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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대 ‘드론 1000대’ 폭격”…물 만난 푸틴, 불바다 된 우크라 [핫이슈]

    “역대 최대 ‘드론 1000대’ 폭격”…물 만난 푸틴, 불바다 된 우크라 [핫이슈]

    러시아가 드론 1000여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폭격을 가했다.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국가 주요 문화유산이 파괴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 CNN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한 봄철 대공습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밤사이 드론 400대와 순항미사일 23기를 발사했고 낮 시간대에도 드론 556대를 추가로 투입하며 이례적인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은 2022년 2월 24일 침공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공중 폭격으로 기록됐다.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내 11개 지역에서 인명 및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리비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16세기 베르나르딘 수도원도 파괴됐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인접국 몰도바 역시 이번 공격으로 유럽과 연결된 전력망 손실 피해를 입었다. 몰도바는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군 공습 피해를 설명하고 에너지 절약을 촉구했다. 이란 전쟁에 관심 쏠린 틈 이용하는 러시아 러시아군의 이번 공습은 전 세계의 관심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쏠려 있는 틈을 타 벌어졌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기존처럼 소모전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미국 등 서방 국가 지원이 뜸해진 현재 상황을 적극 이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군은 현재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보다 약 3배에 달하는 많은 병력을 동원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명 ‘고기 분쇄’로 불리는 이 전술은 개전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보다 많은 인구를 이용해 펼쳐 온 양적 승부 방식이다. 고기 분쇄 전술은 엄청난 손실로 이어졌지만 러시아는 좀처럼 이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에도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병력 수만 명을 무차별 공격에 투입했고 이 과정에서 나흘 만에 사상자 600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시선이 이란 전쟁으로 분산된 상황도 우크라이나에게 치명적인 악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시선이 이란 사태에 고정되면서 러시아가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의존해 온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 지원 발목 잡는 이 나라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봄철 대반격 대응을 위해 서방 우방국에게 방공 미사일 즉각 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은 해당 사안과 관련한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약 154조원)의 긴급 대출을 지원하려다 불발됐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의 반대로 안건이 승인되지 못한 것이다. EU 27개국 정상이 모인 이날 회의에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지원금을 집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에 서명을 거부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1월 러시아의 공격으로 드루즈바 송유관이 파손돼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끊어진 뒤 우크라이나가 일부러 송유관을 복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헝가리는 지난달 유럽연합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 대출에 대한 집행에 제동을 걸었다.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만 집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적극 이용한 것이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오르반 총리가 선거 운동에서 우크라이나를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며 “그가 우리를 배신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평화회담 상황은?안팎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우크라이나는 평화 회담조차도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양국 간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측이 우크라이나에 도네츠크 지역 철수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해당 영토를 러시아에 넘기라는 의미이자 러시아가 줄곧 원해온 종전 조건이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우크라이나가 철수를 거부한다면 미국은 평화 협상에서 손을 떼고 중동 작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 안팎으로 적지 않은 이득을 보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돼 국제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시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완화한 데다 서방 국가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심도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 욕조 속 기억 [으른들의 미술사]

    욕조 속 기억 [으른들의 미술사]

    ●닫힌 공간, 열려 있는 색채 피에르 보나르(1867-1947)가 그린 ‘욕조 속 누드와 작은 개’는 욕조라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을 그린 것이다. 화면 중앙에는 한 여성이 욕조에 잠겨 있지만, 그 윤곽은 흐릿하다. 오히려 타일 벽과 욕조의 형태, 그리고 바닥의 타일 무늬가 더 강렬하다. 파랑, 주황, 노랑이 뒤섞인 공간은 현실 속 욕실이라기보다 감각의 장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표현은 보나르가 대상을 정확하게 재현하기보다 기억에 의존해 그렸음을 보여준다. 그는 실제 모델을 보며 그리지 않고 스케치와 기억을 바탕으로 작업했으며, 그 결과 화면은 현실과 기억 간 차이를 보인다. ●욕조 속 인물 이 그림의 모델은 보나르의 오랜 동반자였던 마르트 드 멜리니로 알려져 있으며, 그녀는 보나르의 아내이자 평생에 걸쳐 영감을 주는 뮤즈였다. 보나르는 마르트를 380여 점이나 그려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마르트는 건강 문제로 치료를 위해 반식욕을 즐겼다. 욕조에 누운 마르트의 모습은 휴식과 치유의 장면이지만 동시에 기묘한 정적을 품고 있다. 몸은 물속에 잠겨 물과 몸의 경계가 사라지고, 인물은 배경과 거의 동일하게 그려져 구분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관람자는 신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색과 빛의 흐름 속에서 우연히 인체를 발견하게 된다. 보나르의 후기 작품에서 반복되는 이 욕조 장면은 단순한 일상 묘사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형된 기억의 축적이라 할 수 있다. 현실의 순간이 아니라, 반복된 경험이 축적된 시간의 이미지인 셈이다. ●작은 개의 의미 화면 하단에 자리한 작은 개는 이 장면이 특별하거나 역사적인 일이 아니라 반복되는 하루의 일부임을 조용히 보여준다. 이 개는 화면을 현실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작품을 단순한 색채의 향연으로만 보이지 않게 하는 균형추다. 동시에 이 강아지는 관객에게 친밀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목욕이라는 행위가 특정한 누군가의 순간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하는 일상임을 일깨운다. 보나르는 가족과 반려동물, 식탁과 같은 사소한 풍경들을 통해 삶과 예술의 경계를 서서히 흐려왔고, 그 안에서 일상의 소재들은 중심 인물과 다르지 않은 무게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누드 회화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그것을 은근히 해체한다. 더 이상 관능이나 이상화에 기대지 않고, 색과 기억, 그리고 사적인 체험을 통해 누드를 새롭게 정의한다. 이제 누드는 신화나 역사라는 무대 위에서가 아니라, 집 안 욕실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 속에서도 자리를 잡았다. 욕조 속 목욕 장면은 역사화나 신화처럼 거창한 의미를 내세우지 않지만, 오히려 그 점에서 더 많은 공감을 받았다. 우리는 화면 속 인물을 바라보는 동시에, 욕조에 몸을 담갔던 자신의 감각을 떠올린다. 결국 이 그림이 건네는 것은 소소하지만 명확한 진실이다. 목욕하는 이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은 특별한 서사가 아니라 물이 식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 사소한 깨달음은 이내 물이 식으면 목욕이 끝나듯, 인생도 열정이 식으면 끝난다는 사실을 무심한 듯 깊이 각인시킨다.
  • 대통령 핵심 정책, ‘부실 설명’ 금융위[경제 블로그]

    대통령 핵심 정책, ‘부실 설명’ 금융위[경제 블로그]

    국내시장복귀계좌(RIA) 등 이른바 ‘환율안정법’이 여야 합의로 처리된 날, 정작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국민성장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법안은 국회 문턱에서 멈춰 섰습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제도가 뭔지 담당 부처인 금융위원회의 설명이 부실하다”는 것이었지요. 문제는 BDC 설명에서 시작됐습니다. 금융위는 “개인이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스닥·코넥스도 있는데 뭐가 다른가”라고 되묻자 설명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말해 ‘코스닥·코넥스 → 이미 상장된 기업’입니다. BDC → 상장 직전, 덩치 키우는 ‘스케일업 기업’입니다. 즉, BDC 취지는 아직 증시에 못 올라온 기업에 투자하는 길을 만들겠다는 건데, 이 차이를 제대로 못 짚어주면서 논의가 공회전했습니다. 결국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가 답답하다”며 대신 정리해줬습니다. “우리 시장에 ‘상장 직전 기업에 투자하는 시장’이 없어서 만드는 거 아니냐”는 취지의 설명이었습니다. 금융위가 해야 할 제도 도입 배경과 목적을 국회가 대신 풀어준 셈입니다. 국민성장펀드와의 관계도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두 제도(국민성장펀드·BDC)를 나란히 놓고 “투자자라면 어디에 돈을 넣겠느냐”고 물었습니다. BDC같은 비상장 투자 특성상 자금이 오래 묶이고 위험이 큰 만큼, 높은 수익률이나 강한 세제 혜택이 필요한데 현재 설계로는 어느 쪽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세소위원장이자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BDC는 위험한 비상장 기업에 투자시키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습니다. 금융위는 여기서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대신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BDC는 수익성이 없는 기업에 억지로 투자하는 제도가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일반인 투자 기회를 넓히려는 것”이라며 “금융위는 설명을 정확히 해 달라”고 했습니다. 오죽하면 박수영 소위원장이 회의를 정리하면서 “오늘은 위원들이 더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 측 반성을 촉구한다”고 질타했을까요.
  • [길섶에서] 다시, 강북 전성시대

    [길섶에서] 다시, 강북 전성시대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필리핀 친구를 데리고 광화문 인근을 걸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출발해 시청광장을 지나 경복궁까지 걷는 내내 친구는 어눌한 한국어로 “멋지다”를 연발했다. “그럼, 멋지지. 그래서 BTS도 광화문에서 공연하는 거지”라고 답하며 으쓱했다. 친구는 북창동 식당거리를 거쳐 시청광장으로 가는 길에 여러 개 붙은 포스터를 보더니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출근길이라 매일 봤던 포스터인데 건성이었다. 포스터 제목은 ‘다시, 강북 전성시대’. ‘서울의 강남·강북 불균형을 해소할 때!’라는 설명과 함께 서울 지도 속 강북 지역을 밝은색으로 강조했다. 서울시가 총 16조원을 투입해 강북권 교통과 산업 인프라를 개선하는 균형발전 핵심 정책이라고 한다. 친구의 방문지 리스트에는 명동, 창덕궁,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모두 강북에 있는 명소다. 친구에게 “1970년대까지 강북이 잘살았는데 강남 개발로 지금 격차가 크다”고 말하니 놀라는 눈치였다. BTS 광화문 공연의 여세를 몰아 강북 전성시대가 현실화하길 바란다. 김미경 논설위원
  • 영덕처럼 설계수명 넘긴 풍력발전기 80기… 화재 대책이 없다

    영덕처럼 설계수명 넘긴 풍력발전기 80기… 화재 대책이 없다

    내부엔 윤활유 등 가연성 물질불 붙으면 쉽게 번져 대피 어려워작업자 투입 느는데 매뉴얼 없어 유럽·미, 화재예방 지침·위험 평가3명 사망 영덕, 정부에 철거 건의 경북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로 작업자 3명이 숨진 가운데 노후 발전기를 포함한 풍력 발전 설비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 개선 및 안전사고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풍력발전기가 소방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면서도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영덕군 등에 따르면 전날 영덕읍 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 화재로 숨진 유지·보수업체 직원 3명은 78m 높이에 달하는 발전기 상단 너셀(기계실) 내부에서 작업 중 화를 당했다. 위급 상황 시 로프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비상 탈출 시설이 있었으나 제때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풍력발전기는 일반 건축물이 아닌 구축물(땅에 설치된 건축물 이외 구조물)로 소화설비와 경보설치, 피난 구조설비, 소방용수 설비 등 필수 설치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제조사나 설치 업체에서 자체 판단해 관련 설비를 설치하는 실정이다. 유럽에서는 풍력발전기 화재예방 지침을 마련해 대비하고 미국은 화재위험성평가를 기반으로 설계한다. 풍력발전기는 상부 너셀에 윤활유와 유압유 등 가연성 물질이 있고 날개는 탄소섬유나 유리섬유 등으로 제작돼 불이 붙으면 쉽게 번지는 특성이 있다. 일반적인 소방 장비로는 물을 뿌려도 닿지 않을 높이라 초기 대응부터 진화 단계까지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 전날 발생한 발전기 상단부 불은 이날 오후까지도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설비 노후화에 대응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문우 한국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풍력발전기가 소방법에 적용받지 않는 구조물인 만큼 시행령을 개정하고, 화재 안전 기술·성능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풍력발전기에 적합한 감지·소화시스템 및 설치 방식 또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안전 장치 설치 의무화 및 현장 위험 요소 제거 등에 대대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전국 육상풍력발전기 146개소 890기 중 이번에 사고가 난 영덕처럼 20년(설계 수명) 이상 된 발전기는 80기다. 노후 발전기를 철거한 뒤 최신 발전기를 다시 설치하는 ‘리파워링’이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주민 보상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사고가 잇따르자 영덕군은 특단의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풍력발전기가 지은 지 20년이 지나 사고가 계속 나는 만큼 철거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군에는 권한이 없어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국가별 보유세, 나도 궁금” 李, 부동산 ‘稅 카드’ 띄웠다

    “국가별 보유세, 나도 궁금” 李, 부동산 ‘稅 카드’ 띄웠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가진 최악의 문제점이 부동산 투기”라며 “모든 악용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엄정하고 촘촘하게 0.1%도 물 샐 틈이 없게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담합이나 조작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제재하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많은데 여전히 ‘부동산 불패’라는 인식이나 정부가 시장을 어떻게 이기겠느냐,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면 정부가 포기할 테니 버티자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면서 “욕망에 따른 불가피한 저항이긴 하지만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정부의 미래도 나라의 미래도 없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부동산은 심리전에 가까운데, 욕망과 정의가 부딪쳐 지금까지는 욕망이 이겨 왔다”며 “기득권이나 정책 결정 권한을 가진 집단이 욕망의 편을 들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한 뒤 “저도 궁금했습니다”라고 짧게 적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 각국의 보유세 현황에 대해 소개하는 차원이었던 듯하다”면서 “초고가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지역에 대한 보유세는 가장 최종적으로 검토할 정책 사안이라는 점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현재 보유세 인상은 아니다”라면서도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나고 매물이 잠기거나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을 때는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검토할 것이고, 그중에는 당연히 보유세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는 인사 조치 기준과 대상을 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이날 해외 주요 선진국의 보유세 현황에 관심을 보인 것을 두고 ‘보유세 인상’ 카드가 머지않아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뉴욕, 런던, 도쿄 등 주요 도시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선진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주택 시세 대비 보유세 납부액 비율)이 대부분 한국보다 높다. 정부가 보유세 실효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관가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 평균은 0.33%로 집계됐다. 한국은 0.15%로 하위권인 20위 수준이다. 미국 0.83%, 영국 0.72%, 캐나다 0.66%, 일본 0.49% 등으로 주요국 대부분 한국보다 높다. 이종석(회계사) 나라살림연구소 자문위원은 “보유세 실효세율 현실화 로드맵을 통해 부동산 보유세 강화에 대한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도시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통상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이 정도까지 보유세를 끌어올리면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세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단순 계산으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111㎡) 보유세는 1858만원에서 7200만원으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84㎡)는 1829만원에서 6080만원으로 급증한다. 전문가들은 보유세는 올리되 거래세는 낮춰야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보다 보유세가 높은 국가는 취득세나 양도세가 낮아 균형이 이뤄져 있다”면서 “보유세만 올리면 강북 집값을 자극하는 풍선효과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도 “자산 격차에 따른 조세 형평성을 위해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거래세를 낮추지 않으면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전기·수소차 등을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25일 0시부로 의무화됐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며 정부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키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일단 민간은 자율 참여가 원칙이지만 향후 원유 수급 위기가 격상되면 강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고령층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 시간 제한 등도 검토 중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공공부문 5부제를 즉시 시행하고 재택근무 등 추가 수요 절감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 공공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국공립대, 국립병원, 시도교육청 등이 대상이다. 위반 시 최초 경고, 4회 이상 적발 시 징계하기로 했다. 민간은 우선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원유 수급 위기가 ‘경계’ 단계로 높아지면 의무화로 전환된다. 대중교통 수요도 분산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는 출퇴근 시간 조정을 독려하고 고령층의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제한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후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도 발표했다. 전기차와 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와 청소기는 주말에 사용 등이 포함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에너지 수급 대책이 중점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유사의 기름값 담합 의혹에 대한 일벌백계를 언급하면서도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협조도 절실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차량 5부제와 관련해 “(민간 의무화 전의) 중간 단계쯤으로 공영주차장에서 살짝 제약하는 것도 한번 검토해 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중교통 이용 권장 방침과 관련해선 “(고령층의)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 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것은 어떠냐)”라고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노인이라도 출퇴근하는 분도 계셔서 구분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냥 놀러 가는 사람은 제한하는 것도 한번 연구해보시라”고 지시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야권 일각의 노인 폄하 주장에 대해 “노인 복지를 줄이자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3곳을 거론하며 “지금 상황이 어떨지 모르니 그것은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기료에 큰 영향을 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중인 원전을 추가 가동, 원전 이용률을 현재 73%에서 8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빠른 편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전쟁 추경’은 직접 지원을 늘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 유가 최고가격제 2차 조정을 앞두고 유류세 인하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유류세를 깎아주면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으로 주는 것보다는 지역화폐로 취급해서 그걸로 동네 골목 상권에서 전통시장에서 영세 소상인들한테 돈을 쓰면 돈이 빨리 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이번 주 중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 韓 천궁 라이벌이라더니…이란 미사일에 뚫린 이스라엘의 중거리 방패 [밀리터리+]

    韓 천궁 라이벌이라더니…이란 미사일에 뚫린 이스라엘의 중거리 방패 [밀리터리+]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중거리 미사일 방어 체계 ‘다비즈 슬링’(David’s Sling)이 이란의 탄도미사일에 뚫렸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다비즈 슬링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겨냥한 이란의 탄도 미사일 2발을 요격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21일 밤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와 아라드 주거 지역에 이란의 탄도 미사일이 떨어져 약 200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이 지역은 네게브 사막의 핵시설 인근에 있어 이스라엘에서도 가장 강력한 방공망이 구축된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수백㎏의 탄두를 장착한 이란 미사일이 그대로 떨어져 주거 단지가 파괴되고 큰 구덩이가 발생하는 상당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성경에서 유래한 ‘다윗의 물맷돌’이라는 의미의 다비즈 슬링은 이스라엘 중거리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이다. 이스라엘은 다층적인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먼저 장거리는 애로우(Arrow) 시스템이 맡는다. 이스라엘의 최상층 방어 체계인 애로우는 모델에 따라 방어 범위가 다른데, 이 중 애로우3의 경우 최대 사거리 2400㎞로 우주 공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할 수 있다. 또한 70㎞ 내의 포탄이나 단거리 로켓은 ‘아이언 돔’이 막는다. 여기에 40~300㎞의 미사일,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바로 다비즈 슬링이다. 지난 2017년 처음 실전 배치된 다비즈 슬링은 2024년과 2025년 이란 및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응하며 약 90% 수준의 높은 요격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이란 미사일 요격 실패에 대해 현지 언론은 기술적 오작동과 함께 비용 및 재고 문제를 꼽았다. 보도에 따르면 애로우3의 발사당 비용은 약 250만 달러에 달하는데 다비즈 슬링은 절반에 못 미치는 100만 달러 수준이다. 이에 대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가의 애로우 미사일을 아끼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검증된 다비즈 슬링을 선택해 방어 비용을 최적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에서 이스라엘로 발사된 탄도 미사일은 400발이 넘으며, 인구 밀집 지역과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공격의 92%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한편 다비즈 슬링과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M-SAM)는 세계 방산 시장에서 주요 라이벌로 꼽힌다. 두 시스템 모두 중층 방어 담당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직접 들이받는 히트 투 킬(Hit-to-Kill) 방식이며 항공기뿐만 아니라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까지 모두 요격할 수 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여러 중동 국가는 방공망을 구축하면서 항상 두 후보를 올려놓고 비교해 왔다.
  • “폭격 직전 전화 왔다?”…트럼프 깜짝 주장, 이란은 ‘가짜 뉴스’ 맞불 [밀리터리+]

    “폭격 직전 전화 왔다?”…트럼프 깜짝 주장, 이란은 ‘가짜 뉴스’ 맞불 [밀리터리+]

    미국이 이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추가 공습을 앞두고 돌연 5일간 유예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하지만 이란 측은 즉각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면전으로 치닫던 중동 전쟁이 협상 국면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더 큰 충돌을 앞둔 일시 정지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 동안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논의가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것이라며,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군사 타격을 5일간 유예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금융시장도 안도 흐름을 보였다. 이번 유예 조치는 직전까지 이어진 초강경 압박과 맞물려 더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협상 가능성을 꺼내며 군사 카드를 잠시 접었다. 워존(TWZ)은 이를 단순한 외교 신호가 아니라 미국이 실제로 이란 에너지 인프라 타격 직전까지 갔다가 조건부로 멈춘 상황으로 해석했다. 이번 유예 배경에는 이란의 맞보복 경고도 깔려 있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자국 발전소를 공격할 경우 역내 전력시설과 미군 기지에 전기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겨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때 담수화 시설 등 민간 기반시설까지 위협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이번 충돌이 ‘에너지·물 인프라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 막후 대화 주장한 트럼프…이란 당국 “가짜 뉴스” 맞불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이란이 먼저 접촉해왔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대화에 관여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이번 전쟁 국면에서 처음 공개된 고위급 협상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접촉 범위와 상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외신들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중 어느 쪽 주장이 사실에 더 가까운지 단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보도를 종합하면 지역 중재 채널을 통한 비공개 메시지 교환은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로 키워 말했거나 이란이 공식 협상 사실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함께 거론된다. 이란 당국은 여기서부터 반박 수위를 높였다. 이란 측은 미국과 직접 또는 간접 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이란 외무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가를 낮추고 군사 행동을 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반발했다. ◆ 폭격은 멈췄지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5일 유예를 곧바로 휴전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 조치가 “진행 중인 회의와 논의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못 박았다.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시 군사 행동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이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함께 압박하고 있고, 이란도 공격 중단과 안전보장 등을 협상 전제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 상황도 여전히 불안정하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은 이어지고 있고 이란도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은 폭격 버튼을 잠시 미뤘을 뿐이고 이란도 군사 대응 태세를 풀지 않았다. 결국 이번 5일 유예가 실제 막후 협상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더 큰 충돌 전 마지막 숨 고르기로 끝날지가 이번 주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수장룡을 물어뜯은 중생대 최강 육식어류 [다이노+]

    수장룡을 물어뜯은 중생대 최강 육식어류 [다이노+]

    중생대 육지에서 공룡이 생태계를 주도했다면 바다에서는 거대 해양 파충류인 어룡, 수장룡, 모사사우루스 등이 해양 생태계의 먹이 사슬을 지배했다. 이 가운데 수장룡(플레시오사우루스)은 긴 목을 이용해 작고 민첩한 물고기와 암모나이트 등을 잡아먹으며 크게 번성했다. 하지만 이 긴 목은 종종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다른 대형 육식 동물이 공격할 수 있는 취약 부위이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 추정을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했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브로추 아이오와 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악어 화석을 연구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다른 화석에 눈길을 돌렸다가 우연히 놀라운 증거를 발견했다. 다른 선반에 있던 수장룡의 목뼈 화석에서 이상한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이 화석은 앨라배마주 무어빌 백악층에서 발견된 길이 4m에 달하는 수장룡인 폴리코틸루스(Polycotylus)의 목뼈였다. 그리고 그 목뼈 한쪽에는 이빨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박혀 있었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CT를 통해 이 이빨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이빨은 백악기 거대 육식 어류인 크시팍티누스(Xiphactinus)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화석만으로는 크시팍티누스가 폴리코틸루스를 사냥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죽은 상태에서 물어뜯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살아 있을 때 물었다면 살아남기 힘든 치명상임에 분명했다. 후자인 경우 목이 취약한 약점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크시팍티누스의 다른 화석들을 보면 이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통째로 삼키는 사냥 방식을 선호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서 기회가 되면 큰 먹이도 사냥하거나 혹은 시체 청소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대형 육식 어류와 상어, 바다에 적응한 악어, 그리고 수장룡 같은 대형 해양 파충류까지 존재했기 때문에 중생대는 육지와 하늘은 물론 바다 역시 위험한 장소였다. 물론 동시에 이렇게 많은 대형 포식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생태계가 풍요롭고 복잡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룡이 중생대를 대표하는 생물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다시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 [열린세상] ‘내 집에서 받는 돌봄’ 원년

    [열린세상] ‘내 집에서 받는 돌봄’ 원년

    지난주 서울 노원구의 동네 의원을 찾아 왕진에 동행했다. 80대 와상 환자는 치매를 앓고 있었고 양쪽 고관절 부위에는 심한 욕창이 있었다. 왕진 의사는 양쪽 욕창을 정성껏 치료하며 “내 입원 환자라 생각하고 마치 회진하듯 환자를 본다”면서 “다음주에 시행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달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관한 법’이 시행된다. 노인과 장애인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함께 받는 체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19년 시범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법을 제정하고 2년간의 준비를 거쳐 만든 제도가 첫발을 내딛는다. 2024년 말 우리나라는 고령화율 20%의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75세 이상 후기 노령자가 434만명, 장기요양 대상자가 123만명, 치매 노인은 97만명에 달한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은 계속 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노후 행복의 1순위는 건강이다. 지금 사는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노인이 85%에 이르고, 선호하는 임종 장소로는 48.0%가 자신의 집을 선택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낙상 수술 후 퇴원해도 집에서 치료를 이어 가기 어려워 다른 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자치단체의 20~60여개 건강·돌봄·안전관리 서비스는 읍면동, 보건소, 민간이 따로 제공하고 있어 담당 공무원조차 어떤 서비스를 누구에게 제공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방향은 분명하다. 영국은 1990년부터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케어를 시작했고, 일본은 2000년 초반부터 고령자가 살던 집에서 의료·개호·예방·생활 지원을 받으며 살 수 있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도입했다. 2022년 일본 출장 때 방문한 ‘집으로 돌아가자 병원’과 ‘유쇼카이 재택의원’은 급성기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의 90% 이상을 재활 치료 후 집으로 돌려보내 왕진과 방문 간호로 돌보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퇴원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장애인은 시군구, 읍면동, 건강보험공단 지사 어디에서나 의료·요양 통합돌봄을 신청할 수 있다.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직접 집을 찾아 건강 상태와 돌봄 필요도를 조사해 통합 판정을 내리고 요양병원, 병원 치료, 요양시설, 재가 요양, 지역 돌봄 대상자로 나눈다. 이후 시군구를 중심으로 보건소, 건보공단, 장기요양기관이 함께 개인별 케어플랜을 수립해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의료·요양·돌봄이 이달 우리 사회에 통합적으로 시행되는 올해는 ‘돌봄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몇 가지 바람을 덧붙이고자 한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정부가 제도를 도입기(2026~2027년), 안정기(2028~2029년), 고도화기(2030년 이후)로 나누고 서비스도 30개에서 60개로 점차 확대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경부고속도로가 왕복 4차선에서 시작해 지금의 모습으로 확장된 것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재택 의료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집에 있는 노인·장애인을 병원의 입원 환자처럼 관리하며 왕진과 방문 간호로 세심하게 돌보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법 이름도 의료·요양·돌봄이 순서대로 있는 것이다. 의사, 간호사, 요양보호사가 환자 상태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노인과 장애인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기 위해서는 주택 개조, 건강관리, 안전 지원, 방문 진료 등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지자체의 협력이 필수다. 의료·요양 통합돌봄이라는 나무는 이제 심어졌다.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위해서는 물과 비료 같은 자양분이 필요한데, 이는 결국 예산과 인력이다. 올해 예산 914억원을 229개 시군구에 나눈다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년에는 보다 과감한 재정 확대를 기대한다.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 [기고] 자연사박물관, 미래를 읽는 창

    [기고] 자연사박물관, 미래를 읽는 창

    약 46억년에 이르는 지구의 긴 시간 속에서 생명체는 새로운 종의 출현과 멸종을 반복하며 진화해 왔다. 자연사는 이러한 지구와 생명의 긴 역사를 이해하는 분야다. 자연사박물관은 흔히 화석이나 멸종한 동물을 전시하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 범위는 훨씬 넓다. 이곳은 기후 변화에 따른 생물의 멸종과 종 분화, 적응, 자연선택 등을 보여 주는 과학적 기록의 공간이며 자연의 이야기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오늘날처럼 심각한 기후변화 시대에는 자연사의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의 기후변화는 생명체가 적응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많은 종이 멸종 위기 상황이다. 따라서 과거 지구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는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공공, 사립, 대학이 운영하는 자연사박물관이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연과학 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핵심 사업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고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 연계 강좌도 진행된다. 또한 가족이 함께 찾기 좋은 공간으로 휴식과 배움이 함께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주말 자연사박물관으로 나들이를 권하고 싶다. 현재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흔들리는 계절’을 주제로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 전시에서 기후변화로 달라진 절기와 인간 삶의 변화를 보여 주고 이를 통해 환경 문제를 인식해 지속 가능한 삶을 함께 고민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수준 높은 상설 전시장, 기획전과 특별전을 통해 자연의 신기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어린이 또는 성인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 해설을 들으면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다.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과학 체험 또는 과학 강연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특색 있게 연중 이어지고 있다. 또한 천문 관측 프로그램, 과학 체험을 통해서 자연을 이해하는 시야를 넓혀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무엇보다 자연사박물관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인류가 미래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 샘물 같은 공간이다. 생물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진화해 온 과정을 이해하는 데서 우리는 새로운 통찰을 얻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물총새는 헤엄치는 물고기를 순식간에 낚아채야 한다. 물총새 부리의 형태는 물에 들어갈 때 소음과 저항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일본의 고속열차 신칸센의 앞부분이 설계됐다. 그 덕분에 고속으로 달려도 공기 저항과 소음이 크게 줄었다. 찍찍이는 도꼬마리 열매의 갈고리 모양에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방수 소재는 연잎의 표면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했다. 그 외에도 자연에서 얻은 아이디어는 우리 생활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자연사를 이해하는 일은 환경의 소중함을 배우고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며 새로운 혁신의 아이디어를 얻는 일이기도 하다. 이 지식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꿈의 씨앗이 되고 성인에게는 지구 환경과 기후 위기를 이해하는 과학적 나침반이 될 것이다. 자연사박물관은 그 긴 시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묻는 공간이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길을 찾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노정래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 [세종로의 아침] ‘체육대통령’ 비리, 끝까지 추적해 단죄해야

    [세종로의 아침] ‘체육대통령’ 비리, 끝까지 추적해 단죄해야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은 두 번의 임기 동안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한 해 4000억원 넘는 예산이 무기였다.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손도 못 댈 정도여서 ‘체육대통령’이라 불렸다. 그가 3선을 앞두고 다시 회장이 되겠다고 나섰을 때 문체부 직원들에게 들었던 일화가 생생하다. 상식을 넘어서는 온갖 만행에 “그럴 수 가 있느냐”며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난다. 지난 4일 감사원이 발표한 대한체육회 운영에 대한 감사 결과는 당시 소문이 상당수 사실이었음을 보여 줬다. 국가대표 선발·훈련 지원, 선수 인권침해 보호, 종목단체 지도·감독, 기관 운영 등 4개 분야에서 문제가 차고 넘쳤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문체부 협의 없이 예산 규정을 개정해 행사성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대한체육회는 2023년 운영자금 30억원가량을 차입할 정도로 재정이 어려웠는데, 행사성 예산은 24억원으로 10억원이나 뛰었다. 정관을 위반해 이사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자의적으로 구성해 운영했다. 경제부처 고위공무원 출신 등 수십 명을 ‘특별보좌역’이라는 이름으로 앉혀 놓고 매월 300만~800만원씩 주기도 했다. 이들이 이 전 회장의 ‘로비꾼’으로 활동했을 거라 짐작할 수 있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도, 선수들 인권 보호도 제대로 됐을 리 없다. 2022~2024년 29개 종목단체에서 국가대표 선발 방식을 결정하거나 후보자를 평가한 이사·경기력향상위원 70명이 직위를 유지한 채 국가대표 지도자로 지원했고, 이 중 상당수가 선발됐다. 2020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폭행·성폭력 등으로 체육지도자 자격이 취소됐지만 222명이 학교 등 체육 현장에서 지도자로 활동 중이었다. 최근 3년간 각종 대회에 참가한 학교폭력 가해 선수는 152명이었다. 고름이 터지자 지난해 당선된 유승민 회장이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 등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다. 유 회장은 감사원 발표 이틀 뒤 ‘대한체육회 조직 운영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자의적인 예산 운영을 방지하고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예산도 문체부 승인을 받도록 예산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위원을 외부 인사로 구성하고, 2회 이상 연임 제한 규정을 만들었다. 논란이 된 특별보좌역은 아예 폐지했다. 국가대표 선발 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선수 선발 유형별 표준 기준을 마련하고, 지도자 선발 절차와 평가 기준도 표준화할 방침이다. 범죄경력 결격 대상자의 지도자 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체육지도자 자격증 보유자 중심으로 지도자 등록 체계를 정비하고, 범죄 이력 확인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안도 문체부와 협의 중이다. 유 회장이 내놓은 방안은 박수받을 만하지만, 이 정도로 묻고 갈 일이 아니다. 예컨대 현 정부 모 장관은 과거 이 전 회장의 특별보좌역으로 일해 논란이 일었는데, 인사청문회 당시 잠시 언급됐다가 지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덮인 상태다. 이 장관은 당시 ‘문체부·기재부 등 대정부 협력’, ‘국회 상임위·특위 등 대국회 협력’이란 임무를 맡았는데, 어떤 자문 내역이나 출근 기록도 남기지 않고 1년 10개월간 매월 330만원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는 이 전 회장이 답변을 거부한 상태에서 나온 결과다. 제대로 된 조사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제대로 된 처벌도 내릴 수 없다. 이 전 회장이 3선에 도전했을 때 문체부는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던 터였다. 당선됐더라도 제 역할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가 3선에 성공했더라면 체육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망가졌을 확률이 높다. 과거 전두환·노태우에 대한 단죄가 부족해 윤석열 같은 이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이 전 회장을 제대로 조사하고 비리가 나오면 죄를 철저히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체육대통령’ 같은 이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 [단독] “죽어 버려” 대표 상습 폭언에… 직원들은 짐 쌌다

    [단독] “죽어 버려” 대표 상습 폭언에… 직원들은 짐 쌌다

    직원에게 수시로 고성과 욕설 폭언“산재 발생 땐 공상 처리 유도” 증언2020년 이후 산재 승인 단 1건뿐 74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 사건과 관련해 유족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던 업체 대표가 평소 직원들에게 입에 담기 힘든 폭언과 인격 모독을 일삼아 왔다는 의혹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23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안전공업 내부 동영상에는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가 직원들에게 고성과 욕설이 섞인 폭언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손 대표는 “이XX들이 정신나간 짓거리를 하고 말야”, “나가버려 이XX들아”, “뭐하러 회사 출근하냐”며 고함을 질렀다. 수년 간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사무실에서 매일 같이 (손 대표의) 역정을 들어야 했다”며 “‘니들은 볼일 보고 물 내리는 돈도 아깝다’, ‘컴퓨터 전기세도 아깝다’, ‘내일부터 나오지마 XX들아’와 같은 모욕적인 언사가 비일비재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심지어 최근에는 특정 직원이 들을 수 있도록 ‘생각이 없으면 죽어버려야지 왜 사냐, 안 그러냐’와 같은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 대표의 막말 등을 견디지 못한 일부 팀장급 직원들이 잇따라 회사를 그만뒀고, 일부 사원은 퇴사를 각오하고 육아휴직을 선택할 정도로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손 대표의 이런 고압적 태도가 안전관리 부실과도 직결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노조 측에서 수차례 환경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손 대표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흐지부지됐다는 주장이다. 직원 B씨는 “회사 분위기상 대표 승인이 없으면 어떤 일이든 진행이 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안전과 환경 관련 건의에는 대표가 크게 관심이 없었다. 막무가내식 업무 지시 역시 매번 현장의 혼란을 키웠다”고 했다. 평소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회사가 공상 처리 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상 처리는 노동자가 산재보험을 신청하는 대신 사업주와 노동자가 직접 합의하는 비공식적 보상 방식이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강압적으로 산재를 못하게 하진 않지만 회유를 한다”며 “공상으로 처리해서 휴직하면서 월급과 성과급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안전공업 산재 신청 및 승인은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업무상사고 1건(2022년)에 그쳤다. 서울신문은 손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하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안전공업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수색 당했다. 경영진도 우리 연락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팝스타 과잉 경호, 공연 금지로 번졌다…울음 터뜨린 소녀팬은 주드 로 친딸 [핫이슈]

    팝스타 과잉 경호, 공연 금지로 번졌다…울음 터뜨린 소녀팬은 주드 로 친딸 [핫이슈]

    미국 팝스타 채플 론이 브라질에서 11세 아동 팬 대응 논란에 휘말렸다. 호텔에서 채플 론을 마주친 소녀는 영국 배우 주드 로의 친딸 에이다 로(11)였다. 가족 측이 “가수를 알아보고 미소만 지었는데 경호원이 거칠게 다가와 아이를 울렸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빠르게 커졌다. 이후 리우데자네이루 시장까지 나서 채플 론의 공연을 막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 팬 소동을 넘어 정치권 논란으로 번졌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피플, 가디언 등에 따르면 논란은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호텔에서 시작됐다. 브라질·이탈리아 축구스타 조르지뉴는 지난 21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아내 캐서린 하딩과 의붓딸 에이다가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채플 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에이다가 사진을 찍거나 말을 건 것도 아니고, 채플 론인지 확인한 뒤 미소를 짓고 자리로 돌아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곧 한 남성이 다가와 아이와 어머니에게 공격적으로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에이다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가족 측은 현장 대응이 지나쳤다고 반발했다. 조르지뉴는 어린 팬이 좋아하는 가수를 알아봤다는 이유만으로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캐서린 하딩도 딸이 채플 론을 괴롭히거나 가까이 다가간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가 기대했던 공연까지 포기할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하며, 당시 자신들에게 다가온 남성이 경호원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 “내 경호원 아니다” 선 그은 채플 론 논란이 커지자 채플 론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은 당시 모녀를 보지 못했고, 누구에게도 제지나 항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남성은 자신의 개인 경호원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아이와 어머니가 불편을 겪었다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자신이 팬이나 아이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채플 론이 그동안 팬과 유명인 사이의 경계를 강조해 온 점과 맞물리며 더 빠르게 확산했다. 그는 앞서 사생활 침해와 과도한 접근에 불편함을 드러내며 유명인에게도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경계를 지키는 과정에서 대응 수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채플 론 본인이 현장을 직접 보지 못했고 해당 남성도 자신의 팀 소속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를 두고 여론은 갈리고 있다. ◆ 리우 시장까지 가세…‘공연 금지’ 파장 브라질 현지 정치권도 곧바로 반응했다. 에두아르두 카발리에리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은 채플 론이 자신의 재임 기간 리우의 대형 음악 행사 무대에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신 에이다를 샤키라 공연에 귀빈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하며 가족 편에 섰다. 이 발언은 실제 행정 조치라기보다 강한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현지 여론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는 분명히 보여줬다. 결국 이번 사건은 한 어린 팬의 눈물에서 시작해 스타의 태도, 경호 대응 방식, 팬과 유명인 사이의 거리감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채플 론은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브라질 현지에서는 이미 “과잉 경호가 부른 역풍”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호텔 측이나 관계자들이 구체적인 경위를 추가로 설명하지 않는 한,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우주 로또’ 하늘서 뚝?…야구공만 한 운석 美 가정집 뚫고 ‘쿵’ [핵잼 사이언스]

    ‘우주 로또’ 하늘서 뚝?…야구공만 한 운석 美 가정집 뚫고 ‘쿵’ [핵잼 사이언스]

    최근 미국 동부지역 상공에서 대형 유성이 폭발해 화제가 된 가운데, 이번에는 운석이 한 가정집에 떨어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은 휴스턴 북부 해리스 카운티의 한 이층집 지붕을 뚫고 운석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야구공만 한 크기의 이 운석은 21일 오후 4시 40분쯤 셰리 제임스의 집 지붕과 2층을 뚫고 주방에 떨어졌다. 다행히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하마터면 큰 참사가 벌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제임스는 “천둥 같은 굉음과 함께 집 전체에 진동이 느껴졌다”면서 “집 바닥에서 그 돌을 처음 봤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바로 운석이었다. 정말 무거웠으며 시멘트나 일반 돌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놀라워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브렌햄 소방서 측도 “폭발음 소리와 유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주변 지역에서 목격됐다는 신고가 계속 접수됐다”면서 “이후 제임스의 집에 떨어진 운석으로 추정되는 물체 일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날 유성은 휴스턴 북서쪽에서 시속 약 5만 6000㎞로 이동하다가 47㎞ 상공에서 폭발했다. 대기권 진입 당시 이 유성은 지름 약 0.9m, 무게는 약 1톤으로 추정됐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미국 동부 지역 상공에 약 7톤 규모의 대형 유성이 폭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오전 9시쯤 버지니아,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지역에서 유성이 시속 약 7만 2400㎞로 이동하다 폭발했으며 인명과 물적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 높은 가치 때문에 이른바 ’우주의 로또‘라고도 불리는 운석은 흔히 말하는 별똥별, 곧 유성체가 타다 남은 암석을 말한다. 지구상에 떨어지는 대부분의 운석은 지구에서 약 4억㎞ 떨어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온다. 다만 운석의 기원이 화성인 경우 현재까지 인류가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화성 암석 샘플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다. 운석은 보통 1년에 4만 톤씩 지구에 떨어지지만 대부분 바다로 향해 찾기가 어렵다. 다만 드물게 운석이 건물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1년에 6번 정도다.
  • “미국도 감당 못 한다”…호르무즈에 뜬 이란 ‘비밀 함대’ 정체 [밀리터리+]

    “미국도 감당 못 한다”…호르무즈에 뜬 이란 ‘비밀 함대’ 정체 [밀리터리+]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속 공습으로 큰 피해를 본 이란이 이번에는 바다를 새로운 반격 무대로 삼고 있다. 목표는 미 항공모함을 직접 격침하는 것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흔드는 데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속정과 자폭 드론, 미니잠수정, 기뢰를 결합한 비대칭 전력으로 미국과 동맹국이 감당해야 할 비용을 키우려 한다는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현지시간) 이란이 어뢰 탑재 고속정과 폭발성 무인기, 소형 잠수정 등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항모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란이 미 해군과 정면 함대전을 벌이기보다 좁고 얕은 해협 지형을 이용해 소형 전력을 분산 투입하는 방식으로 미군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22일 호르무즈 해협을 적성국 관련 선박에는 열지 않겠다면서 미국이 자국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세계 원유·LNG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가 흔들리면 군사 충돌 못지않은 경제 충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 좁은 바다에서 더 위협적인 소형 전력 이란의 강점은 대형 수상함이 아니라 연안과 좁은 해협에 특화된 기동 전력에 있다. 고속정, 해안 기반 타격 자산, 기뢰, 무인정, 소형 잠수정이 대표적이다. 이런 전력은 개별 성능만 놓고 보면 미 해군 주력 전력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좁은 수역에서는 위협 양상이 달라진다. 탐지와 식별이 어려운 표적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접근하면 방어 부담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니잠수정과 기뢰는 호르무즈처럼 수심이 얕고 항로가 제한된 환경에서 더 위협적이다. 소형 잠수정은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고 기뢰는 선박 운항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여기에 고속정과 자폭성 무인정, 드론이 동시에 움직이면 미 항모전단이 받는 압박은 단순 요격 차원을 넘어선다. 항모를 직접 침몰시키지 못하더라도 비행 작전과 호위 임무를 흔드는 것만으로도 전략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큰 피해에도 이란이 물러서지 않는 이유 이런 해상 전력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큰 피해에도 물러서지 않는 이란의 계산이 깔려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보도에서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내 1만 5000개 이상 목표물이 타격받고 민간·군사 피해가 커졌는데도 이란 지도부가 쉽게 휴전 압박에 응하지 않는 배경으로 호르무즈 통제력을 짚었다. 군사력에서는 열세여도 세계 경제의 에너지 동맥을 흔들 수 있다면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디언도 같은 날 이란이 미국의 추가 압박이 현실화할 경우 중동의 에너지·물 인프라를 겨냥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선을 넓히겠다는 위협이자, 이란 공습의 대가가 단순 군사비를 넘어 글로벌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다. ◆ 미 항모도 정말 위험한가 물론 미 항모전단은 여전히 세계 최강급 전력이다. 이란의 소형 전력이 항모를 실제로 격침하는 시나리오는 쉽지 않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처럼 공간이 좁고 민간 선박 통항이 얽힌 지역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국제해사기구(IMO) 수장도 최근 해군 호위만으로 안전 통항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위협의 본질이 단순 미사일 몇 발이 아니라 기뢰와 드론, 소형 선박, 불확실성이 뒤섞인 복합 해상위험이라는 뜻이다. 일본이 휴전 이후를 전제로 기뢰 제거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아직 실제 작전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주요국들은 호르무즈의 최대 변수로 기뢰와 항로 안전 문제를 상정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내세우는 해상 전력은 거대한 정규 함대와는 거리가 멀다. 고속정과 기뢰, 무인정, 미니잠수정처럼 작지만 까다로운 전력을 한꺼번에 엮어 미국과 동맹국이 감당해야 할 비용을 키우는 방식에 가깝다. 전황의 무게중심이 본토 공습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항모를 직접 격침하기보다 해협을 마비시켜 미국과 동맹국의 부담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란의 더 현실적인 목표라는 평가다.
  • 잠수함 잡는 첨단 기뢰 생산 늘릴 계획인 미 해군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잠수함 잡는 첨단 기뢰 생산 늘릴 계획인 미 해군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미국의 ‘장대한 분노’ 작전으로 큰 피해를 본 이란이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운송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후 기뢰 부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우리나라 등 호르무즈 해협에 많이 기대고 있는 국가들에 해군 파견을 독촉하고 있다. 독촉하는 이유의 핵심은 이란이 부설할지도 모르는 기뢰다. 기뢰는 물속의 지뢰로 불리는데, 과거처럼 물 위에 드러나는 것 외에도 해저면에 부설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란은 과거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기뢰로 봉쇄하기 위해 다양한 기뢰를 개발 및 생산해 왔다. 그러나 기뢰는 이란처럼 해군력이 부족한 국가만 사용하는 무기는 아니다.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미 해군도 이란처럼 다양하지는 않지만 기뢰를 사용한다. 현재 사용하는 기뢰는 항공기용 폭탄을 개조한 퀵스트라이크 계열 항공기 투하형 기뢰와 Mk.67 잠수함 발사 기동 기뢰(Submarine Launched Mobile Mine, SLMM)가 있다. 1987년부터 사용된 Mk.67 SLMM은 Mk.37 어뢰를 기반으로 제작돼 잠수함의 어뢰 발사구를 통해 발사된 뒤 해저면에 부설된다. 미 해군은 신형 기뢰 개발에 나선 상태다. 먼저 빠르게 신형 기뢰를 확보하기 위해 Mk.67 SLMM의 탄두를 재활용한 Mk.68 은밀 부설 기뢰(Clandestine Delivered Mine, CDM), 해저에 계류된 상태에서 잠수함을 탐지하면 어뢰가 캡슐에서 발사되는 해머헤드(Hammerhead) 캡슐형 기뢰, 항공기를 이용해 천해역에 부설하기 위한 Mk.64 Mod 5 퀵스트라이크-ER이 있다. 이 가운데 해머헤드 기뢰 시스템의 생산을 늘리기 위한 공고가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미 해군 해상시스템 사령부(NAVSEA)에 의해 발표됐다. 미 해군은 2027 회계연도부터 시작되는 작전 함대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너럴 다이나믹스 미션 시스템즈와 맺은 기존 계약을 수정하여 해머헤드 시스템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미 해군의 생산 확대 결정은 수중전 능력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해머헤드 기뢰는 승무원이 탑승한 함정이 인근 해역에 상주하지 않고도 적 잠수함을 탐지, 분류 및 요격할 수 있는 자동화된 대잠 방어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해머헤드 기뢰 시스템의 핵심 개념은 미국 해군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러시아와 중국의 잠수함 함대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주요 해역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 해군의 첨단 기뢰에 대한 투자는 특히 중국 해군으로 하여금 기뢰 대응 투자를 강요하여 비용 효율성을 따지도록 만들 것으로 보인다.
  •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코스피가 뛰면 함께 부자가 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시장 안으로 한 걸음만 들어가 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누군가는 몇 번의 거래로 자산을 불리고, 누군가는 수십 차례 사고팔고도 마이너스다. 누군가는 프라이빗뱅커(PB)와 자문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는 투자 사기 리딩방에서 “이번이 마지막 복구 기회”라는 말에 흔들린다. 같은 시장이지만 같은 게임은 아니다. 서울신문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취재 과정에서 만난 20대 청년은 바이오주에 1500만원을 넣고 수익률 -42%를 기록했다. 전 재산이었다. 반면 부모에게 5억원을 증여받아 수십억을 운용하는 자산가는 PB를 통해 자산을 나누고 장외 투자 기회까지 얻었다. 한쪽은 소문을 따라 움직였고, 다른 한쪽은 정보와 네트워크 속에서 움직였다. 돈의 차이는 정보의 차이였고, 이는 수익률 격차로 이어졌다. 거래 방식도 달랐다. 자산가는 적게 사고 오래 들고 갔고, 소액 투자자는 수십 번 사고팔았다. 조급함이 ‘폭풍 매매’를 낳고, 결과는 더 나쁜 수익률로 돌아왔다. 정보와 자문에서 밀려난 개인은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리딩방 피해자 가운데는 550만원 손실 뒤 “복구”를 믿고 9100만원을 더 넣기도 했다. 투자 격차는 단순한 손익을 넘어 빚과 생계 불안으로 번진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린다. 공부를 안 해서, 조급해서라고 말한다. 맞다. 하지만 절반의 진실이다. 왜 그들은 조급할 수밖에 없는가. 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는가. 이 질문을 외면한 채 개인만 탓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식이다. 구조는 분명하다. 정보는 돈을 따라 흐른다. PB센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일정 자산 이상이 돼야 비로소 사람이 붙는다. 그 안에서는 투자뿐 아니라 세금, 상속, 자산 이전까지 함께 설계된다. 반면 소액 투자자는 앱과 유튜브에 의존한다. 자산가는 기다릴 수 있지만, 소액 투자자는 기다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자주 움직이고, 그 선택이 결과를 더 악화시킨다. 시장 공정성 문제도 있다. 증권사 임직원의 차명거래가 반복되고, 적발돼도 내부 징계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진다. 시장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흔들리면 개인은 단기 투기에 기댄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개인은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왜 시장은 이렇게 작동하는가다. 그런데 정책은 여전히 한 박자 늦다. 포용금융을 말하면서도 대출과 채무조정에 머문다. 빚을 줄여 주는 것과 자산을 늘릴 기회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방향을 바꿔야 한다. 투자 기회 접근성을 정책 의제로 올려야 한다. 취약계층과 청년이 제도권 투자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바우처 같은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료 정보는 넘치는데 검증된 정보는 돈이 있어야만 접근 가능한 구조를 방치한 채 리딩방만 단속하는 건 반쪽짜리 처방에 불과하다. 장기·분산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적립식 투자와 ETF 같은 수단을 확대하고 단기 매매 중심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시장 공정성을 복원해야 한다. 내부자 거래와 차명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투자는 원래 불평등하다. 하지만 그 불평등이 고착되면 시장은 격차를 확대하는 기계가 된다. 주가지수 6000을 말하는 시대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이 시장은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 모두가 들어올 수 있는 시장과 모두가 기회를 얻는 시장은 다르다. 개인 하기 나름이라고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불장은 끝날 수 있다. 이 파티를 이어 가려면, 모두가 즐길 수 있으려면 시장의 문을 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금이라도 기회가 공정하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백민경 디지털금융부장
  • 도면에는 없는 ‘복층’… 탈출 창문도 막았다

    도면에는 없는 ‘복층’… 탈출 창문도 막았다

    기름때가 ‘불쏘시개’로… 샌드위치 패널·나트륨까지 ‘악조건’사망자 14명 중 9명, 무허가 공간에아리셀 닮은꼴… 안전불감증 ‘人災’ 지난 20일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로 사망자 14명 등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특히 사망자 다수가 무허가 복층 공간에 모여 있었고, 외부로 통하는 창문이 막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를 사측이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불법 증축과 안전불감증이 겹쳐 산업 현장에서 화재 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2일 소방당국과 경찰, 대전 대덕구청 등에 따르면 화재는 20일 오후 1시 17분쯤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엔진벨브 제작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1층 주차장 환풍기에서 발생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발화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발화 직후 불길은 순식간에 2, 3층으로 번졌다. 당시 공장 내부에는 170명의 근로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은 화염을 피해 창문으로 급히 뛰어내리다가 골절상 등을 입었고, 일부는 연기를 흡입했다. 사망자 14명 중 9명은 공장 별관(동관)에 마련된 ‘체력 단련실’에서 발견됐다. 이 공간은 당초 건물 3층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층고 약 5.5m의 자투리 공간을 임의로 나눠 만든 복층 구조로 드러났다. 건축 허가 당시 도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무허가 구조 변경에 해당한다. 이 공간은 직원들의 요청으로 운동기구와 샤워실 등을 갖춘 휴게 공간으로 사용돼 왔다. 다만 원래 한 개 층인 곳을 두 개 층으로 쪼개서 쓰다 보니 화재 시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전면 유리창이 막혀 있어 (연기가) 빠져나가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에서는 복층 구조가 드러나지 않도록 건물 외벽을 덧댄 정황도 확인됐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전문가와 지역 공무원들은 전날 화재 현장에서 2층과 3층 창문 사이 외벽이 미묘하게 보강된 흔적을 발견했다. 직원 A씨는 “샤워실이 보일까 봐 외부에서 막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만약 창문이 있었다면 탈출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곳곳에 찌들어 있던 절삭유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절삭유는 금속 가공 과정에서 마찰을 줄이고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기름 성분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직원 B씨는 “2층과 3층 중간에 있는 휴게실에서 쉬던 중 화재경보기가 울려 문을 열어 보니 연기가 가득했다”며 “2층으로 내려와 창문 난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데 뒤편에서 강한 열기가 느껴져 에어매트도 없는 아스팔트 바닥으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낡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 역시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판 외피 속 스티로폼(EPS)이나 폴리우레탄(PU) 등 단열재를 넣은 건축 자재인데, 불이 붙으면 단열재가 빠르게 타거나 녹아내리면서 화재가 급속히 번진다. 한국내화건축자재협회에 따르면 2020~2023년 화재가 발생한 샌드위치 패널 건물의 22.7%는 건물 전체가 연소됐다. 38명이 숨진 2020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와 23명이 사망한 2024년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모두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이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꼽혔다. 정부는 이천 사고를 계기로 2022년 규제를 강화했지만 기존 건물에 소급 적용되지 않은 탓에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 공장 내 사용·보관 중이던 나트륨 100㎏을 옮기느라 진화 작업에 어려움이 초래되기도 했다. 나트륨은 물이 닿으면 폭발 위험이 있어 진화 때 모래 등을 사용해야 한다. 안전공업 측이 위험물안전관리법상 허가된 물량 이상의 나트륨을 적법하게 보관했는지 등에 대해 향후 조사가 필요하다. 안전 관리 부실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조위원장은 이날 “사측에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 등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개선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묵살해 참사로 이어졌다”며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경영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중대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생존자들은 평소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잦았다는 증언도 내놨다. 직원 C씨는 “화재 당시 경보가 울렸다가 곧 꺼져 평소처럼 오작동으로 생각했다”며 “대피하려 했을 때는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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