오르지는 않지만, 복수 노조를 형성하면 오를 여지는 있다. 전환 시험 수준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보다 고용 안정에 집중했던 정책의 문제가 드러난 것인가. 정이환 “사실 ‘공공부문만이라도 정규직화되는 게 좋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은 많은 사람이 수용한다. 청년들이 문제를 제기한 지점은 고용 안정과는 다르다. 자회사 정규직화가 본사 정규직화와 다르지만 쉬운 해고는 어렵기 때문에 고용 안정은 어느 정도 된다. 밖에서 보기에는 대우도 좋아진다. 그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특혜라고 비판을 하는 것이다.” 김성희 “공공부문 고용은 이전 정부보다 3만명 정도 늘어났다지만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변화다. 대규모로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면 재정적 문제 때문에 저항이 커서 (더 늘이기 어렵다). 박근혜 정부 당시 민간부문에 대한 고용형태 공시제(고용 공시제)를 도입했지만 숫자 나열에 그치고 말았다. 민간 기업이 비정규직을 얼마나 고용하고 있고, 얼마나 고용할지 명확하게 사회에 공시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새롭게 논의가 필요하다.” 김유빈 “청년들의 박탈감이 컸던 것은 일자리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이번 전환은 2017년에 미리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이 민간부문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변화는 미미했다. 민간에서 비정규직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이환 “민간부문에도 정규직 전환을 도입하는 법안이 제시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반대가 심해 도입되지 못했다. 일단 2년 동안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사용 사유가 아니라 기간에 제약을 두게 된 이유다. 그러나 기업은 당연히 2년 뒤에도 사람을 자르고 돌려 쓴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정규직을 금지하는 나라가 줄어들고 있어 쉽지 않다. 일자리가 늘어날지도 의문이다.” 김성희 “공공부문 모델에서 시비와 잡음이 생겼기에 민간부문으로의 확산은 불가능하다. 원래부터 강력한 의지는 별로 없어 보이기도 한다. 청년 고용을 창출하는 민간 기업에 강력한 가점을 주는 방식을 도입해야만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다만 이미 차별이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사용제한법’ 등은 효과가 떨어지고 촉진하는 제도를 써야 한다. 민간에서도 고용 공시제로 고용 창출에 대한 유인과 비정규직 활용에 대한 제재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김유빈 “장려금 외에 뚜렷한 대책은 없다. 제재는 맞는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민간 기업의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장려금 정책이 운영된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나 내일채움공제 등 보조금이 있다. 공공기업은 청년 할당제도 운영한다. 문제는 경기가 악화하면서 기업에서 청년 임금을 올려주기 힘든 상황이다. 정규직의 고용 안정성도 높지만 중소기업은 임금 자체가 열악하다.” -청년들이 민간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공공부문 일자리가 성역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이환 “맞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생애 소득도, 당장의 소득도 높다는 점에서 일종의 특권이 됐다. 이렇게 되면, 공공부문은 임금이라도 민간부문 평균보다 낮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직무라는 조건하에서 고용 안정성은 높으니 생애 소득은 비슷해야 한다. 임금은 직무능력으로 결정되어야지, 공공부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높게 받아서는 안 된다. 단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임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 김성희 “우리 사회는 (임금 등 격차 외에) 신분적 차별까지 횡행한다. 위를 크게 올리지 않고 밑을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세우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김유빈 “공기업이나 공무원 선호는 예전부터 계속 이어진 문제다. 코로나19 때문에 민간에서 고용 안정성이 더 떨어지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모펀드 의혹’ 조국 5촌 조카 ‘단독범행’…“정경심 공범 아냐”(종합)

    ‘사모펀드 의혹’ 조국 5촌 조카 ‘단독범행’…“정경심 공범 아냐”(종합)

    ‘기업사냥꾼’ 행위 대부분 유죄 인정정경심과 공모는 상당 부분 무죄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인 5촌 조카 조범동(37)씨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의 공모 관계로 기소된 혐의는 상당 부분 무죄로 판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로 정 교수와 금융거래를 한 것 때문에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한 것이 이 범행의 주된 동기라는 시각이 있지만, 권력형 범행이라는 증거가 제출되지는 않았다”라며 “이런 일부 시각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 사유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조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우선 ‘가족 펀드’ 의혹과 관련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7년 3월 코링크PE에 5억원을 투자하고, 조씨는 이에 대한 수익률을 보장해주기 위해 이듬해 9월까지 19회에 걸쳐 코링크PE 자금 1억 5795만원을 보내줘 횡령했다고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 교수 남매가 조씨에게 총 10억원을 ‘대여’했고, 이에 대한 이자를 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중 절반인 7800여만원에 대해서만 조씨의 횡령을 인정했다. 아울러 정 교수 남매는 이자를 받는 데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범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017년 7월 정 교수 가족의 자금 14억원을 코링크PE의 ‘블루펀드’에 출자받고도 금융위원회에는 약정금액을 99억 4000만원으로 부풀려 신고한 혐의도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이처럼 조씨의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는 만큼, 정 교수의 공모 역시 인정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가족 펀드’ 의혹에서 파생된 두 번째 갈래인 증거인멸·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만 재판부는 정 교수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이 지명된 이후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조씨가 코링크PE 직원들을 시켜 정 교수 남매의 이름이 등장하는 자료 등을 삭제하도록 시켰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범(정 교수)로부터 ‘동생 이름이 드러나면 큰일 난다’는 전화를 받고 증거를 인멸하게 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춰 공범과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공모 판단을 두고 “피고인의 범죄사실 확정을 위해 공범 여부를 일부 판단했지만, 이는 기속력 없는 제한적이고 잠정적 판단일 수밖에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코링크PE가 2017∼2018년 코스닥 상장사인 영어교육업체 WFM을 인수한 것과 관련한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무자본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장악한 뒤 주가조작으로 차익을 노리거나 회사 자산을 빼돌리는 ‘기업사냥꾼’ 행위로 본 것이다. 검찰은 조씨가 WFM을 인수한 뒤 음극재 사업을 하는 IFM을 합병시켜 우회상장을 하려 했다고 본다. 자금이 부족한 조씨는 우선 주식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사채업자들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금융당국에 ‘자기자금’으로 인수했다고 거짓 보고·공시를 한 혐의가 유죄 판단을 받았다.차입자본으로 회사를 인수했으니 나중에 주식을 팔아 갚으려면 주가를 띄워야 한다. 이를 위해 조씨가 WFM이 100억원대 전환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공시했지만, 전환사채를 사들인 사채업자에게 WFM의 부동산을 담보로 잡혔다는 사실은 숨긴 부당거래행위 역시 인정됐다. 검찰은 이렇게 회사를 인수한 조씨가 2018∼2019년 WFM 자금 63억여원을 빼돌렸다고 보고 10건의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일부 횡령금액만 새로 산정해 57억여원의 횡령·배임을 유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조씨의 이런 범행을 ‘신종 정경유착’이라고 규정했다. 조 전 장관이 직접 공모·가담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국의 배우자 정경심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일부 허위 문서나 증빙자료에서 비난 가능성 있는 내용을 폐기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권력의 힘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재산을 증식한 ‘권력형 범행’이 증거로 확인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 교수와의 공모관계가 인정된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국가형벌권의 적절한 행사가 방해돼 죄질이 좋지 않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WFM과 관련된 범행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 수법”이라며 “피해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한 범행”이라고 질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환경부 공무원들의 ‘롤 모델’은?

    환경부 공무원들의 ‘롤 모델’은?

    환경부 공무원들이 뽑은 ‘롤모델’은?30일 환경부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4~25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 1153명이 참여한 ‘닮고 싶은 환경부 간부공무원’ 투표 결과 간부 23명이 이름을 올렸다. 실·국장급에서는 김동진 수자원정책국장과 신진수 물통합정책국장이, 과장급에서는 유승광 대기환경정책과장·김지연 물정책총괄과장·서영태 혁신행정담당관·이정용 대기관리과장이 지지를 받았다. 소속기관에서는 유승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 김호은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장, 민중기 대구지방환경청 기획평가국장 등 17명이 선정됐다. 투표와 함께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조직 리더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인격적인 소통능력’(45.4%)과 ‘비전 제시 및 통합·조정 능력’(23.0%), ‘원칙과 소신에 기반한 업무 추진’(12.3%) 등이 꼽혔다.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간부 유형으로는 ‘성과만 중시하고 직원 고충에는 무관심’(33.3%)이 가장 많았고 ‘권위적인 독불장군형’(26.1%), ’소신과 의사결정 능력 부족’(16.7%) 순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노조는 조직에 바람직한 리더십을 제시하고, 간부와 직원 간 배려하고 존중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투표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하! 우주] 생명체 있을까?…해왕성의 미스터리 얼음 위성 트리톤의 비밀

    [아하! 우주] 생명체 있을까?…해왕성의 미스터리 얼음 위성 트리톤의 비밀

    태양계에 있는 수많은 위성 가운데 생명체의 존재 가능 가능성 때문에 과학자들이 특별히 주목하는 위성이 있다. 바로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다. 이 두 위성은 표면의 얼음 지각과 내부의 따뜻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의 존재가 확인된 위성이다. 아마도 내부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내부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은 이 둘만이 아니다.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Triton) 역시 내부에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2호는 1989년 해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트리톤의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했다. 과학자들은 트리톤의 실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달보다 작은 얼음 위성에 선명하게 구분되는 복잡한 지형이 있을 뿐 아니라 대기까지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크레이터는 매우 적었는데, 이는 지름 2700㎞ 정도의 얼음 위성 표면이 최근에 형성되었다는 의미다. 트리톤의 복잡한 지형을 면밀히 검토한 과학자들은 영하 235도의 트리톤 얼음 지각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사실 트리톤는 명왕성만큼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표면 온도는 영하 235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로파나 엔셀라두스처럼 내부 온도는 표면보다 높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표면에서 얼음 화산과 간헐천 등 다양한 지질활동이 발생한다. 예상치 못한 복잡한 지형은 이렇게 해석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저 2호는 해왕성을 지나가면서 4만㎞ 떨어진 지점에서 트리톤 표면의 40%만을 관측했을 뿐이다. 더구나 보이저 2호의 오래된 관측 장비를 이용한 만큼 지금 기준으로 보면 데이터가 미흡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NASA는 차세대 태양계 탐사 프로젝트 후보로 트리톤을 탐사할 트라이던트(Trident) 탐사선을 계획하고 있다.트라이던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든 삼지창에서 이름을 따왔다. 참고로 트리톤은 포세이돈의 아들이며 아버지처럼 삼지창을 들고 등장하는 때도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계획대로라면 트라이던트는 2026년 발사되어 2038년에 트리톤에 도착하게 된다. 트라이던트의 1차 목표는 보이저 2호가 보지 못했던 트리톤 전체 지형도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것도 최신 관측 장비를 이용해서 매우 상세히 관측할 예정이다. 하지만 얼음 지각 아래에 있는 바다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표면 지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트라이던트는 트리톤의 자기장을 상세히 관측해 내부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분포와 양은 어떻게 되는지를 밝힐 수 있다. 트리톤의 대기 역시 트라이던트가 관측해야 할 주요 목표다. 트리톤의 대기는 매우 희박하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이온층이 존재하며 생각보다 크기도 크다. 보이저 2호는 심지어 구름을 관측하기까지 했다. 달보다 작은 얼음 위성이 예상외로 크고 복잡한 대기를 지닌 이유 역시 과학자들의 궁금해하는 미스터리 중 하나다. 트리톤은 태양계 대형 위성 중 유일하게 행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하는 역행성 위성이다. 따라서 본래 해왕성의 위성이었던 것이 아니라 해왕성 인근 궤도를 공전하던 소행성이 우연히 중력에 의해 포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름처럼 해왕성의 자식이 아니라 사실은 명왕성의 형제인 셈이다. 트리톤 내부의 바다와 출생의 비밀을 포함해 트라이던트가 풀어야 할 비밀은 너무나 많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 그 비밀은 하나씩 풀리게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포스트코로나 해법 ‘그린 뉴딜’의 핵심은 스마트 물관리”

    “포스트코로나 해법 ‘그린 뉴딜’의 핵심은 스마트 물관리”

    정부가 포스트코로나 시대 경제 회복을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한다. 경기 위축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위기를 혁신 기회로 전환해 선도형 경제 구축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 미국에서 시행한 일자리 창출 및 경기부양책인 ‘뉴딜’을 반영한 국가 프로젝트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양대 축이다. 그린 뉴딜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 전환,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을 통한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뉴딜의 실현 가능성과 성장 효과 등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그린 뉴딜이 포스트코로나 시대 변화를 풀어낼 ‘해법’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변화의 계기는 마련됐다. 감염병 증가는 환경 파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다. 코로나19로 중국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가 감소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위기는 기후변화다. 신종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의 경제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 그린 뉴딜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의미한다.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등 저탄소 경제 구조로의 전환이다.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며 환경을 지키는 이전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로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사회적 불평등 등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방안 ‘물관리 그린 뉴딜’ 정책 심포지엄이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한국수자원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대한하천학회·한국물환경학회 등 국내 물 관련 4개 학회 공동으로 열렸다. 물 분야에서 그린 뉴딜 정책 방향과 실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물 분야 그린 뉴딜에 스마트 상수도 관리체계 구축이 포함됐고, 통합 물관리 시행 1년을 맞아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물관리는 기후변화 적응과 탄소 저감, 경제위기 극복, 불평등 해소(물복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린 뉴딜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현재의 경제 및 환경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경 가치가 중심이 되는 녹색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그린 뉴딜은 외면할 수 없는 가야만 하는 길이다. 녹색 전환을 위한 근본적 혁신을 가져올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한국형 뉴딜’에 대한 기조 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국제사회 공조의 중요성이 확인됐고 기후변화 등 글로벌 공공재에 대한 국제 공조 활성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그린 뉴딜은 환경을 지키고 포용적 디지털 및 녹색 전환을 이뤄 내는 열쇠”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뉴딜이란 단순 경기 부양이 아니라 사회 계약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루스벨트의 뉴딜처럼 포괄적인 사회경제적 개혁과 발전 패러다임 전환을 담은 경제 회복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녹색 전환 선도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탄소 중립을 향한 기후정책의 실효성 제고와 재생에너지 이용, 탄소제로 운송 수단, 주력 산업의 녹색 전환 등 6대 추진 전략과 지역 주민 주도 공정한 전환 등 4대 추진 기반 전략도 소개했다. 유 원장은 “한국판 뉴딜의 성공 조건은 대통령의 문제 의식을 정부 부처가 따라잡아야 하고 특정 정권의 사업이 아닌 국가적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범정부적 추진체계 마련과 기업·시민사회 참여, 지방정부 역할 확대 등이 후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경수(성균관대) 한국수자원학회장은 ‘녹색 전환 실현을 위한 바람직한 물관리 그린 뉴딜’ 주제 발표에서 “그린 뉴딜은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적·환경적 형평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21세기 세계 물관리의 화두는 물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물 공급, 수질 관리, 홍수 방지 등 전통적 물관리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등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한 스마트 물관리, 글로벌 물기업 육성 쪽으로 관심이 커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물관리 일원화 이후 녹색 전환에 대해서는 “기상·수량·수질·발전 등 유역의 물관리 기관 간 정보를 통합·연계한 플랫폼을 구축해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고 물재해 대응 및 물재해 관리 선진화가 필요하다”면서 “위성·레이더·드론 등을 활용한 스마트 물관리, 도시 물 문제 대응 기술 표준화를 통한 스마트워터시티 플랫폼 등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창희(명지대) 한국물환경학회장은 ‘그린 뉴딜, 물환경 분야에는 어떤 의미로 다가와야 하는가’ 주제 발표에서 환경부의 그린 뉴딜 추진 전략 중 물 분야에 포함된 스마트 상수도·하수도, 수열에너지를 거론하며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화 및 재생에너지 사용의 체계화·고도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물환경 분야 그린 뉴딜과 관련해 “강의 자연성 회복을 뒷받침할 정책 마련과 중단·지연되고 있는 하천 복원 및 습지 보전 등 착한 토목공사 시행, 새만금에 태양광·풍력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박창근(가톨릭관동대) 대한하천학회장은 ‘그린 뉴딜에 입각한 통합 물관리 방향과 현안 과제’ 주제 발표에서 “물관리 일원화로 국가와 유역의 통합 물관리 등 정책 기반은 마련됐으나 하천 관리는 여전히 환경부와 국토부로 이원화돼 있다”며 “효율적인 하천 관리를 위한 핵심 기술 통합과 유역 물 순환을 고려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환경부로 하천 관리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 물관리 현안 과제로 농업용수 수용량 예측을 위한 협의기구 설립, 낙동강 물 흐름 정체와 비점 오염원 유입 등으로 인한 수질 대책으로 본류수 직접 공급 등을 지적했다. 박 회장은 “친환경 녹색 전환에 적합한 댐 수면을 이용한 수상태양광이 과도한 규제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보고서의 검증 기능 도입과 물 관련 갈등 해소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구자용(서울시립대)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은 ‘상하수도인이 바라본 그린 뉴딜 사업’ 주제 발표에서 “1980년 이후 도시화에 맞춰 상하수도 시설이 집중 설치되면서 시설 노후화와 지역 간 서비스 격차, 기술인력 부족 등이 심각하다”면서 “상수관로의 33%, 하수관로의 66%가 10년 이내 개량이 필요하지만 낮은 요금 체계로 투자 재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그린 뉴딜을 통한 노후시설 개선 및 스마트 관리체계 구축이 요구된다”며 “상하수도 정비를 통해 지속 가능한 물관리, 물복지 실현, 일자리 창출 및 운영관리 전문화·효율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김병기 한국수자원공사 물정책연구소장은 ‘한국판 뉴딜과 물복지’ 주제 발표에서 “물은 인간 삶을 위한 기본조건이자 지속 가능 성장의 핵심이며, 물복지는 모든 국민에게 공정한 물 혜택을 제공하는 사회통합정책”이라며 “물복지 투자는 생산 파급효과가 높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부양에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형평성·안정성·건강성 등을 반영한 물복지 지수를 개발 중”이라며 “객관적 기준으로 지자체별 취약 요인을 분석하고 맞춤형 처방 제공으로 투자 확대 등 성과 환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천안 9살 가방에 넣은채 뛰고 헤어드라이기 바람도 넣었다

    천안 9살 가방에 넣은채 뛰고 헤어드라이기 바람도 넣었다

    9세 아이를 숨지게 한 충남 천안 40대 여성이 여행용 가방 위에서 뛰고 피해아동이 “숨쉬기 힘들다”고 호소하자 헤어드라이기로 바람을 넣는 행위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경찰이 아동학대 치사로 송치한 죄명을 ‘살인죄’로 변경해 구속 기소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29일 의붓아들 A(9·초등 3년)군을 가방에 7시간 가둬 숨지게 한 동거녀 B(41)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동거녀는 자신이 가방에 들어가게 한 A군이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하는 데도 누워 있는 가방 위에 올라가 수 차례 뛰었다. A군이 호흡곤란을 계속 호소하자 오히려 뜨거운 헤어드라이기 바람을 가방 안으로 불어넣었다”고 적었다. 검찰은 “가방 위에서 뜀 뛰고 내려온 뒤에도 40분 동안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살인죄를 적용한 취지를 강조했다. B씨는 또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12 차례에 걸쳐 요가할 때 사용하는 ‘요가링’으로 의붓아들의 이마 등을 때려 상처를 입히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지난 1일 낮 12쯤부터 오후 7시 25분까지 천안시 서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여행용 가방에 A군을 잠금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군이 게임기를 고장 내고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가로 50㎝, 세로 71.5㎝, 폭 29㎝의 여행 가방에 들어가게 한 뒤 지퍼를 잠갔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군에게 점심을 굶긴 것은 물론 물 한 모금 주지 않은 채 3시간 동안 외출도 했다. B씨는 귀가 직후 A군이 용변을 봐 가방 밖으로 흘러나온 것을 확인하고 가로 44㎝, 세로 60㎝, 폭 24㎝의 더 작은 가방으로 옮겨 가뒀다. 별 움직임이 없어 B씨가 가방을 열었을 때 A군은 심정지 상태였다. A군은 기계 호흡에 의지하다가 사건 발생 사흘째인 3일 저녁 6시 30분쯤 결국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산소부족에 장기가 붓고 손상되는 다장기부전증으로 인한 심정지라고 사인을 밝혔다. B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훈육 목적이었다”고 변명했으나 검찰은 아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충분히 생각하면서도 멈추지 않은 것은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A군의 친아버지(44)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멀리 타국에서…유엔군 포로는 ‘죽음의 행진’을 견뎠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멀리 타국에서…유엔군 포로는 ‘죽음의 행진’을 견뎠다

    유엔군, 2~4주씩 걸어 포로수용소 이송배고픔에 ‘죽음의 행진’…부상병 들것 금지눈알 부스러질 정도 부패한 생선 제공 받아폭격 피하려 지붕 말린 채소로 ‘POW’ 표기질병 고통·죽음의 위기 이겨내 결국 승리유엔군. 70년 전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터키 등 21개국 소속 34만명이 낯선 나라 한국의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그들 중 무려 5만 7933명이 전쟁 기간 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편으로, 유엔군과 관련해 우리가 잘 모르는 역사도 있습니다. 유엔군 포로. 북한군은 유엔군 포로와 관련해 문서를 많이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원 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기록으로는 5773명의 유엔군 포로가 송환된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그 외 다수가 식량 부족과 질병, 학살에 의해 희생됐습니다. 28일 육군군사연구소의 ‘한국전쟁기 공산군의 유엔군 포로 관리와 성격’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11월 중공군 개입 이후 전선이 38선 일대로 고착화되면서 유엔군 포로 다수가 평양, 평안북도 등의 북한 후방으로 이송됐습니다. 당시 북한의 도로와 철도 대부분이 파괴됐고 유엔군이 제공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포로들은 2~4주 가량 산과 강을 건너는 험난한 여정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바탄 죽음의 행진’ 능가하는 고통 경험” 유엔군 포로들은 이를 ‘죽음의 행진’으로 불렀습니다. 1942년 태평양 전쟁 당시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항복한 미군과 필리핀군 7만 6000여명 중 1만명 가량이 사망한 ‘바탄 죽음의 행진’에 빗대 만든 말입니다. 그런데 미 육군은 6·25 전쟁 당시 유엔군 ‘죽음의 행진’에 대해 “‘바탄 죽음의 행진’을 능가한다”고 공식 기록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갈증과 배고픔 때문이었습니다. 북한군은 행군 과정에 포로들에게 따로 ‘식수’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물을 마시려면 눈치껏 논밭에 고인 물이나 눈을 먹어야 했습니다. 식사는 하루 2번 아침과 저녁에 옥수수와 콩, 잡곡, 감자 등으로 해결했습니다. 포로들은 식기가 없어 옷이나 모자에 음식을 담아 먹었습니다. 설익고 낯선 음식에 위생 문제까지 겹쳐 수시로 이질, 장염, 폐렴 등의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적개심이 강했던 북한군은 ‘부상병 들것 이동’을 금지시켰습니다. 낙오하면 구타당하거나 사살됐기 때문에 유엔군 포로들은 눈물을 머금고 끊임없이 걸어야 했습니다.호송하는 북한군은 마을을 지날 때면 밤이라도 주민들을 깨워 “저 따위 미국놈들을 동정해선 안 된다”고 조리돌림을 했습니다. 주민들은 포로들에게 돌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고, 그들은 죽음의 행군을 하다가도 전방으로 이동 중인 중공군에겐 억지로 박수를 보내야 했습니다. 임시 포로수용소는 주로 집과 헛간, 학교, 절, 굴, 방공호, 탄광 숙소 등이었습니다. 포로들은 악명 높았던 이곳을 ‘죽음의 계곡’, ‘콩밥 수용소’, ‘수프 수용소’로 불렀습니다. 1951년부터 휴전 때까지는 14개의 ‘영구 포로수용소’가 설치됐습니다. 유엔군은 주로 제1~5포로수용소에 있었고 중공군 관리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유엔군 포로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수용소에 가면 우유, 꿀, 빵, 치즈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음식은 콩, 옥수수, 수수 등 잡곡으로 만든 테니스공만한 크기의 주먹밥과 상한 생선 대가리를 삶은 국물이 전부였습니다. ●‘상한 생선대가리’가 전부…굶주린 포로들 북한군과 중공군은 1주일에 2회 대가리와 꼬리를 잘라낸 생선을 보급받았습니다. 유엔군 포로들에게는 눈알과 아가미가 부스러질 정도로 ‘부패한 생선 대가리’ 국물이 전부였습니다.미 24사단의 윌리엄 중위는 “1951년 초 중국에서 생선 박스가 왔지만 안에는 생선보다 구더기가 더 많았다. 포로들은 배가 고팠지만 생선을 버려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화가 난 중공군은 생선을 국으로 만들어 먹게 했는데, 포로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중공군이 지켜보지 않을 때 국을 몰래 버렸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북한군은 삐라(전단)에 ‘음식이 그리 좋진 않지만 전투 현장에 있는 것보단 낫다’고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이 2500㎉인데 이런 음식은 열량이 고작 최대 1600㎉ 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또 비타민과 무기질 부족으로 결핵, 이질 등이 나돌아 죽음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포로 심문 과정엔 상황이 달랐습니다. 심문소에선 개고깃국, 쌀밥, 계란, 코코아 등과 담배를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심문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다시 수용소 음식으로 바꿔 지급했기 때문에 고통은 계속됐습니다. 정전협정 논의 과정에도 포로를 최대한 많이 살려두기 위해 고깃국과 두부, 달걀, 설탕, 미역, 마늘, 소금 등의 음식을 주고 ‘포도당 주사’를 놔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전협정이 지지부진해지자 다시 음식은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수용소는 설사병 환자에게 “조금만 먹으면 설사를 덜 할 것”이라며 식사량을 줄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유엔군 포로들은 민간요법으로 구운 개뼛가루, 비누를 먹거나 야생 대마초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소금 부족에 시달렸던 포로들은 기온이 높아져 땀을 흘리면 ‘저나트륨혈증’으로 탈진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수용소 내부의 진료소는 ‘시체 안치소’로 불릴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한 사례로 1951년 정전협정 추진 시기 평안북도 벽동군의 제5포로수용소에서 하루 평균 28명이 사망하고 4월에 모든 입원 포로가 사망하자 중공군은 3명분인 항생제 ‘페니실린’ 10병을 제공했습니다. “포도당주사액과 혼합시켜 30명에게 투약하자”고 주장하는 중공군을 설득해 미군 군의관이 10명에게 주사했는데 투약 환자들은 결국 모두 사망했습니다. ●터키군이 ‘지옥’에서 살아남은 이유 주목할 부분은 터키군 포로의 생존율입니다. 터키군 포로 중 사망자는 최대 1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들은 북한군이 계급장을 제거한 뒤에도 서열을 존속시켰고, 군기가 유지돼 음식을 균등하게 분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포로수용소에서 채소를 재배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미군도 이런 방식을 따라 포로수용소 안에서 텃밭을 가꾸게 됐다고 합니다.반면 미군 포로들은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상처와 배설물로 악취를 풍기는 동료를 건물 밖으로 끌어내 동사시키거나 담요 등의 개인물품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낙담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참다 못한 미군 군의관들이 국제적십자사나 유엔군을 통해 식량과 의약품을 공수받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중공군은 “포로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게 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습니다. 유엔군 폭격을 피하기 위해 포로수용소 지붕 등에 ‘POW’(전쟁포로)를 표기하자고 했지만, 일부 수용소는 “미 공군기가 공산군을 계속 살상하는 한, 미군 포로들도 특별보호를 받을 권리가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포로들은 항공기를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들거나 지붕에 말리는 채소나 눈 위 글자로 ‘POW’를 쓰는 궁여지책까지 냈습니다. 악질반동으로 지목된 포로는 수개월간 지하감옥에 감금하고 협조를 약속해야 풀어줬습니다. 중공군은 그들을 선전용 포로인 ‘평화의 투사’라고 불렀는데, 이들은 복귀 후 동료들에게 “나는 첩자 임무를 수행할 것을 지령 받고 다시 수용소로 돌아오게 됐다. 내 설교를 믿지 말라”고 속삭여 중공군의 속셈을 은밀히 알렸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1953년 7월 휴전까지 죽음과 같은 고통을 견뎠습니다. 험난한 여정을 견뎌낸 그들은 결국 생존으로 승리했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역사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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