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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키 180㎝ 원해” 부모 30%가 ‘성장보조제’ 먹인다…정작 중요한 건 ‘외면’

    “아들 키 180㎝ 원해” 부모 30%가 ‘성장보조제’ 먹인다…정작 중요한 건 ‘외면’

    우리나라 부모 10명 중 3명이 자녀 성장을 위해 성장보조제나 칼슘 등을 섭취하게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자녀가 성장했을 때 아들은 180㎝, 딸은 167㎝의 키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갤럽과 함께 만 5~18세 자녀를 둔 부모 2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8일까지 한달여간 진행됐다. 조사 결과 자녀 성장을 위해 부모들이 시도한 것으로 ▲운동(58.7%) ▲특정 식품 섭취(37.0%) ▲칼슘 섭취(33.9%) ▲비타민D 섭취(32.4%) ▲키 성장보조제 섭취(28.0%) 순으로 나왔다.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혔다는 응답은 4.6%였다. 현재 또는 과거에 자녀의 성장 관련 문제를 겪었다는 학부모는 성장보조제를 썼다는 응답률이 47.0%로 더 높았다. 키 성장보조제 효과에 대해서는 경험이 있는 학부모의 75.7%가 ‘보통’ 혹은 ‘효과 없음’이라고 답했다.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학부모들이 바라는 키는 아들의 경우 180.4㎝, 딸은 166.7㎝였다.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 결과 20대 평균 신장(남성 174.4㎝, 여성 161.3㎝)보다 5㎝가량 더 큰 수준이다. 자녀가 20대 성인 평균 키보다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인 셈이다. 성장에 중요한 생활습관 준수는 ‘글쎄’학부모들은 자녀의 키가 평균보다 크기를 바랐지만 정작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률은 높아졌다. 자녀들의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을 물었을 때 2시간 이상인 경우가 주중 51.7%, 주말 71%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주중에는 43.5%가, 주말에는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했다. 이는 2016년 조사 당시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률(20.4%)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자녀가 미취학 아동인 경우에도 31.6%가 주중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수면도 마찬가지였다. 성장에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의 경우 하루 8시간 미만 수면한다는 응답률은 2016년 35.2%에서 올해 36.3%로 올랐다.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연령별 하루 적정 수면시간은 미취학 아동(3∼5세) 10∼13시간, 학령기 아동(6∼13세) 9∼11시간, 청소년(14∼17세) 8∼10시간이다. 신체 활동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55.3%가 자녀들의 운동 횟수를 주 3회 미만이라고 답했다. 신체 활동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63.5%)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꼽혔다. 성장의 또 다른 중요 요소인 식습관 관련 설문에서는 하루 세 끼 식사를 하지 못한다는 응답률이 19.6%였다. 특히 여고생의 40.2%는 하루 두 끼 이하로 식사했고, 미취학 아동들도 7.3%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해상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는 “아이의 키가 작다고 하면 질환이 있는지 우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진단에 따라 크게 문제가 없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고, 다른 방식보다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일태 학회장은 ”진료하다 보면 아이에게 서너개씩의 영양제를 먹인다는 부모님들을 본다“며 ”무분별하게 성장 보조제를 많이 먹기보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변신과 언어: 암소가 된 이오와 한강 ‘희랍어 시간’[폐허에서 무한으로]

    변신과 언어: 암소가 된 이오와 한강 ‘희랍어 시간’[폐허에서 무한으로]

    편집자 주 망각忘却은 모든 문장의 운명입니다. 오래된 책은 잊힌 문장으로 가득한 폐허廢墟이지요. 책을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요. 폐허에서 무한無限을 찾는 것 아닐까요. 먼 옛날에 쓰인 문장을 가지고 와 이어 써보려고 합니다. 저의 심폐소생으로 책이 부활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의 글 역시 결국 무로 돌아갈 것이기에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온라인으로 연재하는 이 시리즈는 기사도 소설도 아니고 시는 더더욱 아닙니다. 옛날과 오늘날을, 필자의 짧은 상상력으로 접붙이는 에세이 정도로 가볍게 읽고 넘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신 독자에게 문운文運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4. 변신과 언어: ‘변신 이야기’ 이오와 한강의 ‘희랍어 시간’ 이오의 먹이는 나뭇잎과 쓴맛이 도는 풀이었다. 이오는 침상 대신에, 건초도 깔리지 않은 땅바닥에서 잠을 잤다. 가엾은 이오가 마실 것은 강의 흙탕물뿐이었다. … 불만을 말하고자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오의 입에서 나온 것은 말이 아니라 나지막한 소 울음소리였다. 이오는 제 목소리에 몹시 놀라 다시는 입을 열지 않았다.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어떤 ‘변신’은 지극한 슬픔의 기록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존재라서 그렇습니다. 변신하기 전의 모습을 간직하며, 추억하는. 무한한 변신 속에서 우리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회복(回復)은 가능할까요. 온갖 변신이 난무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이야기 한편을 가지고 와 보겠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암소로 변해야 했던 가엾은 존재, 이오의 사연입니다. 이오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입니다. 빼어난 이오의 미모가 최고신 유피테르(제우스)의 눈에 들고 맙니다. 그가 신들 가운데서도 유명한 ‘바람둥이’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죠. 유피테르가 이오를 탐하고자 합니다. 이오는 원치 않았지만, 절대적인 권능을 지닌 유피테르에게서 영원히 도망칠 순 없었습니다. 결국 유피테르와 이오는 정사를 나누는데요. 그 모습을 아내인 유노(헤라)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하늘을 구름으로 뒤덮었죠. 이걸 이상하게 여긴 유노가 지상으로 내려옵니다. 그곳엔 유피테르와 함께 새하얗고 아름다운 암소 한 마리가 덩그러니 있었지요. 유노는 남편에게 이 암소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추궁합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 암소는 이오입니다. 유피테르가 만약에 대비해 변신시켜놓은 거죠. 끝까지 잡아뗐지만, 유노의 촉은 날카로웠습니다. 그 암소를 자기에게 달라고 하죠. 유피테르는 비겁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암소를 줘버립니다. 유노의 수중에 들어간 이오는 백 개의 눈을 가진 괴물 아르고스의 감시를 받습니다. 그렇게 영원히 소로 살아갈 운명에 처하고 말았죠. 가엾은 이오의 입에서는 언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소의 울음만이 튀어나왔을 뿐입니다. 이오는 여기에 깜짝 놀라는데요. 이게 핵심입니다. 이오가 ‘여전히’ 놀란다는 것이죠. 소의 모습을 하게 됐지만, 이오는 여전히 이오였습니다. 이오의 변신이 슬픈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오 자신은 물론, 이오의 이야기를 읽는 우리도 이오가 원래 누구였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신하기 전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때 이오는 행복하면 ‘행복하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이오에게는 언어가 있었지요. 언어를 상실한 자의 슬픔. 언어를 가진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저는 여기서 한강의 소설 ‘희랍어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이오 이야기 옆에 한강의 책을 잠시 펼쳐놓아 보겠습니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 입을 열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소름끼칠 만큼 분명하게 들린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하찮은 하나의 문장도 완전함과 불완전함,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을 얼음처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혀와 손에서 하얗게 뽑아져나오는 거미줄 같은 문장들이 수치스러웠다. 토하고 싶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한강, ‘희랍어 시간’ ‘희랍어 시간’은 실어증에 걸린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 사이의 교감을 그린 소설입니다. 언어를 잃어버린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지금 당장 내게서 언어가 사라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니, ‘생각’이 과연 가능한가요. 생각조차 언어인데 말이죠. 어쩌면 언어의 상실은 존재의 근본적인 부정입니다. 어느 철학자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도 했는데, 집이 사라진 존재는 어떻겠습니까. 불안하겠죠. 여자는 심리치료사에게 상담 치료를 받습니다. 심리치료사는 그녀에게 “당신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이해”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심리치료사에게 여자는 펜을 집어 이렇게 씁니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이해는 언어로 이뤄지는 행위입니다. 모종의 이유로 언어를 잃어버린 존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오의 슬픔도 그렇습니다. 이오가 왜 슬픈지, 소가 돼 보지 못한 우리가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저 곁에서 슬퍼하는 것이 전부일지도요. 언어를 잃어본 적 없는 이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의 슬픔은 그리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답답하고 슬픈 마음을 꽤 자주 경험하고 있습니다. 바로 외국어를 마주할 때입니다. 요즘은 영어를 포함해 외국어 한두 개쯤은 편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많다지만, 그래도 문제는 바뀌지 않습니다. 외국어는 외국어입니다. 모국어처럼 편해질 순 있어도 모국어 그 자체가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작가로서 기쁨과 슬픔을 문학적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가로 저는 다와다 요코가 떠오릅니다. 다와다의 강연을 묶은 책 ‘변신’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낯선 나라에서 말하면 목소리가 이상하게 고립되고 벌거벗은 채로 공중에 떠다니게 됩니다. 마치 단어가 아니라 새를 내뱉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입에서 새가 튀어나오는 느낌. 나지막이 소의 울음을 토해내고 그 모습에 너무나도 놀랐던 이오의 슬픔이 포개어집니다. 낯선 언어로 말해야 한다는 것. 무언가를 끊임없이 내 안에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은 이토록 슬픈 일입니다. 다시 한강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희랍어 시간’에서 언어를 잃어버린다는 것의 의미는 굉장히 다채롭게 해석됩니다. 문학평론가 전기화는 실어를 “세계와 불화하는 과정이자 불화의 결과 그 자체”(‘겹쳐지고 얽혀드는 사랑의 이야기’)로 분석합니다. 우리는 언어로 세계 안에 위치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세계 안에서 우리의 자리를 주장하는 수단이 바로 언어죠. 우리의 세계에, 언어를 잃어버린 자를 위한 자리는 없습니다. 있어도 주장할 방도가 없죠. “이따금 그녀는 자신이 사람이기보다 어떤 물질이라고, 움직이는 고체이거나 액체라고 느낀다. 따뜻한 밥을 먹을 때 그녀는 자신이 밥이라고 느낀다.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할 때 그녀는 자신이 물이라고 느낀다. 동시에 자신이 결코 밥도 물도 아니라고, 그 어떤 존재와도 끝끝내 섞이지 않는 가혹하고 단단한 물질이라고 느낀다.” 그녀가 느끼는 이물감, 고립감은 아마도 여기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불쌍한 이오에게로. 이오의 아버지 이나코스는 딸을 눈앞에 두고도 애타게 그녀를 찾습니다. 이오는 아버지의 손을 핥기도, 아버지의 뺨에 입을 갖다 대기도 하지만 아버지는 그 암소가 이오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결국 마지막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발굽으로 땅바닥에다가 이름을 쓰지요. 물론 그리스어로 썼겠지만, 알파벳으로 상상한다면 이오의 이름은 쓰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IO’. 만약 이오의 이름이 ‘아낙시만드로스’, ‘파르메니데스’ 이랬다면 어땠을까요. 이오와 이나코스는 영영 해후하지 못했을 것 같네요. 언어와 망각에 관한 에세이 ‘에코랄리아스’(조효원 역, 문학과지성사)의 저자 대니얼 헬러 로즌은 이오의 이야기에서 기발한 통찰을 건져 올립니다. 변신 이후에도 ‘남는 것’으로서의 글쓰기. 그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요컨대 글쓰기는 소의 창조물이다. 즉 글쓰기는 목소리가 완전히 소멸됨으로써 만들어진 잔여인 것이다.” 그렇습니다. 소가 되면서 이오의 목소리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녀의 안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발굽으로 땅에 이름을 새기는 행위, 즉 글쓰기는 그것을 성공적으로 증명했습니다. 헬러 로즌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화자가 있든 없든 언어는 남는다. 그러나 그 자신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언어는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다르게만. … 그것은 변신이 궁극적으로 모든 언어, 모든 말 하나하나의 매체라는 사실, 그리고 그것은 더 이상 님프가 아니게 된 님프가 발굽으로 모래 위에 남긴 글자들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희랍어 시간’의 한 에피소드. 여자는 수업 시간에 그리스어로 무언가를 적었습니다. 같이 수업을 듣던 대학원생은 장난스럽게 “이분이 희랍어로 시를 썼어요”라며 강사에게 말했지요. 이 강사가 바로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그 남성입니다. 강사는 그녀에게 그 시를 잠깐 봐도 되냐고 물었지만, 여자는 짐을 챙겨 강의실을 나가버립니다. 그녀는 공책에 무엇을 적은 것일까요. 이제 소설의 마지막입니다. 시력을 잃기 직전인 남자는 그나마 의지하고 있던 안경을 떨어뜨리고, 극한의 어둠에 휩싸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그를 구출한 건 말을 잃어버린 그녀였습니다. 여자는 그를 부축하고 남자의 집까지 동행합니다. 어두운 남자의 집에서 둘은 대화합니다. 아니, 대화라고 할 수 없겠네요. 남자 혼자 일방적으로 말하고 있었으니까요. 남자는 계속해서 묻습니다. “내 말이 들리나요?” “거기서, 듣고 있나요?” 말할 수 없었지만, 여자는 똑똑히 듣고 있었습니다. 이제 안정을 찾은 남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를 부르겠느냐고 묻습니다. 말할 수 없는, 말하지 않는 여자는 그의 손바닥에 이렇게 적습니다. “아니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죠. “첫 버스를 / 타고 갈게요.” 말이 멈춘 곳, 말이 멈출 수밖에 없는 곳에서 우리는 글을 씁니다. 헬러 로즌의 말마따나 화자가 있든 없든 언어는 남으니까요. 글은 글쓴이보다 오래 남아서 생명을 이어갑니다. 이오가 발굽으로 흙 위에 이름을 쓴 것. 여자가 남자의 손바닥에 ‘집에 가지 않겠다’고 적은 것. 이것은 글쓰기의 예술, 문학의 강력한 은유입니다. 한강이 ‘희랍어 시간’(2011) 이후 ‘소년이 온다’(2014)를 펴냈다는 사실은 퍽 의미심장합니다. ‘오월의 광주’라는 절대적인 고통으로 나아가기 전, 언어에 관해 깊은 묵상을 한 것처럼 보이거든요. 변신은 또한 상실이기도 합니다. 변신은 문학에서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것이지요. 바로 ‘늙음’입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늙습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죠. 변신은 매분, 매초 이뤄집니다. 단 1분도, 단 1초도 우리는 젊어질 수 없습니다. 회복할 수 없습니다. 오직 늙어갈 수만 있습니다. 일상의 변신, 늙음. 이 ‘늙어감’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독일의 철학자 오도 마르크바르트가 프란츠 요제프 베츠와 나눈 대화의 일부를 옮깁니다. 이 내용은 국내에 번역된 유일한 마르크바르트의 책 ‘늙어감에 대하여’(조창오 옮김, 그린비)에 실려있습니다. “저의 생은 하나의 단편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는 차안에서도 피안에서도 완성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완성도 아니고 목표점도 아니고 단순히 곧 끝에 있을 것입니다!”
  • 호텔 스프링클러에 옷 걸자 10톤 물바다…“3200만원 배상해라”

    호텔 스프링클러에 옷 걸자 10톤 물바다…“3200만원 배상해라”

    중국의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투숙객이 화재 진압용 스프링클러에 옷을 걸었다가 시스템이 작동해 10t에 달하는 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여러 객실이 침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23일 중국 환구망에 따르면 지난 1일 상하이 한 호텔에서 투숙객이 스프링클러에 옷걸이를 걸었다가 무게 때문에 스프링클러의 자동 화재 진압 시스템이 오작동했다. 이로 인해 약 10t의 물이 쏟아져 해당 객실층과 아래층이 침수됐고, 천장 벽지, 가구와 전자기기 등이 파손됐다. 호텔 측은 피해 복구비와 청소비 등을 합산해 총 16만 위안(약 320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투숙객은 “말도 안 되는 소리고,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며 이를 거부했고, 결국 양측은 소송에 돌입했다. 현지 소방 전문가는 “자동 스프링클러는 고열이나 충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무거운 물건을 걸거나 충격을 주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물이 분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고는 앞서 몇 차례 있었다. 지난 7월 구이저우성의 한 호텔에서도 투숙객이 스프링클러에 옷을 걸었다가 물이 쏟아져 2000위안(약 40만원)을 배상했다. 지난해 5월 랴오닝성 다롄시에서는 대학생이 같은 실수로 객실이 침수되며 1만 위안(약 200만원)을 변상하기도 했다.
  • 박지원 “이상경 국토부 차관, 사퇴하라…국민 염장 질러”

    박지원 “이상경 국토부 차관, 사퇴하라…국민 염장 질러”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 “집값이 내려가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라고 말해 논란이 된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에 대해 사퇴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 말초 신경을 아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저 같으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해임을 김민석 총리한테 내는 것이 좋고 대통령은 무조건 책임을 물어서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 (대책을) 잘 설명해 나가야 할 국토부 차관이 자기는 (자가를) 가지고 있으면서 국민 염장 지르는 소리 하면 되겠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도 부적절했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오늘 아침까지도 (이상경) 차관은 미동도 안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당 최고위원이 사과하면 내가 책임져야 하겠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면서도 버티면 되겠다고 하는데, 저는 그거 아주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 19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비판 여론에 대해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돈 모아 집값 안정되면 그때 사라”는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후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차관은 배우자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 의혹이 드러나 비난이 거세졌다. 국민의힘은 여당과 이 차관을 싸잡아 비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여당은 원내대표부터 국토부 차관까지 정작 자신들은 갭투자의 사다리를 밟아 부를 축적하고 주요 지역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에게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며 윽박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변기 물도 못 내려 돌봄 한계”…아버지 때려 숨지게 한 아들

    “변기 물도 못 내려 돌봄 한계”…아버지 때려 숨지게 한 아들

    대소변 뒤 변기 물조차 내리지 못하고, 남은 물로 몸을 닦던 아버지를 돌보던 아들이 결국 폭행으로 숨지게 했다. 법원은 패륜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이은혜)는 22일 존속학대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1)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22년부터 강원 양양에서 조현병을 앓던 아버지 B(71)씨와 단둘이 살았다. B씨는 대소변 뒤 변기 물을 내리지 않거나, 대변이 남은 물로 뒤처리를 하는 등 증상이 악화됐고, 일용직과 택배 일을 병행하던 A씨는 점점 돌봄의 한계를 느꼈다. 결국 지난해부터 폭언과 폭행이 이어졌고, 올해 1월에는 나무 막대기로 B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척추뼈와 갈비뼈가 골절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부모지만, 한 남자로서 생각해보라” 1심 재판부는 “윤리적으로 용인하기 어려운 범행”이라면서도 “조현병을 앓는 아버지를 장기간 돌보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사정을 고려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패륜성과 결과의 중대성은 무겁지만, 피고인의 불우한 성장 환경과 깊은 반성을 참작했다”며 같은 형을 유지했다.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죄책감에 깊이 괴로워하는 A씨에게 재판부는 “부모니까 미워할 수 없으면서도 남보다 못한 부모에게 억울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면서도 “아버지를 한 남자로서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좋은 세상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한 채 아팠던 부친의 인생도 불행한 삶이었다”며 “보호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이해한다면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 강남 ‘세대통합 워터레이스’에 풍덩

    강남 ‘세대통합 워터레이스’에 풍덩

    서울 강남구는 26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역삼청소년센터에서 ‘세대통합 워터레이스’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강남구 개청 50주년을 기념하고, 세대 통합 특화사업으로 마련됐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경기에 도전하며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지역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게 핵심이다. 이날 행사는 부모와 자녀가 한팀을 이루는 2인 1조 방식으로 50팀, 100여명이 경기에 참여한다. 지역 주민과 청소년 등 1500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아 물 위의 경쟁과 도전 현장을 지켜본다. 경기는 ‘워터레이스’와 ‘수중 철봉 오래 매달리기’가 준비됐다. 워터레이스는 수영장에 설치된 미끄럼틀, 분수 터널, 롤러 장애물 등 6개의 코스를 부모·자녀 팀이 통과하는 경기다. 수중 철봉 오래 매달리기는 수영장에 설치한 철봉에 매달려 버티는 체력 및 집중력 경기로, 수영장이라는 이색적인 환경이 경기의 재미를 더한다. 이와 함께 ▲인생네컷 사진관 ▲풍등 만들기 ▲먹거리 부스 등의 체험존을 운영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이번 세대통합 워터레이스를 통해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에너지를 마음껏 펼치고, 가족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하룻밤 사이 금값 5% 급락… 코스피는 엿새째 최고치

    하룻밤 사이 금값 5% 급락… 코스피는 엿새째 최고치

    한동안 천장을 뚫던 대표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이 하룻밤 사이 5%대 급락했다. 반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며 국내외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금과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109.10달러(약 588만원)에 마감됐다. 금 선물은 전날 4359.40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하루 사이 5.74%나 하락한 것이다. 런던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125.22달러로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5.30% 내렸다. 장중 한때 6.30% 내린 4082.03달러까지 밀리며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금값 급등 이후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한 가운데 이달 말 예정돼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금값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금 가격 후퇴는 단기 과열 해소를 위한 건전한 가격 조정일 뿐”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말까지 금 가격 예상 범위를 온스당 3900~5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낀 국내 금값은 8거래일 만에 20만원대에서 내려왔다. 22일 KRX금시장에서 1㎏ 금 현물(99.99%)의 g당 가격은 전날보다 5.47% 떨어진 19만 7490원에 마감했다. 증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다. 미국 기업들이 3분기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거두며 대형주 30곳을 묶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간밤 사상 최고치(종가 4만 6924.74)를 경신했다. 국내에선 이날 코스피가 전장보다 1.56% 오른 3883.68에 마감해 엿새째 종가 기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른바 ‘사천피’까지는 116포인트(약 3%) 정도를 남겨둔 상황이다. 한편,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미중 긴장 상황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전날 일본 새 총리 취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넘나들다 전날보다 2.0원 오른 1429.8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 [마감 후] 개혁의 문체

    [마감 후] 개혁의 문체

    2018년 작고한 문학평론가 황현산 교수의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개혁의 시대엔 열정을 지닌 개인의 과격한 언어들이 밑바닥 진실의 힘을 업고 관행의 언어들을 압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개혁 프로그램들이 한때 무기로 삼았던 과격한 말들에 스스로 발목이 잡혀 무산되고 말았던 예를 우리는 자주 봐 왔다. 그래서 진실을 꿰뚫으면서도 해석의 여지와 반성의 겨를을 누리는 새로운 문체의 개발이 개혁의 성패를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함 직도 하다.” 수년 전 스치듯 눈에 담은 문장이 요즘 들어 부쩍 뇌리에 맴도는 이유는 지금이 바야흐로 ‘개혁의 시대’인 탓일까. 지난 13일 시작된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날카로운 질의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내심의 기대가 있었다. 사법부를 둘러싼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사법개혁과 관련해 모처럼 관계자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사태의 발단이 국민들의 사법 불신이라면, 법원은 수차례 되풀이해 온 “국민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선언을 위해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단 건지 국회가 대신 따져 물어주길 바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선고도 그런 맥락에서 ‘대표적인 예시’ 정도로 거론될 순 있었으리라. 예컨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대명제를 앞세워 법원이 특정 사건의 심리 기간을 자의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의 재판에서도 정의란 미명하에 절차적 불투명을 감내하길 강요하는 ‘선민의식’일 수 있단 취지에서 말이다. 그러나 지난주 두 차례에 걸친 국감 현장에 현안은 없었다. 이 대통령에 대한 변론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인신공격, 여야의 기싸움이 있었을 뿐이다. 가짜뉴스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4인 회동설’도 망령처럼 다시 등장했다. 사법부가 ‘내란 세력’과 결탁해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간편한 공격 논리였다. 연결고리가 입증되기도 전에 자동완성 문구처럼 튀어나오는 “내란 척결”이라는 구호 앞에 개혁의 지향점이었어야 할 사법 신뢰 회복이나 민생은 설 곳을 잃었다. 지난봄부터 광풍처럼 휘몰아친 사법개혁 담론엔 유난히 ‘우열’을 가리는 언어가 자주 등장해 왔다. 법봉보다 의사봉이 강하다는 엄포에서 시작해 ‘선출권력 우위론’이 제시됐다. 재판소원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법원이 높다 한들 헌법 아래 뫼”라는 말도 나왔다. 삼권의 우위를 정하다 못해 사법권 내에서의 교통정리까지 들어가는 모양새다. 그 밑에 깔린 진의가 뭐든 서열 정리의 어휘를 거듭 목격하는 국민들은 개혁의 목적이 실상 권력 간 힘겨루기에 불과하단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분노의 고함은 당장의 파급력은 있을지언정 사회 변혁의 동력이 될 순 없다. 상대의 입을 닫게 하는 으름장이 아닌, 합의를 이끌어 내는 개혁의 언어를 듣고 싶다. 김희리 사회1부 기자
  • 김건희, 경복궁 방문 때 ‘왕의 의자’에 앉았다… “국보 훼손 사건”

    김건희, 경복궁 방문 때 ‘왕의 의자’에 앉았다… “국보 훼손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년 전 경복궁 방문 당시 근정전(국보) 내 어좌(임금의 의자)에 앉았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애초 김 여사가 외교 행사를 준비하며 경복궁 일대를 둘러본 것으로만 알려졌으나 내부 출입이 제한된 근정전에 들어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가유산청은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2023년 9월 김건희씨가 경복궁을 방문했을 당시 근정전 내 용상(어좌)에 앉은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문은 (광화문) 월대 복원과 아랍에미리트 국빈맞이 행사와 관련한 것으로, 근정전 내부 관람은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복궁관리소의 ‘상황실 일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일반 관람객이 없는 휴궁일인 12일 오후 1시 35분부터 약 2시간 머물렀다. 일지에는 김 여사를 ‘VIP’로 지칭하며 협생문으로 들어와 근정전, 경회루, 흥복전을 둘러봤다고 돼 있다. 유산청에 따르면 당시 근정전 안에 김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최응천 전 문화재청장(현 유산청), 황성운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 등이 있었다. 다만 유산청 측은 김 여사가 앉은 어좌가 재현품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종묘 차담회’ 의혹으로 수사받는 김 여사가 국가 유산을 사적 유용한 또 다른 사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국보 불법 침범 및 훼손 사건”이라고 질타하며 국감에 나온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건희가 용상에는 왜 앉았느냐. 누가 앉으라고 그랬나”라고 따져 물었다. 정 사장은 김 여사의 경복궁 방문 당시 대통령실 문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동행했다. 정 사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다가 질타가 거듭되자 “본인이 가서 앉지 않았을까 싶다. 계속 이동 중이어서 앉아 있었다고 해도 1~2분 정도”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용상이 개인 소파인가. 그 자리에서 왕을 꿈꿨나 보다”고 비꼬았고, 이기헌 의원은 “왜 아무도 막지 않았나”라고 질책했다. 이후 정 사장은 문체위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근정전 내부 관람은 이 전 위원장이 제안해 추가된 것으로 기억한다. 경위는 정확하지 않으나 이 전 위원장의 권유로 어좌에 앉은 것으로 기억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건진 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현안 청탁용으로 2022년 김 여사 측에 전달했던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3개 및 구두 한 켤레의 실물을 확보했다. 전씨는 지난 14일 첫 공판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고 ‘김 여사 측에 금품을 전달한 게 맞다’고 인정한 뒤 지난해 되돌려 받았다는 목걸이 등을 21일 특검에 임의 제출했다. 김 여사 측은 “특검이 확보했다고 하는 물건들은 피고인(김 여사)이 교부·수령한 사실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내란 특검은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시기는 조율 중이다.
  • 양자 컴퓨터를 각성시키는 법, 시간을 섞어라

    양자 컴퓨터를 각성시키는 법, 시간을 섞어라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선행하는 원인이 있다’는 ‘인과성’은 물리학에서 매우 중요하다. 모든 물리 법칙이 성립할 수 있고, 실험과 관찰로 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인과성 덕분이다. SF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인 시간 여행이 불가능한 것도 인과성 원칙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양자 컴퓨터 성능을 높이기 위해, 마치 시간을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구글 퀀텀 인공지능(AI)과 협력 연구단은 정보가 뒤섞이는 현상인 ‘스크램블링’을 되돌리는 방식으로 양자 회로를 조작하는 것이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향상하는 열쇠라고 밝혔다. 협력 연구단에는 구글 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엔비디아(NVDIA), 캘리포니아 공과대, 하버드대,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캐나다 국립 첨단 연구소, 독일 막스 플랑크 복잡계 물리학 연구소 등 23개 연구기관과 대학의 물리학자, 화학자, 수학자, 컴퓨터 공학자 등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0월 23일 자에 실렸다. 양자 컴퓨팅의 오랜 목표 중 하나는 특정 작업에서 기존 컴퓨터를 월등하게 능가하는 ‘양자 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진짜 양자 효과와 고전적 잡음을 구별하는 등 여러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진짜 양자 효과는 양자역학 고유 원리에 의해 발생하는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으로 나타나는 신호이고, 고전적 잡음은 주변 환경과 불필요한 상호작용으로 양자 시스템이 망가지거나 의도치 않은 변화를 일으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시간을 거꾸로 되짚어 가는 것처럼 보이는 프로토콜을 사용해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의 다(多)입자 양자 시스템 내에서 양자 정보가 어떻게 확산하는지를 보여 주는 고차 ‘시간-역순 상관자’(OTOCs)를 측정했다. OTOCs는 양자 시스템에서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멀리 퍼져나가는지 측정하는 방법으로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조작이 포함된다. 물에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려 퍼지게 한 다음, 퍼진 잉크를 다시 한 방울로 되돌리는 방법을 써서 잉크가 얼마나 잘 퍼졌는지를 거꾸로 확인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주 작은 수준에서의 작동 원리를 파악함으로써 시스템의 미시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양자 컴퓨터를 이해하고 기존 컴퓨터 능력을 뛰어넘는 성능을 입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시스템에 교란을 가하고, 그 교란이 파급되도록 한 다음 시스템을 거꾸로 돌려 정보의 뒤섞임을 되돌림으로써 시스템 전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실험을 통한 관측량이 충분히 긴 시간 척도에서도 양자 효과가 남아 있기 때문에, 확산과 역전 동역학에 걸쳐 프로세서의 상당 부분을 표본화(샘플링)할 수 있다는 점을 연구팀이 발견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하르무트 네벤 구글 퀀텀 AI 책임자는 “OTOCs 측정은 고전적 컴퓨팅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양자 시스템의 미시적 특성을 알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이런 다입자 측정은 양자 우위 시연의 한 요소로 사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이번 연구는 ‘개념 증명 모델’이지만, 실제 물리 시스템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건희 특검, 통일교서 준 ‘그라프 목걸이·샤넬 가방’ 실물 확보

    김건희 특검, 통일교서 준 ‘그라프 목걸이·샤넬 가방’ 실물 확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건진 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현안 청탁용으로 2022년 김 여사 측에 전달했던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3개, 구두 한 켤레의 실물을 확보했다. 전씨가 공판에서 ‘김 여사 측에 금품을 전달한게 맞다’고 인정한 뒤 특검에 임의 제출한 것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22일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전씨 변호인을 통해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1개와 김 여사 측이 받은 후 교환한 샤넬 구두 1개 및 가방 3개를 임의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씨는 지난 14일 첫 공판에서 통일교에서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간 전씨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받은 금품을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공판에서 이를 뒤집은 것이다. 박 특검보는 “전씨로부터 압수한 물건의 일련번호가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과 일치했다”며 “향후 공판과 수사에서 각 물건의 전달, 반환 및 보관 경위 등을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했다. 금품이 언제 전씨에게 반환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유경옥 전 행정관에게 전달된 목걸이 등이 김 여사에게까지 간 것이냐’는 질문에 “물건 교환 과정 등에 김 여사가 관여하는 등 김 여사가 직접 물건을 받았다는 정황은 충분하다”고 했다. 특검팀은 압수 물품에 사용 흔적이 보이는 만큼 실제 사용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김 여사 측은 “특검이 확보했다고 하는 물건들은 피고인(김 여사)이 교부·수령한 사실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은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지난 15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후 숨 고르기에 나선 특검이 야당으로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추 전 원내대표의 혐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분들에 대한 조사가 상당수 이뤄졌다”며 “조사 내용 중 상당히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고, 사실관계 판단에 있어 필요한 조사는 어느 정도 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추 전 원내대표가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 해제를 위한 긴급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계엄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피의자 전환 가능성에 대해 박 특검보는 “무한히 피의자를 확대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누구라고 특정하긴 어렵지만 공범 가능성을 아주 배제하고 있진 않다”고 했다.
  • “4개월 아기 욕조 방치돼 의식불명”…여수서 30대母 체포 “TV 봤다”

    “4개월 아기 욕조 방치돼 의식불명”…여수서 30대母 체포 “TV 봤다”

    신생아를 욕조에 둔 채 홀로 방치해 의식불명에 빠지게 한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2일 아동학대 혐의로 여성 A(33)씨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4개월 된 아들 B군을 물이 담긴 아기용 욕조에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119에 “아이가 물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욕조에서 발견된 B군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여전히 의식불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B군의 몸에서 멍 자국을 확인하고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욕조에 두고 TV를 보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A씨의 남편은 직장에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여죄 여부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 파인다이닝 노쇼 위약금 40%… 예식장 당일 취소하면 70% 물린다

    파인다이닝 노쇼 위약금 40%… 예식장 당일 취소하면 70% 물린다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처럼 사전 예약에 따라 음식 재료를 준비하는 식당에서 ‘노쇼’(예약 부도) 사태가 일어나면 예약 고객은 앞으로 음식값의 최대 4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 예식장을 당일 취소하면 비용의 70%를 부담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다음달 1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22일 밝혔다. 개정안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운영되는 고시로, 정부가 개정·시행한다. 개정안은 ‘노쇼 사태’를 일으킨 고객에 대한 위약금을 대폭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최대 10%인 일반음식점의 노쇼 위약금은 20%로 상향된다.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처럼 ‘예약’을 기반으로 한 음식점은 위약금을 최대 40%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음식점이어도 ‘김밥 100줄’ 같은 대량 주문이나 단체 예약에서 ‘노쇼’가 발생하면 최대 40%의 위약금을 물릴 수 있다. 단 업주가 고객에게 사전에 위약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공지를 명확히 했을 때에만 가능하다. 공지가 없으면 일반음식점 기준대로 최대 20%를 부과할 수 있다. 소비자가 미리 낸 예약 보증금보다 위약금 액수가 작으면 업주가 고객에게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 공정위는 음식점 위약금을 상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통상 외식업 원가율이 30% 수준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분쟁 당사자가 별다른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권고의 기준이 된다. 다만 위약금을 설정할 때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존 위약금 기준이 10%로 낮다 보니 ‘블랙컨슈머’가 고의적인 노쇼를 반복해 일부 업체는 100%에 달하는 과도한 위약금을 걸기도 하는 등 일반 소비자에게 더 불리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해 업체가 따르게 하는 한편 분쟁 해결 때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식장 위약금도 고쳐진다. 현재 예식 29일 전부터 당일까지 계약을 취소하면 총비용의 35%를 위약금으로 내고 있다. 앞으로는 예식 29~10일 전에 취소하면 40%, 9~1일 전에 취소하면 50%, 당일 취소하면 70%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피로연 음식 폐기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여행 관련 위약금 기준도 개정된다. 천재지변 등으로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능하면 예약 당일에도 위약금 없이 무료로 취소할 수 있다. 이때 숙소 소재지는 물론 ‘출발지로부터 숙소까지 가는 경로 전체 중 일부’에 천재지변 등이 발생했을 때도 무료로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했을 때 ‘정부의 명령’이 발령되면 무료로 취소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정부의 명령을 ‘외교부의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와 4단계(여행금지)’로 구체화했다. 이번 개정안은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시행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소비 경향과 업계 상황의 변화에 맞춰 공정하고 원활한 분쟁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준을 현실화한 것”이라면서 “1985년 제정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소비 생활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 수면제 건넨 친모, 목 조른 계부… ‘성폭력 신고’한 10대 딸은 기댈 곳이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수면제 건넨 친모, 목 조른 계부… ‘성폭력 신고’한 10대 딸은 기댈 곳이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고생했다”…친딸 살해한 비정한 부모, 법정서 등 돌린 추악한 공범수학여행 이틀 전, 성폭력 신고한 딸을 살해한 계부와 친모치밀하게 계획된 10일간의 살해 여행, 그리고 시스템의 외면2019년 4월 27일 오후 전남 무안군의 한적한 농로에 멈춰 선 승용차 안.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오가는 대화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너, 왜 날 신고했니.” “내 몸 사진 찍어 보내라고 하고 강간도 하려고 했잖아요.” 계부 김 모(당시 31세) 씨의 추궁에 의붓딸 A(당시 12세)양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며칠 전, A양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계부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친부 집에 머물던 A양을 목포 터미널로 불러내 이곳까지 끌고 온 참이었다. 차량 앞좌석에는 A양의 친모 유 모(당시 39세) 씨가 13개월 된 젖먹이 아들을 안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미 딸의 손에는 엄마가 건넨 수면제가 든 음료수가 들려 있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실랑이 끝에 A양이 신고를 취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친모 유 씨는 돌연 딸에게 분노를 터뜨렸다. 그 순간이 비극의 신호탄이었다. 오후 6시 30분, 계부 김 씨는 뒷좌석에 앉아 있던 A양의 목을 졸랐다. 엄마와 어린 동생이 바로 앞 좌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중학생 소녀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김 씨가 “나가든지 알아서 해라”고 말했지만, 친모 유 씨는 “안에 있겠다”라며 자리를 지켰다. 범행 후 김 씨는 A양의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광주 자택으로 가 아내와 젖먹이를 내려준 뒤, 홀로 광주 동구의 한 저수지로 향했다. 벽돌을 넣은 마대를 딸의 발목에 묶어 차가운 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그 시각, 목포의 친아버지는 수학여행을 이틀 앞둔 딸이 돌아오지 않자 애타게 행방을 찾고 있었다. 어느 곳 하나 기댈 곳 없었던 소녀의 한 맺힌 삶A양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가시밭길이었다. 부모의 이혼 후 친모가 양육권을 가졌지만, A양은 주로 친부의 집에서 자랐다. 그러나 친부의 집 역시 안식처는 아니었다. 2016년, A양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 “친아버지가 ‘왜 (친모·계부가 사는) 광주 집에 찾아가느냐’며 청소 도구 등으로 수시로 때렸다”라고 털어놓았다. 법원은 친부에게 딸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갈 곳이 없어진 A양은 마지못해 친모와 계부가 사는 광주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의 학대는 친부의 폭행보다 더 잔인하고 교묘했다. A양의 친할머니는 “의붓아버지와 친모가 툭하면 손녀를 때리고, 추운 겨울에 밖으로 쫓아낸 뒤 문을 잠가버렸다”라고 증언했다. 친모 유 씨는 “도저히 못 키우겠다”라며 A양을 아동보호소로 내쫓기까지 했다. 계부 김 씨의 학대는 성적인 영역으로까지 번졌다. 2018년부터 음란 동영상과 자기 신체 사진을 보내며 “네 몸도 찍어 보내라”라고 강요했고, 불응하자 욕설을 퍼부었다. 급기야 목포까지 찾아가 A양을 차에 태우고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실을 알게 된 친모 유 씨의 첫 반응은 딸에 대한 질책이었다. 그는 전남편에게 전화해 “어떻게 내 남편과 이럴 수 있느냐. 딸 교육 잘 시켜라”며 모든 책임을 A양에게 돌렸다. 결국 A양은 친부의 도움으로 계부를 경찰에 신고했다. 구멍 뚫린 사회 안전망, 비극을 막지 못한 경찰A양의 용기 있는 신고는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 경찰은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사건을 계부의 거주지인 광주 경찰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허비했다. 그사이 A양의 신고 사실은 가해자인 계부와 친모의 귀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보복을 두려워한 A양은 신변 보호까지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청장은 훗날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좀 더 관심 갖고 신속 철저히 조치했다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소녀의 목숨은 사라진 뒤였다. 친모와 계부의 범행은 결코 우발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A양의 신고 사실을 안 직후부터 10여 일간 젖먹이 아들을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범죄를 계획했다. 철물점에서 청 테이프와 마대 등 범행 도구를 사고, 경북 문경의 한 낭떠러지에서는 돌을 굴려보며 “이 위치가 괜찮겠다”라고 말하는 등 시신 유기 장소를 사전 답사하는 파렴치함까지 보였다. “아들 키워야 하니 아내 선처를”… 법정에서 드러난 파렴치한 부정(父情)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했던 부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추악하게 서로를 등졌다. 자수했던 김 씨는 처음엔 단독 범행을 주장하다가 “아내 유 씨가 범행을 유도했다”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유 씨는 “남편이 어린 젖먹이 아들과 나까지 죽일 것 같아 무서웠다”라며, “수면제는 내가 죽으려고 처방받은 것”이라는 거짓말로 자신을 변호했다. 하지만 중형이 불가피해지자 김 씨는 돌연 “아내는 젖먹이 아들을 키워야 하니 낮은 처벌을 받게 해달라”라며 뒤틀린 부정을 드러냈다.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1심 재판부는 유 씨에 대해 “딸에게 극도의 분노를 갖고 수면제를 직접 처방받는 등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라며 “범행 관여 형태로 볼 때 남편 못잖은 엄벌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김 씨에 대해서도 “범행을 주도적으로 저질렀다”라며 엄중한 처벌을 예고했다. 항소심과 대법원 역시 원심을 확정했고, 이들 비정한 부부에게는 각각 징역 30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계부 김 씨는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신용불량자에 기술도 없어 출소 후 살길이 막막합니다. 교도소에 면회 올 사람도 없는데, 형사님들이라도 와주면 좋겠습니다.” 친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범죄자의 입에서 나온 마지막 말은 끝내 참회나 반성이 아닌, 자기 연민뿐이었다.
  • 파인다이닝 노쇼 위약금 40%… 예식장 당일 취소하면 70% 물린다

    파인다이닝 노쇼 위약금 40%… 예식장 당일 취소하면 70% 물린다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처럼 사전 예약에 따라 음식 재료를 준비하는 식당에서 ‘노쇼’(예약 부도) 사태가 일어나면 예약 고객은 앞으로 음식값의 최대 4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 예식장을 당일 취소하면 비용의 70%를 부담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다음달 1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22일 밝혔다. 개정안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운영되는 고시로, 정부가 개정·시행한다. 개정안은 ‘노쇼 사태’를 일으킨 고객에 대한 위약금을 대폭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최대 10%인 일반음식점의 노쇼 위약금은 20%로 상향된다.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처럼 ‘예약’을 기반으로 한 음식점은 위약금을 최대 40%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음식점이어도 ‘김밥 100줄’ 같은 대량 주문이나 단체 예약에서 ‘노쇼’가 발생하면 최대 40%의 위약금을 물릴 수 있다. 단 업주가 고객에게 사전에 위약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공지를 명확히 했을 때에만 가능하다. 공지가 없으면 일반음식점 기준대로 최대 20%를 부과할 수 있다. 소비자가 미리 낸 예약 보증금보다 위약금 액수가 작으면 업주가 고객에게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 공정위는 음식점 위약금을 상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통상 외식업 원가율이 30% 수준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분쟁 당사자가 별다른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권고의 기준이 된다. 다만 위약금을 설정할 때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존 위약금 기준이 10%로 낮다 보니 ‘블랙컨슈머’가 고의적인 노쇼를 반복해 일부 업체는 100%에 달하는 과도한 위약금을 걸기도 하는 등 일반 소비자에게 더 불리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해 업체가 따르게 하는 한편 분쟁 해결 때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식장 위약금도 고쳐진다. 현재 예식 29일 전부터 당일까지 계약을 취소하면 총비용의 35%를 위약금으로 내고 있다. 앞으로는 예식 29~10일 전에 취소하면 40%, 9~1일 전에 취소하면 50%, 당일 취소하면 70%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피로연 음식 폐기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여행 관련 위약금 기준도 개정된다. 천재지변 등으로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능하면 예약 당일에도 위약금 없이 무료로 취소할 수 있다. 이때 숙소 소재지는 물론 ‘출발지로부터 숙소까지 가는 경로 전체 중 일부’에 천재지변 등이 발생했을 때도 무료로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했을 때 ‘정부의 명령’이 발령되면 무료로 취소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정부의 명령을 ‘외교부의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와 4단계(여행금지)’로 구체화했다. 이번 개정안은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시행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소비 경향과 업계 상황의 변화에 맞춰 공정하고 원활한 분쟁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준을 현실화한 것”이라면서 “1985년 제정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소비 생활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 대구교육청 국감서 AIDT 도입 집중 질타…강은희 “도입 강요한 적 없어”

    대구교육청 국감서 AIDT 도입 집중 질타…강은희 “도입 강요한 적 없어”

    국회 교육위원회의 대구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AIDT(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질타가 잇따랐다.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시교육청에서 대구시교육청, 경북도교육청, 강원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 교육자료가 교과서의 지위를 상실했음에도 대구교육청은 AI디지털교과서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며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교육감 협의회 명의로 AI 교육 자료 법안에 대한 반대 건의문을 발표한 것 등을 국회 교육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고 교원 단체로부터도 AI 침체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으로 고발을 당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부당 행위 위법 의혹 속에서도 올 1학기 채택률 98.9%를 달성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100%”라며 “하지만 대구를 뺀 나머지 지역의 평균치는 29.5%다. 이는 교육감의 강제 또는 강요가 없다면 불가능한 수치”라고 비판했다. 대구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도입한 AI디지털교과서는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법적 지위가 격하됐다. 백 의원은 교육 현장에서 AI디지털교과서 활용률이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대구 학생들의 AIDT 가입률을 99%”라면서도 “그러나 지난 4월부터 8월까지의 접속률을 보면 초등학교3학년은 14.2%, 4학년은 13%에 그쳤다. 강 교육감의 아집이 49억원의 예산을 날렸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또 강 교육감에게 “AI디지털교과서 채택을 강요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강 교육감은 “채택을 강요한 적 없다”며 “지난해 7월부터 교원 연수에 굉장히 많이 투입을 했다. 대구는 모든 교사가 연수를 받았고 연수 후 그 자리에서 만족도 조사를 했다”고 답했다.
  • “차라리 해체하라”…‘순직 해경’ 부실 대응에 여야 질타

    “차라리 해체하라”…‘순직 해경’ 부실 대응에 여야 질타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순직 해경’, ‘서해 공무원 피격’ 등 사건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2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해양경찰청을 찾아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이재석 경사 사건을 보면 차라리 해경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임 의원은 “이 경사가 숨진 영흥파출소는 구조거점파출소로 이곳에는 24시간 잠수구조요원이 출동대기 해야 하지만 출동하지 않았다”며 “특히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은 인천시가 1억2000만원 주고 계약한 민간 드론업체”라고 말했다. 이 경사는 지난달 11일 새벽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남성에게 자신의 구명조끼와 장갑을 벗어주고 맨몸으로 헤엄치다 실종됐으며, 실종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경사는 당시 홀로 출동한 후 변을 당했다.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당시 당직팀장 A 경위를 구속했다. 또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전 인천해양경찰서장, 전 영흥파출소장 등에 대해서 수사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도 해경 질타에 가세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 경사 사건과 관련해 해경의 현장업무 수행 체계 및 대응 방식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영흥파출소 근무 인원이 소장 포함 28명인데, (사고 당사에) 2명이라는 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도 “당시 파출소엔 담당 팀장하고 이 경사 외에도 대기 근무자가 있었다”며 “대기 근무자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9월 22일 오후 9시 40분쯤 북한 장산곶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 사건을 놓고도 비판이 나왔다. 해경은 중간 수사브리핑을 통해 이씨의 ‘자진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으나 정권이 바뀐 후인 2022년 6월 16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는 “월북 의도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180도 바꿔 논란이 일었다. 어기구 위원장은(민주당) “정권이 바뀌었다고 손바닥 뒤집듯 (수사 결과를) 바꿔버리면 누가 믿겠냐”며 “번복할 만한 근거가 나왔냐”고 따져 물었다.
  • “더럽다” vs “뭔 상관” 기내 화장실 맨발男 갑론을박…승무원 반응은?

    “더럽다” vs “뭔 상관” 기내 화장실 맨발男 갑론을박…승무원 반응은?

    최근 한 승객이 맨발로 기내 화장실을 이용하는 장면이 포착돼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위생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틱톡 사용자 A씨가 공유한 짧은 영상에는 한 남성 승객이 비행기 앞쪽 화장실에서 맨발로 걸어 나와 자신의 좌석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영상과 함께 “곧장 감옥행”이라는 글을 덧붙였고, 해당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누가 비행기 화장실을 맨발로 가나”, “세균 천지일 텐데 너무 비위생적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손도 안 씻었을 것 같다”, “이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충격적이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라”, “저게 뭐가 그렇게 신경 쓰이냐”, “나도 전에 해봤다. 뭐 어떠냐” 등 해당 남성을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출신 전직 승무원 바바라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승객들이 무시하는 기내 예절과 위생 수칙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그는 승객들에게 기내 화장실 바닥에 고인 액체가 물이 아닐 수 있다며 맨발로 다니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내 화장실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온갖 것들이 있다”고 경고하며, 카펫이나 담요 역시 깨끗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김건희, 왕의 의자를 소파처럼 사용한 것”…경복궁 근정전 사적 방문에 어좌까지 앉았다

    “김건희, 왕의 의자를 소파처럼 사용한 것”…경복궁 근정전 사적 방문에 어좌까지 앉았다

    김건희 여사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과 2023년 9월 경복궁 방문시 근정전 어좌(임금이 앉는 의자)에 앉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여사는 외교 행사를 준비하며 경복궁 일대를 둘러봤다고 알려졌으나, 내부 출입이 제한되는 국보인 근정전에 들어간 데다 어좌에 앉는 등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경회루를 방문했을 때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된 것을 언급하며, “김건희의 대한민국 국보 불법 침범 및 훼손 사건”이라고 질타했다. 궁능유적본부 산하 경복궁관리소가 작성한 ‘상황실 관리 일지’에 따르면 김 여사는 경복궁 휴궁일인 2023년 9월 12일 오후 1시 35분부터 3시 26분까지 약 2시간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일지에는 김 여사를 ‘VIP’로 지칭하며 협생문으로 들어와 근정전, 경회루, 흥복전을 둘러봤다고 돼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당시 근정전 안에는 김 여사와 이배용 위원장,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 황성운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 등이 있었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당시 대통령실 문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경회루 방문에 동행했다. 양 의원은 국감에 나온 정 사장에게 “김건희가 왜 근정전 용상(어좌)에 앉았느냐, 누가 앉으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정 사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다 계속되는 질타에 “(김건희 여사) 본인이 가서 앉지 않았을까 싶다”며 “계속 이동 중이었기에 앉아 있었다 해도 1~2분 정도만”이라고 답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용상을 개인 소파 취급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문화재청장(현재 국가유산청장)을 지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에게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유 관장은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것처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이날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이 하이브와의 업무협약(MOU) 체결 후 19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방시혁 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했다가 삭제한 것과 관련해, “생각이 조금 모자랐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연간 관람객 500만명을 넘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외국인 관람을 이끌 실효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성과 자체는 의미 있으나 관람객의 96%가 내국인이라는 점은 국제 경쟁력 측면에서 아쉽다”며 “외국인 접근 환경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2015∼2024년 약 10년간 박물관의 ‘유물 구입비’는 연간 약 40억원”이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연간 소장품 구입 예산은 2017년 61억 700만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했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약 4년간 48억 46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10년 새 소비자물가지수가 19.98%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박물관·미술관의 실질 구매력은 ‘마이너스’가 된 셈”이라며 “소장품 확보와 학예 인력 확충은 문화 주권을 지키는 투자인 만큼 문화 인프라 투자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명 총리가 목까지 졸랐다”…엡스타인 피해자, 사후 회고록서 충격 폭로

    “유명 총리가 목까지 졸랐다”…엡스타인 피해자, 사후 회고록서 충격 폭로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를 폭로한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생전에 완성한 회고록에서 자신이 17세이던 시절 한 ‘유명 총리’에게 잔혹하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올해 4월 41세의 나이로 숨진 주프레의 책은 사후 출간돼 정치권과 왕실을 뒤흔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사후 회고록 ‘노바디스 걸’(Nobody’s Girl: A Memoir of Surviving Abuse and Fighting for Justice)이 미국과 영국에서 공식 출간됐다. CNN은 하루 전 미국판을 사전 입수해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엡스타인 섬에서 벌어진 ‘총리 폭행’의 밤 CNN에 따르면 주프레는 “엡스타인과 그 측근들이 나를 수많은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에게 넘겼다”며 “반복적으로 이용당하고 굴욕을 겪었고, 때로는 목이 졸리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썼다. 그는 “그때 나는 성노예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의 카리브해 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엡스타인이 나를 그 남자에게 보냈고 그는 이전 누구보다 잔혹하게 나를 강간했다”면서 “그 남자는 내가 숨을 쉴 수 없을 때까지 목을 졸랐고 내가 그만하자고 애원하자 오히려 웃으며 더 흥분했다”고 기록했다. 그가 ‘그 남자’라고 지칭한 인물은 회고록 미국판에서 ‘유명 총리’(well-known Prime Minister), 영국판에서는 ‘전직 장관’(former minister)으로 표현됐다. CNN은 “국가나 이름은 명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변호인 “법 집행기관은 그 총리를 알고 있다” 주프레의 변호인 시그리드 맥컬리는 21일 CNN ‘더 리드’ 인터뷰에서 “법 집행기관은 그 총리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지니아는 처음부터 수사당국과 협력했고 자신이 겪은 모든 일을 전면 공개했다”며 “나는 그와 함께 조사에 참여했다. 수사기관이 그 정보를 모두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길레인 맥스웰이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도 다른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길 바랐다”며 “이 사건의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자팀, 온라인 악플러 고용 시도”…앤드루 왕자 의혹 재점화 회고록에는 앤드루 왕자 관련 의혹도 다시 등장했다.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의 팀이 내가 민사소송을 제기했을 때 온라인 트롤(악플러)을 고용해 나를 괴롭히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자가 내 신뢰성을 끊임없이 공격했고, 결국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썼다. CBS뉴스에 따르면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와 세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중 한 차례는 미성년 소녀 8명이 함께한 집단 성행위였다고 밝혔다. 또 “왕자가 소송 서류 송달을 피하려고 스코틀랜드의 발모럴 성으로 도피했다”고 적었다. 앤드루 왕자는 2022년 주프레와의 소송에서 금전 합의했으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요크 공작 작위를 비롯한 모든 왕족 훈작을 내려놓았다. “마러라고서 트럼프와 인사”…새로운 회고 장면 주프레는 엡스타인을 만나기 전에 당시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그곳의 정비기사로 일했고 트럼프는 나에게 ‘여기서 일하게 돼 기쁘다’며 친절하게 인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가족 단위 투숙객들의 보모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그와 부적절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마러라고에서 엡스타인의 연인 길레인 맥스웰을 처음 만난 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계기였다고 했다. 맥스웰은 2021년 미국 법원에서 아동 성매매 공모 등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엡스타인은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총리·주지사·상원의원까지”…정치권 전반으로 번진 의혹피플지는 주프레가 회고록에서 “서부 지역 주지사 후보로 곧 당선될 남자와 전직 미국 상원의원에게도 성적으로 이용당했다”고 썼다고 보도했다. 그는 과거 법정 증언에서 “뉴멕시코 주지사 출신 빌 리처드슨과 전 메인주 상원의원 조지 미첼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또 “길레인 맥스웰이 유명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을 즐겨 말했다”고 적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피해자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로이터통신은 “21일 런던에서 회고록 판매가 시작되자 왕실과 정치권 모두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주프레는 책 마지막에서 “엡스타인의 주변 인사들은 그가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하지만 모두 알고 있었다”며 “권력자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 책이 단 한 사람이라도 상처에서 벗어나게 돕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피해자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바란다”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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