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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지하철 인질 시위, 비문명적” 전장연 “21년 기다린 문제”

    이준석 “지하철 인질 시위, 비문명적” 전장연 “21년 기다린 문제”

    李 “지하철 마비시켜 다수 불편 야기, 뜻 관철”박경석 “이준석 ‘볼모’ 발언에 비난 늘었다”이준석 “100% 옳다 주장 안하면 협의 가능”전장연, 지하철 시위 사과 “죄송, 이해 부탁”장애인단체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놓고 설전을 벌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3일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지하철 시위를 둘러싸고 다시 격론을 벌였다. 이 대표는 “국가기간시설인 지하철의 출입문을 닫지 않게 해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뜻을 관철시키려는 시위는 비문명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전장연 측은 “21년을 기다린 문제”라면서 “상황에 따라 (요구의) 50~60%라도 해달라는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SNS에 경찰·교통공사 언급 뒤 “수백만 지하철 승객 인질 안되게 해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전장연 박경석 공동대표와 일대일로 토론하면서 “국가기간시설인 지하철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뜻을 관철하려 하는 게 아니냐. 그 부분을 비문명적이라고 한 것”이라면서 “꼭 출입문을 닫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해야 했던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경찰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같으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해 수백만 지하철 승객이 특정 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비장애인도 (열차를) 타다가 못 타면 다음 걸 탄다. 그러니 장애인도 다음 걸 타면 된다. 출입문 취급을 정확히 하라는 것”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이건 기본적인 문제이며, (이동권 투쟁 시작 이래) 21년을 기다린 문제이고 지금까지의 속도에서 너무나 놓쳐 버린, 배제돼 버린 권리이기 때문에 검토해 달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요구의 100% 반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50%, 60%라는 이야기라도 해 달라는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맞섰다.李 “전장연 요구, 정치권이 안 한다 했나”박 “안 하겠다 한 적 없다, 근데 안 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이 지하철 시위로 장애인 이동권 외에 탈시설, 교육 등 장애인 권리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점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동권에 대한 문제라면 지하철이 시위 공간으로도 적절할 것 같지만,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가면 지하철은 단순히 시민 다수가 있어서 선택한 게 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권에 대해서 전장연 또는 장애인단체에서 요구하는 것 중 정치권이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박 대표는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안 했다. 장애인 이동하자는 걸 안 하겠다고 하는 정치권이 어딨습니까”라고 응수했다. 박 대표는 “많은 시민은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문제로만 생각할 수 있는데, 장애인 권리 예산 중 특히 이동권 관련해서 중앙정부가 제대로 책임지지 못해서 지하철을 탄 것이 팩트”라고 부연했다. 장애인 권리 증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부에 대한 비판 차원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날 토론에서 이 대표의 지난달 25일 ‘볼모’ 발언 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전장연을 향한 악성 댓글이 급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메시지가 나갔을 때 저희에게 다가오는 위협은 어마어마하다”면서 “대표님(이 대표)과 똑같은 언어로 욕설을 하며 쫓아오면서 괴롭히기도 한다”고 했다.전장연 “지하철 출근길 불편 끼쳐 죄송”李 “시민에 직접 호소는 정당 노력 부족” 두 사람은 한편 토론을 시작하면서는 지하철 시위 관련 논란과 관련해 유감을 표했다. 박 대표는 이날 토론에 앞서 “저와 전장연은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장애인들이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서 많은 불편 끼쳐서 죄송하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시민 여러분께서 함께해주신다면, 전장연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고자 죽을지언정 잊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저희는 정책을 해야 하는 정당으로서 장애인뿐 아니라 어떤 문제든 다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전장연의 주장을 항상 모든 상황에서 100% 옳은 것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 주시면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00석 넘는 정당으로서 (박 대표께서) 정당을 거치지 않고 시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제가) 당 대표가 되기 전의 일이든 후의 일이든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이준석 “불특정 다수에 불편 끼치는투쟁방식 용인한다면 사회질서 무너져”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SNS에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장연을 향해 연일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불특정한 최대 다수의 불편이 특별한 우리에 대한 관심’이라는 투쟁방식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면서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전장연이 무조건 현재의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하철 3, 4호선은 서울의 여러 서민 주거 지역을 관통해 도심과 잇는 지하철 노선이다. 조건 걸지 말고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그는 연이어 올린 글에서도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끼워 넣어서 발차를 막는 방식에 의존하시는데, 전장연이 하는 시위가 어떤 시위인지 사람들이 알아갈수록 단체가 지향하는 바는 이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전장연, 비문명적 불법 시위”“文정부, 박원순 땐 시위 않더니 이제?” 이 대표는 다음날인 28일에도 전장연을 향해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비판을 계속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각종 단체가 집회와 시위를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 시장 있을 땐 말하지 않던 것들을 지난 대선 기간을 기점으로 윤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관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박지현 “헌법적 권리 실현 위한 것” 이에 대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장애인 단체가 이동권을 포함한 보편적 권리 확대를 위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동권 보장을 비롯한 권리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여야와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매우 당연한 책무”라면서 “장애인들이 왜 지하철에서 호소하는지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각장애인 비례대표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경복궁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전장연의 ‘지하철 타기 운동’ 현장에 참여,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릎을 꿇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고민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6일 직접 휠체어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는 장애인 체험 행사에 동참하기도 했다.
  • [특파원 칼럼] 미 주도 IPEF서 실리를 챙기려면/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 주도 IPEF서 실리를 챙기려면/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지난 1월 15일 남태평양 섬 통가에서 대규모 해저화산이 폭발했다. 이튿날 곧바로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 피해 복구와 별도로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어떤 국가가 통가를 지원할지 촉각을 세웠다. 전 세계가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의 대표적 지역 안보협의체가 된 쿼드(Quad)의 태동을 봤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 4개국은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에 피해 복구 지원을 하는 모임이었다. 이후 흐지부지되는 듯 보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017년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이라는 모토로 대중 견제 성격으로 부활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시켰다. 우리나라는 통가 화산 폭발 후 5일 만에 20만 달러(약 2억 4500만원)를 지원키로 하면서 역할을 했다. 이에 안도의 한숨을 쉰 외교가 일각에서는 아예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을 파견하자는 의견도 나올 정도였다. 미중 갈등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라는 시험대에 섰다. 사실 IPEF는 기존의 경제공동체와 비교하면 꽤나 ‘느슨한 형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같이 거대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니고, 의회 비준도 필요 없다. FTA로 타국에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미국 노동자들의 ‘관세 철폐 반대’ 주장을 반영하고 공화당의 반대를 피하려다 보니 눈에 익지 않은 형태가 된 듯하나, IPEF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강하다. 또 느슨한 형태로 출범하더라도, 향후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 무역 촉진, 디지털 경제 및 기술표준, 공급망 회복력, 탈탄소화 및 청정에너지, 인프라, 노동표준 등 IPEF의 6개 분야는 한국도 참여가 필요한 것들이다. 특히 지난해 요소수 부족 사태와 같은 긴급상황 시 참여국 간에 지원을 해 준다. 물론 IPEF는 ‘중국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 노동·환경·윤리적 표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배제하는데, 인권탄압이나 환경문제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이 타깃일 수밖에 없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등 10개국에 공문을 보내 IPEF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에 지난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IPEF 참여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입장과 계획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도 지난주 방미 때 미측이 IPEF 참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IPEF 가입 시점과 형태를 구체적으로 정할 것이다. 미 공문을 받은 10개국 중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은 대중 관계 및 관세 철폐 등 유인책의 부족으로 추후 승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한국은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과 IPEF의 출범국이 되기를 바란다. 쿼드와 CPTPP를 겪으며 추가 승선은 어렵고, 가입을 하더라도 타국의 규칙에 끌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창립 멤버로서 지분을 갖고 규칙 제정에 적극 참여해 우리나라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 [단독] “방공호 생활 탓 회색 얼굴… 먹을 것도 항생제도 없다”

    [단독] “방공호 생활 탓 회색 얼굴… 먹을 것도 항생제도 없다”

    주민 1000명 자포리자로 빼내“음식·물·전기 끊겨 세상과 단절부차·이르핀, 노인 등 약자 남아”“오랜 방공호 생활로 얼굴이 온통 회색빛이었습니다. 호송 차량에 오르자마자 ‘이제 살았다’며 눈물을 쏟았죠.” 루실 마르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대변인은 지난 8일(한국시간)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목숨을 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주민 탈출작전에 대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대피와 구호 활동을 펴고 있는 ICRC는 지난 5일 마리우폴과 인근 지역을 빠져나온 주민 1000여명을 자포리자로 빼내는 데 성공했다. 전쟁이 시작된 후 ICRC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CRC 호송팀은 지난 1일 버스 7대를 이끌고 마리우폴 사람들의 탈출을 도왔다. 5일간의 노력 끝에 호송팀은 5일 오전 10시 마리우폴에서 20㎞ 떨어진 베르디얀스크 지역 외곽에 도착했다. 마르보 대변인은 “새벽 5시부터 칼바람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베르디얀스크를 떠나는 ICRC 버스 뒤를 따른 민간인 차량은 7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포리자에 도착했을 때는 차량 100여대가 거대한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마르보 대변인은 “이들은 보호의 상징인 적십자 엠블럼을 보고 (안심하고) 우리를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마르보 대변인은 마리우폴 사람들 대다수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여성은 대피소에 머무르는 동안 집 문간에 널브러진 시신과 마주해야 했다”면서 “마리우폴은 음식도, 물도 고갈되고 전기도 끊겨 세상과 단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6주째 포위하고 있는 마리우폴은 도시의 90% 이상이 파괴됐으며 주민 43만명 중 12만명이 고립돼 있다. 마르보 대변인은 “아스피린 등 항생제부터 시작해 기본적인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군이 철수한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는 민간인 학살 등 처참한 상황들이 목격됐다. 마르보 대변인은 “부차와 이르핀에 진입한 팀원들 모두가 심각한 충격을 받을 정도로 도시가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노인 등 가장 취약한 이들만 남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역에 ICRC가 빠르게 진입해 구호물자를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곳곳에 불발탄이 남아 있어 ICRC는 민간인들의 안전을 위해 표시를 해 두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르보 대변인은 “ICRC는 언제든 크로스라인 오퍼레이션(분쟁 지역에서 ICRC가 인도주의 활동 영역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소통하는 노력)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ICRC는 11일(현지시간) 독일 적십자팀과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대피소에서 질병과 장애 등이 있는 민간인 11명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 러 화학무기 썼나… 시신 깔린 마리우폴, 일부 주민 호흡 곤란도

    러 화학무기 썼나… 시신 깔린 마리우폴, 일부 주민 호흡 곤란도

    “거리엔 카펫처럼 수습 못한 시신러 트럭 화장장비로 불태워 은폐”“정체불명 화학무기 투하” 주장도 여성 감금·성폭행 전범 사례 봇물러軍 조직적 민간 약탈 증거 나와美 전범 처벌 위해 ICC 지원 검토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증거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함락 위기에 처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2만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서방이 ‘레드라인’(한계점)이라고 경고해 온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우크라이나가 전범을 단죄하기 위한 길고 힘겨운 싸움을 준비하자 미국도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정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민간인 1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면서 “수주간 이어진 공격과 이로 인한 물자 부족으로 사망자가 2만명이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길거리에 카펫처럼 깔려 있으며, 러시아군은 트럭에 이동식 화장 장비를 싣고 다니며 시신들을 불태워 은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 돈바스와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리우폴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 아조프 연대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이 정체불명의 화학무기를 투하해 일부 사람들이 호흡 부전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불과 수시간 전 친러 반군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민병대가 언론 브리핑에서 마리우폴의 지하 요새를 공격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터라 신빙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이 ‘레드라인’이라고 규정한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화학무기는) 새로운 테러 단계에 대한 준비”라고 강조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세부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사실일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도 외신 등에서는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우크라이나 인권 옴부즈맨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여성과 소녀들이 25일 동안 지하실에 감금된 채 성폭행을 당해 이들 중 9명이 임신한 사례가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성폭력을 전쟁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러시아군의 민간인 약탈이 군인 개인들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으로 자행한 것이라는 증거들이 수집됐다고 보도했다. 키이우 외곽 이르핀에서는 러시아군이 민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속옷과 세탁기, 컴퓨터, 소파 등까지 약탈해 갔다는 피해 보고가 빗발쳤다. 러시아 사회학자 알렉산드라 아르히포바는 “러시아 군인들이 전쟁을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약탈 행위가 덜 부조리하고 더 실리적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미국 CNN에 “전쟁범죄 사례 5800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500여명의 용의자를 확인했다”면서 전범들을 우크라이나 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NYT는 미국이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ICC를 정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2년 ICC의 근간이 되는 로마 조약에서 탈퇴한 미국은 자국법을 통해 ICC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
  • [단독]“회색빛 얼굴에 안도의 눈물”...적십자 깃발 아래 목숨 건 마리우폴 탈출

    [단독]“회색빛 얼굴에 안도의 눈물”...적십자 깃발 아래 목숨 건 마리우폴 탈출

    국제적십자 대변인 국내 첫 인터뷰지난 5일 마리우폴 1000여명 빼낸분투기 설명…“민간 차량 100대 합류”ICRC, 마리우폴 민간 대피 이번이 처음“교전 지역, 세상과 단절…항생제도 없어”“오랜 방공호 생활로 얼굴이 온통 회색빛이었습니다. 호송 차량에 오르자마자 ‘이제 살았다’며 눈물을 쏟았죠.” 루실 마르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대변인은 지난 8일(한국시간)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목숨을 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주민 탈출작전에 대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대피와 구호 활동을 펴고 있는 ICRC는 지난 5일 마리우폴과 인근 지역을 빠져나온 주민 1000여명을 자포리자로 빼내는 데 성공했다. 전쟁이 시작된 후 ICRC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CRC 호송팀은 지난 1일 버스 7대를 이끌고 마리우폴 사람들의 탈출을 도왔다. 5일간의 노력 끝에 호송팀은 5일 오전 10시 마리우폴에서 20㎞ 떨어진 베르디얀스크 지역 외곽에 도착했다. 마르보 대변인은 “새벽 5시부터 칼바람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베르디얀스크를 떠나는 ICRC 버스 뒤를 따른 민간인 차량은 7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포리자에 도착했을 때는 차량 100여대가 거대한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ICRC 호송 차량을 따라나선 개인 차량들은 민간인임을 알리는 표식(흰 천)을 차 문고리에 걸어두고 아이들이 탑승한 차에는 러시아어로 ‘어린이’라는 표시했다. 마르보 대변인은 “이들은 보호의 상징인 적십자 엠블럼을 보고 (안심하고) 우리를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마르보 대변인은 마리우폴 사람들 대다수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여성은 대피소에 머무르는 동안 집 문간에 널브러진 시신과 마주해야 했다”면서 “마리우폴은 음식도, 물도 고갈되고 전기도 끊겨 세상과 단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6주째 포위하고 있는 마리우폴은 도시의 90% 이상이 파괴됐으며 주민 43만명 중 12만명이 고립돼 있다. 마르보 대변인은 “아스피린 등 항생제부터 시작해 기본적인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CRC가 인도주의적 통로를 통해 마리우폴 사람들을 대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철수한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는 민간인 학살 등 처참한 상황들이 목격됐다. 마르보 대변인은 “부차와 이르핀에 진입한 팀원들 모두가 심각한 충격을 받을 정도로 도시가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노인 등 가장 취약한 이들만 남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역에 ICRC가 빠르게 진입해 구호물자를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곳곳에 불발탄이 남아 있어 ICRC는 민간인들의 안전을 위해 표시를 해 두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르보 대변인은 “가령 최근 이르핀 지역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필요 물품을 실은 트럭이 진입하기 어려웠다”며 도로 곳곳에서 지뢰 등 불발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교전 상황이 심각한 도시에 처음 진입할 때 통상 도로가 안전한지 판단하는 전문가 동료와 함께 필요한 보급품을 일부 가지고 출발한다. 도로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이후 더 많은 보급품을 실은 트럭을 대동해 교전 도시에 물자를 공급한다.마르보 대변인은 “현재 얼마나 많은 물품이 필요한지, 어떤 물자를 지원해야 할 지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차례 해당 지역을 방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도 “ICRC는 언제든 크로스라인 오퍼레이션(분쟁 지역에서 ICRC가 인도주의 활동 영역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소통하는 노력)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ICRC는 11일(현지시간) 독일 적십자팀과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대피소에서 질병과 장애 등이 있는 민간인 11명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달 ICRC에 100만 달러(약 12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금 기여를 확정했다. 기여금은 우크라이나에 식량·식수와 의료장비, 의약품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 ‘비극의 도시’ 마리우폴에 화학무기 사용 의혹까지... 우크라 “전범들 재판에 세울 것”

    ‘비극의 도시’ 마리우폴에 화학무기 사용 의혹까지... 우크라 “전범들 재판에 세울 것”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증거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함락 위기에 처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2만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서방이 ‘레드라인’(한계점)이라고 경고해 온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우크라이나가 전범을 단죄하기 위한 길고 힘겨운 싸움을 준비하자 미국도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정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통화에서 “수주간 이어진 공격과 이로 인한 물자 부족으로 사망자가 2만명이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길거리에 카펫처럼 깔려 있으며, 러시아군은 트럭에 이동식 화장 장비를 싣고 다니며 시신들을 불태워 은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 돈바스와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리우폴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 아조프 연대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이 정체불명의 화학무기를 투하해 일부 사람들이 호흡 부전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불과 수시간 전 친러 반군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민병대가 언론 브리핑에서 마리우폴의 지하 요새를 공격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터라 신빙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이 ‘레드라인’이라고 규정한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화학무기는) 새로운 테러 단계에 대한 준비”라고 강조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세부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사실일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도 외신 등에서는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우크라이나 인권 옴부즈맨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여성과 소녀들이 25일 동안 지하실에 감금된 채 성폭행을 당해 이들 중 9명이 임신한 사례가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성폭력을 전쟁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러시아군의 민간인 약탈이 군인 개인들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으로 자행한 것이라는 증거들이 수집됐다고 보도했다. 키이우 외곽 이르핀에서는 러시아군이 민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속옷과 세탁기, 컴퓨터, 소파 등까지 약탈해 갔다는 피해 보고가 빗발쳤다. 러시아 사회학자 알렉산드라 아르히포바는 “러시아 군인들이 전쟁을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약탈 행위가 덜 부조리하고 더 실리적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미국 CNN에 “전쟁범죄 사례 5800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500여명의 용의자를 확인했다”면서 전범들을 우크라이나 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NYT는 미국이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ICC를 정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2년 ICC의 근간이 되는 로마 조약에서 탈퇴한 미국은 자국법을 통해 ICC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
  • 현금 대신 달걀이 돈...먹거리 부족에 원시시대로 회귀한 상하이

    현금 대신 달걀이 돈...먹거리 부족에 원시시대로 회귀한 상하이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으로 상하이 전역에 대한 봉쇄가 2주 넘게 이어지면서 식량 부족에 처한 주민들이 물물교환에 의존해 필요한 물건을 구하려 시도하는 분위기다.  물건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하이 현재 상황에서 달걀과 코카콜라가 현금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당장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증언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낸 한 여성은 자신이 현재 봉쇄된 상하이에 거주 중이라고 소개한 뒤 “현재 현금 대신 돈보다 더 가치 있게 거래되는 것이 달걀과 코카콜라다”면서 “달걀과 코카콜라 이 두 가지를 가진 주민들은 원하는 모든 것을 물물교환할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 여성은 또 “당근과 무는 상하이 사람들이 대부분 조금씩 비축해놓은 식품이라서 두 개의 채소에 대한 수요는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 “만약 담배나 술처럼 오랫 동안 비축해 놓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있다면 물물교환 시 현금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직후 소셜미디어(SNS)에는 첨단 전자제품 기기 등을 포함해 식량과 교환하겠다는 물품들이 계속 게시되고 있다. 상하이 방역 당국이 지난 2주 간의 봉쇄 기간 동안 몇 차례 부족한 식재료를 각 가정에 무료로 배급해왔지만, 당국이 전달한 식재료로는 봉쇄 기간 동안의 식료품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봉쇄 첫 주에만 2차례에 걸쳐 상하이 상당수 주택가에 식량을 공급했지만, 봉쇄가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그마저도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지역 주택가에서는 아직 단 한 차례도 방역 당국으로부터 식재료 지원을 받지 했다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이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역 당국이 무료로 배송했다고 밝힌 식재료 상자에는 무와 당근, 배추만 포함돼 있거나, 일부 주택가에 배급된 무료 식품 상자에는 감자만 한 상자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실제로 봉쇄된 상하이 주택가 주민 500명이 가입된 위챗 그룹 채팅방에는 매일 오전 주민들이 임의적으로 책정한 물물교환 가격이 공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주민 500여 명이 가입해 직접 먹거리 수급을 조절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그룹 채팅방에서는 간장 1병당 달걀 6개의 가치로 물물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또, 코카콜라 1병과 담배 5개피가 동일한 가치로 거래되고 있다.  또, 매일 아침 주민들은 각자의 냉장고에 남아있는 교환 가능한 품목의 식재료를 사진에 담아 그룹 채팅창에 공개하면서 먹거리 수급 문제를 해결해오고 있다.  해당 그룹 채팅에 가입한 한 주민은 “지난 7일 동안 생존을 위해 매일 먹는 양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아침 식사를 거르고 낮 12시 이후 첫 끼 식사를 하고 있으며, 밤에 배가 고프면 억지로 잠을 자는 날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가장 부족한 것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인데 부족한 비타민 탓에 입안이 온통 헐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이 지역 주민은 “우리 아파트 주민들 중 대부분이 아이를 위한 기저귀가 없어서 난처한 상황”이라면서 “오래 전에 생수는 이미 떨어졌고, 수돗물을 그냥 마시거나 냄비로 끓여서 소독해 마시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사연은 비단 상하이 일부 아파트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 자신 역시 봉쇄된 상하이시의 주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주변 사람들 대부분 현재 화장지가 동이 나서 당장 화장지를 구매할 수도 없고, 사용할 수도 없다”면서 “화장지 대신 천조각을 잘라서 세탁 후 재사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며 먹을 것 뿐만 아니라 화장지나 생리대 같은 필수품들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했다.  이 누리꾼은 “주식으로 먹었던 쌀 뿐만 아니라 밥을 대체할 수 있는 밀가루도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식빵이나 만두와 같은 것을 구할 수 없어서 집에서 직접 빵을 굽는 주민들도 많아졌다. 이 때문에 물물교환 시 밀가루의 가격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파키스탄·스리랑카 덮친 ‘아랍의 봄’… 러 부도 임박·美긴축에 신흥국 ‘휘청’

    파키스탄·스리랑카 덮친 ‘아랍의 봄’… 러 부도 임박·美긴축에 신흥국 ‘휘청’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최하인 채무불이행(디폴트) 바로 위 단계까지 내려갔다. 유가와 곡물값 급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고조되고 미국의 강한 긴축 기조로 금융시장이 경색될 가능성에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의 코로나19 봉쇄로 공급망이 악화할 거라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전날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시켰다”고 보도했다. 디폴트 직전인 SD등급은 국가 채무 중 일부 상환이 불가능할 때 적용된다. S&P는 채무 상환 유예기간 30일 동안에도 러시아는 여전히 루블을 달러로 바꿔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미 러시아 재무부는 지난 6일 미 금융기관이 채권 이자 6억 4900만 달러(약 7970억원)에 대해 지급 업무 진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부차 학살’로 대러 추가 제재를 부과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미국 은행 계좌를 통한 부채 상환을 막아 놨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르면 다음달에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고, 직전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때보다 2배 빠르게 시중의 돈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상황에서 러시아 디폴트는 세계시장에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신흥국의 시름은 한층 더 깊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식량·연료 부족과 고물가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민중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2011년 밀값 폭등으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의 재현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파키스탄 의회는 10일 심각한 경제난의 책임을 물어 임란 칸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크리켓 국가대표 출신인 칸 총리는 2018년 정권을 잡았으나 경제 정책 실패와 노골적인 친중 외교로 실각하는 처지가 됐다. 파키스탄의 소비자물가는 12.7%에 육박하고 파키스탄 루피의 화폐 가치는 5년간 50%가량 폭락했다.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도 비슷하다. 5년간 250억 달러의 외채를 갚아야 하는 스리랑카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70억 달러의 빚에 허덕이고 있다. 이 나라 외환보유액은 2018년 69억 달러에서 올해 22억 달러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최근 몇 달간 수도 콜롬보에 10시간 넘는 정전이 계속되고 가스, 음식, 약품이 부족해 긴 줄을 서야 하는 상황에 민심은 폭발했다. 지난달 말부터 시민들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레바논과 페루 등에서도 식량 위기로 인한 소요사태가 격화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옥수수, 밀 등 우크라이나 주요 곡물생산량이 전년 대비 30~55%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3월 식량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2.6% 급등한 159.3포인트를 기록해 1996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차기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내정된 토고 출신 질베르 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는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의 40%가 기아에 허덕이는 중동과 아프리카에 수출되고 있어 식량위기와 가격 급등에 따른 사회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미국의 친구’ 인도는 왜 러시아를 도우려 할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미국의 친구’ 인도는 왜 러시아를 도우려 할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최근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1일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만나 “수년 전부터 국제 무역 거래에서 러시아 루블화와 인도 루피화 사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앞으로 두 나라는 (미 달러화가 아닌) 양국의 통화로 결제하는 추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모스크바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고 애쓰지만 인도는 정반대로 러시아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 뉴스가 나오기 며칠 전 홍콩의 아시아타임스도 “조만간 러시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인도 준비은행(RBI)과 만나 양국간 무역 금융 체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규제틀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중국 위안화로 루피를 매입해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대러 제재를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의 통화를 은행에서 환전할 수 있게 했다. 중국과 인도, 터키,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르메니아 등이다. 이 가운데 중국과 인도, 터키, UAE 4개국은 경제 규모가 커 러시아가 세계화의 흐름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도록 해줬다. 지난달 초 인도는 유엔의 러시아 규탄 및 철군 요구 결의안 표결에서도 기권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13일부터 미국과 서구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한 것은 러시아 경제를 철저히 파탄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인도는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인도 수출단체협회(FIEO)를 이끄는 A.삭티벨 회장은 미 CNBC방송에 출연해 “인도와 러시아는 미국의 대러 제재를 우회하고자 루피·루블 통화스와프(환율 방어를 목적으로 양국이 상대 통화를 교환해 예치하는 것)를 체결할 것”이라고 대놓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달러가 필요없는’ 무역금융 체제를 구상하는 것이다.인도는 미국이 이끄는 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의 일원이다. 그런데 왜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제재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 한발 더 나아가 대놓고 러시아를 도우려는 것일까. 이를 두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에 대항할 군사 무기를 공급받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상황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대 해피몬 제이콥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인도가 처한 지정학적 상황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일견 그럴 듯 하지만 NYT가 말하는 ‘지정학적 상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필자가 볼 때 인도가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한 이는 대만에서 활동하는 산케이신문 특파원 야이타 아키오(矢板明夫)다. 중러의 지나친 밀착을 경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경 문제 등을 두고 중국과 강하게 대척하는 인도로서는 군사 기술 대부분을 제공해온 러시아가 중국과 더 가까워지면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여긴다는 설명이다. 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군사 장비의 85%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도 전문가인 한유진 스타라진 대표 말로는 “최근 인도가 국방기술 자립을 꾸준히 추진해 러시아 의존도를 50% 수준으로 낮췄다”고 한다. 어쨌든 지금도 인도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뉴델리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어가는 동시에 모스크바가 지나치게 베이징과 친해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 외교 과제를 안게 됐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진보적 가치 전략(The Progressive Values Strategy)을 구현했다고 보는 필자의 시각에서는 야이타 아키오의 견해가 가장 정확해 보인다. 진보적 가치 전략은 세계 질서가 갈수록 다극화될 것이라는 전제에 뿌리를 둔다. 그래서 경쟁 상대인 중국과 러시아를 무조건 죽이려고 하기보다는 두 나라가 보편적 국제 규범에 부합하는 행동을 보이면 양국의 부상을 일정 부분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만 받아들인다면 중러가 어느 정도 패권을 추구해도 용인하겠다는 함의다. 이 전략에 따르면 미국이 직접 무력을 행사하는 사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유엔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심산이다. 대신 외교와 첨단기술 등 다른 도구를 활용해 상대국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압박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본다. 지난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것도 진보적 가치 전략이 바탕에 깔려 있다.다시 인도로 돌아가 보자. 한 대표에 따르면 인도에게 있어서 최대 안보 위협은 파키스탄이다. 인구 2억 2000만명의 파키스탄은 핵을 보유한 군사 강국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힌두교·이슬람 종교 갈등과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 분쟁으로 수십년간 적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외교관계도 끊어진 상태다. 특히 파키스탄에서는 2018년 임란 칸 총리가 집권하면서 반미 기조가 강해졌다. 때마침 미군이 아프간을 완전히 떠나게 돼 이제 파키스탄과 아프간은 대놓고 무슬림 형제애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인도에게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역사적으로 이이제이(오랑캐를 오랑캐로 다스림) 전략을 선호하는 중국 또한 파키스탄의 강력한 우군이다. 이를 종합하면 인도가 왜 서구세계의 우려에도 필사적으로 ‘러시아 구하기’에 나섰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발이 묶인 러시아는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대러 제재가 길어지면 중러 양국은 (위안화로) 단일 통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3000㎞ 넘는 국경을 마주한 중국, 종교 문제로 갈등이 극에 달한 파키스탄과 맞서기도 버거운데 전통적 우방이자 국방기술 지원국인 러시아까지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인도로서는 이웃한 주요국이 모두 적국이 될 수 있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인도가 러시아를 도우려는 것은 ‘제발 중국에 올인하지 말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인도의 예상 밖 행보에 당황한 것은 워싱턴이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를 두고 “쿼드 국가 가운데 가장 불안한 동맹”이라고 의구심을 드러내다가 최근에는 “중요한 핵심 동맹 국가”라며 달래기에 나섰다. 인도가 원한다면 군사 무기와 기술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인도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이에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뉴델리에 극도의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군사기술이 절실한 인도는 왜 세계 최강 미국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을까. 미국의 존재가 자신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느끼고 있어서다. 미국이라는 ‘물’로는 바로 옆에서 활활 타오르는 중국과 파키스탄이라는 ‘불’을 끌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만 봐도 미국은 진보적 가치 전략에 의거해 군사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군인과 민간인이 수도 없이 사망했다. 중국·파키스탄의 군대와 당장 충돌해 싸울수도 있는 인도 입장에서는 미국의 ‘구두선’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질 뿐이다. 워싱턴 조야가 이 지역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곧바로 중국이 뉴델리의 복잡다단한 속내를 정확이 간파하고 인도로 접근했다. 현 구도를 잘 활용하면 2020년 국경 분쟁으로 냉랭해진 양국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은 듯 하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지난달 25일 예고없이 뉴델리를 찾아와 “인도와 협력을 원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자이샨카르 장관은 “영토 문제 해결이 관계 개선의 선결 과제”라며 차갑게 답했다. 현재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성사시킬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국경 분쟁에 대한 근본 해법을 내놓기 어렵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에 국내 여론이 어디로 튈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왕 국무위원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급하게 뉴델리로 날아갔지만 인도를 달랠만한 카드는 가져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만 보면 중국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돌아갔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왕 국무위원은 인도를 방문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네팔 총리 등을 만나 광범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네팔은 부탄과 함께 중국과 끊임없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인도는 “네팔·부탄이 중국의 공격을 받는다면 자국이 침략당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반중’ 군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왕 국무위원은 이런 네팔에 세 가지를 약속했다. 네팔의 경제 발전을 돕고 네팔의 독립적인 지위와 정책 추진을 지원하며 네팔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참여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인도에 가장 의미있는 대목은 중국이 네팔의 독립적인 지위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베이징이 인도의 ‘깐부’(같은 편)인 네팔에 안전보장을 공언해 간접적이나마 뉴델리에 ‘선물’을 안긴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둘러싼 각국의 외교적 움직임이 참으로 부산하다. 이제 한국도 정세 변화에 발맞춰 외교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할 때가 됐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목표를 이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20개국(G20)에도 가입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 다수가 합의한 외교적 지향점은 보이지 않는다. 국가의 나아갈 방향이 분명하지 않으면 외교 전략 역시 모호하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부디 새 정부는 최선의 방략을 세워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STOP PUTIN] 우크라 당하는데 유엔 안보리 무력하다고? 비관과 낙관 사이

    [STOP PUTIN] 우크라 당하는데 유엔 안보리 무력하다고? 비관과 낙관 사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호소하는 연설을 들었을 것이다. 그는 “유엔을 폐쇄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은 뒤 “국제법이 먹히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라고 답하려면 즉각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의 퍼갈 킨 기자는 과거를 들추거나 이번 전쟁을 멈추지 못해 벌써 1100만명 이상이 집을 버리고 피란 길에 나선 것을 봤을 때 국제사회가 대동단결할 수 있을지 9일(현지시간) 긴 글로 돌아봤다. 알파벳으로 200자 원고 100장을 훌쩍 넘겼다. 그의 개인적인 경험과 인연 등에 대한 감상 등을 건너 뛰고 최대한 줄였다. 결론부터 얘기할까. 우크라이나인들의 수많은 희생은 역사에 가장 커다란 약속 파기로 비롯된 일이다. 2차 세계대전의 충격파 속에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얘기에 뿌리를 둔 얘기다. 르비우는 킨 기자 본인에게 인류의 최악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침략의 결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일깨운다고 했다. 르비우 대학 법대 졸업생 라파엘 렘킨이 대량학살 제노사이드(genocide)란 단어를 창안했기 때문이다. 나치 홀로코스트에 질색해 1944년 이 말을 썼는데 4년 뒤 유엔이 국제법의 범죄로 규정했다. 렘킨의 동창 허시 라우터파흐트는 저유명한 1945~46년 뉘른베르크 재판 때 나치 지도자들을 기소하며 처음 이 단어를 인류애에 반한 범죄에 써먹었다. 둘 다 유대인이었으며 20세기 초반 몇십년 동안 르비우에서 공부했다. 당시 그 도시는 렘베르크로 불렸는데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 속해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 제국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았다. 이 도시의 유대인이 모두 사라진 것은 우크라이나가 나치에 완벽하게 협력했기 때문이었다. 둘의 생각은 1945년 유엔 헌장의 문구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 지금 르비우는 또다시 커다란 역사적 트라우마에 중심이 되고 있다. 킨 기자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하기 위해 열차에 오르는 사람들의 행렬, 부차에서 처형되듯 살해된 민간인 시신들을 보면서 르비우에서 온 변호사들의 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고 털어놓았다.1994년 르완다에서 있었던 일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노사이드 2주째에 유엔 안보리는 평화유지군 병력을 2000명에서 270명으로 줄여 버렸다. 벨기에 요원 10명이 르완다 군에 살해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달리 르완다는 지정학적 중요성도 없었다. 미국과 다른 열강들은 제노사이드라고 규정하기에는 너무 늦었으며 개입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만 낳게 된다며 거절했다. 그렇게 투치족 난민들은 남부 부타레에서 극렬 무장집단과 병사들에게 도륙 당했다.그로부터 일년 뒤인 1995년 7월 라트코 믈라디치 장군 휘하 보스니아 세르비아 병사들이 스레브레니차 마을에 진주한 뒤 8000명의 남성과 소년들을 사살했는데 네덜란드 유엔 평화유지군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두 제노사이드는 안보리가 유엔 헌장의 자구 해석에 매달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극명하게 보여줬다. 1945년의 약속은 정치적 의지 부족과 분열 때문에 지켜지지 않았다. 1990년대 겪은 끔찍한 일들은 국제법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제노사이드를 막지 못하면 적어도 처벌할 수 있어야 했다. 해서 두 나라 문제로 법정이 세워졌다. 아울러 캄보디아와 시에라리온에서의 대규모 살인에 책임이 있는 이들을 다루는 재판도 열렸다. 시에라리온의 민간인 살해를 막기 위해 유엔이 군사작전을 펼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알바니아 민족을 코소보에서 축출하는 일을 끝내기 위해 개입했다. 세계는 이제 제노사이드와 인류애에 반하는 범죄를 항시 다루는 법정을 세우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1998년 세워져 심각한 인권 유린 사례들을 단죄했다. 유엔 산하는 아니었지만 회원국들의 손으로 긴밀히 협력해 창설됐다. 2009년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다르푸르 민간인 학살을 지시해 ICC에 제노사이드 혐의로 기소된 첫 번째 국가 원수란 오명을 얻었다.2차 대전이 끝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기소로 응분의 처벌을 받게 하는 것만 아니라 미래의 전쟁 지도자들이 민간인의 권리를 짓밟기 전에 다시 생각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첫 날부터 바로 문제가 생겼는데 현재 우크라이나 전범에 대한 최근 논쟁에도 그림자를 뻗치고 있다.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로마조약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세 나라는 법정을 세우지 않아 이들 나라는 ICC 사법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안보리가 표결해 승인하면 사법권이 인정되지만 비토권을 갖고 있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을 침략 전쟁을 일으킨 책임을 물어 기소하면 ICC가 힘을 못 쓰게 된다는 것이다. ICC가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주체들을 전범으로 수사하려 했을 때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할 가치가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군을 단죄하려는 데 반대하는 신호로 ICC 수석검사를 제재하기로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신장 자치주에서 위구르족을 제노사이드한 혐의로 중국 관리들을 수사하려던 시도 역시 중국이 ICC 회원국이 아니란 이유로 무산됐다. 전범 변호사인 필립 샌즈 교수는 초강대국의 이런 태도는 “한 쪽으로 치우친 정의”를 빚어내는데 힘이 부족한 나라가 기소되더란 것이다. “약자에게 이런 규칙, 강자에게 이런 규칙이 주어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법적 질서도, 심지어 진짜 법적 질서도 아니다.” 샌즈 교수의 할아버지도 르비우 출신이며, 증조모는 나치에 살해됐다. 그 역시 푸틴과 그의 장군들을 기소하는 특별국제법정을 세울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을 기소해야 한다고 찬동하는 이들은 미국과 영국의 이중 기준을 탓하고 있다. 샌즈 교수는 2003년 미국 주도로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세계 여론이 양분됐음을 지적했다.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나중에야 침공이 불법임을 인정했다. “뿌린 대로 거둔다. 그리고 당신이 거둔 것에는 당신의 이중기준도 포함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영국을 반박하는 수사 장치로 이라크 예를 들었다. 그는 이라크 침공을 가리켜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특별한 장소”를 쳐들어갔다고 했다. 현실에서 국제 외교에 힘입어 전후 평화를 누린 황금기는 없었다. 열강들은 묵시록에서와 같은 핵전쟁을 하지는 않았지만 늘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다. 한반도와 알제리, 콩고,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앙골라,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리비야 등등이다. 일부는 부분적으로나마 열강들의 대리전이었다. 갖가지 분쟁 지역에서 민간인을 보호하고 완충 역할을 하는 중에 4000명 이상의 유엔 평화유지군 병력이 목숨을 잃었다. 샌즈 교수는 “부분적으로 두렵지만 부분적으로 낙관적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1945년 나치가 패함으로써 만들어진 법적 질서를 파괴할 수 있거나 어쩌면 발전시키고 강화할 수 있다. 난 후자의 견해에 더 기울어진다. 기나긴 게임이다. 이 보 진전하면 일 보 물러난 뒤 다시 나아간다. 그저 원칙을 믿고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유엔이 최근 달라졌다는 징후는 있다. 193개 회원국이 모두 모인 총회가 침공을 규탄했고, 러시아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시켰다. 중국이 반대했고 인도가 기권했다. 유엔 회원들의 3분의 2는 도덕적 신호에 반응했다. 제노사이드와 전범 처리에 경험 있는 유엔 관리 출신은 열강들의 정치학 렌즈로만 현재 세계질서를 바라보면 실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맨체스터 대학의 무케시 카필라 교수인데 수단의 유엔대표부에서 일하며 다르푸르 살육을 제노사이드로 인식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주도했다.“옳은 것과 그른 것, 선과 악의 싸움에는 수많은 행동이 있기 마련이다. 나쁜 녀석 편에만 모두가 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미얀마를 기소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예를 들었다. 1945년 유엔 법정이 세워졌을 때만 해도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기소해야 가능했다. 해서 미얀마는 서부 아프리카 국가 감비아가 로힝야족 무슬림을 박해했다는 이유로 기소하는 바람에 피고가 됐다. 카필라 교수는 최근 들어선 “보편적 사법권” 개념이 발전돼 자국 영토에서 피고를 체포하면 전범 피의자를 재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독일 검찰이 시리아 장교를 살인 및 고문, 성폭행 혐의로 기소할 수 있었다. 안보리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제국주의와 초강대국을 대변한다는비판을 받아왔다. 아프리카, 인도를 비롯한 남반구, 남미는 지금도 외면받고 있다. 안보리를 확대하는 것도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카필라 교수는 비토권으로 인한 교착 상태를 뚫는 방편으로 총회의 권능을 강화하는 것을 들었다. “안보리가 교착되면, 왜 한 멤버가 더 큰 심판 노릇을 떠맡는 메카니즘을 만들면 되지 않나. 총회 말이다. 훨씬 민주적이며 안보리가 합의에 이르도록 압력을 높일 수도 있다.” 중국과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 등 영원한 5강(Permanent Five)이 자신의 영향력을 지우는 데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카필라는 “칠면조들은 크리스마스에 한 표를 던지지 않는다”고 빗댔다. 하지만 그는 시민사회운동이 최근 기후변화 등에서 진전을 이루는 데 힘있는 압력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도 현실이 되곤 한다.” 유엔 헌장이 건넨 약속의 중심에는 여러 나라들이 힘을 합쳐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무력 분쟁이 일어나면 군대를 보내 평화를 지키고 세계는 인권 유린을 처벌할 것이란 믿음이었다. 정의를 찾게 하고 미래의 범죄를 예방한다는 뜻이었다.우크라이나 위기가 고도로 갈등을 증폭시켜 진솔하게 국제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변화의 순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앙겔라 메르켈은 독일 총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여러 국가의 일방적인 행위가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는 점을 슬프게 돌아봤다. 동독에서 자라나 초강대국들의 적대가 드리운 그늘을 잘 아는 그는 망각의 위험을 경고했는데 특히 2차 대전을 살아 경험한 이들이 세상을 등지는 일의 의미를 걱정했다. “우리가 지금 살펴야 하는 것은 역사의 중요한 교훈이 옅어져가는 역사의 한 국면에 들어서지 않게 하는 일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원화된 세계질서가 2차 대전의 교훈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상기시켜야 한다.”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기억하라는 것이 메시지이며 과거로 끌려가지 않게 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킨 기자는 결론 내렸다.
  • “예상 못한 굶주림”… 민심 들끓는 ‘봉쇄 상하이’(영상)

    “예상 못한 굶주림”… 민심 들끓는 ‘봉쇄 상하이’(영상)

    인구 2600만명의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급품 지급을 둘러싼 혼란이 벌어지는가 하면 시당국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9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시당국의 무기한 전면 봉쇄로 혼란을 빚고 있는 상하이의 모습들이 퍼져나갔다. 상하이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은 주민들이 슈퍼마켓을 약탈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다만 실제 약탈이 벌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한 아파트 주민들이 단체로 몰려나와 “보급품을 보내달라”며 항의하는 영상, 한 임시병원에서 이불과 식량 등 보급품을 차지하기 위해 격리자들이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 등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됐다.외신도 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하이 상황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7일 도시 봉쇄 전 일주일치 충분한 국수와 빵을 사뒀지만 이제는 식량이 떨어진 한 주민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이제 배고픈 느낌에 익숙해졌다”며 “21세기에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 조부모 세대가 겪었던 굶주림을 경험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NYT는 “식량 부족이 얼마나 만연한지는 불분명하고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계층과 국적을 초월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디에 살든, 돈이 있든 없든,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한다”는 아우성 등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휴먼라이츠워치의 선임연구원 마야 왕은 “중국에서의 ‘봉쇄’라는 단어의 사용은 매우 부정확할 수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온전히 포착하지는 못한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또 봉쇄 기간 중 일부 노인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하면서 특히 취약 계층이 겪을 어려움을 우려했다. 상하이 시당국은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도시 봉쇄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봉쇄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기는커녕 감염자가 급증하자 무기한 봉쇄에 돌입했다.시당국이 주민들에게 식량 등 보급품을 전달하고 있지만 식량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봉쇄가 길어지며 상하이 안팎을 연결하는 물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있는 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부 트럭 운전자들은 격리 조치에 취해질 수 있는 상하이로의 운송을 거부하거나 추가 수당을 요구하고 있다고 미국 포린폴리시(FP)는 전했다. 쭝밍 상하이 부시장은 9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구역별 봉쇄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3일째 봉쇄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봉쇄 완화 입장을 처음 내놓은 것이다.시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7일 이내 양성 판정자가 있는 지역’은 ‘통제구역’, ‘7일 이내에는 없지만 14일 이내에 양성 판정자가 있는 지역’은 ‘관리통제구역’, ‘14일 이내에 양성 판정자가 없는 지역’은 ‘방어지역’으로 차등화된다. ‘방어지역’의 경우 주민들이 구역 안에서 활동할 수 있고 슈퍼마켓 등 영업이 허용된다. 다만 전수 검사 일정 등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2만 5071명으로 닷새 연속 일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2만 3624명(무증상 감염 2만 2609명 포함)이 상하이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 ‘가평 계곡살인‘ 사건 투입된 경찰 고작 11명…검거에 소극적 논란

    ‘가평 계곡살인‘ 사건 투입된 경찰 고작 11명…검거에 소극적 논란

    ‘계곡 살인’ 사건의 남녀 피의자 이은해(31·여)·조현수(30)를 쫓는 검경 합동 검거팀에 경찰이 고작 수사관 11명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수사관은 피의자 중 한명인 이씨의 과거 남자친구들이 사망한 의혹 2건도 함께 조사해야 해 검거 작전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지난 6일 인천지검과 함께 합동 검거팀을 꾸렸고, 광역수사대 소속 강력범죄수사1계가 투입됐다. 강력범죄수사1계 소속 수사관은 경정 계급의 계장을 포함해 모두 27명이지만 이들 중 고작 11명만 합동 검거팀에 투입했다. 이들 수사관 11명은 검경 합동 검거팀이 만들어지기 전 경찰청 지시로 꾸려진 ’인천 석바위 교통사고 의문사‘ 전담조사팀이기도 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씨의 옛 남자친구가 2010년 인천시 미추홀구(당시 남구) 석바위사거리 일대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은 검찰 수사와 별도로 이 전담조사팀을 꾸린 바 있다. 이후 검경 합동 검거팀이 만들어지자 전담조사팀에게 검거 활동까지 맡겼다. 이들은 최근 경찰청 지시로 이씨의 또 다른 옛 남자친구가 태국 파타야 인근 산호섬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사망한 의혹도 확인해야 한다. 한 경찰관은 “계장과 팀장 등을 빼면 실제 수사관은 9명인데 검거도 하면서 의혹 2건도 같이 확인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하다”며 “지명수배자들을 잡기 위해서는 각종 자료를 많이 봐야 하는데 그 인원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인천경찰청이 상급 기관인 본청이 지시한 ‘석바위 교통사고 의문사’ 의혹 확인에 중점을 두고, 외부기관인 검찰이 협조를 요청한 이씨 등의 검거에는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의혹 조사와 피의자들 검거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며 “진행 상황을 보면서 인원을 더 보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현수(30)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지만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가 도주해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씨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A씨를 살해하려고 시도했을 당시 조씨에게 ’복어 피(독)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A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 [여기는 중국] 주인 쫓던 개를 몽둥이로…확진자 반려견 죽인 방역당국

    [여기는 중국] 주인 쫓던 개를 몽둥이로…확진자 반려견 죽인 방역당국

    중국에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방역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상하이에서는 어린 아기들을 부모와 ‘생이별’ 시켜 격리해 논란이 되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바로 “아기들은 부모와 함께 격리할 수 있다”라며 규정을 변경했다. 이번에는 방역 요원들의 확진자 반려동물에 대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현지 언론인 상유신원에 따르면 지난 6일 상하이 푸동차오루 한 주택단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격리 시설로 이송된 뒤 방역 요원이 해당 감염자의 반려견을 길거리에서 바로 도살하는 일이 발생했다. 자가격리 중인 주민이 찍은 영상에 따르면, 흰옷을 입은 방역 요원은 거리에 나온 웰시코기를 몽둥이로 몇 차례 내려친 뒤 움직임이 멈추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사체를 비닐봉지에 넣고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이 현지 온라인을 통해 급격히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자 해당 주민 자치 위원회는 “반려견의 주인이 양성 반응이 나와 반려견을 통한 전염이 우려됐다”라며 “당시 방역 요원의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 이후 반려견 주인과 협의해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반려견 주인은 이날 밤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 “집에 사료가 없어서 반려견을 안고 나왔고 자치위원회에 돌봐 달라고 부탁하려 했으나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주인이 버렸다고 말했다”라며 “반려견을 집에 두는 것도, 단지 안에 풀어 두는 것도 안 된다고 거부당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리에 풀어 두고 유기견이 되어도 좋으니 굶어 죽지만 않게 하려 했으나 방역 요원이 이렇게 때려죽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분개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흰옷 입은 악마들”, “이제 와서 보상이 다 무슨 의미인가?”, “반려견도 가족인데 너무 잔인하고 끔찍하다”, “이 도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허베이 랑팡시 안츠구는 감염자의 반려동물을 도살하라는 ‘도살령’을 내렸다. 당초 가짜 뉴스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실제로 당국에서 이런 공문이 발표된 것을 안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이 일자 다음 날인 30일 즉시 해당 명령을 철회했다. 상하이 일부 동물 병원, 애겹샵은 보호자의 갑작스러운 격리 시설 이송으로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을 위해 안전하게 격리 및 관리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는 ‘격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인과 동물을 함께 격리하면 되지 않냐”라며 비난했지만 중국 당국은 원칙상 확진자 주인과 동물은 함께 격리할 수 없다. 궁극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집을 비워도 될 만큼 사료와 배변 패드, 물 등을 넉넉하게 챙겨놓아라'라며 의미 없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당분간 늘어나는 확진자 만큼 홀로 남게 되는 반려동물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유통기한 지난 음식도 먹는다… ‘봉쇄 상하이’ 덮친 식량난

    유통기한 지난 음식도 먹는다… ‘봉쇄 상하이’ 덮친 식량난

    “일부 사람들은 길가의 식물을 캐 먹고 식중독에 걸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주민들은 채소를 더 오래 보관하는 방법,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에 대해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7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중국 전문 에디터인 제임스 팔머 부편집장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11일째 장기 봉쇄 중인 상하이의 식량난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엄격한 봉쇄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거주인구 2500만명에 이르는 상하이에서는 대부분 주민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완전히 금지되거나 식량 구매를 위해 며칠에 한 번만 외출할 수 있다.팔머 부편집장은 “상하이 주민들의 주 관심사는 코로나19가 아니라 음식”이라고 말했다. 슈퍼마켓의 선반이 텅텅 비는 일이 벌어지고, 온라인 주문은 아침에 중단돼 운 좋은 사람들만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도시 봉쇄가 길어지며 물류 시스템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상하이를 오간 일부 트럭 운전자는 격리 조치에 취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상하이로의 운송을 거부하거나 추가 수당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FP는 전했다. 상하이의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생수를 정기적으로 배달해 먹는데, 소수의 중산층 가정에만 수돗물 필터가 있는 탓에 오염 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수돗물을 마셔야 하는 일도 벌어진다.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살면서 배가 고픈 것은 처음이다”, “배송 부족 문제를 빨리 해결해달라” 등 불평이 올라오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상하이 시당국은 전날 쌀 등 식량은 충분하다고 하면서도 “코로나로 인해 물류가 원활하지 않고, 생필품 공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식량난을 일부 인정했다.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며 세계 경제에도 타격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시 봉쇄로 상하이 항구의 물동량이 약 33% 급감했다고 전했다. 항구는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항구와 연계되는 육상운송이 검역 강화 등으로 지연되고 주변 창고들이 폐쇄된 영향이다. 한편 강력한 봉쇄 조치에도 이날 발표된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 수는 전날 기준 1만 9982명을 기록했다. 중국 전체 신규 감염자 2만 2995명의 90% 가까이가 상하이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 당국은 상하이의 누적 감염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면서 경증 환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수용하는 임시 병원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 [전민식의 달달한 삶] 우생/소설가

    [전민식의 달달한 삶] 우생/소설가

    엘리베이터에서 아파트 동을 대표하는 분을 만났다. 아파트 일에 매사 적극적이어서 그를 응원했다. 그런 그가 좀 엉뚱한 말을 꺼냈다. 옆 단지하고 우리 단지 사이에 펜스를 치려고 논의 중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가 말하는 옆 단지는 국민임대아파트였다. 펜스를 치면 우리가 사는 아파트 가격이 더 상승할 거라고 덧붙였다. 잠시 눈앞이 캄캄했지만 그러지 마시라 말했다. 한동안 나 역시 국민임대아파트에 살았다. 사는 곳이 그 사람의 전부인 양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 이를 보기도 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편을 가르고 다툼이 일면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그런데 이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일일 것이다. 잊을 만하면 이런 유형의 기사들이 뉴스에 나왔다. 근래에 들어 친하게 지내게 된 유튜버가 있다. 그는 권력의 정점에 서 있을 때 그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런 후 유튜버로 살아가고 있는데 단 한 명도 예외없이 그의 은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은퇴했다. 그에게 물으니, 어느 한쪽에 서서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건 결국 나머지 절반을 적으로 삼거나 혹은 상대는 열등하다 믿어 경멸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 말했다. 그동안 그게 가장 큰 슬픔이어서 결국 손을 놓았다고 한다. 나는 그의 용기에 손을 잡아 주었다. 한동안 백수로 살아야 하고 살아내야 할 일이 막막한 줄 알았으면서도 그는 권력의 손을 놓았다. 그도 배워 온 것이 차이 나고 가진 것이 차이 나지만 사람은 본래 높낮이가 다르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듯했다. 찰스 다윈은 인간은 진화의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나 역시 진화론을 믿는 사람인데 그보다 더 흥미로운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찰스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생물학자다. 그는 우생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열등한 인종을 모두 과감히 제거해야만 우수한 유전자를 보존할 수 있다는 학문을 천명해 사람들을 분류하려고 했다. 그의 우생학은 나치의 인종 청소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단순한 일이지만 우리 아파트에 펜스를 친다는 건, 우리가 옆 단지 사람들보다 월등한 존재라는 편견에 따른 것인데 이러한 편견 역시 타락한 학문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나이 든 경비원을 함부로 대하는 일에서부터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꼰대들이 청년들을 ‘~라떼’라는 말투로 훈계하고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짐승 우리와 같은 곳에 지내게 하는 등의 다양한 이면에 이런 우생학적 개념이 깔려 있다. 저들은 나보다 열등한 인종이라는 개념이. 우생학은 나치의 인종개량법에 닿아 있으며, 한 인간이 가진 이념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부류의 인간을 별다른 이유 없이 증오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주었다. 그가 우생학을 알고 있어서 그런 궁리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푼이라도 아파트 가격을 올려 보려는 욕망이 그를 부추겼을 것이다. 그러니 단 하나인 자산을 빛나도록 만들겠다는 그의 욕망을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자 얼굴도 모르는 어떤 사람들을 증오하거나 경멸해서는 안 될 일. 뭔가 되고 싶고, 이루고 싶고, 갖고 싶은 욕망은 분명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 욕망이 아름다우려면, 내 상처가 아프면 다른 사람의 상처도 아프다는 걸 알아야 하고, 가진 게 부족한 자들을 깔보지 않으며, 옳은 의지를 보려 노력해야겠고, 거리낌없이 소통해야겠고, 미지의 것들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오늘 책 한 페이지라도 더 읽어야 할 일이다.
  • [문화마당] 이상한 나라의 멋진 이수지/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문화마당] 이상한 나라의 멋진 이수지/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20년 전의 봄날, 여러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 도서전 행사장 안팎을 참 열심히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전 세계의 그림책 작가, 그림책 편집자, 그림책 디자이너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박람회에 더러는 한국어 그림책을 소개하기 위해 참가했고, 어떤 이들은 우수한 해외 그림책의 판권을 선점하기 위해 참가했다. 하지만 더 많은 수의 편집자들은 그림책과 그림책 산업에 대해 무엇 하나라도 배우고 싶은 열정으로 도서전을 참관했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책 만드는 사람들의 열망은 강렬했지만, 아직 우리 그림책은 풍족하지 않았다. 도서전에서 만난 여러 나라의 예술적인 그림책, 다양한 그림책들을 보며 그림책 애호가로서는 기뻤고, 책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좌절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저들만 한 그림책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서구 100년의 그림책 역사를 한걸음에 따라잡을 수 없겠다는 이유 있는 열등감이었다. 출장 중 하루, 행사장 인근의 그림책방에 들렀다. 도서전 기간 중 지겨우리만큼 보았을 그림책이지만 책방에서 보는 그림책은 또 다른 맛이 있었다. 도서전이 주로 새 책을 선보이는 장소라면 그림책방은 그 지역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책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정신 놓고 이 책 저 책 펼쳐 보던 중에 책방을 나서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만지작거렸던 책 중 눈에 띄는 네다섯 권의 그림책을 집어 허겁지겁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 집에 돌아와서야 그중 한 권이 우리나라 작가의 책인 걸 알았다. 그 전까지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던 그 작가가 최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수지 작가, 그 책은 이탈리아 코라이니 출판사에서 출간한 그의 첫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나 같은 사람들이 ‘우리는 그림책 역사도 짧고 문화도 척박하고 전문가도 부족해. 우리가 멋진 그림책을 만들기는 요원할 거야’라고 생각할 때, 누군가는 이미 서구보다 더 실험적이고, 더 예술적인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 머리가 멍했다. 우리말을 쓰는 그림책 애호가로서 그림책 작가에게 최고의 영예라는 안데르센상을 우리 작가가 받았다는 뉴스에 마음이 설?다. 더구나 그 작가가 책의 유용성이 의심되는 시대에, 책의 물성을 온전히 이해하며 책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이수지 작가여서 정말 기쁘다. 더불어 이런 경사를 통해 그림책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높아진다면 더없이 뜻깊은 일이 될 것 같다. 2004년 신동준 작가의 ‘지하철은 달려온다’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후, 우리 작가들의 그림책은 매년 열리는 해외 도서전에서 수상 소식을 알리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재작년에는 백희나 작가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꽤나 높아진 적이 있다. 백희나 작가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초대되기도 했고 모 자동차 광고의 CF를 찍을 정도로 지명도가 높아졌지만, 작가와 작가의 수상에 대한 화제가 그림책 창작자나 종사자들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사실 다른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에 비해 그림책 분야에 대한 의미 있는 정부 지원은 지금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놀랍도록 멋지고 우아하게 새로운 세계를 펼쳐 가는 그림책 작가들의 성취가 놀라울 지경이다. 그림책의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은 상상하지 못했던 것만큼 높아졌다. 한국에서 그림책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관심과 노력도 이어지면 좋겠다.
  • 상하이發 물류대란 악화… 테슬라 이어 농심·아모레도 멈췄다

    상하이發 물류대란 악화… 테슬라 이어 농심·아모레도 멈췄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경제수도 상하이에 대한 봉쇄가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 곳곳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차질로 대외 무역에 악영향이 생겨나기 시작한 가운데 농심과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주민 이동 금지를 시작한 상하이시는 이날로 봉쇄 10일째를 맞았다. 당초 지난 5일 조치를 해제하려고 했지만 감염병 환자가 끝없이 쏟아지자 지난 4일 “당분간 봉쇄를 연장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시 당국은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 계획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본토에서 2만 472명의 환자가 새로 나왔다. 이 가운데 상하이에서만 80%가 넘는 1만 7077명이 생겨났다. 병실이 부족해지자 시 당국은 우리나라 코엑스의 10배 규모 전람회장인 국가회의전람센터(NECC)를 4만명 규모의 임시 격리시설로 개조하기로 했다. 추가 감염자 확인을 위해 주민 2500만명을 대상으로 2차 전수검사도 시작했다. 중국에서 하루 감염자 수가 2만명을 넘기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청명절 연휴(지난 3∼5일)에 본토 관광객 수가 7541만명을 기록해 바이러스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 금융·무역 허브인 상하이는 인근 장쑤성과 저장성, 안후이성을 하나로 묶는 창장(長江)삼각주 경제권의 두뇌 역할을 한다. 이들 지역이 제조를 전담하고 상하이가 금융·물류·교통·마케팅 허브를 맡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을 책임지는 창장삼각주 전체가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최대 컨테이너 회사인 머스크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물동량 세계 1위인 상하이 양산항 등에서 트럭 운송 서비스가 상당수 중단됐다. 물류 효율이 30%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ANZ리서치도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면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어려움이 커진 글로벌 공급망에 더 심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상하이 공장은 더이상 외부에서 인력과 부품이 오지 않아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중신궈지(SMIC)는 당국의 승인을 받아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봉쇄가 더 이어지면 소재 수급이 힘들어질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애로도 상당하다. 농심은 라면류를 생산하는 상하이 공장 가동을 지난달 28일부터 중단했다. 스낵과 파이류를 생산하는 오리온의 상하이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화장품 업계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의 상하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도 판매·영업점 등을 두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상하이를 8일간 ‘짧고 굵게’ 봉쇄하고 풀어 경제를 정상화하려던 중국 정부의 계획이 틀어지면서 연간 5.5% 성장 목표도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앞으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엄격히 고수할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6%로 내렸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이 올해 내내 이런 식의 통제를 고수하면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벌써 10일째..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물류대란 본격화

    벌써 10일째..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물류대란 본격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경제수도 상하이에 대한 봉쇄가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 곳곳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차질로 대외 무역에 악영향이 생겨나기 시작한 가운데 농심과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주민 이동 금지를 시작한 상하이시는 이날로 봉쇄 10일째를 맞았다. 당초 지난 5일 조치를 해제하려고 했지만 감염병 환자가 끝없이 쏟아지자 지난 4일 “당분간 봉쇄를 연장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시 당국은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 계획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본토에서 2만 472명의 환자가 새로 나왔다. 이 가운데 상하이에서만 80%가 넘는 1만 7077명이 생겨났다. 병실이 부족해지자 시 당국은 우리나라 코엑스의 10배 규모 전람회장인 국가회의전람센터(NECC)를 4만명 규모의 임시 격리시설로 개조하기로 했다. 추가 감염자 확인을 위해 주민 2500만명을 대상으로 2차 전수검사도 시작했다. 중국에서 하루 감염자 수가 2만명을 넘기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청명절 연휴(지난 3∼5일)에 본토 관광객 수가 7541만명을 기록해 바이러스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 금융·무역 허브인 상하이는 인근 장쑤성과 저장성, 안후이성을 하나로 묶는 창장(長江)삼각주 경제권의 두뇌 역할을 한다. 이들 지역이 제조를 전담하고 상하이가 금융·물류·교통·마케팅 허브를 맡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을 책임지는 창장삼각주 전체가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이를 반영하듯 세계 최대 컨테이너 회사인 머스크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물동량 세계 1위인 상하이 양산항 등에서 트럭 운송 서비스가 상당수 중단됐다. 물류 효율이 30%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ANZ리서치도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면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어려움이 커진 글로벌 공급망에 더 심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상하이 공장은 더이상 외부에서 인력과 부품이 오지 않아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중신궈지(SMIC)는 당국의 승인을 받아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봉쇄가 더 이어지면 소재 수급이 힘들어질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애로도 상당하다. 농심은 라면류를 생산하는 상하이 공장 가동을 지난달 28일부터 중단했다. 스낵과 파이류를 생산하는 오리온의 상하이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화장품 업계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의 상하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도 판매·영업점 등을 두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상하이를 8일간 ‘짧고 굵게’ 봉쇄하고 풀어 경제를 정상화하려던 중국 정부의 계획이 틀어지면서 연간 5.5% 성장 목표도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앞으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엄격히 고수할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6%로 내렸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이 올해 내내 이런 식의 통제를 고수하면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식량만 전담, 편견은 가라… 소수에서 리더 성장 위해 오늘도 ‘경험의 산’ 등반중

    식량만 전담, 편견은 가라… 소수에서 리더 성장 위해 오늘도 ‘경험의 산’ 등반중

    온라인상에서 중장년층의 문화로 소비되는 산악회의 이미지는 남성들 모임이거나 불륜의 온상이다. 그 속에서 산에 오르는 여성들이 주체로 부각된 적이 없다. 세계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오은선 대장처럼 기념비적인 인물들 외에 ‘등산하는 여자들’에 관한 내러티브가 부족했던 탓이다. 30년차 산악인 이선아 한국산악회 학술문헌이사는 최근 여성 산악인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산에 오르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다. 한국산악회 최초로 해외 원정길에 나선 여성 회원으로서 알프스 그랑드조라스(4208m), 몽블랑(4807m), 인도 시블링(6543m, 지원조로 참여) 등을 올랐던 이 이사를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77년 된 최대 산악회… 여성 회장은 ‘0’ 한국 최대 규모라는 한국산악회의 재적 회원 6100여명 가운데 여성은 770여명(12.6%)에 불과하다. 1945년 창립된 이래 1947년부터 여성 회원이 가입했지만 역대 회장단 가운데 여성은 없다. 현재 부회장 총 7명 중 여성은 1명이다. 왜 여성의 참여가 저조할까. 이 이사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가입 장벽이 높은 탓이다. 1992년 여성으로는 처음 한국산악회 대구지부의 문을 두드렸던 이 이사는 이후 그랑드조라스 원정 당시 발대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여성 회원이 참여하면 원로 회원들이 반대할 것을 의식한 원정대원들이 발대식에는 나타나지 말 것을 종용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지속적으로 여성들과 함께할 경우 체력의 차이, 비용의 증가 등을 들어 여성을 배제해 왔다. “첫 번째는 남자들에 비해 체력이 약한 거죠. 사실상 남자들이 매는 수준으로 배낭을 질 수 없으니 자기들만큼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가고 싶은 거예요.” 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중단도 여성들의 등반을 막는 요소 중 하나다. 조사 결과 여성 산악인 55명 중 21명(40.4%)은 등반 경력이 중단된 경험이 있었고, 가장 큰 이유는 출산·육아·결혼이었다. 이 이사도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는 한동안 산을 오르지 못하다 다시 등산화 끈을 고쳐 맸다. 주 5일은 꼬박 교수(당시 루터대 언어치료학과 교수로 재직)로 일하고 주말이면 산으로 내달리던 나날. “사람들은 `그 에너지가 있으면 일을 더 하라’고 했지만, 저는 산을 오르며 얻은 에너지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등반에서는 암묵적인 성역할이 있다. 남자들은 장비와 자일(로프)을 챙기고 여성은 식량을 챙기는 역할을 맡는 식이다. 주요 계획은 남성이 짜고, 여성들에게 통보하는 경우도 많다. 남성 주도적인 등반 환경에 대해 이 이사는 말했다. “아무래도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이 리더가 될 수밖에 없어요. 경험을 많이 한 ‘주류’는 당연히 남성인 것이고, 수십 년간 기회가 없었던 여성은 리더가 되기 힘들었던 거죠.” 때로는 목숨이 위태로운 절체절명의 순간을 견디는 등반의 특성상 노련한 이가 리더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이 이사는 스스로 여성에게 한정된 성역할에만 안주하지 않았는지 반성한다. 장비도 덜 챙겼는데, 음식부터 준비하는 자신을 보면서 ‘비주도적’이었다고 깨달았다. 여성 산악인들도 경험치를 높이면서 더 나은 리더들이 나오고 있다. 산악회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한국산악회 기술위원회도 2020년부터는 여성 회원들을 받기 시작했다. ●등반 중 생리현상이 최대 장애물 등반 시 여성들이 꼽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생리 현상이다. 여성이 극소수인 원정대에서 볼 일을 처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특히나 암벽 등반 장비를 착용하고 수십 시간 절벽에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남성들은 비교적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만’, 여성들은 스무 시간 이상 생리현상을 참기도 한다. 요즘은 여성 산악인들이 늘면서 ‘기구의 발달’도 이뤄지고 있다. “산악회에서 열었던 토론회에서는 등반 당시 생리 중이었던 여성이 빙벽을 오르다 생리혈을 흩뿌렸다는 얘기도 전해졌는데요. 등벽 중에 사용할 수 있는 여성용 소변 깔때기도 나왔죠. 이런 정보를 여성 회원들끼리 공유도 합니다.” ●무시할 수 없는 다수로 성장 중 등산 인구 중 ‘열등한 소수’였던 여성들은 ‘무시할 수 없는 다수’로 성장 중이다. 대학 산악부의 여성 회원 숫자는 늘고, 여성들로만 꾸린 원정대도 이어지고 있다. “남편이랑 애들은 어쩌고”라는 참견을 시도 때도 없이 들었던 여성 산악인들이 줄기차게 산을 오른 결과다. 여성이 여성에게 ‘등반의 기술’을 알려 주는 여성 전문 등반 교실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남성들이 전유했던 경험치를 여성의 입장에서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저희끼린 그런 얘길 했어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들한테 배려를 바라지도 말라고요. 남성들도 여성이라고 차별하지도 말고 서로 소통하자고요.” 한때는 산이 인생의 전부였고, 이제서야 일·가정·산 사이에 적정한 ‘1대1대1’의 균형을 이뤘다는 이 이사가 말했다.
  • [영상]우크라이나 인권변호사 “부차가 충격과 공포라면 마리우폴은 지옥”

    [영상]우크라이나 인권변호사 “부차가 충격과 공포라면 마리우폴은 지옥”

    “부차의 사진이 공포와 충격이라면, 마리우폴에서는 어떤 지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우크라이나의 저명한 인권 변호사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38)는 러시아군이 물러난 수도 키이우의 조용한 밤을 지새며 몸서리쳤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부차 학살’의 참상을 하나씩 써 내려갔다. “러시아군이 가정집에 본부를 설치해 한 방에서는 민간인들을 고문하고 다른 방에서는 총을 쐈다. 한 농부는 아들이 백혈병을 앓고 있어 때리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러시아군이 아들의 몸을 내려쳤다고 증언했다.”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를 이끄는 시민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의 돈바스 침공 후 이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민간인 처형과 고문, 성폭력 등을 국제사회에 고발한 그는 2016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수여하는 ‘민주주의 수호자상’을 받았다.러시아군이 퇴각한 뒤 부차에서 드러난 전쟁 범죄의 참상은 그가 돈바스 지역에서 목격한 것들과 놀랍도록 닮았다. 지난달 29일부터 ‘부차 학살’이 알려진 지난 3일까지 서울신문과 화상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터뷰한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멈추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단 있는 어조로 러시아를 조목조목 비판하던 그도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순간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지 못했다. “민간인을 겨냥한 전쟁 범죄, 러시아에게는 전쟁의 주요 수단” 러시아의 침공 후 그는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러시아군이 남긴 전쟁범죄의 조각들을 모으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법률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지만 폐허가 된 도시를 샅샅이 뒤져 러시아군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들을 기록하고 파괴된 학교와 주거지, 병원 등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는 “러시아에 전쟁범죄는 전쟁의 수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들은 인권 운동가, 언론인, 종교 지도자, 자원봉사자 같은 사람들을 목표로 삼습니다. 평화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죠.”그는 4주 넘게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의 비극을 우려하고 있다. 마리우폴에서는 물과 식량, 의약품 등 모든 물자가 바닥난 채 남아 있는 주민 약 13만명이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인도주의적 통로를 연다는 양국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의 도발로 실제 대피가 수차례 무산됐다. 그는 “국제인도법은 전쟁 중에 민간인들이 위험한 지역에서 벗어나도록 인도주의 통로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는 침공 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수미 지역에서 출발하는 단 하나의 인도주의 통로만 동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는 ‘인도주의 통로’를 빌미로 마리우폴을 비롯해 점령지의 주민들을 자국 영토로 강제 이주시켰다. 출입국 기록이 없는 탓에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린이 2000여명 등 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들이 ‘우크라이나의 신나치주의자들로부터 해방됐다’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그는 “강제 추방된 주민들에게는 ‘남아서 죽느냐, 러시아로 가느냐’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면서 “문서(여권 및 출입국 기록)도 없이 러시아로 끌려간 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건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4주 동안 고통받은 주민들을 자신들의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8년 전 바이든 만나 “무기를 달라” 호소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서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당장의 전쟁범죄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유로마이단 혁명’ 이후인 2014년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시 부통령 자격으로 키이우를 방문해 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났다. 그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독대해 짧은 대화를 할 기회를 얻었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미국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는 “우리에게 무기를 달라”고 호소했고 바이든은 그와 마주 서서 두 손을 굳게 잡아보였다.“이제 미국 뿐 아니라 서방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당신들의 능동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싶습니다.” 그는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 더욱 강력한 경제 제재를 요청했다. 그리고 유엔(UN) 등 국제 기구들을 향해 “제네바와 빈, 브뤼셀이 아닌 키이우, 하르키우, 마리우폴에서 우리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지금 각 나라가, 국제기구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역사는 평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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